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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31일 금요일

국방부,5.18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은 허위사실 재확인

이글은 플러스코리아 2013-05-30일자 기사 '국방부,5.18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은 허위사실 재확인'을 퍼왔습니다.
북한군이 침투-개입한 사실이 없음을 장관이 직접 확답, 광주시에 공문으로 회신

[플러스코리아-e조은뉴스 공유기사]조순익 기자= 광주광역시(시장 강운태)는 30일 오전11시 강운태 시장이 국방부 장관을 만나 5․18민주화운동 당시 북한군 개입설에 대한 사실여부를 확인한 결과, 북한군이 침투하거나 개입한 사실이 없음을 과거사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장관이 직접 확답했고, 공문으로 사실확인 요청에 대한 회신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국방부에서 보낸  ‘5․18에 북한군 특수부대가 개입했다는 모방송사의 방송내용과 탈북자 단체 주장에 대한 군의 입장’회신문에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결과 보고서(07.7.24.)등을 면밀히 검토하였으나, 5․18민주화운동 당시 북한군 특수부대가 개입했다는 내용은 확인할 수 없었고, 국방부는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한 법률 제정의 목적과 취지, 그리고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결과를 존중하며, 5․18민주화운동 희생자에 대하여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통보했다.

한편, 지난 2007년 7월24일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는 육군본부 정보참보부에서 신빙성 없는 것으로 판단한 대북 첩보를 신군부는 자신들의 권력 획득을 위해 5․18민주화운동을 북한과 연관된 것처럼 여론조작을 하기위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기술했다. 

당시 신군부 세력은 1980년 5월24일 시민들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된 남파 간첩 이창용(본명 홍종수)을 광주에서의 시위와 연관시켰으나,  이창용의 수사기록과 재판기록에 의하면 "5월16일 전남 보성을 통해 침투했으며, 광주에서의 시위와는 상관없이 남파함에 따라 5․18과 관련한 임무나 광주로 잠입하기 위한 시도도 발견할 수 없다"고 기술되어 있으며, "신군부 세력은 광주민주화운동을 북한과 연관된 것처럼 여론조작을 하기 위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김대중 계열 별동대 조직이 목포에서 광주로 올라왔다는 정보와 서울의 깡패가 있다는 첩보도 사실무근으로 기술하여 ‘광주민주화운동’과 김대중을 무리하게 연결시키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으며 또한, 광주에 투입된 계엄군 병력 중 총 23명이 사망했으며 광주시민들의 총격이나 공격행위로 인한 사망자는 8명, 오인사격 13명, 오발사고 1명 등이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국방부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는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정부와 국방부에 앞으로 헌법을 개정할 기회가 있으면 ‘5․18 광주민주화운동’ 정신을 우리나라 헌법 전문에 수록할 것을 제안했다고 기록돼 있다. 


조순익 기자

2013년 5월 23일 목요일

광주시, '5.18 역사왜곡대책위' 24일 출범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5-22일자 기사 '광주시, '5.18 역사왜곡대책위' 24일 출범'을 퍼왔습니다.
"국방부, 북한군 5.18 개입설 공식 확인해달라"

(TV조선), (채널A)등의 '북한군 5.18 개입' 보도 사과에도 호남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광주시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24일 5.18단체와 법조계, 시민단체, 교육계를 망라한 '5.18역사 왜곡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켜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강운태 광주시장, 조호권 시의회 의장,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광주지역 국회의원, 5·18단체, 법조계, 시민단체, 지역 소재 대학 등 총 334명이 참여하며 '임을 위한 행진곡' 5·18공식 기념곡 지정 추진팀, 5·18역사 왜곡·폄하 저지 시정 대책팀, 5·18정신계승 선양팀 등 3개 분과위원회로 운영된다.

'임을 위한 행진곡' 5·18공식 기념곡 지정 추진팀은 1천만인 서명운동 전개, 5.18공식 기념공 지정 추진, 정치권에 국회결의안 채택 및 대정부 질문촉구 건의 등 역할을 맡기로 했다. 

5·18역사 왜곡·폄하 저지 시정 대책팀은 법률 대응팀을 구성해 전담 변호사로 하여금 5.18관련 역사 왜곡·폄하에 대한 사법적 대응과 사이버대응팀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와는 별도로 민변 광주.전남진부도 별도의 법률지원단을 구성, 대책위에 합류할 예정이다. 

5·18정신 계승 선양팀은 유튜브 게시, 만화제작 등을 통한 5·18바로알리기와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에 5·18내용 수록, 5·18자료 부교재 채택 추진, 헌법전문에 5·18정신 계승 명시 등을 정치권과 연대해 추진키로 했다. 

한편 광주시는 이날 (TV조선), (채널A)의 '북한군 개입설'에 대해 국방부의 사실 확인을 공식 요청했고,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해서도 대통령비서실, 국가보훈처, 정당대표 등에 조속한 5.18 공식 기념곡 지정을 촉구했다.


최병성 기자

2013년 5월 5일 일요일

'무늬만 문민화' 국방부, 주요 보직 軍출신 중용


이글은 한겨레신문 디펜스21 2013-05-04일자 기사 ''무늬만 문민화' 국방부, 주요 보직 軍출신 중용'을 퍼왔습니다.
세계일보

군·민간인 상호보완 통해 업무효율 증대·안보역량 강화
역대정권 군개혁 ‘단골메뉴’
잇단 北위협에 변죽만 울려
무기도입 중복 등 우려 커져
민간인 실질적 역할보장 필요

국방문민화. 말 그대로 국방업무에서 민간의 역할을 증대하고 강화한다는 뜻이다. 역사적으로는 군에 대한 문민통제라는 넓은 의미로 해석된다. 헌법에 선거로 뽑힌 대통령을 군 최고통수권자로 규정하고 있지만, 과거 군부독재 시절엔 문민통제 규정이 유명무실화했다. 문민정부를 주창하고 나선 김영삼 대통령이 군 사조직을 척결한 이후 문민통제가 정착됐다.

지금 시점에서 국방문민화는 군과 민간이 상호 보완적으로 운영돼 국방업무의 효율성을 꾀하고 궁극적으로는 안보 역량을 높이자는 의미를 갖는다. 군은 작전과 전투가 전문이고 민간인은 정책과 행정 등 기타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춰 시너지를 내려면 양쪽의 장점을 모두 살려야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한국의 현 국방체제에서는 민간 출신이 전문성을 제대로 발휘할 만한 토대가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무늬만 문민화'를 넘어 안보 토대를 강화한다는 목표를 실현할 제대로 된 국방문민화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 국방업무 원칙은 문민화, 현실은 군 중심

국방업무를 문민화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역대 정권에서 별 이견이 없었다. 노무현정부는 국방문민화를 법제화했고 이명박정부 때는 2010년 12월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가 마련한 71개 국방개혁 과제에 국방문민화가 포함됐다. 이번 정부 들어서도 국방부의 대통력직인수위 보고에 국방문민화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의 위협에 맞서 안보를 강화하려고 추진한 국방문민화는 역설적으로 북한의 위협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한 안보문제 전문가는 "북한과 수십년간 대치하면서 매일매일 이를 해결하는 게 안보당국의 절체절명의 과제였다"며 "군이 북한의 위협을 막는 1차적인 역할을 계속해 오는 상황에서 민간의 역할을 확대하는 것은 우선순위나 신뢰도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국방문민화로 육해공 3군의 이해관계 넘어서야

국방문민화가 국방개혁 일환으로 추진된 것은 국방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군 출신 국방장관은 육해공 3군의 이해관계에서 자유롭지 못하므로 균형 있게 객관적으로 국방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데 민간 출신이 적합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국방부가 육군 위주의 '육방부'라는 비판이 다시 적용된다.

