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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7일 월요일

변질된 KBS MBC, 이제 그만 볼 때가 되었다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1-06일자 기사 '변질된 KBS MBC, 이제 그만 볼 때가 되었다'를 퍼왔습니다.
[게릴라칼럼] '대안방송' 요구가 뜨거운 이유... 야권, 1469만명 위해 싸워야

2013년 새해 벽두부터 '대안방송', '국민방송'에 대한 논의와 기대가 온·오프라인에서 뜨겁다. 해직언론인들이 주축이 돼 만들어 온 회원가입 문의가 연일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온라인상에선 모금 서명운동도 활발하다. 공정한 방송매체 설립에 대한 열망이 높다는 방증이다. 

대통령선거 전까지 7000여 명에 이르던 정기회원이 대선 직후 이틀 만에 무려 6500여 명이 늘어 1만 3500여명에 육박했다고 하니 지난 18대 대선에서 방송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생각이 어떠했는지 알 수 있다. 5년의 국가 미래와 운명을 결정지을 대선 과정에서 불공정 편파보도를 일삼은 방송사들의 후안무치에 대한 항거의 뜻으로 읽힌다. 

무엇보다 '최악의 선거보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KBS와 MBC에 대한 불만이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대안언론의 필요성으로 이어진 것이리라. 이런 움직임은 KBS·MBC 외에 조중동 등 보수신문들의 방송인 종합편성채널(종편)이 내보낸 불공정 보도에 대한 반작용으로 볼 수도 있다.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독립언론에 대한 요구는 또한 와 등 진보적 대안매체들을 향한 후원과 정기구독으로 확산되는 형국이다.    

의 대선 특별생방송 '대선올레'를 기점으로  회원들이 크게 증가했으며, 은 대선 이전보다 3~4배 가량 구독자가 증가하며 정기 구독자가 5만 명을 넘어선 상태라고 한다. 대선 직후 순식간에 조직화된 시민행동이 힘을 발휘하고 있는 새로운 현상이다. '멘붕'(멘탈 붕괴)의 상황에 빠져 있는 진보세력과 야권에게 희망과 용기의 씨앗을 심어줄 만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대안언론에 대한 요구 확산... 박근혜, 편파보도의 수혜자  

▲ 언론개혁시민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공정보도를 염원하는 시민사회·네티즌 단체' 회원들이 지난 12월 4일 오후 여의도 MBC본사앞에서 "김재철 사장의 MBC가 박근혜 후보 띄우기와 야권후보 흠집내기에 올인하고 있다"며 규탄 회견을 열었다. 제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의 첫번째 TV토론이 열리는 여의도 MBC본사앞 철문은 보안관계로 굳게 닫혀 차량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 권우성

이 바람에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방송은 여당 후보에게 유리한 편파보도를 일삼았고, 조중동을 비롯한 종편 역시 여당 후보에게 유리한 보도를 끊임없이 내보내 선거기간 동안 언론사 안팎에서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정권과 여당 추천 인사들이 다수인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문제와 잇단 낙하산 사장 임명에 따른 부작용에서 기인한 방송사들의 긴 파업, 거기에다 최장기한 파업을 한 MBC와 지분과 무관하지 않은 정수장학회 문제 등이 선거 초반부터 제기됐지만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는 이러한 문제를 외면했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당선의 영광을 누렸으니 MB정권이 만든 언론장악의 수혜자가 된 셈이다. 

한국기자협회는 박근혜 후보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억압받고 갈라진 언론계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데서부터 '대통합'을 시작하라는 특별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기자협회는 ''국민대통합' 약속의 실천은 언론에서부터'란 제목의 성명에서 "박 당선인이 약속했던 공영방송 지배구조의 합리적 개선은 언론계의 무한갈등을 치유할 수 있는 주요한 방편"이라며 "아직도 해직상태에 놓여있는 17인의 해직언론인들을 동료들의 품에 안겨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럼에도 박 당선인은 여기에 대해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더구나 박 당선인은 언론정책에 관해서 명확한 견해를 밝힌 일이 별로 없다. 대선 공약집에도 언론정책에 관해서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 방송의 공공성 강화, 미디어 산업의 핵심 산업 육성이라는 구호성 공약 외에는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 

박 당선인은 그동안 5·16 쿠데타나 유신체제에 대한 발언에서 그의 민주주의와 언론관에 의문을 갖게 했다. 그래서 언론시민단체들은 박 당선인이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 정책을 답습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화는 한판의 승부가 아니다" 

이명박 정권 5년 동안 19명의 언론인이 해고당했다. 정직 132명, 감봉·감급 66명, 경고 120명, 대기발령 62명을 포함해 모두 450명이 징계를 당했다. 헌법이 보장한 언론 자유를 억압하는 권력에 저항한 대가치고는 꽤 가혹하다. 권력이 낙점한 낙하산 사장체제로 망가진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복원시키고자 하는 구성원들이 되레 길거리로 내몰린 억울한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권력의 언론장악을 묵인하면 선거 때 언론을 선전도구로 이용하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 게다가 권력의 언론장악은 국민주권을 얼마든지 무력화시킬 수 있음을 이번 대선 과정에서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의 모습은 실망스러움 그 자체다. 그동안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이 낙하산 사장을 통해 공영방송을 권력의 시녀로 만들고, 미디어법 날치기 처리로 보수신문들에게 종편을 선물할 때 이를 저지하지 못한 결과는 결국 부메랑이 되어 날아왔다.

대선 패배 이후 지리멸렬한 야권에서 희망을 찾기란 더욱 쉽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25년 전인 1987년 12월 24일 7면 하단에 실린 광고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찾고자 하는 시민들의 움직임이 주목을 끈다.   

'민주화는 한판의 승부가 아닙니다. 허탈과 좌절을 떨쳐버리고 한겨레신문 창간에 힘을 모아주십시오.' 

▲ 1987년 12월 24일자 <동아일보>에 실렸던 <한겨레> 창간 전면광고 ⓒ <동아일보>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당시 김대중·김영삼 후보의 단일화 실패는 직선제로 치러진 13대 대선에서 또다시 군부 출신 노태우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버렸다. 대선이 끝난 직후 지금처럼 진보와 야권이 '멘붕' 상황에 빠져 있을 무렵, '민주화는 한판의 승부가 아니다'는 광고가 그들의 아린 가슴을 위로하며 '권력과 자본에 예속되지 않은' 대안언론의 필요성을 각인시켰다. 허탈과 분노로 가득 찬 시민들의 행동은 결국 를 태동시키기에 이른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대안방송 함께 추진돼야  

25년이 지났지만 그 때와 시민행동의 성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엔 신문이 아니라 방송이라는 점에서 다르지만 대안·독립언론이라는 점에선 같다. 게다가 불공정 보도에는 공정한 보도로 대응해야 한다는 논리가 짙게 깔린 점도 유사하다. 박정희 독재정권 시절 해직된 신문사 기자들이 새로운 대안매체인 창간의 주축이 됐던 것과 마찬가지로 주류 방송사에서 해직된 언론인들을 중심으로 대안방송 출범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방송은 신문과 다르게 많은 자본과 전문 인력들을 필요로 한다. 또한 보도기능을 가진 방송사의 설립은 방송통신위원회 승인사항이라는 점에서 해결해야 할 난제가 수두룩하다. 게다가 현재의 방송시장 체제에서 정부와 여당이 새로운 보도기능을 갖춘 대안방송사를 승인해줄 리 만무하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의 대선 패배를 대안방송으로 해결하겠다는 식의 접근은 옳지 않다.

