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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8일 수요일

SNS는 그들만의 ‘확성기’였다


이글은 시사IN 2013-05-06일자 기사 'SNS는 그들만의 ‘확성기’였다'를 퍼왔습니다.
소셜 네트워크 데이터를 통해 지난 대선 결과를 분석해 보았다. 트위터에 유입되는 사람은 다양해지는데, 문재인 후보 측의 ‘허브’들이 그들을 수용하지 못했다. ‘회색인’을 아우르는 정치 비전이 필요하다.

2012년 12월19일 오후, 한 방송사의 생방송 데스크에 앉아 대기하는 나에게 PD가 급한 손짓을 했다. 밖으로 나오니 담당 기자가 사과부터 했다. “죄송하게 됐습니다. 이미 당선자가 거의 확정된 상황이라, 더 이상 대선 방송에서 양 후보에 대해 분석하는 것이 별 의미가 없게 되었다는 게 데스크의 판단인가 봅니다. 생방송 진행은 힘들겠습니다.”

ⓒ시사IN 조남진


아 그렇게 되었구나…. 나는 전날 트위터의 상황을 떠올렸다. 스티브 잡스가 사망했을 때 전 세계에서 애도하던 트윗들보다 많던 버즈 양(언급 횟수)…([그림 1]). 한국은 그야말로 정치의 나라였다. 투표 하루 전날 트윗의 대부분은 문재인 후보 지지였고, 나는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의 이런 전무후무한 열기가 실제 어떻게 반영될지가 궁금했다. 사실은, 선거 기간 내내 마음을 괴롭히던 의문이 남아 있었다. 나는 회사의 프로그래머에게 전화를 걸었다. “결과값이 나왔나?” “아직….”


나는 트위터에서 보이는 야권 지지 성향이 사회 전반의 여론을 그대로 반영할 것이라고는 믿지 않았다. 하지만 특정 행태의 변화를 보면 지지율의 움직임이 어떠할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추정할 수 있었다. 분석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버즈 양이나 리트윗 건수, 혹은 긍정·부정의 센티먼트(sentiment:심리)는 아니었다. 더구나 공론장에서 조직적인 여론 조작이 이루어질 때 그런 기초 지표를 신뢰할 수는 없었다. 다른 대안으로 사람들의 유의미한 행태를 반영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제로 사람들이 주요 트윗을 얼마나 ‘읽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했다.

단순히 팔로어 숫자를 더하는 방식이 아니라 복잡한 컴퓨터 계산 알고리즘이 동원되었고, 결과는 투표 당일 오후 5시가 넘어서야 내게 전해졌다. ‘RT 최상위 트윗, 읽은 사람 약 60만명. 차상위 트윗부터 읽은 사람 40만명 안팎….’ 진보 성향의 트위터러가 약 60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도층에게까지 메시지가 파급되지 못한, 평소보다도 저조한 임프레션(실질 구독자 수)이었다. 게다가 평균 임프레션은 훨씬 더 저조해서 투표 전날 최고점에서 8만명에 채 미치지 못했다([그림 2]). 

결국, 상대적으로 소수의 사람이 여러 개의 트윗을 올리며 전무후무하게 ‘열’을 내고 있었던 셈이다. 사회운동 연구의 용어를 빌려 말하자면, 열광자(zealot)는 있었으나 그들에게 동조하는 중도층은 얇았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며칠 후, 나는 회사의 연구원들에게 대선 과정의 데이터를 다시 체계적으로 분석할 것을 주문했다. 야권의 대선 패배 원인을 두고 앞으로 이런저런 말들이 무성할 테지만, 온라인 소통의 관점에서 야권을 지지하던 행위자들이 보인 행태에 어떤 한계는 없었는지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참신한 광장에서 식상한 확성기로 

이런 필요성을 느낀 데에는 내 개인적인 체험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1년여 동안, 트위터를 쓰는 것이 갈수록 재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좋은 사람들을 새로이 알게 되면서 신선한 체험을 했던 초기와는 달리, 어느새 매번 보는 ‘확성기’들이 담론을 주도하고, 여러 ‘소리통’들이 예외 없이 그들의 말을 퍼 날랐다. 참신했던 광장의 사교 모임은 어느새 ‘명사’(혹은 파워 트위터리안)로 불리는 사람들이 확성기를 잡고 점점 식상해져가는 소리를 쏟아내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올해 4월9일, 민주통합당 대선평가위원회는 (패배 원인 분석과 민주당의 진로)라는 대선 평가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에서 평가위는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의 대선 패배 원인으로 계파정치의 만연과 협력의 실종, 부실한 내부 거버넌스, 조직으로서 두뇌 기능의 정지, 수뇌부의 근거 없는 자신감, 과학적인 유권자 조사의 실종, 안철수와의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잘못 설정된 소통 프레임 등을 꼽았다. 

타당한 결론으로 여겨졌으나,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찾아내야 하는 컨설턴트의 관점에서 보면 여전히 뭔가 부족했다. 무엇보다 내가 불편했던 주된 이유는, 해당 보고서가 ‘앞으로 민주당이 정신을 차리고 잘 하면 유권자가 저절로 지지해줄 것’이라는 규범적 당위론의 가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유권자가 ‘군자의 도리를 행하면 저절로 따르는 백성’과 같은 상수 값일까? 적어도 그간 내가 분석해온 데이터들은 ‘아니다!’라고 아우성 치고 있었다.

무엇이 변했을까? 대선 기간 ‘문재인’ 버즈를 2011년 10월 서울시장 선거 때 ‘박원순’을 키워드로 한 트위터 버즈의 평균 임프레션과 비교하면 일단 한 가지 차이가 두드러져 보인다. 서울시장 선거 막판 열흘 동안 임프레션이 꾸준히 올라 투표 전날 평균 45만명이 트위터의 멘션을 보고 있었다([그림 3]). 한국의 트위터 사용 인구가 1년 후인 2012년 12월(대선 즈음)의 3분의 2에 채 미치지 못했을 때 나온 기록이다.

결과의 검증과 해석을 놓고 몇 가지 오해를 사전에 방지해야겠다. 첫째, 2011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트리움의 소셜 버즈 모니터 결과를 요약하면, 박원순 시장이 소셜 공간에서 특별히 자기 캐릭터(이미지)를 잘 만들었거나 소통을 잘 해서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것은 아니었다. 박원순이 문재인보다 두드러지게 더 매력 있는 캐릭터는 아니었다는 얘기다. 

오히려 선거 초기에는 나경원 후보 측의 네거티브 캠페인(호화 아파트 전세 논란 등)이 소셜 여론에서도 박 후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선거 막판에는 그런 네거티브 프레이밍의 성공이 역설적으로 나경원 후보에게 부메랑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나꼼수’ 등 대안 매체가 같은 프레임을 사용해 ‘×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억대 피부과 의혹 보도 등) 스토리의 이슈들을 실어 날랐기 때문이다. 


둘째는, 대선 때 평균 임프레션이 현저히 낮아진 이유를 새로이 대거 유입된 트위터러 탓으로 돌릴 수도 있다. 특히 조직적으로 동원된 트윗 계정들이 겨우 수백 명 안쪽의 팔로어를 가졌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 지적은 일견 타당성을 갖는다. 그러나 트리움의 구독자 수 추정이 단순히 팔로어 수에 의존하지 않고 최고 임프레션도 정체되어 있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어마어마한 극소수의 ‘열광’이 과연 대다수 평범한 사용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긴다. 그래서 우리는 이 부분을 좀 더 자세히 분석해보았다.

