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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15일 토요일

김소연 후보 "현대차 용역경비에게 집단폭행 당했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12-14일자 기사 '김소연 후보 "현대차 용역경비에게 집단폭행 당했다"'를 퍼왔습니다.
김소연 측 "대선 후보에게도 이럴진데, 비정규직에겐 오죽 하겠나"

김소연 무소속 대선 후보가 선거유세 도중 현대자동차 용역경비에게 집단으로 폭행당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 측은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일국의 대통령후보가 용역경비들에게 집단적으로 폭행을 당해 넘어져 땅바닥에 뒹굴고 안경이 박살나는 천인공노할 상황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 측에 따르면 김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 주차장 정문 부근에서 유세를 하던 중 현대차 용역경비에 밀려 뒤로 넘어진 뒤, 용역경비에게 밟혔다. 이 과정에서 김 후보는 팔과 허리를 다쳤고, 쓰고 있던 안경도 깨졌다.

게다가 용역경비들은 김 후보 측 박점규 선거투쟁본부 사무장의 얼굴을 주먹으로 여러 차례 가격하고 선거운동원들을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소연 후보는 중부경찰서 경비과장에게 폭행을 가한 경비책임자 보안팀장과 폭행을 가한 경비들을 즉각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연행할 것을 요구했고, 선관위와 112에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신고했다.

김 후보 측은 "현대자동차 용역경비들이 대통령 후보에 대해서도 이렇게 무자비한 폭력을 가하는데,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얼마나 심하게 폭력을 가하겠는가"라며 "대통령 후보를 집단폭행하고, 경찰의 법 집행마저도 짓밟아버리는, 법 위에 군림하는 재벌이 바로 현대자동차"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 후보 측은 "우리는 오늘 이 폭력만행에 대해 모든 조치를 취하고 그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며, 폭행당사자들을 기필코 구속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환주 기자

2012년 12월 13일 목요일

대선후보 중에 '핵마피아'가 숨어있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12-13일자 기사 '대선후보 중에 '핵마피아'가 숨어있다'를 퍼왔습니다.
[분석] 연이은 한파에 '블랙아웃' 위험, 朴-文의 해법은?

서울 최저기온이 나흘 연속 영하 10도를 밑돌았다. 연이은 한파에 전기 사용량이 폭증하고 있다. 12일 올겨울 들어 네 번째 전력 수급 경보 '관심'이 발령됐다. 이틀 연속 경보 발령이다. 전력 당국은 '관심'에 이어 전력 사용량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전력 수급 경보 '주의' 발령까지도 염두에 두었다.

전력 대란은 예상된 일이었다. 원자력 발전소가 잦은 고장과 비리 문제로 5분의 1가량 운행이 중단된 게 주요 원인이다. 총 23기의 원전 중 5기 원전이 정지됐다. 영광원전 3,5,6호기, 울진원전 4호기, 월성원전 1호기 등이다. 이유도 제각각이다. 영광 3호기는 제어봉 안전관 파열로, 영광 5,6호기는 위조부품 사용으로 현재 운영이 중단됐다. 부품 교체작업이 길어지면서 재가동은 올해를 넘기게 됐다.

울진 4호기는 전열관 결합으로 내년 6월에나 재가동될 예정이다. 지난 11월 20일 수명이 만료된 월성 1호기는 10년 연장할 것인가를 두고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심사를 받느라 정지상태다. 이들 모두 합하면 약 460만kw 정도 발전을 못 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겨울철 난방 수요가 몰리는 1~2월 사이 평균 전력 예비력은 230만㎾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 이마저도 영광원전 5,6호기가 연말 안에 모든 부품을 교체하고 재가동 된다는 가정하에 나온 것이다. 만약 영광원전 5,6호기 가동이 지연될 경우, 1~2월 예비전력은 30만㎾에 불과하다. 예비전력이 100만㎾ 이하로 내려가면 지난해 9월 15일처럼 전국적인 순환 정전에 들어간다.

추가로 원자력 발전소 1기가 정지하게 될 경우는 '블랙아웃'을 선언해야 할 판이다. 지경부 등에서는 '그런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가능성은 높다. 원전에서는 끊임없이 고장과 비리 사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 12일 오전 전력수급 경보 `관심(예비전력 300만㎾ 이상 400만㎾ 미만)'이 발령됐다. 지하철 시청역에 설치된 전력수급 현황판이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끊이지 않고 밝혀지는 '짝퉁 부품'

대표적인 게 지난 11월 5일 언론에 공개된 일명 '짝퉁 부품' 사건이다. 당시 지식경제부는 울진3호기와 영광3~6호기에 품질검증서가 위조된 136개 품목 5233개 부품이 설치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품질검증 위조 부품 대부분(98.4%)이 사용된 영광원전 5·6호기의 부품 교체를 위해 가동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사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후속조치로 만들어진 원전부품 민관합동조사단은 지속해서 '짝퉁 부품'을 찾아냈다. △11월 15일 영광 5호기에 납품한 1개 업체 추가 적발, 4개 품목 총 154개 '짝퉁 부품' 적발 △11월 27일 울진 3,4호기, 영광 3,4,5,6호기에 납품하는 기존업체 추가 적발, 53개 품목 총 919개의 '짝퉁 부품'을 적발했다.

'짝퉁 부품'은 기존 원전만이 아니라 현재 건설 중인 신규 원전에서도 발견됐다. 원전부품 민관 합동조사단은 건설 중인 신고리 3·4호기에 내진시험성적서를 위조한 소화수펌프용 제어패널이 사용된 사실을 확인했다.

감사원 감사에서도 '짝퉁 부품'은 발견됐다. 감사원은 지난 5일, 고리원전 3,4호기에도 '짝퉁 부품'이 공급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민관 합동조사단과 감사원이 적발한 '짝퉁 부품'은 대부분 원전 안전을 위협하는 중요한 부품이다. '짝퉁 부품'으로 확인된 바닷물 취수용 펌프는 원자로 이외의 원전 기기의 과열을 막기 위해 사용한 냉각수가 뜨거워졌을 때, 바닷물을 끌어와 식히는 역할을 한다. 냉각수를 바닷물로 다시 냉각하는 장치다.

만약 이 펌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면 각종 계측기 등 원전 내 기기들이 과열돼 오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원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워진다. 게다가 이 펌프가 고장 나면 비상 상황 때 작동하는 비상 발전기가 과열로 정지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때 원전 전체의 전원 공급이 끊길 수도 있다.

외국의 품질검증서를 위조한 계전기·퓨즈·스위치는 전원 계통의 안전과 직결된다. 계전기는 이상 전류가 흐르면 감지해 전원 차단기에 신호를 보내 작동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이상 전원 감시 장치인 셈이다. 계전기가 불량품이면 이상 전류를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고, 전원을 차단해야 할 때 차단하지 못한다. 전원을 차단하지 말아야 할 때 차단하는 등 오작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 결국, 전원 계통에 이상이 생기면 원전이 불시에 정지되는 등의 심각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소화수펌프용 제어패널은 비안전등급 설비로, 소화수펌프가 작동하지 않으면 이를 감지하는 기능을 한다. 원전 보조건물에 설치되기 때문에 핵심부품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화재가 확산하는 것을 방지한다는 점에서 원전 안전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 2012년 동안 발생한 원전 고장 일지. ⓒ원전안전운영정보시스템

부품에 문제 있지만 운영 중단 안 하는 원전, 왜?

