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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1일 월요일

지상파 의무재송신 논란, 공은 결국 국회로?


이글은 미디어스 2013-03-31일자 기사 '지상파 의무재송신 논란, 공은 결국 국회로?'를 퍼왔습니다.
방송법 개정안까지 발의돼…"특정 사업자의 손 들어주기는..."

케이블TV, 위성방송, IPTV 사업자가 공동으로 플랫폼 연합회를 구성하며 KBS 2TV, MBC에 대한 의무재송신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지난 3월 26일 지상파 의무재송신 확대를 골자로 하는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의 방송법 개정안 발의로 이어지고 있다. 이어 남 의원은 지상파 재송신 문제와 관련해 KBS, MBC, EBS, SBS, 케이블, IPTV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통합당과 지상파방송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청문회 등으로 바쁜 국회 일정이 진행되고 있고, 의무재송신 확대 문제는 찬반이 엇갈리고 있는 만큼 시간을 두고 논의를 정리해 가야 한다”고 밝혔다.
지상파방송사는 “유료방송사 로비에 의해 만들어진 법안과 논의 자리”라며 “사업자 협상에 국회나 규제 기관이 끼어들 이유가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 지난 2011년 11월 지상파 방송 3사와 SO간 재전송 협상이 난항에 빠지며 디지털 케이블의 지상파 HD 채널 전송이 중단된 바 있다. 사진은 SBS HD 채널의 방송 중단 화면. (케이블TV협회 제공)

“4월 국회서 의무재송신 논의하자”

남경필 의원은 현재의 의무재송신 범주에 KBS 2TV와 MBC를 포함시키고 SBS를 ‘협정재송신’으로 규정하고 재송신 대가 산정을 방통위가 주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남경필 의원은 의무재송신 확대로 지상파방송의 재정이 취약해지는 측면을 보완하기 위해 방송통신발전기금에서 이를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남경필 의원은 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공식적인 논의 일정까지 제시했다. 남경필 의원은 “공영방송의 보편적 시청권을 위해 지상파 재송신 문제를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며 “4월 국회에서 여야가 함께 논의해 법을 만들고 정부에서 예산을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남경필 의원실 관계자는 “방송법 개정안은 방송통신위원회 자료를 받고 우리 안을 조금 덧붙인 정도”라면서 “방통위에서 논의를 거친 안이기 때문에 국회 논의를 잘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경필 의원실이 제공받았다는 방통위 자료는 오광혁 전 방통위 뉴미디어과 과장이 전달했다.  미창부와 방통위로 분리되기 직전까지 방통위 뉴미디어과를 담당한 오광혁 전 과장은 “남경필 의원실이 자료를 요청해 관련 자료를 제출한 적은 있지만, 직접적으로 안에 대한 논의를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오 전 과장은 “방통위 안은 지난해 전체회의에서 논의된 것처럼 1안(KBS 2TV까지 의무재전송 확대)과 2안(KBS 2TV, MBC까지 확대)”이라면서 “1안을 우선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는데 남경필 의원 안은 2안에 가깝다”고 말했다.

“특정사업자 손 들어주는 논의…일정상 쉽지 않다”

민주당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유료방송사업자들이 의무재송신 논의의 불을 지피고 있다”면서 “남경필 의원이 4월 논의를 주장하고 있지만 국회 일정상 논의를 진행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방위는 4월 1일부터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하며 이어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 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4월 안에 의무재송신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야당 의원들 사이에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고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국회 미방위 차원의 논의를 당장 시작하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남경필 의원이 법안을 발의하며 미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에게 공동발의 참여를 요청했지만, 민주당 미방위 의원은 아무도 동참하지 않았다”며 “유료방송사와 지상파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사업자의 손을 들어주는 법안에 참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경필 의원의 방송법 개정안에 민주당 의원으로 유일하게 김재윤 의원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김재윤 의원실 관계자는 “김재윤 의원이 직접 사인을 했다”며 “18대 때 문방위 간사를 하면서 이 같은 생각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사업자간 협상…국회가 나설 문제 아니다”

지상파방송은 “사업자들끼리 협상을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국회가 나설 문제가 아니다”라고 반발하고 있다.
지상파방송 관계자는 “이해가 걸린 문제를 국회가 나서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케이블업계의 특정 기업이 국회 로비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면서 “국회 로비로 사업자들끼리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발상은 상도의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다른 지상파방송 관계자는 “의무재전송 확대 논쟁은 KBS 수신료와 연동될 수밖에 없다”면서 “수신료가 오르지 않았을 경우, KBS가 2TV 의무재전송을 합의하기 어렵고, 수신료와 전혀 상관없이 광고와 콘텐츠피(Contents fee)로 운영되는 MBC에 콘텐츠피를 받지 말라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방통위 결론 못내, 국회가 나서야”
케이블TV는 “방통위에서 의무재송신 확대 논의를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남은 것은 국회에서 정리하는 수밖에 없다”며 국회 논의를 적극 환영했다.
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SO 씨엔비, 씨엔엠이 지상파와 재송신료 협상을 타결하고 HCN, 티뷰로드, CJ헬로비전 등이 협상을 하고 있다”며 “다른 유료방송 역시 재계약 시점을 앞두고 플랫폼들 사이에 이해가 맞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그동안 케이블TV는 올머스트캐리(All Must-Carry, 모든 지상파의 의무재송신)를 주장해 왔다”면서 “남경필 의원안은 KBS 2TV와 MBC에 한정되지만 의무재송신 확대 논의를 국회에서 시작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케이블TV 관계자는 “지상파방송이 적극적으로 나서면 의무재송신 국회 논의가 쉽지 않을 수 있다”며  “국회가 아니면 논의를 끌어갈 데도 이제는 없다”고 밝혔다.

도형래 기자  |  media@mediaus.co.kr

2013년 3월 20일 수요일

합의문 잉크도 마르기 전에 지상파 허가는 미창부가?


이글은 미디어스 2013-03-19일자 기사 '합의문 잉크도 마르기 전에 지상파 허가는 미창부가?'를 퍼왔습니다.
문방위 법안심사소위 연기…'방통위 사전 동의' 필요없다?

▲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에서 문방위 새누리당 간사인 조해진 의원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19일 여야의 정부조직법 합의를 법안으로 구성하기 위해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여야 위원들의 의견 차이로 결국 연기됐다. 문방위 법안심사소위는 20일 오전 속개될 예정이다. 
여야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쟁점은 ‘지상파방송사 허가’ 소관부처 문제다. 새누리당은 현행 전파법상 지상파 방송국 허가 부처를 합의문에서 정한 바가 없기 때문에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지상파방송을 방송통신위원회가 담당하기 때문에 당연히 방송국 허가 권한을 방통위에 남겨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새누리당 주장대로 지상파방송 최종 허가를 미창부 장관이 수행할 경우, 방통위는 허가 추천만 할 수 있게 된다. 방송위원회-정보통신부 시절, 방송위가 정통부에 ‘방송국의 허가 추천’만 할 수 있었고 주파수 관리를 전적으로 도맡았던 정통부가 최종 허가 여부를 판단했다. 당시 방송위와 정통부는 방송 주파수를 두고 일상적인 갈등을 겪어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방송 주파수 관리를 방통위에 존치하기로 합의했다”며 “방송 주파수를 이용하는 방송국의 최종 허가를 미창부가 수행하면 합의문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수많은 주파수 가운데 방송국만 따로 방통위가 허가할 경우, 주파수 관리 전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SO, 위성방송 등 방송플랫폼의 ‘변경허가’도 문제였다. 새누리당은 합의문에 ‘허가, 재허가’만 명시돼 있기 때문에 변경허가에 대해 미창부가 방통위에 사전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변경허가’도 허가·재허가의 일종이라며 방통위 사전 동의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방송플랫폼의 ‘변경허가’는 인수·합병 등으로 방송사의 대표이사나 최대주주가 바뀔 경우 받아야 하는 절차다. 
민주당 관계자는 “SO, 위성방송 ‘신규 허가’는 더 이상 가능하지 않고 재허가의 동의절차는 형식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유료방송사 인수·합병에 대한 정부의 무분별한 규제 완화나 정부가 인수·합병 허가를 빌미로 유료방송을 통제하려할 경우, 이를 견제할 방법은 방통위의 사전 동의절차 뿐”이라고 강조했다.

도형래 기자  |  media@mediaus.co.kr

2013년 2월 16일 토요일

'문제의식' 거세된 지상파의 '도토리 키재기' 노회찬 보도


이글은 미디어스 2913-02-15일자기사 ''문제의식' 거세된 지상파의 '도토리 키재기' 노회찬 보도'를 퍼왔습니다.
[비평] 종편에 길을 내줄 수밖에 없는 지상파의 '침묵'

지상파 방송사에 권력과 자본 비판을 기대하는 일은 '사치'에 가까운 일이 돼 버린 걸까.
지상파 방송사들은 사안에 대한 가치 판단을 최대한 배제하고 있으며, 단순 공방 처리식 보도를 하거나 보여주기식의 보도로 일관하고 있다. 14일 의원직을 상실한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과 관련한 보도에서도 이러한 지상파 방송사들의 기만적 행태를 확인할 수 있다.
(미디어스)는 14일에 보도된 지상파 방송 3사와 종편채널의 메인뉴스에서 어떻게 '노회찬 의원직 상실'을 바라보고 있는지 분석해 봤다. 삼성과 중앙일보, 정치 검찰이 지저분하게 얽혀 있는 이 사건을 과연 어떻게 보도했을까?

