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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21일 목요일

박근혜 당선인, 이 남자의 시신 계속 외면할 건가


이글은 프레시안 2013-02-19일자 기사 '박근혜 당선인, 이 남자의 시신 계속 외면할 건가'를 퍼왔습니다.
[기고] 동료의 죽음, 그리고 어느새 58일

2003년 태풍 '매미'가 한반도 내륙을 강타할 때 35미터 크레인 위의 한 젊은 사내는 엄청난 공포 속에서 지내야 했다. 태풍 매미의 위력이 수백 톤의 크레인을 하룻밤 사이 일곱 번이나 빙글빙글 돌렸지만 그는 견뎌내었다. 그는 손배·가압류와 노조 탄압, 정리해고에 맞서 크레인 농성 중 129일 만에 스스로 산화한 고(故) 김주익 열사다.

10년이 흘러 똑같은 내용으로 스스로 목숨을 내던진 최강서 열사는 글을 쓰는 이 시각 한진중공업 공장 내 '단결의 광장' 차가운 바닥에 18일째 누워 있다.

2011년 2월 14일, 한진중공업은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로 노동자 수백여 명에게 해고를통보했다. 해고 통보 다음 날 회사는 174억 원 규모의 주식을 주주들에게 배당했다. 이 중 현금 배당 금액이 52억 원 정도이며 이 가운데 다시 절반이 조남호 회장 개인에게 배당되었다. (당시 한진 측은, 현금 배당 52억 원은 그 전해에 흑자를 낸 4개 계열사의 배당 액수이며 한진중공업의 배당 액수는 1원도 없다고 해명했다. ) 경영진과 임원들의 연봉은 올랐다. 경영이 어렵다며 앞에서는 노동자를 해고시키고, 뒤에서는 총수와 경영진들이 돈 잔치를 벌였던 것이다.

이런 회사를 짧게는 수년에서 많게는 수십 년을 다녔던 사람들이 어떻게 손 놓고 있을 수가 있겠는가?

한진중공업은 3년 동안 영도조선소에 수주 한 건 하지 않고 오직 필리핀 수빅 조선소로 수주 물량을 돌렸고, 영도조선소를 축소 내지 폐쇄하는 수순을 밟는 단계로 정리해고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은 몇 십 년 만에 찾아온 한파를 뚫고 2011년 1월 6일 35미터 크레인 위로 올랐고, 정리해고 철회와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외치며 309일간 농성을 펼쳤다. 최강서는 김진숙 지도위원에게 매일 안부 문자를 보냈고, 해고된 자신들을 위해 악조건 속에서 함께 싸워주는 김진숙 지도위원에게 항상 고마워했었다. 6월 27일 행정 대집행 이후 회사에서 쫓겨난 그는 크레인을 향해 100번의 절을 올리는 사람들에게서 흘러내린 땀을 닦아주던 마음씨 착한 젊은 노동자였다.

국회의 권고안으로 김진숙 지도위원이 크레인 농성을 접고 내려왔을 때도 누구보다 그 기쁨이 컸을 최강서였다. 다시 복직하는 그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회사 앞 천막 농성장을 거의 매일 방문하였고 도와줄 것이 없을까 고민하던 강서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정리해고 싸움과 김진숙 지도위원의 크레인 농성을 함께했기에, 강서는 생계가 어려워도 동료와 같이 활동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었다. 그러던 중 1년의 기다림 끝에 복직을 한다며 좋아했다. 그때의 미소와 웃음소리는 지금도 귓가에 선하다.

그러나 휴일이 지나면 회사에서 다시 일할 수 있다는 부푼 설렘은 단 3시간 만에 끝나버렸다. 기약도 할 수 없는 강제 휴업 발령이 난 것이다. 푸른 작업복과 안전화 하나 받아보지도 못하고 강서는 돌아서야 했다. 두 번의 배신은 강서의 마음에 크나큰 상처가 됐으리라.

영도조선소 정상화 촉구, 158억 손배소 철회, 6개월 순환 휴직 약속 이행 촉구, 금속노조 조합원 장기 휴업 철회, 민주노조 탄압 중단의 5대 요구를 가지고 함께 투쟁하기 위해 노동조합 간부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던 강서였다.

▲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자였던 최강서 씨는 지난해 12월 21일 '158억 손배 철회, 민주노조 사수'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최강서의 죽음, 그리고 어느새 58일


김진숙 지도위원이 크레인에서 농성할 당시, 노조 핵심 간부들이 주축이 된 복수노조세력이 회사의 후광을 업고 등장하기 시작했다. 회사의 노무 담당 임원이 복수노조 설립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알려지기도 했다. 최강서는 특히 복수노조 설립 과정의 핵심 인물들에 대해 대단한 배신감과 분노를 표현했었다. 강서는 해고되기 전 노동조합 간부 생활을 하면서 합당하지 못한 사안에는 절대 타협하지 않았다. 서글서글한 성격이었지만 남들에게 손가락질 받을 행위는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이 민주노조를 배신하고 회사에 빌붙어 노동자의 영혼을 팔아버렸다며, 회사와 마찬가지로 그들을 증오했었다.

최강서의 죽음 이후 별다른 대응이 없었던 복수노조는 갑자기 회사를 대변하는 수준의 보도 자료를 배포하고 고인에게 애도를 표했다. 그러면서 민주노조인 한진중공업지회와 함께 최강서의 죽음에 대한 교섭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해 보자고 제안했다. 일고할 가치가 없었다. 손배·가압류와 정리해고 철회, 노조 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2003년 산화했던 김주익·곽재규 열사의 추모 기간에 그들(복수노조)은 열사들을 모욕하고 민주노조를 비판하는 유인물을 배포했다가 최강서와 충돌한 적이 있다. 그 사건을 계기로 폭력을 당했다며 최강서를 비롯해 민주노조 간부들을 경찰에 고소했던 그들인데 무슨 낯짝으로 그런 제안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최강서의 죽음 이후 시신이 장례식장에 있던 41일 동안 회사와 복수노조는 단 한 차례의 조문도 하지 않았고 유가족의 동태를 살피기에 급급했다. 게다가 최강서의 죽음은 "생활고에 의한 죽음"이라며 최강서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광고를 신문에 싣는 작태를 보였다. 이에 유가족은 굉장히 격분하였고, 그 후로도 회사의 성의 있는 태도를 기다렸지만 아무런 진척이 없었다. 유가족은 회사 앞에 차려진 최강서의 분향소로 주검을 이동하기로 결단했다. 그러나 합법적인 집회 과정에서 경찰은 운구에 최루액을 뿌리고 유가족임을 알고도 고인의 아버님을 폭행했다.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우연히 회사 안으로 들어왔건만, 회사는 우리가 미리 준비해 놓은 절단기로 출입문을 잘랐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시신을 볼모로 하는 투쟁'이라는 몰상식한 문구를 쓰면서 유가족들 가슴에 다시 한 번 상처를 주었다. 여기에 복수노조 역시 보도 자료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몫을 하였다.

이런 과정들을 겪으며 회사 측에 수차례 협상을 요구했지만 오히려 회사는 최강서의 주검을 탈취하기 위해 회사 내 전장 공장에 용역경비 30여 명을 숨겼다가 들통 나 망신을 당해야 했다. 이런 짓을 서슴지 않는 회사인데 어떻게 믿을 것인가? 애초에 최강서의 주검을 회사 밖으로 옮기면 협상하겠다고 언론에 브리핑까지 하던 회사는 돌연 입장을 바꿔 회사 관리 범위에서 벗어나는 지역으로 주검을 옮기면 협상하겠다고 한다. 다시 처음에 있던 장례식장으로 옮겨가라는 주장이었다.

