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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12일 화요일

이상득-라응찬 '상촌회 게이트' 이제야 밝혀지나?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3-02-12일자 기사 '이상득-라응찬 '상촌회 게이트' 이제야 밝혀지나?'를 퍼왔습니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5일 '신한은행 사태'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남산 3억원' 의혹과 관련하여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이상득 전 의원을 각각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개혁연대는 "신한사태의 핵심 사안 중 하나인 이른바 '남산 3억원'이 라응찬 전 회장의 지시로 이뤄진 것이며 그 최종 행선지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에게 전달된 것이 명백하게 드러났다"며 당사자인 라응찬 전 회장과 이상득 전 의원을 고발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차명계좌를 이용한 비자금 조성과 돈을 건네받은 혐의로 라응찬 전 회장과 이상득 전의원을 고발한 경제개혁연대 사건을 '금융조세조사3부'에 배당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사건은 지난 2010년부터 불거진 사건인데 그동안 실체는 계속 밝혀지지 않고 있다가 MB말기에 조금씩 그 진실이 드러나는 모습을 보입니다. 과연 사건의 본질과 문제점, 그리고 앞으로의 모습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라응찬과 이상득의 '남산 3억원'

이번 사건의 핵심은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진짜로 이상득 전 의원에게 돈을 주고 이상득 전 의원은 그 돈을 받았느냐는 점입니다. 이 사건이 밝혀지게 된 배경은 일명 '신한은행 사태'입니다.

'신한은행 사태'는 라응찬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 간 경영권 다툼에서 불거진 내부비리 사태로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라응찬 전 회장은 무혐의,신상훈 전 사장과 이백순 전 행장에 대해서는 각각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사건입니다.


지난 '신한은행 사태' 재판 과정에서 전 신한금융 사장의 비서실장 박모씨는 2008년 2월 신상훈 이백순 행장이 '라응찬 회장의 지시'라며 현금 3억 원을 준비하라고 해서 돈을 마련해 남산자유센터 주차장에 있는 이백순 행장 차의 트렁크에 실어줬다고 진술했습니다.
당시 검찰은 이백순 전 행장이 라응찬 전 회장의 지시로 2008년 2월 남산자유센터 주차장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에게 3억원을 전달한 혐의는 확인했지만, 이 돈이 이상득 전 의원에게 갔다는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라응찬 전 회장을 무혐의 처리했습니다.
그러나 이백순 행장 비서실 송모씨가 "남산자유센터 주차장에서 전달한 3억원이 이상득 의원측에 전달됐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돈을 전달할 때가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직전이어서 당선 축하금으로 전달되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함으로 새로운 국면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MB정권 실세 중의 하나였던 '상주촌놈회'

MB정권 중에 우리는 흔히 '영포회','6인회'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이 모든 사조직은 MB정권에서 소위 잘나가는 권력형 모임을 뜻하는데, 이에 못지않은 조직이 '상촌회'(상주촌놈회)라는 조직입니다.
라응찬 전 회장은 상주 출신 인사들로 구성된 '상촌회' 회장이었으며, MB정권의 실세였던 이상득 전 의원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천신일 세중나모 회장들과 친분이 두터웠다고 알려졌습니다.
상촌회가 MB정권과 많은 유착 관계를 보였다는 증거는 경북 상주 출신 인사들이 유독 MB정권에서 많은 인맥 파워를 보였고, 경북 상주가 '정권 실세 지역' 중의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 2011년 기준 경북 상주 출신 인사들의 직책

앞서 말한 라응찬 전 회장과 류우익 통일부 장관,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은 모두 '상촌회' 멤버였으며, 이희원 안보특별보좌관,이상우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 의장 모두 경북 상주 출신이었습니다. 여기에 이성규 서울지방경찰청장과 이홍기 3군사령관도 역시 상주가 고향이었습니다.
특히 라응찬 회장이 2000여개 차명계좌로 50억 원 이상의 자금을 불법 운영한 의혹이 발생하던 '신한은행 사태' 당시 류우익 주중대사를 만나러 라 회장이 중국까지 갔던 의혹이 제기된 적도 있었습니다.

영포회라 부르는 포항 출신 인사들이 MB정권에서 승승장구했던 만큼 경북 상주 출신 인사들도 라응찬 상촌회 회장을 중심으로 정부 요직을 두루 장악했으며, 이는 MB재임 중 자행됐던 '지역 편중 인사'로 손꼽을 수 있습니다.

'똑같은 검찰조직, 이제는 가능한가?'

이번에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는 지난 '신한은행 사태'때 수사를 했던 곳입니다. 그런데 당시 검찰은 2008년 2월 남산자유센터 정문 주차장 입구에서 누군가에게 돈을 준 사실은 맞지만 누가 받았는지를 밝히지 못해 라응찬 전 회장을 무혐의 처리했습니다.
똑같은 조직인데 이번에는 가능할 수도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된 배경은 당시 입증하지 못했던 고려대 출신의 금융조세조사3부 이중희 부장검사가 승진해서 나가고 김한수 부장검사가 지난해 임명됐기 때문입니다.

▲ 검찰 조직 내 고려대출신 주요 보직간부. 출처: 국민일보

MB정권에서 고려대 출신 인사들이 대부분 승진하면서 검찰 내 실세로 자리 잡았는데, 당시 신한은행 사태를 수사했던 이중희 부장검사와 '상촌회' 노환균 법무연수원장은 모두 고려대 출신이었습니다. 

이번에 수사를 맡게 된 김한수 금융조세조사3부장 검사는 숭실고등학교를 나온 서울대학교 출신입니다. 여기에 검찰총장 후보로 나선 김진태(경남 사천,서울대),채동욱(서울,서울대),소병철(전남 순천,서울대) 모두 MB정권에서 검찰을 쥐고 흔들었던 대구,경북,고려대 라인이 아니라는 점이 지난 수사와는 다르게 라응찬 전 회장과 이상득 전 의원 간의 돈거래를 밝혀줄 수 있으리라는 예상을 하게 만듭니다.

또한,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MB정권과의 차이를 나타내기 위한 수단으로 검찰 수사를 더 강도있게 할 수도 있다는 점으로 비춰볼 때 돈을 받은 사람을 이제는 찾아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해봅니다.

'모피아, 과연 박근혜 정부는 끊을 수 있을까?'

라응찬-이상득 전 의원의 '상촌회 게이트'를 단순하게 보면 불법 정치자금의 한 단면일 수 있지만, 우리는 MB정권에서 일어났던 모피아(MOFIA)의 문제점도 함께 주목해야 합니다.

▲ 주요금융지주회장 약력과 경력, 출처: 동아일보

현재 대한민국 금융계를 이끌고 있는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은 모두 경남,부산 출신입니다. 여기에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후배이자 국가브랜드위원장이었고, KDB산은금융 회장은 이명박 후보 선거대책위 출신인 강만수 회장입니다. NH농협금융 회장은 재정경제부 출신인 신동규 회장이이며, 우리금융 이팔성 회장은 17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후보 상근특보 출신이었습니다. 

이처럼 한국 금융계는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이뤄져 있는 상황인데, 이것은 모피아의 전형적인 경제관료 금융계 장악에 해당합니다. 

박근혜 당선인이 새로운 정부를 이끌고 나가면서 남은 이들의 임기를 보장하면 모피아와 계속 유대를 할지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만약 박근혜 정부가 이런 모피아 집단의 활동을 보장해준다면 라응찬-이상득과 같은 권력자와 금융계의 결탁과 비리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사법개혁 공대위가 주최한 '권력형 비리로 본 검찰개혁의 필요성과 대안 토론회' 출처: 경실련

대한민국의 부조리가 일어나는 배경을 보면 돈을 가진 자가 권력자와 결탁하고 이들은 검찰까지도 손을 뻗쳐 자신들의 죄를 감추고 축소하면서 부와 권력을 누리는 구조 때문입니다. 이런 부조리를 없애려면 우선 검찰이 제대로 법에 따라 수사를 할 수 있어야 하지만 그런 일은 자꾸 멀어져만 가고 있습니다.
박근혜 당선인은 총리 후보 정홍원이 30년간 검찰에 재직하며 아주 떳떳한 인물이라고 주장하지만, 그 속내를 보면 지금의 검찰 수준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정홍원 총리 후보는 1998년 서울지검 특별범죄수사본부장 당시 의정부판사들이 의정부 관내 변호사로부터 떡값과 휴가비 명목으로 수백만 원의 돈을 수십 차례에 걸쳐 받고 룸싸롱까지 함께 다녔지만 포괄적 뇌물죄가 아니라 관행적 비리이기 때문에 "징계 조건부 기소유예"라는 결론을 내렸던 인물입니다.

