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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26일 수요일

희망버스 다시 부산 간다…"조남호, 약속 지켜라"


이글은 프레시안 2012-09-25일자 기사 '희망버스 다시 부산 간다…"조남호, 약속 지켜라"'를 퍼왔습니다.
10월 6일 해운대와 한진중공업 앞에서 정리해고자 복직 기원 문화제

지난해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희망버스가 다음달 다시 부산으로 떠난다.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바라는 영화인들'과 '희망의 버스 사법탄압에 맞서는 돌려차기'는 25일 대한문(서울 중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월 6일 희망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인 10월 6일 해운대(오후 3시)와 한진중공업 정문 앞(오후 7시 30분)에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자들의 복직을 촉구하는 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한진중공업 문제는 지난해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85호 크레인에 오르면서 사회적으로 주목받았다. 당시 수많은 시민들이 김 지도위원의 뜻에 공감하고, 곤경에 처한 한진중공업 노동자들과 함께하고자 자발적으로 희망버스에 올랐다.

이들의 노력에 힘입어, 조남호 회장을 출석시킨 한진중공업 청문회도 국회에서 열렸다. 청문회에서는 "갈등을 조장하는 절망버스"(이범관 당시 한나라당 의원)라며 희망버스를 매도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해고는 살인이다. (…) 더는 사람을 죽이지 마라."(정동영 당시 민주당 의원)처럼 조 회장을 질책하는 목소리가 압도적이었다. 그리고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은 조 회장을 둘러싸고 "그만 죽이십시오"라고 항의했다.

비판 여론이 점점 거세지자,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11월 10일 '정리해고자 94명을 1년 안에 재취업시키고, 해고자 생계비로 2000만 원을 지급한다'는 등의 내용으로 노조와 합의했다. 이에 따라 김 지도위원도 85호 크레인에서 내려와 309일 만에 다시 흙을 밟았다.

그 후 많은 사람의 머릿속에서 한진중공업 문제가 서서히 잊혔지만,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노사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판단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는 결국 6월 7일 회사 정문 옆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돌입했다. (☞관련 기사 : 김진숙의 309일 고공농성, 그 뒤 한진중공업에선…)

 
▲ 85호 크레인 위,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민주노총 부산본부 제공

"이대로라면 노동자 복직 약속 헌신짝처럼 버려질 수도"

25일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한진중공업은 정리해고자 복직을 약속해놓고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진중공업 노조는 회사 정문 앞에서 100일 넘게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데, 이 상태라면 정리해고 노동자들에 대한 복직 약속이 헌신짝처럼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다.

김조광수 감독은 "1년 전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영화인들은 김 지도위원을 만나기 위해 희망버스에 올랐다"며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도 한진중공업 해고 노동자들은 여전히 불안과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여균동 감독, 배우 김꽃비와 함께 'I LOVE CT85, GANG JUNG'이라는 문구를 들었다. 또한 김꽃비는 한진중공업 작업복을 입고 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을 밟아 눈길을 끌었다.

기자회견에는 김조광수 감독 이외에도 김철한·권칠인·이수정 감독, 정진우 희망버스 기획단원 등이 함께했다. 이들은 조 회장이 1년 전 정리해고자 복직을 약속했지만 그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순환휴직을 실시해 노동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함께한 영화인들은 "영화는 현실을 담아야 한다"는 믿음을 공유하고 있다.

한편 '희망의 버스 사법탄압에 맞서는 돌려차기'에 따르면, 희망버스와 관련해 15명이 정식 기소됐고 150여 명이 약식 기소됐다(9월 19일 기준). 벌금 액수는 잠정 집계된 것만 1억 8000만 원인데, 경찰이 발표한 소환자 수를 감안하면 2억 5000여만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김덕련 기자

2012년 2월 14일 화요일

[사설] “함께 살자”는 쌍용차 해고자의 1000일째 호소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2-13일자 사설 '[사설] “함께 살자”는 쌍용차 해고자의 1000일째 호소'를 퍼왔습니다.
2009년 5월22일 시작된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노동자들의 복직 싸움이 내일로 1000일을 맞는다. 그사이 계절은 10번도 넘게 바뀌었지만, 해고노동자 2646명과 그 가족들에겐 1000일 모두가 꽁꽁 언 얼음장보다 더 차가운 나날이었다. 우리 사회가 이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인간에 대한 예의’를 입에 올리는 것은 위선이나 다를 바 없다.
쌍용차 정리해고자들은 3년 가까운 세월을 벼랑 끝에 매달려 살아왔다. 쌍용차라는 ‘주홍글씨’ 때문에 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극심한 생계 압박에 시달렸고, 77일에 걸친 장기파업과 정리해고의 후유증으로 몸과 마음은 더없이 피폐해졌다. 지난해 4월 녹색병원 등이 실시한 쌍용차 구조조정 노동자들의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심리상담이 필요한 중증도 이상의 우울증을 보인 사람이 80%에 이르렀다. 파업이 끝난 2009년 8월에 71%였으니, 지금은 우울증을 앓는 해고자가 더 늘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20명의 해고자와 가족이 자살 등의 극단적인 방식으로 세상을 떠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쌍용차 해고자들의 바람은 오직 하나, “함께 살자”는 것이다. 2009년 8월 노사 대타협을 통해 1년 뒤 복직을 약속받은 무급휴직자 457명은 하루빨리 공장으로 복귀시키고, 나머지 희망퇴직·정리해고자 2100여명도 작업장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고 호소한다. 이들에게 쌍용차는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소중한 기반이다.
하지만 쌍용차는 여전히 미적거리고 있다. 해고자들은 2009년 3만4000대까지 추락했던 자동차 판매 대수가 2010년 8만대, 2011년 11만3000대로 올라서며 경영위기 이전 수준에 이르렀다고 주장하는데도 회사 쪽은 해고자 복귀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회사의 기대만큼 경영 상황이 좋아지면 2014년께나 검토할 수 있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그사이 얼마나 많은 해고자들이 벼랑 아래로 추락할지 모른다.
쌍용차는 노동자들이 수긍할 수 있는 구체적인 복직 및 재고용 일정표를 만들어 제시하는 것이 옳다. 정부는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해 복직과 재고용에 필요한 사안을 논의하고, 쌍용차와 노동자에 대한 지원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아울러 여야 정당도 4월 총선을 겨냥한 장밋빛 노동 공약만 남발할 게 아니라 쌍용차 문제 해결에 당장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절박한 현실에 눈을 감고 환상만 심어주려 해서는 신뢰를 얻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