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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26일 금요일

'기세등등' 새누리 "오유는 종북 사이트"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4-25일자 기사 ''기세등등' 새누리 "오유는 종북 사이트"'를 퍼왔습니다.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제기에 '색깔론' 공세... "민주당, 정치공작 대국민 사과해야"
▲ 신의진 새누리당 원내대변인 (자료 사진) ⓒ 유성호


4·24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새누리당이 기세등등해졌다. 최근 경찰 수뇌부의 축소·은폐 압력설까지 불거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야권의 공세에 "국기문란과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책임을 모면해 보려는 기만적인 꼼수"라고 맹비난했다. 

특히, 이번 사건의 시발점이었던 인터넷사이트 '오늘의 유머(오유)'를 "종북성향의 사이트"로 규정했다. "(문제의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씨는) 오유가 종북성향 누리집이므로 이곳에서 북한의 사이버요원을 찾는 활동을 했다"는 국정원의 해명을 고스란히 이은 것이다.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과 함께 '여직원 감금 논란'에 대한 수사도 촉구하며 '물타기'를 하던 종전의 입장에서 색깔론 공세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신의진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25일 브리핑에서 "민주당에 간단히 요구하겠다, 밥도 익기 전에 솥뚜껑 열면서 호들갑 떨지 말고 차분하게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기 바란다"며 "누차 강조하지만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해) 밝혀진 사실은 그 여직원이 대선과 연관성이 분명해 보이는 키워드조차 없이, 불과 4개월간, 그것도 매우 짧은 단문 댓글 120개를 인터넷 검색순위도 300위 권에 불과한 종북성향 사이트에 올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24일) 브리핑에서도 "민주당은 북한과 종북세력이 하는 주장을 똑같이 반복하고 있다"면서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민주당의 공세에 색깔론을 덧씌웠다. 또 "(민주당의 주장은) 대선 패배 후 내부의 책임공방과 계파 논란에서 (시선을) 외부로 돌리려는 정치공작이자 꼼수"라고 주장했다.   

신의진 "(조선일보) 칼럼, 상당히 핵심 찔렀다고 생각한다"

신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도 "이런 사실을 갖고 민주당이 '대선에 영향을 끼치려 했다'고 침소봉대하고 있는데 이는 제1야당의 자세가 아니다"면서 "여전히 박근혜 정부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것이고 자신들이 잘못해 한 패배의 원인을 다른데서 찾으려는 비겁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또 경찰 수뇌부의 사건 축소·은폐 지시를 폭로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겨냥, "한 여성의 인권을 방조한 그 수사과장을 (민주당은) '광주의 딸'로 지역감정을 조장하며 미화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민주당은 검찰과 경찰을 향해 행사하고 있는 모든 정치적 압력과 공세를 즉각 중단하라"고도 요구했다. 

이어 "지금 민주당의 행태는 국기문란과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책임을 모면해 보려는 기만적인 꼼수에 불과하다는 것을 모든 국민들이 알고 계신다, 더 늦기 전에 이 모든 정치공작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하기 바란다"며 "이번 재보선 결과에서 보듯 이러한 행태를 바라보는 국민의 눈높이는 차갑고 엄중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브리핑 후 "새누리당은 '오늘의 유머'를 종북성향의 사이트로 생각하나"란 기자의 질문에도 "그렇다"며 "국정원의 설명도 있지만, 우리가 볼 때도 (오유에) 북한의 주장과 상당히 유사한 내용이 많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조선일보)가 전날 1면에 "김씨가 주로 활동했던 '오늘의 유머'는 종북 성향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친야 색깔이 짙고, 하루 평균 순방문자 수가 네이버의 1%도 못 된다"며 국정원의 주장을 옹호한 칼럼을 실은 것을 두고는 "상당히 핵심을 찔렀다고 생각한다"고 동조했다. 

이어 "종북성향의 사이트에 (댓글을 올린 것은) 국정원 직원이 할 수 있는 목적에 맞는 사업"이라며 "북한이 하는 게 남한 내부 사회의 교란 아닌가, 그를 막자면 국내정치를 옹호하는 발언이 나올 수밖에 없다, 대선개입은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물타기, 헌정사 지워지지 않을 오점 남길 것" 

그러나 국정원의 주장이나 (조선일보)의 칼럼 내용은 경찰의 수사결과와도 맞지 않는다는 반론에 부딪힌 상황이다. 

