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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10일 월요일

'박근혜' '문재인' 없는 지상파 시사프로,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이글은 미디어스 2012-12-10일자 기사 ''박근혜' '문재인' 없는 지상파 시사프로,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를 퍼왔습니다.
[기획] ① 지상파는 '가물에 콩 나듯', 종편은 '우후죽순'

'꿀'은 있지만 '벌'들이 모이지 않고 있다. 18대 대선을 대하는 방송3사의 자세를 보면서 생각해낸 말이다. 모든 국민의 시선은 향후 5년을 책임질 대통령 후보에게 집중되지만 정작 방송3사의 시사프로그램에서 '박근혜'와 '문재인'은 보이지 않는다. 대선 후보와 그들이 내세운 정책이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반드시 다뤄져야 하는 문제임을 감안하면, 방송3사의 행태는 '직무유기'다.
(미디어스)는 방송3사의 '대선 프로그램 결핍 현상'을 2번에 걸쳐 기획으로 다루고자 한다. 1편에서는 방송3사와 종합편성채널의 비교를 통해 방송3사가 방기하고 있는 대선이슈를 종편이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분석할 것이며, 2편에서는 2007년 대선 당시 방송사 시사 프로그램의 모습은 어떠했는지 면밀히 따져볼 것이다.

10월~12월, 방송사 시사프로가 '대선' 다룬 건 딱 5번

▲ 10월부터 12월까지 방송3사 시사프로그램이 대선 이슈를 다룬 경우

(미디어스)가 지난 10월부터 2달 동안 정기적 토론 프로그램을 제외하고 방송3사의 시사 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는 놀라웠다.
(시사매거진2580) (추적60분) (시사기획 창) 등 방송3사의 시사 프로그램이 한 편을 전부 할애해 대선 이슈를 다룬 것은 고작 '5번'이다. 모두 KBS 시사프로그램이다.
KBS (시사기획 창)이 10월 9일과 23일에 각각 '응답하라 경제민주화', '응답하라 정당개혁'을 다뤘으며 지난 4일에는 '특별기획, 대선후보를 말한다'를 방송했다. (KBS스페셜)은 10월 21일에 '2012대선, 유권자가 말한다'를 방영했으며, KBS (추적60분)은 지난 5일에 '2012 대선 핵심쟁점 1편, 경제민주화'를 내보냈다.
MBC와 SBS의 상황은 참담하다. 특히, SBS의 경우 (현장 21)의 한 꼭지('정치와 강남스타일(10월 23일)')가 전부였다. MBC 역시 (시사매거진2580)을 통해 한 꼭지씩 4차례('D-73 추석민심은' '투표시간 연장 논란' '정치, 극장에 가다' '리더의 조건') 방영한 것이 전부였다.
그나마 KBS가 대선이슈를 소화한 사례가 상대적으로 많기는 하지만, KBS 역시 황금 시간대인 평일 저녁 6시 이후에는 (6시 내고향) (생생정보통) 등을 비롯한 '맛집 생활 방송'을 방영하며 '대선'보다는 '먹거리'에 집중하고 있다.
당초 KBS 새 노조 파업 종료 당시 노사 합의 사항이었던 '시사제작기능 강화'를 위해 '데일리 시사프로그램'이 KBS 2TV 평일 저녁 8시 20분 자리에 편성될 예정이었으나, 결국 최종 편성된 것은 (오감만족 세상은 맛있다)였다. 최근 KBS 여당 이사들은 KBS대선후보진실검증단의 기본적인 후보 검증 프로그램조차 '박근혜에게 불리한 편파방송'이라며 문제삼았고, 이후 해당 단장이 사의를 표명해 현재 기자들이 제작거부까지 결의하기에 이르렀다.

특집토론, 인터뷰, 대담, 판세분석…날마다 바쁜 종편

방송3사가 자신들의 책무를 방기한 사이, 그 자리를 치고 들어온 것은 바로 특혜로 점철된 '종편채널'이었다.
(미디어스)가 종편 채널의 10월~12월 편성표를 분석한 결과, 종편은 (특별기획 단일화, 민심은 어디에-호남에서 길을 묻다)(JTBC, 11월 17일) (개국 1주년 특집토론-대통령의 성공조건) (긴급진단 대선과 위기의 검찰)(채널A, 12월 1일) (D-15 국민의 선택)(MBN, 12월 4일) 등과 같은 특집 프로그램을 편성해 대선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종편 채널은 대선에 특화된 '대선 기획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다. JTBC는 (박성태의 대권질주) (오늘의 대선현장) 등을 통해 대선과 관련한 이슈를 매일 다루고 있다. 채널A 역시 (박상규의 대선스타일)이라는 이름으로 여·야의 정치 패널을 초대해, 대선 국면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TV조선은 11월 30일 (대선카운트 다운)을 처음으로 방영했으며, (신율의 대선열차)를 통해 정치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종편은 기존의 정규 시사 프로그램에서도 주로 대선 관련 인터뷰를 하거나 각 대선 후보 캠프의 인사들을 초청해 대선의 판세를 묻고 있다. 채널A의 간판 프로그램 (박종진의 쾌도난마)와 TV조선의 (시사토크 '판')은 2번에 1번 꼴로 대선 주제를 다뤘으며, 대선이 다가올수록 대담의 주제는 18대 대선으로 한정됐다. 일주일에 2번 방송되고 있는 JTBC의 (김진의 정면돌파) 역시 대선이슈에 대한 보수적 논평을 쏟아내고 있다.
경제적 이슈를 진단하는 프로그램들도 대선이 다가오자 각 후보의 경제민주화 정책을 다루는 등 대선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 예로 TV조선의 (박찬희, 정혜전의 경제 펀치)와 채널A의 (김부장의 경제특급)은 당초 경제적 이슈를 다뤘지만, 대선이 2달 앞으로 다가온 시점부터는 각 후보들의 경제 민주화를 중점적으로 조명했다.
이같은 종편 채널의 시사 프로그램은 보수 패널을 중심으로 대담이 이뤄지고, 정치적 현안 역시 '보수 프레임'에서 분석되고 있기 때문에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한 쪽으로 방송이 진행되고 있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이미 고정표를 많이 가지고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입장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분위기가 달궈지는 것보다 유권자들이 선거에 무관심한 게 더 유리하다"며 "방송3사가 대선 자체를 많이 다루지 않은 결과, 현재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하게 방송 구도가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김서중 교수는 "종편의 경우, 직설적으로 특정 후보에 유리하거나 시청자들에게 정치 혐오증을 불러일으키는 시도를 많이 하고 있다"며 "이 역시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한 프로그램 편성"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종편과 지상파는 프로그램 구성 방향이 다르지만 결국 동일한 목적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곽상아ㆍ이승욱 기자 ㆍ 김도연(수습)  |  riverskim@mediaus.co.kr

2012년 5월 8일 화요일

‘부끄러움 아는 자’와 ‘부끄러움 모르는 자’


이글은 대자보 2012-05-07일자 기사 '‘부끄러움 아는 자’와 ‘부끄러움 모르는 자’'를 퍼왔습니다.
[최용익 칼럼] 시민사회와 정치권,언론노조 연대파업 풀기 위한 대안내야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 같아요.”

