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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29일 수요일

‘뉴스타파’ 이름 가리고 ‘해명 받아쓰기’ 급급

이글은 PD저널 2013-05-28일자 기사 '‘뉴스타파’ 이름 가리고 ‘해명 받아쓰기’ 급급'을 퍼왔습니다.
조세피난처 특종 축소하는 언론

인터넷 독립 언론 (뉴스타파)가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를 차린 한국인 명단을 공개하며 연일 파장을 일으키고 있지만 이를 전하는 다른 언론의 태도는 뜨뜨미지근하다.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를 설립한 12명의 실명이 공개된 이후 (뉴스타파)가 제기한 역외 탈세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추적하는 보도를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뉴스타파)  보도 성과를 축소하거나 명단에 포함된 ‘기업 감싸기’에 급급한 언론이 태반이다.
버진 아일랜드, 쿡아일랜드 등 ‘조세피난처’의 존재가 처음 알려진데다 역외 탈세와 비자금 조성이 의심되는 한국인의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뉴스타파) 보도의 여파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KBS와 MBC의 보도를 보면 (뉴스타파)가 제기한 역외 탈세 의혹과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선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조세피난처’ 2차 명단이 공개된 지난 27일 MBC (뉴스데스크)는 이 소식을 16,17번째로 배치했다. 가수 싸이의 ‘인종차별’ 논란과 ‘자동차 급발진’을 다룬 뉴스에도 밀렸다.
(뉴스타파) 2차 공개 명단 내용에 이어진 ‘조세피난처와 선 긋기…’개인적인 일, 회사와는 무관‘에선 한진해운과 대우·한화그룹의 입장을 상세하기 실었다. “한화그룹은 외국 고객 접대와 해외 부동산 투자를 위해 회사 차원에서 페이퍼 컴퍼니 설립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며 '사적이든 공적이든' 페이퍼컴퍼니가 탈세와 비자금 조성 수법으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세무조사 등 향후 미칠 파장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기업의 입장을 충실하게 전달했다.


▲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 의 김용진 대표(왼쪽)와 최승호PD가 22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언론노조 대회의실에서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국내 인사를 공개하고 있다. ⓒ노컷뉴스

KBS (뉴스9)도 이날 다섯번째로 ‘재벌 오너 등 조세회피처 2차 명단 7명 공개’을 보도하면서 (뉴스타파)가 제기한 의혹보다 거론된 기업의 해명을 싣는 데 중점을 뒀다. 리포트에선 “그룹이 조세 회피처에 서류상의 회사를 만들었다‘는 사실만 알릴뿐 조세회피처에 회사를 설립한 게 왜 문제가 되는지에 대한 최소한의 설명도 빠뜨렸다. SBS (8뉴스)는 1차 명단이 나온 지난 22일에 이어 27일에도 이 소식을 톱뉴스로 전했다.
(뉴스데스크)와 (뉴스9) 보도에선 (뉴스타파)와의 껄끄러운 관계가 엿보이기도 했다. (뉴스9)는 지난 22일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와 최승호 앵커가 참석한 기자회견을 자료화면으로 쓰면서 최승호 앵커만 나오는 그림을 뉴스에 내보냈다. KBS 탐사보도팀장을 지낸 김용진 대표는 ‘보복인사’논란을 겪다가 지난 2월 KBS에서 나와 (뉴스타파)로 자리를 옮겼다. KBS (뉴스9)는 지난 22일에도 (뉴스타파)라는 명칭을 언급하지 않고 ‘한 인터넷 언론 매체’라고 지칭하며 (뉴스타파)의 ‘주장’이라고 소식을 전달했다.
신문도 방송과 크게 다르지 않다. 명단에 거론된 기업들이 조세회피처에 유령회사를 설립한 경위와 회사를 어떤 목적으로 활용했는지에 대한 추가 취재와 기업의 해명을 반박하는 보도는 거의 없다.
보수신문에선 ‘뉴스타파’ 보도를 폄하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조선일보)는 지난 23일 1차 공개 소식을 보도하면서 (뉴스타파)를 ‘좌파 성향의 독립 인터넷 언론’이라고 소개해 (뉴스타파) 취재진이 불쾌한 심기를 표출하기도 했다. (동아일보)는 지난 22일에 이어 27일에도 부제에 한국인 명단을 공개한 주체를 적시하지 않고 ‘인터넷 매체’라고만 표현했다. 경제지들은 (뉴스타파) 보도로 재계에 불똥이 튀진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는 “(뉴스타파) 보도 전에 관련 자료를 공개한 이유는 다른 매체에서 명단에 포함된 기업들이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전후 시기의 내막 등을 함께 취재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후속보도가 적어 아쉽다“며 ”보도 이후 기업들이 내놓는 해명이 타당한지 검증하는 것도 필요한데 (기자들이) 단순히 해명만 받아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그동안 기업을 담당하는 기자들과 매체들이 대부분 홍보성 기사들을 주로 써왔기 때문에 이번 조세피난처 건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접근하는 기자들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박수선‧최영주 기자 susun@pdjournal.com

2013년 5월 28일 화요일

5.18 왜곡방송 파시즘의 전조… 언론은 민주주의의 동지인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28일자 기사 '5.18 왜곡방송 파시즘의 전조… 언론은 민주주의의 동지인가?'를 퍼왔습니다.
[박래부 칼럼] 권-언이 한 몸 되는 현실, 자유의 공기가 희박해진다

얼마 전 한 언론학 교수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가끔 자기 친구나 학생에게서 이런 질문을 받는다고 한다. “조선·중앙·동아일보는 강한 보수·수구적 정파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방향은 대조적이지만 경향·한겨레신문도 진보·개혁이라는 정파성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즉 경향·한겨레도 피장파장으로 정파적 언론이 아닌가, 결국 언론에 정도란 없지 않은가 하는 물음이다. 정파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따로 모인 무리’를 말한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먼저 철학자 칸트의 유명한 ‘도덕률’을 떠올려 본다. 언론의 기본철학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생각할수록 경탄으로 마음을 채우는 기쁨이 있으니, 하나는 하늘에 반짝이는 별, 다른 하나는 내 마음속의 도덕률.’

지금 한국 언론은 흔히 진보·개혁 대 보수·수구 언론으로 구분되고 있다. 그러나 언론의 고유한 성격상 이런 분류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사각지대가 있는 것이다. 한국 언론에서 진보·개혁과 보수·수구의 문제는 단순한 취향이나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진실보도·공정보도라는 언론의 기본철학과 원칙에 부합하는가, 또한 민주주의적 이상에 충실한가를 짚어 보면 자명해질 문제다. 언론은 원칙에 충실하고자 하는 민주언론 대의를 저버린 비민주, 혹은 반민주 언론으로 구분될 수도 있다. 

언론은 사회적 책임의식을 갖고 공공에 봉사해야

역사적으로 언론은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온 최대의 공로자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 토머스 제퍼슨의 ‘신문 없는 정부를 택할 것이냐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할 것이냐 묻는다면,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할 것’이라는 말보다 민주주의에 대한 언론의 기능과 사명을 웅변해 주는 것도 없다. 대중의 신뢰를 바탕으로 언론은 사회에 책임의식을 갖고 공공에 봉사할 사명감을 갖는다. 이 신성한 ‘도덕률’을 지키지 못한다면 언론으로서 존재이유가 없다.  

그러나 많은 한국의 언론은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변질되고 타락해 있다. 신문은 재벌이 되면서 보수·수구화했고, 정파성으로 이명박 보수정부와 권언유착하면서 종편TV 수혜 등 비민주적 특혜를 누려 왔다. 언론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진실보도와 사회감시, 비판 등 국민의 알 권리와 관련된 저널리즘 기능이며, 다른 하나는 언론사 규모와 이윤 등 미디어산업이라는 측면이다. 이 중 저널리즘을 탄압하고 미디어 산업적 측면만 강조·지원함으로써 업적으로 삼고자 했으나 그마저 실패한 것이 지난 정부의 악의적인 언론정책이었다.


지난 13일 방송된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 화면 캡처.

지난 15일 방송된 채널A <김광현의 탕탕평평> 화면 캡처.

신문이 저널리즘의 원칙에 충실한가, 아니면 저널리즘은 팽개치고 자사의 산업적 이익에만 충실한가에 따라서 ‘모든 신문이 정파적인가’하는 문제 역시 쉽게 가려질 것이다. 최근에만 해도 수구언론 조선의 TV조선과 동아의 채널A 등 종편TV가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헐뜯고 터무니없이 진실을 왜곡하는 저질방송을 내보냈다. 급기야 국민을 분노케 했고, 원로 언론인들까지 나서 그들의 패륜적 행태를 규탄하기에 이르렀다.

