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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5일 금요일

“이대론 필패”? 조중동의 앓는 소리와 4·11 총선의 기억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0-05일자 기사 '“이대론 필패”? 조중동의 앓는 소리와 4·11 총선의 기억'을 퍼왔습니다.
[비평] 1년째 ‘박근혜 위기론’ 엄살, 야권은 후보단일화 구호만 난무

연일 앓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은 당이 한 바탕 뒤 엎어질 기세고,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등 일부 보수언론들은 연일 새누리당을 향해 “이대로는 필패”라는 강력한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
유승민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4일 비공개의원총회에서 “이대로는 대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 선대위 재구성을 비롯해 박근혜 후보에게 전권을 백지위임해야 한다”며, 박 후보를 제외한 당 지도부와 선대위원, 당직자 등의 총사퇴를 촉구했다.
경향신문은 5일자 16면 (유승민 “대구선 친박들 썩었다고 한다, 그게 현실일 수 있다”) 제하 기사에서 이날 의총에서 발언한 의원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에 따르면 이날 의총에서는 “부산도 매우 어렵다”(나성린), “2002년 보다 더 안좋은 분위기”(남경필), “쇄신이 없으면 필패”(윤상현) 등 다급한 발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5일 조선·중앙일보는 이 소식을 1면에 다뤘다. 동아일보는 이 문제를 사설로 지적했고, 조선일보는 4일 사설에서 민주당과 묶어 새누리당의 친박프레임에 강력한 비판을 가했다. 지난 4일 남경필 선대위 부의장의 “후보 빼고 다 바꿔야 한다”는 말을 통해 새누리당 내 위기론을 전한데 이어, 연이틀 이를 보도하고 있는 것이다.

▲ 동아일보 10월 5일자. 4면.

물론 새누리당은 현 상태를 충분히 위기로 받아들일 수 있다. 추석이 지났지만 여전히 여론조사 양자구도에서 박 후보가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 텃밭 부산에서는 야권 후보들이 치고 올라오고 있고, 총선에서 박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했던 충청권에서도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은 떨어지고 있다. 때문에 의원총회에서 나온 비판의 목소리는 어느 정도 심각한 우려를 담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동아일보는 5일 (세종시 약발 뚝…야성 회복…충청, 대선 흔든다)제하 기사에서 “한가위 민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에게 강한 경고음을 보낸 곳은 뜻밖에도 충청지역”이라며 “대구·경북·강원과 함께 박 후보를 떠받쳐온 충청이 흔들리자 새누리당도 크게 동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박근혜 후보 지지율이 대선 캠프를 갈아 엎을 만큼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을까? 그렇지가 않다. 박근혜 후보는 몇 년째, 언제나 40~45%를 유지해왔다. 추석 이후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도 최하 40.7%(YTN 박근혜-안철수 양자대결), 최고 47.8%(국민일보 박근혜-문재인 양자대결)를 기록했다. 어림잡아 44%대 전후로 평균이 나온다.

▲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4일 울산여자상업고등학교를 방문했다. 자신의 취약점인 젊은 세대, 자신의 강점인 여성을 동시에 감안한 듯 보인다. ©박근혜 캠프

현재의 여론조사 결과는 야권후보들의 지지율 상승에서 기인한 것이다.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졌기 때문이 아니다. 그런데 ‘위기론’이 번지고 있다. 잇따른 당 내 사건사고가 위기감을 키웠다고도 할 수 있었겠지만, 새누리당은 현영희, 현기환, 송영선 등 문제가 발생한 인물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내보내는 등 나름 성실하게 대응해왔다. 또 이것이 지지율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자당 후보의 지지율이 이렇게 견고하다면, 새누리당으로서는 자당 후보의 견고한 지지율을 바탕으로 야권 후보를 집중적으로 견제해 지지율을 낮추거나, 야권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는 정책·공약을 발표하는 것이 보다 자연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과 언론들은 적극적으로 ‘위기론’에 부채질 하고 있다.

▲ 조선일보 10월 5일자. 1면.

그 의도가 궁금한 가운데, 당장 5일자 조선일보 1면 지면배치가 눈에 띈다. 1면 톱기사는 ‘간첩’기사다. 곧바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대북관 관련 기사가 나온다. 모두 보수진영 유권자들에게 관심을 끌 만한 내용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기사가 바로 (새누리 “후보 빼곤 다 바꿔야”…박 “지금은 힘 모을 때”)다. 즉 1면의 흐름이 간첩→문재인 대북정책→새누리당 집권 위기 순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조금 더 과거를 돌이켜보면, 지금 이 상황이 묘하게 4·11총선과 닮았다. 당시 총선을 앞두고도 새누리당에서는 연일 앓는 소리가 나왔다. 공식선거운동개시일 전날인 지난 3월 28일, 이혜훈 당 종합상황실장은 “수도권뿐만 아니라 ‘텃밭’인 부산·경남까지 야권의 도전이 상당히 강해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 조선일보 3월 29일자 4면.

당시에도 여론조사의 결과는 새누리당으로서 결코 만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야권에서는 과반 이상을 자신했고, 새누리당은 공포에 떨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의 출범은 이러한 위기론의 결과물이다. 당은 명칭을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이상돈·이준석 등 외부인사를 영입했다.
또한 현역의원 상당수를 공천에서 배제하는 등 물갈이를 이뤄냈다. 물론 이것은 대부분 친이계 숙청 형태였지만 위기론과 맞물려 그 모양새는 ‘당 쇄신’으로 결론 났다. 반면 새누리당의 위기론이 가중될수록 야권의 도취감은 커졌다. 공천, 선거연합을 통해 지역 나누기에 매진했다. 새누리당이 연일 ‘변화·개혁’을 외칠 때, 야권은 ‘단일화'와 ‘정권심판’ 외 아무것도 없었다.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등도 야권의 승리를 점치며 새누리당의 위기를 강조했다. 조선일보의 2월 8일자 4면 (지역구 불출마 선언 눈물 글썽인 박근혜) 기사는 새누리당의 위기와 쇄신의지를 동시에 보여주는 좋은 예다.
결론은 새누리당의 과반 이상 승리로 끝났다. 각종 악재가 있었지만 보수표는 결집했고 보수언론들은 ‘박근혜의 힘’(동아일보, 중앙일보), ‘새누리 대역전, 야권 패배’(조선일보)라며 그제야 새누리당의 위기론 공세를 끝냈다.

▲ 중앙일보 4월 12일자. 1면.

이번 대선에서 4·11 총선의 기시감이 느껴지는 이유다. 아울러 최근 연이어 터지고 있는 친박계 비리, 골프논란 등 각종 악재는 ‘친박 쇄신’이란 말에 가려지고 있다. 야권은 어떨까? 새누리당의 위기감이 커질수록 야권에서는 후보단일화의 목표의식이 희박해지거나 단일화만 하면 승리한다는 도취감에 들 수 있다. 서민과 노동자들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 대신, 경제민주화와 후보단일화의 구호만 난무할 것이다.
새누리당은 분명 위기다. 박근혜 대세론은 이미 무너졌다. 하지만 1년에 비해, 무엇이 달라졌을까? 현재의 여론조사 구도는 문재인 후보의 상승국면을 제외하면 1년 전부터 이어지던 구도다. 오히려 현재 3자 구도에서 박근혜 후보는 크게 앞서고 있고, 양자구도에서도 오차범위 내 접전이다. 여권이 위기라면, 야권도 위기다. 아직은 분명히 3자 구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새누리당만 위기감이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  

2012년 5월 14일 월요일

'구럼비' 폭파 이후, '강정마을'이 언론에서 사라진 이유


이글은 미디어스 2012-05-14일자 기사 ''구럼비' 폭파 이후, '강정마을'이 언론에서 사라진 이유'를 퍼왔습니다.
진보언론, '구럼비'를 잇는 새로운 의제설정이 필요해

중앙일간지 속에서 강정이 사라졌다. 더 이상 그들의 지면 어디에서도 강정과 관련된 소식을 찾기 힘들다. 구럼비 바위 폭파를 앞두고 몇 주간은 모든 매체의 집중을 받았지만 4.11 총선과 함께 열기는 식었다.
사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존재한다. 단순히 ‘다른 이슈가 많다’기 보다는 중앙언론 입장에서 지금의 강정은 어떤 방식으로든 집중적으로 다루기 참으로 애매하기 때문이다.