1. 석연치 않은 대법원의 판결, 지적한 방송사는?
이번 대법원 판결에 대한 비판 여론은 거세다. 대법원은 14일 "보도자료를 홈페이지에 게재함으로써 통신비밀을 공개한 행위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지만, 공익적 효과를 고려하지 않은 판결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노회찬 전 의원을 기소했던 황교안 검사가 현재 법무부 장관 후보에 올랐다는 점에서 언론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방송 3사 중에 대법원 판결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곳은 없었다.
SBS (8시 뉴스)는 5번째 꼭지(['X파일 공개'노회찬 의원직 상실])로 다뤘지만, 사실 관계를 나열하는데 그쳤다. 판결에 대한 비판 여론을 소개하거나 전문가의 의견을 담지 못한 채 노회찬 전 의원의 발언만 전달했다.

▲ KBS <뉴스9> 17번째 꼭지 <노회찬 의원직 상실> - KBS 화면 캡처

KBS (뉴스9)은 이 보도를 17번째 꼭지([노회찬 의원직 상실])로 소개했다. KBS는 "보도자료 배포는 의정활동이기 때문에 면책특권이 적용되지만, 인터넷 게재는 면책특권과 관련이 없기 때문에 법에 어긋난다는 것"이라는 대법원 판결을 낭독하는 것에 그쳤다.
KBS는 다른 지상파 방송사보다 '재보궐 선거'에 비중을 뒀다. KBS는 "(노회찬 의원의 의원직 상실을 비롯해) 최대 17명의 의원들이 추가로 물러날 수 있다" "오는 4월과 10월에 치러질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재판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판결의 내용보다 재보궐 선거 소개에 보도의 무게를 뒀다.
MBC (뉴스데스크)도 11번째 꼭지 (의원직 상실 재선거)에서 이 문제를 다뤘지만 대법원 판결과 노회찬 대표의 기자회견을 나열하는데 그쳤다. 결국 방송 3사 중 대법원 판결에 문제를 제기한 방송사는 없다.

2. 사실 관계는 제대로 잘 전달했는가?
노회찬 대표가 폭로한 '떡값 검사 7명'은 1997년 '안기부 X파일 사건'을 살펴 봐야 설명이 된다. 안기부는 이학수 삼성그룹 비서실장과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의 밀담을 도청했고, 이 과정에서 검찰에 떡값을 돌린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2005년 노회찬 전 의원은 떡값 검사 7명을 보도자료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방송 3사 중에서 그나마 제대로 전달한 곳은 SBS였다.
SBS는 "당시 안기부는 검찰 간부들에게 떡값을 돌린다는 이학수 당시 삼성그룹 비서실장과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의 대화를 도청했다"며 "노회찬 의원은 8년 후인 2005년, 거론된 검사 7명의 실명을 보도자료와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했다"고 말했다. '안기부 X파일'을 설명하며, 카르텔의 주체인 '삼성의 이학수'와 '중앙일보의 홍석현'을 거론한 것이다.
KBS는 "지난 2005년 안기부 도청 문건에서 삼성그룹의 금품을 받았다고 거론된 이른바 떡값 검사들은 모두 7명, 노회찬 의원은 이들의 이름을 공개한 혐의로 지난 2007년 기소됐다"는 게 전부였다. MBC는 "지난 2005년 당시 민주노동당의 노회찬 의원은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이른바 '안기부 X파일'에 등장하는 검사 7명의 실명을 공개했다" "이들 전 현직 검사들이 삼성으로부터 떡값 명목으로 금품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고 보도해 KBS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다.

3. 삼성 없이는 못 사는 종편…메인뉴스 보도는 TV조선 뿐
삼성가(家)와 혈연으로 맺어진 중앙일보·동아일보의 종편채널들은 '노회찬 의원직 상실'을 보도하지 않았다.  삼성과 긴밀하게 유착돼 있는 '안기부 X파일'을 스스로 거론하기에는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 TV조선 첫 번째 꼭지 <의원직 상실…4월 '미니 총선'> - TV조선 화면 캡처

반면, TV조선은 첫 번째 꼭지 (의원직 상실…4월 '미니 총선')에서 "부산 영도가 지역구인 새누리당 이재균 의원과 서울 노원 병이 지역구인 진보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서 의원직을 상실했다"며 "4월 재보선 지역 두 곳이 확정된 것이다. 그런데 2심까지 유죄 판결을 받은 의원이 3명이나 더 있기 때문에, 재보선 지역은 최대 5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TV조선은 노회찬 전 의원이 "삼성 떡값 검사들의 실명을 공개"해 유죄를 받게 됐다고만 밝혔다. 대법원 판결보다 재보궐 선거에 집중하는 보도 프레임은 KBS와 TV조선이 닮아 있다.
정리하면, 지상파 3사는 이번 대법원 판결을 비판적으로 바라보지 않는 보도로 일관했다. 이는 노회찬 전 의원에 유죄를 판결한 대법원에 대해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을 주시하지 못한 것이고, 법조인들 마저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는 내부적 분위기를 주목하지 못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김용준 총리 후보 낙마' 국면에서 활약하며 존재감을 과시한 종편 채널들이 '태생'적으로 주춤할 수밖에 없는 사안에서 지상파 3사는 또다시 스스로 '권력에 대한 침묵'을 선택했다.

김도연 기자  |  riverskim@mediaus.co.kr

2013년 2월 11일 월요일

종편에 주어진 각종 특혜 없애야 한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2-10일자 기사 '[바심마당] 특정채널배정, 차별적 광고정책를 지상파와 같은 규제와 관리 받게해야'를 퍼왔습니다.

개국 후  1년동안 1%도 안되는 시청률에 고전하던 종편들이 18대 대선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JTBC를 제외한 종편 3개사(TV 조선, 채널A, MBN)는 대선기간 동안 시사 보도 프로그램의 분량을 파격적으로 늘리면서 아예 대선 전문방송으로 거듭났다. 언론개혁시민연대의 발표에 따르면, 대선 기간중 종편의 시사 보도 프로그램 편성비율은 평균 52.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정도면 종합편성채널이 아니라 시사 보도 전문채널이라고 불러야 할 판이다. 특히,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 사이에 시사 보도 프로그램의 편성 비율은 무려 90%를 넘는 것으로 드러나 종편이 대선기간동안 시사 보도 프로그램에 ‘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종편의 대선 올인 편성전략은 시청률의 일시적 상승을 불러왔다. 대선의 정점이었던 12월 10일부터 12월 16일 사이 종편 시청률은 평균 1%(채널 A 1.1985%, MBN 1.1976%, TV조선 1.0837%)를 기록했다. 그런데, 이처럼 대선 특수를 누렸던 종편의 시청률이 대선이 끝나면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 대선 기간 동안 시사 보도 프로그램에 올인했던 종편이 반짝 상승세를 탔지만 다시 시청률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미디어오늘이 전국 13개 지역 유료방송 가입가구를 대상으로 지난해 11월 1일부터 올해 1월 14일까지 종편의 대표적 시사프로그램 시청률을 분석한 결과 대선을 기점으로 시청률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러한 대선 기간중 시청률 확대를 위한 종편의 무차별적 대선 올인 방송은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모기업인 보수 신문의 논조를 여과 없이 방송을 통해 전달하면서 보수층을 결집시키고 진보진영을 상처내기 위한 ‘선전방송’의 역할을 자행 하고, 정치적 편향성이 심한 정보를 전달하는 등 언론의 중립성을 크게 훼손하는 편파방송을 내 보냈다. 이와함께 특정 후보에 대한 인격모독식의 원색적 비난과 방송에 부적절한 표현, 그리고 언론 윤리를 지키지 않는 선정적 보도 등 대선 기간 동안 종편은 방송 내용의 왜곡과 편파보도를 일삼아 왔다.
종편의 이러한 대선기간중 노골적인 편파, 왜곡 방송은 여당 후보를 지원해 다음 정권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의 성격이 짙다. 종편은 이명박 정부와 여당이 숫적 우세를 앞세워 미디어법을 날치기로 통과시켜 탄생시킨 사생아로 1%도 안되는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온갖 특혜를 받아 그동안 명맥을 유지해 왔다. 이처럼 이명박 정부의 특혜 결정판인 종편은 약탈적 광고영업과 싸구려 콘텐츠 생산, 편파 왜곡 보도 등을 통해 우리나라 미디어 생태계 전반을 황폐화 시키는 주범 노릇을 해 왔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출범 초기 부터 시민단체와 언론단체들은 종편의 허가취소와 방송시장 퇴출을 주장하며 그 방안을 모색해 왔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종편 출범후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종편에 대한 시민사회의 대응은 별다른 성과를 이루어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이유는 지난 1년간 우리나라의 방송 환경이 언론단체와 시민사회가 종편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을 정도로 황폐화 되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 시도에 항의해 공영방송 3사 노조가 공동파업을 벌이는 등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에 대한 투쟁에 언론단체와 시민사회단체가 모든 힘을 쏟다보니 종편에 대한 대응이 미흡할 수 밖에 없었다. 뿐만 아니라 대선정국에 들어서면서 언론관련 대선공약 개발과 정수장학회와 부산일보 문제 등 박근혜 후보와 언론과 관련된 이슈들에 대한 검증과 사회 여론 형성에 시민사회와 언론단체가 투쟁 역량을 집중하느라 종편 문제에 대한 대응이 소홀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시민사회가 종편에 대한 대응을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시민단체와 언론단체, 그리고 정치권이 함께 이명박 정부가 그동안 종편에 베풀어 준 각종 특혜를 없애는 운동을 벌여야 할 것이다. 종편은 다른 케이블 채널과 달리 공중파와 같이 종합 편성을 하는 특수한 채널인 만큼 의무전송, 특정채널배정, 차별적 광고정책 등 종편이 누리고 있는 각종 특혜를 없애고 공중파와 동일한 규제와 관리를 받도록 해야 한다. 두번째로 종편이 종합편성채널 허가를 받을 때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충실히 구현하고 있는지에 대한 검증작업을 벌여 사업계획서를 지키지 않을 경우 국민들에게 알리고 방통위에 방송 허가 취소 등과 같은 책임을 종편에 물을 수 있도록 요구할 필요가 있다. 세번째로 종편 재허가 취소를 관철 시킬 수 있도록 종편의 편파 왜곡 보도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제기와 종편의 사회적 폐해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분석, 그리고 홍보를 통해 국민들을 설득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종편에 광고를 내보내는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 전개를 통해 종편에 실제적인 압력을 가해야 할 것이다. 종편 뿐만 아니라 모기업인 조중동에 광고를 게재하는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도 병행해 효과를 극대화 할 필요가 있다.  