41일 동안 기다리고 기다려도 코빼기 한 번 보이지 않던 회사가 최강서의 주검을 다시 옮긴다고 해서 교섭을 하겠는가? 이 제안은 당장의 상황을 만회해보려는 꼼수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해 유가족들조차 거부했었다. 이 와중에 경찰 고위 간부가 회사와 노조 측 협상 자리를 만들어 보겠다며 중재에 나섰지만, 회사 측은 또다시 말도 안 되는 내용을 가지고 틀어버렸다. 오죽하면 중재에 나섰던 경찰마저 고개를 절레절레하며 화를 냈었다고 한다.

관을 열어 드라이아이스를 채우는 나날들, 언제까지?


최강서 주검이 공장 안으로 들어오고 5일 정도는 노조 사무실에 비상식량으로 있던 컵라면만으로 끼니를 때웠다. 회사가 식사 반입을 막아서다. 이뿐만 아니라 회사는 최강서 주검의 훼손을 막기 위한 드라이아이스 반입마저 금지했다. 다급했던 유가족과 조합원들은 드라이아이스만이라도 들여오게 해달라고 경찰에 요청하였다. 무게가 30킬로그램 정도 되는 드라이아이스를 정문이 아닌 6미터 높이의 담장을 통해 넘겨받아야 했다.

최강서의 주검이 공장 안으로 들어오고 며칠이 지난 뒤 국가인권위원회가 긴급구제요건에 관해 조사했고, 국가인권위가 다녀간 후 비로소 최소한의 음식 반입과 함께 드라이아이스의 조건 없는 반입이 이루어졌다. 현재 최강서 주검의 훼손을 막기 위해 이틀에 한 번씩 관 뚜껑을 열어 드라이아이스를 채워 넣고 있으며, 관을 감싸고 있는 압축스티로폼 틀 사이에도 드라이아이스를 채우고 있다. 냉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최대한 막기 위해서지만 날씨가 점점 따뜻해져 가니 걱정이 점점 늘어간다. 한 번 채울 때마다 6박스(180킬로그램) 정도 소비된다. 이런 과정들을 지켜보는 최강서의 부인과 누나는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하고 있다.

드라이아이스만으로 최강서 주검의 훼손을 막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고 본다. 기온이 올라 갈수록 드라이아이스의 교체 주기도 그만큼 빨라진다. 이에 냉동 탑차 반입을 요구했으나 묵살되었다. 회사와 경찰은 최강서의 주검을 냉동 탑차에 싣고 다른 곳으로 이동할까 두려워한다고 한다. 이에 인권위는 "냉동 탑차가 이동할까 봐 두려우면차량 반입 후 바퀴와 핸들, 그리고 키까지 뽑아가라"고 했지만 회사와 경찰에 정중히 거절당했다.

한편 최강서의 죽음 이후 회사는 노동조합 출입을 막고 출근하려는 지회 간부마저 출입을 통제했다. 현장의 조합원들은 하루하루 지내는 것이 죽을 맛이라고들 한다. 생활고로 인해 대부분 복수노조로 넘어간 상태이지만, 잠깐씩 만나 현장 분위기를 물어보면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도 누가 감시하고 있는지 눈치를 볼 정도이다. 현장은 더욱 감시가 심하다. 20여 명의 한진 지회 조합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보고서를 올리는 등 노-노 분리를 철저하게 시행하는 듯하다. 약 400명의 현장 직원이 출근하고 있으며 협력업체 직원과 관리직을 포함해 약 800명 이상이 출근을 하고 있다. 그런데 복수노조 위원장은 설 명절 전에 한 언론사와 한 인터뷰에서 "금속노조 30여 명은 시신을 놓고 회사를 무단 점거해 1400여 명의 전체 직원들이 일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라고 거짓말을 하기도 했었다.

이렇듯 주검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는 사이 회사는 김진숙 지도위원을 비롯한 다섯 명을 경찰에 고소했고 경찰, 검찰, 법원의 신속한 결정으로 체포영장이 발부되었다. 국가 중요시설 기물 파손 혐의로 검거하겠다고 한다. 체포 영장이 발부된 그들이 부수고 들어온 것도 아니고 경찰의 토끼몰이식 진압에 의해 밀려가던 중 회사로 통하는 쪽문 하나가 열려 최강서의 주검을 긴급히 옮길 수밖에 없었건만 저들이 이처럼 하는 것은, 과잉 진압을 무마하고 불법 시위로 몰아가며 지도부에게 죄를 덮어씌우려는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2003년 김주익 열사가 죽고 나서 85호 크레인을 올려다볼 수 없었다. 그 크레인을 지날 때마다 가슴 한쪽에는 미안함과 죄스러움이 묻어난다. 김진숙 지도위원이 그 크레인에 다시 올랐을 때 2003년에 대한 트라우마는 극도에 달했다. 다행히 사람들이 희망버스와 함께 달려와 연대해주고 트위터를 통해 소통한 덕분에 김진숙 지도위원은 309일 만에 살아서 내려올 수 있었다.

▲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정문 뒤로 최씨의 주검이 담긴 관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동료들을 위해 다시 상경 투쟁하는 사람들

지금 이 시각에도 박근혜 당선인의 집 앞과 인수위원회, 정부 청사 그리고 회사 안팎에서 최강서 열사의 사태 해결을 위해 불철주야 뛰어다니고 있다. 슬퍼도 슬퍼할 수 없고 울고 싶어도 울 수 없는 그들이다. 수십 년 회사를 다니며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동료가 네 명째이다. 상복을 입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검은 머리와 수염이 어느새 희끗희끗해진 늙은 노동자로 변했다. 동생의 죽음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은 애처롭기만 하다.

짧게는 수백 일에서 많게는 수천 일을 길바닥에서, 철탑에서, 굴다리에서 한겨울 차가운 바람과 눈을 맞으며 삼복더위에 땀에 절어가며 그렇게 악질 자본들과 싸우고 있다. 최근 노동 현안과 관련해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 절대 다수의 의견이었다. 국민 대통합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당선된 박근혜 당선인은 이번 기회에 노동 현안을 풀고 가지 못한다면 향후 5년 동안 심한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금력, 권력, 총과 칼, 방패로 무장한 그들과 벌거벗은 채로 언제 벼랑 끝으로 밀려날까 두려움에 떨며 저항하는 우리들의 현실. 정론직필은 언론의 사명감이다. 이런 언론이 썩는 것은 그 무엇보다 악취가 심하다. 총칼보다 강하다는 펜은 자본과 권력의 편에 서서 구부러져 버린 지 오래다. 유신 독재에서도 살아남았고 군사정부에서도 살아남았고 IMF 위기를 극복하며 버텨온 우리의 민중들이다. 힘들다고 해도 죽기보다는 살아서 싸워 노동자가 대접받는 세상을 보았으면 한다.

최강서 열사 산화 58일차, 그의 주검을 옆에서 지켜보며….

*이 글은 (참세상)에도 게재됩니다.