▲ 구럼비 바위 폭파와 함께 건설이 진행 중인 제주해군기지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 4월 13일 경찰은 강정 모든 지역에 집회 금지를 통보했다. 동시에 무더기 연행이 이어졌다. 완전히 강경책으로 돌아선 것인데, 때문에 집회는 예전처럼 활발하게 진행되지 못한다. 종교행사만 허용되는 정도인데, 종교행사 역시 물리적 충돌을 빚을 경우 사제들이 연행 당할 정도이다.  
소요사태 대신 강정을 감싸고 있는 것은 제주도 행정부를 둘러싼 행정전이다. ‘산이 무너지고 사람이 다쳐야’ 지방의 사안에 관심을 갖는 중앙 언론의 입장에서는 흥미가 뚝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의 화두는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강정해군기지에 대해 ‘공사중징명령’을 내릴 것인가 아닌가 하는 점이다. 우 지사의 입장은 ‘민관복합형 해군기지 건설’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15만톤급 크루즈 2척 동시접안 가능한 항만’이라는 전제가 존재한다.
하지만 제주도와 국방부의 1,2차 검증결과 동시접안이 가능하다는 흔적을 찾을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결국 정상적인 형태의 민관복합항이 현재의 공사대로라면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사실이 알려진 직후 제주도 시민사회는 우근민 도지사가 ‘공사중지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그를 압박해왔다.
이들의 근거는 국토해양부장관 권한이 제주도지사에게 이양된 제주특별법(144조)이다. 공사중지명령은 ‘자치사무’이며 중앙정부의 감독권은 도지사가 법령을 위반하거나했을 때 실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공사중지명령을 내린다고 해서 사태가 금새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국토해양부는 제주도가 공사중지명령을 내릴 경우 지방자치법(169조1항)을 근거로 그 명령을 직권으로 취소·정지시킬 권한이 있기 때문이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회와 제주대 법학대학원 소속 교수들은 지방자치법 169조1항은 지방분권과 지방자치를 거부하는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우 지사가 공사중지명령을 내리더라도 장기간에 걸친 법정싸움을 피할 수 없다. 그리고 그 동안 지금처럼 공사는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강정주민 입장에서 더 최악의 시나리오는 우근민 도지사가 공사중지명령을 내리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우 지사는 최근 공사중지명령을 내리기로 한 시기를 두 달 동안 거듭 미루며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다. 16일로 예정된 실시간 시뮬레이션 재현을 통해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의 15만톤급 동시 접안에 대한 안전성 검증에서 해군에 유리한 결과가 나올 경우 계속 굳이 중지명령을 내릴 이유가 없다.
사실 우 지사의 애매한 태도는 이전부터 논란거리였다. 그는 지방선거 당시에도 강정 해군기지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드러내기보다는 ‘나에게 좋은 해결책이 있다. 당선 후에 확실히 밝히겠다’와 같은 화법으로 일관해왔다. 당선 후에도 어떤 특정한 태도를 취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사태를 방관해왔다.
특히 우 지사가 취하고 있는 기본 전제가 ‘민관 복합형 해군기지 건설’이라는 점에서 시민사회와 강정주민들의 요구와는 거리가 있다. 그는 당선 이후 제주도민의 눈치도 보고 해군과 국토부의 눈치도 보면서 이도저도 아닌 ‘기다려달라’식의 행보를 계속해왔다.
해군기지에 반대하는 쪽에서 우근민 제주도지사는 계륵이자 희망고문인 셈이다.
그가 망설이는 사이에 강정해군기지 공사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 동시에 경찰의 강경한 태도로 소요사태가 줄어들고 복잡한 행정전이 진행되면서 중앙언론들은 흥밋거리가 떨어진 강정 해군기지를 외면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활동가들과 강정 주민들의 힘을 빠지게 만든다. 지난 10일 와의 인터뷰에서 생명평화결사 조직국장 박용성씨는 강정을 다루는 중앙언론들의 태도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 인터뷰에서 박씨는 구럼비 폭파는 극히 일부에 불과한데, 언론이 호들갑스럽게 '구럼비가 다 폭파됐다'는 식으로 보도를 해 '강정 싸움은 끝났다'라는 패배의식을 심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해군기지 반대시위는 여전히 현재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방송사 노조와 재능교육의 파업이 그러하듯 거대권력을 상대로 하는 싸움은 지긋지긋하고 긴 여정이다. 그래서 어떻게 이 싸움을 지속가능하게 끌고 갈 것인가, 어느 시점에서 의제 설정을 통해 여론을 형성시킬 것인가가 주요 관건이 될 수밖에 없다.
사실 지속가능한 연대는 전세계에서 이뤄지고 있다. 노동자, 농민부터 비정규직 교수들까지 연대 의사를 밝혔으며, 시애틀부터 쿠바 하바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도시에서 강정 해군기지 반대 시위가 열리고 있다. 유명 인디밴드들을 초청한 평화콘서트가 강정에서 열렸고, 로스쿨 교수들은 세미나와 모의법정 등 학술적인 방법으로 제주도 행정부를 압박하고 있으며, 강정균 강정마을회장은 성균관대로 거리강연에 나섰다.
문제는 ‘구럼비’에 상응하는 제 2의 의제를 만들어내는 언론의 역할이다. 사실 언론은 그동안 ‘구럼비’ 바위에 해군기지를 대표하는 상징성을 부여했다. ‘구럼비’라는 상징은 대중들로 하여금 좀 더 강정 해군기지문제를 쉽고 편하게 생각할 수 있는 매개체였다. 동시에 ‘구럼비 파괴만큼은 꼭 막아야 한다’는 정서는 더 호소력을 지녔다.
하지만 구럼비 바위 발파공사가 마무리되고 경찰과 해군의 강경진압으로 인해 구럼비 발파를 막을 방법이 없는 것처럼 보이면서 오히려 대중들에게 이전만큼 관심을 보이지 못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여전히 강정주민의 삶은 이전처럼 하루하루 파괴되고 있으며, 해군기지 건설은 어느 쪽의 승리도 아닌 애매모호한 상태로 남아있다. 이 시점에서 언론들이 구럼비 폭파를 마지막으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잃어버린 여론 주도력’라고 할 수 있다.
여전히 강정의 매일매일은 극적이다. 활동가들과 주민들은 이제 예전보다 더 쉽게 연행되며, 108배와 미사와 같은 종교행사에 대한 압박도 점점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중앙언론은 지금의 강정을 흥밋거리가 떨어진 지루한 곳으로만 여기는 모양이다. 이것은 단순히 얼마나 자주 노출되느냐의 차원을 넘어 ‘어떤 방식으로 강정을 다룰 것인가’와 관련돼 있다.
파편화된 현재의 보도만으로는 강정은 독자들에게 흥미도 없고 복잡한 곳이기 때문이다. 이 파편들을 구체적인 언어로 잇는 거대한 의제 설정이 진정으로 요구되는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4.11 총선을 앞두고 보수 언론들은 뭔가 더 특별한 상황이 벌어진 것도 아니고 아직 영토권 분쟁의 상황도 아닌 데에도 특유의 프레임 구성으로 문제의 긴장감을 끌어올려 여론 형성에 이바지 했다, 그것이 불과 한 달 전이다.
상황은 그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진보언론들의 의제 설정이 중요해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준영 / '제주의 소리' 기자  |  mediaus@mediaus.co.kr

2012년 5월 4일 금요일

[사설]진보당, ‘당권파 기득권’ 허물지 않고 해법 없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2-05-04일자 사설 '[사설]진보당, ‘당권파 기득권’ 허물지 않고 해법 없다'를 퍼왔습니다.
4·11 총선에 나선 비례대표들의 경선 부정 파문을 둘러싼 통합진보당 내 계파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공동대표들이 어제 첫 회의를 열어 대책을 숙의했으나 조사 결과와 수습 방안에 대한 현격한 인식차만 노출했다. 예상한 바 그대로다. 이른바 당권파의 패권적인 당 운영과 안이한 사태 인식, 기득권 지키기가 주 요인이다. 회의에서 공동대표들이 정치·도의적 책임을 지고 도덕성 회복과 당 쇄신을 이뤄나가겠다고 다짐했으나 당내 기류 탓인지 울림이 없다.

