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표현의자유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표현의자유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3년 5월 21일 화요일

일탈적 ‘일베’의 활동, “표현의 자유 범위 넘어 처벌 수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5-21일자 기사 '일탈적 ‘일베’의 활동, “표현의 자유 범위 넘어 처벌 수준”'을 퍼왔습니다.

19일 오후 홈플러스 매장에서 인터넷에 띄운 것으로 보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치킨 상품 캐릭터를 합성한 사진. /일간베스트 저장소 갈무리

5·18 희생자 홍어 비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닭으로
강운태 시장 “왜곡 사례 삭제 않으면 사법 대응” 경고
‘5.18 광주민주화운동 왜곡’,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사진 유포’등등…. 극우 사이트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의 일탈이 최근 도를 넘어서면서 이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등 일베의 망동을 더이상 좌시하진 않겠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일베 회원들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5.18 당시 사진들을 활용해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모욕했다. 예컨대 이들은 ‘광주 홈쇼핑 XX 잘 되네’라는 제목의 글에서 태극기로 덮인 희생자들의 관이 늘어서 있는 사진을 두고 “배달될 홍어들 포장 완료된 거 보소”라고 적었다. 또 ‘아이고 우리 아들 택배 왔다’라는 글에서는 아들의 시신 앞에서 어머니가 울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이외에도 일베 게시판에는 “전땅끄(전두환)께서 폭도들을 밀어버리셨다” “돌아가신 계엄군을 위해 묵념하자” 등 5.18 희생자들을 두번 죽이는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이 게시물들 중 상당수는 현재 삭제된 상태다.일베의 이런 행태에 대해 광주시와 5·18 관련 단체들은 정면 대응에 나섰다. 20일 이 기관·단체들은 5·18의 역사를 왜곡·폄훼하는 게시물을 온·오프라인에 게재하거나 방송한 사례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강운태 광주시장은 일베에 강력한 경고를 날렸다. 강 시장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일베라는 이상한 사이트는 5.18 희생자의 영혼까지 모독하고 있다. 5·18을 폄하하고 왜곡한 사례를 모아 사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시장으로서 분명히 경고한다. 금주 말까지 자진해서 (폄하·왜곡한 사례들을) 삭제 하지 않으면 사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앞서 19일 경북 홈플러스 칠곡점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희화화하는 사진이 매장의 텔레비전 화면에 노출돼 물의를 빚었다. 이날 오후 칠곡점 1층 초고속인터넷 가입 매장에 설치된 스마트TV 바탕화면에 노무현 전 대통령과 ‘OO오래 치킨’ 캐릭터를 합성한 사진이 뜬 것이다. 이 사진은 ‘노래오래’라는 이름으로 일베 게시판과 포털 등에 퍼져나갔다. 사건 다음날인 20일 이 사건의 범인은 이 매장에서 근무하는 계약직 직원이며, 일베 회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 강북경찰서는 노 전 대통령과 치킨브랜드를 합성한 사진을 매장의 TV 배경화면에 깔고,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유포한 혐의로 노아무개(20)씨를 붙잡아 조사중이다.일베의 이런 일탈은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으로까지 그 독성이 전염되고 있다.지난 14일 아이돌 그룹 시크릿의 리더 전효성씨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저희는 개성을 존중하는 팀이거든요. 민주화시키지 않아요”라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여기서 전씨가 말한 ‘민주화’는 통상적인 의미가 아닌 일베 회원들의 은어로 ‘왕따’ ‘하향평준화’ 등을 뜻한다. 이에 대해 조국 서울대 교수는 지난 15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일베가 사용하는 파쇼적 ‘민주화’ 개념이 일부 연예인만 아니라 청소년층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아무 의미없이 재미로. 개념은 프레임이다. 위험하다!” “위안부 필요성 강변하고, 주일 미군에게 더 많은 성매매를 권하는 공개발언을 한 젊은 극우 오사카 시장 하시모토 도루(44)는 일베의 롤모델 같다” “일베의 활동은 표현의 자유 범위를 넘어섰다. 다른 OECD 나라 같으면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은 물론, ‘증오범죄’로 바로 처벌 받았을 것이다. 수사기관은 물론 여야 정치권의 행동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정청래 민주당 의원(@ssaribi)도 트위터에 “인면수심의 만행 현장. 광주항쟁을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이라, 광주 영령들의 시신을 ‘홍어’라 조롱하고 있는 보수사이트 일베의 만행 현장. 보아라! 보아라! 똑똑히 보아라! 이들의 만행을”이라며 5·18을 폄훼·왜곡한 일베 게시판의 사진과 글을 캡처한 사진을 다수 올렸다.트위터 상에는 일베의 일탈을 바로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많이 제시되고 있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Worldless)는 “일베를 비롯한 극우파들은 보수가 먼저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지금 당장 득이 된답시고 방치하거나 이용하다가는 보수의 가치 자체가 위협받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mika****는 “일베로 대변되는 아이들의 배경에는 학교와 가정의 방치가 있다고 본다. 학교에서는 존중이 아닌 과닐의 대상, 인성교육보다는 성적서열주의. 부모는 맞벌이로 허덕이며 사교육 시키는 걸 부모노릇한다고 생각. 일그러진 사회 구조의 단면. 화가 나기보단 안타깝다”고 썼다. @oono****는 “인생은 실전이다. 진심으로 니들(일베)이 객기로 인생을 망치는 일은 절대 없었으면 좋겠다”고 타이르기도 했다.


온라인뉴스팀

2013년 5월 20일 월요일

“극우, 테러 등 실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20일자 기사 '“극우, 테러 등 실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를 퍼왔습니다.
조국 “5·18 왜곡, 언론·표현자유 밖… 헌법 전문에 5·18 이념 계승 넣어야”

조국 서울대 교수가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TV조선·채널A 등 종합편성채널의 5·18 ‘북한 개입설’과 일간베스트 등 일부 극우 성향 인터넷 사이트의 비하 또는 왜곡에 대해 강하게 우려하며 ‘5·18 특별법’ 제정을 주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 교수는 특히 종편 채널의 5·18 왜곡과 관련, “말도 안 되는 역사와 부합되지 않는 상황을 몇몇 인사의 발언을 통해 보도했다는 것 자체가 언론으로서의 사명을 완전히 져 버린 것”이라며 “(종편에 출연한 사람들이)북한 특수부대 출신이었다는 증언 자체를 믿을 수 없고 최근 조갑제 씨도 ‘북한 대규모 광주 개입은 말이 안 된다’고 요약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것이 언론의 자유에 포함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증언의 신빙성, 근거를 확인하고 보도 해야한다”며 “언론으로서의 기본 검증 자체가 없거나 또는 개의치 않는 언론 보도 체제를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구든 헛소리를 할 수 있지만 화면을 통해서 내 보낼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종편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해 “시청률을 높이고 시청률을 통해 그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종편의 전략”이라며 “TV조선 뿐 아니라 채널A도 광주운동을 모독하는 방송을 했지만 바로 그 다음날 동아일보는 해당 보도를 부정하는 보도를 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어 “그럼에도 채널A나 TV조선 같은 종편은 ‘그런 말’을 듣기 원하는 극우성향의 시청자를 자극적인 것으로 타겟팅 해서 그들의 열광을 받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조국 서울대 교수 이치열 기자 truth710@

또한 조 교수는 극우보수사이트의 5·18 왜곡에 대해 “몰상식 그 자체”라며 “그런 행태가 계속 반복되는 것은 그런 사이트에서 활약하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현 정부의 중요한 지지기반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방치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그 안(일베)에 있는 실제 글은 수많은 명예훼손, 허위사실, 모욕, 사자에 대한 모독 등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미 돌아가신 분들의 실명이 다 공개되고 입에 담을 수 없는 욕과 공격을 선동하는 온갖 것들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것이 보도화 되지 않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것이 표현의 자유 범주에 속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다른 사람들에 대한 허위사실을 퍼뜨리는 명예훼손과 각종 증오범죄 같은 표현은 표현의 자유 범위 밖”이라며 “(5·18에 대한 비이성적 비유를)왜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지, 국격, 국격 하는데 정말 나라 망신”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현행법으로도 모든 민사소송이 가능하고 사안별로는 형사소송도 가능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그런 조치 이전에 방통위에서 뭐하는지 모르겠다”며 “인터넷 사이트 관련 여러 가지 규제를 관활하는 국가기구가 빨리 (대응)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실을 바라보지 않고 극우이념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극단적 행동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말만 하지만 나중에 극우적인 테러 등 행동으로 자신의 이념을 실천에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조 교수는 이번 5·18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합창이냐 제창이냐는 중요하다”며 “5·18은 국가기념일이고 여야를 떠나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두 추모하고 기념해야 하는 행사날로 행사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이 행사의 의미를, 5·18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같이 불러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5·18 발발 이후 지금까지 임을 위한 행진곡이 사실상 공식 지정기념곡”이라며 “보훈처장이 진심으로 5·18 국가기념일의 취지를 이해하는 분이라면 법을 개정해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국가 공식제례가로 올리면 되는데 형식논리를 빌어서 지정이 안 됐다고 말하는 것은 보훈처장으로서의 직무태만”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교수는 ‘5·18 민주화 운동 특별법 개정’을 제안했다. 조 교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공식제례가로 하고 극우적인 발언은 처벌토록 하며 헌법 전문에 4·19 민주화 운동을 계승한다는 것과 함께 5·18민주이념을 계승한다고 하면 모든 논란이 간단히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  

2013년 2월 1일 금요일

“글 안썼다”→“대북심리전”…국정원, 거짓말 들키자 궤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1-31일자 기사 '“글 안썼다”→“대북심리전”…국정원, 거짓말 들키자 궤변'을 퍼왔습니다.