상황이 이렇지만 정부는 추가로 원전을 정지시키지 않았다. 규모나 중요도가 작다는 게 이유였다. 정부는 가동 중지 없이 부품 교체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품질검증서가 위조된 부품이 설치된 원전은 영광 3~6호기, 울진 3,4호기 등 총 6기다. 고리원전 등의 경우, 납품은 됐으나 설치되지는 않았다. 한국수력원자력은 130여개의 보증서 위조 부품이 사용된 울진 3호기는 발전을 멈추지 않고 부품을 교체하기로 했다. 2600여 개가 사용된 영광 5·6호기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판단에서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짝퉁 부품'을 사용하는 원전의 가동을 중단하지 않는 이유를 두고 '전력난'을 지목한다. 5기 원전 가동이 중단된 상태에서 추가로 원전이 멈춘다면 올겨울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이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가로 원전 가동이 중단되지 않아도 블랙아웃이 발생한 여지는 충분하다. 일시적인 원전 가동정지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2012년 원전 일시 가동정지 사례는 11월 초까지 총 9건이었고 원전 가동정지 일수는 총 58일이나 됐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없으리란 보장은 없다.

게다가 민간조사단이 활동하는 동안 중요 부품 관련, 추가로 '짝퉁 부품'이 나올 가능성이 높을뿐더러 현재 확인된 '짝퉁 부품'이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 모른다. 언제 '블랙아웃'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원전관리 문제도 있지만 환경단체는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한다. 현재 전력난은 정부가 전기를 값싸게 제공하면서, 그에 따라 방만하게 전기를 이용하는 수요층이 늘어나면서 발생했다는 것.

핵심에는 원자력 발전소가 있다. 한국전력이 전력거래소로부터 사는 가격은 원전이 ㎾h당 39.2원(2011년 기준), 화력발전이 67.22원이다. 원전이 화력보다 절반 수준인 셈이다.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 핵폐기장 선정 비용, 원전 폐쇄 비용 등이 포함된다면 화력발전과 비슷하거나 높은 비용이 소요되지만, 현재는 이런 비용을 원전 단가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

이에 정부는 값싼 전기 정책을 지속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소를 무턱대고 확대했고, 그 결과 일반시민은 원가보다 싼 전기를 사용하게 됐다.

실제 한국 전기요금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는 물론이고 아시아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일본의 전기요금은 우리의 2.8배, 필리핀은 2.4배, 중국도 1.4배다. 지난해 기준 원가보상률이 87.4%로 한국전력이 전력거래소로부터 100원에 전기를 사서 고객인 국민에게 87원에 파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때문에 전기 수요는 더 늘어났고 전력난은 더욱 심화했다. 국민총생산(GDP) 대비 및 1인당 전력소비량은 전 세계적으로 상위수준에 있다.

결국, '전기값이 싸야 한다→원전은 화전에 비해 단가가 싸다→원전을 늘린다→전기값이 싸진다→전기 수요가 늘어난다→원전을 더 짓는다' 이런 도식이 성립된다. 악순환인 셈이다.

▲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프레시안(최형락)

대선 후보들의 원전 공약은?

환경단체는 이러한 패러다임에서 전환, 즉 탈핵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원전 건설로 전기요금 인상을 억제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싸다'는 이유로 에너지 소비왜곡을 불러일으키고 낭비하는 현재의 악습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탈핵에 필요한 대책도 제시했다. 강력한 수요관리 정책이 그것. 특히 전체 전기소비의 53%를 차지하고 있는 산업용 전기소비를 줄일 방법을 찾아야 하고,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대기업들에 강력한 수요억제책을 마련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또한, 시민들에게 절전을 호소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가지고 있는 정책수단을 동원하고 국회에서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렇다면 대선 후보들은 이런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기본적으로 탈핵에 찬성한다. 대통령이 되면 신규원전 건설 금지, 설계수명 종료한 노후원전 가동중단 및 폐로, 안전상 심각한 문제가 있는 원전 조기 폐로 등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면서 대기업이 사용하는 값싼 산업용 전기요금부터 현실에 맞게 개선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핵발전에 찬성한다. 지난 10일 발표한 원자력발전정책공약을 보면 명확히 알 수 있다.

박 후보는 △노후 원전의 연장운전 허가를 엄격히 제한하고 고리1호기, 월성1호기 원전의 폐기도 EU방식의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를 거쳐 결정 △여론을 수렴, 앞으로 20년간의 전원믹스(Mix)를 원점에서 재설정하며, 추가로 계획하고 있는 원전은 다른 에너지원이 확보된다는 전제하에 재검토하는 걸 내세웠다.

하지만 이러한 공약은 그동안 정부와 새누리당에서 취해오던 일방적인 원자력발전확대 정책에서 '재검토'를 하겠다고 말한 점 외에 달라진 게 없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우선 노후원전의 경우, 유럽연합 수준의 스트레스 테스트 같은 강도 높은 조사를 한다고 해도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리 엄격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더라도 관련 규제기준을 완화한다면 안전성 보장과 상관없이 가동을 강행할 수 있다.

환경단체는 박근혜 후보의 이 같은 공약은 수명 다한 노후원전을 계속 가동하기 위한 명분 확보로 해석한다. 박근혜 후보가 지난 총선 때, 새누리당 비례대표 1번으로 공천한 민병주 국회의원이 원자력계에 종사해 온 전문가로서 고리1호기 수명연장에 관여한 바 있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또한, 신규 원전의 경우, 다른 에너지원이 확보된다는 전제하에 재검토하겠다는 건, 사실상 신규 원전을 포기할 의사가 없다는 걸로 받아들여진다. 다른 에너지원, 즉 대안에너지는 1~2년 안에 뚝딱 만들어지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값이 싸다는 오해를 받는 원전에 의존해 전력 수요를 늘려나가는 기존 정책을 고수할지, 아니면 새로운 전환을 시도할지는 유권자 손에 달려있는 셈이다.- 대선후보들은 모르는 원전의 속살
(1) "부품 빼돌려 지은 원전, 공사자가 무섭다며 이사가기도…"
(2) '천년고도' 경주, '핵폭탄 타이머' 재깍재깍
 (3)이명박 찍었던 할배할매들 "때려 죽여도 박근혜 안 찍어"
 (4)한번 켜진 '빨간 불'은 꺼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5)원전 팔아 먹고살자는 MB, 수주 실적을 보니…

- 후쿠시마를 기억하라

☞"원자력은 싸다"?…MB의 거짓말
☞방사능 오염 생태가 시장에, 그런데도 정부는…
☞체르노빌·후쿠시마, 그리고 MB의 '악연'
☞"정부는 속이고 언론도 원전 칭찬하는 기사만 쓰더라"
☞'에너지 된장 국가' 한국, 대기업만 배불려
☞"시민이 만드는 재생에너지, 일자리 늘린다"