우연히 만난 어느 후배가 회사 측 임원과 간부들을 가리켜 내뱉은 말이다. 

지난 5월 4일 밤, 여의도공원에서 방송사 노조들의 연대파업 행사중 하나로 열린 시민문화제 「여의도의 눈물」 공연장에서 만난 MBC 후배기자의 말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 그 말이 딱 맞다.’ 

파업 100일을 눈앞에 두고 있는 MBC노조와 60일을 넘긴 KBS노조 조합원들은 여전히 씩씩해보였다. 왜 안 그렇겠는가. 월급이 몇 달째 안 나오는 상황에서 힘이 빠질 만한데도 조합원들에 대한 잇따른 해고와 중징계, 시사프로그램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가 뻔히 보이는 터무니없는 조직개편 등등으로 속을 박박 긁어 놓으니 파업을 접을래야 접을 수가 있겠는가? 거기에다 낙하산 사장에게 입 안의 혀같은 측근들을 지방사와 자회사 사장, 본부장 승진으로 보란 듯이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고 앉아 있으니 약을 올려도 아주 작심하고 올리고 있는 꼴이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임원들은 성과급 타령을 하고 있다니, 무노동무임금으로 고생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명색이 선배라는 회사 간부들이 정상적인 인간들로 보이겠는가 말이다. 전쟁터에서 포로로 잡힌 적군에게도 이런 식으로 모욕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후안무치도 유만부동(類萬不同)이요, 체면이나 염치와는 담을 쌓은 것 같은 인간말종(人間末種)적 작태에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힐 터이다. 

탐욕에 눈이 뒤집혀 자기가 하는 일을 남들이 어떻게 보는지 따위에는 신경도 쓰지 않는 정신병에 반사회적 인격장애 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 일명 사이코패스 psychopath 라는 것이 있다. 그 증상이 앞서 열거된 낙하산 사장과 그 무리들이 보이는 행태와 비슷하다. 예를 들면 다른 사람의 권리를 무시하는 무책임한 행동 양식을 반복적, 지속적으로 보인다거나 다른 사람의 감정에 대한 관심이나 걱정이 전혀 없으며, 사기(詐欺)를 일삼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고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것 등이 주요한 증상으로 거론된다. 앞의 후배가 지목한 간부라는 자들은 자신들이 이런 정신병 증세를 보인다는 사실을 알기는 하는 것일까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끌려갔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 돌아온 유태계 이탈리아인 작가 프리모 레비는 종(種)으로서의 인간이 느끼는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에 대해 통찰력있는 관찰과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폴란드 모노비츠라는 마을에 세워진 아우슈비츠 제 3수용소에 수용돼 있던 그는 죽은 동료 유태인의 시신을 버리러(매장이 아니다!) 철조망이 쳐진 울타리 근처의 구덩이에 갔다가 우연히 철조망 건너편에서 러시아 기마병들을 발견했다. 1945년 1월 27일 정오 무렵이었다. 이 군인들은 독일군으로부터 수용소 일대의 지역을 해방시킨 러시아 군의 일원이었다. 1년 가까운 아우슈비츠 수용 생활 중 최초로 만난 독일군 이외의 외부인과의 상봉장면에 대한 묘사는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그들(러시아 해방군)은 널브러진 송장들과 파괴된 막사들과 얼마 안 되는 우리 생존자들 위로 낯선 당혹감에 사로잡힌 시선을 던졌다.--- 그들은 인사를 하지도, 미소를 짓지도 않았다. 음울한 광경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하고 입을 봉해 버리는, 감히 무어라 할 수 없는 혼란스런 감정이 동정심과 더불어 그들을 짓누르고 있는 것 같았다. 그것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바로 그 부끄러움이었다. 가스실로 보내질 인원 선발이 끝난 뒤, 그리고 매번 모욕을 당하거나 당하는 자리에 있어야 했을 때마다 우리를 가라앉게 만들던 그 부끄러움, 독일인들은 모르던 부끄러움, 타인들이 저지른 잘못 앞에서 올바른 자가 느끼는 부끄러움, 그런 잘못이 존재한다는 것에, 그런 잘못조차 존재하는 이 만물의 세상 속에 돌이킬 수 없이 자신이 끌어들여졌다는 것에, 그리고 자신의 선한 의지는 아무 것도 아니거나 턱없이 부족하고 아무런 쓸모도 없었다는 것에 가책을 느끼게 만드는 바로 그 부끄러움이었다.”(프리모 레비 ‘휴전’, 1963, 이소영 옮김, 돌베개, 2010, 19~21쪽, 밑줄은 필자)

레비는 아우슈비츠에 수용된 유태인들과 러시아 해방군들이 조우한 최초의 순간, 양 쪽 모두에게 동일한 종류의 감정인 ‘부끄러움’이 관통했다고 증언한다. 유태인들에게 나치 독일군으로부터 온갖 망신과 모욕, 봉변을 당하면서도 죽지 못해 무기력하게 당하면서 비굴하게 살아남을 수밖에 없었다는 데 대한 수치심이 있었다면, 러시아 군인들은 유령이나 시체를 연상케하는 뼈만 남은 상태의 유태인들을 보고 그들이 당했을 고통의 무게와, 고통을 겪고 있던 그들에게 어떠한 도움도 주지 못했던 데 대한 인간적인 미안함과 그로 인한 자괴감을 가졌다고 진술한다. 그 순간 인간이라면 마땅히 느끼게 되고, 느껴야 할 정서적 공통분모가 바로 ‘부끄러움’이라는 것이다. 