일단, 검찰에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송치된 국정원 직원 3명이 '오유' 등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글은 지금까지 파악된 것만 400개가 넘는다. 게다가 김씨 등은 '오유'만이 아니라 중고차 매매 사이트인 '보배드림'과 쇼핑정보 사이트인 '뽐뿌'에서도 활동했다. 네이버나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활동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점이다. 더구나 김씨가 소속된 국정원 심리정보국 요원이 70여 명에 달하는 점을 감안할 때, 이같은 불법 활동은 추가적으로 드러날 수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이같은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유승우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대정부질의에 나서 "대선 여론조작을 목적으로 했다면 1500만이 방문하는 네이버가 있는데 순위 330위인 '오늘의 유머' 사이트를 골랐겠느냐"며 "민주당은 국정원의 대선개입 운운하면서 경찰수사를 과장하고 왜곡해서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당은 평범한 가정집을 여론 조작 아지트라고 하면서 44시간동안 여직원을 불법 감금하고 협박했다"며 국정원 직원 감금 사건에 대한 수사도 촉구했다. 

이와 관련,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새누리당이 권력기관의 국기문란과 헌정파괴를 감싸고 거꾸로 수사를 촉구하는 야당을 매도하는 것은 용서받지 못할 책임 회피"라며 "이를 물타기하고 진흙탕 싸움으로 몰아 국민의 외면을 이끌어내려는 행태는 대한민국 헌정사에 지워지지 않을 오점을 남길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경태(sneercool)

2012년 10월 22일 월요일

박근혜 “정수장학회 강탈한 것 아니다” 사회환원 거부 파문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0-21일자 기사 '박근혜 “정수장학회 강탈한 것 아니다” 사회환원 거부 파문'을 퍼왔습니다.
기자회견서 모든 요구 외면 “최필립 사퇴요구 정치공세, 고 김지태씨 부정부패자”

고 김지태씨 유족과 정치권 언론계 시민사회단체의 거센 사회환원 요구에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정수장학회와 관련해 "정수장학회가 저의 소유물이라든가 저를 위한 정치활동을 한다는 야당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나서 대선을 앞두고 '정수장학회' 이슈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박근혜 후보는 21일 오후 3시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수장학회가 자신을 정치적·경제적으로 돕고 있으며 △최필립 이사장의 과도한 연봉 등 정수장학회의 비리 문제와 △정수장학회는 고 김지태씨의 부일장학회를 강탈해 만든 장물이라는 등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박정희 정권 시절 강탈한 정수장학회의 사회환원 요구는 고사하고, 최필립 현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진 사퇴요구마저 사실상 거부했다.
박근혜 후보는 "정수장학회는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공익 재단이며 어떠한 정치활동도 하지 않은 순수한 장학재단"이라며 "정수장학회가 저에게 정치자금을 댄다든지 대선을 도울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공익재단의 성격을 잘 알지 못하거나 알고도 그렇게 주장한다면 정치적 공세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CBS노컷뉴스