기초 통계분석과 달리, 소셜 미디어 생태계의 네트워크 분석은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이야기가 얼마나 공유되고 있는지를 정량화할 수 있다. 이 분석이 중요한 이유는, 클러스터링 계수(clustering coefficient) 등의 지표를 통해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을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대한 쉽게 표현하자면, 링크로 연결된 친구들이 그들 사이에서도 서로 링크로 연결되어 있을수록 클러스터 계수는 높고 따라서 사회적 응집력도 강해진다. 나는 선거 커뮤니케이션의 맥락에서 이런 사회적 자본의 링크(link)로 리트윗보다는 멘션(대화)을 보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사람들이 멘션으로 박원순이나 문재인에 대해 적극적으로 이야기한 소통 네트워크를 비교한 결과, 과연 어떤 특징이 나타났을까? 결론만 얘기하자면, 문재인의 경우 추석을 기점으로 대선 때까지 클러스터링 계수에서 0.5를 계속 밑도는 반면, 박원순의 경우에는 꾸준히 0.5 이상을 유지했다. 즉 문재인 후보의 멘션 네트워크는 소통과 공유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뉴시스 지난해 9월26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왼쪽)가 골목상권 간담회에 참석해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과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요컨대, 서울시장 선거 기간에는 새롭고 다양한 사람들의 적극적이고 균등한 참여가 꾸준히 늘어나는 한편 이에 맞춰 클러스터링 계수도 증가했으나, 대선의 경우 전체 선거 기간 중 안철수의 후보 사퇴 이전까지 이렇다 할 참여의 증가 없이 기존 지지자에 의한 일방통행만 계속되었다. 요컨대, 문재인 캠프의 경우 대선 과정에서 기존 행위자들의 (식상한) 확성기 담론과 단일화 과정의 실망감으로 인해 소셜 공간에서 필요한 사회적 자본을 구축하는 데 실패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소셜 미디어는 문 후보의 선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그나마 대선 기간의 대부분을 고작 20%대의 지지율에 머물렀던 문 후보의 막판 지지율 급증과 트위터상 문 후보에 대한 긍정적인 멘션 곡선은 정의 상관관계를 갖는다. 그러나 역시 비록 부정 여론이 있더라도 시종일관 긍정 여론이 대부분의 기간을 압도했던 박원순 후보 때와는 중요한 차이가 발견된다. 특히 대선 1차 텔레비전 토론 이전까지, 문재인이 주요 대선 후보였는데도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화두(positive)보다는 상대적이고 무색무취한 이야기(neutral)들이 주종을 이룬다( 참조). 그가 직접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텔레비전 토론 이전까지 그만의 확실한 캐릭터와 리더십 전달에 실패해왔으며, 그나마 선거 후반의 개인적 선전과 박근혜 거부층의 위기감이 막판 소셜 미디어에서의 자발적인 지지를 견인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지금까지 소셜 데이터를 분석한 내용을 정리하자면, 문 캠프 처지에서 보았을 때 사실은 추석 이전부터 이루어졌어야 할 사회적 자본의 결집을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지 못했고, 문 후보의 캐릭터를 정립하고 어필하기 위한 조직 차원의 성과가 선거 기간 내내 부진한 것으로 드러나며, 선거 후반에 들어서야 유권자들이 경쟁자인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지 말아야 할(딱히 문 후보를 지지해서라기보다) 이유를 찾고 결집했다. 

SNS에서 문재인 지지자의 다양성

네트워크의 관점에서 보면, 트위터에 유입되는 사람들은 점점 다양해지는데 기존 허브들이 그들의 다양성을 수용할 만한 구심력을 발휘하지 못했으며, 자의든 타의든 ‘독불장군’으로 비칠 여지를 넓혔다고 평가할 수 있다.

정치 철학과 메시지의 측면에서 특히 후자의 문제는 다양하게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대선 기간에 트리움이 (시사IN)과 진행했던 포커스 그룹 인터뷰 프로젝트([시사IN] 제263·264호)의 경험을 상기하면, 세상에는 소셜 미디어에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던 허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들의 성향은 정확히 흑도 아니고, 백도 아니다. 

이런 복합적 현실에 비해 선거 직전 문재인 캠프에서 내보낸 영상 [라스트 찬스(Last Chance)]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보편적인 불만과 바람이 반영되지 않았다. 공개된 영상을 나와 함께 보았던 한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회사 대표는 “참 잘 만든 영상인데, 유권자 소통에선 완벽한 실패다”라고 평했다. ‘똑똑하고 잘난 사람들’이 원래 자기네가 하고 싶은 얘기만 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웠다.

돌이켜보건대 지난 대선은, 소통의 관점에서 우리 사회에 광범위한 회색 지대와 회색인들이 생겨나고 있음을 일깨워주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회 구성원들에게 민주당 대선평가위가 권고한 향후 민주당의 좋은 처신(good conduct)은 어쩌면 야당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상쇄하는 단초가 될 순 있겠지만, 굳이 현 야당을 지지할 강력한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 ‘회색분자’를 비난하던 구시대의 문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차원의 공감을 위한 철학과 메시지, 정치적 정체성이 필요하다. 역설적으로, 문 후보 지지 세력들이 그런 철학과 메시지를 갖추지 못했어도 국민의 48%는 사실상 박근혜를 당선시키지 않기 위해 막판에 결집했다. 
김도훈 (트리움 대표)

2013년 1월 9일 수요일

2014년 지방선거 2030의 힐링 포인트


이글은 시사IN 2013-01-08일자 기사 '2014년 지방선거 2030의 힐링 포인트'를 퍼왔습니다.
기록적인 투표율을 보이며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가 공황상태에 빠진 2030은 어떻게 치유될 수 있을까. 2014년 지방선거가 좋은 시점이다. 무지개 연대’와 ‘직접 참여’로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다.

2011년, 반값 등록금을 위해 거리에서 촛불을 들었던 20대가 2012년 12월 대선에서는 투표용지를 들었다. 방송 3사 출구조사를 바탕으로 한 20대의 추정 투표율은 무려 65.2%. 지난 4월 19대 총선의 20대 투표율(20대 전반 45.4%, 20대 후반 37.9%)에 비하면 비약적으로 높아진 수치다. 

투표한 20대의 3분의 2는 야권 지지 성향이었다.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투표한 20대의 65.8%가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하고 33.7%가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선 전까지 트위터에는 갖가지 공약이 난무했다. ‘투표율이 얼마를 넘으면 무엇을 해주겠다’ 식의 공약이 올라왔다. 그 공약들은 대부분 20대를 겨냥한 것이었다. 그만큼 20대 투표율이 관건이었다. 뜨거운 관심에 20대는 높은 투표율로 화답했다. 그러나 높은 투표율의 20대에게 절대적 지지를 받은 문재인 후보는 선거에서 100만 표 이상의 차이로 졌다. 20대는 깊은 ‘멘붕(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졌다. 