MBC, KBS, YTN 등 방송 3사와 연합뉴스 등 공영언론사들의 동시 연대파업은 한국언론 역사상 초유의 사태이다. 여기에 독선적인 교회권력에 대항해 파업을 벌이고 있는 국민일보와 박정희가 5.16쿠데타를 일으킨 뒤 강탈한 재산을 모태로 설립된 정수장학회의 사회환원을 외치며 농성중인 부산일보 등 언론계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공영언론사 연대파업의 원인 제공자는 이명박(MB) 정권이다. 이 정권이 내려꽂은 낙하산 사장들의 전횡으로 공영방송, 공영언론은 지난 4년간 완전히 초토화됐다. 방송에서 뉴스다운 뉴스나 본격 다큐멘터리, 심층탐사 프로그램이 사라졌다. 텔레비전을 켜도 볼만한 프로그램이 없다는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뉴스보도는 정권찬양 일변도로 흐르고 있고 비판적인 시사프로그램은 폐지되거나 축소, 왜곡됐으며 말을 잘 들을 만한 사람들로 주요보직을 채우게 되니 회사 내부의 민주주의가 시들어간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박정희나 전두환의 군사독재 이후, 적어도 90년대 초반의 김영삼 정부 때부터 약 15년간 착실히 쌓아온 방송민주화의 성과를 과신했던 방송인들은 설령 정권이 한나라당으로 바뀐다고 해도 방송사 내에서 이 같은 상황이 전개되리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 MB정권이 들어서자 낙하산 간부들의 지시에 저항적이거나 반발하는 방송인들은 해고, 정직 등 중징계에서부터 지방이나 한직으로 좌천시키는 등의 대규모 인사조치로 전면적인 물갈이가 이루어졌다. 이 정권 들어 이 같은 막무가내식 인사이동으로 피해를 본 방송인들만 3사를 통틀어 일천 명에 육박하고 있다. 


▲ 언론인들이 불법 언론장악! 불법 조중동 방송! 사태를 규탄하고 나섰다. ©임순혜

정치권력과 그 하수인인 낙하산 간부들의 부당하고 무도(無道)한 언론자유 탄압과 횡포를 견디다 못해 4년 만에 집단적인 항거의 움직임으로 나타난 것이 이번 파업이다. 이 정권들어 언론장악의 주범들은 대통령 수하의 홍보수석과 문화부 장관, 또는 방통위원장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들은 말 그대로 대리인 역할을 했을 뿐, 최종적인 책임은 대통령에게 돌아가게 마련이다. MB는 무슨 일만 생기면 자기와는 상관없다는 식의 무책임하고 엉뚱하며 유체이탈적 발언을 하는 것으로 이골이 난 터이지만 결국 그가 결단을 내리거나, 내리도록 외부에서 강제하지 않으면 파업은 끝나기 힘들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파업사태가 쉽게 풀릴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언론사 노조의 파업을 유발한 상대방-파업의 원인을 제공했고 따라서 파업을 풀어야 할 책임이 있는-인 MB를 비롯한 현 정권의 주요인물들이 도대체 예의나 염치와는 거리가 먼 ‘철면피족’이라는 것이다. 초록은 동색이라고, 정권이 투하한 공영언론사 사장들과 이 사장들이 임명한 본부장, 국장 등 간부들 또한 후안무치 면에서 난형난제다. 

결국 현재 일어나고 있는 방송 3사를 비롯한 공영언론사 동시파업은 MB정권 들어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알릴 의무를 수행하지 못해온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언론인들이 언론장악을 통한 지배집단의 유지, 강화를 꿈꾸는 MB정권을 상대로 벌이는 대회전(大會戰)의 성격이 강하다고 하겠다. 다시 말해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들’이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을 상대로 저항을 시작한 것이다. 승패는 어떻게 될 것인가. 역사는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들’의 승리를 기록하고 있다.

프리모 레비는 그의 저작에서 ‘부끄러움’이 가해자(압제자)와 피해자(생존자) 사이를 예리하게 가르며 영원한 상처로 남는다고 말했다. 언론인들의 파업이 오래 가면 오래 갈수록 파업을 유도한 낙하산 간부들과 MB정권에 대한 언론인들의 증오는 더 커질 것이고 이것이 후일 더 큰 후과를 낳을 수도 있는 것이다. 시민사회와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고 언론노조 연대파업을 풀기 위한 대안을 만들어 내야할 필요성이 큰 이유다.

최용익

2012년 4월 30일 월요일

“나중엔 'PD수첩' '2580' 다 없애고, '피자수첩' 하라할 것”


이글은 미디어스 2012-04-29일자 기사 '“나중엔 'PD수첩' '2580' 다 없애고, '피자수첩' 하라할 것”'을 퍼왔습니다.
[인터뷰 3인]부서해체 당한 기자·PD들의 격정 토로

MBC는 지난 20일,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MBC의 간판 시사프로그램을 제작하던 부서들을 사실상 해체했다. (시사매거진 2580)을 제작하던 보도본부 산하 보도제작국은 해체 뒤 편성제작본부로, 기존 편성제작본부 아래 (PD수첩)이 속해있던 시사교양국도 해체돼 시사제작국과 교양제작국으로 분리됐다. 라디오본부는 '본부'에서 편성제작본부 아래 라디오제작국으로 그 위치가 격하됐다.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본사 1층에서 만난 기자·PD들은 이번 조직개편으로 “김재철 사장이 최고의 통제 '드림팀'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이번 조직 개편의 목적은 시사 보도프로그램의 약화 뿐 아니라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이들에 대한 손보기 성격이 짙다고도 밝혔다. 
조직개편에 대한 '집단 인터뷰'에는 한재희 라디오PD, 이춘근 시사교양 PD, 임명현 기자가 참여했다. 현재 한재희 PD는 노조 편성제작 부문 민주언론실천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으며, 이춘근 PD와 임명현 기자는 파업 이전까지 각각 (불만제로)와 (시사매거진 2580)을 제작했다.


▲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본사 1층에서 한재희 PD(맨 오른쪽), 임명현 기자(가운데), 이춘근 PD(맨 왼쪽)가 MBC의 조직 개편에 대해 말하고 있다. ⓒ미디어스

“이번 조직 개편은 (PD수첩) 죽이기, 저항에 대한 손보기 차원”
이번 조직개편으로 부서가 사실상 해체됐다. 이번 개편안 보고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이 있다면? 
이춘근: 결국 김재철의 목표는 (PD수첩) 죽이기구나, (PD수첩) 폐지에 방점이 있구나 싶었다. MBC의 큰 기능중 하나인 시사 고발 프로그램이 김재철 사장 온 뒤 계속 약화됐다. 라디오본부도 격하되고 보도제작국도 통째로 떨어져서 오긴 했지만 결국에는 조직 자체는 보존이 된 상태인데 시사교양국은 반쪽이 났다. 4개의 부서가 두 개씩 나눠졌다. 결국에는 최종 목표가 (PD수첩) 약화 내지는 죽이기, 시사교양국의 해체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임명현: 내가 (후플러스)에도 있었고 보도제작국에 있었기 때문에 일차적으로는 ‘왜 내가 가는 곳마다 이 난리가 나냐’ 이런 생각이 들었다. 기자로서 매일 출입처에서 취재하다보면 장기적으로 깊이가  있는 취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고, 그런 기회를 만들 수 있었던 게 보도제작국이었다. 예전 두 개의 프로그램 (후플러스)와 (시사매거진 2580) 가운데 하나를 일방적으로 폐지했고, 하나만 간신히 남아있는데 그 조직까지 보도본부에서 편성본부로 넣었다. 이것도 역시 프로그램 위축이나 죽이기의 전조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문득 든다. (2580)도 작년 (PD수첩)이 겪었던 일을 겪게 되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 