 /안형백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

2013년 1월 28일 월요일

"쌍용차 정리해고 요건 조작을 파헤쳐야 한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3-01-28일자 기사 '"쌍용차 정리해고 요건 조작을 파헤쳐야 한다"'를 퍼왔습니다.
[쌍차 국정조사 릴레이 기고] 정리해고의 반사회성과 쌍용차 국정조사의 필요성

편집자주: 쌍용자동차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노동계의 목소리가 높지만 정치권은 요지부동이다. 일반 시민들도 쌍용자동차에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알지만 국정조사를 해야 할 필요성을 납득하는데 까지는 이르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에 여섯 회에 거쳐 각계 각층의 필자들이 쌍용자동차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요구하는 ‘릴레이 기고’를 하기로 했다. 이 기획은 프레시안과 미디어스에 연재된다. 첫 번째 글은 민변 노동위원장 권영국 변호사의 글이다.

▲ 진보정의당 심상정 의원과 민주통합당 은수미 의원 등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쌍용차 범대위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쌍용차 국정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정리해고란 노동자에게 귀책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의 경영상 필요에 의해 이루어지는 해고를 말한다. 통상해고나 징계해고는 통상 소수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그 행위에 대한 책임으로 이루어지는데 반해 정리해고는 경영부진, 생산성 향상이나 기술혁신 등을 이유로 다수 노동자를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행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로 인한 고용불안과 실직자 문제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비화되기도 한다. 1997년 발생한 외환위기 이후 기업의 비용절감을 위한 정리해고, 기술혁신과 자동화에 따른 잉여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이 상시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청년실업과 조기정년 등의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투자유치를 명분으로 유입된 해외자본들이 국내기업을 인수하면서 생산을 통한 정상적인 이윤 획득이 아니라 단기간의 영업실적 호전에 따른 고배당이익을 얻기 위하여 경영상황과 관계없이 상시적으로 인적구조조정과 정리해고를 단행함으로써 많은 노동자들이 거리로 내몰리고 있는 형국이다.
앞서 언급한바와 같이 정리해고는 노동자에게는 해고를 당할만한 책임 있는 행동을 하였거나 일신상의 사정이 전혀 존재하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사용자의 경영상 필요나 사정에 의해 일방적으로 이루어지므로 노동자와 그 가족의 생존권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바로 정리해고의 반사회적 성격이 놓여있는 것이다. 따라서 정리해고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그 요건을 매우 엄격하게 제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런데 요즈음 들어 정리해고제도는 기업경영의 악화 등과는 무관하게 오히려 사용자의 편의적인 인력감축을 합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정규직을 없애고 그 자리를 비정규직으로 대체하기 위한 방편으로(시그네틱스), 생산설비와 주문물량을 해외로 이전하기 위한 방편으로(콜트·콜텍 악기, 한진중공업, K2코리아), 노조를 파괴하기 위한 방편으로(구미KEC), 노조를 파괴하고 정규직을 계약직으로 전환하기 위한 방편으로(흥국생명), 기업 M&A 내지 수백억원의 유상증자를 위한 방편으로(풍산마이크로텍), 기술유출 목적을 달성한 후 자본을 철수하기 위한 방편으로(쌍용자동차) 사업장 이전, 인원축소를 통한 인건비 절감, 노조파괴, 자본철수 등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정리해고가 광범위하게 악용되고 있는 것이다.
한진중공업의 경우를 보자. 한진중공업은 2006. 2.경부터 노동조합 몰래 필리핀 수빅만에 조선소를 설립하기 시작하였고, 이를 알게 된 금속노조는 해외에 대형조선소가 신설될 경우 국내 조선소인 영도조선소의 물량감소로 인해 고용불안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여 회사에 특별단체교섭을 요구하였다. 그 결과 2007. 3. 24. 특별단체교섭합의서를 체결하고 제2조에서 ‘국내물량 확보 및 조합원 고용보장’이라는 제목 하에 “(1) 회사는 국개 수주량 3년치를 연속해서 확보토록 최대한 노력한다. (2) 회사는 현 수준의 적정인력을 유지하며 경영상의 이유로 국내공장의 축소 및 폐쇄 등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 특히 해외공장 등으로 인해 국내공장 조합원의 고용불안이 발생치 않도록 한다. (3) 회사는 해외공장이 운영되는 한 조합원의 정리해고 등 단체협약상 정년을 보장하지 못할 행위를 하지 않는다”고 합의하였다.
그런데 한진중공업은 위 노사합의서에도 불구하고 뒤로는 필리핀 현지법인을 통해 2006년 14척, 2007년 20척을 수주하고, 2010. 6.까지 상반기에만 23척을 수주하면서도 국내 영도조선소의 수주는 “0”로 만들었다. 그리고는 2011. 2. 11. 한진중공업은 무려 4년에 걸쳐 선박수주가 없다는 이유로 영도조선소 노동자 170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단행했던 것이다. 2010. 12. 20.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는 노사합의에 위반한 회사의 정리해고에 반대하기 위하여 전면파업에 들어갔고, 그 이듬해 1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85호 크레인에 올랐던 것이다. 희망버스를 탄 시민들의 연대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청문회의 결과로 2011. 11. 한진중공업과 금속노조는 정리해고자 1년 내 재취업, 고소고발 취하와 손해배상 최소화 등에 합의하였다.