야권의 대선 패배와 관련해 지상파 방송사들의 편향 보도가 여론을 왜곡해 선거결과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오고는 있지만, '방송 때문에 대선에서 졌다'라는 결정론은 위험하다. 야권의 제대로 된 성찰과 반성을 저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대안방송의 현실화 가능성을 만들어 내면서 박근혜 당선인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논의를 함께 병행해야 한다.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가시적인 조치를 유도해 내고 대안방송이 자리매김한다면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야권, 특히 민주당의 노력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법적·제도적 뒷받침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무엇보다 언론의 정치적 중립 확보에 신경을 써야 한다. 방송통신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공영방송사의 이사회 구성과 사장 임명 등을 놓고 새누리당과 치열하게 싸움을 벌여야 한다. 

야권에 표 준 1469만명 '희망'...언론개혁 지금부터

미디어 소유규제 완화와 종편채널의 도입 등 미디어의 정책결정과 법적 처리과정에서 그동안 야당이 보여준 행태는 무능 그 자체였다.  미디어시장의 왜곡 심화와 언론자유지수 하락이라는 두가지 멍에를 방치한 책임이 무겁다. 

따라서 이러한 제도적인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고서는 이명박 정권이 지난 5년 동안 저질러온 난장의 결과를 다시 속수무책으로 5년 동안 또 감내해야만 한다. 지난 5년간 순치된 공영방송은 여전히 '권력 해바라기' 보도태도를 보이고 있지 않은가. '청와대 조인트'로 불려 왔던 MBC 김재철 사장은 심각한 도덕적 결함이 드러났음에도 지금도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MBC뉴스데스크는 박근혜 당선인의 첫 인사실패로 공분을 사고 있는 '윤창중 인사' 논란을 아예 다루지 않았다. 이명박 정권 출범 초기부터 우호적인 보도를 해왔던 보수신문들과 종편들은 박근혜 당선 이후 당선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제목을 경쟁적으로 뽑느라 연일 바쁘다. 대선이 끝났지만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독립 언론에 대한 요구가 분출하고 있는 이유들이다. 

해직언론인들이 만드는 팟캐스트 방송 등 대안언론에 회원 가입이 쇄도하고 있고, 대안방송 설립을 위한 모금 운동이 활발한 것도 바로 불공정한 언론환경을 개선해 보고자 하는 욕구의 산물들이다. 이명박 정권 하에서 한참 후퇴한 민주주의와 언론의 퇴행을 막고 한 단계 끌어올리려면 언론의 정치적 중립 등 언론개혁 운동이 절실하다. 거기에서 야권이 수행해야 할 역할이 만만치 않다. 

지레 겁먹을 필요 없다. 야권에 표를 던진 1469만명이 희망이다. 정치에 무관심했던 20~30대가 지난 대선에서 새 정치에 대한 갈망을 드러냈다. 그들은 투표 참여를 통해 정권교체를 현실화하고자 하지 않았던가. 좌절과 낙담 속에 빠져 있는 그들과 함께 희망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야권에게 주어진 지상 최대의 과제다. 언론개혁 운동은 바로 그 희망의 씨앗이다.

박주현(parkjh)

2012년 12월 8일 토요일

새누리당의 오락가락, 판세도 오락가락?


이글은 미디어스 2012-12-07일자 기사 '새누리당의 오락가락, 판세도 오락가락?'을 퍼왔습니다.
쟁점 없는 ‘간보기 대선’, 야권 마지막 추격의 시간 오나

▲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분명히 우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아직 승부를 결정짓는 마지막 고비를 넘지는 못했다. ⓒ뉴스1

민주당이나 진보정당 등의 야권이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고 자꾸 비판하다 보면 반대급부로 새누리당은 뭔가를 매우 잘 하고 있을 거라는 ‘착각’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정치에 대해 많은 말을 하는 사람일수록 새누리당에 대한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리는 경우가 많다. 말하자면 야권에 대한 지지를 규합하기 위해 새누리당을 극단적으로 폄하하거나, 민주당에 대한 혁신을 주문하기 위해 새누리당을 실제 이상으로 미화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새누리당 역시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지지하는 ‘콘크리트 지지층’이 있기 때문에 굳건해 보이고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뿐, 대선 전략 자체는 오락가락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새누리당이 선거전략을 잘 세웠다고 말할 수 있었던 선거는 지난 총선이었다. 이름과 색깔을 ‘확 바꾸고’ 김종인을 영입해 경제민주화 담론을 가져가면서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과 민간인 불법사찰이란 악재까지 이겨냈다.
물론 이 역시 ‘새누리당이기에 가능했던’ 조치였던 것이 사실이다. 만약 민주당이 붉은 색을 선택했다가는 세 배 빠르다고 칭찬받기는커녕 색깔론 공세에 시달렸을 것이고, 경제민주화를 메인 슬로건으로 배치하는 것 역시 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이 총선의 의미는 단지 새누리당의 한 번의 승리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으로 승리한 민주당이 근 2년간 펼쳐오던 ‘좌클릭’의 공세를 무력화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그렇게 전략적으로 우위를 점한 상황에서 대선정국을 시작했기 때문인지 지금의 새누리당은 ‘피니시 블로우’(Finish Blow, 권투에서 상대를 결정적으로 제압하는 마지막 강타)를 날리지 못하는 느낌이다. 박근혜 후보는 인혁당 사건에 대한 해명 기자회견에서,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한 해명 기자회견에서 결정타를 날릴 기회를 놓쳤다. 만약 이 시점에 박근혜 후보가 상식에서 심하게 벗어난 발언들을 하지 않았다면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출마할 기회조차 잡지 못하게 될 수도 있었다. 그 후에도 박근혜 후보는 총선 전에 영입한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의 상징’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과 갈등을 겪는 등 ‘집토끼’만 단속하면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단일화 이후 정국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면서 새누리당의 전략 역시 오락가락하는 중이다. 일찌감치 판을 정리했다고 생각했는데 정리가 안 된 것처럼 보이자 사장되었던 전략들이 다시 나오고 있다. 사실상 정책공약을 만드는 일에서 배제했던 김종인 위원장을 다시 등판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나오고 있고, 쉽사리 표를 훑을 요량으로 덕담을 건넸던 안철수 후보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원유세에 나서게 되자 ‘안철수 씨’라고 부르는 조변석개의 태도를 보여주었다. “일개 선거운동원인 안철수 후보에 대해 과잉되게 보도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는 이정현 공보단장의 코미디 같은 엄포가 나온 것도 새누리당의 오락가락하는 상황을 보여준다. 안철수를 ‘간철수’라고 비판하는 것이 정당 지지자들의 주요한 어법이었지만, 올해 대선 정국은 사실 모든 후보 및 정파가 쟁점없이 ‘오락가락 간보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새누리당의 오락가락은 그들 지지층에게 큰 문제는 아니다. 야권 지지층의 상당수가 야권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일 경우 그 지지를 철회할 수도 있는 ‘스윙 보터’들이라면 새누리당의 지지층은 오락가락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은 아니니 말이다. 새누리당의 정파성에 온전히 동의하는 이의 시선에서라면 안철수에게 덕담을 건네다가 문재인 지지유세에 나간 그에게 불쾌함을 표시하는 것 역시 아무런 문제도 없는 일로 보일 것이다.
다만 이런 식의 오락가락은 새누리당에게도 ‘계산이 끝난 것’으로 판단했던 대선 정국에 남은 변수가 남아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기는 하다. 야권 성향의 몇몇 지식인들은 새누리당이 네거티브에 열중인 것은 현재의 여론조사 결과와 다른 결과를 손에 들고 있기 때문일 거라는 의혹을 제기한다. 여기까지 예측하는 것은 과하더라도, 새누리당 역시 생활인들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편차가 있는 여론조사 결과만 보고서는 승패를 예측하기 어려운 시점이며 ‘안철수 효과’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경계를 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할 것 같다.
야권의 입장에선 오늘 부산에서 시작된 ‘문안 합동유세’의 효과를 추격의 승부수로 던져봐야 하는 실정이다. 부산경남의 세대분열을 더욱 효과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인물이 안철수라는 증언도 있었고, 조국과 탁현민, 김형석, 김C 등 문화계 인사들까지 망라한 수도권 명사들의 총출동은 지역민들 입장에선 흔치 않은 이벤트다. 수도권에 대한 박탈감을 가지고 있는 지역 청년세대의 삶의 문제에 접속한 공약 제시가 결부될 경우 만만치 않은 파급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 마지막 추격이 시작된다면 새누리당의 더한 오락가락도 이끌어낼 수 있고 중간층의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회가 한 번 정도는 더 올 것이다.  