▲ 한재희 PD ⓒ미디어스
한재희: 일단 라디오 입장에서 보면 라디오본부라는 조직을 제작국으로 축소, 강등시켰다. 지난 1년간 굉장히 끈질기게 저항을 했기에 손보기 차원으로 볼 수 있다. 현재 라디오 노조원들은 필수인력을 빼면 100%가 파업에 참여하고 있기에 치졸한 보복 조치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것은 그 동안 김재철 경영진이 라디오에 관심을 가진 건 시사밖에 없다는 거다. 다른 프로그램의 경쟁력이 망가지든 말든 신경 안 쓰고, 소위 김미화 등 소셜테이너를 축출하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 조직개편은) 지난해 시사교양국을 탄압했던 방법으로 이제는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까지 철두철미하게 통제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음악 프로그램? 여성시대? 이런 프로그램을 통제하겠다는 것은 아닐 테고,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을 수직 통치하기 위한 것이다. 
이춘근: (이 같은 움직임이) 파업하면서 막 시작됐던 것은 아니다. 김재철이 지난해 연임 되었을 때 MBC 최초로 시사교양국이 편성제작본부 안으로 들어갔다. 당시 백종문을 편성제작본부장으로 앉혔을 때 이미 마스터플랜이 있었다고 봐야한다. (PD수첩)을 탄압했던 윤길용이 편성국장이 되고, (PD수첩)을 더 탄압해야 한다고 했던 김현종이 시사제작국장이 되고… 이게 단순히 지금 파업중이라서 너희들 당해봐라가 아니라 작년부터 이미 시사교양국을 통해 재미를 봤기 때문에 이제 라디오, 보도제작국까지 끌고 와 직할통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 안에서 다 통제하고, 마음에 안 드는 애들을 없애고.
한재희: 모두가 봐도 알 수 있는 최고의 통제 드림팀을 완성했다. 보란 듯이 한 거다.
임명현: 저항을 하는 조직에 대한 탄압이라는 게 눈에 보인다. 영상 부문의 경우도 단결력, 투쟁력이 취재기자보다 낫다. 영상 부문에서 노조 부위원장이 계속 나왔고, 재작년 39일 파업 할 때에도 보도부문 부위원장이 영상 쪽에서 나온 게 눈에 많이 띠었던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그 쪽 카메라기자를 뽑이 않고 6mm 촬영하는 계약직을 뽑는 작업을 계속 해 왔는데, 이번 개편에는 영상 촬영 편집하는 부분을 떼어다가 보도국장 밑에 있는 뉴스편집3부로 가져다 박았다.(덧붙임: 총선 보도에서 편파 편집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영상편집부가 편집3부로 바뀌어 영상부국장이 직접 총괄하던 영상편집 권한이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 통제 하에 놓이게 됐다. 구성원들은 ‘기사편집과 영상편집은 완전히 별개’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상식인데도 뜬금없이 뉴스편집부 사이에 영상편집을 끼워 넣었다고 반발하고 있다.)
말 안 듣는 애들에 대한 탄압 성격도 있다. (시사매거진 2580)은 기자가 10명밖에 없지만 기자회 비대위원에도 많이 참여하고, 총회에서 발언도 많이 한다. 또, (PD수첩) 만큼 폭발력 있는 그런 것은 없었지만 한미FTA, 카메룬 다이아몬드, 원전 등 노력했던 측면이 있었는데 누적된 포인트가 있었던 게 아닌가. 장악이나 시사 프로그램 약화 목적도 있지만 말 안 듣는 애들에 대한 손보기가 있었다고 본다.  
이춘근: 김재철의 치졸한 복수다.
“윗선 체계에 상식 말하는 사람 단 한명도 없어”
그렇다면, 파업 이후 돌아가면 예전처럼 (2580) 보도를 할 수 있을 거라고 보나?

