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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7일 목요일

수달 발견 4대강 효과? 전문가들 “원래 살았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2-06일자 기사 '수달 발견 4대강 효과? 전문가들 “원래 살았다”'를 퍼왔습니다.
국토부 공주보서 촬영 4대강 홍보…"야행성 수달, 낮에 나타난 건 스트레스 증거"

4대강 사업 대상지인 금강 공주보에서 천연기념물 수달이 발견되자 국토해양부가 4대강 주변환경이 복원됐다며 홍보에 나선 것에 대해 해당 지역 학자들과 수달 전문가들이 “원래 공주보에 수달이 살고 있었다”며 과장된 홍보라고 반박했다. 또한 “이 지역이 안전한 서식지도 아니며 수달이 건강한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는 해석도 나왔다.
국토해양부 4대강추진본부 대변인실은 6일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실시한 금강 공주보에서 천연기념물 제330호이자 멸종위기종 1급으로 보호되고 있는 수달이 서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지난달 31일 오후 4시30분경 금강 공주보 수문구조물 위에 있는 수달의 모습을 촬영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촬영한 사진을 첨부하면서 한성용  한국수달연구센터장이 “다 자란 건강한 성체로 보인다”는 말도 덧붙였다.
국토부는 이를 두고 “수달은 족제비 과에 속하는 종으로 하천의 수질 상태가 양호하고 먹이가 풍부한 지역에서 서식하며, 하천생태계의 최상위 계층에 속함에 따라 하천의 생태적 건강성 등을 나타내는 지표 종으로 알려져 있다”며 “4대강의 주변 환경이 점차 복원되어”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과거 이곳에 수달이 서식하고 있었는지, 4대강 사업 이후 개체수가 증가한 것인지 등 유의미한 근거는 설명하지 않았다. 실제로 국토부는 수달이 이전에도 자주 발견됐다는 사실을 알고도 개체수 변화 등 최소한의 조사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과 금강을 관리하는 기관에 따르면, 이 곳은 4대강 사업 이전에도 수달이 서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금강 공주보 수문 구조물 위에 앉아있는 수달의 모습. ⓒ국토해양부

국토부가 수달과 4대강 연계를 위해 보도자료에 인용한 한성용 한국수달연구센터장은 6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원래 보가 없을 때도 수달이 있었다”며 “보가 생기면서 중간에 조사가 안돼 알 수 없지만, 우리가 지난 2011년에 조사했을 때 배설물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는 4대강 이전부터 꾸준히 서식하고 있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4대강 사업에 따른 개체수 변화에 대해 한 센터장은 “없어지지도 않았지만 증가하지도 않았다”며 “원래 수달이라는 종이 여러마리가 함께 있지 못하고 가족간 살아가는데, 아마도 2~3 마리가 2km 범위에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센터장은 “공주보 구조물 때문에 수달에겐 전체적으로 안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수달 위치가 쇠파이프 위인데, 이는 (바위를 선호하는) 수달이 건강한 상태는 아니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4대강 주변환경이 복원됐다는 국토부 주장에 대해 안 센터장은 “국토부의 희망사항일 뿐 생태학자 어느누구도 회복됐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너무 요란하게 얘기하면 반발을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정구 금강유력관리청 조사원도 이날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볼 때 금강에는 (과거부터)  수달이 꽤 있다”며 “4대강 사업 이전엔 4대강 중심 지역은 아니었지만 당시 조사 때엔 일부 지류에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 조사했을 때도 ‘공주시 우석면 어천리’의 한 지천에서 수달 흔적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정민걸 공주대 환경교육학과 교수는 대낮에 촬영된 수달의 사진을 두고 “대낮에 포착된 것은 매우 특이하다. 야행성이자 사람을 보면 도망치는 야생 수달이 대낮에 나타났다는 것은 밤에 물고기 잡기도 어려울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생태 회복의 증거 또는 수달의 정상적 활동으로 보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금강 공주보 수문 구조물 위에 앉아있는 수달의 모습. ⓒ국토해양부

이에 대해 정희규 국토해양부 4대강추진본부 팀장은 “물이 풍부해지고 어류개체수가 늘어나 수달의 존재가 확인돼 사진까지 촬영된 것”이라며 “생태 개체수가 늘어났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설물에도 잘 적응했다는 증거자료를 보여준 것이지,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4대강 문제점을 호도하기 위해 충분한 조사없이 홍보부터 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정 팀장은 “그동안 지엽적인 안전성, 내구성 문제에 대해 ‘총체적 부실’이라고 비판을 받았는데, 수달이 발견됐다는 사진도 있다는 내용을 다각적인 측면의 하나로 쿨하게 발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2013년 2월 3일 일요일

그대들, 부끄러움을 고백하라


이글은 한겨레21 2013-02-04일자 제947호 기사 '그대들, 부끄러움을 고백하라'를 퍼왔습니다.
[표지이야기] 허황된 발상 한 ‘MB 정부’ 대통령·장관, 지위와 훈장 챙긴 영혼 없는 공무원, 욕심에 학문을 넘긴 전문가·학자… 170명 ‘4대강 죽이기 인물사전’

» 2011년 10월22일 오후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씨가 경기도 여주군에서 열린 4대강 새물맞이 기념행사에 앞서 이포보 공도교를 걷고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지역주민 등이 함께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큰 공사를 또 대강대강 하여 유명무실하게 하면 몇 해 안 가서 그저 시끄럽게 굴면서 비용만 허비하고 만 것으로 됩니다. 그러니 물줄기를 어디로 돌리고 모래와 흙을 어디로 치워야 하겠는가를 각별히 강구하여 기어코 보람이 있게 하라는 뜻으로 분부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고종 2년(1865) 의정부(議政府)에서 개천 하나를 파내며 왕에게 아뢴 내용이다. 왕은 윤허했다.
망해가던 왕조의 신료와 임금조차 도랑 하나 내는 일의 어려움과 그만큼의 신중함을 알았다. ‘녹색 뉴딜’이라는 4대강 사업에는 22조원이 들었다. 계획 수립부터 완공까지 3년여밖에 걸리지 않았다. 경제와 생태와 홍수와 가뭄을 한꺼번에 해결한다 했다. 외국에도 사업 경험을 팔겠다 한다. 2013년 1월17일 감사원은 4대강 사업에 대해 ‘총체적 부실’이라고 결론 내렸다.
‘한반도 대운하’라는, 이명박 대통령과 그 측근들의 허황한 발상에서 시작된 4대강 사업을 빼놓고는 MB 정부 5년을 논할 수 없다. 지난 5년 그들이 내놓은 정책과 발언들을 좇아가며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은 ‘MB 정부=4대강 정부’였다는 환멸이었다. 대통령과 여당, 국무총리, 기획재정부 장관, 국토해양부 장관, 환경부 장관, 공기업 등이 모두 달라붙었다. 모든 정책에 앞서 4대강이 있었다. 그들은 선거로도 심판받지 않았다.
영혼이 없다는, 깃털같이 가벼운 공직자들은 4대강 사업으로 지위와 훈장을 챙겼다. 4대강 사업에 간여한 고위 공무원부터 실무 사무관까지 자신의 자리가 가진 책임을 느끼는 이는 없어 보인다. 어쩔 수 없다, 시키는 일만 하는 것이 공무원이라고 한다면, 진작에 4대강 사업의 부당함을 알렸다가 징계·해임당한 김이태 같은 이는 독립운동이라도 했다는 말이 된다. 관련 부처들은 4대강 사업으로 훈장을 받은 1240명 명단 중 대부분을 ‘개인정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남모르게 주는 상이라니 ‘미담’이다.
어느 시대건 권력과 돈과 지위 욕심에 자신의 학문 지식을 넘기는 교수·학자·전문가들은 있기 마련이다. 4대강 사업 주변에도 사업 논리를 적극 옹호하고, 더 나아가 편의적 잣대로 객관적 상황을 왜곡해주던 전문가들이 4대강 녹조처럼 창궐했다. 대학교수와 연구원이라는 그럴듯한 직함으로 신문 칼럼을 쓰고 방송 인터뷰에 응했다. 대통령과 정부는 이런저런 자리를 이들에게 주었다. 선거판과 명령에 흔들리는 정치인·공직자보다 더 나쁜 이들이다.
이들 모두에게 이 거대한 사기에 대한 채무 각서를 받아내려 한다. 이명박 대통령도 ‘원 오브 뎀’(one ofthem)에 불과하다. 그 역시 첫머리가 아닌 자기 이름값 정도의 순서에 들어가 마땅하다.
인명사전은 사전(辭典)이라 쓰지 않는다. ‘事典’이다. 의미와 어원을 따질 필요가 없다. 그 사람의 행적을 모아 배열하면 그뿐이다. 사전은 읽지 않고 보는 것이다. 기억해야 하고, 책임을 물어야 할 때 펴보라는 얘기다. 177명의 이름이 담긴 ‘4대강 죽이기 인명사전’은 그래서 만들어졌다. 이름이 빠졌다고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추후에 다시 채워져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부끄러움을 고백하는 이, 없다.

