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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17일 금요일

사라진 한미FTA ·반값등록금... 야당 노릇 포기하나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5-16일자 기사 '사라진 한미FTA ·반값등록금... 야당 노릇 포기하나'를 퍼왔습니다.
[분석] 변경된 민주통합당 정강정책 '경제·복지' 분야 살펴봤더니...

5·4 전당대회에서 최종 확정되기까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민주통합당(민주당)의 정강정책이 여전히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대선 패배 이후 이른바 '혁신' 과정의 하나로 기존 정강정책을 '우클릭'하면서, 내부적으로 '정체성 혼선' 논란에 휩싸였다. 강령정책분과위원장으로 이 작업을 주도한 이상민 의원은 민주당 정책의 우경화에 대하여 "'우클릭', '정체성 혼선' 등의 논란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 일축했다.

이른바 "국민의 눈높이"라는 명분으로 정강정책의 개혁적 색채를 지우는데 주력한 민주당 지도부는 박근혜정부의 실정을 막아내지는 못할지언정 야권 전체에 커다란 우려와 아쉬움을 던져주고 있다. 변경된 민주당 정강정책 중 경제-복지 분야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개선 의지 상실한 FTA-통상 정책

▲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지난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상인연합회 사무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경제민주화 실천을 약속하고 있다. ⓒ 남소연

가장 대표적으로 논란이 되었던 개정안은 한미FTA 전면 재검토 정책이다. 민주당은 기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한-미"라는 단어를 빼고, "전면 재검토"를 "피해 최소화 및 지원을 위한 실질적 방안을 적극 마련한다"로 바꿨다. 개정작업을 주도한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이에 대하여 "현재 80여개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거나 협상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여 모든 FTA로 변경"했으며, "전면재검토는 비현실적"이라는 이유를 내놓았다.

그러나 이는 한국 통상정책의 현실에 비추어보아 궁색하기 그지없다. 그동안 진보개혁진영이 한미FTA를 특정하여 전면 재협상 내지 폐기까지 주장했던 이유는, 한미FTA가 ISD제도 등 국가 주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한미FTA는 심각한 경제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미국식 경제제도를 한국에 그대로 이식하는 수준의 전면적인 민영화, 개방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처럼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한미FTA를 전면 재검토하는 문제는 다른 국가와의 FTA를 재검토하는 것과는 질적으로 다른 문제다. 

한미FTA를 전면 폐기하는 것은 국민의 최고 이익이라 할 수 있는 주권을 지키기 위한 당위며, 앞으로 빚어질 수많은 피해를 막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현실적이냐 비현실적이냐를 따질 문제가 아니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이명박정부와 새누리당이 진보개혁진영에 대하여 "한미FTA 전면 폐기는 비현실적"이라 비난했던 논리를 스스로에게 들이대는 모순에 빠지고 말았다.

개념 정립도 하지 못한 '경제민주화'

변경된 민주당 정강정책은 경제민주화 관련 내용에서도 "기업의 건전하고 창의적인 경영 활동에 대한 존중과 지원"한다는 내용을 덧붙여 그 의미를 퇴색시켰다. 혹자는 기업의 경영활동을 존중하고 지원한다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한국 사회 현실에서 '경제민주화'라는 과제가 제기되었던 배경과 의미를 고려해볼 때 심각한 문제다.

'경제민주화'에 핵심적인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노동자와 영세 자영업자 등 소외 계층이다. 이들은 재벌 총수 일가의 비정상적인 계열사 지배구조, 그리고 이로 인해 파생되는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독과점 등으로 피폐한 삶을 강요받고 있다. 특히 노동자들은 대다수가 중소기업에 고용되어 있고,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의 형태로 고용되어 있다. 이들은 재벌 대기업의 중소기업 후려치기와 독과점으로 인한 피해를 이중 삼중으로 받아야 한다. 따라서 '경제민주화'는 노동자 등 소외계층의 요구를 핵심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거꾸로 '경제민주화' 과제에서 노동자 관련 강령과 정책들을 모조리 삭제하려 하였다. 5·4 전당대회 직전 공개된 '개정안'은 강령에서 "87년 노동자대투쟁의 계승"과 "노조법과 노동관계법 개정"이라는 문구를 아예 삭제했다. 또 노동분야 핵심정책에서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실현', '최저임금제도 현실화', '청년의무고용할당제 강화'와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 핵심적인 정책 목표도 모조리 사라졌다.

이러한 '개정안'은 민주당 내 전국노동위원회의 조직적 반발을 불러왔다. 민주당 전국노동위원회는 4월 2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마디로 천박하고 정치철학의 부재를 드러내주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크게 반발하였다. 결국 민주당 지도부는 부랴부랴 노동현안에 대한 정책의 기존 내용을 그대로 유지하는 선에서 당내 분란을 무마해야 했다. 

'경제민주화' 개념에 대한 민주당 지도부의 몰이해는 기업과의 관계를 나타낸 표현에서도 나타난다. 민주당이 제기한 "기업의 건전하고 창의적인 경영 활동에 대한 존중과 지원"을 이루는 최선의 방법이 바로 재벌의 독과점과 비정상적인 총수일가의 계열사 지배구조를 혁파하는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경제민주화'가 마치 '기업의 건전하고 창의적인 경영활동'을 방해하는 것처럼 '경제민주화'의 의미와 개념을 왜곡했다. 이와 같은 논리는 대선기간 새누리당 내에서 김종인과 이한구 사이에 벌어졌던 '경제민주화 논란'과 하나도 다를 바 없는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안타깝다.

3+1 핵심복지는 포기 수순


▲ "반값등록금 포기? 다음 선거 포기!" 민주당 규탄집회 반값등록금 국민본부와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회원들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민주통합당사앞에서 '반값등록금 정책포기'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권우성

복지분야에서도 '보편적 복지' 개념이 훼손되고, 핵심 정책들이 대거 수정, 삭제되었다. 민주당은 2010년 6월 지방선거 이후 무상의료·무상급식·무상교육, 반값등록금을 뼈대로 한 '3+1 보편복지'공약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민주당은 정책 개정 작업 중 '보편적 복지' 개념을 아예 삭제하려 시도했다. 