진보당 사태에 대한 당권파와 비당권파 양측의 접근법을 보면 이들이 같은 당 사람들인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다. 이번 파문의 핵심인 비례대표직 사퇴 여부를 놓고 벌이는 공방이 대표적이다. 당권파는 이정희 공동대표를 사퇴시켜도 비례대표 1, 2, 3번은 포기하지 않을 태세이지만 비당권파는 선거의 정당성이 무너진 만큼 전원 사퇴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2, 3번은 대표적인 당권파들이다. 그 이면에는 연말 대선 정국에서 민주통합당과의 야권연대에 대비한 고도의 셈법이 깔려 있다는 관측이 많다. 19대 국회의원 13명 중 7명의 자파 의원을 거느린 당권파는 비례대표 2석을 내놓을 경우 다수파의 지위를 잃을 수 있다. 반대로 유시민 공동대표를 비롯한 국민참여당파는 원내에 진입할 기회를 얻는다. 양측의 동상이몽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당권파의 왜곡된 당 운영에서 비롯됐다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비례대표 2번인 이석기 당선자가 조사 발표를 앞두고 국민참여당 출신인 유시민 공동대표를 만나 ‘담합’을 시도한 일은 도덕성은 물론이고 진보의 자존심마저 내팽개친 당권파의 추한 모습을 고발한다. 이 자리에서 이 당선자는 유 대표에게 당권을 내줄 테니 당권파의 중앙당 지분은 유지해달라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당권파들이 이번 경선 부정을 여전히 가벼운 ‘관행의 문제’쯤으로 여기고 있다는 징표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이 당선자는 당내 민족·민주(NL)의 두뇌로 불리는 대표적 당권파라는 점에서 충격이 더하다. 2008년 진보정당 분열도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종북주의’와 같은 이념의 문제보다 다수 정파의 패권주의적 당 운영에 대한 소수파의 불만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일담이 전해진다. 

당권파의 ‘분파 패권주의’는 이번 파문의 시작이자 끝이다. 그런 당권파가 여전히 당 운영을 장악하고 있다. 비례대표 부정 경선 의혹에 대한 조사 착수 결정부터 발표 시기 조율, 향후 수습책 논의까지 거의 모든 과정이 그들의 통제 아래서 이뤄지고 있다. 그들이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책임을 엄히 추궁하며, 처절한 반성과 함께 재발 방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결국 당권파의 2선후퇴가 사태 해결의 첫걸음이라고 본다. 당권파들이 기득권을 지키려 발버둥칠수록 활로 모색은 더욱 힘들어질 뿐이다. 지금 그들에게 ‘죽어야 산다’는 경구 말고는 별다른 조언을 할 수 없다.

2012년 5월 1일 화요일

국정원, 총선 앞두고 北핵실험 정보조작?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5-01일자 기사 '국정원, 총선 앞두고 北핵실험 정보조작?'을 퍼왔습니다.
풍계리 남쪽 갱도 토사더미 근거로 핵실험 준비설...美전문가들 "원래 있던 것"


정보당국이 8일 제공한 미국 상업위성이 촬영한 풍계리 핵실험장 사진

4.11 총선을 나흘 앞둔 지난 8일 국가정보원으로 추정되는 정보당국은 기자들에게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어 핵실험 실시 예상'이라는 제목의 A4용지 두 장짜리 자료를 배포했다. 자료와 함께 국정원은 "북한이 3차 핵실험을 은밀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한 장의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미국의 상업위성인 '퀵버드'가 4월 1일 촬영한 사진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일대의 사진이었다. 

풍계리는 북한이 지난 2006년 10월과 2009년 5월 두 차례에 걸쳐 핵실험을 실시했던 장소로 3차 핵실험을 실시할 경우 유력한 실험장으로 꼽히는 곳이었다. 국정원은 이 사진에서 핵실험장 남쪽 갱도에 주목했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내 기존 2개의 핵실험 갱도 외 새로운 갱도를 굴착하고 있는데,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특이한 점은 갱도 입구에서 토사더미가 식별되었으며, 이 토사는 타지역에서 반입된 것으로 보이며, 3월부터 그 양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국정원이 낸 자료에는 위와 같은 설명과 함께 남쪽 갱도에 토사더미가 쌓여 있는 듯한 모습을 강조하는 표시가 돼 있었다. 사진과 함께 국정원은 "3월부터 그 양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토사더미가 늘어났다는 증거가 될 만한 다른 시기에 찍힌 사진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언론은 국정원의 이 자료를 근거로 북한이 3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당시 민주당은 "총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국정원으로 보이는 당국이 새삼 보도자료를 통해서 국민과 언론에 이 사실을 부각시키는 석연치 않은 점이 많아 보인다. 혹시라도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설익은 행동이 아니기를 바란다"며 이른바 '북풍' 가능성을 경고했다. 

우려대로 국정원의 이 자료가 조작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최근 제기되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는 지난달 27일 3월 8일, 3월 27일, 4월 18일에 미국 상업위성 '지오아이'가 찍은 현장 사진을 공개하면서 "풍계리 핵실험장 남쪽 갱도 토사더미의 크기는 대체로 변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토사더미가 있는 것은 맞지만 이는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파내진 것이며 8000㎥의 토사더미가 그대로 있다는 것이다.


ⓒSAIS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가 지난 27일 공개한 풍계리 남쪽 갱도 사진

이는 국정원이 남쪽 갱도의 토사더미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를 근거로 3차 핵실험이 준비중이라는 총선 사흘 전 주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이런 분석은 미국 정보기관 전문가를 통해서도 나온 바 있다. CIA와 국무부 등에서 근무했던 군사·정보 전문가 프레데릭 플라이츠는 지난 4월 18일 미국 의회 하원 외교위원회 북한 청문회 직후 기자들에게 "현장에 토사의 움직임이 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내가 파악한 정확한 정보로는 이는 늘 일어나는 일"이라면서 "북한이 단시일 내에 제3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은 50% 미만"이라고 말한 바 있다. 

존스홉킨스 한미연구소의 분석대로 남쪽 갱도의 토사더미는 이전부터 존재했던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물론 한미연구소가 제공한 이 사진에는 토사더미 부근에 외부의 도로와 연결된 탄광차 궤도가 새로 발견됐으며, 탄광차 행렬은 핵실험 장소에서 굴착된 토사들을 운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소 측은 밝혔다. 이와관련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연구원은 지난 27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006년 1차 핵실험과 2009년 2차 핵실험 장소였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핵실험용 갱도 굴착 움직임이 있다며 "이 사진들을 보면 북한이 지난 몇 달 동안 핵실험 준비를 해왔음이 분명하지만 언제 실험을 단행할 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핵실험 준비 징후가 있기는 하지만, 국정원이 지목한 남쪽 갱도에서 발견된 토사더미가 여기에 해당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한미 군 정보당국은 풍계리 남쪽 갱도가 아닌 서쪽 갱도를 3차 핵실험 유력 장소로 꼽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국정원이 총선을 앞두고 어설픈 정보 판단으로 자료를 낸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조태근 기자 taegun@vop.co.kr

2012년 4월 25일 수요일

한국경제 시한폭탄 째깍째깍, 모든 게 MB 탓?


이글은 프레시안 2012-04-25일자 기사 '한국경제 시한폭탄 째깍째깍, 모든 게 MB 탓?'을 퍼왔습니다.
[오민규의 인사이드 경제] MB 심판론, 검찰천하 그리고 민생문제

경제도 문외한, 정치에는 더 문외한이다. 하지만 4.11 총선 뒤 정국이 어떻게 흘러가는가 하는 것은 가 가장 관심 있는 '먹고 사는 문제'와 깊은 관련이 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정치와 경제는 서로 밀접하게 얽혀 있다. 특히 신자유주의 시대 들어와서 먹고 사는 문제, 즉 '경제' 문제가 각종 선거의 핵심 이슈가 아니었던 적이 있었던가?