▲ 금품로비,불법정치자금 수수혐의로 구속된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새누리당 전 의원에게 "내 돈 내놔라"며 달려들고 있다. 출처: 오마이뉴스 유성호

부와 권력이 없는 서민은 항상 당하고 사는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 그것은 그들을 지켜줄 법이 모피아와 같은 집단이나 대한민국 권력자만을 우선 보호하고 있지, 법의 심판을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권력형 비리는 어떤 대통령이 되더라도 쉽게 끊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예전보다는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더는 그런 권력형 비리가 국민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막아야 합니다.

학연,지연,돈,검찰,권력이 모두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그것을 대통령이 막지 못한다면 국민이라도 그들의 범죄 사실을 잊지 않고 끝까지 기억해 심판을 요구해야 합니다. 깨어 있는 시민이 있다면 그들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세상은 반드시 올 것입니다.

원문보기 :   impeter.tistory.com/2101

아이엠피터  |  impeter701@gmail.com

남산 3억 원' 수사…'MB 주변 비자금 저수지' 겨냥?


이글은 프레시안 2013-02-11일자 기사 '남산 3억 원' 수사…'MB 주변 비자금 저수지' 겨냥?'을 퍼왔습니다.
[분석] 검찰 '라응찬-이상득' 수사 착수 둘러싼 3가지 관전 포인트

신한금융지주 라응찬 전 회장이 이명박정부 '핵심'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이른바 '남산 3억원' 의혹 사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이 수사에 착수해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11일 경제개혁연대가 라응찬 전 회장과 이상득 전 의원을 고발한 사건을 금융조세조사3부(김한수 부장)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5일 "(신한은행 사태) 1심 판결문과 언론보도를 보면 신한 사태의 핵심 사안인 '남산 3억 원'은 라 전 회장이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을 통해 이상득 전 의원에게 최종적으로 전달된 불법 정치자금인 것이 명백하게 드러났다"고 주장하며 이들을 고발했다.

금융조세조사3부는 지난 2010년 9월 신한은행이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전 사장에 대해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한 이후, 라응찬 전 회장, 신상훈 전 사장, 이백순 전 행장 사이에 얽힌 고소 고발 사건을 다뤘던 곳이다. 지난 2010년 12월 29일 신 전 사장과 이 전 행장을 불구속 기소하고 라 전 회장에게는 무혐의 처분을 내린 후 2년 만에 같은 부서가 '신한 사태' 재수사에 나서게 된 셈이다. 하지만 금조3부에는 지난해 7월 김한수 부장검사가 임명돼, 이번 사건 재조사를 담당하는 팀은 사실상 '새 수사팀'이나 다름 없는 상황이다.

서울중앙지검이 이번 사건에 나서는 것과 관련해 몇 가지 '관전 포인트'가 있다. 첫째, 피고발자가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이다. 둘째, 정권 교체기임과 동시에 검찰수뇌부 교체 기간에 배당됐다. 셋째, 신상훈 전 사장이 '남산 3억 원 사건'의 진실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을 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 라응찬 전 회장 ⓒ연합뉴스

친박계 의원 폭로로 시작된 'MB정부-라응찬 커넥션 의혹'

'신한 사태'는 지난 2010년 친박계인 주성영 전 의원의 '폭로'로 시작됐다. 라 전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 혐의를 국회 법사위 등에서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 것이다. 주 전 의원은 당시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과거 김대중 비자금을 추적할 당시 라응찬 회장의이름이 나오더니 노무현 비자금을 추적할 때 또다시 등장하더라. 바람직하지 않은 일에 연루된 사람이 이명박 정부 들어 또다시 연임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이건 아니다 싶어 끝까지 라응찬 회장에 대한 실명제 조사를 물고 늘어졌다"고 밝힌 적이 있다.

라 전 회장은 TK 인사로, 이명박 정부 핵심 실세들이 '멤버'였던 '상촌회(상주촌놈회)' 회장이기도 했다. 이상득 의원, 천신일 전 세중나모 회장,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과 친분이 돈독하기로도 유명했다. 이 때문에 라 전 회장은 MB정부 실세에게 "정치자금을 댔다"는 소문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던 와중 '신한 사태' 검찰 수사 과정에서 신상훈 전 사장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박 모 씨가 "2008년 2월 이백순 행장이 라응찬 회장 지시라며 외부인사에게 전달할 현금 3억 원을 마련하라고 했다. 이 행장 지시대로 현금을 마련해 남산자유센터 주차장에서 이 행장 차의 트렁크에 실었다"고 진술한 내용이 흘러나왔다.

정치권이 발칵 뒤집어졌지만 검찰은 현금을 담은 가방의 구매 영수증까지 확보해놓고 '현금 3억 원의 종착지'가 누구인지 밝혀내지 못했다. 결국 라 전 회장은 그해 12월 이 전 행장과 신 전 사장이 기소될 때, 유일하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의혹은 끝나지 않았다. 이 전 행장의 비서실 직원 송 모 씨는 지난해 7월 언론 인터뷰에서 "남산자유센터 주차장에서 전달한 3억 원이 이상득 의원 측에 전달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폭로했다. 송 씨는 "돈을 전달한 때가 이 대통령 취임식 직전이어서 당선 축하금으로 전달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이 '폭로' 역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 이상득 전 의원의 경우 당시 저축은행 비리로 구속된 상태였기 때문이기도 했고, 검찰이 여전히 수사 의지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 저축은행 비리로 구속된 이상득 전 의원 ⓒ연합뉴스

입 열기 시작한 신상훈 MB 주변 '비자금 저수지' 실마리 될까?

이제와서 '남산 3억 원 의혹'이 주목받는 이유는 현재 검찰 수뇌부가 '권력 교체기'에 놓여 있다는 점 때문이기도 하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7일 한상대 검찰총장의 사퇴로 작년 11월 말 이후 공석 중인 검찰총장 후보로 김진태 대검차장과 채동욱 서울고검장 소병철 대구고검장 등 3명을 권재진 법무장관에게 추천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 결정에 박근혜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세 후보자 모두 이명박 정부의 소위 '잘 나갔던' T·K·K(대구·경북·고려대 라인)이 아니다. 세 후보자 모두 이명박 정부 내에 이뤄졌던 민감한 '정치 수사'와 거리가 먼 인물이라는 점도 특이 사안이다. 검찰 수뇌부의 의지에 따라 '남산 3억 원 사건'이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는 말이다.