조중동의 보도 행태와 박근혜 새 정부의 정치적 지향을 보면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한층 절박해진다. 지난 대선 때 노골적으로 새누리당 편에 섰던 조중동은 최근 국정원의 대선개입과 경찰수사 문제에 관해서도 ‘내부 갈등’으로 의미를 축소하고 왜곡했다. 많은 사회적 비난에도 불구하고 KBS MBC YTN 등 공영방송의 경영진은 공정보도와는 거리가 먼 인물들로 채워지고 있다. 지난 정부 때 언론의 정도를 걸으려다 강제해직된 20명의 언론인도 복직이 안 되고 있다. 

지난 정부 때 변질된 언론정책, 현 정부는 더 우려스럽다 

현 정부의 보훈처는 광주의 5·18 기념식 때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이 아닌 합창으로 격을 낮춰 부르게 하면서, 기념식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평지풍파를 일으켰다. 또한 국방부는 천암함 침몰원인에 대해 객관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의 극장 상영을 막고 있다. 많은 국민이 아직도 석연찮게 여기고 있는 천암함 침몰은 지난 정부 최대의 의문사건이다. 

사회에서 건강한 여론과 비판이 봉쇄되고 파시즘으로 가는 불길한 징조가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 유착한 권력과 언론이 지난해는 선거의 해였기 때문에 반대여론을 의식해야 했으나, 이제는 여론을 조작하고 통제하기에 적기인 보수 재집권 첫해를 맞고 있는 것이다.

진부한 정의지만 현대는 매스미디어의 시대다. 미디어가 국민 생활과 정치 경제 외교 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언론이 전에는 엘리트나 정당이 하던 정치 의제설정과 정책토론, 검증, 평가 등을 대신하는 까닭이다. 본디 부당한 권력이나 언론은 그 자체가 두려운 존재다. 더욱이 권언이 한 몸이 되어 움직일 때 거기서 뿜어대는 악영향은 가공스러운 것이다. 그런 사회가 도래할 때 국가나 민족이 지니고 있던 순수한 이상이 왜곡될뿐더러, 국민의 민주적이고 성숙한 사유는 숨이 막힌다. 답답할 정도로 자유의 공기가 희박해져 있다.


박래부 새언론포럼 회장 |parkrb78@hanmail.net  

2013년 5월 24일 금요일

왕도 막지 않은 언론, 목사들이 틀어막다


이글은 뉴스앤조이(NEWSNJOY) 2013-05-21일자 기사 '왕도 막지 않은 언론, 목사들이 틀어막다'를 퍼왔습니다.
한기총, 기자 상대로 출입 금지에 고소까지…예장합동도 언론 통제

600여 년 전 어느 봄날, 조선의 왕 태종이 신하 김독에게 물었다. "내가 사냥할 때 사관(史官)이 따라온 이유가 무엇인가." 김독은 "역사를 기록하는 이가 임금의 나들이를 기록해야 하지 않겠습니까"하고 답했다. 김독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임금은 구중궁궐에 있어 경계하는 뜻이 날로 풀리고, 게으른 마음이 날로 생기는 것을, 누가 능히 말리겠습니까? 그러므로 임금은 오직 하늘과 역사를 두려워해야 합니다"고 역설했다.
태종처럼 다른 임금들도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기록하는 사관을 성가셔했다. 그렇다고 해서 사관이 기록하는 것을 임금이 막거나 조작할 수 없었다. 한 시대의 절대 권력인 왕도 기록으로 감시하고 경계하는 일을 막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사관의 역할을 하는 언론인들은 왕도 아닌 목사에 의해 기록을 제한받는 형편이다.

한기총, 언론인 출입 막고 고소


▲ 한국 교계에 언론을 통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언론 길들이기 선두 주자는 한기총이다. 한기총은 비판적인 보도를 이유로 <뉴스앤조이> 외에 언론사 3곳의 출입을 막았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한국 교계에서 언론을 통제하는 대표 주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홍재철 대표회장)다. 한기총은 보도 내용이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2011년 12월 (뉴스앤조이)·(기독교보)·(들소리신문)·CBS가 한기총을 취재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크리스천기자협회는 "한기총의 출입 금지는 언론을 탄압하는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나 한기총은 언론 길들이기를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한기총을 비판한 기사를 실었다며 (기독교보)의 구본철 국장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한기총이 문제 삼은 기사는 기자 수첩으로, 기자가 현장에서 취재한 사실을 바탕으로 주장을 펴는 일종의 칼럼이다. 검찰은 해당 사건을 혐의가 없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한기총은 같은 해에 (뉴스앤조이) 기자를 고소했다. 죄목은 불법 침입. 한기총이 출입을 막았음에도 한기총 사무실에 들어왔고 도청을 했다는 주장이다. 검찰은 한기총의 주장을 받아들여 벌금 100만 원으로 약식기소했다. (뉴스앤조이)는 이에 불복하고 정식재판을 청구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재판은 지금까지 4월 15일, 5월 13일 두 차례 열렸으며 다음 심리는 6월 10일에 열린다.

교인 알 권리 무시한 결의, 언론이 따를 이유 없다

이번 재판에서 쟁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한기총이 언론의 출입을 막을 수 있는가'이다. 사단법인인 한기총은 한국교회가 연합해 만든 조직으로, 각 교단에 소속한 교인들의 헌금으로 운영된다. 의결권이 있는 총회대의원과 회의를 주재하는 대표회장은 교단에서 파송한 사람들로 구성된다. 한기총의 진짜 주인은 목회자와 교인이며, 한기총은 이들의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단체의 목적과 성격에 반하는 결의를 언론이 따를 이유는 없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기자가 도청을 하려고 한기총 회의실에 침입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기자는 2012년 11월 8일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회의를 취재하려고 들어갔으며 정확한 취재를 위해 평소처럼 녹음기를 두고 기다렸다. 그러다가 한기총 측 인사의 요구로 회의실 밖으로 나오는 과정에서 녹음기를 회수하지 못했다. 회의가 끝난 뒤 녹음기를 회수했고, 이 사실을 안 한기총 사무총장이 녹음 파일 삭제를 요구했다. 기자는 녹음 파일을 듣지도 않고 그 자리에서 삭제했다. 사건의 정황을 살피면 녹음의 목적이 도청이 아닌 취재였음을 알 수 있다. 상황에 관한 어떤 설명이나 이해도 없이 취재 관행을 불법으로 몰아붙이는 태도는 취재를 제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기총이 (뉴스앤조이) 기자를 고소했다는 소식을 들은 교계 기자 50명은 서명으로 (뉴스앤조이)에 힘을 보탰다. 한기총의 행태와 주장이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데 많은 언론인이 공감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한기총이 언론의 취재 활동을 제한하는 행위는 단체 본래의 목적과 성격에도 맞지 않는다. 홍재철 한기총 대표회장은 '사랑과 용서', '소통'을 강조하면서도 언론인의 출입을 막고 기사를 고소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홈페이지 갈무리)

언로 막는 나쁜 풍토 번질까 우려

한기총의 언론 길들이기를 따라 하는 교단도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임원회는 지난해에 이어서 올해도 (뉴스앤조이)와 (마르투스)의 출입을 막겠다고 결의했다. 여기에 교단지인 (기독신문)까지 취재를 자유롭게 하지 못하게 하고 있어 사실상 언론을 등지고 있다. (기독신문)은 5월 15일 자 사설에서 "폐쇄적인 공동체의 미래는 어둡다"며 교단의 언론 통제를 비판했다.
"하늘은 형상이 없으나, 착한 것은 복을 주고, 음란한 것은 화(禍)를 주며, 역사가는 정치·행정 운영의 좋고 나쁜 것과 행동의 잘잘못을 곧게 쓰는데, 이를 만세에 전하여 효자와 자손도 고치지 못하게 하니, 두려운 일이 아닙니까?"
조선의 문관 김과는 책임과 권리를 가진 사람이라면 하늘과 역사를 두려워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태종에게 전했다. 김과의 말을 들은 태종은 사관의 역할을 인정하고 조심히 공손하게 말하며 행동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 백성 위에 군림한 조선의 왕이, 하나님을 주인으로 고백하고 주의 종을 자처하는 목사들보다 낫다.