남일 기자 namfic@hani.co.kr,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4대강 죽이기 인명사전’은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만들어졌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반도 대운하 대신 4대강 사업으로 돌아선 2008년 5월22일 이후 주요 관련자들의 발언과 행적을 찾았다. 뉴스 스크랩 프로그램을 통해 전체 중앙 일간지, 경제지, 지역 신문, 전문지, 주간지, 월간지, 인터넷 언론사, 방송사 등의 기사·칼럼 등을 검색했다. (한겨레) 데이터베이스, 정부 정책포털 (공감코리아)도 활용했다.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환경단체·시민단체에서 2009년과 2011년에 작성한 4대강 사업 찬동 인사 인명사전이 큰 도움이 됐다.

① 이름(나이) ② 주요 경력 ③ 4대강 관련 포상 ④ 4대강 관련 행적

인명사전 : 정치인 | 공직자 | 전문가 | 사회단체, 그리고 기억해야 할 이름들

» 브레이크가 망가진 정부의 4대강 속도전은 불법도 마다하지 않았다. 경북 의성군 단일면 낙단보 건설 현장. 육상 준설 작업을 할 때는 흙탕물을 막기 위해 반드시 임시 물막이를 설치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생략한 채 강바닥의 흙과 모래를 마구 퍼내는 바람에 낙동강이 온통 흙탕물로 바뀌었다. 2011년 6월. 낙동강 지키기 부산시민운동본부 제공

쟁점1|물살에 파이는 바닥

감사원은 4대강 16개 보 가운데 11개의 내구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하천의 물살을 견뎌 보의 지반을 보호하는 물받이공과 바닥보호공을 관련 기준에 따라 깊고 길게 설치하지 않아, 부분적으로 깎여나가는 세굴 현상이 15개 보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합천·창녕보의 경우 물받이공이 유실된 넓이가 3800m²에 이르고, 창녕·함안보는 20m 깊이까지 침식됐다는 실측 조사 결과도 함께 발표했다. 감사원은 이런 결함이 수치·수리 모형 실험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아 일어난 일이라고 지적했다. 물살의 속도를 늦추려면 물높이 등 물리적 조건을 최대한 검증해야 했지만, 이 과정을 누락해 이런 현상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 등 관계 부처는 세굴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그러나 이는 보의 안전성과 큰 상관 없는, 자연스럽고 일시적인 결함이라고 주장했다. 물살의 흐름이 급격히 바뀐 완공 초기에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또한 보 본체는 암반 위에 자리잡고 있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굵은 강철 말뚝(시트파일)을 보 양쪽으로 깊이 박아둬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이 지적한 내용 역시 이미 보완했거나 보완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는 반응이다.

대안1|물살 속도를 줄여라

세굴 현상은 수차례 지적된 문제였다. 민주당과 학계 전문가로 구성된 ‘생명의 강 조사단’은 4대강 사업이 완공 단계에 이른 2012년 2월께 전국의 4대강 보를 방문해 현장 조사 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국토해양부는 당시 조사 활동 자체를 방해했다. 국토해양부의 지시를 받은 시공사 직원들이 수심을 측정하려고 조사단이 띄운 보트를 들이받는 등 안전에 위협을 느꼈다는 것이 당시 생명의 강 조사단 관계자들의 증언이었다. 국토해양부는 당시 수차례에 걸친 세굴 현상 지적에 대해 “대규모 세굴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해명만 거듭했다. 그러나 감사원 조사 결과, 한 차례 보강 공사를 실시한 보에서도 물받이공과 바닥보호공이 다시 깎이는 재세굴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이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보의 안전성을 판정할 수 있는 수중 조사와 모델 실험을 전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를 통해 물살 속도를 충분히 늦출 수 있는 시설(감세지)을 추가하고, 더불어 바닥보호공과 물받이공을 넓고 깊게 보강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정부가 발간한 ‘4대강 준공 대비 특별점검 보고서’도 “(보에서 떨어지는 물의 낙차 에너지를 낮출 수 있는) 에너지 감세 시설의 설치도 고려해보아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쟁점2|한 번도 보지 못한 거대한 보

4대강 16개 보의 안전성 미비는 애초에 설계 자체가 잘못된 탓이 크다는 것이 감사원의 지적이다. 4대강에 설치된 보는 높이가 4~12m에 달해 국내에서는 처음 만들어지는 시설물이었다. 따라서 감세지 등 시설을 충분히 깊고 길게 설치해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토해양부는 4m 이하 농업용 보 시설 등에 적용되는 ‘하천설계기준-보편’에 따라, 유속 감소 시설 없이 물받이공과 바닥보호공만 설치했다. 애당초 4대강 물줄기를 막을 정도의 설계 기준을 적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대규모 세굴 현상 등을 포착했을 때 모형 실험 검증 뒤 유속 감소 시설을 설치하는 등 근본적인 보강이 필요했음에도, 이런 조처 없이 그저 깎이고 있는 바닥보호공만 막연히 연장하는 등 ‘땜질 처방’을 해왔다는 지적이다. 이에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해 8~9월 이미 보수 공사를 마친 11개 보 가운데 6곳에서 다시 세굴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국토해양부 등 관계 부처는 보 자체의 설계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설계했고, 세굴 현상은 일시적인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보강 공사로도 충분하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안2|새로운 관련 규정

보의 설계 기준이 불명확한 것은 사실이다. 전력 생산·수자원 보호 등을 목적으로 대규모 물막이를 하는 댐과 달리, 보는 농업용수를 공급하려고 지방 하천에 부분적인 물막이를 하는 수준의 시설물로 인식돼왔다. 그러나 4대강에 설치된 보들은 기존 기준이 적용되기 어려운 대규모 시설물이다. 4대강 보의 막무가내식 공사는, 규정과 현실이 불일치하는 ‘법의 공백 상태’를 틈타 이루어진 ‘속도전’과 다름없다. 이에 전문가들은 우선 ‘하천 설계 기준’의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보의 시설물 규모 등에 따라 설계 및 안전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수치·수리 모델 실험 등을 필수적으로 거치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할 것도 요구한다. 바닥보호공과 물받이공을 다시 까는 정도로 땜질 처방된 보에 대해서도, 상세한 기술적 원인을 먼저 분석해 유지·관리 매뉴얼이 작성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물받이공의 유실 범위가 가장 넓은 합천·창녕보에 대해서는 보를 바닥에 고정하는 강철 말뚝(시트파일) 부위의 보강이 절실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수문 높이를 조절해 상·하류 수위의 낙차를 좁혀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쟁점3|갈라지는 구조물

바닥보호공과 물받이공의 세굴 현상뿐만 아니라, 보 구조물 자체의 안전성도 의심스럽다는 것이 감사원의 감사 결과다. 감사원은 전국 16개 보 가운데 6개 보에서 3783m에 이르는 균열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또 여주보 등 13개 보에서 수중 콘크리트 구조물의 표면이 벗겨지거나 깨져 철근이 노출되는 등 결함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9개 보에서 물이 새는 현상이 발견돼 보수 작업을 완료했지만, 창녕·함안보 등 6개 보에서는 여전히 물이 새고 있다고 밝혔다. 보의 본체 자체가 붕괴될 수도 있는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런 지적 역시 정면으로 반박했다. 보 자체의 안전성에는 전혀 결함이 없고, 일부 나타나는 균열과 누수 현상은 콘크리트 등 공사 원자재의 특성 탓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주장이다.