대통령 선거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여직원 김아무개(29)씨가 지난 4일 오후 모자와 목도리로 얼굴을 감싼 채 서울 강남구 개포동 수서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파장
“직접 쓴 글 아니다” 입장 뒤집고 “북한 찬양에 대응” 변명
‘김씨 게시글=국정원 업무’ 사실상 시인…‘표현자유’ 강변도

대선 여론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직원 김아무개(29)씨가 진보 성향의 ‘오늘의 유머’ 누리집에서 벌인 활동에 대해 국가정보원이 처음으로 ‘김씨가 직접 게시글을 작성했다’고 시인했다. ‘글을 쓴 적이 없다’는 국정원의 거듭된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난 것이다. 그럼에도 국정원은 또다시 ‘대북심리전 차원의 활동이었다’는 상식을 벗어난 해명을 내놓으며, 여전히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국정원은 31일 ‘한겨레신문 보도에 대한 국정원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내어 “한겨레가 보도한 글은 김씨가 북한 아이피(IP)로 작성된 글들이 출몰하고 있는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서 북한 찬양·미화 등 선전선동에 대응하기 위해 작성한 것으로 대북심리전 활동을 위한 글이지, 정치적 목적으로 올린 글이 아니다”라고 밝혔다.국정원은 보도자료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 비판 △대법원 국가보안법 위반 판결 사건 등을 다룬 김씨의 글을 예로 들어 “이러한 글들을 정치적 목적으로 게재했다고 오도하는 것은 정보기관의 대북심리전 활동을 위축시킨다”고 주장했다.하지만 국정원은 ‘대북심리전’을 목적으로 하는 김씨의 업무가 왜 국내 인터넷 누리집에서 일반 누리꾼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것인지에 대해선 설득력 있는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야당 비판 및 정부 홍보 등 김씨가 작성한 국내 정치 관련 글이 대북심리전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도 밝히지 않았다.이에 대해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전직 국정원 고위 관계자는 “대북심리전은 당연히 북한 주민들을 향해 방송을 하거나 전단지를 뿌리는 일이어야 한다. 그런데 국내 누리집을 보는 사람들이 북한 사람인가? 한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대북심리전을 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들어 국정원 역할이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과거 국정원에선 국내 누리집에서 벌어지는 이런 일을 대북심리전이라고 부르지도 않았고, 그런 일을 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국정원의 이번 해명은 김씨의 게시글 작성이 ‘국정원 업무’의 하나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시인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정원의 해명대로라면, 국정원이 벌이는 대북심리전 차원에서 김씨가 ‘오늘의 유머’ 누리집에서 의도적으로 글을 작성했다는 말이 된다. 이는 야당 비판 및 정부 홍보 등 여론조작 활동을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벌였다는 의혹으로 이어진다.범죄심리 전문가이기도 한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국정원이 계속 말을 바꾸는 것은 범죄자와 똑같은 심리다. 범죄자는 처음에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다 증거가 나오면 증거가 나온 부분만 인정한다. 그러다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면 원래 의도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고 변명한다. 국정원이 지금 하는 행동과 같다”고 지적했다.또 국정원은 김씨가 지난해 8월부터 90여차례나 대선 관련 글에 추천·반대를 표시한 것에 대해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서 누려야 할 기초적인 기본권 행사”라고 주장했다. ‘표현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국정원 직원도 정치적 의견을 표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서울지역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개인의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존중돼야 한다. 그러나 국정원은 조직적으로 정치에 개입하거나 시국사건 조작에 앞장선 역사가 있고, 그 역사에 비춰 볼 때 국정원 직원의 이런 정치적 의사 표현은 최대한 신중해야 하고, 엄정한 잣대로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현철 정환봉 기자 fkcool@hani.co.kr

2012년 10월 6일 토요일

초청했는데, YTN 해직 4년 행사에 박근혜만 불참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0-05일자 기사 '초청했는데, YTN 해직 4년 행사에 박근혜만 불참'을 퍼왓습니다.
문재인 “표현의 자유 침해 권력 남용 근절해야”… 안철수 캠프 관계자도 참석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정권을 교체하면 이명박 정부에서 자행된 언론장악과 언론자유 침해의 실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5일 오후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언론 민주주의 회복 선언식’에 참석해 “차기 정부는 언론 자유의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는 어떠한 시도도 배격해야 한다”며 “차기 정부에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국가기관의 권력 남용을 근절하겠다” 선언했다.  이날 선언식은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이강택)·한국기자협회(회장 박종률)·한국PD연합회(회장 이정식) 주최로 YTN 해직 4년 사전 행사로 열렸다. 문재인 후보를 비롯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도 초청됐으나 이날 서약식에는 문 후보만 참석했다.   안철수 후보측은 박선숙 선거대책본부 총괄본부장과 금태섭 상황실장이 YTN 해직 4년 본행사에 참석했다.

언론 3단체 대표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언론 민주주의 회복 선언식'에서 선언문에 서명한 후 들어보이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문 후보는 △차기 정부는 언론 정책을 정언 유착의 도구로 삼지 않고 △이명박 정부에서 자행된 언론 장악과 언론 사찰의 실체를 규명하고 철저히 책임을 물으며 △언론 독립성 훼손에 저항하다 부당하게 해직되거나 불이익을 당한 언론인 원상회복 △공영 또는 준공영 언론사의 경영진 선임 제도 개혁 △방송통신위원회·방송통신심의위원회 개혁 △지역·종교 등 중소 매체의 자립 기반을 확충하는 정책 마련 등을 서약했다.   문 후보와 언론3단체장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서약서를 교환했다. 이날 서약식에는 이명박 정부에서 해고된 해직 언론인들이 함께 참석했다.   문 후보는 “참여정부가 양극화 문제나 비정규직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지만 민주주의 만큼은 세계 어느 나라에 뒤지지 않을 만큼 발전시켰다고 자부했다”며 “이명박 정부 들어서도 민주주의 발전은 지체되겠지만 과거로 되돌아가서 후퇴하고 파탄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그러나 “기대와 달리 민주주의가 크게 후퇴했고 언론은 처참하게 유린됐다”며 “참여정부가 조금 더 잘해서 이명박 정부에게 정권을 넘겨주는 일을 막았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에 대해 뼈저린 아픔을 느낀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이어 “그나마 언론의 자유가 덜 처참하게 유린되는 것을 막아낸 것이 언론인 아닌가 싶다”며 “국민들이 언론인들에게 너무 큰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정권을 교체하면 오늘 서약한 언론 민주주의 회복 선언을 꼭 지켜내겠다”며 “이명박 정부에서 자행된 언론장악과 언론자유 침해 실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묻겠다. 희생된 언론인들을 반드시 원상회복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런 서약을 써야 한다는 것이 굉장히 어색하다”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헌법의 근간에 해당하는 가치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은 지난 5년의 세월이 사실상 잃어버린 5년이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언론 자유 회복을 서약함으로써 다시는 이 나라 민주주의가 다시 뒷걸음치지 않고 반석에 올려질 것을 다짐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며 “언론의 독립과 자존이야말로 이 나라 모든 국민이 누려야 할 기본권”이라고 강조했다.
박종률 한국기자협회 회장은 “YTN이나 MBC 기자들이 회사에서 해직된지는 몰라도 저널리스트로서 한국 언론계에서 해직되지 않았다”며 “해직자들은 저널리스트로서의 양심을 걸고 행동에 옮긴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협회 회원 8000명을 상대로 YTN 해고자 복직을 위한 서명을 벌여 5700명이 연명으로 복직 탄원서에 서명해 대법원에 제출했다”며 “언론계 모든 동지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YTN 해직기자들의 아픔과 실상을 다시 되새기는 시간이 오늘”이라고 말했다.
이정식 한국PD연합회 회장은 “암흑에 휩싸인 언론이 새 빛을 찾아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즉각 실용성을 얻을 수 있도록 행동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안철수 무소속 후보측 박선숙 선거대책본부 총괄본부장도 YTN 해직 4년 본행사에 참여해 언론 자유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조현미 기자 | ssal@mediatoday.co.kr  

2012년 10월 4일 목요일

나랏님 욕하면 잡혀간다, 인터넷 시대 막걸리 보안법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0-03일자 기사 '나랏님 욕하면 잡혀간다, 인터넷 시대 막걸리 보안법'을 퍼왔습니다.
[특집] "감히 대통령을" 끝나지 않는 괴담행렬과 질식된 표현의 자유

“감히 대통령을 욕하는 것으로 비춰진다고 생각된다면 이를 피하는 것이 일반적 인식이다.” (2011.5.21 권혁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부위원장)

‘감히 대통령을 욕하는 것’이라는 말을 ‘감히’ 늘어놓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도 무려 ‘공직’에 있는 사람들이다. 동네 슈퍼에서 만난 어르신의 꾸지람이 아니다. 꾸지람은 듣기 싫으면 무시하면 되지만, ‘감히’ 대통령을 욕한 건 ‘죄’가 되어 처벌을 받는다. 이명박 정부에서 벌어진 일이다. 한국의 민주주의 시계는 거꾸로 돌아갔다. 

‘막걸리 보안법’의 재현…MB정부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2011년 5월, 회사원 송아무개씨는 ‘2MB18nomA’라는 트위터 계정을 만들었다. 페이스북과 유튜브, 블로그도 만들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접속을 차단시켰다. ‘감히’ 대통령에 대한 욕을 ‘연상시키는’ 아이디를 만든 죄다. 한 심의위원은 ‘아버지에게도 그럴 수 있느냐’고 꾸짖었다. 해당 주소는 ‘불법·유해 정보’가 됐다. 법원은 방통심의위의 손을 들어줬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 대통령이나 정부를 비판하면 소리 소문없이 잡혀가던 시절이 있었다. 술 자리에서의 농담도 삼가야 했다. 소위 ‘막걸리 보안법’이 위세를 떨치던 때다. 국가가 흉흉한 민심을 억누르던 시절이다. 민주주의가 모습을 갖춰 나가면서 ‘막걸리 보안법’은 과거의 유물이 됐다. 착각이었다. 송씨는 “거꾸로 가도 너무나 거꾸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방통심의위는 한 발 더 뒷걸음질 쳤다. SNS와 팟캐스트, 어플리케이션 등을 심의하는 전담 팀을 꾸린 것이다. 박만 위원장은 2011년 말 “신설되는 뉴미디어팀은 음란물이나 사행성 등 위법행위가 드러난 경우에 한정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정부나 정치인에 대한 비판적 의견은 무더기로 차단 또는 삭제됐다. ‘명예훼손’이라는 이유에서다. 


거꾸로 간 건 방통심의위 뿐만이 아니다. 경찰은 2010년 11월, 40대 대학강사 박아무개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길거리에 붙어있는 G20 정상회의 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렸다는 이유에서다. 경찰은 “정상석인 사고라고 생각하기 어렵다”면서 다짜고짜 배후를 캐물었다. 박씨는 ‘쥐’가 G20의 ‘쥐(G)’라고 말했지만, 경찰은 ‘불온’하게도 대통령을 떠올렸다.

국방부도 한 몫 했다. 2008년, 국방부는 ‘불온서적’ 23권을 지정하고 군내 반입을 금지시켰다. 베스트셀러, 대학 수업 교재도 포함됐다. 목록은 42권으로 늘었다. 또 지난 8월, 군사법원은 트위터에서 대통령을 비판해 ‘상관 모욕죄’로 기소된 현역 대위에게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앞선 2009년, 국방부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방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려보냈다. 

정부가 억압한 건 ‘표현의 자유’였다. 정확히는 ‘비판적 의견을 표현할 자유’였다. 소위 ‘비판적 언론인’을 솎아낸 것과 같은 맥락이다. 비판이 거세된 언론이 언론이 아닌 것처럼, 표현의 자유도 마찬가지다. 비판을 용인하지 않는 표현의 자유는 이미 ‘자유’가 아니다. 이명박 정부는 그렇게 ‘언론’과 ‘자유’를 억압하면서도 태연하게 ‘국격’을 입에 올렸다. 

