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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20일 수요일

‘여성’ ‘호남’ 없는 인사대탕평… 박근혜에 속았다


이글은 진실의길 2013-03-19일자 기사 '‘여성’ ‘호남’ 없는 인사대탕평… 박근혜에 속았다'를 퍼왔습니다.
‘여성’ ‘호남’ 배제하고 국가미래연구원 출신만 중용

"글로벌 시대를 맞아 보다 준비된 국정운영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해야만 한다.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만들어 갈 대한민국의 변화와 혁신이 기다려지지 않으냐."

▲ 2012년11월18일 오후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비전 선포식 행사가 열린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컨벤시아에서 박근혜 후보가 청년당원들과 함께 어울려 합창을 하며 공약 선포식 행사를 마무리 하고 있다. 경기일보 장용준기자

지난해 11월 18일 인천 송도에서 개최한 비전 선포식에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국민 앞에 약속한 말이다. 그는 또 "준비된 여성대통령 후보로서 국민통합·정치쇄신·일자리와 경제민주화를 3대 국정지표로 삼을 것을 약속드린다"며 '준비된 여성대통령'임을 강조했다. 선거벽보와 공보물에도 '준비된 여성대통령'을 대문짝만 하게 적었다.
여성 유권자들은 '준비된 여성 대통령' 박근혜 후보를 문재인 민주당 후보보다 더 지지했다. 한국선거학회가 지난 대선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남성 유권자들은 문재인 후보에 50.5%가, 박근혜 후보에 48.3%가 투표했다. 반면 여성은 문재인 후보에 45.4%가, 박근혜 후보에 53.8%가 투표했다. 개표 결과 박 후보는 51.6%, 문 후보는 48.0%를 득표했으니 여성 유권자들이 박근혜 후보를 상대적으로 많이 지지한 것이다.(3월 1일 [여성신문] [박근혜 정부의 다섯 가지 딜레마] 참고)
특히 대선 유권자 중 남성이 1998만1167명, 여성이 2048만3474명으로, 여성 유권자가 남성 유권자보다 약 50만 명 많았고, 실제 투표율도 높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월 15일 발표한 18대 대선 투표율 최종분석 결과에 따르면, 성별 투표율로는 여성이 76.4%로 남성(74.8%)을 앞질렀다.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가 박 후보 당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줬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준비된 여성 대통령"은 '여성'을 홀대했다. 박근혜 정부 장관급 인사 24명 중 여성은 단 두 명 뿐이다.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사실상 '여성 당연직'임을 감안하면,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유일한 여성 장관이라고 봐야 한다. 여성 장관 비율은 11.8%다. 이명박 정권 초기 내각은 여성 비율 13%였고, 노무현 정부는 21%였다.
내각에 여성이 없다면 청와대 참모진이라도 여성을 등용해야 했지만, 수석급 이상 참모들 중에도 여성은 단 한 명도 없다.

'여성' '호남' 배제하고 국가미래연구원 출신만 중용

이뿐 아니다. 박 대통령은 국민대통합을 위해 '인사 대탕평'을 공언했다. 특히 호남표를 얻기 위해 눈물 어린 호소를 했다. 지난해 10월 23일 광주 북구 광주전남도당에서 열린 광주전남 선대위 발대식에서 "저는 모든 공직에 대탕평 인사를 할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는 어느 한 지역이 아니라 모든 지역에 (해당하는) 100% 대한민국 정부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5일 대통령 선거일을 14일 앞두고 여수에서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핵심 실세였던 참여정부는 호남에서 90% 넘는 압도적 지지를 보냈지만 집권하자마자 호남의 뿌리였던 정통 야당을 없애버리고 분열과 갈등의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며 문재인 후보를 '분열주의자'로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랬던 사람이 지금 호남에 와서 또 다시 표를 달라고 하는데, 여러분 또 속으시겠는가"라고도 했다.
문재인에게 속지 말고 자신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당연히 인사대탕평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인사대탕평'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지난 15일 4대 권력기관장에 대한 인선을 끝으로 72명의 장차관급 인사를 마쳤다. 박근혜 정권 첫 내각(총리·장관) 인사에서 18명 중 호남 출신은 2명, 차관 인사에서 20명 중 호남 출신은 3명, 외청장 인사에서는 18명(금강원장 포함) 중 2명만이 호남 출신이다. 영남은 9명이다.
특히 4대 권력기관장(국가정보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국세청장) 가운데 호남 출신은 '0'명이다. 하지만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5일 "채동욱 검찰청자 내정자의 경우 지역을 고려한 것으로 이해해달라"며 "채 내정자는 서울 출생으로 돼 있지만 부친께서 5대 종손이시고 선산이 전북 군산시 옥구군 임실면에 있으며 매년 선산을 다니고 그 지역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며 때 아닌 '선산타령'을 했다. 선거 전에는 호남에서 "문재인에게 속지 말라"고 했지만 정작 속인 것은 박 대통령이라는 비판이 나와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렇게 '여성'과 '호남'은 홀대하면서 대선 후보 시절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출신은 대거 등용해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미래를 먹여 살릴 수 있기 때문에 타협은 없다"며 끝내 밀어붙인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인 최문기(62) 한국과학기술원 경영과학과 교수와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국가미래연구원 출신이다. 그리고 윤병세(외교부)·류길재(통일부)·서승환(국토교통부) 장관도 미래연구원 출신이다.
국가미래연구원 출신은 청와대까지 입성했는데, 곽상도 민정수석과 최성재 고용복지수석을 비롯해 김재춘(교육), 정영순(여성가족), 홍용표(통일) 비서관은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이다. '원칙주의자' 박근혜 대통령, 약속했던 '여성'과 탕평'은 어디 갔나.

耽讀 

2013년 3월 18일 월요일

안철수와 민주당 ‘한판 붙자’


이글은 시사IN 2013-03-18일자 기사 '안철수와 민주당 ‘한판 붙자’'를 퍼왔습니다.
안철수는 왜 노원병을 택했을까? 안철수 세력은 민주당이 아니면서 새누리당을 이길 수 있는 대표 선수가 되려 한다. 안철수의 블루오션이 수도권과 호남인 이유다.

안철수가 돌아온다. 예상보다 빠르다. 안철수 대선캠프에서 공동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송호창 의원(무소속)은 3월3일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전 교수가 4월24일 서울 노원병 재선거에 출마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귀국일은 3월11일. 이로써 안 전 교수는 대선 이후 3개월여 만에 정치 일선에 복귀한다.

출마 선언으로 정국은 요동쳤다. 민주당의 반응은 특히 복잡하다. 노원병 무공천, 공천 후 단일화, 독자 완주, 안철수 영입까지 백가쟁명이다. 진보정의당은 입을 모아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이 지역구를 잃은 당사자인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는 안 전 교수의 출마를 ‘골목상권까지 침투하는 재벌’에 비유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논평조차 내지 않았다. 일단은 강 건너 불구경이다.

3월11일 미국에서 귀국한 안철수 전 교수가 지지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즉각 “안철수는 왜?”라는 질문이 주르륵 따라붙었다. 그는 왜 10월이 아니라 4월을 선택했나? 왜 부산 영도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수월한 서울 노원병인가? 선거 전략은 야권 연대일까 독자 돌파일까? 그가 금배지를 달 수 있다면, 다음 행보는 신당 창당일까 당분간 무소속일까?  

안철수 측 인사들은 말을 아낀다. 대표적인 것이 신당 창당론이다. “신당론은 너무 앞서 나간 얘기다. 지금은 정말로 정해진 게 없다.” 안철수 측 핵심 인사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캠프 출신인 정연정 교수(배재대)가 신당 창당을 공언한 것을 두고는 “정 교수는 대선 때에도 적극적 신당론자였다. 신당은 합의된 입장이 아니라 개인 관측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조심스럽다.

중요한 단서는 송호창 의원에게서 나왔다. 송 의원은 안철수 출마 기자회견 이틀 후인 3월5일 보도자료에 의미심장한 문장을 집어넣었다. “지금까지 야권은 대안과 비전이 아닌 반여 단일화에 모든 것을 건 ‘반대의 연합’을 했다.” 더 이상 이런 정치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송 의원은 사실상 안 전 교수의 대언론 창구 구실을 한다. 