대안3|파이핑 현상 조사부터

민간 전문가들은 균열과 누수 현상이 보의 안전성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결함은 아니라는 국토해양부의 주장에 대해 어느 정도 동의하는 모양새다. 대신 전문가들은 지반과 강철 말뚝(시트파일)의 연결 부위 균열과 파이핑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파이핑 현상은 보의 주변 지반을 통해 물이 흘러나가는 구멍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보의 설계 부실과 바닥보호공 등의 손상은 통상 50년으로 추산되는 보의 수명을 조금 단축시키는 수준이지만, 파이핑 현상이 발생하면 빠르면 수년 안에 붕괴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대한하천학회 등은 낙동강 유역의 7개 보에서 파이핑 현상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바닥보호공과 물받이공이 물살에 깎이지 않고 원형 그대로 가라앉은(침하) 형태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파이핑 현상으로 지반이 약화돼 강바닥이 무너져내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감사원이 조사하지 않은 파이핑 현상의 유무를 가장 시급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만약 파이핑 현상이 발생했다면 지반을 콘크리트와 에폭시 등으로 메우거나, 심한 경우 보를 헐고 재자연화하는 대안의 선택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노현웅 기자 한겨레 경제부 goloke@hani.co.kr

» 충남 연기군 금남면 대평리 ‘금강새물결 세종보 개방 축제 한마당’ 행사가 열리는 동안 밭에 나온 마을 주민이 세종보를 보고 있다. 2011년 9월. 한겨레 김태형 기자

쟁점4|녹조라테

4대강 사업의 목표 가운데 하나는 수질 살리기였다. 환경부는 4대강 유역에서 ‘수영이 가능한 좋은 물’(하천 2급수) 기준에 도달하는 권역이 76% 정도에 불과했던 것을 2012년까지 86.3%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수질 예측 모델링 및 수질 개선 대책 등을 마련했다. 그러나 4대강에 보가 설치되자 물이 고여 있게 됐고, 결과적으로 조류가 증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 여름 4대강에 번졌던 ‘녹조라테’ 현상에서 보듯, 하천의 부영양화 경향이 크게 나타난 셈이다. 감사원도 이 사실을 지적했다. 환경부는 기존 ‘물환경관리 기본계획’의 하천 수질 기준인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 기준만 적용해 4대강 가운데 86.3%가 수질 목표에 달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류 농도와 화학적산소요구량(COD) 기준을 적용했을 때 목표 달성률은 37.5%에 불과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조류 농도와 COD는 호수 등 고인 물에 적용된다. 환경부가 보에 가로막혀 상류에서 내려오지 못하는 물을 공사 이전과 똑같이 적용한 채 ‘수질이 좋아졌다’는 주장을 내세웠다는 지적이다. 결국 적극적 수질 관리가 필요한 시점을 놓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환경부는 “보로 가로막혀 있다고 하더라도 물이 아예 흐르지 않는 것은 아니므로, 호수의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대안4|수질예보제

먼저 조류경보제 발령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해 ‘녹조라테’가 상수원까지 오염시켰음에도 환경부와 국토해양부는 ‘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주장만 반복했다. 이는 조류경보제의 기준이 낮아서 벌어지는 일이다. 현행 조류경보제는 조류 농도와 독성을 가진 남조류 세포 수 기준을 정해 두고 둘 모두 기준치를 넘어설 때만 주의보 등 경보를 발령하도록 하고 있다. 또 상수원 지역인 보 근방에서는 오히려 조류경보제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환경 전문가들은 남조류 세포 수 또는 조류 농도 둘 중 하나만 기준치를 넘어도 조류경보를 발령할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4대강 보가 위치한 상수원 지역에 적용되는 수질예보제는 2012년 4대강 사업 완공을 앞두고 대폭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수영 금지를 권고하는 기준(50mg/m²)과 국내 호수에서 수영을 자제하도록 하는 기준(25mg/m²)보다 완화된 70mg/m² 이상일 때만 경보를 발령하고 있다. 결국 조류 발생에 일찍 대응하기 힘든 규정을 만들어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기준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조류 직접 제거 및 부영양화 저지를 위한 예산을 미리 확보해두고 효과적인 시설물과 약품 등을 사전에 검증해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쟁점5|200년 빈도 홍수 대비 준설

과도한 준설로 유지·관리비가 대폭 증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천 설계 기준’을 보면 준설 계획은 홍수시 배수 능력과 경제적 효과 등을 고려해 검토하도록 돼 있다. 홍수가 일어나면 큰 피해가 예상되는 도심지에서는 200년 빈도 홍수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설하고, 나머지 구간은 100년 빈도의 홍수에 견딜 정도로만 준설하면 된다. 나름의 기준으로 준설 비용을 아끼려는 방침이다. 그러나 국토해양부는 강 폭이나 바닥 경사 등을 고려하지 않고 4대강의 모든 권역에 200년 빈도의 홍수 기준을 적용했다. 무차별적인 준설을 강행했고, 이에 따라 준설 비용만 낭비하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더구나 마구잡이 준설은 재퇴적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감사원은 창녕·함안보 구간에 최소 수심 6m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해 356억원을 들여 강바닥을 퍼냈지만 재퇴적으로 준설 효과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강물을 따라 다시 쌓이는 퇴적물을 퍼내는 데 앞으로도 2880억원 정도의 유지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이 감사원의 조사 결과였다. 국토해양부는 강바닥을 퍼낸 만큼 수자원을 확보했다고도 주장했지만 감사원은 이런 항변 역시 반박했다. 4대강 본류의 물 부족량은 1억6천만m²에 불과한데 준설에만 열을 올리다 보니 이보다 훨씬 많은 8억m²의 수량을 확보하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 추가 확보한 수량은 ‘비상용’으로 분류돼 있다.

대안5|더 이상 모래 파내지 말아야

재퇴적 현상에 대해서는 단순한 대안이 제시된다. 구체적인 목표 설정 없이 준설 계획을 만들어 또다시 강바닥을 퍼내지 말라는 것이다. 구체적인 목적과 경제 효과 등을 충분히 검토한 뒤 준설해야 하는데,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해 파헤치다 보니 ‘필요 최소 준설 계획’을 턱없이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특히 재퇴적 현상을 고려해 추가 준설만은 막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를 위해서는 ‘수자원 장기종합계획’의 철학이 바뀌어야 한다. 수자원 장기종합계획은 국토해양부가 만들고 있는 중·장기 수자원 전략인데 4대강 이후로 그 뼈대가 많이 변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홍수를 어쩔 수 없는 재해로 보고 적극적인 물 수요 관리와 탄력적인 수해 방지 대책을 중심에 뒀다. 반면 4대강 사업이 진행되던 2011년부터는 도서·산간·벽지 등에 수자원을 공급해야 한다는 명목 아래 댐 건설 계획 위주로 계획을 잡았다. 환경운동연합의 이철재 정책위원은 이렇게 제언했다. “현재 우리의 수자원 장기종합계획은 4대강 사업을 사후 관리하는 방향으로 재편돼 있다. 재퇴적하는 강바닥을 계속 준설하는 것도, 굳이 필요없는 물을 애써 가둬두는 것도 모두 자연을 거스르는 일이다. 친자연적인 수자원 장기종합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노현웅 기자 한겨레 경제부 goloke@hani.co.kr

2013년 1월 18일 금요일

[4대강사업 찬동인사 259명 명단] 누구누구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1-17일자 기사 '[4대강사업 찬동인사 259명 명단] 누구누구'를 퍼왔습니다.
MB정부-정치권-전문가-건설업계-언론계-보수단체

감사원이 17일 4대강사업의 총체적 부실을 발표하면서 4대강사업을 강행한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4대강사업 찬동인사들에게 정치적, 사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비난이 국민과 야당, 시민사회에서 빗발치고 있다. 

4대강사업은 22조원의 막대한 국민혈세를 탕진했을뿐 아니라 치유불가능한 생태계 훼손과 천문학적 복구 비용 등 말 그대로 재앙적 유산을 물러주었기 때문이다. 박근혜 당선인도 정권 출범후 국민적 지지와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선 이 문제를 도외시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책임을 져야할 대상인가. 

MB 정부는 지난 2011년 10월부터 지난해 6월말까지 총 3차례에 걸쳐 4대강사업과 관여한 심명필 4대강 추진본부장 등 공무원, 유관기관·건설업체 관련자, 지역주민 등 총 1천152명에 대해 포상했다. 우선 이들이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공무원과 건설업계 관련자들이 주로 포함됐을 뿐, 4대강사업을 지지해온 정치권과 전문가들, 언론계, 보수단체 등은 빠져있다. 

이와 관련, 4대강사업에 반대해온 시민사회단체모임인 'MB씨 4대강 비리수첩 제작단'은 지난 2011년 9월 19일 '4대강 찬동인사 인명사전'에 게재할 82명의 1차 명단을 발표했다. 이어 그해 10월19일에는 4대강 인명사전에 게재할 177명의 명단을 2차로 발표했다. 도합 259명을 4대강 사업 찬동인사로 선정한 셈.

당시 1차 명단 발표때 당초 명단에 포함됐던 강운태 광주시장만 적극 해명해 명단에서 제외됐을 뿐, 다른 인사들의 명단은 그대로 실려 있다.