국회 관계자는 "그동안 국방부 고위직을 살펴보면 대다수가 육군 장성이 전역한 뒤 오는 경우였다"며 "예비역이 법적으로는 민간인이지만 육사 선후배 관계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육군이 가장 규모도 크고 그에 따른 영향력이 강해 해·공군이 이에 반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일례로 이명박정부 당시 추진됐던 군 상부지휘구조 개편안이 무산된 것은 해·공군의 참모총장이 육군 출신 합참의장의 지휘를 받는 것에 대한 해·공군의 반발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안팎에서는 부대 재배치를 통한 효율화가 지체되거나 각 군이 도입하는 무기체계가 중복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전직 국방부 고위 관료는 "민간인 출신의 객관적·균형적 시각으로 3군의 이해관계를 조정해 자원을 합리적으로 배분하고 국방경영의 효율성을 증진해야 한다"며 "군은 오로지 전투임무 수행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무늬만 문민화' 아닌 민간 국방 전문가 발탁 필요

국방문민화는 2003년 본격적 추진되기 시작했고 2006년과 2007년 관련 법규('국방개혁에 관한 법률'과 '국방개혁에 관한 법률 시행령')가 마련됐다. 이에 따라 실무급에서 국장급까지 모두 129개 지위를 군인에서 공무원으로 전환해 문민화 비율이 2009년까지 71%가 되도록 만드는 계획이 수립됐다. 이 법규에 따라 현재 국방문민화는 군인과 민간인 비율이 3대 7 수준으로 지켜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무늬만 문민화'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방부 주요 보직에는 예비역이 계속 임용되기 때문이다. 역대 정부에서도 정치인 출신 국방장관 발탁론이 나오기도 했으나 현실화하지는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법적으로는 국방부의 문민화 정도는 궤도에 오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을 그렇지 않다"며 "이제는 민간인의 역할을 보장하는 실질적 문민화를 이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방부의 다른 관계자는 "능력이 있는 예비역을 중용하는 것을 무조건 비판하기는 어렵다"며 "문민화는 시대 흐름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전문성 있는 공무원이 주요 보직을 맡는 비율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3년 4월 13일 토요일

전쟁을 멈춰라, 대화하라.. 존 케리에 북미회담 촉구


이글은 서울의소리 2013-04-12일자 기사 '전쟁을 멈춰라, 대화하라.. 존 케리에 북미회담 촉구'를 퍼왔습니다.
평통사, 국방부는 세금으로 골프치는게 안보냐?

12일 4시반, 외교통상부 앞에서 평통사(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회원 10여명은 'Peace Talks Now'(지금 바로 평화회담을 하라)를 외치며 기자회견을 벌였다.

▲ 합법적인 집회신고후 외교부에서 이루어진 평화회담 촉구 기자회견(평통사) © 정의롭게


아직도 서해에서 진행되고 있는 미군의 대규모 군사훈련(키 리졸브) 등에 북이 강경한 반응을 보이면서 핵전쟁 위기로까지 남-북-미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자 미국 존 케리 국무장관이 방한했다.
 
이에 평통사는 '악순환을 끝내고 평화적으로 대화로 풀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의 군수업체 배불리는 한국의 살인적 국방비를 복지에 돌리고 한반도의 평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존 케리는 2004년 대통령 후보시절, 북과의 대화 등 동북아 평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공약으로 내놓은 바 있는데, 이에 김종일 씨는 '대장부가 두말하는 것 아니다'며 반드시 그 말들을 이행할 것을 촉구하였다.
 
이 자리에서 유정섭 사무국장은 1년 예산의 10%인 30조나 되는 어마어마한 예산을 쓰면서도 구멍뚫린 안보로 국민을 멘붕에 빠뜨린 국방부를 성토했다.
 
하단의 영상에서 유 사무국장은 '아시안게임용 스타지움도 4000억인데, 미군사무기는 1조가 넘는다. 국방부는 미국무기 사들인다면서 오히려 국민의 안보를 등한히 하고 골프를 치는데 이것이 안보를 지키는 것이냐? 저 돈이면 국민복지 하고 충분히 남는다'며 국방부를 성토하며 진정한 평화의 의미를 생각할 것을 주문했다.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Rb6-B9J2cw8

원래 이 행사는 5시에 외교부에 도착할 것으로 예정된 미 국무장관 존 케리에게 'Peace Talks NOW' 라는 평화의 구호를 들려주기 의해 합법적인 집회신고후 이루어진 것이었는데, 청와대 면담이 길어져 저녁 5시55분 경이 되어서야 그는 외교부에 도착하였다.

▲ Peace(평화)라고 쓰인 피켓 앞에 방패 경찰이 서있다 © 정의롭게


한국경찰의 비호 속에 외교부를 향해 들어오는 존 케리의 차량을 본 평통사 회원들은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어서 당장 대화를 시작하라'고 촉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평통사 회원들은 합법적으로 집회 신고를 한 오후6시 정각에 평화적으로 해산했다. 
▲ 외교부앞, 기자들과 경찰들로 북적.. 혼잡 © 정의롭게


이 날 행사는 최근의 긴박함을 반영한 탓인지, 피켓 참가자 보다 훨씬 많은 약 30여명의 많은 기자들과 300명 이상의 경찰들이 둘러싸고 이 기자회견을 주시하여 눈길을 끌었다. 
정의롭게

2013년 3월 14일 목요일

군, 이번엔 '장성 골프' 축소은폐 파문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3-13일자 기사 '군, 이번엔 '장성 골프' 축소은폐 파문'을 퍼왔습니다.
"장성 3명밖에 안쳤다"더니 10명 확인, 국방부 주요간부도 쳐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주말에 주요 직위자들은 주말 골프를 치지 않았으며 골프를 친 현역장성은 3명에 불과하던 국방부 브리핑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거짓해명을 했던 국방부 대변인도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 군에 대한 불신이 증폭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장성 골프'를 첫보도했던 (매일경제)의 12일 후속보도에 따르면, 지난 9~10일 태릉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군 관계자의 실명 중 일부를 확보한 결과 군 장성과 국방부 고위 인사, 국방대 교수 등이 골프를 친 것으로 확인됐다. 