(시사IN)과의 인터뷰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갔다. 송 의원은 후보 단일화를 두고 “일종의 담합이다. 담합이 시장을 왜곡시키듯 단일화도 정치 질서를 왜곡시킨다”라고 규정했다(송호창, “단일화는 일종의 담합이다” 인터뷰 기사 참조). 2010년 지방선거 이후 야권에서 나온 가장 수위 높은 단일화 회의론이다.내년 지방선거가 야권 내부투쟁의 장 

이는 안철수 신세력(신당이든 아니든)의 기본 방향을 보여준다. 이제 반(反)새누리 연합은 절대적인 명제가 아니다. 당분간 핵심 경쟁 대상은 민주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야권 성향 유권자 사이에서는, “민주당은 마음에 안 들지만, 새누리당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표는 준다”라는 정서가 만만치 않다. 진입장벽이 높은 단순다수제 선거제도 덕분에, 민주당은 반새누리 진영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렸다. 야권 지지층은 민주당에 기대와 실망을 반복하며 분노를 축적했다. 이 ‘새누리당에 반대하고 민주당에 분노한 유권자층’은 2002년 노무현, 2004년 민주노동당, 2007년 문국현을 거쳐 2012년 안철수를 띄워 올린 핵심 동력이기도 했다. 

민주당이 아니면서 새누리당을 이길 수 있는 세력으로 인정받는 것. 여기가 안철수 신세력의 블루오션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분간은 ‘협력’보다는 ‘경쟁’의 시기가 될 가능성을 점치는 전문가가 많다. 

선거 사이클이 절묘하다. 가장 가까운 전국선거는 2014년 지방선거다.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등 여러 차원의 선거가 중첩되는 데다가, 지방의회 선거에서는 중대선거구제가 적용된다. 한 선거구에서 당선자가 둘 이상 나온다. 범야권 세력이 내부 경쟁을 펼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선거다.

반면 그 다음 전국선거인 2016년 총선은 간결하다. 선거구마다 최다 득표자만이 살아남는 단순다수제 선거다. 따라서 ‘반새누리 단일 대오’를 요구하는 야권 지지층의 압력도 커진다. 야권 내부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기 힘든 선거다. 이듬해인 2017년에 치를 대선에서는 더욱 불가능하다.

그런 만큼 내부 경쟁의 공간이 열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그 기간은 ‘단일화’가 부차적인 전략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방선거를 전후해  ‘반새누리 대표선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 등 광역단체장 후보로 나설 만한 민주당 인물들에게 안철수 측이 러브콜을 보낸다는 말도 들린다. 

부산 영도 출마를 선택하지 않은 이유 

안철수 측 핵심 인사는 “독점에 안주하는 민주당에도 자극이 필요하다. 경쟁을 해야 상호 발전도 있다”라며 최전선으로 두 곳을 지목했다. 호남과 수도권. 호남은 민주당의 최대 지지 기반인 동시에, 민주당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크게 누적된 지역이기도 하다. 새누리당 기반이 없다시피 하므로, 안철수 신세력이 민주당과 일대일 경쟁을 벌이기 좋다. 수도권은 ‘새누리당을 이길 수 있는 세력’임을 증명하기 위해 필히 잡아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안 전 교수가 부산 영도 출마를 선택하지 않은 이유도 짐작할 수 있다.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이철희 소장은 “안철수 전 교수가 부산 출마를 택하면 영남 대표주자 이미지가 생긴다. 그러면 오히려 호남에서 불리하다. 안철수 본인이 서울에서 나오는 것과 비교하면 수도권 화력도 떨어진다”라고 말했다. 민주당과의 경쟁을 고려하면, 부산은 애초에 선택지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 안철수 캠프에 참여했던 정연정 교수는 “노무현의 길은 문재인이 계승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안철수 앞에 놓인 전선은 노무현의 그것과 다르다는 얘기다.

범야권 지지층을 두고 벌이는 쟁탈전의 예상 경로로는 네 가지가 있다. 첫째, 안 전 교수가 민주당으로 입당해 당내 투쟁의 길을 선택한다. 민주당에서는 경쟁을 당내 문제로 만들어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으므로 선호한다. 하지만 안철수 측 인사들은 가장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나리오다. 

둘째, 안철수 신세력이 범야권의 주도권을 장악한다. 정계 개편이다. 이 가능성을 높이 보는 쪽에서는 여론 동향에 주목한다. 3월4일자 (한겨레)는 ‘안철수 신당 창당’을 가정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새누리당 40.1%, 안철수 신당 29.4%, 민주당 11.6%로 조사됐다. 민주당 지지율이 폭락한다. 

‘안철수 정계 복귀’ 소식이 반영된 3월8일자 (조선일보) 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새누리당 36.1%, 안철수 신당 23.6%, 민주당 10.6%였다. 핵심 지역인 호남의 동향은 더 주목할 만하다. 호남 지지율 분포는 안철수 신당 34.4%, 민주당 24.1%였다. 민주당은 호남에서마저 뒤졌다. 반새누리 여론층이 민주당 장기독점에 얼마나 피로를 느끼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이런 여론 지형이 정착된다면, 민주당 일각의 이탈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다.

셋째, 안철수 신세력의 등장이 민주당의 혁신을 자극하는 기폭제가 되어 범야권 내부 경쟁이 민주당의 승리로 끝난다. 호남과 친노라는 민주당의 양대 블록이 외부에서 직접 타격을 받기 때문에, 민주당 혁신 압력도 더 강해질 것이라는 기대 섞인 예측이다. 

안철수 신당이 길게 보면 생각보다 강력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이 시나리오를 뒷받침한다. ‘찻잔 속의 태풍’ 가설이다. 주류로 분류되는 한 민주당 의원은 “안철수 신당 지지율은 안철수 개인 브랜드와 민주당에 대한 실망이 핵심이다. 이를테면 ‘안철수 당’ 대 ‘문재인 당’으로 했어도 결과가 이 정도로 차이가 날까? 당이라는 형태의 현실 정치로 들어오면, 결국 유권자의 판단 근거도 달라진다. 안철수 신당의 조직력과 인재풀이 민주당을 넘어설 수 있을까? 지방선거까지 1년 넘는 기간에 개인 브랜드로 지지율이 유지될까?”라고 되물었다.

넷째, 당분간 안 전 교수가 개인 자격으로 움직이며 상황을 관망할 수도 있다. 정당을 만들고 인물을 영입하고 조직을 정비했다가 국면이 뒤바뀌면 몸집이 지나치게 커서 대응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 영입 인물의 ‘품질’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기존 정당에서 밀려난 인사일수록 ‘고위험 고배당’인 새로운 모험에 기꺼이 뛰어드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출판사 후마니타스 박상훈 대표(정치학 박사)는 “양당제하에서 안철수 신당과 같은 ‘외생정당’(기존 정당구조 밖에서 새로 등장한 정당)은 양당 체제 밖에 있는 유권자층을 정치로 끌어들이는 것이 핵심인데, 안철수 현상은 좀 다르다. 이미 체제 안에 들어와 있는 범야권 지지층 쟁탈전 성격이 더 짙다. 원래 이런 기획은 실패한다고 보는 건데, 한국은 워낙 역동적이고 불만의 누적이 두드러지는 정치환경이라 성공 가능성도 없지 않다”라고 말했다.  

안철수라는 대형 외부 변수에 직면한 민주당은 계파별로 셈법이 다르다. 4월24일 재·보선이 끝나고 열흘 뒤인 5월4일, 민주당은 지방선거까지 당을 책임질 새 대표를 뽑는다. 당권 장악이 유력하다고 평가받는 현 비주류에서는, 안 전 교수와의 연대·협력 방안을 내놓을 움직임도 있다. 

현 주류인 친노 그룹 일각에서는 ‘문재인 조기등판론’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외부 충격이 등장할 때일수록, 내부 구심점이 든든해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친노 중에서도 문재인 의원과 가까운 핵심 인사들일수록 “그건 문재인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고개를 젓는다. 친문재인 그룹의 좌장 격인 한 인사는 “문 의원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제대로 져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일각에서는 전면에 나서는 것이 책임지는 자세라는 논리도 펴지만, 벌써 나서는 게 국민 상식에 맞는 얘기인가”라고 말했다. 문 의원과 가까운 또 다른 인사는, “당장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문재인·안철수 두 사람이 범야권 리더십 경쟁을 벌일 가능성은 제법 있다. 그게 나쁜 일도 아니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 모든 시나리오는, 안철수 전 교수가 노원병에서 이긴다는 것을 대전제로 한다.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재·보선은 투표율이 낮아 고정표가 두터운 새누리당이 유리한 경향이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여서 정권심판 정서도 높지 않다. 안철수 측 핵심 인사는 “이 선거는 이미 상당히 어려운 선거다. 전력투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에서는 당협위원장인 허준영 전 경찰청장과 이준석 전 비대위원 등이 거론된다.