 /허환주 기자

2012년 12월 12일 수요일

[사설] 친재벌 본색 드러낸 박근혜의 ‘줄푸세 경제’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2-11일자 사설 '[사설] 친재벌 본색 드러낸 박근혜의 ‘줄푸세 경제’'를 퍼왔습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그제 밤 대선후보 2차 텔레비전 토론회를 하고 경제분야에 대해 열띤 공방을 벌였다. 민생 문제는 이번 대선의 가장 큰 쟁점이어서 유권자들의 관심도 그만큼 뜨거웠다. 세 후보는 모두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면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상황 인식과 구체적인 해법에서는 첨예하게 대립할 정도로 큰 차이를 보였다.세 후보 모두 경제민주화를 내세웠는데도 날선 공방이 벌어진 까닭은 박 후보가 경제민주화와 거리가 먼 주장을 편 탓이다. 지난 총선 때 경제민주화를 팔아서 톡톡히 재미를 본 박 후보는 한동안 경제민주화를 강력하게 추진할 것처럼 부산을 떨었다. 하지만 지난달 최종 발표한 공약은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경제민주화의 핵심으로 제안한 알맹이를 빼버린 것이었다. 이후 김 위원장은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를 비판하며 한달 이상 당무를 거부한 바 있다.그제 토론회에서 박 후보는 경제민주화 의지가 퇴색한 것을 넘어 재계의 대변자, 재벌의 동반자가 됐음을 거리낌 없이 보여줬다. 친재벌 본색을 드러내기에 이른 셈이다. 순환출자나 비정규직 문제 등 핵심 쟁점에서는 재벌 이익단체인 전경련의 논리를 그대로 따와 재벌을 두둔했다. 경제는 성장하는데 국민 대다수의 삶은 어려워지는 팍팍한 현실이 불러낸 절박한 과제가 경제민주화다. 우리 사회는 승자독식을 낳은 재벌의 경제력 집중과 열악한 복지·노동 지표가 문제라는 데 폭넓게 공감하고 있다. 재벌개혁과 복지·노동권 강화를 빼놓고 경제민주화를 말할 수 없다.박 후보는 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를 세우자는 ‘줄푸세’가 경제민주화와 같다고 한다. 세금을 줄여서 무슨 복지를 실현하며, 규제를 풀어서 어떻게 시장질서를 바로잡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 중소기업과 서민, 중산층이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것은 재벌에 유리한 규제 완화와 1% 부유층의 주머니만 불리는 부자감세 때문이었다. 박 후보는 이런 폐해를 시정할 생각은커녕 재벌 중심의 성장에 낙수효과라는 낡은 패러다임으로 회귀한 것이다.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데 대기업더러 순환출자 해소에 수조원을 쓰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박 후보의 발언은 귀를 의심케 한다. 재벌들이 순환출자를 통해 부당하게 쌓은 과도한 기득권이 문제인데, 이를 인정해주고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겠다는 것은 재벌개혁 의지가 전혀 없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과 같다. 순환출자는 경제력 집중과 계열 확장의 수단으로 악용돼 왔으며 다른 주주들의 의결권을 침해하는 문제가 상존한다. 박 후보는 재벌의 부당행위를 막겠다고 하지만, 그 근저에 경제력 집중과 지배권 확장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런 약속 또한 제대로 지켜질지 의심스럽다.청년은 희망을 잃고, 중장년층은 고용불안을 겪고, 노인들은 빈곤에 시달리는 현실은 복지와 노동 환경이 열악한 탓이다. 자영업에 과잉인력이 몰린 것도 성장지상주의를 추구한 결과 복지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 사회서비스 일자리가 생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정건전성을 뛰어넘는 복지 포퓰리즘은 두고두고 후세에 짐이 된다는 박 후보의 얄팍한 복지 철학으론 삶의 조건을 바꿀 수 없다. “부자에게 돈 쓰는 것은 투자라고 하고 서민에게 돈 쓰는 건 왜 비용이라 하는지 모르겠다”는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의 말을 들어야 할 사람은 박 후보다. 박 후보의 미래는 이명박 정부의 연장선상에 있다.

2012년 12월 10일 월요일

박근혜 '온종일 학교', 학부모에게 물어보니…


이글은 프레시안 2012-12-10일자 기사 '박근혜 '온종일 학교', 학부모에게 물어보니…'를 퍼왔습니다.
[대선후보들은 모르는 사교육의 속살·] "아이 맡길 데 없어서 학원 보내는 부모들, 대안은?"

"맞벌이 가정에서 늦은 시간까지 아이들을 돌볼 수 있게 도움을 요청할 데가 학교밖에 없다면 이 정책은 정말 솔깃할 것 같아요."

"학교에서 10시까지 아이들을 붙잡아 놓는다는 게 말이나 되나요? 부모가 야근한다고 애들까지 야근시키는 꼴이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21일 초등학교에서 오후 10시까지 아동을 돌보는 '온종일 학교'를 실시한다는 공약을 발표했을 때, 누리꾼들의 반응이었다.

- 대선후보들은 모르는 사교육의 속살

☞ '대입 자율화' 대못 누가 뽑을까?
 ☞ "이력서에 한줄 쓰려고 3천만원 쏟아부었다"
 ☞ 영어유치원, 부모 욕망이 만든 아이들의 지옥

박 후보 측 "밤 10시까지 초등학교 운영…사교육비 부담 경감"

논란이 된 '온종일 학교' 공약의 세부 내용을 살펴보자. 박 후보는 "방과 후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초등학생들이 안전한 학교에서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원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오후 5시까지 방과 후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온종일 학교를 통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예체능, 놀이 및 체험 활동 등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2006년 교육과학기술부가 실시해 온 '방과 후 학교'를 확대 운영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행 '방과 후 학교' 제도는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 2시 경에 끝나는데, 이 시간을 5시까지 늘리겠다는 것.

아울러 박 후보는 밤늦은 시간까지 돌봄을 원하는 맞벌이 가정을 위해 원하는 경우에는 오후 10시까지 무료 돌봄을 실시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이를 위해 '방과 후 학교운영 및 교육복지지원법' 입법도 추진키로 했다.

박 후보는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돌봄의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박 후보 측 배은희 새누리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오후 10시까지 연장 운영하는 온종일 돌봄교실에서 학생의 숙제 보조 및 독서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온종일 학교의 효과로 배 위원은 △학원 이용이 줄어 사교육비 부담 경감 △강사 채용 확대에 따른 일자리 창출 △아이들이 안전한 학교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부모가 안심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 한 초등학교에서 운영하는 '방과 후 학교' 풍경. ⓒ뉴시스

"아이는 어린데 맡길 곳은 학원밖에 없어"

실제로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중산층 맞벌이 부부의 고민을 들어보자. 서울 은평구에 사는 워킹맘 이 모 씨(35)는 올해 큰아이가 초등학교에 2학년이 되면서 자녀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다. 지금은 아이를 오후 1시부터 퇴근 시간인 7시까지 어린이집 방과 후 반에 맡기고 있지만 내년이 문제다. 어린이집 방과 후 반은 초등학교 2학년생까지만 받는다고 했다.