▲ 7일 오후 부산에서 합동유세를 시작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 사실상 야권의 마지막 추격전이 시작되었다. ⓒ뉴스1

한윤형 기자  |  ahriman@mediaus.co.kr

2012년 10월 29일 월요일

야권, 단일화만 믿다 NLL 논란에 ‘역전타’


이글은 시사IN 2012-10-29일자 기사 '야권, 단일화만 믿다 NLL 논란에 ‘역전타’'를 퍼왔습니다.
한 달 동안 계속되던 야권 강세 흐름이 흔들리고 있다. 양자 대결에서 야권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앞서면서 어떻게 해도 야권이 승리한다는 전망까지 나오던 터였다.

안철수 후보의 출마선언 후 지속돼오던 야권 강세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사실 박근혜 후보는 그 중요하다는 추석 민심에서도 안철수·문재인 후보의 기선을 제압하지 못하고 고전했다. 그런데 선대위 구성 이후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돌아서더니, 다자 구도는 물론 양자 구도에서도 앞서가는 형국이다.

박근혜 후보는 안철수 후보가 출마선언을 한 9월19일 이후 대략 한 달간, 여야 양자 구도에서 단 한 번도 안철수 후보를 앞서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10월17일 리얼미터 조사에서 박근혜 47.7%, 안철수 46.7%로, 박 후보가 안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확하게 29일 만이다. 겨우 2주 전, 그러니까 추석 연휴 직후인 10월4일 조사에서는 안철수 48.7%, 박근혜 43.6%로, 안 후보가 오차범위(±2.5%포인트)를 넘어 박 후보를 앞서고 있었는데, 2주 만에 전세가 역전된 것이다.

사실 야권에서는 단일화를 전제로 한 여야 양자 대결 구도에서 안철수·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대부분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상당히 고무돼 있었다. 심지어는 간혹 다자 구도에서도 안 후보가 박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쫓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오면서, 3자 정립 구도의 가능성, 다시 말해 안 후보가 끝까지 독자 행보를 할 수 있고 그 경우에도 승리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자 안철수 캠프의 박선숙 선대본부장이 “투표율을 대입해 환산하면 단일화를 해도 박근혜 후보에게 패배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는데, 그로부터 며칠 지나지 않아 아예 전세가 완전히 역전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제는 굳이 투표율을 대입하지 않아도 야권 단일 후보가 박근혜 후보에게 패배할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졌다. 

ⓒ시사IN 이명익 10월13일 ‘과학기술 나눔 마라톤 축제’에 참가한 박근혜·문재인·안철수 후보(오른쪽부터).

박근혜, 40대 중도층 지지율 다시 회복

여기에는 새누리당이 선대위 구성과정에서 벌어진 내홍을 잘 극복한 측면도 작용했을 것이고, NLL 논란도 한몫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테면 한광옥 전 청와대 비서실장 영입을 두고 벌어졌던 내홍은 안대희 정치쇄신위원장과 한 전 실장 모두 한발씩 물러서면서 봉합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과거사 논란 이후 떨어진 40대 중도층의 지지율이 회복되었다.

NLL 논란은 지지율 변화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요 며칠 사이 안철수 후보에 비해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더 크게 빠졌는데, 10월4일 조사에서 박근혜 47.2%, 문재인 46.6%로 박빙이었던 것이, 17일 조사에서는 박근혜 49.4%, 문재인 42.4%로 격차가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져, 사태가 문 후보 측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NLL 논란 초반에는 문 후보가 새누리당 주장이 사실일 경우 책임을 지겠다고 세게 나가면서 박 후보에게 오히려 역풍이 불었다. 그런데 새누리당이 국정감사와 국회의석 3분의 2 찬성으로 자료 공개를 추진하자 문 후보에게 다시 악재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안철수 후보 지지율까지 동반 하락했다. 

이처럼 야권이 승리하려면 단일화 만능주의에서 벗어나, ‘플러스 알파’가 절실한 양상이다. 두 후보 진영에서 남은 두 달 동안 ‘그 무엇’을 찾아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2012년 10월 11일 목요일

종북세력 이름 덧씌워 ‘생각다른 국민들’ 주적 삼아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0-10일자 기사 '종북세력 이름 덧씌워 ‘생각다른 국민들’ 주적 삼아'를 퍼왔습니다.

국방부 ‘종북실체 표준교안’ 논란
 야권·반독재·반유신과 연관짓는 내용 빠졌지만
보안법 폐지·천안함 의혹제기 등은 종북과 연계

10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지시로 전 군에 배포된 종북세력 실체인식 교육자료(표준 교안)는 종북세력의 실체를 알아야 하는 이유, 종북세력의 정의, 북한과 종북세력의 연관성, 내부의 적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종북세력에 어떻게 대처해야하는가 등 5꼭지로 구성돼 있다. 국방부 차원에서 표준 교안을 만들어 일선부대에 내려보내는 것은 처음이다. 국방부는 표준 교안을 일선 부대와 신병훈련소뿐만 아니라 학교 등에서 종북교육 교재로 활용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국방부가 이번에 표준 교안을 만든 것은 각급 부대가 자체적으로 만든 교재에 정치적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내용이 지적된 데 따른 것이다. 국방부는 최근 일선부대의 종북교육 자료 제작을 금지시킨 바 있다.그러나 표준 교안이 종북세력이라고 규정하는 근거 가운데 하나로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을 꼽은 대목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종북세력으로 규정될 가능성을 열어놓았기 때문이다.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주장하는 진보단체를 종북세력으로 단정짓고 적으로 돌리는 듯한 뉘앙스를 담고 있다. 국가보안법은 사상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정치권에서도 폐지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른 바 있다. 또한 “폭력시위 현장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사람은 보여도 배후에서 이를 기획하고 조종하는 세력의 실체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며 시위와 종북세력을 교묘하게 연결지으면서 집회·시위에 대한 군의 부정적 인식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종북으로 규정하는 기준이 애매모호해 실제 각급 부대의 교육과정에서는 정치적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종북세력을 국군의 주적으로까지 규정하는 게 합당한지를 두고도 논란이 제기될 것 같다. 표준 교안은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 △조국통일범민족연합 해외본부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등 9개 단체를 이적 단체로 꼽았다. 이들 단체의 활동이 현행법에 어긋난다면 그에 따라 법적 제재를 가하면 될 일이지 군의 주적으로까지 규정해 마치 무력으로 공격해야 할 대상이라는 이미지지를 주는 것은 과도하다는 것이다.표준 교안은 이밖에 “이들은 북한에 의해 발생한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해서도 북한의 억지주장을 대변하면서 우리 정부의 발표를 무시하고 있다”며 천안함 사건에 대한 의혹제기를 종북세력과 연계하기도 했다.이번 교안에는 “종북세력 제1야당에도 있다”, “반유신·반독재는 종북세력 확산의 계기가 됐다”, “2012년 김정은 대남명령 1호가 남한 대선 개입” 등의 정치적 중립성을 크게 훼손하는 내용은 사라졌다.진성준 민주통합당 의원은“사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군이 국민의 일부를 적으로 삼는 것은 과도하다”며 “국가보안법 폐지, 주한미군 철수, 연방제 통일은 진보세력이라면 주장할 수 있는 내용인데 이를 종북세력이라고 규정한다면 수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2012년 10월 5일 금요일

