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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31일 금요일

중앙, CJ·삼성 비리 의혹 ‘이중잣대’

이글은 PD저널 2013-05-31일자 기사 '중앙, CJ·삼성 비리 의혹 ‘이중잣대’'를 퍼왔습니다.
[미디어클리핑]‘진주의료원 폐업’ 6월 국회 ‘갑을 전쟁’

검찰이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차명계좌를 개설한 금융기관에 대해서도 수사에 나선 가운데 이 회장이 국내 차명계좌를 통해 운용한 비자금의 실체를 찾아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그러나 이처럼 CJ그룹 비리 의혹을 다루는 (중앙일보)의 보도 태도가 삼성그룹을 다룰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앙, CJ-삼성 비자금 보도 ‘이중잣대’

(한겨레) 19면 기사에 따르면 CJ사건은 20일 검찰의 수사 착수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요 뉴스거리로 떠올랐다. 신문과 방송에서 연일 수사 속보와 이재현 회장의 비리 의혹을 보도했는데, (중앙일보)는 그중에서도 가장 적극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한겨레> 2013년 5월 31일자.

한겨레는 “(중앙일보)는 23~28일 연이어 1면에 CJ쪽 비자금 조성 의혹과 이에 대한 수사 상황을 전하는 기사를 배치했다”며 “검찰이 서울지방국세청을 압수수색한 다음날인 23일, 1면 뉴스분석과 종합면 두 면을 할애해 국세청이 2008년 세무조사에서 CJ를 봐준 것 아니냐는 의혹, CJ가 고가 미술품 거래와 차명계좌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에 따라 세금을 탈루한 것 아니냐는 의혹 등을 자세히 다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겨레는 “(중앙일보)는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이 터졌을 때는 지금과 상반되는 보도 태도를 보인 바 있다”며 “2007년 11월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와 이후 특별검사 수사에 이르기까지 (중앙일보)는 소극적 보도로 일관하거나 삼성 또는 이건희 회장 쪽을 옹호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기사에 따르면 검찰이 2007년 12월 삼성증권을 압수수색해 차명계좌 100여개가 적힌 전자우편 등 비자금 조성 근거를 찾아냈을 때, 이 신문은 다음날 6면에 이 소식을 전하면서 “금융회사 생명은 고객 비밀”, “삼성 비자금 스캔들로 한국 주식회사 타격”과 같은 기사들을 함께 배치했다.
한겨레는 “비리를 밝히는 것보다 검찰 수사로 기업이 입을 타격을 부각시킨 것”이라며 “이후로도 다른 언론 다수가 다루는 사안들을 보도하지 않거나,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특검 뒤로 보류하기로 했다’와 같이 삼성 쪽에 치우친 기사를 여러 번 내보냈다”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중앙일보 보도는) 대기업 오너의 비리에 대한 보도를 넘어 언론 지형 속의 갈등 관계가 드러나는 보도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CJ회장 우리은행 등에 수백개 차명계좌

CJ그룹 비자금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30일 CJ그룹이 관리하던 수백개의 차명 계좌를 개설해준 은행·증권사들에 대해 특별 검사를 해달라고 금융감독원에 의뢰했다. (조선일보) 10면 기사다.
기사에 따르면 의뢰 대상은 우리·신한은행 등 은행과 증권사 등 5곳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금융회사들이 CJ그룹에 다수의 차명 계좌를 개설, 관리할 수 있도록 허용해 줬다면 중대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CJ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에 대해 특별 검사에 들어갔다. 또 금감원은 CJ그룹에 200억원대 대출을 해준 신한은행도 검사 대상에 포함할지 검토 중이다. 금감원은 또한 CJ그룹이 조세 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 운영하면서 외국환은행(외환거래 면허를 보유한 은행)에 신고를 누락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조선은 “검찰이 특별 검사를 의뢰한 것은 신속한 계좌 추적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며 “검찰은 금융기관들이 사실상 차명 계좌 개설을 묵인하거나 협조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기관이 차명 계좌를 개설해주는 행위 자체는 형사 처벌을 받지 않지만 금융실명제법 위반에 해당돼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 <조선일보> 2013년 5월 31일자.

과세당국, '역외탈세' 전면전…국세·관세청 조사 착수

역외탈세 혐의 기업들에 대한 사정당국의 조사가 시작됐다. 국세청 등 세정 당국 외에도 금융감독원까지 동원돼 기업의 자금흐름부터 들여다볼 태세다. (세계일보) 1면 기사다.
보도에 따르면 금감원은 30일 이수영 OCI 회장 등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역외탈세 혐의자들이 외국환거래법을 어긴 것으로 보고 전면 조사에 나섰다. 금감원이 조세피난처를 통한 외환거래법 위반 여부를 대대적으로 조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는 “국세청 등이 역외탈세 조사를 필두로 기업 탈세 조사에 칼을 뽑아든 만큼 박근혜정부의 핵심공약인 ‘지하경제 양성화’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사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2일 역외 탈세 혐의 명단 일부가 공개된 직후 이들이 속한 회사의 주주명부 등을 확보해 관련법 위반 여부를 검토 중이다.
보도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역외탈세 등의 혐의를 포착한 국세청은 이날 서울 여의도 63시티에 있는 한화생명 본사에 직원 100여명을 투입,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어 국세청은 29일 효성그룹에 조사요원을 보내 회계장부를 확보했다. 효성은 최근 재벌닷컴이 공개한 조세피난처 해외법인 소유 그룹 명단에 포함됐다.
관세청도 내달부터 연말까지 조세피난처와 불법 외환거래를 통한 자본 유출과 역외탈세 혐의가 있는 수출입기업에 대해 일제 조사에 착수한다. 지하경제 양성화 범칙조사 51개팀 247명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진주의료원 폐업’ 6월 국회 ‘갑을 전쟁’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가 다음달 3일 개회하는 6월 임시국회를 예열하고 있다. (세계일보) 6면 기사다. 세계는 “민주당이 국정조사까지 벼르고 있어 이 문제는 6월 국회를 갑을(甲乙)전쟁터로 바꿀 뇌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일단 지방자치단체 소관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내부적으로는 파장을 최소화할 묘수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번 사태가 민심을 자극하는 서민의료 사인인 데다 당 대표 출신 홍준표 도지사가 감행한 폐업이라서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거센 역풍이 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경환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전국보건의료노조와 면담한 것도 이를 의식한 행보다. 최 원내대표는 “의료의 공익성, 공공성 측면에서 균형 있게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6월 국회에서 공공의료 전반에 대한 대책 마련을 협의하겠다”고 노조를 다독였다.
반면 민주당은 일전불사 태세다. 특위보다 수위가 높은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들어 여당을 압박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고위정책회의에서 “국정조사 실시를 6월 국회에서 꼭 관철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도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 데뷔해 한마디 거들었다. 그는 여당 의원과 진 장관, 홍 지사가 모두 빠져 야당·무소속 의원만 참석한 회의에서 “공공의료기관은 효율성보다 공공성이 우선이다. 지자체장의 일방적 결정으로 국가 공공의료의 틀을 쉽게 흔들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 전 원내대표는 31일 오전에 만나 6월 국회 의사일정을 최종 조율한다. 두 사람은 우선 처리 법안과 민주당이 요구하는 국정조사 및 청문회 개최 여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안철수·진보정의당, ‘노동 이슈’를 매개로 공감 확대

진보정의당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정치적 거리가 ‘노동 이슈’를 매개로 변곡점을 맞고 있다. (경향신문) 5면 기사다.
경향은 “진보정의당 입장에서 ‘노동 이슈’는 독자 생존과 야권 재편 소용돌이 속에서 승부수가 될 수 있다”며 “안철수 신당의 항로에서 제1 야당인 민주당보다 진보정의당이 정책적 연대 파트너로 주목받을 수 있는 것도 이런 상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사에 따르면 진보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30일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새 정치를 말하는 안철수 의원이 노동을 주목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심 의원은 이어 “가치와 정책이 책임 있는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누구라도 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당내 국민참여당계 움직임은 더욱 구체적이다. 기사에 따르면 참여당 출신 노항래 정책위부의장은 지난 1월 한 언론과 인터뷰를 하며 “안철수 현상과 힘을 합쳐 민주당보다 더 혁신적인 제3세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향은 “그동안의 야권 연대는 주로 선거 때 정책 연합이나 후보 단일화 수준이었다”며 “하지만 ‘노동 중심’ 연대 기류는 지금까지와는 결이 다르다. 이합집산을 위한 틀도 정치 리더 간 상층 협의체가 아닌 하층 단위에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한겨레> 2013년 5월 31일자.