정치 고관심층에서 ‘안티 안철수’ 늘 수도 

새누리당과의 일대일 구도를 만들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도의상 후보를 내기 힘들 것이라는 예측이 많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독자후보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진보정의당은 잔뜩 격앙되어 있다. 안철수 전 교수가 진보 정치의 몇 안 되는 지역 기반을 노리는 것이 적절하지 않으며, 삼성 X파일 사건을 폭로했다가 의원직을 빼앗겼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무시했다고 주장한다. 진보정의당은 노회찬 전 의원의 부인 김지선씨를 후보로 확정했다. 현재 분위기로 보면 완주는 물론이고 당 역량을 총동원할 기세다. 장기적으로도, 진보 성향의 정치 고관심층에서 안철수 안티가 늘어난 것이 부담일 거라는 평도 나온다. 

안철수 전 교수는 3월11일 노원병 출마 이유와 앞으로 펼칠 정치 구상 등을 밝힐 예정이다. 그가 밝히는 구상을 들어보면, 앞으로 범야권 헤게모니 쟁탈전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좀 더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반새누리 전선’의 민주당 독점은 이미 흔들리고 있다. 새로운 경쟁이 야권 전반의 체질을 강화시킬지 어정쩡한 타협과 계파정치의 악순환으로 되돌아갈지에 따라, 앞으로 총선과 대선의 지형도까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천관율 기자  |  yul@sisain.co.kr

2013년 3월 16일 토요일

“선산이 호남에 있으면 호남 사람” 박근혜 정부의 이상한 지역 안배


이글은 경향신문 2013-0315일자 기사 '“선산이 호남에 있으면 호남 사람” 박근혜 정부의 이상한 지역 안배'를 퍼왔습니다.

ㆍ진영 장관 이어 채동욱 ‘출신 짜맞추기’

“그분 선산이 전북에 있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15일 권력기관장 인사에서 지역 안배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에 채동욱 검찰총장 내정자는 지역을 고려한 인사라며 이같이 답했다. 윤 대변인은 “채 검찰총장 내정자는 서울 출생으로 되어 있지만 아버지께서 5대 종손이시고, 선산이 전북 군산시 임피면 미원리에 있다고 한다”며 “매년 선산을 다니고 그러면서 그 지역 사람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서울 출신이지만 선산이 전북에 있으니 호남 사람이란 의미다. 

윤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에서 지역 통합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이같이 말한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 출신인 채 내정자와 막판까지 경합한 소병철 대구고검장이 전남 순천 출신이란 점을 의식한 것이다. 하지만 누리꾼 사이에서는 “박근혜 정부 지역 기준은 선산이 있는 곳이냐” “앞으로 출생지 옆에 선산도 함께 표기해야겠다”는 등 비아냥이 쏟아졌다. 상식에서 벗어난 지역 분류이자 ‘지역 분식’이라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2월5일 광주·전남 유세에서 “호남의 눈물을 닦아드리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히는 등 지역 탕평 인사를 강조했다. 하지만 실제로 이 약속은 지키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초대 내각에서 호남 출신은 2명으로 분류된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이 전남 완도,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전북 고창 출신이다. 

하지만 진 장관은 초등학교를 서울에서 졸업한 엄연한 서울 사람이다. 그런데도 진 장관은 장관으로 임명된 직후 기자들에게 “서울에서 자라서 서울에 살았다고 이야기도 하지만 아버지 쪽 위로는 전북 고창 출신”이라면서 “출신지는 전북 고창으로 해달라”고 말했다. 지역을 안배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억지춘향격 해석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민주통합당 김정현 부대변인은 당시 두 사람에 대해 “호남과 관련된 일을 해본 적이 전무한 데다 그동안 호남 출신이라는 점을 쏙 빼고 살아온 인사들”이라며 “무늬만 호남일 뿐”이라고 논평했다.

박영환·임지선 기자 yhpark@kyunghyang.com

2013년 1월 17일 목요일

선거에 져도 민주당은 기득권 절대 안버린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1017일자 기사 '선거에 져도 민주당은 기득권 절대 안버린다'를 퍼왔습니다.
[민주당 이대로는 안된다 ②] 겉으로만 반성, 속내는 이미 당권경쟁…호남믿고 안주

지난 15일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회는 광주를 방문했다. 문희상 비대위는 출범 후 첫 사업으로 ‘회초리 민생투어’라는 이름으로 이날부터 전국순회를 시작했다. 지난 대선 패배에 대해 ‘민주당이 반성하고 있다’는 뜻과 ‘민생현장으로 내려가겠다’는 메시지를 위한 행보이다.
그러나 그런 뜻은 시민들에 잘 통하지 않는다. 문재인 후보에 90%의 표를 몰아준 광주의 민심은 싸늘하게 식어 회초리를 드는 사람조차 없었다. 그나마 민주당에 쓴소리를 하기 위해 모인 광주지역 시민들은 몇 차례 “기득권을 버리라”고 강조했다. 무진 스님은 “민주당이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고, 친노 세력 등 계파 정치에 연연한 것이 패인”이라며 “정말로 기득권을 내려놓고 계파정신을 청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는 비판은 어제 오늘 나온 것이 아니다. 지난 4·11 총선 패배 이후에도, 17대 대선 패배 이후에도 단골손님처럼 등장한 문제이다.
또한 대선 과정에서도 문재인 안철수 단일화 국면에서 안 전 후보로부터 수차례 요구받은 민주당의 고질적인 병폐이다. 문재인 후보조차 수차례 “민주당의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철수 전 대선후보는 “민주당이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는다”며 “정치혁신의 의지가 없다”고 협상중단까지 선언했다. 그래도 민주당은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는다. 왜일까?

▷책임없는 ‘사죄’ 이벤트… 당내 정책경쟁 실종 ‘세 대결’만 판쳐= 문희상 비대위가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참회의 삼배’를 할 때, 정작 대선 캠프에 참여했던 핵심인사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유창선 시사평론가 박사는 “석고대죄 투어를 하고 있지만 하나의 이벤트일 뿐, 대선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 박사는 “기본적으로 문재인 후보는 의원직 사퇴 등의 방식을 통해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하며 다른 주류세력들도 당권을 내려놓고 뒤로 물러서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거기에서 꽉 막혀있기 때문에 절하고 석고대죄를 해도 민주당이 달라질 것이 있겠느냐”라고 덧붙였다.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그 어느 누구도 ‘장렬하게’ 책임지지 않는 이유는 당내 뿌리깊은 계파주의 탓이 크다. 민주통합당이 출범한 이후 언제나 당권은 친노 세력이 장악해왔다. 한명숙-이해찬으로 이어지는 체제가 대표적이며, 정세균 전 대표계, 박지원 전 원내대표를 비롯한 구민주당계 등과의 연합을 통해 ‘당 내 정권’의 유지해왔다.
그 과정에서 폐해가 잇따랐다. 김태일 영남대 교수는 “소수 계파의 과두세력이 당 내 권력을 분점하는 폐해를 깨기 위해 대의원제를 도입했는데, 되레 대의원조차 과두세력이 나눠먹었다”며 “또한 전당원투표제를 도입하니 당원들도 여기에 나눠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것은 결국 민주당은 당권 경쟁과정에서 토론과 정책을 통한 당권경쟁을 벌인 것이 아니라, ‘세 대결’에 의한 일종의 패거리 경쟁에 의해 당권이 결정돼왔음을 뜻한다. 이해찬-박지원 담합에 대한 숱한 외부의 비판에도 이 체제로 밀고 나갈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각 계파별 세력을 배려해야 하므로 국민을 위한 정책정당으로 거듭나려는 노력은 뒷전인 채 그저 ‘싸움의 법칙’(경선 룰)에만 늘 몰두했다.
김태일 교수는 “민주당의 기득권을 다르게 표현하면 사회가 변화하는 속도를 못 따라가고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것이 흔히 얘기되는 이른바 ‘계파 정치’의 폐해로 정당이 사회변화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보다 계파의 생존과 이익을 우선시하는 내부 정치가 이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겉으로는 반성, 마음은 콩밭에… 모바일투표 논쟁의 본질= 이런 측면에서 관심 가는 대목은 최근 ‘모바일투표’를 두고 벌어지는 논쟁이다. 그 중심에 ‘전당대회 룰’이 있기 때문이다. 비노 측은 모바일투표가 친노·주류 측이 기득권을 재창출하는데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모바일 선거인단을 구성해 치른 선거에서 당권은 한명숙·이해찬(대표)이 가져가고, 대선후보는 문재인 후보가 타 후보들을 압도적으로 누르고 선출됐다. 모바일투표 결과는 친노·주류 측의 백전백승이었다. 그래서 비노 측은 모바일투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웅래 의원은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당원 뜻 보다는 모바일투표가 보이지 않는 힘으로 작용해 당을 움직여 당원의 권리가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김영환 의원도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모바일 투표에 대해 “소수의 조직된 사람들에 의해 당심을 왜곡한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박기춘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통합당 지도부, 의원, 당직자들이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앞에서 국민들께 사죄의 절을 올리고 있다. ©민주통합당