진보개혁진영이 주장해온 '보편적 복지'는 복지 실현은 국가의 의무이며 모든 국민이 차별 없이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상식에서 출발한 개념이다. '보편적 복지' 개념은 이미 2011년 서울시 주민투표 당시 '보편적인 무상급식'에 대한 시민들의 지지,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70% 이상의 국민이 '보편적 복지'를 지지한 것으로 충분히 정당성을 획득한 개념이다. 이러한 흐름이 있었기에 2012년 대선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보편적 복지' 개념을 차용한 대규모 복지공약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보편적 복지는 인기영합주의며 비현실적"이라는 새누리당과 보수세력의 철 지난 비난을 여과 없이 수용하려 했다. 노동정책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당내 반발이 극심했음은 물론이다. 

민주당은 '무상의료'도 '의료에 대한 국가책임 강화 및 의무의료 실현'이라 수정했다. 강령·정책분과위원장인 이상민 의원은 이에 대해 "무상의료가 마치 모든 의료비용을 공짜로 해주는 것처럼 여겨져 국민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국민들이 보험료를 납부하는 등 자기 부담금도 있기 때문에, 무상의료보다는 의무의료라는 말로 바꿨다"고 변명했다. 

그러나 이상민 의원의 변명은 민주당 기존 강령을 왜곡하고, 국민들이 처한 의료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탁상공론에 불과하다. 민주당의 기존 강령·정책에서도 '무상의료'에 대해 국민들의 보험료 납부 등을 고려해 이미 '실질적 무상의료'라고 유연성 있게 표현하고 있다. 

또 지금 한국 의료현실은 의료 서비스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문제가 기본이지만 이와 더불어 비용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무상의료'라는 표현은 의료서비스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도 국민들의 비용부담을 해결하겠다는 정책적 목표도 동시에 제시하고 있다. 결국 민주당의 '무상의료' 정책 수정은 새누리당이 '무상의료는 퍼주기식 공짜'라고 비난했던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인 데 불과하다. 

민주당은 '반값등록금' 공약은 아예 폐기했다. 개정 책임자인 이상민 의원은 "반값 등록금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지 못해 넣을 수 없었다"고 또 다시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러나 이러한 변명은 '반값등록금'이 문재인 대선 후보의 주요 공약이었다는 점, 2010년 지방선거 이후 지속된 민주당의 주요 정책이었다는 점에서 매우 설득력이 떨어진다. 실제로 민주당은 19대 국회 제1호 법안으로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안과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그런데 이상민 의원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변명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민주당이 반값등록금 실현과 고등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정책과 원칙을 포기한 것은 아닌지 깊은 우려와 분노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포기하겠다는 것이라면 민주당은 진보·개혁 야당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대학생 조직인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도 최근 서울 영등포구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반값등록금 정책 포기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반값등록금 운동을 주도해 온 한대련은 기자회견에서 "약속을 스스로 저버리는 것은 민주당 스스로 반값등록금 공약이 선거용 빈공약이었음을 시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선에서 드러난 국민적 열망을 담아내야

민주당의 정강정책 수정과 관련하여 당내 개혁적 성향의 386출신 우상호 의원은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 등 당 핵심 정책을 포기하는 건 맞지 않다"며 "이념 위치를 바꾸는 것보다 이념을 현실화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고 평가했다. 고려대 김윤태 교수도 "보편적 복지라는 표현을 삭제하는 것은 중도화가 아니라 복지 후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정책의 이른바 '우클릭'은 지금까지 드러난 민심과는 정반대의 흐름이다. 민주당은 민생과 직결된 경제/복지 정책부터 국민적 열망을 담아내는 진보 개혁적 정책으로 되돌려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민주당이 살 길이다.

덧붙이는 글 | 김성훈 기자는 우리사회연구소 상임연구원입니다. 이 글은 우리사회연구소 홈페이지에도 게재됐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김성훈(punkkid99)

2013년 4월 23일 화요일

"종편 '방치' 민주당, 새누리당만 못했다 특정정보 과잉된 종편, 자극적인 사람 좋아해"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4-23일자 기사 '"종편 '방치' 민주당, 새누리당만 못했다 특정정보 과잉된 종편, 자극적인 사람 좋아해"'를 퍼왔습니다.
[종편의 민낯③ -인터뷰] 종편 단골 출연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제1 야당인 민주통합당이 '종편 출연 금지' 방침을 공식 해제했다. 대선 직후, 민주당 내부에서는 '종편 때문에 선거에 패했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정치권뿐만 아니라 시민사회 내부에서도 냉소와 무시, 그리고 간과로 일관해오던 종편 대응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제는 종편의 실체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 개국 1년 반, 종편은 어디까지 왔을까. 데이터 분석과 취재를 바탕으로 '종편의 민낯'을 입체적으로 해부해본다. 특혜와 편법으로 얼룩진 종편의 '정상화' 방안도 고민해본다. [편집자말]

▲ 정치평론가인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종합편성채널(종편)의 '단골 출연자' 가운데 한 명이다. 이 소장은 "민주당 지지자들 같은 종편 시청자들이 '종편에 나가 싸워줘서 고맙다'고 전화가 온다"고 말했다. ⓒ 남소연


그는 바빴다. 17일 오후, 인터뷰 장소에 나타난 그의 손에는 핫도그 하나가 들려있었다. "하나 드실래요?" 능청스럽게 인사를 건넨다. 중구에 있는 JTBC에서 방송을 하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썰전) 촬영하고 오셨냐"고 묻자 "(썰전)은 월요일이다. 오늘은 다른 방송"이라고 답했다. 그를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여의도의 한 오피스텔 사무실로 올라갔다. '두문정치전략연구소'라고 적힌 작은 팻말이 보인다.  

정치평론가인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의 '단골 출연자' 가운데 한 명이다. '정치의 해'였던 2012년 종편 4사를 오가며 그의 표현에 따르면 "호시절"(한 언론사의 집계에 따르면, 이 소장은 지난해 대선 정국에서 가장 많은 방송에 출연한 정치평론가 1위를 기록했다)을 누렸고, 지난 2월부터는 '정치예능'을 표방하는 JTBC (썰전)에 출연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도중에도 그의 전화벨은 계속 울렸다.  

