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원자력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원자력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3년 4월 28일 일요일

박근혜 표 창조경제, 빌 게이츠 원전 속으로?


이글은 한겨레신문 환경전문 조홍섭기자 블로그 물바람숲 2013-04-23일자 기사 '박근혜 표 창조경제, 빌 게이츠 원전 속으로?'를 퍼왔습니다.
'제4세대 원전'은 소듐냉각고속로, 핵폐기물 신규 발생과 천문학적 비용 미지수
핵주권론과 산업·과학·해외기업 이해관계 작용 가능성…창조경제도 원전경제로 가나

»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청와대를 방문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및 에너지 벤처기업 테라파워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이 22일 국회에서 강의를 했다. 그중에 눈에 띄는 대목이 차세대(4세대) 원자로 개발과 관련한 언급이다.
 
그는 “한국의 3세대 원전도 안전성이 증진된 것이지만 4세대 원전은 훨씬 더 안전성이 담보된 것이다. 제가 4세대 원전을 개발 중인데 고장이 없어 안전성이 극대화 됐고 폐기물도 줄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언론은  빌 게이츠가 말하는 제4세대 원자로인 소듐냉각고속로(SFR, Sodium-cooled Fast Reactor)가 현재 가동 중인 3세대 원전보다 지속가능성과 안전성, 경제성, 핵비확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미래형 원자력 시스템으로 ’꿈의 원자로‘로 불린다고 자세한 설명까지 달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가동 중인 23기의 원전에서 나온, 사용 후 핵연료의 대부분은 원전 터 안 약 10m 깊이의 수조에 저장해 왔다. 그러나 2016년부터 고리원전을 시작으로 다른 원전들의 수조도 포화상태에 이르게 된다. 사용 후 핵연료의 저장시설이 없다면, 원전도 가동할 수 없게 되는 소위 ’화장실 없는 맨션’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 한국원자력연구원의 파이로프로세싱 연구시설. 사진=한겨레 자료사진


이 때문에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사용후 핵연료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것은 사용 후 핵연료를 파이로 건식처리를 거쳐 새로운 핵연료를 생산하는 것과 고속로에서 고독성 방사성 핵종을 연소하여 사용 후 핵연료의 처분량을 극소화하는 소듐 냉각 고속로를 개발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폐기물량을 20분의 1로 줄이고, 우라늄 자원의 활용률을  100배 이상 늘릴 수 있다는 주장을 편다.  
 
원자력연구원은 2020년까지 기초, 원천 연구를 수행하고 예비타당성 조사 등을 통해 타당성이 인정되는 경우 소듐 냉각 고속로의 안전성과 경제성 등을 실증하기 위한 원형로를 2028년까지 건설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고, 1997년부터 2011년까지 약 1200억원을 투입했다.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공정인 파이로 프로세싱은 1997년부터 2011년까지 약 1900억원이 투입되었다.
   
과연 이 이야기는 맞는 이야기일까.
»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시설이 가동하고 있는 일본 롯카쇼무라 핵단지 모습. 사진=이정아 기자


일본의 자료를 보면, 재처리를 해도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2분의 1 또는 3분의 2 정도로 줄어들 뿐이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량은 재처리를 할 경우 23t에서 약 3분의 2인 15t으로,  고속로에서 재이용하면 약 4분의 1인 9t으로 줄어든다고 계산하고 있다.
   
2003년 일본의 전기사업연합회는 건설 중인 롯카쇼무라 재처리공장에서 40년간 사용 후 핵연료 3.2만t(1.5만㎥)의 재처리를 끝내면,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0.6만㎥, 재처리 작업 폐기물 5만㎥, 공장 해체의 폐기물 4.5만㎥, 규제치 이하 폐기물 230만㎥ 이 발생하다고 추산했다. 
 
이것을 보면,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약 2.5분의 1로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플루토늄을 계속 이용하는 데 따라 사용 후 핵연료가 계속 발생하는 것은 무시되고 있다. 또 사용 후 핵연료를 그대로 땅에 묻는 직접 처분에 견줘 이 방식은 새로운 폐기물을 다량 만들어 내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원자력 가동 후 나오는 사용 후 핵연료를 처리하는 방법은 ‘직접처분’과 ‘재처리’인데, 어떤 방식의 선택이든 ‘최종 처분장의 확보’는 필수조건이다. 
» 일본 후쿠이에 있는 고속증식로 원형로 몬주. 냉각재 소듐 누출 사고 이후 현재 가동이 중단 상태이다. 사진=위키미디어 코먼스


우라늄 자원활용률이 100배 이상 증대가 가능하다고 하나, 반대로 이를 위해서 추가로 들어가는 시설과 발생하는 문제들이 있다. 
 
왜냐하면 출력 100만㎾급 원전은 1년에 약 20t의 핵연료가 필요하며, 핵연료를 사용 후 재처리하면 1% 정도의 농축도를 가진 미연소된 우라늄 235가 0.18t(0.9%)이 나오는데, 이것을 다시 4.1%로 농축할 경우 별도의 농축공장시설이 필요하며(한국은 해외의 농축공장에서 핵연료를 만들고 있다), 농축하는 과정에서 핵연료로서 부적절한 열화우라늄이 대량 발생한다.
 
열화우라늄은 일부만이 군사용의 열화우라늄탄의 재료로 이용될 뿐 대부분은 폐기 또는 저장해야 한다.
 
그러면 재처리의 경제성은 과연 있을까. 
 
재처리 과정은 한미원자력협정이라는 현실적인 장애를 떠나서, 재처리 공장, 산화혼합물 연료가공 공장, 최종 처분장, 플루토늄의 전용 원전(고속로) 신설 및 보안 비용의 증가 등 천문학적 금액이 요구되는데, 2003년 일본의 추산을 보면 최종 처분장 및 고속로의 건설 등을 제외한 재처리 관련 비용만으로도(재처리 공장이 40년 가동한다는 가정 아래) 33조 7000억 엔(약 400조원)에 달하며, 일반적인 우라늄 원료보다 연료비의 부담이 1.5배 증가한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경제적인 타당성에 대한 평가를 한 자료조차 없다. 내가 문외한이라 있는데 못 찾은 것일 수도 있다. 다만 그 동안 차세대 원전에 대한 개발에서 최소한 경제성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한 보고서를 여러 번 요구했으나 정부로부터 받아본 적은 없었다.
   