4.11 총선은 '먹고 사는 문제'와 무관?

있었다! 이번 4.11 총선이 그러하지 않았는가? 이번 선거만큼 '경제' 문제가 무시당한 적이 없었다. 특히 야권연대 진영에서 두드러졌는데, 모든 쟁점은 결국 "집권세력(=MB) 심판"으로 수렴되었다. 때마침 터져나온 민간인 사찰 파문은 이런 현상에 기름을 부었다. 하다못해 이명박 정권 심판을 위해 '7-4-7' 공약이 물거품이 되었음을 지적하는 모습도 거의 보기 힘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총선은 2007년 대선과 비교된다.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에 아무리흠집을 내려 해도, 그가 내건 "경제, 반드시 살리겠습니다"라는 쟁점을 넘어설 수 없었다. 지난 대선에서는 아무리 정치적 쟁점을 제시해봐도 경제 문제로 수렴됐다. 반대로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은 복지·민생·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았지만, 야권은 모든 쟁점을 집권세력 심판으로 귀결시켰다.

상대적으로 야권에 비해 새누리당은 민생 문제를 강조한 편에 속한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철폐"를 비롯해 노동자 밀집지역에 출마한 일부 후보들은 '비정규직 정규직화'라는 공약까지 내걸었다. 민주노총의 이른바 '1-10-100' 계획(한 번에 열 개 법안을 100일 안에 쟁취한다는 계획)과 비견되는 것으로서, 새누리당은 '가족 행복 5대 약속'을 100일 내 맞춤형 입법화한다는 공약을 내세우기도 했다. 우선입법과제 핵심에는 비정규법(기간제법, 파견법) 개정과 사내하도급법 제정 등 비정규직 문제가 핵심을 차지한다.

다행일까? 불행일까? 새누리당의 민생 공약은 오히려 야권연대의 '민간인 사찰 MB 심판'이라는 정치 쟁점에 묻혀 크게 이슈화되지 못했다. 노동자 민중이 먹고 살만한 사회가 된 것도 아닌데, 4.11 총선은 그런 문제를 제대로 토론하지 못한 선거가 되고 말았다.


▲ 지난 3월 28일 출범한 민주통합당 산하 'MB·새누리 심판 국민위원회' ⓒ뉴시스

명박천하 가고 검찰천하 도래?

선거가 끝난 후 많은 이들이 '미래 권력 박근혜'의 세상이 열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4.11 총선의 최대 승자가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임에는 틀림없지만 아직 대권을 거머쥔 것은 아니다. '이명박근혜'라는 단어가 회자되기는 했지만, 새누리당과 박근혜 비대위원장 입장에서는 이명박 정권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것임에 틀림없다. 이명박 정권은 급속하게 '과거 권력'이 되어가고 있다.

따라서 일정한 과도기가 펼쳐지게 되는데, 엉뚱하게도 검찰이 이 시기의 주도권을 쥘 것으로 보인다. 우선 총선 시기에 민간인 사찰 재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노무현 정권 시기에도 조사심의관실 주도로 민간인 사찰이 이뤄졌다"는 청와대·새누리당의 방어 공세에 대해 조심스럽게 "노무현 정권 시기가 아니라 이명박 정권 시기의 것만 수사하고 있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어라? 이거 이명박 정권의 검찰이 한 말 맞아? 뭔가 수상쩍다. 노무현 정권 시기의 사건이라면 눈에 불을 켜고 뒤지던 검찰 아니던가? 검찰이 이명박 정권의 민간인 사찰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들을 확보하지 않고서, 과연 현 정권에 대해 이 정도의 자신감 있는 멘트를 쏟아낼 수 있을까?

또 한 가지 있다. '참고인' 신분으로 부를 때는 출두도 않고 입도 열지 않던 공직윤리지원관실 진경락 전 과장이, 오히려 '피의자' 신분이 되자 자진출두 후 입을 열기 시작한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이다. 게다가 그가 입을 연 대목은 청와대 민정수석실로부터 '증거인멸' 요청을 받았다는 것이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현재 법무부장관인 권재진 씨임을 감안하면, 검찰이 이 사실을 공개한 것 역시 주목할 만한 사건이다. 권재진 장관의 거취 문제와 상관없이, 향후 검찰 수사에 현 정부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좁아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래 권력'을 놓고 여야 대권 주자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사이, 당분간 '과거 권력'의 명줄은 검찰이 쥐는 상황이 펼쳐진다. 그렇다면 결론은? 검찰은 핵심적인 증거와 증인들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민간인 사찰 사건을 비롯한 과거 권력에 대한 검찰 수사는 계속될 것이고, 대선 때까지 핵심적인 정치 쟁점으로 비화될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런데 다시 한 번 '먹고 사는 문제'는?

과거 권력에 대한 수사, 여야 대권 주자들의 각축전으로 온 국민의 시선이 쏠리는 사이, 전세계적 경제위기의 여파는 점점 한국을 위협하기 시작하고 있다. 4.11 총선이 치러지던 바로 그 시기에 유럽과 미국 증권시장은 다시한번 폭락을 거듭했고, 그리스 채무위기 문제는 이제 스페인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여파는 정치권도 강타했다. 웬만한 유럽 국가들에서 스페인의 경우처럼 선거를 통해 과거 권력이 심판을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심지어 세계 자본의 입김에 따라 그리스와 이탈리아처럼 선거도 통하지 않고 정권이 교체되는 일을 겪기도 했다. 이제 독일과 함께 유럽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프랑스에서도 정권 교체가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의 4.11 총선은 세계 경제위기의 바람과 거의 무관하게 치러진 듯하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에서 정권이 교체된 핵심 이유는, 과거 권력이 경제를 망쳐먹었다는 대중의 불만 때문이었다. 사회당이 권력을 쥐고 있건, 보수세력이 권력을 쥐고 있건, 유럽 대중의 선택은 과거 권력의 경제정책 실패에 대한 심판이었다. 하지만 한국의 총선에서는 경제정책이 거의 쟁점조차 되지 않았고, 과거 권력에 대한 심판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한국 경제는 유럽에 비해 위기를 덜 타고 있었다는 뜻일까? 사실이다. 위기를 겪고 있는 나라들에서는 어김없이 재정긴축과 복지 삭감이 논의되었는데, 한국에서는 지난해부터 '복지 논쟁'이 벌어지는 기현상을 겪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경제는 위기를 '덜' 타고 있었을 뿐, 세계 경제의 격랑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아래의 경제 지표들을 보면, 한국에서 왜 경제 문제가 핵심 쟁점이 안 되고 있는지 의문스러울 따름이다.


위 자료는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치를 바탕으로 그린 그래프인데, 기업 소득은 해마다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는 반면, 가계 소득은 한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기업 소득 증가율이 가계 소득 증가율의 2~3배에 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위 자료의 노동소득 분배율(단위 : %)은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치이고, 10대그룹 사내유보율(단위 : %)은 매년 연말 기준으로 한국거래소와 상장사협의회가 발표한 수치를 바탕으로 그려본 그래프이다. 전체 국민소득에서 노동의 몫은 계속 줄어들고 있으며, 기업이 벌어들여 금고에 쌓아놓은 돈은 천정부지로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위기를 노동자 민중에게 전가시켜온 시스템, 언제까지 지속 가능할까?

앞의 자료들을 토대로 상황을 정리해보면 이렇다. "한국 경제가 다른 나라에 비해 위기를 덜 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기업들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만 그럴 뿐이다. 실제로 사내유보율과 기업소득 증가율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 않은가? 반대로 노동자를 비롯한 평범한 가정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 경제는 다른 나라 못지않은 위기를 겪고 있다. 경제위기를 끊임없이 노동자 민중에게 전가시킴으로써, 외관상 기업의 이윤율을 비롯한 각종 수치는 한국 경제가 위기가 아닌 것처럼 착시현상을 일으킬 뿐이다."

여기에 또 다른 착시현상 요소가 존재한다. 일체의 경제·사회적 쟁점을 'MB 심판'이라는 문제로 모조리 환원시켜 버리는 마이다스의 손, 야권연대의 존재 때문이다. 노무현 정권이 추진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MB 탓, 김영삼 정권의 시도를 넘겨받아 김대중 정권이 도입했던 정리해고·근로자파견제도 MB 탓, 노무현 정권이 밀어붙인 비정규직법도 MB 탓…. 모두가 집단 기억상실증에라도 걸린 것일까?