최진봉·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media@mediatoday.co.kr  

2013년 1월 30일 수요일

종편, 김용준 단독 보도 전성시대…그럼, 지상파는


이글은 미디어스 2013-01-29일자 기사 '종편, 김용준 단독 보도 전성시대…그럼, 지상파는'을 퍼왔습니다.
[비평]종편 열띤 단독 보도 경쟁…MBC, 검증 대신 공방처리·생활 뉴스 집중

종합편성채널이 김용준 총리 후보자를 본격 검증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지만, 지상파 방송3사는 기존 의혹을 제기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 채널A의 28일자 단독 리포트 <청문회 벽 넘을까> - 뉴스A 화면캡처

종편채널 중 채널A가 김용준 총리 후보자 검증에 가장 열을 올리고 있다. 채널A의 (뉴스A)는 28일자 단독 리포트 (청문회 벽 넘을까)에서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의 장남 김현중 씨의 결혼 당시 사진과 고등학교 졸업 사진을 공개하며 "지금 한복 모자를 쓰고 있어서 정확한 키를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목 굵기를 보면 50kg 초반이 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황의진 관동대 교수 인용)" "신체검사를 받기 3년 전인 고등학교 졸업 사진에서도 몸무게가 45kg 미만으로 보기 어려운 만큼, 군 면제를 위해 의도적으로 살을 뺀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지는 리포트 ("좋은 땅 알려달라 먼저 부탁")에서도 "김 후보자가 부장판사로 일할 당시 법원 입회 서기였던 오 씨는 '김 후보자가 먼저 좋은 땅이 있으면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오 씨는 안성에 살고 있는 조카의 추천을 받았고 김 후보자와 함께 직접 안성에 찾아와 땅을 둘러봤다"며 김 후보자의 재산 의혹을 제기했다. 채널A의 (뉴스A)는 27일에도 [(단독)공동 명의자 "내 땅인지 몰라"], [(단독)키 169cm에 몸무게 45kg 미만?]과 같은 제목으로 김 후보에 대한 재산·병역 의혹을 단독보도한 바 있다.
TV조선도 증여세와 병역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며 김 후보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TV조선 (뉴스쇼 '판')은 28일자 리포트 (핵심은 증여세 납부 여부)에서 "김용준 지명자의 두 아들에게는 지난 1975년 할머니가 사줬다는 땅이 있다"며 "할머니는 한 사람에 200만원씩 모두 400만원을 들여 이 땅을 사줬고 당시 증여세법을 적용하면 한 사람에 6만원씩 모두 12만원을 내야 했다. 12만원은 당시 쌀 524kg을 살 수 있는 돈으로 7급 공무원의 석달치 월급에 맞먹는다"고 밝혔다.
이어, (사유는 '체중미달'과 '통풍')에서는 병역 면제 의혹을 제기했고 ([단독]"아직도 통풍 치료약 먹는다")에서는 김 후보자의 차남 김범중씨를 인터뷰 해 병역 의혹에 대한 진위여부를 가리고자 했다.
JTBC (NEWS 9) 역시 꼭지 5개([사그라들지 않는 '아들 병역의혹'…의도적 체중 감량?], ["젊은 나이에 통풍이라니" vs "증언해줄 사람 100명"], [김용준 아들 소유 땅값 400만원 → 44억 '1천배 뛰었다'], [군면제·투기의혹 '첩첩산중'…박근혜 당선인은 몰랐나?], [김용준 청문회 벼르는 민주당…'최정예 저격수' 배치])를 할애하며 김 후보자의 의혹을 집중 조명했다.
종편의 선도적인 의혹 제기와 '김 후보자 때리기'는 박근혜 당선인의 부담보다 자신들의 '생존'이 더 급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지상파 방송3사가 그간 박 당선인의 치우친 인사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것에 비하면, 다소 고무적이라는 평가도 제기되고 있다.(관련 기사 링크) 이를 증명하듯 지상파 방송3사는 김 후보자에 대해 새로운 의혹을 내놓거나 기존 의혹에 대한 엄밀한 검증을 시도하지 않고 있다. 특히 MBC는 정치권의 뉴스보다 각종 폭력과 관련한 사회 뉴스와 날씨, 건강과 같은 생활 뉴스에 힘을 쏟고 있다. 

▲ MBC <뉴스데스크> 21일 보도 목록. MBC는 정치적 이슈보다는 건강·날씨와 관련한 생활뉴스 보도에 힘을 쏟고 있는 형국이다. - MBC <뉴스데스크> 홈페이지 화면 캡처

MBC (뉴스데스크)는 28일자 리포트 (의혹 검증 돌파할까?)에서만 "김용준 총리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은 크게 3가지"라며 "두 아들의 병역 면제 의혹과 두 아들에게 부동산 증여 의혹, 후보자 본인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다. 이에 대해, 김용준 후보자는 뇌물이나 공금 유용과 관련된 일이 아니어서, '문제될 것 없으며 청문회에서 철저히 해명하겠다'는 입장이다"라고 밝혔다. 즉, 김 후보자의 의혹에 대해 검증하기보다 여·야 공방으로 사안을 처리했다. 
27일에도 한 꼭지(["의혹 문제 없어" "철저히 검증"])로 김 후보자에 대한 의혹을 단순 공방처리했으며 26일자 리포트 (김용준 재산·병역 의혹이란?)도 스스로 집중취재라고 밝혔지만, 양적인 측면에서나 질적인 측면에서나 종편 보도에 비해 수준이 떨어졌다. 권재홍 MBC 보도본부장이 '생활밀착형 뉴스'를 2013년에 내세우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박 당선인 인사에 대한 비판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SBS (8시뉴스) 역시 두 꼭지(['재산·자녀 병역'쟁점 될 듯(25일)], ["70~80년대 수도권 땅 집중 매입"(28일)])를 통해 김 후보자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지상파 방송3사 중 KBS (뉴스9)은 탐사보도팀의 보도 [잇단 투기 의혹(28일)]을 통해 폐쇄등기부등본을 떼는 등 투기목적으로 서초동 땅을 샀던 김 후보자 의혹을 집중 조명했다. 또, 같은 날 리포트 (사전검증 여부 주목]을 통해, 김 후보자 사전 검증에 의문을 제기하며 박 당선인의 인사를 간접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정리해보면, 지상파 3사는 정치적 이슈를 선도적으로 제기하기보다 종편의 적극적인 의혹 제기와 검증 시도를 뒤쫓는 보도만 보여주고 있어 '뉴스 경쟁력에서도 밀린다'는 시청자들의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또한 종편의 보도가 비판의 핵심을 짚기보다 '선정성에 기반한 여론몰기'라는 점에서 사안의 균형을 잡아주는 공영방송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생활밀착형 뉴스'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김도연 기자  |  riverskim@mediaus.co.kr

2012년 12월 13일 목요일

5년 전엔 지상파 시사프로, 대선 찬밥 대우 안했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2-12-12일자 기사 '5년 전엔 지상파 시사프로, 대선 찬밥 대우 안했다'를 퍼왔습니다.
[기획]② 개별 토론회만 27차례, 대선 프로그램 100건 넘어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 3사 대선 프로그램은 빈약하기 짝이 없다. (미디어스)는 2007년 10월부터 2007년 12월 19일 대선 직전까지 시사프로그램과 대선 특집 프로그램을 분석했다. 방송3사 대선 프로그램을 조사한 결과 두 달 동안 100건을 훌쩍 넘는 대선관련 프로그램이 방송됐다.

▲ MBC '100분 토론' 홈페이지 화면 캡쳐. 17대 대선에서 100분 토론은 4명의 유력 후보를 각각 초청해 전문가패널, 시민논객들과 토론을 벌였다. 지상파 방송3사는 선과위 주최 토론회를 제외하고도 모두 27차례의 자체 토론회를 연 바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다.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토론회와 이 토론의 보상성격으로 열린 박근혜 후보 단독 토론회를 제외하고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토론회만 열린다.
하지만 지난 17대 대선에서는 각 방송사들은 선거관리위가 주관하는 토론회 뿐 아니라 방송사 자체 초청 토론회를 여러 차례 가졌다. 방송사들은 군소 후보들까지 초청해 토론회를 열었다.
이 기간동안 각 방송사가 진행한 토론회만 총 27차례였다. KBS는 총 11회 초청 토론회를 가졌으며 그 중 4번은 '2007대선 여성이 묻는다'는 주제로 이명박, 정동영, 권영길, 문국현 후보를 각각 초청해 토론회를 열었다. 또 KBS (단박 인터뷰)에서는 13차례 후보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2007년 선관위 주최 대선 토론회를 중계하지 못했던 SBS는 총 12회에 걸쳐 대선 후보 초청 토론회를 열었으며 MBC는 (100분 토론)에서 4차례에 걸쳐 대선 후보 초청 토론을 가졌다.
방송사 시사프로그램에서도 다양한 대선 관련 내용을 전했다. 가장 눈에 띄는 방송사는 KBS였다. 이 시기 KBS는 총 85건의 대선 관련 보도를 내보냈다. 가장 많은 횟수를 방송한 프로그램은 지금은 폐지돼서 없어진 (시사투나잇)이다. 데일리 시사프로그램인 (시사투나잇)은 대선 기간 동안 총 39차례 대선 관련 방송을 했다. 시사투나잇은 '자이툰 파병 연장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10월 23일 방송) 처럼 당시 쟁점이 됐던 사안에 대한 각 후보들의 생각을 알려주거나 '대선후보 교육정책은?'(11월 1일 방송), '대선 후보 실업 정책 검증'(11월 28일 방송), '대선후보 연금제도 공약 검증'(12월 12일 방송) 등 후보 정책 검증을 시도했다. 

