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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9일 수요일

'10.26 선거' 선관위 네트워크 담당자 "내가 KT회선 차단"


이글은 위키프레스 2012-05-08일자 기사 ' '10.26 선거' 선관위 네트워크 담당자 "내가 KT회선 차단" '을 퍼왔습니다.
"라우터 장애 일어난 이유는 잘 몰라...접속 원활은 개인 컴퓨터로 확인한 것"

7일 공개된 팟캐스트 라디오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에서 언급한 미국 오레곤 대학의 '라우터 경로 관측 프로젝트(Route views project)'에 대해 알아봤다. 또 그동안 김기창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자신의 블로그 '오픈웹'을 통해 밝혔던, 중앙선관위 'K사무관'과 통화했다. 그는 2월 23일 참여연대와 중앙선관위 토론 시에 선관위 측 유훈옥 정보화담당 사무관이 언급했던 '진짜 네트워크 담당자'이자, 김 교수가 "라우터 설정을 건드렸다"고 의혹을 제기한 인물이다. 그는 현재 중앙선관위 정보화담당관실이 아닌 다른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도 확인했다.

지난 3월 '디도스 특검'이 시작한 지 어느덧 두 달 여의 시간이 지났다. 현재 특검팀은 경찰청과 최구식 의원 자택, 중앙선관위 사당청사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조현오 전 경찰청장과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에 대해 출국금지를 신청했다. 

허나 현재 '선관위 내부 공모설'에 대한 수사가 이뤄졌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특히 그동안 많은 전문가들이 선관위 측의 일관되지 못한 해명을 문제삼았음에도, 여전히 특검팀은 과거 경찰과 검찰이 했던 수사를 따라가고 있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이 지적했던 부분은 중앙선관위 측에서 '라우터 설정을 건드렸다'는 점이었다. 즉 '라우터 설정을 건드려 외부에서의 접속 및 내부에서의 결과값 송출을 막았다'는 것. 그 증거로 ▲라우터가 7시부터 비정상적으로 빈번히 죽은(down) 것 ▲아직 해명되지 않은 이유로 라우터가 7시 10분~7시 30븐 사이에는 정상화 된 점을 제시했다.

선관위는 그동안 여러 해명자료를 통해 '디도스 패킷이 대량으로 유입되어 라우터가 죽었다 살아나는 상태가 반복되는 'BGP Up/Down 증상'이 일어났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그러나 본지와 인터뷰 한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볼 때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결론이었다. 전문가들은 "선관위로 들어오는 트래픽 뿐만 아니라, 나가는 트래픽도 막혔기 때문에 트래픽 과부하로 일어난 일이라 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즉, '누군가의 손길'이 없이는 일어나기 힘든 일이라는 것이다.

이 문제는 '로그기록의 신뢰성' 문제로 인해 긴 진실공방이 벌어질 소지가 많았다. 그러자 김기창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나꼼수' 측은 미국 오레곤 대학에서 진행 중인 'Route views project(라우트 뷰·라우터 관측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이 프로젝트는 전세계 라우터의 신호들을 기록한 것으로, 어느 시점에 라우터가 '죽었는지(Down)' 초 단위까지 세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전 세계 라우터들의 기록이 모두 있기 때문에 김기창 교수는 오랜 시간동안 이 기록들을 세세히 분류해, 선관위를 가리키는 데이터들만 따로 추려냈다. 이후 이를 토대로 자신의 블로그 '오픈웹'에 그래프와 텍스트 형태로 공개했다.


오레곤 대학의 '라우트뷰 프로젝트'의 메인화면.

공개된 자료를 보면, 그동안 선관위가 주장한 내용과는 조금 다른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그동안 선관위 측에서는 "6:58에 KT회선을 차단한 후, 7시10경에 1차 정상화가 되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6:50경부터 선관위 유입트래픽이 줄어드는 추였는데 어째서 KT선을 차단했는지에 대하여 의문이 제기되자, 선관위는 말을 바꾸어 6시 46분에 KT회선 1개를 차단하였다는 새로운 주장을 내세웠다. 하지만, 이 주장은 선관위가 스스로 2월 23일 제시한 자료를 보더라도 사실이 아니다. 차단되었다는 1개 회선은 약 30초 뒤부터는 다시 연결되었음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김기창 교수는 "오히려 라우트 뷰에서 드러나는 새로운 사실은 선관위가 6:42에 KT회선을 약 30초간 내렸다가 다시 연결한 적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선관위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가장 논란이 많은 부분은 이른바 '1차 정상화'를 둘러싼 사실 관계이다. 선관위가 그동안 제시한 자료를 보면 KT회선 차단 시점 이후 LG회선에서 라우터 장애가 일어났고, 이후 7시 10분부터 7시 30분까지 20분간은 그런 현상이 말끔히 사라졌음을 알수 있다. 이 부분에서 많은 전문가들은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던 라우터가 트래픽의 변동도 없는데 '자연적으로' 7시 10분에 정상화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7시 30분에 다시 장애가 일어난 것도 기술적으로 설명이 안 된다"고 밝혀왔다. 바로 이 대목이 '라우터 설정 변경'을 의심케 하는 부분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 10월 26일 당시 중앙선관위 네트워크 담당자였던 K사무관과 통화했다. 그는 "'나꼼수'를 듣지 않아서 어떤 문제가 제기됐는지 잘 모른다"며 "6시 58분 경에 KT회선 인터페이스 차단조치를 직접 한 것은 맞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7시 10분부터 20분간 라우터가 정상을 되찾은 점을 언급하며 "설정을 다시 바꾼 것인가"라 묻자 "그런 적 없다"며 "7시 10분에 정상화가 되서 잘 돌아가는데 굳이 설정을 건드릴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오레곤 대학의 '라우트뷰'와시간이 맞지 않음을 지적하자 "'라우트뷰'는 모른다"며 답변을 회피했으며, "그 시간은 라우터에 설정된 시간이기 때문에 오차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또 7시 1분~7시 10분 사이의 라우터 비정상 작동 사실에 대해서는 "6시 58분에 KT회선을 모두 차단한 후, 7시 10분에 정상화 될 때까지의 시간동안 왜 장애가 일어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58분 이후에 개인 컴퓨터로 접속상태를 확인했고, 이후 7시 10분에 정상화 된 것을 확인했을 뿐"이라며 "로그를 확인해봐야겠다"고 말했다. 이어 "선관위가 '7시 10분 접속 정상화'라 밝힌 것은, 기계적으로 확인한 것이 아니다"며 "우리가 개인 컴퓨터로 접속상태를 확인했을 때, '접속 원활'을 확인한 시간이 7시 10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트래픽을 모니터링하고 있었으나, 접속 확인은 사용자 입장에서 해야 했다"고 해명했다. 이같은 K사무관의 해명에 대해 한 보안전문가는 "비상상황이었을텐데 실시간 상황파악이 안 됐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접속 상태를 12분간 확인만 하고 있었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6시 58분부터 12분간의 라우터 장애에 대해 K사무관이 이유를 대지 못하자, 이번에는 7시 30분에 다시 장애가 일어난 원인에 대해서 물었다. 그는 이에 대해서도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다시 장애가 일어난 시간이)7시 35분이다"고 밝힌 K사무관은 "그 전에 디도스 공격이 있었으니까 또 디도스 공격이 몰려온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7시 30분 이후에는 트래픽이 적지 않았느냐고 묻자 "실제로 그랬다"고 인정하면서도 "장애 이유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또 "우리(선관위)쪽에서 (트래픽이)30~40M정도 잡혔는데, LG쪽에서는 200M정도 잡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K사무관은 그동안 제기된 문제에 대해 답변을 하면서도, 정작 중요한 쟁점들에 대해서는 "모르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또한 '트래픽 모니터링'에 대해 답하는 과정에서 처음에 "실시간으로 트래픽이 모니터링된다"고 말했으나, 이후에는 "5분 단위의 트래픽이 기록된다"고 바꾸기도 했다.