검찰, 노태우 비자금 진정 수사 지지부진

노태우(81) 전 대통령이 ‘내가 맡긴 비자금을 마음대로 빼돌린 옛 사돈 신명수(72) 전 신동방그룹 회장을 수사해 남은 추징금 납부에 사용하도록 해 달라’고 지난해 진정을 냈으나, 검찰이 1년 가까이 미적대며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한겨레) 2면 기사다.
기사에 따르면 채동욱 검찰총장은 “특별수사를 한다는 비상한 각오로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한다”며 고액 추징금 집행을 독려했으나, 일선에서 고액 미납 추징금을 걷어들일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대검찰청에 낸 진정서에서 “1990년 신명수 전 회장에게 관리를 부탁하며 비자금 230억원을 건넸는데, 신 전 회장이 임의로 사용해 배임 혐의가 있으니 수사해 달라”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당시 신 전 회장에게 맡긴 230억원이 이자 등을 포함해 현재 654억6500만원 정도에 이른다며 검찰이 이를 밝혀내 미납 추징금에 사용돼야 한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는 “검찰은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에 배당해 수사에 착수했으나, 이후 1년 가까이 지나도록 결론을 짓지 못하고 있다”며 “검찰은 지난 3월 노 전 대통령 재임 기간을 전후한 시기를 대상으로 노 전 대통령과 신 전 회장, 가족 등 관련자들에 대한 은행계좌 입출금 내역 등 계좌 추적에 나섰지만 자금의 실체를 명확히 규명하지 못한 채 수사가 흐지부지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검찰 관계자는 “신 전 회장을 조사했는지 안 했는지 얘기를 할 수 없다”면서도 “(수사가 길어지는 것과 관련해) 신 전 회장이 몸이 안 좋은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프랑스 첫 동성부부 탄생

뱅상 오텡(40)과 브뤼노 부알로(30)가 지난 29일 프랑스 남부 몽펠리에 시청에서 결혼식을 올려 프랑스 제1호 동성결혼 커플이 됐다. 18일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법안 서명으로 프랑스가 세계에서 열네번째, 유럽에서 아홉번째 동성결혼 허용국이 된 지 11일 만이다. (한국일보) 15면 기사다.
기사에 따르면 2006년 가수 팬클럽에서 만나 동거해온 오텡과 부알로는 지난해 9월 “첫 동성 결혼식의 주인공이 되지 않겠느냐”는 나자트 발로 벨카셈 여성인권장관의 제안을 받고 법안 통과를 기다리며 결혼을 준비했다. 오랫동안 동성애자 권리 옹호 운동을 해온 오텡은 하객 앞에서 “법은 남자가 나를 사랑하도록 할 수는 없어도 내가 집단폭행 당하는 것을 막아줄 수 있다”며 동성결혼 합법화를 자축했다.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들, 향수 ‘자극’

TV 속에서 한때 연예계를 누볐던 왕년의 스타가 전면에 등장하고, 지긋지긋했던 가난과 힘들었던 군대 생활의 기억도 웃음을 주는 예능 소재로 쓰이고 있다. 문화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에서 새로운 것과는 거리가 먼 ‘추억’ 소재가 오히려 각광받고 있는 것. (세계일보) 문화면 기사다.
기사에 따르면 MBC (일밤-진짜사나이)는 남녀 누구에게나 달가운 기억만은 아닐 ‘군대 이야기’를 웃음으로 승화했다. 군대를 제대한 남성들에게는 힘들었던 어렴풋한 추억을 들추고, 군대를 경험하지 않은 여성들에게는 신기한 세계를 엿보는 재미를 준다.
세계는 “서로 다른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군대문화는 누군가에겐 ‘군대의 추억’이고, 또 다른 이에게는 생경한 경험”이라며 “특히 외국인 샘 해밍턴의 눈에 비친 군대리아, 맛스타, 전투식량 등 군대음식과 한국식 훈련은 새로운 재미로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또 1990년대 가요계를 주도했던 ‘1세대 아이돌’은 연기·예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올해로 데뷔 15주년을 맞은 신화가 11집으로 컴백한 가운데 예능에서 보여주는 활약도 눈에 띈다. 신화는 (해피투게더3) (SNL코리아) 등에 출연해 관록의 예능감을 뽐냈다.
이처럼 시대가 변했어도 1세대 아이돌을 비롯해 과거 전성기를 누린 연예인들이 지금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추억을 꺼내놓을 기회가 많아졌다.
세계는 “요즘 흐름에 뒤처지지 않는 예능감을 갖춘 이들이 꺼내놓는 90년대 이전의 추억이 현재 30∼40대의 경험을 들추며 공감을 얻고 있다”며 “추억을 가져오되 현역 아이돌이 과거 노래를 반추하는 등 요즘 시청자층을 겨냥한 포맷으로 무장한 예능 프로그램이 ‘추억 콘텐츠’의 지속적인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세계일보> 2013년 5월 31일자.


방연주 기자 nalava@pdjournal.com

2013년 5월 30일 목요일

손석희의 JTBC 뉴스, ‘삼성 이재용 아들 입학 부정 의혹’ 침묵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29일자 기사 '손석희의 JTBC 뉴스, ‘삼성 이재용 아들 입학 부정 의혹’ 침묵'을 퍼왔습니다.
중앙일보는 ‘이재용 아들’ 누락… JTBC “제작시간이 촉박해 메인뉴스 대응 못해”

영훈국제중학교가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아들을 입학시키기 위해 성적을 조작한 정황이 드러나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럼에도 JTBC는 이 소식을 메인뉴스에서 보도하지 않았고, 중앙일보는 이 소식을 전하면서도 이 부회장의 연루 의혹은 누락했다. JTBC와 중앙일보가 CJ그룹 수사에 대해 적극적으로 보도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난 28일 유기홍 민주당 의원 등 야당 의원 15명이 공동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 아들은 교과 성적이 45.848점(50점 만점)으로 비경제적 사회적 배려 대상자(사배자) 전형에 지원한 155명 중 72위에 머물려 합격권인 16위 안에 들지 못했다. 하지만 추천서(30점)와 자기개발계획서(15점), 출석 및 봉사(5점) 영역에서 모두 만점을 받아 15위로 최종 합격했다. 이에 검찰은 이날 저녁 영훈중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하지만 JTBC는 28일자 메인뉴스 (NEWS 9)에서 이 보도를 찾아볼 수 없었다. 중앙일보는 29일자 12면 기사 (신입생 성적 조작…영훈국제중 압수수색)에서 전했지만, 영훈중학교의 입시성적 조작 대상자에 이 부회장의 아들에 포함돼 있다는 내용은 없었다. 다만 “비경제적 사배자 전형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현직 판사, 전직 대기업 계열사 대표의 자료가 입학해 논란이 됐다”라고만 처리했다. 