▲ KBS '추적60분' 화면 캡쳐 2007년 12월 12일 대선 일주일을 남겨 놓고 '추적 60분은 대선기획으로 각 후보별 공약에 대한 호감도와 실현 가능성을 설문조사를 실시해 분석했다.

또 (시사기획 창)의 전신인 (시사기획 쌈)에서는 여론조사의 한계를 분석한 '얼마나 믿으심니까? 민심, 당심 여론조사'(10월 22일), 유력 후보 5인에 대한 재산과 과거 이력 중 잘 알려지지 않았던 부분들, 대표적인 말 바꾸기 사례를 통해 후보들의 자질과 도덕성을 검증한 '대선후보를 말한다- 무신불립(無信不立)'(12월 3일) 등을 방송했다.
올해 170일간의 파업 이후 작가 전원 해고 사태 등을 겪어 11개월 동안 방송되지 못했던 PD수첩도 17대 대선 기간 동안 대선 관련 보도를 4건이나 했다. 3건은 17대 대선의 쟁점이었던 BBK 의혹에 관한 심층보도였다. (PD수첩)과 함께 대표 시사프로그램인 (시사매거진 2580)에서도 4차례 대선 관련 꼭지를 내보냈다.
SBS는 창사특집 미래한국리포트 프로그램에서 '꿈을 주는 리더십을 찾아서'(11월 13일 생중계), '어떤 대통령을 원하십니까'(11월 14일), '2007년 12월 오천만의 꿈'(11월 16일) 등을 방송했다. 또 예능 프로그램인 (이경규 김용만의 라인업)에서 출연진 중에 대선 후보를 뽑는 모의대선 아이템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 SBS (좋은 아침)(12월 4~7일), MBC (기분 좋은날)(11월 15,16,22,23일), KBS (아침마당)(11월 27~30일, 12월 3일) 등 아침 교양 프로그램에서 대선후보 부인과의 만남이라는 내용으로 후보 부인들을 만나 각 후보에 대해 들어보는 기획도 방송됐다.

▲ MBC '기분좋은날' 김윤옥 여사가 출연한 방송화면 캡쳐. 지상파 방송 3사는 아침 교양 프로그램에서 대선 후보 부인을 초청해 후보들에 대해 알아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이렇듯 지난 대선과 이번 대선은 보도 숫자나 질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긴 것일까? 박수철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원은 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무관심을 이끌어 내 젊은층 투표율을 낮게 하려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수철 연구원은 "40대 이상은 대선관련 보도가 어떻든 80% 이상의 높은 투표율을 보여준다. 하지만 젊은층은 아니다"라면서 "2007년 63%의 투표율이 나온 것은 20-30대 투표율, 특히 20대 여성 투표율이 현저히 낮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고정적인 지지층을 확고히 갖고 있는 박근혜 후보의 경우 정치적 무관심을 이끌어 낼수록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박수철 연구원은 "(방송사들이 여당 후보 선거 전략에)암묵적 동의를 하고 있다"며 "현재 방송사 본부장급 이상은 미디어가 대선에 미치는 영향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전문가들이다. 방송이 여야 후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모를 리 없다"고 말했다.

이승욱·곽상아 기자  |  sigle0522@mediaus.co.kr

2012년 12월 10일 월요일

'박근혜' '문재인' 없는 지상파 시사프로,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이글은 미디어스 2012-12-10일자 기사 ''박근혜' '문재인' 없는 지상파 시사프로,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를 퍼왔습니다.
[기획] ① 지상파는 '가물에 콩 나듯', 종편은 '우후죽순'

'꿀'은 있지만 '벌'들이 모이지 않고 있다. 18대 대선을 대하는 방송3사의 자세를 보면서 생각해낸 말이다. 모든 국민의 시선은 향후 5년을 책임질 대통령 후보에게 집중되지만 정작 방송3사의 시사프로그램에서 '박근혜'와 '문재인'은 보이지 않는다. 대선 후보와 그들이 내세운 정책이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반드시 다뤄져야 하는 문제임을 감안하면, 방송3사의 행태는 '직무유기'다.
(미디어스)는 방송3사의 '대선 프로그램 결핍 현상'을 2번에 걸쳐 기획으로 다루고자 한다. 1편에서는 방송3사와 종합편성채널의 비교를 통해 방송3사가 방기하고 있는 대선이슈를 종편이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분석할 것이며, 2편에서는 2007년 대선 당시 방송사 시사 프로그램의 모습은 어떠했는지 면밀히 따져볼 것이다.

10월~12월, 방송사 시사프로가 '대선' 다룬 건 딱 5번

▲ 10월부터 12월까지 방송3사 시사프로그램이 대선 이슈를 다룬 경우

(미디어스)가 지난 10월부터 2달 동안 정기적 토론 프로그램을 제외하고 방송3사의 시사 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는 놀라웠다.
(시사매거진2580) (추적60분) (시사기획 창) 등 방송3사의 시사 프로그램이 한 편을 전부 할애해 대선 이슈를 다룬 것은 고작 '5번'이다. 모두 KBS 시사프로그램이다.
KBS (시사기획 창)이 10월 9일과 23일에 각각 '응답하라 경제민주화', '응답하라 정당개혁'을 다뤘으며 지난 4일에는 '특별기획, 대선후보를 말한다'를 방송했다. (KBS스페셜)은 10월 21일에 '2012대선, 유권자가 말한다'를 방영했으며, KBS (추적60분)은 지난 5일에 '2012 대선 핵심쟁점 1편, 경제민주화'를 내보냈다.
MBC와 SBS의 상황은 참담하다. 특히, SBS의 경우 (현장 21)의 한 꼭지('정치와 강남스타일(10월 23일)')가 전부였다. MBC 역시 (시사매거진2580)을 통해 한 꼭지씩 4차례('D-73 추석민심은' '투표시간 연장 논란' '정치, 극장에 가다' '리더의 조건') 방영한 것이 전부였다.
그나마 KBS가 대선이슈를 소화한 사례가 상대적으로 많기는 하지만, KBS 역시 황금 시간대인 평일 저녁 6시 이후에는 (6시 내고향) (생생정보통) 등을 비롯한 '맛집 생활 방송'을 방영하며 '대선'보다는 '먹거리'에 집중하고 있다.
당초 KBS 새 노조 파업 종료 당시 노사 합의 사항이었던 '시사제작기능 강화'를 위해 '데일리 시사프로그램'이 KBS 2TV 평일 저녁 8시 20분 자리에 편성될 예정이었으나, 결국 최종 편성된 것은 (오감만족 세상은 맛있다)였다. 최근 KBS 여당 이사들은 KBS대선후보진실검증단의 기본적인 후보 검증 프로그램조차 '박근혜에게 불리한 편파방송'이라며 문제삼았고, 이후 해당 단장이 사의를 표명해 현재 기자들이 제작거부까지 결의하기에 이르렀다.

특집토론, 인터뷰, 대담, 판세분석…날마다 바쁜 종편

방송3사가 자신들의 책무를 방기한 사이, 그 자리를 치고 들어온 것은 바로 특혜로 점철된 '종편채널'이었다.
(미디어스)가 종편 채널의 10월~12월 편성표를 분석한 결과, 종편은 (특별기획 단일화, 민심은 어디에-호남에서 길을 묻다)(JTBC, 11월 17일) (개국 1주년 특집토론-대통령의 성공조건) (긴급진단 대선과 위기의 검찰)(채널A, 12월 1일) (D-15 국민의 선택)(MBN, 12월 4일) 등과 같은 특집 프로그램을 편성해 대선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종편 채널은 대선에 특화된 '대선 기획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다. JTBC는 (박성태의 대권질주) (오늘의 대선현장) 등을 통해 대선과 관련한 이슈를 매일 다루고 있다. 채널A 역시 (박상규의 대선스타일)이라는 이름으로 여·야의 정치 패널을 초대해, 대선 국면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TV조선은 11월 30일 (대선카운트 다운)을 처음으로 방영했으며, (신율의 대선열차)를 통해 정치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종편은 기존의 정규 시사 프로그램에서도 주로 대선 관련 인터뷰를 하거나 각 대선 후보 캠프의 인사들을 초청해 대선의 판세를 묻고 있다. 채널A의 간판 프로그램 (박종진의 쾌도난마)와 TV조선의 (시사토크 '판')은 2번에 1번 꼴로 대선 주제를 다뤘으며, 대선이 다가올수록 대담의 주제는 18대 대선으로 한정됐다. 일주일에 2번 방송되고 있는 JTBC의 (김진의 정면돌파) 역시 대선이슈에 대한 보수적 논평을 쏟아내고 있다.
경제적 이슈를 진단하는 프로그램들도 대선이 다가오자 각 후보의 경제민주화 정책을 다루는 등 대선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 예로 TV조선의 (박찬희, 정혜전의 경제 펀치)와 채널A의 (김부장의 경제특급)은 당초 경제적 이슈를 다뤘지만, 대선이 2달 앞으로 다가온 시점부터는 각 후보들의 경제 민주화를 중점적으로 조명했다.
이같은 종편 채널의 시사 프로그램은 보수 패널을 중심으로 대담이 이뤄지고, 정치적 현안 역시 '보수 프레임'에서 분석되고 있기 때문에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한 쪽으로 방송이 진행되고 있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이미 고정표를 많이 가지고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입장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분위기가 달궈지는 것보다 유권자들이 선거에 무관심한 게 더 유리하다"며 "방송3사가 대선 자체를 많이 다루지 않은 결과, 현재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하게 방송 구도가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김서중 교수는 "종편의 경우, 직설적으로 특정 후보에 유리하거나 시청자들에게 정치 혐오증을 불러일으키는 시도를 많이 하고 있다"며 "이 역시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한 프로그램 편성"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종편과 지상파는 프로그램 구성 방향이 다르지만 결국 동일한 목적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곽상아ㆍ이승욱 기자 ㆍ 김도연(수습)  |  riverskim@mediaus.co.kr

2012년 11월 19일 월요일

[이사람] “대선후보들 ‘언론장악 않겠다’ 선언해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1-19일자 기사 '[이사람] “대선후보들 ‘언론장악 않겠다’ 선언해야”'를 퍼왔습니다.