10월 26일 당시 실제 담당자였던 K사무관의 입장이 나옴으로 인해, 선관위에서 당일 어떤 일이 있었는지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비교할 수 있는 자료로 오레곤 대학의 데이터가 제시됐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선관위 해명의 신빙성을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즉 그동안 선관위가 제시한 라우터 관련 로그 기록상의 시간과, 오레곤 대학의 라우터 시간을 비교해보면 되기 때문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오레곤 대학의 해당 프로젝트는 지금 이 시간에도 기록이 쌓이고 있다"면서 "이 데이터들은 공개된 것이기 때문에, 의지만 있다면 선관위 제출 자료와 얼마든지 비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 문제는 '특검의 수사 의지'로 보인다.

유지만 (redpill@wikipress.co.kr) 기자 

2012년 4월 25일 수요일

"최구식, '못 하는 게 없네 밥 먹자' 전화했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04-25일자 기사 '"최구식, '못 하는 게 없네 밥 먹자' 전화했다"'를 퍼왔습니다.
디도스 특검, 주범 강모 씨 진술 확보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공격을 벌였던 업체대표가 공격 이후 최구식 당시 한나라당 의원의 비서공모 씨로부터 "최구식 의원이 '밥 한 끼 먹자'고 했다"는 전화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디도스 특별검사팀(박태석 특별검사)은 최근 디도스 공격을 실행했던 업체의 강모(26) 대표로부터 이같은 진술을 확보했다고 (경향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이신문에 따르면, 강 씨는 "지난해 11월 중순 최 의원의 비서 공모 씨가 '내가 우리 대장(최구식 의원)한테 디도스 이야기를 했더니 너희들은 못하는게 없냐면서 시간 날 때 밥 한 끼 먹자고 했다'는 전화를 걸어왔다"고 진술했다.

이는 최구식 의원이 사전은 몰라도 사후에 공모 비서로부터 디도스 공격 사실을 보고 받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강 대표는 앞서 검찰 조사에서도 "공 씨가 디도스 공격을 지시하면서 '이름 세 글자만 들어도 알 만한 사람이 뒤에 있다. 문제가 생기면 (그 사람이) 다 책임진다'고 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하지만 최 의원의 비서였던 공 씨의 진술을 다소 엇갈린다. 공 씨는 "최 의원에게 디도스 공격 결과를 보고한 게 아니라 강 대표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잘 만들다고 했더니 너희들은 못하는 게 없냐면서 식사를 하자고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디도스 공격 사실은 최 의원에게 보고한 바 없고, '식사' 얘기도 이와는 무관하다는 주장인 것이다.

공 씨는 "나경원 후보가 선거에서 이기면 나중에 공을 세운 것을 알려 보상받으려 했다"며 이같이 진술했다.

그러나 공 씨의 이런 주장은 다시 강 대표가 부인하고 있다. 강 대표는 "우리 회사는 애플리케이션을 취급하거나 만드는 기술이 없다"고 말했다. 즉, '식사 자리' 언급이 애플리케이션 때문이라는 공모 비서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

디도스 공격과 관련된 두 사람의 진술이 이처럼 엇갈리는 가운데 최구식 무소속 의원은 지난 17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두해 "디도스 공격을 보고받은 사실이 없다"며 연루 의혹을 여전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특검팀은 앞선 경찰과 검찰의 수사에서 밝혀내지 못한 '윗선' 개입 여부를 찾아내기 위해 최 의원과 의원실 관계자들을 상대로 광범위한 계좌추적을 진행 중이다. 지난 16일에는 최 의원의 자택과 사무실 등에 압수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아직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디도스 공격의 배후'가 특검 조사에서 드러날 지 관심을 모은다.



/여정민 기자

2012년 3월 19일 월요일

MB정부서 "철부지들의 국정농단"은 몇 건?


이글은 프레시안 2012-03-19일자 기사 'MB정부서 "철부지들의 국정농단"은 몇 건?'를 퍼왔습니다.
[데스크 칼럼] 민간인 사찰 사건도 특검까지 가려나

"철부지 불한당 같은 자들이 소지역주의를 활용해 신임을 얻은 후 공권력을 사적으로 무단사용해 국정농단을 자행한 사건."

20대와 30대 초반의 여당 국회의원 비서들이 자신의 고향 친구를 동원해 저질렀다고 검찰이 결론 내린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공격 사건'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에 대해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이 내린 규정이다. 정두언 의원은 18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같이 규정하며 이제까지 알려진 일들이 "빙산의 일각"이라고 주장했다.

불법사찰 사건과 선관위 공격 사건의 공통점

두 사건은 여러 가지 면에서 닮았다. 무엇보다 두 사건은 검찰 조사가 끝났음에도 여전히 의혹투성이다. 뭐라 이름 붙이기도 애매하다. 사실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이라고 부르는 것은 맞지 않다. 사찰의 피해자에는 "국정농단"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 정두언 의원도 포함된다. 정 의원 만이 아니라 남경필, 정태근 등 현 정부 탄생에 역할을 했던 일부 여당 의원들과 그 가족들이 사찰 대상으로 보여지는 증거가 나오기도 했다. 또 '총리실' 불법사찰이라고 하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윗선'이 어디인지는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검찰은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에 대해 '무혐의' 처리를 했지만, 최근 재수사를 결정하면서 적어도 이 전 비서관이 법망을 피해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이 사건은 총리실의 사찰이 아니라 청와대의 사찰이 된다. 권재진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은 법무부 장관으로 영전했고, 당시 '영포회'(영포목우회) 실세로 지목됐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연루 가능성도 재수사에서 따져볼 문제다. 또 최근엔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최종석 당시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을 시켜 이 사건으로 구속된 이인규 지원관과 진경락 과장 가족에게 금일봉을 전달한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 전 지원관과 진 전 과장은 그해 7월 말과 8월 말 각각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됐다. 대통령실장이 돈까지 챙겨줬다면, 이건 정말이지 정권 차원의 일이다. 임 전 실장 측은 "고용노동부 출신으로 총리실에 파견됐던 두 사람이 구속까지 돼 가족들이 힘들어한다는 얘기를 듣고 명절에 위로금 차원에서 전달한 돈"이라고 해명했다.