박 후보는 또한 "민주당 정권 내내 (정수장학회의) 문제점을 파헤쳤고 곽노현 교육감 재임 당시 감사까지 진행했지만 전혀 문제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하게 운영돼 왔다"며 "만약 비리가 있었다면 벌써 감독기관에서 모든 것을 동원해서 압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의전비서관으로 활동했던 최필립씨가 이사장을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박 후보는 "어느 재단이든 설립자의 뜻을 잘 아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설립자와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물러나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옳지 못한 정치 공세"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부일장학회의 설립자인 고 김지태씨에 대해서도 "부정부패로 지탄받았던 분"이라고 비난했다. 박 후보는 "고 김지태의 장학회가 이름만 바꾼 것으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 사실과 다르다"며 "정수장학회는 부일장학회를 승계한 것이 아니라 새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김지태씨가 헌납한 재산이 포함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복지가들뿐 아니라 해외 동포들의 성금을 모아 만든 재단"이라며 "안타깝게도 김지태씨는 부정부패로 많은 지탄을 받았던 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분노한 시민들이 집 앞에서 시위를 할 정도"였다며 "부패의 혐의로 징역 7년형을 구형받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박 후보는 "그 과정에서 처벌을 받지 않기 위해 먼저 재산 헌납의 뜻을 밝혔고 부산일보와 문화방송 주식을 헌납했다"고 말했다.
또한 "부산일보와 문화방송의 규모는 현재의 규모와 비교도 할 수 없는 것이었다"며 "부산일보는 당시 자본의 98배나 잠식돼 자력으로 회생하기 힘들 정도의 부실기업이었다"고 비판했다.
MBC에 대해서도 "라디오 방송만 하던 작은 규모였다. 오히려 견실하게 성장해서 규모가 커지자 지금과 같은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마지막으로 정수장학회의 명칭 변경과 이사진의 거취에 대해 스스로 해답을 내놓으라고 밝혔다. 그는 "이사장과 이사진은 (정수장학회가) 더 이상 정쟁의 도구가 되지 않고 국민적 의혹이 조금도 남지 않도록 국민 앞에서 확실하게 투명하게 밝혀서 국민들에게 해답을 내놓으시기 바란다"며 "더 이상 의혹을 받지 않고 공익 재단으로서 새롭게 거듭할 수 있도록 이사진에서는 장학회의 명칭을 비롯해 모든 것을 잘 판단해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조수경 기자 | jsk@mediatoday.co.kr  

2012년 10월 20일 토요일

박근혜, 'NLL 총공세'…문재인 겨낭 정치공세


이글은 프레시안 2012-10-19일자 기사 '박근혜, 'NLL 총공세'…문재인 겨낭 정치공세'를 퍼왔습니다.
[분석] MB 발언과 판박이…2007년 대선 메뉴 '재탕'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서해북방한계선) 포기 시사' 발언 정치 공방에 가세했다. "진실을 밝히라"는 차원을 넘어서 "NLL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이 NLL 이슈를 야당의 '대북관' 이슈로 몰고가기 위해 총 공세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박 후보는 19일 오후 서울 양천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당 선대위 출범식에서 "요즘 서해 북방한계선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는데, 이는 수많은 우리 장병들이 목숨을 바쳐 지켜낸 것으로 누구도 함부로 변경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도대체 2007년 정상회담에서 무슨 얘기가 오갔다는 것인가"라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겨냥했다.

박 후보의 발언은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과 맥이 닿는다. 이 대통령은 전날 '노크 귀순' 사태가 벌어졌던 강원도 22사단을 방문하는 대신 NLL 인근의 서해 연평도를 방문해 "우리 NLL을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NLL은 우리 장병들이 목숨을 바쳐 지켜낸 것"이라는 말과 비슷한 인식이다.

▲ 박근혜 후보 ⓒ연합뉴스

여권의 투톱이 'NLL 진실 공방'을 넘어 NLL의 가치 문제로 화제를 전환한 것이다. 이 대통령의 연평도 방문에 정치적인 목적이 있지 않느냐는 의혹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새누리당도 연일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몽준 공동선대위원장은 "좌파는 NLL이 휴전협정 이후 우리 측이 일방적으로 선정한 것이어서 북한이 이를 무시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는 입장인데 그렇다고 경계선이 부당하다는 논리는 실로 무책임하다"며 "NLL 문제는 진보진영의 대북관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의 발언에서 역시 '대북관' 등 NLL 이슈를 가치 논쟁으로 끌고 가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인다.여권의 'NLL 총공세', 5년 전 판박이

NLL 논쟁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 역시 새누리당의 'NLL 총공세' 저의를 의심케 한다. 새누리당은 5년 전 17대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던 2007년 10월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서해 북방한계선에 대해 '영토선'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국민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삼고 강하게 비판했었다. 당시 야당에서도 "선거를 앞둔 북풍 공작 아니냐"는 말들이 나왔다.