“이대론 필패”? 조중동의 앓는 소리와 4·11 총선의 기억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0-05일자 기사 '“이대론 필패”? 조중동의 앓는 소리와 4·11 총선의 기억'을 퍼왔습니다.
[비평] 1년째 ‘박근혜 위기론’ 엄살, 야권은 후보단일화 구호만 난무

연일 앓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은 당이 한 바탕 뒤 엎어질 기세고,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등 일부 보수언론들은 연일 새누리당을 향해 “이대로는 필패”라는 강력한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
유승민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4일 비공개의원총회에서 “이대로는 대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 선대위 재구성을 비롯해 박근혜 후보에게 전권을 백지위임해야 한다”며, 박 후보를 제외한 당 지도부와 선대위원, 당직자 등의 총사퇴를 촉구했다.
경향신문은 5일자 16면 (유승민 “대구선 친박들 썩었다고 한다, 그게 현실일 수 있다”) 제하 기사에서 이날 의총에서 발언한 의원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에 따르면 이날 의총에서는 “부산도 매우 어렵다”(나성린), “2002년 보다 더 안좋은 분위기”(남경필), “쇄신이 없으면 필패”(윤상현) 등 다급한 발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5일 조선·중앙일보는 이 소식을 1면에 다뤘다. 동아일보는 이 문제를 사설로 지적했고, 조선일보는 4일 사설에서 민주당과 묶어 새누리당의 친박프레임에 강력한 비판을 가했다. 지난 4일 남경필 선대위 부의장의 “후보 빼고 다 바꿔야 한다”는 말을 통해 새누리당 내 위기론을 전한데 이어, 연이틀 이를 보도하고 있는 것이다.

▲ 동아일보 10월 5일자. 4면.

물론 새누리당은 현 상태를 충분히 위기로 받아들일 수 있다. 추석이 지났지만 여전히 여론조사 양자구도에서 박 후보가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 텃밭 부산에서는 야권 후보들이 치고 올라오고 있고, 총선에서 박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했던 충청권에서도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은 떨어지고 있다. 때문에 의원총회에서 나온 비판의 목소리는 어느 정도 심각한 우려를 담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동아일보는 5일 (세종시 약발 뚝…야성 회복…충청, 대선 흔든다)제하 기사에서 “한가위 민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에게 강한 경고음을 보낸 곳은 뜻밖에도 충청지역”이라며 “대구·경북·강원과 함께 박 후보를 떠받쳐온 충청이 흔들리자 새누리당도 크게 동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박근혜 후보 지지율이 대선 캠프를 갈아 엎을 만큼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을까? 그렇지가 않다. 박근혜 후보는 몇 년째, 언제나 40~45%를 유지해왔다. 추석 이후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도 최하 40.7%(YTN 박근혜-안철수 양자대결), 최고 47.8%(국민일보 박근혜-문재인 양자대결)를 기록했다. 어림잡아 44%대 전후로 평균이 나온다.

▲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4일 울산여자상업고등학교를 방문했다. 자신의 취약점인 젊은 세대, 자신의 강점인 여성을 동시에 감안한 듯 보인다. ©박근혜 캠프

현재의 여론조사 결과는 야권후보들의 지지율 상승에서 기인한 것이다.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졌기 때문이 아니다. 그런데 ‘위기론’이 번지고 있다. 잇따른 당 내 사건사고가 위기감을 키웠다고도 할 수 있었겠지만, 새누리당은 현영희, 현기환, 송영선 등 문제가 발생한 인물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내보내는 등 나름 성실하게 대응해왔다. 또 이것이 지지율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자당 후보의 지지율이 이렇게 견고하다면, 새누리당으로서는 자당 후보의 견고한 지지율을 바탕으로 야권 후보를 집중적으로 견제해 지지율을 낮추거나, 야권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는 정책·공약을 발표하는 것이 보다 자연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과 언론들은 적극적으로 ‘위기론’에 부채질 하고 있다.

▲ 조선일보 10월 5일자. 1면.

그 의도가 궁금한 가운데, 당장 5일자 조선일보 1면 지면배치가 눈에 띈다. 1면 톱기사는 ‘간첩’기사다. 곧바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대북관 관련 기사가 나온다. 모두 보수진영 유권자들에게 관심을 끌 만한 내용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기사가 바로 (새누리 “후보 빼곤 다 바꿔야”…박 “지금은 힘 모을 때”)다. 즉 1면의 흐름이 간첩→문재인 대북정책→새누리당 집권 위기 순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조금 더 과거를 돌이켜보면, 지금 이 상황이 묘하게 4·11총선과 닮았다. 당시 총선을 앞두고도 새누리당에서는 연일 앓는 소리가 나왔다. 공식선거운동개시일 전날인 지난 3월 28일, 이혜훈 당 종합상황실장은 “수도권뿐만 아니라 ‘텃밭’인 부산·경남까지 야권의 도전이 상당히 강해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 조선일보 3월 29일자 4면.

당시에도 여론조사의 결과는 새누리당으로서 결코 만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야권에서는 과반 이상을 자신했고, 새누리당은 공포에 떨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의 출범은 이러한 위기론의 결과물이다. 당은 명칭을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이상돈·이준석 등 외부인사를 영입했다.
또한 현역의원 상당수를 공천에서 배제하는 등 물갈이를 이뤄냈다. 물론 이것은 대부분 친이계 숙청 형태였지만 위기론과 맞물려 그 모양새는 ‘당 쇄신’으로 결론 났다. 반면 새누리당의 위기론이 가중될수록 야권의 도취감은 커졌다. 공천, 선거연합을 통해 지역 나누기에 매진했다. 새누리당이 연일 ‘변화·개혁’을 외칠 때, 야권은 ‘단일화'와 ‘정권심판’ 외 아무것도 없었다.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등도 야권의 승리를 점치며 새누리당의 위기를 강조했다. 조선일보의 2월 8일자 4면 (지역구 불출마 선언 눈물 글썽인 박근혜) 기사는 새누리당의 위기와 쇄신의지를 동시에 보여주는 좋은 예다.
결론은 새누리당의 과반 이상 승리로 끝났다. 각종 악재가 있었지만 보수표는 결집했고 보수언론들은 ‘박근혜의 힘’(동아일보, 중앙일보), ‘새누리 대역전, 야권 패배’(조선일보)라며 그제야 새누리당의 위기론 공세를 끝냈다.

▲ 중앙일보 4월 12일자. 1면.

이번 대선에서 4·11 총선의 기시감이 느껴지는 이유다. 아울러 최근 연이어 터지고 있는 친박계 비리, 골프논란 등 각종 악재는 ‘친박 쇄신’이란 말에 가려지고 있다. 야권은 어떨까? 새누리당의 위기감이 커질수록 야권에서는 후보단일화의 목표의식이 희박해지거나 단일화만 하면 승리한다는 도취감에 들 수 있다. 서민과 노동자들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 대신, 경제민주화와 후보단일화의 구호만 난무할 것이다.
새누리당은 분명 위기다. 박근혜 대세론은 이미 무너졌다. 하지만 1년에 비해, 무엇이 달라졌을까? 현재의 여론조사 구도는 문재인 후보의 상승국면을 제외하면 1년 전부터 이어지던 구도다. 오히려 현재 3자 구도에서 박근혜 후보는 크게 앞서고 있고, 양자구도에서도 오차범위 내 접전이다. 여권이 위기라면, 야권도 위기다. 아직은 분명히 3자 구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새누리당만 위기감이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  

2012년 8월 18일 토요일

백낙청 “안철수 지금 물러서면 야권 큰 타격”


이글은 경향신문 2012-08-17일자 기사 '백낙청 “안철수 지금 물러서면 야권 큰 타격”'을 퍼왔습니다.