초등학교에서 제공하는 '방과 후 학교'(초등 돌봄교실)도 이 씨에게는 소용이 없다. 대부분 수업이 일주일에 1시간밖에 제공되지 않았다. 하교 시간을 몇 시간이라도 늦추려면 7,8개 과목을 신청해야 해서 아이가 혼란스러워할 것 같은데다, 그마저 오후 7시까지 종일 돌봄은 제공되지 않았다.

이 씨는 "내년부터 영어나 수학학원에 아이를 뺑뺑이 돌려야 할 것 같다"며 "종일 봐주지도 않는데 학원비만 40만 원이 넘어서 부담이 크다"고 호소했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를 하루 종일 집에 두기엔 불안하다. 지난 10월 파주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초등학생 남매가 유독가스에 질식했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 가슴이 철렁했던 그였다.

이 씨는 "지금도 두 아이 합쳐 월 소득의 1/5을 보육비와 사교육비에 쓰고 있는데, 맞벌이 부부가 돈이 넘쳐나거나 보내고 싶어서 학원을 2~3개씩 보내는 게 아니"라며 "초등학교 저학년에게는 돌봄과 교육이 필요한데 학원이라도 없으면 맡길 곳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낙인, 내 아이는 학교에 10시까지 남기고 싶지 않아"

사교육비가 부담인 이 씨에게 '온종일 학교'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어봤다. 이 씨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이유는 "밤 10시까지 학교에 두면 아이가 불안해하고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었다.

일례로 그는 6살 난 작은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지금도 10시까지 '연장 보육반'을 운영하는데, 50명 원생 중에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아동이 1명밖에 없었다고 했다.

"어린이집에 보냈을 때도 애들은 자기 엄마가 언제 오나 창문만 보고 있어요. 상식적으로 다들 집에 가는데 혼자 10시까지 남으면 아이가 스트레스 받지 않을까요? 10시면 애들은 자야할 시간인데…. 아이가 불쌍해서 그렇게 오래는 못 맡길 것 같아요."

일종의 '낙인 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또 다른 워킹맘인 박선희(가명·37) 씨도 "엄마가 집에 없어서 10시까지 그냥 아이들을 안전하게 데리고만 있는 식이라면 또 하나의 선긋기가 될 것"이라며 "되도록 내 아이는 안 맡기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설사 어쩔 수 없이 맡기더라도 그렇게 남아 있는 아이들 속에 내 아이가 있어야 한다는 게 속상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권석 전교조 초등위원장은 "학교가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적절한지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학교에 아이들을 너무 오래 있도록 하면 아무리 돌봄이 따뜻하더라도 아이 발달상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고급 인력·시설·프로그램에 예산 투자해야"

교육과 보육을 모두 제공하는 종합기관이 있어야 한다는 아이디어 자체는 신선하다는 반론도 있었다. 단 조건이 붙었다. 충분한 준비와 예산 투입을 통해 양질의 시설과 인력,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기선 가톨릭대 교육학과 교수는 "지금도 학교에서 방과 후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데, 기존의 '불 꺼진 교실'을 10시까지 연장해서 아이들을 모아놓는 것은 곤란하다"며 "교육과 보육의 질을 획기적으로 올리지 않는다면 부모가 제도를 거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후보 공약만큼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도 지난달 22일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와의 TV토론에서 "학교와 지역에 있는 도서관, 아동센터 등을 연계해 방과 후에 아동을 돌볼 수 있는 서비스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문 후보 측은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어 어느 정도 규모로 지원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두 후보의 공약을 종합하면서 성 교수는 "모든 학교에 해당 제도를 도입하기보다는 거점학교를 지정해서 고급의 인력과 건물, 시설, 프로그램에 투자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유아와 초등학생의 보호와 교육 기능을 같이 제공한다면 훌륭하겠지만 어설프게 제도를 도입하면 역효과만 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학부모들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현재 초등학교 3학년 자녀에게 '방과 후 학교'를 보내고 있는 박 씨는 "엄마가 집에 없어서 아이가 방황하는 게 아니라, 엄마가 집에 있어도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곳이 방과 후 교실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교육 중독, 이젠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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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나영 기자

2012년 12월 7일 금요일

미주 조선일보 “대선후보 TV토론, 박근혜 압승”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2-06일자 기사 '미주 조선일보 “대선후보 TV토론, 박근혜 압승”'을 퍼왔습니다.

 
미주 조선일보 1면.

박 후보에 유리하게 토론 결과 왜곡해 보도
이정희 후보 ‘다카키 마사오’ 발언 언급없어

미국에서 발행되는 (미주 조선일보)가 “한국 대선 첫 텔레비전 토론, 박근혜 압승”이라고 보도(4일치 1면)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에게 날선 공격을 당했던 토론회 내용은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토론회를 생방송으로 볼 수 없는 미국 동포들에게 토론 결과를 박근혜 후보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왜곡해서 전달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미주 조선일보)는 해당 기사에서 “첫 텔레비전 토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를 굳힐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워싱턴 동포사회는 대체적으로 박근혜 후보가 압도한 무대였다는 평가가 잇따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실제 이날 토론회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본이름 ‘다카키 마사오’ 등을 거론한 이정희 후보의 박근혜 후보에 대한 공격이었고, 누구에게도 압도적인 토론회는 아니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이 신문은 또 “동포들은 박근혜 후보의 승리를 독려하는 한편 문재인 후보나 이정희 후보에 관한 보수 성향 동포들의 비판적인 발언도 쏟아냈다”고 전했다. 이어 기사 말미에 “문재인 후보와 이정희 후보는 너무 네거티브(부정적인)한 모습으로 나와 이상적인 정책 제시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한 한 재미동포 유권자의 견해를 실었다.이 동포의 인용문 역시 전혀 사실이 아니다. 이정희 후보가 박근혜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격을 한 것은 맞지만, 문재인 후보는 네거티브 공격을 거의 하지 않았다. 오히려 박 후보가 문 후보에게 네거티브 공격을 하자 문 후보가 “캠프에서만 그러는 줄 알았는데 박 후보조차 네거티브를 할 줄은 몰랐다”고 실망하는 표현을 하기도 했다.이 보도의 내용이 트위터 이용자들에 의해 국내에 알려지자 균형을 상실한 보도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트위터 아이디 @seojuho는 “조선일보가 스스로를 부정하면서 여론조작 발악중이다”고 말했고, @DrMyung는 “창의적인 헤드라인”이라며 비꼬았다. @Wind***는 “압승하면 뭐하겠노? 기분조타꼬 미친 소고기나 사묵겠지요”라고 조롱했다. 재미동포로 보이는 한 누리꾼(@hyekim1)은 “이 기사보고 미주 한인들 뒷목잡았답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그러나 (미주 조선일보)는 “문제없는 보도”라는 입장을 밝혔다. (미주 조선일보) 관계자는 6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박근혜 후보가 토론에서 우세했던 것을 압승이라고 표현한 것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 같은데, 특별히 문제 있는 보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박 후보를 두둔하려고 쓴 기사가 아니다”고 해명했다.논란이 커지자 (조선일보)는 6일 오전 자사 누리집을 통해 “미주 조선일보의 보도는 조선일보와 관련이 없다. 현지 동포가 조선일보와 계약을 맺고 조선일보에 게재된 일부 기사를 전재하고, 현지 뉴스를 합쳐서 발행하고 있다”며 “현지 신문 종사자들도 조선일보의 직원이 아니다”고 밝혔다.(미주 조선일보)는 미국 워싱턴 등 한인 가정에 배달되는 신문으로 매일 3만부를 발행하는 한글 일간지다.한편, 재외국민 대통령 선거가 6일부터 시작됐다. 미국의 투표소는 로스엔젤레스 등 12곳에 설치됐고 투표함은 국내로 보내져 대선일인 19일 오후 6시에 개봉한다.