김한길 전 최고위원의 보좌관을 지낸 이철희 소장은 민주당 부설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을 역임했다. 때문에 '보수의 나꼼수'라고 불리는 종편에서 몇 안 되는 진보 성향의 정치 평론가로 분류된다. 이 소장은 "민주당 지지자들 같은 종편 시청자들이 '종편에 나가 싸워줘서 고맙다'고 전화가 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편 안 든다. 여든 야든 옳으면 옳고 틀리면 틀리다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종편 단골 출연자' 이철희 소장이 바라본 종편은 어떤 모습일까.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종편, 정치뉴스·비평·토론 블루오션으로 생각"

- 종편 출연할 때 고민은 없었나? 
"당에 몸담고 있었으면 출연 안 했을 것이다. 독립운동도 아니고, 평론가가 매체를 가리면 되나. 제가 생각하는 대의를 실현하기 위해 정치 평론하는 게 아니라, '내 이야기'하러 방송에 나가는 것이다. 말할 기회가 생긴다는 점에서 종편 출연이 나쁘지 않았다. 더 중요한 건, 종편 방송은 대체로 생방송이다. 제 말을 편집 안 한다. 조중동 신문은 상대하는데 조중동 종편은 못나간다? 논리적으로 안 맞는다고 생각했다.  

종편 보는 사람 가운데 새누리당 지지자가 많다고 하더라도 이쪽(진보) 논리를 귀담아 듣는 사람도 있을 것으로 본다. 실제로 종편 시청자들에게 전화를 가끔 받는다. 민주당 지지자들 같은데 '종편에 나가 싸워줘서 고맙다. 아무도 그걸 안 하고 있어서 답답했는데'라고 말하더라. 저는 편들 생각이 전혀 없다. 편 안 들고 방송하겠다는 게 제 입장이다. 여든 야든 옳으면 옳고 틀리면 틀리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아무래도 제가 이쪽(진보)이랑 가까운 사람이다 보니, 토론할 때는 편먹고 싸우는 거니까 색깔이 드러나나 보다. 그런 문제로 고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 지난해 4·11 총선부터 1년 정도 종편 출연했다. 종편이 그동안 어떻게 달라진 것 같나. 
"제가 나갔을 때는 정치뉴스가 많아질 때였다. 종편이 정치뉴스, 비평, 토론을 블루오션으로 생각했다. 개국 당시는 안 그랬는데, 시청률 올라가니까 그쪽 편성을 많이 잡았다. 대선 임박해서는 그것만 했다. 괜찮다는 평론가들은 겹치기 출연 많이 했다. 분 단위로 따지고 그랬다. 총알같이 뛰어가서 하고. 그때가 '호시절'이었다(웃음)."  

- 지금은 어떤가? 
"정치뉴스 자체가 많이 줄었다. 최근 남북관계 관련 문제가 터지니까 방송들이 그쪽 뉴스를 많이 한다. 제가 볼 때 아직 종편이 앞으로 어떻게 가야할지 (방향을) 못 잡고 있다. JTBC는 분명히 잡았다. 드라마, 예능에 투자하고, 김수현 드라마([무자식 상팔자]) 떴다. (썰전)처럼 정치와 예능을 결합시키는 새로운 포맷 만들기도 한다. 그렇게 장르를 개척하면서 시장을 찾는다. 다른 데는 아직 그렇게 못한다. 그런 문제의식이 없는 것 같다. 

4개 종편 중 (JTBC를 제외한) 3개는 보도로 버티는 것 같다. 다른 것으로 경쟁하면 적자가 나니까. 보도는 돈이 적게 든다. 스튜디오에서 하니까. 저는 4개사 나가다가 지금은 몇 군데만 나간다. (평론가들을) 너무 싸구려 취급하니까. 시사보도나 예능이나 시청률은 비슷한데 시사보도 출연자는 비지떡이고 예능은 케이크다."  

"종편 방치해놓고 '편파적'? 정당으로서 무책임"

- 대선 때 종편 영향력이 있었다고 보나? 
"야당 (후보) 찍겠다는 사람이 종편 보고 변심해서 박근혜 (후보) 찍었을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그런데 박근혜 (후보) 지지자가 보면, 보수 평론가의 논리를 체득할 기회가 된다. 그걸 가지고 밖에 나가서 써먹을 수 있다. 거창한 논리가 아니라, 쉬운 논리거든. 예를 들어, 한 종편 방송에 나갔을 때 어느 평론가가 '안철수-문재인이 서로 잘 안 맞는다, 화합 못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그 근거로 '목도리 색깔이 안 맞는다'고 하는 거다. 저게 도대체 뭔 말인가 싶었다(웃음). 그런데 그게 일반 사람들이 자기 커뮤니티에 가면 써먹을 수 있는 소재가 된다. 루머랑 똑같다."   

- 민주통합당은 지난 대선 때 영향력이 있었다고 판단해서 종편출연금지 당론을 풀었다. 어떻게 평가하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시청자 100%가 새누리당 지지자면 왜 나가나. 그런데 꼭 그렇지 않다. 제 경험이 비춰보면 이쪽(야당) 지지자도 (종편을) 본다.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지만. 공중파 재미없거든. 볼 게 없다. 특히 자영업자들 많이 본다. 50대 이상들이. 그런데 종편 방송에 야당 논리는 반영이 잘 안 돼 있다. 한쪽 논리만 익숙해지게 돼있다. 

시청자들 중 각 당 지지자들이 논리적 무기를 얻어가게끔 해야 한다. 공중파, 신문은 한계가 있고 제한적이다. 구체적이고 감성적이지 않다. 종편은 시시콜콜한 것까지 다 다룬다. 그걸 가지고 한 개인이 자기 무리에게 얘기할 거리가 있다. 야당 지지자들은 그런 걸 못 얻는 거다. 

저는 민주당에게 '출연 안 한다고 정했다면 지난 대선 때 모니터라도 제대로 했어야 했다, 균형보도라도 요구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제가 당시 들은 얘기로는, 새누리당은 종편 보도에 예민하게 반응했다고 한다. 자막 나가는 것 가지고도 시비 걸었단다. 그런데 야당은 한 번도 그런 컴플레인(불평)이 없었단다. 모니터가 안 되니까. 웃기지 않나.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에는 종편을 보수 언론이라 이야기하고 새누리당 편이라 이야기하는데, 새누리당은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다. 야당이 종편 안 나가기로 한 결정이 옳다 그르다 말할 수 없다. 그런데 그런 결정에 따르는 책임있는 행동이 전혀 없었다. 모니터하고 평가하고 자극을 줬어야 했다. 방치해놓고 '종편 편파적'이라고 이야기하면 정당으로서 무책임한 거다."

