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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9일 수요일

2014년 지방선거 2030의 힐링 포인트


이글은 시사IN 2013-01-08일자 기사 '2014년 지방선거 2030의 힐링 포인트'를 퍼왔습니다.
기록적인 투표율을 보이며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가 공황상태에 빠진 2030은 어떻게 치유될 수 있을까. 2014년 지방선거가 좋은 시점이다. 무지개 연대’와 ‘직접 참여’로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다.

2011년, 반값 등록금을 위해 거리에서 촛불을 들었던 20대가 2012년 12월 대선에서는 투표용지를 들었다. 방송 3사 출구조사를 바탕으로 한 20대의 추정 투표율은 무려 65.2%. 지난 4월 19대 총선의 20대 투표율(20대 전반 45.4%, 20대 후반 37.9%)에 비하면 비약적으로 높아진 수치다. 

투표한 20대의 3분의 2는 야권 지지 성향이었다.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투표한 20대의 65.8%가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하고 33.7%가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선 전까지 트위터에는 갖가지 공약이 난무했다. ‘투표율이 얼마를 넘으면 무엇을 해주겠다’ 식의 공약이 올라왔다. 그 공약들은 대부분 20대를 겨냥한 것이었다. 그만큼 20대 투표율이 관건이었다. 뜨거운 관심에 20대는 높은 투표율로 화답했다. 그러나 높은 투표율의 20대에게 절대적 지지를 받은 문재인 후보는 선거에서 100만 표 이상의 차이로 졌다. 20대는 깊은 ‘멘붕(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졌다. 

ⓒ시사IN 이명익 지난 12월5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아래 연단에 선 이)가 서울시립대 학생회관에서 학생들을 만나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제1투표소 참관인으로, 투표를 마친 이명박 대통령의 악수를 거부한 국민대 경영학과 3학년 최 아무개씨는 “지난 5년간 불만이 많았다는 것을 눈앞에서 보여주고 싶었다”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반응은 양 갈래였다. 잘했다고 응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카카오톡·페이스북·트위터에 비난 글이 쏟아졌고 무차별 비난 전화도 쇄도했다. 그도 멘붕에 빠졌다.  

이제 막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20대가 맛본 이런 멘붕을 힐링해주는 곳은 정치권이 아니라 그들로 하여금 처음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해준 SNS였다. 20대의 정치 참여를 독려했던 오피니언 리더들이 위로의 말을 건넸다. SNS 계정을 폐쇄하며 정치에 대한 관심을 끊는 20대도 많았지만 ‘무엇이라도 해보자’며 서로를 위로하기도 했다. 20대가 다시 희망을 가질 만한 근거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일단 박근혜 당선자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특별기구로 ‘청년특별위원회’를 설치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박 당선자는 국민대통합위원회와 함께 양대 특별기구로 20대를 위한 위원회를 설치했다. 김상민 청년특별위원회 위원장은 “특별위원회 설치 자체가 청년 정책을 직접 챙기고 반드시 실현하겠다는 당선자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반값등록금 정책, 일자리 정책, 주거 정책 등에 주안점을 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19대 총선 전에 20대인 이준석씨를 비대위원으로 임명하고, 역시 20대인 손수조씨를 총선에 공천한 박 당선자는 비록 20대로부터 뜨거운 지지를 얻지는 못했지만 ‘청년특별위원회’를 통해 20대에 대한 지속적인 정책을 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보편적 복지냐, 선택적 복지냐의 논쟁은 무의미하다고 본다. 문재인 후보 정책 중에서도 좋은 정책이 있으면 받아들이고 그쪽 전문가들도 초빙하겠다”라고 말했다. 

물론 이것으로 힐링이 되지는 않는다. 감정을 깊이 이입해 극심한 패배감에 사로잡혀 있는 20대에게 이 정도는 성에 차지 않을 것이다. 그럼 어디에서 ‘승리’를 얻을 수 있을까? 가깝게는 4월 재·보궐 선거가 있다. 그러나 재·보궐 선거에 집착했다가는 열패감을 또 맛볼 수 있다. 일단 선거 관련 소송이 대부분 아직 진행 중이라 선거 규모를 파악하기조차 힘들다. 

4월 재·보궐 선거와 비슷한 상황에서 치른 선거가 2008년 18대 총선이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직후 일종의 ‘정치적 허니문 기간’에 치러진 이 선거에서 야당은 참패했다. 2007년 17대 대선에서 야당 후보가 무기력했기 때문에 총선에서도 무기력했지만, 18대 대선은 팽팽한 양강 구도로 치렀기 때문에 야권의 결집을 기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도 민주통합당의 환골탈태를 전제로 기대할 수 있는 내용이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확실한 것은 지금은 무엇을 반성할지 들여다보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정치적 동력을 상실한 상황인데 억지로 이끌어낸다고 되는 일도 아니다. 이루는 것도 한순간이고 까먹는 것도 한순간이다. 개별 선거에 대한 고민보다는 2030세대의 관심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한 방안을 숙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시사IN 조남진 2012년 11월27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운데)가 2030세대와 유세하고 있다.

사실 진보·개혁 진영의 ‘무능하고 나태하고 부도덕한 맏형’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민주당은 고비마다 ‘외부 세력’ 영입을 통해 쇄신 화살을 피해갈 수 있었다. 18대 총선에서도 새누리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당명과 로고를 바꾸며 쇄신하는 모습을 보이려 노력할 때 민주당은 ‘야권 연대’라는 정치공학을 선택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내부 개혁보다 외부 연대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 한 민주당은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선거공학에 너무 크게 의지했다. ‘후보는 좋지만 당이 싫어서 못 찍겠다’는 유권자를 설득할 알리바이를 만들지 못했다.

게다가 민주당에는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이어지는 유구한 전통이 하나 있다. 외부 투쟁에는 ‘등신’인 정치인도 내부 투쟁에는 ‘귀신’이 된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대선이 끝나자 대선 때는 전혀 존재감 없던 정치인들이 ‘친노 대 비노’ 생존 투쟁을 이끌었다. 한 가지 나아진 것이 있다면 그나마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뽑으며 짧고 굵게 싸움판을 치르고 지나갔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희망은 있을까? 야당을 지지한다는 것은 끝없이 실망만 하게 되는 일일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안철수식 역산 방식을 따라가보자는 제안이 나온다. 대선 출마를 결심한 후 안철수 교수는 단일화 시점, 단일화 논의 시점, 출마 시점, 출판과 방송 출연 시점 등을 정확히 역산해서 예정대로 움직였다. 막판에 단일화 협상 과정의 문제점 때문에 결국 사퇴하기는 했지만 이런 계획된 정치 행보는 높은 지지율을 유지해주는 데 기여했다. 

이 역산법에서 야권 지지자들이 힐링 포인트로 삼을 수 있는 시점은 2014년 지방선거다. 야권 정치인 중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재선에 도전하고 무상급식·혁신학교·학생인권 등 다양한 진보 의제를 만들어낸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3선에 도전한다. 미국에 가 있는 안철수 전 후보의 도움을 기대할 수 있는 선거이기도 하다. 이번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 지지표가 더 나온 충남·충북·강원도의 단체장도 민주당 소속이다. 지방선거는 특성상 현역 단체장이 유리하다. 따라서 2014년을 1차 힐링 포인트로 보고 지금부터 준비를 하자는 의견이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장벽도 있다. 야권은 단일 보수 정당인 새누리당 후보와 맞서야 한다. 다시 지난한 ‘야권 연대’를 만들어야 하는데 축이 너무나 많다. 민주당 안에도 친노와 비노가 대립하는데 밖에는 안철수라는 강력한 축이 또 있다. 통합진보당과 진보정의당은 예전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때보다 심하게 대립한다. 이 복잡 함수를 풀어낼 묘수가 있을까? 