결국, 국내에서 재처리와 차세대 원전을 추진하는 것은 북한의 제2차 핵실험 이후 부각된 핵 주권론, 원자력·화학 분야 과학자들의 학문적인 요구, 몇 백조 원의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되는 거대시설과 운영에 대한 산업계(건설·화학·중공업 등)의 이해 관계, 그리고 한국으로부터 재처리의 해외위탁을 받거나, 재처리공장의 시설 및 기술을 한국에 수출할 해외기업의 이해 등이 배경에 작용하고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월12일 창조경제 현장방문을 위해 서초동 알티캐스트사에서 기업인들과 만나고 있다.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명을 듣고 있다.


빌 게이츠가 ’한미원자력협정과 관련해서 역할을 하겠다‘고 말한 대목은 그런 정황을 더욱 뒷받침해주고 있다. 한미 원자력협정은 사후 핵연료 재처리의 길을 열어놓을 것이고, 이는 그가 사업을 하고 있는 제4세대 원전(소듐 냉각 고속로)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는 원전 안전에 대해 확신하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기술적으로 과학적으로 얼마든지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그의 태도에 우리나라 원전사업자와 후쿠시마 원전사고 때 일본의 원전사업자의 모습이 담겨있다. 참으로 닮았다.
 
그의 방한과 강연에서  ’창조경제‘가 아니라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회사가 만들고 있다는 새로운 원전을 팔아먹으려는 ’원전장사꾼‘ 냄새가 나는 이유다.
 
이번 빌 게이츠의 한국방문은 결국, 제4세대 원전 판매라는 장삿속과 화려했던 그의 과거 신화로부터 창조경제의 정당성을 부여받으려는 박근혜 대통령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하여 도대체 그림이 안 그려지는 창조경제는 원전을 받아들여, 박근혜 표 창조경제를 만들어갈 듯하다. 준비된 여성대통령의 창조경제의 가벼움이란 이런 것이었나.  ‘원전과 4대강 사업‘이라는 이명박 표 녹색성장의 결말과 박근혜 표 ’창조경제‘의 종착점이 같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다.

곽현/ 한겨레 물바람숲 필진, 우원식 의원 정책보좌관

곽현 현직 국회의원 보좌관 (파워블로거)환경현안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깊숙한 정보가 풍부한 글쓰기로 유명한 파워 블로거. 현직 국회의원 보좌관이기도 하다.
이메일 : kwaghyun@gmail.com      
블로그 : http://plug.hani.co.kr/theplanb

2013년 3월 13일 수요일

원자력이 싸다고? 그럼 발전단가 산출근거부터 공개해!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3-03-13일자 기사 '원자력이 싸다고? 그럼 발전단가 산출근거부터 공개해!'를 퍼왔습니다.
(2013 탈바꿈프로젝트) 오늘의정보공개청구 / 민간단체(기업)

# 이 글은 정보공개센터의 탈바꿈(탈핵으로 바꾸는 꿈)프로젝트 의 일환으로 한수원에 원자력 및 수력, 양수력 발전단가에 대해 정보공개청구해 받은 내용입니다.


정부에서 원자력에너지를 찬양하면서 주장하는 두가지 큰 이유가 바로 안전성과 경제성인데요. 핵발전소의 잦은 고장과 사고가 발생해도 안전, 하자가 있는 부품들을 납품한 비리가 발생해도 안전, 후쿠시마와 같은 핵재앙사고가 발생해도 우리나라 발전소는 안전, '무조건 안전'을 주장하며 수명연장까지 하는 상황입니다. 이와 더불어 원자력만큼 싼 원료가 없고 지금 우리나라의 전력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것도 다 원자력때문이라는 경제성 주장이 있습니다.
전력통계정보시스템 (http://www.kpx.or.kr/epsis/ )에서 각 연료원별 발전단가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2013년 3월 현재 유욘탄, 무연탄, 유류, LNG과 비교했을 때 원자력이 가장 저렴하긴 합니다. 그리고 2004년부터 2013년까지 발전단가의 증가율도 가장 적은편이구요.


발전단가가 싸다고 하니, 원자력이 정말 경제적인 에너지구나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발전단가의 산출근거에 대해 한수원에다음과 같이 정보공개청구 해보았습니다. 비교를 위해서 수력, 양수력의 발전단가에 대해서도 함께 청구해 보았구요.

(청구내용)

원자력 발전단가 산출근거 현황 (2003년부터 2013년 현재까지)- 자본비, 운전유지비, 연료비, 사고대책비용, 원전입지 교부금, 연구개발비, 그 외 사회적비용등 항목별로 구분하여 공개바랍니다.ex) 정산단가 = 운전유지비(x)+ 연료비(x)+사고대책비용(x)+원전입지 교부금(x)+ 연구개발비(x)+ 그 외 사회적비용 등
한수원의 답변은, '비공개' 제 예상을 비켜가지 않았습니다. 비공개사유는 영업상 비밀이기때문에리고 하는데요.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비공개'라는 세글자만 적힌 답변서를 보니 조금 허무하긴 합니다.


얼마전 현대경제연구원에서 '원전의 드러나지 않은 비용'이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를 냈는데요. 이 보고서를 보면 원자력이 경제적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발전단가를 책정하는데 있어서 배제된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핵발전소의 잦은 고장과 사고 발생으로 부품교체하는 등의 사고수습비용과 책정은 되어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발전소 해체하는 비용과 환경복구비용, 사용후 핵연료비용등을 현실적으로 고려해 본다면 원자력에너지의 발전단가가 절대 저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2년전 후쿠시마핵사고를 겪고 뒷수습을 하는데 수백조원을 들이고 있는 일본의 경우, ‘발전단가 검증위원회’를 통해 지난해 원자력 발전단가가 화석연료의 93%까지 상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또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는 2009년 원자력이 화석연료보다 36%가 더 비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구요.
이제 더이상 원자력이 다른 연료원들보다 경제적이지 않다는 연구들과 체르노빌, 후쿠시마와 같은 핵사고 발생시 수습비용의 문제와 더불어 생명과 환경에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원자력의 경제성과 안전성에 대한 의심과 불안을 떨쳐버릴 수 없는 국민들을 설득하려면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확실한 근거들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수원의 영업비밀보다 더 중요한게 국민들의 생명권과 알권리이니까요.
한수원의 정보공개결정내용은 '비공개'세글자밖에 없어 공유할 정보가 없으니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확실한 근거들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121101_원전의 숨겨진비용_현대경제연구원.pdf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  cfoi@hanmail.net

2013년 3월 11일 월요일

극우파 정치인은 왜 원전에 반대했나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3-10일자 기사 '극우파 정치인은 왜 원전에 반대했나'를 퍼왔습니다.
[후쿠시마 그 후 2년] 권혁태 교수 "일본 변했다지만 정치는 우경화... 왜?"