여기에는 4대강사업을 앞장서 찬동해온 각계 주요인사들의 명단이 포함돼 있어, 향후 책임 추궁의 주요 잣대로 활용될 전망이어서 향후 당사자들의 대응이 주목된다.

다음은 명단 전문.

[4대강 사업 찬동인사 1차 명단]
 

1. 4대강 사업 찬동 A급 정치인 (60명)

1) 이명박 (대통령),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 / 현 산은금융그룹 회장),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김황식 (국무총리),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심명필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 본부장), 유인촌 (전 문광부 장관 / 현 대통령실 문화특별보좌관), 윤증현 (전 기획재부 장관), 윤진식 (전 대통령실 정책실장 / 한나라당 국회의원),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 이병욱 (전 환경부 차관 / 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원장), 임태희 (청와대 대통령 실장), 정병국 (전 문광부 장관 / 한나라당 국회의원), 정운찬 (전 국무총리 / 현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 장관),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 한나라당 국회의원),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한승수 (전 국무총리)

2) 공원식 (경북도 정무부지사), 김관용(경북도지사), 김문수 (경기도지사), 김범일 (대구시장), 김태호 (전 경남지사 / 현 한나라당 국회의원), 박맹우 (울산시장), 박준영 (전남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정우택 (전 충북지사 / 현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총장), 허남식 (부산시장)

3) 공성진 (전 한나라당 국회의원), 강승규 (한나라당 국회의원), 김광림 (한나라당 국회의원), 김무성 (한나라당 국회의원), 김성조 (한나라당 국회의원), 김정권 (한나라당 국회의원), 김정훈 (한나라당 국회의원), 김형오 (전 국회의장 / 한나라당 의원), 나성린 (한나라당 국회의원), 박승환 (전 국회의원 / 현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박희태 (국회의장 / 한나라당 국회의원), 백성운 (한나라당 국회의원), 송광호 (한나라당 국회의원), 심재철 (한나라당 국회의원),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 / 한나라당 국회의원), 원희룡 (한나라당 국회의원), 이상득 (한나라당 국회의원), 이재오 (한나라당 국회의원), 이주영 (한나라당 국회의원), 이한성 (한나라당 국회의원), 장광근 (한나라당 국회의원), 정두언 (한나라당 국회의원),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 한나라당 국회의원), 정옥임 (한나라당 국회의원), 정진섭 (한나라당 국회의원), 정희수 (한나라당 국회의원), 조원진 (한나라당 국회의원), 조해진 (한나라당 국회의원), 주호영 (한나라당 국회의원),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 최인기 (민주당 국회의원), 홍준표(한나라당 대표 / 한나라당 국회의원),

2. 4대강 사업 찬동 B급 정치인 (22명)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 권경석 (한나라당 의원), 권택기 (한나라당 국회의원), 김대기 (전 문광부 차관 / 대통령 비서실 경제수석), 김석준 (전 한나라당 국회의원 / 전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원장), 김영우 (한나라당 국회의원), 김재경 (한나라당 국회의원),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 / 통일부 장관 내정자), 박병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 미래에셋 자산운영 사외이사), 박성효 (전 대전시장), 박재순 (한나라당 국회의원), 손범규 (한나라당 국회의원), 신영수 (한나라당 국회의원), 신현국 (문경시장), 유영숙 (환경부 장관), 이달곤 (전 행안부 장관 / 현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이사장), 이병석 (한나라당 국회의원), 이용걸 (전 기재부 2차관 / 국방부 차관), 장제원 (한나라당 국회의원), 정미경 (한나라당 국회의원), 정정길 (전 대통령 실장 / 현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 최경환 (전 지식경제부 장관 / 한나라당 국회의원)

[4대강 사업 찬동인사 2차 명단]
 

1. 4대강 사업 찬동 A급 사회인사 (108명)

1) 전문가 (44명)

강준모 (홍익대 도시공학과 교수,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 공동수 (경기대 생명과학과 교수, 전 한강물환경연구소장), 곽승준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 권기창 (경북도립대 행정학과 교수), 권오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권홍사 (대한건설협회 회장), 김계현 (인하대 지리정보공학 교수,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 김성배 (숭실대 행정학 교수, 한국지역학회장), 김용웅 (전 충남발전연구원장), 김창완 (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김형국 (서울대학교환경대학원 교수·환경계획학과, 전 녹색성장위원장), 문영일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 한국환경교육학회 회장), 박양호 (국토연구원장), 박재광 (미국 위스콘신대 환경공학 교수), 박철휘 (서울시립대 환경공학과 교수), 박태주 (부산대 환경공학과 교수, 전 한국환경정책평가원 원장), 송재우 (한국수자원공사 이사단 의장, 홍익대 건설도시공학부 교수), 신방웅 (한양대 석좌교수, 전 충북대 총장), 신현석 (부산대 토목공학과 교수), 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 교수), 우효섭 (건설기술연구원 원장, 한국수자원학회 회장), 유병로 (한밭대 토목환경도시공학 교수, 유성포럼 회장), 윤병만 (명지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 윤세의 (경기대 토목공학 교수), 이건무 (용인대 문화재학과 교수, 전 문화재청 청장), 이상호 (세종대 경제통상학과 교수), 이정록 (전남대 지리학과 교수, 전 대한지리학회장), 이창석 (서울여대 환경생명공학부 교수, 환경부 국립생태원건립추진기획단 단장), 전경수 (성균관대 토목공학과 교수), 정동양 (한국교원대 기술교육 교수), 정동일 (한국물환경학 회장, 국립환경과학원 부장), 정상만 (국립방재연구소 소장, 공주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 최상철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 전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 허재완 (중앙대 도시계획학 교수,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회장), 윤영선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전택수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 한국중앙연구원 교수), 조용주 (전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 주명건 (세종연구원 원장, 전 세종대 이사장), 하혜수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 한건연 (경북대 토목공학 교수, 경북대 방재연구소장), 형태근 (동양대 석좌교수,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홍철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 전 대구경북연구원장)

2) 공직자 (31명)

권태균 (아랍에미레이트 대사, 전 조달청장), 김정훈 (부산지방국토관리청 하천국장), 김지태 (전 환경부 물환경정책국장), 김철문 (4대강추진본부 사업지원국장), 김형섭 (한강유역환경청장, 전 낙동강유역환경청장), 김희국 (국토해양부 제2차관, 전 4대강추진본부 부본부장), 박재목 (행안부 지방분권지원단 기획총괄과장, 전 데일리안 칼럼니스트), 박재순 (4대강추진본부 개방행사지원단 부단장), 박연수 (전 소방방재청장), 송기섭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 송재용 (환경부 환경정책실장, 전 4대강추진본부 수질환경협력국장), 안시권 (4대강추진본부 기획국장), 오경태 (농림수산부 농업정책국장, 전 농림수산식품부 녹색성장정책관), 오종극 (환경부 상하수도정책관), 우기종 (통계청장, 전 녹색성장위원회 기획단장), 유인상 (전 대전국토관리청장), 이상팔 (낙동강유역환경청장), 이성해 (4대강추진본부 정책총괄팀장), 이재붕 (국토해양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상임위원, 전 4대강추진본부 사업부본부장), 이찬세 (서울지방국토관리청 하천계획과장), 이충재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 정내삼 (국토부 건설수자원정책실장, 전 국토부 대운하사업 준비단장), 장석효 (한국도로공사 사장, 전 한반도대운하연구회 대표), 정연만 (환경부 기획조정실장), 정채교 (나이지리아 대사관 주재원, 전 4대강추진본부 사업지원3팀장), 차윤정 (4대강추진본부 환경부본부장), 최병습 (한국수자원공사 건설단장), 최용철 (한국상하수도협회 상근 부회장, 전 한강유역환경청장), 한상준 (전주지방환경청장), 허경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전 기획재정부 차관), 홍형표 (국토부 수자원정책관, 전 4대강추진본부 사업부본부장)

3) 공기업 및 기업인 (15명)

권진봉 (한국감정원 원장, 전 국토해양부 건설수자원실장), 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신정택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세운철강 회장), 염경택 (한국수자원공사 수자원사업본부장), 이수찬 (이포보 감리단장(한국종합기술)),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전 현대건설 사장), 박병돈 (한국수자원공사 구미권관리단장), 반홍섭 (한국수자원공사 경북지역본부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장, CJ대표이사 회장), 이길재 (㈜워터웨이플러스 사장, 전 한국수자원공사 부사장), 이인중 (대구 상공회의소 회장, 화성산업 회장),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 장용식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본부장), 허증수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경북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홍문표 (현 한나라당 최고위원, 전 농어촌공사 사장)