▲ JTBC 홈페이지

이는 해당 언론사들이 삼성 이건희 회장과 재산분할소송 중인 이맹희 회장의 CJ그룹 수사에 관해서는 매우 적극적으로 보도한 것과 매우 차이가 난다. 지난 23일부터 28일까지의 CJ 관련 보도를 살펴보면 중앙일보는 23일 1면 톱기사와 4·5면, 24일 1면 기사와 4·5면 및 12면 기사, 25일 1면 기사와 4면, 27일 1면 기사와 8면, 28일 1면 기사와 4·5면, 29일 14면 기사에서 다뤘다. JTBC의 경우 메인뉴스 (NEWS 9) 23일 톱기사를 비롯해 3건, 23일 2건, 27일 2건, 28일 3건을 보도했다. 

중앙일보와 JTBC는 삼성과의 특수 관계 때문에 삼성 관련 기사는 누락 혹은 축소한다는 의혹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공정언론의 상징이었던 손석희 전 성신여대 교수가 JTBC 보도 부문 사장으로 갔을 당시에도 ‘과연 손석희가 삼성 문제를 다룰 수 있을까’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다. 

서경호 중앙미디어네트워크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이에 대해 29일 통화에서 “편집국과 보도국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면서 “입학성적 조작은 아직 의혹이나 정황이지 아직 팩트로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조심스럽게 보도하는 것은 언론사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의 기사에서 이재용 관련 내용이 누락된 것도 마찬가지 이유라고 설명했다. JTBC측은 또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저녁 7시께 이뤄져 메인뉴스에서 대응할 수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JTBC와 같은 시간대인 9시에 메인뉴스를 전하는 KBS의 경우 28일 12번째 리포트 (“이재용 아들도 성적 조작”…영훈중 압수수색)에서 “올해 영훈 국제중 비경제적 배려 전형에서 학과성적이 아닌 주관적 심사 부분에서 만점을 받아 합격한 3명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오후 8시에 메인뉴스를 하는 SBS 역시 27번째에서 (검찰, ‘입시 비리 의혹’ 영훈 국제중 압수수색)에서 단신 처리했다.  

JTBC는 이 소식을 29일 정오께 (주관영역 만점으로 합격?…이재용 아들 부정입학 의혹)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아들의 입학성적이 조작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고 전했다. 사건이 터진 28일엔 ‘의혹’이기 때문에 메인뉴스에서 처리하지 못했다는 것인데, 그 다음날에는 ‘의혹’이면서도 리포트를 한 셈이다.  


▲ 중앙일보 23일자 1면

언론개혁시민연대 추혜선 사무총장은 “메인뉴스에서 할 아이템을 그 다음날 오전 뉴스로 돌리는 것은 다른 언론들이 다 보도한 다음 ‘따라가기’ 식으로 소식을 전하면서 ‘1보’에 대한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라면서 “‘의혹이기 때문에 보도 못했다’는 것은 종편이 방송사업자로서 능력이 없다는 말과 같다”라고 비판했다. 

추 사무총장은 ‘손석희 이후 JTBC’에 대해서도 “JTBC의 보도는 여전히 종편이란 프레임에 묶여져 있다. 변화를 견인해내려면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손석희가 간 다음 시너지 효과가 난다는 느낌이 나야 하는데 아직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JTBC가 손석희 영입 이후에도 가시적인 변화가 일으키지 못한다면, 이는 시청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손석희 사장은 통화에서 “어제(28일) 아이템 최종보고를 받지는 못했고, 오늘 오전 이 사안을 보도하라고 지시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MBC와 채널A도 28일 메인뉴스에서 보도하지 않았고, 29일 오전 전했다. 종합일간지 중 경향신문과 한겨레가 1면에서 보도했고, 동아일보와 세계일보는 소식을 전하면서도 ‘특정 학생’이라고만 했을 뿐, 이 부회장 아들이 연루됐다고 명시하지 않았다.


조수경 기자 | jsk@mediatoday.co.kr 

2013년 5월 22일 수요일

북한군의 개입? 계엄군의 잔혹한 진압이 광주항쟁 불렀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3-05-21일자 기사 '북한군의 개입? 계엄군의 잔혹한 진압이 광주항쟁 불렀다'를 퍼왔습니다.
[기고] 80년 (중앙일보) 광주 주재 기자의 생생한 기록

최근들어 황당한 일이 이어지고 있다. 광주민중항쟁에 북한군이 침투해 혼란을 부추겼다는 주장도 그 중 하나다. 종편방송에서 북한 귀순자들을 데려다 엉뚱한 소리를 전파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30여년간 사건의 핵심은 거의 밝혀졌고 그 수괴들은 법의 단죄도 받은 지금 이 무슨 해괴한 짓인가 ? 어느 종편 진행자는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방송했다고 한다. 이는 명예회복이 아니라 엄연한 사실에 의혹을 부추겨 명예를 훼손시키는 궤변에 불과하다. 그렇지 않아도 사이버 상에서 광주민중항쟁의 역사와 의미를 깎아내리는 작태가 심해 많은 이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고 있는데 일부 종편의 방송은 용서받지 못할 해악이다.

필자는 1980년 그해 2월 본사(중앙일보)에서 광주 주재기자로 발령받아 그해 11월까지 근무했었다. 서울 출신의 젊은 기자로 광주에서의 상황은 큰 충격이었다. 광주시민은 물론 여러 취재기자들이 똑똑히 본 현대사의 현장을 나는 다음과 같이 기록한 바 있다.(5ㆍ18특파원리포트,1997, 풀빛)


ⓒ노순택

『5월 18일은 일요일이었다.중앙일보의 광주 주재기자 중 가장 말석이었던 나는 광주시 유동 지사에 나가 대기상태에 있었다. 이날 오후 무심히 밖을 쳐다본 나는 수십 대의 무장군인을 태운 트럭이 지나는 것을 보고 일이 터진 것을 직감했다. 군 트럭은 지나가면서 M16을 어깨에 걸치고 손에는 보기에도 묵직한 곤봉을 든 군인들을 내려놓고 있었다. 시내 중심가 쪽으로 이동을 쫓다가 본 것은 무자비한 폭력이었다.

2인 1조로 차에서 내린 이들은 근처를 지나던 젊은이들을 불문곡직하고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한 젊은이는 무등경기장 부근 광주교에서 다리 난간에 기댄 채 매를 맞다 못해 다리 밑으로 떨어졌다. 주변에 있던 모든 시민들이 이 끔찍한 모습을 모두 목격했다. 기자인 나도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다리가 후들거렸다. 이런 사태가 이날 광주시 곳곳에서 일어났을 것은 직접 보지 않아도 뻔한 일이다.

19일 오후부터 광주 상황은 학생시위가 아닌 시민이 참가하는 민주항쟁으로 타올랐다. 할아버지들도 손에 각목을 들고 나왔다. 시민들은 '전라도 사람 다 죽는다'하고 금남로로 모여들었다. 공수부대의 만행은 19일 광주시내를 공포의 도시로 만들었다.

5월 20일 광주 취재팀이 본사에 송고한 기사의 첫마디는 "사람사냥이 시작됐다"는 흥분에 찬 내용이었다. 물론 계엄하에서 나갈 수 없는 표현이었지만 계엄군의 만행을 더 이상 어떻게 나타낼 수 있으랴.

