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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22일 금요일

"모든 것이 미국에 지배돼 있다는 시각에서 자유로워져야"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6-22일자 기사 '"모든 것이 미국에 지배돼 있다는 시각에서 자유로워져야"'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천호선 통합진보당 최고위원 후보

천호선 통합진보당 최고위원 후보는 출마를 선언하며 "당을 과감하게 혁신하고 현대적 진보정당으로 재창당하겠다"고 밝혔다. 5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 선거에는 6명이 출마한 상태기 때문에 국민참여당 출신인 천 후보는 당선이 유력하다. 1위가 유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천 후보는 20일 (민중의소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현대적 진보정당'을 위해 "진보의 가치를 계승하되 근대의 시각에서 벗어나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승빈 기자 천호선 통합진보당 최고위원 후보

천 후보는 한미문제와 관련 "미국이 패권적인 측면이 있고 한국이 예속적인 측면이 있는 것은 맞지만, 한국사회의 모든 것이 미국에 지배돼 있다고 보는 시각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통일문제와 관련해서는 "당 내에 통일지상주의가 있다"며 "무슨 통일이든지 좋다고 하면서 북을 통일의 대상으로만 보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일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일관되게 평화적인 방법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핵문제 등에 대한 당의 입장 변화를 예상케하는 대목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애국가 문제에 대해서는 "진보적 가치에 동의하는 국민이 통합진보당에 가입하는 것이 제도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며 "핵심적인 문제는 아니지만 그런 제도나 문화 중에서 상징적인 이슈가 됐다"고 설명했다.

천호선 후보는 진상조사보고서가 부실하고 정치적 의도가 담긴 것이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서는 "진상조사보고서가 부족한 부분이 있고 틀린 부분도 있다"면서도 "조준호 위원장이 특정정파를 몰아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주장은 잘못된 설정"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패권주의를 막겠다는 공약과 관련 "다수가 아닌 집단이 다수를 장악하고 있는 문제가 더 심각한 문제"라며 "특정 정파가 실제 받고 있는 지지보다 더 큰 권력을 행사하는 구조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이번 '통합진보당 사태'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를 빼놓고 이번 선거를 얘기하기 힘들다. 사태의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일단 선의의 측면에서 보자면, 진보정당 내에서는 더 많은 당원들이 투표할 수 있도록 하고 당원들의 의사를 반영하겠다는 선의에서 출발한 관행이 있었다. 이동투표소라든지 대리투표라든지 하는 것이 그런 것이다. 그러나 이는 현재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관행과 제도다. 독재시절 운동권 문화, 달리 달하자면 '우리가 지향하는 것이 선이기 때문에 일정 정도 절차의 하자는 유보하거나 무시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던 것 같다.

정파의 문제도 있는데, 정책과 노선을 가진 정파는 당연히 바람직하다. 하지만 운동권의 연고를 통해 형성된 정파가 권력 강화를 주된 목표로 하게 되면서 패권적인 모습을 보인 측면이 있다. -진상조사위원회의 언론을 통한 일방적인 발표가 문제를 키웠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그런 인식과 관련해 사실관계의 조정이 필요하다. 진상조사보고서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틀린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한 가지 집고 넘어가야 되는 점이 있다. 조준호 위원장 등이 불순한 동기를 가지고 근거도 없는 부정부실의 사례를 나열해서 대표단에 보고도 안하고 발표했다는 인식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조준호 위원장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혁신해야겠다는 문제의식을 분명히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특정정파를 몰아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주장은 잘못된 설정이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수사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조사할 시간도 여력도 없었다. 올라온 자료들을 보고 추정하는 거다. 그 중에는 분명한 부실 사례, 분명한 부정으로 의심되는 사례, 부정인지 아닌지 검토해 봐야하는 사례가 섞여 있었다. 제가 알기로는 구두로 그 내용이 수차례 대표단에 보고됐다. 그리고 이정희 대표가 앞장서서 있는 그대로 공개하라고 했다. 제가 청와대에 있을 때도 그랬지만, 한두 개가 미진하다고 해서 그걸 빼버리면 은폐의혹이 된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 발표하라는 이정희 대표를 포함한 대표단의 판단은 틀리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보고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는 부분은 진상조사위의 책임은 아니라고 본다. 

거꾸로, 있는 그대로 발표하라는 대표단의 뜻이 확실하지 않은 것을 발표하라는 것으로 해석돼서는 안됐다. 진상조사위는 시비를 줄이려면 부정으로 의심되는 사례나 확인해봐야 하는 사례는 빼야 했다. 

따라서 대표단과 진상조사위가 공동의 책임이 있다. 진상조사보고서에 일부 불확실하거나 부정확하고 잘못된 부분이 있는 것은 진상조사위와 대표단 공동의 책임이지 진상조사위가 대표단을 무시하고 발표했기 때문은 아니다. 진상조사위가 대표단을 무시하고 불복종한 것처럼 또는 고의적으로 보고하지 않은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그리고, 부실과 부정의 개념도 잘 정리해야 된다. 부실과 부정의 구별이 그렇게 딱 나눠지지는 않는다. 부실하게 관리됐고 부정의 의혹이 제기되면 총체적 부정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저는 총체적 부실과 상당한 부정이라고 표현한다.