선관위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공격 사건도 '디도스 테러냐, 아니냐'를 놓고 진실 공방이 계속 되고 있다. 이 사건도 마찬가지로 '윗선'이 어디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자신의 비서관이 주범이 최구식 의원조차 모르는 일로 결론 내려졌다. 그저 최 의원의 9급 비서관과 8급 국회의장 비서관이 엄청난 '애당심'에 1억 원의 사비를 들여 저지른 일이라는 게 검찰 조사 결과다. (그래서 이 칼럼에서는 편의상 각각 확인된 사실만을 앞세워 '선관위 공격 사건'과 '불법사찰 사건'으로 부르고자 한다.)

둘째, 두 사건 모두 고향 친구들이 의기투합해 저질렀다. 선관위 공격 사건은 경상남도진주 출신들이, 불법사찰 사건은 경상북도 영일과 포항 출신들이 주로 등장한다. 정 의원이 '소지역주의'라고 비판한 대목이다.특히 불법사찰 사건은 동향 출신들을 총리실, 청와대 등으로 영전시켜 사건을 도모했다. 권력의 사적 유용이라는 점에선 더 악질적이다.

셋째, 둘다 과거회귀형 사건이다. 선관위 공격 사건은 여권이 선거 결과를 자신에게 유리하기 위해 조작하려 했다는 점에서 이승만 정권에서 일어났던 '3.15 부정선거'를, 불법사찰 건은 정권을 보위하기 위해 국가기관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사찰하고 그 증거를 은폐, 익멸하려 했다는 점에서 과거 군사독재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넷째, 정권을 보위한다는 목적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훼손'까지 감행해 결국 정권의 안정을 위헙하는 차원까지 치달았다. 선관위 공격 사건은 여권 관계자가 국가기관인 선관위를 해킹해 국민의 투표권을 침해하려 했다. 불법사찰 사건은 국가기관이 민주주의의기본인 개인의 자유권을 침해했다. 뿐만 아니라 사찰에 대한 검찰 조사 과정에서 조직적으로 증거를 은폐한 사실은 법치를 강조하는 정권이 그 스스로 사법권을 무시한 행위다. 두 사건 모두 선관위와 검찰을 기망했다는 점에서 "국정농단"이라 비난해도 크게 과하다고 할 수 없다.

이런 공통점들이 있다보니 두 사건 모두 검찰 수사가 미진했다. 선관위 공격 사건은 그래서 여야 합의로 특검이 도입됐고, 불법사찰 사건은 지난 16일 검찰이 재수사를 결정했다. 재수사는 검찰 차원에서는 치욕적인 일이다. 하지만 이 사건과 관련해 증거인멸 혐의로 1심 유죄를 선거 받은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의 '녹취록'이 연일 언론과 민주통합당을 통해 공개되면서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장 전 주무관은 검찰 수사를 앞두고 최종석 전 행정관이 자신의 입을 막기 위해 "취직을 시켜주겠다"는 등 회유를 했다고 폭로했다. 또 이영호 전 비서관 측으로부터 현금 2000만 원을 받았다가 돌려준 일, 총리실에 있을 당시 이영호 전 비서관 등 청와대 포항 출신 간부 3명에게 매달 280만 원의 특수활동비를 상납한 일 등을 증언했다. 법조계에선 이 전 비서관이 줬다는 현금 2000만 원의 출처만 추적해도 충격적 결론이 도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행시 29회 출신으로 노동부 감사관(3급)으로 있다가 2008년 8월 공직윤리지원관(2급)으로 총리실에 입성한 이인규 지원관은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 등 정권 실세 라인으로 분류된다.ⓒ문화방송 PD수첩

벌써부터 불거지는 재수사 회의론

문제는 검찰 재수사가 본격화되기도 전부터 회의론이 나온다는 점이다. 검찰이 과연 진실을 밝혀낼 의지가 있냐는 지적이다. 검찰은 박윤해 형사3부장검사를 팀장으로 하고 형사1부와 형사 3부, 특수 3부에서 차출해 4명의 검사로 특별수사팀을 구성했다. 특수부가 아닌 형사부에 이 사건을 배당한 것을 놓고 민주당 MB정권비리특위의 유재만 변호사는 "형사부장은 고소사건, 일반 형사사건들을 처리하기 때문에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을 맡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또 특별수사팀을 지휘하는 박윤해 부장검사가 경북 상주 출신이라는 점도 뒷말이 나온다. 이 사건이 경북 영일, 포항 출신 인사들 중심으로 저질러졌고, 2010년 당시 이 수사를 지휘한 노환균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경북 상주 출신이었다. 또 현재 서울중앙지검장인 최교일 검사장도 경북 영주 출신이며, 이 사건의 배후 인물 중 하나로 이름이 나오고 있는 권재진 법부장관은 대구 출신이다. 어렵사리 결정한 재수사 역시 핵심 지휘, 보고라인이 모두 TK 출신이다. 일을 저지른 이들과 이를 밝혀내는 이들이 모두 같은 고향 사람인 기막힌 '일치'가 또 일어난 셈이다.

때문에 벌써부터 "특검 불가피론"이 나온다. '대포폰 의혹'을 제기했던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18일 "지금 검찰 재수사는 도둑한테 도둑을 잡으라는 격"이라면서 권재진 법무장관, 노환균 법무연수원장 등 당시 수사라인에 있었던 핵심 인사들을 먼저 해임한 뒤 재수사할 것을 요구했다. 

두 사건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선관위 사건과 불법사찰 사건이 공통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철부지들"의 나이와 신분이 현격히 차이가 난다. 한쪽은 20-30대 초반의 말단 비서들이었고, 다른 쪽은 나이와 지위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 아직 모른다. 대통령 바로 밑의 인사까지도 실명이 나왔다. 