취재수첩에는 이들의 만행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대검으로 찔러" "여자,팬티만 입히고 마구 때리고 폭행" "집까지 쫓아가 마구 구타" "도망가는 시위대에 칼 던져"……

결국 계엄군으로 투입된 공수부대의 무자비한 폭력이 광주항쟁을 유발한 셈이다. 공수부대의 진압작전은 비무장의 시민을 상대로 한 작전이라기에는 너무 잔혹했다.

20일 오후 금남로의 시민들에 섞여 있던 나는 계엄군의 무자비함에 치를 떨어야 했다. 그들은 시민들이 돌을 던지고 덤벼도 일정거리까지 가까이 오기 전에는 꼼짝하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총알같이 튀어나와, 달아나는 사람의 머리를 쇠뭉치 같은 곤봉으로 후려갈겼다. 맹수가 사냥거리를 낚아채는 것 같았다.

나도 정신없이 달아났다. 금남로의 한 병원에 들어가 보니 머리 터진 사람이 즐비했다. 부상의 대부분의 머리가 함몰된 것이었다.

계엄군의 이같은 진압작전은 전쟁시 점령지에서 써도 비난의 대상이 될 만한 것이다.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사람들과의 충돌도 이보다 더 처참하지는 않을 것이다.

계엄군의 살육은 결국 대규모 시민봉기를 불러일으켰다. 광주는 서울과 같은 대도시가 아니다. 한 다리 건너면 친구요 친척이요 동문인 곳이다. 옆집 아들의 죽음은 바로 내 자식의 죽음과 다름 아니다.

이 때문에 부마사태서 효과를 본 계엄군의 초전박살 진압작전은 광주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오히려 거대한 분노를 촉발했다. 이대로 당할 수 없다는 절박감이 광주시민, 더 나아가 전남도민 모두를 감쌌다.

도저히 대한민국 국군이라고 믿기 어려운 만행은 많은 소문들을 만들어냈다고 나는 믿는다. 공수부대의 이성을 잃은 무자비한 만행은 어떤 유언비어라도 사실로 믿게 만들 만했다.

왜 신군부는 광주에 수천 명의 공수부대를 투입시켜 시민을 적군으로 상대했을까. 공비들과 싸워야 할 공수특전단을 시위 진압에 투입했을 때 일어날 결과를 계엄사는 몰랐단 말인가.

1980년도는 절대권력의 박정희 정권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으나 신군부라는 반동세력이 또 역사를 후퇴시키고 있던 때다. 국민들은 계엄하에서 시들어가는 민주화에 실망과 분노를 품고 있었다. 광주가 아니었더라도 대한민국 어디에선가 유사한 민중항쟁이 일어날 만한 시점이었다.

계엄군의 만행은 잠재해 있던 국민들의 민주화 열기에 기름을 부은 것과 같다. 여기에 광주지역의 특수성, 박정희 정권시대의 피해 의식 등이 어우러져 광주항쟁이라는 커다란 역사의 물줄기를 만들어냈다고 나는 확신한다.

신군부가 특수부대인 공수부대를 계엄군으로 광주에 투입한 것은 민주화를 일거에 잘라버리고 제2, 제3의 항쟁에 본때를 보이는 작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독재에 항거하고 이웃의 아픔에 눈물짓는 민중의식은 총검 앞에서도 이들을 맨주먹으로 나서게 했다.』(일부분)

이 글의 전체 제목은 (아직도 굳지 않은 핏자국) 이었다. 광주민중항쟁 17년 후 이 글을 쓰고, 또 17년이 거의 지났는데도 그 흘린 피는 굳지 않은 것 같다. 우리는 광주민중항쟁을 역사의 한 페이지가 아니라 오늘의 일처럼 규명하고 교육하고, 되살려야 한다. 그것만이 그나마 희생자들에 대한 작은 명예회복일 것이다.


/장재열 한국과학언론인회 회장

2013년 5월 21일 화요일

한겨레와 중앙일보의 사설 교류, ‘청소년’ 위해?


이글은미디어스 2013-05-20일자 기사 '한겨레와 중앙일보의 사설 교류, ‘청소년’ 위해?'를 퍼왔습니다.
사교육에 영합하는 한겨레의 탈정치성은 아닌지


▲ 20일자 한겨레 1면 기사

한겨레와 중앙일보의 ‘사설 교류’가 시작됐다. 한겨레와 중앙일보는 동일한 사안에 대한 두 언론사의 사설을 비교·분석해 보여주는 지면 ‘사설 속으로’를 공동 제작해 21일부터 매주 화요일 두 신문에 싣는다. 두 신문사는 사설을 비교·분석하는 필자를 두 명씩 추천하기로 했는데, 한겨레는 송승훈 남양주광동고 국어 교사와 안광복 중동고 철학교사를 추천했고 중앙일보는 김기태 호남대 교수와 허병두 숭문고 교사를 추천했다.  
한국 사회의 대표적인 진보언론인 한겨레와 영향력 있는 보수신문 중 하나인 중앙일보가 공동기획을 추진하는 상황은 그 자체로 분석될 가치가 있다. 만일 성향이 다른 두 신문사가 공동기획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 그 이유는 ‘심화된 공론형성’과 ‘진영논리의 극복’ 정도가 될 것이다. 사설을 비교·분석하는 기획이라면 더욱이나 그렇다. 

그렇다면 이 기획을 평가하는 잣대는 “이 기획이 밋밋한 양비론이나 양시론을 넘어 공론형성을 심화하고 진영논리를 극복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진보진영 내부에서 이러한 질문이 던져진다면 그 질문은 중앙일보 보다는 한겨레를 향하게 될 것이다. 보수세력이 진보세력에게 관용적인 자세를 취하겠다는 데에 진보진영 입장에서 시비를 걸어야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진보세력이 보수세력에게 접근한다면 그것이 정체성을 훼손하지는 않는지 유효한 전략·전술인지를 따져 물을 수 있다.   

이를테면 보수언론 중에 ‘파트너’를 선택할 때 그 대상이 중앙일보인 것이 적절했느냐는 질문이 가능하다. ‘조중동’으로 요약되는 보수언론의 지형도에서, 조선일보는 삼성 등 기업권력에 대한 비판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반면 대북문제에 대해서는 대단히 경직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앙일보는 정확히 반대방향이다. 동아일보는 이명박 정부 시절 무색무취했던 여당지에서 나름의 변신을 꾀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일보는 ‘상대적으로 해악이 덜한 보수신문’이란 평가도 받을 수 있고 ‘장기적으로 볼 때 가장 해악이 큰 보수신문’이란 평가도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신문지형과 담론 구조에서 볼 때 중앙을 '조선, 동아'에서 떼어내 판단해야 할 아무런 근거가 없으며 이를 한겨레 역시 모르지 않을 것이다. 한겨레 역시 나름의 평가를 통해 협력관계를 추구했겠지만 이 첨예한 논의를 진보담론이나 언론개혁 운동 내부에서 공론화하기 전에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가능하다. 

더 큰 문제는 ‘사설 속으로’가 그 취지 설명 기사를 볼 때 ‘공론형성’이나 ‘진영논리 극복’ 등을 준거로 평가 받을 기획도 아닌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중앙일보와 한겨레에 같은 내용으로 실린 기사 설명을 보면 유난히 부각되는 키워드가 ‘청소년’이다. 

두 신문은 “건강한 토론 문화를 뿌리내리고, 청소년에게 균형 잡힌 시각을 길러주기 위한 뜻있는 일을 시작합니다”라고 선언했고 두 신문사의 사설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것이 “청소년들에겐 다양한 분야의 풍부한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한다. 신문사가 청소년을 걱정하는 것을 탓할 수는 없으나 보기에 따라서는 ‘공론형성’이나 ‘진영논리 극복’보다는 논술이나 구술면접 시장에 어필하려는 장삿속이 읽힌다고 보일 수 있는 대목이다.  