그러나 친노·주류 측은 모바일투표가 없어지면 당심과 민심에 괴리가 발생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친노계 인사인 박범계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모바일 투표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민주당의 역사”라며 “단점과 폐해가 있다면 기술적으로 보완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청래 의원은 16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모바일투표 폐지 주장은 대선에서 문재인 전 후보를 찍었던 48% 지지자들이 원하는 방향과 정면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겉으로는 대선 패배에 반성하고 사즉생의 각오로 거듭나겠다고 하면서 속으로는 전당대회를 앞둔 당권 다툼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이다. 눈은 국민을 보고 있으나 정작 마음은 콩밭에 가 있는 것이다. 이런 민주당에게 책임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호남만 믿는다”? 옛말= 민주당에는 기본적으로 30석의 의석이 있다. 호남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민주통합당은 이 덕분에 수도권에서 ‘반타작’만 해도 원내 2당이 되는 것이 어렵지 않다. ‘호남정당’으로 시작한 민주통합당의 태생적 한계이다. 15일 광주 방문 당시 한 상인이 민주당 비대위를 향해 “호남 좀 그만 이용해 먹으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문재인 후보는 지난해 10월 광주를 찾아 “호남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변한 것은 없다. 문 후보는 “쇄신의 시작은 선거제도 개혁”이라고 말했지만 여기에 응답하는 당 내 인사는 정동영 상임고문 뿐이었다. 그나마 타협안으로 지역구 200석, 비례 100석으로 조정했지만 이에 대해 호남 출신 의원들 사이에서 뒷말이 오갔다.
정작 호남의 민심은 매우 싸늘하다. 유창선 박사는 “호남 민심이 ‘무조건 민주당’이 아니라는 점은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을 보면 알 수 있다”며 “민주당이 새로 태어나려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언제든 다른 쪽으로 갈 수 있다. 호남 민심이 민주당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호남은 민주당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해있다”며 “노무현 정권 이후 호남은 청산의 대상이었고 이번 대선에도 호남이 문재인 후보를 지원만 해줬지, 정작 호남에서는 대선 후보 하나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 

2013년 1월 2일 수요일

홍어 먹던 한화갑, 이렇게 변할 줄 몰랐다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101일자 기사 '홍어 먹던 한화갑, 이렇게 변할 줄 몰랐다'를 퍼왔습니다.
[주장] 호남을 후벼파고 있는 '김대중 아이들', 한화갑·한광옥·김경재

광주 촌놈인 내가 (오마이뉴스) 인턴기자로 활동했던 2012년 1월. 서울 망원역 근처의 한 홍어집에서 한화갑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를 만났다. 술이 약간 들어간 그는 내가 앉아 있던 (오마이뉴스) 기자 무리에게 격려차(?) 인사말을 전하고 식당을 나가려던 참이었다. 그때 한 선배가 "이놈이 광주놈입니다"라고 내 출신 성분을 알렸다. 

그는 내게 악수를 청하며 "잘 해야제"라고 전라도 억양이 짙게 배인 말을 건넸다. 일선에서 물러난 '옛사람'이었지만 정치 원로이자 '리틀 DJ'인 그의 한 마디에 나는 막걸리 몇 잔의 취기가 더해져 알 수 없는 떨림을 느꼈다. 머리로는 어떻게 자제가 안 되는, 나도 어쩔 수 없는 '전라도 DNA'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런 그가 갑자기 정치 일선에 등장했다. 이번 18대 대통령선거에서 그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하고 나선 것. 기자들이 그의 말을 일일이 받아 적기 시작했다. 이후 박 후보는 18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급기야 그는 선거가 끝난 지난 26일 (평화방송)에 출연해 "전라도 사람이 김대중 대통령을 무조건 지지하다 보니까 타성이 생겨서 그 탄력을 벗어나지 못했다"라며 "(흥선)대원군이 쇄국정책을 썼을 때… 지금 생각하면 (그 정책이) 얼마나 어리석은가"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전라도민들은 한 번 마음을 먹으면, 말하자면 춘향이처럼 변하지 않는 그런 게 있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의 호남 득표율이 낮은 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었다. 나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어째야 쓰까'의 '짠한' 정서

▲ 한화갑 전 평화민주당 대표가 지난 6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한국의 미래와 지도자의 역할' 특강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 권우성

지난 해 12월 19일 오후 6시 언저리의 광주 광천동 종합버스터미널. 18대 대통령선거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기 직전이었다.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후, 광주의 현장 분위기를 취재하기 위해 대형 TV 부근을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박근혜 후보가 이긴다고 나올 경우, 그리고 문재인 후보가 이긴다고 나올 경우, 이렇게 두 가지 경우에 대비해 각각의 반응을 어림짐작하고 있었다. 야권 성향이 짙은 광주였기에 '박 후보 우세'가 타전될 경우 내가 예상한 시나리오는 '현실 부정'에서부터 '욕설 난무' 정도였다. 

출구조사 결과, 박 후보의 승리(박근혜 50.1%, 문재인 48.9%)가 점쳐졌다. 현장은 생각보다 오랫동안 조용했다. 그러나 찬물이 끼얹어진 분위기는 아니었다. 분노로, 아쉬움으로, 섭섭함으로 표현할 수 없는 복합적인 감정이 아무 말 없이 오갔다. 예상한 시나리오가 아니었다. 어디서 누구 하나가 '에라이, XX'라고 욕이라도 해주길 기다렸다. 그때 적막을 깨는 한 아주머니의 음성이 작게 터져 나왔다.

"워매… 워매… 어째야 쓰까."

'짠한' 감정이었다. 말로 설명하기 힘들었던 그 '어째야 쓰까'에 담긴 짠한 정서는 아마 자신이 지지한 후보는 물론, 그 자리에 같이 있던 이, 그리고 함께 그 후보를 지지한 모든 이를 향해 있었을 게다. 그리고 상상하건대, 32년 전 5월, 금남로의 전남도청·전남대·조선대·광주역·양동시장 그리고 이름 모를 골목 곳곳이 그 '어째야 쓰까'로 가득 찼으리라.

12월 19일 밤이 깊어 갈수록, 대한민국은 유권자 절반의 가슴이 허해졌지만, 광주는 32년 전 그날처럼 대부분의 가슴에 구멍이 뚫렸다.

32년 전 그 동네, '지역감정'이란 말로 표현 못해

▲ 18대 대통령선거가 있었던 19일 오후 6시 경 광주 광천동 종합버스터미널. 오후 5시 59분(왼쪽 사진의 왼쪽 상단) 방송 3사 출구조사가 나오기 직전 기대하고 있는 시민들의 표정과 오후 6시(오른쪽 사진의 왼쪽 상단)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후의 시민들의 표정이 상반된다. ⓒ 소중한

대선 후 '멘붕(멘탈 붕괴)'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한 지인은 "엘리베이터에서 처음 만난 중년 남성의 '어제(19일) 잠 못 주무셨지요?'라는 인사말에 감정이 풀려 그 자리에서 눈물을 흘릴 뻔했다"고 고백했다. 내 또래의 대학생도, 나이 지긋한 교수도 각자의 입에서 '멘붕'이란 단어를 꺼냈다. 금남로 복판을 지나며 내 눈에 들어온 모든 이들이 쓸쓸해 보일 만했다. 

하지만 더 큰 멘붕은 당선인 확정 이후 인터넷과 SNS를 통해 도래했다. 92%의 표가 한 후보에 던져진 광주를 '지역 감정'이란 개념어가 둘러싸기 시작했다. 한화갑 전 대표가 "전라도 사람이 김대중 대통령을 무조건 지지하다 보니까 타성이 생겨서 그 탄력을 벗어나지 못했다"라고 말한 것처럼 말이다. 급기야 5·18민중항쟁을 향한 음모론이 성행하기에 이르렀다. '폭동'이나 '북한 간첩의 침투' 같은 풍문은 사실처럼 퍼져 나갔다. 호남을 향한 평가 절하는 많은 호남 사람들을 힘들게 했다. 