문재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박 후보의 발언에 대해 논평을 내고 "가짜 대화록을 들고 나와 허위사실을 날조, 유포하고 국민을 혼란에 빠뜨린 게 누구인데 나라를 맡길 수 없다고 하는가"라며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후보는 북방한계선을 변경하려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진 대변인은 "당시 정상회담을 처음부터 끝까지 배석했던 장관들이 나와서 비밀 단독회담도 비밀 대화록도, 또 NLL 포기와 같은 발언도 없었다고 분명하게 진실을 말했다. 당시 정상회담을 준비했던 문재인 후보도 직접 나서서 비밀 단독회담도 비밀 대화록도 없었으며 NLL 관련 발언도 없었다고 분명하게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실체 없는 NLL 발언'에 대한 공세는 날이 갈수록 강화되는 모양새다. 문제의 NLL 발언을 주고받았다는 당사자인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은 현재 세상에 없다. 게다가 정상회담 당시 노 전 대통령은 '무소속 대통령'이었다.

남북관계, 대선 앞두고 '특별한 계기' 없이 긴장만 고조

현재 남북 관계는 특별한 계기 없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군에서는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귀순병 사례들을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실시간 중계하고 있다. 그 와중에 이 대통령은 북한 정권 붕괴론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연일 내놓음으로써 북한을 자극하고 있다. 경호 우려 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평도를 '깜짝' 방문해 서해 어선들의 조업 한계선을 북 쪽으로 더 끌어올려 NLL 인근에서 조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직접 지시하기도 했다.

탈북자 단체 연합체인 북한민주화추진연합회도 '긴장 고조'에 한 몫 하고 있다. 이 단체는 오는 22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북한에 초코파이 등이 포함된 전단을 날려보낼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북한군 서부전선사령부가 통고문을 발표하고 "임진각과 주변에서 전단 살포 움직임이 조금이라도 포착되는 즉시 서부전선의 무자비한 군사적 타격이 실행될 것"이라고 경고하자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면 도발 원점에 대해 완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민주당 측에서는 "박근혜 후보 지지율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 범보수 진영이 나서서 'NLL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박세열 기자

2012년 10월 15일 월요일

대선 이슈로 떠오른 NLL...'북풍' 공세속에 10.4선언 의미 퇴색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10-14일자 기사 '대선 이슈로 떠오른 NLL...'북풍' 공세속에 10.4선언 의미 퇴색'을 퍼왔습니다.
‘역사적 진실’은 안드로메다로...‘정치공세’만 남아

북방한계선(NLL) 문제가 대선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발단은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이른바 ‘2007년 정상회담 비밀녹취록’을 폭로한 것이다. 특히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NLL을 주장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는 주장이다.


뒤이어 새누리당은 ‘영토 주권 포기발언’, ‘국기 문란 사건’이라며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등 강한 공세를 펼치고 있다.


애초 ‘녹취록’를 주장했던 정문헌 의원이 여러 차례 말을 바꾸면서 ‘비밀녹취록’은 없었던 것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은 ‘내용이 중요하다’며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으나, 선거를 앞두고 ‘아니면 말고’식 폭로로 이념.안보 문제를 꺼내든 것은 ‘북풍 공세’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그러나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NLL 이슈는 이미 대선 중심 이슈로 부각돼버렸다. 민주통합당의 입장에선 탐탁지 않은 일이다. 이슈의 주도권을 새누리당이 쥐고 있을뿐더러, 안보 이슈가 부각되는 것은 통념상 보수정당에 유리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아울러 ‘비밀녹취록’은 없더라도 ‘정상회담 대화록’은 존재하는데, 이는 1급비밀로 묶여 있어 대선 전에 대중에 공개되는 게 어려워 보인다. 새누리당이 ‘대화록에 이런 내용이 있다’고 폭로해도 대선 전까지 사실관계가 분명히 밝혀지기 어렵기 때문에, 민주당으로선 해명하는 데도 한계가 있는 것이다. 

ⓒ이승빈 기자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 김만복 전 국정원장, 백종천 전 청와대 안보실장 등 2007년 남북정상회담때 공식수행했던 참여정부 인사들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문헌 의원이 주장한 '비밀녹취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민주당은 그래서인지 '대화록' 존재와 관련해서는 적극대응하고 있지만, NLL 자체에 대해서는 논쟁을 삼가는 분위기다. 

문재인 후보는 “책임지겠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2007년 정상회담 공식 수행을 했던 인사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단독회담’이나 ‘녹취록’이 없었다는 점과 NLL 문제가 정상 간에 논의되거나 약속할 만한 성질의 사안이 아니라는 해명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은 ‘NLL 문제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은 그런 말을 한 적도 없고, 그런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다’면서 NLL을 둘러싼 논란 자체는 피해가는 모습이다.