과거에는 시사현안에 대해 곧바로 대응하는 텍스트를 읽을 수 있는 창구가 신문 정도 밖에는 없었다. 그런 시대의 신문은 자신의 주장만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그 신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으면 상대 입장의 논리까지도 정연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경향신문이 한때 조선일보 출신 논객 류근일의 칼럼 등을 지면에 받으며 논란을 일으켰던 상황은 그러한 ‘전통적인 신문의 문법’으로 복귀하려는 욕망에서 나온 일이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오늘날에도 그러한 일이 필요한지는 분명하지 않다. 오늘날 뉴스를 소비하는 독자들은 주로 인터넷에서 소비하기 때문에, 신문사가 소개하기 전에 입장이 다른 언론사의 뉴스들을 찾아다닌다. 특히 조중동의 독자들이 정치성향이나 연령의 특성상 주로 조중동만 본다면, 한겨레와 경향신문의 독자들은 이미 조중동의 논의들을 충분히 접하고 그에 염증을 내는 중이다. 

‘소통’도 좋지만 조선일보 사이트만 들어가면 볼 수 있는 류근일과 같은 전형적인 극우논객의 글을 굳이 경향신문 지면에서 봐야 하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진보언론이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마이너’의 입장에 있고 그 독자들이 ‘메이저’의 논리를 이미 알고 있다면 더욱이나 그렇다. 사실 뉴스소비의 창구가 온라인이 되기 이전에도 한겨레는 보수언론과 함께 읽는 일종의 ‘병독지’로 소비되었기 때문에 그 ‘전통적인 신문의 문법’에서 꽤나 자유로웠다. 

그러나 경향신문의 시도가 ‘전통적인 신문의 문법’으로 회귀하려는 보수성이라면 한겨레의 시도는 정치성향이나 입장과 무관하게 ‘글쓰기’ 자체를 평가하는 사교육에 영합하는 탈정치성이 될 수도 있다. 이는 ‘청소년’에 대한 강조에서만 이끌어낸 무리한 추론이 아니라, 양 신문사가 추천한 필자가 글쓰기 교육에 종사하는 이들이란 점에서 나온 우려이기도 하다. 

물론 이 사회에서 글쓰기 교사들의 역할은 소중하지만, 정치성향이 다른 양 신문사의 사설을 비교·분석하는 ‘중립지대’에 글쓰기 교사가 포진해 있는 상황은 부적절하다. 정말로 공론형성 심화나 진영논리 극복을 목적으로 했다면 양 신문사의 관성적인 ‘취재원 풀’을 넘어서는 각 분야에서 ‘열린 사고’를 가지고 있는 이들을 매번 선정하거나, 적어도 그런 시선을 대변할 수 있는 필자를 선정했어야 했다. 양 신문사가 선정한 필자가 그런 역할을 하기를 기대해야겠지만 대체로 교사들의 글쓰기는 대단히 조심스럽고 제약이 많은 것도 현실이다. 정치적 견해를 드러내기는 어려운 실정에서 그들의 글쓰기는 '균형잡힌 견해가 요구된다'거나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류의 하나마나한 소리로 귀결되기 십상이다. 

사실 양 신문사의 ‘사설 속으로’ 기획 취지실명 기사에서는 ‘공론형성’이나 ‘진영논리 극복’이란 말이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건강한 토론 문화를 뿌리내린다”는 말이나, “사설은 우리 사회 현안에 대한 신문사의 책임 있는 주장입니다. 세상을 보는 다른 시각을 지닌 두 신문사의 사설을 깊이 살피면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정보 홍수의 시대에 바르고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란 말은 그런 식으로 이해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만약 저 말들을 그저 ‘립서비스’로만 받아들이고 위와 같은 비판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면 이 기획은 그야말로 ‘청소년 글쓰기 교재’가 되어버린다. “사설은 우리 사회 현안에 대한 신문사의 책임 있는 주장”이란 말이 무색하게, 성향이 다른 두 신문사의 사설 교류가 공론형성의 문제와는 큰 관련이 없고 21세기 내내 진행된 ‘NIE(Newspaper In Education)’ 판촉전략과 관련이 있는 상업기획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이렇게 접근할 때엔 한겨레 측의 ‘사업 파트너’로 중앙일보가 최적이었을 거라는 점이 단번에 납득이 가게 된다. 

실제로 한겨레 측은 미디어스 측의 확인취재 당시 “(기획 꼭지는) 교육면에 배치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차라리 그랬다면 그 역할을 한정하기가 쉬웠을 테지만 ‘사설 속으로’의 포부는 그것을 넘어서니 문제다. 

한겨레 사정을 아는 한 관계자는 “한겨레 내부에서 끊임없이 반성적으로 나오는 논리가 있다. 우리는 너무 편향된 신문이고 중도층으로 세를 확장할 수 있는 논조와 불편부당함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기획 역시 그러한 인식의 발현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편향성을 극복하는 것은 모든 언론의 과제겠지만, 이 기획은 애초에 ‘공론’과는 상관없는 문제였던 것이 아닐까. 양 신문사에서 섭외된 4인의 필자들이 의외의 활약을 해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 20일자 중앙일보 1면 기사


한윤형 기자  |  a_hriman@hotmail.com

2013년 5월 20일 월요일

<중앙일보>, <조선><동아> 종편의 '5.18 왜곡' 맹질타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5-19일자 기사 '(중앙일보), (조선)(동아) 종편의 '5.18 왜곡' 맹질타'를 퍼왔습니다.
"국론분열 조장그룹에 대해 단호한 대책 마련해야"

(중앙일보)가 19일 '북한군 5.18 개입' 주장을 일방 보도한 (조선일보)(동아일보) 종편을 강력질타하며 엄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TV조선)과 (채널A)>의 황당 보도가 같은 보수진영 내에서도 왕따를 당하는 양상이다.

(중앙일보) 일요판 (중앙선데이)는 이날 사설을 통해 "비록 일부지만 5·18 정신을 폄훼하고 조롱하는 듯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심히 유감스럽고 개탄스럽다"며 "소위 ‘일베’라는 인터넷 사이트는 입에 담기조차 민망할 만큼 저속하고 거친 표현으로 광주의 희생 영령들과 유족들을 욕되게 했다. 이미 진상이 만천하에 밝혀지고 사실관계 정리가 끝난 민주화운동을 ‘북한 특수부대의 사주에 의한 폭동’이라고 왜곡하는 등 사회적 용인의 한계를 넘어섰다"고 극우들을 질타했다.

사설은 이어 "이뿐 아니다. 최근 일각에서 탈북자의 증언임을 내세워 ‘5·18은 북한 특수부대가 선동해 일으킨 폭동’이라는 주장을 쏟아냈다. 북한에서 침투시킨 600명에 달하는 특수부대원들이 전남도청을 장악했고, 이로 인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주장을 펼쳤다"며 (TV조선)과 (채널A) 보도를 거론한 뒤, "무슨 근거로 이런 소설 같은 얘기를 하는지 궁금하다. 역사 왜곡의 극치를 보는 느낌"이라고 비난했다.

사설은 "이번 사태는 보수·진보의 입장 차이도 이념 갈등도 아니다. 사실과 거짓의 대결일 뿐"이라며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어렵사리 국민통합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는 과정이다. 그런 상황에서 툭하면 국민들을 편 가르고 서로 반목케 하는 세력들의 정체는 무엇이고, 그들은 무슨 노림수를 갖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사설은 결론적으로 "어렵사리 자리 잡은 국민통합 분위기를 살리려면 국론 분열 조장 그룹에 대해 정부와 지역 주민들이 단호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해당 종편 등에 대한 엄중조치를 촉구했다.