ⓒ시사IN 이명익 지난 12월5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아래 연단에 선 이)가 서울시립대 학생회관에서 학생들을 만나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제1투표소 참관인으로, 투표를 마친 이명박 대통령의 악수를 거부한 국민대 경영학과 3학년 최 아무개씨는 “지난 5년간 불만이 많았다는 것을 눈앞에서 보여주고 싶었다”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반응은 양 갈래였다. 잘했다고 응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카카오톡·페이스북·트위터에 비난 글이 쏟아졌고 무차별 비난 전화도 쇄도했다. 그도 멘붕에 빠졌다.  

이제 막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20대가 맛본 이런 멘붕을 힐링해주는 곳은 정치권이 아니라 그들로 하여금 처음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해준 SNS였다. 20대의 정치 참여를 독려했던 오피니언 리더들이 위로의 말을 건넸다. SNS 계정을 폐쇄하며 정치에 대한 관심을 끊는 20대도 많았지만 ‘무엇이라도 해보자’며 서로를 위로하기도 했다. 20대가 다시 희망을 가질 만한 근거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일단 박근혜 당선자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특별기구로 ‘청년특별위원회’를 설치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박 당선자는 국민대통합위원회와 함께 양대 특별기구로 20대를 위한 위원회를 설치했다. 김상민 청년특별위원회 위원장은 “특별위원회 설치 자체가 청년 정책을 직접 챙기고 반드시 실현하겠다는 당선자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반값등록금 정책, 일자리 정책, 주거 정책 등에 주안점을 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19대 총선 전에 20대인 이준석씨를 비대위원으로 임명하고, 역시 20대인 손수조씨를 총선에 공천한 박 당선자는 비록 20대로부터 뜨거운 지지를 얻지는 못했지만 ‘청년특별위원회’를 통해 20대에 대한 지속적인 정책을 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보편적 복지냐, 선택적 복지냐의 논쟁은 무의미하다고 본다. 문재인 후보 정책 중에서도 좋은 정책이 있으면 받아들이고 그쪽 전문가들도 초빙하겠다”라고 말했다. 

물론 이것으로 힐링이 되지는 않는다. 감정을 깊이 이입해 극심한 패배감에 사로잡혀 있는 20대에게 이 정도는 성에 차지 않을 것이다. 그럼 어디에서 ‘승리’를 얻을 수 있을까? 가깝게는 4월 재·보궐 선거가 있다. 그러나 재·보궐 선거에 집착했다가는 열패감을 또 맛볼 수 있다. 일단 선거 관련 소송이 대부분 아직 진행 중이라 선거 규모를 파악하기조차 힘들다. 

4월 재·보궐 선거와 비슷한 상황에서 치른 선거가 2008년 18대 총선이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직후 일종의 ‘정치적 허니문 기간’에 치러진 이 선거에서 야당은 참패했다. 2007년 17대 대선에서 야당 후보가 무기력했기 때문에 총선에서도 무기력했지만, 18대 대선은 팽팽한 양강 구도로 치렀기 때문에 야권의 결집을 기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도 민주통합당의 환골탈태를 전제로 기대할 수 있는 내용이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확실한 것은 지금은 무엇을 반성할지 들여다보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정치적 동력을 상실한 상황인데 억지로 이끌어낸다고 되는 일도 아니다. 이루는 것도 한순간이고 까먹는 것도 한순간이다. 개별 선거에 대한 고민보다는 2030세대의 관심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한 방안을 숙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시사IN 조남진 2012년 11월27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운데)가 2030세대와 유세하고 있다.

사실 진보·개혁 진영의 ‘무능하고 나태하고 부도덕한 맏형’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민주당은 고비마다 ‘외부 세력’ 영입을 통해 쇄신 화살을 피해갈 수 있었다. 18대 총선에서도 새누리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당명과 로고를 바꾸며 쇄신하는 모습을 보이려 노력할 때 민주당은 ‘야권 연대’라는 정치공학을 선택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내부 개혁보다 외부 연대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 한 민주당은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선거공학에 너무 크게 의지했다. ‘후보는 좋지만 당이 싫어서 못 찍겠다’는 유권자를 설득할 알리바이를 만들지 못했다.

게다가 민주당에는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이어지는 유구한 전통이 하나 있다. 외부 투쟁에는 ‘등신’인 정치인도 내부 투쟁에는 ‘귀신’이 된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대선이 끝나자 대선 때는 전혀 존재감 없던 정치인들이 ‘친노 대 비노’ 생존 투쟁을 이끌었다. 한 가지 나아진 것이 있다면 그나마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뽑으며 짧고 굵게 싸움판을 치르고 지나갔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희망은 있을까? 야당을 지지한다는 것은 끝없이 실망만 하게 되는 일일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안철수식 역산 방식을 따라가보자는 제안이 나온다. 대선 출마를 결심한 후 안철수 교수는 단일화 시점, 단일화 논의 시점, 출마 시점, 출판과 방송 출연 시점 등을 정확히 역산해서 예정대로 움직였다. 막판에 단일화 협상 과정의 문제점 때문에 결국 사퇴하기는 했지만 이런 계획된 정치 행보는 높은 지지율을 유지해주는 데 기여했다. 

이 역산법에서 야권 지지자들이 힐링 포인트로 삼을 수 있는 시점은 2014년 지방선거다. 야권 정치인 중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재선에 도전하고 무상급식·혁신학교·학생인권 등 다양한 진보 의제를 만들어낸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3선에 도전한다. 미국에 가 있는 안철수 전 후보의 도움을 기대할 수 있는 선거이기도 하다. 이번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 지지표가 더 나온 충남·충북·강원도의 단체장도 민주당 소속이다. 지방선거는 특성상 현역 단체장이 유리하다. 따라서 2014년을 1차 힐링 포인트로 보고 지금부터 준비를 하자는 의견이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장벽도 있다. 야권은 단일 보수 정당인 새누리당 후보와 맞서야 한다. 다시 지난한 ‘야권 연대’를 만들어야 하는데 축이 너무나 많다. 민주당 안에도 친노와 비노가 대립하는데 밖에는 안철수라는 강력한 축이 또 있다. 통합진보당과 진보정의당은 예전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때보다 심하게 대립한다. 이 복잡 함수를 풀어낼 묘수가 있을까? 

전범으로 제시할 수 있는 모형은 바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고양시에서 구현된 ‘무지개 연대’ 모형이다. 전국 단위 야권 연대에 불참한 진보신당까지 가세한 이 ‘무지개 연대’를 통해 고양시장을 비롯해 지방의회와 광역의회를 석권했다. 여세가 이어져서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이 4석을 싹쓸이했던 이 지역에서 19대 총선에서는 3명(심상정·김현미·유은혜)의 야권 당선자가 나왔다. 문재인 전 후보가 경기도 전체에서는 박근혜 당선자에게 졌지만 이곳에서는 우위를 차지했다.  이준석·손수조·김광진·정은혜…

고양시의 야권 정치인들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무지개 연대’를 만들어낼 때 한 가지 정한 원칙이 있었다. 정책 연대를 먼저 하되, 중앙 의제는 배제한다는 것이었다. 이념 논쟁까지 촉발하는 중앙 의제를 통일시키기는 어렵지만 지방 의제는 의외로 이견이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쉽게 정책 연대를 만들어낼 수 있다. SNS를 통해 지역 단위의 유권자 연대가 만들어지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바로 2030세대의 직접 참여다. 총선과 대선에서 새누리당에서는 이준석 비대위원, 손수조 전 후보, 김상민 의원 등의 2030세대 정치인들이 맹활약했고 민주당에서도 장하나, 김광진 의원, 김영경 공동선대위원장, 정은혜 부대변인 등이 활발하게 역할을 수행했다. 386세대 이후 정치권 참여가 가장 많은 세대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손수조 전 후보와 정은혜 부대변인을 비교하는 등 관심이 쏠리는 현상도 있다. 