명단에 따르면 육군 장성인 K씨가 예비역 장성 A씨 등과 9일 골프를 쳤다. 예비역 장성 A씨는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나는 골프를 친 것이 맞지만 K장군이 친 것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수도권 소재 모 부대 소속 H대령도 명단에 있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H대령이 골프를 친 것을 확인했다"며 "부대가 골프장에서 30분 거리에 있으니 이를 참작해 달라"고 말했다. 

국방부 주요 보직자들은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국방부의 해명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 직속의 국방전비태세검열단 소속 S대령도 골프를 친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전비태세검열단은 합동참모본부와 육해공군, 해병대 등의 전비태세를 점검하기 위해 올해 초 창설된 부대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도 명단에 포함돼 있었다. 김 대변인은 (매일경제)가 확인을 요청하자 "외부 공식 행사가 있어 상부에 보고하고 골프를 쳤다"고 말했다.

주말골프를 친 현역장성은 3명뿐이라던 국방부 주장도 거짓말로 드러났다.

12일 밤 (TV조선)에 따르면, 지난 주말에 태릉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장군만 모두 10명으로 확인됐다. 육군 소장 A씨와 국방부 준장 B씨를 포함해 육군 6명, 공군 1명, 국방부 소속 장성 3명 등이다. 이같은 결과는 청와대의 지시에 따라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실이 태릉골프장의 방문자 기록을 조사해 밝혀냈다.

국방부가 전날 브리핑을 통해 3명의 현역 장성이 포함됐다고만 밝혔던 것이 거짓 해명으로 드러난 것.

공직복무관리실은 주말 골프 조사 대상을 전국 29개의 군 골프장으로 확대하기로 해, 골프를 친 장성들이 더 많이 나올 전망이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이와 관련해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안보 위기 상황에서는 군의 군무기강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각급 부대에 군사대비태세 강화 기간에 무분별한 골프 및 과도한 음주회식 금지령을 내렸다.

김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13일 논평을 통해 "긴박한 안보위기 상황에서 현역 장성 10여명이 주말에 골프를 쳐 파문이 일자 국방부는 지난 11일 주요 직위자들이 스스로 골프약속을 취소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며 "그러나 군 골프장 주말 예약은 여전히 꽉 차있었다고 한다. 태능골프장 등 주요 군인 골프장을 확인해 보니 현역 군인 예약자 중 예약을 취소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골프광 김병관 후보자를 국방부장관에 임명강행하겠다니 군 장성들이 너도나도 골프장에서 줄서기를 하려는 모양"이라며 "평상시라도 있을 수 없는 일인데 위급한 국가안보 위기상황에도 정신 못 차리는 군의 현실을 목도하는 국민들은 나라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박 대통령까지 싸잡아 비난했다.

이영섭 기자 

강경에서 온건으로…국방부 1주새 누그러져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3-13일자 기사 '강경에서 온건으로…국방부 1주새 누그러져'를 퍼왔습니다.

지난주엔 “북 공격 가능성”
이번주엔 “특이 동향 없다”
국민불안 줄이려 국면전환 나선듯
“구체적인 위기해소 노력을” 목소리

지난 5일 북한의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가 “정전협정을 백지화하겠다”고 밝힌 뒤 강경했던 국방부의 대북 기조가 점차 누그러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국면 전환의 필요에 따라 긴장을 완화하려는 것으로 풀이했다.13일 합동참모본부의 한 관계자는 “(한미 합동 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 첫날인 11일 북한 공군의 전투기와 헬기가 수백회 출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규모는 평시 북한 공군의 출격 규모와 비슷한 것”이라고 밝혔으나, 2012년 여름 훈련 때 북한 공군의 최대 출격 횟수는 120회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 공군의 출격 규모를 과소평가한 것이다. 앞서 북한 공군기가 실제 출격한 11일에도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한군이 훈련을 강화하고 있으나, 특이 동향이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 최고위 관계자도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고 군사적 도발 가능성을 낮춰 봤다. 북한 공군기의 출격 규모를 집계했을 12일에도 국방부는 “도발 징후가 없다”고만 밝혔다.11일 키 리졸브 연습이 시작된 뒤 나타난 이런 온건한 태도는 지난주 국방부의 강경한 태도와는 상반된 것이다. 5일 북한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가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한 다음날인 6일 합참은 “도발 원점과 지원 세력은 물론이고 지휘세력까지 응징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7~10일엔 “북한이 대규모 훈련을 하고 있다. 기습 공격 가능성이 있다”며 군사적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지난주 열탕에 있던 국방부와 합참이 이번주 온탕으로 옮겨간 까닭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정부가 국면 전환을 위해 대응 태도를 바꾸고 정보를 통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종대 편집장은 “지난 11일 대통령과 통일부 장관의 발언을 시작으로 이번 주부터 긴장 관리 모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은 11일 “북한의 도발 대응과 함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고, 같은 날 류길재 통일장관도 “상황은 엄중해도 남북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런 긴장 완화 분위기가 어디까지 갈까?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정부의 태도 변화는 일단 국민이나 시장 불안을 잠재우려는 ‘국내용’이다. 북한과 관계를 개선하려면 더 구체적인 위기 해소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종대 편집장은 “현재 남북한과 주변 나라들이 답답한 교착 상황에 있기 때문에 모두 대화 모드로 가려고 한다. 머잖아 북-미간, 그 다음엔 미-중간, 남-북간 대화가 재개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2013년 3월 11일 월요일

국방부 ‘김병관 구하기’…질문지 발뺌하다 “실수로 유출”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3-10일자 기사 '국방부 ‘김병관 구하기’…질문지 발뺌하다 “실수로 유출”'을 퍼왔습니다.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여당 청문위원에 질문지 배포 논란
 김 후보·새누리 ‘모르는일’ 부인유승민 위원장 진상파악 정회도
야당의원 질문지 공개하자 시인