전범으로 제시할 수 있는 모형은 바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고양시에서 구현된 ‘무지개 연대’ 모형이다. 전국 단위 야권 연대에 불참한 진보신당까지 가세한 이 ‘무지개 연대’를 통해 고양시장을 비롯해 지방의회와 광역의회를 석권했다. 여세가 이어져서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이 4석을 싹쓸이했던 이 지역에서 19대 총선에서는 3명(심상정·김현미·유은혜)의 야권 당선자가 나왔다. 문재인 전 후보가 경기도 전체에서는 박근혜 당선자에게 졌지만 이곳에서는 우위를 차지했다.  이준석·손수조·김광진·정은혜…

고양시의 야권 정치인들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무지개 연대’를 만들어낼 때 한 가지 정한 원칙이 있었다. 정책 연대를 먼저 하되, 중앙 의제는 배제한다는 것이었다. 이념 논쟁까지 촉발하는 중앙 의제를 통일시키기는 어렵지만 지방 의제는 의외로 이견이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쉽게 정책 연대를 만들어낼 수 있다. SNS를 통해 지역 단위의 유권자 연대가 만들어지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바로 2030세대의 직접 참여다. 총선과 대선에서 새누리당에서는 이준석 비대위원, 손수조 전 후보, 김상민 의원 등의 2030세대 정치인들이 맹활약했고 민주당에서도 장하나, 김광진 의원, 김영경 공동선대위원장, 정은혜 부대변인 등이 활발하게 역할을 수행했다. 386세대 이후 정치권 참여가 가장 많은 세대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손수조 전 후보와 정은혜 부대변인을 비교하는 등 관심이 쏠리는 현상도 있다. 

20대의 정치적 학습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이다. 그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박근혜 당선자의 눈치를 보느라 입을 다물 때 침묵의 카르텔을 깨고 발언을 쏟아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총선 뒤에는 김형태 의원과 문대성 의원을 연일 비판해 탈당을 이끌어냈고 인수위 구성 때도 윤창중 수석대변인 등 논란이 된 인물에 대한 견제구를 던지기도 했다. 

총선과 대선, 두 번의 큰 정치 이벤트를 거치면서 2030세대의 정치 참여는 구색 맞추기 수준을 벗어났다. 문재인 시민캠프 김영경 전 공동선대위원장(전 청년유니온 대표)은 “밖에서 보는 것과 달랐다. 사람이 변하지 않으면 정치를 할 수 없다. 정치인은 다양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인간적으로 다가갈 수 있어야 했다. 갈등 조정자 역할을 잘하기 위해서는 시야를 키워야 했다. 기회가 있으면 (2030이) 꼭 정치를 해보길 권한다”라고 말했다.  

2014년 지방선거와 관련해 중요한 부분은 박근혜 당선자가 기초자치단체 선거에 대한 정당 공천제를 폐지하겠다고 공약한 부분이다. 문재인 전 후보도 같은 공약을 했다. 실현된다면 지방선거의 큰 장벽 하나가 사라지는 셈이다. 주류 정당 프레임 밖에서 활동했던 청년당, 녹색당 소속 20대의 활동 반경이 넓어질 수 있다. 정치권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실현된다면 풀뿌리민주주의 발전의 큰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살펴보면 희망의 근거는 여기저기 숨어 있다. 누구의 말대로 미래는 이미 와 있는지도 모른다. 

고재열 기자  |  scoop@sisain.co.kr

2013년 1월 6일 일요일

불안은 50대의 영혼을 잠식했다


이글은 한겨레21 2012-12-31일자 제942호 기사 '불안은 50대의 영혼을 잠식했다'를 퍼왔습니다.
[표지이야기] ‘투표율 높으면 야당 승리’ 공식 깨져… 50대는 왜 투표장에 몰려갔나? 수도권은 왜 여당 후보를 선택했나?

추웠다. 2012년 12월19일. ‘대선 한파’였다. 바람까지 쌩쌩 불었다. 그러나 ‘투표 바람’이 더 강했다. 투표소마다 사람들이 줄지어 섰다. 김무성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당원들에게 긴급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비상입니다. 투표율이 심상치 않게 높습니다. TV 방송에서도 예전과 달리 투표 독려 방송을 강하게 하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 지지층을 투표케 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비상한 각오로 임해주십시오.” 투표율이 높은 걸 걱정하는 한심한 보수였다. 오후의 긴 줄에는 중·장년층이 많았다. 트위터에는 “투표율이 77% 넘으면 말춤은 (약속대로) 문재인이 추고, 당선은 박근혜가 되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가 농담처럼 떠돌았다. 최종 투표율 75.8%. 예상을 뛰어넘는 수치였다. 승자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였다.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에 유리하다’는 속설은 깨졌다.

» 12월19일 오후 서울 잠실본동 잠전초등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잠실본동 제2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줄지어 서 있다. 이번 대선에서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에 유리하다’는 속설은 깨졌다. 한겨레 류우종 기자

50대 투표율 89.9%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두 가지 요인이 꼽힌다. 첫째는 인구 구성의 변화다. 10년 전 유권자 절반(48.3%)을 차지하던 30대 이하 비중은 38.2%로 줄었다. 반면 3분의 1 수준(29.3%)이던 50대 이상 유권자는 40%로 늘었다. ‘고령층 다수 사회’가 된 것이다. 특히 50대는 가장 많이 늘었고(325만 명 증가) 가장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했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50대의 예상 투표율은 89.9%에 달한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정말로 예상할 수 없는 수치”라고 말했다. 이들의 62.5%가 박 후보를 지지했다. 2030세대의 투표율도 10년 전보다 5~8%포인트 높아졌지만, 박 후보 지지세가 강한 고령층의 결집이 더 셌다. 둘째 요인은 수도권의 변화다. 수도권 유권자는 전체의 절반이다. 대체로 야당 우위 지역이다. 그러나 경기·인천에서는 박 후보가 이겼다. 서울의 투표 결과(박근혜 48.2%, 문재인 51.4%)도 사실상 박 후보의 승리로 평가된다. 또다시 의문은 남는다. 50대는 왜 투표장에 몰려갔나? 수도권은 왜 여당 후보를 선택했나?

50대의 불안

2002년 대선은 세대 투표 현상이 처음 나타난 선거였다. 2030세대는 노무현 민주당 후보를, 5060세대는 이회창 신한국당 후보를 지지했다. 캐스팅보트는 40대가 쥐었다. 당시 출구조사를 보면 40대에서는 노무현 48.1%, 이회창 47.9%로 비슷했다. 40대가 보수를 더 지지하리란 예상을 뒤엎은 결과였다. ‘40대가 노무현을 당선시켰다’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이들이 지금의 50대다. 나이가들며 보수화한 것일까? 한귀영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2010년 지방선거와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들은 보수 55, 진보 45 정도로 일방적이지는 않았다. 4월 총선 때부터 보수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연령 효과’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들을 관통하는 열쇳말로 ‘불안’을 꼽았다.
50대는 불안했다. 은퇴를 했거나 곧 해야 하는 세대다. 자식은 취업이나 결혼 전후의 나이다. 부모를 모시는 경우도 많다. 노후가 불안했다. 이런 문제를 믿고 맡기기에 민주당은 불안해 보였다. 한귀영위원은 “누구를 더 지지하느냐보다는 누가 더 불안하지 않은가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별로 마음에 안 들지만, 박근혜는 믿음직하다. 약속을 지키려고 늘 애썼고 훈련이 잘됐다고 생각한다. 문재인은 사람도 좋고 깨끗하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당이 너무 싫다.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청와대와 민주당이) 힘을 합쳐 일을 처리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서행준·58·제주)
산전수전 겪어온 50대에게 ‘현실성’은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50대는 자신과 자식 세대의 존재적 불안을 느끼고 있다. 이들은 사회생활을 할 만큼 한 사람들이라 경제민주화, 복지국가 같은 (야권의) 담론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현실 가능성에 의문을 품은 것 같다. 결국 박 후보가 꺼내든 경제위기론, 성장론에 귀를 기울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희웅 실장은 “2030세대의 분노의 결집도 컸지만, 50대의 위기감의 결집이 강했다. 젊은세대가 지지하는 정권이 들어설 경우 자신들은 사회·경제적 정책에서 배제될 것이라는 소외 의식이 작용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트위터 등 뉴미디어로 흡수할 수 있는 유권자는 2002년 대선 이후 ‘뉴커머’(newcomer)로, 연령대가 높아야 40대 중반까지다. 50대 이상 유권자는 많아졌는데, 이들은 ‘바람’으로 쉽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아니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선임연구원

