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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7일 일요일

미디어 생태계 창조가 아니라 파괴 우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4-06일자 기사 '미디어 생태계 창조가 아니라 파괴 우려'를 퍼왔습니다.
의무 재송신 확대 등 미래부발 규제완화… “자본의 방송 지배 허용, 유료방송이 최대 수혜자”
박근혜 정부가 국정 정책기조로 내세운 창조경제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출범 이후 지상파 의무 재송신 대상 확대를 시작으로 대대적인 규제 완화가 단행될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벌써부터 유료방송이 최대 수혜자가 되고 지상파 방송의 공공성이 크게 위축될 거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돈다. KBS 수신료 인상과 광고 축소, MBC 민영화 등의 충격적인 시나리오까지 떠돈다. 

당장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이 뜨거운 감자다. 이 개정안의 핵심은 KBS2와 MBC를 의무 재송신 대상에 포함하자는 데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유선방송사업자(SO)와 IPTV, 위성방송 등이 큰 혜택을 입게 된다.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지상파 가운데 이미 의무 재송신 대상인 KBS1과 EBS까지 제외하면 SBS만 남기 때문에 유료방송 입장에서는 재송신 수수료가 3분의 1로 줄어들게 된다. 

유진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KBS2와 MBC가 의무 재송신 대상에 포함될 경우 위성방송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는 268억원을 절감해 영업이익이 추정치 대비 10.4% 늘어나게 된다. IPTV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의 경우도 156억원을 절감해 영업이익이 9.0%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혼자 남게 된 SBS도 수수료 280원을 기준으로 올해 230억원 이상을 벌어들일 전망이다. KBS2와 MBC의 몫을 나머지 방송 사업자들이 나눠 갖는 구조다. 