‘민증 까!’…인터넷 실명제, 그 ‘삽질’의 역사

비판적 의견에는 ‘괴담’이라는 딱지가 붙었다. 인터넷은 그 진원지로 지목됐다. 느닷없이 ‘익명의 가면을 쓴 괴한’으로 몰린 사람이 여럿이다. 정부는 인터넷 아이디에 이름을 붙이려 했다. 인터넷 실명제였다. 노무현 정부에서 만들어진 ‘제한적 본인확인제’는 이명박 정부에서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 거의 모든 인터넷 게시판에서 시민들은 ‘민증을 까야’ 했다. 그러나 줄어든 건 ‘표현’ 그 자체였다. 애초 제도 도입의 취지였던 ‘악플러’나 ‘괴담’들은 줄어들지 않았다. 대신 댓글이 전반적으로 줄어들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표현 자체를 꺼렸다. 검열로 인한 ‘위축 효과’다. 2008년, 인터넷 토론방에서 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판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구속됐던 ‘미네르바(필명)’는 그 ‘본보기’였다. 

인터넷 실명제는 애초부터 무모한 도전이었다. 2009년 4월, 구글은 자사의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가 실명제 적용 대상으로 지정되자 한국 이용자들의 동영상 업로드와 댓글 기능을 차단했다. 청와대마저 ‘우회로’를 통해 동영상을 올리는 촌극이 빚어졌다. 정부는 ‘발끈’했지만 끝내 유튜브는 실명제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굴욕적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삽질’은 계속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올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언론사 홈페이지의 ‘소셜 댓글’에도 실명 확인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시민들이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해외 서비스로 실명제를 비켜가면서 이미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진 상황에서 나온 무리수였다. 정부는 ‘한국 인터넷’을 상정하고 여기에서 활동하는 ‘한국 국민들’을 통제하려고 달려들었다. 

뒤늦게 브레이크를 걸고 나선 건 헌법재판소였다. 헌재는 전기통신기본법(미네르바)과 정보통신망법(제한적 본인확인제)에 대해 각각 위헌 판결을 내렸다. 이미 ‘인터넷 통제국’의 오명을 뒤집어 쓴 뒤의 일이다. 뉴욕타임스는 “멍청한(lousy) 아이디어”라고 인터넷 실명제를 조롱했고, 유엔 특별보고관은 ‘전반적인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괴담’ 알레르기…시작은 ‘광우병 괴담?’

발단은 광우병 시위였다. 임기 초반이던 2008년 여름, 촛불이 들불처럼 달아 올랐다. 예상치 못한 ‘암초’였다. 지지율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거리는 분노의 함성으로 가득찼다. 청와대 뒷산에서 촛불을 바라보며 ‘아침이슬’을 불렀다던 대통령은, ‘촛불은 누구 돈으로 샀고, 누가 주도했는지 파악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송구스럽다”면서도 “‘광우병 괴담’”이라고 했다.

곧 ‘괴담 과의 전쟁’이 선포됐다. 괴담의 진원지로 지목된 MBC (PD수첩) 제작진 6명은 검찰에 ‘긴급’ 체포됐다. 집회 참가자들은 줄줄이 연행됐고, 정부와 검찰은 ‘유언비어’를 엄정 처벌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에 발맞춰 눈치 빠른 언론들은 인터넷을 ‘괴담’이 횡행하는 무법지대로 묘사했다. 정부는 설명하거나 ‘오해’를 풀기보다, 입을 막는 쪽을 선택했다.

‘전쟁’은 이어졌다. 하루가 멀다하고 괴담이 쏟아졌다. 천안함 침몰도, 한미 FTA도, ‘방사능 비’도, 4대강 사업도, 정부 의견과 다르면 모두 괴담이라는 딱지가 붙었다. 정보공개 요청은 번번이 거부됐고, 비판 여론에 대한 수렴 과정은 무시됐다. 오직 ‘괴담’이라는 이름의 ‘탄압’이 있었을 뿐이었다. 수많은 시민들은 영문도 모른채 감시와 검열의 눈초리에 시달렸다.

괴담은 ‘불통’의 다른 이름이다. 시민들은 설명을 듣기 원했고, 정부는 속도를 내기 원했다. 시민들은 민주주의를 원했고, 이명박 정부는 ‘일사분란’을 원했다. 임기 말,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와 SNS가 괴담의 새로운 ‘진원지’로 지목되기 시작했다. 끝까지 ‘괴담’ 타령이다. 5년 가까이 정부는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한 셈이다. 불행과 고통은 온전히 국민의 몫이다. 

허완 기자 | nina@mediatoday.co.kr  

2012년 9월 1일 토요일

“‘실명제는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 헌재 결정 혁명적”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8-31일자 기사 '“‘실명제는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 헌재 결정 혁명적”'을 퍼왔습니다.
박경신 교수 “자의적 수사 가능성으로 표현의 자유 위축”… 선관위도 “실명제 폐지가 바람직”

인터넷 게시판에 실명인증 의무를 부과한 인터넷 실명제(정보통신망법상 제한적 본인확인제)에 대한 위헌 결정은 ‘범죄자취급=실명제’라는 인식을 확산시킬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헌법재판소가 명확하게 실명제의 위헌성을 규정한 만큼, 공직선거법상 실명제도 같은 취지에 따라 폐지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30일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본인확인제는 자의적인 수사가능성으로 사람들을 위축시킨다”며 헌재가 이 점을 명확하게 지적했다고 말했다. 헌재가 결정문에서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 근간이 되는 중요한 헌법적 가치이므로 표현의 자유의 사전 제한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그 제한으로 인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의 효과가 명백하여야 한다”고 밝힌 대목에서 인터넷 실명제가 “사전제한”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민주통합당 최재천 의원실과 진보네트워크센터, 언론개혁시민연대, 참여연대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박 교수는 헌재가 위축효과를 발생시키는 규제에 대해 엄격한 심사를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인터넷 실명제가 ‘사전검열’이 아니더라도 그에 해당하는 위축효과를 발생시키는 ‘사전제한’인 만큼, “명백하고 현존한 위험”이 없는 한 사전검열이나 사전제한이 허용되어선 안 된다는 논리라는 이야기다.

박 교수는 인터넷 실명제가 ‘소용없는 규제’였다는 점을 헌재가 인정한 대목도 “획기적”이라고 평가했다. 헌재가 “우리 법상의 규제가 규범적으로 현실적으로 적용되지 아니하는 통신망이 존재”한다고 밝힌 것은 “결국 인터넷망이나 정보에 직접적인 규제를 가하는 소위 ‘대정보규제’의 한계를 인정한 것”이라는 것이다. 박 교수는 실명제가 적용되지 않던 해외 서비스나 SNS에 대해 ‘더 강한 규제’ 대신 ‘현실을 인정하자’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 3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터넷 실명제 위헌 결정의 의미와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장여경 진보넷 활동가가 토론하고 있다. 오른 쪽은 이날 발제를 맡은 박경신 교수. ⓒ이치열 기자 truth710@

인터넷 실명제가 익명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헌재의 결정도 높이 평가했다. 박 교수는 “헌재는 표현의 자유뿐만 아니라 프라이버시권 관련 법익의 침해도 명백히 인지하고 있다”며 “수사편의 등에 치우쳐 모든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와 같이 취급한다”는 헌재의 결정문을 인용했다. 실명제로 축적된 정보가 수사기관에 전달되는 등 ‘수사편의’를 위해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 침해될 가능성을 헌재가 폭넓게 인정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공직선거법상 인터넷 실명제는 “폐지되어야 한다”는 게 박 교수의 결론이다. 그는 “선거법 하나만을 위해서 인터넷의 익명성을 없애버린다는 것은 어느 법원의 형량을 통해서도 합헌결과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인터넷 게시판에 후보자 관련 정보를 게시할 경우 실명확인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헌재 결정 직후 이 같은 제도에 대해 폐지 의견을 모으고,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박 교수는 “실명제는 국가와 개인과의 관계를 감시자와 감시대상으로 만들려는 여러 제도들 중 가장 중요한 제도”라며 헌재의 이번 결정이 “범죄자취급=실명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이 ‘기본’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는 한편, 이번 결정에 따라 수사편의를 위한 여타 실명제는 존립 근거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해석이다.  
진보네트워크센터 장여경 활동가는 “(헌재가) 거의 완결적인 형태로 인터넷에서의 익명 표현의 자유를 기본권으로 선언했다”고 말했다. 또 헌재가 개인정보 유출 위험 등을 인정한 대목을 들어 “익명 표현의 자유뿐만 아니라 주민번호 등 개인정보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차원에서 향후 법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악플’에 대해서는 “외국의 보편적인 규제대로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주요 포털들이 가입돼 있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측도 “인터넷 실명제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규제였다”고 지적했다. 최민식 정책실장은 “이번 결정이 국내 인터넷 기업의 경쟁력을 제한하는 규제 개선의 물꼬를 튼 것”이라며 “인터넷 업계에 자율적인 규제 권한이 주어진 만큼, (실명제 폐지로 인한) 우려들을 해소할 수 있는 방향으로 회원사들과 함께 공통적인 정책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박영수 법제과장은 “헌재 결정을 환영한다”며 “선거법상 실명제도 그런 방향으로 개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 실명제는) 사실상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면서도 “법 개정이 안 되면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이 있다”고 털어놨다. 선관위는 사후조치를 엄격하게 하는 방안과 사전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방법 등을 실명제 폐지 이후의 대안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허완 기자 | nina@mediatoday.co.kr  

천안함 신상철 “이명박 개XX” 칼럼 무죄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8-31일자 기사 '천안함 신상철 “이명박 개XX” 칼럼 무죄'를 퍼왔습니다.
 남부지법 “권력자 비판일 뿐 협박·테러 아냐…표현자유 중요성”