그래서일까?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의 두 사건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선관위 공격 사건은 단호한 태도를 밝히며 특검까지 합의해줬지만, 불법사찰 사건에 대해선 원론적인 입장 이외에 별다른 언급이 없다.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꾼 뒤 최근 공천을 통해 'MB와 거리두기'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자신감 때문일까? 그러나 장 전 주무관의 폭로 내용의 수위와 야당이 특위까지 꾸려가며 연일 폭로전을 벌이고 있는 것을 볼 때, 이 사건이 여권의 기대만큼 조용히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홍기혜 편집부국장

2012년 2월 2일 목요일

나꼼수, "선관위 DB 끊은 제3의 인물 있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2-01일자 기사 '나꼼수, "선관위 DB 끊은 제3의 인물 있다"'를 퍼왔습니다.
팟캐스트 ‘나는꼼수다’가 '봉주4회'편에서 "직급 4급의 중요한 자리의 비서관'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디도스 공격 배후의 인물로 지목해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나꼼수 김어준 총수는 지난 방송에서 "선관위 디도스 공격 전날 일차 술자리에 동석했으나 검찰 수사에는 포함되지 않은 데다 언론에도 공개되지 않은 사람이 있다”며 “우리밖에 모른다, 다음 시간에 공개하겠다"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김어준 총수는 이번 방송에서 "검찰도 알고 있지만 수사하지 않았다"며 "직급으로는 4급이다. 보좌관이나 정부의 서기관급으로 (검찰이 발표한 수사 결과)20대 젊은이가 우발적으로 할 수 없는위치에 있다"고 폭로했다.
주진우 기자도 "30대 후반으로 일반 의원의 보좌, 비서관이 아니라 아주 중요한 자리의 비서관으로 있다"고 말했다.
김 총수는 "이 사건이 벌어지고 자리를 또 옮겼다. 검찰이 수사를 안 했는데 왜 안했을까"라며 "이 사람을 수사하게 되면 20대 충동적인 사고로 사건을 일으켰다는 프레임에 안 맞는다라고 추정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총수는 이어 "단순한 동석이라도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사람은 10. 26 부정선거의 다른 장면에도 나온다"고 말했다.
김 총수가 말하는 '다른 장면'은 검찰 수사 직후 여러차례 언론 인터뷰에서 한 전문가가 디도스 공격으로 DB연동이 끊어질 수 있다는 주장하는데 '직급 4급 자리의 인물'이 해당 전문가를 만났다는 것이다. 


▲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김 총수는 지난해 10월 29일 방송에서 선관위 홈페이지 접속 오류와 관련 "(재보궐선거 당일)아침 6시부터 8시반까지 선관위 홈페이지는 접속되는데 자기 투표소 찾으려고 주소 입력하는 DB 연동이 끊어졌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끊어 출근길 젊은층 투표를 방해하려 한 치밀한 작전이다"라고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특히 김 총수는 31회 방송에서는 "경찰에 따르면 선관위 대표 URL을 공격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사이트전체가 접속 불능이 되어야지 DB만 접속 불능일 수는 없다. 당시 DB가 위치해있던 서버에 다른 서비스는 정상 작동했고 DB와 연동만 끊어졌다"면서 "진짜 원인을 숨기기 위한 페인트 모션(상대를 속이거나 견제하기 위해서 하는 동작)에 불과하다. 이 사건의 진짜 원인은 디도스가 아니다. 사건의 진실을 끝까지 밝혀내겠다"며 디도스 공격 배후에 선관위 내부의 조력자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 파장이 일었다.
하지만 검찰은 수사 발표에서 "통신사 로그, 디도스 대응장비 로그 등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두차례의 디도스 공격 당시 의도적으로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와 DB의 연동이 되지 않게 하거나 특정 서버를 다운시키거나 투표소 검색 관련 테이블을 삭제한 흔적은 없었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디도스 공격 때문이 아니라 DB 연동이 끊긴 다른 원인이 있는데 이를 부정한 전문가와 만난 인물이 공교롭게도 디도스 공격을 한 최구식 전 비서관과 1차로 술자리를 가졌다는 것이다.
김 총수는 "(동석 했던 인물이))단순 1차가 아니고 부정선거에 관여했다"며 "4급 보좌관에 해당하는 이 분을 언론에서 찾아봐야 한다. 거기가 하나의 꼬리"라고 주장했다. 주진우 기자도 "사건을 공모하는 자리와 사건을 처리하는 자리에도 같이 등장한다"며 ‘4급의 인물’을 이번 사태를 일으킨 중요한 인물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중앙선관위가 올해 4월 총선을 앞두고 모 대기업과 사업 발주를 통해 새롭게 선관위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내용도 폭로됐다.
김 총수는 "선관위 시스템을 개비(改備)하겠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과거 시스템을 털끝 하나 건드리지 말고, 다른 방에 새팅해서 둬야 한다"며 "다 폐기한다면 그 폐기한 사람이 범인이다. 그것은 증거 인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 비키니 사진 논란과 관련한 김용민 시사평론가와 주진우 기자는 관련 발언을 하지 않았다.

2012년 1월 25일 수요일

"가족의 평화 일궈주신 우리 각하는 격이 달라요"


이글은 프레시안 2012-01-25일자 기사 '"가족의 평화 일궈주신 우리 각하는 격이 달라요"'를 퍼왔습니다.
[30대, 정치와 놀다] 한나라당 보좌관들의 놀라운 능력과 검찰 개혁

요즘 정치권의 핵심 화두는 '젊은 세대의 마음 잡기'인 듯 보인다.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물론이고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마저 배우나 가수들이 주로 출연해 온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2030세대와의 소통'에 나섰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를 부르고 문재인 이사장이 격파 시범에 나서는 것은 친근한이미지를 얻어 젊은이에게 가깝게 다가가겠다는 계산된 쇼인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박근혜 위원장은 '젊은 정당'을 지향하며 27세 이준석을 비대위원으로 모셔왔고, 민주통합당은 슈스케 방식을 통해 청년 비례대표를 뽑아 안정권에 배치하겠다고 준비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정치에 직접 뛰어들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줘 2030세대의 화두가 정치에 반영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얘긴데, 정작 젊은이들의 시선은 싸늘해 보인다.

지난해 4월 재보선 직후부터 30대 일반인 패널들의 정치 방담인 '30대 정치와 놀다'를 진행했지만 어느덧 해가 바뀌어 패널들의 나이도 한 살씩 늘어났다. 덩달아 40대 패널도 생겨났다. 비록 앞자리 숫자가 달라진 패널이 생겨났지만 최근 정치권의 화두가 '2040세대'라는 것을 감안하면 그 역시 올해 총선과 대선에서 중요한 키를 쥐고 있는 것음 마찬가지다.

물리적 나이는 40대에 진입했지만, 아이 셋의 아빠로, 평범한 직장인으로, 하루 하루를 힘겨워하며 살아가는 그의 처지는 다른 패널들과 똑같기 때문이다. 이를 반증하듯 올해 마흔이 된 패널은 지난 11일 진행된 다섯 번째 방담에서 가장 '과격한(?)' 검찰 개혁의 방안을 내놓아 다른 패널들을 놀라게 했다.