‘NLL 입장차’는 남북 사이에만?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천안함, 연평도 사건을 겪었고, 국민들이 안보 이슈에 민감해지면서 NLL 문제는 ‘이야기하면 큰일 나는 얘기’가 돼 버렸다. 

그러나 NLL을 둘러싼 논쟁은 남북 사이에만 있었던 게 아니다. 남쪽 내에서도 NLL에 대한 논쟁이 오래 전부터 있어왔으며, 10.4선언에 담긴 ‘공동어로구역’처럼 NLL 주변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아이디어 또한 역사가 깊다.

NLL은 1953년 7월 체결된 정전협정에 규정되어 있지 않은 서해상의 해상경계선을 같은 해 8월 30일 마크 클라크 유엔군 사령관이 북한과의 협의 없이 남한 선박과 군함의 월북을 막기 위해 임의로 설정한 말 그대로 ‘북방한계선’이다.

당시 북한의 해군력은 완전히 파괴되어 북방한계선에 대한 자기주장을 할 여력이 없었던 셈이다. 결과적으로 1953년의 휴전협정에서 육지의 경계선은 확정된 반면, 해상의 경계선은 합의되지 않았다. 

북은 1973년 유엔군사정전위에서 서해5도에 대한 관할권을 제기한 이래, 줄곧 이 지역에 대한 이슈화를 시도해 왔다. 이렇게 된 데는 해당 도서 및 바다가 꽃게잡이와 같은 어로작업에서 중요한 점과 북의 군사방위상 중요한 지역이라는 점이 작용했다.

아울러 노태우 정부 시절 남북기본합의서에는 현재의 관할 구역을 존중하되 “남과 북의 해상불가침 경계선은 앞으로 계속 협의한다”고 돼있다.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6년 7월 16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이양호 국방장관은 “NLL은 우리가 어선의 월북을 막기 위해 임의로 설정한 한계선으로 북한에서 이를 넘어와도 정전협정과는 무관하다”고 답한 바 있다. 

2002년 서해교전을 겪으면서 NLL 문제는 남쪽 내에서도 수면 위로 올라왔다. 당시에도 국제법 학자 등 전문가들은 “북한 측의 NLL 이월을 영해침해로 보기는 어렵다”며 분쟁의 여지가 있음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2010년 12월엔 더욱 결정적인 발언이 공개됐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일방적으로 설정된 NLL이 국제법적으로 보호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는 것이다.

당시 공개된 외교전문은 키신저 전 장관이 1975년 2월 28일 자신의 명의로 주한미대사관, 주한 유엔군사령관 등에 보낸 것으로 “NLL은 일방적으로 설정됐고 북한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공해를 구분 짓기 위해 일방적으로 경계선을 설정했다면 이는 분명 국제법과 미국법에 배치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그동안 서해상 충돌을 국제무대로 끌고 가는 것을 부담스러워해온 것도 이 지역이 국제분쟁지역화 하는 것을 우려해서다. NLL 이남에 대한 권리가 남측에 있다고 인정해줄 법적 근거와 구속력이 약한 상황 때문이다.

노무현이 뛰어넘은 ‘금기’,...‘북풍’, 논란속에 퇴색되어 가는 본래 의미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정상회담에서 서해평화협력지대 합의를 이룬 데 대해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회담을 마치고 국민 보고대회를 하는 자리에서 “박수 한 번 더 치자”고 했을 정도다.

노 전 대통령은 정상회담 며칠 뒤인 10월 11일 5당 대표.원내대표 간담회에서 “그 선(NLl)이 처음에는 우리 군대(해군)의 작전금지선이었다”면서 “이것을 오늘에 와서 ‘영토선’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국민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웅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4일 오후 서울 종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5주년 토론회 "한반도, 다시 평화와 공존의 시대로"'에 참석한 가운데 10.4 남북정상선언 당시 악수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이 보이고 있다.

당연히 보수언론과 정당은 ‘북측의 주장과 같은 논리’라며 공격을 퍼부었다. 