이우승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임시국회 논의에 따라 KBS2와 MBC 모두 의무 재송신 대상에 포함되거나 일부만 포함되거나 아예 무산되거나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면서도 “의무 재송신이 확대될 경우 공영방송 역할 강화를 명분으로 KBS 수신료 인상과 KBS2 광고 축소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채널사업자(PP) 등에 반사이익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KBS의 연간 광고수익은 6000억원 규모, 1800만 가구가 2500원씩 내는 KBS 수신료를 두 배 인상한다면 KBS2가 광고를 받지 않더라도 매출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산술적인 계산이 나온다. KBS 광고수익의 절반이 풀린다고 가정하면 MBC와 SBS의 매출액이 각각 598억원과 682억원씩 늘어나게 된다. EBS는 102억원, OBS는 27억원, PP 가운데서는 CJE&M가 443억원씩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상파 의무 재송신 확대는 워낙 첨예하게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사안이라 엄청난 반발이 예상되지만 SO와 PP 규제 완화 등은 미래부가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O 권역 규제와 PP 매출 규제 완화는 CJ헬로비전과 CJE&M 등이 직접적인 혜택을 보게 된다. 이 연구원은 “CJ헬로비전의 경우 순차입금이 4546억원이나 돼서 대형 인수합병 보다는 개별 SO 인수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KT의 숙원 사업이었던 접시 없는 위성방송, DCS 허용 여부도 쟁점이다. 이미 지난 1월 방송통신위원회가 법제화로 방향을 잡았고 최문기 미래부 장관 내정자도 SO 권역 규제 완화와 DCS 허용 등을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클리어쾀과 8VSB 등의 쟁점도 수두룩하다. 통신사업자들은 호시탐탐 방송용 주파수까지 넘보고 있다. 업종 장벽이 급격히 무너지고 있는 가운데 유료방송 시장에서 밥그릇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에서 케이블을 해지하고 넷플릭스나 훌루 같은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로 옮겨가는 이른바 코드컷팅 현상이 나타났던 건 케이블 수신료가 우리 돈으로 8만~10만원인데 넷플릭스는 1만원 수준으로 훨씬 싸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가격 보다는 편의적인 측면에서 IPTV 중복 가입이 늘고 있고 본방 사수 문화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인터넷 문화에 익숙한 독신 가구 가운데 케이블을 해지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SO와 SO, IPTV와 IPTV가 각각의 영역에서 경쟁했다면 이제는 하나의 시장에서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 SO 시장에서는 CJ헬로비전이 1위지만 전체 유료방송 시장으로 보면 KT의 점유율이 15.2%로 1위다. 여기에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가 14.6%로 2위다. 둘을 더 하면 29.8%로 압도적인 1위가 되는데 3위 CJ헬로비전은 14.3%다. SO와 IPTV가 주도권 경쟁을 하고 있는 가운데 계속해서 새로운 결합 서비스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전체 방송 시장을 놓고 봐도 2006년에는 지상파가 차지하는 비중이 38.1%였는데 2011년에는 22.1%로 줄어든다. PP는 38.0%에서 56.6%로 늘어났고 IPTV도 0%에서 3.0%까지 늘어났다. 유료방송만 놓고 보면 SO가 고점 대비 46만명 줄어든 반면 IPTV는 653만명이나 늘어났다. 지난해 말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전환이 완료됐지만 지상파 직접 수신 비율은 여전히 10% 안팎에 그치고 있다. 나머지 90%는 유료방송을 통해 지상파를 본다는 이야기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직접 수신 비율을 높이려는 의지가 없고 미래부나 방통위도 관심이 없다. SO 가입자 가운데서도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가 절반이 넘는다. 디지털 지상파 신호를 아날로그로 전환해 다시 셋톱박스를 통해 디지털TV로 보는 반쪽짜리 디지털 전환인 셈이다. 수신료가 아날로그 케이블의 세 배에 이르는 디지털 케이블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은 활발하지만 정작 엄청난 비용을 들인 지상파 디지털 전환은 빛이 바랬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50세 이상 지상파 시청 비중이 2002년 31% 수준에서 2012년 50% 수준까지 늘어났다. 50대 인구가 늘어난 때문이기도 하지만 젊은 세대가 지상파 대신 케이블을, TV 대신 스마트 미디어를 즐겨 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찬석 연구원은 “지상파가 중장년층을 타겟으로 불륜 등의 코드를 강화하는 악순환에 빠진 가운데 정작 ‘응답하라 1997’ 같은 참신한 프로그램은 지상파에서 편성조차 되기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정훈 대진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미래부발 규제 완화의 최대 수혜자는 KT와 CJ 등 유료방송 사업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본의 언론 지배가 본격화하면서 지상파의 공공성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작 지상파 종사자들은 위기의식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성해 대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무분별한 규제 완화와 시장 경쟁의 결말은 공영방송의 붕괴와 저질 상업방송의 범람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장지호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위원은 “지상파 의무 재송신 대상 확대는 정부가 국민들에게 유료 방송에 가입하라고 권유하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지상파 직접 수신비율이 낮으니까 강제로 의무 재송신을 하도록 한다는 발상은 지상파가 무료 보편적 서비스가 아니라는 사실을 국가가 인정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장 위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미디어 생태계에 큰 혼란이 예상되지만 무엇보다도 공영방송의 공공성 후퇴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정환 기자 | black@mediatoday.co.kr  

2012년 11월 19일 월요일

소비자가 유료방송 독과점 노리는 KT의 손 들어줄 수 있나?