이런 아픔을 겪고 있는 동네를 향해 한 전 대표는 "쇄국정책마냥 어리석다"고 평했다. 28일 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전라도 사람은) 변화를 싫어한다"며 "앞으로 전라도 사람은 생각하는 유권자가 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에 광주는 92%의 유권자가 한 후보를 지지했다. 전남은 89.3%, 전북은 86.2%의 유권자가 역시 같은 선택을 했다. 박근혜 당선인을 향해서는 광주·전남·전북 각각 7.8%·10%·13.2%의 표심이 전해졌다. 박 당선인 입장에서는 한 전 대표를 포함해 한광옥·김경재 같은 인물을 얻지 못하고도 광주·전남·전북 각각 12%·12.8%·12.6%의 표를 얻은 지난 17대 대선의 보수 진영보다 못한 셈이다.

한 전 대표가 말한 대로라면 "전라도 사람이 김대중 대통령을 무조건 지지"하는데 왜 '리틀 DJ'를 '조금도' 따라가지 않았을까. 이것이 단순히 "변화를 싫어해서"라는 이유로, "타성에 젖"은 '지역감정'을 이유로 설명될 수 있는 걸까. 

32년 전 5월, 현장 곳곳에서 피를 흘린 이가 살았던 동네가 바로 광주다. 그 주변에서 "어째야 쓰까"를 외쳐본 사람이 사는 동네고, 하다못해 저 멀리서 '어째야 쓰까'라고 생각이라도 해 본 사람이 사는 동네다. 그리고 그 자식들이 사는 동네다. 그 복잡한 '짠한' 감정을 지닌 동네가 '지역감정'이란 네 글자로 깔끔히 정제될 리 없다. 한 전 대표가 평가 절하했듯, "생각하는 유권자가 돼라"는 충고를 들을 만큼 생각 없는 동네는 더욱 아니다.

'어째야 쓰까'는 그들이 더 잘 알 것

▲ 제18대 대통령선거가 치러진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 마련된 선거종합상황실에서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이 김경재 기획조정특보,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과 함께 지상파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50.1%,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48.9%로 앞서자,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한광옥 전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경재 전 김대중 총재 특별보좌역은 이번 대선에서 한화갑 전 대표과 같은 행보를 택했다. 그리고 김 전 비서실장과 김 전 특보는 각각 박 당선인 인수위의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과 수석부위원장을 맡았다. 행여 그렇지 않더라도 '결국 자리 때문이었구나'라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다. 한화갑 전 대표 역시 국민의 48%를 '종북주의자'로 몰아갔던 윤창중 수석대변인 인사 조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인간에게 있어 생각의 변화와 사상의 전환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김대중의 아이들'이 노무현 정권에서 겪은 설움 또한 이해 못하는 바 아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선 한화갑이어서, 한광옥이어서, 김경재이어서 문제다. 그들이 유신과 싸웠고, 김대중을 지탱했으며, 호남을 대변하는 대표였기 때문에 문제인 것이다. 또한 노무현 정권의 설움은 호남 사람들도 그 셋 못지않게 겪었다. 

셋 다 호남을 위해 박 당선인을 택했다지만 "널 위해 내가 떠난다"고 이별 통보하는 애인마냥 그들은 호남의 마음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 김경재 수석부위원장의 '해양수산부 호남 유치' 발언이 호남 민심의 실소를 유발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호남 사람인 그 셋도 '어째야 쓰까'에 담긴 정서를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그 안에 담긴 짠한 정서와 '어찌해야 할지'를 구상하는 미래지향적 사고를 말이다. 대선 직후 호남의 뻥 뚫린 가슴을 그들은 메워주진 못할망정, 더 뚫어 놓는 행보를 보였다. '어째야 쓸지', 즉 '어찌해야 할지'는 그들이 더 잘 알 것이다. 

그 망원역 근처의 홍어집, 이젠 못 갈 것 같다. 어째야 쓰까.

덧붙이는 글 | 소중한 기자는 2012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대선특별취재팀입니다.

소중한(extremes88)

2012년 12월 31일 월요일

김경재 "호남과 부산 싸워야 지역통합"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12-28일자 기사 '김경재 "호남과 부산 싸워야 지역통합"'을 퍼왔습니다.
박근혜 당선인 해양수산부 부산 공약두고 "호남유치" 주장 갈등

김경재 인수위원회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이 28일 박근혜 당선인이 부산 공약으로 내건 해양수산부를 호남쪽으로 이전시키겠다고 28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나와 말하자 박근혜 당선인의 박선규 대변인이 즉각 부인하고 나서 갈등을 보이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무안에 있는 도청건물이 아주 좋고, 고층 1/3정도 비어있는데 이 건물을 해양수산부가 쓴다면 새롭게 건물을 지을 필요가 없다"며 "해양수산부를 호남지역에 유치하는 것을 인수위원회에 제출해 공론에 붙이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김 부위원장은 새누리당 당사 기자실에서도 "호남 현지에서는 굉장히 환호한다"며 "해수부 유치를 두고 부산과 호남이 싸움을 하게 되면 서로 밀고 당기는 속에서 지역통합과 융합이 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광옥 위원장도 김 부위원장에 의견에 "그런 문제를 우리가 논의할수 있다"며 "충분히 검토할 만한 일"이라며 동조했다.
이와 관련 박근혜 당선인측 박선규 대변인은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김경재 수석부위원장이 해수부와 (관련해) 말한 것은 개인 의견을 전달한 것"이라며 "특별하게 인수위 차원이나 박근혜 당선인 차원에서 얘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확인한다"며 '해수부 호남유치설'을 반박했다.

이계덕 기자  |  dlrpejr@hanmail.net

2012년 10월 7일 일요일

대구 사람, 부산 사람, 부산 사람


이글은 한겨레21 2012-10-08일자 제930호 기사 '대구 사람, 부산 사람, 부산 사람'을 퍼왔습니다.
[표지이야기] 질문5- 지역주의는 선거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PK와 TK의 균열 확실해지고, 호남에서 민주당 지지도 낮아져

이런 선거 처음이다. 유력 대통령 후보 세 사람 다 영남 출신이다. 9월19일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출마 선언으로 영남 후보 세 사람(부산 출신 문재인·안철수, 대구 출신 박근혜)이 맞붙는 초유의 구도가 완성됐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대선 후보가 막판 단일화를 하더라도 영남 출신의 여야 후보끼리 격돌하는 모양새엔 변함이 없다. 18대 대선이 이런 구도로 전개되리라는 건 일찌감치 예견됐다. 보수여당의 후보가 대구·경북에 연고를 둔 박근혜로 사실상 결정된 상황에서, 근거 지역의 인구 규모가 절대적으로 열세인 야당으로선 경쟁 정당의 텃밭인 영남 출신으로 후보자를 내는 게 승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공학적 셈법이 이미 제시돼 있었기 때문이다.