국방부 “예행연습용 작성” 해명
변론성 의견 담겨 의도성 짙어

국방부가 김병관(65) 장관 후보자에게 유리한 질문과 주장을 자료로 만들어 인사청문회를 담당하는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김광진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 8일 밤 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가까운 (청문)위원이나 여당의 위원들에게 이런 질문을 해 달라고 질문안을 드린 적이 있습니까”라고 물었고, 이에 김 후보자는 “모르겠다. 저는 드린 적 없다”고 답했다. 이어 김 의원이 “여기 후보자 쪽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보낸 17개 분야의 질문들이 있다”며 질문지를 공개하자, 김 후보자는 “저는 답변 자료를 만들고 연습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며 발뺌했다.이에 유승민 국방위원장(새누리당)은 “청문회 후보자가 국회의원에게 ‘이렇게 질문해달라’며 질문지를 줬다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청문회를 잠시 멈추고 사실관계 파악을 지시했다. 밤 12시를 넘어 9일 0시26분 청문회가 다시 시작되자 김병관 후보자는 “방금 (국방부) 연습팀에서 만든 것을 확인했다”고 답했다. 국방위 여당 간사인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은 “(국방부가) 작성한 사실을 부인하지 않고, 여당 의원들이 (질문지를) 받은 것도 부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병주 합참 전략기획부 차장(준장)은 “자체 연습용으로 만들었으나 어떤 경위로 여당 의원들에게 전달됐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다.김광진 의원은 “질문지에는 단순히 질문만 담겨 있는 것이 아니라, 후보자를 적극 변호하는 의견이 담겨 있다. 예행연습용 문건이라면 이런 의견이 담겨 있을 필요가 없다”며 예행연습용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김 의원이 입수한 질문지를 보면, ‘만일 국내 업체에 파워팩 개발을 맡긴다면 언제쯤 전력화가 될 수 있다고 봅니까’라는 질문에 이어 ‘따라서 파워팩 해외도입 결정은 매우 정상적이고, 이는 우리 국회 국방위 위원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마치 이 과정에 후보자가 커넥션이 있는 것처럼 의심하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시각이라고 본 의원은 확실히 얘기한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 이밖에 ‘엠티유사 파워팩 도입 의혹을 받고 있는 후보자는 오히려 독일제 파워팩이 수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한국에 합자회사를 설립하는 데 노력한 것이 맞느냐’, ‘천안함 폭침 다음날 오전 7시에 골프를 쳤기 때문에 폭침 사실을 몰랐던 것 아니냐’ 등 김 후보자에게 유리한 질문이 담겨 있다.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질문지는 자체 연습용으로 작성한 것이고 여당 의원에게 직접 전달하지 않았지만, 국회 연락관이 국회를 오가면서 실수로 (자료가)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 질문만이 아니라 의견 발언 등이 담긴 것은 예행연습을 할 때 현실감을 높이기 위한 장치였다”고 해명했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2013년 2월 24일 일요일

한국, 지적재산권 침해국 오명 위기


이글은 한겨레신문 디펜스21 2013-02-20일자 기사 '한국, 지적재산권 침해국 오명 위기'를 퍼왔습니다.

미 정부, 한국 국방부 집중 감시 돌입
국방부-MS 양자 간 분쟁에 AMCHAM, USTR까지 관심가져 

국방부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소프트웨어 지적재산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양자 간의 분쟁에 불과했던 사안이 확산될 조짐이 있기 때문이다. 주한미상공회의소(AMCHAM) 대표가 이 문제에 직접 개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국제지적재산권연맹(IIPA)이 미 무역대표부(USTR)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국방부를 거론하고 있다. 당초 언론 보도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던 MS까지 앞으로 언론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방부는 외로운 싸움을 벌여야 할 상황에 처했다. 이렇게 상황이 악화되는 데는 국방부가 국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측을 자극하는 발언을 한 것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12년 6월 중순경 미 대통령 직속 기관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MS 한국지사장을 불러 국방부 소프트웨어 지적재산권 분쟁을 “법과 원칙대로 처리하라”는 지시를 내린 정황이 드러난 바 있다. 당시 (디펜스21 )는 주한미대사관 공보실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지만 “미국 정부가 어떤 공식적인 입장을 낸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확인해줄 수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 MS측도 “확인해줄 수 없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이 이렇게 소극적인 태도를 취한 이유는 당시 국방부-MS 간의 지적재산권 분쟁이 한미FTA와 관련되는 바람에 투자자소송제도(ISD)가 거론되는 등 이상기류가 확산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미FTA에 대한 한국 측 국민감정이 곱지 않은 탓에 MS는 줄곧 해당 분쟁이 한미FTA와는 관계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총대 메는 첫 번째 타자가 되기 싫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난 13일 국방부가 국내 IT전문 언론 『전자신문』과 진행한 인터뷰로 인해 국면이 급격히 전환되기 시작했다. 기사의 주요 내용은 국방부가 MS가 제시한 연간 130억 원 규모의 소프트웨어 사용권 정부계약(GA, Government Agreement)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GA는 MS와 정부기관이 협의를 통해 일정규모의 금액을 지불하기로 합의하면 최신 소프트웨어를 컴퓨터 대수에 맞게 구입하지 않아도 일정 물량을 제공하는 사용권 계약이다. 

13일자 (전자신문) 1면에 실린 ‘MS 잇단 공세에 국방부 ‘카운터펀치’’ 제하 기사에 따르면 나형두 국방부 정보체계통합담당관은 “클라이언트 접속 라이선스(CAL) 비용은 계약상의 문제일 뿐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과 관계없다”, “계약에 문제가 있다면 MS와 계약한 IT서비스 기업과 논의할 사항”이라며 마치 MS와 더 이상 협상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로 들리는 발언을 했다. 이로 인해 협상이 여전히 진행 중인 것으로 여기고 있는 MS관계자들은 크게 당황했다. 


미국 정부, 자국 기업 보호 위해 움직이기 시작

MS의 한 관계자는 “북핵 때문에 국방부에 비상이 걸린 탓에 면담 일정도 미뤘는데 그 시간에 국방부 담당자가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는다”며 “앞으로는 지금까지와 다르게 언론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의 폭발력은 단순히 MS를 당황하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았다. 국방부와 MS의 협상과정을 지켜봐 오던 미국 정부도 더 이상 뒤에서 방관하고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사업을 벌이는 미국 기업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관인 주한미상공회의소(AMCHAM) 에이미 잭슨 대표도 MS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잭슨 대표는 김광우 국방부 기획조정실장 등 국방부 지휘부를 직접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하려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고 한다. 잭슨 대표는 조만간 AMCHAM 대표 자격으로 박근혜 당선인도 만날 예정이라고 한다.

에이미 잭슨 대표는 지난 2월 6일 영자일간지 『코리아타임즈』에 박근혜 당선인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을 기고한 바 있다. 여기서 잭슨 대표는 지적재산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국의 일부 정부기관이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상황을 지속적으로 눈감아주는 것은 정부가 추진 중인 정보기술 혁신에 심각한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잭슨 대표가 지적재산권을 언급한 이유는 현재 미국 정부가 한국에서 자국 소프트웨어 기업의 지적재산권 보호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지난 2월 8일 국제지적재산권연맹(IIPA)이 미 무역 대표부 USTR에 제출한 보고서에서는 한국 정부 사례를 직접 언급하며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미국 내 지적재산권 관련 7개 협회가 모여 만든 지적재산권 보호연합인 IIPA는 ‘2013년 스페셜 301조 검토’ 자료에서 한국의 소프트웨어 지적재산권 문제를 거론하며 우려를 표했다. 스페셜 301조는 미국이 무역 상대국과의 관계에서 자국 기업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특별조항이다. 상대국이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사실이 인정되면 우선협상대상국(PFC)이나 우선감시대상국(PWL) 또는 감시대상국(WL)으로 지정해 협상을 벌이거나 보복조치를 할 수 있다. 보복조치는 특정품목 수입제한, 높은 관세 적용 등이다. 한국은 오랜 기간 우선감시대상국과 감시대상국으로 번갈아가며 지정됐으나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 연속 감시대상국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이번 스페셜 301조 보고서에서 국방부 등 정부기관의 지적재산권 침해가 거론된 탓에 다시 감시대상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IIPA가 제출한 보고서가 USTR이 감시국을 지정하는 데 중요한 참고자료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 국제지적재산권연맹(IIPA)이 USTR에 제출한 2013년 스페셜301조 검토 보고서의 일부