ⓒ이승빈 기자 천호선 통합진보당 최고위원 후보

-대표단과 진상조사위는 진상조사보고서 발표 이후의 파장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을까. 큰 파장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라면 매 맞을 준비라도 하고 발표했어야 하지 않았을까.워낙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그럴 때는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알리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공동대표단 사이에 신뢰에 기반을 둔 협의가 있었어야 되는데, 그렇지 못했다. 대표들이 이 문제의 파장을 예상하고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에 대해서 머리를 맞댈 분위기도 아니었고 만들어내지도 못했다. 어떻게 수습해나갈 것인지 대표단이 현명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비례대표 사퇴문제에 대해 "함께 책임지는 것만이 바른 길"이라고 주장했는데, 이는 사실상 특정 정파에게 요구하는 모양새가 됐다는 평이 있다. 또한 토론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다. 토론과 설득이 부족했다는 지적은 맞지만 그 원인이 어디에 있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그런 얘기를 할 수 있을 만큼 그동안 서로가 신뢰를 쌓기 위해 최선을 다했느냐라는 문제가 있다. 12월 통합 이후 선거때까지 몇 개월 동안 서로간의 신뢰가 무너지는 과정이 있었다.

또한 이 문제는 사안의 성격상 신속해야 한다. 예를 들면, 디도스 공격사건이 일어났을 때 최구식 의원이 관계됐다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새누리당은 최 의원을 밀어냈다. 정치는 이런 것이다. 우리끼리 앉아서 검증이 될 때까지 삼개월 사개월 기다리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다른 정당은 모르겠지만 진보정당이라면 진실을 밝히는 데 힘을 쏟고 한 명의 당원이라도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이건 재판이 아니라 정치다. 통합진보당의 부실부정 사태가 발생해 대중들에게 알려지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미 희생됐다. 보고서에 직접 관련된 사람의 명예도 중요하지만 훨씬 많은 사람들의 명예가 이미 실추된 상황이 있었다. 이를 회복하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했던 것이다.-비례대표 사퇴 문제와 관련해, 이석기 의원은 당원총투표를 제안했었다. 당원들이 뽑았으니 당원들에게 물어봐야 된다는 것이었고, 사퇴하려고 해도 명분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도 있었다.당원들에 의해서 뽑힌 비례후보가 사퇴를 하려면 당원들의 의사를 들어야 한다는 것까지는 맞다. 그런데 이건 당원들에 의해서 결정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도자의 책임 문제다.

당원총투표를 한다면 4가지 경우가 발생한다. 압도적인 차이로 제명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결과가 나오는 경우, 근소한 차이로 제명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경우가 있다.

압도적인 차이로 제명에 반대하는 결과가 나오면 국민들이 뭐라고 하건 그냥 그대로 안고가야 되나. 반대로 압도적인 차이로 제명에 찬성하는 경우가 나오면, 당원 전체에 의해서 규정받고 사퇴하는 것이 이석기, 김재연 의원에게 명예스러운 것인가.

근소한 차이로 당원들이 제명에 반대하는 결과가 나오면 국민들에게 5% 차이를 말하면서 우리는 계속 가기로 했다고 해야 되나. 또한 5% 차이로 제명에 찬성하는 결과가 나오면 당사자들이 흔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겠나. 

4가지 경우 모두 당과 당사자들에게 최악이다. 국민들에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아니고 당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아닌 게 된다. 당원총투표는 정치적이지 않은 방식이다. 국민을 무시하는 방식이고 진정한 명예 회복 방식도 아니다. 당원 총투표는 일부 일리가 있지만, 당의 신뢰를 회복할 수가 없다. 당원들의 위임을 받은 정치인답게 당원들의 의사를 참고는 하되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정치다. -천 후보는 중앙위의 결정을 실행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애초 중앙위라는 대의 기구는 통합주체들이 과도기적 상황에서 합의정신에 기초해 만든 것이다. 이 중앙위에서 다수결이라는 의사결정을 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예를 들어 부동산 계약을 했을 때 집주인과 월세 사는 사람이 실제보다 비싸게 계약했다고 하자. 그러면 월세 사는 사람은 억울할 수 있다. 하지만 계약은 성립한 것이다. 

그런 상황을 문제 삼아 대의기구를 인정하지 않게 되면 모든 약속은 성립하지 않는 게 된다. 그렇게 되면 과도기에서 어떻게 운영을 할 수 있겠나. 55:30:15라는 지분구조가 합리적인가에 대한 논란은 당연히 있지만, 과도기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나온 일종의 약속이고 불가피한 것이었다. 그런 주장에 근거해 대의기구의 결정이 근거가 취약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이승빈 기자 천호선 통합진보당 최고위원 후보
-첫 번째 공약이 패권주의에 맞서 민주주의를 확립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패권주의라는 것이 무엇인가.다수가 소수의 의견을 충분히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이 패권주의의 한 형태다. 그런데 다수가 아닌 집단이 다수를 장악하고 있는 문제도 패권주의라고 할 수 있다. 이게 더 심각한 문제다.