하지만 앞에서 본 것처럼 노동자와 평범한 가정들은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기에도, 이명박 정권 시기에도 끊임없이 경제위기의 대가를 치러야 했다. 현재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제위기 상황은 째깍째깍 시한폭탄처럼 한국으로 옮겨오고 있다. 시한폭탄의 뇌관이 될 지뢰밭이 곳곳에 숨어 있다.

△ 유가 폭등

총선이 끝나자마자 이명박 정권이 제일 먼저 한 것은 기름값 대책 발표였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를 제외한 모든 수단을 다 내놓았다. 핵심적으로는 정유 4사(SK,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가 97%를 독점하고 있던 정유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로 삼성계열사인 삼성토탈을 투입한 것이다.

삼성토탈은 앞으로 석유공사를 통해 알뜰 주유소에 저가로 기름을 공급하게 되는데, 그래봐야 기름값은 몇십 원 떨어지는 효과를 낼 뿐이다. 특히 1850원대를 오르락내리락 거리는 경유값의 등락폭에 따라, 화물트럭 기사들을 비롯한 운수업 노동자들의 생계가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다.

△ 조선업 위기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해 중소 조선소의 부도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그만큼 수주 물량이 떨어지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수주 물량이 떨어지면서 '저가 수주 경쟁'이 불 붙었는데, 배를 많이 건조해도 이윤이 얼마 남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다. 그나마 현금보유액이 많은 대형 조선소는 버티고 있는 반면, 자금 사정이 허약한 중소 조선소들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세계 최대의 선주사들이 몰려 있는 유럽의 재정위기로 인해, 유럽 선주사들은 발주한 선박 주문조차 취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LPG선이나 LNG선을 취소하고 벌크선으로 바꾸거나, 심지어 이미 건조한 선박에 대한 인도를 포기하는 일도 벌어진다. 조선업의 새로운 시장으로 각광받았던 드릴쉽이나 해양 플랜트 물량조차 취소되는 일이 벌어져서, 최근 대형 조선소에서도 일감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조선업 위기는 곧바로 한국의 조선소에서 일하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대량 해고 위기로 이어진다. 이미 정규직의 규모를 훌쩍 넘어버린 조선소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규모를 자유롭게 늘렸다 줄였다 하면서 자본가들이 위기에 대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중소 조선소 곳곳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하청업체의 폐업·도산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체불임금도 엄청나게 쌓여가고 있다.

△ KTX 민영화, 지하철 9호선 요금 인상

이 문제 역시 마이다스의 손, 야권연대는 모조리 MB 탓으로 돌리고 있지만, 쟁점이 거기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럽에 비해 한국 정부의 재정 상태는 건실한 것처럼 보이지만, 공기업이 안고 있는 부채를 포함하면 한국 역시 만만치 않은 재정위기 앞에 직면해 있다.민영화를 통한 특혜는 당연히 거대한 KTX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재벌들에게 돌아가겠지만, 정부는 이런 방식으로 공적 사업들을 하나둘씩 팔아치우며 공기업과 정부 부채를 메우려 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지하철 9호선 요금 인상처럼 위기의 대가를 노동자 민중에게 지불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우리는 KTX 민영화와 지하철 9호선 요금 인상이라는 방식으로, 유럽 노동자들이 겪었던 '재정긴축 정책'을 경험하기 시작한 것이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공공부문 인원 감축이나 임금 삭감, 연금·복지 축소 등의 공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 가계 부채 1000조 시대

정부가 위기를 노동자와 평범한 가정에게 전가해온 탓에, 정부의 재정위기 이전에 가계 부채 위기가 먼저 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멀리 갈 것도 없다. 2008년에 미국에서 발생했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가 바로 가계 부채 위기의 결과물이니 말이다.

주택담보대출을 장려하다가 부동산 거품이 폭삭 가라앉자, 늘어나는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해 많은 노동자와 가정들이 파산하게 된다. 결국 이들에게 빌려준 돈은 부실대출이 되어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을 주요 업무로 하던 금융기관의 파산으로 이어진 것이 바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였다. 가계 부채가 1000조 원을 돌파한 한국의 상황을 돌아보자. 과연 2008년 미국의 상황과 멀리 떨어져 있는가?

△ 부동산 경기 부양 대책

기름값 대책에 이어 이명박 정권은 곧바로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 총선이 끝나자마자 이런 대책 수립에 착수했다는 것은, 정권 스스로 경제위기의 징조를 상당히 느끼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부동산 거래량이 엄청나게 줄어들자, 한국에서도 미국처럼 부동산 거품이 폭삭 가라앉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이명박 정부가 준비하는 대책은 '거품의 크기를 더욱 키우는 방식'이다. DTI 규제를 완화 또는 폐지하는 것, 강남 지역을 투기지구에서 해제하는 것 등이 논의되고 있다.

부동산 거품을 더 키워서 거래량을 늘리겠다는 것인데, 당장 몇 개월 동안을 버틸 수 있는 대책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동산 거품이 터질 경우에는 예상보다 훨씬 큰 후폭풍을 맞을 수밖에 없다.

자, 시한폭탄들이 째깍째깍 작동을 시작했다. 이 모든 문제는 노동자 민중의 '먹고 사는 문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런 문제들까지 모조리 MB 탓으로 돌리기만 하면 해결되는 것일까? 다시 한 번, 앞으로의 핵심 쟁점은 대권을 둘러싼 권력 쟁투가 아니라 '먹고 사는 문제'일 수밖에 없다.



/오민규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정책위원

2012년 4월 23일 월요일

KBS 김인규도 칼질 시작…노조 “반드시 후회하게 해주겠다”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4-22일자 기사 'KBS 김인규도 칼질 시작…노조 “반드시 후회하게 해주겠다”'를 퍼왔습니다.
‘막가파’ MBC 김재철, 시사교양국 해체…‘언론 안한다’ 천명이네

KBS 사측이 4‧11 총선이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끝나자마자 파업 중인 새노조의 농성장에 경찰을 투입하면서 강경한 조치를 취한데 이어, 새노조 공추위 간사인 최경영 기자를 해고했다.


KBS 새노조는 20일 공식 트위터(@kbsunion)을 통해 “김인규 사장에게 보낸 조합원의 단체 문자메세지 중 최경영 기자 것만 문제 삼아 최 기자에게 해임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새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이날 중앙인사위원회를 열어 최 기자를 취업규칙, 성실·품위유지 위반으로 해임에 처하기로 결정했다. 사측이 내세운 해임 이유는 파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과 회사 경영진에 대한 욕설 구호, 김인규 사장에 대한 문자를 보내 비방한 것 등으로 알려졌다.


최경영 기자는 이날 밤 자신의 트위터(@kyung0)를 통해 “언론자유의 꿈, 공영방송의 희망은 꺾이지 않습니다. 쫄지 않습니다”라며 “잡초처럼 살아남아 우리 역사의 마지막 권위주의 잔당들을 청소하는데 일조해야지요”라는 심경을 밝혔다.


최 기자는 “전두환을 찬양하고 민정당을 구국의 청렴정당으로 칭송한, 그러고도 특파원, 국장, 본부장을 거쳐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언론특보까지 지내다가 KBS에 낙하산으로 다시 내려온 김인규 사장의 30여년 양지 인생은 우리의 왜곡된 언론사 그 자체”라고 비난했다.


그는 “해임이 최종 확정 되더라도 제 인생은 실패한 게 아닙니다”라며 “함께 비를 맞아준 친구들이 있었거든요. 언론자유와 공영방송 독립의 길, 함께 걸으면 길이 됩니다”라고 다짐했다.


이와 관련해 새노조도 이날 즉시 성명을 내고 “그런 욕설이 왜 나왔는지에 대해서는 사측은 아무 말도 안하고 있다”며 “경찰까지 동원돼 천막을 철거하면서 나이 어린 여성 조합원까지 토끼몰이를 하듯 폭력을 가하는 상황이었다. 욕설이 왜 나왔는지 이해가 되는가?”라고 맹비난했다.