김은실 (raindrops89)

2013년 5월 22일 수요일

KBS의 ‘민주당 도청’ 의혹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3-05-22일자 기사 'KBS의 ‘민주당 도청’ 의혹'을 퍼왔습니다.
언론과 권력 (93)

“취임 후 KBS를 관제 특집프로그램으로 도배했다”는 비판을 회사 안팎에서 받던 김인규는 2011년 여름 ‘공영방송사의 야당 도청 의혹’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에 휘말려 들었다.
6월 24일 오후 민주당 원내대표인 김진표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1야당인 민주당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완전 비공개 최고위원회 회의가 도청당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민간인 사찰과 불법 대포폰도 모자라 제1야당 손학규 대표의 안방까지 엿듣는 도청공화국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23일 오전에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문방위 의원 연석회의는 KBS 수신료 인상에 관해 당의 대응전략을 논의하던 자리였다. 그런데 그 이튿날 국회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한나라당 의원 한선교가 23일에 있었던 민주당 연석회의 발언 내용을 공개했던 것이다.
한선교는 김진표가 제기한 ‘도청 의혹’에 대해 ‘민주당 내부자로부터 받은 메모’라고 주장했다. 손학규는 “민주당이 회의록에 대한 녹취록을 작성하기 전에 이미 여당 의원이 최고위원회 발언록을 정확히 인용했다”면서 “정식 문서가 아니라 도청일 수밖에 없는 문서를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공개적으로 낭독한다는 것은 의회주의의 기본을 잃은 처사”라고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국회 민주당 당 대표실 불법도청사건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천정배는 27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가진 인터뷰에서 도청 의혹의 근거로 자신이 민주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한 내용을 한선교가 그대로 읽은 사실을 들었다.
“천 의원은 ‘국회 영상녹화도 돼 있지만 한 의원은 문방위 회의에서 문건을 들고 발언을 했고, 그러면서 이것은 틀림없는 발언 녹취록이라고 밝혔다’며, 오늘(27일) (동아일보)도 이른바 녹취록을 입수해서 보도했던데, 이 녹취록의 존재, 이것이 (바로) 유력한 도청 근거 아니겠나‘라고 주장했다. (경향신문, 2011년 6월 27일 자)
민주당은 수신료 인상 문제에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쪽을 도청의 주체로 지목했다.
“수신료 인상은 KBS가 직접 당사자이고, 종합편성채널(종편) 광고시장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특히 KBS의 경우 수신료가 월 2,500원에서 1,000원(40%) 인상되면 연간 2,200억 원의 수입 증가가 기대돼, 1년 이상 이 문제에 사활을 걸어왔다.” (경향신문, 2011년 6월 28일 자)
민주당 ‘불법도청 진상조사특위’에 참여한 국회의원 이윤석은 6월 29일 “이번 불법도청은 기계로 녹음한 것을 (녹취록으로) 푼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고, 당의 핵심 당직자는 ‘관계 언론사’는 ‘여러 정황으로 볼 때 KBS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는 “KBS가 녹취와 그 내용을 전달한 것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확산되는 마당에 침묵은 의혹을 증폭시킬 뿐”이라며 “사측은 KBS 명예를 위해 도청 의혹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KBS는 6월 30일 ‘정치권 논란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민주당 관계자 등의 이름을 빌어 KBS에 대한 근거 없는 의혹 제기가 증폭되고 이로 인해 회사의 명예가 크게 훼손되는 묵과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라 필요한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 (···) 수신료 문제의 당사자로서 이와 관련된 국회 논의를 적극적으로 파악하고 수신료 문제를 국회에서 다루고 있는 한나라당·민주당 등 주요 정당의 국회의원 등과 긴밀하게 협의해 왔으나 민주당이 주장하는 식의 이른바 도청 행위를 한 적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 둔다.” (경향신문, 2011년 6월 28일 자)
그 무렵 한 ‘정치포털 사이트’에는 ‘민주당 대표실 도청 의혹’에 관한 언론의 보도를 바탕으로 사건의 진상을 추리하는 글이 올랐다.
(조선일보) 오늘(6월 30일)자 1면에 실린 기사 제목은 ‘KBS 기자 당 대표실 들어가는 것 봤다’이다. 비공개회의에 앞서 기자들에게 잠시 그림 잡게 해주는 것은 관례다. 기자들 스케치가 끝나면 회의는 속개된다. 마음만 먹으면 기자들이 무선 마이크를 심어놓을 수 있다. 회의가 끝난 다음에 KBS 기자가 녹음된 내용을 풀어 정리하는 것은 간단하다. 그 내용이 한선교 의원에게 전달된 것일까.
민주당이 도청 의혹을 제기했을 때, 한선교 의원은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도청을 하겠느냐며 발뺌했다. 한 의원은 녹취록을 누군가에게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시나리오는 네 가지뿐이다. 한나라당에서 도청했거나, 민주당 인사 중에 누군가 배신했거나, 한나라당의 사주를 받은 KBS 기자가 바보 같은 짓을 했거나, KBS가 강박증 때문에 사고를 쳤거나.
지금으로서는 KBS와 한나라당의 강박증이 이루어낸 사건일 확률이 높다. 미국 닉슨 대통령을 권좌에서 물러나게 했던 ‘워터게이트 사건’. 워터게이트 건물에 입주해 있던 민주당 전국위원회 사무실을 도청한 사건이다. 현장에서 경찰에게 잡힌 범인들은 도청 장비를 가지고 있었다. 도청 의혹이 제기되자 닉슨 보좌관들은 피식 웃었다고 한다. 왜 우리가 도청하겠느냐며 부인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의 기자는 워터게이트 사건의 진실을 밝혀냈다. (···) 그때 미국 정치전문가들은 워터게이트 사건은 닉슨의 강박증이 만들어낸 사건이었다고 진단했다. (밥이야기, ‘불법 도청, 누가 그런 바보 같은 짓을 했을까?’, 서프라이즈, 2011년 6월 30일 자)
도청 사건에 관해 KBS 기자 연루설을 뒷받침하는 의혹들이 잇달아 제기되자 김인규가 KBS 이사회 야당 쪽 이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벽치기는 취재기법으로 다 해왔던 것인데 문제가 될 게 있느냐”고 말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었다. ‘벽치기’는 기자들이 회의실 문 바깥벽에 귀를 대고 붙어 서서 안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엿듣는 취재 방법으로 도청과는 전혀 다르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김 사장의 언급이 사실이라면 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내용 외부 유출에 자사 기자가 연루됐음을 시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한국일보, 2011년 6월 30일 자)
민주당은 7월 1일 한선교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 법 제3조는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제16조는 “이를 공개하거나 누설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7월 초에 민주당 도청 사건의 혐의자로 KBS의 기자 장 아무개가 떠올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의 수사 관계자는 “장 기자가 14일 오후에 사전 통보 없이 경찰서에 와서 6월 23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당시 행적에 대해 진술하면서 도청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그 이후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태가 그에게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는 경찰의 1차 조사에서 “(한선교 의원이 녹취록을 입수해서 공개한 날인) 6월 24일 다른 취재 일정 때문에 국회에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이 그의 휴대전화 수·발신 내역과 통화위치를 추적하고 국회 폐쇄회로 카메라를 조회하고 차량 출입 일지를 확인해 보니 24일 국회에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민주당 최고위원회가 비공개로 열린 지난달 23일 장 기자의 휴대전화가 오랜 시간 사용(통화)되지 않은 점도 경찰의 의심을 사는 대목이다. 경찰은 장 기자가 휴대전화기의 녹음기 기능을 사용해 이 회의 내용을 몰래 녹음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또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사흘 동안 장 기자가 KBS 정치부 보고 라인과 여러 차례 통화한 사실도 파악했다. 경력이 짧은 기자가 평소에는 회사 간부들과 통화할 일이 적은데 이 시기에 그 빈도가 부쩍 늘었다는 뜻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장 기자가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지난달 27일 택시에 놓고 내렸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장 기자가 당시에 탔던 택시의 운전기사를 찾아내 조사했는데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두고 내린 일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2011년 7월 22일 자)
7월 21일 오후, 2000년 이후 KBS에 입사한 젊은 기자 256명 가운데 166명이 각자의 실명을 밝힌 성명서를 발표했다. 