이글은 미디어스 2012-11-16일자 기사 '소비자가 유료방송 독과점 노리는 KT의 손 들어줄 수 있나?'를 퍼왔습니다.
DCS, 최대 유료방송 사업자 배만 불릴 수 있어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제도연구반이 구성돼 새로운 방송·통신 서비스 도입을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8월 29일 구성된 방송제도연구반은 지난 7일 첫 번째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 발제자는 DCS 도입을 위한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하나는 방통위가 고시 개정 등을 통해 DCS 도입의 근거를 만드는 것이다. 두 번째는 현행 방송법, IPTV법, 전파법을 개정해 도입의 법률상 근거를 만드는 방향이다. 마지막은 방송법, IPTV법, 신문법 등으로 나눠진 미디어관련 법체계 전반을 새롭게 구성해 DCS를 도입하는 방안이다.
세 개의 제안 모두 DCS 도입을 전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발제문 어디서도 KT와 KT 자회사 스카이라이프의 결합 서비스 DCS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았다. KT와 KT 자회사 스카이라이프를 제외한 모든 유료방송 사업자가 DCS를 반대하고 있다. 이유는 KT의 유료방송시장 지배력의 확산 때문이다.
유선통신시장 지배력으로 KT는 IPTV시장에서 지배적 사업자의 위치에 올랐다. 최근 IPTV 가입자가 600만 가구를 넘어섰으며 이 가운데 420만 가량이 KT IPTV 가입자로 추산된다. KT는 IPTV 시장에서 점유율 70%가 넘는 독과점 기업이라는 얘기다.

▲ DCS서비스 개념도(KT 스카이라이프 제공).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지난달 3일 "스카이라이프 DCS는 위성방송신호와 IPTV신호 모두 IP패킷으로 변환돼 IP망을 통해 가입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라며 "위성방송 역무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DCS를 더하는 계획이 이미 추진되고 있다. DCS는 스카이라이프 음영지역 근처의 KT지사를 이용해 스카이라이프 방송신호를 IPTV망으로 음영지역 가입가구에 전송하는 서비스다. 스카이라이프는 도시지역, 특히 아파트 밀집 지역 10%가 위성방송 음영지역에 해당한다며 음영지역 해소를 위해 DCS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KT를 제외한 다른 유료방송 사업자는 이종 플랫폼의 결합을 우려하고 있다. IPTV망을 이용해 위성방송을 전송하는 형태는 KT가 IPTV와 스카이라이프, 두 종류의 플랫폼을 모두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KT가 가진 유선통신망의 지배력이 IPTV로 전이돼 IPTV 지배적 사업자가 됐듯이 IPTV망을 통해 스카이라이프가 서비스된다면 스카이라이프 가입자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KT의 유료방송 영향력이 확산되면 현재 스카이라이프, 올레TV를 통해 이미 최대 사업자로 등극한 KT의 유료방송시장 독과점화를 견제할 방법이 사실상 없어지게 된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한 관계자는 “KT가 위성방송, IPTV를 합쳐 560만 가입가구로 전체 디지털 방송 가입가구의 46%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DCS는 IPTV 가입자 확보에 한계가 오자 위성방송의 가입가구 수 제한이 없다는 점을 이용한 꼼수”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특정 사업자가 시장을 독점하는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고 유료방송 다양성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DCS 도입 전 가입가구 규제 기준이 필요하다”며 “KT가 (DCS를 이용한 위성방송 우회 전략으로)디지털 방송시장을 모두 장악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KT 최고경영자가 DCS 추진 위해 뛰어다녔던 이유

DCS 도입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 7월과 8월 KT 이석채 회장, KT 스카이라이프 문재철 사장이 DCS 도입을 위해 직접 뛰어다녔다. 그룹 최고경영자가 뛰어다녔던 이유가 있다. 효용이 무궁하기 때문이다.

▲ 문재철 KT스카이라이프 사장은 지난 8월 29일 방통위가 DCS를 위법하다고 판단내리자, 하루 뒤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방통위의 DCS 서비스 위법 결정을 반박했다 ⓒ미디어스