"종편이 '생계형 평론가' 양성...말도 안 되는 주장들 휙휙" 

- 종편 정상화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종편은 공정성보다는 질적 문제가 있다"고 평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질적 문제가 있나.   
"수준 낮은 평론가들이 별 이야기 다한다. 논리적 근거도 없다. 말도 안 되는 주장들이 휙휙 날아다닌다. 사실 정치평론가는 자격증이 없다. 아무나 갖다 놓으면 정치평론가다. 평론가 중에 생전 보지도 못한 사람도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 주장은 거침없이 한다. 이념 특성 같은데, 진보는 막 이야기하는 사람 없다. 나름 논리 갖추고 근거 대려고 한다. 보수는 거침없다. 합리적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편차 심하다. 방송의 질이 안 지켜지는 건 선정성과 관련 있다. 시청률을 끌어올려야 하니까. 시청자들은 자극적인 걸 좋아한다. 조근조근 설명하는 사람은 덜 재밌다. TV드라마 폭력성, 선정성 늘어나는 것과 같은 논리다. 이게 범람하고 있다."

- 정치평론가들에게는 종편이 블루오션이 됐다.  
"생계형 평론가가 생긴 건 종편 때문이다(웃음). 종편이 시장을 만들어줬다. 너도나도 막 뛰어든다. 정치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더욱 그렇다. 지금은 정치평론이 춘추전국시대다. 평론계 메이저가 고성국 박사였다. 대세였다. 본인이 진행하면서 평론에서 빠졌다. 그 다음이 신율 교수다. 역시 진행 맡으면서 평론에서 물러섰다. 지금은 올망졸망한 놈들끼리 싸운다. 대선 이후 시장은 다시 좁아졌는데 평론가 수는 늘어났다."
▲ 이철희 소장은 "종편 보는 사람 가운데 새누리당 지지자가 많다고 하더라도 이쪽(진보) 논리를 귀담아 듣는 사람도 있을 것으로 본다. 실제로 종편 시청자들에게 전화를 가끔 받는다. 민주당 지지자들 같은데 '종편에 나가 싸워줘서 고맙다. 아무도 그걸 안 하고 있어서 답답했는데'라고 말하더라. 저는 편들 생각이 전혀 없다. 편 안 들고 방송하겠다는 게 제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 남소연


- 대선 당시 종편은 정치 관련 보도만 하루 종일 했다. 이것이 인기를 얻으면서 '보수의 나꼼수'라는 평가를 얻기도 했다. 순기능과 역기능 어떻게 보나? 
"역기능을 말하면, 우선 과잉이다. 특정 주제 관련 정보를 지나치게 제공한다. 계속 반복해서 다루다보니 점점 더 자극적으로 된다. 새로운 해석, 주장이 나와야하니까. 지금은 북핵 보도 계속 나온다.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갈 것이다. 이번에는 북핵이지만, 또 다른 이슈 나오면 그걸로 갈 것이다. 탈북하신 분들 경험 들려주는 것도 좋은데, 과잉이다. 그 분들이 잘 모르는 게 있을 수도 있는데 말이다. 대한민국에서 살다가 이민 간 사람이 남한에 대해서 다 아나? 전문가들 일정하게 나오고 탈북자도 나와서 균형 맞춰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    

순기능은, 지난 대선만 놓고 보면 공중파에서 정치, 선거 정보가 제한적이었다. 많이 줄어들었다. 유권자는 갈증을 느꼈다. 갈증 해소의 길을 종편에서 찾았다. 종편도 적자 줄이면서 시청률 높이는 방법 찾다가 이게 된다고 착안했다. 양쪽 이해관계가 맞았다." 

- 발언에 제약은 없나. 
"그런 건 없다. 종편은 차라리 성향 갖고 나오기를 원한다. '너무 조지지 말라' 그런 말은 없다. '할 이야기 다 하라'는 주의다. 종편 나가서 발언하는 데 조심하고 그런 건 없다. '백분 토론' 나가면 점잖게 이야기하지만, 종편 나가면 각 세워서 이야기한다."

- 진행자들은 어떤가.  
"다 내부 기자들이다. 외부 사람들을 쓰는 경우도 가끔 있는데 진행자 따라서 논조 바뀌고 그러진 않는다. 종편이 발굴한 사람들은 시청률 높이는 쪽으로 질문 끌고 간다. 충실하게 해설하기보다는 재미있어 하는 주제로 끌고 간다." 

"'종편은 무조건 안 된다'로는 종편 제어 불가능" 

- 미국의 (폭스뉴스)(Fox News)처럼 된다는 우려도 있다. 
"어느 종편에 나갔는데, 성폭행 의혹이 불거졌던 김형태 의원 제수씨와 전화 연결을 했다. 생방송으로. 황당하더라. 물론 취재는 할 수 있는데, 생중계로 물어보는 내용이 완전 막장이었다. 앉아서 듣고 있으니 답답했다. 그런데 비슷한 상황을 여러 번 보면 익숙해지는 것이다. 이런 게 종편의 생존 전략이다. 

4개사 경쟁 치열하다. 느껴진다. 사실 4개사는 많다. 광고시장 자체가 넓어지지 않고 공중파에서도 안 넘어오니까. 파이가 늘어나야 나눠 먹는데 안 늘어나니까 경쟁이 치열해진다. 어떤 프로가 잘 된다고 해도 광고를 따로 주는 게 아니라 (방송사) 전체로 주니까 경영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다들 버텨야 한다. 살아남기 위해 경쟁해야 한다. 돈 있는 곳이야 물량공세 하겠지만, 없는 곳은 상대가 자빠질 때까지 버텨야 한다." 

- (썰전)에 대한 외부 평가가 좋다. 정부 관련해서 민감한 이야기도 꽤 많이 하던데? 
"신경 쓰지 말고 하라고 한다. 아직은 청와대나 그런 데서 간섭 안하는 것 같다. '아직'일지 '쭉'일지모르겠지만. 특히 조중동 종편은, '청와대가 어떻게 볼 것인가' 같은 고민은 전혀 안 한다. 보도에서 총량을 조절하는지 모르겠지만, 프로에 불러다놓고 '이 이야기하지 말라'는 건 없다. 적어도 종편에서는 외압을 느낀 적은 없다. 오히려 다른 방송에서는 외압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여당 관련 이야기 할 때 '아직은 의혹이다. 의혹 꼭 붙여달라'고 하는 경우는 있었다."  

- 앞으로 종편 어떻게 될 것 같나. 
"없어지면 안 된다(웃음). (종편 4사 사이에) 보이지 않는 경쟁을 매일같이 치르고 있다. 새벽같이 시청률 체크한다. 방송 논리로 가려면 시청률에 목매야 한다. 그런데 이 경쟁이 제가 볼 때는 광고시장 넓어지지 않는 이상 바뀌지 않을 것 같다. 힘든 상황 이어질 것이다.   