20대의 정치적 학습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이다. 그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박근혜 당선자의 눈치를 보느라 입을 다물 때 침묵의 카르텔을 깨고 발언을 쏟아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총선 뒤에는 김형태 의원과 문대성 의원을 연일 비판해 탈당을 이끌어냈고 인수위 구성 때도 윤창중 수석대변인 등 논란이 된 인물에 대한 견제구를 던지기도 했다. 

총선과 대선, 두 번의 큰 정치 이벤트를 거치면서 2030세대의 정치 참여는 구색 맞추기 수준을 벗어났다. 문재인 시민캠프 김영경 전 공동선대위원장(전 청년유니온 대표)은 “밖에서 보는 것과 달랐다. 사람이 변하지 않으면 정치를 할 수 없다. 정치인은 다양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인간적으로 다가갈 수 있어야 했다. 갈등 조정자 역할을 잘하기 위해서는 시야를 키워야 했다. 기회가 있으면 (2030이) 꼭 정치를 해보길 권한다”라고 말했다.  

2014년 지방선거와 관련해 중요한 부분은 박근혜 당선자가 기초자치단체 선거에 대한 정당 공천제를 폐지하겠다고 공약한 부분이다. 문재인 전 후보도 같은 공약을 했다. 실현된다면 지방선거의 큰 장벽 하나가 사라지는 셈이다. 주류 정당 프레임 밖에서 활동했던 청년당, 녹색당 소속 20대의 활동 반경이 넓어질 수 있다. 정치권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실현된다면 풀뿌리민주주의 발전의 큰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살펴보면 희망의 근거는 여기저기 숨어 있다. 누구의 말대로 미래는 이미 와 있는지도 모른다. 

고재열 기자  |  scoop@sisain.co.kr

2012년 12월 15일 토요일

문재인 후보가 만들고 있는 새로운 '한방'


이글은 대자보 2012-12-13일자 기사 '문재인 후보가 만들고 있는 새로운 '한방''을 퍼왔습니다.
[창비주간논평] 세력 통합과 새로운 거버넌스 형성이란 과제 충실해야

대통령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주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가 손을 잡는 모습을 보여주며 야권 단일화가 실질적으로 완료되었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을 뿐 아직은 문재인 후보가 우위에 섰다는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문재인 후보의 파괴력이 약하기 때문에 현재 야권이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렇지만 문제를 인물에게만 돌리게 되면 야권이 이번 대선에서 직면하고 있는 또다른 문제를 간과하게 된다. 

야권은 1997년 이후 처음으로 여당이 아니라 야당의 입장에서 선거를 치르고 있다. 선거 분위기가 야권의 기대만큼 고조되지 않는 것에는 토론 등을 회피하는 여당의 전략에 이미 권력의 정치적 하청업자로 전락한 지 오래인 공중파들이 협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일수록 공중전이 아니라 야권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지상전을 강화하며 이 어려움을 극복해갈 필요가 있다. 진보개혁세력은 이미 2010년 지방선거 등에서 그 위력을 보여준 바 있다. 그리고 중앙선관위의 조사에 따르면 '반드시 투표를 하겠다'는 응답이 79.9%에 달해 17대 때의 조사와 비교할 때 12.9%나 높다. 특히 20대와 30대 중 투표의사를 밝힌 비율이 각각 22.9%, 14.9%가 증가한 것도 고무적이다. 

우리가 원하는 대통령상은 과연 무엇인가

그래도 지금까지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이 지지자들을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한방'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사실에 대한 불만은 적지 않다. 필자도 그동안 이러한 불만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선택을 앞둔 시점에서 막연한 한방에 대한 기대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가 원하는 대통령상, 그리고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데 적합한 대통령상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정권교체의 필요성이나 박근혜 후보와의 상대적 우위만 가지고는 선거승리를 보장할 수 없다. 문재인 후보가 우리가 원하는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어야 공중전에서의 열세를 지상전에서의 우위로 극복할 수 있다. 

이 점에서 문재인 후보가 불리한 점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 야권의 지지세력은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를 원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야권은 기성사회의 각종 유리한 고지에서 소외되고 중간조직이 취약하며 정당에 대한 국민의 불신도 강하기 때문에 야권 지지층은 카리스마 있는 인물을 지지하는 것을 통해 자신들의 정치적 기대를 실현하고자 해왔다. 이러한 선택은 권위주의 통치를 종식시키고 민주주의를 진전시키는 데 유효했다. 그러나 문제도 많았다. 이는 진보개혁세력의 거버넌스가 세력과 시스템에 의해 뒷받침되지 못하고 특정 인물의 지도력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인물의 영향력과 지지도가 떨어지면 거버넌스 자체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고 이는 다시 인물의 지지도를 더 떨어뜨리는 악순환이 지난 민주정부 10년 동안 계속되었다. 개혁이 뜻한 바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한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진보개혁세력이 한단계 더 성장하고 민주, 복지, 평화의 가치를 실현시키는 새 체제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즉 인물이 아니라 비전을 공유하는 세력과 시스템이 개혁과 변화를 추진하는 중심 동력이 되어야 한다. 지금 문재인 후보를 우리가 원하는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믿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근거도, 그가 지금까지 세력을 통합시키고 새로운 거버넌스를 만들어가는 과제를 감당할 수 있는 길을 꾸준히 걸어오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이렇게 보면 문재인 후보는 확실한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신종 '한방'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세력 통합과 새로운 거버넌스 형성이라는 과제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문재인 후보는 야권세력을 결집시키는 데 성공했다. 1987년 이후 역대 대선에서 야권의 정치세력이 이번처럼 집결한 경우는 없었다. 야권은 이미 특정 계파에 의해 좌우될 수 없을 정도의 정치연합을 이루어냈다. 이로부터 벗어난 행동은 정치적 자살행위와 다름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지난 12월 9일의 후보 담화를 통해 야권세력의 결집이 새로운 거버넌스로 연결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았다. 민주통합당의 기득권 포기를 전제로 하는 국민정당의 건설과 대통합거국내각을 당선 이후 가장 핵심적인 과제로 제시하였다. 희망2013·승리2012원탁회의가 어제 발표한 성명에서는 '그대로 실현된다면 한국정치의 근본과 국민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획기적인 제안'이라고 문재인 후보의 담화를 높이 평가했다. 특히 인수위부터 연합세력이 공동운영하겠다는 약속은 이 담화에 구체성과 진정성을 더해준다. 새누리당은 이 역시 권력 나눠먹기로 비판하고 있으나 이는 밀실협상을 통한 거래가 아니며 또 특정 정치세력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국민과의 약속이다.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자신은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는 안철수 전 후보의 선언이 이러한 의미를 잘 살려주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흐름을 잘 이어간다면 우리는 선거 승리 이후 인수위 구성부터 새로운 변화의 시작을 목격할 수 있고 이에 대한 참여를 요구받게 될 것이다. 선거승리를 새로운 거버넌스의 건설로 이어갈 길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문재인 개인이 아니라 변화에 대한 유권자의 갈망에 안철수 지지세력의 동력까지 더해져 만들어낸 공동작품이다. 그러나 문재인 후보의 인격에 대한 신뢰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자신을 앞세우지 않고 여러 사람들의 힘을 모아갈 수 있다는 신뢰의 정치와 선거 승리를 진정한 변화로 이어갈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문재인 후보와 민주통합당은 앞으로 남은 일주일 동안 자신이 열고자 하는 새 시대의 의미를 더 분명히 전달하기를 바란다.