부끄러운 감시대상국으로 돌아가나

IIPA는 이번 보고서에서 감시국에 포함되지 않은 나라의 소프트웨어 지적재산권 문제도 심각하다며 한국을 예로 들었다. 한국은 한미FTA에 따라 정부기관이 정품 소프트웨어만 사용해야 한다는 약속에 동의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정부기관의 라이선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진척이 없어 여전히 심각한 문제로 남아있다고 표현되고 있다. IIPA는 또한 특정 정부기관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획득 규모가 실제 조직 규모에 비해 현저하게 작고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또 관련 감사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아예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고 소프트웨어를 구입하기 위한 최소한의 예산 확보도 실패했다고 적고 있다. 미국 업계가 국방부와 같은 개별 정부기관과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지만 성공적인 결과에 이르지 못 하고 있다고도 지적하며 정부기관 중 국방부를 유일하게 언급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IIPA는 한국에서 벌어지는 지적재산권 문제들을 자세히 관찰하고 미국 정부와도 긴밀하게 협조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말은 국방부로 대표되는 한국 정부기관이 지적재산권 문제를 적법하게 해결하지 않으면 스페셜 301조에 따라 감시대상국으로 다시 지정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AMCHAM과 USTR까지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선 탓에 국방부는 언론 인터뷰 발언처럼 MS의 요구를 무시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MS에 마지막으로 대응한 자료를 보면 과연 국방부가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 몇 군데에서 발견된다. 국방부는 지난 2월 7일 작년 12월경 MS가 보낸 라이선스 관련 질의에 대한 답변서를 회신했다.

온라인 게임 오토봇 판례 들고 나온 국방부 

답변서에서 국방부는 여전히 서버접속권인 CAL이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와는 관련이 없다고 버티고 있다. 그 근거로 미국 연방항소법원이 판결한 사례를 들었다. 그러나 이 재판 내용은 서버 접속권과 관련이 없는 온라인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의 ‘오토봇’에 관한 것이었다. 피고 MDY사는 원고 블리자드사가 개발한 게임 WOW에서 사람이 따로 조작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괴물을 사냥할 수 있는 오토봇 소프트웨어를 제작해 판매했다가 송사에 휘말렸다. 이 재판의 쟁점은 라이선스 약관상 사용하는 것이 금지된 오토봇에 대해 계약법을 적용해 라이선스 위반을 저작권 위반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었다. 미 연방항소법원은 최종적으로 라이선스 위반을 저작권 위반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결했지만 온라인 게임용 오토봇과 서버접속권 위반을 같은 선상에서 판단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MS측 관계자는 “아무리 찾아도 판례가 없어 그나마 찾아낸 게 그 재판일 것”이라며 “MS가 CAL 때문에 법정까지 간 사례는 전 세계를 통틀어도 없다”고 주장했다. MS측에 따르면 한국에서도 MS가 CAL 구매를 요구한 정부기관은 대부분 GA를 맺거나 적정 수준을 구입했다. 기획재정부, 문화체육관광부, 외교통상부, 대법원 등은 MS의 요구에 협상을 벌여 적정한 금액을 지불하고 있으며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도 계약을 맺어 정품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국방부만 협상을 거부하며 버티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눈에 불을 켠 지금 국방부가 언제까지 이런 태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방부는 또한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듯 자신들이 라이선스 계약 담당자가 아니기 때문에 MS가 시스템통합(SI) 업체들과 라이선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업체들은 시스템만 구축해줬을 뿐 소프트웨어 최종 사용자가 국방부라는 점이 명확한 이상 이러한 주장이 AMCHAM이나 USTR에도 통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차기 정부에 짐으로 남은 지적재산권 분쟁

AMCHAM에 USTR까지 나선 현 시점에서 눈여겨봐야 할 사실은 ITC까지 지적재산권 문제에 뛰어들어야 할 상황이란 것이다. 론 커크 USTR 대표는 지난 1월 30일 ITC에 한미FTA가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진단한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해 3월 15일 발효된 한미FTA가 지금까지 미국 중소기업에 얼마나 큰 이익을 가져다 줬는지, 한국에서 겪는 문제점에는 어떤 유형이 있는지 등을 분석해 미국 기업이 더 많은 이익을 누리는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조사 목표라고 한다. 조사 범위는 상품, 서비스, 지적재산권 등 거의 모든 분야로 ITC는 5월 1일까지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렇게 미국 정부가 전방위로 지적재산권 문제 해결에 나서는 지금 가장 골치 아프게 된 건 곧 출범할 박근혜 정부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전 정부가 해결 못하고 간 미국과의 지적재산권 문제를 풀어야할 처지에 놓였다. 현재 국방부에서 MS 문제를 대응하던 담당자들이 속속 교체될 시점도 다가오고 있다. 3월까지 자리를 떠날 예정인 이용걸 국방차관, 김광우 기획조정실장, 유철희 정보화기획관 등이 이 문제를 매듭짓지 못하고 나가면 다음 담당자들이 고스란히 해결의 책임을 뒤집어써야 할 판이다.

한 가지 눈여겨 볼 점은 정부가 사태를 여기까지 악화시킨 국방부의 대응을 적절한 것으로 평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3월경 국방부-MS 간 분쟁을 모델로 CAL에 관한 설명과 업체의 문제제기 시 대응방안 등을 담은 책자를 발간해 정부기관에 배포할 예정이다. 만약 각 정부기관이 국방부 방식으로 지적재산권 분쟁에 대응하면 한국이 스페셜 301조에 따른 감시대상국이 될 확률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국방부도 『전자신문』 보도 이후 상황이 급변하자 당혹스러워하고 있는 듯하다. 국방부는 해당 기사가 나간 후 MS가 언론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하자 “기사가 나간 것은 고의가 아닌 우발적 사고”라며 MS에 자중을 요구했다. 그러나 MS 측은 “보도가 나간 후 빗발치는 언론의 사실관계 확인 요구를 묵살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요구를 들어줄 수 없는 상황임을 분명히 했다. 지금까지 협상의 주도권을 잡고 MS를 휘둘러온 국방부는 무리한 언론플레이와 미국 정부의 압박으로 인해 곤경에 처했다.