노조는 “상식적으로 볼 때 사유가 안되는 이유로 해임을 내린 것을 보면 최간사의 활동과 새노조의 파업에 대한 보복행위라는 것이 명백해 보인다”며 “해임이라는 칼을 휘둘러 새노조의 파업을 어떻게 해 보려고 한다면 대단한 착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당신이 무엇을 기대하든 그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파업 투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당신의 자신감이 지나친 오만함을 반드시 후회하게 해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사측은 “오는 24일 오전 9시까지 업무에 복귀할 것을 명령하고 즉시 파업을 접지 않을 경우 앞으로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맞섰다.


한편 김재철 MBC 사장이 20일 임원회의에서 시사교양국 해체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조직개편안을 확정했다. 


MBC 노조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김재철의 막가파식 조직개편. PD수첩을 만드는 MBC시사교양국을 해체해 버렸습니다”라며 “또 계속 반기를 들어온 라디오본부도 라디오제작국으로 격하시켜버리고, 이 과정에서 노사단협도 완전히 어겨버렸습니다”라고 전했다.


노조는 “이는 철저히 PD수첩과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을 죽이기 위한 것”이라며 “뭐가 그리 초조한지, 하루가 멀다하고 사고를 치고 있네요. 자신이 휘두른 칼이 자기 목을 향하고 있음을, 곧 깨닫게 될 것”이라고 직격타를 날렸다.

마수정 기자

2012년 4월 22일 일요일

MB 청문회, 야권 재기의 디딤돌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4-12일자 기사 'MB 청문회, 야권 재기의 디딤돌'을 퍼왔습니다.
특별기획 '총선 분석과 정국 전망'(9)

4․11총선에서 야권이 확실히 패배했다. 그것도 야권이 의석 과반수를 차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차버리고 오히려 새누리당에게 과반수를 헌납한 형국이 돼버렸다. 야권의 실패 원인에 대해 지역구와 비례대표 공천 실패와 잡음, 야권 연대 파열음, 김용민 후보 막말 등을 이구동성으로 꼽고 있다.

필자는 여기에다 야당에 유리한 선거 프레임 설정 실패와 이에 따른 선거 주도권 상실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본다. 또 정치는 타이밍인데 이정희 통합진보당 관악을 후보 사퇴 사건과 노원을 김용민 후보 막말과 후보사퇴 권고 사건에서 보듯이 좌고우면하다 일을 그르쳤다. 사안에 대한 냉정하고도 정확한 판단이 마비돼 벌어진 일들이었다.

예를 들면 부산에서는 새누리당 문대성 후보의 석박사 학위논문 표절 사건과 하태경 후보의 친일 망언 사건 등이 잇따라 문제가 되고 경북 포항에서는 김형태 후보의 반인륜적 성범죄 의혹 사건이 문제가 됐다. 당연히 야권은 이를 줄기차게 물고 늘어졌다.

서울 후보보다 몇 배 더 큰 허물이 지방에서는 별것 아닌, 희한한 한국사회

하지만 이들 사안들은 멀리 지방에서 벌어진데다 새누리당 세력들은 오래 전부터 이와 유사한 전력이 있었던 터여서, 그리고 여기에다 보수언론의 의제 설정 외면하기 등이 겹쳐 그 악영향이 전국으로 확산되지는 않았다. 이곳은 사실상 새누리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는 곳이 아니었던가. 그리고 그 결과도 그랬다. 범죄에 가까운 일들이, 국회의원이 되기에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통할 것들이 죄다 면죄부를 받은 격이다. 그 지역의 유권자 특성이나 성향, 분위기 등을 고려해야 함에도 민주당은 이를 외면했다.

하지만 서울과 서울 인접 위성도시의 유권자들은 부산이나 포항 지역 유권자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이곳에서는 늘 여야 간 치열한 다툼이 벌어져왔다. 부산이나 포항에서 문제가 된 것보다 그 강도가 훨씬 낮은 도덕성 문제나 성 관련 문제도 큰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 더군다나 그 진원지가 국민들이 상대적으로 더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진보진영일 경우는 더욱 그렇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 민주진보 진영에서는 억울하다고 여길 수도 있겠다.

실제로 사건이 터져 나왔을 때 민주진보 진영에서는 왜 언론이 같은 잣대로 문제를 다루어주지 않느냐고 하소연했다. 심지어는 조중동이 제기한 프레임, 예를 들면 김용민 후보 사퇴를 들어주면 조중동에 끌려 다닌다고 판단한 젊은층이 민주통합당을 버린다는 협박성 논리까지 나왔다. 지도부도 결단을 하지 못하고 뒤늦게 후보사퇴 권고라는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했다. 문제가 된 후보와 당 어느 누구도 버리면 산다는 즉, 捨卽生의 참뜻을 알지 못했다. 捨卽死만 알았다. 자신이 아닌 다른 당의 허물 있는 후보에게만 이를 요구했다. 사안이 전혀 다르다는 이유를 달며.

숲 밖에서 숲을 보지 못하고 숲 안에서 나무만 본 민주진보진영

하지만 많은 유권자들은 이를 엄격하게 구분하지 않고 오십보백보처럼 여겼다. 민주진보 진영은 이들 사건을 재빨리 매듭짓지 못하고 우물쭈물 하다가 표를 다 갉아먹은 뒤에야 조치를 내놓았다. 숲 밖에서 숲을 보지 못하고 숲 안에서 나무만 보다 벌어진 일들이었다. 하지만 이들 사안들은 아직까지는 민주진보진영의 숙명으로 받아들여 그것에 걸맞게 전략을 세워 행동하고 결단하는 수밖에 없다는 점을 깊이 깨달을 필요가 있다.

이번 총선에서 패한 민주통합당은 한명숙 대표사퇴와 문성근 대행체제로 전환된데 이어 5월4일부터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해 6월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치르기로 했다. 이런 체제정비보다 더  중요한 일은 정확한 패인 분석과 이를 교훈으로 삼아 앞으로 있을 12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전략을 짜는 것이다. 혹자는 그래도 수도권에서 완승을 했기 때문에 야당이 울상만 짓고 있을 필요는 없다고도 한다. 하지만 애초 야권이 생각한 총선 승리-이명박 정권 청문회 및 심판-대선 승리라는 큰 밑그림에는 상당 부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야권이 생각했던 국회 국정조사와 청문회 대상은 4대강, 이명박 대통령 사저 신축 관련 부정의혹과 측근․친인척 비리, 종편 선정 과정과 공영방송 장악, 민간인 불법사찰과 은폐 등 크게 4가지로 볼 수 있다. 이들 4대 청문회는 국민의 관심도도 높고 여대야소든, 여소야대든 19대 국회에서 반드시 해야 할 부분이다. 



4대 청문회는 국민의 절대적 요구, 새누리당 반대 명분 없어
국민을 대신해 행정부를 견제․감시하도록 국회에게 국정조사권을 주었으므로 필요한 때,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 속 시원히 파헤쳐 국민에게 알릴 의무가 여야 국회의원 모두에게 있다. 비록 야당이 소수라 할지라도 국민은 과반에 가까운 의석을 주었으므로 국민의 공감대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국정조사권 발동을 요구할 수 있다. 만약 여당이 다수당이라고 해서, 자신들에게 불리할 수 있다고 해서 야당의 이런 요구를 묵살하거나 축소하려 든다면 오히려 오만하다는 비판을 국민들로부터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국정조사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대상, 증인 선정과 관련해서는 여야의 견해가 엇갈릴 수 있으나 국정조사 그 자체를 새누리당이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새누리당 안에서도 야당이 국정조사 요구를 제기할 경우 적극적인 협력을 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이미 나오고 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속마음을 비교적 잘 읽고 있는 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상돈 새누리당 비대위원은 지난12일 아침 ‘손석희의 시선집중’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수도권 유권자들은 현 정권에 대해서 대단히 비판적이라는 것이 이번에 다시 한 번 확인됐다. 그래서 대선에서 그것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현 정권에서 부정적인 면을 갖다가 대선 전에 털어내는 것이 그들의 마음을 잡는 데 가장 중요하다"며 "예를 들면 민간인 사찰 문제가 당장의 문제가 되겠다. 그 외에도 야권이 주장하고 있는 것들이 꽤 있지 않나. 과거 이명박 정권에서 있었던 종편 허가 과정이랄까, 4대강 사업의 배경이랄까, 이런 것에 대한 집요한 공세를 펼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거기에 대해서 우리 새누리당이 말하자면 현 정권과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만 한다."며 국민적 의혹을 사고 있는 사안들에 대해 야권과의 적극적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시 보곺은 "살인마! 전두환", 노무현 같은 청문회 스타 나올까?