이 기획을 처음보는 독자들을 위해 첫번째 방담의 머릿말의 일부를 되풀이해보도록 하자.이 기획은 일반화된 세대론을 얘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세대 구분은 '공통의 경험'이라는 점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30대들의 정치인식에 주목하고자 한다. 30대의 일상은 노동, 부동산, 교육, 의료 등 정치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숱한 문제로 점철돼 있다. 40대도 그런 점에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지만, 이들에 비해 더 젊고 혈기왕성하다는 점에서, 30대의 불만 표출은 더 빠르고 직설적이다. 30대 생활인들이 정치를 향해 던지는 '언어폭탄'이 소통 부재를 이야기하는 정치권에 작은 파열음이라도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명박 정부 들어 발생한 미네르바 사건, 쥐벽서 사건 등 크고 작은 '말할 자유에 대한 탄압' 사건을 감안해 수다에 참석한 패널들은 다 가명을 쓰기를 원했다. 이에 발맞춰 기자들도 이 수다 만큼은 이름을 가린다. 또 거론되는 정치인들의 직함은 대화의 흐름상 생략한다.

민주통합당 전당대회가 치러지기 전인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의 한 음식점에서 진행된 5번째 방담을 2회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패널 소개

공효진 : 나이 서른 셋. '베프'를 '절친'으로 바로 잡을(국어를 사랑합시다!) 정도로 교육자로서 자세가 몸에 배어 있는 고등학교 미술 선생님(안타깝게도 비정규직이다).

이태권 : 나이 서른 일곱. 직원이 20여 명인 중소기업 사장. 아이가 셋. 첫 애를 초등학교 보낼 때 엄청 고민했다고 할 정도로 한국의 공교육에 불신이 크다.

임재범 : 나이 마흔. 열한 살(아들), 여덟 살(딸), 두 살(딸), 자녀 셋을 둔 유부남. 현재 공공기관에 근무하고 인천에 살고 있음. 과거 극좌적 정치 성향을 가졌으나 최근 들어 점점 직장 동료들을 따라 우경화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듬.

하지원 : 나이 서른 둘. 프레시안 기자의 취재망에 걸려든 길거리 캐스팅의 주인공. 영화 연출가. 처음에는 엄청난 열정으로 시작했으나 영화판의 '저임금 노동착취' 시스템에 질렸다고.

지성 : 올해 서른 넷, 남자. 곧 돌이 되는 아들이 있는 직장인이다. 어머니가 권사인 개신교 집안이라 어릴 때부터 대형교회에 다녔으나 고민 끝에 현재는 교회를 다니지 않는다고 함.

이번 방담에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송새벽 씨가 참석하지 못했다. 조연으로 프레시안 기자 1(마흔. 아들 하나를 둔 유부녀), 프레시안 기자 2(서른 넷. 싱글남), 프레시안 기자 3(서른 둘, 싱글녀)가 참석했으나 '프레시안'으로 일괄 표기함. '핫한 인물' 강용석 , 장래희망은 19대 국회의원

프레시안 : 이준석이 그런데 약간 '강용석 삘(feel)'이 나는 것 같아요.

지성 : 강용석 매력 있던데. 나온 걸 보고 이미지 좋아졌어요. (웃음) 뭐 그렇다고 좋은 이미지까지는 아니지만, 그 전에 마이너스 10이었다면 보고 마이너스 5 정도로 올라갔어요. 솔직하더라고요.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 출연한 강용석 무소속 의원. ⓒtvn

임재범

: 화성에 가서 정치해야죠. (일동 웃음)

지성 : 재밌는 사람이에요.

프레시안 : 이 처음 개국하고 나서 인터뷰 프로그램에 박근혜 나오고 이회창 나오고 강용석이 나왔는데 강용석편이 시청률이 제일 높았대요. 1.2%라고. 박근혜의 굴욕이라고들 하던데요?

하지원 : 요즘 제일 핫(hot)한 인물이잖아요. 조금만 더 일찍 떴으면 연예대상도 받았을 거예요. 되게 우스워 보이는데 참 교묘한 것 같아요. 그냥 쇼가 아니라 다 계산일텐데, 참 잘 먹히는 것 같아요.

임재범 : 강용석 트위터 자기 소개를 보니까 장래희망이 19대 국회의원이예요. 취미는 뒷조사.

지성 : 하하하하하.

하지원 : 정봉주 들어갈 때 언제 보자는 식으로, 특별사면 받아 나오시길 바란다고도 하던데요.

프레시안 : (식당 아주머니에게) 여기 강용석 가끔 오죠?

아주머니 : 강용석이요? 네. 연예인들 많이들 오더라고요.

지성 : 연예인이구나, 강용석이. (웃음)

프레시안 : 제일 궁금한 게 강용석 보좌관이예요. 대신 고발도 해주고.

임재범 : 고발은 강용석 이름으로 하는 거 아니예요?

프레시안 : 아니예요. 고발장 보면 다 고발인이 보좌관들이더라고요.

임재범 : 웃기네요. 잘못 되면 무고로 들어갈 수도 있는데. 시킨다고 다 하나, 이상하네요.

이태권 : 한나라당 보좌관들 대단하잖아요. 못 하는 일도 없고.

임재범 : 진짜 능력자들이네요.

지성 : 국회의원 보좌관 일 많죠?

임재범 : 그런 일도 해야하니까 그렇겠네.

지성 : 그런데 왜 하는 거예요? 일도 많고.

프레시안 : 이유야 다양하죠.

지성 : 밖에서 보는 입장에서는 왜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정치 하려는 사람들도 그렇고.

이태권 : 사실 웬만한 직장보다 장기근속도 가능하잖아요. 다섯 번만 하면 20년 일하는 건데 그런 직장이 요새 어디 있어요.

임재범 : 같은 급수 공무원의 최고호봉 받으니까 월급도 많은 거죠.

디도스 테러를 비서들이 했다? 다 뻔히 아는데 정말 왜 그럴까…

프레시안 : 디도스 테러를 비서들이 했다는 발표 보고는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지성 : 진짜 기가 막혀 할 말이 없더라고요.

임재범 : 논할 가치가 없죠.

이태권 : 짜증나는 게 연루된 친구들이 전부 다 한나라당 보좌관 중에서도 운동부 출신이더라고요. 그런 친구들에게 다 뒤집어 씌우고, 좀 정도껏 해야 하는데 이건 너무 심하다.

지성 : 옛날로 돌아간 느낌이예요. 다 뻔히 아는데 정말 왜 그럴까. 그런 거 볼 때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역행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모두가 다 알잖아요. 그런데 또 일반인들이 정치 혐오주의 있으니까 그렇게 결론내고 치우는 건지, 아니면 사람들이 다 잊어버릴 거라고 생각해서 그러는지. 어떻게 그렇게 결론을 낼 수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임재범 : 해부해보고 싶어요.


▲자신의 비서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공격에 연루된 최구식 무소속 의원. ⓒ연합뉴스

지성 : 이해가 정말 안 되는데 저도 회사 일 하다 바쁘니까 잊어버려요. 아마 그래서 그런 거겠죠. 그 결과 발표된 날은 웃었어요, 그냥.

이태권 : 디도스 공격도 디비(DB)만 했다면서요. 나중에 다 국정조사 해야 돼요.