김동규 디펜스21+ 기자
가진 거라곤 ‘안보의 민주화’에 대한 열정밖에 없던 청년실업자 출신.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경상도의 모 대도시에서 20년을 보냈다. (디펜스21+)에서 젊음과 차(茶)를 담당하고 있다.
이메일 : ppankku@gmail.com       블로그 : http://plug.hani.co.kr/semper

2013년 2월 22일 금요일

군 ‘K2 파워팩’ 중개상 끼워 구매…김병관 소속 업체도 43억원 챙겨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2-22일자 기사 '군 ‘K2 파워팩’ 중개상 끼워 구매…김병관 소속 업체도 43억원 챙겨'를 퍼왔습니다.

김병관

독일업체서 “중개상 배제” 제안
국방부·방위사업청 묵살 확인
감사원 자료도 “이유 석연찮아” 
김병관 후보 성공보수 논란

K2 전차의 핵심 부품인 파워팩 사업자로 독일 군수업체 엠티유가 선정되는 과정에서 김병관(65)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고문으로 있던 무기중개상 유비엠텍이 43억원의 중개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독일 엠티유 임원이 독일 주재 우리 무관을 통해 중개상 등을 거치지 않고 직접 납품하겠다는 뜻을 국방부에 밝혔음에도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이 이를 묵살한 사실도 확인됐다. 중간업체 배제를 희망하는 독일 업체의 의사와 달리 거액의 수수료가 들어가는 중개 방식을 고수하게 된 과정에서 김 후보자가 일정한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21일 (한겨레)가 입수한 파워팩 사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 내용을 보면, 2012년 1월18일 독일 주재 한국 국방무관은 엠티유 임원과의 면담 내용을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보고했다. 보고서에는 “엠티유에서 한국에 공급하기로 한 파워팩 100대를 무기중개상을 통해 납품하기를 (한국 쪽이) 요청하고 있으나, 납품하는 제품이 100% 독일 생산품인데 왜 직접 납품하지 말고 생산도 하지 않는 중개상인 ㅇ사를 통해 납품하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엠티유 임원의 발언이 담겨 있었다. 감사원 자료에는 “정보본부장은 다음날인 1월19일 방위사업청의 사업 관계자(장성급)에게 전달했으나 이 내용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묵살됐다”고 적혀 있다. 이후 파워팩 수입계약 협상은 김 후보자가 고문으로 있는 유비엠텍을 포함해 ㅇ사, ㅎ사 등이 중개하는 원안대로 진행됐고, 2012년 4월 계약이 체결됐다. 이 과정에서 유비엠텍은 중개 수수료로 43억원(현재 환율기준)을 챙겼다. 이 수수료는 엠티유가 유비엠텍에 지불하는 것이지만, 감사원은 방위사업청이 나서지 않아 중개상의 개입을 방치했고, 결과적으로 우리 쪽의 커미션 등이 발생하면서 구매비용이 높아져 지출하지 않아도 될 예산이 추가로 소요된 것으로 지적했다.이에 대해 감사원 관계자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커미션(중개 수수료)을 없애면 무기 구입 예산 20%를 줄일 수 있다’고 직접 언급한 뒤 국방부가 산하기관인 방위사업청과 함께 커미션 실태를 집중 점검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었다. 파워팩 사업 규모가 1000억원대이니 최소 수십억원이 커미션으로 나가는 게 뻔한 상황에서 중개상을 배제하자고 판매업체 쪽에서 먼저 나섰는데도 이를 우리 쪽에서 묵살했다는 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방위사업청의 내부 규정에도 200만달러 이상의 거래는 판매사와 직접 거래하도록 돼 있다”고 덧붙였다.김 후보자가 유비엠텍에서 일한 시기는 2010년 7월부터 2012년 6월까지로, 무기 수입계약의 최종 결정기구인 국방부 방위사업추진위원회(위원장 김관진 국방부 장관)가 국산 파워팩 생산을 결정했다가 독일산(엠티유) 파워팩 수입으로 방침을 변경하는 시기(2010년 12월~2012년 4월)와 겹친다. 김 후보자는 2012년 6월 유비엠텍을 떠나면서 7000만원을 한꺼번에 받았는데, 업계에서는 관행상 이 돈이 로비 활동에 대한 ‘성공 보수’의 일부로 추정된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 쪽은 “고문으로 있으면서 엠티유와 유비엠텍의 합작회사 설립에 대한 자문을 했을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다.유비엠텍의 수수료가 약 43억원으로 확인되면서 김 후보자가 고문으로 일하면서 받은 돈이 성공 보수가 아니냐는 논란도 일고 있다.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010년 7월부터 2012년 6월까지 무기중개상 유비엠텍의 고문으로 일하면서 받은 돈의 총 액수는 2억1500만원으로 유비엠텍 수익의 5% 정도에 해당한다. 한 무기중개업체 관계자는 “(업계의 관행을 기준으로 할 때) 2년 동안 1억4000여만원을 받고나서 마지막 달에 7000만원을 받은 것을 보면, 2년 영입 계약과 함께 성공 보수 액수를 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 7000만원이 성공 보수라면 아마도 3~5년 더 7000만원씩 지급받는 것으로 계약이 돼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평소 급여와 성공 보수를 합한 전체 지급액은 사업 수익의 10%가량으로 책정된다”고 덧붙였다. K2 전차 파워팩과 같은 대형사업의 수주전이 시작되면 전역 장성 등을 2년 또는 3년 기한으로 영입한 뒤 그 기간 동안은 책정된 연봉을 월급으로 쪼개서 지급하고, 만약 수주에 성공하게 되면 원래 책정된 연봉을 3~5년치 정도 더 지급하는 게 업계의 관행이라는 것이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2013년 2월 11일 월요일

공개SW 아니면 발도 들이지 마라?


이글은 한겨레신문 디펜스21 2013-02-04일자 기사 '공개SW 아니면 발도 들이지 마라?'를 퍼왔습니다.

공개SW 아니면 발도 들이지 마라?
대형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 공정 경쟁 제한하는 국방부의 속내

작년 12월 국방부가 낸 국방통합정보관리소 운영인프라 구축 사업의 제안요청서(RFP)에 공정한 경쟁을 제한하는 요소가 담겨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9페이지에 달하는 제안요청서 곳곳에 상용 소프트웨어의 참여를 제한하는 항목들이 발견된 것이다. 국방부는 (디펜스21)의 문제제기에 “정부의 공개 소프트웨어 기반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 정책을 준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스템 통합 업체들 사이에서는 벌써 “제안요청서에 상용 소프트웨어의 참여를 제한하는 항목을 실은 것은 공정성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방부는 왜 국방통합정보관리소에 공개 소프트웨어만 사용할 것을 요구한 것일까?