민주당 대표실 도청 의혹 사건이 터져나온지 벌써 한 달이 돼 간다. 그동안 KBS에는 긴 침묵만이 흘렀다. 부끄럽고 참담하기 짝이 없다. 김인규 사장을 비롯한 KBS 수뇌부 어느 누구도 명쾌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도청 의혹 사건에 대해 지금까지 KBS가 내놓은 해명은 참으로 옹색함을 넘어 어처구니없을 정도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방식의 도청은 없었다.”, “제삼자의 도움이 있었음을 부득불 확인하지만, 취재원 보호를 위해 밝히지는 않겠다.” 또한, 애매모호한 해명의 주체 역시 경영진은 보도본부로, 보도본부는 정치외교부로 떠넘기고 있다. 취재원의 말 한마디, 한 마디의 의미를 읽어내는 훈련을 받은 우리가 봤을 때 이건 정말 말장난에 불과하다. 정녕 KBS 수뇌부는 세상 속 여론을 모른단 말인가? 이런 해명으론 의혹 해소는커녕 불신만 키울 뿐이다. 언제까지 ‘언론자유’나 ‘취재원 보호’ 운운하며 사무실 뒤에 숨어 있을 것인가?
지금 KBS에 대한 여론은 그야말로 그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하다. 한 달 가까운 침묵과 애매모호한 해명으로 일관하는 사이, 공영방송 KBS는 처절하게 무너졌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일선 취재기자들의 몫이다. 당장 취재 현장에서 “KBS 너희들이 그렇지 뭐, 영혼 없는 기자들아, 딴 데 가서 취재하라” 이런 식의 조롱과 비아냥이 들려오고 있다. 심지어 취재 현장에서 쫓겨나는 경우도 있다.(미디어오늘, 2011년 7월 22일 자)
KBS 입사 10년차 이하 피디 148명은 7월 25일 사내게시판에 ‘사장님 힘 내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피디들은 “제작현장 역시 도청의 멍에를 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더 이상 수사기관 뒤에 숨지 말고 직을 걸고 떳떳하게 답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의혹의 중심에 KBS가 있고 사상 초유라는 경찰의 압수수색까지 봐야 했다’며 ‘책임 있는 지위의 누구도 입을 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의 침묵에 대해서는 ‘지난 몇 개월간 사내에 광풍이 있었고, 취재진들이 사병처럼 동원된다는 이야기에도 귀를 닫았고, 누구들이 민주당사 앞에 무리 지어 몰려갈 때도 눈을 감았다’며 ‘오늘의 참담함이 더욱 뼈저린 이유’라고 자성의 목소리도 전했다.” (미디어오늘, 2011년 7월 22일 자)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는 7월 20일부터 25일까지 조합원 1,063명을 대상으로 ‘도청 의혹’에 관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응답자 567명 가운데 97%인 548명이 ‘도청 사건에 KBS가 연루됐다’고 보는 조사 결과가 나타났다. 회사 경영진이 설문조사 결과 공표를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25일 저녁에 냈으나 서울남부지법 제51민사부는 “설문 내용은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는 도청 의혹과 관련해 현재의 객관적인 상황을 바탕으로 KBS 직원들에게 이에 대한 의견을 묻는 내용으로 특별한 답변을 유도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사장 김인규를 비롯한 KBS 경영진은 7월 27일 오후 ‘최근 현안과 관련한 경영진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발표했다. 이 글에서 경영진은 “이른바 도청 의혹과 관련해 본부 노조가 악의적인 설문조사를 강행하면서 사측을 비난하고 구성원 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영진은 ‘어느 사이 정치권의 (수신료 인상) 합의 파기라는 본질은 사라지고, 이른바 도청 의혹만 남아 있는 형국으로 변질됐다’며 ‘이렇게 되기까지 그동안 근거 없는 의혹을 확대재생산 하면서 사원 간의 불신을 조장한 본부 노조의 책임도 없다 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피디저널, 2011년 7월 28일 자)
전 KBS 사장 정연주는 경영진이 낸 자료를 보고 이렇게 평가했다.
KBS의 ‘도청 의혹’과 ‘정치 공작’이 전개되는 양상을 보면, 최근의 물난리와 산사태가 연상된다. 가래로 막을 수 있는 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봇물이 터지고, 끝내 산사태를 일으켜 엄청난 재난을 불러오는 양상과 그다지 다르지 않아 보인다. KBS 경영진은 경찰이 도청과 관련된 구체적 증거, 예컨대 민주당 최고위원회 회의 내용을 몰래 담은 장비를 찾지 못할 경우, 사건이 유야무야 될 수 있다고 여길지 모르겠다.
오산이다. 경찰이 ‘수사권 독립’의 일부를 얻어내고도 참으로 무능하여 수사결과가 없는 무능을 스스로 드러냈다손 치자. 그러나 KBS가 이미 고백한 ‘제삼자’의 문제는 여전히 남게 되고, 그 ‘제삼자’를 통해 입수된 ‘녹취록’이 어떤 경위를 거쳐 한나라당으로 넘어갔는가 하는 이번 사건의 또 다른 핵심 쟁점인 ‘정치공작’의 문제는 여전히 남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진실은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터져 나오게 되어 있다. (‘KBS 동문서답, 딱 두 마디가 빠졌다’, 오마이뉴스, 2011년 8월 3일 자)
민주당 최고위원회 회의 ‘녹취록’을 입수한 장본인인 한나라당 의원 한선교는 민주당이 의혹을 제기한 지 두 달이 넘도록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주장하면서 경찰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도청 사건’ 이전에 KBS는 한나라당, 방송통신위원회와 손을 잡고 수신료 인상을 밀어붙였다. 2011년 3월 10일 수신료 인상안은 ‘여야 합의 처리’를 전제로 국회 문방위 전체회의에 상정되었다. 그 뒤 6월 20일 문방위 법안심사소위에서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의원들이 수신료 인상안을 기습적으로 처리했다.
KBS의 숙원은 곧 풀리는 듯했다. 그러나 문방위 전체회의를 앞두고 민주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표결을 저지할 움직임을 보이자 한나라당은 ‘강행 처리’를 보류했다. 그런 과정에서 ‘도청 의혹’이 불거져 KBS 수신료 인상 문제는 표류하게 되었던 것이다.
민주당 최고위원회 회의에 대한 도청 의혹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011년 11월 2일 KBS 장 아무개(32) 기자와 국회에서 녹취록을 공개한 한나라당 의원 한선교에 대해 ‘혐의 없음’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수사를 종결했다. 경찰은 120일이 넘는 수사 기간에 한선교를 단 한 번도 직접 조사하지 못했는가 하면 KBS 쪽 관련자들의 혐의를 입증할 물증 확보에도 실패했다.
민주당이 ‘국회 당 대표실 도청 의혹’을 제기하던 날인 6월 24일 KBS는 백선엽을 한국전쟁의 영웅으로 미화한 다큐멘터리 (전쟁과 군인)을 내보냈다. 이 특집기획은 24, 25일 이틀간 KBS 1TV에서 황금시간대인 밤 10시부터 한 시간 동안씩 방영되었다.
백선엽은 1943년 ‘일제의 괴뢰국’인 만주국 소위로 임관되어 간도특설대에서 근무했다. 간도특설대는 만주에서 활약하던 항일무장단체를 토벌하기 위해 조직된 특수부대였다. 당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일본을 상대로 선전포고를 하고 항일 무장투쟁을 벌이고 있었다.
(경향신문) 온라인 편집장 박래용은 (전쟁과 군인)에 관해서 이렇게 비판했다.
‘백선엽 다큐’는 공영방송이 만든 다큐멘터리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한 개인의 기억과 의견만을 추종했습니다. 미공개 영상이란 것도 미군 행렬 같은 게 태반이어서 특별한 사료적 가치는 없어 보였습니다. (···) 혼돈의 시절, 100만 명이 넘는 민간인 피해 사실이나 무고한 양민을 빨갱이로 몰아 죽이고 그 가족들을 고통 속에 살게 한 국가 폭력에 대해서는 1초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
백선엽은 회고록에서 조선인을 토벌한 사실을 당당히 밝혔습니다. 그가 해 방 이후 이제까지 간도특설대의 친일 전력에 대해 참회하거나 반성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백선엽은 같은 동포를 토벌하고 죽이면서 일말의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고 후회하지도, 사죄하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칼을 쥐고 있는 자의 사명’이라며 자신의 친일행각이 정당하다고 외쳤습니다. (·····)
해방 후 간도특설대 출신들은 토벌작전 경험을 무기 삼아 4·3사건과 지리산 빨치산 토벌에 주력으로 참여했습니다. 한국전쟁 발발 후 백선엽은 나이 32세에 육군참모총장이 되었습니다. 백선엽이 6·25전쟁에서 전과를 세웠다는 것은 사실일 것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국가 기간방송을 자처하는 KBS가 백선엽을 우리 민족이 본받아야 할 위대한 군인으로 미화한 것은 ‘미친 짓’이라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백선엽 만세! KBS 만세! [온라인편집장 칼럼], 경향신문, 2011년 6월 28일 자)
KBS가 백선엽을 ‘위대한 군인’으로 미화하는 (전쟁과 군인)을 방영하고 나서 광복절 특집으로 5부작 다큐멘터리 (초대 대통령 이승만과 제1공화국)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언론노조 KBS 본부는 ‘친일독재 찬양방송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구성하고 반대 운동에 나섰다.