그러나 이 같은 공격은 10.4선언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아니다. 노 전 대통령의 구상은 NLL을 포기하자는 것이 아니라, NLL을 둘러싼 남북 입장차와 이로 인한 우발적 충돌을 뛰어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10.4선언에서 남과 북이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에 합의한 것은 남북 군사력이 밀집돼 군사적 충돌 위험성이 큰 서해지역에 경제특구를 조성함으로써, 서해상의 무력충돌을 막고 서해를 ‘평화의 상징’으로 만들자는 취지였다.

우리의 아이디어에 북측이 호응해와 60여년 동안 줄곧 분쟁의 장소였던 서해에 대한 ‘해법’을 찾은 셈이다.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는 올초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발표하며 10.4선언을 존중한다고 한 바 있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은 다시 수구적인 관점으로 회귀해 NLL을 정치쟁점화하는 앞뒤가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민주통합당도 새누리당의 ‘북풍 공세’에는 맞서고 있지만, NLL 자체에 대해서는 정면대응을 삼가면서 10.4선언의 본래 의미가 퇴색돼 가는 국면이다.


정지영 기자 jjy@vop.co.kr

2012년 5월 17일 목요일

“비선 통해 일심으로 충성”…‘사찰 몸통=대통령’ 암시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5-16일자 기사 '“비선 통해 일심으로 충성”…‘사찰 몸통=대통령’ 암시'를 퍼왔습니다.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작성한 업무추진 지휘체계 문서

지원관실 진경락 문건 보니
 야당 정치공세 부담 줄이려
“형식적으로는 총리실 소속
특명사항 비선서 총괄지휘”