신상훈 전 사장이 적극적이라는 점도 변수다. 신 전 사장은 지난달 16일 신한은행이 고소한 대부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은 후 (한국일보) 인터뷰를 통해 '라응찬-이상득' 커넥션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신 전 사장은 신한 사태의 본질과 관련해 "(신한은행) 내부 알력다툼이 아니라, 라 전 회장이 조직 사유화를 위해 벌인 권력형 비리"라고 규정한 뒤 '남산 3억 원 의혹'에 대해 "정권 실세에게 전달된 돈은 있는데 정작 간 곳은 수사기관이 나 몰라라 하는 상황"이라며 "이른바 '남산 3억 원'을 비롯해 라 전 회장과 MB정부 실세 간의 유착관계를 반드시 재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전 사장은 ""이백순 당시 지주 부사장은 직원들에게 라 전 회장의 지시라며 함구령을 내리고 3억 원을 조성해 이 전 의원에게 전달할 정도로 비밀리에 진행했다. 내 계좌를 이용했지만 당시 내 계좌는 돈을 조성한 박 모 비서실장이 관리해 전혀 몰랐다. 한달 후쯤 박 실장으로부터 이런 보고를 받았지만 더 묻지도, 알려 들지도 않았다. 그런데 나중에 내가 이 돈을 횡령한 것처럼 꾸며 고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전 사장은 이어 "3억 원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라 전 회장이 이런 식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조성했을 수 있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그는 이 전 의원뿐만 아니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등 MB정권 실세들과 호형호제하는 사이였다. 이 전 의원이 아니라면 다른 이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다. 남산 3억 원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대통령 주변의 '정치자금 저수지'의 존재와 관련해서는 그간 말만 무성한 상황이었다. 최시중 전 위원장 등 주변 측근들의 정치자금 관련 일부 증언들이 간간히 나돌았지만 한 번도 밝혀진 적이 없다. 그러나 검찰의 '남산 3억 원 사건' 수사 착수의 배경은 범상치 않아 보인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후 검찰이 '전 정권 비리' 수사에 본격적으로 칼을 빼들지 여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박세열 기자

2013년 2월 9일 토요일

신상훈 "'남산 3억원'은 빙산의 일각"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2-08일자 기사 '신상훈 "'남산 3억원'은 빙산의 일각"'을 퍼왔습니다.
"라응찬, 이상득외 최시중-천신일과도 호형호제"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이 "남산 3억원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며 라응찬 전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 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 외에 다른 MB정권 권력실세들에게도 불법정치자금을 건넸을 가능성을 제기, 파장을 예고했다.

8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신상훈 전 사장은 지난 5일 (한국)과의 인터뷰에서 "3억원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라 전 회장이 이런 식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조성했을 수 있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그는 이 전 의원뿐만 아니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등 MB정권 실세들과 호형호제하는 사이였다. 이 전 의원이 아니라면 다른 이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정권 실세에게 전달된 돈은 있는데 정작 간 곳은 수사기관이 나 몰라라 하는 상황"이라며 "이른바 '남산 3억원'을 비롯해 라 전 회장과 MB정부 실세 간의 유착관계를 반드시 재수사해야 한다"며 박근혜 정부 출범후 재수사를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남산 3억원'과 관련해서도 "이백순 당시 지주 부사장은 직원들에게 라 전 회장의 지시라며 함구령을 내리고 3억원을 조성해 이 전 의원에게 전달할 정도로 비밀리에 진행했다"며 문제의 돈이 이상득 전 의원에게 전달됐다고 강조하며 "내 계좌를 이용했지만 당시 내 계좌는 돈을 조성한 박모 비서실장이 관리해 전혀 몰랐다. 한달 후쯤 박 실장으로부터 이런 보고를 받았지만 더 묻지도, 알려 들지도 않았다. 그런데 나중에 내가 이 돈을 횡령한 것처럼 꾸며 고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라 전 회장이 박연차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50억원과 관련해서도 "라 전 회장은 50억원을 개인 돈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1991년 자신이 신한은행장에 취임할 때 이희건 명예회장과 일부 재일교포 주주들이 축하금으로 준 30억원을 이자 등으로 불렸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셈이 밝았던 이희건 명예회장은 어느 누구도 승진했다고 축하금을 줄 사람이 아니다"라고 불법비자금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현재 수백조원 자산을 가진 신한은행이 1982년 자본금 250억원으로 설립됐다. 10년쯤 후지만 1991년 당시 30억원은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조사해보면 이 돈이 어떻게 조성된 건지 나올 것"이라며 "라 전 회장이 일본 주주 다수의 차명계좌를 관리해왔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지 않나. 그러나 사정기관은 이 부분에 대한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 등에서 다시 하면 되는데 왜 안 하는 지 모르겠다"고 축소수사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신한금융은 신한 사태 이후에도 변한 게 전혀 없다. 여전히 라 전 회장의 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제2의 신한 사태를 원하는 건 아니지만 이대로라면 나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며 추가 폭로 등을 경고하기도 했다고 (한국)은 전했다.

이상득외 최시중·천신일의 실명까지 거론하면서 신 전 부사장이 전면전 재수사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핵심의혹이 밝혀지지 못한 채 봉합된 신한사태는 박근혜 정부 출범후 또다시 수면위로 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최시중·천신일은 국민적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전 특사를 단행한 비리측근들이어서, 재수사시 그들의 거취도 주목되고 있다.

박태견 기자

2013년 2월 6일 수요일

경제개혁연대, '남산 3억원' 라응찬-이상득 검찰 고발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2-05일자 기사 '경제개혁연대, '남산 3억원' 라응찬-이상득 검찰 고발'을 퍼왔습니다.
"검찰수사 너무 부실해 봐주기 의혹"

경제개혁연대는 5일 신한사태 재판과정에 확인된 이른바 '남산 3억'과 관련,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이명박 대통령 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언론보도와 신한사태 1심 판결문을 보면 신한사태의 핵심 사안중 하나인 '남산 3억원'은 라응찬 전 회장의 지시로 이루어진 것이며, 그 최종 행선지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그러나 당시 검찰수사는 너무나 미흡했다"며 봐주기 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어 "신한사태에 대한 1심 심리 과정 및 그 판결문에 따르면, 이른바 남산 3억은 (‘지시자’ 라응찬 - ‘보고받은 자’ 신상훈 - ‘배달자’ 이백순)의 공모로 (‘최종 행선지’ 이상득)에 전달된 불법 정치자금인 것이 명백하게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며 "따라서 검찰은 라응찬 전 회장과 이상득 전 의원을 업무상 횡령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즉시 기소하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수사 당시 이 전 사장이 2008년 2월 중순 남산자유센터 정문 주차장 입구에서 성명불상자를 만나 3억원을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돈을 받은 사람의 신원을 밝혀내진 못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달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신 전 사장과 이 전 행장에게 각각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나, 2010년 검찰수사 당시 사용처가 밝혀지지 않은 비자금 3억원이 이상득 전 의원에게 전달됐다는 법정 증언에 관해서는 진위를 판단하지 않았다.

박태견 기자

2013년 1월 11일 금요일

“박 당선인, ‘MB 형님사면’에 반대 뜻”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1-11일자 기사 '“박 당선인, ‘MB 형님사면’에 반대 뜻”'을 퍼왔습니다.

이상득 최시중 천신일

친박 핵심관계자 “이상득 사면 못할거라 판단”
검찰, 이상득 징역 3년 구형…24일 선고 공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말 친인척·측근 사면 움직임에 부정적인 의견이라고 10일 여권의 핵심 인사가 밝혔다. 이상득 전 의원의 선고 공판은 24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어서 설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될 수 있게 됐다.박근혜 당선인과 가까운 여권 핵심 인사는 ‘임기말 특사 추진’에 대해 박 당선인이 침묵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박 당선인은 이명박 대통령이 절대 자신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 등을 사면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이상득 전 의원을 특사로 사면하기 위해서는 그 이전에 형량이 최종 확정돼야 하고, 이 대통령이 사면을 실제 추진할 경우 국민적 반발이 거세질 수밖에 없는 만큼 이를 강행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 쪽의 이런 기류는 이 대통령이 국민 대통합을 명분으로 이상득 전 의원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등 친인척·측근 인사들을 특별사면하려는 움직임에 사실상 반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전 의원은 지난해 7월 저축은행 로비와 관련한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돼, 현재 1심 재판이 진행중이다.이 인사는 그러나 박 당선인이 먼저 나서 이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에 문제 제기를 하지는 않을 뜻임을 내비쳤다. 그는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지명자는 임기가 박 당선인과 겹치고, 적절히 조율할 만한 인사 문제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는 이 대통령 스스로 알아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의 다른 핵심 측근도 “박 당선인은 이 대통령이 직접 이상득 전 의원과 측근들 사면 문제에 대해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부적절성을 지적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 일단 침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이상득 전 의원의 선고 공판은 24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솔로몬저축은행 등에서 수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 등)로 구속기소된 이 전 의원과 검찰이 항소할 수 있는 기간이 7일인 만큼, 양쪽 모두 항소하지 않으면 설(2월10일) 전에 형이 확정된다.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이원범) 심리로 10일 오후 열린 재판에서 검찰은 “여러 증인들의 진술, 범죄행위 당시 상황 등 간접사실로 미뤄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이 공직자로서 거액의 금품을 받고서도 반성하지 않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했다”며 이 전 의원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7억5000여만원을 구형했다.이 전 의원은 최후진술에서 자신의 주장을 담은 10여장의 자필 문서를 소리 높여 읽어가며 자신이 결백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 전 의원은 “증인들의 증언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국민에게 심려를 끼치고 실망시킨 점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등으로 1억4000만원을 받고, 이 전 의원이 임 회장에게 돈을 받을 때 이를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에게는 징역 1년6월에 추징금 1억4000만원을 구형했다.