▲ 26일 밤 울산시 북구 명촌동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철탑농성장에서 열린 '현대차 철탑농성 100일 희망과 연대의 날' 행사에 참가한 민주노총 조합원 및 시민단체 회원 등이 촛불을 들고 비정규직 철폐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그러나 한진중공업은 위 합의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손해배상소송에서 노동조합에 대한 청구금액을 158억원으로 증가시켰고, 회사의 개입 하에 기업노조를 만들어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에 대한 파괴를 시도하였다. 그 가운데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의 최강서 조직차장은 회사의 비열함에 대항하여 손해배상철회와 민주노조사수를 유서로 남기고 자살하였다. 정리해고는 노사합의에 반하는 명백한 위법행위이고, 이에 대항한 노동자들의 파업은 노사합의를 지키려던 정당방위였음에도 오히려 합의위반자인 회사가 피해자인 노동자와 노동조합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뒤엎어진 현실 앞에서 절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 손해배상청구를 당하는, 거꾸로 된 현실을 어찌 맨 정신으로 견딜 수 있었겠는가? 정리해고와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는 동전의 양면처럼 노동자들의 손발을 묶는 수갑과 같다.
쌍용자동차로 돌아와 보자. 쌍용자동차는 IMF 외환위기 이후 공적자금과 쌍용자동차 전 직원의 노력으로 2002년 3,000억원, 2003년 6,000여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낼 정도로 정상화되었다. 그런데 2004. 10. 정부는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의 결사반대에도 불구하고 해외매각을 강행하여 중국 상하이차에 쌍용자동차를 매각했다. 상하이차는 인수시 10억 달러(1조원) 상당의 투자를 약속하였으나, 인수 후 기술개발, 생산능력 확대, 판매망 확충 등 쌍용자동차 발전을 위한 어떤 투자도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 도리어 상하이차는 매국적인 국내 경영진들과 공모하여 기술이전이라는 명목으로 쌍용자동차가 보유한 첨단기술을 가져가거나 빼돌리는데 주력하였고 상당 부분의 핵심기술을 불법적으로 빼돌린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결국 상하이차는 자동차첨단기술의 ‘이전’이라는 목적을 달성한 후인 2008. 12. 운영자금이 없다며 7,000여명의 직원 중 3,500명을 정리하지 않으면 철수하겠다고 통보했고, 2009. 1. 일방적으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상하이차는 쌍용자동차가 생산하는 SUV차량의 핵심기술을 확보한 후 자본철수 명분을 만들기 위해 쌍용자동차가 심각한 부실상태에 있는 것처럼 자금을 고갈시켜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밖에 없는 유동성 위기를 조장했다. 유동성 위기라는 기획부도와 함께, 국내의 매국적인 경영진, 그리고 안진회계법인과 공모하여 유형자산손상차손의 과다계상이라는 희대미문의 회계조작을 통해 ‘부채비율’을 뻥튀기함으로써 재무구조적 위기를 만들었다. 유동성 위기와 재무구조적 위기를 조작하여 정리해고를 위한 요건(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나아가 삼정KPMG는 쌍용자동차의 경영정상화 방안 검토보고서에서 차량 대당 생산시간을 나타내는 HPV지수의 출처를 조작하여 마치 실제인 것처럼 만들고, 그 지수를 비교하여 다른 자동차회사보다 생산성이 2배 이상 떨어지므로 HPV지수를 50%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2,646명의 정리해고 인원을 산출하였다. 그런데 정작 (쌍용자동차가 생산하는) SUV차량의 HPV지수를 비교해본 결과, 쌍용자동차의 것이 다른 국내 자동차회사의 것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 기업회생을 전제로 할 경우 정리해고를 해야 할 인원이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그렇다면 정리해고 요건인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 조작 여부를 차치하고라도 정리해고 인원수 산정이 아무런 근거가 없는 자의적인 것이었다면 쌍용자동차의 정리해고는 그 자체로 위법하다. 위법한 부당해고는 무효이므로 해고된 노동자들은 복직되어야 한다는 법적 결론에 이르게 된다.
쌍용자동차의 정리해고 요건 및 인원수 산정의 근거에 대한 조작 여부는 회사가 정리해고자들과 희망퇴직자들의 복직에 대한 법적 의무를 져야 하는지 아닌지를 가늠 하는 핵심적인 열쇠이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정리해고 요건 조작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가 불필요하게 되었단 말인가? 무급휴직자가 복직한다고 해서 정리해고 요건 조작 문제가 사라지기라고 했단 말인가? 무급휴직자는 휴직기간이 끝나면 복귀할 상태였던 것일 뿐 무급휴직자의 복직 합의가 정리해고의 불법성 판단과 어떤 관련이 있다는 말인가? 전혀 관계없는 것을 마치 관련성이 있는 것처럼 주장하며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반대하는 쌍용자동차와 기업노조, 그리고 정체모를 평택시 단체들의 억지는 도를 넘고 있다. 위법하게 피해를 입은 노동자들에게 나의 밥그릇을 위해 희생과 죽음을 강요하는 잔인함이다.
정리해고는 노동자들에게 사회적 무덤이다. 따라서 정리해고 요건(긴박한 경영상의 이유)의 구비라는 최소한의 절차도 없이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 수 있는 권한은 누구에게도 없다. 정리해고로 회사 밖으로 쫓겨난 노동자들을 이해시키고자 한다면 집권여당은 스스로 약속한 국정조사를 통해 정리해고가 적법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확인시키면 될 일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진실이 드러나는 것이 두려운 것인가?
불법행위(정리해고 요건 조작) 의혹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여 책임을 묻는 것은 국가의 책무이자 법치국가로서의 국가신인도를 높이는 일이다. 정의를 세우고 그로 인한 피해를 회복하고자 하는 사회적․정치적 노력을 국제신인도 훼손으로 몰아가는 행위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경영을 스스로 거부하는 몰염치이고, 나만 살면 그만이라는 극단적 이기심의 발로이다. 쌍용자동차와 기업노조의 무급휴직자 복직 합의가 국정조사를 회피하기 위한 술수가 아니었다면, 여야가 진상규명을 위해 약속했던 국정조사를 무산시키려 해서는 안 된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당선인은 신뢰 사회와 민생을 말하기 전에 당의 공식 입장이었던 ‘국정조사- 대국민 약속’부터 지켜주기 바란다. 

▲ 박근혜 당선인에게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해야 한다. ⓒ뉴스1

권영국 / 민변 노동위원장  |  mediaus@mediaus.co.kr

2013년 1월 7일 월요일

[3신 종합] 한진중공업에 모인 3000명 “죽음의 길, 멈추게 만들자”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1-06일자 기사 '[3신 종합] 한진중공업에 모인 3000명 “죽음의 길, 멈추게 만들자”'를 퍼왔습니다.
"정리해고, 비정규직 철폐하고 노동탄압 중단하라"

[3신 종합:6일 0시10분] 한진중공업에 모인 3000명 “죽음의 길, 멈추게 만들자”

ⓒ이승빈 기자 5일 오후 서울에서 출발한 '다시 희망 만들기' 버스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송전탑 농성장을 거쳐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조선소에 도착했다. 참가자들이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우리가 희망이다. 정리해고 박살내자”“열사의 유언이다. 민주노조 사수하자”

울산 현대자동차에서 출발한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부산 한진중공업에 도착해 손배가압류 철폐, 민주노조 탄압 중단, 정리해고.비정규직 폐지를 촉구했다.

고 최강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직차장을 추모하고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촛불문화제가 5일 오후 7시부터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앞에서 열렸다. 이날 문화제에는 희망버스 참가자,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조합원, 시민 등 3,000여명(경찰 추산 추산 1,800명)이 참여했다. 이 자리에는 민주통합당 정동영 상임고문을 비롯해 통합진보당 민병렬 최고위원, 진보정의당 노회찬 공동대표 등도 함께했다.

남산 놀이마당의 풍물로 시작된 촛불문화제는 유족과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무대에 오르면서 침울한 분위기로 급변했다. 참가자들은 곳곳에서 눈시울을 붉히며 슬픈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승빈 기자 5일 오후 서울에서 출발한 '다시 희망 만들기' 버스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송전탑 농성장을 거쳐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조선소에 도착했다. 최강서 열사의 아내가 발언하고 있다.

고 최강서 조직차장의 아내인 이선화(38)씨는 “정리해고 이후 2년 동안 힘들게 지내왔는데 복직 3시간만에 무기한 강제 휴업을 시키고 남편의 목숨을 앗아간 한진중공업이 원망스럽다”며 울먹였다. 

그는 “회사가 남편의 유서를 보았음에도 생활고로 인한 비관자살이라고 신문에 광고를 내는 것을 보고 '회사를 증오한다'는 남편의 말이 이해가 됐다”며 “분하고 억울한 마음에 영정 앞에서 넋을 놓고 울었다”고 말했다. 

또, “11년 동안 일했던 회사에서 쫓겨 나 힘들어할 때 남편의 마음속 분노를 헤아리지 못해 정말로 미안하다”며 “우리 아빠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꼭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민주노조로 돌아오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도 몰랐는데, 남편이 유서에는 한진중공업 동료에게 '지회로 돌아오라'고 남겼더라. 꼭 돌아와서 승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편지글로 고인을 추모했다. 

그는 “오늘은 내가 크레인에 오른지 만 2년이 되는 날”이라며 “그날 영하 13도에서 내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너를 지키겠다'고 했는데 너는 가고 나는 남겨졌다”고 애석해 했다. 이어 “정리해고라는 살생부가 떨어지기 전 아들의 배웅을 받으며 출근했던 그 아침이 그립다”며 “그날 출근하던 조합원들은 해고가 됐고 이력서에 붙인 사진은 영정사진이 되었다”고 말했다.