호남 연고 정당의 두 가지 선택지

1987년 이후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자의 출신지만큼 승부를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변수는 없었다. 대구·경북(TK)의 노태우, 부산·경남(PK)의 김영삼, 호남의 김대중, 충청의 김종필이 4자 대결을 펼친 13대 대선은 그 결정판이었다. 1987년의 4자 구도는 TK·PK·충청이 연합한 1990년 1월 3당 합당을 거치며 호남 대 비호남의 양자 구도로 재편된다. 1992년 14대 대선은 영남(+충청)의 김영삼과 호남 출신 김대중의 여야 대결에 강원 출신의 제3후보(국민당의 정주영)가 가세하는 형국이었다. 1995년 충청(자민련)의 이탈로 이 구도는 영남에 기반을 둔 보수 정당과 호남에 근거한 자유주의 정당이 격돌하는 모양새로 고착되는데, 이 구도는 영남이란 거대 지역 기반을 가진 보수 집권세력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호남에 비해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은데다(출향민을 포함한 호남 대 영남의 인구비는 1:1.5로 추정), 오랜 집권을 통해 정·관·재계 엘리트의 다수를 영남 출신 인사들이 점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집권을 노리는 호남 연고 자유주의 정당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제3의 지역 정당과 연합하거나, 비호남 출신(가능하면 영남 출신) 후보자를 내세워 표의 확장성을 꾀하는 것. 첫 번째 전략은 1997년 15대 대선의 DJP 연합에서 효과를 봤다(물론 이 또한 외환위기라는 외생 변수와 이인제의 영남표 잠식이란 내적 변수의 개입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두 번째 전략은 PK 출신 노무현을 후보로 내세운 2002년 16대 대선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16대 대선은 영남 정당의 비영남 후보(한나라당 이회창)와 호남 정당의 비호남 후보(민주당 노무현)가 맞붙는 특이한 구도였다. 이 선거에서 민주당의 노무현은 근거지인 PK에서 선전한 덕에 민주당에 두 번째 집권을 선사했다. 이 선거는 호남에 근거를 둔 자유주의 정당엔 하나의 집권 공식을 제공했다. 보수정당의 견고한 지역 기반에 균열을 내지 않고선 승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 역시 90%를 웃도는 호남의 압도적 지지가 유지된다는 것이 전제였다. 이런 집권 공식은 호남 출신 후보를 내세웠다가 TK 출신의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게 500만 표가 넘는 압도적 격차로 패배한 17대 대선을 거치며 하나의 ‘공리’로 굳어졌다.
다가오는 12월 대선과 관련해서도 관심은 두 가지다. 우선은 문재인 혹은 안철수 후보가 부산·경남에서 얼마나 많은 득표를 할 수 있느냐다. 참고 지표는 지난 16대 대선 당시 노무현 민주당 후보가 얻었던 득표율이다. 당시 노무현은 부산에서 29.9%, 경남에서 27.1%를 얻었다. PK에서 민주당의 지역 조직이 확고한 뿌리를 내리기 전이란 점에서 당시의 선전은 노무현의 개인적 인기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따라서 좀더 설득력 있는 지표는 지역의 당 조직이 본격적으로 가동된 지난 4월 총선에서 민주당이 얻은 정당득표율이다. 당시 민주당은 부산에서 31.8%, 경남에서 25.6%를 얻어 3당 합당 이후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여기에 당시 통합진보당이 얻은 정당득표율을 더하면 부산은 40.2%, 경남은 36.1%까지 올라간다.


“최근 1년 동안 호남의 지지는 손학규에서 문재인으로, 다시 안철수로 변해왔다. 호남은 DJ를 제외하고는 자기 지역 출신 후보라고 지지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 한귀영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연구위원

2002년에는 없던 PK의 민심 이반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안철수나 문재인 가운데 누가 되든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이 얻은 득표율보다는 오를 것이 확실하다”고 말한다. 2002년 당
시엔 없던 새누리당 세력에 대한 PK 지역의 광범위한 민심 이반이 존재한다는 이유에서다. 최근의 여론조사 수치를 봐도 4월 총선에서 야권 연대가 얻은 정당득표율 40%(부산 기준)는 무난히 얻을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한귀영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연구위원도 35~40%를 PK에서 야권 후보가 얻을 수 있는 지지율의 기준선으로 본다. 한 위원은 “PK와 TK의 균열이 이명박 정부 5년을 거치며 확연해진 게 사실”이라며 “그동안 정치에서 소외돼왔던 층의 지지를 얼마나 흡수하느냐에 따라 그 이상의 득표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하나의 관심거리는 출신 지역 후보를 내지 못한 호남 민심의 향배다. 호남은 알려진 대로 이명박 정부 지지도는 물론, 박근혜 후보에 대한 호감도가 가장 낮은 지역이다. 반면 문재인·안철수의 지지도는 전국에서 가장 높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1997년, 2002년 대선과 같은 결집과 동원이 이뤄질 수 있을지에는 전망이 엇갈린다. 정치학자인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는 “사실상 호남이 뽑은 후보였던 2002년의 노무현과 달리, 문재인과 안철수 모두 호남과의 정치적·정서적 밀착도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한다. 노무현만큼의 열정적 지지를 끌어내기엔 두 사람 다 정치적 매력이 크지 않다는 얘기다. 이철희 소장의 견해도 비슷하다. 그는 “2002년을 정점으로 민주당에 대한 호남의 지지는 떨어지는 추세”라고 했다.
실제 2002년 90%대였던 호남의 민주당 후보 지지율(광주 95.2%, 전남 93.4%, 전북 91.6%)은 2007년 17대 대선에선 모든 지역(광주 79.8%, 전남 78.7%, 전북 81.6%)에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 4월 총선에서 야권 연대의 정당득표율 역시 광주는 87.5%, 전남 84.3%, 전북 79.7%였다. 물론 드러난 수치에도 불구하고 야권 후보에 대한 호남의 압도적 지지가 이번에도 되풀이될 것이란 견해도 있다. 한귀영 위원은 “최근 1년 동안의 여론조사 결과를 봐도 호남의 지지는 손학규에서 문재인으로, 다시 안철수로 변하는 흐름을 보인다”며 “호남은 DJ를 제외하고는 자기 지역 출신 후보라고 지지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한다. 선거 막바지 국면엔 결국 박근혜를 꺾을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전략적 선택을 하게 돼 있다는 지적이다.

호남의 지지 손학규 → 문재인 → 안철수

문재인과 안철수 가운데 누가 더 경쟁력이 있는지에 대해선 전문가들도 조심스럽다. 안철수 손을 들어주는 쪽에선 민주당색이 옅은 점은 영남에서, 친노 정치인이 아니라는 점은 호남에서 확실한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한다. 반면 문재인의 우위를 점치는 쪽은 청와대 경험이 가져다주는 안정감과 민주당의 조직적 지원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내세운다. 대선까지 남은 기간은 3개월. 판단은 독자들 몫이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2012년 10월 3일 수요일

부산·경남 “부모는 박, 자녀는 문·안…세대차 뚜렷” 호남에선 “문이든 안이든…무조건 단일화하면 돼”


이글은 경향신문 2012-10-02일자 기사 '부산·경남 “부모는 박, 자녀는 문·안…세대차 뚜렷” 호남에선 “문이든 안이든…무조건 단일화하면 돼”'를 퍼왔습니다.

ㆍ추석 연휴 대선 민심

부산·경남(PK) 및 호남 민심이 출렁대고 있었다. 18대 대선을 두 달 반 앞둔 이번 추석 때 귀향한 경향신문 기자들이 둘러본 두 지역의 민심에서는 전과 다른 조짐이 읽혔다.

변화의 조짐이 강한 곳은 새누리당 강세 지역인 PK 지역이었다. 50대 중반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견고하게 지지했으나, 3040세대 사이에서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 지지세도 나타나고 있었다. 

전통적 민주당 강세 지역인 호남에서는 안 후보와 문 후보를 놓고 고민 중이었다. | 관련기사 3면

2일 만난 이현우씨(37·부산 해운대구 반여동)는 “PK 민심은 이미 오래전부터 변해온 것으로, 대선을 앞둔 일회성으로 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경제가 원체 안 좋다보니 ‘뒤집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았는데 괜찮은 부산 출신 두 야권 후보가 나와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2010년 지방선거 이후 부산 선거에서 여야 양자 대결이 성사되면 야권 후보가 40% 이상을 득표해온 흐름을 주목하라는 것이다. 

안철수 후보 고향 인근 부산진구 범천동 출신인 염명귀씨(65)는 “(안 후보의) 부친이 지역에서 병원을 하면서 좋은 일을 많이 했다더라”며 “병원이나 하지 왜 출마했나 싶었는데 평이 괜찮더라”고 했다. 문 후보 고향 경남 거제에서도 젊은층의 새누리당 이탈 조짐이 뚜렷했다. 강성욱씨(32)는 “안 후보와 문 후보를 놓고 고민 중인데, 단일화 후보로는 문 후보가 될 것 같다”며 “박근혜 후보는 부모(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이미지를 먹고 정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50대의 박 후보 지지도는 견고해 보였다. 부산진구 당감동 개금주공아파트 앞에서 만난 이숙희씨(75)는 “박 후보가 이번에는 무조건 돼야 한다”며 “안철수, 문재인이 한 게 뭐 있나. 젊은층이 몰라서 그러는데 박 후보만 한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호남에서는 문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를 전제로 후보 선택을 놓고 의견이 갈렸다. 안 후보의 민주당 입당 여부가 표심에 미칠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광주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박해종씨(64)는 “호남 사람 사이에서는 아직 민주당 지지가 강하다”며 “안 후보가 민주당에 들어와 경선을 펼쳤으면 모르지만 무소속으로 나온 이상 문 후보한테는 안된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김원영씨(29)는 “문재인을 찍을 생각이다. 안철수는 너무 경험이 없다. 경험이 없는 사람이 현실정치에 끼어들면 많이 다친다”고 말했다. 반면 건설업에 종사하는 한광훈씨(36)는 “문재인과 안철수가 같이 나오면 무조건 진다”며 “민주당은 누가 나오나 ‘그놈이 그놈’이라는 생각이어서, 내 주변 사람들은 안철수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두 후보 사이에서 표심이 쉽게 결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드러냈다.