심언기 기자

2013년 5월 16일 목요일

‘진보’ 한겨레와 ‘보수’ 중앙, 협력기사 만든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15일자 기사 '‘진보’ 한겨레와 ‘보수’ 중앙, 협력기사 만든다'를 퍼왔습니다.
외부필진이 사설 비교·비평, 같은 날 각각 한 지면에 게재

한겨레신문과 중앙일보가 서로의 사설을 비교·비평하는 지면을 기획하고 있어 언론계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신문과 중앙일보는 한겨레신문의 지면개편시점인 오는 5월 20일에 맞춰 이 같은 기획지면을 선보일 예정이며 현재는 알림 문구 등 세부적인 논의를 막판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신문과 중앙일보는 매주 한 차례 하나의 사안에 대한 자사의 사설을 상대사의 사설과 비교하며 입장이 극단적으로 갈리거나 미세하게 다를 경우 그 배경과 논점을 짚어내는 기사를 게재할 예정이다. 

필진은 자사 기자가 아닌 교사 등 교육·논술 분야 전문 필진을 섭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주는 한겨레신문이 섭외하고, 다음 주는 중앙일보가 필진을 섭외하는 식이다. 해당 기사는 각 신문사에 같은 날 동시 게재된다. 날짜는 매주 화요일로 알려졌다.

한국 사회에서 각각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언론사 가운데 하나인 한겨레신문과 중앙일보가 서로의 사설을 비교·평가하는 기사를 공동기획해 함께 게재하는 것은 지면에서 열린 시각을 보여주려는 취지로 보인다.


중앙일보와 한겨레 로고

정철운 기자 |pierce@mediatoday.co.kr

2013년 4월 11일 목요일

전쟁보다 대기업 세무조사 앞세운 중앙일보의 특별한 위기감


이글은 미디어스 2013-04-11일자 기사 '전쟁보다 대기업 세무조사 앞세운 중앙일보의 특별한 위기감'을 퍼왔습니다.
[리뷰]'안보 마케팅'과 '재벌 마케팅'으로 갈린 조중동
북한발 위기가 연일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언론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서울과 평양 모두 조용한데, 언론만 호들갑’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을 정도이다. 분단국가 체제라는 점이 작용했겠지만, 진보, 보수를 가릴 것 없이 국내 언론은 ‘안보 마케팅’을 주요한 의제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북 위기론은 언제나 실제 상황보다 위기를 과장해 설명했으며 남북 협력론 역시 현실에 발을 딛기 보다는 명분에 기대는 경우가 잦았다.
미사일 발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 11일 조중동의 1면은 다른 지면 구성을 선보이며 매체별 ‘정체성’을 드러냈다. 

상황이 생각보다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음을 강조한 조선일보

보수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조선일보는 남북 위기를 국제적 관점에서 상황이 생각보다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파하는데 주력했다. 1면 탑 기사의 제목은 ‘북, 투자 끊기는 광풍...한국은 무풍’으로 뽑았다. 조선은 북한의 전쟁 위협으로 중국 기업들마저 불안감을 느껴, 대북투자를 중단시켰다는 사실을 부각했는데 “중국 기업들은 지난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대북 신규 투자를 사실상 전면 중단했다”고 전했다.

▲ 11일자 조선일보 1면.


북한의 의도를 “남한 사회의 혼란과 한국의 대외 신인도 추락을 노리는 것”이라고 분석한 조선은 그러나 “한국 경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는 흔들리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예정됐던 10일 코스피 지수가 14.84% 상승하고, 환율도 안정세를 보인 것에 주목하며 외국인 순매수가 주가 상승을 이끌고 외국 기업의 투자 계획도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조선의 이런 보도는 ‘안보 마케팅’과는 별개로 한국 경제의 펀더멘탈에 이상이 없다는 사실을 강조함으로써, 필요 이상의 동요를 막으려는 시도로 분류된다. 또한 현재의 상황이 북한에 불리한 것이고 한국 사회는 북한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끄떡하지 않는다는 상대적 우위를 강조해 보수적 독자들에게 심리적 만족과 안정감을 전달하기 위한 지면 구성으로 보인다.

전쟁 위기의 '부감' 강조한 동아일보

상대적으로 동아일보는 전쟁 위기의 ‘부감’을 보다 직접적으로 강조하는 지면을 택했다. 중국 관영 매체인 런민일보의 해외판을 인용한 동아의 1면 헤드라인은 "북, 상황 오판말라 강력 경고"다.  이 기사는 조선의 1면에도 실린 것이었지만 조선은 이를 1면 하단에 박스 처리한 것에 비해 동아는 1면 탑으로 배치하며 런민일보 외의 다른 중국 관영 매체들 역시 북한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보였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 11일자 동아일보 1면.


동아는 해당 기사 바로 옆에 ‘한미 워치콘 격상’ 사실을 알리는 박스 기사를 배치했는데, 부제는 “군, 조금이라도 피해 당하면 응징”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한미연합사가 즉각적인 대응을 보일 것 같은 뉘앙스를 강화해 위기의 스펙터클을 최대한 앞으로 빼는 모습을 보였다.
동아의 보도는 현재의 위기를 과장하고, 위기의 전적인 책임을 북한으로 돌리는 안보 기사의 전형적 모습을 띄었다. 북한의 유일한 우방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마저 북한을 비난할 정도로 현재의 상황이 비이성적이라는 점을 강조한 동아의 보도는 대북 강경론자들의 ‘전쟁 불사론’에 영감을 제시하는 논리적 전개를 보여줬다.

전쟁위기보다 재벌 위기가 위증하다고 느낀 중앙일보

조선과 동아의 지면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유사한 맥락으로 구성됐다면 중앙일보의 1면은 완전히 달랐다. 대북 위기가 최고조로 치달은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중앙 1면에 북한 관련 활자가 실리지 않았다. 대신 중앙은 “기업 1170곳에 대한 고강도 세무조사로 인해 재계가 불안감 넘어 패닉상태”라는 보도를 1면 탑으로 뽑았다. 박스기사는 자사가 진행한 대학평가 순위였다. 

▲ 11일자 중앙일보 1면.



중앙의 세무조사 패닉 보도는 지면 할애와 보도 내용을 통해 중앙의 정체성이 어디에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구성이었다. 한반도 위기가 현격한 상황에서 이를 전혀 1면에 배치하지 않은 채, 재계의 주장을 일방 대변하는 기사를 호들갑스럽게 부각한 것은 중앙이 ‘재벌 문제’에 있어 조중동 가운데 가장 민감한 매체라는 점을 확신하게 했다. 이는 중앙이 태생적으로 삼성과의 연관성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매체이자, 홍석현 회장 일가가 삼성그룹과 가장 가까운 친인척이라는 점에서 ‘친 재벌 논조’의 진지라는 점을 보여준다.
중앙의 보도는 지면 구성뿐만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상당한 편향성을 띈다. 예컨대, 중앙은 “경기가 어려울 땐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유예해 기업의 숨통을 틔워주는 게 일반적이다. 이번엔 거꾸로”라며 “털어서 먼지 나지 않는 회사가 있겠느냐"고 감정적으로 힐난하는 수준까지 나갔다. 이는 가히 전경련 기관지의 논조라고 해도 좋을 수준이었는데, 같은 날 조선일보가 사설을 통해 국세청에 적극적인 대기업 세무조사를 요구하며 “감사원이 증여세 징수를 통보한 9개 그룹은 엄청난 부(富)를 상속 또는 증여했으면서도 세금을 내지 않아 국민의 비판을 받아온 대표적 사례”라고 비판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결국, 중앙은 현재의 대북 위기보다는 일부 재벌의 위기가 더 위증하고 시급한 문제라고 본 셈인데 이 신문의 지향점이 어디를 향해있고, 이 언론의 보도가 무엇을 위해 복무하는지를 잘 나타냈다는 판단이다.     