이제 국민 앞에는 거짓 변화를 내세워 낡은 세력으로서의 본질을 감추려는 세력을 극복하고 진정한 변화로 나아가기 위한 마지막 고비가 남아 있다. 공중전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새 시대를 향하기 위한 소통을 강화하자.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이 삶의 현장에서 힘을 합치는 것, 그것이 선거 승리와 민주, 복지, 평화의 새 시대로 우리를 인도할 것이다. 

* 글쓴이는 성공회대 교수입니다.* 본문은 디지털 창비(http://weekly.changbi.com) 2012년 12월 12일자 주간 논평입니다.

이남주

2012년 12월 14일 금요일

“문재인 후보 인간됨 잘 알게 됐다” 윤여준·정혜신 찬조연설 큰 호응


이글은 경향신문 2012-12-13일자 기사 '“문재인 후보 인간됨 잘 알게 됐다” 윤여준·정혜신 찬조연설 큰 호응'을 퍼왔습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TV 찬조연설이 유권자들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밋밋하게 진행되던 미디어 홍보전에서 모처럼 눈에 띄는 작품이 나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 후보 선대위의 윤여준 국민통합추진위원장(73)은 12일 TV 찬조연설에서 “(문 후보는) 평생을 자기와 반대 진영에 서 있던 저 같은 사람을 불과 두 시간 만에 ‘같이 손잡고 가자’고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가 문 후보를 돕는 이유는 지금 유력한 후보 두 명 중 문 후보가 민주주의를 더 잘 실천할 지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지지 배경을 말했다.

윤여준(왼쪽)·정혜신

윤 위원장은 지난 9월 문재인 후보와 만난 일화를 소개하면서 “문 후보는 처음 마주 앉은 사람에게도 자신의 마음을 열고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지도자였다”고 돌아봤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 대해서는 “국민통합이라고 말은 하지만 어느 한 특정 집단이나 가치를 중심으로 모든 국민이 뭉치는 것은 통합이 아니라 동원”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이후 윤 위원장의 연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한때 윤 위원장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 9일 정신과 의사 정혜신 마인드프리즘 대표(49)도 문 후보의 찬조연설에 나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정 대표는 “사람의 마음을 공감하는 일은 치유가 절박한 시대를 이끌어야 할 리더에게 필수적인 자질”이라며 지지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문 후보가 9월 와락센터에 와서 해고노동자 아내들을 만나 ‘내가 여러분의 고통을 다 안고 가겠다. 여러분께서는 다 풀고 치유하시라’고 했다. 이게바로 공감”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의 찬조연설 이후 인터넷에는 “정 대표의 연설을 보면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반성했고, 윤 위원장의 연설을 보면서 어떤 사람이 진실한 사람인가를 알게 됐다”는 반응이 나오는 등 호평이 이어졌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2012년 12월 10일 월요일

문재인 후보는 새 사람과 새 콘텐츠로 최종 승부하라


이글은 프레시안 2012-12-09일자 기사 '문재인 후보는 새 사람과 새 콘텐츠로 최종 승부하라'를 퍼왔습니다.
[기고] 다시 돌아온 MB 회전문정부를 보고 싶지 않다

투표 10일 전, 과연 필승10일 전략은 무엇일까?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이 답해야 한다. 아직도 마음을 정하지 못한 10%부동층의 마음을 사로잡을 전략은 무엇일까? 무엇으로 투표장으로 발걸음을 재촉하게 할 것인가? 해답은 의외로 가까운 데 있다. 유권자가 원하는 바를 제시하면 된다. 60% 이상의 국민여론이 '못살겠다. 갈아보자' 아닌가? 바로 그 표심에 불을 당겨야 한다.

그렇다. 이명박-한나라당(새누리당) 정권 5년은 이 땅의 서민들과 청년의 꿈을 앗아간 '도둑맞은 5년'이었다. 돌이켜 보면, 5년 전 대통령선거에서 이명박-한나라당(새누리당) 정권은 '경제대통령 이명박'이란 슬로건으로 역대 대통령 선거 사상 최대인 530만 이상 표차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정작 지난 5년의 여당 성적표는 삽질정권, 부패정권, 역대 최악의 무능여당 5년 – 서민의 꿈을 빼앗아 간, 말 그대로 '도둑맞은 5년'이었다.

4대강 삽질로 무려 100조를 서민들 지갑에서 털어갔고, 형님에서부터 정권 핵심요직에 있던 사람들은 줄줄이 감옥에 간 역대 최악의 타락한 부패정권이었다. 그 사이 한줌 1% 소수 특권층과 재벌들은 중소자영업자와 땀 흘려 일하는 서민들의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앗아간 탐욕의 5년이 아니었던가. 그 뿐인가? 나라의 미래인 청년들은 비싼 등록금에 허리가 휘고, 3포 세대(취업, 결혼, 출산 포기)가 되어 미래에 대한 희망을 포기한 채 살아가고 있다. 또한 OECD 최고의 노인 빈곤률과 자살률은 우리 사회를 '아주 특별히 위험한 사회'로 만들어 버렸다. 정말로 지난 5년 세월은 국민들 입에서 한숨과 탄식이 끊이지 않았던 기억하고 싶지 않은 좌절과 책망의 5년이었다. 그래서 국민이 '못 살겠다 갈아보자'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도둑맞은 5년'을 책임져야할 여당에 대한 심판의 바람은 불지 않고 있다. 그리고 밑으로부터 활활 타 올라야할 새로운 시대에 대한 희망의 바람은 아직 미약하기만 하다. 왜 그럴까?

이유를 열거하자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야권이 여당에 대한 민심이반을 자기 지지기반으로 만드는데 지금까지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반된 민심은 무엇인가? 첫 번째가 경제문제요 두 번째가 정치불신이다. 따라서 이번 대선의 핵심이슈는 경제문제와 정치쇄신에 대한 갈망을 누가 확실히 풀어줄 후보인가가 민심의 요체요 최종선택의 기준이다. 돌이켜 보면 경제민주화가 시대적 화두가 된 것도 그리고 소위 안철수 현상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여망이 이번 대선의 중심이슈가 된 연유도 다 이 때문이 아니겠는가?

따라서 야권의 답은 의외로 간단명료하다. 정권교체가 되면 서민경제가 나아지고 정치가 확 바뀐다는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 다시 말하면 문재인후보가 집권하면 도탄에 빠진 서민경제가 살아나고, 무능한 정치권을 혁신할 수 있다는 신뢰와 믿음을 줄 수 있는 구체적인 답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 심판의 바람이 불고, 표가 온다.

그렇다면 구체적 대안은 무엇인가? 필자는 문재인 후보, 민주당에게 마지막 고언을 하려고 한다.