먼저 KT는 유료방송시장 지배력을 무한히 확장할 수 있다. IPTV로 KT가 유료방송시장에서 점유할 수 있는 최대 가입자는 전체 가입가구의 1/3, 약 650만 가구가량이다. 스카이라이프를 우회할 경우, 사실상 점유율 규제를 받지 않는다. 스카이라이프는 가입가구 점유율 제한 규정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도서·산간 음역지역 난시청 해소가 도입 목적 중 하나인 스카이라이프는 2000년 도입 당시부터 점유율 규제를 받지 않았다.
DCS 서비스를 통해 KT는 인구밀집 지역, 이 가운데서도 서울·수도권에 대한 집중적인 마케팅을 통해 더 많은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다. DCS로 현재 ‘권역별 유료방송 가입가구의 1/3을 넘을 수 없다’고 규정한 IPTV법 점유율 규제를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KT가 서울·수도권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판촉을 하면서 점유율을 1/3에 가깝게 끌어올렸다는 점은 이미 IPTV만으로는 유료방송시장 확장의 한계에 근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KT는 다른 확장방식이 필요한 상황에 봉착했다. 위성방송으로 우회, 점유율을 확장할 수 있는 DCS에 그룹 최고경영자들이 관심을 가지며 뛰어다녔다.
반면 경쟁사업자들은 DCS를 지켜볼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케이블TV SO들은 KT가 IPTV 사업자에 뛰어들기 전 유료방송 가입점유율의 90%이상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KT의 IPTV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서울 강남 아파트 밀집 지역, 수도권 일부에서는 이미 가입자 점유율이 1/3 가량 줄었다.

소비자는 DCS를 어떻게 봐야할까?

DCS 논란은 경쟁사업자간의 이해 다툼이라며 DCS 중단으로 가입가구가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 8월 방통위의 판단이 DCS 위법하는 쪽으로 무게가 실릴 때 조선, 중앙, 동아, 한국 등 주요 일간신문 광고를 게재했다.
당시 스카이라이프는 “시청권 확보를 위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중소기업의 획기적인 신기술 ‘접시 없는 위성방송 서비스 DCS'를 채택했다”면서 “DCS 선택의 권리는 오직 시청자의 몫”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 7일 토론회에서 한석현 서울YMCA 시민중계실 팀장은 “DCS가 시청자들과 동떨어진 사업자간의 문제”라면서도 “시청권을 위해 시급히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지난 8월 29일자 조선일보 13면에 실린 KT스카이라이프의 '주장 광고'

시청자의 시청권, 유료방송 접근권 보장을 위해 DCS 허용해야한다는 논리가 타당한 가를 따져봐야 한다. DCS로 볼 수 있는 스카이라이프 방송 콘텐츠와 대체재인 케이블TV SO의 방송 콘텐츠가 다르지 않고 가격 역시 큰 차이가 없다. 이 때문에 시청자 권익을 위해 DCS를 도입해야한다는 논리는 국지적 음영으로 다른 유료방송을 시청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을 경우에만 성립한다. 하지만 아파트 밀집 지역에 다른 유료방송이 보급이 되지 않는 경우는 전혀 없다.
DCS에 가입했던 7500가구 역시, KT IPTV로의 이전이 원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 입장에서 스카이라이프를 고집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DCS 도입 논란에서 소비자가 정작 걱정해야 하는 것은 독과점이다. 적당한 수준의 경쟁 상황은 소비자 입장에서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경쟁의 끝이 한 사업자의 독과점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면 박수칠 소비자는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DCS 같은 이종 플랫폼의 결합한 서비스가 출현한 적이 없다. KT처럼 위성방송, IPTV를 모두 가진 사업자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정부 여당이 미디어법을 개정하기 전까지 매체간, 플랫폼간 소유규제는 명확했다. 하지만 신문의 방송소유 규제와 스카이라이프의 대기업 소유규제가 철폐됐다. 그 결과가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의 종합편성채널, KT스카이라이프다. 종편 채널이 도입돼 시청자 복지가 나아졌을까? 시청자들은 매일 터져 나오는 방송사고와 질 낮은 프로그램, 또 조중동을 그대로 옮겨놓은 정치적인 보도행태를 목격하고 있다. 그마나 다행스럽게도 종편은 미미한 시청률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으며 자멸해 가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KT는 IPTV와 스카이라이프라는 방송플랫폼을 양손에 쥐고 OTS라는 결합상품을 만들어 우리나라 최대 유료방송사업자가 됐다. 여기에 DCS로 법의 허점을 노려 여세를 확장시켜 나가려하고 있다. 소비자가 KT의 손을 들어줘야 할 이유가 있을까?