조혜정 박태우 기자 zesty@hani.co.kr

“이상득까지 사면 거론…기막혀” 시민단체 반발


이글은 경향신문 2013-01-10일자 기사 '“이상득까지 사면 거론…기막혀” 시민단체 반발'을 퍼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을 포함한 대통령 측근들의 ‘설 특별사면’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민단체 등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참여연대는 10일 성명서를 통해 “부정부패 인사들에 대한 사면은 사회통합이라는 사면의 목적과 무관하며 부패한 정치권력이 임기말에 권력을 남용해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발행하는 파렴치한 행위”라며 “사면 검토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수감된 지 이제 6개월밖에 안된 이상득 전 의원까지 사면 대상으로 거론돼 더욱 기막힐 노릇”이라며 “어떤 명분을 내세우고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끼워 넣어 물타기를 하더라도 측근 비리인사 사면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명박 정권이 이들에 대한 사면을 감행한다면 법치를 무너뜨리는 행위일 뿐 아니라 대통령 사면권 행사를 친·인척 등 개인적 측면에서 악용한 것으로 전 국민적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엄중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법치를 강조해 온 소신대로 이번 이 대통령의 사면 움직임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논객인 전원책 자유경제원장도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 ‘MB’(이 대통령)가 이번에 측근 부패 사범들을 다시 사면한다면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 원장은 “이상득 전 의원을 사면하면 권력층에 기댄 사람들 혹은 권력층과 혈연관계에 있는 사람들은 ‘죄를 지어도 감옥에 가지 않고 사면복권 받는다’는 치부를 보여줄 것 같아서 국격과 관계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박주민 사무처장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비리에 연루된 측근들에게 시혜를 베푸는 것은 국민을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분열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당선인도 시대를 역행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2013년 1월 10일 목요일

검찰, “김형태 의원 제수 성추행 주장 신빙성 있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1-10일자 기사 '검찰, “김형태 의원 제수 성추행 주장 신빙성 있다”'를 퍼왔습니다.
[이슈 브리핑] 임기 말 특사 논란, 최시중·천신일 등 거론… 이상득·박형준은 재판 중

1. 제설제 때문에 가로수가 죽는다는 뉴스가 있네요.
= 염화칼슘 성분이 포함돼 있죠. 눈에 녹은 물이 자동차의 바퀴에 튀어 잎에 닿아 잎의 색깔이 변하거나 마르고 조기 낙엽이 되기도 하고요. 토양에 염분이 축적돼 식물 뿌리의 양분과 수분 흡수를 저해하고 결국 병해충 저항성이 낮아져 고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본격적인 피해는 최저기온이 영상으로 오르는 3월쯤. 최근에는 친환경 제설제도 나왔다고 하는데 납이나 비소 같은 유해물질의 함량을 낮추고 미생물 분해도 잘 된다고 하지만 문제는 가격이죠. 눈이 녹는 속도가 빠르지 않다고 하고요. 올해 겨울 벌써 서울에서는 제설제를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뿌렸다고 합니다. 자동차 부식도 심하다고 하는데요. 눈을 녹이는 것도 좋지만 부수적인 사회적 비용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 경품을 받으려고 휴대폰 번호를 1만번이나 바꾼 사람이 있다고요?
= 통신사 경품으로 제공되는 문화상품권을 받기 위해 휴대전화 번호를 반복적으로 바꿔 통신사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벌금 700만원을 받은 사람이 있습니다. 법원이 어제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유료 콘텐츠를 휴대전화에 다운로드 받은 뒤 일정기간내 휴대전화 번호를 변경해 같은 콘텐츠를 다시 받으면 정보이용료가 청구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휴대전화 번호를 반복적으로 변경해 판매업무를 방해했다”고 하는데요. 4000원의 정보이용료를 내고 게임어플을 다운로드 받으면 1500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경품으로 줬다고 합니다. 이 사람은 휴대전화의 번호를 1만1690번 변경해 1700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챙겼습니다. 

3. 민주통합당, 어제 비대위원장을 선출했네요.
= 문희상 의원, “자다가 홍두깨를 맞은 격이다” 그렇게 표현을 했는데요. 민주통합당은 선거가 한 달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멘붕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선거는 계파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극심한 진통을 겪었습니다. 애초에 문 의원은 비대위원장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았고요. 박영선 의원이 경선으로 가야 된다고 주장했었죠. 원혜영 의원이 유력하다는 관측도 있었고 박병석 의원이나 이석현, 이낙연 의원 등 계파 색채가 옅은 중진들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연석회의에서 문 의원을 추천했고, 박수를 통해 만장일치로 선출했습니다.

4. 이명박 대통령 임기 말 특사 이야기도 있네요.
= 임기를 한 달여 남긴 상황에서 특별 사면 이야기가 나옵니다. 야당은 물론이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쪽에서도 부정적인 반응인데요. 어제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종교계를 비롯해 경제계, 정치권 등에서 특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아 이 대통령 임기 내 특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단 분위기를 떠보는 단계인데,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활동이 마무리되는 다음 달 설 연휴 전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4-1. 누가 포함되나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해 4월25일 오전 서울 양재동 복합유통단지 ‘파이시티’의 인허가와 관련해 금품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두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 생계형 범죄자가 대상이라고 하지만,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고려대 동기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김윤옥 여사의 사촌인 김재홍 전 KT&G복지재단 이사장 등 측근들이 포함될 거라는 관측이 나돕니다. 이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국회 부의장도 구속 중인데, 재판이 진행 중이라 포함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도 마찬가지입니다. 민주통합당은 ‘국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5. 김형태 의원 성추행 논란도 정리가 됐네요.

김형태 무소속 의원 ©CBS노컷뉴스

= 새누리당에서 탈당해 무소속 의원이죠. 서울지검 형사5부가 어제 김형태 의원이 고소한 김 의원의 제수 최아무개씨를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성추행 혐의가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인데요. 최씨는 지난해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시숙인 김 의원이 나를 오피스텔로 불러 성추행했다”고 폭로했다가 피소됐습니다. 김 의원은 조사 과정에서 성추행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최씨 측이 제시한 전화 녹취록 등을 근거로 최씨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김 의원은 거꾸로 최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받은 상태라 의원직을 오래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6. 지하철에 붙은 성형수술 광고, 누가 저런 사진을 찍을까 했더니 본인 동의를 받은 게 아니었네요.
= 병원에 항의를 했더니 억울하면 소송을 하라는 식이었다고 하는데요. “연예인도 아니면서 이런 것 가지고 다짜고짜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 웃기지 않느냐. 인터넷이나 주변 사람에게 알릴 경우, 우리가 오히려 명예훼손으로 당신을 고소할 수 있다.” 이런 이야기까지 나왔다고 합니다. “너무 당당하게 너네 고소할 거면 고소해라. 우리는 법무팀 다 준비돼 있으니까.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식으로 얘기하더라.” 동의 없는 수술 전후 사진 도용은 명백한 명예와 초상권 침해. 환자 비밀을 누설한 의료법 위반 행위입니다. 하지만, 단속이 쉽지 않다고 하네요.