지성 : 저는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도 이명박 입장에서는 정권교체라고 보는데, 저 사람은 참 강심장인 것 같아요. 나중에 어떻게 될지 뻔히 아는데도, 박근혜가 되든 야당이 되든. 각하가 정말 격이 다르신 것 같아요. 격이 달라.

그런데 그거대로 믿는 사람들이 있단 얘기예요. 믿고 싶은 사람도 있을 테고. 한나라당 30% 고정 지지자들은 진짜 그렇게 믿는다니까요. 믿고 싶은 거예요. 요즘 검찰이 거짓말하겠어,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거죠. 제가 1979년 생이고 98학번인데요. 우리 때는 운동권도 별로 없었거든요. 그러니까 우리 세대는 정치에 관심이 없으면 정치 혐오주의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이 된 거기도 한데, 디도스 사건도 안 믿지만 관심 없죠. 정치는 다 그래, 이런 식으로. 그래서 안타까워요. 정치는 차악을 선택하는 건데 결국 혐오로 끝나니까.

"디도스 사건 수사한 검사, 옷 벗겨야"…가장 쉬운 검찰개혁 방법이 있다?

임재범 : 일반적인 상식으로 선관위 홈페이지를 투표 당일 날 막는다고 해서 투표에 영향을 주지는 않잖아요. 투표소가 많이 바뀐 상황에서만 엄청난 영향을 주는 거죠. 투표소가 바뀐 거랑 연관돼 있는 거잖아요, 디도스 공격이. 그 비서들이 투표소가 많이 바뀐 걸 어떻게 알았을까. 비서들이 바꿨나? 이때부터는 얘기가 하나도 안 맞는 거예요. 정말 대단해요. 비서들이 투표소 위치도 바꾸고 선관위 홈페이지도 다운 시키고. 논할 가치도 없죠. 특검으로 간다는데 특검해서 이제까지 뭐 나온 게 있나요? 저는 이 건을 수사한 검사는 다 옷 벗겨야 한다고 봐요. 걔들은 검사 자격도 없어요.

지성 : 근데 진짜 검찰 개혁은 어떻게 해야 되는 거예요?

임재범 : 걸릴 때마다 죽이면 되요. (일동 웃음)

지성 : 노무현도 그렇게 노력했는데 안 된 거잖아요.

이태권 : 노력을 한다면서 왜 평검사와 대통령이 계급장 떼고 토론을 해요. 깡패들하고 우리 토론 안 하잖아요. 깡패는 몽둥이로 때리거나 그러지 말로 안 해요. 그런데 검찰은 조폭들이잖아요. 조폭들이랑 왜 토론을 해요.


▲ 평검사들과 대화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 ⓒ연합뉴스

임재범 : 모든 검사가 그렇진 않겠죠.

프레시안 : 옷만 벗기면 나가서 변호사 하면 되잖아요.

임재범 : 그러니까 옷만 벗기면 안 되죠. 케이스로 걸릴 때마다 죽여야 되요. 몇 사람 죽이면 정리 되요. (일동 웃음)

프레시안 : 검사들은 진짜 계급사회여서 술자리에도 앉는 순서가 정해져 있대요.

이태권 : 우리나라가 계급 사회여서 직함 이런 게 중요하잖아요. 죽일 필요도 없고 변호사법만 개정해서 변호사 개업 못 하게 하면 되요. 그게 더 잔인하죠, 죽이는 것보다.

임재범 : 죽인다는 게 뭐 꼭 그런 의미가 아니고요. 사회적으로 매장시켜야 한다는 거죠. 법조계 근처에서 얼씬 못 하게, 다른 걸로 먹고 살게. 그런 것까지 우리가 제한하긴 어려우니까요. 농사를 짓던지 통닭집을 하던지.

프레시안 : 예전에 그랜저 검사도 문제가 돼서 옷 벗고 나왔는데 나와서 3개월 만에 변호사 개업했잖아요.

임재범 : 더딘 것 같아도 가장 빠른 길이 그거 같아요. 그래야 안에서 개혁을 하려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힘을 받고요.

지성 : 노무현 정부 때는 그럼 왜 검찰개혁에 실패한 거예요?

프레시안 : 어떤 방식으로 개혁해야하는지에 대한 상이 일단 없었죠. 그리고 검찰 조직을 잘 아는 사람도 없으니까 어떻게 개혁해야하는지를 모르는 거죠. 민주당이랑 한나라당이랑 비교해 보면 검사 출신 정치인이 진짜 없어요.

지성 : 한나라당은 진짜 많잖아요, 검사 출신이.

임재범 : 대화는 사람하고 해야지, (검사는) 사람이 아닌데 대화하면 안 되죠.

프레시안 : 검찰 개혁은 몇 가지 방향이 있을텐데 일단 공수처 설립, 기소 독점권 제한 등이 있겠죠.

이태권 : 그 두 가지만 해도 충분할 것 같아요. 기소 독점권을 없애고 공수처에서 검찰에 대한 수사를 가능하게하면 검찰도 바뀌지 않겠어요.

임재범 : 물론 제도도 중요하지만 제도가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결국 운영이라고 봐요. 공수처, 기소 독점권 다 중요하지만 그거 한다고 개혁될까? 그 나물에 그 밥일 경우는 안 된다고 봐요. 결국 사람의 문제고, 의지의 문제고, 정치의 문제죠.

프레시안 : 사실 특별검사제도 비슷한 취지로 만들었지만 특검이라고 제대로 밝혀내는 것도 별로 없잖아요. 공수처도 말이 공수처지 결국 검사 출신들이 들어가 있을 테고요. 정말 정권이 얼마나 개혁의 의지가 있느냐의 문제지요.

임재범 : 사실 언론사가 가장 마지막까지 군사독재 문화가 남아 있는 데였잖아요. 편집국장에 권한이 집중되고 지시하면 따라야 하고요. 옛날에 그래서 언론개혁 하면서 도입된 제도가 편집국장 직선제였거든요. 그러면서 많이 바뀌었어요. 편집국장도 기자들 눈치도 보고 기자들도 직접 문제제기도 하고요. 검찰도 똑같은 것 같아요. 평검사들이 거꾸로 검찰 총수를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이 갖춰지고 그것과 공수처 등이 맞물려 돌아가면 나아질 것 같아요.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아까도 말했지만 걸릴 때마다 처벌을 해야된다고 봐요.

이태권 : 우리나라 법철학이 진짜 화이트칼라 범죄나 경제사범에 대해 응징이 약해요. 그런 것도 강화해야 되요. 최태원 불구속 수사도 정말 말이 안 되잖아요. 일반인은 불구속 만들려면 변호사 사무실에 돈을 엄청 갖다 줘야 하잖아요. 1000억 대 횡령했는데 구속도 안 되고.