또, “9년전 김주익과 곽재규 열사가 목숨을 던졌을 때 '다시는 이런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머리를 조아리던 경영진의 말은 진심이어야 했고 경영을 정상화해서 1년 후에 복직을 시키겠다고 했던 조남호의 그 말도 진심이어야 했다”며 “그러나 저들은 정리해고의 칼날을 휘둘렀고 400명이 잘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추운 날 다시 오게 해서 죄송하다”며 “조합원들이 민주노조로 돌아오고 공장에서 땀흘려 일하는 날, 강서는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승빈 기자 5일 오후 서울에서 출발한 '다시 희망 만들기' 버스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송전탑 농성장을 거쳐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조선소에 도착했다. 한진중공업 차해도 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최강서 동지는 민중의 피눈물을 모르는 박근혜 당선자가 죽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창피하고 부끄러워서 오지 않으려 했지만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아서 왔다”며 “지난 해 희망버스가 죽기 살기로 싸워서 김진숙이가 내려왔는데 이번에는 최강서가 죽었다”고 애통해 했다. 

또, “박근혜 당선자는 눈이 있지만 사람을 못 보는 사람”이라며 “당선된 이후에 전국의 모든 권력기관과 재벌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도록 명령을 내려야 했다”고 일갈했다. 특히, “노동자가 자신의 현실을 보는 눈을 떠야한다”며 “그럴 때만이 최강서를 살려내고 악질자본을 물리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윤택근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희망을 전달하고 새로운 도전을 일깨운 희망버스 동지들이 다시 이 자리에 왔다”며 “이렇게 싸우면 5년의 세월동안 승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맞잡은 손 놓지 말고 희망의 산을 넘어 거대한 민중의 바다로 가자”며 “2013년은 열사의 뜻을 받들어 희망과 승리를 위해 쫄지 말고 당당하게 투쟁하자”고 덧붙였다. 

ⓒ이승빈 기자 5일 오후 서울에서 출발한 '다시 희망 만들기' 버스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송전탑 농성장을 거쳐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조선소에 도착했다. 시민사회 대표들이 나와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시민단체, 법조계, 문화, 노동. 종교계등으로 구성된 비상시국회는 이날 선언문을 통해 “우리가 희망이다. 함께 살기 위해 싸우자”며 연대를 강조했다.

비상시국회는 “노조탄압이 극에 달하면서 더 이상 견디기 힘들었던 5명의 노동자들이 죽음의 길을 떠났다”며 “이제는 이 죽음의 길을 멈춰야 한다. 더 이상 우리의 동지들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정권과 재벌에 대해서도 “우리의 생명과 권리를 일회용품으로 취급해 비정규직으로 만들거나 용역깡패와 손배가압류로 입을 막지 말라”며 “이윤을 위해 자연을 파괴하고 사람을 쫓아내지 마라”고 강조했다.

또한, 박근혜 당선인에 대해서도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고 해고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철탑에 올라 '이야기를 들으라'고 말하고 있다”며 “박 당선인은 노동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서 어떻게 소통하겠다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날 영하로 떨어진 매서운 날씨가 기승을 부렸지만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추위에 굴하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 또, 부산 경찰은 이례적으로 화장실 차량을 제공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촛불문화제를 마친 후 구민장례식장으로 이동해 고인을 찾아 헌화 묵념하고 희망버스 행사를 마무리 했다. 

ⓒ이승빈 기자 5일 오후 서울에서 출발한 '다시 희망 만들기' 버스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송전탑 농성장을 거쳐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조선소에 도착했다. 참가자들이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승빈 기자 5일 오후 서울에서 출발한 '다시 희망 만들기' 버스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송전탑 농성장을 거쳐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조선소에 도착했다. 김진숙 지도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이승빈 기자 5일 오후 서울에서 출발한 '다시 희망 만들기' 버스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송전탑 농성장을 거쳐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조선소에 도착했다. 백기완 선생이 발언하고 있다.

ⓒ이승빈 기자 5일 오후 서울에서 출발한 '다시 희망 만들기' 버스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송전탑 농성장을 거쳐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조선소에 도착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최강서 열사 조문을 마치고 조선소 입구에 손도장을 남기고 있다.

ⓒ이승빈 기자 5일 오후 서울에서 출발한 '다시 희망 만들기' 버스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송전탑 농성장을 거쳐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조선소에 도착했다. 최강서 열사의 분향소에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승빈 기자 5일 오후 서울에서 출발한 '다시 희망 만들기' 버스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송전탑 농성장을 거쳐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조선소에 도착했다. 통합진보당 이혜선 노동위원장과 당직자 및 당원들이 최강서 열사를 조문하고 있다.

ⓒ이승빈 기자 5일 오후 서울에서 출발한 '다시 희망 만들기' 버스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송전탑 농성장을 거쳐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조선소에 도착했다. 백기완 선생이 고 최강서 열사의 분향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

ⓒ이승빈 기자 5일 오후 서울에서 출발한 '다시 희망 만들기' 버스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송전탑 농성장을 찾아 81일째 농성중인 현대차 비정규직 출신 해고자 최병승씨와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천의봉 사무국장을 응원하고 있다.

정리해고·비정규직·노조파괴 등 노동현안에 대한 해결을 촉구하는 '희망버스'는 울산 철탑농성장에 도착해 81일째 철탑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희망을 전달했다. 

노동계, 진보정당,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이뤄진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정리해고·비정규직·노조파괴 긴급대응 비상시국회의'(이하 비상시국회의)는 5일 오후 4시 30분께 울산 북구 현대차공장 앞 철탑농성장에서 집회를 열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 현장에는 전국에서 몰린 33대의 '희망버스'가 도착했으며, 민주통합당 김광진·은수미·진선미 의원, 정동영 전 의원, 통합진보당 강병기 비대위원장, 이혜선 최고위원,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윤희숙 한국청년연대 대표 등 2천여명에 가까운 '희망버스'참가자들이 몰렸다. 

농성장에 도착한 민주통합당 정동영 전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지켜내기 위해 목숨을 담보해야만 하는 현실"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철탑위에서 혹한을 견디는 두사람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시민들이 이땅의 희망"이라고 응원했다. 

은수미 의원은 역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10년이 넘는 저항과정에서 3명사망, 200여명의 해고, 160억 손배가압류(가 진행됐고), 오는 14일까지 정리하라는 철거계고장(이 붙었다)"며 "단지 정규직이 되기 위함이 아니라 정의를 실현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응원에 철탑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최병승씨는 "법을 지키라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손배가압류에, 수배에, 가처분에 고통을 받고 있는데, 대법원의 판결을 무시하는 정몽구 회장은 존경스런 기업인으로 인식되는 이 세상을 바꿔달라"며 "노동자가 고통받지 않는 세상으로 바꿔달라"고 호소했다.

금속노조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천의봉 사무국장은 지난해 12월 22일 일기 낭독을 통해 "부산 한진중공업에 한 분이 목을 매 자결을 하셨단다. 어렵게 복직을 했지만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며 "가진자들은 얼마나 더 갖어야 하냐. 그 만큼이 바로 우리 노동자들의 손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한편 '희망버스'는 집회를 마치고 부산 영도에 위치한 한진중공업으로 향하기 위해 다시 시동을 걸었다. '희망버스'는 한진중공업으로 이동한 후 故최강서 열사를 추모하는 동시에 손배가압류와 정리해고 문제 해결 등을 요구하는 촛불문화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승빈 기자 5일 오후 서울에서 출발한 '다시 희망 만들기' 버스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송전탑 농성장을 찾아 구호를 외치며 81일째 농성중인 현대차 비정규직 출신 해고자 최병승씨와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천의봉 사무국장을 응원하고 있다.