허재현 기자catalunia@hani.co.kr

2012년 12월 5일 수요일

“박근혜, 네거티브 질문 패착 문재인, 존재감 드러내지 못해 이정희, 발군이지만 효과 글쎄”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2-05일자 기사 '“박근혜, 네거티브 질문 패착문재인, 존재감 드러내지 못해이정희, 발군이지만 효과 글쎄”'를 퍼왔습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왼쪽부터)가 4일 밤 서울 여의도 문화방송(MBC)에서 진행된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 텔레비전(TV) 토론회에서 카메라를 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대선후보 첫 TV토론 전문가들 ‘토론회 평가’
“박후보 전반적으로 무난했지만
동문서답에 준비한 원고 읽기도”
“문후보 온화함 장점이지만
박후보와 대립각 못세워”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준비 부족을 드러내는 등 별로 성공하지 못했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품위는 있으되 존재감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대신 이정희 후보만이 발군의 실력을 보였다.’ 4일 1차 대선후보 법정토론회를 지켜본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박 후보와 문 후보 두사람의 맞대결에 대해서는 비슷했다는 의견과 문 후보가 이겼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문 후보는 중도 유권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점잖고 신사적인 토론 태도를 보였으며, 박 후보는 양쪽에서 공격당하면서도 노련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고 평가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문재인 후보는 후보단일화 토론보다 못한 것 같다. 박근혜 후보는 몇번 당황한 것처럼 보였다. 결국 박근혜와 문재인은 비슷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사평론가인 유창선 박사는 “잘한 순서로 보면 이정희, 문재인, 박근혜였다. 문재인 후보는 평균적으로 했고, 박근혜 후보는 신경질적 반응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곽동수 숭실사이버대 교수도 “박 후보는 디테일한 부분에서 부족했다”며 “두 사람의 경쟁에서는 문재인 후보 우세”라고 말했다. 반면에 전원책 변호사는 “예상외로 대응을 잘한 박근혜 후보가 가장 나았다고 본다. 그다음으로 문재인 후보는 무난했는데, 구체적 답변을 못한 부분이 있었다. 이정희 후보는 토론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인신공격적 발언이 너무 많아서 가장 못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개별후보들에 대한 평에서도 전문가들의 의견은 조금씩 갈렸다. 박 후보에 대해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동문서답이 많았고, 준비된 내용을 그대로 읽거나 색깔론을 제기하는 등 자질에 문제가 컸다”고 말했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박 후보는 문 후보와 이 후보를 한묶음으로 공격하려고 했지만 잘 안됐다. 전반적으로 준비가 부족해 보였다”고 평했다. 곽동수 교수는 “박근혜 후보는 질문 자체가 네거티브였다는 점에서 가장 큰 패착이다”고 평했다. 박 후보가 문 후보에 대해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의 부산저축은행 조사 압력설, 아들의 공공기관 취업 특혜 의혹, 다운계약서 문제를 직접 거론한 것을 의미한다.문 후보에 대해서는 존재감 부족을 가장 많이 지적했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는 “문재인 후보는 박근혜 후보와 이정희 후보 양측의 입장에서 본인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 부분은 한계였다. 박근혜 후보와 이정희 후보를 끌어가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문재인은 준비된 정책을 최대한 설명하려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정희-박근혜 대립각이 부각되면서 추격자로서 박근혜 후보와의 차별성을 보이거나, 각을 세우지 못했다”고 평했다. 곽동수 교수는 “문재인 후보는 의외로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토론 트라우마를 겪고 너무 얌전한 모드로 가면서 존재감이 희석되는 느낌이다”고 밝혔다. 전원책 변호사는 “문 후보는 온화한 태도로 국민들의 신뢰를 얻었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구체적 정책 내용이나 방향을 말하지 못한 것이 단점이었다”고 말했다.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토론을 잘했다는 데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했지만, 인신공격성 발언이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는 “이 후보는 논점 중심으로 촌철살인의 토론 능력을 보였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강력한 표현을 사용해서 거부감을 일으킨 것이 단점이다”고 말했다.

김종철기자phillkim@hani.co.kr

첫번째 대선 TV토론 '정희에게 완전히 당한 정희의 딸'


이글은 미디어스 2012-12-04일자 기사 '첫번째 대선 TV토론 '정희에게 완전히 당한 정희의 딸''을 퍼왔습니다.
예상 밖의 '이정희 쇼', 특별 게스트는 '다카키 마사오'

‘이정희의, 이정희에 의한, 이정희를 위한’ TV토론이었다. 대선후보 TV토론이 ‘메가톤급’ 이정희 변수로 인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됐다. 토론 개시 전까지만 하더라도 전혀 주목받지 않던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는 TV토론 내내 박근혜-문재인 후보를 압도하며 토론을 지배했다.

▲ 첫번째 대선 TV토론의 승자는 예상 밖으로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였다.

이정희 후보는 특히, “박근혜를 떨어뜨리려고 나왔다”, ”충성혈서를 써서 일본군 장교가 된 다카기마사오, 한국이름 박정희“ 등의 발언을 통해 최강의 ‘저격수’ 역할을 자임하며  박근혜 후보를 벼랑 끝까지 몰았다. 이 후보의 집중적인 공세에 박 후보는 시종일관 당황한 모습을 보였고, 경제 분야 질문에서는 ”대선에 왜 나왔느냐“는 ‘멘붕’적 질문을 하는 등 토론 내내 홀린 사람처럼 기세에 눌려있는 인상이 역력했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정희의 딸이 정희에게 완전 당했다“는 촌철의 평을 남기기도 했다.
이 후보가 첫 번째 TV토론의 지배자였단 점은 생방송 시작과 함께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른 이후 토론이 끝난 이후까지도 계속 검색어 순위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도 잘 드러난다. 지난 통진당 부정경선 사태로 대중의 관심에서 완전히 멀어졌던 이 후보가 박근혜 후보에 대한 최강의 공세를 통해 다시 대중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형국이다. 토론회가 끝난 직후 검색어 순위 2위는 이 후보가 토론 중간 언급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본이름인 ‘다카기 마사오’가 차지했다는 점 역시 박 후보가 이번 토론을 통해 무엇을 잃었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후보의 활약이 워낙 압도적인 것이어서 다른 쟁점과 논점들은 잘 부각되지도, 전달되지도 않은 모습이었다. TV토론을 통해 반격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던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안정된 모습을 보이며, 선방했지만 이 후보의 기세에 눌리며 뚜렷한 이미지를 남기진 못했다.
하지만 TV토론의 성패가 당장의 ‘공격성’과 ‘후련함’보다는 ‘누가 대통령답게 보이는가’의 이미지에서 결국 갈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문 후보의 ‘안정감’은 향후 대선 레이스 전체에 상당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직 TV토론이 2번 더 남은 상태에서 이 후보가 박 후보에 대한 ‘저격수’를 자처해 이에 대한 부담에서 자유로워진 문 후보가 정책과 수권능력 중심의 토론으로 역할 분담을 할 수 있다면 박 후보 입장에선 ‘재앙’과 같은 상황이 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토론 중계가 끝난 직후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순위.

