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남산 3억원 수사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남산 3억원 수사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3년 2월 12일 화요일

남산 3억 원' 수사…'MB 주변 비자금 저수지' 겨냥?


이글은 프레시안 2013-02-11일자 기사 '남산 3억 원' 수사…'MB 주변 비자금 저수지' 겨냥?'을 퍼왔습니다.
[분석] 검찰 '라응찬-이상득' 수사 착수 둘러싼 3가지 관전 포인트

신한금융지주 라응찬 전 회장이 이명박정부 '핵심'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이른바 '남산 3억원' 의혹 사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이 수사에 착수해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11일 경제개혁연대가 라응찬 전 회장과 이상득 전 의원을 고발한 사건을 금융조세조사3부(김한수 부장)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5일 "(신한은행 사태) 1심 판결문과 언론보도를 보면 신한 사태의 핵심 사안인 '남산 3억 원'은 라 전 회장이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을 통해 이상득 전 의원에게 최종적으로 전달된 불법 정치자금인 것이 명백하게 드러났다"고 주장하며 이들을 고발했다.

금융조세조사3부는 지난 2010년 9월 신한은행이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전 사장에 대해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한 이후, 라응찬 전 회장, 신상훈 전 사장, 이백순 전 행장 사이에 얽힌 고소 고발 사건을 다뤘던 곳이다. 지난 2010년 12월 29일 신 전 사장과 이 전 행장을 불구속 기소하고 라 전 회장에게는 무혐의 처분을 내린 후 2년 만에 같은 부서가 '신한 사태' 재수사에 나서게 된 셈이다. 하지만 금조3부에는 지난해 7월 김한수 부장검사가 임명돼, 이번 사건 재조사를 담당하는 팀은 사실상 '새 수사팀'이나 다름 없는 상황이다.

서울중앙지검이 이번 사건에 나서는 것과 관련해 몇 가지 '관전 포인트'가 있다. 첫째, 피고발자가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이다. 둘째, 정권 교체기임과 동시에 검찰수뇌부 교체 기간에 배당됐다. 셋째, 신상훈 전 사장이 '남산 3억 원 사건'의 진실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을 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 라응찬 전 회장 ⓒ연합뉴스

친박계 의원 폭로로 시작된 'MB정부-라응찬 커넥션 의혹'

'신한 사태'는 지난 2010년 친박계인 주성영 전 의원의 '폭로'로 시작됐다. 라 전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 혐의를 국회 법사위 등에서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 것이다. 주 전 의원은 당시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과거 김대중 비자금을 추적할 당시 라응찬 회장의이름이 나오더니 노무현 비자금을 추적할 때 또다시 등장하더라. 바람직하지 않은 일에 연루된 사람이 이명박 정부 들어 또다시 연임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이건 아니다 싶어 끝까지 라응찬 회장에 대한 실명제 조사를 물고 늘어졌다"고 밝힌 적이 있다.

라 전 회장은 TK 인사로, 이명박 정부 핵심 실세들이 '멤버'였던 '상촌회(상주촌놈회)' 회장이기도 했다. 이상득 의원, 천신일 전 세중나모 회장,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과 친분이 돈독하기로도 유명했다. 이 때문에 라 전 회장은 MB정부 실세에게 "정치자금을 댔다"는 소문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던 와중 '신한 사태' 검찰 수사 과정에서 신상훈 전 사장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박 모 씨가 "2008년 2월 이백순 행장이 라응찬 회장 지시라며 외부인사에게 전달할 현금 3억 원을 마련하라고 했다. 이 행장 지시대로 현금을 마련해 남산자유센터 주차장에서 이 행장 차의 트렁크에 실었다"고 진술한 내용이 흘러나왔다.

정치권이 발칵 뒤집어졌지만 검찰은 현금을 담은 가방의 구매 영수증까지 확보해놓고 '현금 3억 원의 종착지'가 누구인지 밝혀내지 못했다. 결국 라 전 회장은 그해 12월 이 전 행장과 신 전 사장이 기소될 때, 유일하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의혹은 끝나지 않았다. 이 전 행장의 비서실 직원 송 모 씨는 지난해 7월 언론 인터뷰에서 "남산자유센터 주차장에서 전달한 3억 원이 이상득 의원 측에 전달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폭로했다. 송 씨는 "돈을 전달한 때가 이 대통령 취임식 직전이어서 당선 축하금으로 전달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이 '폭로' 역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 이상득 전 의원의 경우 당시 저축은행 비리로 구속된 상태였기 때문이기도 했고, 검찰이 여전히 수사 의지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 저축은행 비리로 구속된 이상득 전 의원 ⓒ연합뉴스

입 열기 시작한 신상훈 MB 주변 '비자금 저수지' 실마리 될까?

이제와서 '남산 3억 원 의혹'이 주목받는 이유는 현재 검찰 수뇌부가 '권력 교체기'에 놓여 있다는 점 때문이기도 하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7일 한상대 검찰총장의 사퇴로 작년 11월 말 이후 공석 중인 검찰총장 후보로 김진태 대검차장과 채동욱 서울고검장 소병철 대구고검장 등 3명을 권재진 법무장관에게 추천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 결정에 박근혜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세 후보자 모두 이명박 정부의 소위 '잘 나갔던' T·K·K(대구·경북·고려대 라인)이 아니다. 세 후보자 모두 이명박 정부 내에 이뤄졌던 민감한 '정치 수사'와 거리가 먼 인물이라는 점도 특이 사안이다. 검찰 수뇌부의 의지에 따라 '남산 3억 원 사건'이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는 말이다.

신상훈 전 사장이 적극적이라는 점도 변수다. 신 전 사장은 지난달 16일 신한은행이 고소한 대부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은 후 (한국일보) 인터뷰를 통해 '라응찬-이상득' 커넥션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신 전 사장은 신한 사태의 본질과 관련해 "(신한은행) 내부 알력다툼이 아니라, 라 전 회장이 조직 사유화를 위해 벌인 권력형 비리"라고 규정한 뒤 '남산 3억 원 의혹'에 대해 "정권 실세에게 전달된 돈은 있는데 정작 간 곳은 수사기관이 나 몰라라 하는 상황"이라며 "이른바 '남산 3억 원'을 비롯해 라 전 회장과 MB정부 실세 간의 유착관계를 반드시 재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전 사장은 ""이백순 당시 지주 부사장은 직원들에게 라 전 회장의 지시라며 함구령을 내리고 3억 원을 조성해 이 전 의원에게 전달할 정도로 비밀리에 진행했다. 내 계좌를 이용했지만 당시 내 계좌는 돈을 조성한 박 모 비서실장이 관리해 전혀 몰랐다. 한달 후쯤 박 실장으로부터 이런 보고를 받았지만 더 묻지도, 알려 들지도 않았다. 그런데 나중에 내가 이 돈을 횡령한 것처럼 꾸며 고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전 사장은 이어 "3억 원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라 전 회장이 이런 식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조성했을 수 있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그는 이 전 의원뿐만 아니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등 MB정권 실세들과 호형호제하는 사이였다. 이 전 의원이 아니라면 다른 이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다. 남산 3억 원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대통령 주변의 '정치자금 저수지'의 존재와 관련해서는 그간 말만 무성한 상황이었다. 최시중 전 위원장 등 주변 측근들의 정치자금 관련 일부 증언들이 간간히 나돌았지만 한 번도 밝혀진 적이 없다. 그러나 검찰의 '남산 3억 원 사건' 수사 착수의 배경은 범상치 않아 보인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후 검찰이 '전 정권 비리' 수사에 본격적으로 칼을 빼들지 여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박세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