7. 나쁜 판사들 이야기가 있네요.
= 판사가 피고인이나 증인에게 “똑바로 앉아, 여기가 어디라고…”, “판사가 얘기하는데…”, “묻는 말에만 대답하라”, 이런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혼 소송을 낸 원고에게 “이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겠다. 피고가 보는 앞에서 다른 여자와 나쁜 짓을 하라”는 등 막말을 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법관 2738명을 대상으로 978명의 법관을 평가한 결과입니다. 전체 평균은 100점 만점에 74.86점이었습니다. 

8. 미리 주식을 산 뒤에 추천을 한 주식 전문가가 있다고요.
= 증권방송 전문가라는 전아무개씨. 한국경제TV에 출연해서 안철수연구소, 안랩을 추천했죠. 이미 자신이 갖고 있는 주식이었고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 유료회원들에게는 문자 메시지로 매수 추천을 하기도 했습니다. 회원들은 한 달에 80만∼100만 원씩 회비를 내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제 검찰이 전씨를 구속기소했습니다. 매수 추천을 하기 전에 해당 주식을 사고 주가가 오르면 파는 행위로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입니다.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말도 있지만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추천을 무조건 믿는 것도 위험합니다.

9. 쌍용차 직원 자살 기도 소식도 있네요.
= “정년을 채우려 했는데 여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용서하십시오. 무잔업 3년, 너무도 길고 힘들었습니다”.쌍용자동차 경기 평택공장에서 류아무개씨가 높이 2.7m의 호이스트(전기 리프트 장치)에 끈으로 목을 매 자살을 시도했습니다. 뇌사 상태라고 하는데요. “구조조정으로 급여가 삭감되고 제때 지급이 안 되는 것은 저 같은 사회적 약자한테는 너무나도 고통이었습니다. 1년, 2년, 생활은 궁핍해지고 아이들 학업과 병원비 등 모자라는 돈을 빌리고 또 빌리면서 살아도 쌀독에 쌀이 떨어져 아이들에게 라면을 먹인 게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내용의 유서를 남겼습니다. 해고자는 아니지만 남아있는 사람들도 고통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10. 이정환 기자가 뽑은 오늘의 뉴스는.
= 성매매 특별법이 위헌이 될 수도 있다는 소식입니다. 성매매, 정확히는 성 판매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성 판매를 한 여성을 처벌하는 법률 조항이 헌법에 위배될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돈을 받고 성관계를 한 혐의로 기소된 여성이 신청했는데요. “돈을 벌 수 있는 일이 이것뿐이더라”라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성매매 특별법은 성매매한 사람을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성매매 피해자의 성매매는 처벌하지 않지만 자발적 성 판매자는 처벌을 받는 거죠.

10-1. 자발적 성매매는 허용해야 된다, 그런 이야기인가요.
= 처벌을 반대하는 쪽에선 성매매 여성에 대한 형사처벌을 과도한 국가 개입이라고 주장합니다. 허일태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성인 여성의 자발적 선택까지 형벌로 다스리는 건 ‘법의 최소 개입’이란 헌법정신에 어긋난다”고 주장하는데요. 이영란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성매매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게 현재 우리 사회에서 합의된 성 풍속이기 때문에 성을 파는 행위 역시 용납될 수 없다”고 반박합니다. 

10-2. 단속이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을 것 같아요.
= 갈수록 음성화하는 경향을 보이니까요. 성매매에 대한 판단은 나라마다 다릅니다. 미국은 대부분의 주에서 성매매를 금지하고 있지만 막대한 단속 비용 때문에 실제로 단속하거나 처벌하지 않습니다. 유럽은 대부분 국가가 여성의 자발적 성매매를 합법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본은 성매매를 불법으로 보고 있지만 성매매를 알선하고 사업화한 업주를 처벌할 뿐 성 판매 여성을 처벌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습니다. 중국과 대만은 불법이고요. “성 판매 여성을 구별하는 것이 쉽지 않아 수사 기관이 자의적으로 단속을 하고, 여성들은 처벌이 두려워 포주 등 성 착취자들을 고소하지 못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성매매를 근절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는 쉽지만 성 노동을 인정해 달라는 주장도 있죠. 성 판매 여성의 인권도 고민해야 한다는 요구도 많았죠. 단속과 처벌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정말 쉽지 않은 문제 같습니다.

이정환 기자 | black@mediatoday.co.kr  

2012년 11월 30일 금요일

'MB의 마지막 친위' 한상대 무너지나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2-11-29일자 기사 ''MB의 마지막 친위' 한상대 무너지나'를 퍼왔습니다.
MB의 고대 후배이자 이상득-한상대 장인은 육사 동기

사상 초유의 검찰 내란이 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29일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한상대 검찰총장을 자르든,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을 자르든 양자택일을 해야 할 판이나 아무런 소리도 못하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아무리 정권말 레임덕이라고는 하나, 이해하기 힘든 침묵이자 전전긍긍이다. 왜 그럴까.

한상대 검찰총장은 지난해 7월 검찰총장에 내정됐을 때부터 스폰서, 군 면제, 논문표절, 위장전입, 다운계약서 등 백화점식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그를 밀어붙였고 당시 한나라당도 동조, 지난해 8월 검찰총장에 취임했다. 

당시 검찰과 정가에서는 '퇴임대비용 인사'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정권 말기에 줄줄이 터지기 마련인 측근 및 친인척 비리에 대비한 친위세력 전진 배치가 아니냐는 것.

실제로 한 총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보통 사이가 아니다.

우선 이 대통령과 한 총장은 고려대 동문이다. 

여기에다가 한 총장의 장인인 박정기 전 한국전력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 형인 '상왕' 이상득 전 의원과 절친 사이다. 박정기씨는 이 전 의원과 같은 TK(대구경북) 출신이자 육사 14기 동기로, 둘 다 중간에 육사에서 나온 뒤 기업에 몸을 담아 보통 친분 사이가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박 씨는 이 대통령과도 각별한 인연이 있다. 1988년 5공 청문회 당시 박정기 한국전력 사장은 이명박 당시 현대건설 회장과 함께 국정감사장에 나란히 출석했다.

한 총장이 검찰 내부에서조차 눈살을 찌푸릴 정도로 각종 의혹의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MB정권의 '마지막 검찰총장'에 임명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특수관계 덕분이라는 게 검찰 안팎의 중론이었다.

실제로 한 총장은 취임후 이상득 전 의원 연루 의혹이 제기된 이국철 SLS회장 사건 등을 수사하면서도 정작 몸통으로 지목된 이 전 의원에 대해선 서면조사만 하는가 하면, 이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의혹 때도 봐주기식 수사를 주도해 결국 특검 수사를 자초하기도 했다.

검찰 내부의 불만은 이뿐이 아니다. 한 총장 취임후 모교인 '고대' 출신을 중점적으로 챙기는 편파인사를 해왔다는 게 대다수 검사들의 불만이다. 한 총장 사태가 발발하자 일부 검사들이 한 총장이 SK, LIG 등 재벌 수사때 솜방망이 구형을 지시했다는 비리 의혹까지 제기한 것도 이런 불만이 쌓여왔기 때문이라는 게 검찰측 전언이다.

결국 검사들이 일제히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초유의 집단항명을 일으킨 배경에는 이 대통령의 잘못된 인사가 있는 셈이다.

물론 세간에서는 집단항명을 한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 등 검찰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다. 특히 최 중수부장의 경우 2007년 대선때 도곡동 의혹, BBK 의혹 등을 수사하면서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봐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지금도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청와대가 지금 초유의 검찰대란에 대해 아무 말도 못하고 속앓이를 하는 이유도 샌드위치 신세이기 때문인지도 모르는 일이다.