“박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거부감

“안보가 중요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다 잘못했지만, 그것만큼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노무현은 우리나라도 힘든데 북한에 너무 많이 지원했다. 문재인도 북한을 돕겠다고 해서 싫었다. 세계적으로 경제가 불황이니까 성장은 크게 기대 안 한다. 더 나빠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도 나라가 안정되는 게 어디냐.”(김경아·55·여)
안보 이슈는 50대의 불안감을 높이며 결집의 불쏘시개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는 “50대에게는 경제 분야와 북한 문제를 포함한 안보 분야가 굉장히 중요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을 보며 실체는 알 수 없지만 뭔가 석연치 않게 받아들여 위기감이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정희 효과’를 거론하기도 한다. 대선 토론회를 보며 젊은이들은 속 시원했을지 몰라도, 50대 이상 세대는 불안감을 느꼈다는 지적이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의 “박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는 발언에서 거부감을, “남쪽 정부”라는 표현에서 위기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최병천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은 페이스북에 “50대의 최대 관심사인 민생, 경제 문제에 대해 박근혜가 더 어필했다. 이들은 민주당과 문재인을 이념 세력으로 수용했다. 이정희 효과도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민주당의 50대 전략은 없거나 패착이었다. 박 후보가 이들에게 ‘신뢰와 약속’ ‘안정적 변화’ 이미지로 다가간 반면, 민주당은 이들의 불안감을 달래줄 정책도 정치도 작동시키지 못했다. 오히려 386세대 일부가 50대 초반으로 편입된 점을 강조하며 50대 득표율에서 ‘선방’할 것을 기대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열린우리당 분당 이후 생활 공간에 밀착돼 목소리를 낼 조직을 갖지 못했다. 지방 조직은 다 잘려나가고 상층의 리더십 교체만 이뤄졌다. 새누리당은 뿌리 조직이 살아 있다. 동네마다 당원들이 일상적으로 떠들어준다. 트위터 등 뉴미디어로 흡수할 수 있는 유권자는 2002년 대선 이후 ‘뉴커머’(newcomer)로, 연령대가 높아야 40대 중반까지다. 50대 이상 유권자는 많아졌는데, 이들은 ‘바람’으로 쉽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아니다. 정치는 개인이 하는 게 아니라 세력이 하는 것임을 안다. 50대들은 지난 5년 동안 새누리당 조직의 목소리를 들었고, 민주당의 목소리는 존재하지 않았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삶이 고단하고 바쁜 50대는 정책의 내용 차이보다는, 믿고 신뢰할 정치세력에 대한 기대가 더 컸을 것”이라며 “박 후보가 계속 문 후보의 정책에 대해 ‘미 투’(me, too) 전략을 펴는 상황에서, 불안해 보이고 설명도 안 해주는 민주당보다는 좀더 안정적인 세력에게 맡기는 편이 나을 거라고 판단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SNS 착시 현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착시 현상’이 이들의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요인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올해 총선과 대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인터넷과 SNS에서 진보 성향 유권자들의 다소 과격한 표현 방식이 보수·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위축되게 만들고, 그래서 그들의 의견이 실제보다 소수의 의견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박근혜 당선에는 세대별로는 50대,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표심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12월19일 밤 서울 세종로 광화문 광장에서 당선 축하를 위해 모인 시민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한겨레 김명진 기자

“수도권은 갈수록 실용 정서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박 후보는 하우스푸어 대책 등 중산층을 상대로 ‘욕망의 정치’를 재활용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런 새로운 욕구에 대한 고민 없이 바람에만 의존하려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

달라진 수도권

수도권은 선거 때 ‘바람’이 부는 지역이다. 서울이 특히 그렇다. 이슈에 민감하고, 변화에 대한 수용성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곳으로 평가된다. 문 후보 캠프는 수도권에서 5%포인트 이상 격차를 벌려야 이긴다고 봤다. 4월 총선 때의 ‘여촌야도’ 현상이 어느 정도 되풀이될 것이라는 예상은 많았다. 고령층이 많은 지방에서는 박 후보를 따라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 후보는 영남과 충청·강원 등지에서 밀리는 표를 수도권에서 만회하기는커녕, 오히려 졌다. 서울에서 근소한 차이(3.2%포인트)로 앞선 것도 사실상 패배로 평가된다. 인천에서는 51.5% 대 48%, 경기에서는 50.4% 대 49.2%로 오히려 박 후보에 밀렸다. 문 후보는 부산·경남에서 39.9%라는 의미 있는 득표율을 기록했으나, 빛이 바랬다. 수도권 패배는 ‘중도’ 장악에 실패했다는 뜻이다.
“민주당이 수도권에서는 관성처럼 이길 줄 알고 소홀히 한 것 같다. 수도권을 겨냥한 정책이 다가오는 게없었다.”(한 서울시민·50대·공무원)
수도권 유권자들은 ‘정치 혁신’보다는 ‘민생정치’에 더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도시 아파트가 많은 수도권에서는 상대적으로 ‘하우스푸어’ 같은 부동산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김민배 인천발전연구원장은 “유권자 상당수는 경제적 곤란함이 경제민주화보다 더 절박한 문제다. 민주당은 하우스푸어같이 유권자들의 피부에 와닿는 정책에 대해 아무대답도 내놓지 못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분석에 따르면, 하우스푸어는 전국 57만 가구로 추정되는데, 이 가운데 수도권에 33만9천 가구가 쏠려 있다. 윤희웅 실장은 “수도권은 갈수록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실용 정서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박 후보는 하우스푸어 대책 등 중산층을 상대로 ‘욕망의 정치’를 재활용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런 새로운 욕구에 대한 고민 없이 바람에만 의존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유권자들의 변화 조짐은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바 있다. 많은 조사에서 인천·경기 지역은 근소하나마 박 후보를 더 지지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귀영 위원은 “인천·경기 여론조사에서 2%포인트 정도 박 후보가 우세한 게 일관된 흐름이었다. 민주당 처지에서는 이상하고 위험한 조짐이었는데, 민주당이 이 지역의 표심을 너무 안이하게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투는 사이, 박 ‘민생이 바로 정치 혁신’

수도권 유권자들은 민주당이 내건 정치 혁신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전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 과정이 껄끄러웠던데다, 민주당의 정치 혁신 ‘행동’은 잘 보이지 않고 정치적 메시지만 난무한 것에 등을 돌렸다는 얘기다. 12월21일치 (한겨레) 대담에서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중도층은 새정치가 뭐냐는 질문을 끊임없이 했을 것이다. 새정치공동선언을 내놨지만, ‘새 정치가 되면 뭐가 달라지겠구나’ 하는 느낌을 주기에는 부족했다. 민주당이 한 얘기는 박 후보도 할 수 있는 얘기였다”고 말했다. 정치평론가 박상병씨는 SBS 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에서 “야권은 쫓는 자의 입장이기 때문에 기득권 내려놓기라는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기대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문 후보가 나름 노력은 했지만 정말로 어떤 기득권을 내려놓는가에 대해서는 마지막까지 침묵했다”고 말했다. 그러는 사이 박 후보는 민생 이미지를 꾸준히 심었다. 박 후보는 ‘70% 중산층 복원’ ‘민생 대통령’을 외쳤다. 신진욱 중앙대교수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재인과 안철수가 서로 다투는 사이에 ‘민생이 바로 정치 혁신’이라고 치고 나간 건 바로 박근혜였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2012년 12월 30일 일요일

불안은 50대의 영혼을 잠식했다


이글은 하겨레21 2012-12-30일자 제942호 기사 '불안은 50대의 영혼을 잠식했다'를 퍼왔습니다.
[표지이야기] ‘투표율 높으면 야당 승리’ 공식 깨져… 50대는 왜 투표장에 몰려갔나? 수도권은 왜 여당 후보를 선택했나?