첫째, 투표일 10일을 앞두고 새로운 선거프레임이 필요하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가 함께 유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 박근혜 후보 진영과 다르다는 차별화된 집단적 리더십을 새롭게 보여줘야 할 시점이다. 그리고 이 집단 리더십이 당면한 경제문제 등 민생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그 대안제시를 해야 한다, 즉 차기 정부의 국정운영의 주체와 내용을 국민 앞에 소상히 밝히는 방안이다. 이를 통해 문재인 후보가 남은 선거를 과거프레임이 아닌 미래프레임으로 바꾸는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마침 오늘 문재인 후보가 집권 뒤 연합정부에 대한 구상도 내놨다고 한다. 반가운 일이다.문 후보는 "'대통합 내각'을 구성해 '시민의 정부'를 출범시키겠다. 정권교체와 새 정치의 과정에 함께 한 세력이 같이 내각과 정부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연합정치', '공동정부'의 드림팀으로 구성될 '대통합 내각'은 '시민의 정부'를 이루는 핵심이 돼 성공하는 정부를 지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필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 심상정 전 후보와 함께 집권 후 국정운영을 함께 할 예비내각 성격의 경제드림팀, 민생복지팀, 교육문화팀, 고용복지팀, 외교국방팀 등 거국내각의 실체를 적어도 선거 1주전에는 발표했으면 한다. 만일 준비시간이 촉박하다면 경제드림팀, 민생복지팀 만이라도....

그래서 국민들이 그 면면을 보고 향후 가시적 국정운영의 청사진을 상상하며 그들에게 나라를 맡겨도 좋겠다는 믿음을 갖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문재인 정부=실패한 노무현 정부'라는 여권의 문 후보의 과거 공격 프레임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고, 박근혜 정부=이명박 정부 즉 '박근혜 정권=실패한 이명박 정권, 박근혜 정부= MB 회전문 정부'라는 보다 적극적으로 차별화된 새로운 선거프레임이 만들어질 수 있다. 물론 다가오는 TV토론 때 문재인 후보는 무능한 집권여당의 최대계파 보스인 박근혜 후보에게 4대강 삽질정권, 역대 최대의 타락한 부패정부일 때, 그 때 박근혜 후보는 과연 어디에 있었는가를 엄하게 따져야 함은 당연하다.

그리고 안철수, 심상정 두 사람이 TV 찬조연설 등을 통해 새로운 국정운영의 콘텐츠를 과거가 아닌 미래로의 선택의 관점에서 국민에게 호소하면 좋겠다. 특별히 안철수 전 후보가 네거티브방식이 아닌 안철수식(?) 언어와 방식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왜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어야만 하는지를 그리고 왜 투표해야지를 반복적으로 호소해야 한다. 왜냐하면 안 전 후보야말로 미래의 문재인 정부와 같이 함께 할 국정파트너로서 당면한 민생문제 해결과 정치쇄신의 필요성을 호소할 수 있는 적임자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될 때 아직 표심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이 미래를 보고 투표장으로 흔쾌히 발걸음을 재촉할 수 있지 않겠는가?

아울러 이 같은 선제적 공동정부(거국내각)공약이행은 문재인 후보가 다소 유약하다는 세간의 평가로부터 벗어나 강력한 리더십으로의 이미지 전환과 신뢰를 가져올 수 있는효과적 방안이기도 하다.

끝으로 민주당이야말로 국민이 원하는 정치혁신의 최전선에 있어야 한다. 더 이상 후보에게만 맡기지 말고 스스로 자기혁신에 매진할 것을 당부하고 싶다.

오늘 문재인 후보도 "'새로운 정치질서'를 만들어 새로운 나라로 가겠다. 리모델링 수준 갖고는 안 된다. 완전히 새로운 건물을 짓는 수준으로, 우리 정치의 판을 새롭게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저부터 대한민국의 발목을 잡고 있던 구정치와 확실히 결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이 같은 문 후보의 정치쇄신 의지를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

사실 민주당은 무엇을 혁신해야 하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지 않는가?이를테면 민주당은 얼마 전 소속 국회의원 30% 세비 삭감 결의를 하지 않았는가? 그 결의를 몸소 실천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야 한다. 127명의 소속의원의 1년간 반납될 세비가 52억이 넘는다. 그 돈으로 등록금 내기 어려운 대학생의 반값등록금으로 쓰겠다고 결의하면 대학생들의 우뢰와 같은 박수와 함께 이들이 믿음을 갖고 투표장에 가지 않겠는가? 민주당은 예산이든 입법이든 당이나 국회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 시급히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민주당은 자신의 기득권을 다 내려놓고, 매일 3배 일보, 삼천 배를 한다는 심정으로 심지어 정권교체에 실패하면 의원직을 버리겠다는 불퇴전의 각오로 뼈를 깎는 자기 성찰의 결과물들을 국민 앞에 매일매일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이반된 야권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고 예비 집권당으로서의 믿음과 자격이 새롭게 생기게 되지 않겠는가? 실패 후 참회의 눈물은 아무 의미도 진성성도 인정받지 못한다. 정권교체를 위한 처절한 몸부림은 자기혁신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런 모습이야말로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국민에 대한 도리다.

투표일이 꼭 10일 남았다. 흔히 대통령은 하늘이 준다고 하지 않은가? 민심이 곧 하늘이다.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은 하늘이 내린 명령, 민심의 요구를 받들어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뤄야 한다. 그래서 도탄에 빠진 민생을 구하고, '도둑맞은 5년'을 되찾아야 한다.

12월 19일, 다시 돌아온 실패한 MB정부, MB의 회전문 정부를 보고 싶지 않다.


 /장신규 생명과평화포럼 공동대표

2012년 11월 28일 수요일

“안철수, 문재인 후보 열심히 도울 것”


이글은 경향신문 2012-11-28일자 기사 '“안철수, 문재인 후보 열심히 도울 것”'을 퍼왔습니다.

ㆍ핵심 측근 언급… 캠프 해단식서 진로·활동방향 밝힐 듯

무소속 안철수 전 대선 후보가 이번 주중 캠프 해단식을 한 뒤 이르면 주말부터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의 선거 지원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안 전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27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안 전 후보의 공백이 그리 길지는 않을 것”이라며 “안 전 후보의 활동 재개 고민이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안다. 곧 돌아와 문 후보를 열심히 도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 차례 연기한 캠프 해단식은 이번주를 넘기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캠프 내 인사들도 안 전 후보가 어떤 메시지를 던지느냐 주목하고 있기 때문에 그 역시 해단식에서 자신의 진로와 활동방향을 밝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캠프의 또 다른 핵심 관계자는 “안 전 후보가 결심이 서면 문 후보를 제대로 도울 것”이라며 “그러나 문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에 들어가 공식 직함을 맡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사퇴 기자회견문은 안 전 후보 본인이 고심 끝에 직접 작성한 것”이라며 “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을 할 것을 선언한다’고 한 만큼 본인의 말을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캠프에 참여했던 인사들은 자유롭게 본인의 진로를 결정하게 되겠지만, 안 전 후보가 적극적으로 문 후보를 돕는다면 각자 다양한 방식으로 외곽에서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후보는 지난 23일 사퇴 기자회견 후 지방의 모처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후보는 직접 운전을 하며 여행을 떠나 재충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마 전부터 1년여간 자신을 수행한 경호직원에게도 휴가를 준 상태다. 출마 후 모든 일정을 동행한 허영 비서팀장도 지방에 따로 머무르고 있다. 