박병률·류인하·곽희양·유희곤·배명재 기자 mypark@kyunghyang.com

2012년 9월 7일 금요일

중앙일보 "안철수 의혹 사실이면 교수도 못해"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9-07일자 기사 '중앙일보 "안철수 의혹 사실이면 교수도 못해"'를 퍼왔습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박근혜 “정준길, 그정도 위치 아냐”…문재인 경선 8연승

새누리당 대선기획단 정준길 공보위원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대선에 출마하면 뇌물과 여자 문제를 폭로 하겠다”는 협박을 했다고, 금 변호사가 주장했다. 사실이라면 민주주의의 질서를 뒤흔드는, 수준 이하의 구태 정치행태로, 폭로 이후 이 사태가 정치권으로 어떻게 퍼져나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정준길 공보위원은 “친구끼리 한 말”이라며 ‘협박설’을 일축했고, 박근혜 후보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 위원이)협박을 하고 말고 할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준길 위원이 ‘안철수 저격수’ 역할로 영입되었다는 의혹이 있고, 당의 공식 직책을 맡고 있는 만큼, 박 후보와 새누리당은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민주통합당 광주‧전남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 파죽의 8연승이다. 특히 민주통합당 풍향계인 호남권에서 과반에 육박하는 높은 지지를 얻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번 호남권 승리로 ‘문재인 대세론’은 더욱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날 박근혜 후보의 광주 방문, 안철수 원장 측 기자회견 등으로 민주당 주변은 왠지 썰렁했다.
다음은 7일 아침 전국단위 종합일간지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안철수 측 “박근혜 측이 대선 불출마 협박했다”)
국민일보 (안철수측 “출마땐 뇌물‧여자문제 폭로 협박” 박근혜측 “친구간 대화…불출마 종용은 과장”)
동아일보 (안측 금태섭 “여, 사찰 정보로 안철수 불출마 종용 박측 정준길 ”친구에 시중얘기 전한 것…사실 과장“)
서울신문 (“박 캠프 인사, 안철수 불출마 종용”)
세계일보 (이념‧종교 초월한 애도 물결)
조선일보 (또 하나의 기적…한 신용등급 일 추월)
중앙일보 (안철수‧박근혜 정면충돌)
한겨레 (안철수쪽 “새누리 대선기획단 인사가 출마말라 협박”)
한국일보 (안측 “새누리가 불출마 종용했다”)

안철수 파장 일파만파

정가에 핵폭탄이 떨어졌다. 금태섭 변호사는 6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 대선기획단의 정준길 공보위원이 지난 4일 아침 금태섭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뇌물과 여자 문제를 터뜨릴 것이기 때문에 (안 원장이 대선에) 나오면 죽는다’고 말하면서 ‘안 원장에게 이런 사실을 전하고 불출마하라’고 여러 차례 걸쳐 협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준길 공보위원은 금 변호사에게 ‘안랩이 설립 초기인 1999년 산업은행에서 투자를 받은 것과 관련, 당시 강 모 은행 투자팀장에게 주식 뇌물을 줬다’는 의혹과 ‘양천구 목동에 거주하고 있는 30대 여성과 최근까지 사귀었다’는 등의 구체적인 의혹을 제기했다. 정 공보위원은 이를 ‘시중에 떠도는 소문’이라고 하지만, 정보기관이나 당으로부터 얘기를 듣지 않았냐는 비판도 사고 있다.

▲ 서울신문 9월 7일자. 1면.

금 변호사의 말에 따르면 적어도 정준길 공보위원은 안철수 원장의 불출마를 압박했고, 최악의 경우 이를 위해 안 원장에 대한 불법사찰을 저지른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될 수 있다. 금 변호사 등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언론에 보도된 안 원장에 대한 사찰 논란과 ‘우리가 조사해 다 알고 있다’는 정 위원의 언동에 비춰 정보기관 또는 사정기관의 조직적 뒷조사가 이뤄지고 그 내용이 새누리당에 전달된 것 아니냐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안 원장 측 말이 사실이라면 이 문제는 그야말로 일파만파 번져갈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는 2면 (금 “7분 통화 내내 안 출마땐 조사내용 폭로, 죽이겠다고 해”)제하 기사에서 “단 10분간의 기자회견이었지만 정치권이 발칵 뒤집힐 만큼 충격적인 내용”이라고 전했다. 서울신문은 1면 제하 기사에서 “대선 100여일을 남겨두고 대형 정치스캔들로 번지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 동아일보 9월 7일자. 2면.

경향신문은 2면 (유력주자 ‘대선 전초전’…진실 드러나면 한쪽은 ‘치명타’) 제하 기사에서 “대선이 예측불허의 태풍에 직면했다”며 “‘네거티브’와 ‘후보매수’란 아주 민감한 뇌관을 건드린데다, 여야를 통틀어 지지도 1‧2위 주자들이 의혹의 중심에 서게 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 사태 차단 안간힘

새누리당 역시 이번 사태가 대선에 미칠 영향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스1)이 포착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의 휴대폰 문자 사진에는 부실장 명의 문자로 “안철수 관련 ‘협박’이 이슈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사실관계가 이슈가 되도록 해야 함”이라고 적혔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메가톤급 파장”, “빠져나오기 힘들다”는 우려가 나왔다.
정준길 공보위원의 기자회견과 사퇴도 빠르게 이루어졌다. 정 공보위원은 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친구 사이의 대화를 두고 협박이다. 불출마 종용이다 하고 얘기하는 것은 너무한 것이고 과장된 얘기”라며 “새누리당 공보위원으로 여러 의혹에 대해 언급할 수 밖에 없으니 잘 이해해 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 한겨레 9월 7일자. 3면.

박근혜 후보도 직접 파장 확산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박 후보는 광주 비엔날레 행사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보도를 보고 (사실을)알았다”며 “(정 위원이 금 변호사와)개인적인 얘기를 나눴다는거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정 위원이) 왈가왈부할 위치에 있는 사람도 아니고 도대체 이해가 안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도 “당이나 공보단에서 통화 사실조차 몰랐다”고 말했다.
즉 정준길 공보위원은 금태섭 변호사 측에 전화를 했고, 뇌물 및 사생활에 대한 루머를 언급했다. 그리고 불출마 종용에 대해서도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친구끼리의 대화이고, 일종의 ‘농담’이었다는 것이 정 공보위원 측 주장이다. 그리고 새누리당은 이런 일련의 행동이 정 공보위원의 돌발행동으로 돌리며 자신들과는 관계없는 일이란 주장이다.
하지만 정 공보위원 자체가 안철수 검증을 위해 새누리당에서 영입된 인사임을 감안하면, 정 위원의 돌발행동이 ‘당과 아무연관 없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한겨레는 3면 (정, 2002년 BW 수사검사…‘안철수 저격수’로 발탁설 파다)제하 기사에서 “새누리당 안에서도 정 위원이 공보위원으로 발탁된 배경이 ‘안철수 저격’을 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며 “박 후보 측 인사는 ‘공보단의 인선 핵심은 정준길이다. 안철수 교수를 수사했던 검사 아니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안철수, 대선 한복판에 뛰어들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주목되는 점은 안철수 원장이 그동안 검증 공세에 대한 소극적 대응에서 적극적 대응으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날 언론에서는 이 같은 안 원장의 행보를 본격적인 대선행보의 신호탄으로 분석했다. 한겨레는 4면 (반격나선 안철수…대선정국 전면 등장 ‘신호탄’)기사에서 “안 원장이 대선 출발선에 들어선 것 아니냐고 해석하는 기류가 강하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이어 “박근혜 후보 쪽 ‘검증 공세’를 안 원장이 정면으로 맞받아치면서 안 원장은 본인의 의지와는 별개로 이미 대선판의 중심에 서 있는 모양새”하며 “결과적으로 이 사안은 안 원장의 대선출마를 앞당기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가 출마할 뜻이 없다면 굳이 이런 대응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국민일보 9월 7일자. 3면.