안 총장이 예정대로 오는 30일 중수부 해체 등 개혁안을 발표한 뒤 사표 제출을 통해 이 대통령에게 자신의 거취를 묻겠다고 발표한 상태이니, 공은 이제 이 대통령에게 넘어간 양상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권재진 법무장관으로부터 상황 보고를 듣고 "국민 걱정이 크니 권재진 법무부장관 중심으로 잘 수습하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태견 기자

2012년 10월 27일 토요일

연합뉴스 사장 장남 결혼식장 빛낸 MB화환


이글은 미디어스 2012-10-26일자 기사 '연합뉴스 사장 장남 결혼식장 빛낸 MB화환'을 퍼왓습니다.
MB 측근 줄줄이 방문…2009년엔 이상득과 친분 과시

연합뉴스 노조가 '공정보도의 훼손'을 지적하며 103일간의 사상 최장기 파업을 진행한 중심에는 '박정찬 연합뉴스 사장'이 있다.
2009년 3월 취임한 박정찬 사장은 내부 구성원들로부터 '공정보도 훼손의 책임자'로 지목받으며 사퇴를 요구받았으나 최장기 파업에도 여전히 건재하다.

▲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0월 박정찬 연합뉴스 사장 장남 결혼식에 보낸 화환 ⓒ연합뉴스 노조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과 대학 후배이긴 하지만 김인규 KBS 사장, 김재철 MBC 사장과 달리 'MB 낙하산'이라고 규정할 만한 뚜렷한 경력은 없었던 박정찬 사장. '방송계 낙하산 빅3'로 불렸던 박정찬 사장과 현 정부의 관계를 가늠할 수 있는 일이 지난 23일 연합뉴스 노보를 통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때는 바야흐로 10월 중순, 박정찬 사장 장남의 결혼식이 열리던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1층 세종홀에는 결혼식 한 시간 전부터 정.관.재계의 유명인사들이 줄을 섰다. 노보에 따르면, 이날 결혼식의 주례는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이 맡았으며 김황식 총리도 그다지 친분이 없는 박 사장 장남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직접 세종홀을 찾았다.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이 대통령을 보좌했던 정진석 국회의장 비서실장 역시 결혼식이 시작하기 한참 전부터 식장 주변에서 서성이는 모습이 목격됐다. 김윤옥 여사의 동네 후배로 알려진 권재진 법무부 장관, 친이계인 박진 새누리당 의원 역시 결혼식장을 빛냈다.
특히 이날 결혼식장을 가장 화려하게 빛낸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보낸 화환이었다. 박정찬 사장은 동향인 이 대통령의 화환을 세종홀 출입구 오른편에 따로 배치해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정찬 사장은 취임 후인 2009년 7월 16일 경북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치부에서 오래 활동하다 보니 고향 선배인 이상득, 이병석 의원과도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다"라며 "두분 다 훌륭한 정치인으로 포항의 자랑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승욱 기자  |  sigle0522@mediaus.co.kr

2012년 8월 26일 일요일

‘도둑들’ 뺨치는 신한은행 복마전 시나리오


이글은 한겨레21 2012-08-27일자 기사 ' ‘도둑들’ 뺨치는 신한은행 복마전 시나리오'를 퍼왔습니다.
[특집] 이백순 신한은행장 비서실장 USB에서 나온 신상훈 사장 밀어내기 ‘시나리오’ 단독 입수, 전말 재구성… 배임·횡령 혐의 씌우기, ‘라응찬-신상훈-이백순’ 면담 작전, 치밀한 사후 대책까지 권력 암투 실체

신한은행은 2010년 9월2일 신상훈(64) 당시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은행이 최고경영자를 고소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금융계는 “충격적인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은행감사위원회 보고나 금융감독원에 대한 조사 의뢰 등 사전 절차도 밟지 않았다. 검찰은 3개월 뒤 신 전 사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을 기소했고, 1심 재판은 2년 가까이 진행 중이다. 신한은행이 신 사장을 전격 고소한 배경은 여전히 의문점으로 남아 있다. 그 실마리가 드디어 풀렸다. 당시 이백순 신한은행장 비서실에서 작성한 ‘시나리오’의 일부가 8월17일 법정에서 공개된 덕이다. 20여 개의 시나리오 전문을 입수한 (한겨레21)은 2년 전 신한은행 상황을 재구성했다. 

» 신한은행이 2010년 9월10일 신상훈 당시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고 나흘이 지난 9월14일 서울 중구 태평로2가 신한은행 본점에서 임시이사회가 열렸다. 신상훈 사장의 해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다. 물을 마시는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뒷모습이 보이는 가운데 신 사장(왼쪽에서 첫번째)과 이백순 신한은행장(오른쪽에서 첫번째)이 나란히 앉아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순조롭지 않았던 배임·횡령 혐의 입증

2009년 4월 라응찬 신한지주 회장은 금융실명제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소환됐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차명계좌로 관리해온 50억원을 건넸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차명 거래를 확인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갑작스레 사망하자 사건을 덮었다. 2010년 3월 라 회장은 4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국회에서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이 라 회장의 실명제 위반 혐의를 다시 제기했다. 사실로 드러나면 금융회사 최고경영자로서 라 회장은 적격성에 타격을 입게 된다. 현행법에 금융회사 임원은 “신용질서를 해칠 우려가 없는 사람”이라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라 회장 쪽은 다급해졌다. “라 회장의 실명제 조사 역시, 라 회장에 대한 흠집내기 일환이며, 신 사장이 외부 세력과 협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한그룹의 ‘큰 어른’인 이희건 신한지주 명예회장과의 면담 설명 자료에서 나오는 표현이다.
신상훈 사장 내몰기 시나리오가 시작됐다. 이백순 행장은 2010년 7월 중순부터 비서실과 여신관리부, 경영감사부의 일부 직원을 동원해 신 사장 관련 자료를 긁어모았다. 신 사장의 2007∼2008년 기부금 거래 내용을 뒤지고 2006∼2008년 관련 대출 10건을 분석했다. 이 중 금강산랜드와 투모로라는 업체가 눈에 띄었다. 첫 번째 카드, 배임이었다.
하지만 순조롭지 않았다. 여신사후관리를 맡은 김아무개 부장이 두 업체에 대한 대출은 영업 논리로 진행됐고 신 사장의 부당한 지시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백순 행장은 “제대로 보고를 안 한다”며 질책했지만 김 부장은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여신관리부장이 바뀌었고 이아무개 신임 부장은 신 사장이 행장으로 재임할 때 친·인척 관련 업체에 950여억원을 부당 대출해 회사에 800억원의 손실을 끼쳤다는 배임 혐의를 만들어냈다.
검찰은 2010년 12월 기소하며 부당 대출 규모를 265억원이나 줄였다. 실제로는 438억원인데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엔화 대출의 평가액이 급증한 것이었다. 고소인은 금융위기를 신 사장의 책임으로 돌렸던 셈이다. 또 검찰 조사 결과, 대출을 받은 업체는 신 사장의 친·인척도 아니었다. 다만 검찰은 ‘내부 컨설팅을 해 자료를 조작하고 대출 심사 자료로 사용하게 했다’며 배임죄로 인정했다.
재판에서 신한은행 관계자들이 검찰 진술을 바꿨다. 신상훈 사장의 압력이나 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증언한 것이다. 법정 증인으로 출석한 신한은행 컨설팅팀장 김아무개씨는 말했다. “이백순 행장이 부풀려진 컨설팅 자료를 통해 부당 대출이 이뤄졌다고 발표한 뒤 은행경영감사부는 200억원대의 부당 대출에 가담한 죄인이라는 전제를 깔고 우리를 조사했다. 신 사장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라는 압력을 받아 문답서를 작성했다. 일주일 뒤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는데 같은 내용을 뒤집을 수 없었다. 실제로는 정상적인 컨설팅이었다.”
두 번째 혐의인 횡령도 시나리오 그대로다. ‘2005∼2009년 이희건 신한지주 명예회장에게 자문료 명목으로 15억66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꾸며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 검찰이 고소장에 적은 신 사장의 혐의다. 이백순 행장이 고소한 내용과 일치한다. 하지만 신 사장 쪽은 이 명예회장과의 경영 자문 계약은 라 회장의 지시로 2001년부터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자문료는 명예회장 의전 업무를 맡은 행장의 비서실장이 관리했고 신 사장이 행장으로 일하던 2005년부터 2009년까지는 실제로 명예회장이 자문료 8억4600만원을 썼다는 근거 자료를 법정에 냈다. 나머지 7억1600만원 중 2억1600만원으로는 행장 법인카드로 선지급한 명예회장의 경조사비 등을 메웠고 5억원은 라응찬 회장의 지시로 다른 데 사용됐다.