“비대위는 7월 12일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친일파 백선엽 찬양 이후 쏟아진 비난에도 불구하고 KBS가 또다시 국민적 공분을 일으킬 일을 벌이고 있다”며 “우리 단체들의 거듭된 경고와 항의, 그리고 취소 요청에도 불구하고 KBS는 광복절을 기념해 독재자이자 민간인 학살의 최고 책임자인 이승만을 찬양하는 다큐멘터리를 예정대로 강행하겠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비대위는 “광복절을 전후해 초대 대통령의 일대기를 돌아보는 대규모 프로그램을 방송함으로써 ‘광복절’을 ‘건국절’로 바꾸고, ‘1945년 8월 15일 일제로부터 해방’보다는 ‘1945년 공산정권에 맞선 남한 단독정부 수립’에 더욱 큰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세력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KBS가 나서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노컷뉴스, 2011년 7월 13일 자)


김종철 (언론인)  |  cckim999@naver.com

2013년 5월 20일 월요일

“극우, 테러 등 실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20일자 기사 '“극우, 테러 등 실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를 퍼왔습니다.
조국 “5·18 왜곡, 언론·표현자유 밖… 헌법 전문에 5·18 이념 계승 넣어야”

조국 서울대 교수가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TV조선·채널A 등 종합편성채널의 5·18 ‘북한 개입설’과 일간베스트 등 일부 극우 성향 인터넷 사이트의 비하 또는 왜곡에 대해 강하게 우려하며 ‘5·18 특별법’ 제정을 주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 교수는 특히 종편 채널의 5·18 왜곡과 관련, “말도 안 되는 역사와 부합되지 않는 상황을 몇몇 인사의 발언을 통해 보도했다는 것 자체가 언론으로서의 사명을 완전히 져 버린 것”이라며 “(종편에 출연한 사람들이)북한 특수부대 출신이었다는 증언 자체를 믿을 수 없고 최근 조갑제 씨도 ‘북한 대규모 광주 개입은 말이 안 된다’고 요약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것이 언론의 자유에 포함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증언의 신빙성, 근거를 확인하고 보도 해야한다”며 “언론으로서의 기본 검증 자체가 없거나 또는 개의치 않는 언론 보도 체제를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구든 헛소리를 할 수 있지만 화면을 통해서 내 보낼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종편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해 “시청률을 높이고 시청률을 통해 그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종편의 전략”이라며 “TV조선 뿐 아니라 채널A도 광주운동을 모독하는 방송을 했지만 바로 그 다음날 동아일보는 해당 보도를 부정하는 보도를 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어 “그럼에도 채널A나 TV조선 같은 종편은 ‘그런 말’을 듣기 원하는 극우성향의 시청자를 자극적인 것으로 타겟팅 해서 그들의 열광을 받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조국 서울대 교수 이치열 기자 truth710@

또한 조 교수는 극우보수사이트의 5·18 왜곡에 대해 “몰상식 그 자체”라며 “그런 행태가 계속 반복되는 것은 그런 사이트에서 활약하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현 정부의 중요한 지지기반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방치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그 안(일베)에 있는 실제 글은 수많은 명예훼손, 허위사실, 모욕, 사자에 대한 모독 등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미 돌아가신 분들의 실명이 다 공개되고 입에 담을 수 없는 욕과 공격을 선동하는 온갖 것들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것이 보도화 되지 않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것이 표현의 자유 범주에 속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다른 사람들에 대한 허위사실을 퍼뜨리는 명예훼손과 각종 증오범죄 같은 표현은 표현의 자유 범위 밖”이라며 “(5·18에 대한 비이성적 비유를)왜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지, 국격, 국격 하는데 정말 나라 망신”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현행법으로도 모든 민사소송이 가능하고 사안별로는 형사소송도 가능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그런 조치 이전에 방통위에서 뭐하는지 모르겠다”며 “인터넷 사이트 관련 여러 가지 규제를 관활하는 국가기구가 빨리 (대응)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실을 바라보지 않고 극우이념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극단적 행동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말만 하지만 나중에 극우적인 테러 등 행동으로 자신의 이념을 실천에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조 교수는 이번 5·18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합창이냐 제창이냐는 중요하다”며 “5·18은 국가기념일이고 여야를 떠나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두 추모하고 기념해야 하는 행사날로 행사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이 행사의 의미를, 5·18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같이 불러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5·18 발발 이후 지금까지 임을 위한 행진곡이 사실상 공식 지정기념곡”이라며 “보훈처장이 진심으로 5·18 국가기념일의 취지를 이해하는 분이라면 법을 개정해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국가 공식제례가로 올리면 되는데 형식논리를 빌어서 지정이 안 됐다고 말하는 것은 보훈처장으로서의 직무태만”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교수는 ‘5·18 민주화 운동 특별법 개정’을 제안했다. 조 교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공식제례가로 하고 극우적인 발언은 처벌토록 하며 헌법 전문에 4·19 민주화 운동을 계승한다는 것과 함께 5·18민주이념을 계승한다고 하면 모든 논란이 간단히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  

2013년 5월 15일 수요일

한기총, 윤창중 성추행 사건 대통령 두둔


이글은 뉴스앤조이(NEWSNJOY) 2013-05-14일자 기사 '한기총, 윤창중 성추행 사건 대통령 두둔'을 퍼왔습니다.
"언론이 박 대통령 치적 외면"…"성추행은 개인 문제지 인사 문제 아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홍재철 대표회장)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추문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성과가 가려졌다고 성토했다.
한기총은 5월 14일 '한미동맹 60주년을 넘어 세계 평화를 이룩하자'는 제목으로 성명을 내고, 온 나라가 한 사람의 스캔들에 과도하게 몰입해 대통령의 치적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이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선언'을 발표하는 등 미국과 동맹을 넘어선 혈맹 관계를 맺고 돌아왔음에도 언론이 외면한다는 것이다.
홍재철 대표회장은 와의 통화에서 성추행 파문을 일으킨 윤창중 전 대변인을 "정신병원에 가야 할 사람"이라고 비판하면서도 언론이 윤 전 대변인의 문제만을 보도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에서 거둔 성과를 알려 주고, 윤 전 대변인이 박 대통령의 성과에 재를 뿌렸다는 데 초점을 맞춰 보도해야 한다는 게 홍 대표회장의 생각이다.
한기총은 윤창중 전 대변인 사건의 책임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물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한 개인의 문제이지 인사 문제는 아니라는 논리다. 홍재철 대표회장은 "사람을 뽑을 때 두뇌와 심장을 들여다볼 수는 없다. 사람이 실력이 없다든지 학력이 가짜였다든지 하면 인사 문제지만 이 일은 한 사람이 외부에서 벌인 일이기 때문에 박 대통령의 잘못은 아니다"고 박 대통령을 두둔했다.

다음은 한기총 성명서 전문.

한미동맹 60주년을 넘어 세계 평화를 이룩하자

온 나라가 한 사람의 스캔들에 과도하게 몰입되어 있다. 언론 매체들은 연일 헤드라인으로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을 싣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 더욱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방미 기간 중 이루어 낸 양국 간 신뢰와 성과이며, 이를 결코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올해는 한미동맹 60주년이자 정전협정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만찬'에 참석해 "한미동맹이 안보와 경제를 넘어 문화적으로도 세계 인류의 행복에 기여해 나가자"고 말했고, 한미 정상 회의 후에 한미 양국은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선언'을 공동성명으로 채택해 발표하였다. 뿐만 아니라 미국 상원은 '동맹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미국은 동맹국을 넘어 혈맹국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이룬 치적은 덮어둔 채 다른 곳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는 전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박근혜 대통령이 미 상·하원 합동 회의 연설에서 밝힌 바, 확고한 비확산 원칙 하의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추구나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DMZ 내 세계 평화 공원 조성을 선포하고 정부 차원에서 세부 계획을 수립하는 것에 대해 기대와 격려를 보낸다.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인류의 평화와 번영을 이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때이다.
5년 전 이명박 정부가 광우병 파동에 따른 촛불 집회로 얼마나 곤혹을 치렀는가? 온 국민은 박근혜 정부의 시작에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이번 스캔들의 전모는 한 점 의혹 없이 밝혀져야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인사 시스템의 문제라고 할 수는 없으며 개인의 도덕적 윤리적 문제인 것이다. 개인의 문제를 시스템의 문제라고 확대해석하는 것은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이제는 대통령 방미 기간 중 합의하고 발표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방향과 계획을 설정하여 힘 있게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할 것이다.
2013년 5월 14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홍재철 목사

김은실 (raindrops89) 

진실은 덮고 갈등은 부추기는 언론, 거부합니다


이글은 프레시안ㅁ 2013-05-13일자 기사 '진실은 덮고 갈등은 부추기는 언론, 거부합니다'를 퍼왔습니다.
[협동조합 프레시안] 전환 선언 1주일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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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이 협동조합으로 전환을 선언한 지 1주일이 지났습니다. 2000명 가까운 분들이 조합원으로 가입해 주셨고, 응원과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한국일보)의 이희정 선임기자는 칼럼을 통해 '협동조합 전환 결의문'에 나타난 우리 언론의 남루한 현실에 공감을 표하면서 "누구도 가지 않은 길로 어렵게 첫 발을 뗀 프레시안의 용기를 지지하고 응원한다"고 밝히셨습니다. (☞관련 기사 :프레시안의 새 실험)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은 (경향신문) 칼럼에서 협동조합 실험이 "단순히 돈을 더 내줄 후원 회원을 찾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프레시안의 변신이 의미를 가지려면 "자신이 알고 싶은 정보와 자신이 깨우치고 싶은 지식의 방향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능동적인 독자, 편집진과 기자들의 역량과 양심에 신뢰를 가지고 그들의 성과를 냉철히 평가하면서 또 어려움을 함께 짊어질 책임 있는 공동체 성원을 찾아 일으켜 세우는 과정이 돼야 한다"고 충고해 주셨습니다. (☞관련 기사 : 언론 매체의 협동조합 실험)