국방부에는 세 가지 망이 있다. 전시 지휘통제에 사용하는 전장망(C4I), 국방부 내부망인 국방망, 그리고 외부와 연결된 인터넷망이다. 국가 안보를 전담하는 기관인 만큼 다른 정부기관보다 다루는 정보의 중요도가 높아 어떤 망이든 철통 보안은 필수다. 굳이 망별로 중요도를 매기자면 다루는 정보의 등급에 따라 전장망, 국방망, 인터넷망 순으로 나열할 수 있다. 이 가운데 보안에 가장 취약한 망은 무엇일까? 외부와 직통으로 연결된 인터넷망이 보안에 가장 취약하고 인터넷망과 자료교환체계를 통해 연결돼 있는 국방망이 그 다음이다. 물리적으로 분리된 전장망이 가장 안전하다. 그러나 망마다 보안 취약성이 다르다고 해서 보안대책을 각각 다르게 세울 수는 없다. 국방부는 다루는 자료 하나하나가 국가 안보와 관련이 있는 기관인 만큼 모든 망에 할 수 있는 한 최고 수준의 보안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국방부가 추진 중인 국방통합정보관리소 운영인프라 구축 사업에서는 과연 보안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게 맞는지 의심되는 요소들이 몇몇 발견된다. 


미심쩍은 국방통합정보관리소 제안요청서

국방부 IT정책 주무부서인 정보화기획관실이 관리하는 국방통합정보관리소 운영인프라 구축 사업은 쉽게 말해 국방부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사업예산은 658억 원으로 현재 각 군, 기관에 흩어져 운영 중인 전산소를 통합해 국방통합정보관리소 2개를 구축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이미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전국에 흩어진 전산소를 최대한 적은 숫자로 줄이는 1단계 통합을 마친 상태다. 이번 사업을 통해 2014년 10월까지 운영인프라 구축을 완료하고 12월까지는 각 군 주요 전산소의 정보자원을 2곳으로 완전히 통합할 계획이다. 방대한 정보를 다룰 통합정보관리소를 관리하는 부대도 따로 창설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업 규모가 크고 유지보수를 통해 많은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돼 국내 시스템 통합업체들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국방부는 공개 소프트웨어 사용을 점차 확대시키고 있는 행정안전부의 계획에 따라 공개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국방통합정보관리소 운영인프라 구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2012년 12월 8일 나라장터에 공시된 209페이지 분량의 제안요청서에는 각종 서버모듈 규격에 리눅스 기반 운영체제를 탑재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정부부처와 달리 보안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국방부가 상용 소프트웨어는 아예 참가 기회도 주지 않고 공개 소프트웨어만 자격을 부여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스템 통합(SI)업체 관계자는 “상용 소프트웨어와 공개 소프트웨어는 각각 장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일단 참가 자격을 공평하게 부여한 뒤 시스템 통합업체가 판단해 더 나은 보안성을 지닌 체계를 탑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제안요청서 전반에 국방부의 모든 정보가 통합되는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보안요구도가 보인다”며 보안성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제안요청서가 경쟁을 제한하는 면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국방부는 “경쟁을 제한하는 면이 없으며 정부의 공개 소프트웨어 활성화 정책에 따른 것”이라고 반론을 제시했다. 보안요구도에 관한 문제제기에는 “20여종 이상 다양한 정보보호 수단의 상호작용에 의해 최고의 보안이 유지되는 체계로 구축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국방부의 주장대로 제안요청서는 경쟁을 제한하지 않고 보안에도 문제가 없는 것일까? 제안요청서의 항목들을 자세히 살펴봤다. 

국제공통표준 임의로 해석한 국방부 

국방통합정보관리소 사업에서 특히 강조되는 점은 보안이다.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이 ‘사이버 진주만’을 걱정할 정도로 날로 늘어만 가는 사이버 위협으로 인해 국방부의 모든 정보가 통합되는 국방통합정보관리소는 최고의 보안을 유지해야 하는 장소로 손꼽힌다. 국방부도 이를 위해 제안요청서 곳곳에 보안에 관련된 항목을 배치하고 있다. 제안요청서의 보안관리체계 구축 항목에서는 보안에 관한 국제공통평가기준인 CC(Common Criteria)인증이나 국가정보원 IT보안성평가를 취득한 제품위주로 도입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제안요청서 내용에는 최고의 보안을 요구하는 장소답지 않은 부분이 눈에 띈다.     

먼저 CC인증에 관한 부분이다. CC인증은 정보보호제품에 대한 평가기준을 국제적으로 표준화한 것으로 한국에서는 국가정보원 산하 IT보안인증사무국이 인증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정보화촉진기본법에 따라 정부에 납품되는 중요 정보보호시스템은 반드시 CC인증을 거친 제품만을 사용해야 한다. CC인증은 몇 단계의 평가보증등급(EAL, Evaluation Assurance Level)으로 구성돼 있는데 'EAL2'나 ‘EAL3'처럼 숫자를 붙여 표시한다. 숫자가 높을수록 높은 보안성을 가진 제품을 뜻한다. 예를 들어 EAL2 등급은 ‘다’급, EAL3 등급은 ‘나’급, EAL4 등급은 ‘가’급 전산자료에 적용하는데 ‘가’급 전산자료는 유출 또는 손상되는 경우 각급 기관의 업무 수행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하거나 개인 신상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전산 자료에 해당되는 등급이다. ‘나’급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다’급은 ‘경미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전산자료 등급을 말한다. 

국방부가 낸 국방통합정보관리소 제안요청서에는 CC인증과 관련해 의문스러운 부분이 눈에 띈다. 요청서 119쪽부터 시작되는 보안관리체계 부분에서는 각 체계의 보안 요구규격으로 CC인증 등급을 표시하고 있다. 네트워크 보안의 경우 인터넷망 Anti-DDOS, 국방망 방화벽 등의 하드웨어에는 EAL4 등급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망의 개인정보 필터링, 스팸메일 차단시스템부터는 갑자기 등급이 낮아져 EAL2 등급을 요구한다. 국방망과 인터넷망의 서버보안 소프트웨어는 EAL3 등급이상을 하더니 취약점분석 시스템과 개인정보 차단시스템 등에는 아예 등급을 요구하지 않고 ‘CC인증 제품’이라고만 표시하고 있다. 등급에 관계없이 EAL2 등급이든 EAL4 등급이든 참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심지어 국방망과 인터넷망 망연계 소프트웨어는 ‘다’급에 해당하는 EAL2 등급을 요구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IT전문가는 제안요청서를 보고 “이렇게 보안 등급이 뒤죽박죽인 이유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체계에 최고 등급을 요구하는 미 국방부의 시스템과 비교하면 한국 국방부는 상당히 허술한 편이다”고 평가했다. 국방부 정보화기획관실에 체계마다 CC인증 등급이 다른 이유를 질문하니 다음과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CC인증 등급이 낮다고 해서 정보보호에 취약하다고 볼 수 없으며, CC인증 등급 때문에 경쟁이 제한될 경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등급을 조정했다. 또한 국방통합정보관리소의 정보보호체계는 20여종 이상 다양한 정보보호 수단의 상호작용에 의해 최고의 보안이 유지되는 체계로 구축할 것이다.”