▲ 임명현 기자 ⓒ미디어스
임명현: 굉장히 어려워 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제작진의 자율성이 침해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거다. 게다가 회사는 시너지 효과를 낸다고 하면서 아직 부장 인사도 안 냈다. 부서 들어가면 제일 우려되는 것은 이거다. (PD수첩)에서 민간인 사찰을 세게 다뤘지만, (2580)도 민간인 사찰 증거인멸을 다룬 적이 있다. 2주 뒤, (PD수첩)이 또 그 문제를 다뤘다. 겹친 아이템이 많았다. 그렇지만 내용도 다르고, 만나는 취재원도 다르고, 새로운 팩트가 나오기도 하고, 한국 사회의 중요한 이슈이기에 두 프로그램 모두 떠들어도 되는 상황이었는데 (이번 조직개편으로) 아이템이 겹친다는 이유로 (방송 자체를) 엎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현종이라는 문제 많은 국장, 팩트체커 팀, 백종문 등 없던 장벽들이 4중주로 생겨버렸기에 (2580)이 지켜왔던 제작 자율성 칼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싶다. 나중에 (두 프로그램을) 합치라고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거다.
이춘근: 실제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이런 얘기가 나오지 않았나?
임명현: (2580) 시청률이 11% 정도 나오지만 수요일에 박아 놓으면 시청률 반토막 날 게 뻔하다. (그렇게 되면) 새로 뭐 교양 기획하고 기자, PD 합쳐서 ‘새롭게 피자수첩 해봐’ 말하는 것도 가능해진다는 거다.
그렇다면, 이춘근 PD는 어떠한가? 우려되는 부분은 없나?
이춘근: 시사교양국 후배들 밑천인 프로그램 말아먹은 사람, (PD수첩) 몰락시킨 사람, 이런 사람이 국장으로 왔다. 백종문, 윤길용, 김현종, 배연규 등 (PD수첩)의 시간대 이동, 통폐합, 포맷 변경 등이  어떤 식으로든 너무나 되기 쉬운 구조다. 엄기영 사장이 나가고 김재철이 처음 왔을 때에는 김재철 하고만 싸우면 되었는데 시간 지나고 부사장, 본부장에 이어 국장, 부장과도 싸워야 했다. 이제는 정말 상식적으로 프로그램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명령 체계에 단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라디오의 경우 김미화, 김어준 등 껄끄러운 진행자는 다 교체됐다. 남은 건 손석희 교수인데 현 상황에서 손 교수에 대한 교체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가?
한재희: 쉽게는 못 한다고 본다. (교체를 하려면) 최소한의 구실, 계기를 만들어야 할텐데 즉 시장 경쟁력, 청취율 등이 떨어져야 하겠지만 (손석희의 시선집중)은 해당 사항이 전혀 없다. 사회적인 신뢰도도 워낙 높고. 아무리 골치 덩어리여도 (무한도전)을 쉽게 폐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만 이제 (시선집중) 제작진에 대해 굉장한 아이템 검열이 몰아칠 것이다. 일상 제작 현장에서 아이템을 검열 받고, PD가 징계 받는 등 훨씬 직접적인 통제가 이어질 것이다.
임명현: (PD수첩)이 갑갑하겠다고 느낀 게 일단 하면 안 되는 분위기가 있다. 4대강, 한미FTA 등은 못하는 거다. (2580)은 전면으로 한미FTA를 다루지 않고 비껴서 ‘소비자들에게 정말 싸질까’ 식으로 접근했고, (나는꼼수다) 같은 경우에도 저널리즘에서 조명했어야 하는 문제임에도 단독 아이템으로 다루기 힘든 분위기라 ‘풍자가 뜬다’ 이런 식으로 보도했다. 정면 돌파가 안 되면 측면 돌파가 가능했는데, (PD수첩)은 그 소재 자체가 안 되는 거다. 내용을 궁금해 하지 않고 무조건 주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이 더 심해질 거 같다. (앞으로) 틈새를 노리는 전략이 먹혀들 거 같지 않아서 걱정이다.
총선 이후 김재철 사장이 연일 강공을 펼치는 거 같다. 간부인사, 조직개편 등 되게 좀 신나 보인다고 할까?
이춘근: 최후의 발악이다.
한재희: 오히려 총선 이후 초조 하구나 싶다. 경영진이 보직자들을 인선하기 전에 본부장, 지역사 사장 내정 상태에서 그 명단을 사내게시판에 올렸다. 방문진 이사회를 통해 확정하고, 지역사의 경우 주총을 통해 하는 게 일반적인데 내정 상태에서 했다. 김재철 사장 또한 방문진 이사회에서 갑작스럽게 인선 이야기를 해 여당 쪽 이사들도 짜증을 냈다. 마구마구 서두르는 것, MBC 인선도 다 됐고 조직 정비 다 끝났다고 보여주려는 절박함이 있는 거 같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5월 둘째 주 부터 뉴스를 정상화 시키겠다고 한다. 현재 (뉴스데스크) 길이 15분을 40분짜리로 만들어 놓겠다는 것이다. 며칠 전 신임 간부들이 가진 합숙회의에서는 뉴스 등 제작 여건이 모자라는 곳에 지역 인력을 총동원하자고 논의했다고 한다. 무지하게 초조하다는 거다. (잇따른 강공이) 신나서 저런다기 보다, 초조하구나 싶다.
임시직 기자들이 만드는 (뉴스데스크) 본 적 있나?
임명현: 많이 보지는 못했다. 속이 상해서.
이춘근: 보기 힘들던데.
파업 이후, 그 기자들을 대하는 것도 문제일 거 같다.
임명현: 그게 참 걱정이다. 그 사람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김재철이 나갔으니 그 사람들 보고 나가 할 수도 없는 거고, 그렇다고 기자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할 수도 없는 거고 걱정이다. 
기자에 이어 임시직 시사교양PD, 임시직 라디오PD 뽑을 가능성은 없나?
한재희: 다분히 있다. 노조 집행부를 타격해 전무후무한 가압류도 했음에도 100일 가까이 흔들림이 없다. 그래서 조직개편을 하는 등 모든 것을 했는데 (오히려) 불을 부은 것처럼 되고 있다. 김재철 사장은 공헌한 적은 없지만 제가 보기에 공채로 뽑아 단합해서 가는 그런 문화를 되게 싫어한다. 콤플렉스가 있는지 몰라도 계속 조직을 뒤섞고 찢고 바깥에서 사람 넣는 작업을 계속하는 사람이다. 보직자 전언에 따르면, ‘임시직 뽑자’는 말을 수없이 했었다고 한다. 우스갯소리로 MBC가 하나 더 만들어지는 거 같다. 가짜 MBC, 김재철의 MBC 말이다.
“언론의 광우병 보도, 파업 이후 처음으로 방송 해겠다는 생각 들어”
여기 두 분, 이번 미국에서 광우병걸린 소가  발견된 것에 대해서 할 말 많으실 거 같다. 임명현 기자는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취재 했었고, 이춘근 PD도 (PD수첩)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었다. 이번 사안 어떻게 보나?