김완 기자  |  ssamwan@gmail.com

2013년 4월 2일 화요일

JTBC는 속옷 벗기고 <중앙>은 선정성 비판하고


이글은 프레시안 2013-04-01일자 기사 'JTBC는 속옷 벗기고 은 선정성 비판하고'를 퍼왔습니다.
[기자의 눈] 앞뒤 안 맞는 언론의 '성 스캔들' 보도, 그리고 대중

공교롭게도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 탄생을 전후해 낯 뜨거운 '성(性) 스캔들'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월 연예인 박시후 씨 성폭행 고소 사건이 터졌고, 3월에는 사회 고위층 별장 성 접대 의혹이 언론을 뒤덮었다. 그 와중에 인권운동가 고은태 씨의 성희롱 발언 논란과 새누리당 심재철 최고위원의 본회의장 '누드 사진' 검색 파동이 트위터를 달궜다. 이를 두고 한 칼럼니스트는 "야설에 빠진 대한민국"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누군가에겐 인권이 걸린 문제이고 어떤 면에서 심각한 사회 부조리의 단면이 드러난 일일 수 있지만 그 본질은 온데간데없다. 건설업자의 정관계 로비 의혹과 같은 본질보다는 성 스캔들에 대한 전 사회적 관심 자체가 하나의 현상이 됐다는 느낌마저 든다. 언론은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낯익은 문구가 떠오른다.

 
▲ 사회 고위층 성 접대가 이뤄졌다고 지목된 강원도의 한 별장 ⓒ연합뉴스

도 넘은 언론 보도, 알면서도 보는 대중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 등으로 이름을 널리 알린 박시후 씨가 A씨로부터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한 건 지난 2월 15일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거의 동시에 박 씨의 실명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기소 후 법정 다툼 과정에서 실명이 드러나는 경우는 있지만,경찰 수사가 시작되자마자 특정인의 실명이 공개되는 것은 드문 일이다.

그 후 언론은 박 씨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했다. 거짓말 탐지기 보도 논란까지 생겼다. 한 언론이 거짓말 탐지기 조사 결과가 나온 것처럼 제목을 달고 본문에는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 '낚시'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많은 언론이 '성폭행'과 '임신', '약물 투약설'과 같은 단어에 집착했다. 그 과정에서 박 씨는 만신창이가 됐다.

박 씨 사건을 둘러싼 언론 보도가 집중 소비되던 시점과 맞물려, 그간 풍문으로 떠돌던 '사회 고위층 성 접대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달 18일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힌 후, (조선일보)는 21일자 지면에 김학의 법무부 차관 연루설을 실명 보도했다. (SBS)는 그날 저녁 '8시 뉴스'에 반라의 남성이 여성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있는 그래픽을 내보냈다.

하이라이트는 그다음 날(3월 22일 금요일) 밤이었다. (중앙일보)가 대주주인 케이블 종합편성채널 (JTBC) '9시 뉴스'에서 한 남성이 회색빛 줄무늬 팬티를 벗어 내렸다. 세상을 달군 '강원도 별장 성 접대 논란' 사건을 보도하는 과정에서였다. '별장 성 접대 낯 뜨거운 동영상 2분, 뭐가 담겼기에'라는 꼭지의 뉴스 속 주인공은 재연 배우다.

김학의 법무부 차관이 (조선일보)의 실명 보도로 사표를 냈지만, 언론은 이렇게 더 자극적인 것을 원했다. '성 접대', '동영상', '환각 파티', '난교' 등의 키워드는 포털과 신문지상을 덮었다. 대부분의 언론은 '성 접대 의혹' 별장을 찾아 확인되지 않은 인근 주민들의 증언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인권운동가 고은태 씨의 경우도 주목을 받았다. 한 여성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성희롱 논란이 일었다. 본인이 직접 사과하면서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고 씨가 피해 여성에게 사용한 자극적 단어들의 의미가 부각되거나 고 씨의 특정 정치 성향이 강조됐다. 그의 행동이 왜 부적절한지에 대한 논쟁보다, 그가 어떤 방식으로 성희롱을 했는지가 주요 관심 사안이었다.

온 나라가 '야설'을 강요당하던 차에, 언론은 틈틈히 "도 넘은 '선정성·폭로' 경쟁([KBS] 보도)"이라는 자체 비판 꼭지들을 내놓으면서 '면피'를 시도하는 듯한 느낌을 줬다. (중앙일보)는 1일자에 "선정성에 사회 매몰된 2주"를 주제로 분석 기사를 냈다. 계열사인 (JTBC)는 선정적인 보도를 내보내고, 모회사인 (중앙일보)는 사회적 '관음증'을 비판하는 '모순적 상황'이다. 언론은 "대중의 선전성"을 비판하고 대중은 "언론의 부추김"을 비판한다. 이쯤 되면 대중의 '알 권리' 논쟁은 별 의미가 없어진다. 

유교 문화의 영향으로 억압된 대중의 심리가 발현된다는 분석이나, 전 세계적으로 성추문은 언론의 단골 소재라는 '선진국형' 분석도 눈에 띈다. 한발 더 나아가 '그들처럼 행동하고자 하는 일반 대중의 욕망이 반영됐다'는 이론도 소개된다. 하지만 이게 정말 최근에 연이어 터진 사안들의 본질일까?

평범한 사건 사고도 성(性)적인 요소가 가미되면 단박에 '대형 스캔들'이 된다. 이 간단한 공식을 언론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알 권리', '모를 권리' 논쟁도 익숙하다. 분석은 자유이나 실체 없는 '놀음'은 이제 그만 할 때가 됐다.


 /박세열 기자

2013년 3월 27일 수요일

"MB 쉬신다", 금강산 관광객 피살 늑장보고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3-27일자 기사 '"MB 쉬신다", 금강산 관광객 피살 늑장보고'를 퍼왔습니다.
(중앙), 연일 MB정권의 한심한 위기관리 비사 폭로

지난 2008년 금강산 여자 관광객 피살사건때 이명박 대통령이 쉬고 있다는 이유로 사건 보고를 100분이나 늦춘 사실이 드러나, MB정권의 안보위기 관리 능력이 얼마나 한심한 수준이었나를 재차 실감케 했다.

27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2008년 7월 11일 오전 11시40분. 청와대 엄종식 통일비서관이 김성환 외교안보수석실 문을 두드렸다. “금강산에서 우리 여자 관광객이 북한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는 급보를 전했다. 

당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청와대 전 고위당국자 Q씨는 “청와대는 10여 분에 걸친 확인작업 끝에 우리 관광객이 북한군에 의해 피살됐다는 것을 최종 확인했습니다. ‘질병에 의한 사망일 수 있다’는 보고 등이 올라와 대통령에 대한 보고가 2시간 정도 늦어졌다는 당시 언론보도는 사실이 아닙니다”고 증언했다.

그렇다면 대통령에 대한 보고는 왜 지연됐을까. 이와 관련해 처음으로 입을 연 Q씨의 증언에 따르면 늑장 보고 원인은 다른 곳에 있었다. 