추웠다. 2012년 12월19일. ‘대선 한파’였다. 바람까지 쌩쌩 불었다. 그러나 ‘투표 바람’이 더 강했다. 투표소마다 사람들이 줄지어 섰다. 김무성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당원들에게 긴급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비상입니다. 투표율이 심상치 않게 높습니다. TV 방송에서도 예전과 달리 투표 독려 방송을 강하게 하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 지지층을 투표케 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비상한 각오로 임해주십시오.” 투표율이 높은 걸 걱정하는 한심한 보수였다. 오후의 긴 줄에는 중·장년층이 많았다. 트위터에는 “투표율이 77% 넘으면 말춤은 (약속대로) 문재인이 추고, 당선은 박근혜가 되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가 농담처럼 떠돌았다. 최종 투표율 75.8%. 예상을 뛰어넘는 수치였다. 승자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였다.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에 유리하다’는 속설은 깨졌다.

» 12월19일 오후 서울 잠실본동 잠전초등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잠실본동 제2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줄지어 서 있다. 이번 대선에서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에 유리하다’는 속설은 깨졌다. 한겨레 류우종 기자

50대 투표율 89.9%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두 가지 요인이 꼽힌다. 첫째는 인구 구성의 변화다. 10년 전 유권자 절반(48.3%)을 차지하던 30대 이하 비중은 38.2%로 줄었다. 반면 3분의 1 수준(29.3%)이던 50대 이상 유권자는 40%로 늘었다. ‘고령층 다수 사회’가 된 것이다. 특히 50대는 가장 많이 늘었고(325만 명 증가) 가장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했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50대의 예상 투표율은 89.9%에 달한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정말로 예상할 수 없는 수치”라고 말했다. 이들의 62.5%가 박 후보를 지지했다. 2030세대의 투표율도 10년 전보다 5~8%포인트 높아졌지만, 박 후보 지지세가 강한 고령층의 결집이 더 셌다. 둘째 요인은 수도권의 변화다. 수도권 유권자는 전체의 절반이다. 대체로 야당 우위 지역이다. 그러나 경기·인천에서는 박 후보가 이겼다. 서울의 투표 결과(박근혜 48.2%, 문재인 51.4%)도 사실상 박 후보의 승리로 평가된다. 또다시 의문은 남는다. 50대는 왜 투표장에 몰려갔나? 수도권은 왜 여당 후보를 선택했나?

50대의 불안

2002년 대선은 세대 투표 현상이 처음 나타난 선거였다. 2030세대는 노무현 민주당 후보를, 5060세대는 이회창 신한국당 후보를 지지했다. 캐스팅보트는 40대가 쥐었다. 당시 출구조사를 보면 40대에서는 노무현 48.1%, 이회창 47.9%로 비슷했다. 40대가 보수를 더 지지하리란 예상을 뒤엎은 결과였다. ‘40대가 노무현을 당선시켰다’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이들이 지금의 50대다. 나이가들며 보수화한 것일까? 한귀영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2010년 지방선거와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들은 보수 55, 진보 45 정도로 일방적이지는 않았다. 4월 총선 때부터 보수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연령 효과’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들을 관통하는 열쇳말로 ‘불안’을 꼽았다.
50대는 불안했다. 은퇴를 했거나 곧 해야 하는 세대다. 자식은 취업이나 결혼 전후의 나이다. 부모를 모시는 경우도 많다. 노후가 불안했다. 이런 문제를 믿고 맡기기에 민주당은 불안해 보였다. 한귀영위원은 “누구를 더 지지하느냐보다는 누가 더 불안하지 않은가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별로 마음에 안 들지만, 박근혜는 믿음직하다. 약속을 지키려고 늘 애썼고 훈련이 잘됐다고 생각한다. 문재인은 사람도 좋고 깨끗하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당이 너무 싫다.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청와대와 민주당이) 힘을 합쳐 일을 처리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서행준·58·제주)
산전수전 겪어온 50대에게 ‘현실성’은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50대는 자신과 자식 세대의 존재적 불안을 느끼고 있다. 이들은 사회생활을 할 만큼 한 사람들이라 경제민주화, 복지국가 같은 (야권의) 담론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현실 가능성에 의문을 품은 것 같다. 결국 박 후보가 꺼내든 경제위기론, 성장론에 귀를 기울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희웅 실장은 “2030세대의 분노의 결집도 컸지만, 50대의 위기감의 결집이 강했다. 젊은세대가 지지하는 정권이 들어설 경우 자신들은 사회·경제적 정책에서 배제될 것이라는 소외 의식이 작용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트위터 등 뉴미디어로 흡수할 수 있는 유권자는 2002년 대선 이후 ‘뉴커머’(newcomer)로, 연령대가 높아야 40대 중반까지다. 50대 이상 유권자는 많아졌는데, 이들은 ‘바람’으로 쉽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아니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선임연구원

“박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거부감

“안보가 중요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다 잘못했지만, 그것만큼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노무현은 우리나라도 힘든데 북한에 너무 많이 지원했다. 문재인도 북한을 돕겠다고 해서 싫었다. 세계적으로 경제가 불황이니까 성장은 크게 기대 안 한다. 더 나빠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도 나라가 안정되는 게 어디냐.”(김경아·55·여)
안보 이슈는 50대의 불안감을 높이며 결집의 불쏘시개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는 “50대에게는 경제 분야와 북한 문제를 포함한 안보 분야가 굉장히 중요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을 보며 실체는 알 수 없지만 뭔가 석연치 않게 받아들여 위기감이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정희 효과’를 거론하기도 한다. 대선 토론회를 보며 젊은이들은 속 시원했을지 몰라도, 50대 이상 세대는 불안감을 느꼈다는 지적이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의 “박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는 발언에서 거부감을, “남쪽 정부”라는 표현에서 위기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최병천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은 페이스북에 “50대의 최대 관심사인 민생, 경제 문제에 대해 박근혜가 더 어필했다. 이들은 민주당과 문재인을 이념 세력으로 수용했다. 이정희 효과도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민주당의 50대 전략은 없거나 패착이었다. 박 후보가 이들에게 ‘신뢰와 약속’ ‘안정적 변화’ 이미지로 다가간 반면, 민주당은 이들의 불안감을 달래줄 정책도 정치도 작동시키지 못했다. 오히려 386세대 일부가 50대 초반으로 편입된 점을 강조하며 50대 득표율에서 ‘선방’할 것을 기대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열린우리당 분당 이후 생활 공간에 밀착돼 목소리를 낼 조직을 갖지 못했다. 지방 조직은 다 잘려나가고 상층의 리더십 교체만 이뤄졌다. 새누리당은 뿌리 조직이 살아 있다. 동네마다 당원들이 일상적으로 떠들어준다. 트위터 등 뉴미디어로 흡수할 수 있는 유권자는 2002년 대선 이후 ‘뉴커머’(newcomer)로, 연령대가 높아야 40대 중반까지다. 50대 이상 유권자는 많아졌는데, 이들은 ‘바람’으로 쉽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아니다. 정치는 개인이 하는 게 아니라 세력이 하는 것임을 안다. 50대들은 지난 5년 동안 새누리당 조직의 목소리를 들었고, 민주당의 목소리는 존재하지 않았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삶이 고단하고 바쁜 50대는 정책의 내용 차이보다는, 믿고 신뢰할 정치세력에 대한 기대가 더 컸을 것”이라며 “박 후보가 계속 문 후보의 정책에 대해 ‘미 투’(me, too) 전략을 펴는 상황에서, 불안해 보이고 설명도 안 해주는 민주당보다는 좀더 안정적인 세력에게 맡기는 편이 나을 거라고 판단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SNS 착시 현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착시 현상’이 이들의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요인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올해 총선과 대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인터넷과 SNS에서 진보 성향 유권자들의 다소 과격한 표현 방식이 보수·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위축되게 만들고, 그래서 그들의 의견이 실제보다 소수의 의견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박근혜 당선에는 세대별로는 50대,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표심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12월19일 밤 서울 세종로 광화문 광장에서 당선 축하를 위해 모인 시민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한겨레 김명진 기자