검찰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를 수사한다는 소식에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이명박 개××, 노정연을 그냥 놓아누라’며 거친 표현을 담은 칼럼을 쓴 이유로 검찰에 기소된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전 천안함 민군합조단 민간위원)가 법원이 무죄를 선고해 주목된다.
판사는 부적절한 욕설이나 경멸적 언어가 반복되는 표현에 대해 도덕적 사회적 비난을 받을 수 있지만 이를 넘어서 국가의 형벌로 의율하는 것은 신중해야 하며, 최고 권력자에 대한 자유로운 비판이 허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헌법재판소가 인터넷실명제 위헌 판결을 통해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취지와 같다고 평가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 김영식 판사는 31일 모욕 및 협박 혐의로 기소된 신 대표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이 같이 판결했다.
김 판사는 욕설이 담긴 신 대표의 글이 본인(이명박 대통령)에게 도달했는지 여부에 대해 형사소송법 307조를 들어 합리적 의심없이 증명에 의해서여야 한다는 점에서 청와대 게시판과 조선일보의 일부 보도, 누구나 접근이 가능한 서프라이즈에 실었다는 이유 만으로는 이 대통령이 이를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구속요건이 되는 사건이려면 피해자 조사를 통해 입증돼야 하는데 피해자(이 대통령)가 아무런 증거도 제출하지 않아 피해자가 이를 인식했거나 피해를 봤다고 보기어렵다”며 “이는 검찰의 증거부제출에 의한 탓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신 대표의 글이 이 대통령에 전달돼 그 피해를 입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 판사는 또하나의 쟁점인 ‘협박’의 근거인 ‘해악의 고지’가 있었느냐에 대해서도 “신 대표의 글은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의 딸) 노정연 수사를 제기할 경우 국민의 저항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로 볼 수 있을 뿐 해악을 가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신 대표는 글을 씀으로 비판할 뿐 위해를 가하거나 폭력을 가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신 대표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을 반대하는 유명 정치웹진 사이트를 운영하는 언론인이며, 천안함 의혹을 제기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이라며 “노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제기된다는 언론보도를 보고 분노해 글을 게시했다는 경위 등을 종합해 볼 때 (이 대통령에게) 해악을 고지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국제테러단체의 암살과 동일하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 “그렇게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김 판사는 “언론인으로서 건전한 정치비판을 해야 함에도 신 대표의 글이 부적절한 욕설과 경멸적 언어를 반복해 도덕적, 사회적 비난을 받을 소지는 다분하다”면서도 “그러나 국가 최고권력자에 대한 자유로운 비판이 허용돼야 하며 견제와 비판을 업으로 하는 언론인으로서 납득하기 어려운 표현을 썼다 해도 도덕적 비난을 넘어선 국가 형벌로 의율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최근 헌법재판소가 (인터넷실명제 위헌을 통해) 표현의 자유가 갖는 중요성을 다룬 것과 같다”며 “그러므로 피고는 무죄”라고 선고했다.
김 판사는 이날 판결하면서 신 대표의 의사를 물어본 뒤 무죄 판결 요지를 일간지에 공시하기로 한다고 선언했다. 김 판사는 신 대표에게 “내가 한 것은 여기까지이며 검찰이 기소할 것이니 항소심에서 재판 잘 받으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협박과 모욕의사가 없는 취지의 글이라는 것을 판사가 직접 확인해준 것”이라며 “자유로운 비판에 대한 재갈을 물리기 위해 무리하게 남발하고 있는 검찰의 행태에 제동을 걸었다는 의미의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신 대표는 “국민들의 권력에 대한 자유로운 비판과 특히 언론의 비판 기능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을 새삼 확인해준 명판결”이라며 “무죄를 예상했으나 판사의 판결을 듣는 내내 감격스러웠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그 이유에 대해 “이명박 정권 들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억울하게 경찰과 검찰에 불려다니는 등 고통을 받아왔다”며 “반면,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수호해야 할 기관인 검찰·사법부가 권력에 눈치보는 모습에 급급해 많은 국민이 절망해왔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2012년 8월 31일 금요일

‘상관모욕죄’ 대위, 징역 3년 구형


이글은 시사IN 2012-08-31일자 기사 '‘상관모욕죄’ 대위, 징역 3년 구형'을 퍼왔습니다.
트위터에서 상관을 모욕한 죄로 기소된 현역 장교에게 징역 3년 구형이 떨어졌다. 2주 안에 내려질 선고는 군인의 ‘표현의 자유’를 가늠해볼 잣대가 될 전망이다. 국방부는 SNS 이용에 대해 단속 강화 지침을 내렸다.

“저는 무죄를 주장하지 않습니다.” 피고인석에 앉은 이 아무개 대위(27)의 첫마디는 뜻밖이었다. 8월22일 경기도 한 부대에서 진행된 제7군단 보통군사법원. 네 번째로 열린 군사재판에서 이 대위는 자신의 심경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뗐다. “육사 생활에 재미를 느꼈느냐”라는 검찰관의 신문과 “자살 시도를 한 적이 있느냐”와 같은 군 판사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해온 터였다.

그는 최후진술을 위해 A4 한 장 가득 써온 글을 ‘다·나·까’로 끝나는 전형적인 군인 말투로 읽어 내려갔다. 이 대위는 기소 자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유·무죄를 다툴 사건 자체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국민의 권리를 보장해주지 못하는 나라가 존재할 이유는 무엇입니까. 4년이 넘는 동안 제가 복무한 군대는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는 대한민국의 파수꾼입니다.” 

ⓒ시사IN 조남진 트위터에 대통령에 대한 글을 올려 ‘상관모욕죄’로 기소된 이 아무개 대위에 대한 공판이 8월22일 열린 가운데 군 관계자들이 재판 상황을 보고하고 있다.

군사법원 재판장 격인 심판관의 표정이 굳어졌다. 방청석에 앉아 이 대위의 최후진술을 듣던 그의 어머니 전 아무개씨(55)는 “아들이 당당하게 할 말 다 하는 것처럼 보여도 속은 여리다. 어제는 한숨도 못 잤다. 요샌 수면제를 먹어도 잠이 안 들 정도로 신경이 예민해져 있다. 위태위태하게 버티고 있는데 요즘 들어 특히 더 힘들어한다. 이제 정말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군 검찰은 이 대위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기소된 군형법 제64조 제2항(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 또는 그 밖의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 상관모욕죄에 해당되는 최고 형량이었다. 검찰관은 “군인에게도 표현의 자유가 있기는 하지만 장교는 모범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 장교로 자기 신분을 망각한 채, 끝까지 뉘우치지 않았다”라며 구형 이유를 덧붙였다. 

이 대위 쪽 이재정 변호사는 최후변론에서  군 검찰이 공소한 모든 사실을 부인했다. 검찰이 낸 자료는 원본이 아닌 워드프로세서로 편집된 채 손으로 가필한 흔적까지 있어 증거능력이 의심된다는 지적이었다. 이 변호사는 “트위터에서의 비판은 국군통수권자로서의 대통령이 아닌 내곡동 사저 문제, 인천공항매각, 등록금 정책 등과 관련한 최고 권력자에 대한 비판이었다. 물론 좀 더 합리적인 태도로 비판하지 못한 점은 아쉽게 여길 수 있다. 하지만 여기는 형법을 다루는 법정이고, 법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군 검찰 구형 열흘 전, 군기강 확립 발표

또 이 변호사는 두 번이나 기각된 증인신청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애초에 SNS에서 벌어진 강정마을 관련 논쟁으로 인해 이 대위의 트윗이 문제가 됐다고 알려졌던 것과 달리, 그보다 훨씬 앞선 지난 2월부터 국군기무사령부가 이 대위 트위터를 지켜봐왔다는 사실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 대위의 트위터 캡처본 473장의 자료를 제출한 기무사 소속 서 아무개 대위가 사건의 핵심 인물로 떠올랐지만, 재판부는 그를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았다. 이 변호사는 두 번째 공판부터 변론 종결 때까지 논란이 된 이 쟁점에 대해 “위법 수집 증거에 대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지 못해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심판관은 다시 이 대위에게 물었다. “양심에 손을 얹고 이번 일에 대한 생각을 묻고 싶다.” 이 대위는 “행여 이명박 대통령이 적진에 뛰어들라고 하면, 그게 어떤 업무라고 할지라도 (군인으로서) 수행해야 한다”라고만 대답했다. 이재정 변호사는 이 대위의 짧은 말을 보충했다. 이 변호사는 법리를 강조하던 그 전까지의 태도와는 달리, 자신이 겪은 이 대위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 대위는 보수적인 엘리트 군인이다. 서울대와 육사를 동시에 붙고서도 육사를 지원했다. 이를 말리는 모친을 설득하면서까지 육사에 입학했고, 육사 지원금으로 일본 유학도 갔고 우수 논문상도 탄 인재다. 이런 이 대위의 모습을 보면서, 육사 진학을 반대하던 어머니도 태도를 바꿔 육사발전기금을 300만원이나 낸 적도 있다.” 

ⓒ시사IN 조남진 한 군인이 제7군단 보통군사법원 입구에 있는 군기강 확립 안내문을 보고 있다.
2시간가량 진행된 재판은 이날 선고를 제외한 모든 일정을 끝냈다. 군 판사는 2주 안에 선고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군인의 SNS 사용과 관련한 재판은 처음이다. 국방부는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자 엄벌하겠다고 밝혔지만 재판부는 국방부 하부 조직이 아니다. 군대 내 표현의 자유를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선고인 만큼 재판부가 독립된 사법기관으로서 올바른 판단을 해주시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검찰의 구형이 있기 열흘 전, 사이버 군기강 확립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혀 논란이 일기도 했다. ‘SNS 활용 행동강령’을 제정해 이를 위반하는 군인은 관련 법규에 의거해 엄벌에 처하겠다는 것이었다. 국방부가 밝힌 SNS 활용 행동강령에는 △승인되지 않은 휴대전화 등은 영내 반입·사용 금지 △SNS상에서 군 비하·모욕·해학적 표현으로 군 기강 및 품위 훼손 금지 △SNS상에서 타인에 대한 모욕·욕설, 명예훼손, 정치적 중립 저해 등 금지 등이 명시되어 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군인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는 SNS 관련 지시사항을 이 대위 구형과 선고를 앞둔 때 발표하는 건, 사실상 지침을 내린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이 대위 건을 본보기로 해서 본격적으로 SNS에서 표현을 제약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 1월 전군에 배포한 ‘SNS 활용 가이드라인’에도 이 행동강령이 들어가 있다([시사IN] 제246호 국방부 SNS 가이드라인 ‘웬만하면 다 걸린다’ 기사 참조). 모든 군인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사항을 행동강령으로 제정했다”라고 밝혔다.

김은지 기자 | smile@sisain.co.kr 

2012년 8월 27일 월요일

본인확인제 위헌판결, 방통위 대책은 '사업자 자율?'


이글은 미디어스 2012-08-24일자 기사 '본인확인제 위헌판결, 방통위 대책은 '사업자 자율?''를 퍼왔습니다.
진보넷 “방통위가 표현의 자유 보장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 제한적 본인 확인제 헌법재판소 위헌판결 후속조치 브리핑에 나선 박재문 방송통신위원회 네트워크정책국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미디어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23일 제한적 본인 확인제를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판정한 것에 대한 후속조치로 사업자 자율에 맡긴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에대해 시민사회단체는 방통위가 표현의 자유 보장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박재문 방통위 네트워크정책국장은 24일 오후 브리핑에서 "헌재의 판결로 해당 사업자에게 본인확인 의무를 부과하는 법이 효력을 상실했다"면서 "앞으로 사업자 자율에 맡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재문 국장은 "사업자가 자율적인 규제를 활성화하는 것이 기본적인 방향"이라고 전했다
위헌 판결을 받은 정보통신망법 44조5(제한적 본인 확인제)는 일일 평균 이용자 수가 10만명 이상인 곳에 게시물을 작성할 때 실명확인을 의무화 해왔다. 헌법재판소는 이 법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표현의 자유를 과도히 제한했다고 판단했다.
방통위는 명예훼손 등 피해 증가 우려 대처 방안으로 게시물 임시 삭제 등의 조치와 피해자 구제 절차 등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재문 국장은 "이미 합헌으로 판정난 정보통신망법 44조2의 임시조치를 활용할 방안을 찾고 피해자 구제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박재문 국장은 "(명예훼손)가해자를 특정하는 것은 IP추적이나 사이트 가입시 회원정보 등으로 추적할 수 있다"면서 "관계 부처들과 협의해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방통위가 적극적으로 나서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장여경 진보네트워크 활동가는 와의 전화통화에서 "헌재 판결의 취지는 익명성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하라는 것"이라며 "방통위가 본인 확인제를 통한 표현의 자유가 침해되지 않는지 적극적으로 나서 확인해야한다"고 밝혔다.
또 방통위의 임시조치 활용에 대해서 장여경 활동가는 "임시조치가 남발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장여경 활동가는 "공익적 비판이 임시조치 때문에 위축된 사례들이 많이 있다"고 지적하며 "이런 경우 글을 쓴 사람의 표현의 자유 역시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승욱 기자  |  sigle0522@mediaus.co.kr

현병철 인권위장 빗나간 내부소통 “실명게시판 설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8-26일자 기사 '현병철 인권위장 빗나간 내부소통 “실명게시판 설치”'를 퍼왔습니다.