임재범 : 얼마 전에 TV보다 알게 된 건데, 군인 내부 고발자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내부 고발한 다음에 이 사람이 잘렸는데 일종의 블랙 리스트 같은 게 돌아서 취직도 안 되고. 실제로 존재하는 건 아니지만 저 사람은 내부 고발했던 사람이라는 걸 다 아니까 재취업이 안 되는 거죠. 완전 사회적으로 매장시킨 셈인데 그 사람이 그런 잘못을 한 것도 아닌데 그러잖아요. 잘못 저지른 검사들이야말로 그렇게 만들어야죠.

프레시안 : 그 사람 결국 이재오가 취직시켜줬잖아요. 국민권익위 조사관으로.

'버핏세' 얘기하는 미국 재벌들, 우리는 암살문화가 없어 재벌이 겁이 없다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연합뉴스
이태권 : 우리나라 기득권들이 지금안일하게 생각하는 거예요. 프랑스나 미국의 부자들은 얼마나 윤리적이어서 버핏세 같은 걸 알아서 하자 그럴까요. 이 사회가 안정될수록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은 더 좋은 거잖아요. 사회가 1이 좋아지면 그 사람들은 100을 더 얻는거죠. 우리나라 재벌들도 그런 생각을 해야되요. 진짜 위험수위에 와 있고 사람들이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을텐데, 슈스케 방식으로 30대 조금 주면 괜찮아지겠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프레시안 : 어떤 교수가 사적인 자리에서 우리나라 재벌들이 저러고 사는 건 총기가 허용되지 않아서라고 하더라고요.

지성 : 재밌는 얘기네요.

임재범 : 뜨거운 맛을 안 봐서 겁이 없는 거죠.

이태권 : 맞아요. 암살 문화가 없어서 그래요.

임재범 : 얼마 전에 한국갤럽에서 만든 연하장을 봤는데 처음 설립한 후부터 똑같은 설문을 매년 했더라고요. 그걸 소개해 놨는데 그 수치만 봐도 소득 불평등이 엄청나게 심해졌더라고요. 왜 폭동이 안 일어나는지 모를 정도로요. 집값이 떨어진다 하는데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젊은 사람들이 집을 살 방법이 없어서 그래요. 개콘 에서도 풍자하지만 살 사람이 없는 거죠. 수요가 없으니 집값이 떨어지죠.

이태권 : 아까 총기 얘기했는데 제가 아는 한 교수도 그런 얘길 해요. 그 교수는 진보적이지도 않거든요. 미국 유학 갔다 와서 서울시내 4년제 대학에 있고요. 그 교수가 우리나라는 재벌들이 한 번도 암살을 당해본 적이 없어서 저런다고 하더라고요.

공효진 : 올해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요? 2012년에.

프레시안 : 혹시 암살을 계획하고 계신가요? (일동 웃음)

공효진 : 아뇨, 그런 건 아니에요. (웃음)

지성 :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삼성 때문에 우리가 먹고 산다고 하는데 재벌 때문에 우리 주변 자영업자들이 무너지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걸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이마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들어오니 좋다, 그렇게 생각하는 거죠. 시민의식이 좀 떨어지는 것 같아요. 한 치 앞만 보는 거고. 그런 걸 어떻게 바꾸죠? 자기 아들 대기업 들어가면 좋아하고.

임재범 : 그걸 탓할 수 있을까요.

지성 : 의식 수준이 좀 바뀌어야 한다는 거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싸게 사면 좋은 거 아니냐 이거예요. 통큰 치킨이 대표적이죠.

임재범 : 싸게 사면 좋은 거 아니에요?

지성 : 전 사실 죄의식을 느껴요. 이마트 가긴 가는데 죄의식을 느끼면서 사요. 그래도 최소한 PB제품은 안 사요. 진짜 싼데 그게 분명히 제조업체 죽여서 만드는 거거든요.

프레시안 : 저도 PB제품은 안 사는데 이유가 다르네요. 전 그냥 못 믿겠어서 안 사는 건데. (웃음) 너무 싸서 뭘로 만들었는지 못 믿겠어요.

공효진 : 어떻게 만들었는지 모르니까요.

임재범 : 아직 배가 부르시네요. 우리 집은 매번 이거보다 더 싼 거 없나하고 찾는데. (웃음)

지성 : 그러고 보면 옛날에 잘 나가던 브랜드들도 다 없어졌잖아요. 아남티비 기억하시죠? 어느날 없어졌잖아요. 지금은 모든 게 다 삼성 아니면 엘지예요. 무섭더라고요.

임재범 : 다 양극화되는 거죠.

30대의 고민 "대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프레시안 : 좀 '올드'한 표현이지만 어찌 보면 결국 국민의 수준이 정치권에 딱 반영되는 거죠.

임재범 : 그 국민의 수준을 높이는 방법이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꾸준한 교육을 통해 올리는 방법이 있고 둘째는 사회 변혁이죠. 사회 변혁은 꼭 혁명이 아니고 큰 격변기를 거치면 동시에 국민들의 수준이 업그레이드 되요. 1987년이 대표적이잖아요. 우리는 한국전쟁 외에는 큰 격변기가 별로 없었어요. 의식이 확 올라갈 만한 일이 없었던 거죠.

지성 : 20-30대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뭐냐 이거죠.

프레시안 : 암살? (일동 웃음)

지성 : 김여진이 등록금 문제로 싸울 때 그런 얘길 했잖아요. 학생들이 다같이 다음 학기를 휴학하자. 그거 보고 되게 신선했어요.

하지원 : 그런데 안 하잖아요.

지성 : 휴학하는데 불이익 없잖아요.

이태권 : 사람들이 그런데 나 있을 때는 혜택을 못 받는다고 생각하잖아요.

지성 : 옛날 386 세대는 연대 정신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모두가 다 경쟁에 내몰리니까요. 낭만이 없어요.

이태권 : 386이랑은 또 환경이 너무 다르니까요. 그때는 취업 다 됐잖아요. 게다가 그때는 보이는 적과 싸웠으니까 전선이 하나였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얘랑 나랑 같이 등록금 내지만 처지도 다르고 전선이 하나로 느껴지지 않는 거죠. 젊은 친구들만 뭐라고 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386이 특별히 정의로운 세대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지성 : 저는 20대보다는 좀 위긴 하지만 너무 빡빡한 삶이에요, 진짜. 아버지는 고졸로 청주에서 서울 올라오셔서 7-8년 근무해서 스물 일곱인가 여덟에 서울에 집을 사셨다는데. 우리는 어머니에게 도움 받아서 전셋집은 구했지만 도저히 전셋값 오르는 게 감당이 안 되는 상황이잖아요. 결혼 안 하는 사람들이 하기 싫어서 안 하는 게 아니거든요. 돈 없어서 못 하는 거지. 민주당이 된다고 그게 해결이 되겠어요?

하지원 : 동맹휴학은 노동자들이 다 같이 파업하자는 거랑 똑같이 안 되는 일 같아요. 한 번에 하면 한 번에 바뀔 거라고 하지만 각각의 사정이 다 다르잖아요. 어떻게 보면 되게 순진하고 낭만적인 생각인 거죠.