“수도권은 갈수록 실용 정서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박 후보는 하우스푸어 대책 등 중산층을 상대로 ‘욕망의 정치’를 재활용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런 새로운 욕구에 대한 고민 없이 바람에만 의존하려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

달라진 수도권


수도권은 선거 때 ‘바람’이 부는 지역이다. 서울이 특히 그렇다. 이슈에 민감하고, 변화에 대한 수용성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곳으로 평가된다. 문 후보 캠프는 수도권에서 5%포인트 이상 격차를 벌려야 이긴다고 봤다. 4월 총선 때의 ‘여촌야도’ 현상이 어느 정도 되풀이될 것이라는 예상은 많았다. 고령층이 많은 지방에서는 박 후보를 따라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 후보는 영남과 충청·강원 등지에서 밀리는 표를 수도권에서 만회하기는커녕, 오히려 졌다. 서울에서 근소한 차이(3.2%포인트)로 앞선 것도 사실상 패배로 평가된다. 인천에서는 51.5% 대 48%, 경기에서는 50.4% 대 49.2%로 오히려 박 후보에 밀렸다. 문 후보는 부산·경남에서 39.9%라는 의미 있는 득표율을 기록했으나, 빛이 바랬다. 수도권 패배는 ‘중도’ 장악에 실패했다는 뜻이다.
“민주당이 수도권에서는 관성처럼 이길 줄 알고 소홀히 한 것 같다. 수도권을 겨냥한 정책이 다가오는 게없었다.”(한 서울시민·50대·공무원)
수도권 유권자들은 ‘정치 혁신’보다는 ‘민생정치’에 더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도시 아파트가 많은 수도권에서는 상대적으로 ‘하우스푸어’ 같은 부동산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김민배 인천발전연구원장은 “유권자 상당수는 경제적 곤란함이 경제민주화보다 더 절박한 문제다. 민주당은 하우스푸어같이 유권자들의 피부에 와닿는 정책에 대해 아무대답도 내놓지 못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분석에 따르면, 하우스푸어는 전국 57만 가구로 추정되는데, 이 가운데 수도권에 33만9천 가구가 쏠려 있다. 윤희웅 실장은 “수도권은 갈수록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실용 정서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박 후보는 하우스푸어 대책 등 중산층을 상대로 ‘욕망의 정치’를 재활용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런 새로운 욕구에 대한 고민 없이 바람에만 의존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유권자들의 변화 조짐은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바 있다. 많은 조사에서 인천·경기 지역은 근소하나마 박 후보를 더 지지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귀영 위원은 “인천·경기 여론조사에서 2%포인트 정도 박 후보가 우세한 게 일관된 흐름이었다. 민주당 처지에서는 이상하고 위험한 조짐이었는데, 민주당이 이 지역의 표심을 너무 안이하게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투는 사이, 박 ‘민생이 바로 정치 혁신’

수도권 유권자들은 민주당이 내건 정치 혁신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전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 과정이 껄끄러웠던데다, 민주당의 정치 혁신 ‘행동’은 잘 보이지 않고 정치적 메시지만 난무한 것에 등을 돌렸다는 얘기다. 12월21일치 대담에서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중도층은 새정치가 뭐냐는 질문을 끊임없이 했을 것이다. 새정치공동선언을 내놨지만, ‘새 정치가 되면 뭐가 달라지겠구나’ 하는 느낌을 주기에는 부족했다. 민주당이 한 얘기는 박 후보도 할 수 있는 얘기였다”고 말했다. 정치평론가 박상병씨는 SBS 라디오 에서 “야권은 쫓는 자의 입장이기 때문에 기득권 내려놓기라는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기대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문 후보가 나름 노력은 했지만 정말로 어떤 기득권을 내려놓는가에 대해서는 마지막까지 침묵했다”고 말했다. 그러는 사이 박 후보는 민생 이미지를 꾸준히 심었다. 박 후보는 ‘70% 중산층 복원’ ‘민생 대통령’을 외쳤다. 신진욱 중앙대교수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재인과 안철수가 서로 다투는 사이에 ‘민생이 바로 정치 혁신’이라고 치고 나간 건 바로 박근혜였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2012년 12월 21일 금요일

표창원 교수 광화문 프리허그 "정의는 천천히 올 수도 있는 것"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12-20일자 기사 '표창원 교수 광화문 프리허그 "정의는 천천히 올 수도 있는 것"'을 퍼왔습니다.
[현장] 시민들 한 명씩 꼬옥... "박근혜, 유신 피해자에 사과해야 '100% 대통령'"

▲ '제18대 대선 투표율 80%를 넘기면 프리허그를 하겠다'고 트위터를 통해 약속했던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2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투표율이 75.8%에도 불구하고 약속을 지키겠다며 시민들과 프리허그를 하고 있다. ⓒ 권우성

▲ 표창원 교수가 시민들을 꽉 껴안아 주고 있다. ⓒ 권우성

▲ '위로가 필요해...' 표창원 전 교수와 프리허그를 하던 중 한 시민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권우성

20일 오후 2시께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는 20여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밝게 웃으면서 두 팔을 크게 벌려 시민들 한 명, 한 명을 포옹했다. "고맙습니다, 고마워요." 표 교수는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포옹을 마친 시민들은 표 교수와 함께 인증샷을 찍었다.

대선 다음날인 이날 표 교수가 '프리허그'에 나섰다. 대선 정국 한복판에 스스로를 "보수주의자이자 반공주의자"라고 밝히며 경찰대 교수직 사직서를 낸 그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논란 당시 경찰 수사를 비판하는 글을 올려 '합리적 보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표 교수의 사직서는 아직 수리되지는 않은 상태다.

그는 지난 18일 투표율이 77%를 넘으면 프리허그를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최종 투표율은 그에 조금 못미치는 75.8%. 그는 19일 밤 자신의 트위터에 "75.8%(투표율)도 기적"이라면서 "결과에 상관없이 20일 14:00~16:00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 18:00-20:00 강남 교보 앞 프리허그 진행. 22일 투표율 1위 광주 갑니다. 민주화 성지 광주, 존경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결과는 실망스러워도 과정은 최선을 다했다"

광화문 광장을 찾은 시민들의 연령은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했다. 이들은 "교수님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표 교수의 눈가에도 물기가 맺혔다. 표 교수는 "너무 실망하지 말자, 정의와 진리는 천천히 올 수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시민이 "교수님, 그래도 희망은 있는 거겠죠?"라며 울먹이자, 그는 "그럼요, 희망이 없으면 제가 미국으로 도망갔겠죠"라고 웃어보였다.