그가 열거한 내용에다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문제와 측근․친인척 비리만 보태면 바로 4대 국정조사가 된다. 여야가 만약 합의해 19대 국회가 6월부터 개원해 7월부터 청문회가 열린다면 국민들의 눈과 귀는 여기에 쏠릴 것이다. 1988년 5공 청문회의 추억을 지니고 있는 40대 중반 이후의 사람들에게는 잠시 타임머신을 타고 젊은 시절로 돌아가게끔 해줄 수 있다."살인마 !전두환"을 외치던 야당의원의 모습이 새삼  떠오른다.
물론 그 당시의 청문회 열풍이 24년 만에 다시 불어 닥치고 노무현과 같은 청문회 스타가 나오려면 야당은 지금부터 밤을 새워가며 철저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자칫 차려준 밥상마저 제대로 먹지 못한다면 대선 승리를 향한 발걸음은 더욱 무거워질 것이다. 4대 청문회를 열풍 못지않은 인기 국민 청문회로 만든다면 박근혜가 다시 쌓아올려 더욱 튼튼해진 새누리성이라 할지라도 서서히 허물어지기 시작할 것이다.

안종주 기자

4·11 총선 이후 주도권 회복 위한 우파의 공세를 저지하자


이글은 레프트21 2012-04-20일자 기사 '4·11 총선 이후주도권 회복 위한 우파의 공세를 저지하자'를 퍼왔습니다.

4ㆍ11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과반을 확보하자 우파 진영은 이 기회를 이용해 그동안 잃었던 정국 주도권과 정치ㆍ이데올로기적 우위를 되찾으려고 나서고 있다.
북한 로켓 발사를 빌미로 안보 위기론과 색깔론을 조장하고, 제주 해군기지 공사 등을 강행하려 한다. 언론 파업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도 계속되고 있다. 수원 여성 살해 사건을 빌미로 범죄 공포를 부추기며 법 질서 강화 등 우파 의제를 강화하려고도 한다.
그동안 진보진영이 정치ㆍ이데올로기적 우위를 차지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우파는 무상급식을 막으려다 서울시장 자리를 잃었고, 이명박은 공정사회를 위한 ‘재벌의 사회적 책임’에 관해 말해야 했다.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도 복지국가를 내세워야 했고, 새누리당은 어울리지도 않는 ‘경제민주화’를 정강에 넣어야 했다. 이 때문에 박근혜는 보수 논객 전원책에게 “보수의 적”이라는 소리까지 들어야 했다.
이처럼 궁지에 몰렸던 집권당이 오히려 총선에서 과반을 얻은 만큼 우파는 그동안의 수모를 되갚을 절호의 기회로 삼고 싶을 것이다. 총선 개표 방송에서 전국을 뒤덮는 붉은 물결을 보면서 의회에서의 세력관계 뿐아니라 실제 사회 세력 관계도 우파들이 압도하는 상황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우파들은 첫째, 민주통합당을 흔들어서 내부 분열과 우경화를 압박하고 있고, 둘째, 통합진보당을 ‘종북’좌파로 마녀사냥하고 있다. 북한 문제는 이 두 공격의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북한 로켓 발사 직후 통합진보당이 ‘북한 제재에 반대한다’는 논평을 내자 “북한의 잘못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내용이 전혀 들어 있지 않다. … 통합진보당과 손잡은 민주통합당은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답하기 바란다”고 공격했다.
통합진보당을 ‘종북’ 좌파로 공격하면서 동시에 민주통합당의 우클릭을 압박한 것이다. 이를 통해 이들은 ‘평화와 복지’ 대신 ‘안보와 성장’이라는 우파적 의제를 다시 사회에 강요하려 한다.
사실 우파 결집과 현행 선거제도의 모순 덕분에 새누리당이 과반을 차지했지만, 전국적 득표수에서 새누리당이 앞선 것은 아니다. 즉 실제 사회적 세력관계가 우경화된 것은 전혀 아닌 것이다.
그러나 우파는 선거 결과를 과장해 계급세력 균형의 반동을 시도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우파의 공세에 뒤로 물러선다면 기성 정당들이 모두 ‘좌클릭’에 나설 정도로 진보진영에게 유리했던 정치 지형이 후퇴할 수도 있다. 이것은 피억압 대중의 사기와 투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시도를 저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번에도 어김없이 민주통합당은 ‘엑스맨’ 구실을 하며 우파들의 공세에 굴종하고 있다. 조중동 등 보수언론은 민주통합당이 선거에서 패배한 것이 통합진보당과 야권연대를 하면서 중도층 유권자에게 안보 문제 등에서 불안감을 준 탓이라며 이를 부추겼다.
이들은 또 ‘통합진보당의 주요 인사들은 과거 민혁당 사건에 연루된 종북좌파’라며 마녀사냥에 몰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이 요구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행위 규탄 결의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하며 친제국주의 부르주아 정당으로서 본색을 드러냈다.
뿐만 아니다. ‘엑스맨’ 김진표는 16일 “왜 중도층을 끌어안는 데 실패했고,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했는지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고, 문재인은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중도층의 지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안정감 있는 변화를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은 선거가 끝나자 청와대 불법 사찰 건에서도 한마디 말을 하지 않고 있고, 제주 해군기지에 관해서는 전혀 관심도 두지 않고 있다.
문제는 통합진보당 등이 우파의 공세에 단호히 맞서면서, 우파에 굴종하는 민주통합당을 비판하며 독자적 투쟁을 강화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점이다.
책임 전가
이런 태도에는 일부 자유주의 언론의 선거 평가가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 새누리당에게 밀린 것은 중도층을 박근혜에게 빼앗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는 우파의 공세에 무장해제를 촉구하는 구실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는 ‘박근혜는 중도층을 끌어들여 승리한 반면, 야권은 한미FTA, 제주 해군기지 등에서 너무 과격한 입장을 취한 게 문제였다’는 식으로 평가한다. ‘김용민 막말’ 책임론, ‘해적기지 발언’ 책임론 등 온갖 적반하장식 책임전가 논리도 제기되고 있다.
“유권자들에게 쇄신하는 이미지를 주면서도, 현 정부와 전면적인 결별을 통해 전쟁으로 가지 않고 조화시킨 것”(경희대 교수 김민전)이 박근혜의 장점이었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박근혜의 이런 기만적이고 어정쩡한 비MB 차별화는 그의 정치 수완을 보여 주기보다는 오히려 곤란한 처지를 보여 준다. 지금 박근혜는 우파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이명박과 차별화도 해야 하지만, 또 우파 결집을 위해 이명박을 쉽게 버릴 수도 없는 모순에 처해 있다.
사실 박근혜가 중도층 유권자를 흡수했다는 주장은 사실 관계에서도 맞지 않다.
4년 전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정당 득표는 642만여 표였다. 여기에 자유선진당과 친박연대의 정당 득표를 더하면, 우파 3당의 정당 득표는 985만 표였다.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얻은 전국 정당 비례 득표는 912만 표였고, 자유선진당을 더하면 981만 표다. 충청권 지역구 약진도 절반은 충남에서 자유선진당의 의석을 뺏어온 것이다.
그 결과, 18대 총선에선 우파 정당 당선자수가 185명이었는데, 이번엔 157명에 불과하다. 새누리당 과반 확보는 다른 우파 정당들의 지지가 새누리당으로 집중된 결과에 불과한 것이다.
의 기사가 스스로 인정하듯이 “김용민 막말 파문에 영향을 받았다는 사람은 30퍼센트 미만이고, 정권심판론, 민간인 불법사찰 등에 영향을 받았다는 사람은 그 두배”였다.
결국, “부동층의 4분의 3 가량이 야권 성향인데 이런 사람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지 못한 것”(서강대 서복경 교수)은 민주통합당의 약점에서 원인을 찾을 수밖에 없다.
진보적 차별성이 두드러지지 않고 새누리당과 뭐가 다른지 신뢰를 주지 못한 민주통합당의 정권심판론에서 사람들이 진정성을 찾기 힘들었던 것이 진짜 문제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정체도 불분명한 중도층을 확보하려 ‘우클릭’하겠다는 민주통합당을 추수하는 것이 아니다. 민주통합당의 중도화 전략은 오히려 우파적 의제를 강화해 우파의 주도권 회복에 이용될 뿐이다.
박근혜당의 불안정한 승리는 이명박과 박근혜 사이에 잠재적 갈등 가능성을 그대로 유지해 놨다.
진보적 의제로 계속 저들을 압박할 때만 우파들의 분열이 가시화되고 투쟁에서도 선거에서도 지금보다 더 유리한 기회가 조성될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정치적 좌우 양극화와 그 속에서 통합진보당이 상대적으로 민주통합당보다 더 성장한 것은 우파 정권 아래서 진보정치의 대안과 실천에 대한 기대감이 성장하고 있다는 걸 보여 준다.
진보진영은 불가피한 경우에 선택적 야권공조를 하는 유연성을 배제하지는 않으면서도, 무엇보다 독립적인 대안과 투쟁을 중심으로 우파의 공세에 맞서야 하며, 언론 파업 등 각종 투쟁을 연결시켜 계급투쟁적 방식의 반우파 투쟁을 건설해야 한다.