사실 정파에 대한 소속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소수다. 그런데 정파가 어떤 정책을 가지고 있고 어떻게 구성돼 있으며 의사결정을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 정파의 영향력 아래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대의기구에서는 단 한 표가 많아도 다수를 차지하게 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특정 정파가 실제 받고 있는 지지보다 더 큰 권력을 행사하는 구조가 있었다고 본다.

공개적이고 정책과 노선 중심의 정파가 지지를 받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권파는 일정한 노선적 경향성은 있지만 운동적 연고에 의해서 움직이고 의사결정이 투명하지 않다고 본다. 자신의 중장기적 전망 그리고 당장의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내놓지 않는 정파가 연고와 인맥에 기반해 당의 다수를 장악해 일방적으로 이끌어나가게 되면, 이는 패권주의다.-지금은 혁신비대위 측이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이건 패권주의가 아닌가.다수가 일정한 기간내에 처리해야 될 의제를 충분한 토론의 기회를 주고 나서 다수결로 결정할 때, 이것을 패권주의라고 할 수 있나. 

그간의 과정에서 중앙위와 전국운영위에서 충분히 토론과 의사개진을 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전국운영위를 막은 것은 일부 대학생과 당원들이었다. 중앙위에서도 참여계 중앙위원 교체문제 등에 대해 설명을 할 만큼 했다. 당권파가 하려는 얘기를 막은 적이 없다. 수차례 해명을 하고 몇 시간을 기다렸다. 소수의 의견이 무엇인지 운영위원이나 중앙위원 국민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충분히 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서 표결을 하려 했는데, 이 표결을 폭력으로 막았다.-혁신비대위에 참여했던 인사들이 이번 선거에 출마한 것을 두고 '심판이 선수로 나섰다'는 비판여론이 있다.혁신파가 당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지도자를 충분히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새로운 지도부는 기존의 진보정당을 해오던 분이나 노동운동을 해오던 분들 중에서 혁신의지와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혁신비대위가 아닌 곳에서는 그런 사람을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유시민 전 대표나 제가 나갈 수도 없다. 심상정 의원이나 강기갑 비대위원장이 나설 수밖에 없는 현실이 있다. 

그런데, 강기갑 위원장이 차기 대표를 할 생각을 가지고 비대위원장을 했겠나. 혁신파가 기존 민노당 출신 당원들 지지도 얻고 혁신을 추진할 수도 있고 승산도 있는 인물을 많이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비판은 맞을지 모른다. 그러나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중립을 지키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출마를 선언하면서 "현대적 진보정당으로 재창당하겠다"고 했다. 현대적 진보정당이란 무엇인가.진보의 가치와 노선, 사회를 어떤 방향으로 개혁할 것인가라는 개혁의 방법론 등과 관련해, 근대적 시각과 한계에 머물러 있는 대목들이 있다. 이 부분을 털어내고 21세기 대한민국의 현실과 독특한 과제에 맞게 진보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새롭게 정립하겠다는 의미다.-"진보의 가치를 계승하되 근대의 시각에서 벗어나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구체적으로 보자면 자주의 문제부터 보자. 한미관계에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군사적인 측면에서 예속적인 것은 맞다. 하지만 제국주의 시대에 있었던 제국과 식민지의 관계와는 다르다. 그런데 한국사회의 모든 것은 미국에 지배돼 있다고 얘기하는 이들이 있다. 그런 시각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미국이 패권적인 측면이 있고 우리가 예속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식민시대의 제국과의 관계로 보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통일의 문제를 보면, 당 내에 통일지상주의가 있다. 북과의 문제는 UN에 가입해있는 국가 대 국가의 측면이 있고, 민족구성원으로서 통일의 대상으로서의 측면이 있다. 두 면을 동시에 봐야 한다. 그런데 무슨 통일이든지 좋다고 하면서 북을 통일의 대상으로만 보는 관점이 있다. 이런 것은 바꿔야 한다.

남북간의 관계에서 긴장적인 요소와 대립적인 요소, 군사적인 측면을 소홀히 보는 것도 바꿔야 한다. 통일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일관되게 평화적인 방법을 취해야 한다. 그래야 통일이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민족구성원을 통일의 대상으로만 보면서 북한 사람들의 생존과 인권문제 등을 소홀히 하거나 뒤로 미뤘던 관점도 극복해야 한다.

ⓒ이승빈 기자 천호선 통합진보당 최고위원 후보

-"정당이나 정부가 앞장서서 대화의 상대인 북한을 공격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을 뿐 아니라 무모하고 무책임한 일"이라고 했다. 반면 "정당은 국민의 질문에 답할 의무가 있다. 북핵과 인권, 그리고 세습에 대해 반대와 비판의 입장을 분명히 하겠다"고도 했다. 국민에게 답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언론을 통해서 입장을 밝히는 형태가 된다. 결과적으로 별 차이가 없는 것 아닌가.정당이나 정치인이 입장을 표명하는 것과 공식적 입장을 내는 것이 큰 차이가 없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형식의 차이가 있다. 지속적이고 공격적으로 반북활동을 전개하는 것과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 그 표현의 정도도 새누리당과 민주당, 우리 당이 틀릴 것이다. -"국가를 받아들이고 존중을 표하는 의례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애국가 문제가 왜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돼버린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애국가 문제는 핵심적인 문제는 아니지만 상징적인 문제다. 진보적 가치에 동의하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통합진보당에 가입하는 것이 제도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 제도나 문화 중에서 상징적 이슈가 되어버린 것이 국민의례 문제다. 