“김 수석이 정정길 비서실장에게 보고했고, 정 실장은 김 수석에게 VIP(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하라고 했습니다. 김 수석이 부속실에 전화를 걸었더니 ‘잠시 쉬고 계신다’는 답변이 오자 김 수석이 보고를 점심 식사 이후로 미룬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 수석은 이에 대해 “당시 상황이 복잡해 더 알아볼 것이 있었고, 부속실에 전화를 건 대목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점심을 마치고 청와대로 돌아온 후 오후 1시20분쯤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날 오후 2시20분에 이 대통령이 국회 개원 연설을 통해 기존의 대북 강경기조를 어느 정도 누그러뜨리는 입장을 천명하기로 예정돼 있었다는 점이다. ‘6·15 선언의 이행방안을 협의할 용의가 있다, 남북 대화가 재개돼야 한다’는 점을 밝힐 연설 원고는 이미 기자들에게 배포된 상태였다. 피살사건 직후 대통령 주재로 대북기조의 전환과 고수 여부를 놓고 긴급 대책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서 일부 참석자는 북한군에 의한 관광객 피살이라는 충격을 감안할 때 원고 내용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채택되지 않았다. ‘사건의 정확한 진상이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큰 대북정책의 골격 변화를 즉흥적으로 바꿀 수 없다’고 주장한 측의 손을 이 대통령이 들어준 것이다.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실 비서관이었던 김두우씨의 증언이다. “그날 오후 1시40분쯤 국회로 가는 소형버스 안에서 박재완 국정기획수석, 박형준 홍보기획관 등과 함께 사건 소식을 들었습니다. 우리 관광객이 북한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한 엄청난 일이 발생했으니 ‘북한을 유연하게 대하겠다’는 대통령 개원 연설이 그대로 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습니다. ‘원래 대통령 원고는 이랬는데 이런 사태가 벌어져 이렇게 바꾸었다’고 하면 국민 도 납득할 것으로 판단했죠. 그러나 아쉽게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 관광객이 피살됐는데 무슨 대화냐’는 비판을 초래했다. 위기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됐다면 설사 김 수석이 보고를 늦게 했더라도 사건의 전모를 알고 있었던 비서실장이나 다른 당국자들에 의해 2중, 3중으로 걸러져 대응책을 내놓을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중앙)은 비판했다.

(중앙)은 전날에도 천안함 사태 발발 당시 김태영 국방장관이 합동참모본부으로부터 “초계함 바닥에 파공이 생겨 물이 새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보도하는 등, 연일 MB정권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비판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김혜영 기자 

2013년 3월 19일 화요일

‘원세훈 정치개입 의혹’ <조선>-<중앙>은 ‘침묵’


이글은 GO발뉴스 2013-03-19일자 기사 '‘원세훈 정치개입 의혹’ (조선)-(중앙)은 ‘침묵’'을 퍼왔습니다.
(동아) 10면…민언련 “안기부시절 민주화운동 촉발, 보도 않다니”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과 (한겨레)에 의해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의 정치개입 의혹이 제기돼 파장을 던지고 있는 가운데 보수매체의 대표격인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이를 외면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진 의원은 18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저에게 접수된 제보에 따르면 원 원장이 부임한 2009년 2월 이후 약 한달에 한번 꼴로 국정원장 주관으로 국정원 각 단위 부서장과 지역지부장들이 참석한 확대부서장회의를 가졌으며 이 회의에서 원 원장이 핵심적으로 지시, 강조한 사항을 정리해 국정원 내부 인트라넷 게시판에 개재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내부 게시판의 명칭은 확인 결과 ‘원장님 지시·강조말씀’이며 모든 국정원 직원들이 열람하고 확인할 수 있게끔 공개한 자료”라며 “국정원은 이 내용을 2009년 5월 15일부터 2013년 1월 28일까지 최소 25회에 걸쳐 게시했다고 한다. ‘원장님 지시·강조말씀’ 항목의 게시판은 마지막으로 확인한 지난 주까지도 존재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한겨레)는 이날 1면을 통해 “진선미 의원을 통해 입수한 ‘원장님 지시·강조말씀’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보면 △선거에서 인터넷 여론에 개입 △국정원 직원 김씨가 소속된 심리전단의 젊은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 △종교단체의 정부 비판활동 견제 △4대강 사업 등 국책사업에 대한 대국민 여론전 등을 지시·주문한 내용이 다수 발견된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 신문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민주노총 등을 탄압하기 위해 일선 직원뿐 아니라 간부들까지 나서 정부기관에 압력을 넣도록 한 정황도 들어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19일자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에서는 관련된 보도내용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른바 ‘국정원 요원 댓글 의혹’의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만약 진 의원과 (한겨레)가 밝힌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는 적잖은 파장을 불러올 수 있는 사항이지만 이들 매체는 단 한줄도 이를 지면에 싣지 않았다.
이와 관련,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이날 공식트위터(@ccdm1984)를 통해 “원세훈 국정원장의 국내정치 불법 개입 지시 의혹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러나 오늘(19일) 조선,중앙에서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관련보도를 찾을 수 없다”고 이를 꼬집었다.
민언련 관계자는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과거 안기부시절 국가기관의 정치개입 문제는 국민들에게 정치불신을 줬고 때로는 민주화운동이 벌어지게 만드는 요소가 됐던 중차대한 일”이라며 “(국정원의 정치개입 의혹을) 언론사가 보도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동아일보)는 이날 10면에 진 의원의 기자회견 내용과 이에 대한 국정원 측의 반박과 움직임을 담은 기사를 실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국정원은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정보기관 수장의 국가안보를 위한 정당한 지시와 활동이 ‘정치개입’으로 왜곡된 데 깊은 유감은 표명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또한, 국정원은 “원 원장은 취임이후 정치 중립과 본연의 업무수행을 강조해왔다”며 “특히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는 수차례 ‘전 직원이 정치중립을 지키고 선거에 연루되지 않도록 유의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북한이 4대강 사업, 제주민군복합항 등에 대해 선동지령을 하달하면 고정간첩 및 종북세력이 대정부 투쟁에 나서고 인터넷 등을 통해 허위주장을 확대 재생산해 국정원장으로서 적극 대처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동아일보)는 “국정원은 곧장 진상 규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떻게 세세한 내부 자료가 유출될 수 있었는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정보기관의 직원용 내부자료가 밖으로 유출된 것 자체가 조직의 기강해이를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지난 17일 타결된 정부조직개편 합의안에 ‘국정원 요원 댓글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한 것과 관련, 다음날 이를 꼬집는 듯한 논조의 사설을 실어 눈길을 끌었다.
(중앙일보)는 “야당도 결과적으로 ‘발목 잡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며 “4대 강 사업과 국가정보원 여직원 댓글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라는 전리품을 얻었지만 이들 사안이 도대체 정부조직법과 무슨 관련이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국가정보원 여직원 댓글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끝나면 즉각 국정조사를 실시하고 감사원의 4대강 감사가 미진할 경우 국정조사를 벌일 수 있도록 합의한 것은 야당의 소득이라고도 할 수 있으나 ‘끼워 팔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한편, 19일자 (한겨레)는 전날에 이어 원 원장의 정치개입 의혹과 관련한 추가보도를 1면과 3면에 걸쳐 내보냈다.
이 신문은 1면을 통해 “원 원장이 국정원 내부망의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게시판을 통해 국정원 직원들에게 국내정치 개입을 직접 지시한 내부 자료가 드러난 가운데 이 게시판에 오른 대국민 여론전 지시내용을 그대로 실행에 옮긴 트위터 계정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으며 3면에는 국정원 해명과 관련된 기사와 국정원에 대한 야권의 비판목소리를 실었다.

문용필 기자  |  balnews2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