이런 상황은 박 후보가 지속적이고 완고하게 ‘양자토론’을 거부해왔단 점을 감안하면 ‘여우 피하려다 호랑이 만난 격’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다. 박 후보 입장에선 여간해선 공론의 장에 등장하지 않던 치부가 여과 없이 공중파 생중계를 통해 노출되는 상황에서, 보수 후보로서의 안정적인 모습까지 보여줘야 하는 이중고를 안게 됐다. 더욱이 문재인-이정희 후보가 모두 변호사 출신의 달변으로 개성은 다르지만 비교적 전달력 있게 주장을 설파하는 반면, 박 후보는 이에 비해 상대적 눌변으로 토론 자체에 약점이 있단 점을 감안하면 향후 이러한 구도의 토론은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미지 정치’의 특성을 근거로 ‘피해자’ 이미지를 얻게 된 박 후보 역시 지지층 결집 효과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박 후보의 지지층이 이미 완전히 결집해있는 상황이란 점에서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박 후보의 횡설수설과 대처력 미흡은 지도자로서의 자질에 회의감을 확산해 어떻게 보더라도 박 후보에게 득보단 실이 훨씬 커 보인다. 만약, 이정희 후보가 당선을 목적으로 하는 후보라면 이러한 방식의 공세가 이 후보 본인의 이미지에는 타격이 될 수 있겠지만, 이 후보는 그런 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이미 분명히 한 상황이라 박 후보가 뾰족한 대처법을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새누리당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아예 TV토론 자체를 거부할 것’이라는 이른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토론의 경우 선관위가 만들어낸 ‘독특한’ 룰 때문에 번번이 토론의 흐름이 끊겨 향후 반드시 보완해야 함을 드러냈다. 상호 간의 반론과 재반론이 허용되지 않는 토론 형식과 사회자가 미리 준비한 질문에 대해서 준비해온 답변을 늘어놓는 전개로는 제대로 된 비교와 검증은 한계가 분명했다. 토론이 끝난 직후 노종면은 “전체 112분 간의 토론 시간 가운데 기대를 모았던 ‘박근혜-문재인 후보의 양자 토론’은 단 21분에 불과했고 사회자 멘트가 무려 16분에 달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는데, 이는 이번 TV토론이 지닌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주는 수치라고 할 수 있다.

김완 기자  |  ssamwan@gmail.com

박근혜, 이래서 피했나? TV토론서 ‘쩔쩔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2-04일자 기사 '박근혜, 이래서 피했나? TV토론서 ‘쩔쩔매’'를 퍼왔습니다.
[대선후보 토론] 이정희, 박근혜 맹공… 문재인 상대적으로 차분한 인상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TV토론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토론 내내 밀렸다. 특히 이정희 후보는 ‘청와대 6억’, ‘정수장학회’ 장물 논란 등을 거론하며 박 후보를 비판했다. 100분 내내 이정희 후보는 공세를 이어갔다. 박후보에 대한 이정희 후보의 공세적 태도로 인해 문재인 후보는 상대적으로 차분한 어조로 토론을 풀어간다는 인상을 주었다. 박 후보는 강점이라던 대북정책에서도 문재인, 이정희 후보에 비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펼치지 못했다.

박근혜 후보는 4일 저녁 서울 여의도 MBC에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한 첫 TV토론에서 모든 면에서 약점을 보였다. 특히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는 이정희 후보의 공격에 수세적인 모습을 보였다.

첫 주제 ‘정치 쇄신’부터 이정희 후보는 박근혜 후보를 비판했다. 이 후보는 새누리당이 언론 관계법, 한미FTA,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예산안 등을 일방적으로 처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후보는 시장에서는 대형마트 막고 골목상권 지키겠다고 했지만 국회에서는 오히려 대형마트 지키지 않았느냐”면서 박 후보의 친재벌 성향을 비판했다. 이에 박 후보는 “농어민 손해도 연간 1조 원 이상이고 맞벌이 부부들이 굉장히 불편을 겪는다”면서 “조정이 필요한 법안이고 여야가 합의를 한다면 이번 회기에도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정희 후보는 비정규직 양산,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등을 참여정부의 실정으로 지적했다. 이에 문재인 후보는 “참여정부가 정치적 민주주의에서 많은 성취가 있었지만 사회경제적 요구에 대해서는 부족함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문 후보는 이어 “우리가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를 다음 정부의 중요한 과제로 제시하는 것은 참여정부의 부족함에 대한 성찰의 결과”라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후보(오른쪽부터)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 스튜디오에서 중앙선관위 주최로 열린 첫 TV토론에서 손을 잡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지는 주제인 ‘권력형 비리 근절 방안’, 문재인 후보는 박근혜 후보가 제시한 상설 특검, 특별감찰관제 도입 등의 실효성에 대해 문제제기했다. 문 후보는 이명박 정부 내내 발생된 정권 핵심인사의 수가 47명이라고 전한 뒤에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국가청렴위원회’ 설치를 약속했다. 이는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의 공약과 거의 같다. 안 후보는 지난 10월 ‘고위공직자부패수사처’ 설치를 약속한 바 있다.

이밖에도 박근혜 후보는 비리정치인에 대해 최대 30배 ‘징벌적 배상’ 등을 제안했지만 이정희 후보는 박 후보의 재산, 새누리당 비리 등을 거론하며 ‘자격론’을 제기했다. 이 후보는 영남대, 정수장학회 등을 ‘장물’로 표현하며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받았다는 ‘청와대 금고 6억 원’을 거론했다. 이 후보는 “그 돈으로 당시 은마아파트 30채를 살 수 있었다”면서 “또한 새누리당은 비리가 있을 때도 박근혜 후보 지지율 지키려고 꼬리를 잘라오지 않았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측근 비리→후보·대통령 사퇴’를 요구했지만 박 후보는 약속하지 않았다.

세 후보의 정책이 크게 갈린 지점은 대북정책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는 급격하게 경색된 상황이다. 최근 장거리 로켓 발사 등도 양국 사이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박근혜 후보는 남북관계의 해법으로 정상회담과 경제협력 등을 제안했지만 근본적으로 ‘안보 강화’를 주장했다. 박근혜 후보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의 대북정책을 ‘퍼주기로 만든 가짜 평화’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문재인 후보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의 정책 발전을 계승할 뜻을 밝혔다. 그는 노무현 정부 시절 북한과 충돌이 한 건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방한계선과 관련해 “NLL을 기준으로 해서 남북으로 같은 면적으로 공동어로구역이 설정돼 오히려 NLL을 북이 다른 주장 하지 못하도록 확고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희 후보는 문 후보에게 10·4 선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관계를 풀어나갈 것을 주문했다.