"제 생각에는 결과는 실망스러워도 과정은 최선을 다했다. 젊은이들 정의와 진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건 사실이다. 지금 부족한 자유와 민주주의를 갖기보다는 조금 더 좋은 민주주의를 갖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국정원 사건을 파헤쳐 달라"는 부탁에 표 교수는 "저는 수사권이 없어서 개인 자유인으로 지켜보면서 말씀드릴 일 있으면 하겠다"라고 답했다. "나꼼수도 지켜주세요", "진정한 보수의 역할 해주세요." 또 다른 시민들이 말했다.

표 교수는 새 대통령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그는 "화합과 통합, 100% 대통령이 되어달라"면서 "과거에 대한 진실되고 솔직한 인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는 박정희 대통령을 존경하지만 박정희 대통령이 산업화 과정에서 독재를 하고 지식인들과 학생들을 탄압한 것은 사실이다. 인혁당 사건이 대표적이다. 그런 분들을 박근혜 대통령이 큰마음으로 인정하고 사과하고 화해해주셨으면 좋겠다. 그렇게 진심으로 나온다면 우리의 대통령으로 받아들이겠다. 그것이 100% 대통령이다."

▲ 표창원 교수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시민을 향해 두 팔을 활짝 벌리고 있다. ⓒ 권우성

▲ 표창원 전 교수와 프리허그를 하기 위해 수십명의 시민들이 광화문광장에 나왔다. ⓒ 권우성

위로가 필요해 나온 시민들... 프리허그 하며 울먹

시민들은 표 교수에게 박수를 보냈다. 임용고시생이라는 강애(29)씨는 가방에서 연습장을 꺼내 사인을 받았다. 강씨는 "선거 결과를 보고 위로가 필요해서 학원 끝나자마자 달려왔다"면서 "보수주의자에 대한 편견이 있었는데 표 교수는 민주주의를 존중하는 합리적인 보수주의자"라고 평가했다.

노란색 목도리를 두르고 나온 강명옥(53)씨는 연신 휴지로 눈물을 찍어냈다. 강씨는 "교수님의 용기에 감동했다"면서 "저런 분이 있어서 이런 암울한 상황에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오후 2시30분께, 어느새 시민들은 50여 명으로 늘어났다. 표 교수의 주위에는 시민들이 가져온 따뜻한 커피와 도너츠가 쌓였다. 프리허그 사진을 본 트위터 이용자들은 "마음이 아프실텐데 약속을 지켜주셔서 고맙습니다(@mul****)", "고맙습니다. 눈물나는데 위로가 되네요(@oiu***)"라는 반응을 보였다.

표 교수는 향후 거취에 대한 질문에 "나흘 동안 잠을 못 잤다"면서 "일단 겨울잠을 자면서 생각도 정리하고, 어떻게 먹고살지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홍현진(hong698)

2012년 12월 19일 수요일

41년만의 보수·진보 대결 지지층 절실함이 승부 가른다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12-19일자 기사 '41년만의 보수·진보 대결  지지층 절실함이 승부 가른다'를 퍼왔습니다.
예측 불가 초박빙 판세... 세대별 지지율 양극화 속 마지막 변수는 투표율

▲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18일 오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왼쪽 사진)와 문재인 통합민주당 대선후보는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유성호/남소연

2012년 치러지는 18대 대선에서는 범보수 대 범진보(자유주의+진보)의 진검 승부가 벌어지게 됐다. 1971년 대선에서 '박정희 대 김대중'의 양자대결 이후 41년 만에 보수 대 진보의 일대 일 구도가 정립된 것이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역대 대선에서는 다자대결이 이루어져 왔다. 1987년 대선은 김영삼-김대중의 분열로 4자 대결이었고, 1992년 대선에서는 보수 성향의 제3후보로 정주영 국민당 후보가 존재했다. 이때부터 진보 정당 후보들도 독자 노선을 견지하면서 1.2%에서 4% 가까이 득표해 왔다. 이회창 대 노무현이 맞붙었던 2002년 대선도 사실상 양자 대결이었지만 진보 진영의 제3후보로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가 막판까지 변수였다. 

하지만 2012년 대선은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정권교체'를 명분으로 중도 사퇴하면서 대통령 직선제 실시 이후 사상 첫 양자 대결이 펼쳐지게 됐다. 범보수 진영은 박근혜-이인제-이회창-이재오 등 여권의 친박근혜계와 친이명박계는 물론 충청지역의 보수세력까지 모두 결집했고, 범진보 진영도 문재인-안철수-심상정에 재야 시민사회는 물로 일부 노동계까지 총결집한 상태다.  

"사실상 바늘 하나도 더 꽂을 곳이 없는 치열한 대선 국면"(문재인 후보 측 박용진 대변인)이라는 평가가 결코 과장이 아닌 셈이다.    

보수·진보 총결집... "50만 표 이내 접전 될 것"

▲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18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역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유세에서 지지자들이 고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씨 사진을 들어보이며 박 후보를 응원하고 있다. ⓒ 유성호

보수와 진보가 총결집한 만큼 판세는 박빙의 혼전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판세분석과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초박빙의 판세이긴 하지만 박 후보가 미세한 우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박 후보의 지지율은 추가 상승이나 하락 없이 정체돼 있는 반면 문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 추세를 보이면서 추격을 벌이고 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안철수 전 후보의 적극 지원 이후 문 후보의 추격이 계속되고 있는 양상"이라며 "이번 대선은 투표함을 열어봐야 승패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초박빙 판세"라고 밝혔다. 

국내 대기업의 전략기획을 담당하는 한 임원도 "젊은 층의 결집이 놀랍다는 현장보고가 올라온다"며 "이번 선거는 50만표 이내의 접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별 판세도 팽팽하다. 문 후보가 수도권의 우세를 기반으로 부산·경남(PK)에서 박 후보의 우세를 만회하고 있고, 대구·경북(TK) 및 강원에서 박 후보의 우세는 문 후보의 호남·제주 우세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 지역적 캐스팅 보트 역할을 했던 충청 지역은 박 후보의 박빙 우세가 점쳐지기도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은 엎치락 뒤치락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혼전 속에 박근혜·문재인 후보 측 모두 지지층 결속과 투표 참여 이끌어 내기 위해 치열한 연막작전을 펼치고 있다. 

박 후보 캠프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당 자체 조사에서 선거 시작 후 한 번도 박 후보의 우세가 역전된 적이 없다"며 "오히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안형환 대변인도 "민주당에서 초박빙이라고 하는 이유는 투표를 포기하는 지지자들이 나오지 않기 하기 위해서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문 후보 캠프의 우상호 공보단장은 "선거 초중반 경합 열세를 보이던 문 후보의 지지율이 마지막 주말을 거치면서 오차범위 내 우세로 전환됐다"며 "개표해 봐야 (결과를) 알 수 있는 초박빙이지만 상승 추세가 이어진다는 점에서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 단장은 "문 후보 지지율은 하루에 0.1%씩 미미하게 자라는 것 같지만 20% 초반에서 시작한 지지율이 40% 중반까지 왔다, 하루하루 자라는 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어느날 갑자기 온 벽면을 담쟁이 넝쿨로 덮는 신화가 현실화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거티브 공방 영향력은 미미... 남은 변수는 세대별 투표율

▲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역광장 유세에서 환호하는 유권자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 유성호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강남역 M스테이지의 '싸이 말춤' 조형물 앞에서 투표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 남소연

각 후보 캠프 별로 믿음과 기대가 섞인 판세 분석이 이어지고 있지만 마지막 남은 변수는 세대별 투표율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전체 유권자의 7~8%로 추정되는 부동층 중 투표장에 나갈 유권자들은 3~4% 정도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들 유권자도 사실상 마음 속으로는 지지 후보를 이미 결정한 상태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 후보가 보다 많은 실점을 한 것으로 평가 받는 3차 대선후보 TV토론도 부동층 일부에는 지지후보 결정에 변수가 될 수는 있지만 근본적 판세에 영향을 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토론회가 투표일을 3일 앞두고 열려 유권자들의 투표 의사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국정원의 여론조작 등 선거개입 의혹 사건, 북방한계선(NLL) 논란 등 막판 네거티브 공방은 진실게임 양상으로 흐르면서 선거 판세에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투표율에 다소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는 있다. 