ㆍ“대담집이 훌륭한 문서파일이라 해도 실행파일을 돌려봐야 성능 알 수 있어”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사진)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담집 을 ‘훌륭한 문서파일’이라고 평했다. 그럼에도 “어떤 성능의 ‘실행파일’이 딸렸는지는 문서만으로 판단할 수 없고 실행파일을 돌려봐야 알 수 있다”며 “국회와 정당정치를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논의가 없는 것은 ‘문서파일’로서도 부족한 점”이라고 지적했다. 


백 교수는 ‘창작과비평’ 가을호에 기고한 ‘2013년 체제와 변혁적 중도주의’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피력했다. 그는 “(안 원장이) 복지와 경제민주화 분야에서는 그 어느 전문가 못지않은 구체적이고 포괄적인 구상을 준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통일을 ‘사건’이 아닌 ‘과정’으로 파악한 점이나 평화체제 구축의 긴요성과 북한 인권 문제의 중요성을 함께 거론한 점 등은 본인의 성찰이 담긴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백 교수는 “대선정국에서 당장의 가장 큰 변수는 안철수 원장”이라며 “그의 거취가 정국의 양상을 크게 뒤흔드는 요소임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기록적인 판매량을 달성 중이고 지지율이 크게 상승해 안 원장이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또 “이제 와서 그가 ‘저는 도저히 감당할 능력이 없는 것 같아요’라며 갑자기 물러선다면 민주당을 포함한 야권 전체에 일대 타격이 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백 교수는 “(안 원장이) 야권 단일후보가 되든 단일화 경선에서 패한 뒤 이긴 후보를 밀어주든 지지자들의 정치 참여를 적극화하는 데까지 가야 시대적 책임을 다하는 형국이 되어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2012년 7월 19일 목요일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7-18일자 기사 '야권은 날카롭게, 정권 실세는 슬그머니'를 퍼왔습니다.
박지원 총력전 나선 대검…SNS "검찰 속보인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를 겨냥한 검찰의 칼날이 연일 날카로워지고 있다. 반면, 여론은 MB정권의 실세로 불리는 인사들을 겨냥한 칼은 연일 무뎌지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8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검찰은 이번 박 원내대표 수사에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인력을 총동원했다고 보도했다.
대검찰청 산하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은 지난 5월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을 구속한 뒤, 박 원내대표와 관계를 추궁해왔다. 이에 임 회장은 지난 18대 총선을 앞두고 박 원내대표에게 1억원 상당의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그런가 하면, 검찰은 지난해 2월 영업정지와 함께 구속된 오문철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의 새 횡령혐의를 수사하기도 했다. 검찰은 표면적으로 은행 유상증자 과정에서 오 전 대표가 회사 자금을 유용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말했지만, 내심 박 원내대표와의 금품 '거래' 의혹을 파보기 위한 수순이었다고 (경향)은 보도했다. 
또 검찰은 최근 두 가지 사건을 대검 중수부로 일원화해 본격적으로 박 원내대표의 소환조사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박 원내대표 불법자금 수수 혐의와 관련해 상당히 적극적인 면을 보여주는 데 반해, 연일 터져 나오는 이명박 대통령 후보 캠프의 대선자금 의혹에 대해서는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형세다.
최근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구속)이 저축은행 퇴출저지 로비로 받은 수억원이 MB 캠프로 흘러들어갔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고,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17일 법정에서 변호사를 통해 서울시 양재동 파이시티 시행사에서 받은 인허가 청탁금이 당시 MB 대선자금이었다고 증언한 상태다.
더욱이 이 전 의원은 임 회장에게 받은 3억원을 MB캠프 유세단장이었던 권오을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단서가 검찰에 잡힌 바 있다. 또 임 회장 외에도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 등이 대선 당시 돈을 건넸다는 의혹도 제기한 바 있다. 그런가 하면, 17일 신한은행에서 '당선 축하금' 등의 명목으로 이 전 의원에게 3억 원 가량의 돈을 전달했다는 언론보도도 있었다. 실제로 2010년 신한은행 횡령·배임사건 수사 당시 사용처가 밝혀지지 않은 돈이 3억원이었다.
그럼에도 검찰은 '의혹 대부분이 사건 수사 당시 제기됐지만, 정확한 증거 없이 이같은 수사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트위터 여론은 검찰을 겨냥해 "박지원한테 하는 것처럼 현정권 비리사건과 대선자금 수사를 한다면 청와대는 교도소가 될 판"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현정권에서 검찰은 유달리 야권 인사를 겨냥해 수사의 칼을 날카롭게 갈아왔다.박 원내대표 전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한명숙 민주당 전 대표, 정연주 KBS 전 사장,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 등이 검찰에 '시달렸다'. 
이들 중 정 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과 BBK를 연관지어 의혹을 강하게 제기해 허위사실 공표에 따른 유죄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현재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한 박근혜 후보 역시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같은 주장을 펼쳤다.
심지어 당시 이 대통령은 합동유세 때 박 후보를 겨냥해 "네거티브 공세, 지겹지도 않나?"라면서 '작작 좀 하라'는 식의 발언을 하기도 했으며, 당 지도부에선 상호간 네거티브 공세가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고 판단해 합동유세 일정 중 하루를 취소하기도 했다.
반면, 정황과 무수한 의혹을 낳았던 현정권과 연관된 사건에 대해선 유달리 몸을 사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내곡동 사저, BBK 가짜편지,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해 검찰은 각각 '혐의 없음', '배후 없음', '윗선 없음'으로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또 '파이시티 사태'에 이 대통령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연루됐다는 정황이 언론보도를 통해 나왔음에도 수사력이 미치지 않았고, 'CNK 주가조작 사건'에서도 청와대와 국무총리실까지 개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수사력은 김은석 전 외교통상부 에너지자원대사에서 멈췄다.
이를 두고 여론은 "대부분 사태에서 MB의 연줄을 잡은 정권 실세들이 개입됐고, 주변에 포진했던 인물 역시 어떻게든 MB와 연줄이 있기에 검찰이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다"는 해석을 하기도 했다. 일부 여론은 더 나아가 "사법부 역시 MB 계열이 포진했기 때문"이라는 반응도 있다.
이를 두고 트위터리안 김*(@19***)는 "박지원이 실제로 혐의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언론 보도를 보면 박지원의 1억 원보다 파이시티의 불법대출 1조원, 이상득-최시중의 각각 3억, 6억원이 MB 대선자금으로 들어간 금액이 더 대단한 사태 같다"며 "불법사찰이나 BBK, 내곡동 사저 역시 마찬가지"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어 "'야권 죽이기'니 뭐니 관심도 없다. 불법을 자행했다면 야권은 죽어도 싸다"라면서도 "네이버(포털사이트)만 뒤져도 불법사찰·내곡동 사저·MB 대선자금 등의 일련의 사태가 '문제 있다'는 것쯤은 초등학생도 알 수 있다. 노 전 대통령 생중계부터 너무 속 보인다. 검숭아"라면서 검찰의 축소·왜곡 수사 의혹을 질타했다.
한편, 임 회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외곽조직으로 알려진 새시대새정치연합청년회에서 박 원내대표와 함께 활동했으며, 전남 무안 출신으로 문태중·고교 선후배 사이로 알려졌다.

김경환 기자  |  1986kkh@pressbyple.com

2012년 6월 9일 토요일

“여권, 야권 전체를 종북주의로 낙인… 정권 실정을 덮어”


이글은 경향신문 2012-06-08일자 기사 '“여권, 야권 전체를 종북주의로 낙인… 정권 실정을 덮어”'를 퍼왔습니다.