한편 문재인 후보는 소통과 정직함을 대통령의 리더십으로 지목했다. 박근혜 후보는 위기극복, 신뢰, 국민통합을 꼽았다. 이정희 후보는 “공감과 소통, 그리고 경청”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는 토론 중에 박근혜 후보에게 정당 개혁, 경제민주화 공약 등을 거론하며 “공통된 정책이 많은데 대선 전이라도 빨리 국회에서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박 후보는 동의했다. 
이날 토론회는 공직선거법 제 82조의 2 제 4항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했다. 지상파 3사가 모두 생중계했다.

박장준 기자 | weshe@mediatoday.co.kr

박근혜, 이래서 피했나? TV토론서 ‘쩔쩔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2-04일자 기사 '박근혜, 이래서 피했나? TV토론서 ‘쩔쩔매’'를 퍼왔습니다.
[대선후보 토론] 이정희, 박근혜 맹공… 문재인 상대적으로 차분한 인상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TV토론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토론 내내 밀렸다. 특히 이정희 후보는 ‘청와대 6억’, ‘정수장학회’ 장물 논란 등을 거론하며 박 후보를 비판했다. 100분 내내 이정희 후보는 공세를 이어갔다. 박후보에 대한 이정희 후보의 공세적 태도로 인해 문재인 후보는 상대적으로 차분한 어조로 토론을 풀어간다는 인상을 주었다. 박 후보는 강점이라던 대북정책에서도 문재인, 이정희 후보에 비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펼치지 못했다.

박근혜 후보는 4일 저녁 서울 여의도 MBC에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한 첫 TV토론에서 모든 면에서 약점을 보였다. 특히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는 이정희 후보의 공격에 수세적인 모습을 보였다.

첫 주제 ‘정치 쇄신’부터 이정희 후보는 박근혜 후보를 비판했다. 이 후보는 새누리당이 언론 관계법, 한미FTA,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예산안 등을 일방적으로 처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후보는 시장에서는 대형마트 막고 골목상권 지키겠다고 했지만 국회에서는 오히려 대형마트 지키지 않았느냐”면서 박 후보의 친재벌 성향을 비판했다. 이에 박 후보는 “농어민 손해도 연간 1조 원 이상이고 맞벌이 부부들이 굉장히 불편을 겪는다”면서 “조정이 필요한 법안이고 여야가 합의를 한다면 이번 회기에도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정희 후보는 비정규직 양산,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등을 참여정부의 실정으로 지적했다. 이에 문재인 후보는 “참여정부가 정치적 민주주의에서 많은 성취가 있었지만 사회경제적 요구에 대해서는 부족함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문 후보는 이어 “우리가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를 다음 정부의 중요한 과제로 제시하는 것은 참여정부의 부족함에 대한 성찰의 결과”라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후보(오른쪽부터)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 스튜디오에서 중앙선관위 주최로 열린 첫 TV토론에서 손을 잡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지는 주제인 ‘권력형 비리 근절 방안’, 문재인 후보는 박근혜 후보가 제시한 상설 특검, 특별감찰관제 도입 등의 실효성에 대해 문제제기했다. 문 후보는 이명박 정부 내내 발생된 정권 핵심인사의 수가 47명이라고 전한 뒤에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국가청렴위원회’ 설치를 약속했다. 이는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의 공약과 거의 같다. 안 후보는 지난 10월 ‘고위공직자부패수사처’ 설치를 약속한 바 있다.

이밖에도 박근혜 후보는 비리정치인에 대해 최대 30배 ‘징벌적 배상’ 등을 제안했지만 이정희 후보는 박 후보의 재산, 새누리당 비리 등을 거론하며 ‘자격론’을 제기했다. 이 후보는 영남대, 정수장학회 등을 ‘장물’로 표현하며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받았다는 ‘청와대 금고 6억 원’을 거론했다. 이 후보는 “그 돈으로 당시 은마아파트 30채를 살 수 있었다”면서 “또한 새누리당은 비리가 있을 때도 박근혜 후보 지지율 지키려고 꼬리를 잘라오지 않았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측근 비리→후보·대통령 사퇴’를 요구했지만 박 후보는 약속하지 않았다.

세 후보의 정책이 크게 갈린 지점은 대북정책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는 급격하게 경색된 상황이다. 최근 장거리 로켓 발사 등도 양국 사이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박근혜 후보는 남북관계의 해법으로 정상회담과 경제협력 등을 제안했지만 근본적으로 ‘안보 강화’를 주장했다. 박근혜 후보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의 대북정책을 ‘퍼주기로 만든 가짜 평화’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문재인 후보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의 정책 발전을 계승할 뜻을 밝혔다. 그는 노무현 정부 시절 북한과 충돌이 한 건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방한계선과 관련해 “NLL을 기준으로 해서 남북으로 같은 면적으로 공동어로구역이 설정돼 오히려 NLL을 북이 다른 주장 하지 못하도록 확고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희 후보는 문 후보에게 10·4 선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관계를 풀어나갈 것을 주문했다.

한편 문재인 후보는 소통과 정직함을 대통령의 리더십으로 지목했다. 박근혜 후보는 위기극복, 신뢰, 국민통합을 꼽았다. 이정희 후보는 “공감과 소통, 그리고 경청”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는 토론 중에 박근혜 후보에게 정당 개혁, 경제민주화 공약 등을 거론하며 “공통된 정책이 많은데 대선 전이라도 빨리 국회에서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박 후보는 동의했다. 
이날 토론회는 공직선거법 제 82조의 2 제 4항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했다. 지상파 3사가 모두 생중계했다.

박장준 기자 | weshe@mediatoday.co.kr

예상 깬 ‘혈투’, 대선 2라운드 막 올랐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12-05일자 기사 '예상 깬 ‘혈투’, 대선 2라운드 막 올랐다'를 퍼왔습니다.
[대선후보 TV토론]이정희, 박근혜에 2시간 내내 공세

18대 대선 후보들이 처음으로 맞붙은 TV토론에서 예상을 깨고 시종일관 ‘혈투’가 벌어졌다. 

4일 중앙선관위 주최로 여의도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후보 방송토론은 이정희 후보는 시종일관 박근혜 후보에게 공세를 퍼부으며 대립각을 분명히 했다. 박근혜 후보도 ‘애국가’ ‘NLL’ 등으로 이 후보에게 반격을 했으나 이 후보가 전체적으로 토론을 리드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이번 토론은 안철수 전 후보의 사퇴 이후 오히려 박근혜, 문재인 후보 간의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지면서 야권으로서는 반전을 위한 마지막 기회였다. 또 일부 여론조사에서 5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보인 박근혜 후보로서는 대통령으로서의 수권 능력을 보여줄 기회였다.