하시모토 도루 일본 오사카 시장은 극우주의자다. 자신의 이름과 파시즘을 합친 '하시즘'이 별명일 정도다. 하지만 그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 반대 의견을 처음으로 밝힌 일본 정치인이었다. 권혁태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9일 하시모토 시장을 소개하며 "반(反)원전 파시스트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문학의 집'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사고 2주년 기념 토크콘서트 - 두 개의 아토믹 선샤인'에서 최근 일본에 불고 있는 우경화 바람을 언급했다. 이어 "한국 언론이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일본에선 원전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지만, 한국은 달라진 게 없다'는 식으로 보도하는 것에 불편하다"고 했다.

"일본 내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70%가 원전 폐기에 찬성한다고 나온다. 또 지금 원전이 1개만 가동 중이다. 그런데도 왜 폐기하지 못할까? 더군다나 2011년 3월 11일 이후 각종 지방선거가 있었는데, 원전 폐기 공약을 내건 후보가 당선되기는커녕 대부분 참패했다. 후쿠시마에서조차 사고 원전을 관리하던 도쿄전력 출신 후보가 재선했다. 높은 원전 반대 여론이 정치지형의 변화 등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권 교수는 그 원인 중 하나를 '전후(戰後)의 종언'에서 찾았다. 일본에서 전후란, 1945년 8월 15일 히로히토 천황의 항복 선언으로 끝난 '태평양전쟁 이후'을 뜻한다. 권 교수는 "일본에서 전후는 흔히 평화, 민주주의, 경제성장, 풍요로움으로 통하는데, 여기서 경제성장과 풍요로움은 1950~60년대 원전을 시작하면서 가능했다"며 "후쿠시마 사고로 이 두 가지는 위기를 맞이했다"고 설명했다.

전후를 떠받치던 한 축이 흔들리면서 나머지 한 축인 평화와 민주주의 이념마저 위기에 처했다. '이 엄청난 재난을 초래한 것은 핵을 관리한 시스템의 문제'라며 '평화와 민주주의 시대는 갔다'는 보수파의 주장이 나타났다. 당시 집권중이던 민주당 정부의 실패는 여기에 힘을 실어줬다. 민주당은 장기집권한 자민당보다 진보적인 성향을 내세우며 정권을 교체했지만, 정치 개혁은 물론 후쿠시마 사고 수습 과정에서도 허둥댔다. 그 결과 정치의 중심이 더 오른쪽으로 쏠리게 됐다는 것이다.

일본을 지탱해온 두 개의 '아토믹 선샤인' : 미국의 핵우산과 원전

▲ 미국의 과학국제안보연구소 (ISIS)가 2011년 3월 14일 촬영해 공개한 후쿠시마 제1원전 위성사진 ⓒ ISIS

이 때문에 후쿠시마 사고를 '근대과학문명의 한계를 보여줬다', '동북아지역의 안전과 위험은 함께 간다'는 식으로만 바라보면 문제의 본질을 찾기 어렵다는 게 권 교수의 생각이다. 후쿠시마 사고 후 나타난 우경화 현상은 일본사회가 그동안 핵과 평화를 두고 보여온 이중적 태도와 연결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권 교수는 먼저 1945년 이후 일본사회가 강조해온 평화의 역설을 설명했다. 그는 "일본 전후 질서를 지탱해온 평화주의는 일종의 과잉 규정이었다"며 "현실은 못 따라가는데 용어가 앞서나가 실상을 은폐하는 마취효과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마취효과는 첫 번째 아토믹 선샤인 '미국의 핵우산' 속에서 나타났던 일이다.

'아토믹 선샤인(Atomic sunshine)'은 1946년 일본이 미국의 점령 상태에 있던 시절, 민정국장이던 코트니 휘트니 준장이 일본 정부 관리들에게 "우리는 원자력이 내뿜는 햇볕 속에서 해바라기를 즐기고 있다"고 한 것을 뜻한다. 휘트니 준장은 일본에 ▲ 절대주의 천황제가 아닌 상징 천황제를 두고 ▲ 모든 군사력의 보유와 행사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맥아더 3원칙'을넘기며 이 말을 남겼다.

그후 일본은 '맥아더 3원칙'을 참고해 헌법을 개정한다. 무장금지를 규정한 헌법 9조가 만들어졌고, '일본은 핵무기를 갖거나 수입하거나 개발하지 않는다'는 비핵 3원칙이 등장했다. 하지만 권 교수는 "그럼에도 자위대와 일본 주둔 미군이 있는 것은 무엇이냐"고 꼬집었다. 또 "일본은 간접적으로 미국의 핵우산 속에 들어가 있는 만큼, 거기서 벗어나지 않는 이상, 일본 스스로 핵무기를 개발할 이유가 없다"며 '비핵 3원칙'에 감춰진 현실을 지적했다.

"원전 폐기 좌우통일전선? 원전 없앤다면 정치 극우화해도 괜찮은가?"

▲ 권혁태 성공회대 교수는 9일 강연에서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일본 내 원전여론이 높아졌지만 정치는 오히려 우경화했다"며 "'일본은 변했는데 한국만 그대로'란 식으로 문제를 바라봐선 안 된다"고 말했다. ⓒ 박소희

전후 일본사회는 '원자력 폭탄의 피해'를 강조하면서도, 두 번째 아토믹 선샤인 '원자력이 가져올 번영'은 다른 것으로 여겼다. 1940년대 큰 인기였던 만화 (우주소년 아톰)의 주인공 아톰은 '우라늄'이란 형제가 있었고, 우라늄이 '신비의 광물'이라며 홍보하던 시절도 있었다. 사람들은 원자력 폭탄과 원자력 발전을 철저히 구분했다. 그리고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사고를 겪은 사람들은 또 다시 이 지점에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기존 구도로 설명 안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원전에 반대한다면, 극우파여도 어떠냐'는 통일전선 같은 걸 말하더라. 원전 반대가 중요하지만, 좌우에 상관없다면? 원전 폐기를 주장하면서도 정치가 마구 오른쪽으로 간다면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원전을 없애도 헌법은 개정해 자위대를 군대로 하고, 심지어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한국이 일본과 원전반대운동을 연대할 때, 이런 흐름을 염두에 둬야 한다. 후쿠시마 사고를 일본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는 게 이 뜻이다."