▲ 이춘근 PD ⓒ미디어스
이춘근: 이전까지는 ‘파업하니 널널하고 좋네’ 생각했는데 (광우병 발병 소식을 보고) 어제 처음으로 방송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알려야 할 것들이 굉장히 많은데 방송에 나가지를 않는 것이다. 어제 뉴스 보면서 열 받은 게 광우병 발생하면 수입 중단하겠다고 대국민 사과하면서 대통령 본인이 말했다. 총리도, 장관도, 지금 국회의원에 당선된 김종훈씨도 그랬다. 그랬다면 (기자들이) 이 사람들한테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닌가. 이들한테 물어봐야 하는데, 왜 마트에 가서 그걸 물어보냐. 본질이 그게 아니다. (제대로 뉴스데스크)나 (파워업 PD수첩)에서 해야겠지만 결국에는 파업의 본질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 것 같다. 국민에게 알려야 하는 상식을 전하지 못하게 되었기에 파업 시작한 것이기에 이겨서 돌아가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임명현 : 2008년 당시 신문 광고 났을 때 ‘나중에 분명히 광우병 났을 때 어떻게 하나 보자’는 생각에 노트북에 텍스트로 적어 놨다. (2008년 5월8일 농림수산식품부와 보건복지부는 국내 일간지 1면에 광고를 내어 ‘국민의 건강보다 더 귀한 것은 없습니다. 정부가 책임지고 확실히 지키겠습니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견되면 1. 즉각 수입을 중단하겠습니다. 2. 이미 수입된 쇠고기를 전수조사하겠습니다 3. 검역단을 파견하여 현지실사에 참여하겠습니다 4. 학교 및 군대급식을 중지하겠습니다 라고 밝힌 바 있다)너무 기가 막히기도 하고 있을 수 없는 일인 거 같다. 당시 몰라서 그렇게 약속한 것도 아니고 국민 상대로 광고를 내고 기자회견도 하고 했던 내용인데 국민들이 알고 있는데 어떻게 수입중단이 아니라 검역중단 조차도 하지 않는지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 든다.
어제 간만에 외신 기사들을 봤는데 그 소가 농장에서 발견된 게 아니라 가공공장에서 발견됐다는 게 정말 큰 문제다. 농장에서 주저앉아 발병한 게 아니다. 도축한 소를 가공공장으로 가져와서 무슨 연료로 쓰려고 하다가 1%안에 들어 검사를 했는데 정말 럭키하게 그 안에 들어가서 이게 광우병 걸렸구나 알게 된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을 보면서 도축장인지 알았는데 실은 가공공장이더라. 같이 사육된 소도 전수조사 해야 하는 대목이다. 이런 것에 대한 정보 공개가 하나도 안 되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 작업장이 아니다’ 하면서 수입중단을 하지 않고 큰 문제가 없는 것처럼 하는데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건가. 그렇다면 새우깡 안에서 쥐머리가 발견됐을 때에는 왜 전체를 다 회수했나. 멜라민 나왔을 때에는 왜 회수했나. 
이춘근: 웃긴 게 정부가 발표한 거 보면 30개월령 이하라서 안전하다고 한다. (PD수첩) 방송이 나가고 촛불이 일어나서 검역주권과 건강권을 보장하라고 하니까 그나마 추가협상으로 한 게 ‘광우병 발견 시 검역 중단’이었다. 이제 와서 검역 중단 못하고 30개월 이상 안 들어와서 안전하다고 거짓말 하는 거다. 정부가 검역을 강화한다고 하는데 광우병 진단은 뼈나 살 가지고는 안 된다. 도축할 때 뇌에 있는 부분을 꺼내 검사해야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미국산 소가 머리 붙은 채로 오나? 아니다. 실제로는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런데도 검역 강화한다고 사실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MBC 방송, 보도, 라디오를 그리워하는 시청자 및 청취자들이 많다.
임명현: 돌아가는 게 굉장히 어렵다. 이렇게 100일 가까이 파업했음에도 뚜렷한 결과 없이 올라가게 되면 일단 기본적으로 파업 다시 할 수가 없다. 이번 파업이 어떻게 끝나든 향후 3년 간은 파업을 못 할 거다. 그래서 그냥 대충 올라가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다. 우리가 똘똘 뭉쳐서 잘 싸우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승리해서 올라가기만 한다면 블록버스터급으로 보답하겠다 말하기에는 좀 그렇고.(웃음)
한재희: 사실 라디오 청취자들은 파업의 큰 공백을 못 느끼실 거다. DJ가 있으면 큰 차이 안 느껴진다. MBC 라디오 전체 차원에서 보면 지난 1~2년, 김재철 사장이 온 이후로 쫓겨난 사람들도 많고 청취율도 끔찍하게 뚝 떨어졌다. 이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파업 전부터 노력 굉장히 하고 있었고, 파업 기간이 담금질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 (돌아간다면) 프로그램에 임하는 자세들이 굉장히 불꽃 튈 거 같다. PD들이 속에 쌓인 게 너무 많다.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 한 것에 대한 울분이 너무 누적돼 있다. 본질적인 것부터 다 뜯어 고쳐야 MBC다운 MBC를 만들 수 있을 거다. 조금만 기다려 주셨으면 좋겠다.
이춘근: 지난해 MBC가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편을 제작한 제작진에 내린 징계에 대해 무효소송을 냈다. 당시 MBC가 에서 사과 방송을 한 것에 대해서도 정정반론보도 신청도 했다. 5월2일, 관련해 첫 재판 기일이 잡혔다. 끝을 보려고 한다. 광우병도 그렇고 파업도 그렇고. 김재철이 와서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MBC를 제대로 돌리고, 파업도 이기고, 저희들의 명예도 회복하고, 꼭 이기고 다시 돌아가겠다.

송선영 기자  |  sincerely@mediaus.co.kr

2012년 4월 24일 화요일

“시사교양국 해체, 이 와중에 권재홍은 프랑스 대선 참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4-23일자 기사 '“시사교양국 해체, 이 와중에 권재홍은 프랑스 대선 참관”'을 퍼왔습니다.
MBC 기자·PD 총회, “PD수첩·2580 와해가 조직개편 목적… 불공정 대선방송 준비하나”

시사교양국과 보도제작국을 통합하는 조직개편에 대해 MBC 내부의 반발이 거세다.
기자와 PD들은 23일 긴급 총회를 열어 친MB 성향의 김재철 사장이 시사교양국을 해체하고 보도제작국과 통합시킨 것은 권력을 감시하는 역할에 충실했던 MBC 시사프로그램을 말살하려는 의도라며 항의 성명을 채택했다. 이들은 또, 사측의 이번 조직개편은 눈엣가시 같은 'PD조직과 기자조직을 길들이려는 술책'이자 '불공정 대선 방송을 위한 사전포석'이라며 조직개편 철회 투쟁을 선언했다.

시사교양국 평PD협의회는 이날 총회에서 채택한 '(PD수첩)' 말살 책동에 분노한다'는 제목의 성명에서 "김재철 사장은 자신의 언론 장악 체제에 강력하게 저항하던 라디오본부, 시사교양국, 보도제작국을 단 번에 없애버렸다"며 "보복인사, 보복징계, 보복채용도 모자라 기습적으로 이뤄진 보복 조직개편"이라고 비판했다.
평PD협의회는 이어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김재철 사장에게는 파업 해결의지가 전혀 없고, 오직 언론탄압에 대한 의지만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대한민국 방송사에 길이 남을 폭거"라고 규탄했다.