ⓒ이승빈 기자 5일 오후 서울에서 출발한 '다시 희망 만들기' 버스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송전탑 농성장을 찾은 가운데 참가자들이 81일째 농성중인 현대차 비정규직 출신 해고자 최병승씨와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천의봉 사무국장을 향해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고 있다.

ⓒ이승빈 기자 5일 오후 서울에서 출발한 '다시 희망 만들기' 버스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송전탑 농성장을 찾은 가운데 참가자들이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승빈 기자 5일 오후 서울에서 출발한 '다시 희망 만들기' 버스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송전탑 농성장을 찾아 모닥불로 추위를 녹이며 81일째 농성중인 현대차 비정규직 출신 해고자 최병승씨와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천의봉 사무국장을 응원하고 있다.

ⓒ이승빈 기자 5일 오후 서울에서 출발한 '다시 희망 만들기' 버스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송전탑 농성장을 찾은 가운데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승빈 기자 5일 오전 '다시 희망 만들기' 버스 참가자들이 집결지인 서울 대한문 앞에서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다시 희망 만들기' 버스는 울산 송전탑 농성장을 거쳐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앞에 마련된 최강서 열사의 분향소와 구민장례식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1신:오전 11시 ] 희망버스, 울산·부산으로 출발... “노동자 자살, 장기농성 해결하라”

'희망버스'가 노동자들이 철탑에서 고공농성중인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과 최강서 전국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 조직차장의 분향소가 마련된 부산 한진중공업 공장을 향해 출발했다.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정리해고·비정규직·노조파괴 긴급대응 비상시국회의'(이하 비상시국회의)는 5일 오전 10시께 버스 13대를 동원해 울산과 부산으로 출발했다.

이날 희망버스에서는 민주통합당 김광진·은수미·진수미 의원, 통합진보당 강병기 비대위원장,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윤희숙 한국청년연대 대표 등 600여명이 참가했다. 또 경북, 충남, 강원 등 지방에서 18대가 출발하는 등 전국적으로 2000여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비상시국회의는 이날 오후 3시30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현대차 송전탑 농성장을 방문한 뒤 오후 7시30분 한진중공업 앞에서 최 조직차장을 추모하고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촛불문화제를 개최한다.

또 오후 9시30분에는 최 조직차장의 빈소가 있는 영도구민장례식장을 방문해 조문한 뒤 오후 11시께 해산할 예정이다.

비상시국회의 관계자는 "희망버스를 계기로 정리해고, 비정규직, 손배가압류 등 노동현안들이 해결되고 농성중인 노동자들도 땅으로 내려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승빈 기자 5일 오전 '다시 희망 만들기' 버스에 참가한 백기완 선생이 집결지인 서울 대한문 앞에서 버스를 타고 있다. '다시 희망 만들기' 버스는 울산 송전탑 농성장을 거쳐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앞에 마련된 최강서 열사의 분향소와 구민장례식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승빈 기자 5일 오전 '다시 희망 만들기' 버스에 참가한 쌍용차 김정우 지부장이 집결지인 서울 대한문 앞에서 버스를 타고 있다. '다시 희망 만들기' 버스는 울산 송전탑 농성장을 거쳐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앞에 마련된 최강서 열사의 분향소와 구민장례식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승빈 기자 5일 오전 '다시 희망 만들기' 버스 참가자들이 집결지인 서울 대한문 앞에서 버스를 배정받고 있다. '다시 희망 만들기' 버스는 울산 송전탑 농성장을 거쳐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앞에 마련된 최강서 열사의 분향소와 구민장례식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승빈 기자 5일 오전 '다시 희망 만들기' 버스 참가자들이 집결지인 서울 대한문 앞에 모여있다. '다시 희망 만들기' 버스는 울산 송전탑 농성장을 거쳐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앞에 마련된 최강서 열사의 분향소와 구민장례식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구자환 정혜규 김대현 기자

2013년 1월 5일 토요일

"쌍용차 국정조사? 회의적... 농성 풀고 기다려라"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1-04일자 기사 '"쌍용차 국정조사? 회의적... 농성 풀고 기다려라"'를 퍼왔습니다.
새누리당 이한구, 반대 측 면담 후 송전탑 찾아 농성철회 요구

▲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4일 오후 평택 쌍용자동차 송전탑 고공농성장을 찾아 금속노조 조합원들과 면담한 뒤 돌아가고 있다 ⓒ 연합뉴스

"이것 하나만 확인하자. 새누리당도 대선 전 공식적으로 브리핑을 통해서 쌍용차 사태 국정조사 하겠다고 하지 않았나." - 양형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조직실장

"환노위원(국회 환경노동위원)들이 그랬죠. 나는 아직도 회의적이다. (국정조사가) 이 문제를 푸는데 적절한지 자신없다. 최종목표는 여러분의 문제(복직)를 해결하는 것 아닌가." -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4일 오후 경기도 평택 쌍용차 공장 앞 천막. 끝없는 평행선만 이어졌다. 오히려 이 원내대표는 쌍용차 국정조사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마저 밝혔다. 천막 밖 50m 짜리 송전탑 위에서는 한상균 전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과 문기주 정비지회장, 복기성 비정규지회 수석부지회장 등 해고노동자 3명이 46일째 쌍용차 정리해고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고공 농성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원내대표는 이날 원유철·이재영 의원과 함께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조합원들을 만나, 고공농성을 풀 것만 계속 종용했다. 반면, 양형근 실장을 비롯한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 간부들은 대선 전 약속했던 국정조사부터 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송전탑 방문에 앞서 쌍용차 임원진과 쌍용차 기업노조 간부들과 면담을 마쳤다. 

이한구 "농성부터 풀고 기다려라... 국정조사 회의적"

이 원내대표는 양 실장 등을 만나 "사측이 전향적인 자세를 갖고 여러분의 문제를 풀려고 한다, 가능한 빨리 무급휴직자부터 복직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면서 "이제 농성을 풀고 기다리는 게 어떻겠나, 오히려 (농성을 푸는 게) 문제를 푸는데 도움이 된다"고 주문했다. 

이에 양 실장이 "쌍용차 청문회를 하면서 여야 공히 회계조작 등 당시 정리해고의 문제들을 지적했고 박근혜 당선인에게도 대선 전 사측의 위법사실에 대한 관련 증명자료를 보낸 적 있다"며 "국정조사를 통해 진실규명부터 정확히 처리하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이 원내대표는 "여러분은 근로자 아닌가, 해고된 근로자들 이익을 대표해서 이렇게 고생하는 것 아니냐"며  "궁극적인 건 그것(해고자 복직)이다, 어떻게 하는 게 도움이 되는지 생각해봐야 된다"고 말했다. 즉, 고공농성을 풀고 사측이 마련하는 복직 프로그램을 기다려보라는 주문이었다. 앞서 이유일 쌍용차 대표이사는 이 원내대표와 만나, "회사의 경영정상화 단계에 따라 노사합의를 전제로 무급휴직자와 희망퇴직자, 심지어 정리해고자까지 복직을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추진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양 실장 등은 "여야가 청문회에서 문제가 있다는 걸 인정했으면 국정조사를 하고 잘못된 정리해고를 바로 잡는 것부터 해야 하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나 이 원내대표는 "(정리해고 당시) 위법사실의 증명이 확실하면 국정조사가 왜 필요하겠나, 그렇지 않으니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 아니냐"면서 "국정조사는 목적이 있어야 하고 그 내용이 (사태를) 푸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도 봐야 한다"고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대화는 결국 접점을 찾지 못한 채 15분 만에 끝났다. 이 원내대표는 사실상 쌍용차 국정조사는 어렵다는 답변만 내놓은 셈이었다. 