ⓒ사진공동취재단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후보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 스튜디오에서 중앙선관위 주최로 열린 여야 대선후보 첫 TV토론을 마친뒤 당원들의 환호를 받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쌍용차’ ‘盧 서거’ ‘중산층’ 기조연설부터 ‘색깔’ 드러나

기조연설에 먼저 나선 이 후보는 “쌍용차, 제주 해군기지, 용산참사 곳곳에서 서민들이 울고 있다”며 “지난 5년 동안 이 참극을 만들어낸 새누리당의 재집권, 절대 허용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언급하며 “적대적인 우리 정치가 빚어낸 비극”이라며 “고향 마을로 돌아가 농부로 살고 있는 대통령을 가만 두지 않았다”라며 이명박 정권을 겨냥했다. 

박 후보는 어두운 내년 경제전망을 거론하며 “중산층 복원을 최고의 가치로 두고 중산층 70% 시대를 여는 민생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해 ‘민생’을 강조했다.

지금 필요한 리더십을 묻자 문 후보는 “소통과 정직함”을, 박 후보는 “위기 극복 리더십, 신뢰의 리더십, 국민통합의 리더십”을 강조해 큰 차별성이 드러나지 않았으나, 이 후보는 “소통, 경청”을 꼽으면서도 박 후보의 ‘불통’에 날을 세웠다.

이정희 “박근혜, 전두환에게 6억원 받아... 정수장학회는 장물” 맹공

정치혁신 방안을 놓고 벌어진 상호토론에서는 단연 박 후보를 향한 이 후보의 공세가 두드러졌다. 

이 후보는 박근혜 후보에게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은마아파트 30채 살 수 있는 6억원을 받았지 않았냐”, “정수장학회 김기태씨 협박해 뜯어낸 장물 아니냐”며 압박했다.

박 후보는 문 후보에게 “지난 4월 총선에서 통합진보당과 단일화를 하고 이후 아무도 책임 안 지고 깨졌다”며 야권연대를 공격했고 이 후보에게는 “이 후보와 통합진보당은 국기에 대한 경례도 하지 않고, 애국가도 부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이 후보에게 “참여정부가 절차적 민주주의에 신경쓰면서 부족한 점이 있었다. 앞으로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를 가장 중요한 과제로 제시하는 것으로 성찰하겠다”고 말했다. 또 박 후보에게는 “저와 박근혜 후보 사이에 공통 정책이 많다”면서 “당장 이번 국회에서라도 공동으로 법안을 제출할 의사가 있냐”고 말했다.

권력형 비리 근절 방안을 둘러싼 토론에서도 박 후보는 상설특검과 특별감찰관제를, 문 후보는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를 강조한 반면 이 후보는 박 후보를 향해 “측근비리가 드러났을 경우 사퇴한다는 약속을 할 수 있느냐”고 압박했다.

또 박 후보는 이 후보가 지적한 ‘전두환에게 받은 6억원’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살길이 막막해서, 배려하는 차원에서 주겠다고 할 때 받았다”고 시인하며 “저는 자식도 없고, 가족도 없다. 나중에 사회에 다 환원할 것”이라고 애써 해명했다.

ⓒ이승빈 기자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첫 번째 대선후보 TV토론회를 끝낸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나오고 있다.

‘NLL, 한미FTA, ISD’, 이념공방에서도 이정희 ‘우세’

토론 중반 이후 벌어진 대북정책과 외교정책 방향은 다분히 ‘이념 논쟁’의 성격을 띄었다. 이 때문에 올해 내내 ‘종북’ 공세를 받아온 이 후보가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결과는 이 후보의 ‘우세’와 박 후보의 ‘고전’으로 나타났다.

대북정책에서는 예상대로 NLL 문제가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됐다.

박 후보는 문 후보에게 “공동어로구역 설정 관련해 2007년 국방장관 회담에서 국방장관이 회담에 임하는 태도가 대단히 경직됐다고 말씀하셨다”며 “(문 후보가)NLL을 변경해야 된다고 생각한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에게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사실이라면 박수쳐주고 싶다고 얘기하고 NLL 영도선 아니라고 했는데, 목숨 걸고 NLL을 수호한 장병들에 대한 모욕이 아니냐”고 물었다.

문 후보는 박 후보에게 “공동어로구역이라는 것은 NLL을 전제로 해서 남북 같은 면적의 구역을 설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NLL을 확고히 하는 의미가 있다”고 해명했다. 또 “10.4선언의 남북경제협력사항만 실천해도 남북관계는 경제공동체, 남북경제연합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10.4 선언 이행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공동어로구역이나 서해평화수역이 10.4공동선언의 핵심인데 박 후보가 집권하면 임기 내에 도대체 만들 수 있을지, 영영 못만드는 거 아니냐"며 "남북간 입씨름 하다가 임기를 보낸 MB정부 실패 아니냐”고 박 후보를 압박했다. 문 후보에 대해서는 대북송금을 거론하며 “정권교체 된 이후 보수세력 공격에 흔들리지 않고 화해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남북관계의 큰 진전이 기대된다”고 지적했다.

외교정책은 주로 한미FTA와 ISD 조항을 둘러싸고 이 후보와 박 후보 간의 설전이 뜨겁게 벌어졌다.

이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도 한미FTA 재개정을 말한 적 있다”며 박 후보에게 ISD 조항 재협상 의사를 물었다.

박 후보가 “론스타 소송은 한미FTA와 상관없다”고 말하자 이 후보는 “론스타의 ISD 소송은 한벨기에FTA에 근거한 것이지만, 론스타가 이후 한미FTA에 있는 ISD 조항을 활용할 수 있다”고 반박하며 다른 나라의 사례를 들며 공세를 가했다.

이 후보는 박 후보가 “정부에서도 문제가 있으면 재협상을 할 수 있다고 했기 때문에 (그것은) 유효하다”며 재협상에 대해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자 거듭 재협상을 추진할 것인지 의사를 물어 박 후보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특히 외교분야 발언에서 이 후보는 “외교의 기본은 나라의 주권을 지키는 것이다. 충성 혈서를 써서 일본군 장교가 된 다카키 마사오 누군지 아실 것이다. 한국 이름 박정희, 해방되자 군사 쿠데타로 집권하고는 좌경 용공으로부터 나라 지킨다면서 유신독재 철권 휘둘렀다”고 말해 SNS와 인터넷 등에서 반응을 얻기도 했다. 

ⓒ이승빈 기자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첫 번째 대선후보 TV토론회를 끝낸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나오고 있다.

맺음말에서도 이 후보는 박 후보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이 후보는 “유통산업발전법과 6억 사회 환원을 대선 전에 해야 진심을 느낄 수 있다”고 압박하며 “대통령이 된 이후 측근비리가 생길 경우 사퇴한다고 약속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박 후보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민주통합당도 잘못한 게 많았고 지난 총선 때 질책을 많이 받았다”며 “지난 5년간 이명박 정부 괜찮았느냐. 똑같은 5년을 되풀이 하지 않으려면 저 문재인을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박 후보는 “대통령 후보로 나오면서 국회의원직을 사퇴했다. 마지막 정치여정을 국민과 함께하고, 모든 사람이 꿈꾸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며 자신을 지지해줄 것을 당부했다.

정혜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