참여당 출신 당원들이 불편해할 정도면 다른 국민들도 굉장히 불편해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의례를 안할 수도 있다. 정파를 막론하고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고, 정당행사에서 시도때도 없이 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거꾸로 민중의례를 굉장히 불편해하는 사람도 많다. 아무것도 안했다면 쟁점이 없었을텐데 민중의례로 대체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되냐는 문제의식이 생긴 것이다.

그리고 적어도 젊은 사람들은 이론가들의 분석과 달리 국가를 부르는 것을 국가주의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국가에 대한 충성이라기보다는 민족공동체 또는 조국에 대한 애정과 사랑을 표명하는 상징으로 이미 자리를 잡았다. 그렇다면 아주 공식적인 자리에서 국민의례를 그대로 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애정과 존중을 표시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정성일 기자 soultrane@vop.co.kr

2012년 5월 30일 수요일

[사설] 이 대통령, 여당 선거운동에 작심하고 나섰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5-29일자 사설 '[사설] 이 대통령, 여당 선거운동에 작심하고 나섰나'를 퍼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연설은 민감한 현안 피해가기로 유명하다. 국민이 궁금하게 여기는 관심사를 허심탄회하게 설명하고 국민과 소통하는 계기로 활용한 기억은 거의 없다. 이 대통령이 엊그제 91차 라디오연설에서 뜬금없이 ‘종북주의’ 문제를 들고나온 것 역시 마찬가지다. 이 대통령의 얄팍한 현실인식과 속보이는 국정운영 방식이 다시 한번 확인된 연설이다.
이 대통령이 그동안 사용하지 않던 종북주의라는 말을 처음으로 언급하고 나선 것은 최근의 통합진보당 경선 부정 파문이 계기가 됐음은 물론이다. 요즘 몇몇 보수언론이 대대적으로 색깔론 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도 라디오연설 주제를 정하는 데 참고했을 것이다. 보수언론의 구미에 맞는 연설을 함으로써 친여매체들한테서도 점차 존재감이 희미해지는 ‘레임덕 대통령’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통합진보당 사태를 종북주의의 문제로 몰아가는 것은 매우 불순한 정치적 의도를 담고 있다. 진보진영 전체에 친북·종북의 색깔을 덧씌움으로써 올해 대선 구도를 여권에 유리하게 이끌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이런 정치공학적 맥락을 이 대통령이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종북주의를 들고나온 것은 대선 공정 관리라는 대통령의 막중한 책임 따위는 안중에 없다는 얘기다. 검찰의 통합진보당 수사가 논란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수사 가이드라인’으로 여겨질 수 있는 발언을 한 것도 부적절하기 짝이 없다.
더욱 쓴웃음이 나오는 것은 이 대통령이 국정운영 실패를 모두 종북주의자 탓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에도 좌파세력이 발목을 잡아 국정운영을 못한다는 말을 줄곧 해왔는데 이제는 한술 더 떠서 종북세력에 화살을 돌리고 나섰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실패는 자신의 무능과 정책 잘못 때문이지 남 탓을 할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정부 발표를 믿지 않는 국민은 무조건 종북좌파라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로 국정운영에 임하니 나라가 제대로 돌아갈 리 없는 것이다.
지금 이 대통령은 공안몰이에 정신을 팔 때가 아니다. 통합진보당 사태가 시끄럽다고 해서 국민이 대통령 측근 비리와 이들의 국정농단 사태를 잊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 대통령이 정작 라디오연설을 통해 국민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은 종북세력 문제가 아니라 현 정권의 부패와 무능이다. 국민적 관심사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계속 딴소리만 할 요량이면 라디오연설을 아예 중단하기 바란다.

2012년 5월 20일 일요일

[사설]당권파, 스스로 ‘진보 정당’ 이름을 거두려는가


이글은 경향신문 2012-05-18일자 사설 '[사설]당권파, 스스로 ‘진보 정당’ 이름을 거두려는가'를 퍼왔습니다.
민주노총이 엊그제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통합진보당에 대한 조건부 지지 철회를 결정했다. 진보당이 얼마전 중앙위원회에서 결의한 혁신안이 조합원과 국민적 열망에 부응하는 수준으로 실현될 때까지 지지를 철회한다는 것이다. 혁신안의 핵심이 경쟁부문 비례대표 당선자 및 후보자 사퇴라는 점에서 중앙위 결정에도 불구하고 버티기로 일관하는 이석기·김재연 당선자의 사퇴 촉구로 읽힌다. 최대 지원세력의 경고장까지 받게 된 진보 정당의 현실 앞에서 할 말을 잃는다.

민주노총의 결정은 그 실효성 여부를 따지기에 앞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본다. 민주노총은 진보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 창당의 모태였다. 현재도 진보당 진성당원 7만5000여명의 46%에 이르는 3만5000여명이 민주노총 조합원들이다. 민주노총은 진보당의 과거와 현재인 셈이다. 그런 민주노총이 완전 결별이나 집단 탈당과 같은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해도 조건부로 지지를 철회한 것은 진보당 당권파가 쇄신 결의안을 수용하라는 강력한 주문으로 보는 게 옳다. 결정의 수위도 당초 예상을 넘어선다. 회의 시작 전만 해도 당권파들이 민주노총의 40%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명시적 조치가 나오겠느냐는 의구심을 자아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조건부 지지 철회로 혁신비대위를 비롯한 비당권파의 사태 수습 노력에 힘을 실어줬다.