질적인 측면에서는, 예전에는 종편이 관심권 밖에 있어서 공정성, 선정성 따지지 않고 마음대로 했지만 이제는 관심권 안에 들어와서 견제 받을 것이다. 종편 역할이 커지면 커질수록 공정성과 형평성을 따지게 될 것이다. 당연한 대가라고 생각한다. 회사 내에서도 생겨날 테고 바깥 사회에서도 감시하면서 견제하는 작용 들어갈 것이다. 사회 시스템 안에서 움직일 것이다. 무조건 '종편은 안 된다'는 방식으로 종편 제어하기는 불가능하다." 

2013년 4월 22일 월요일

대선 개입 의혹, 국정원 넘어 경찰 수뇌부로 확산


이글은 프레시안 2013-04-21일자 기사 '대선 개입 의혹, 국정원 넘어 경찰 수뇌부로 확산'을 퍼왔습니다.

권은희 "경찰청으로부터도 압력 전화"…민주통합당 "박근혜 나서라"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수사 축소·은폐 의혹이경찰 윗선으로 확대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야 하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고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와 달리 새누리당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자칫 박근혜 정부에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관련 기사 : "경찰 상부, 국정원 정치 개입 사건 은폐·축소 지시")

경찰 수뇌부 압력이 있었다고 폭로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은 20일 한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서울지방경찰청뿐 아니라 경찰청으로부터도 (압력) 전화를 받았다"며 "경찰 고위 관계자가 수차례 전화를 걸어 '(국정원 직원) 김 모 씨의 불법 선거 운동 혐의를 떠올리게 하는 용어를 언론에 흘리지 말라'는 취지로 지침을 줬다"고 밝혔다.

권 전 과장은 "2월 4일 (댓글을 단 게 발각된) 김씨와 함께 댓글을 단 '참고인 이 모 씨'의 존재가 처음으로 드러났을 때도 경찰 상부로부터 주의를 받았다"며 "게다가 지난해 대선을 일주일 앞둔 12월 12일 민주통합당이 서울 수서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한 이후 수사 내내 서울청에서 지속해서 부당한 개입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 지난해 12월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서 권은희 수사과장이 '국정원 직원 불법선거 운동 혐의 의혹' 관련 수사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중간 수사 결과 넘겨받은 지 30분 만에 보도자료로 배포

대선을 사흘 앞둔 12월 16일 갑자기 발표된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중간 수사 결과가 일선 수사팀이 아닌 서울경찰청이 만든 수사 보고서에 근거했고, 수서경찰서는 이를 넘겨받은 지 30분 만에 보도자료로 언론사에 배포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과가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를 보면, 서울경찰청이 중간 수사 결과 보도자료의 핵심 내용을 작성한 것으로 나와 있다. 서울경찰청은 12월 13일 국정원 직원 김씨 에게 임의 제출받은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대한 분석작업을 16일 밤 9시 15분에 끝냈고, 이어 10시 30분에 '분석 결과 보고서'를 수서경찰서에 보냈다.

수서경찰서는 이 보고서를 넘겨받은 지 30분 만에 보고서 내용 그대로 긴급 보도자료를 내어 "국정원 여직원이 댓글을 게재한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서울경찰청이 하드디스크 분석 자료를 넘겨주지 않는 등 수사를 방해했다'는 권 전 과장의 증언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확인됐다. 서울경찰청은 국정원 직원 김 씨의 아이디와 닉네임이 담긴 '하드디스크 분석 자료'를 대선 하루 전날인 지난해 12월 18일 저녁 7시 35분에 수서경찰서에 넘겼다. '분석 결과 보고서'만 이틀 전인 12월 16일 수서경찰서에 보냈고, 수사에 필수적인 분석 자료는 즉시 넘기지 않은 것이다.

이에 권 전 과장 등 수사팀이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며 강하게 반발하자 서울경찰청은 마지못해 이틀 만에 넘겨줬다. 수사팀이 대선 이전에 추가 수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다 지나가 버린 뒤였다.

민주통합당 '총공세', 새누리당 '노심초사'

김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20일 논평을 통해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 과정에서 "서울경찰청과 경찰청 고위 관계자로부터 압력을 받았다"는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의 양심선언을 언급하며 "이제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이 아니라 국정원과 경찰 두 국가 권력 기관이 합작한 국기 문란 사건으로 확대 규정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민주통합당은 지난해 12월 16일 잘못되고 성급한 경찰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는 정치 경찰에 의한 중대한 범죄 행위라고 규정하고 지지부진한 경찰 수사가 크게 잘못됐다는 점을 수차례 지적한 바 있다"며 "하지만 경찰은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수사 지휘 체계에 배치하고서는 120여 일의 수사 기간 동안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보다는 진실을 조작하고 은폐하는 데 급급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경찰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는 그런 점에서 불법 선거 운동의 진실을 왜곡한 것은 물론 국민을 호도해 국가 기관이 거듭 선거에 개입한 행위"라며 경찰 역시 국정원과 마찬가지로 "국기 문란"을 저질렀다고 맹비난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물타기 작전'을 통해 국정원 사건을 무마하려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이철우 새누리당 원내 대변인은 19일 국회 정론관에서 "경찰과 검찰에서는 국정원 댓글 의혹은 물론이고 야당의 국정원 여직원 불법 감금, 인권 유린에 대해서 철저히 수사하길 당부한다"며 "공평성,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그 부분(불법 감금, 인권 유린)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이명박 정부에서 발생한 일이니 박근혜 정부와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나 자칫 불똥이 박근혜 정부에 튈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민주통합당은 당장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강기정 민주당 의원은 20일 오후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충남도당 정기 대의원 대회 합동 연설회에서 "(박 대통령은) 당장 사과하고, 이 사건이 어떻게 왜곡됐고 은폐됐는지, 얼마나 축소됐는지 철저한 수사를 공개적으로 지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은 우리 민주통합당이 성폭행범이나 하는 수법으로 김씨를 감금하고 인권 침해를 했다고 했지만 국정원 사건이 조작, 은폐, 축소됐다는 사실이 당시 수사과장이었던 권은희 과장의 폭로로 확인됐다"며 박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또, 강 의원은 "검찰 특별수사팀은 이 사건을 직접 주도한 국정원 국장과 축소·은폐를 주도했던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김기용 전 경찰청장을 즉각 소환 조사하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MB 정권 하에서 벌였던 정치 개입 사건들을 모두 파헤쳐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3년 4월 19일 금요일

민주통합당, 종편 출연 금지 해제만 하면 끝?