위헌결정 불구 표현의자유 외면
선별면담도 일방추진 직원 반발

자질 논란 속에서 연임에 성공한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의 내부 쇄신책이 잇따라 구설에 오르고 있다.26일 인권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현 위원장은 지난주 국·과장급 간부들을 개별적으로 면담해 내부 소통 방안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이에 한 간부가 “직원들의 자유로운 의견을 들으려면 무기명으로 받으라”고 제안하자, 현 위원장은 “한양대 (교수) 시절에도 익명으로 (의견을) 받으니 비방성 글이 많아서 안 되겠더라”며 “실명 게시판을 설치하라”고 지시했다.이후 현 위원장의 지시 사항은 인권위 내부 전산망을 관리하는 실무 부서에 전달됐고, ‘위원장에게 바란다’는 이름의 실명 게시판이 인권위 누리집에 곧 신설될 전망이다.소식을 전해들은 인권위 직원들은 실소하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어느 인권위 직원은 “현 위원장의 실명 게시판 설치 지시는 인터넷 실명제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어 위헌이라고 한 지난 23일 헌법재판소의 결정과도 배치된다”며 “표현의 자유에 대한 현 위원장의 인식을 다시 한번 드러낸 사례”라고 말했다.연임 이후 추진하려던 쇄신책들도 잇따라 벽에 부딪히고 있다. 현 위원장은 차관급 상임위원(단장)과 5급 이상 직원 10여명으로 쇄신기획팀을 꾸리겠다는 복안을 내놨으나, ‘내부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며 상임위원들이 반발하고, 팀장 자리를 제안받은 과장급 간부 2명도 ‘여론수렴부터 하라’며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현 위원장이 ‘직원들과 직접 대화하겠다’며 추진했던 단독 면담도 반발을 사고 있다. 현 위원장은 160여명의 직원 가운데 면담 대상자 20명을 선정해 날짜·시간을 개별 통보했는데, 일부 직원들은 면담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직원은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면담자를) ‘선정’한다는 표현도 웃기고, 위원장과 얼굴 맞대고 하고 싶은 말 다 할 수 있는 직원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2012년 8월 24일 금요일

“내친 김에 선거법 실명제도 폐지해야”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8-23일자 기사 '“내친 김에 선거법 실명제도 폐지해야”'를 퍼왔습니다.
박경신 교수 “표현의 자유 사전 제한이 위헌임을 인정한 것”…진보넷 “주민번호 수집 금지해야”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인터넷게시판 본인확인제(인터넷 실명제)를 위헌이라고 결정한 것에 대해 박경신 고려대 교수는 “완벽한 결정이 나왔다”며 환영했다.
이날 박 교수는 헌법재판소에서 방청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결정은 인터넷 실명제가 (인터넷에) 글 쓰기 전에 신상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사전에 제한한다는 점을 헌재 차원에서 처음 인정한 것”이라며 “개인정보 축적과 유출, 국내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 문제도 인정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헌재의 결정을 계기로 최근까지 잇따르고 있는 통신사 등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교수는 “지난해와 올해만 해도 3천만건에 이르는 개인정보 유출이 이뤄졌다”며 “이는 법이 (인터넷 이용자의) 신상정보 축적을 강제해서 벌어진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장여경 진보네트워크센터(진보넷) 간사는 “이번 결정은 익명 표현의 자유를 확정적으로 인정한 것”이라며 “다른 나라와 우리나라의 차이점이 익명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는데 이번 결정으로 인해 논쟁은 끝났다”고 평가했다. 장 간사는 그러나 “게임 실명제처럼 다른 법률에 유사한 제도가 상당히 많이 남아있다”며 “국회에서 관련 제도 폐지와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헌법재판소는 23일 일일 평균 이용자 수가 10만명 이상인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인적사항을 등록한 뒤에야 댓글 또는 게시글을 남길 수 있도록 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44조 1항에 대해 제기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8명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2007년 7월 악성댓글 등에 따른 사회적 폐해 방지를 위해 포털 게시판 등을 중심으로 도입된 인터넷 실명제가 5년여 만에 폐지되게 됐다. 사진은 23일 서울 종로구 북촌로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왼쪽부터 이정미 헌법재판관, 송두환 헌법재판관, 이동흡 헌법재판관, 김종대 헌법재판관, 이강국 헌법재판소장, 민형기 헌법재판관, 목영준 헌법재판관, 박한철 헌법재판관. ©연합뉴스

진보넷은 이날 헌재의 결정 직후 논평을 내고 “인터넷게시판 본인확인제가 인터넷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적용범위를 광범위하게 정해 법 집행자에게 자의적인 집행 여지를 부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며 “헌재의 결정은 본인확인제가 처음 입안되던 당시부터 우리가 지적해 왔던 문제들”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10년 4월 미디어오늘이 청구하고 진보넷이 지원했다. 앞서 인터넷 이용자인 개인들이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과 병합돼 다뤄졌다.  헌법재판소 관계자는 이번 결정에 대해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중요한 헌법적 가치”라며 “인터넷게시판 본인확인제는 익명의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보넷은 더불어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18일 시행하기 시작한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본인을 확인한다는 명분으로 신용정보업체들과 KT 등 이동통신사업자에게 독점적으로 주민번호를 수집·이용하도록 보장하는 정책이 명분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진보넷은 “본인확인제가 위헌인 이상 본인확인제를 명분으로 한 인터넷 기업들의 모든 주민번호 수집과 이용이 즉시 중지돼야 한다”며 “보관된 주민번호도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경신 교수도 “사업자들은 신상정보 수집을 중단하고 수사기관의 협조를 이유로 통신자료를 제공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요청한다”며 “특히 대선을 앞두고 선거법상 인터넷실명제에 대해서도 입법부가 조속한 결정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현행 공직선거법 82조에 따르면 인터넷언론사는 선거운동기간 중 글을 게시하는 사용자의 실명을 확인받도록 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 