▲ MBC 시사교양국 평PD협의회 총회가 24일 열렸다. 평PD협의회는 이번 김재철 사장의 조직개편은 과 같은 권력 비판 프로그램의 입을 막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하고 원상복구 될 때까지 싸우기로 결의했다. 사진제공=MBC노조

평PD협의회는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은 시사 프로그램들의 역량을 약화시키는 것이고, 그 중심에는 (PD수첩)이 있다. (PD수첩)을 정체불명의 조직으로 보내 김재철의 꼭두각시로 만든 후, 궁극적으로 폐지시키려는 비열한 사전작업"이라며 "조직개편을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전면적으로 거부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이날 MBC 기자회도 보도국 총회를 열어 보도제작국 해체를 강하게 비판했다. 기자회는 총회 후 '시사 고발은 다 죽이겠다는 것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을 제작하는 보도제작국을 해체해, 편성제작본부 산하에 시사제작국이라는 이름으로 보도본부에서 축출해 버렸다"며 "김재철 체제가 그동안 보여온 행태로 볼 때 이번 조직 개편은 기자들을 '순치'시키기 위한 도구로 악용될 소지가 대단히 높다"고 우려했다.
기자회는 "눈엣가시 같은 기자들, 입바른 소리 하는 기자들, 시키는 대로 하지 않는 꼿꼿한 기자들을 솎아내 타 본부로 추방하려 들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며 "퇴진 대상인 김재철의 이번 조직 개편은 원천적으로 무효다. 파업 기간 중에 그것도 노조와 협의 절차마저 무시한 '날치기 조직 개편'을 원상 복구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 MBC 기자회는 24일 총회를 열어 공정보도를 위협하는 김재철 사장의 조직개편안을 전면 거부하고 투쟁에 돌입하기로 결의했다. 사진제공=MBC노조

기자회는 또 "보도본부가 대폭 축소된 유례없는 개편의 와중에 보도본부의 수장이라는 권재홍은 프랑스 대선을 참관한다며 파리로 날아갔다"며 " 이 조직 개편에 동조하고 앞장 선 권재홍을 이 시간 이후로 MBC의 보도본부장으로, MBC의 얼굴인 뉴스데스크 앵커로 인정할 수 없음을 분명히 선언한다"고 결의했다.
한편, 평PD협의회와 기자회, 영상기자회는 24일 오전 서울 MBC 사옥에서 공정방송을 위협하는 조직개편 철회와 김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투쟁 돌입을 선언할 예정이다.

김상만 기자 | hermes@mediatoday.co.kr  

2012년 4월 23일 월요일

KBS 김인규도 칼질 시작…노조 “반드시 후회하게 해주겠다”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4-22일자 기사 'KBS 김인규도 칼질 시작…노조 “반드시 후회하게 해주겠다”'를 퍼왔습니다.
‘막가파’ MBC 김재철, 시사교양국 해체…‘언론 안한다’ 천명이네

KBS 사측이 4‧11 총선이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끝나자마자 파업 중인 새노조의 농성장에 경찰을 투입하면서 강경한 조치를 취한데 이어, 새노조 공추위 간사인 최경영 기자를 해고했다.


KBS 새노조는 20일 공식 트위터(@kbsunion)을 통해 “김인규 사장에게 보낸 조합원의 단체 문자메세지 중 최경영 기자 것만 문제 삼아 최 기자에게 해임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새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이날 중앙인사위원회를 열어 최 기자를 취업규칙, 성실·품위유지 위반으로 해임에 처하기로 결정했다. 사측이 내세운 해임 이유는 파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과 회사 경영진에 대한 욕설 구호, 김인규 사장에 대한 문자를 보내 비방한 것 등으로 알려졌다.


최경영 기자는 이날 밤 자신의 트위터(@kyung0)를 통해 “언론자유의 꿈, 공영방송의 희망은 꺾이지 않습니다. 쫄지 않습니다”라며 “잡초처럼 살아남아 우리 역사의 마지막 권위주의 잔당들을 청소하는데 일조해야지요”라는 심경을 밝혔다.


최 기자는 “전두환을 찬양하고 민정당을 구국의 청렴정당으로 칭송한, 그러고도 특파원, 국장, 본부장을 거쳐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언론특보까지 지내다가 KBS에 낙하산으로 다시 내려온 김인규 사장의 30여년 양지 인생은 우리의 왜곡된 언론사 그 자체”라고 비난했다.


그는 “해임이 최종 확정 되더라도 제 인생은 실패한 게 아닙니다”라며 “함께 비를 맞아준 친구들이 있었거든요. 언론자유와 공영방송 독립의 길, 함께 걸으면 길이 됩니다”라고 다짐했다.


이와 관련해 새노조도 이날 즉시 성명을 내고 “그런 욕설이 왜 나왔는지에 대해서는 사측은 아무 말도 안하고 있다”며 “경찰까지 동원돼 천막을 철거하면서 나이 어린 여성 조합원까지 토끼몰이를 하듯 폭력을 가하는 상황이었다. 욕설이 왜 나왔는지 이해가 되는가?”라고 맹비난했다.


노조는 “상식적으로 볼 때 사유가 안되는 이유로 해임을 내린 것을 보면 최간사의 활동과 새노조의 파업에 대한 보복행위라는 것이 명백해 보인다”며 “해임이라는 칼을 휘둘러 새노조의 파업을 어떻게 해 보려고 한다면 대단한 착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당신이 무엇을 기대하든 그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파업 투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당신의 자신감이 지나친 오만함을 반드시 후회하게 해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사측은 “오는 24일 오전 9시까지 업무에 복귀할 것을 명령하고 즉시 파업을 접지 않을 경우 앞으로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맞섰다.


한편 김재철 MBC 사장이 20일 임원회의에서 시사교양국 해체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조직개편안을 확정했다. 


MBC 노조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김재철의 막가파식 조직개편. PD수첩을 만드는 MBC시사교양국을 해체해 버렸습니다”라며 “또 계속 반기를 들어온 라디오본부도 라디오제작국으로 격하시켜버리고, 이 과정에서 노사단협도 완전히 어겨버렸습니다”라고 전했다.


노조는 “이는 철저히 PD수첩과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을 죽이기 위한 것”이라며 “뭐가 그리 초조한지, 하루가 멀다하고 사고를 치고 있네요. 자신이 휘두른 칼이 자기 목을 향하고 있음을, 곧 깨닫게 될 것”이라고 직격타를 날렸다.