집권여당 원내대표가 2009년 대규모 정리해고 사태 이후 대표적 사회갈등 사례로 남아있는 쌍용차 현장을 방문한다는 점에서 쌍용차 국정조사 등 관련 해법이 적극적으로 모색되리라는 일각의 기대는 이렇게 무산됐다. 황우여 대표가 지난달 31일 와 한 인터뷰에서 "내년 임시국회에서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한 일이나, 새누리당 소속 환노위원들이 지난달 4일 "대선 후 실효성 있는 국정조사로 쌍용차 문제를 풀겠다"고 약속한 일 모두 휴짓조각이 된 셈이다. 

처음부터 국정조사 반대 측만 만나기로... 사측 "경영에만 전념케 해달라" 

▲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4일 오후 원유철·이재영 의원과 함께 쌍용차 정리해고 국정조사 등을 요구하며 46일째 고공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경기 평택 쌍용차 앞 송전탑을 방문했다. 이 원내대표는 송전탑 앞 천막에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조합원들을 만나 고공농성 철회를 요구했다. 그러나 국정조사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 이경태

이 같은 상황은 이 원내대표 등 새누리당이 이날 현장방문 자체를 회사 임원진과 기업노조 집행부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다. 현재 쌍용차 사측과 정리해고 사태 새로 꾸려진 기업노조 집행부는 국정조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새누리당이 이날 공개한 현장방문 일정에는 고공농성이 벌어지고 있는 정문 앞 송전탑 방문 일정이 없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현장방문 일정을 마친 뒤 식사 중 서용교 의원 등 동행 의원들의 건의를 받고서야 송전탑을 방문했다. 

송전탑 방문에 앞서 만난 회사 임원진과 노조 집행부 역시 쌍용차 사태를 노사 자율로 해결하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유일 쌍용차 대표이사는 이 원내대표를 만나, "저희가 안에 근무하는 4700명과 저희 협력업체, 부품업체 등 11만 명을 우선 생각해야 한다"면서 "지금 최대한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이한구 원내대표와 새누리당 의원님들이 이 부분을 널리 혜량하셔서 경영에만 전념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즉, 쌍용차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가 진행되면 11만 명이 넘는 일자리가 위협받는 경영상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는 주장인 셈이다.

김규한 쌍용차 기업노조 위원장도 "일련의 사태들로 쌍용차가 많이 주목받고 있지만 어찌 됐든 노사가 현명하게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저희들이 슬기롭게 헤쳐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게 정치하시는 분들의 덕망이지 않나"고 말했다.

특히 그는 "힘의 논리에 의해서 정치인이 원하는 목적에 의해서 (쌍용차 사태가) 해결된다면 또 다른 쌍용차 사태가 우려된다, 어느 일방의 목소리만 듣지 마시고 어떤 것이 진정하게 쌍용차를 살리는 것인지 생각해달라"며 "대한민국의 떼 쓰고 억지를 부리는 노조 운동은 잘못됐다고 본다"고도 말했다. 덕수궁 대한문 앞,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 회사 정문 앞 송전탑 등에서 농성을 벌이며 국정조사를 벌이고 있는 해고 노동자들이 억지를 부리고 있단 주장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들의 얘기에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그는 이 대표이사에게 "사회적으로 계속 이슈가 되고 있는 퇴직자 복직 문제에 혹시 회사에서 특별한 사정이 계시는지, 무슨 방법이 없는지, 혹시 저희들이 해야 될 일은 없는지 그런 것을 알아보려고 왔다"면서 "여러분이 얼마나 힘드시다는 것을 저도 기업에 있어봐서 잘 안다, 회사의 위치가 자동차 산업계에서 유리한 위치도 아닌 상황에서 그런 상황에서 국제경쟁력을 잘 유지해 가면서 하시는 데에 대해서 치하의 말씀을 드린다"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의 얘기에도 "위원장이 말한 맥락에 대해 저도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정치인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인데 그런 차원에서 여러분들이 큰 일을 하고 있다"고 덕담을 건넸다. 

"쌍용차 국정조사 합리적으로 결정하기 위해 방문"...  반대 명분 쌓기? 

이 같은 사측과 노조의 주장을 듣고 난 뒤 현장방문단이 내놓은 결론은 예상대로 모호했다. 사실상 야권이 요구하는 국정조사를 회피하기 위한 명분을 쌓기 위한 현장방문이나 다름없었다. 

원유철 새누리당 의원(평택시갑)은 이날 노사 양측과 비공개 면담을 거친 직후 열린 브리핑에서 "충분히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유일 대표이사 등 경영진 임직원으로부터 회사 상황을 보고 받았고 노조의 입장과 현재 조합원 상황을 들었다"며 "충분히 (상황을) 인지하고 돌아가기 때문에 국정조사와 관련된 것은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대선 전 국정조사를 약속했는데 노사 얘기를 듣고 한 발 물러서기로 한 건가"란 질문에 "최종 판단은 이한구 원내대표가 하실 것"이라며 "쌍용차와 관련된 국회의 여러 의사결정이 합리적으로 결정되기 위해서 현장을 방문한 것"이라고 답했다. "대선 전 국정조사 약속이 유효한 것인가"라고 거듭 질문 받자, 원 의원은 "(국정조사 약속은) 환노위 차원에서 한 것 아닌가"라며 "제가 언급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비켜섰다. 

그러나 원 의원과 함께 배석한 김규한 위원장은 "정치권의 도움보다는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이 원내대표 등에게) 전달했다"면서 국정조사 반대 뜻을 전달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국정감사 이후 쌍용차 매출량이 상당히 감소됐기 때문에 국정조사가 실시되면 쌍용차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무너질 것으로 보여 그 문제에 대해서도 정부 차원이나 정치하시는 분들이 현명한 판단을 해주십사 부탁했다"고 말했다. 

"정리해고자 복직 추진? 국정조사 안 받으려는 면피성 얘기"

▲ 2009년 쌍용차 사태 때 직장을 잃은 한상균, 문기주, 복기성 세 사람은 11월 20일부터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 쌍용차 공장 옆 철탑에서 농성 중이다. ⓒ 박소희

한편, 현재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농성 중인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측은 사측의 복직 추진 입장에 대해 "국정조사를 안 받으려고 면피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이날 와 한 전화통화에서 "정리해고가 불법·부정하다고 청문회에서 확인됐는데 그에 대한 진실 여부를 가리면 되는 것 아니냐"며 "일단 정리해고자뿐만 아니라 당시 쫓겨났던 사람들에 대한 선 조치가 이뤄진 뒤에나 국정조사를 안 받게 해달라고 해야지, 순서가 잘못됐다"라고 꼬집었다. 