이글은 미디어스 2013-04-18일자 기사 '민주통합당, 종편 출연 금지 해제만 하면 끝?'을 퍼왔습니다.
언소주·민언련 “민주당, 종편 살리기에 앞장선 것”

민주통합당이 TV조선, JTBC, 채널A, MBN 등 종합편성채널에 출연하는 것으로 당론을 바꾼 것과 관련해 시민사회가 비판하고 나섰다.

▲ 4월 18일 민주당사 앞에서 언소주와 민언련이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통합당의 종편 출연을 규탄했다ⓒ미디어스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과 민주언론시민연합은 18일 오후 민주통합당 당사 앞에서 (민주통합당, 명분도 없는 종편 출연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당은 지난 1일 종편 출연 금지 당론을 해지했다. 그 후,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박지원 전 원내대표을 비롯해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종편 출연이 잦아졌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언련 박석운 공동대표는 “종편은 편파·불공정 방송을 자행하고 있고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 홍보방송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며 “시청률 0%에 한해 적자만 수백억 원에 달하고 있어 더 가면 종편은 조중동 족벌언론의 우환거리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석운 공동대표는 “종편을 자연적으로 도태하도록 두거나 이를 촉진해도 시원찮은데, 민주당은 국민의 뜻을 외면하고 출연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종편 살리기에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민주당은 종편의 방송법상 부당한 특혜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석운 공동대표는 “특히, 민주당이 기존 당론을 바꾸면서 국민들과 전혀 소통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지금 종편 살리기에 몸을 대주고 있지만, 종편이 갑의 위치가 된다면 ‘정치인 후리기’에 속절없이 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언소주 권민수 대표는 “민주당은 국민들과 함께 종편의 근거가 된 미디어법 반대 운동을 같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종편 출연금지 당론을 폐지했다”며 “그것도 모자라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종편에서 후보자 토론회까지 했다. 국민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민주당 의원들이 종편에 출연함으로써 종편이 (방송의)구색을 갖추는 기회가 될 뿐 아니라 생존과 특혜의 명분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종편은 미디어계의 4대강 사업이나 다름없다”며 “종편 출범 전 이명박 정권과 새누리당은 방송시장 규모 1조6천억 원 성장, 생산유발효과 2조9천억 원, 취업 유발 효과 2만1천명이라고 떠들어댔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종편 출범 후, 13개월 동안 취업유발은 예상의 10%에도 못 미치는 2000명, 생산유발 효과는커녕 4개 종편4사 합쳐 3213억 누적손실로 자본금의 21%가 잠식됐다. 또, 의무재송신과 지상파와 비슷한 위치의 10번 대의 채널배정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은 0%대”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퇴출해야할 종편 살리기에 동참하려는 민주당은 마치 4대강 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되살리자는 것과 같다. 정신 차리라”고 쓴 소리를 던졌다.

▲ 이날 기자회견에서 언소주와 민언련은 '국민회초리'라고 쓰인 회초리로 민주통합당을 때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미디어스


민주통합당, 종편의 출연금지 빗장은 풀었지만 ‘종편 특혜’ 해소 대안은…

민주통합당의 종편 출연과 별개로 ‘종편특혜’에 대해서 어떠한 대응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민주당 정대철 상임고문은 지난 1월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에서 “종편회사에 저항 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며 “종편 정책에 대해서 정부가 잘못한 것에 저항해야 한다”고 종편 출연 찬성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종편 정책’에 대한 저항은 민주당에서는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민주통합당 배재정 의원(비대위원)이 종편의 대표적 특혜로 꼽히는 △의무재전송 △편성 △광고(중간광고 등) △광고직접영업 등의 특혜를 제거하기 위해 법안을 준비했지만 동참하는 의원이 적어 발의까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법안발의 참여를 꺼리는 민주통합당 의원들의 반응은 “실효성이 없다”, “개개인이 (법안에) 도장을 찍게 되면 조중동 종편 애들이 가만히 두겠냐. 부담스럽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지방선거에 나갈 의원들의 경우에는 ‘종편을 건들면 힘들어진다’며 고사했다고 한다.
민주통합당 한 관계자는 “언론을 규제하자는 법안에 대해서는 어떤 내용이든 민감해지기 마련”이라며 “이 같은 법은 최소한 당론으로 많은 의원들이 참여하거나 당 대표들이 나서는 게 맞다”고 말했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2013년 4월 3일 수요일

국정원 거짓말에 철저히 농락당한 국회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4-03일자 기사 '국정원 거짓말에 철저히 농락당한 국회'를 퍼왔습니다.
[추적] 2012년 인터넷 댓글 공작 의혹 터진 이후 벌어진 국정원과 국회의 설전
▲ 경찰 협조 요청 거부하는 국정원 직원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직원 인터넷 불법선거운동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역삼동 한 오피스텔에서 지난해 12월 11일 오후 수서경찰서 권은희 수사과장이 "문을 열어 달라"며 협조를 요청하고 있으나, 안에 있는 국정원 여직원이 문을 잠근 채 협조를 거부하고 있다. ⓒ 권우성


대선일을 8일 앞둔 지난 2012년 12월 1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S오피스텔 6층이 평소와 달리 시끌벅적거렸다. 민주통합당은 이곳에서 국정원 소속 여직원이 '인터넷 댓글 달기'를 통해 불법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경찰과 선관위 직원들이 출동하면서 S오피스텔은 대선을 통틀어 '가장 민감한 현장'으로 떠올랐다. 당시 기자는 '국정원 직원'으로 추정되는 김아무개씨를 만나 이렇게 물었다. 

- 오늘 오전에 내곡동에 있는 국정원에 갔다오지 않았나. 
"그런 적 없다." 

- 국정원 직원이 맞지 않나?  
"아니다." 

이후 김씨는 말문을 닫았다. 하지만 2시간여 뒤인 오후 9시 40분께 김씨의 신분은 국정원 직원으로 최종 확인됐다. 국정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당 측이 주장하는 역삼동 오피스텔은 국정원 직원의 개인거주지"라며 "명백한 증거도 없이 개인의 사적공간을 무단 진입해 정치적 댓글 활동 운운한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의 '불법선거운동' 주장에 '인권 침해'로 맞선 것이다.  

이어 12일과 13일 연달아 국회 정보위가 열렸다. 하지만 국정원은 김씨의 신분만 확인해주었을 뿐 인터넷 댓글 공작을 통한 국내정치 개입 의혹은 전면 부인했다. 국가정보기관으로서 '정치적 중립성'을 지켰다는 주장이지만, 이는 이후 언론과 정치권의 추적으로 허물어졌다.     