안 전 후보가 돌아오는 대로 문 후보와의 회동도 조만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 캠프의 고위 관계자는 27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안 전 후보의 지원을 받기 위해 정성을 다하고 있다. 우선 오해부터 풀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안 전 후보의 지원 선언이) 이번주는 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은교·구혜영 기자 indi@kyunghyang.com

2012년 11월 27일 화요일

문재인, 후보 외 모든 기득권 버려라


이글은 대자보 2012-11-25일자 기사 '문재인, 후보 외 모든 기득권 버려라'를 퍼왔습니다.
[시론] 눈앞의 이익아닌 안철수 후보 정치혁신 동등한 주체로 인정해야

▲ 한국인터넷기자협회 대선공동취재단 정의철 기자 © 한국인터넷기자협회

3파전 유력 대선 후보 경쟁에서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사퇴함으로서 여야 2파전 양상이 됐다.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단일화 후보는 문재인 후보’라고 했던 안 후보는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칩거에 들어갔다. 


안철수 후보의 사퇴를 두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새누리당은 “구태정치의 표본”이라면서 민주통합당과 문재인 후보를 싸잡아 비난했다. 


안철수 후보 사퇴이후 24일 SBS 여론조사에서는 박근혜(43.4%) 후보가 문재인(37.6%) 후보를 오차범위 안에서 앞서고 있고, MBC 여론조사에서는 반대로 문재인(41.2%) 후보가 박근혜(39.2%) 후보를 오차범위 안에서 앞서고 있다. 하지만 두 여론조사 역시 부동층이 늘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부동층인 중산층을 잡기위해 선거운동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안철수 후보의 사퇴에 대해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지만, 사퇴에 담긴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기란 무척 힘들다. 하지만 그의 기자회견문을 통해 유추할 수 있고, 사퇴하게 된 배경을 알아보는 것이 중요할 듯하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단일 후보는 문재인 후보’라는 말을 했다. 정확히 그의 말을 인용해 본다. "국민 여러분, 이제 단일 후보는 문재인 후보입니다. 그러니 단일화 과정의 모든 불협화음에 대해서 저를 꾸짖어주시고 문 후보께 성원을 보내주십시오. 비록 새 정치의 꿈은 잠시 미루어지겠지만 저 안철수는 진심으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를 갈망합니다." 


이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말을 역설적으로 표현하면 ‘경쟁을 해 단일화가 안 되면 서로 상처만 남고 정치혁신이라는 국민들의 뜻을 역행을 하게된다’는 절박한 심정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바로 ‘안철수는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를 갈망한다’라는 부분을 문재인 후보와 민주통합당이 뼛속 깊이 귀담아 듣고 실천에 옮겼으면 한다. 


민주통합당은 처음부터 안 후보와 단일화 경쟁에서도 질 수 있다는 가능성 조차 배제했다. 작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박원순 후보와의 경쟁에서 후보를 빼앗긴 민주통합당은 대선 후보 만큼은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는 전제에서 단일화 협상에 임했다. 이렇게 보면 안 후보의 사퇴는 민주당의 아집이 한몫 작용했다고 볼수 있다. 


민주통합당은 대선후보까지 뺏기면 공당으로서의 존재마저 사라질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앞섰다. 그렇기 때문에 단일화 협상을 하기도 전에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양보했다느니, 단일화 협상에서도 안철수 후보가 너무 과욕을 부린다느니 등의 비난을 여러 경로를 통해 서슴지 않았다. 


또한 트위터 등에서도 문재인 후보보다 안철수 후보의 비난의 글이 많았다는 점은 조직이 있는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층에서 공격했을 것이라는 판단을 안철수 후보 측이 하고 있었다. 


안 후보가 사퇴한 이후 심각성을 안 민주통합당은 대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모두 사퇴했다. 하지만 이것으로 부족하다. 양측 공동선대위는 물론이고 안철수 후보가 주장한 새로운 정치혁신을 하려면 민주통합당을 해체하고 새로운 정치혁신 정당을 만든다는 각오로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안철수 후보와 두 번에 만남에서 맺은 ‘새정치 공동선언’에 담긴 내용들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 


민주통합당은 문재인 후보만을 빼고 모두 안철수 후보가 바라는 정치혁신을 받아드려야 한다. 특히 안철수 후보가 없었더라면 과연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펼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했을까. 민주통합당 후보로 결정됐을 때도 박근혜 후보와의 격차는 두 자리 수 이상이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안철수는 우리 정치사에 큰 획을 그었다고 말하고 싶다. 이제 문 후보는 대선에 지면 모든 것이 허사가 된다는 사실을 깊이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후보 외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안철수 후보가 바라는 정치혁신을 몸소 실천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절대 정권교체를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이다. 


안 후보 사퇴이후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이 늘고 있다는 점은 아직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이제 대선이 25일을 남았다. 이 기간동안 문 후보가 할 수 있는 모든 정치쇄신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리고 정치혁신의 동반자이며 동등한 주체로서 무소속 안철수 후보를 껴 안고, 안 후보가 정치에 참여해 혁신을 이룰 수 있는 제반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 


이제 경쟁력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로 압축돼 치열한 경쟁에 들어갔다. 정확히 대통령 선거일(12월 19일)은 25여일 남았다. 여야 대선 후보는 국민을 위한 비전 있는 정책으로 진검승부를 해야 한다. 11월 초 확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도 오바마 민주당 후보와 롬니 공화당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오바마의 승리로 끝났지만 박빙의 승부는 유권자들의 관심과 선거 참여를 높이고 세계 언론의 관심도 집중시켰다. 


우리 대선도 박빙의 승부가 이어질 듯하다. 이럴 때 일수록 여야 후보들은 활발한 텔레비전 토론은 물론이고 텔레비전 연설, 선거유세, 광고 등을 통해 자신의 정책적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국민들도 후보와의 친소관계, 조직, 학연, 혈연 등을 버리고 확고한 정책을 가진 후보를 뽑아줘야 한다. 정책으로서의 ‘박빙의 승부’가 이번 대선의 관전 포인트가 되길 기대해 본다. 


기대했던 공직선거법상의 인터넷실명제 폐지와 선거시간 연장 문제 해결이 물리적으로 어렵게 됐다. 새누리당이 적극적이었다면 법개정이 이루어질 수 있었는데 아쉽다. 여야 후보에게 유불리를 떠나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참정권 확대라는 측면에서는 중요한 현안이었다. 이제 대선을 25일 앞두고 국회를 열 시간이 사실상 물건너 갔다. 그래서 너무 아쉽다. 


마지막으로 이번 대선이 과거에 상존했던 불법과 파행과 타락의 선거가 아니라 유권자의 축제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철관

2012년 11월 4일 일요일

두 손 잡은 문재인, 쌍용차 국정조사 약속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11-03일자 기사 '두 손 잡은 문재인, 쌍용차 국정조사 약속'을퍼왔습니다.
대한문 분향소 조문...25일째 단식 중인 김정우 쌍용차 노조 지부장 위로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단식농성 중인 쌍용차노조 김정우 지부장을 방문해 위로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3일 오후, 25일째 단식 중인 김정우 쌍용자동차 노조 지부장을 만나 '정리해고에 대한 국정조사'를 약속했다. 