문제는 당권파의 대응이다. 그들은 오는 21일까지 비례대표들은 사퇴신고서를 제출하라는 혁신비대위 결정을 ‘분당 시나리오’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혁신비대위 요구가 당사자들의 제명이나 출당도 불사하려는 명분축적이라고 보고, 그로 인해 파생될 분당 논란 등을 비당권파의 책임으로 전가하기 위한 사전 대비의 성격이 짙어 보인다. 혁신비대위에 맞설 당원 비대위 구성도 예정대로 추진키로 했다. 이 안이 현실화하면 진보당은 두 집 살림에 들어가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당원 비대위 운영안을 보면 당내 조직별 순회토론회 등을 개최해 진상조사 결과의 문제점과 혁신비대위 출범의 부당성을 알릴 계획이라고 한다. 당권파들이 작금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한다기보다 혁신비대위 활동 등을 저지하는 데 속내가 있음이 금세 드러난다.

모든 사단은 당권파의 발상과 행동이 국민의 눈높이와 현격하게 다른 데서 출발한다. 혁신안이 전자투표라는 합법적 절차를 거쳤고, 민주노총까지 동의한 마당이라면 이제 당권파가 귀담아들을 차례다. 그것이 상식이고 원칙이다. 그럼에도 버티기로 일관한다면 19대 국회 개원까지 시간을 끌어 당권파의 핵심 인사인 이석기·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를 국회에 진출시키고야 말겠다는 기왕의 속내를 재확인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다. 원하든, 원치 않든 당 균열이 불가피해지는 구도다. 정녕 당권파들은 기득권을 위해 스스로 ‘진보 정당’의 미래를 포기하려는 것인가.

2012년 5월 18일 금요일

당권파 이석기-김재연 끝까지 꼼수? 당적 이동


이글은 뷰스엔뉴스(Views&News) 2012-0518일자 기사 '당권파 이석기-김재연 끝까지 꼼수? 당적 이동'을 퍼왔습니다.
당권파 경기도당으로 당적 옮겨 제명 회피 꼼수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당권파 이석기·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가 17일 당적을 서울시당에서 경기도당으로 옮긴 사실이 드러나, 제명을 모면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빈축을 사고 있다.

서울시당은 이들의 제명에 찬성하고 있는 반면, 경기도당은 당권파가 장악하고 있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진보당에 따르면, 서울 서초와 노원에 당적을 두고 있는 이석기·김재연 당선자는 17일 오후 중앙당에 당적변경서를 제출해 경기도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이에 따라 오는 21일까지 사퇴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이들을 제명하려던 강기갑 혁신비대위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이들을 제명하기 위해선 소속 시도당의 당기위원회에 제소장을 제출해야 하나, 경기도당은 당권파 수중아래 있어 이들을 제명하지 않을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당헌·당규상 시·도 당기위는 제소장이 접수되면 60일 이내에 심사 결과를 발표해야 하며 추가 조사가 필요할 경우 최대 90일까지 심사 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어, 이들이 시간을 질질 끌 경우 이석기·김재연은 진보당 의원 자격으로 이달말 국회에 등원하게 된다.

이들의 당적 이동은 끝까지 제명을 피하면서 통합진보당에 남아 반전을 도모하겠다는 당권파의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당권파가 이같은 전술을 택한 이면에는 당권파가 독자 정당을 창당할 경우 여론의 집중 비난을 받는 것은 물론, 공안당국의 집중 수사 대상이 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도 낳고 있어 진보당 내홍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최병성 기자 

2012년 5월 14일 월요일

민주당, 정권교체에 악영향 우려 ‘야권연대 폐기론’ 제기


이글은 경향신문 2012-05-13일자 기사 '민주당, 정권교체에 악영향 우려 ‘야권연대 폐기론’ 제기'를 퍼왔습니다.
ㆍ김영환 “정권교체 밥상 걷어차고 구정물 끼얹어”
 ㆍ우상호 “파트너 인기 떨어졌다고 약속 파기 곤란”

통합진보당의 내홍 탓에 민주통합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정권교체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해 야권연대를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대선까지 6개월여 도정에서 야권연대가 중대한 기로를 맞았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런 상태로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우려된다”며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가 국민을 보고 현명한 방법으로 잘 처리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의 전날 중앙위원회를 지켜본 민주당 의원 및 관계자들은 박 원내대표에게 우려를 전달했다고 한다.