"집권여당한테도 고발당하는데 대선개입은 어불성설"

'인터넷 댓글 공작'과 관련한 제보는 지난 2012년 10월부터 민주통합당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제보의 핵심은 "국정원이 국내심리전단을 운영하면서 PC방을 이용하거나 별도사무실을 통해 인터넷에 댓글을 단다"는 것이었다.

같은 해 10월 국정원 국정감사에서 유인태 민주통합당 의원은 "대북심리정보국 3개팀 70여 명이 (인터넷 댓글 달기) 작업을 한다는 제보가 있는데 사실이냐?"고 물었다. 하지만 원세훈 원장과 민아무개 심리전단장(심리정보국장)은 "없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이로부터 2개월 뒤인 12월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씨를 둘러싸고 '인터넷 댓글 공작' 의혹이 다시 불거졌다. 국회는 12월 12일과 13일 연달아 국회 정보위를 소집했고, 관련 의혹을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원세훈 원장이 참석하지 않은 12월 12일 국회 정보위에서 민주통합당 소속 A의원이 "지난 11월 말에 심리정보단이 (심리정보)국으로 격상됐느냐?" "(심리정보국 직원들에게) 노트북을 지급했느냐?" 등을 물었다. 하지만 남주홍 제1차장은 "대면보고하겠다" "저는 알지 못하는 사실이다" 등의 답변으로 피해갔다 

이에 또다른 민주통합당 소속 B의원이 "(심리정보국의 직제, 인원, 노트북 지급여부 등을) 확인할 수 없다면서 (국정원이 12월 11일 오후 9시 40분께 낸) 보도자료는 신뢰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져물었다. 그러자 남주홍 제1차장이 이렇게 답변했다.

"(민주당에) 법적 대응하겠다는 것이 (국정원의) 공식 입장이다. 억울한 부분이 있고, (NLL 대화록건으로) 집권여당한테도 고발당하고 있는 상황인데 대선에 개입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국정원이 지난 2012년 11월 제3차장 산하 심리전단을 심리정보국으로 확대·개편해 3개팀 70여 명을 동원해 인터넷에 댓글을 달았다는 민주통합당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이러한 국정원의 대응기조는 다음날(12월 13일) 열린 국회 정보위에서도 되풀이됐다. 

"국정원이 정치적 중립을 지켜왔다고 확신한다"

▲ 마이크 뿌리치는 국정원 직원 불법 선거운동 의혹을 받고 있는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씨가 지난 1월 4일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수서경찰서에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


민주통합당 소속 C의원이 국정원 직원 김씨의 신상을 차근차근 확인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지난 2008년 1월에 입사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유명사립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뒤 국정원의 전산직으로 입사했다가 심리정보국으로 부서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명 제3차장은 "(김씨가) 심리전단 소속인 것은 맞다"면서도 '김씨의 임무가 (심리정보국 산하) 1·2·3팀 소관이냐?'는 C의원의 질문에 "임무기능을 밝힐 수 없다"고 답변했다. 

C의원은 "국정원 내부에서 댓글을 달거나 이메일을 송·수신하는 데 제약이 있어서 댓글 공작을 했다면 PC방일 가능성이 있지 않나?"라고 캐물었다. 하지만 이종명 제3차장은 "댓글 공작이라면 그 자체가 틀린 것이기 때문에 답변드리기 곤란하다"고 피해갔다.   

이어 A의원이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김씨의 행적이 파악됐냐?"고 물었다. 김씨가 근무시간에 S오피스텔 6층에 머물렀던 대목을 찌른 것이다. 이에 이종명 제3차장은 "파악이 안됐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A의원이 "(그렇게 파악이 안됐다면) 여론조작용 댓글이 달렸는지 안달렸는지 어떻게 아냐?"고 추궁했고,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저희들은 확신한다. 원장이나 저나 심리전단장이나 시종일관 정치적인 중립을 유지해왔다. 그리고 절대 (선거 등 국내정치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게 확정되어 있다."

김씨의 행적이 파악되지 않았다고 답변했던 이종명 제3차장은 '해당직원이 특정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인터넷에 남긴 적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나?'라는 B의원의 질문에는 "확인했다"고 답변했다. 행적은 파악하지 못했는데 인터넷 댓글 공작은 없었다는 모순된 태도다. 

이날 국회 정보위에서는 심리정보국 소속 직원들이 내부감찰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통합당 소속 D의원은 "(심리정보국 산하) 1·2·3팀 소속 요원들이 트렁크 수색에 시달렸다고 한다"고 하자 심리전단장(국정원쪽 표현)은 "소관사항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전직 국정원 직원은 지난해 12월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해당 직원들의 차 트렁크를 수색하는 과정('보안조사')에서 (인터넷 댓글 달기를 지시한) 작업 지시서가 나왔다"며 "보안규칙을 위배한 것인데 부서장 경고에서 그치고 중징계는 안 한 걸로 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켕길 게 있다, 없다는 저희도 열어봐야 안다"

새누리당은 질타하면서도 국정원 방어에 나섰다. E의원은 "국정원이 대선개입을 위해 여론조작한 일이 전혀 없냐?"고 물었고, 원세훈 원장은 "없다"고 답했다. 이어 E의원이 "사실무근이면 문재인 후보측이 정권획득을 위해 선거조작 내지는 선거공작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야당을 겨냥했고, 원세훈 원장도 "거기에 법적으로 조치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흥미로운 질문과 대답이 오갔다.

E의원 "켕길 게 없으니까 다 내준 거네요."
이종명 제3차장 "켕길 게 있다, 없다는 저희도 열어봐야 안다."

국정원이 야당에서 제기한 '인터넷 댓글 공작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다는 점에서 좀 이례적인 답변이다. 그런 분위기를 감지했는지 E의원으로부터 '센 발언'이 나왔다.

"민주당과 국정원, 둘 중 하나는 거짓말하고 있다. 둘 중 하나는 (그에)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 국정원 조직의 존폐까지 논의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한치의 의혹이 남아 있지 않게 명명백백하게 하라. 문 후보측의 곡학아세였다면 국민을 기망하고 국가기관을 마비시킨 선거공작에 책임져야 한다."