김서중 교수

언론정보학회 차기 회장 김서중 교수

집권뒤 ‘공공성 강화’ 실천하도록
MB정부 해직언론인 복귀도 시급
‘특혜 종편’ 지상파와 동일규제를

“대선 후보들은 언론이 장악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공개적으로 천명할 필요가 있습니다.”한국언론정보학회 차기 회장으로 최근 선출된 김서중(52·사진) 성공회대 교수(신문방송학)는 18일 언론학자로서 대선 후보들에게 바라는 바를 이렇게 말했다.김 교수는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신문발전위원회 부위원장,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상임공동의장을 지내며 언론과 사회 개혁에 앞장서 온 중견 학자다. 그는 “이명박 정부 들어 지금까지 자행된 정권의 방송 장악 사례에 대해 실질적으로 평가하고, 후보들이 앞으로 그런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요 대선 후보들이 말로는 ‘방송의 공공성 강화’를 역설하지만, 정권을 잡으면 언론을 ‘내 편’으로 만들려는 유혹을 벗어나지 못하는 권력의 속성을 고려하면 지금 공개적인 선언을 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그는 또 “방송 규제기구의 장이나 방송사 사장을 선임할 때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을 앉히는 ‘낙하산 인사’를 더는 해서는 안 된다. 언론의 공공성을 실현하고 내적 자유 보장과 정치적 외풍에 꿋꿋이 맞설 수 있는 사람을 사장으로 뽑아야 언론과 사회를 바로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김 교수는 정권의 언론 장악에 저항하다 해직된 언론인들의 조속한 원상 복귀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그는 “정권의 눈치를 본 언론사들이 비정상적 방식으로 징계를 한 피해자들을 원위치시켜야 한다. 부당하게 해임된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 등도 심도 있게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다.그는 개국 1주년을 앞두고 있는 종합편성채널(종편)에 대한 특혜 문제도 해결 과제로 꼽았다. “지금처럼 종편에 의무송신 지위를 허용한다면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에 맞게 지상파 방송과 같은 수준의 규제가 행해져야 한다. 종편이 이를 받지 못하겠다면 그들에게 베풀고 있는 황금채널과 직접광고 등 모든 특혜를 거둬들여야 한다.” 그는 “지상파와 달리 광고 직거래를 하는 종편은 프로그램 단위가 아닌 기업 규모에 따른 광고비 총액제로 시장 질서를 깨뜨리고 있는데 이런 교란 행위에 적절한 규제가 있어야 한다”며, 종편들이 조·중·동 신문 영향력을 내세워 기업들에 무리한 광고 요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2012년 10월 9일 화요일

‘지상파만큼’ 외쳤던 종편, 제작비는 1/10수준


이글은 미디어스 2012-10-09일자 기사 '‘지상파만큼’ 외쳤던 종편, 제작비는 1/10수준'을 퍼왔습니다.
윤관석 의원 “종편사 50% 넘게 재방, 방통위 뭐했나?”

공정하고 다양한 프로그램 제작, 1만 6천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 5년간 외주업체에 5,347억원을 투자해 콘텐츠 업체와 상생 (조선일보 종편)
개국 시부터 청각장애인을 위한 폐쇄자막방송 100% 실시, 보도(23.7%)·교양(44.7%)·오락(31.5%)의 균형 잡힌 편성, 국내 최대의 연간 외주제작비(1564억원)를 통한 방송프로그램 수급계획 (중앙일보 종편)매주 20편 이상의 공익프로그램을 제작하겠다 (매일경제 종편)
고품격 콘텐츠와 공정한 보도로 시청자의 선택권 확보, 직접제작비의 84.8%를 외주제작에 투입해 콘텐츠산업 활성화 및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 (동아일보 종편) 
종합편성채널들이 채널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제출했던 사업계획서에서 했던 약속들이다. 하지만 이 같은 종편사들의 계획은 전혀 지켜지지 않고 종편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막대한 정부 캠페인·광고비만 지출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통합당 윤관석 의원은 “당초 사업허가를 받을 때 제출했던 사업계획서대로 방송의 공적책임을 갖고 공익적·공정성 있는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하지 않고 50%가 넘는 재방송을 편성하고 있다”며 “공공의 재산인 방송채널사업권을 정권이 악용함으로서 벌어진 전형적인 채널정책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 종편채널 투입제작비 (2011. 12. ~ 2012. 8, 단위 : 억원, 윤관석 의원실 제공)

윤관석 의원이 9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종편사가 개국 이후 지난 8월까지 프로그램 제작비로 투입한 금액은 650억에서 340억 수준이다. 출범당시 ‘지상파 만큼’, ‘지상파 보다 더’를 계획했던 종편의 제작비는 지상파 방송3사 제작비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2010년 SBS 총제작비는 3,731억원, KBS 3,026억원, 서울 MBC 1,885억원이다. 종편사 제작비 규모는 지역MBC(391억), 지역민방(426억) 수준에 그쳤다.
종편사들은 적은 제작비로 생겨나는 방송 공백을 재방송으로 메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경제 종편(MBN)의 평균 재방송 비율은 41%, 중앙일보 종편(JTBC) 55.1%, 조선일보 종편(TV조선) 55.9%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종편 채널은 허가 심사 당시 제출했던 사업계획서의 각종 계획을 전혀 이행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일보 종편의 경우 개국 시부터 청각장애인을 위한 폐쇄자막 100% 실시하겠다고 약속했고, 외주제작 비율 60%를 유지해 연간 1,564억원에 달하는 최대 방송프로그램 수급 계획을 밝혔지만 전혀 이행된 바 없다.

▲ 종편 4사 방송채널 사업계획서 이행여부 (윤관석 의원실 제공)

조선일보 종편은 사업계획서에서 ‘5년간 외주업체에 5,347억원 투자해 콘텐츠 업체와 상생’, ‘16,000여개 신규 일자리 창출’ 등을 약속했지만 이행가능성이 거의 없거나 전혀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매일경제 종편 역시 매주 20편 이상의 공익 프로그램 제작하겠다고 계획했지만 이행하지 않고 있으며 5년간 8천8백억원 제작비 투자를 약속했지만 이행가능성은 희박하다.
이 같이 종편사가 사업계획서에서 밝혔던 계획을 지키지 못하고 있음에도 정부는 정부 광고 등을 집행하며 종편 4사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범 후 지난 8월까지 매일경제 종편은 9억5천4백만원, 동아일보 종편은 9억2백만원, 중앙일보 종편 8억8천9백원, 조선일보 종편 8억8천6백만원에 달하는 정부 광고를 수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관석 의원은 9일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 종편 채널 도입 당시 신규방송사업정책 TF반장으로 선정과정의 실무를 총괄한 김준상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에게 종편채널이 당초 사업계획서를 이행하지 않는 것에 대한 관리 책임을 묻는다는 계획이다.

도형래 기자  |  media@mediaus.co.kr

2012년 9월 19일 수요일

“지상파 잘 나오면 유료방송 해지하겠다”, 61.5%


이글은 미디어스 2012-09-18일자 기사 '“지상파 잘 나오면 유료방송 해지하겠다”, 61.5%'를 퍼왔습니다.
DTV전환감시시청자연대, “실질적인 유·무료방송 선택권 보장해야”

지상파 방송을 직접 수신하는 이유는? “지상파 방송만으로 충분해서”(73.0%)유료방송을 시청하는 이유는? “지상파 채널이 잘 안 나와서”(65.8%)안테나 또는 공시청 설비를 통해 지상파 채널이 잘 나온다면 유료방송을 해지할 의향은? “있다”(61.5%)
2012월 12월 31일, 지상파 아날로그방송이 종료되고 디지털방송으로 전환되면서 지상파의 직접수신을 선택할 수 있다면 61.5%가 유료방송을 해지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조사가 발표됐다. 하지만 현재 SBS(지역민방)의 직접 수신률이 낮고 각 지역의 직접수신 환경에 대한 안내와 관계기관의 홍보가 부족해 결과적으로 유료방송 가입가구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 9월 18일 오후 2시 서울YMCA 친교실에서 DTV전환감시시청자연대가 '지상파 디지털방송 수신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KBS와 EBS는 95%로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MBC는 91.1%, SBS(민영방송)은 82.3%, OBS는 27.2%로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미디어스