검찰은 2010년 12월 기소하며 배임 혐의에 적용한 부실 대출 규모를 265억원이나 줄였다. 실제로는 438억원인데 고소인이 엔화 대출의 환차손까지 끼워넣었기 때문이다. 또 검찰 조사 결과, 대출받은 업체의 대표는 신 사장의 친·인척도 아니었다.

갑자기 떠오른 3억원, 이상득에게?
반면 시나리오에는 2005년부터 자문료가 소액 분할 인출됐고 이 명예회장의 입금 계좌도 변경돼 조직적이고 치밀한 자문계약서 조작과 비자금 횡령이 이뤄졌다고 적혀 있다. 자금세탁 등 범죄적 방법으로 비자금을 빼돌렸다는 얘기다. 신 사장을 고소하기 하루 전날인 9월1일 이희건 명예회장을 직접 찾아가 확인서를 받아오는 각본도 만들었다. 확인서 내용은 이렇다. ‘본인(이희건 회장)은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신한은행과 자문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으며 자문료를 수취한 사실도 없습니다.’ 여의치 않으면 보이스 펜으로 녹취할 계획이었다. 신 사장의 횡령과 관련 없다는 점을 입증해야 이 명예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지 않을 수 있다는 압박 논리도 준비했다. 또 신 사장의 개인 비리로 사건을 몰고 가야만 은행이 산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면담은 성사되지 않았고 이 명예회장은 2011년 3월 사망했다.
라응찬 전 회장의 지시로 이상득 전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3억원이 건네졌다는 증언이 나왔다. 3억원의 자금을 조성해 전달하는 데 참여한 행장 비서실 직원의 입을 통해서다. 2008년 1월 하순 이백순 당시 신한지주 부사장이 경영자문료를 관리하던 박아무개 신한은행장 비서실장에게 전화했다. “라 회장의 지시니까 외부 인사에게 건넬 현금 3억원을 마련하라.”
금융정보분석원(FIU) 추적을 피하려고 2천만원 미만으로 일주일간 여러 차례 인출해 현금 3억원을 준비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을 일주일 앞둔 2008년 2월19일 오후 업무 시간에, 이백순 부사장이 내일 새벽 6시까지 서울 중구 장충동2가 남산자유센터 웨딩홀 주차장으로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다음날 도착해보니 이 부사장이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짙은 회색의 중형차 한 대가 주차장으로 들어왔다. 이 부사장이 잠시 얘기를 나누더니 손짓했다. 돈가방을 그 차로 옮겨싣자 40대 초반의 남성이 신라호텔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
3년쯤 지나 신한은행이 신 사장을 고소하며 3억원이 다시 물 위로 떠올랐다. 신한은행이 고소한 횡령 사건에 3억원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돈을 배달한 박 전 실장은 일본 도쿄에서 일하고 있었다. 2010년 10월13일 신한은행 관계자가 찾아왔다. “3억원은 모르는 것으로 해라. 그 돈은 SD(이상득 전 의원)에게 갔다. 변호사랑 얘기가 됐다.” ‘3억원에 대해 모르고 남산자유센터에 간 적도 없다’는 진술서를 내밀며 도장을 찍으라고도 했다.
이러한 사실을 이백순 행장은 부인한다. 그런 지시를 하지 않았고, 돈가방이 건네진 장소에도 간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3억원의 전달에 이 행장이 관여했다고 보고 신 전 사장과 함께 그를 횡령 혐의로 기소했다.

» 2010년 11월2일 서울중앙지검은 서울 중구 태평로2가 신한은행 본점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날 압수된 신한은행장 비서실장의 이동디스크(USB)에는 신상훈 사장 밀어내기 '시나리오'가 담겨 있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깨알 같은 대사까지 적혀 있는 시나리오

고소 사건의 그림을 완성한 뒤 ‘라응찬-신상훈-이백순’ 면담 시나리오를 꾸몄다. 목표는 신 사장의 자진 사퇴 끌어내기였다. D-Day는 9월2일로 잡았다. 신 사장은 하루 전까지도 이런 사실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고 한다.
면담 시나리오를 보면, “자진 사퇴가 최선의 방법이므로 단호하고 냉정하게 설득·회유해 (신 사장이) 결심할 수 있도록 해야 함”이라고 돼 있다. 사퇴 권고는 라 회장이 맡았다. “지난해부터 신 사장과의 문제로 말은 못했지만 수많은 시간을 고민과 슬픔 속에서 보냈다. 친형제보다 더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던 우리가 이렇게까지 온 데는 서로에게 많은 책임이 있다. 이제 고민을 정리할 때라고 판단했다. 여러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고 신 사장의 궤적을 나름대로 알아봤다. 더 이상 우리 조직에 둘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오늘 사임해주길 바란다.”
신 사장이 사임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이동하도록 돼 있다. 압박 강도는 ①친·인척 부실 대출에 따른 사직 권고 ②검찰 조사 임박 ③고소장 및 이사 해임 절차 착수 ④자문료 관련 공금 순으로 높인다. 라응찬 회장과 이백순 행장의 대사는 번갈아 나온다.
‘(라 회장-부실 대출 책임 설명) 최근 행장으로부터 당신의 부당 대출 관련 보고를 들었다. 취급 단계에서부터 개입하고 주도한 증거나 나타났다. 당신 개인 사업 대출이라는 소문이 직원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
(이 행장-사퇴 근거 제시) 불의와 타협할 수 없는 노릇이고 앞으로 조직을 이끌어가야 하는 입장에서 오늘 감히 사장님께 사퇴를 요청드린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이 단계에서 다시 한번 사퇴 의사 확인 후, 다음 단계로 이행)
(이 행장-검찰 조사 정보 전달) 검찰에서도 비리 혐의를 포착해 조사를 곧 시작한다는 소식은 이미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신병을 이유로 사표를 제출하고 해외로 출국하는 게 현명한 처사가 될 듯하다.
(라 회장-사퇴 재차 권고) 인사 전횡과 파벌 조성 등 신한스럽지 못한 부분이 다수 있으나 그동안 말을 아껴왔다. 우리 사회에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마지막 단계는 자문료 횡령으로 정했다. 신한은행장 비서실에서 관리한 돈이라서 라응찬 회장이나 이백순 행장도 자유로울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끝까지 사퇴를 거부하면 고소장을 즉시 접수하고 언론사에 신 사장의 비위 사실을 통보해 해임 절차를 밟는 이사회를 소집하도록 지시한다’는 문구로 시나리오는 끝났다. 이백순 행장은 임원회의 발표 자료도 신 사장이 자진 사퇴할 때와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할 때의 두 가지 버전으로 준비했다. 2010년 9월2일 신 사장이 자진 사퇴를 끝내 거부했고 두 번째 시나리오가 현실화됐다.

신 사장이 사임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이동하도록 돼 있다. 압박 강도는 ①친·인척 부실 대출에 따른 사직 권고 ②검찰 조사 임박 ③고소장 및 이사 해임 절차 착수 ④자문료 관련 공금 순으로 높인다. 라응찬 회장과 이백순 행장의 대사는 번갈아 나온다.