권 교수는 강연 끝 무렵 "세계에서 피폭자가 가장 많은 곳이 일본이라면, 그 다음은 한국, 북한일 텐데 우리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일본의 경험'으로만 말한다"며 조선인 피폭자 이야기를 꺼냈다. 그들이 왜 피폭 당했는지, 핵무기란 무엇인지를 말하며 핵 문제를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한국 사회는 그들을 역사에서 사실상 지워버렸다. 권 교수는 "지금도 학생들에게 '합천에 한국인 피폭자가 있다'고 하면 '처음 듣는다'고 반응한다"며 "역사적 경험을 어떻게 남겨놓고 전승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핵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과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모임'은 후쿠시마 사고 2주년을 맞이해 11일부터 '원전을 넘어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로'란 주제로 핵 다큐사진가 모리즈미 다카시의 사진전, 세바스찬 플루크바일 독일 방사선방호협회 회장 강연 등 여러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 후쿠시마 원전사고 2주년 기념 주간 행사 일정 ⓒ 핵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 탈핵에너지전환

박소희(sost)

2013년 2월 15일 금요일

박근혜 '핵발전 유지' 방침…"원자력 안전하단 믿음 중요"


이글은 프레시안 2013-02-14일자 기사 '박근혜 '핵발전 유지' 방침…"원자력 안전하단 믿음 중요"'를 퍼왔습니다.
"원자력안전위 미래부 이관, 규제 약화 우려 불식되게 해달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원자력 안전을 강조하면서도 한국은 핵발전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당선인은 14일 오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교육·과학 분과 국정과제토론회에서 "원자력 안전에 대해서 국민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은데,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원칙 아래 기존 원전에 대한 안전도도 면밀히 검사하고 철저하게 관리를 해 나가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당선인은 "사실 우리가 대체에너지니 (하는) 얘기를 많이 하지만 현실적으로 상황이 그게 우리 전력(충당)이나 이런 것을 할 수가 없다"면서 "원자력으로 가면서 신재생에너지 개발도 연구를 동시에 해 나가야 된다"고 핵발전 유지 입장을 밝혔다.

박 당선인은 "그러려면 국민에게 신뢰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그래서 '한국의 원자력은 안전하다' 국민들이 이런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가 끊임없이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 하에서 핵발전이 확대 계속될 것이라는 환경운동가들의 예측과 일치하는 것이다. 대선 기간 동안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공약 중의 하나로 '탈핵'을 제시했지만, 박 당선인은 공약집 '안전우선주의에 입각한 원전 이용' 항목에서 "원전 관리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원전 정책에 대한 재검토 필요", "추가로 계획하고 있는 원전은 다른 에너지원이 확보된다는 전제하에 재검토"라고 표현했을 뿐 탈핵이나 원전 축소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었다.

정부조직개편에서 논란이 된 원자력안전위원회 문제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박 당선인은 "(원안위를)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는 방안에 대해서 규제가 약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는데 이게 불식될 수 있도록 세밀히 검토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당선인은 "위원회의 역량과 기능이 실질적으로 원자력 안전체계를 강화하도록 설계를 하고, 또 원자력 안전 강화를 위한 세부계획들을 국민한테도 충분히 알려야 될 것"이라며 "아무리 안전해도 국민들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면 문제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국민과의 소통이 특별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곽재훈 기자 

2012년 12월 4일 화요일

불안해 죽겠는데...박근혜 후보는 회피하시네요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12-04일자 기사 '불안해 죽겠는데...박근혜 후보는 회피하시네요'를 퍼왔습니다.
[나는 초록에 투표합니다⑥] 원전 중심? 탈핵? 공식입장 밝히지 않는 박근혜

치명적인 핵발전소 사고들이 은폐되고, 4대강에서 수십만 마리의 물고기들이 죽어 떠오르고, 화학물질 관리 부실로 산모와 아이들이 죽음을 당하고, 가축과 동물들이 살처분 당하고 있습니다. 생태의 민주화가 가능해야 경제의 민주화도 가능합니다. 지난 정부의 환경정책을 검증하고 새로운 복원과 치유에 대해 논의할 때입니다. 범 환경진영은 새로운 5년이 생태적 치유와 복원의 과정이 될 수 있도록 '나는 초록에 투표합니다'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이를 제안하는 글을 10여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편집자말] 대통령 선거가 이제 16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다른 어느 때보다 정책 토론이 실종돼 있다. 대통령 후보들의 정책 TV 토론은 기껏해야 3번 정도밖에 예상할 수 없다고 하는데 반론과 질문이 없는 토론이 될지도 모른다는 소식이다. 

이번 대선에서는 두 유력한 후보가 경합 중인데 복지정책이나 일자리 정책, 경제민주화 정책 등 겉보기로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그러다 보니 양쪽 캠프에서는 서로 과거에 대한 공격뿐이다. 

하지만,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명백히 다른 정책 중 하나가 핵발전소, 원전에 대한 입장이다. 전국 76개 환경, 시민사회, 노동, 생협, 종교 단체로 구성된 '핵없는사회를 위한 공동행동'은 지난 10월 30일 문재인, 안철수, 박근혜 캠프에 핵에너지와 에너지정책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전달했다. 

문재인, 안철수 캠프는 이미 '신규원전 중단, 노후 원전 폐쇄' 입장을 밝혔다. 탈원전 사회로 가기 위한 수요관리와 재생가능에너지 확대 정책도 밝히면서 예산과 제도 등의 구체적인 지원책까지 밝혔다. 

새누리당은 원전 찬성, 박근혜 후보는?