김문성

2012년 4월 20일 금요일

검찰, 아직도 '형님·시중' 들고 있나?


이글은 프레시안 2012-04-19일자 기사 '검찰, 아직도 '형님·시중' 들고 있나?'를 퍼왔습니다.
'실세' 수사한다던 검사들, 다 어디 갔어, 이거?

불과 3~4개월 전만 해도 정국 핵심 이슈였던 이명박 대통령 측근 비리 의혹이 사라지고 있다. 검찰이 호기롭게 칼을 빼어 든 의혹은 한 두 건이 아니었지만 검찰은 4.11 총선 정국을 거치면서 '복지부동'했다. 여론에 떠밀려 민간인 사찰 재수사만 만지작거렸을 뿐이다.

특히 MB정부 최대 실세 이상득 의원 관련 수사는 지지부진, 지리멸렬이다. 자원 외교 관련 비리, 한예진 사태 등 또 다른 굵직한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은 외국에 나가 있는 핵심 피의자의 입만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이 권력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데는 '무기력증'에 걸린 검찰의 책임도 크다.


 ▲ 이상득 의원 ⓒKBS 화면 캡쳐

검찰, SD 비리 "신빙성 있다"더니…이상득-한상대 수상한 관계 때문?

민간인 사찰 사건은 그나마 주목이라도 받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의 "장롱 속 7억 원" 수사는 온데간데 없다. 7억 원의 존재가 불거진 게 지난해 12월 초다. 이후 이 의원은 소명서를 통해 "장롱에 보관하던 개인 돈"이라고 설명해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음을 사실상 시인했다. 4개월이 넘게 흘렀지만 이 의원은 단 한번도 검찰에 소환된 적이 없다.

오히려 이 의원은 검찰 수사를 비웃듯 지난 3월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주말 남미 볼리비아에 다시 갑니다. 6번째 출장입니다. 볼리비아 자원외교가 의미 있는 결실을 맺게 될 것 같습니다"라고 적고 볼리비아로 날아갔다 지난 1일 돌아왔다. 대통령 특사 자격도 아니었다. 2009년 야심차게 시작한 볼리비아 리튬 광산 개발 외교는, 리튬 전지 부품 외교로 쪼그라들었다.

검찰의 태도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이상득 의원의 '장롱 속 7억 원' 의혹은 당초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가 맡았었다. 특수3부는 장롱 속 7억 원 의혹, 제일저축은행금품수수 의혹, 김학인 한예진(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 공천 헌금 의혹 등 세 갈래의 수사를 맡고 있었는데, 돌연 저축은행 합동수사단이 이상득 의원 사건을 통째로 가져가 버렸다.

합수단은 대검 중수부의 지휘를 받는다. 대검 중수부는 한상대 검찰총장의 '직할 부대'다. 한상대 총장이 직접 이상득 의원의 사건을 챙기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지난달 6일 사건을 사실상 회수해간 것이다. 당시 합수단 관계자는 "저축은행 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 의원이 프라임 저축은행으로부터 퇴출저지 로비 명목으로 수억 원을 받았다는 자료를 입수했다"며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이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은 검찰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상득 의원에 대한 수사는 SLS그룹 구명로비 의혹에서 시작됐는데, 사건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특수3부로 떠넘겨지다시피 했던 건이었다"며 "막상 수사가 시작되고 SD(이상득) 관련 의혹들이고구마줄기 캐듯 나오자 심재돈 특수3부장이 상당히 흡족해했다"고 내막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검사까지 파견받아 막판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는데 돌연 중수부로 사건이 넘어가자 내부적으로 불만이 상당했다"고 말했다.

한상대 총장의 이해할 수 없는 처신이었다는 말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한상대 총장과 이상득 의원의 특수 관계에 주목하는 인사들도 있다.

여권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한상대 총장의 장인이 박정기 씨인데, 박정기 씨가 이상득 의원의 육사 14기 동기생이다. 박 씨와 이 의원의 친분은 남다르다. 이상득 의원 수사를 갑자기 한상대 총장이 맡겠다고 나선 것은 컨트롤에 한계가 있는 중앙지검에 사건을 맡기기보다, 자기 선에서 이 건을 다루겠다는 의지 표명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정권 실세 연루" 카메룬 다이아 스캔들…오덕균 입만 바라보는 검찰

이상득 의원이나, 이 의원 측근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사건들은 더 많다. CNK 카메론다이아몬드 스캔들이 그렇다. 검찰은 지난 1월 말 외교부를 압수수색하며 대대적인 여론 몰이에 나섰다. 그러나 이후 별다른 진전은 보이지 않는다. 오덕균 CNK 대표의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확보와 관련해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차장 연루 의혹도 제기되고 있지만 검찰이 밝혀낸 부분은 없다. 박 전 차장은 이상득 의원 보좌관 출신이다.

현재 핵심 피의자인 오덕균 대표가 아프리카로 떠나 "귀국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고, 검찰은 오 대표의 입만 바라보고 있는 형국이다. CNK 관련 의혹이 불거진 후 한참이 지난 3월 27일 CNK 자회사를 압수수색 하는 등, "'늑장 수사'에 '곁가지'만 쳐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태근 의원이 "정권 실세 2명이 CNK 주식(BW)을 헐값에 사들였다"고 의혹을 제기했지만, 검찰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관련해 이 대통령의 친인척과 측근, 그리고 오덕균 대표의 '인연'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과 가까운 친인척 A 씨와, 서울시장 시절부터 가까운 측근 B 씨, 그리고 오덕균 대표가 서울 시내 한 교회에서 친분을 쌓았다는 것이다. 오 대표가 이 대통령 주변인물들에게 접근한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방통대군', 'MB 멘토'로 정권 실세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의혹도 규명돼야 할 부분이다. 검찰은 지난 2월 13일 최 위원장이 2008년 추석 직전 친이계 의원 3명에게 3500만 원을 전달했다는 의혹, 2009년 미디어법 처리 직후 국회 문방위원들 측에 500만 원이 담긴 돈봉투를 살포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 수사를 개시했다. 그러나 이후 감감 무소식이다.

김학인 전 한예진 이사장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최 전 위원장의 '양아들 격'인 정용욱 전 방통위 정책보좌관에 대한 수사도 사실상 중단됐다. 의혹이 불거지기 직전 동남아로 떠난 정 전 보좌관을 소환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정 전 보좌관은 김 전 이사장 외에도 각종 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 선거 당시 정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명박 대통령의내곡동 사저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는 검찰은 아무런 결과물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무려 6개월 전 터진 사건인데도 그렇다.



/박세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