박 원내대표는 당 일각의 야권연대 폐기주장에 선을 그었다. 그는 “민주당은 진보당보다 스펙트럼이 넓기 때문에 그런 얘기(폐기)를 하는 분도 많다”며 “진보당 내부 문제에 개입하거나 자극적 발언을 하는 것은 정치 도의나 예의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박용진 대변인도 “통합진보당의 자정과 쇄신을 전제로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연대 지속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국민 마음 잃을까 우려… 현명한 수습 바란다”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13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통합진보당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 박민규 기자

하지만 당내에선 논쟁이 시작됐다. 당내에서 중도적 입장을 주장해온 김영환 의원이 지난 11일 트위터에서 “그들(통합진보당 당권파)은 정권교체의 밥상을 발로 차고 구정물을 끼얹고 있다”며 “우리는 애당초 하나가 될 수도, 되어서도 안되는 존재였다. 스스로 일어설 필승의 발판을 만들어보자”고 밝혔다.

이번 전당대회에 후보로 나선 강기정 의원은 “지금 통합진보당은 민주주의 기본이 파괴된 모습”이라며 “통합진보당과의 연대가 정권교체라는 숭고한 뜻에도움이 될지 상당히 부정적이다. 이 상태로는 어렵다”고 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주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지난해 지방선거부터 총선까지 야권연대 협상실무를 담당했던 이인영 전 최고위원은 “지금 통합진보당은 객토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혁신이 잘되면 더 성숙한 연대로 갈 수도 있다. 우리가 지켜보고 인내할 문제이지 쉽게 야권연대를 깬다 만다 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권 주자들도 신중했다. 이해찬 전 총리는 “야권연대가 많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다. 지지자들의 마음을 어떻게 흡수할지 고민”이라고 했다. 김한길 전 원내대표는 “새로운 성장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정식 의원은 “통합진보당이 지혜롭게 잘 수습해주기를 바란다”고 했고, 문용식 인터넷소통위원장은 “이럴 때일수록 민주당이 ‘진보의 맏형’으로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386 주자인 우상호 전 전략홍보본부장은 “국민 앞에 연대를 약속했는데 저쪽 당이 인기가 떨어졌다고 폐기를 언급하는 것은 공당으로서 할 말이 아니다. 신의의 문제”라고 했다. 다만 “정권교체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단호하게 대응할 필요는 있다”며 “통합진보당도 이를 당 내부 문제라고만 보면 단견”이라고 했다. 당장의 ‘야권연대 폐기’ 주장엔 부정적으로 반응하면서도 향후 가능성은 열어놓은 셈이다. 이처럼 야권연대 존폐를 둘러싼 민주당 내 논쟁은 진행형이다. 통합진보당 내 갈등이 격화할수록 민주당 내부의 야권연대 폐기 논쟁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2012년 5월 4일 금요일

통합진보당 ‘유령당원 투표’ 드러났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5-04일자 기사 '통합진보당 ‘유령당원 투표’ 드러났다'를 퍼왔습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왼쪽 셋째)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표단회의에서 ‘4·11총선 비례대표 경선 부정선거’와 관련해 “대단히 심각한 잘못입니다. 국민 여러분과 당원들께 깊이 사죄드립니다.”고 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준호·심상정·이정희·유시민 공동대표.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당 조사위, 온라인투표 65명 조사 결과7명
“당원 아니다”… 12명 “투표 안했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에 대한 당 진상조사단 조사 결과, 그동안 당내에서 말로만 떠돌았던 이른바 ‘유령당원’의 실체가 확인됐다. 당사자가 투표를 하지 않았는데 자신의 이름으로 당내 경선에 참여한 것으로 기록돼 있거나, 당원이 아닌데도 당원으로 등록돼 투표를 했다고 집계된 경우다. 당내에서 ‘시한폭탄’이라 불리던 유령당원 문제가 드러남에 따라, 진성당원제를 근간으로 하는 통합진보당으로선 당원과 조직 전반에 대한 근본적 수술이 불가피하게 됐다.
3일 공개된 당 진상조사위원회 보고서를 보면, 조사단은 전체 당원 투표의 85%를 차지하는 온라인투표의 부정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특정 아이피(IP)에서 집중적으로 온라인투표를 한 당원 65명을 추려 전화로 실제 투표 여부 등을 조사했다. 투표 집계상으로는 이들 65명은 모두 당원이며 투표를 한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 7명은 “통합진보당 당원이 아니다”라고 밝혀, 투표 자격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이들 7명 중 6명은 “투표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들 6명은 당원도 아니고 투표도 안 했는데 투표한 당원으로 기록된 것이다. 나머지 1명은 “당원은 아닌데 투표는 했다”고 답했다. 또 비당원이라고 밝힌 7명 가운데 3명은 “투표인 명부에 나와 있는 이름이 자신이 아니다”라고 응답하는 등 온라인투표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단은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실체 없는 유권자의 투표를 확인했다”고 밝혀, 사실상 유령당원의 존재를 인정했다.
특히 응답자 65명 중에 당원, 비당원 상관없이 “투표를 하지 않았다”고 답한 이도 12명(18.5%)에 달했다. 조사를 진행한 관계자는 “실태 확인을 위해 답변을 ‘예, 아니오’로 할 수 있는 정도로만 물어봤기 때문에, (부정투표에 대한) 당사자 6명의 반응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의심스러운 투표자를 골라서 물어봤기 때문에 이 조사 결과를 전체 부정의 규모로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당 내부에서는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이 지난해 통합진보당으로 합치면서 1개월치 당비만 낸 당원에게도 투표권을 줘서 이런 일들이 벌어졌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각 지역위원회를 장악한 세력이나 경선 출마자들이 유령당원을 만들어낼 수 있는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전면적인 당적 재정리와 공인인증서 등을 통한 투표시스템 도입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석진환 기자soulfat@hani.co.kr