도형래 기자  |  media@mediaus.co.kr

2012년 9월 19일 수요일

“지상파 잘 나오면 유료방송 해지하겠다”, 61.5%


이글은 미디어스 2012-09-18일자 기사 '“지상파 잘 나오면 유료방송 해지하겠다”, 61.5%'를 퍼왔습니다.
DTV전환감시시청자연대, “실질적인 유·무료방송 선택권 보장해야”

지상파 방송을 직접 수신하는 이유는? “지상파 방송만으로 충분해서”(73.0%)유료방송을 시청하는 이유는? “지상파 채널이 잘 안 나와서”(65.8%)안테나 또는 공시청 설비를 통해 지상파 채널이 잘 나온다면 유료방송을 해지할 의향은? “있다”(61.5%)
2012월 12월 31일, 지상파 아날로그방송이 종료되고 디지털방송으로 전환되면서 지상파의 직접수신을 선택할 수 있다면 61.5%가 유료방송을 해지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조사가 발표됐다. 하지만 현재 SBS(지역민방)의 직접 수신률이 낮고 각 지역의 직접수신 환경에 대한 안내와 관계기관의 홍보가 부족해 결과적으로 유료방송 가입가구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 9월 18일 오후 2시 서울YMCA 친교실에서 DTV전환감시시청자연대가 '지상파 디지털방송 수신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KBS와 EBS는 95%로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MBC는 91.1%, SBS(민영방송)은 82.3%, OBS는 27.2%로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미디어스

DTV전환감시시청자연대는 전국을 서울·수도권, 충정·전라권, 강원·경상권 등으로 권역을 나눠 지난 6월 27일부터 7월 1일까지(4박5일) 무작위 102개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지상파 디지털방송 수신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DTV코리아와 함께 진행됐다.
그 결과, 지상파 디지털방송을 실외안테나로 수신했을 때 KBS1·2와 EBS의 직접수신율은 95%로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MBC는 91.1% 수신율을 보였으며 SBS(지역민방 포함)는 82.3%, OBS는 27.2%로 낮게 나타났다.
DTV전환감시시청자연대는 “디지털TV로 직접수신을 시도했다가 SBS(지역민방)가 나오지 않아 아날로그 유선방송을 보는 가구도 있었다”며 SBS 수신율과 관련해 “지역 시청자들이 직접수신으로 전환하는데 큰 문제점으로 작용된다”고 지적했다.
해당 설문조사에서 ‘유료방송을 시청하는 이유’에 대해 조사대상 가구 65.8%가 “지상파 채널이 잘 나오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또한 “공시청 설비로 TV를 시청하는 방법을 몰라서”(5.1%), “안테나 설치하는 방법을 몰라서”(5.1%), “나의 의사와 상관없이 아파트 단체가입”(5.1%)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지상파 채널이 잘 나온다면 유료방송을 해지할 의향이 있느냐’는 물음에 61.5%의 가구는 “있다”고 답했다.
DTV전환감시시청자연대는 “지상파방송에 대한 일반 시청자들의 높은 선호도와 함께 직접수신 환경이 안정적으로 잘 구축되고 이에 대한 지역별 직접수신 가이드라인 등을 제시해준다면 직접수신율을 상당히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SBS 재허가시 연계해 수신율 확대 유도해야”