실제 지휘체계 어떻게 꾸렸나
 이영호·최종석·이인규 등
‘영포라인’ 인맥으로 채워
공기업임원·정치인 뒷조사
문건내용 거의 100% 실현

16일 공개된 국무총리실 내부 문건은 민간인 불법사찰과 증거인멸이라는 ‘국기 문란’ 사건의 진원지인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지원관실)이 이명박 대통령이 직할하는 ‘대통령 보위기구’였음을 스스로 폭로하고 있다. 문건은 “브이아이피(VIP, 대통령)께 일심으로 충성하는 별도 비선”이라는 등의 자극적인 표현을 써가며 대통령 1인을 위해 복무하는 조직임을 명확히 했다. 이 문건을 입수해 지원관실의 배후에 청와대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검찰은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한 청와대 인사들이 ‘정권 보위’를 위해 지원관실을 활용한 구체적인 단서를 추적중이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은 김경동 전 지원관실 주무관(현 행정안전부 소속)이 가지고 있던 이동식저장장치(USB)에서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업무추진 지휘체계’라는 지원관실 내부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김 전 주무관은 장진수 전 주무관의 전임자로, 2008년 7월 지원관실 창설 때부터 서무 담당자로 일했다. 이 문건은 진경락 전 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건에는, 지원관실의 ‘몸통’은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아니라 이 대통령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 많다. 우선 지원관실을 총리실 소속으로 두면서 별도의 지휘·보고라인을 검토하는 이유로 “브이아이피 의중이 ①정확히 전달되고 ②보안을 유지하면서 ③불필요한 마찰 없이 ④밀도 높게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대통령의 뜻에 맞춰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친위조직’으로 운영하기 위한 지휘체계를 두되, 통상적인 기구로 ‘위장’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문건에서는 총리실 소속의 지원관실이 실제로 총리의 지휘를 받을 경우 “지휘체계가 법령에 부합”한다는 점과 “야당의 정치공세와 브이아이피 부담 완화” 등을 장점으로 꼽았지만, “힘이 덜 실리고 상대적으로 브이아이피 국정철학 접목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원관실을 통제할 경우 “공직사회를 포함한 각계의 고급정보 활용”이 가능하고 “브이아이피 국정철학 구현에 더 유리”하지만, “정치인인 민정(수석)비서관이 사정기관을 동원해 정치사찰을 한다는 인식” 때문에 “표적사정 논란, 활동상 제약”이 있다고 봤다. 결국 문건에서는, “통상적인 공직기강 업무는 총리가 지휘하되, 특명사항은 브이아이피께 절대 충성하는 친위조직이 비선에서 총괄지휘”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또 “과거 사직동팀이 곧바로 청와대 공격루트가 되었으므로 외양을 총리실 소속으로 하고 민감한 사안은 절대 충성심이 보장돼 있는 비공식 선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 하명 사건을 처리했던 과거 정권 시절의 사직동팀을, 정치적 논란 없이 세련되게 부활시키려는 의도다. 그러면서 “정부의 모든 권한은 대통령이 위임하기 때문에 정당성을 가지게 되고 형식적인 업무분장에 구애될 필요가 없으며 비선 활용은 추후 레임덕 방지를 위해서도 긴요”하다며 탈법적 운영을 정당화했다.
지원관실의 지휘체계는 실제로 문건 내용대로 구성됐다. ‘대통령에게 일심으로 충성하는 별도 비선’으로는 이 대통령과 동향인 포항 출신의 이영호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발탁됐고 이 비서관은 최종석 행정관, 이인규 지원관, 김충곤 점검1팀장, 김화기 팀원 등 ‘범영포라인’으로 지원관실을 꾸렸다. 지원관실을 지휘하는 조직은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이었으므로, 이들에게 지원관실 업무추진비로 한달에 280만원이 ‘상납’된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이미 구속된 이 전 비서관, 최 전 행정관은 ‘충성심’이 검증된 대로 여전히 청와대의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문건에서는 지원관실 업무가 ‘고도의 보안성’이 필요해 “지휘·보고 체계 이외의 라인에서 관여하게 되면 업무 추진력이 떨어지고 보안유지가 안 되”는 만큼, “대통령실장이 민정비서실에서 (지원관실에) 자료요구 등 업무 관여를 하지 못하도록 보고라인 정리”를 해달라고 건의했다. 실제로 정동기 민정수석(2008년 6월~2009년 8월)이 지원관실 업무에 아무런 문제제기도 못하고 있다가 후임인 권재진 민정수석이 ‘보고라인 정상화’를 요구하며 이영호 비서관과 갈등을 빚었다는 일화는, 이 건의가 실제로 작동했음을 보여준다.
또 문건에서는 “전 정권 말기에 대못질한 코드인사 중 엠비(MB) 정책기조에 부응하지 못하거나 저항하는 인사에게 사표제출 유도(9월, 공기업 임원 39명)”를 ‘당면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지원관실 직원들은 ‘감찰’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참여정부 시절 임명된 공공기관 임원들을 솎아냈고, 이 대통령을 비방하는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뒷조사가 이뤄졌다. 이 대통령 1인을 위한 친위조직 역할을 해야 한다는 문건의 내용이 거의 100%에 가깝게 실현된 것이다.



이 문건을 작성한 진경락 전 과장은 사찰과 증거인멸, 특수활동비 횡령 혐의로 두 차례나 구속돼 수감중이다. 진 전 과장은 지인들에게 “내가 입을 열면 엠비가 하야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 전 과장은 지원관실의 ‘몸통’이 이 대통령임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던 셈이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2011년 11월 29일 화요일

[사설] ‘경찰서장 폭행사건’ 침소봉대할 일 아니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1-28일자 사설 '[사설] ‘경찰서장 폭행사건’ 침소봉대할 일 아니다'를 퍼왔습니다.
경찰관에 대한 폭력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 흥분한 시위대 몇몇의 과격한 행동은 행위당사자뿐 아니라 집회 참가자 전체를 욕되게 한다. 때로는 집회 자체의 정당성마저 훼손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촛불집회 도중 일어난 박건찬 서울 종로경찰서장에 대한 시위대의 폭행 사건도 이 점에서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공권력의 완전붕괴’ ‘무법천지가 된 나라’를 의미할 만큼 심각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누가 뭐래도 아직까지 시위현장에서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보이는 것은 힘없는 시민들이 아니라 경찰이다. 평화적인 집회를 강경진압해 시위대를 자극하는 것은 오히려 경찰이다. 국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안 날치기 통과 이후 열린 집회에서도 경찰은 엄동설한에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물대포를 쏘았다. 경찰서장에 대한 폭력에 앞서 ‘공권력을 동원한 경찰의 폭력행위’가 있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박 서장이 보인 ‘무모한 용기’다. 경찰의 물대포 발사 등으로 시위대가 매우 격앙된 상태임을 모를 리 없는데도 시위대 한가운데를 정면으로 뚫고 지나가려 했다. 집회·시위 현장에 나온 경찰서장이라면 시위대의 정서와 분위기를 면밀히 파악해 이에 상응하게 행동하는 것이 기본상식인데도 이를 무시했다. ‘시위대를 일부러 자극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고의적인 폭력 유발까지는 아니라고 해도 박 서장의 지각없는 돌출행동이 이번 사태를 자초한 측면이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경찰과 시위대의 폭력은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킨다. 경찰의 강경진압은 시위대의 폭력을 부추기고 이는 또다시 경찰의 강경진압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폭력시위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공권력을 앞세운 경찰의 폭력행위 또한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 경찰이 물대포 발사로 국민에게 위해를 가한 행위에 대해서는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으면서 경찰서장에 대한 폭력 문제만 침소봉대하는 것은 건전한 시위문화 정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부·여당과 보수언론들이 이번 사건을 ‘호재’ 삼아 자유무역협정 비준안 날치기 처리의 본질을 희석하려 하는 태도 역시 전형적인 ‘꼬리로 몸통 흔들기’다. 그런다고 날치기 처리의 문제점이 덮어질 것도 아니다.