DTV전환감시시청자연대는 전국을 서울·수도권, 충정·전라권, 강원·경상권 등으로 권역을 나눠 지난 6월 27일부터 7월 1일까지(4박5일) 무작위 102개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지상파 디지털방송 수신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DTV코리아와 함께 진행됐다.
그 결과, 지상파 디지털방송을 실외안테나로 수신했을 때 KBS1·2와 EBS의 직접수신율은 95%로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MBC는 91.1% 수신율을 보였으며 SBS(지역민방 포함)는 82.3%, OBS는 27.2%로 낮게 나타났다.
DTV전환감시시청자연대는 “디지털TV로 직접수신을 시도했다가 SBS(지역민방)가 나오지 않아 아날로그 유선방송을 보는 가구도 있었다”며 SBS 수신율과 관련해 “지역 시청자들이 직접수신으로 전환하는데 큰 문제점으로 작용된다”고 지적했다.
해당 설문조사에서 ‘유료방송을 시청하는 이유’에 대해 조사대상 가구 65.8%가 “지상파 채널이 잘 나오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또한 “공시청 설비로 TV를 시청하는 방법을 몰라서”(5.1%), “안테나 설치하는 방법을 몰라서”(5.1%), “나의 의사와 상관없이 아파트 단체가입”(5.1%)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지상파 채널이 잘 나온다면 유료방송을 해지할 의향이 있느냐’는 물음에 61.5%의 가구는 “있다”고 답했다.
DTV전환감시시청자연대는 “지상파방송에 대한 일반 시청자들의 높은 선호도와 함께 직접수신 환경이 안정적으로 잘 구축되고 이에 대한 지역별 직접수신 가이드라인 등을 제시해준다면 직접수신율을 상당히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SBS 재허가시 연계해 수신율 확대 유도해야”

이날 발표회에서는 디지털방송 전환 이전에 시청자가 지상파 직접수신을 선택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함께 제기됐다.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강혜란 정책위원은 난시청 판정 주체를 현행 KBS에서 방송통신위원회로 변경해 실질적인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BS에 대해서는 양질의 방송서비스 제공을 위한 인프라를 ‘반드시’ 구축하도록 방송법(44조)을 개정하고 인위적 난시청에 대해서도 광역별시청자센터 운영을 통해 지원 업무를 하도록 규정했다. 특히, 법 개정을 통해 수신료면제가구 대상을 넓혀 KBS가 수신율 확대에 적극 나서게 한다는 방침이다. 현행법상 관련 책무가 없는 SBS(민영방송, OBS)에 대해서도 재허가와 연계해 자체적으로 수신율을 확대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밖에 유료방송 플랫폼에는 공시청시설과 실외안테나 훼손 등 금지행위 제재 강화를 주문했으며,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주책관리주체에 대해서도 방송법상 한시적 예외조항으로 규정해 2004년 이전 주택의 공시청 설비분리 배선에 대한 개·보수를 강제하도록 했다.
강혜란 정책위원은 “무료 지상파 방송은 낡은 이슈일 수도 있다”며 “하지만 누군가는 매체가 없어 날씨도 확인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강 정책위원은 “국가가 사회적 약자를 아우르는 기본적 공공서비스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국민들로 하여금 실질적인 유·무료방송 선택권을 보장해야 지상파와 유료방송간 실질적인 경쟁이 활성화돼 콘텐츠 질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4년간 KBS1 채널만 보신 할머니도 있었다”

이날 서울·수도권, 충정·전라권, 강원·경상권의 직접수신 실태조사를 통해 얻은 난시청 사례도 공개됐다. 실제 4박 5일간 지역을 돌아다니며 실태조사에 나섰던 참가자들은 “참담했다”고 입을 모았다.
“할머니가 혼자 사는 가구를 찾았다. 할머니는 아날로그 지상파 방송을 직접수신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TV가 전혀 나오지 않고 있었다. 경제적인 이유로 유료방송을 신청하지 못한 상황에서 TV가 나오지 않아 날씨정보마저도 확인하지 못했고 아날로그 종료 자막을 보지도 못해 정부 지원이 있는지 조차 모르는 상황이었다”(전남 보성군 미력면 도개리의 한 가구)
“세대주였던 할아버지가 4년 전 사망하고 74세 할머니 혼자 생활하고 있는 가구가 있었다. 유료 위성방송 대금 연체로 한 달 전부터 TV를 전혀 못 보고 계셨고, 그 전에도 유료 위성방송 사용에 미숙해 근 4년간 KBS1 한 개 채널만 시청해왔다고 한다”
노영란 매체비평우리스스로 사무국장(서울·수도권 조사)은 “디지털 전환으로 무료서비스를 강화하는 계기가 돼야하는데 확인한 결과, 유료방송에 가입해버리는 사례가 있었다”며 “사후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디지털 전환에 따른 유료방송 가입은 최소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정주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수 소장(충정·전라권 조사)은 “농촌지역 노인가구에 대해서는 여전히 홍보와 지원이 부족했다”며 “(조사하면서 느낀 것은)지상파 직접수신을 갈망하시는 분들이 꽤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전환을 계기로 이 같은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석현 서울YMCA 시민중계실 팀장(강원·경상권)은 “아날로그 난시청지역은 디지털전환이 되더라도 난시청지역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심지어 DTV 코리아 등 어디에 문의를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상황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한석현 팀장은 “한 가구의 경우, TV가 3대로 거실 DTV는 유선방송, 안방DTV와 작은방 ATV는 직접수신을 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ATV에 대한 컨버터 구입 등에 대해 잘 몰랐고 안방DTV도 시설 개보수에 대한 지식이 없어 제대로 된 디지털방송을 시청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DTV전환감시시청자연대는 향후, 방송통신위원회에 시민단체와 지상파 방송사, 학계 등을 포함한 거버넌스 형태의 지상파 디지털 방송 수신환경 2차 조사를 제안한다는 계획이다. 전국 102 가구 표본조사로는 정확한 실태 파악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2012년 8월 8일 수요일

뉴스 너마저…올림픽에 묻힌 진실은 어디로?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8-07일자 기사 '뉴스 너마저…올림픽에 묻힌 진실은 어디로?'를 퍼왔습니다.


머리기사부터 절반 이상 올림픽 관련
지상파, 컨택터스의 노조 폭행에 침묵
새누리 공천헌금 의혹도 부실 보도
“애국주의로 포장된 편파 방송” 지적

주요 방송들이 런던올림픽 개막 이후 올림픽 보도에 ‘올인’하면서 새누리당 공천 헌금 의혹과 컨택터스 노동자 폭행 사건 등 주요 이슈 보도를 축소·누락하고 있다. 언론이 대선을 앞둔 시점에 스포츠 애국주의에 기대 ‘올림픽 사각지대’를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런던올림픽이 개막한 지난달 28일부터 언론들의 주요 기사는 올림픽 소식이 점령했다. 특히 방송사들의 경우 ‘올림픽 하이라이트’나 ‘올림픽 특집 방송’ 등 올림픽 관련 프로그램을 전체의 70~80% 이상 편성하고도 뉴스에서마저 머리기사에서부터 10개 이상을 올림픽 관련 보도로 메우고 있다. 이런 탓에 주요 정치 소식이나 민생 이슈들은 뉴스가 시작하고 20분이 지나 등장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지난 2일 불거진 새누리당 공천 헌금 의혹이 대표적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4·11 총선에서 비례대표 후보 공천 대가로 거액을 주고받은 혐의로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을 지낸 현기환 전 의원, 홍준표 전 대표, 현영희 의원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공천 개혁을 강조해 온 유력 대선 경선후보인 박근혜 의원에게 흠집이 날 수밖에 없는 중대한 사안이다. 그러나 (문화방송)(MBC)은 이날 밤 9시 (뉴스데스크)가 시작하고 20여분이 지난 뒤 12번째 꼭지에서 이 소식을 전했다. 유도·펜싱·사격 등의 메달 소식을 11꼭지 방송한 뒤다. (한국방송)(KBS)도 메인 뉴스인 (뉴스9)에서 올림픽 기사 중간인 10번째 꼭지에 이 기사를 배치했다. 16분 이상 올림픽 소식을 전한 뒤였다.다음날 현기환 의원의 검찰 출석 소식 역시 (문화방송)은 11번째, (한국방송)은 10번째 꼭지로 보도했다. 반면 민영방송 (에스비에스)(SBS)는 의혹 제기 첫날인 2일 (8시 뉴스)에서 이 소식을 첫 번째와 두 번째로 배치했고, 3일 역시 관련 소식 두 꼭지를 맨 앞에 보도했다.지난달 29일 발생한 컨택터스 용역 폭력 사건은 발생 3일 뒤까지 지상파 방송 메인뉴스에 등장하지 않았다. 용역들이 폭력을 휘두르며 노조원들을 폭행하는데도 경찰이 수수방관한 이 사건을 (한국방송)의 (뉴스9)는 5일 만인 지난 3일 올림픽 소식을 모두 전한 뒤 29번째 기사로 전했다. (문화방송)은 같은 날 25번째 꼭지에 27초짜리 단신으로 다뤘다.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대선을 앞둔 시점에 공천 헌금 기사가 소홀하게 취급되는 것은 축소를 넘어선 편파 보도 시비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문화방송은 올림픽 기간 중인데도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 검찰 출석의 경우 머리기사로 보도하는 등 형평성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올림픽 전에도 이어져 온 정권 감싸기 행태가 스포츠 애국주의로 포장돼 더 노골화되는 것 아닌지 의심된다”고 덧붙였다.이에 대해 (문화방송) 황용구 보도국장은 “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라 국가적 행사이자 중요한 스트레이트 뉴스거리”라며 “금메달 획득 등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밝은 뉴스를 첫머리에 보도했을 뿐, 공천 헌금 등의 중요 사안을 아예 다루지 않은 것은 아니지 않냐”고 반박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2012년 8월 3일 금요일

MB 가면 '표현의 자유' 찾아올까? 진짜 '적'과 싸워라!