조현미 기자 | ssal@mediatoday.co.kr  

2012년 8월 20일 월요일

“군인이 대통령 욕하면 상관 모욕죄? 트위터 공부 좀 해라”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8-19일자 기사 '“군인이 대통령 욕하면 상관 모욕죄? 트위터 공부 좀 해라”'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이○○ 대위 변호 맡은 이재정 변호사, “표현의 자유를 뺏을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가카 이새끼 기어코 인천공항을 팔아먹을라구 발악을 하는구나”“가카는 3년 만에 국가채무에 따른 이자 지급액만 50조에 이르는 위대한 경제 성장을 이루신 분! 마이너스의 손 가카!”“지금 남북관계의 경색은 MB정부의 대북 병신외교가 한몫을 하고 있죠”
트위터나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이런 내용이나 표현은 아주 흔하다. 하지만 현역 군인이 이런 얘길 한다면?
한 현역 장교(이하 ‘이 대위)가 트위터상에서 한 발언이 문제가 되어 군 형법상의 상관모욕죄로 기소된 사건이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 5월 말경이다. 그리고 이 대위를 변호하고 있는 이재정 변호사(법무법인 동화)를 만난 것은 역시 5월 말경으로 사건이 일어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인터뷰 이후 시간이 많이 지났기 때문에 처음과 상황이 달라진 부분도 있고 추가로 진행된 사안도 있다. 이 점을 고려하여 인터뷰와 함께 지난 3개월간의 흐름을 되짚어 보도록 하자.
1. 이재정 변호사 인터뷰 (2012년 05월 31일)
군인이 대통령을 비판하면 상관모욕죄?
- 어떻게 된 사건인가. 이 대위는 어떻게 군 검찰에 기소를 당하게 된 것인가.이 대위가 다른 트위터 사용자와 강정마을 문제에 대해 논쟁했다. 팽팽한 논쟁이라기보다는 대화를 나눈 정도였는데, 상대방이 ‘당신은 왜 안보관이 없느냐’ 이렇게 나왔다. 그래서 ‘나야말로 안보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라는 얘기를 하려고 신분을 밝히게 되었는데, 상대방이 그것을 기무사에 신고한 거다.(필자 주: 최초 발화점이 트위터 논쟁이었다고 알려졌으나, 2차 공판에서 트위터 논쟁이 있기 전부터 기무사가 이 대위를 사찰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 그럼 군검찰은 그걸 받아서 상관모욕죄로 기소를 한 것 아닌가. 대통령이 상관모욕죄 상의 상관이 맞느냐, 이게 가장 중요한 법적 이슈가 되는지.생각보다 군 형법이 그렇게 무식하지 않다. 군 검찰과 국방부는 ‘군 통수권자니까 상관이다’ 이렇게 단순하게 얘기하지만, 육군본부에서 펴낸 ‘군 형법 주해’라는 책을 보면 각 적용 법규마다 상관의 범위가 다르므로 유의해서 해석해야 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일부는 너무 추상적이어서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내용까지 나오고. 그러니까 ‘상관의 범위’를 합헌적으로 해석하기 위해서는 주의 깊은 접근이 필요한 거다. 그런데도 지금 군검찰에서 앵무새처럼 얘기하고 있는 게 ‘군 통수권자니까’ 이것뿐이다.
- 그렇다면 군 장교가 이것보다 더 심한 말을 해도 다 용서해야 하는 거냐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물론 그것을 비난할 수도, 정치사회적 책임을 지게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속한 집단(군)에서 징계를 논의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게 형벌로 처벌할 거리가 되는가를 얘기하고 싶다. 상관모욕죄가 그러려고 만들어진 죄는 아니다. 그리고 이 사건을 얘기하면서 미국 사례를 많이 들지 않나.
- 그 해병대 건 말인가.이 해병대원은 오바마 대통령을 비난하는 사이트를 군인 신분을 노출한 상태에서 운영하고, 오바마의 명령을 듣지 않겠다는 항명 의사까지 밝혔다. 우리나라 같으면 바로 영창이었을 거다. 이런 사안에서조차 미국 내 인권단체들의 옹호가 있었다. 미국 군 형법에도 상관 모욕 규정이 있지만, 그 적용은 고려도 하지 않고 내부 징계 절차(불명예제대)로 끝냈다.
군인복무규율은 왜 갑자기 대통령을 상관으로 규정했나
- 군인복무규율 얘기를 해 보자. 군인복무규율에는 군 형법상의 상관모욕죄보다는 더 명시적으로 ‘대통령은 상관’이라고 되어 있는데, 그렇다면 이 건은 ‘군 형법상의 상관모욕죄가 아니라 군인복무규율에 따라 징계하면 된다’ 이렇게 해석해도 되는 건가.그것도 경계해야 할 시각이다. 원래 군 형법과 관련해서 구체적인 내용이 필요하면 군 형법 시행령으로 해결하면 된다. 그런데 군인복무규율은 시행령과도 무관하고, 원래는 군인복무규율 상의 상관 규정이 군 형법상 규정과 같았다.
- 그렇다면 그 규정이 어느 순간 갑자기 바뀌었다는 것인지.2009년에 전군지침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비난하면 상관모욕죄로 처벌된다’는 내용이 하달되었다. 하지만 전군지침으로 군 형법을 해석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자기네들도 찜찜했을 거다. 대통령이 상관인가도 명확하지 않고 그렇게 처벌했던 사례도 없고, 그렇다고 군 형법을 고치거나 시행령을 만들려면 법률 위임이 있어야 하니까 어렵고. 그러니까 에둘러서 꼼수를 써서 전군지침의 권위를 보장하기 위해서 군인복무규율에다가 끼워 넣은 거다.
- 꼼수…군 검찰은 당연히 대통령은 상관모욕죄 상의 상관에 포함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굳이 전군지침 내리고 군인복무규율에 이런 규정을 슬며시 끼워 넣을 이유가 없는 거다. 그것 자체가 이미 이율배반적 아닌가.
- 결론적으로 군인복무규율을 통한 처벌은 가능하다?그렇게 결론을 낼 수는 없다. 물론 군 형법보다는 좀 더 여러 가지 판단을 할 수는 있다. 그렇다고 해도 이 사안으로 무거운 징계까지 해야 하나 싶고, 적절하고 합리적인 수준에서 진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어떤 식으로든 처분이 내려진다면 그 내용에 따라서 법률로서 다시 다툴 수도 있는 거니까.
- 만일 군인복무규율에 따라 징계를 받는다면, 당사자는 뭘 할 수 있나.행정소송을 통해서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거다. 예전에 국방부의 불온서적 지정에 대해 헌법소원 냈다가 감봉, 파면 등 징계받은 군 법무관들도 그랬었고. 혹시나 해서 강조하는데, 내부 징계 절차 역시도 합리적인 수준이어야 한다는 걸 말하고 싶다.
군인으로서의 개인, 시민으로서의 개인, 그리고 트위터라는 공간.
- 군인으로서의 이 대위가 군 통수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한 것이 아니라, 시민으로서의 이 대위가 정치인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한 것이라는 논지도 있더라. 그런데 하나의 인격을 이렇게 나누어서 보는 게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어떤 기준으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하나.이것이 개인적으로 한 행위인지, 군인으로서 한 행위인지는 내용을 보면 알 수가 있다. 과거의 트윗 내용을 가지고 이제 와서 대위, 육사 출신이라는 프로필을 합쳐서 무게를 실으려고 하지만, 그 트윗을 날릴 때만 해도 그게(군인으로서가) 아니었다. 만약 군 조직 내에서 이 친구의 대북관 안보관 등이 상사와 조직과 부딪혀 실질적인 문제가 생겼다면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런 걸 구분하는 게 어려울 것 같지만, 일단 행위가 던져지면(사건이 일어나면) 국민의 법감정에 따라 그 척도가 생겨난다.
- 이 대위의 경우 어떤 정도의 처분이 적합하다고 보나.이 건에 대해서는 내부 징계도 부당하다고 본다. 프로필에 군인임을 밝힌 것도 아니고 사적 대화의 수준이다. 트위터가 일반인에게 퍼블릭하다고 하지만 트위터의 특징은 억지로 찾아서 읽지 않으면, 스토커가 아닌 이상은 종합해서 볼 수 있지도 않다.
- 트위터란 공간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것은 사실 논란이 많긴 하다. 단순히 사적인 공간이라고 보기도 어렵고, 사용자 개인의 영향력의 문제이기도 하고… ‘에이, 트위터에서 그런 말을 왜 했어’ 하고 생각할 수도 있고 말이다.서기호 전 판사 건도 마찬가지인데, 사실 처음에는 트위터 사용자들이 서기호가 판사인 줄도 몰랐다. 그런데 이제는 영향력이 생겼다. 같은 의견을 말하더라도 예전과 지금은 다르게 받아들여지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것이 판단의 척도가 될 수 있다. 예전에 서기호 전 판사가 올린 글을 막 캐내서 얘기하는 건 그거 자체로 코미디인 거고, 만약 서기호 전 판사가 지금도 판사이고 (지금의 영향력 아래에서) 그런 내용의 글을 계속해서 올린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 이 대위 트윗은 지금도 볼 수 있나?계정은 이미 해지했다. 기소 내용으로 보면, 리트윗한 것이 많다. 공지영 작가 글을 리트윗한 것도 있는데 그러면 공지영 작가에게도 모욕죄 혐의를 씌워야 하는 거 아닌가? 중앙일보 논평에 대해 쓴 것도 있다. “수백억 원 재산을 사회 환원하신 분이 고작 수억 때문에 내곡동 땅 가지고 장난쳤겠느냐는 중앙일보 논평인지 사설을 읽고 나니 올해도 개소리가 풍년일 거라는 전망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이게 대통령을 욕하는 건가? 중앙일보 논평을 욕한 것일 뿐이다.
- 군 검찰이 트위터를 잘 모르는 것 아닌가.군 검찰은 리트윗 개념을 제대로 모른다. 군 검찰이 제시한 증거는, 이 대위가 군인 신분을 밝혔다면서 여기저기 있는 정보를 다 뒤져서 조합을 해놓은 거다. 흡사 프로필에 올려놓은 것처럼 보이게. 군 검찰도 이렇고 군 판사나 심판관도 마찬가지여서 이걸 설명하는데 시간이 좀 든다. (주: 뒤이은 공판에서 이 증거자료의 편집 의혹 및 증거능력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다.)
뚫린 입으로 무슨 말을 못 해
- 군인에게 있어서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어디까지 허용되는 하는 것인가. 특수한 신분인 것은 분명하지 않나.우리가 합의한 헌법과 법률은 그러한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러니까 결국 그 화두는 법 외적인 화두가 된다. 아니려면 법부터 고쳐야 할 것이다. 결국, 그 문제는 도의적 책임, 직업윤리의 문제로 봐야 하는데, (얘기가 반복되지만) 결국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판단이 되는 거다. 그에 따라 합리적 내부 절차에 의한 처분이 있을 수도 있고, 비난을 감수할 수도 있을 것이다.
- 헌법과 법률이 그렇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아무튼 개인이 마땅히 누려야 하는 표현의 자유를 뺏을 자유는 누구에게도 없다. 판사든 군인이든 공무원이든, 법에 정해져 있는 경우(정당 가입 금지 등)를 제외하고는 없다. 나는 이런 화두가 자꾸 “어떻게 제한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얘기가 진행되면 사실 발끈하게 되곤 한다. 개인의 자유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식으로든 제한하려고 하는 의도로 보여서 경계하게 되기도 하고.
-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사실 우리 헌법 자체가, 말하는 것에 대해서는 입을 꿰매버리지 않는 이상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후 규제는 몰라도 사전 규제는 하지 않는다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라도 뚫린 입으로 뭔 소리를 못하나. 책임은 자신이 지는 것이다. 정치적이든 도의적이든 길 가다 맞든 (…) 어쨌든 “뚫린 입으로 뭔 말을 못해”에 방점을 좀 찍어주면 좋겠다.
2. 이후 3개월, 새로운 쟁점들
증거자료는 조작되었나, 기무사는 불법적으로 증거를 수집하였나.
요약하면 이렇다. 이 대위는 평소 트위터에서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트위터상에서의 제주 해군기지와 관련된 논쟁을 벌이다 신분이 드러나 기무사에 신고를 당했다. 그래서 군 검찰이 상관모욕죄로 기소했다.
그래서 처음에 이 사건은 군 형법상의 상관모욕죄에 해당할 만한 ‘범죄’인가 아닌가 하는 점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6월을 지나며 상황이 달라졌다. 관련된 오마이뉴스의 기사들을 요약하였다.
6월 16일: 오마이뉴스가 기무사와 군 검찰이 제주 해군기지 논쟁 이전부터 이 대위의 트위터를 사찰해왔다는 의혹을 제기 (링크) 6월 26일: 2차 공판에서 이재정 변호사는 군 검찰의 증거자료에 대해 조작 의혹과 함께 증거능력 부족 사유로 공소 사실을 전면 부인, 증거자료 작성자의 확인을 요구(링크) 7월 17일: 비공개로 진행된 공판준비기일에 군 검찰은 기무사 서 아무개 대위가 작성한 확인서 제출. (링크) 확인서의 내용은 이 대위 트위터 총 473장 출력, 제주 해군기지 논쟁 이전에 대부분 출력되었다는 것.
즉, 이 사안을 주도한 것은 기무사였으며 최초에 알려진 바와 달리 트위터상의 제주 해군기지 논쟁 이전부터 이 대위의 트위터를 주시하고 있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이로써 공방의 중심은 ‘이 대위의 트윗이 상관모욕죄에 해당하는가’에서 ‘군 검찰이 제시한 증거(트윗)의 조작 여부와 위법적인 방법으로의 수집 여부’로 옮겨지게 된다.
다시 한 번, 군인은 대통령을 비방하면 안 되는가
물론 그렇다고 해서 ‘군인이 대통령을 비방해도 되는가’라는 질문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겠고 여기서 결론을 쉽게 낼 수도 없다. 다만, 이재정 변호사가 인터뷰에서 언급한 내용을 다시 한 번 곱씹어 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그것을 비난할 수도, 정치사회적 책임을 지게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속한 집단(군)에서 징계를 논의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게 형벌로 처벌할 거리가 되는가”“우리가 합의한 헌법과 법률은 그러한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개인이 마땅히 누려야 하는 표현의 자유를 뺏을 자유는 누구에게도 없다. 판사든 군인이든 공무원이든, 법에 정해져 있는 경우(정당 가입 금지 등)를 제외하고는 없다.”
표현의 자유 기금,김앤장부럽지 않은 서비스를 해 드립니다.
- 표현의 자유 기금(나꼼수 기금) 좀 소개해 달라.공익 사건들은 대체로 보수도 적고 시간도 많이 뺏기다 보니 개별 변호사의 결의 수준만 바라보게 된다. 이걸로 돈 벌자는 건 아니지만, 예전에 촛불 시위 관련해서 30만 원 받고 2년 동안 한 달에 한 번씩 재판을 계속 진행한 케이스도 있다, 열 몇 명을 변호하면서. 실질적으로 돈을 받는 게 아닌 거다. 게다가 이렇게 참여할 수 있는 변호사들은 대체로 대형 로펌에 매여 있지 않은 개업 변호사들이나, 우리 같은 소규모 민변계 로펌처럼, 기본적으로 장사 못하는 사람들이기도 하고. (웃음)
- 그래서 기금을 만들게 된 것인가.기존에 민변 내부 기금이 있긴 했지만 많지 않은 수준이기도 했고… 그런데 걱정이 되는 거다. 2012년이. 선거도 있고, SNS 이슈에… 선거법, 명예훼손 등등 이 복잡한 법률에 따라, 이 검찰 아래에서 얼마나 많은 기소가 있겠는가. 그러던 차에 나꼼수 측과 얘기가 되어서 기금을 만들게 되었다. 많은 시민이 참여해 주셨고, 실제로 나꼼수 멤버들도 이 기금으로 법률적 조력을 받고 있기도 하다. 5억이 좀 안 되는 돈이 십시일반으로 모였는데, 이 대위 사건 진행도 이 기금을 통해, 시민의 도움으로, 진행하고 있다.
- 이 기금으로는 어떤 사건들을 변호하게 되는지.상세한 내부 규정이 있긴 한데, 어쨌든 표현의 자유가 침해받는 사안들은 모두 포함된다. 우리는 근본적으로 ‘명예훼손이나 모욕, 이런 것까지 형벌로서 처벌해서는 안 되는다’는 입장이니까, 때로는 실정법 위반의 소지가 있더라도 변호한다. SNS 상의 표현의 자유 문제가 중심이 되고 있기도 하고, 연희동 전두환 포스터 사건도 이 기금으로 지원하고 있고.
- 마지막으로 광고 한 말씀.이 기금을 통해 표현의 자유 변호인단이 만들어졌는데, 워크숍도 많이 하고, 표현의 자유에 관한 법리는 모두 리뷰를 했다. 선거법상에서의 표현의 자유, 명예훼손 일반법리, 판례, 모욕죄 일반법리 판례 등등. 그러니까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문제만큼은 김앤장 안 부러운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웃음)
- 이걸 소제목으로 박아야겠다.대한민국 어느 로펌도 따라올 수 없는 표현의 자유 변호인단. 이건 장담할 수 있다. 각 개인이 개별 사건을 맡는다기보다는 그 부분에서 함께 서포트를 할 수 있는 집단이니까.