지성 : 방법이 없으니까요. 불평등 구조가 너무 고착화 돼 가니까요.

프레시안 : 불만들이 쌓여서 오히려 정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것 같긴 해요. 정권교체가 되면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요.

지성 : 나꼼수도 반MB 정서 때문에 인기가 있는 거지, 그게 생산적이라는 생각은 안 들어요. 제 생각에는 민주통합당이 된다고 해도 그 안에 얼마나 파벌이 많아요. 자기들끼리 얼마나 싸우겠어요. 그런 걱정이 있어요. 사실 이명박이 대통령인 지금은 욕하면 되니까 마음이 편해요. 그런데 야당이 정권을 잡아서 또 집에서 어머니 아버지, 삼촌들이랑 싸울 생각을 하면 갑갑해요. 삼촌들이 저를 공격할 생각을 하면 벌써 겁이 나요. 노무현 때 너무 당했어요.

이태권 : MB가 국민들의 학습 능력도 증진시켜주고 가족의 평화와 화목도 만들어줬군요.

지성 : 맞아요. 부모님이 정치 얘기 안 하시니까 마음이 편해요.

'노무현의 그림자' 문재인, 자기만의 컨텐츠가 없어서…

프레시안 : 안철수가 총선 출마는 안 한다네요.

하지원 : 안 나올 것 같았어요. 대선은 좀 더 지켜봐야 겠지만요.

이태권 : 김종인이 그런 식으로 말하잖아요. 대통령 하려면 총선 나와야한다는데 정치에 뭐 로드맵이 있나요? 좀 웃긴 것 같아요.

하지원 : 장진이 안철수 얘기하면서 자기도 조감독 안 하고 감독 됐다고 했었잖아요.

이태권 : 이해찬도 자기가 마치 뭘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도 노인네 같아요. 박희태나 이런 사람들이랑 (이해찬은) 한끝 차이지.

지성 : 안철수에 쏠리는 걸 보면 우리나라 정치가 참 다이나믹하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어요. 그만큼 정치 혐오주의가 만연하다는 반증인 것도 같고요. 안철수 안 좋아하는 사람은 없지만 정치인으로 과연 잘 할까 생각하는 사람은 있지만요. 안철수가 정치 안 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제 주변에는 많은 것 같아요. 안철수 좋아하지만 답답해요. 빨리 결정해야 하는데.

이태권 : 안철수는 변수로 두고 민주통합당은 문재인으로 가는 거 아닌가요. 안철수가 문재인한테 양보해 주면 좋은 거고, 안철수가 나서면 문재인이 양보할 생각도 있는 것 같고.

지성 : 그런데 안철수는 새로운 인물의 이미지인데 문재인은 노무현 이미지가 너무 강해요. 와이프한테도 물어보니까 제2의 노무현 아니냐고, 또 노무현이냐고 그러더라고요. 그건 한계죠. 봤는데 식스팩은 참 인상적이었어요. 격파 하는 거랑요.

프레시안 : 다음날 검색어 1위더라고요.

▲<힐링캠프>에 출연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SBS

지성 : 젊었을 때 잘생겼더라고요. 남자답기도 하고. 그런데 노무현 이미지를 좀 벗어나야 되요. 자기 컨텐츠를 보여줘야 하는데 그 사람은 별로 노무현 그림자를 벗어날 생각이 없는 것 같아요. 노무현은 그래도 지역주의 타파라도 있었지만 문재인은 딱히 집히는 게 없잖아요. 물론 문재인이 야권 후보가 되면 찍어주기야 하겠지만요. 반면 안철수는 사람들이 공감하는 얘기를 하잖아요. 대기업 비판도 하고.

공효진 : 20-30대가 뭘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아까 하셨는데 전 그 얘기가 젤 중요한 것 같아요. 사실 전 그 한 방편이 투표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박근혜보다는 안철수가 저의 처지에 맞는 정치를 하겠지만 안철수의 배경은 저랑은 또 너무 다르잖아요. 과연 그가 저같은 사람을 위한 정책을 펼 것인지도 잘 모르겠고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을 변화시키는데 그들이 무언가를 해줄 것 같지도 않고요.

지성 : 그러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투표도 있지만 결국 시위인 것 같아요. 프랑스 68혁명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 있는데 결국 68혁명은 실패했거든요. 그런데 그 영향으로 나중에 투표 연령이 낮아지고 녹색당도 생기고 그런 효과가 나타난 거죠. 노무현이 대통령 때 삼성이 더 커가는 걸 보면서 오히려 전 실망했거든요. 별 차이 없구나. 결국 방법은 우리가 연대해서 직접 행동하는 것 밖에 없어요.

공효진 : 30대 정치와 놀다와 같은 것도 결국 직접 행동의 하나 아닌가요?

이태권 : 30대는 정치랑 놀고 20대는 차도 좀 불태우고…. (웃음)

프레시안 : 오늘 전체적으로 좀 과격한데요?

이태권 : 아니, 과격한 게 글로벌 스탠다드예요. 우리나라가 너무 점잖죠. 68혁명도 그렇고 주기적으로 과격한 일들이 벌어지거든요, 외국을 보면.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런 일이 너무 없어요.

임재범 :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이 많아요. 용서도 잘하고.

하지원 : 안철수 현상 중에 재밌는 게 강남 아줌마들이 요즘 애들한테 존댓말을 쓴대요.

공효진 : 안철수가 그 얘기 해서 그런 거잖아요. 어머니가 대학생 때까지 존댓말을 써줬다고.

이태권 : 우리나라 정치인도 배경이 다 비슷하잖아요. 노무현도 다른 것 같지만 사법고시 패스한 법조인이고 문재인도 법조인이고요. 스펙 좋은 사람들 뿐이고요. 외국은 다양한데 우리나라는 그래요.

프레시안 : 인적쇄신 백번 해봐야 변호사 나가고 변호사 들어오고 그러잖아요.

이태권 : 저는 아줌마 국회의원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특별하지도 않으면서 재미도 없는 사람들이 국회의원 해요.

임재범 : 정치 재밌게 하기 위해 여기 계신 분들이 다 출마하세요.

프레시안 : 우리나라 정치가 참 고비용이잖아요. 고위험이고.

이태권 : 저는 그래서 국회의원 절반은 추첨제로 뽑았으면 좋겠어요. 똑같을 것 같아요. 개가 주식해도 똑같다고 그러잖아요. (일동 웃음)

임재범 : 정당 정치가 붕괴되잖아요.

이태권 : 인구 통계학적으로 추첨된 사람들이 또 정당 선호도가 있지 않을까요? 의미 없는 비례대표제 하지 말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프레시안 : 재미난 얘기들이 많이 나왔네요. 아쉽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끝)



/여정민 기자,박세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