2012년 4월 12일 목요일

[사설]민주당의 통렬한 반성 요구한 ‘총선 민의’


이글은 경향신문 2012-04-12일자 사설 '[사설]민주당의 통렬한 반성 요구한 ‘총선 민의’'를 퍼왔습니다.
19대 총선이 막을 내렸다. 개표 결과 여당인 새누리당이 과반을 차지하는 승리를 거뒀다. 야권은 서울과 경기에서 나름대로 선전했으나 강원과 충청에서 새누리당의 약진을 막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100석도 얻지 못할 것이라는 당초 전망에 비하면 선전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18대 총선에서 싹쓸이하다시피 한 서울은 물론 경기에서 많은 의석을 잃는 한계를 노출했다. 유권자들이 지난 4년간 집권세력이 자행한 실정과 비리를 용인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야권의 경우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가 수도권에서 위력을 발휘했으나 내용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할 수 없다. 2010년 지방선거 때 압승한 강원과 충북에서 패한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충북은 박 위원장 모친의 고향인 만큼 박 위원장에 대한 기대와 민주당의 공천 실패가 패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민주당의 리더십 부재로 정권 심판론에 힘을 싣지 못한 탓이라고 보는 게 타당할 듯싶다. 민주당의 치열한 반성과 대대적 혁신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선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집계 결과 유권자 4020만5055명 중 2181만5420명이 투표에 참여해 54.3%의 투표율을 보였다. 전국 단위의 선거로는 역대 최저인 18대 총선의 투표율 46.1%보다 8.2%포인트 높았다. 선거 막판에 불거진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서울 노원갑)의 막말 파문으로 우려됐던 투표율 급락 사태는 없었다. 

투표율이 회복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이명박 정권의 집권 4년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에서 연유한다고 본다. 민주주의를 퇴보시키고, ‘1% 대 99%’의 양극화 구도를 심화시켰으며, 남북관계를 냉전시대로 되돌려놓은 데 대한 심판의 의미가 담긴 것이다. 특히 민간인 불법사찰 대처 과정에서 보여준 집권 세력의 자성 부재와 저급한 인권의식, 적반하장 격인 물타기가 유권자들의 분노를 한층 자극했을 공산이 크다. 이 과정에서 유명인들과 일반인들이 함께 연출해낸 ‘투표 인증샷’ 열기는 주목할 만하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투표를 독려하는 새로운 선거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투표율은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 척도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결코 폄훼돼선 안될 것이다.

이번 총선은 한 표, 한 표에 깃든 민심이 겉으로는 그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여야 누구도 흔쾌하게 승리를 말할 수 없는 결과다. 외양상 어느 쪽도 정국 주도권을 장악했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절묘한 ‘균형과 견제’의 구도라고 할 수 있다. 유권자들이 이명박 정권의 집권 4년을 심판했으되 ‘박근혜의 새누리당’을 재평가하고 민주통합당 등 야권에는 수권세력으로서의 위상에 신뢰를 보내지 않고 있다는 민심이 드러난 것으로 본다. 이는 곧 시민들이 여야의 승패라는 정치적 이해타산을 넘어 대오각성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1987년 체제의 공과를 결산하고 2013년의 새로운 체제를 구축하라는 시대적 요구가 그것이다. 우리는 지금 19대 총선을 통해 미래로 가는 관문을 지나고 있다.

2012년 3월 20일 화요일

통합진보당,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한발짝' 다가서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3-19일자 기사 '통합진보당,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한발짝' 다가서'를 퍼왔습니다.

 19일 야권단일화 경선 결과 통합진보당이 69개 선거구 중 모두 12곳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야권연대를 합의할 당시 민주당이 무공천, 통합진보당의 전략지역으로 선정된 곳은 16곳이다.

구체적으로는 △경기 파주을(김영대) △경기 의정부을(홍희덕) △경기 성남ㆍ중원(윤원석) △인천 남구갑(김성진) △대전 대덕(김창근) △충남 홍성ㆍ예산(김영호) △충북 충주(김종현) △경남 산청ㆍ함양ㆍ거창(권문상) △부산 영도(민병렬) △부산 해운대ㆍ기장갑(고창권) △울산 남구을(김진석) △울산 동구(이은주) △경북 경주(이광춘) △경북 경산ㆍ청도(윤병태) △광주 서을(오병윤) △대구 달서을(이원준) 등이다.

여기에 더해 이날 통합진보당 후보가 야권단일화 경선에서 승리한 곳은 모두 12곳이다. △서울 노원병(노회찬) △서울 은평을(천호선) △서울 관악을(이정희) △경기 고양덕양갑(심상정) △경기 이천(엄태준) △경기 여주ㆍ양평ㆍ가평(이병은) △경기 안산단원갑(조성찬) △대구 북을(조명래)  △울산 북구(김창현) △울산 울주(이선호) △경남 창원갑(문성현) △경남 진주을(강병기) 등으로 나타났다.