새누리당 소속 F의원은 원세훈 원장 등을 향해 '내부제보자 색출'을 주문했다. 그는 "내부제보자 있냐, 없냐? 조사했느냐?"라고 추궁했고, 원세훈 원장은 "아직은 (내부제보자가) 특정되지 않는다"라고 답변했다. 그는 원 원장에게 "(김씨는) 성실한 직원이냐?"는 엉뚱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G의원도 "어떤 경위로 (야당에서 주장하는 내용이) 바깥으로 알려졌는지 빨리 밝히고 책임자를 확실하게 문책하라"고 주문했다. 특히 그는 "왜 민주당 사람들한테 노출되느냐?"고 질타했고, 결국 이종명 제3차장이 고개를 숙였다. 

"책임을 통감한다. 국정원 직원이 누구를 미행한 것이 아니고, 저희 직원들이 그런 부분에 대해서 미행을 당하고…."

야당 의원들이 근무시간 오피스텔에 머물렀던 김씨의 행적을 계속 물고넘어지자 여당 의원들은 '다양한 근무형태 가능성'을 언급하며 국정원 엄호에 나섰다. 새누리당 소속 G의원이 그랬다.

G의원 "24시간 체계, 근무형태, 시간 등이 다양할 수 있지 않나?
이종명 제3차장 "24시간 체계이고, (근무형태와 시간 등이) 다양하다."

G의원 "(심리정보국 직원들이) 내근이냐 외근이냐?"
이종명 제3차장 "수시로 바뀐다."

"여론흐름 파악하지만 거기에 국내정치는 없다"

▲ 진선미 의원, "원세훈 원장, 불법적으로 여론조작 시도" 문건 공개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3월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 재임기간 중 불법적으로 여론조작에 개입하려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하며 국정원 내부 문건을 공개하고 있다. ⓒ 유성호


여당 의원들의 엄호에도 불구하고 야당 의원들의 공세는 계속 됐다. 민주통합당 소속 A의원은 "여론의 흐름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파악해 보고서를 작성하고 오전 11~12시에 상부에 보고한 뒤 다른 미션을 받아 (국정원에서) 점심을 먹고 나와서 업무를 처리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그러자 이종명 제3차장이 국내정치 개입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는 '여론 흐름 파악'이라는 표현에 이의를 제기했다.

"(국정원이) 여론의 흐름을 파악한다는 것은 저희들이 하고 있는 업무의 성격을 규정하는 데 적절치 않다."

A의원은 "광범위하게 여론을 수집하려면 SNS에서 어떤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지 봐야 하는데 국정원 안에서는 이를 차단하기 때문에 제3의 장소에서 정보를 수집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종명 제3차장이 "정보수집 활동의 근본은 비노출 간접활동이다"라면서 흥미로운 답변을 내놓았다. 

"옛날의 업무환경이 이제 사이버영역으로 바뀌었으니까 사이버에 관련된 업무를 비노출 간접활동의 일환으로 외부에서 활동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국정원) 업무의 성격을 이해해 달라."

'비노출 간접활동'이라는 기본원칙을 유지하면서 외부에서 인터넷을 이용해 다양한 정보수집 활동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얘기의 연장선상에서 "(사이버상에서) 여론의 흐름을 파악하고"라는 발언이 이종명 제3차장의 입에서 나왔다. 발언의 위험성을 인지한 새누리당 소속의 G의원이 "거기서 여론은 대북첩보의 일환이죠?"라고 물었고, 이 차장도 "그렇다"고 수습하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그 여론에는 국내정치라든가 그런 것은 일체 없다. 오해 있으면 안된다."

하지만 이종명 차장은 국정원이 인터넷상에서 파악하는 '여론'이 어떤 것인지는 끝내 설명하지 않았다. 국내상황을 상대로 한 심리전을 벌이거나 선거 등 국내정치에 개입하는 활동을 절대 하지 않는다는 기존 주장만 되풀이했다.

"인터넷에서 여론을 파악하는 게 간첩잡는 행위?"

그로부터 두 달이 흐른 뒤인 올해 2월 12일 다시 국회 정보위가 열렸다. 국정원 직원인 김씨가 인터넷 커뮤니티인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 접속해 4대강 사업과 MB의 해외순방 등을 홍보하는 댓글을 단 사실이 확인된 직후였다.

야당 의원들이 이러한 사실을 지적하자 원세훈 국정원장은 "인터넷 댓글 달기는 국정원 직원의 본업이 아니다"라며 "그것이 본업이었다면 직무태만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민주통합당 소속 A의원은 "4대강과 해군기지에 달린 댓글에 찬반을 표시하는 것이 국정원의 일상업무이고 간첩을 잡는 일인가?"라고 반박했다. 

"어떻게 각종 사이트에 들어가 정보의 흐름을 파악해 그곳에 흔적을 남기는 일이 간첩을 잡는 행위란 말인가?"

원세훈 원장은 "이상한 것이 들어와 있는지 사이트에 들어가서 (살펴)보는 것은 국정원의 일이다"라며 "하지만 댓글을 달거나 (찬반 표시에) 클릭을 하는 것은 국정원의 기본 업무가 아니다"라고 거듭 주장했다. 

또한 A의원은 김씨의 인터넷 댓글 달기 작업을 도와준 일명 '고시촌남'의 신분에도 의혹을 제기했다. 국정원과 관련있는 인물이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종명 제3차장은 "김씨로부터 보고받기로는 알바는 없었다"며 "알바를 고용할 수도 없다"고 답변했다. 

원세훈 원장은 "국기문란사건"이라는 한 야당 의원 지적에 "(재직한 지) 4년 됐는데 (국내)정치개입은 생각해본 적도 없고 그런 일을 할 직원들도 없다"며 "경찰, 검찰에서 수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문제가 있으면 조치하겠지만 국정원 차원에서 그런 일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은 인터넷 댓글 공작 의혹이 나온 이후 줄곧 국회 정보위나 보도자료 등을 통해 "
국내정치 개입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씨가 인터넷에 댓글을 달거나 찬반을 표시한 것은 "대북심리전의 일환"이라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주장까지 내놓았다. 하지만 최근 25건의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원세훈 지시사항')이 공개되면서 국정원의 국내정치 개입 의혹은 더욱 짙어졌다. 

원세훈 지시사항에 적시된 것처럼, 세종시와 4대강, 한미FTA 등 주요 현안에 국정원이 개입할 것을 주문하거나 '젊은 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종부세력의 사이버활동에 선제적으로 대처하는 것을 통해 여론조작을 지시하는 것이 국정원의 고유업무는 아니다. 그런데도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 답변을 통해 국정원 고유업무에서 벗어난 일을 하지 않았으며, 정치적 중립을 지켰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마저 농락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구영식(ysk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