때문에 결국 대선 투표일인 19일 박근혜·문재인 두 후보의 지지자들 중 누가 더 많이 투표에 참여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역대 어느 대선보다 세대별 지지율 양극화 현상이 뚜렷한 상황이라 세대별 투표율이 중요하게 됐다.

투표율이 승패 결정... "72% 넘어야 문 후보 역전 가능"

▲ 지난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광화문 대첩' 유세에 안철수 전 후보가 '깜짝 등장'해 문 후보 지원유세를 펼치자, 안 전 후보와 문 후보의 지지자들이 '정권교체' 바람개비를 돌리며 환호하고 있다. ⓒ 남소연

문 후보의 역전 필요조건으로 꼽히는 부산·경남 지역 득표율 37%, 대구·경북 지역 득표율 20% 돌파 등 지역별 득표율 역시 문 후보가 절대 강세를 보이고 있는 20~30대의 투표율에 연동된 변수라고 볼 수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문 후보가 추격세를 역전승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필요한 투표율 마지노선을 최소 70%에서 최대 73%로 예측하고 있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도 "투표율이 70% 이하로 떨어지면 안된다, 어떤 상황에서든 투표율이 70%가 넘어야 문 후보의 상승세가 실제 우세로 확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후보 지지세가 압도적인 50대 이상 세대가 전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년 전 30%에서 40%로 늘었다는 점, 70.8%의 투표율을 기록했던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50대 득표율이 40.1%였지만 문 후보의 50대 지지율은 30%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표율이 최소 72%는 돼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50대 이상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의 증가를 고려하면 문 후보로서는 투표율이 72%를 넘어야 역전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이번 대선은 문 후보의 추격이 만만치 않아 판세가 진짜 박빙"이라며 "이번 대선은 투표율이 결정한다, 투표율이 73% 이상은 돼야 문 후보가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숨은 표 있나... 가능성캐스팅 보트 40대의 선택도 주목

여론조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숨은 표'의 존재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세대별 지지율 양극화 속에 세대별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된 40대의 선택도 주목된다. 이슈에 민감한 40대는 역대 대선에서도 전체 승부의 가늠자 역할을 해왔다. 

지금의 40대는 10년 전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민주당 후보에게 59.3%,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에게는 34.2%의 득표율을 안겼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번 대선에서는 문 후보가 5%포인트에서 10%포인트가량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다. 

윤희웅 실장은 "이번 대선은 결국 세대별 투표율이 승패를 결정할 것"이라며 "문 후보로서는 40대에서 박 후보와의 격차를 두 자리 수 이상으로 벌려야 50대 이상 세대에서의 열세를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훈(youngleft)

[사설]민주역량은 높은 투표율에서 나온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2-12-18일자 사설 '[사설]민주역량은 높은 투표율에서 나온다'를 퍼왔습니다.

오늘 하루 우리는 나라의 주인이 된다. 앞으로 우리를 대표하고 우리의 살림을 운영할 대리인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결정하는 일을 한다. 우리가 선택한 대통령은 1826일 동안 청와대의 주인이 되어 우리의 운명을 책임질 것이다. 우리가 나라의 주인으로서 청와대 주인에게 명실상부한 권한을 행사하는 날은 그 가운데 오직 하루, 바로 오늘뿐이다. 오늘 하루가 앞으로 1826일을 좌우한다. 그 어떤 처절한 호소나 저항으로도 요지부동이던 막강 권력의 선택권이 오늘 하루, 그중에서도 단 12시간 동안 우리의 손에 쥐어져 있다.

제18대 대통령 선거의 날이 밝았다. 어제 자정으로 공식 선거운동이 마감되면서 ‘후보들의 날’은 끝났다. 단 하루뿐인 ‘유권자의 날’을 맞아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것은 이번 선거가 가지는 특별한 의미 때문이다. 지금 나라 안팎에 밀어닥치고 있는 변화의 파고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투명하고 변화무쌍하다. 팍스아메리카나의 퇴조에 따른 국제 패권질서의 재편, 서방 자본주의 체제와 시장의 혼란에서 비롯된 세계 경제의 위기, 김정은 체제의 북한과 한반도 주변의 정세 불안 및 외교적 갈등, 인류의 새로운 숙제로 등장한 기후변화 문제 등 전례 없는 난제에 한꺼번에 직면해 있다. 나라 안으로는 이러한 대외 환경 속에서 국가의 안전과 국익을 확보하고 어려운 민생을 되살리며 갈등을 해소하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쉽게도 이번 선거 과정은 이런 중요한 의제들을 충분히, 그리고 심도 있게 담아내지 못했다고 본다. 먼저 다음 집권 세력을 선택할 1차적 기준이 돼야 할 현 정부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시대정신이자 대선 의제의 중심에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올려놓은 것은 평가할 만하지만 원론적 접근이나 구호 수준에 머문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마지막 TV토론에서 후보 간 양자 토론이 이루어지긴 했으나 인물 검증이나 정책의 차별화가 유권자에게 충분히 전달될 정도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할 수 있다. ‘안철수 현상’으로 나타난 정치개혁 부문은 안 전 후보의 사퇴로 물밑에 가라앉았지만 후보자 및 정치권의 향후 숙제로 남겨지게 됐다.

선거 과정에서 이런 여러 가지 미진하고 불확실했던 부분도 함께 담아낼 수 있는 것이 표다. 어느 진영의 승패를 떠나 표의 총량과 그 구성은 민심을 반영하는 가장 확실하고 구체적인 증거다. 표는 향후 국정운영과 정치개혁의 지표가 된다. 각 후보의 정책에 대한 평가는 물론 선거 과정에서 표출됐던 온갖 네거티브 공세, SNS 불법 선거운동 의혹, 관권 개입 시비 등 정치행태에 대한 평가나 심판도 표에 반영될 수 있다. 투표장에 가기 전에 비정규직 문제, 일자리, 반값 등록금, 무상보육, 골목상권 보호 등 여러 현안에 대한 공약을 다시 한번 찬찬히 따져볼 필요도 있다.

이번 선거는 처음으로 뚜렷한 제3후보가 없는 양자대결 구도로 치러진다. 판세도 초접전, 박빙 승부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게 많은 전문가와 관계자의 분석이다. 1987년 이후 처음으로 과반 득표 대통령 당선자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동안 다소 흐트러지고 심지어 후퇴했다는 평가마저 제기되고 있는 우리의 민주역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좋은 기회라고 본다. 대선과 함께 실시되는 서울시교육감·경남지사 등 26개 지역 재·보궐선거도 마찬가지다. 지난 5년을 돌아보고 다음 5년을 내다보자. 대통령은 국민이 만드는 게 아니다. 투표하는 국민이 만든다. 권리 위에 잠자는 국민을 권력은 두려워하지 않는 법이다. 국민의 힘은 민주역량에서 나오고 민주역량은 투표율에 비례해서 커지는 것이다. 민주국가의 국민으로서 의무이기도 한 그 권리를 당당하게 행사하자.