(이 글은 슬로우뉴스에 동시 게재됐습니다)

뗏목지기·블로거 | slownewskr@gmail.com  

2012년 8월 3일 금요일

MB 가면 '표현의 자유' 찾아올까? 진짜 '적'과 싸워라!


이글은 프레시안 2012-08-02일자 기사 'MB 가면 '표현의 자유' 찾아올까? 진짜 '적'과 싸워라!'를 퍼왔습니다.
[한만수의 '백 년 동안의 검열'·마지막회] 방통위라는 '바지 사장'의 검열

근대 민주국가에서 검열은 엄격하게 금지된다. 자유로운 의사 표현 없이는 민주주의란 존재할 수 없다는 믿음 때문이다. 검열 금지는 대체로 사전 검열의 금지를 뜻한다. 특정한 의견이 발표되기도 전에 차단되어버린다면 담론장의 다양성과 건강성은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담론의 발표 이후에 규제된다 하더라도 행정기관이 담당한다면 이는 검열에 해당한다는 것이 국제적 합의이다. 행정권은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이지 않은데다가 지나치게 비대하기 때문이다. 요약하자면 대중들에게 전달될 기회는 완벽하게 보장하고, 그 이후에 일부를 예외적으로 규제할 수 있되, 사법적 판단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사법적 판단만이 만능은 아니다. 담론의 모든 사후 규제를 사법부에 맡긴다면 지나치게 사법 수요가 늘어나기도 하고, 또한 법관이라고 해서 다양한 분야를 두루 잘 판단할 수 있다고 믿기도 어려우며, 지나치게 시간이 많이 걸리는 탓에 규제의 실효성이 떨어지기도 한다. 사후 규제를 민간 자율기구에 맡기면서 그 기구의 결정에 불복하는 경우에만 사법부에 넘기는 것은 그 대안이 될 수 있으며, 많은 국가들이 채택하고 있기도 하다.

민간 심의 제도 역시 문제가 있다. 심의의 주체가 공무원이냐 민간인이냐 하는 문제는 어쩌면 형식논리에 불과할 수 있다. 국가검열보다 더욱 철저하게 검열하면서도 국가는 검열하지 않는다는 알리바이로 기능할 수도 있다. 소위 '바지 사장'을 내세우는 '검열의 아웃소싱'이 되어버릴 수 있다.

우리의 '가카'가 자행하는 검열이 바로 그렇다. 이 정권은 출범하자마자 방송과 통신을 모두 관장하는 무소불위의 권한을 지닌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를 만들고, 그 산하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를 두었는데 이 기구가 모든 민간 규제를 총괄한다. 더욱이 '가카'의 최측근으로 지금은 감옥에 갇혀있는 최시중이 방통위원장이었다. 권력자의 최측근에게 모든 언론을 통괄하는 매머드 기구를 맡긴다니, 이 자체가 검열을 하겠노라는 명백한 선언이 아니겠는가. 드라큘라에게 적십자사 총재를 맡기는 꼴이 아니겠는가.

▲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 ⓒ프레시안(최형락)
최시중이라는 '가카의 멘토'가 '겨우' 방통위를 맡는다고 할 때 어리둥절했던 사람들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가카는 '선견지명'이 있었다. 그는 가장 많은 표 차로 당선되었지만 곧바로 자신의 밑천을 드러냈다. 광우병 촛불시위를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지지를 까먹었으니, 검열과 선전을 병행하는 여론조작을 통해서만 정권을 유지해야 했다. 하긴 나치 선전상 괴벨스 역시 히틀러의 오른팔이었으니, '가카'의 멘토는 최시중이 아니라 히틀러였던 게 아닌가 싶다.

'드라큘라'가 장악한 방통위라는 괴물은 '가카'가 요구한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인터넷 게시물 중에서 정부가 신고한 것들은 곧바로 삭제하는 검열을 서슴지 않는 한편, '조중동'에 종편을 허가하면서 갖은 특혜를 몰아주었다. 특히 민간인 사찰 사건 덕분에 드러난 총리실의 한 비밀 문건은, 이런 방통위의 검열이 체계적인 것이었으며 그 체계 속에서 방통위에 주어진 임무는 '가카' 비방 게시글 삭제 및 사이트 폐쇄 등임을 말해준다. 방통위는 민간인의 옷을 입은 검열관, 즉 '바지 사장' 같은 존재에 불과함이 확인된 것이다.

이날 재판에서는 지원관실이 정권에 비판적인 인터넷 여론을 옥죄는 역할을 했음을 보여주는 문건도 공개됐다. '그간의 추진실적'이라는 제목의 문건에서는 "인터넷 브이아이피 비방글 확산방지 체계를 구축"했다며 △비에이치(BH)는 처리 지침 시달 △경찰청은 사법처리 △방통위는 게시글 삭제 및 사이트 폐쇄 등 정부기관별 대응 체계를 지원관실이 총괄했다고 자평했다. 인터넷상의 비판 여론 옥죄기가 청와대의 지시로 체계적으로 이뤄졌음을 뜻한다. ([한겨레]2012년 7월 19일)

어쩌면 이렇게 식민지 시기와 비슷한가. 총독부는 모든 정보의 수집과 분류 및 유통을 통제하는 조선중앙정보위원회(이하 조선정보위)를 운용했는데, 위원장은 정무총감(지금의 국무총리에 해당)이었으며, '조선통치에 대한 비판 및 총독 퇴진'에 관한 언급 등을 집중적으로 단속하도록 했다. 이 기구는 3.1 운동 직후 조선 민중의 저항을 효과적으로 분쇄하기 위해 처음 만들어졌다. 총리실에서 총괄하여 '명박 퇴진'을 검열하는 체계를 구축했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은 이렇게 총독부가 3.1 운동을 짓누르던 방식과 빼닮아 있는 것이다.

조선정보위는 3.1 운동의 저항적 분위기가 누그러들자 폐지했다가 총력전에 들어가던 1937년에 부활된다. 이 시기에는 검열보다는 선전에 집중하여 국민정신 총동원 운동, (황국신민의 서사) 보급 운동 등을 기획하고 실행했다. "미국산 쇠고기 안전합니다", "4대강 사업으로 홍수와 가뭄을 두루 막을 수 있습니다" 하는 선전으로 여론몰이에 나설 때 역시 총리실을 중심으로 한 MB의 정보 조직은 맹활약하였을 것이다.

조선 정보위는 조선 내외에서 산출된 모든 정보를 수집 분류하여 감춰야 할 것은 검열하고 홍보해야 할 것은 선전했다. 검열은 경무국 도서과에서, 선전은 관방문서과(정보계와 보도계를 설치했다)에서 각각 맡는 분업만으로는 효율적이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검열과 선전은 동전의 양면이다. 즉, 감출 것을 효율적으로 감추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홍보거리를 만들어 공급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이런 경우에 선전은 검열과 다르지 않으며, 이를 위해서는 검열과 선전을 묶을 수 있는 협업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물론 해방 이후 독재정권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회적 관심을 한꺼번에 전환시킬 수 있는 힘을 지닌 선전은 늘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예컨대 간첩단 사건이나 연예인 대마초 사건 등은 그 단골 수법이었다. 이런 정보 조작을 위해서 중앙정보부(안기부), 문화공보부 등 다양한 이름의 기구들이 존재했으며 "관계기관 대책회의"는 이를 통괄했다.

식민지에는 검열은 '당연한 것'이었고, 독재 시기에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검열 금지의 원칙이 그래도 웬만큼 지켜지기 시작한 것은 대체로 1988년 해금조치 이후이니, 겨우 20여년이 지났을 뿐이다. 그러나 '가카'의 5년 동안 이 원칙은 매우 심각하게 무너졌다. '선전을 통한 검열'을 활성화하려는 시도는 최근 발각된 다음의 문건에서도 확인되었다.

"용산 사태를 통해 촛불시위를 확산하려고 하는 반정부 단체에 대응하기 위해 군포 연쇄 살인사건의 수사 내용을 더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바랍니다. (중략) 경찰의 부정적프레임을 연쇄 살인사건 해결이라는 긍정적 프레임으로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언론이 경찰의 입만 바로보고 있는 실정이니 계속 기사거리를 제공해 촛불을 차단하는 데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용산 참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을 때 청와대 국민소통 비서관실 행정관 이성호가 경찰청 홍보 담당관들에게 보낸 전자메일이다. 말썽이 되자 청와대는 개인적 판단에서 비롯된 과잉반응에 불과하다고 해명했지만, 글쎄 과연 그 설명을 믿을 사람이 몇 명이나 되려는지 궁금하다. 총리실에서 검열 및 선전 시스템을 구축했노라 자랑하는 문건까지 확인된 판이 아닌가.

검열관이 사복으로 갈아입는다고 해서 국가 검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방통위는 '바지 사장'으로 국가 검열을 대행하는 기관으로 전락해버렸지만, 이 같은 현상은 이명박 정권만 끝나면 저절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가 되어 버렸다. 다음 정권 역시 방통위를 바지 사장으로 써먹고 싶은 유혹을 느낄 것이다.