▲ 11월 27일 오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지지자를 향해 두손을 들어보이고 있다(자료사진). ⓒ 유성호

하지만 박근혜 캠프는 환경정책학회 등이 주최한 '대선 후보들의 환경 에너지 정책' 토론회에서도, 환경운동연합이 주최한 '대선환경정책 토론회'에서도 에너지 및 환경정책에 대해 백지를 제출했다. 핵없는사회를 위한 공동행동이 제출한 질의서에 대해서도 한 달이 넘은 지금껏 공식입장이 없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후보가 어떤 입장인지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그가 대표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입장은 명확하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당의 상징인 비례대표 1번은 원자력연구원 출신인 '민병주'를 선출했다. 민병주 의원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서 한국수력원자력(주)와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변호하기에 바빴다.

▲ 박근혜 대통령 후보(오른쪽)과 민병주 의원(자료사진) ⓒ 남소연

새누리당은 19대 총선에서 핵없는사회를위한 공동행동이 요청한 핵발전 및 에너지 정책에 대한 질의서에서 공식적으로 답변을 거부했으며 정책 토론회도 거부했다. 그리고 발간된 중앙 공약집에는 에너지 정책이 아예 빠졌다. 지역 공약집에서는 '현실적으로 기름과 가스가 나지 않는 나라에서 원자력은 필수 불가결한 에너지원입니다. 국내 원전의 절반이 위치한 경북에 원전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수출산업화를 위한 원자력 기반 연구·산업벨트를 조성하겠습니다'라면서 노골적인 핵발전 확대 정책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박근혜 후보는 무응답이다. 환경과 에너지 정책에 대한 정책이 이미 한 달 전 후보에게 전달됐다는 게 내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하지만 후보가 직접 발표해야 하기 때문에 공식 입장을 밝힐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와중에 선거관리위원회가 대선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원자력 발전소 증설은 계속 추진되어야 한다"는 질문에 대한 입장을 요구했다. 문재인 후보는 '반대'라고 했지만 박근혜 후보는 '조건부 반대'라고 했다. 

'조건부 반대'는 핵발전의 안전관리를 강조하면서 증설에는 신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원자력발전을 지속하기 위해 '안전성'을 높이되 '신뢰'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원전 확대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국민들에게 홍보하고 설득하겠다는 얘기다. 원자력 마피아(정치, 경제, 언론, 학계 등 원자력 이익집단)들의 주장과 같다.

원자력마피아도 새롭게 원전을 추가 건설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지어 어떨 때는 원전이 재생가능에너지로 대체될 것이라고도  말한다. 100년 후쯤 말이다. 지금은 재생가능에너지도 부족하고 화석연료도 없으므로 원전이 당분간 전력공급을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생가능에너지가 확보될 때까지 원전을 늘려야 한다는 '조건부 반대'를 하는 셈이다. 하지만 그들의 로드맵에서 재생가능에너지는 언제나 부족하다.

무너진 원전 안전신화, 한국이 위기다

▲ 세계에너지원별 연간 성장률. ⓒ 지구환경보고서 월드워치연구소

원전 중심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면서 재생가능에너지가 확대되기를 바라는 것은 불가능하다. 세계적으로 바이오, 풍력과 태양광 같은 재생가능에너지가 20~50%를 넘는 연간 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국가에너지 기본계획에서 계획한 연간 8.7% 성장률도 언감생심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재생가능에너지 확대 정책이 중단된 이후로 태양광 산업계에 찬물이 끼얹어진 상황이다. 관련 예산 투여도 G20 국가 중에 15위로 인도네시아의 1/3수준, 4천억 원 정도다. 반면에 원전 증설을 위해서만 2024년까지 33조 이상 투여될 계획이다. 세계는 2010년 한 해만 재생가능에너지에 211조 원을 투자했다.

▲ 세계 가동 중인 원전 현황(2012. 12. 3일 현재) ⓒ IAEA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세계는 원전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진실을 목도했다. 핵연료 피복관, 원자로용기, 격납건물까지 5중 방호벽, 다중성, 다양성, 독립성 등의 안전장치는 무용지물이었음을 확인했다. 더 이상 백만년이나 천만년에 한 번 노심 용융(핵연료봉이 녹아내리는 사고)이 일어날 것이라는 확률을 바탕으로 한 '확률론적 안전성 평가'가 의미없음을 확인한 것이다. 원자력 안전신화는 무너졌다.

최근 드러난 우리나라 핵발전 산업계에 만연한 비밀과 폐쇄주의, 비리, 안전불감증과 더불어 불량부품 공급 사태는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게다가 고리 1호기 정전 은폐사고나 10년간 품질검증서 위조 부품 사용, 영광 3호기 원자로 헤드 관통관 균열 등 일련의 안전사고를 보고 있자면, 핵발전소 안전을 책임지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존재하는 지 의문스러울 지경이다. 

역사적으로 원전가동 수가 많았던 나라들이 대규모 원전 사고를 일으켰다. 미국(104기), 구소련(66기), 일본(54기)에서 차례대로 사고가 발생했다. 이제, 프랑스(58기)와 우리나라(23기)가 남았는데 프랑스는 2025년까지 24기를 중단하기로 했다. 하지만 우리는 2024년까지 노후원전 폐쇄계획은 없고 11기를 추가로 더 건설 가동할 예정이다. 

대형사고에는 불량부품, 안전불감증의 가동문화 그리고 자연재해의 3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다행히 자연재해가 비껴갔다. 앞으로도 그럴 보장이 있을까?

원전 안전에 대해서는 회복할 '신뢰'가 없다. 원전은 그 자체가 매우 위험한 기술이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폐쇄해야 한다. 원전 증설에 '신중'할 필요가 없다. 

원자력마피아들은 핵발전소를 줄이면 전기요금이 올라간다고 협박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산업계 전기요금은 중국보다도 30~40% 싸다. 때문에 전기를 많이 쓰는 해외 공장들이 우리나라에 자리잡고 있다. 공기업인 한전이 한 해 수조 원의 적자를 지면서도 원가 이하로 산업계에 전기를 공급하기 때문이다. 

결국, 국민 세금으로 이들의 영업 이익을 보장해주는 꼴이다. 상업건물들이 사용하는 전기요금 올려야 한다. 비용을 다 지불하지 않는 전기다소비자들은 요금을 제대로 내야 한다. 이들이 쓰는 전기가 전체 수요량의 80%가량인데 요금은 일반 가정 전기요금의 2/3정도로 싸다. 누진율도 없다. 