국민일보도 3면 (검증공세 정면돌파…출마 신호탄?) 제하 기사에서 “대선 출마 선언에 앞서 무분별한 네거티브 공세를 미리 차단하려는 의도가 담겼다”고 분석했다. 국민일보는 또한 “안 원장과 민주당이 어떤 협력을 펼칠지도 관심사”라며 “이번 기자회견은 사실상 안 원장과 민주당의 공동회견 성격이 짙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3면 (박 VS 안 대선전쟁, 네거티브로 막 올랐다)제하 기사에서 “안 원장 측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직접 해명하라’며 박 후보를 직접 겨냥하면서 ‘박근혜 대 안철수’ 대선전의 신호탄이 올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재보다 잿밥에 관심 많은 언론

이날 조선일보‧중앙일보 등은 해당 내용을 보도했지만 박근혜 후보 측이 안 원장에 불출마를 압박했다는 사실보다 정 공보위원이 안철수 원장의 불출마 압박을 하면서 제기한 의혹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이날 조간의 머릿기사는 모두 안철수 원장 관련 보도였는데, 조선일보와 세계일보만이 다른 기사를 머릿기사로 뽑았다. 세계일보의 경우 창간자인 문선명 통일교 총재 사망 관련 보도였다.
조선일보는 기자회견 관련 모든 기사를 안 원장 측 주장과 이에 대한 반박으로 제목을 만들었다. 진실공방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모양새를 만드려는 의도로 보인다. 1면 기사의 제목은 (“뇌물‧여자 거론하며 안 불출마 종용”, “친구 사이에 시중 의혹 얘기한 것 뿐”)이라고 뽑았다. 양 측의 입장을 모두 반영한 듯 하지만 뇌물과 사생활 문제 등이 사실인 것처럼 보이는 제목이다.

▲ 조선일보 9월 7일자. 1면.

3면 관련기사의 제목은 (“안 출마땐 죽는다고 정준길이 협박 새누리당이 배후다”, “친구 사이 대화를 과장해 공개하는게 안철수식 정치냐)이고, 같은 면 안 원장에 대한 사찰논란 기사 제목은 (금태섭 ”국가기관이 안 뒷조사, 새누리에 전달 의심“, 사정기관 ”공개열람 가능한 정보들…우리와는 무관)이라고 뽑았다.
그나마 조선일보는 35면 제하 사설에서는 박근혜 후보 측의 상식 이하의 행동에 강한 질타를 하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정 위원과 금 변호사가 친한 사이였다고 해도 지금 두 사람은 경쟁 캠프에 몸담은 처지”라며 “그런 마당에 정 공보위원이 금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안 원장 관련 의혹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는 것은 보통사람의 상식으로는 그 배경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중앙일보 9월 7일자. 34면.

반면 중앙일보는 안철수 원장 의혹에 더욱 초점을 맞췄다. 중앙일보는 34면 사설 (안철수 협박 논란, 대선판 치졸해진다)제하 사설에서 “(의혹)내용이 사실이라면 안 교수는 대선 출마는 고사하고, 서울대 대학원장직부터 내놓아야 할 정도”라며 “안 교수도 답답하다. 최근 온갖 의혹과 궁금증에도 불구하고 안 원장은 대리인 뒤에 숨어있을 뿐”이라고 공격했다.
한편 한겨레는 31면 (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하는 안철수 불출마 협박) 제하 사설에서 “사실이라면 정치에서 넘어야 할 선을 넘은 것이자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을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고 경향신문도 31면 (‘안철수 불출마 협박설’ 진상 철저히 규명해야)사설에서 “여당 후보 측이 유력 야권주자를 협박해 출마를 막으려 했다면 도덕적 지탄은 물론 법적 심판의 대상까지 될 수 있다”비판했다.

호남의 선택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경선 판도를 결정할 최대 승부처인 광주‧전남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1위를 기록했다. 파죽의 8연승으로 사실상 문 후보의 경선 1위는 굳어진 모양새다. 문 후보는 6일 광주 염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광주‧전남 경선에서 3만3909표(48.46%)를 얻어 2만2610표(32.31%)를 얻은 손학규 후보를 16.15%P차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김두관 후보는 1만1018표(15.73%), 정세균 후보는 2435표(3.48%)를 얻는데 그쳤다.
누적순위에서도 문 후보는 9만5813표(46.81%)를 얻어 1위를 기록했고, 손학규 후보가 5만3113표(25.95%)로 2위, 김두관 후보가 3만8435표(18.78%)로 3위, 4위는 정세균 후보로 1만7340표(8.47%) 순이었다.

▲ 경향신문 9월 7일자. 8면

이번 광주‧전남 경선 결과는 민주통합당 지지층이 가장 몰린 지역이자 이 때문에 민주통합당 내부 풍향계 역할을 해 온 호남지역의 판단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경향신문은 8면 (‘노풍’ 진원지 호남 ‘노무현 후계자’ 택했다)제하 기사에서 “문 후보 누적 득표율이 절반에 육박하고 호남이 수도권 향배의 바로미터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선투표 없이 마지막 순회경선지인 16일 서울에서 당 후보가 결정될 가능성도 나온다”고 예상했다.

▲ 세계일보 9월 7일자. 8면.

세계일보는 8면 (‘될 사람’ 밀어준 광주‧전남 표심…‘문 대세론’ 날개 달았다)제하 기사에서 “문 후보의 광주‧전남 승리는 ‘경선 8연승’ 자체보다 더 큰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며 “민주당의 심장인 광주‧전남의 표심을 얻은 것은 ‘대세론’에 날개를 단 격이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날 경선에서도 역시 비문주자들의 항의는 계속됐다. 또한 경선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광주를 방문했고, 안철수 원장 측은 기자회견을 통해 정치권에 폭탄을 던졌다. 때문에 민주통합당 경선 중 가장 관심 갔던 호남 경선이지만 정작 큰 주목은 받지 못했다. 국민일보는 4면 (민주 “하필 같은 시간에…”)제하 기사에서 “세상의 관심이 안 원장 측 목소리에 집중되면서 민주당 광주‧전남 경선은 졸지에 찬밥 신세가 됐다”고 지적했다.

김황식 “유신은 자유민주주의에 어긋나”

김황식 국무총리는 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의 자리에서 “총리로서 유신 헌법체제는 자유민주주의에 반하는 체제였다”고 평가했다. 김 총리는 민주당 설훈 의원 질문에 이같이 답했는데, 그러나 정작 박근혜 후보가 유신시대에 했던 역할에 대한 질문에는 “박 후보는 육영수 여사가 작고한 상태에서 따님으로서 역할을 한 것”이라며 “직접 정치에 관여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한국일보 9월 7일자. 5면.

앞서 김 총리는 지난 7월 19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의 당시 “5‧16이 군사정변이냐, 구국의 혁명이냐”고 묻는 김재윤 민주통합당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는게 적절치 않다”고 밝혀 질타를 받은 바 있다.
김 총리는 그 밖에 이날 대정부질의에서 사형제 존폐 논란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흉악하더라도 종신형으로 처리하는 것이 맞다”며 “다만 흉폭하고 명백한 사건에 대해서는 경고적인 의미에서라도 사형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존재하고, 제가 파악한 바로는 국민은 오히려 그쪽(사형제 유지)이 더 많다”고 말했다. 박근혜 후보의 입장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법원 “통신 원가 공개하라”

이동통신사의 통신비 산정 기준인 요금 원가를 일부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로 인해 베일에 싸여 있던 통신비 산정 기준을 소비자들이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통신비 인하를 주장하는 측의 목소리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는 6일 참여연대가 ‘이동전화 요금 원가 정보를 공개하라’며 방송통신위원회와 SKT를 상대로 낸 이동통신 요금 원가 정보공개 거부 처분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는 국가안전보장 침해 등 비공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공개가 원칙”이라며 “방통위가 비공개한 사항은 비공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 한겨레 9월 7일자. 6면.

박근혜 ‘만사올통’, 정리하나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올캐 서향희씨가 법무법인 새빛 대표 변호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법률고문에서 각각 물러났다. 서 변호사는 삼화저축은행 법률고문을 맡아 저축은행 구명 로비에 연루되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는데, 이날 서 변호사의 사임은 대선을 앞두고 박 후보 측이 친인척 관리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 조선일보 9월 7일자. 6면.

통합진보당 서울시당 당기위가 6일 비당권파 측 박원석‧정진후‧서기호‧김제남 등 4명의 의원에 대해 제명결정을 내렸다. 이들은 의원총회에서 제명이 결정되면 당직을 잃지만 국회의원직은 유지된다. 이는 통합진보당 비당권파 분당 수순의 하나로 당권파 측에서는 이에 대해 ‘셀프 제명 꼼수’라고 비판하고 있다. 의총은 7일 오후 2시에 치러진다.
당권파 측은 국회의원 제명의 경우 소속의원 2/3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마련하기 위해 중앙위원회를 소집했다. 통합진보당의 마지막 결론이 막장드라마로 흐르는 모양새다.

▲ 경향신문 9월 7일자. 8면.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