[사설]‘서장 폭행’이 반 FTA 강경진압 빌미 될 수 없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1-11-28일자 사설 '[사설]‘서장 폭행’이 반 FTA 강경진압 빌미 될 수 없다'를 퍼왔습니다.
박건찬 종로경찰서장이 지난 26일 밤 광화문 광장에서 시위대에 둘러싸여 폭행당했다며 경찰이 강경진압 태세로 돌아섰다. 그러자 한나라당과 보수언론들은 “명백한 야권세력의 폭거이자 공권력에 대한 테러”로 규정하고 시위대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도 어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제복을 입은 경찰관에 대한 폭력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말하며 강경진압 방침을 두둔했다. 시위 현장에서 우발적으로 벌어진 사건을 두고 무슨 엄청난 사태가 일어난 것처럼 주장하며 강경대응을 외치는 풍경은 ‘공식’처럼 익히 보아왔던 바다.

우리는 결코 폭력을 미화하거나 두둔할 생각이 없다. 박 서장에 대한 폭행이 있었다면 사실을 확인하여 당사자를 처벌하면 된다. 그러나 폭행 사건이 일어난 배경은 도외시한 채 공권력이 무시당한 것만 내세우며 강경진압에 나서는 것은 전형적인 논점 흐리기식 대응이라는 비판을 면할 길 없다. 우발적인 폭력 현장을 정치 공세와 여론몰이를 통해 부각시켜 사안의 본질인 FTA 반대 운동을 묻으려는 발상임은 삼척동자도 알 만한 일이다. 일부 언론은 연초 미국 경찰이 워싱턴 DC의 빈센트 그레이 시장이 연좌데모를 하자 곧바로 수갑을 채운 것을 거론하며 공권력 앞에서는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양국 간 정치적·사회적 배경이 다른 것을 무시한 기계적인 대입이다.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강경진압의 구실로 삼는 박 서장에 대한 폭행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점이다. 폭행의 당사자로 지목돼 긴급체포된 시위참가자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실제 화면상으로는 시위대 사이를 뚫고 들어오는 박 서장이 직접 폭행당하는 장면이 확인되지 않는다. 종로서가 폭행의 증거라고 언론사에 제시한 사진의 박 서장 머리 주변의 손은 종로서 형사들의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박 서장이 시위대를 비집고 들어간 배경도 의문이다. 아무리 공무집행이라 해도 경찰복 차림의 종로서장이 흥분한 시위대 사이에 들어간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위험한 상황임을 알면서 일부러 들어간 것이라면 매우 부적절하고 무모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공권력은 마땅히 존중돼야 한다. 그러나 국민의 기본권인 집회·시위에 대한 권리 역시 보장돼야 한다. 집회와 시위에 관한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생명이다. 경찰서장이 폭행당했다고 국민의 이익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FTA 날치기 통과에 항의하는 시위 자체를 막아서는 것은 용인될 수 없다. 우리의 시위 문화도 개선되고 있다. 이런 마당에 극히 우발적인 사건을 빌미로 경찰이 강경대응하는 것은 오히려 시위대를 자극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