4) 사회인사 및 언론사 (12명) 

권태신 (유엔평화대학 아시아태평양센터 이사장, 국가경쟁령강화위원회 부위원장, 전 국무총리 실장), 김 진 (중앙일보 논설위원), 김동길 (태평양시대위원회 이사장, 연세대 명예교수), 김진홍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의장), 김창원 (영산강뱃길연구소 소장), 박영균 (동아일보 마케팅 본부장,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배인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 동아일보 주필), 서경석 (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 유명재 (전국자연보호중앙회 사무총장), 이광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이주천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 원광대 사학과 교수),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실장)

5) 정치인 (6명)

박광태 (전 광주시장), 박형준 (청와대 사회특별보좌관), 정우택 (전 충북지사), 정용화 (호남미래연대 이사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관), 진선수 (전 환경부장관 정책보좌관, 한국폴리텍 전임교수),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전 문화재청장)

2. 4대강 사업 찬동 B급 사회인사 (69명)

1) 전문가 (20명)

노재경 (충남대 지역환경토목공학과 교수), 배재호 (용인대 문화재학과 교수), 서종대 (카이스트 건설 및 환경공학과 초빙교수, 전 세종시기획단 부단장), 염재호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이성우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이순탁 (대구경북물포럼 회장, 유네스코 국제수문수자원 프로그램 의장, 영남대 석좌교수), 이용희 (가야대 도시개발대학원장), 임승빈 (서울대 조경시스템공학부 교수), 장연수 (한국지반공학회 회장, 동국대 토목공학과 교수), 장준호 (계명대 교수, 4대강 생명 살리기 민·관 협의회 기획실장), 전제상 (사단법인 미래 물 문화연구소 이사장, 충남대 겸임교수), 정규석 (대구대 석좌교수, 전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 원장), 조승국 (한세대 경영학과 교수), 조영무 (팔당물환경센터 박사), 조현제 (계명대 환경대학 교수, 전 산림청 녹색사업단장), 지홍기 (영남대 산업대학원장, 전 수자원학회 회장), 최성헌 (금강물환경연구소장), 함세영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허준행 (연세대 토목공학과 교수)

2) 공직자 (15명)김수찬 (4대강추진본부 수질관리팀장), 김일평 (익산지방국토청장), 이성한 (원주지방환경청장), 장기창 (㈜서울북부고속도로 대표이사, 전 원주지방국토관리청장), 장만석 (울산시 경제부시장, 전 국토부 수자원정책실장, 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 정광수 (전 산림청장), 정낙형 (충북개발연구원장, 전 부산시 정무부시장), 정남준 (전 행안부 2차관, 서울기술과학대 초빙교수), 정병윤 (원주지방국토관리청장, 전 국토부 수자원정책관), 정용권 (4대강추진본부 홍보기획팀 사무관), 정용기 (대전광역시 대덕구청장), 제해치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홍보협력담당관, 전 4대강 사업 추진본부 홍보기획팀장), 최태근 (전라남도 영산강사업지원단장), 추정호 (서울지방국토관리청 계장), 한경남 (여주군청 한강살리기 지원단장)

3) 공기업 및 건설사 (10명)김재현 (영산강 6공구 감리단장), 김병호 (한국수자원공사 강문화 전문위원, 전 매일애드 대표이사), 박태균 (세종지구1공구 현장소장), 배부 (한국농어촌공사 유지관리본부 이사), 서윤석 (전 한국수자원공사 구미권관리단장), 이승헌 (한국농어촌공사 책임연구원-농학박사), 한창희 (한국농어촌공사 감사), 함경렬 (한국농어촌공사 칠곡지사장), 홍성범 (한국농어촌공사 4대강사업단장), 황승현 (한국농어촌공사 충북지역본부장) 

4) 언론사 및 사회인사 (21명)강병태 (한국일보 논설위원실장), 강신호 (동아 쏘시오그룹 회장, 전 전경련 회장), 김진 (울산대 철학교수), 김창준 (미래한미재단 이사장, 워싱턴 한미포럼 이사장, 전 미 연방하원의원 · 한국경제신문 고문), 김인규 (수필가), 김종한 (수필가·前상주문화회관장), 봉태홍 (라이트코리아대표),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 양영태 (인터넷타임즈 대표), 이승한 (홈플러스그룹 회장, 녹색성장위원회 분과위원장), 이원호 (한국문화네트워크 공동회장, 서울 녹색미래실천연합, 미퍼스트국민운동본부 상임이사), 이재윤 (낙동강 생명의 숲 실천본부 상임대표), 이화언 (전 대구은행 행장), 유명준 (전국자연보호중앙회 총재), 정규재 (한국경제 논설위원), 정인학 (언론인,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 정재학 (데일리안 편집위원), 추창근 (한국경제 논설실장), 최갑종 (한국복음주의신학회 회장, 백석대 부총장), 허남진 (중앙일보 논설주간), 황영식 (한국일보 논설위원)

5) 정치인 (3명)이상구 (경북포항시의회 의장), 이준원 (공주시장), 임성훈 (나주시장)


박태견 기자

2012년 10월 12일 금요일

원자력 전문가의 고백 "국민들은 속고 있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10-11일자 기사 '원자력 전문가의 고백 "국민들은 속고 있다"'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후쿠시마 원자로 설계 기술자 다나카 미쓰히코 씨

환경운동가들은 원자력발전소를 두고 '양파'에 비유한다. 도통 '속'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의혹은 벗겨 내고 벗겨 내도 계속 새로운 게 나온다. 이 같은 이유는 원자력발전소와 관련된 정보의 접근성이 극히 제한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이 '비밀'에 부쳐진다. 그러면서 정부나 원자력 전문가는 앵무새처럼 '원자력은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한국의 경우, 원자력발전소가 지어진 이후 2011년까지 총 651건의 고장 사고가 발생했다. 현재 22기의 원자력발전소가 운행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굉장히 적은 사고발생수다. 원자력발전소 고장 등에 따른 발전 손실률(비계획손실량/발전가능량)은 0.41%로 원전 10기 이상 보유국(12개) 평균 4.79%의 11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고장률이 현저히 낮다는 통계수치를 액면 그대로 믿기엔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 사고 발생 여부가 외부에 제대로 공개도 되지 않을 뿐더러 한국수력원자력이 발표한 내용 말고는 확인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에서 만난 일본 과학평론가이자 전 원자로 설계기술자인 다나카 미쓰히코 씨(69)는 "분명하게 속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연간 300건 정도의 사고가 발생하는데, 상식적으로 한국에서만 사고율이 낮다는 건 원자력발전소 구조상 말이 안 된다는 주장이다.

▲ 다나카 미쓰히코 씨. ⓒ프레시안(허환주)

"원전에서 사고 나도 온갖 방법으로 은폐한다"

다나카 씨는 1968년 일본 전기 제조업체인 히타치제작소 자회사인 '바브코크히타치'에 입사한 뒤 원자로 설계 등을 담당하다가 1977년 퇴사했다. 이후 체르노빌 사고를 접하고 자신 역시 그러한 재앙에 일조했다는 자책감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고자 반핵운동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조사하는 위원으로 활동했다. 일본 국회는 '후쿠시마사고 조사위원회법'을 만들고 10인의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10월 초에는 그간 조사한 내용의 결과물을 책으로 내기도 했다. 그런 그가 4박5일 일정으로 10일 한국을 방문했다. 삼척, 울진 등을 돌아다니며 원자력 발전소의 문제점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다나카 씨는 "일본도 원자력발전소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온갖 방법을 동원해 은폐하려 한다"며 "발전소가 하루 쉬면 엄청난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과거 사고 은폐가 들통나 난리가 난 적도 여러 번 있다"고 밝혔다.

다나카 씨는 발전소에서 문제가 생겨도 은폐할 수 있는 건 "자기네들만 조용히 하면 (외부에서는)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과거 원자력발전소를 만드는 회사에서 일할 때도 그런 '일'을 벌였다고 고백했다. 그는 지난해 3월 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 4호기를 설계했다.

"원자력발전소는 운전 중에도 문제가 발생하지만 제조사가 만드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내가 70년대에 제작한 도쿄전력 후쿠시마 4호기 원자로(가압수형)가압력용기의 열처리를 잘못해 대형 뒤틀림이 발생했다. 결정적 하자가 생긴 거다. 당시 어떻게 할까 사람들끼리 고민을 하다 결국 도쿄전력 쪽에 거짓말을 하고 한 달 정도 다시 뒤틀린 부분을 펴는 보수 작업을 했다. 그 뒤 아무렇지도 않은 듯 넘겼다.