이글은 프레시안 2012-08-02일자 기사 'MB 가면 '표현의 자유' 찾아올까? 진짜 '적'과 싸워라!'를 퍼왔습니다.
[한만수의 '백 년 동안의 검열'·마지막회] 방통위라는 '바지 사장'의 검열

근대 민주국가에서 검열은 엄격하게 금지된다. 자유로운 의사 표현 없이는 민주주의란 존재할 수 없다는 믿음 때문이다. 검열 금지는 대체로 사전 검열의 금지를 뜻한다. 특정한 의견이 발표되기도 전에 차단되어버린다면 담론장의 다양성과 건강성은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담론의 발표 이후에 규제된다 하더라도 행정기관이 담당한다면 이는 검열에 해당한다는 것이 국제적 합의이다. 행정권은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이지 않은데다가 지나치게 비대하기 때문이다. 요약하자면 대중들에게 전달될 기회는 완벽하게 보장하고, 그 이후에 일부를 예외적으로 규제할 수 있되, 사법적 판단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사법적 판단만이 만능은 아니다. 담론의 모든 사후 규제를 사법부에 맡긴다면 지나치게 사법 수요가 늘어나기도 하고, 또한 법관이라고 해서 다양한 분야를 두루 잘 판단할 수 있다고 믿기도 어려우며, 지나치게 시간이 많이 걸리는 탓에 규제의 실효성이 떨어지기도 한다. 사후 규제를 민간 자율기구에 맡기면서 그 기구의 결정에 불복하는 경우에만 사법부에 넘기는 것은 그 대안이 될 수 있으며, 많은 국가들이 채택하고 있기도 하다.

민간 심의 제도 역시 문제가 있다. 심의의 주체가 공무원이냐 민간인이냐 하는 문제는 어쩌면 형식논리에 불과할 수 있다. 국가검열보다 더욱 철저하게 검열하면서도 국가는 검열하지 않는다는 알리바이로 기능할 수도 있다. 소위 '바지 사장'을 내세우는 '검열의 아웃소싱'이 되어버릴 수 있다.

우리의 '가카'가 자행하는 검열이 바로 그렇다. 이 정권은 출범하자마자 방송과 통신을 모두 관장하는 무소불위의 권한을 지닌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를 만들고, 그 산하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를 두었는데 이 기구가 모든 민간 규제를 총괄한다. 더욱이 '가카'의 최측근으로 지금은 감옥에 갇혀있는 최시중이 방통위원장이었다. 권력자의 최측근에게 모든 언론을 통괄하는 매머드 기구를 맡긴다니, 이 자체가 검열을 하겠노라는 명백한 선언이 아니겠는가. 드라큘라에게 적십자사 총재를 맡기는 꼴이 아니겠는가.

▲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 ⓒ프레시안(최형락)
최시중이라는 '가카의 멘토'가 '겨우' 방통위를 맡는다고 할 때 어리둥절했던 사람들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가카는 '선견지명'이 있었다. 그는 가장 많은 표 차로 당선되었지만 곧바로 자신의 밑천을 드러냈다. 광우병 촛불시위를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지지를 까먹었으니, 검열과 선전을 병행하는 여론조작을 통해서만 정권을 유지해야 했다. 하긴 나치 선전상 괴벨스 역시 히틀러의 오른팔이었으니, '가카'의 멘토는 최시중이 아니라 히틀러였던 게 아닌가 싶다.

'드라큘라'가 장악한 방통위라는 괴물은 '가카'가 요구한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인터넷 게시물 중에서 정부가 신고한 것들은 곧바로 삭제하는 검열을 서슴지 않는 한편, '조중동'에 종편을 허가하면서 갖은 특혜를 몰아주었다. 특히 민간인 사찰 사건 덕분에 드러난 총리실의 한 비밀 문건은, 이런 방통위의 검열이 체계적인 것이었으며 그 체계 속에서 방통위에 주어진 임무는 '가카' 비방 게시글 삭제 및 사이트 폐쇄 등임을 말해준다. 방통위는 민간인의 옷을 입은 검열관, 즉 '바지 사장' 같은 존재에 불과함이 확인된 것이다.

이날 재판에서는 지원관실이 정권에 비판적인 인터넷 여론을 옥죄는 역할을 했음을 보여주는 문건도 공개됐다. '그간의 추진실적'이라는 제목의 문건에서는 "인터넷 브이아이피 비방글 확산방지 체계를 구축"했다며 △비에이치(BH)는 처리 지침 시달 △경찰청은 사법처리 △방통위는 게시글 삭제 및 사이트 폐쇄 등 정부기관별 대응 체계를 지원관실이 총괄했다고 자평했다. 인터넷상의 비판 여론 옥죄기가 청와대의 지시로 체계적으로 이뤄졌음을 뜻한다. ([한겨레]2012년 7월 19일)

어쩌면 이렇게 식민지 시기와 비슷한가. 총독부는 모든 정보의 수집과 분류 및 유통을 통제하는 조선중앙정보위원회(이하 조선정보위)를 운용했는데, 위원장은 정무총감(지금의 국무총리에 해당)이었으며, '조선통치에 대한 비판 및 총독 퇴진'에 관한 언급 등을 집중적으로 단속하도록 했다. 이 기구는 3.1 운동 직후 조선 민중의 저항을 효과적으로 분쇄하기 위해 처음 만들어졌다. 총리실에서 총괄하여 '명박 퇴진'을 검열하는 체계를 구축했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은 이렇게 총독부가 3.1 운동을 짓누르던 방식과 빼닮아 있는 것이다.

조선정보위는 3.1 운동의 저항적 분위기가 누그러들자 폐지했다가 총력전에 들어가던 1937년에 부활된다. 이 시기에는 검열보다는 선전에 집중하여 국민정신 총동원 운동, (황국신민의 서사) 보급 운동 등을 기획하고 실행했다. "미국산 쇠고기 안전합니다", "4대강 사업으로 홍수와 가뭄을 두루 막을 수 있습니다" 하는 선전으로 여론몰이에 나설 때 역시 총리실을 중심으로 한 MB의 정보 조직은 맹활약하였을 것이다.

조선 정보위는 조선 내외에서 산출된 모든 정보를 수집 분류하여 감춰야 할 것은 검열하고 홍보해야 할 것은 선전했다. 검열은 경무국 도서과에서, 선전은 관방문서과(정보계와 보도계를 설치했다)에서 각각 맡는 분업만으로는 효율적이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검열과 선전은 동전의 양면이다. 즉, 감출 것을 효율적으로 감추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홍보거리를 만들어 공급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이런 경우에 선전은 검열과 다르지 않으며, 이를 위해서는 검열과 선전을 묶을 수 있는 협업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물론 해방 이후 독재정권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회적 관심을 한꺼번에 전환시킬 수 있는 힘을 지닌 선전은 늘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예컨대 간첩단 사건이나 연예인 대마초 사건 등은 그 단골 수법이었다. 이런 정보 조작을 위해서 중앙정보부(안기부), 문화공보부 등 다양한 이름의 기구들이 존재했으며 "관계기관 대책회의"는 이를 통괄했다.

식민지에는 검열은 '당연한 것'이었고, 독재 시기에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검열 금지의 원칙이 그래도 웬만큼 지켜지기 시작한 것은 대체로 1988년 해금조치 이후이니, 겨우 20여년이 지났을 뿐이다. 그러나 '가카'의 5년 동안 이 원칙은 매우 심각하게 무너졌다. '선전을 통한 검열'을 활성화하려는 시도는 최근 발각된 다음의 문건에서도 확인되었다.

"용산 사태를 통해 촛불시위를 확산하려고 하는 반정부 단체에 대응하기 위해 군포 연쇄 살인사건의 수사 내용을 더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바랍니다. (중략) 경찰의 부정적프레임을 연쇄 살인사건 해결이라는 긍정적 프레임으로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언론이 경찰의 입만 바로보고 있는 실정이니 계속 기사거리를 제공해 촛불을 차단하는 데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용산 참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을 때 청와대 국민소통 비서관실 행정관 이성호가 경찰청 홍보 담당관들에게 보낸 전자메일이다. 말썽이 되자 청와대는 개인적 판단에서 비롯된 과잉반응에 불과하다고 해명했지만, 글쎄 과연 그 설명을 믿을 사람이 몇 명이나 되려는지 궁금하다. 총리실에서 검열 및 선전 시스템을 구축했노라 자랑하는 문건까지 확인된 판이 아닌가.

검열관이 사복으로 갈아입는다고 해서 국가 검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방통위는 '바지 사장'으로 국가 검열을 대행하는 기관으로 전락해버렸지만, 이 같은 현상은 이명박 정권만 끝나면 저절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가 되어 버렸다. 다음 정권 역시 방통위를 바지 사장으로 써먹고 싶은 유혹을 느낄 것이다.

방통위 산하의 방통심의위는 영화등급심의위원회에서 맡는 영화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민간심의를 통괄한다. 대통령이 3명, 여야가 각 3명씩을 추천하여 9명으로 구성되니, 결국 최근 5년 동안의 거의 모든 사안은 6대 3으로 결정되는 '6대3 위원회'가 되어버렸다. 트위터 등 SNS를 규제하는 전담팀을 구성했다가 국제적 망신을 사기도 했다.

게다가 대한민국에서 생겨나는 거의 모든 영역의 발신 행위에 대해 규제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짓는 방통심의위가 겨우 9명으로 구성된다는 점도 문제이다. 할 일은 많고 시간은 없다. 더욱이 각자 자기의 직업이 있는 사람들이 따로 시간을 내서 위원 활동을 해야 하니 '심사숙고'하기 어렵다. 그러니 준공무원인 방통심위 실무자들의 견해를 거의 그대로 수용한다. 그 실무자들은 또 경찰이 올린 의견을 거의 그대로 수용한다. 결국 경찰관의 의견이 거의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셈이다.

현재의 '자율규제'란 결국 경찰관이 실질적으로 관장하는 셈이다. 경찰관이 검열한다? 식민지 시기하고 달라진 게 뭔가? 사전 검열을 사후 검열로 바꾸고, 민간인 심의위원을 '바지 사장'으로 내세우면 모든 게 해결되는 건가. 헌법의 검열 금지는 준수되었고 민주주의는 그 기반을 갖추었다고 말할 수 있나.