이를 종합하면 서울 3곳, 경기 7곳, 인천 1곳, 충남 2곳, 충북 1곳, 광주 1곳, 경남 3곳, 부산 2곳, 울산 4곳, 경북 2곳, 대구 2곳 등 모주 28개 지역에서 통합진보당이 야권단일 후보를 낸 것이다.

더구나 이날 밤 경남 창원을(민주 변철호-통진 손석형), 경남 사천ㆍ남해ㆍ하동(민주 조수정-통진 강기갑) 등 2곳의 추가 발표가 예정돼 있어 통합진보당은 야권후보 배출이 더 늘어날 수 있다.

만약 이 두 곳마저 통합진보당이 승리를 하면 모두 30개 지역에서 통합진보당이 야권단일후보 티켓을 거머쥐게 된다. 애초 민주당과의 야권연대 협상 과정에서 수도권 10석, 지역 10석을 주장했던 것에 비하면 출마 지역구는 상당히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야권단일화를 통해 새누리당과 1대1 구도를 형성, 4ㆍ11 총선 당선 가능성을 높이고자 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들 후보군의 국회 입성 가능성도 낮지 않은 편이다. '반타작'만 하더라도 15석은 얻을 수 있어서다.

비례대표 5~6석 이상은 당선권으로 예상하는 통합진보당은 지역구 반타작을 이룰 경우 원내교섭단체 구성의 기준인 20석을 넘길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대 25석 이상 '금배지'를 낚을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심상정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도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원래 목표는 안정적인 교섭단체로 최소 25~30석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통합진보당 후보들의 수도권 진출이 두드러졌다는 점이 진보정당의 원내 진출 가능성을 더 높이고 있다.

이번 야권연대 경선에서 이정희·심상정 공동대표, 노회찬·천호선 공동 대변인 등 통합진보당 지도부 대다수가 단일후보로 결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게다가 민주당의 무공천지역까지 더해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10석 정도가 걸려 있어 이 지역에서 통합진보당이 의원을 배출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한 것이다. 옛 민주노동당의 경우 18대 국회에서 수도권에서 한 석도 당선자를 내지 못했었다.

이 때문에 야권 후보단일화 경선의 최대 수혜자는 통합진보당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같은 분위기는 통합진보당 내에서도 감지된다.
이날 오전 통합진보당 지도부는 대표단회의에서 경선 결과에 대해 일제히 환영의 기색을 내비쳤다. 

이정희 공동대표는 "야권연대로 한국정치사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며 "처음으로 전국적 차원의 연대를 실현했다"고 평가했다. 심 공동대표도 "통합진보당을 국민들의 가슴에 또렷하게 각인시켰다"며 "경선에서 많은 곳에서 상당한 선전을 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곽선미 기자

2011년 12월 30일 금요일

삼성, 조폐공사 이득 위한 전자주민증?


이글은 레디앙 2011-12-28일자 기사 '삼성, 조폐공사 이득 위한 전자주민증?'를 퍼왔습니다.
진보정당, 시민사회 "10년 동안 1조원 들어…정보인권 재앙될 것"

통합진보당과 인권시민사회단체는 28일 전자주민증법안의 국회 통과에 반대하는 긴급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오래 전부터 많은 논란을 불러왔던 법안이 상임위에서 별다른 토론도 없이 처리된 것에 대하여, 정부 여당은 물론 법안 처리를 합의해준 민주당의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민주당 책임도 물을 것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전자주민증은 1996년 김영상 정부가 추진했다가 김대중 정부 들어 국민 정보인권 침해와 방대한 예산 문제로 백지화된 사업"이라며 "하필이면 3500만 주민번호 유출 사고가 터지고 전자여권 92만 건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폭로된 해에 전자주민증 제도가 강행되는 것에 대하여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한 "전자주민증의 주요 도입 명분은 위변조 방지"이지만 "위변조 공식 통계에는 겨우 499건에 불과하며 그 대부분이 곧 성인이 될 청소년의 변조에 불과"하다며 "많게는 10년 동안 1조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갈 전자주민증을 도입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주민번호와 지문을 보호하기 위해 전자주민증을 도입한다는 명분은 어불성설"이며 "전자주민증은 주민번호와 지문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민간과 공공에서 그 전자적 쓰임을 촉진하는 계획"이라고 "실명확인을 강제하고 일상적인 지문날인을 강제하는 것은 중대한 인권침해"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또 "전자주민증 법안의 통과로 덕볼 곳은 삼성과 조폐공사 등 전자주민증과 그 인식기의 제조 및 판매에 이해 관계가 있는 기업들일 뿐"이라며 "정부 여당과 민주당은 전자주민증 도입 시도를 중단하고 주민등록법 개정안을 즉각 폐기시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통합진보당 조승수 의원,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김선수 회장, 인권재단 사람 박래군 상임이사 등이 참석했다.
진보신당 문부식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전자주민증 제도로 인해 만들어질 일상적 감시사회가 우리 국민들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결과를 낳게 되리라는 점에서 우리 당은 전자주민증 제도에 대한 분명한 반대를 선언하며 만에 하나 이 제도가 시행될 때에는 전면적인 거부투쟁을 벌여나갈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선언했다.
2011년 12월 28일 (수) 16:34:46 고영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