마수정 기자

2012년 3월 15일 목요일

예비언론인 취업까지 막는 김재철 사장


이글은 미디어스 2012-03-15일자 기사 '예비언론인 취업까지 막는 김재철 사장'을 퍼왔습니다.
언론인 지망생들, 공채폐지 방침에 "가슴에 칼 꽂힌 기분"


▲ 김재철 MBC 사장 ⓒMBC
MBC 구성원들을 비롯해 시민사회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김재철 MBC 사장이 "앞으로 MBC에 공채는 없다"는 방침을 밝혀 비판이 일고 있다.
MBC노조에 따르면, 김재철 사장은 14일 임원회의에서 "앞으로 공채는 안 뽑는다"며 "보도부문을 중심으로 채용 조건, 고용 조건 변화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공채 직원 대신 계약직 직원을 상시 충원하겠다는 의미다.
김 사장은 7일 임원회의에서도 공채 제도를 없애고 전 사원을 프리랜서나 연봉제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PD들이 더 이상 파업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보도 부문에 이어 예능과 드라마 부문에서도 '계약직PD' 채용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장근수 MBC 드라마본부장 역시 5일 PD총회에서 "파업이 끝나면 드라마PD 전원을 계약직화하겠다. 3분의 1은 잘라내도 된다"며 드라마 PD의 전면 계약직화와 구조조정을 시사했다.
공영방송인 MBC가 앞장서서 비정규직 언론인을 양산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한 것을 놓고 MBC 구성원 뿐만 아니라 언론인 지망생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언론사 지망생들의 커뮤니티인 다음 카페 '아랑'에는 MBC 공채 제도 폐지 방침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 언론인 지망생은 "가슴에 칼이 꽂히는 기분"이라며 "기분 같아선 일 다 접고 KTX타고 서울가서 MBC 앞 1인 시위라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파업중인 MBC노조를 향해 "파업이 늦었다고 MBC를 살짝 원망도 했었다"며 "이번엔 지지말고 끝까지 싸워 승리를 쟁취하라"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다른 지망생도 "방송국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할 말이 있고, 못할 말이 있는데 구분이 안가나"라며 "정말 뻔뻔한 행동에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밖에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말 김재철 대단한듯. 이렇게 질타받으면서 끝까지 막장으로 나가다니" 등의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MBC노조 역시 공채제도 폐지 방침에 대해 "'영혼없는 기자와 PD'를 양산함으로써 MBC 보도와 시사프로그램에서 공정성의 씨를 말려 버리려는 것"이라며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은 자체 기획과 콘텐츠 제작 능력의 싹까지 없애 버리려 하고 있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2012년 1월 26일 목요일

MBC 기자들의 자기반성에 경영진은 답하라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26일자 기사 'MBC 기자들의 자기반성에 경영진은 답하라'를 퍼왔습니다.
[기고] 최진봉 텍사스주립대 저널리즘스쿨 교수

국민들로부터 조롱받는 자신들의 뉴스를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MBC기자들이 나섰다. 일선에서 제작하던 기자들이 편파보도와 친정부 성향의 뉴스제작으로 인한 공정성 추락으로 국민들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MBC 뉴스 프로그램의 정상화를 주장하며 25일 이른 아침부터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의 무기한 제작 거부에 들어간 것이다. 

일선 기자들의 요구사항은 MBC 뉴스를 이 지경으로 만든 장본인인 보도본부 간부들의 퇴진과 공정 보도를 통한 뉴스 정상화이다. MBC 기자들이 공정한 보도를 요구하며 전면적으로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의 제작을 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지금 MBC 기자들이 취재 현장에서 느끼는 기자로서의 자괴감과 위기감이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만큼 크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뉴스 프로그램은 일반 연예 오락 프로그램과 달리 보도 내용의 공영성과 공정성이 높을수록 시청률이 높다. 연예 오락 프로그램의 경우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이 시청률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중 하나로 작용하지만, 뉴스 프로그램의 경우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내용을 다루는 만큼 보도내용의 공정성이 시청률 결정의 중요한 변수가 된다. 그런데, 최근 MBC 뉴스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무늬만 공영방송인 KBS는 물론 상업방송인 SBS에도 뒤쳐져 주요 지상파 방송사중 꼴찌로 주저 앉았다. 


MBC 기자들의 제작거부 첫날인 25일 아침 기자들이 로비에서 출근길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렇게 MBC 뉴스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추락한 이유는 바로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캠프 출신인 김재철 사장이 취임한 이후 MBC 뉴스 프로그램이 정부 여당에 유리한 편파 왜곡 보도를 일삼아 뉴스 프로그램의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현 정권에 껄끄러운 내용을 다루려는 MBC의 대표적인 시사 프로그램인 (PD수첩) 제작진을 강제로 제작현장에서 쫓아내고, 5월에는 이에 항의하는 제작진에게 보복인사와 본보기 징계를 통해 공영방송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권력에 대한 감시 기능을 포기했었다. 그리고 급기야 9월에는 대법원의 무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PD수첩)‘미국산 쇠고기’편 제작진을 징계하고 간판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를 통해 정권에 굴종적인 사과방송까지 내보냈다.

이러한 편파보도로 인해 MBC 뉴스 프로그램의 신뢰도는 땅에 떨어졌고, 이는 곧바로 시청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MBC 뉴스 프로그램의 이러한 공정성과 신뢰도 추락의 불똥은 고스란히 현장에서 취재를 하는 일선 기자들에게 튀었다. 예전에 KBS 기자들이 취재현장에서 편파보도에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당했던 것처럼, 최근에는 정권 편향적인 MBC 뉴스 프로그램에 반발한 시민들이 MBC 기자들을 취재 현장에서 쫓아내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번 MBC 기자들의 제작 거부 전면 파업은 기자들이 취재현장에서 직접 느낀 위기감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방송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 공정성과 공영성을 잃어버린 MBC 뉴스 프로그램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를 몸소 느낀 기자들이 더 이상 국민들로부터 조롱받는 뉴스를 만들 수 없다는 처절한 몸부림인 것이다. 이제 MBC 뉴스 프로그램를 이지경으로 만든 장본인들이 자신들의 후배들인 기자들의 처절한 외침에 답해야 할 때다. 왜, 기자들이 사규에 따라 엄정히 대응하겠다는 MBC 경영진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뉴스 프로그램의 제작을 거부하고 나섰는지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지금 이 상태에서 MBC 뉴스 프로그램의 공정성과 신뢰도 회복은 보도본부의 인적 쇄신 없이는 불가능하다. MBC 뉴스 프로그램의 신뢰도 추락의 장본인인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 이들은 이미 이번 달 초 실시한 기자들의 불신임 투표에서 절대다수인 86.4%로부터 불신임을 받았다. 이러한 투표결과는 MBC의 내부 구성원인 기자들이 뉴스 제작과정에서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이 얼마나 편파적이고 불공정한 자세로 뉴스 프로그램을 제작했다고 느끼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쯤되면,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은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순리다. 조직 구성원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끝까지 자리에 버티고 있는 것은 안쓰럽다 못해 추하다. 지금이라도 깨끗이 물러 나는게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선배로 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김재철 사장도 이제 겸허하게 기자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징계 운운하며 국민이 주인인 MBC라는 공영방송을 살리기 위해 개인적인 불이익까지 감수하면서 제작거부에 나선 기자들을 협박할 것이 아니라, 이들의 조직을 위한 충정어린 요구에 사심을 버리고 국민의 입장에서 심사숙고하고 답해야 할 것이다. 정권은 짧고 역사는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