이날 발표회에서는 디지털방송 전환 이전에 시청자가 지상파 직접수신을 선택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함께 제기됐다.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강혜란 정책위원은 난시청 판정 주체를 현행 KBS에서 방송통신위원회로 변경해 실질적인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BS에 대해서는 양질의 방송서비스 제공을 위한 인프라를 ‘반드시’ 구축하도록 방송법(44조)을 개정하고 인위적 난시청에 대해서도 광역별시청자센터 운영을 통해 지원 업무를 하도록 규정했다. 특히, 법 개정을 통해 수신료면제가구 대상을 넓혀 KBS가 수신율 확대에 적극 나서게 한다는 방침이다. 현행법상 관련 책무가 없는 SBS(민영방송, OBS)에 대해서도 재허가와 연계해 자체적으로 수신율을 확대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밖에 유료방송 플랫폼에는 공시청시설과 실외안테나 훼손 등 금지행위 제재 강화를 주문했으며,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주책관리주체에 대해서도 방송법상 한시적 예외조항으로 규정해 2004년 이전 주택의 공시청 설비분리 배선에 대한 개·보수를 강제하도록 했다.
강혜란 정책위원은 “무료 지상파 방송은 낡은 이슈일 수도 있다”며 “하지만 누군가는 매체가 없어 날씨도 확인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강 정책위원은 “국가가 사회적 약자를 아우르는 기본적 공공서비스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국민들로 하여금 실질적인 유·무료방송 선택권을 보장해야 지상파와 유료방송간 실질적인 경쟁이 활성화돼 콘텐츠 질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4년간 KBS1 채널만 보신 할머니도 있었다”

이날 서울·수도권, 충정·전라권, 강원·경상권의 직접수신 실태조사를 통해 얻은 난시청 사례도 공개됐다. 실제 4박 5일간 지역을 돌아다니며 실태조사에 나섰던 참가자들은 “참담했다”고 입을 모았다.
“할머니가 혼자 사는 가구를 찾았다. 할머니는 아날로그 지상파 방송을 직접수신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TV가 전혀 나오지 않고 있었다. 경제적인 이유로 유료방송을 신청하지 못한 상황에서 TV가 나오지 않아 날씨정보마저도 확인하지 못했고 아날로그 종료 자막을 보지도 못해 정부 지원이 있는지 조차 모르는 상황이었다”(전남 보성군 미력면 도개리의 한 가구)
“세대주였던 할아버지가 4년 전 사망하고 74세 할머니 혼자 생활하고 있는 가구가 있었다. 유료 위성방송 대금 연체로 한 달 전부터 TV를 전혀 못 보고 계셨고, 그 전에도 유료 위성방송 사용에 미숙해 근 4년간 KBS1 한 개 채널만 시청해왔다고 한다”
노영란 매체비평우리스스로 사무국장(서울·수도권 조사)은 “디지털 전환으로 무료서비스를 강화하는 계기가 돼야하는데 확인한 결과, 유료방송에 가입해버리는 사례가 있었다”며 “사후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디지털 전환에 따른 유료방송 가입은 최소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정주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수 소장(충정·전라권 조사)은 “농촌지역 노인가구에 대해서는 여전히 홍보와 지원이 부족했다”며 “(조사하면서 느낀 것은)지상파 직접수신을 갈망하시는 분들이 꽤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전환을 계기로 이 같은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석현 서울YMCA 시민중계실 팀장(강원·경상권)은 “아날로그 난시청지역은 디지털전환이 되더라도 난시청지역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심지어 DTV 코리아 등 어디에 문의를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상황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한석현 팀장은 “한 가구의 경우, TV가 3대로 거실 DTV는 유선방송, 안방DTV와 작은방 ATV는 직접수신을 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ATV에 대한 컨버터 구입 등에 대해 잘 몰랐고 안방DTV도 시설 개보수에 대한 지식이 없어 제대로 된 디지털방송을 시청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DTV전환감시시청자연대는 향후, 방송통신위원회에 시민단체와 지상파 방송사, 학계 등을 포함한 거버넌스 형태의 지상파 디지털 방송 수신환경 2차 조사를 제안한다는 계획이다. 전국 102 가구 표본조사로는 정확한 실태 파악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