그게 가능했던 건 우리끼리만 입을 다물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도쿄전력에서 어떻게 알 수 있겠나. 하물며 도쿄전력을 감시해야 하는 정부는 더욱 이런 사실을 알 리가 없다.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가능한 일이었다."

"한국도 일본과 다르지 않다"

다나카 씨는 이런 문제는 도쿄전력, 즉 원전 제조업체와 일본 정부 사이에도 성립된다고 설명했다. 다나카 씨는 "도쿄전력, 또는 원전 제조업체는 원전 관련 기술적인 지식을 국가보다 더 많이 갖고 있다"며 "그렇다 보니 원전을 규제하고 책임을 져야 할 정부가 전력사, 제조사 등에 휘둘리게 된다"고 밝혔다.

다나카 씨가 자신이 참여한 후쿠시마 조사위원회에서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보다는 사회적 원인을 찾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나카 씨는 도쿄전력이 어떤 식으로 규제를 피했으며 감시를 받지 않고 어떻게 원전을 운영해왔는지를 낱낱이 파헤치는 데 주력했다.

다나카 씨는 "이런 구조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야기됐다"며 "규제를 해야 할 정부가 되레 도쿄전력에 지배당했다는 증거를 이번 보고서에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나카 씨는 "한국도 일본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도 참고할 게 많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원전 정책과 산업의 두 축은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다. 지경부가 에너지 수요 전망과 에너지 수급계획을 발표하면 이에 따라 원전 추가 규모가 정해진다. 원전 연구·개발과 안전 규제는 교과부 몫이다. 원전 기술 개발은 교과부 원자력국이, 안전 점검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맡고 있다.

원전은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이 100% 운영한다. 원전 건설은 한 기당 2조 원 이상이 드는 대형 건설 사업으로, 현대건설·두산중공업·삼성물산·대림산업·대우건설의 5개사가 국내 원전 건설을 맡아왔다.

교과부와 지경부라는 두 축에 원자핵공학자, 방사선 전문가 등 학계가 용역 연구와 정책 자문위원 등으로 폭넓게 활동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원자력과 관련된 전문가 집단이 원자력 정책 결정을 독점하면서 비판적 접근은 사실상 봉쇄된 상태다. 실제로 원자력 정책 관련 최고 심의·의결 기구인 원자력위원회의 경우 민간 위원 7명 중 5명이 원자력 확대에 앞장선 이력을 지니고 있다.

▲ 후쿠시마 원전 내부 모습. ⓒ로이터=뉴시스

"과거로 되돌리긴 어렵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다나카 씨는 한국의 원자력발전소를 두고 후쿠시마 원전처럼 되지 말란 법이 없다고 경고했다. 다나카 씨는 "후쿠시마 조사위원회는 후쿠시마 원전 1호기의 폭발 원인으로 쓰나미가 아닌 지진의 영향도 크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그간 쓰나미에 의해서 폭발이 났다고 했지만 이를 정면으로 뒤집는 조사 결과다"라고 설명했다.

다나카 씨는 "한국은 지진이 나지 않는 지역이라며, 난다 하더라도 약하게 발생한다며 원자력발전소 내진설계를 진도 6.5 기준으로 설계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이렇게 단순하게 규모를 기준으로 내진설계를 하는 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지진은 발생 지점과의 거리, 가속도 등에 따라서 크게 달라진다는 것.

더구나 다나카 씨는 원전은 지진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요소에 의해 폭발할 수 있는 불안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체르노빌 사고를 예로 들며 "이 사고도 지진과 무관했다"며 "지진도 무섭지만 원전 가동 중 불의의 사고, 테러의 위험 등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는 "절대 신용해선 안 되는 핵발전소 옹호 학자들의 말만 믿고 원자력발전소가 안전하다고 믿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다나카 씨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일본에선 핵발전소를 없애라는 국민의 여론이 70~80% 정도 된다"며 "후쿠시마 이전과 이후를 기점으로 일본이 핵발전소를 바라보는 시선은 완벽히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다나카 씨는 "아직 한국은 그런 일을 겪지 않아서 그런지 원전을 바라보는 시선이 예전 일본과 비슷하다"며 "하지만 후쿠시마 사고와 같은 일이 벌어진 뒤엔 다시 되돌리기 어렵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허환주 기자

2012년 10월 3일 수요일

"전문가들 다 아니라는데 MBC만 안철수 표절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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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안철수 정면충돌 어디까지 갈까… "오류까지 동일" 주장에 "표절 근거 안 돼" 반박

안철수 후보의 논문표절의혹을 제기했다가 거짓·왜곡보도라며 책임질 것을 요구받는등 강한 반발에 부닥쳤던 MBC가 안 후보의 표절의혹을 거듭 제기하고 나서 점차 MBC와 안캠프가 정면충돌 양상으로 흐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MBC는 2일 밤 방송된 ‘안철수 “표절아니다”‥“오류까지 동일”’에서 표절이라는 MBC 보도가 허위·왜곡이라는 반박에 대해 권재홍 앵커 멘트로 “안 후보 논문에 나오는 공식의 오류도 표절대상으로 제기된 논문과 같은 것으로 드러나 의혹은 여전하며 안 후보가 참여한 서울대 연구팀이 후배 논문을 재활용해 연구비를 타냈다는 의혹에 대해선 연구원으로 올라간 경위를 알 수 없다고 해명했다”고 주장했다.
MBC는 이어진 기자(현원섭)의 리포트에서 ‘서로 다른 생물학적 현상에 같은 물리학적 원리를 적용한 것을 표절로 볼 수 없다’는 금태섭 안후보 캠프 상황실장의 설명에 대해 “안 후보 측은 볼츠만 공식을 인용하는 것은 표절이 아니라고 해명하면서도, 정작 제기됐던 볼츠만 공식 유도과정 표절의혹에 대해서는 해명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MBC는 이어 안 후보 박사논문에서 나타난 볼츠만 공식의 오류도 표절의혹이 제기된 2년 전 논문의 오류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앞서 서 모 교수가 논문에 인용한 ‘볼츠만 곡선’ 공식에 대괄호가 하나 빠졌는데, 공교롭게도 안 후보 논문에서도 같은 공식에 대괄호가 빠져 있다”고 전했다. 안 후보 측은 서 교수의 논문과 동일한 오류가 한 부분에 나타난다고 해서 같다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해명했다고 MBC는 전했다.

2일 밤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2일 밤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이밖에도 MBC는 지난 1992년 2월 임아무개씨가 제출한 서울대 의학석사학위 논문과 서울의대 생리학교실이 같은해 8월 한국과학재단에 제출한 연구보고서의 서론에서부터 연구목적, 연구 결과, 결론에 이르기까지 거의 흡사한데, 해당 보고서에 임씨가 명단에서 빠졌다고 지적했다. 당시 안 후보가 당시 연구조원으로 동료 4명과 함께 이름을 올려 제출한 보고서로 연구비 1000만 원을 받았다는 점을 들어 MBC는 “후배 논문을 재활용해 연구비를 타낸 것 아니냐”는 연구비 ‘착복의혹’을 제기했다.
안 후보 측은 당시 연구조원으로 이름이 올라간 경위를 알 수 없고 그와 관련해 어떤 비용도 받지 않았으며 연구 실적으로 쓴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고 MBC는 전했다.
이를 두고 안 후보 측은 표절이라고 주장하는 학자가 현재까지 아무도 없고, 대부분 학계에서는 표절이 아니라고 하는데 MBC 만이 표절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연구비 착복에 대해서는 연구비 자체를 받은 일이 없다고 안 후보 측은 밝혔다.
금태섭 안철수 후보 진심캠프 상황실장은 2일 밤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MBC에서 제기한 표절 의혹에 대해 권위있는 의과대 교수에 자문을 구했더니 표절이 아니라고 했을 뿐 아니라 다른 이공계 권위자들도 표절이 아니라고 하고 있다”며 “학계나 권위 있는 검증기관, 이공계 계통의 박사 학위논문 표절 문제는 중요하고 신중하게 결정돼야 하기 때문에 ‘표절’이라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거나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는 일이 있다면 정당하게 표절 여부에 대한 판단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표절이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 오로지 MBC만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금 실장은 “우리가 의뢰한 분 외에도 여러 매체에서 여러 대학 학자들에게 물어봤는데도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냈다. 서울대, 고려대, 울산대 교수 분도 표절이 아니라고 했다”며 “MBC만이 아무런 전문가의 견해도 없이 개별적으로 표절이라 주장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2일 밤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논문 오타까지 동일하다는 MBC 보도에 대해 금 실장은 “서인석 교수 논문 자체에도 각종 공식을 쓰면서 여럿에 오타가 난 곳이 있다”며 “이 중 한가지의 오타가 같다고 모든 것을 표절했다고 과연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특히 MBC가 1일 첫 보도에서 서아무개 교수의 논문 세페이지를 안 후보가 거의 베껴쓰다시피 했다는 대목에 대해 금 실장은 “실제로 우리가 동일하게 베껴쓴 대목이 있는지 봤더니 일치하는 부분자체가 거의 없다. 똑같은 문장이 있다던지, 그런게 있는 줄 알았더니 완전히 다른 말로 써놨다. 그런데도 비슷하다고 주장하려면 전문가의 영역으로 넘겨야 한다”며 “서 교수조차 자신의 논문이 표절당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비 착복 의혹에 대해서는 안 후보가 아예 연구비를 받은 일도 없으며, 보고서에 안 후보 이름이 올라간 것도 이번에 MBC 뉴스로 처음 알았다고 금 실장은 전했다. 금 실장은 “연구조원으로 이름이 올라간 경위 자체를 모르며, 돈을 받은 일도 없다”며 “이를 연구실적이나 이력서에 쓴 적도 없다. 이름이 올라간 것 자체를 이번 MBC 보도로 처음 알았다”고 반박했다.
MBC의 이 같은 잇단 보도에 대해 금 실장은 “MBC에 대한 책임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이런 반박을 하기 전에 MBC에 우리가 사전에 입장을 충분히 전했다”고 밝혔다.
한편, KBS와 SBS는 MBC가 제기한 안 후보의 논문표절 의혹에 대해 2일 메인뉴스에서도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2일 밤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논문 원저자도 “안철수 표절 아니다”…‘묻지마 검증’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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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뉴시스
전문가들 ‘MBC 보도’ 반박