라 회장 ‘절만의 승리’ 거뒀지만

‘거사 후 시나리오’도 치밀하다. 여론에 따라 2일차 시나리오는 달라진다. 악화되면 주주, 이사, 정·관계에 적극 설명하고 신 사장을 고문으로 선임한다. 또 경제적 보상 등 유화책을 제시한다. 여론이 우호적이면 신 사장의 행태를 언론에 흘리고 신 사장 측근을 인사 발령하는 방안도 고려한다.
외부와의 접촉도 준비했다. 대상자로는 임태희 대통령실 실장, 허태열 한나라당 의원, 이사철 한나라당 의원 등을 꼽았다. 고소 내용을 설명하고 후임 신한지주 사장은 이백순 행장이 겸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노조위원장과의 면담 시나리오에서는 “사장 자리 탐 안 난다”고 반대로 발언하기로 했다. 이 행장이 “개인적으로 30년 지기 형님을 고소했다. 속이 상해 밤잠을 못 이루고 있다”고 말문을 열고 ‘권력 다툼 아닌가? 호남 차별 아닌가?’라는 예상 질문에 이렇게 답변한다.
“사실을 깊이 모르는 언론에서 쓰는 논리다. 이번 문제만 없었다면 (신 사장은) 차기 회장이 확실시된다. 내가 사장 자리 탐이 나서 사장님을 헐뜯었다면 권력 암투를 인정한다. 하지만 나는 이 자리도 만족하고 소명의식을 갖고 신나게 일한다. 현행법을 어기는 비위 사실이 발견돼 검찰에 고발하지 않을 수 없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9월14∼15일에는 신한지주 이사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짰다. 목표는 신 사장의 ‘직무정지’로 정했다. 신 사장이 지위를 유지하면 고소인인 이백순 행장과 라응찬 회장이 불신임을 받는 것으로 해석돼 그룹 리더가 무너진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반면 해임안은 재일동포 이사들이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봤다. 직무정지가 최선책이었다. 신한지주의 재일동포 사외이사인 정행남 재일한인상공회의소 고문이 적극 중재안을 제안하도록 유도한다고 시나리오는 적고 있다. 실제로 신한지주는 9월14일 이사회를 열어 신 사장에 대한 직무정지안을 상정해 찬성 10표, 반대 1표로 통과시켰다. 반대표는 신 사장만 던졌다. 당시 라 회장 쪽의 ‘절반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모든 게 시나리오였던 셈이다.

권력 독점욕이 부른 공멸

예상치 못한 역풍이 불어왔다. 재일동포 주주 4명이 이백순 행장 해임청구 소송을 법원에 냈다. 신한지주 이사회 등 사전 절차를 거치지 않고 독단적으로 검찰에 고소하고 외부에 공개해 주주들에게 경제적 손실을 입혔다는 이유에서다. 라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서도 국회에서 새로운 의혹이 터져나왔다. 금융감독원이 정기검사 때 확인하고도 라 회장의 4회 연임 도전에 하자가 될 수 있어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신한지주와 신한은행의 최고경영자들 간 갈등이 고소·고발·소송으로 얽힌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자 동반사퇴론이 고개를 들었다. 10월30일 라응찬 회장이, 12월6일 신 사장이, 12월29일 이백순 행장이 잇따라 옷을 벗었다. 20년 경영을 이어온 라 회장의 장기 집권 체제가 권력 다툼 끝에 불명예 퇴진한 꼴이다. 권력 독점이 부른 화였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라응찬 전 회장 면죄부 의혹 
 상주 촌놈의 힘?

“수사 결과만 놓고 보면 신한금융지주는 시스템이 아니라 라응찬 회장 개인의 위세에 따라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2010년 12월29일 ‘신한 사태’를 마무리하는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윤갑근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가 한 말이다. ‘신한 사태’의 중심에 라 전 회장이 있다는 검찰의 시각이 드러나 있다.
하지만 검찰은 라 전 회장에게 면죄부를 줬다. 나머지 ‘빅3’인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만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기소 처분을 내렸다. 특히 이백순 행장이 가져간 현금 3억원은 “라 회장의 지시였다”는 진술이 나온 상태였다. 3억원을 배달한 당시 신한은행장 비서실장 박아무개씨는 2010년 9월13일 검찰에서 전달 경위를 상세히 진술했다. 다음날인 9월14일 신한은행 이사회에서도 그는 3억원 관련 진술을 했다. 하지만 이백순 행장이 “3억원을 가져다 쓴 사실이 없다”고 부인해 라 전 회장까지 겨냥하지 못했다고 검찰은 주장한다. 이희건 신한지주 명예회장의 경영자문료로 책정된 금액 중 2억원도 라 전 회장의 변호사 비용으로 썼지만 입증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며 검찰이 무혐의 처분했다. 결국 자금 전달을 지시한 라 전 회장은 기소하지 않고 보고받은 자(신상훈)와 배달자(이백순)만 처벌한 셈이다. 최근 3억원이 이상득 전 의원에게 건네졌다는 진술도 나왔지만 검찰은 “재수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뿐만 아니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건넨 50억원도 재일동포 4명의 이름으로 차명 운영했지만 비자금으로 결론 내지 않았다. 이자와 함께 박 회장에 반환했기에 라 전 회장의 개인 투자금이라는 거다. 그래서 이 돈의 출구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 검찰은 “금융실명제법 위반은 과태료 사안으로 형사처벌 법규가 없다”고 했다. 금융감독원에서 직무정지 3개월 상당의 징계를 받았을 뿐이다. 그것도 신한지주 회장직에서 사퇴한 뒤였다.
당시 민주당은 국정감사에서 라 전 회장이 경북 상주 출신 모임인 ‘상촌회’(상주촌놈회)의 비호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우제창 민주당 의원은 “라 회장은 경북 상주 출신으로 상촌회 회장을 맡고 있는데, 그 멤버가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 등 권력과 동일시되는 현 정권 실세”라고 말했다.

시나리오 어떻게 공개됐나
 비밀은 비서실장 USB

2010년 11월2일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는 신한은행장 비서실을 압수수색했다.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의 배임·횡령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찾기 위해서였다. 이희건 명예회장의 자문료를 인출해 사용한 내역 관련 자료 등이 주요 압수물이었다. 이날 뜻밖의 물건이 따라왔다. 신 전 사장을 검찰에 고소한 이백순 신한은행장의 비서실장인 변아무개씨의 이동디스크(USB)였다. 검찰은 1년6개월간 이 압수물을 법원에 제출하지 않았다.
신 전 사장 쪽은 검찰의 압수 목록을 훑다가 USB를 발견했다. 중요한 압수물임을 직감했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의 말이다. “변씨는 이백순 전 행장의 최측근이다. 고소 직전인 2010년 7월 비서실장으로 발탁돼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3억원을 이 전 행장에게 건넸다는 전 비서실장의 진술을 번복시키려고 회유책도 썼다.”
재판부에 요청해 신 전 사장 쪽은 지난 7월 USB를 검찰에서 넘겨받았다. 50여 개 파일이 들어 있었다. 그 가운데 ‘시나리오’라는 이름이 붙은 게 유독 많았다. 배임·횡령 사건을 설명한 스크랩, 라응찬·이백순·신상훈 면담 시나리오, 이희건 명예회장 면담, 고소 당일 시간대별 일정, 2일차 시나리오 등 20여 건이었다. 작성 일자는 신 전 사장을 검찰에 고소한 9월2일 직전에 몰려 있었다. 특히 변씨의 전임 비서실장이던 이아무개씨의 휴대전화를 무단으로 촬영한 캡쳐 화면도 나왔다. 9월14일 신한지주 이사회가 열리던 날, 이씨는 이백순 행장과 면담했다. 당시 한 부하직원이 휴대전화 서비스 변경이 필요하다며 잠깐 달라고 해서 건넸는데 도둑 촬영한 것이라고 했다. 신 전 사장 쪽은 “USB에서 나온 시나리오는 고소 사건을 기획하고 조작한 흔적”이라고 주장했다.
USB를 보관하다 검찰에 압수당한 변씨는 8월1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서 “당시 신한은행의 여러 직원들이 작성한 문서를 모아서 보관했을 뿐”이라고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