김 지부장은 또 "(정리해고 근거가 된) 회계를 조작한 일이 들통 나고 야당에서 국정조사 등으로 압박하니깐 (복직) 얘기를 하는데 우선 할 테니 기다려봐라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당사자인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와도 협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야당 역시 쌍용차 국정조사 즉각 실시를 촉구하고 나섰다.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덕수궁 앞 쌍용차 해고노동자 농성 천막을 방문해 "2013년도에 우리 국회의 첫 번째 업무는 쌍용자동차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라고 강조했다. 또 이 원내대표가 이날 쌍용차 현장방문에서 국정조사에 대해 회의적 의견을 밝힌 것에 대해 "기대를 했었는데 역시 실망과 절망만 안겨주고 갔다"고 비판했다.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노총에서 열린 노동현안 비상시국회의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 주요 간부들, 정치인들이 오늘 쌍용차를 방문하는데 지금 고통 받고 있는 피해 당사자들을 만나는 게 아니라 회사 측으로부터 설명을 듣는 방문"이라며 "앞으로 노동 현안을 이 같은 방식으로 푼다면 박근혜 정부 5년은 5년 내내 국민과 싸우는 5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경태(sneercool)

2012년 12월 31일 월요일

정리해고는 어떻게 인간을 파괴하는가


이글은 시사IN 2012-12-31일자 기사 '정리해고는 어떻게 인간을 파괴하는가'를 퍼왔습니다.
2009년 쌍용차 사태 이후 23명이 숨졌다. 노조 간부들은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곡기를 끊고, 송전탑에 올랐다. 하지만 쌍용차를 인수한 마힌드라 그룹 측은 정리해고자 복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3월30일 서른여섯 살 이윤형씨는 경기도 김포시 한 임대아파트 23층에서 몸을 날렸다. 투신자살. 유서는 없었다. 유족에게 부고를 알리기 위해 경찰이 들어간 집은 42.9㎡(13평) 크기 1인 가구였다. 빈 생수통 여러 개가 거실 가운데 놓여 있었고, 약봉지가 흩어져 있었다. 집안 한구석에 놓인 이력서가 눈에 띄었다. 경력 난에는 ‘쌍용차 재직’이라고 쓰여 있었다. 일찍 부모를 여의고 직계가족이 없던 그를 쌍용자동차 동료들은 충남 서산에 뿌렸다. 모친의 묘가 있는 곳이다. 쌍용차의 ‘22번째 죽음’의 흔적은 그렇게 사라졌다. 하지만 산 자들의 가슴에 깊이 박혔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는 4월 ‘얼굴 없는’ 영정 사진을 내걸고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분향소를 차렸다. 대한문 농성촌의 시작이었다. 요구는 단순했다. ‘함께 살자.’ 2009년 쌍용차 사태 이후 해고자나 무급 휴직자, 그 가족 등 23명이 숨졌다. 단일 사업장 파업 사상 전무후무한 죽음의 행렬이었다. 어머니는 우울증으로 자살, 아버지는 과로사한 ‘쌍용자동차 남매’ 사연은 울림이 컸다. 

ⓒ시사IN 이명익 11월21일 쌍용차 노동자들이 경기도 평택 쌍용차 본사 인근 송전탑에서 고공시위에 나섰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차는 2009년 컨설팅 회사 삼정KPMG가 작성한 (쌍용자동차 경영 정상화 방안) 보고서를 토대로 정리해고 안을 발표했다. “인적구조의 혁신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다. 2646명의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한다.” 당시 노동자의 절반(46.8%)에 가까운 수치였다. 회사를 망친 ‘먹튀 자본’ 상하이자동차의 책임은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그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정리해고’에 대해 처음으로 제 목소리를 냈다. 그동안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는 불가피성 때문에 용인되어 왔다. 이들은 옥쇄파업 뒤에도 정리해고가 얼마나 한 가정을, 그리고 공동체를 파괴하는지 온몸으로 보여주었다. 

(의자놀이) 출간되며 공론화 바람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소설가 공지영씨가 지난 8월 (의자놀이)를 출간하면서 쌍용자동차 사태는 공론화 바람을 탔다. 김정우 지부장은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41일간 곡기를 끊었다. 3년 만기를 채우고 감옥에서 나온 한상균 전 지부장은 쌍용차 본사 인근의 송전탑에 올라 또다시 ‘하늘 감옥’에 스스로 갇혔다. 결국 박근혜 후보도 대한문 농성장 방문을 타진할 만큼 이들은 2012년 대한민국 해고 노동자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개별 사업장에 대한 개입을 반대해왔던 새누리당도 여론의 눈치를 살피며 결국 대선 뒤 국정조사를 약속해야 했다. 쌍용차 지부 이창근 기획실장은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이후 다양한 방식의 시민 연대가 이뤄졌다. 손수 지은 밥을 가져다주시는 분, 문화제에 나와 주시는 분, 현장을 기록해 주시는 분 등 모두 고맙다. 올해는 쌍용차가 시민들의 관심을 많이 누린 해였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야 할 길은 멀다. 지난 10월, 회사는 2014년 12월까지 무급 휴직자 455명을 점진적으로 복직시키겠다는 조정안을 법원에 냈다. 2010년 8월까지 복직시키겠다는 노사합의를 4년 만에 지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쌍용차를 인수한 인도 마힌드라 그룹 파완 고엔카 사장은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서 “정리해고자를 복직시킬 계획은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함께 살자’는 쌍용자동차 식구들의 바람이 이뤄지는 게 그리도 어려울까. 

송지혜 기자  |  song@sisain.co.kr

2012년 12월 27일 목요일

"더 이상 죽이지 마라" 비상시국회의 준비모임 개최


이글은 레디앙 2012-12-26일자 기사 '"더 이상 죽이지 마라" 비상시국회의 준비모임 개최'를 퍼왔습니다.

26일 오전 백기완 선생과 민주노총, 금속노조, 민중의 힘을 비롯한 시민사회, 종교, 정당, 법률가 등이 민주노총에 모여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조파괴 긴급대응 비상시국회의’ 준비모임을 개최했다.
18대 대선이후 노동자들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태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다.
이날 이들은 내년 1월 4일 오전 10시 2차 비상시국회를 개최해 오늘 준비모임을 비상시국회의 본조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각 단체별로 노동자 열사 추모 분향소를 설치하고 오늘(26일) 저녁 대한문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개최하며, 28일(금) 저녁 7시에는 서울에서 집중 추모 촛불집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이외에도 1월 초 노동현안 문제 해결을 위한 긴급토론회, 1월 18일 전후로 시민과 민중들의 의지를 모으는 시국대회도 개최하기로 했다.

26일 비상시국회의 준비모임 모습(사진=노동과세계)

민주노총은 내년 초 투쟁계획으로 1월 18일에 투쟁사업장 문제해결 촉구를 위한 인수위원회 앞 민주노총 결의대회 개최, 2월 23일 투쟁사업장 문제해결을 위한 주요 도심 전국노동자대회 개최, 최강서 열사 대책위를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등 지역 거점별, 전국적 계획을 확정했다.
금속노조는 1월 말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조탄압 문제 해결과 최강서 열사를 비롯한 4명의 열사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총파업을 조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늘 비상시국회의에 참여한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1주일도 안 돼 4명의 노동자가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오늘 비상시국회의에 함께한 노동계와 진보민중단체, 종교계는 힘을 합하여 죽음의 행렬을 멈추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오는 27일 영남권 노동자대회를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 촛불집회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1일 한진중공업지회 최강서 조직차장이 22일 현대중공업 이운남 사내하청노조 초대 조직부장, 같은 날 서울민권연대 최경남 청년활동가, 25일 이호일 한국외대 지부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장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