조합원으로 가입한 한 독자께서는 협동조합 전환이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고 또한 불확실한 결정"이라면서도 "의미 있는 시도"이고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시도"라고 평가해 주셨습니다. 특히 이 독자께서 지적한 우리 사회의 언론 현실은 당초 (프레시안)이 출범할 때와 문제의식과 너무나도 똑같아 그저 놀라울 뿐이었습니다. (☞바로 보기 : 협동조합 프레시안을 바라보며)

이 독자께서는 "무엇보다 '기사'를 읽어도 '궁금증'이 해소되지 않을 때가 태반"이라면서 "보수냐 진보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누가 사실을 말하고 누가 거짓말을 말하느냐는 것이다. 누구의 이야기가 더 들을 만하고 더 생각해 볼 가치가 있느냐는 것이다. 좋은 언론이란 사람들이 이러한 판단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기사를 쓰는 언론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프레시안)을 시작했을 때의 문제의식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진보/보수의 편 가름보다 깊이 있는 보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처한 현실을 보다 깊이 있게, 보다 넓은 맥락에서 독자들에게 제대로 보여주는 것, 이것이 언론 본연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판단은 독자들의 몫입니다. 저희가 전문가들의 역할을 강조했던 이유는 '공공의 가치에 충성하는 전문가'들이야말로 바로 이러한 임무에 적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12년이 지난 지금, 이러한 문제의식에 얼마나 충실했는지 되돌아봅니다. 분명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원인은 복합적입니다. 생존에 급급해야 하는 우리 언론 현실의 구조적 문제점 외에도 내부 구성원의 변화, 개인적 나태함 등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도처에서 벌어지는 사회적 대결 상황에서 일단 약자를 대변해야 한다는 도덕적 의무감이 사회적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방해한 측면도 있을 것이고, 역량 자체의 부족도 있을 것입니다.

출범 초기에 비해 읽을 만한 기사가 적어졌다거나 뻔한 주장들이 많아졌다는 지적, 겸허하게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어떠한 외압에도 굴하지 않고 사회적 진실을 전하겠다는 구성원들의 충정만큼은 믿어주시기 바랍니다.


ⓒ프레시안(손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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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을부터 고민했습니다.

시작은 경영난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먹고사는 문제가 우선이더군요. 그러다가 한 기업과의 합작이 유력하게 논의됐습니다. 편집권이 보장되는 가운데 안정적인 경영 환경에서 일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편집권 독립만 100퍼센트 보장된다면 특별히 문제 될 이유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프레시안) 기자들과 필자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독립성과 정체성에 중대한 훼손이 올 것이라고 받아들였습니다. 3개월여 동안 오랜 논의와 진통이 있었습니다. 예상되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기업과의 합작을 포기하고 독자 생존 방안을 선택하게 된 데는 지난해 말 발효된 협동조합기본법이 한몫을 했습니다. 협동조합이라는 새로운 틀을 통해 언론의 '품위 있는 생존'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프레시안)이 출범할 때에도 주식회사보다는 비영리 시민 단체 형태로, 광고보다는 콘텐츠 유료화에 의한 운영을 원했지만 그럴 수 없었습니다. 우리 언론 생태계에서 '뉴스 콘텐츠는 공짜'가 상식이었기 때문입니다. 뉴스 콘텐츠의 생산에 돈을 대는 것은 주로 대기업과 정부 등 사회적 강자들입니다. 독자 등 수용자들의 경제적 기여는 극히 미미합니다. 결국 우리 언론 생태계에서 일반 서민 대중을 위한 언론은 생존하기가 극히 힘든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레시안)도 이런 언론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기사의 클릭 수를 늘리고자 제목 장사를 해야 했고, 그 결과 일정 부분 초심을 잃은 것도 사실입니다.

협동조합이라면, (프레시안)의 뜻과 지향에 동의하는 시민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해 도와주신다면 안정적 경영과 가치 있는 콘텐츠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독자 조합원과 기자 조합원이 힘을 합쳐 강자의 이익에 봉사하는 뉴스가 아닌, 공동체의 앞날을 위한 뉴스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지난 12년간 (프레시안)이 해온 일에 부족함은 있을지라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신다면 도와주실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한 달쯤 전, 유기 농업으로 유명한 홍성군 홍동면에 다녀왔습니다.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세상이 물신주의로 미쳐 돌아가는 와중에도 이 마을은 생명을 존중하며 높은 문화적 수준의 삶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대부분 농촌이 인구가 감소하는 것과는 달리, 이 마을의 인간다운 삶에 이끌린 타지 사람들이 몰려와 매년 40퍼센트씩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양극화와 탐욕이 판치는 세상 속에서 '품위 있는 삶'을 지키는 소중한 근거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이런 근거지가 쉽사리 만들어진 것은 아닙니다. 이찬갑, 주옥로 선생님 같은 선각자들이 풀무학교를 세운 게 1958년이라고 하니 50년 이상의 노력이 있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협동조합을 통한 '프레시안 뉴스 공동체'라는 실험은 이제 시작입니다. 준비도 많이 부족합니다. 세계적으로 유례도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목표는 분명합니다.

권력과 금력에 휘둘리지 않는 소신 있는 언론을 만들고자 합니다. '더 들을 만하고 더 생각해볼 가치가 있는' 뉴스를 만들려 합니다. 공동체를 위한 '좋은 언론'의 근거지가 되려 합니다. 나아가 구성원들끼리 '지속 가능한 좋은 삶'을 위한 지혜를 모으는 자리가 되고자 합니다. 여러분들이 힘을 모아주신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프레시안 대표 

윤창중이 나쁘다는 것, 언론만 모르는 듯


이글은 미디어스 2013-05-14일자 기사 '윤창중이 나쁘다는 것, 언론만 모르는 듯'을 퍼왔습니니다.
[기자수첩 ]나쁜 놈, 이상한 시스템, 너무 센 권력

‘쏠림 현상’은 한국 사회를 읽는 중요한 ‘코드’가운데 하나이다. 온갖 것의 앞에 ‘국민’을 붙여 소비하는 행태는 이 쏠림을 정당화하는 방법론이기도 하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은 말하자면 지금 ‘국민 나쁜 놈’이다.
성추행을 했고, 거짓말을 했다. 국가의 품격을 송두리째 훼손했고, 도주로 국제적인 망신을 자처했다. 뭐라고 더 보탤 말도 없다. 이것보다 더 나쁠 수 있을까 싶은 그야말로 '천하의 나쁜 놈'이다.
그래서인지 언론의 ‘쏠림 현상’ 역시 대단하다. 이 나쁜 놈이 얼마나 나쁜지를 입증하기 위해 거의 모든 것이 다 기사화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윤창중은 변태’라는 것을 입증하고 싶어 하는 언론도 있는 것 같고, 윤창중이야말로 유사 이래 가장 악랄한 거짓말쟁이라고 조롱하고 싶은 언론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나쁜 놈을 나쁘다고 말하는 건 너무나 쉬운 일이다. 이미 국민 나쁜 놈이 된 이의 행적을 깨알같이 파헤치는 것은 별다른 위험부담도 없고, 특별한 기개가 필요하지도 않은 일차원적인 행위다. 그가 청와대 대변인으로서 공적 업무를 수행하던 와중에 불미스러운 일을 저질렀단 점에서 이런 고발 자체가 언론의 존재 근거라고 항변할 수도 있겠지만 벌써 이틀째 윤 전 대변인의 속옷 착용 여부에 주목하고, 피해자와의 구체적 동선 및 행위를 캐며 2차 가해스런 보도들을 내놓은 것은 ‘선정적’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행태다.


▲ 윤창중 전 대변인은 박근혜 인사 1호로 불렸다. ⓒ뉴스1

정작, 언론에게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다. 이 나쁜 놈을 걸러내지 못한 그리고 어쩌면 나쁜 짓을 은폐하려 모의했었는지도 모를 시스템의 문제를 캐는 것이다. 윤 전 대변인은 박근혜 인사 1호로 불렸다. ‘박근혜의 잘 못 끼운 첫단추’라고 불린 그는 인수위 대변인에 임명될 때부터 온 사회가 들끓게 했다. 그에 대한 비판은 간단히 요약하면 ‘도저히 깜량이 안 되는, 너무나 천박한’이었다. 하지만 묵살됐다. 비판을 배제하며 아랑곳 하지 않게 그를 임명한 것은 오로지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였다.
이후 그는 버려질 것이란 세간의 예상을 비웃듯 청와대 대변인에 안착했다. 정작 이때 언론은 이에 대해 인수위 시절만큼 떠들진 않았었다. 한 번 지나간 비판이라는 판단과 함께 이명박 정부 이후 언론의 주된 정서가 되어버린 ‘그러려니’의 작동이었다. 윤 전 대변인의 문제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처음부터 그는 도저히 청와대 대변인 직무에 어울리지 않는 인식과 사고방식의 존재였다. 언론인 시절 그가 쓴 칼럼과 논평들을 보면 그는 애초부터 성인지적 관점이 전혀 없는 흘러간 불구의 인물이었다.
이런 인물이 전혀 걸러지지 않은 것이 문제의 출발점이라면, 이 인물이 ‘사고’를 친 이후 시스템이 보인 대응은 이상함 그 자체이다. 왜 그런 인물이 걸러지지 않았는지를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밝혀지고 있는 정황을 보면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윤 전 대변인을 ‘은닉’하고 도주에 협조해 사건을 ‘은폐’하려 했단 생각이 든다.
모든 조직 가운데서도 가장 상명하복에 충실한 의사결정 방식을 갖고 있을 청와대에서 이런 결정이 수석들의 자발적 판단으로 이뤄졌단 것은 도무지 믿기 힘든 일이다. 대통령이 몰랐다면 그것도 문제지만, 행여 대통령에게 보고를 해놓고 이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수석들이 거짓말을 한다면 더 큰 문제이다. 윤 전 대변인의 귀국을 대통령이 지시했단 사실을 감추기 위해 있지 않은 자발성을 과시하고 있는 경우라면 말이다. 이와 관련해 궁색하다보니 ‘대통령의 심기가 불편할까 보고하지 않았다’는 진술까지 나왔는데 이건 정말 갈수록 태산이다.