ㆍ‘종북·민주주의 위기’ 토론회

연일 확산되는 이른바 ‘종북좌파’ 논란의 전말과 함께 진보진영의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와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는 8일 오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종북좌파 담론과 마녀사냥으로 본 민주주의의 위기’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첫 발제자로 나선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는 “보수세력이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 문제를 종북주의로 몰고 가는 것도 논리적 일관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경기동부연합의 성격을 주체사상을 중심으로 운동했던 집단이고, 종북주의 세력을 확대하는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과정에서 민주주의 원칙을 넘어서는 무리수를 범했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국회의원) 제명 문제까지 터져 나오고 민주당까지 싸잡아 야권 전체가 종북주의라고 하는 것은 분명한 정치적 낙인이지만 여기에 대항하는 진보진영의 대응방식은 굉장히 허술하다”고 말했다.

한상희 건국대 교수는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언급한 ‘국가관’ 문제에 대해 “폭력적이고 권력적인 담론 행사”라고 밝혔다. 한 교수는 “일부 집단과 정파의 단편적인 행동들을 끄집어내서 자기들 마음대로 조합해 종북좌파란 딱지를 붙이고 그들을 정치영역에서 배제하려는 사람들의 국가관이 오히려 잘못돼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입헌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의 국가관은 헌법에서 다 이야기하고 있다”며 “헌정질서를 지키고 국가를 폭력으로 전복하지 않겠다는 헌법 충성 의무만 다하면 되지 그 수준을 넘어서서 ‘어떠한 의사표시를 해라, 어떤 정당에 가입하지 마라’ 이런 구체적인 행동은 요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광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종북 논란은 지금 우리 사회가 북한에 대해서 말하고 표현하는 것의 현주소가 어디있는지 잘 보여준다”고 했다. 그는 올해 초 북한 트윗을 리트윗(RT)해 기소된 박정근씨의 사례를 들어 “박씨의 트위터에는 검찰이 기소한 ‘친북(親北)’ 멘션보다 ‘반북(反北)’ 멘션이 두 배가량 많았다”며 “맹목적인 반북도, 친북도 아닌 합리적 이성으로 북한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을 종북이라고 잡아들인 것”이라고 밝혔다.

보수진영이 정치공세화하고 있는 종북좌파 담론에 ‘역공’을 펼쳐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민웅 교수는 “종북좌파를 두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위협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를 최초로 파괴한 것이 이승만 전 대통령이고 그 다음 4·19혁명 정신을 파괴한 게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 쿠데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명박 정부와 여권이 종북주의 논란으로 모든 걸 덮으려 하는 건 결국 그들이 민생현안을 해결할 능력이 전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상희 교수는 “전원책 변호사가 ‘김정일 개새끼’라고 말하지 못하면 종북이라고 했듯 아주 낮은 차원에서 이미지 조작을 하고 그걸 바탕으로 담론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천안함 사태 당사자들을 전부 다 승진시킨 그 국가관이 뭔지, 사유재산을 침해한 정수장학회의 국가관은 뭔지, 무력으로 국가를 전복시킨 하나회 출신 국회의장의 국가관은 뭔지를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진보진영의 책임 문제도 제기됐다. 진보적 지식인들이 민족담론을 지속적으로 해체해 오면서 북한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공백상태로 남겨뒀고 이 부분을 보수진영이 치고 들어왔다는 것이다.

김민웅 교수는 “진보진영의 지식인들이 민족문제와 분단문제를 외면하고 있는 것은 굉장히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연평도 사태로 경험했듯 그런 문제가 한번 터지면 인권이고, 헌법의 자유고 뭐고 아무것도 없다”며 “일상에서 압도하는 것 같지 않지만 한번 터지면 압도돼 버리기에 이런 것들에 대한 치밀한 대응을 준비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토론회를 정리하며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는 “종북주의 논란이 이후 국가보안법 대형사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며 “이명박 정부의 온갖 비리와 정치적인 악행을 종북좌파로 덮고 있는 대선정국에서 진보진영은 적극적인 대응논리를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서화 기자 tingco@kyunghyang.com

2012년 5월 11일 금요일

영남 출신이 '대선 지지율' 85% 장악


이글은 대자보 2012-05-11일자 기사 '영남 출신이 '대선 지지율' 85% 장악'을 퍼왔습니다.
[분석] 영남 85% vs 호남 2%‥세계 유래가 없는 '대선후보 지역 편중'

비영남 출신은 닥치고 '루저 후보'?
 영남 출신 아니면, 대선에 명함도 못 내밀 판


매우 '불편한 얘기'를 도발적으로 해보려 한다.  박근혜·안철수·문재인·정몽준·김문수·김두관·유시민 등 영남 출신 후보들의 대선 지지율 합계 85.2%.

전 세계에서 이렇게 특정 지역 출신들이 대선 지지율을 독식하는 나라가 또 있을까. 도대체 비(非)영남 출신들은 앞으로 대선에서 명함이나 내밀 수 있을까 싶다. 야권·호남도 영남패권주의에 '기생'안철수·문재인·김두관 대망론의 핵심은 '영남후보론' 영남이 핵심 지지기반인 새누리당에서 영남 출신 인물이 대선후보로 나서는 건 그나마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호남과 수도권이 주요 지지기반인 민주통합당마저 영남후보론에 기대 정권을 창출하려는 심리가 압도하고, '호남 출신은 안된다'는 게 마치 불문율처럼 똬리를 틀고 있다. 한 마디로 도를 넘어서고 있다. 야권에서 안철수, 문재인, 김두관이 집중 조명과 각광을 받고 있는 배경에는 뭐니뭐니 해도 영남에서 일정 정도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영남 후보'라는 점이다. '호남이 지지하는 영남후보'론의 시초인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들의 '롤모델'인 것이다.  정동영이 자신의 과오를 처절하게 반성하고, 재벌개혁·경제민주화·부자증세·한미FTA 독소조항 제거·해고 노동자 지원 등 서민대중을 위한 진보적 주장과 실천을 누구보다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음에도 좀처럼 지지율이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이유는, 물론 정동영 본인의 부족함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배경에는 '호남 출신'이라는 인종 차별에 가까운 인식이 독버섯처럼 깔려 있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도 이 점을 드러내놓고 인정하지는 않겠지만, 어느 누구도 이 프레임에서 자유롭지 않을 거라는 게 내 생각이다. 호남인, 조작된 '훈요십조' 스스로 부활시킨 꼴 문제는 영남후보론 프레임이 '지역주의 극복'이라는 슬로건으로 포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런 류의 발상이 지역주의 완화는커녕 소위 '쪽수'(인구수)에 기반한 '영남패권주의'를 더욱 공고화하고 지역주의를 고착화시킨다는 맹점이 있음을 간과하고 있다.