우리나라 재생가능에너지, 기술적 잠재량 높아

핵발전소 발전단가가 싼 이유는 핵발전소 폐로비용, 핵폐기물 처분비용, 원전 사고 비용을 미래세대에 전가하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안전을 담보로 높은 가동률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핵발전소는 세계에서 가장 혹사당하고 있다. 그만큼 사고 위험도 높다. 

우리나라의 재생가능에너지 기술적 잠재량은 매우 높다. 기술적 잠재량은 현재 기술로, 기기의 효율까지 고려한 양이다. 현재 태양광에너지의 기술적 잠재량은 2030년 최종 에너지 사용량의 세 배가량 된다. 효율이 계속 개선되고 있어서 현재 우리가 쓰는 전기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면적도 작년에는 6.7% 였는데 올해는 4.5%이면 된다. 3면이 바다라서 풍력 자원도 풍부하다. 

자, 박근혜 후보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 원자력 마피아와 같은 입장인가? 아니면 원전 증설 중단하고 노후 원전 폐쇄하는 탈핵·탈원전 쪽인가.

☞ 나는 초록에 투표합니다.(http://www.vote4green.org/) 사이트 바로가기

양이원영(wawayang)

2012년 10월 12일 금요일

원자력 전문가의 고백 "국민들은 속고 있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10-11일자 기사 '원자력 전문가의 고백 "국민들은 속고 있다"'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후쿠시마 원자로 설계 기술자 다나카 미쓰히코 씨

환경운동가들은 원자력발전소를 두고 '양파'에 비유한다. 도통 '속'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의혹은 벗겨 내고 벗겨 내도 계속 새로운 게 나온다. 이 같은 이유는 원자력발전소와 관련된 정보의 접근성이 극히 제한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이 '비밀'에 부쳐진다. 그러면서 정부나 원자력 전문가는 앵무새처럼 '원자력은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한국의 경우, 원자력발전소가 지어진 이후 2011년까지 총 651건의 고장 사고가 발생했다. 현재 22기의 원자력발전소가 운행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굉장히 적은 사고발생수다. 원자력발전소 고장 등에 따른 발전 손실률(비계획손실량/발전가능량)은 0.41%로 원전 10기 이상 보유국(12개) 평균 4.79%의 11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고장률이 현저히 낮다는 통계수치를 액면 그대로 믿기엔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 사고 발생 여부가 외부에 제대로 공개도 되지 않을 뿐더러 한국수력원자력이 발표한 내용 말고는 확인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에서 만난 일본 과학평론가이자 전 원자로 설계기술자인 다나카 미쓰히코 씨(69)는 "분명하게 속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연간 300건 정도의 사고가 발생하는데, 상식적으로 한국에서만 사고율이 낮다는 건 원자력발전소 구조상 말이 안 된다는 주장이다.

▲ 다나카 미쓰히코 씨. ⓒ프레시안(허환주)

"원전에서 사고 나도 온갖 방법으로 은폐한다"

다나카 씨는 1968년 일본 전기 제조업체인 히타치제작소 자회사인 '바브코크히타치'에 입사한 뒤 원자로 설계 등을 담당하다가 1977년 퇴사했다. 이후 체르노빌 사고를 접하고 자신 역시 그러한 재앙에 일조했다는 자책감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고자 반핵운동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조사하는 위원으로 활동했다. 일본 국회는 '후쿠시마사고 조사위원회법'을 만들고 10인의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10월 초에는 그간 조사한 내용의 결과물을 책으로 내기도 했다. 그런 그가 4박5일 일정으로 10일 한국을 방문했다. 삼척, 울진 등을 돌아다니며 원자력 발전소의 문제점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다나카 씨는 "일본도 원자력발전소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온갖 방법을 동원해 은폐하려 한다"며 "발전소가 하루 쉬면 엄청난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과거 사고 은폐가 들통나 난리가 난 적도 여러 번 있다"고 밝혔다.

다나카 씨는 발전소에서 문제가 생겨도 은폐할 수 있는 건 "자기네들만 조용히 하면 (외부에서는)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과거 원자력발전소를 만드는 회사에서 일할 때도 그런 '일'을 벌였다고 고백했다. 그는 지난해 3월 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 4호기를 설계했다.

"원자력발전소는 운전 중에도 문제가 발생하지만 제조사가 만드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내가 70년대에 제작한 도쿄전력 후쿠시마 4호기 원자로(가압수형)가압력용기의 열처리를 잘못해 대형 뒤틀림이 발생했다. 결정적 하자가 생긴 거다. 당시 어떻게 할까 사람들끼리 고민을 하다 결국 도쿄전력 쪽에 거짓말을 하고 한 달 정도 다시 뒤틀린 부분을 펴는 보수 작업을 했다. 그 뒤 아무렇지도 않은 듯 넘겼다.

그게 가능했던 건 우리끼리만 입을 다물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도쿄전력에서 어떻게 알 수 있겠나. 하물며 도쿄전력을 감시해야 하는 정부는 더욱 이런 사실을 알 리가 없다.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가능한 일이었다."

"한국도 일본과 다르지 않다"

다나카 씨는 이런 문제는 도쿄전력, 즉 원전 제조업체와 일본 정부 사이에도 성립된다고 설명했다. 다나카 씨는 "도쿄전력, 또는 원전 제조업체는 원전 관련 기술적인 지식을 국가보다 더 많이 갖고 있다"며 "그렇다 보니 원전을 규제하고 책임을 져야 할 정부가 전력사, 제조사 등에 휘둘리게 된다"고 밝혔다.

다나카 씨가 자신이 참여한 후쿠시마 조사위원회에서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보다는 사회적 원인을 찾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나카 씨는 도쿄전력이 어떤 식으로 규제를 피했으며 감시를 받지 않고 어떻게 원전을 운영해왔는지를 낱낱이 파헤치는 데 주력했다.

다나카 씨는 "이런 구조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야기됐다"며 "규제를 해야 할 정부가 되레 도쿄전력에 지배당했다는 증거를 이번 보고서에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나카 씨는 "한국도 일본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도 참고할 게 많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원전 정책과 산업의 두 축은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다. 지경부가 에너지 수요 전망과 에너지 수급계획을 발표하면 이에 따라 원전 추가 규모가 정해진다. 원전 연구·개발과 안전 규제는 교과부 몫이다. 원전 기술 개발은 교과부 원자력국이, 안전 점검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맡고 있다.