2012년 12월 18일 화요일

"어렵다! 하지만 투표 열심히 하면 이길 수는 있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2-12-18일자 기사 '"어렵다! 하지만 투표 열심히 하면 이길 수는 있다"'를 퍼왔습니다.
[분석]대선 마지막 판세 및 최종 예측

▲ 대선 전날 필승을 다짐한 두 후보(왼쪽 문재인, 오른쪽 박근혜)의 모습 ⓒ뉴스1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까지 소위 정치평론이라는 것을 하면서 전략이 어쩌고 중간층이 어쩌고 하는 소리를 지껄여 왔지만 결국 하루가 지나면 향후 5년을 좌우할 대통령은 투표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만이 분명할 뿐이다. 때문에 지금까지의 상황을 정리하고 마지막으로 남은 변수가 무엇인지를 함께 공유하는 작업 또한 지금 이 순간 참으로 필요한 것이라는 말할 수 있다. 

'박빙' 상황, TV토론 결과는 문재인에게 유리할 것

우선 현재 상황을 정리해보자. 각종 여론조사 결과와 언론보도를 종합해서 판단해볼 때 ‘박빙’의 상황이라는 점은 틀림이 없는 것 같다.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던 추세가 안철수 후보의 재등장으로 인해 떠받쳐지고 수도권과 부산·경남에서의 지지율이 복원되면서 문재인 후보의 지지세는 상승세다. 박근혜 후보의 경우 소위 ‘콘크리트’라고 불리는 충성도 높은 지지율에 흔들림이 없는 상황이다.
3차례에 걸친 TV토론의 결과는 박근혜 후보보다는 문재인 후보에게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자신이 내놓은 정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처럼 보이는 박근혜 후보의 모습과 다소 답답하긴 했지만 점잖게 자신의 정책을 설명하는 문재인 후보의 모습이 대비되어 유권자들의 뇌리에 각인됐기 때문이다. TV토론의 결과로 박근혜 후보의 ‘콘크리트’가 깨질 일은 없겠지만 최소한 중간층 일부가 문재인 후보에 대한 선택을 결심하게 만드는 데에는 상당한 기여를 했을 것이라고 본다.
이정희 후보의 사퇴 역시 문재인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말 그대로 박빙승부가 펼쳐지는 싸움에서 이정희 후보가 갖고 있었던 1%대의 지지율이 어느 정도 문재인 후보 측으로 빨려 들어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야권연대 등의 협상 절차가 없었던 점도 문재인 후보에게 유리한 부분이다. 비례대표 경선 부정, 관악을 야권단일화 여론조사 부정, 색깔론 시비 등을 안고 있는 통합진보당과 선거연합을 하는 것을 민주통합당이 부담스러워 하던 상황에서 이정희 후보 측이 알아서(?) 물러나준 것이기 때문이다. 이정희 후보의 사퇴 덕에 박근혜 후보와의 비교우위를 보여줄 수 있는 양자토론이 성립되기 까지 한 것을 고려해보면 어쨌든 문재인 후보의 입장에서는 이정희 후보의 사퇴가 긍정적 영향으로 귀결됐다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두 후보에게 남은 마지막 카드들

그러나 문재인 후보에게 우호적인 이러한 상황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선거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냉정하게 보아야 할 것 같다. 일부 결과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여론조사 결과가 박근혜 후보의 우세를 보여주고 있으며 여기서 언급되는 그 일부도 오차범위 내에서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소폭 앞선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핵심은 문재인 후보 지지율의 상승세가 박근혜 후보의 그것에 어느 정도 따라 붙었느냐, 추가로 따라붙을 여력이 있느냐 라고 밖에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선거가 하루 남은 지금 어떤 변수들이 아직 남아있는 것일까? 첫 번째는 박근혜 후보 측이 마지막 카드로 무엇을 남겨두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보수층의 추가적인 결집을 원한다면 안보와 관련한 문제를 집중 제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안보와 관련한 어떤 사건이 존재한다. 북한이 이에 반응할 것이다. 그러므로 보수적 후보의 당선이 절실하다.’ 라는 것이 이와 관련한 논리이다.
지금 박근혜 후보 측이 쟁점화를 시도하고 있는 ‘NLL 관련 대화록’ 같은 문제도 이러한 범주에 들어간다. 다만 박근혜 후보 측이 원하는 만큼 쟁점화가 되지 못했기 때문에 이를 위한 어떤 다른 여론전이 진행될 수 있다는 추측을 할 수도 있다. 세간에 떠도는 소위 ‘김정남 망명설’같은 것이 현실화 된다면 이런 경우일 것이다. ‘김정남이 망명했다. 북한이 가만히 있을까? 이런 상황에 야당 후보는 NLL을 포기하자고 한다.’는 논리를 만들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딜레마는 이미 보수층이 충분히 결집해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전술을 통해 만들어낼 수 있는 균열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거다. 오히려 핵심은 중간층을 흔드는 것인데 여기에 적합한 이슈가 ‘국정원 댓글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사건은 사람들에게 ‘현 정부가 야당 후보를 모함하기 위한 작전을 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이후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들 때문에 ‘야당이 정략적으로 엄한 사람을 모함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 이 사건에서는 누가 피해자의 입장에 서느냐가 중요하고 그것에 따라 중간층이 선거에서 떠날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중간층이 선거에서 손을 떼면 야당 후보의 지지층은 무너지고 콘크리트 위에 서있는 박근혜 후보가 승리하게 된다.
그렇다면 문재인 후보가 이길 수 있는 포인트는 없는 것일까? 앞서 언급한 내용을 정반대의 관점에서 재구성해보면 될 것 같다. 보수층 결집과 관련해서는 문재인 후보가 국가안보와 관련하여 안정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NLL 대화록 공개 되어도 괜찮다’는 입장은 바로 이런 점을 강조하는 메시지일 것이다.
중간층으로의 지지율 확장과 관련해서는 안철수 전 후보의 행보가 여전히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안철수 전 후보는 중간층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마지막 타이밍에 어떤 행보를 하느냐에 따라 승부를 뒤집는 변수가 될 수 있다. 공개적 발언, 유세 방식, SNS 메시지 작성 등 어떤 수단을 써도 언론이 대서특필을 할 것이기 때문에 효과는 충분하다.

투표율의 중요성과 희망적 예측

또한 2, 30대 투표율을 제고하기 위한 캠페인을 내일까지 지속적으로 벌여나갈 필요 또한 절실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나이가 많은 세대일수록 정치에 대한 고전적인 감각 때문에 투표행위에 충실한 흐름이 있다. 2, 30대의 경우 다양한 변수에 의해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보여 왔더라도 선거 당일에 투표를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이들이 투표를 포기하지 않도록 인터넷과 SNS를 통한 정보 제공과 투표 독려를 계속해서 진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핵심은 ‘술 깨고 투표’하는 시간인 15시 이후이다. 이 포인트에 투표를 해야 한다는 유인을 제공해주지 못하면 그냥 집에서 눌러 앉다가 18시가 지나버릴 가능성이 크다. ‘투표를 하면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주는 것만이 지금 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누가 이길 것 같은가?’ 이번 대선의 경우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얘기하는 것이 어렵다. 그런데, 또 어떻게 보면 대답하기 참 쉬운 질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사실 정답이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 가면 박근혜 후보가 당선된다. 하지만 남은 시간에 따라 문재인 후보가 뒤집을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대답하는 게 정답이다. 물론 이런 대답이 만족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냥 ‘문재인 후보가 이길 것이다’라고 말하기로 마음먹었다. 근거는 없지만 야당 지지자들에게 작은 희망이나마 주고 싶어서다.  미리 샴페인을 터뜨리는 호들갑은 좀 떨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 역시 함께 전하고 싶다.

김민하 / 정치평론가  |  mediaus@media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