호남은 '영남 후보(노무현)'에게 90%가 넘는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줬지만, 영남은 늘 90%가 '호남 후보(정동영·김대중)'을 거부했다. 야권의 대선후보였던 정동영은 2007년 영남 전체에서 고작 10.3%를 받았다. 대통령에 당선까지 됐던 김대중 전 대통령도 영남 전체에서 얻은 득표율은 13.4%에 불과했다. 한 마디로 도찐개찐이다. 정동영이나 김대중이나 호남 출신 후보는 영남에서 10%대를 넘지 못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영남지역주의·영남패권주의의 실체이자 영남후보론의 핵심 근거이다. 이런 논리대로라면, 앞으로 호남 출신은 영원히 '메인 대선후보'가 될 수 없다. 영-호남 인구 편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권 쟁취와 공학적 계산에 급급하다 보니, 호남과 수도권 출신들마저 이런 논리에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순응하고 부역하고 있다. 마치 이 방식만이 유일한 승리 전략인양 너무도 당연하게 여기는 흐름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호남지역 인재를 등용하지 말라'는 고려 왕건의 8조를 가장 충실히 따르고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이 다름 아닌 호남인 자신들이 돼버린 상황이다. 그러나 실제 왕건의 측근들은 호남 출신이 많았고, 주요 지지세력도 나주를 중심으로 한 호남세력이었다. 결국 훈요십조는 왕건이 남긴 유훈이라기보다는, 후대에 영남 출신 신라계가 권력을 장악하면서 조작된 것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런데도 호남인들은 대선 때만 되면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호남 출신 대선주자들을 기피하고, 영남 출신 후보에 눈길을 돌리면서 스스로 훈요십조를 부활시키고 있다. 호남 민중 보수화로 '자기 중심' 잃어 이는 5.18 광주 정신의 핵심인 '차별에 대한 저항'을 제대로 계승·발전시키지 못하고 갈수록 보수화되면서 자기 중심을 상실한 호남인의 현주소와 맞닿아 있다. 김대중 이후 호남을 대표하는 인물을 키워내지 못한 데는 비단 호남 출신 정치인들만의 탓은 아닌 것 같다. 과연 호남인들이 5.18 정신에 걸맞는 진보적 노선으로 치열하게 실천하고 있는 호남 정치인들에게 평소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지지·응원해주고 있는가. 오히려 그런 정치인을 호남이 가장 외면하고 있는 건 아닐까.  당장 이번 총선에서 호남인들이 뽑아놓은 국회의원들의 면면부터 찬찬히 살펴보라. 과연 새누리당과 얼마나 차별성이 있는지. 그래놓고 대선 국면에서는 영남 후보에 기대 연명하려는 몰골을 광주 정신인양 합리화하는 '멘붕의 유체이탈(幽體離脫)'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 본 기사는 englant7 블로그에서 제공했습니다. 

englant7 

2012년 4월 15일 일요일

신경민의 탄식, "반동의 세월이 시작됐다"


이글은 뷰스엔뉴스(VIEWS&NEWS) 2012-04-14일자 기사 '신경민의 탄식, "반동의 세월이 시작됐다"'를 퍼왔습니다.
박원순 "진실과 정의는 지는 법이 없답니다"

신경민 민주통합당 의원 당선자는 14일 야권의 총선 패배로 파업중인 방송사 노조들이 깊은 충격을 받은 반면 사측은 희희낙락하고 있다고 전하며 "반동의 세월이 시작된 셈"이라고 탄식했다.

신경민 당선자는 14일 트위터에 "총선결과에 MBC, KBS, YTN 직원들이 충격을 받았다. 파업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각 회사수뇌부는 '웃음소리가 나가지 않도록 하라'는 경계령을 내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침묵하고 있다. 봄이 따스하지 않다"며 방송파업 사태에 대한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의 침묵을 꼬집기도 했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은 한 시민이 트위터를 통해 "힘든 시기입니다 ...언론의 자유를 외치는 그들에게 희망의 말을 전해주세요! 부디 그들이 포기하지 않도록 격려해주세요!”라고 부탁하자, "진실과 정의는 지는 법이 없답니다“라고 격려했다.

최병성 기자

2012년 4월 14일 토요일

총선 결과에 담긴 국민의 명령


이글은 대자보 2012-04-13일자 기사 '총선 결과에 담긴 국민의 명령'을 퍼왔습니다.
[창비주간논평] 4년 만에 체력 상당히 호전, 떳떳하게 미래 선택 호소해야

이번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했고 야권이 '패배'했는가? 선거의 결과만 놓고 보면 새누리당이 이기고 야권이 진 것이 분명하다. 여당 스스로 예상했던 것보다 더 나은 성적표를 받았다고 볼 수도 있다. 야권이 호기롭게 기대했던 것보다 초라한 점수를 받았다고 자책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개별적으로 아쉬운 점이 여러 군데 있었고 진보신당과 녹색당의 부진도 너무 애석하다. 모든 언론과 논평가들은 박근혜의 능력과 야권의 무능함을 지적하고 있다. 객관적으로 분위기가 이러하고 엄정한 자기비판을 반드시 해야 하겠지만, 한번쯤은 정반대로 생각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선거를 평가하는 방법은 다양하기 때문이다. 특정 시점에서의 양적 결과로 볼 수도 있고, 시계열상의 추세로 판독할 수도 있고, 상징성과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우선 시간상의 추세를 보자. 가장 간단한 것은 18대 국회에서의 의석수와 이번 선거 결과를 비교하는 방식이다. 4․11 총선 직전 각 정당의 의원수 분포와 이번 총선 결과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새누리당(162에서 152명: 6% 감소), 민주통합당(80에서 127명: 59% 증가), 통합진보당(7에서 13명: 86% 증가). 이런데도 야권이 일방적으로 패배했다고 할 수 있는가? 오히려 4년 만에 체력이 상당히 좋아졌다고 볼 수도 있다. 

이번 선거가 보여주는 희망

그런데도 야권이 '졌다'라고 인식된다면 그것은 전국적 분포에서의 대표성 부족, 그리고 적어도 다수당, 잘하면 과반수 이상 확보도 가능하다고 하는 거품이 자천타천으로 너무 크게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8대 총선의 민망한 성적, 그리고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의 압도적 패배를 냉정하게 기억한다면, 그리고 선거 전후한 온갖 악재에도 이만큼이나마 선방한 것은 국민이 야권의 손을 잡아 일으켜준 것으로 해석해야 옳다. 더 나아가 범야권은 140석이라는 의석을 가지고 민간인 불법사찰, 4대강사업 등의 책임을 철저히 추궁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받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상징성과 의미로 봐서도 야권이 희망을 가질 만한 구석이 적지 않다. 우선 수도권에서의 선전, 몇몇 경합지역에서의 가치있는 승리, 통합진보당의 약진,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정당(민주통합당)과 계급정당(통합진보당) 간 연대의 실험을 들 수 있겠다. 전체적으로 보아 선거연합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를 상상해본다면 그래도 첫번째 실험으로서 실패라고 보기는 어렵다. 통합진보당이 이만큼이라도 분투한 것은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전례 없이 획기적인 일이다. 보수 일변도이던 우리 정치 스펙트럼에 한줄기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실질적인 계기가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이 독자적인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의정활동의 많은 부분에서 민주통합당과 협력하는 쪽을 택해야 할 것이다. 이 두 정당이 앞으로 여러 차원에서 연대를 해나갈 경우 '민주-진보'가 한 배를 타고 항해하는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 이러한 상호이해를 거쳐 아시아 최초로 사민주의적이면서 동시에 평화와 통일을 지향하는 일종의 대연정이 탄생할 가능성을 우리는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잊어선 안된다. 이번 득표율로 보면 민주와 진보를 합친 것이 46.68%이니 새누리의 42.77%를 앞지른다. 이는 특히 대선을 고려할 때 유의미한 수치다.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됐다

이렇게 본다면 2013년체제를 위한 본격적인 레이스는 4월 12일부터 시작되어 여덟달 동안 계속된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여야 할 것 없이 서로를 상대하는 것만큼이나 자기 내부적으로 복잡한 방정식을 먼저 풀어야 할 과제 또한 짊어지게 되었다. 우선 집권 보수세력 내에서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대통령 사이의 관계 설정이 여전히 복잡하다. 그렇잖아도 단임제 대통령의 마지막 해는 어렵기 마련인데 상당히 기력을 회복한 야권의 공세가 예상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야권 역시 안철수 교수와의 관계설정이 녹록하진 않다. 안교수의 무시할 수 없는 지지기반을 감안할 때 그가 대선 정국에서 어떤 선택을 하든 파장이 클 것이다. 안교수가 결국 야권에 힘을 실어주더라도 그것이 민주-진보에게 축복만은 아니다. 그가 내세우는 미래, 합리성, 따뜻함 등의 가치가 그 자체로선 의미가 있으나 그것이 전체적으로 좌클릭된 야권의 지형과 반드시 부합된다고 보긴 어렵기 때문이다. 미래지향적이고 합리적이면서도 따뜻한 진보라는 교집합을 통해 안교수가 야권에 합류할 수 있을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 안교수의 합류 가능성을 계속 열어놓되, 더 좋기로는 국민정당과 계급정당으로 이루어진 범야권이 대선 국면에서도 연대하는 것이다. 