방통위 산하의 방통심의위는 영화등급심의위원회에서 맡는 영화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민간심의를 통괄한다. 대통령이 3명, 여야가 각 3명씩을 추천하여 9명으로 구성되니, 결국 최근 5년 동안의 거의 모든 사안은 6대 3으로 결정되는 '6대3 위원회'가 되어버렸다. 트위터 등 SNS를 규제하는 전담팀을 구성했다가 국제적 망신을 사기도 했다.

게다가 대한민국에서 생겨나는 거의 모든 영역의 발신 행위에 대해 규제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짓는 방통심의위가 겨우 9명으로 구성된다는 점도 문제이다. 할 일은 많고 시간은 없다. 더욱이 각자 자기의 직업이 있는 사람들이 따로 시간을 내서 위원 활동을 해야 하니 '심사숙고'하기 어렵다. 그러니 준공무원인 방통심위 실무자들의 견해를 거의 그대로 수용한다. 그 실무자들은 또 경찰이 올린 의견을 거의 그대로 수용한다. 결국 경찰관의 의견이 거의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셈이다.

현재의 '자율규제'란 결국 경찰관이 실질적으로 관장하는 셈이다. 경찰관이 검열한다? 식민지 시기하고 달라진 게 뭔가? 사전 검열을 사후 검열로 바꾸고, 민간인 심의위원을 '바지 사장'으로 내세우면 모든 게 해결되는 건가. 헌법의 검열 금지는 준수되었고 민주주의는 그 기반을 갖추었다고 말할 수 있나.

일제시기 검열관은 20~30명쯤을 유지했었다. 더욱이 다루어야 할 정보의 양도 현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었다. 9명이 이 모든 사안을 결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방통심의위원들의 심의 여건은 식민지 시기보다 훨씬 열악한 형편이다. 게다가 실질적으로 검열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실무 인력들은 대부분 전문성이 충분치 못한데다가, 준공무원이니 책임 질 일은 싫어한다. 물론 공무원인 경찰관들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나중에 혹시라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것들은 가능하면 엄격하게 규제하려는 속성이 강하다. 방통심의위는 심의가 아닌 검열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기본적인 문제는 방송과 통신을 하나의 기구에서 관장하는 방통위 조직 자체이다. 방송과 통신은 너무도 다른 매체이다. 한 국가가 사용할 수 있는 전파(電波) 자원은 매우 제한적이므로 방송이란 공공성이 강하다. 게다가 일방향적인 매체이며, 일인방송국 같은 예외를 제외하고는 거대한 권력과 자본이 독점적 우월성을 지니게 된다. 그러므로 방송에 대해서는 공공 목적을 위한 정당한 규제가 많아야 한다. 반면 통신은 공공성보다는 개인성이 강하고 양방향적이며 특별히 우월성을 갖는 주체가 생성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가능한대로 적게 규제하는 것이 적절하다. 통신이라는 사적 영역까지를 국가가 관리한다면 통제사회로 이행할 우려가 큰 것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성격의 업무를 한데 묶어버린 것은, 불과 얼음으로 칵테일을 만들겠다는 발상에 불과하다. 그저 '작은 정부'라는 신자유주의적 구호에 충실한 구조조정일 뿐이다. 차기 정부에서 방통위는 해체해야 한다. 최소한 방송심의와 통신심의는 분리해야 한다. 정치적 중립성을 지킬 수 있으면서 표현 자유에 대한 식견을 지닌 인사들을 심의위원으로 위촉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 또한 필수적이다.

물론 다음 정권에서의 구조 개편이란 좀 한가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지금 상황은 너무도 심각한 것이다. 히틀러가 전 독일인에 라디오를 보급했다면 이 정권은 종편을 보급했다. 주례 라디오 담화를 자청하는 등 모든 선전 수단을 동원해서 거짓말을 반복함으로써, "끝없이 거짓말을 하면 대중은 결국 믿게 된다"는 괴벨스적 명제를 몸소 실천했다. "99퍼센트의 거짓말과 1퍼센트의 진실이 혼합된 것이 100퍼센트의 거짓말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괴벨스의 가르침에도 충실했다. '부자 감세'는 가난한 자를 위한 것이라고 거짓말을 하면서, 떡볶이를 먹는 1퍼센트의 진실을 곁들였다. 파시스트들이 유태인에 대한 증오를 활용하여 통치했다면, 가카는 북한과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증오를 증폭시켰다.

그나마 히틀러는 독일 국민 중 경제적 약자들의 처우를 일부 개선시키기는 했지만, 이명박은 오로지 만인의 만인에 대한 경쟁 사회를 극대화시켰을 뿐이다. "이명박 퇴진달력"이라는 것이 집권 2년차인 2009년에 벌써 나왔던 것은, 그럴만한 사정이 충분하다. 하지만 어떤가. 몇 달만 기다리면, 이명박만 물러나면 이 모든 게 해결될 것인가. 박정희 때, 전두환과 노태우 때, 아니 모든 대통령의 레임덕 시기에 우리는 그렇게 생각해오지 않았던가. "저 XX만 물러나면…."

하지만 '그 XX들'이 물러난 뒤에서 세상은 별로 바뀐 게 없었다. 계급구조와 착취, 대중의 마음 깊숙이 자리 잡은 증오와 좌절은 바뀌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을 그저 참고 견뎌내라고 설득하는 선전, '저항하면 좌빨'이라고 낙인찍는 검열은 여전하다. 자본과 권력의 언론 장악 역시 튼실해서, 선전과 검열은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명박이 물러난다고 해서, 물론 달라질 대목도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이런 구조가 저절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만인의 만인에 대한 경쟁은 어쩔 수 없다" "아니꼬우면 경쟁에서 이기라"는 신화 역시 오히려 강화되었을 뿐이다. 이런 신화는 선전과 검열을 통해 시작되었지만 이미 대중들의 마음속에 굳건하게 자리 잡았다. 이런 의미에서라면 이명박 이후에는 또 하나의 '이명박'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이명박은 퇴진하는 게 아니라 호시탐탐 우리를 노리고 있다. 아니 이 모든 호시탐탐의 원인으로서 경쟁신화와 증오는 이미 우리 자신일 지도 모른다. 어찌할 것인가. '내면의 적'과 싸우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다.

▲ 이명박 대통령. ⓒ청와대

우리들의 적은 늠름하지 않다. / 우리들의 적은 카크 다글라스나 리챠드 위드마크 모양으로 사나웁지도 않다. / 그들은 조금도 사나운 악한이 아니다. / 그들은 선량하기까지도 하다. (중략) 그들은 말하자면 우리들의 곁에 있다 / 우리들의 전선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 그것이 우리들의 싸움을 이다지도 어려운 것으로 만든다. (김수영, [하 그림자가 없다], 부분)

그 싸움이 어려운 것은 보이지 않는 적, 즉 우리의 일상 자체가 '적'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일상은 구조에 의해 만들어지고 다시 구조를 재생산한다. 하지만 그 구조를 바꾸는 일은 우리의 각성에서 시작되며 자질구레한 실천들에서 힘을 얻는다. 바꿔나가려는 노력, 그 노력의 과정 자체에 의해서도 우리의 일상과 내면은 변화한다. 거대한 구조의 힘 앞에 절망하고 있으면 그것은 결코 바뀌지 않지만, 무모해 보이는 시도들이 쌓이면 변화의 싹은 생긴다. "하면 된다"는 부분적으로만 진실이지만, "안하면 아무것도 되는 게 없다"는 온전히 진실이다.

구조를 바꾸려는 움직임은 이미 우리 주변에서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조중동'의 횡포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언소주(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나 언론개혁시민연대에, 살인적 경쟁 교육 때문에 불행한 사람이라면 (고래가 그랬어) 등에, 새로운 세계를 만들기 위한 각종 움직임에 공감하면서도 직접 나서지는 못하는 사람이라면 각종 소셜 펀딩에 각각 관심을 가질 법하다. 조세형평성에 관심 있는 사람은 조세혁명당에, 후쿠시마 사고를 보면서 우리 원전은 괜찮나 불안한 시민이라면 녹색당에 투표해야 하지 않겠는가. 방통위나 방통심위의 구조적 개선을 다소 앞질러 고민하는 일 역시, 바로 이런 노력들 중 작은 하나에 해당하지 않을까.

연재를 마치며

한국에서 근대 검열이 시작된 지 100여 년, 그동안 있었던 그 숱한 사연들을 대충이라도 훑어보고 싶었다. 특히 주력했던 것은, 검열과 반(反) 검열의 움직임이 얽히고설켜 만들어낸 역동적인 상호 반응이었다. 즉 권력이 검열을 위해 동원한 갖가지 폭력적인 방법들을 살피는 데 그치지 않고, 검열의 대상이 되는 발화자와 수용자 대중이 그 검열에 맞섰던 다양한 반응들을 함께 살피고자 했다.

벌써 41회. 다루지 못한 것도 많지만 이런 정도에서 매듭짓기로 한다. 사실 이런 정도도 내 힘에는 벅찬 일이었다. 주2회 약 40~60매 정도의 원고를 마감하는 일만해도 숨에 가쁜 일정이었다. 무엇보다도 검열이란 너무도 광범위한 주제라는 점에서 힘에 겨웠다. 법학, 언론학, 사회학, 문학, 철학, 역사학, 미술,음악, 영화 등 매우 다양한 영역에 걸쳐있지만, 나는 단지 한국 문학 전공자일 따름이다. 분과학문 체제 속에서 훈련된 사람으로서 충분히 다룰 수 없는 주제인 것이다. 역시 분과학문 체제란 삶의 복합성과 역동성을 온전히 파악하기에 매우 불리한 방식임을 다시 실감하게 된다.

연재하는 동안 '남의 영역'에 대해서 '잘 모르는 소리'를 해댄 것이 어디 한둘이겠는가. 단지 필요한 일인데 발언되지 않는다면 나라도 해보자는 생각 때문에 만용을 부렸을 따름이다. 각 분야의 '고수'들께서는 부디 이해하고 가르침 주시기 바란다(☞ 이메일 주소 : hanms58@gmail.com). 나중에 책을 묶게 될 때 그 가르침을 충실히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

사상 초유의 지상파 방송3사 동시파업이 막 본격화되던 3월에 연재를 시작했다. 주 2회로 41회면 약 20주, 5개월 정도의 계획이었으니 연재를 맺기 전에는 뭔가 변화가 있으리라고 기대했었다. 하지만 연재를 맺는 지금 파업은 끝났지만 얻어낸 것은 거의 없다. 파업에 참가한 언론인들의 노고는 눈물겹고 때론 감동스럽기까지 했지만, 결국 중동무이된 느낌이어서 못내 아쉽다. '쇠뿔'을 '단 김'에 뽑지 못하고 말았으니, '미친 소'는 그저 잠복하게 되었을 뿐이다. 하지만 역사는 가르쳐준다. 이렇게 억지로 잠복된 에너지는 다시 한 번, 좀 더 강력한 힘으로 분출된다고.

그동안 모자란 글을 다듬고, 좋은 이미지를 찾아내어 곁들여준 (프레시안) 담당 기자와 때론 분에 넘치는 칭찬으로, 때론 날카로운 비판으로 반응해주신 독자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한만수 동국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