원전은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이 100% 운영한다. 원전 건설은 한 기당 2조 원 이상이 드는 대형 건설 사업으로, 현대건설·두산중공업·삼성물산·대림산업·대우건설의 5개사가 국내 원전 건설을 맡아왔다.

교과부와 지경부라는 두 축에 원자핵공학자, 방사선 전문가 등 학계가 용역 연구와 정책 자문위원 등으로 폭넓게 활동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원자력과 관련된 전문가 집단이 원자력 정책 결정을 독점하면서 비판적 접근은 사실상 봉쇄된 상태다. 실제로 원자력 정책 관련 최고 심의·의결 기구인 원자력위원회의 경우 민간 위원 7명 중 5명이 원자력 확대에 앞장선 이력을 지니고 있다.

▲ 후쿠시마 원전 내부 모습. ⓒ로이터=뉴시스

"과거로 되돌리긴 어렵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다나카 씨는 한국의 원자력발전소를 두고 후쿠시마 원전처럼 되지 말란 법이 없다고 경고했다. 다나카 씨는 "후쿠시마 조사위원회는 후쿠시마 원전 1호기의 폭발 원인으로 쓰나미가 아닌 지진의 영향도 크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그간 쓰나미에 의해서 폭발이 났다고 했지만 이를 정면으로 뒤집는 조사 결과다"라고 설명했다.

다나카 씨는 "한국은 지진이 나지 않는 지역이라며, 난다 하더라도 약하게 발생한다며 원자력발전소 내진설계를 진도 6.5 기준으로 설계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이렇게 단순하게 규모를 기준으로 내진설계를 하는 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지진은 발생 지점과의 거리, 가속도 등에 따라서 크게 달라진다는 것.

더구나 다나카 씨는 원전은 지진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요소에 의해 폭발할 수 있는 불안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체르노빌 사고를 예로 들며 "이 사고도 지진과 무관했다"며 "지진도 무섭지만 원전 가동 중 불의의 사고, 테러의 위험 등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는 "절대 신용해선 안 되는 핵발전소 옹호 학자들의 말만 믿고 원자력발전소가 안전하다고 믿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다나카 씨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일본에선 핵발전소를 없애라는 국민의 여론이 70~80% 정도 된다"며 "후쿠시마 이전과 이후를 기점으로 일본이 핵발전소를 바라보는 시선은 완벽히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다나카 씨는 "아직 한국은 그런 일을 겪지 않아서 그런지 원전을 바라보는 시선이 예전 일본과 비슷하다"며 "하지만 후쿠시마 사고와 같은 일이 벌어진 뒤엔 다시 되돌리기 어렵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허환주 기자

2012년 9월 4일 화요일

"원전 80개 수출? 달로 가나 화성으로 가나"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9-03일자 기사 '"원전 80개 수출? 달로 가나 화성으로 가나"'를 퍼왔습니다.
'탈핵 전문가' 마이클 슈나이더 "세계 핵산업 내리막... 수출 시장 사라져"

▲ 독일 출신 국제에너지정책 전문가인 마이클 슈나이더가 3일 오전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세계 핵산업의 미래는 있는가'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김시연

전 세계가 '탈핵'을 모색하는 마당에 2030년까지 80개 원전을 수출하겠다는 한국이 국제적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독일 출신 국제에너지정책 전문가인 마이클 슈나이더는 3일 "수출 시장이 보이지 않는데 어디다 팔려는 건가, 달로 가야 하나 화성으로 가나"라며 한국 정부의 원전 수출 정책에 일침을 가했다. 

전 세계가 '출구전략' 모색하는데 한국은 원전 르네상스? 

'아이들에게 핵없는 세상을 위한 국회의원 연구모임'(회장 김제남 통합진보당 의원) 초청으로 한국에 온 슈나이더는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서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줄고 있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신규 원전 건설이 중단되는 등 원전 관련 기업들이 위기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역시 지난 2009년 말 UAE(아랍에미리트) 원전 건설 사업을 수주한 뒤 3년만인 지난 7월 본공사에 들어가긴 했지만 자금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슈나이더는 "자금 조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첫 삽을 떴다는 것도 놀랍다"면서 "그만큼 이미 따낸 계약에 대해서도 자금 조달이 어렵다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세계 핵산업 동향보고서 대표 저자로 유럽의회를 비롯해 프랑스, 독일 정부 등에서 에너지 정책 자문을 하고 있는 슈나이더는 세계 핵 산업 후퇴 이유를 후쿠시마 사태 이후 안전 조치 등 원전 건설비용 증가와 재생에너지산업 발전에서 찾았다. 

실제 2007년을 기준으로 주요 원전 관련 주요 기업들의 주가를 분석해 본 결과 지난해 말 원전에서 발을 빼겠다고 발표한 영국 SSE 정도를 제외하고 모두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도쿄전력(TEPCO)이 지난해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시가총액 96%를 잃은 것은 물론 이 사건과 직접 관련 없었던 세계 원전 건설 1위 기업인 프랑스 아레바(AREVA) 주가 역시 88% 떨어졌다. 한국전력을 비롯한 다른 나라 기업 주가도 2/3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슈나이더는 "독일 EDF나 한전 등은 국가가 보증해 S&P 신용등급 A등급을 유지하고 있지만 아레바는 BBB-로 정크(투자부적격) 등급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누가 돈을 투자해 원전을 건설하려 하겠나"라고 꼬집었다. 

실제 프랑스 BNP파리바 은행은 지난 3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원자력포럼에서 "원전 건설 프로젝트는 대부분 정부나 대형 공사가 재정을 제공하는데 여론 등 다른 에너지 자산들에 비해 높은 정치적 리스크와 맞닥뜨리고 있다"면서 경제성이 불확실하다는 결론을 도출하기도 했다. 

▲ 독일 출신 국제에너지정책 전문가인 마이클 슈나이더가 3일 오전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세계 핵산업의 미래는 있는가'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핵 산업의 미래는 신규 건설 아닌 안전 관리와 폐로 기술"

슈나이더는 "원전 강국인 독일과 일본의 탈핵 결정이 다른 나라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재생에너지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을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여서 앞으로 원전의 비중은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한국은 2011년 원자력 발전량에서 미국, 프랑스, 러시아, 일본 등에 이어 세계 5위를 기록한 반면 재생에너지 투자에서 세계 10위권에도 들지 못하고 있다. 2011년까지 3년간 재생에너지 투자 규모에서 미국이 481억 달러로 1위, 중국이 455억 달러로 2위, 독일이 306억 달러로 3위를 달리는 반면 한국은 3억3300만 달러로 15위에 그쳤다. 