▲ 모두가 반대했던 그가 대변인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어쩜 저 서류봉투에 단서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인수위 대변인에 임명된 그는 '월간 박정희' 서류봉투를 들고 세상에 등장했다. ⓒ뉴스1

그렇다면 나쁜 놈과 이상한 시스템을 낳은 근본적 배경은 무엇일까? 다른 이유는 없다. 대통령이 홀로 너무 세기 때문이다. 다른 권력 부분과 비교할 때, 그렇지 않아도 너무 센 대통령의 권력은 박근혜 정부 들어 사실상 완벽한 1인 지배 체제로 수렴되었다. 수석들은 대통령의 심기가 불편할까봐 보고를 못하고, 비서관들은 대통령의 시선이 두려워 그를 회피하고 있다고 한다. 청와대 전체가 박근혜 대통령의 한 마디에 다들 벌벌 떠는 풍토라는 지적이 높다.
이렇다 보니 그 나쁜 놈이 권력질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통령이 직접 그를 호명했는데, 감히 누구도 제어하지 못했던 것이 이미 이 파국의 예고였다. 뒤늦게 청와대 일각과 새누리당 관계자들 사이에서 “윤창중을 임명했으면 안 됐다”는 후회가 나오고 있지만 소용 없다. 오히려 이후 수습 과정에서 보인, 현재 같은 권력 구조라면 제2의 윤창중이 나와도 이상할 게 없다. 세상이 모두 이상하다고 손가락질을 하는 사람이라도 대통령이 'OK'하면 도리가 없는 형편이다. 그리고 이런 대통령의 비정상적인 권력 독점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떠받치는 구조 속에서 청와대가 운영된다. 이런 상황에서 합리적 시스템은 작동할 수 없다. 대통령의 의중이 곧 의사 결정의 전부인데 오히려 시스템은 거추장스러운 것이 된다.
결국, 윤 전 대변인이 나쁜 짓은 대통령의 신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믿은 오만함 속에서 발현된 것이다. 방미 수행단 내부에 균형과 견제의 원리가 작동하는 일말의 합리성이라도 있었다면 아마도 대변인이 인턴과 몇 시간이나 술을 마시고 호텔방으로 그를 불러 성추행을 하려는 짓은 저지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성범죄를 분명하게 처리하지 못한 채 동반 막장이 되어버린 집단적 미숙함 역시 대통령이 너무 무서워 쉬쉬하다 일을 그르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박 대통령은 윤 전 대변인이 종편에 출연할 당시 그 충성심을 높이 샀다고 한다. 충성심만  있다면, 나쁜 놈 좋은 놈 이상한 놈 가리지 않고 기용한 절대 권력, 그리고 그 충성심의 정도로 완전히 위계화 된 이상한 조직 속에서 윤창중 사태는 또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관심을 쏟아야 하는 건 결국 이 부분이다. 나쁜 놈, 이상한 시스템 그리고 너무 센 권력 말이다.

김완 기자  |  ssamwan@gmail.com

2013년 5월 14일 화요일

역사 왜곡에 언론까지 외면 ‘오월 광주’는 서럽다


이글은 PD저널 2013-05-14일자 기사 '역사 왜곡에 언론까지 외면 ‘오월 광주’는 서럽다'를 퍼왔습니다.
박정희 시대 미화에 가려진 5·18

33주년을 앞둔 광주민주화운동이 역사 왜곡 논란과 언론의 무관심 속에 퇴색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상파 3사에서 광주민주화운동 33주년을 조명하는 프로그램이 거의 없다시피 해 ‘임을 위한 행진곡’ 퇴출 논란으로 대표되는 5·18 역사 왜곡 흐름에 동조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KBS와 MBC본사, SBS가 광주민주화운동 33주년을 맞아 마련한 프로그램은 기념식 중계를 빼고 거의 없다. KBS만 기념식 당일 방송되는 현대사 프로그램 (다큐극장)에서  5·18을 다룬다. 대부분은 광주지역방송에서 준비한 프로그램들이다. △광주MBC (추기경의 5월)(가제, 5월 25일 예정)  △KBS광주 (열린 마당)(5월 17일) △ KBC광주방송 (특집 KBC 열린 토론회)(5월 19일) △광주PBC 특집 다큐멘터리(눈까마스, 광주)(5월 18일) 등이다.
광주MBC 한 PD는 “최근 ‘임을 위한 행진곡’ 퇴출 논란을 보면서 지역에서는 프로그램을 통해 5·18의 정신을 기려야 한다는 인식이 더 커졌다”며 “하지만 이런 노력이 광주를 넘어 전국적으로 확산되지는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전했다.
실제 언론들이 광주를 찾던 발길은 뚝 끊겼다. 송선태 5·18재단 상임이사는 “전국단위 방송의 5·18에 관한 관심은 소홀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며 서운함을 토로했다.


▲ 5·18기념재단이 지난 18일 광주 망월동 국립5·18민주묘지 민주의문 앞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의 5·18민주화운동 공식 기념곡 지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5·18기념재단

하지만 이전 정부부터 시작된 ‘5·18 흔들기’가 점차 심해지면서 이를 견제하고 사실을 전달하는 언론의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가보훈처는 올해 5·18 공모전 수상작 변경을 요구하고 행사 나흘을 앞둔 시점까지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식 제창 여부를 확정 짓지 못해 5·18 추모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법으로 ‘민주화운동’으로 인정받은 광주민주화운동을 ‘광주사태’로 폄하하거나 시민군을 폭도로 매도하는 보수진영의 움직임도 지속되고 있다.
송선태 상임이사는 “‘시민이 먼저 무장하고 쐈다’거나 ‘애초 사망자는 경찰이었다’는 사실과 다른 이야기가 떠도는 데도 이를 잡으려고 하지 않은 언론을 보면 5·18을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해석하려는 것 같다”며 “그렇지 않기를 바라지만 참여정부까지 앞다퉈 5·18을 조명했던 언론이 보수 정권이 들어서자 자기 검열에 빠진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5·18에 대해선) 이미 다 할 만큼 했다”거나 “새롭게 접근할만한 계기가 필요하다”는 반박도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 ‘현대사 재조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점을 보면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홀대의 근본적인 원인은 다른 데 있다는 지적이다. KBS는 지난 대선 직후 박정희 시대를 무대로 한 드라마를 추진해 ‘박정희 미화’ 논란에 휩싸였다. 또 KBS와 MBC는 정전협정 60주년과 파독광부 30년을 다루는 다큐멘터리를 방송했거나 방송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부 들어 불고 있는 현대사 재조명 바람에 5·18광주민주화운동만 동떨어져 있는 셈이다. KBS 한 PD는 “보수정권의 성격이 반영된 정전 60주년 한미동맹 50주년 등의 국가적 이벤트나 ‘파독광부 30년’의 경우 기획을 내면 내부에서도 쉽게 채택되는 편”이라며 “5·18은 회사에서 권하는 아이템도 아닐뿐더러 지급까지 접근하지 않았던 소재와 방식을 찾아야 해서 더욱 어렵다”고 말했다.
나간채 전남대 교수(사회학과)는 “'이명박 정부부터 시작된 5·18 역사 교과서 집필기준 삭제, 공모전 수상작품 교체 요구 등은 5·18을 부정하려는 흐름”이라며 “신군부를 지지하는 세력들과 현 보수진영은 반공주의와 지역주의 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박정희 시대 미화와 5·18 등 민주주의 역사를 부정하려는 움직임이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수선 기자 susun@pdjournal.com

정미홍 "윤창중이 성폭행해 죽이기라도 했나"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5-13일자 기사 '정미홍 "윤창중이 성폭행해 죽이기라도 했나"'를 퍼왔습니다.
"언론과 국민이 너무 삼류", 홈피 다운

KBS 아나운서 출신의 극우인사인 정미홍 더코칭그룹 대표가 윤창중 성추행을 옹호, 성난 네티즌들의 융단폭격으로 홈피가 다운되는 등 비난을 자초했다.