앞으로 여덟달은 정책과 가치의 교류를 통해 서로를 이해-보완하고 이를 바탕으로 유권자들 앞에서 떳떳하게 미래의 선택을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그러한 이성적 과정으로써 우리 안의 충동과 감성적 경향을 절제하는 것도 중요하다. 속시원한 바람몰이가 결국 부메랑이 되어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점도 이번에 우리가 배운 교훈이기 때문이다. 

* 글쓴이는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입니다.* 본문은 디지털 창비(http://weekly.changbi.com) 2012년 4월 12일자 주간 논평입니다. 

2012년 4월 12일 목요일

“정권심판은커녕 야권이 심판당했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4-11일자 기사 '“정권심판은커녕 야권이 심판당했다”'를 퍼왔습니다.

출구조사와 달리 개표 진행되자 누리꾼들 당황“4대강·미디어 악법·BBK·민간인 사찰 다 어디 갔어”

방송3사 출구 조사와 달리 개표가 진행될수록 새누리당의 원내 1당 가능성이 높아지자 누리꾼들은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권심판은 커녕 야권이 심판당했다”, “힘 빠진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트위터 누리꾼 @fellb***은 “정권심판은 ‘개뿔’. 새누리당이 괜히 ‘쫄았다’고 자축하겠다. 집에서 키우는 똥개도 맨날 맞으면 정신 차릴텐데. 우린 학습능력이 제로인 듯. 다들 얼마나 더 처맞아야 한번 콱하고 물어뜯을 힘이 생기려나. 기대한만큼 힘이 빠진다”고 한탄했다.
누리꾼 @JungheeSt***은 “민간인 사찰도 새누리당을 꺾지 못했다. 이제 나라가 나에게 뭘 더 원할지 벌써 무섭다. 그리고 무엇을 더 포기하라고 할까”라고 답답해했다.
자조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Ohppama***은 “새누리당 이명박 정권 심판하자고 4년 벼르고 기다렸더니 국민들은 야권을 심판했구나. 4대강, 미디어 악법, 종편, 한미FTA, BBK, 천안함, 10·26 부정선거, 민간인 사찰 다 어디로 사라졌나. 야권단일화까지 이루었건만 기가 막혀서 어이가 없다. 이게 상식이냐?” 라고 물었다. @greenpartych***은 “새누리당이 과반수를 넘기는 분위기. 이게 바로 한국의 정치 수준이다”고 자조했다.
한명숙 민주당 대표 책임론도 서서히 나오고 있다. 누리꾼 mbmb****은 “한명숙 쫓아내라. 난 그 사람 당대표 되는 순간 힘들다고 봤다”고 말했다. @neig***은 “무사만루에서 삼진 후 인필드 플라이. 한명숙 대표가 책임져야지. 박근혜가 MB 4년동안 수족 다 잘리고 숨소리도 못내고 살면서, 제 아버지 후광만으로 버텼다고 생각하나. 선거의 여왕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적어도 당대표라면 그만큼은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조금씩 민주당의 패배 원인을 분석하는 글들이 나오고 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unheim)에 “대선으로 가는 길에 좋은 학습을 했다고 생각하죠. 강원은 평창 때문에, 충남은 박근혜가 세종시 관련하여 MB와 각을 세운 것이 주효했고, 무엇보다도 공천과정에서 민주당이 새누리당보다 나은 점을 보여주지 못한 점이 결정적 패인이라고 봅니다”라고 말했다.
야권이 정권을 잡는다 해도 식물 대통령이 될 거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barry_***은 “이번 패배로 다음 대통령을 진보진영이 내더라도 정국 운영 어려워졌군요. 웬만해서는 노통 때처럼 식물 대통령 만들기 될 듯 하고. 그러면 또 무능하다는 낙인과 함께 다음 총선을 새누리당이 먹겠죠. 다음 대선도 마찬가지. 획기적 정국 개편 없이는 대한민국 어렵겠네요”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 digitalnews@hani.co.kr

[사설]민주당의 통렬한 반성 요구한 ‘총선 민의’


이글은 경향신문 2012-04-12일자 사설 '[사설]민주당의 통렬한 반성 요구한 ‘총선 민의’'를 퍼왔습니다.
19대 총선이 막을 내렸다. 개표 결과 여당인 새누리당이 과반을 차지하는 승리를 거뒀다. 야권은 서울과 경기에서 나름대로 선전했으나 강원과 충청에서 새누리당의 약진을 막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100석도 얻지 못할 것이라는 당초 전망에 비하면 선전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18대 총선에서 싹쓸이하다시피 한 서울은 물론 경기에서 많은 의석을 잃는 한계를 노출했다. 유권자들이 지난 4년간 집권세력이 자행한 실정과 비리를 용인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야권의 경우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가 수도권에서 위력을 발휘했으나 내용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할 수 없다. 2010년 지방선거 때 압승한 강원과 충북에서 패한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충북은 박 위원장 모친의 고향인 만큼 박 위원장에 대한 기대와 민주당의 공천 실패가 패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민주당의 리더십 부재로 정권 심판론에 힘을 싣지 못한 탓이라고 보는 게 타당할 듯싶다. 민주당의 치열한 반성과 대대적 혁신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선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집계 결과 유권자 4020만5055명 중 2181만5420명이 투표에 참여해 54.3%의 투표율을 보였다. 전국 단위의 선거로는 역대 최저인 18대 총선의 투표율 46.1%보다 8.2%포인트 높았다. 선거 막판에 불거진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서울 노원갑)의 막말 파문으로 우려됐던 투표율 급락 사태는 없었다. 

투표율이 회복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이명박 정권의 집권 4년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에서 연유한다고 본다. 민주주의를 퇴보시키고, ‘1% 대 99%’의 양극화 구도를 심화시켰으며, 남북관계를 냉전시대로 되돌려놓은 데 대한 심판의 의미가 담긴 것이다. 특히 민간인 불법사찰 대처 과정에서 보여준 집권 세력의 자성 부재와 저급한 인권의식, 적반하장 격인 물타기가 유권자들의 분노를 한층 자극했을 공산이 크다. 이 과정에서 유명인들과 일반인들이 함께 연출해낸 ‘투표 인증샷’ 열기는 주목할 만하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투표를 독려하는 새로운 선거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투표율은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 척도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결코 폄훼돼선 안될 것이다.

이번 총선은 한 표, 한 표에 깃든 민심이 겉으로는 그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여야 누구도 흔쾌하게 승리를 말할 수 없는 결과다. 외양상 어느 쪽도 정국 주도권을 장악했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절묘한 ‘균형과 견제’의 구도라고 할 수 있다. 유권자들이 이명박 정권의 집권 4년을 심판했으되 ‘박근혜의 새누리당’을 재평가하고 민주통합당 등 야권에는 수권세력으로서의 위상에 신뢰를 보내지 않고 있다는 민심이 드러난 것으로 본다. 이는 곧 시민들이 여야의 승패라는 정치적 이해타산을 넘어 대오각성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1987년 체제의 공과를 결산하고 2013년의 새로운 체제를 구축하라는 시대적 요구가 그것이다. 우리는 지금 19대 총선을 통해 미래로 가는 관문을 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