학계 “방정식만 같지 기술내용 달라…표절주장은 억지”
안캠프 “뉴턴원리서 뉴턴저서 인용하지 않는 것과 같다”

안철수 대선 후보가 박사학위 논문을 표절한 의혹이 있다는 (문화방송)(MBC)의 1일 보도에 대해 안 후보 캠프가 2일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문화방송은 1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안 후보의 1991년 서울대 의학박사 학위논문과 1989년 같은 학과 서인석 교수의 의학박사 학위논문을 비교하면서 안 후보의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문화방송은 안 후보의 박사학위 논문 14쪽과 서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20쪽을 비교한 뒤, “인용 출처를 표기하지 않은 채 서 교수가 실험 결과를 설명하는 부분을 옮겨 쓰다시피 했다”고 보도했다. 또 서 교수 논문 22쪽과 안 후보 논문 17쪽을 비교하며 “볼츠만 곡선을 유도하는 설명에서 유도식을 서 교수 논문에서 복사 수준으로 베꼈다는 지적이다”라고 덧붙였다.이에 대해 안 후보 캠프의 금태섭 상황실장은 2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화방송 보도를 반박했다. 금 실장은 서울대 의과대학 생물학교실 이석호 주임교수의 말을 빌려 “자연현상의 해석에 뉴턴의 원리를 적용할 때마다 뉴턴의 저서를 인용하지 않듯 볼츠만의 원리를 적용할 때 인용문을 달지 않는 것이 관례”라며 “서로 다른 생물학적 현상에 같은 물리학적 원리를 적용한 것을 표절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의견을 소개했다.안 후보와 서 교수의 논문을 보면, 문화방송이 의혹을 제기한 첫번째 부분에서 안 후보와 서 교수는 모두 ‘더블펄스 프로토콜’(double-pulse protocol)이라는 방법의 실험을 수행했다. 두번째 부분에선 196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호지킨과 헉슬리가 볼츠만의 통계분포를 응용해서 만든 모형을 적용했다.하지만 이런 방식은 ‘표절’로 볼 수 없다는 것이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었다. 고영규 고려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두 논문을 비교해 봤는데 볼츠만의 방정식은 19세기 때의 과학적 이론으로, 이런 경우 논문을 쓸 때 레퍼런스를 붙이지 않는다”며 “또 두 개의 논문은 방정식만 같지 기술한 내용은 완전히 다르다. 이걸 표절이라고 주장하는 건 억지”라고 말했다. 김건 세종대 물리학과 교수도 “구글에서 호지킨&헉슬리와 볼츠만이라고 치면 수많은 논문이 쏟아져 나온다”며 “이 공식을 사용했다고 해서 표절이라고 보는 건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방송이 안 후보가 베꼈다고 주장한 논문의 원저자인 서 교수도 이날 “표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방법을 똑같이 하는 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문화방송 보도에 표절 의혹을 뒷받침하는 전문가 지적이 빠져 있다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표절 관련 보도에서는 의혹을 제기하는 학술단체나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붙이는 게 통상적인 관례다. 이번 보도에서는 주관적인 표절 의혹 제기는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전문가나 관련 단체의 의견은 없다.안 후보 캠프의 해명에 대한 보도를 두고서도 논란이 있다. 문화방송은 “(안 후보 캠프가) 후보와 논의해 입장을 내놓겠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안 후보 캠프 쪽은 “문화방송이 방송 1시간 전인 오후 8시께 관련 내용을 묻는 전화를 걸어와, 사실관계를 확인해 8시45분에 ‘표절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박했는데도 반박 내용은 빠지고 말하지 않은 내용이 캠프의 공식 답변인 것처럼 보도됐다”며 문화방송 쪽의 해명을 요구했다.앞서 안 후보 캠프의 정연순·유민영 대변인은 보도 직후인 1일 밤 성명을 내 “보도 내용은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철저한 왜곡이고 캠프에 대한 취재 내용도 거짓”이라며 “엠비시와 해당 기자는 방송을 통해 공식 사과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안 후보 쪽이 이처럼 강한 대응에 나선 것은 안 후보를 향한 검증 공세가 사실관계를 무시한 채 무차별적으로 전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2012년 9월 17일 월요일

"의료정책, 전문가들에게만 맡겨놓으면 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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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건강공약] 국민들이 공약 만들기에 나선 까닭은?

앞으로 석 달 후면 대선, 향후 대한민국의 5년을 책임질 18대 대통령이 선출된다. 정당들은 너나없이 민생에 관한 공약들을 쏟아내면서, 시민들에게 믿음을 호소한다. 그러나 대선 공약이라는 것은 언제나 소수 전문가의 손을 거쳐 만들어져왔다. 그리고, 유권자인 시민은 그 약속을 막연히 믿을 따름이었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일상에 많은 영향을 미칠 공약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정작 시민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괄수가제, 영리병원, 의료보험 보장성 등 굵직한 이슈가 가득했던 한 해였지만, 여전히 시민의 목소리는 듣기 힘들다. 이에 '서울대보건대학원'과 보건의료분야의 대표적 시민단체인 '건강세상네트워크'와 '시민건강증진연구소'는 시민들이 함께 모여 직접 건강공약을 개발해 볼 것을 제안한다. 앞으로 두 차례에 걸쳐 시민이 정책 형성과정에 참여한 다양한 사례, 그리고 시민이 참여하는 건강공약 개발의 필요성을 싣고자 한다. 그 다음은, 시민이 목소리를 높일 차례이다.(필자 주)

1. 봉인된 목소리

▲ '의료'와 관련해서는 늘 정부와 이해관계자의 대립만 무성할 뿐 국민들이 직접 의견을 내고 토론하고 합의하는 경우는 없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연합
얼마 전 '포괄수가제'라는 제도의 도입을 둘러싸고 소동이 벌어졌다. 이 제도의 저지를 공약으로 내건 신임 의사협회 집행부는 다시금 의료계 파업을 거론하는가 하면 공무원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직원들은 제도를 찬성하는 댓글을 조직적으로 인터넷에 게재했다는 의심을 사기도 했다. 진위공방과 신상털기, 비방광고, 고소까지 이어지면서 포괄수가제는 의사협회와 건보 공단 간의 한판 대결양상으로 나아갔고 이는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포괄수가제라는 제도는 이제 보건복지부와 의사들 간의 일이 되어 버렸다. 곰곰이 생각해보면의약분업, 한약분쟁, 의약품 슈퍼판매 논란 등을 경험한 국민들에게 이런 장면은 별로 낯설지 않다. 그러나 매번 정부와 이해관계자들의 논쟁과 대립에 대한 얘기는 무성한 반면 국민들이 직접 의견을 내고 토론하고 합의했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국민들의 목소리가 배제되는 상황은 선거 때도 예외가 아니다. 후보자들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언론보도의 집중조명을 받는 반면, 국민들은 언론이 짚어주는 '관전포인트'를 따라가는 시청자나 관객처럼 여겨지기에 십상이다.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에서 유권자인 국민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는 투표소 이외에 그리 많지 않다. 지난 총선에서 유행했던 '닥치고 투표'라는 표현은 투표율 말고는 국민들의 참여를 보여줄 방법이 없는 한국 민주주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 오늘 한국의 선거는 국민들의 정치가 만개하는 장이 아니라 엘리트 정치인의 경연장처럼 보인다.