슈나이더는 "전 세계에서 2012년 가동을 시작한 신규 원전은 단 2기에 불과했는데 모두 한국 원전이었다"면서 "핵 산업의 미래는 신규 건설이 아니라 발전소와 핵폐기물의 안전 관리, 폐로 기술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슈나이더는 지난 10일 벨기에 도엘(Doel) 원전 3호기 압력용기에서 발생한 균열을 상기시키며 "80년대 후반 가동 뒤부터 많은 균열이 있었지만 그동안 검사 방법론이 제대로 안 돼 미세한 균열을 검사할 수 없었다"면서 "검사 기술상 문제라면 모든 낡은 원자로가 해당될 수 있고 고리 1호기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시연(staright)

2012년 3월 25일 일요일

"'원전 장사'에 골몰하는 그들, 1년전 재앙 잊었나"


이글은 프레시안 2012-03-23일자 기사 '"'원전 장사'에 골몰하는 그들, 1년전 재앙 잊었나"'를 퍼왔습니다.
"말로는 '안전' 외치면서 실제로는 '수출' 논의"

세계 원자력 산업계 인사들이 모이는 서울 원자력인더스트리서밋이 2012 핵안보정상회의의 공식 부대 행사로 23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렸다. 후쿠시마 사고 1주년과 비슷한 시기에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원자력 안전 강화'라는 모토와 함께 '원자력 재부흥'을 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날 자리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전세계적으로 높아진 '탈핵' 여론에 원자력 산업 관계자들 역시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세계 원자력협회(WNA), 국제원자력기구(IAEA), 경제협력개발기구 원자력기구(OECD/NEA) 등 원자력 관련 기구 관계자들과 마빈 퍼텔 미국 원자력협회(NEI) 회장, 쑨친 중국 국영핵공업집단공사 원자력 산업계 최고경영자(CEO)도 대거 참여했다.

로랑 스트리커 세계원자력사업자협회(WANO) 의장은 기조연설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교훈을 얻어 우리는 사고 예방과 위기관리에 가장 신경을 쓰게 됐다" 며 "세계 각국이 함께 연구하고 저마다 갖고 있는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면서 원자력 산업을 좀 더 안전하고 강하게 만들자"고 말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도 강행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원자력 확대' 기조를 재확인했다. 김황식 총리는 축사에서 "9.11테러 이후 핵 테러 우려가 증가하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자력의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나 증가하는 에너지수요와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원자력 사용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40~50년까지는 원자력의 안전한 이용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현실성 있는 대안"이라고 말했다.

한수원은 "이번 회의에서 국제적 핵안보 체계 강화와 안전에 대한 산업계의 의지를 보여줌으로 실추된 원자력 안전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고 원자력 산업계의 국제적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이날 "연구용 고농축 우라늄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새로 원전을 도입하는 나라의인프라 구축을 적극 지원한다"는 내용의 공동합의문을 발표했다. △안보 문화의 향상 △연구용 고농축 우라늄 사용 최소화 △IAEA의 권고사항 지원 △사이버테러 대응 강화 △핵안보 관련 우수사례 교류 △신규 원전 도입국에 대한 인프라 지원 등의 세부 실천 사항도 내놨다.

이중 '신규 원전 도입국에 대한 인프라 지원'은 '핵 수출 확대'라는 이날 회의의 본질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공동합의문은 "신규 원자력시설 도입국의 요청이 있는 경우, 원자력 인프라 구축에 관한 IAEA의 권고사항에 따라 원자력에너지의 안전하고 안정적인 사용을 위해 필요한 인프라 구축을 지원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IAEA는 그간 개발도상국이 원전을 도입하면 송전망을 깔아 전력시스템을 구축하고 원자력법을 제정하는 등의 유무형 인프라 구축을 해왔다"면서 "이 합의문에서 '에너지의 안정적인 사용'을 지적하며 이러한 사업을 지원한는 것은 말 그대로 핵발전소를 수출하겠다는 이날 회의의 본심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후쿠시마 사고난 지 1년만에 '원자력 수출' 회의 여나"

원자력인더스트리서밋이 열린 행사자 부근에서는 이들을 비판하는 기자회견도 열렸다. 핵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과 핵안보정상회의 대항행동은 이날 오전 일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미국 등의 반핵 운동가와 함께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당초 원자력인더스트리서밋이 열리는 그랜드인더콘티넨탈 호텔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으나, 경찰이 지하철역에서 이들의 출입을 통제함에 따라 삼성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핵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 측은 "당초 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로 경찰과 합의했으나 경찰이 말을 바꿨다"고 비판했다.

이로 인해 핵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 측과 경찰 사이에서는 적지 않은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등은 경찰에 강하게 항의했고, 이를 지켜보던 아시아 반핵 활동가들도 영어로 "남한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고 외치는가 하면 한 활동가는 기자들에게 "(경찰이 막아서는) 이런 일이 한국에서는 자주 일어나느냐?"고 묻기도 했다.

필리핀에서 온 반핵 활동가 에밀리 델라 크루즈 씨는 "현재 도시바, GE와 같은 초국적 에너지 기업이 어떻게 핵 산업을 더 많이 수출할 것인지를 논의하고 있다. 더 많이 수출하기 위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선전하고 있다"며 "그러나 일본과 같은 에너지 강국도 후쿠시마 사고와 같은 악몽을 막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태국에서 온 산티 촉차이참난킷 씨는 "다음달이면 체르노빌 사고가 발생한지 27주년이 되지만 아직도 해결책을 제시하는 정부나 기업은 없다"면서 "핵산업계는 다른 일을 더 벌이기전에 핵으로 인한 피해부터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는 "핵산업계는 오로지 '수출'만 생각하지 자신들로 인해 피해받은 사람은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대신 '핵은 안전하다, 좋다'는 거짓말만 늘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기후에너지 국장은 "한국 정부가 원자력을 확대하고 수출하려는 이들이 모이는 회의 자리를 만들었다. 한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고 죄송하다"고사과하면서 "어떻게 사람의 얼굴을 하고 후쿠시마에 엄청난 재앙을 일으킨 지 1년 만에 원자력을 수출하겠다는 회의를 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 ⓒ뉴시스

/채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