일제시기 검열관은 20~30명쯤을 유지했었다. 더욱이 다루어야 할 정보의 양도 현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었다. 9명이 이 모든 사안을 결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방통심의위원들의 심의 여건은 식민지 시기보다 훨씬 열악한 형편이다. 게다가 실질적으로 검열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실무 인력들은 대부분 전문성이 충분치 못한데다가, 준공무원이니 책임 질 일은 싫어한다. 물론 공무원인 경찰관들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나중에 혹시라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것들은 가능하면 엄격하게 규제하려는 속성이 강하다. 방통심의위는 심의가 아닌 검열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기본적인 문제는 방송과 통신을 하나의 기구에서 관장하는 방통위 조직 자체이다. 방송과 통신은 너무도 다른 매체이다. 한 국가가 사용할 수 있는 전파(電波) 자원은 매우 제한적이므로 방송이란 공공성이 강하다. 게다가 일방향적인 매체이며, 일인방송국 같은 예외를 제외하고는 거대한 권력과 자본이 독점적 우월성을 지니게 된다. 그러므로 방송에 대해서는 공공 목적을 위한 정당한 규제가 많아야 한다. 반면 통신은 공공성보다는 개인성이 강하고 양방향적이며 특별히 우월성을 갖는 주체가 생성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가능한대로 적게 규제하는 것이 적절하다. 통신이라는 사적 영역까지를 국가가 관리한다면 통제사회로 이행할 우려가 큰 것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성격의 업무를 한데 묶어버린 것은, 불과 얼음으로 칵테일을 만들겠다는 발상에 불과하다. 그저 '작은 정부'라는 신자유주의적 구호에 충실한 구조조정일 뿐이다. 차기 정부에서 방통위는 해체해야 한다. 최소한 방송심의와 통신심의는 분리해야 한다. 정치적 중립성을 지킬 수 있으면서 표현 자유에 대한 식견을 지닌 인사들을 심의위원으로 위촉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 또한 필수적이다.

물론 다음 정권에서의 구조 개편이란 좀 한가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지금 상황은 너무도 심각한 것이다. 히틀러가 전 독일인에 라디오를 보급했다면 이 정권은 종편을 보급했다. 주례 라디오 담화를 자청하는 등 모든 선전 수단을 동원해서 거짓말을 반복함으로써, "끝없이 거짓말을 하면 대중은 결국 믿게 된다"는 괴벨스적 명제를 몸소 실천했다. "99퍼센트의 거짓말과 1퍼센트의 진실이 혼합된 것이 100퍼센트의 거짓말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괴벨스의 가르침에도 충실했다. '부자 감세'는 가난한 자를 위한 것이라고 거짓말을 하면서, 떡볶이를 먹는 1퍼센트의 진실을 곁들였다. 파시스트들이 유태인에 대한 증오를 활용하여 통치했다면, 가카는 북한과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증오를 증폭시켰다.

그나마 히틀러는 독일 국민 중 경제적 약자들의 처우를 일부 개선시키기는 했지만, 이명박은 오로지 만인의 만인에 대한 경쟁 사회를 극대화시켰을 뿐이다. "이명박 퇴진달력"이라는 것이 집권 2년차인 2009년에 벌써 나왔던 것은, 그럴만한 사정이 충분하다. 하지만 어떤가. 몇 달만 기다리면, 이명박만 물러나면 이 모든 게 해결될 것인가. 박정희 때, 전두환과 노태우 때, 아니 모든 대통령의 레임덕 시기에 우리는 그렇게 생각해오지 않았던가. "저 XX만 물러나면…."

하지만 '그 XX들'이 물러난 뒤에서 세상은 별로 바뀐 게 없었다. 계급구조와 착취, 대중의 마음 깊숙이 자리 잡은 증오와 좌절은 바뀌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을 그저 참고 견뎌내라고 설득하는 선전, '저항하면 좌빨'이라고 낙인찍는 검열은 여전하다. 자본과 권력의 언론 장악 역시 튼실해서, 선전과 검열은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명박이 물러난다고 해서, 물론 달라질 대목도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이런 구조가 저절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만인의 만인에 대한 경쟁은 어쩔 수 없다" "아니꼬우면 경쟁에서 이기라"는 신화 역시 오히려 강화되었을 뿐이다. 이런 신화는 선전과 검열을 통해 시작되었지만 이미 대중들의 마음속에 굳건하게 자리 잡았다. 이런 의미에서라면 이명박 이후에는 또 하나의 '이명박'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이명박은 퇴진하는 게 아니라 호시탐탐 우리를 노리고 있다. 아니 이 모든 호시탐탐의 원인으로서 경쟁신화와 증오는 이미 우리 자신일 지도 모른다. 어찌할 것인가. '내면의 적'과 싸우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다.

▲ 이명박 대통령. ⓒ청와대

우리들의 적은 늠름하지 않다. / 우리들의 적은 카크 다글라스나 리챠드 위드마크 모양으로 사나웁지도 않다. / 그들은 조금도 사나운 악한이 아니다. / 그들은 선량하기까지도 하다. (중략) 그들은 말하자면 우리들의 곁에 있다 / 우리들의 전선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 그것이 우리들의 싸움을 이다지도 어려운 것으로 만든다. (김수영, [하 그림자가 없다], 부분)

그 싸움이 어려운 것은 보이지 않는 적, 즉 우리의 일상 자체가 '적'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일상은 구조에 의해 만들어지고 다시 구조를 재생산한다. 하지만 그 구조를 바꾸는 일은 우리의 각성에서 시작되며 자질구레한 실천들에서 힘을 얻는다. 바꿔나가려는 노력, 그 노력의 과정 자체에 의해서도 우리의 일상과 내면은 변화한다. 거대한 구조의 힘 앞에 절망하고 있으면 그것은 결코 바뀌지 않지만, 무모해 보이는 시도들이 쌓이면 변화의 싹은 생긴다. "하면 된다"는 부분적으로만 진실이지만, "안하면 아무것도 되는 게 없다"는 온전히 진실이다.

구조를 바꾸려는 움직임은 이미 우리 주변에서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조중동'의 횡포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언소주(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나 언론개혁시민연대에, 살인적 경쟁 교육 때문에 불행한 사람이라면 (고래가 그랬어) 등에, 새로운 세계를 만들기 위한 각종 움직임에 공감하면서도 직접 나서지는 못하는 사람이라면 각종 소셜 펀딩에 각각 관심을 가질 법하다. 조세형평성에 관심 있는 사람은 조세혁명당에, 후쿠시마 사고를 보면서 우리 원전은 괜찮나 불안한 시민이라면 녹색당에 투표해야 하지 않겠는가. 방통위나 방통심위의 구조적 개선을 다소 앞질러 고민하는 일 역시, 바로 이런 노력들 중 작은 하나에 해당하지 않을까.

연재를 마치며

한국에서 근대 검열이 시작된 지 100여 년, 그동안 있었던 그 숱한 사연들을 대충이라도 훑어보고 싶었다. 특히 주력했던 것은, 검열과 반(反) 검열의 움직임이 얽히고설켜 만들어낸 역동적인 상호 반응이었다. 즉 권력이 검열을 위해 동원한 갖가지 폭력적인 방법들을 살피는 데 그치지 않고, 검열의 대상이 되는 발화자와 수용자 대중이 그 검열에 맞섰던 다양한 반응들을 함께 살피고자 했다.

벌써 41회. 다루지 못한 것도 많지만 이런 정도에서 매듭짓기로 한다. 사실 이런 정도도 내 힘에는 벅찬 일이었다. 주2회 약 40~60매 정도의 원고를 마감하는 일만해도 숨에 가쁜 일정이었다. 무엇보다도 검열이란 너무도 광범위한 주제라는 점에서 힘에 겨웠다. 법학, 언론학, 사회학, 문학, 철학, 역사학, 미술,음악, 영화 등 매우 다양한 영역에 걸쳐있지만, 나는 단지 한국 문학 전공자일 따름이다. 분과학문 체제 속에서 훈련된 사람으로서 충분히 다룰 수 없는 주제인 것이다. 역시 분과학문 체제란 삶의 복합성과 역동성을 온전히 파악하기에 매우 불리한 방식임을 다시 실감하게 된다.

연재하는 동안 '남의 영역'에 대해서 '잘 모르는 소리'를 해댄 것이 어디 한둘이겠는가. 단지 필요한 일인데 발언되지 않는다면 나라도 해보자는 생각 때문에 만용을 부렸을 따름이다. 각 분야의 '고수'들께서는 부디 이해하고 가르침 주시기 바란다(☞ 이메일 주소 : hanms58@gmail.com). 나중에 책을 묶게 될 때 그 가르침을 충실히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

사상 초유의 지상파 방송3사 동시파업이 막 본격화되던 3월에 연재를 시작했다. 주 2회로 41회면 약 20주, 5개월 정도의 계획이었으니 연재를 맺기 전에는 뭔가 변화가 있으리라고 기대했었다. 하지만 연재를 맺는 지금 파업은 끝났지만 얻어낸 것은 거의 없다. 파업에 참가한 언론인들의 노고는 눈물겹고 때론 감동스럽기까지 했지만, 결국 중동무이된 느낌이어서 못내 아쉽다. '쇠뿔'을 '단 김'에 뽑지 못하고 말았으니, '미친 소'는 그저 잠복하게 되었을 뿐이다. 하지만 역사는 가르쳐준다. 이렇게 억지로 잠복된 에너지는 다시 한 번, 좀 더 강력한 힘으로 분출된다고.

그동안 모자란 글을 다듬고, 좋은 이미지를 찾아내어 곁들여준 (프레시안) 담당 기자와 때론 분에 넘치는 칭찬으로, 때론 날카로운 비판으로 반응해주신 독자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한만수 동국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