정 대표는 13일 오전 동아일보 종편 (채널A)에 출연해 윤 전 대변인에 대한 국민적 분노에 대해 "아직 수사 중이고 지극히 경범죄로 신고된 사안인데 성폭행해서 그 사람을 목 졸라 죽이기라도 한 분위기"라며 "이게 미친 광기가 아니고 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전 세계 상위 10% 안에 드는 상위 국가인데 반해 이런 사안이 터졌을 때 언론이 대응하는 방법이나 국민들이 소문을 만들고 진실에 접근하려는 태도 이런 것들이 너무 삼류"라고 언론과 국민을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윤창중이 평소에 그런 일이 있을 때 도망가는 사람이 아니다"며 "키가 165센티미터에 예순이 다 되신 분이다. 4박5일 바쁜 일정에 새벽 5시까지 술을 마시고 이랬다는 게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다. 정황적으로 너무 과장되게 흘러가는 게 안타깝다"며 윤 전 대변인을 적극 감싸기도 했다.

그는 앞서 윤 전 대변인의 기자회견 직후인 11일에는 트위터를 통해 "기자회견을 보니 그가 잘못한 게 별로 없다는 생각"이라며 "출장중에 과음하지도, 젊은 여성 희롱한 적도 없지 않은가. 참 멀쩡한 사람 바보 만들기 쉽다. 사악하고 이상한 인간들이 판치는 세상"이라고 윤 전 대변인을 옹호했다.

그는 12일에는 "윤 전 대변인께서는 허위사실 유포 확산하는 언론과 종북 세력들 모두 법적 처벌 및 민사배상 추진하기 바랍니다"라며 "사이비 언론인, 거짓말 유포하는 논객들 걸러낼 기회"라고 법적 대응을 부추키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월19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서울시장, 성남시장, 노원구청장 외 종북 성향의 지자체장들 모두 기억해서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퇴출시켜야 합니다. 기억합시다"라고 주장해, 이재명 성남시장으로부터 고소되기도 했던 극우인사다.

그의 발언을 접한 네티즌들은 "당신 딸을 윤창중과 같은 방에 집어넣어 봐라" 등 맹비난했고, 급기야 그의 더코칭그룹 홈페이지는 접속 폭주로 서버가 다운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변희재씨만은 트위터를 통해 "정미홍의 말은 진실을 찾는 노력없이 인격살인을 통한 장사에만 골몰한 언론을 비판한 겁니다. 그러니 언론이 정미홍마저 죽이러 달려드는군요"라며 정 대표를 적극 감쌌다.


심언기 기자

2013년 5월 13일 월요일

중년 남성의 팬티 걱정하게 하는 언론들


이글은 미디어스 2013-05-13일자 기사 '중년 남성의 팬티 걱정하게 하는 언론들'을 퍼왔습니다.

집에서 저녁식사는 뭘 먹을까 고민하던 일요일 밤이었다. 벌레로부터 괴롭힘을 받지 않으면서 집 안에서 산들바람을 즐길 수 있는 짧은 시기이므로 창문을 활짝 열어 놓았다. 저녁의 봄바람은 시원하고 상쾌했다. 이제 꽃을 전부 떨구어 버린 길 가의 나무가 야속하다, 그런 생각을 하며 잠시 졸고 있을 무렵 스마트폰에 속보 알림이 떴다.

▲ 아이폰 알림센터에 뜬 YTN 뉴스 어플리케이션의 속보 알림.

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아무리 시국이 그렇다지만 일주일의 반을 윤창중 스캔들로 괴롭힘 당했는데, ‘엉덩이’, ‘알몸’ 이런 단어가 품위 없는 맥락으로 쓰인 것을, 이렇게 상쾌한 저녁에, 꼭 ‘속보’로 보아야 하는가? 인생에 회의가 느껴졌다.
일단 스마트폰을 침대에 집어던지고 (고가의 물건이므로 바닥에 던질 수는 없었다) 컴퓨터를 이용해 관련 기사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윤창중 전 대변인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증언한 내용들이 기사화 돼 속보가 된 것이었다. 물론 이 내용을 누가 언론에 흘렸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그야말로 근거 없는 짐작은 가능하다. 이게 영화 속 한 장면이라면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과 청와대를 붙들고 늘어진 윤창중 전 대변인을 파렴치한으로 만들기 위해 권력기관의 일부가 작업(?)을 했다는 시나리오였을 거다. 이를 통해 ‘청와대가 사건의 은폐를 기도했느냐?’라는 프레임을 ‘윤창중은 변태’라는 것으로 일거에 뒤집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짐작에 근거를 제공하듯 언론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경쟁적으로 굉장한 제목을 뽑기 시작했다. 급기야 ‘노팬티’라는 단어가 등장하자 사람들의 흥분은 극에 달했다. ‘팬티도 안 입고 문을 열어주는 변태’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SNS 공간 곳곳에 울려 퍼졌다. 개 중에는 “윤창중이 입었던 것은 샤넬 No.5”라는 꽤 재치 있는 패러디도 있었지만 대다수 이용자들은 그저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을 따름이었다. 중년 남성의 팬티가 이토록 전국민적인 관심의 대상이 된 때가 있었는가를 돌이켜 봤다. 그러다가 기분이 나빠졌다. 도대체 왜 중년 남성의 팬티에 대해 이렇게 심오한 고민을 해야 한단 말인가?
그리고 아침이 되어 출근 준비를 하면서 옷을 챙겨 입다가 흠칫 놀랐다. 머릿속이 온통 ‘팬티’로 가득 차 버린 것이었다. 오늘 입을 팬티를 잘 선택해야 할 것 같았다. 지나치게 밝은 색의 팬티를 착용하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에 휩싸였다. 윤창중 전 대변인이 착용했어야 할 팬티는 어떤 종류의 것이었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삼각? 트렁크? 여기까지 생각하다가 분통이 터졌다. 대체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아침에 일간지 헤드라인을 흝어 보니 가관이다. 온통 엉덩이, 노팬티, 속옷……. 기가 막혔다. 우리 언론은 얼마든지 적절한 단어를 선택해서 품위 있는 제목을 만들어낼 능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언론은 최대한 부적절한 단어를 선택해서 최대한 품위 없는 제목을 뽑아내기로 작정을 한 것 같았다. 물론 그 이유는 선정적인 방식을 통해 판매부수를 늘리기 위해서 였을 것이다.


▲ 엉덩이, 노팬티, 속옷으로 점령을 해버린 문명인들의 슬픈 자화상. 적어도 오늘(13일)자 주요 일간지 중에서 이러한 선정적인 선택을 하지 않은 신문은 조선일보가 유일했다.

물론 윤창중 전 대변인이 구체적으로 성추행을 어떻게 저질렀는지 여부는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언론은 윤창중 전 대변인의 행위가 성범죄에 해당할 만한 것인지 여부만 보도하면 된다. “윤창중 성범죄 저지른 것 확실, 민정수석실 조사에서 밝혀져” 정도의 제목이면 충분하다는 얘기다. 특히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무슨 일을 당했는지 전국민이 알게 되는 것에 대한 정신적 충격을 입을 수도 있는 문제이니 만큼 언론이 신중한 태도로 보도할 필요가 있었던 문제라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언론의 이러한 자극적 보도 행태는 결국 청와대의 입장에서는 이득이 될 것이다. ‘이남기 대 윤창중의 진실게임’ 국면에서 윤창중 전 대변인을 파렴치한으로 만들어버림으로써 청와대를 둘러싼 의혹에서는 벗어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진실게임 구도가 바람직하다고 말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권력기관과 언론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로 중년 남성의 팬티에 점령당해버린 문명인들의 고귀한 정신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하고 싶을 뿐이다.
무릇 문명인이라면 더 심오한 문제에 대하여 고민해야 한다. 윤창중 전 대변인은 대체 왜 미국까지 건너가서 추태를 부렸는지, 이런 사건은 ‘예외적인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물들어있는 가부장-남성 중심적 문화의 일반적 반영인 것인지, 또는 청와대의 대응은 적절했는지, 박근혜 대통령은 어떤 입장을 표명하는 게 옳은지, 이런 문제를 고민하면서 인간 문명은 성숙해가는 것이다. 문명인들이 마치 버튼에 눌리면 일회적인 화를 내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기계처럼 행동하는 것을 강요하는데 일조하고 있는 언론들은 이런 측면에서 반성을 좀 해야 한다. 정념으로 인한 지성의 혼란은 꽃과 봄바람에 의한 것이면 충분하다. 바야흐로 뜨거운 태양빛이 내리쬐는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김민하 기자  |  acidkis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