문재인 후보는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옆에 마련된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희생자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분향에 앞서 문 후보는 주황색 넥타이에서 검은색으로 바꿔 맸다. 조문에 대한 예의를 갖추기 위한 것이다. 분향소는 쌍용자동차 사태로 노동자와 그의 가족 23명이 숨진 것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굳은 얼굴로 조문을 마친 문재인 후보는 25일째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정우 지부장을 예방했다. 문 후보는 초췌한 얼굴의 김정우 지부장 두 손을 꼭 잡으며 "국정조사만큼은 새누리당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 여야 합의릍 통해 이번 정기 국회 때 (국정조사를)할 수 있다"고 약속했다. 

이어 문 후보는 "정권교체를 하면 쌍용차 정리해고의 진상조사와 함께 정리해고 요건과 절차도 엄격하게 만들 것"이라며 "불가피한 정리해고는 이후에 경영이 호조되면 최우선적으로 복직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정리해고 해결 방안을 내놓았다. 

문 후보는 김 지부장의 건강을 염려하며 "오늘로 25일째, 이제는 위험하다. 사람이 정신력으로 버틸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다"며 "이미 국민들에게 충분히 환기됐다"고 단식을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 마련된 쌍용차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문 "단식 풀어 달라", 김 "진전이 없으니 이렇게 할 수밖에"

하지만 김 지부장은 힘없는 목소리로 "진전이 없으니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짧게 답했다. 이어 문 후보가 "정권교체 얼마 안 남았으니 이번 고비만 잘 넘기자는 마음을 가져달라"고 부탁하자 김 지부장이 "새누리당을 압박하든지 이번 회기 내에 국정 조사 해달라"고 요구했다. 

문 후보는 "제가 약속을 할테니 오늘로 단식을 풀어라"며 "갑자기 쇼크가 올 수 있다. 더 이상 무리하면 안 된다"고 말했지만 김 지부장은 대답 없이 두 눈을 감았다. 

김 지부장은 지난달 10일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면서 "늘어나는 희생자 숫자가 아니라 낱낱이 파괴되는 개인들의 삶에 주목해야 한다"며 "아파하고 고통받는 이 사회 모든 노동자의 목소리를 가슴 열고 들어달라"고 밝히며 단식에 돌입했다.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 마련된 쌍용차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강민수(cominsoo)
조재현(bleedspiral)

2012년 9월 22일 토요일

"22분이나 돌아가셨는데…" 문재인 후보의 눈물


이글은 미디어스 2012-09-21일자 기사 '"22분이나 돌아가셨는데…" 문재인 후보의 눈물'을 퍼왔습니다.
[스케치] 와락센터 방문, 문재인 노동정책 진일보 분수령 될까?

“아직도 ‘오 필승 코리아’만 들으면 치가 떨려요.” 해고자 가족들과 포옹하는 문재인 후보를 바라보며 한일동 전 쌍용차 노조 사무국장이 쓰게 웃었다. “아주 징글징글해.”
악몽과도 같았던 2009년의 투쟁 당시, 쌍용차 사측에서 고용한 용역들은 ‘오 필승 코리아’를 크게 틀고 공장에 갇힌 노동자들을 조롱했다. 노동자들을 ‘토끼몰이’로 무자비하게 진압한 사측과 정부는 손배가압류로 노동자들에게 고통의 무게를 더했다. 그리고 3년이 지났다. 누구의 주목도 받지 못한 채 22명의 목숨이 하릴없이 시들어갔다.
지난 21일, 쌍용자동차 해고자들과 그 가족들이 심리치유센터 ‘와락’(이하 와락센터)에 모였다. 그들이 생계도 잠시 내려놓고 기다리는 사람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였다.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21일 오전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가족들의 심리치유 공간인 평택 와락센터를 방문, 어려움을 호소하는 해고 노동자 가족들의 얘기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연합뉴스

문 후보와 함께 둘러앉아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해고자 가족들은 눈물을 쏟았다. 흐르는 눈물을 감추려 자리를 잠시 뜨는 이도 있었다. 침묵하던 가족들이 차츰 입을 뗐다.
“일주일 사이에 누군가 자살 시도를 했다는 이야기를 세 번이나 들었습니다. 3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어요. 해고자 가족들은 여전히 투쟁이 끝난 시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삶과 죽음 사이를 넘나드는 상태입니다.”
해고자들의 한 섞인 증언은 계속됐다. 
“쌍용차 청문회에서 저희가 듣고 싶었던 말은 ‘생산대수가 늘어나고 있으니까 남편들을 복직시키겠다’는 말이 아니에요. 그보다는 사과를 받고 싶었어요. 잘못했다는 사과를.” 해고자의 아내는 울음을 참으며 간신히 말을 이었다. “3000명 가까운 사람들을 발에 차이는 돌멩이마냥 함부로 대하고 짐승처럼 진압했던 일들에 대해서 미안하다고 용서를 구하면 좋겠어요. 그러면 꼭 복직되지 않더라도 살기 편할 것 같아요. 위로도 되고.”
내내 침통한 표정을 짓던 문 후보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22분이나 돌아가셨는데 여전히…” 문 후보는 말을 잇지 못하고 끝내 눈물을 보였다.

문재인의 눈물과 가능성

▲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21일 오전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가족들의 심리치유 공간인 평택 와락센터를 방문, 어려움을 호소하는 해고 노동자 가족들의 얘기를 듣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후보는 이번 일정을 통해 ‘일자리 대통령’으로서 현 정부의 잘못된 노동정책을 비판하고, 더불어 자신이 몸담았던 노무현 정부의 실책을 넘어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2009년 쌍용차 사태는 이명박 정부 하에서 일어난 노동탄압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청와대와 직접 담판을 지어 진압 작전을 강행했기 때문에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쌍용차 사태는 기술 유출이 염려되는 상황에서 쌍용차를 상하이차에 인수시킨 참여정부의 책임도 무시할 수 만은 없다. 문재인 후보의 눈물이 더욱 각별해 보이는 이유다.
‘일자리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음에도 문재인 후보 노동 정책은 구체적 것을 제시하지 못하고 원론 수준에만 머물러 있었다. 17일 열린 일자리 간담회에서 문 후보가 주장한 노·사·정 대타협론은 원칙적으로 옳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노동 현장에서는 법이 정한 노동3권조차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 대타협론은 결국 현실에서 사측의 손을 들어주는 것과 다음이 없다.
문 후보는 일자리 분야의 사회적 약자들을 찾아 목소리를 듣고 있다. 20일 문후보는 노량진 고시촌을 찾아 취업의 문 앞에서 공무원 시험에 열중하는 청년층을 격려했다. 쌍용차 해고자들을 만난 21일에는 “쌍용차 문제는 이번 정부에서 안 되면 다음 정부에서라도 꼭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무엇보다도 문 후보가 흘린 눈물은 그가 노동관을 새로이 전환할 계기를 마련했으리라는 기대를 품게 한다.

▲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21일 오전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가족들의 심리치유 공간인 와락센터를 방문, 간담회를 가진 후 해고노동자 가족들과 포옹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윤다정 기자  |  songbird@media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