국민들이 정책 결정에서 배제된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그 중에서도 전문성이 없다는 이유가 크다. 이름만으로도 어렵기만 한 법과 제도들을 보면 정책이라는 것이 세밀하고 까다로운 학문적, 기술적 능력을 가진 사람들만이 결정할 수 있는 일인 것 같다. 때문에 다양한 이름이 붙은 셀 수 없이 많은 위원회가 만들어지고 전문가들이 모여 연구, 보고서발간, 자문,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한국에서 정책이 만들어지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풍경이다. 반면, 정책을 새로 만들기는커녕 현행 제도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비전문적인) 사람들에게 결정을 맡기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것이 비전문가를 배제할 때 이용되는 흔한 논리이다. 아주 틀린 얘기도 아니다. 그렇다면 소위 전문가들에게 결정을 맡겨두면 국민들에게 더 이득이 되는 정책이 나올 수 있을까?

불행히도 한국의 역사는 이런 가정을 뒷받침하지 않는다. 그동안 국민들의 참여가 전반적으로 배제된 상태에서 만들어지고 실행된 법과 제도들이 더 효과적이었다는 근거는 없다. 우선 전문가들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주로는 대학의 관련학과 교수들, 전문직종사자 등)도 오류의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하나의 정답이 나올 수 없다는 학문의 특성상 그렇기도 하거니와 전문가들 또한 공평무사한 사람들이 아니라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집단이라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이들이 정책결정에서 지금처럼 독점적인위치를 점할 명분은 없으며 국민들이 비전문적이라는 이유로 배제될 이유도 없다.

더 근본적으로는 모든 국가정책의 근간이 되는 가치와 철학은 특정 집단이 만들어낼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을 들여 때로는 협의하고 때로는 대립하면서 쌓아 올린 것이기 때문에 '가치나 철학'은 사회적 합의 과정이 필수적으로 전제되어야 한다. 가령 건강서비스를 대중교통이나 관공서와 같은 공공적 서비스라는 시각에서 볼 때와 영리를 위한 의료상품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만들어지는 정책은 180도 달라진다. 제한된 재원으로 건강보험급여를 늘리려고 할 때 무엇을 기준으로 결정할 것인지에 따라 보험 정책이 전혀 다르게 결정될 수도 있다.

중앙집중적이고 상명하달식인 정책 문화도 국민의 참여와 의사결정을 억압하는 요인이 되어 왔다. 국가 기관들과 관료들이 수직 서열화되면서 정부 부처들은 마치 제왕적리더의 의지를 실현하는 곳처럼 행동해 왔고 이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다. 관료들에게 국민들은 참여와 의사결정의 주인공이 아니라 상부의 '오더'를 관철하기 위해 '잘 다스려야 할' 대상이 되는 것은 이런 분위기에선 자연스러운 일이다.

2. 관객에서 주인으로, 유권자에서 주권자로

직접 민주주의의 확대, 시민참여에 의한 정치, 토론과 합의의 문화는 국제적으로 대세인 듯하다. 이를 구현하는 방법들에 대해 곳곳에서 연구와 실험이 진행되고 있고 이미 잘 정착된 제도들도 눈에 띈다. 그 때문인지 한국에서도 '소통'이나 '참여'라는 단어들이 귀에 자주 들려온다. 그 의도가 무엇이든 촛불집회를 '천민민주주의'라고 비웃던 4~5년 전에 비해서는 진일보라면 진일보라고 하겠다. 분명히 해야 할 점은 TV토론 프로그램에 시민논객으로 참여하는 것이 '참여'가 아니며 대통령이 방송에 출연하는 게 '소통'이 아니라는 것이다.

소통과 참여는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풍성하게 발전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 국민들이 모여서 토론하고 합의하여 나라의 정책을 만드는 '소통' 과 국민들이 매일매일 정치의 주인공이 되는 '참여'의 공간을 '제도화'하고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 정치의 구경꾼에서 주인공으로 나설 수 있는 장이 더 많이 열려야, 선거 때도 투표권이 있다는 의미의 '유권자'에서 정치의 권리를 가진 '주권자'로 나아갈 수 있어야 비로소 민주주의가 제 모습을 찾을 수 있다.

3. 국민들이 공약 만들기에 나선 까닭은?

보통 선거공약은 정당과 후보가 던지고 유권자는 이틀 선택한다. 선거 때마다 공약은 정당과 후보가 그 주변에 포진한 전문가와 이익단체의 도움을 받아 만드는 '상품광고' 같은 것이었다. 그러니 공약을 만드는 과정이 이미 투명하지 않고, 공약을 만드는 사람들도 더 이상 공정하지 않다. 거기다 대중의 주목을 끌어야 하는 정치인들의 필요에 의해 '상품광고'와 같은 포장이 더해진다. 그래서 이런 '공약'은 국민들에게 식상하고 신뢰감을 주지 못한다. 하지만 '공약'은 후보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므로 유권자에게는 여전히 중요한 판단의 기준이 된다. 그러니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여기에 고민이 있다. 공익에 충실한 공약, 이익단체에 휘둘리지 않는 공약, 전문가의 전문성과 기능이 아니라 시민의 '가치'를 담는 공약을 만들어보는 것은 불가능한가. 그래서 우리는 반대로 생각해 보았다. 시민들이 공약을 만들고 정당과 후보가 이를 수용하도록 할 수 있다면? 이는 선거와 정책에서 시민들의 주도권을 높여주고 주권자의체험수준을 높일 수 있게 될 것이다. '서울대보건대학원'과 '시민건강증진연구소', '건강세상네트워크'가 주관하는 '2012 내가 만드는 건강공약'은 "시민의 보편적 요구, 시민에게 절실한 정책이 '좋은 공약'이다"라는 '시민민주주의적 가치'를 실현하는 시도이다.

국민들의 직접 참여는 민주주의를 한층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 국민들의 의사가 가감 없이 반영된 정책을 만들 수 있다는 면에서 그러하고, 참여를 통해 시민 공동체의 기반이 탄탄해진다는 면에서도 그러하다. 이런 취지에서 우리는 올 대선에 국민들이 직접 토론하고 합의하고 결정하는 '시민참여 공약 만들기' 과정에 주목한다. 10월 13일에 열리는 '2012내가 만드는 건강공약'이라는 시민참여행사가 그것이다. 보건의료 분야에 대해 자신의 건강을 좌지우지할 정책을 시민들이 직접 모여 토론을 통해 만들겠다는 행사다.

이 행사에서는 그동안 정당과 정치인, 전문가들의 전유물이었던 선거공약을 아무런 자격요건 없이 참여한 사람들이 직접 만든다. 성별, 나이, 학력 구분 없이 평등하고 자유롭게 제안하고 토론하고 합의하게 된다. 이런 시도가 더 많아져야 한다. 주권자의 목소리에 씌워진 봉인을 해제하고, 국민들이 생활과 경험에서 비롯된 정책을 제안하며, 토론하고 합의하는 정치가 국민들의 몫이 될 때 민주주의는 앙상한 구호가 아니라 일상의 체험으로 살아있게 된다. 민주주의는 주권자의 체험의 정도만큼 넓어지고 깊어질 수 있다.

행사의 자세한 내용과 참가 신청 방법은 공식 블로그(http://blog.naver.com/healthdemo)를 방문하거나 시민건강증진연구소(070-8659-1848)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이번 행사를 통해 합의된 공약은 '2012 시민공약'이라는 이름으로 공표될 예정이며, 참가한 시민들의 이름으로 각 당과 유관기관에 전달될 예정이다. 더불어 시민건강증진연구소는 각 당의 공약과 차후 구성될 정부의 정책에 이 공약들이 반영될 수 있도록 계속 모니터링 해나갈 계획이다.

▲ '2012 내가 만드는 건강공약'은 시민들과 함께 18대 대통령 선거 건강공약을 직접 만들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오는 26일까지 참가자를 모집 중이다. ⓒ내가만드는건강공약

/시민건강증진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