▲ 나라장터에 공시된 제안요청서의 일부. 제품의 특정규격을 정하고 있다.

그러나 국방부의 답변에서 CC인증에 대한 부분은 임의해석에 가깝다. CC인증은 국제공통표준으로 등급에 따라 보안 취약도가 다르기 때문에 “CC인증 등급이 낮다고 해서 정보보호에 취약하다고 볼 수 없다”는 국방부의 해석은 틀렸다. 정보보호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많은 비용을 들여 CC인증을 받는 이유는 전세계가 인정하는 표준보안등급이기 때문이다. 원래 K시리즈라는 자체 보안인증 등급을 이용하던 정부가 2005년 1월 이후부터 CC인증으로 전환한 이유는 국산이든 수입산이든 CC인증을 받은 정보보호제품이라면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함이다. 

CC인증 도입 후 보안 기술력을 확보해 높은 등급을 받은 제품이 더 우수한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기업의 국적과 규모, 자본력 등에 구애받지 않는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구조가 만들어졌다. CC인증 등급이 경쟁을 제한한다는 국방부의 주장은 전세계가 인정하는 보안인증제도를 전면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국방 소프트웨어 관련 업체에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보안을 최우선으로 여겨야하는 국방부가 공정한 경쟁을 제한한다며 보안등급 요구도를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제안요청서를 만든 건 난센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높은 등급을 받은 제품들끼리 경쟁을 벌여도 충분하기 때문에 모든 체계에 최고 등급의 CC인증을 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개 소프트웨어 아니면 ‘출입금지’

또한 “경쟁 제한을 해소하기 위해 CC인증 등급을 조정했다”는 국방부의 답변은 정작 경쟁을 유도해야 할 부분에서는 경쟁을 막고 있기 때문에 모순이다. 국방부는 제안요청서의 상당부분에 공개 소프트웨어만 참여할 수 있도록 자격을 제한해두고 있다.

제안요청서 곳곳에는 서버모듈의 규격에 ‘OS(LINUX) 라이선스 포함’, ‘공개SW기반 엔터프라이즈 제품’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10군데 이상의 항목에서 이러한 점이 발견되는데 이는 공정한 경쟁을 제한하는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서버모듈 규격에 공개 소프트웨어인 리눅스를 명시할 경우 상용 소프트웨어들은 아예 사업에 참여할 기회조차 잃게 되지만 국방부는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정보화기획관실에 자원수집서버 모듈, 어플리케이션 서버 모듈, DB서버 모듈, 인터넷 관리 서버 모듈 등에 공개 소프트웨어 운영체제만 사용할 것을 명시한 이유를 묻자 국방부는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이 서버들은 클라우드 환경 구축대상 서버다. 국방부는 정부의 공개 소프트웨어 기반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 정책을 준수해 사업을 추진할 것이다.”

국방부는 각종 가상화 소프트웨어를 공개 소프트웨어로만 한정한 이유에 대해서도 “정부의 공개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 정책을 준수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국방부의 주장대로 정부가 현재 공개 소프트웨어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중앙부처의 정보시스템을 통합관리하고 있는 행정안전부 산하 정부통합전산센터는 공공분야에 공개 소프트웨어를 확산시키기 위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작년 1월 17일에는 통합전산센터의 홈페이지를 공개 소프트웨어로 전환하는 작업을 완료해 언론에 공개했다. 행안부는 2016년까지 통합전산센터가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의 약 40%를 공개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행안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1년 말 기준 정부통합전산센터의 공개 소프트웨어 비율은 23%로 일부 시스템을 공개 소프트웨어로 시스템을 전환해도 성능에는 크게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행안부는 당시 홈페이지 전환을 계기로 공개 소프트웨어를 점차 정부 전체로 확산해나갈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의 공개 소프트웨어 정책은 ‘권장’일 뿐 상용 소프트웨어와의 경쟁을 아예 막으라는 지침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행정안전부가 낸 ‘정부통합전산센터 클라우드 서버 규격’에서도 반드시 공개 소프트웨어만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은 찾을 수 없었다. 이 규격서에 별첨된 서버규격 예시에는 지원 운영체제로 윈도우 2008, 리눅스 64비트 등 다양한 체계를 명시해두고 있다. 경쟁을 통해 적절한 체계를 적용하라는 뜻이다. 정부통합전산센터가 당장 모든 체계를 공개 소프트웨어로 전환할 수 없는 이유도 체계에 따라 상용 소프트웨어만 적용해야만 하는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국방부에 제안요청서의 이러한 항목들이 공정한 경쟁을 제한하고 있는 건 아닌지 묻자 “공정한 경쟁을 제한하지 않으며 통합정보관리소의 클라우드 환경은 정부 정책을 준수해 공개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구축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한 소프트웨어 업체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반론했다.

“해외 각국이 정부차원에서 공개 소프트웨어 활용을 권장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국방의 경우 높은 보안성을 요구하는 등 특수성이 있어 공개 소프트웨어를 도입하는 사례는 드물며 도입하는 경우에도 공개 소프트웨어 업체와 소스 비공개 등 사전 협의를 통해 충분히 검토한 후 도입하고 있다. 국방부가 이러한 해외 국방 사례들을 충분히 검토했는지 의심이 된다.”  

특이한 점은 특정 서버모듈에는 다른 모듈과 달리 리눅스를 명시하지 않고 ‘OS 라이선스 포함’으로 적시해둔 것이다. 국방부에 특정 체계에는 리눅스를 명시하지 않은 이유를 물으니 “공개 소프트웨어 기반 제품이 제한되는 경우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운영체제를 명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개 소프트웨어가 탑재될 수 없는 부분은 상용 소프트웨어를 쓰고 나머지는 무조건 공개 소프트웨어만 쓰겠다는 말이다. 결국 다른 부분에서는 경쟁요소가 없다고 자인한 셈이다. 제안요청서 전반에 경쟁 제한 요소들을 깔아두고 특정 체계는 경쟁을 유도한다는 국방부의 속내는 무엇일까?

▲ 미 국토안보부 비상대응팀은 자바(JAVA)의 사용 중단을 권고했다.

법 저촉 가능성, 제안요청서 재검토 해야

국방부의 이러한 알 수 없는 행보에 대한 가장 신빙성있는 설명은 다름 아닌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와의 껄끄러운 관계’다. 이 제안요청서에 가장 크게 반발하고 있는 곳은 MS로 알려져 있다. 전세계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MS가 공개 소프트웨어 일색인 이 사업에 끼어들 수 있는 여지는 전혀 없다. 이번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라 익명을 요구한 한 시스템 통합업체 관계자는 “국방부가 저작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MS와의 관계 때문에 아예 MS의 참여를 차단하기 위해 무리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제안요청서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저작권 문제로 극한 대립 중인 MS와 국방부의 껄끄러운 관계가 중요 국방사업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말이다. MS는 제안요청서의 수정을 요구하는 이의제기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국방부는 “본 건의 내용과 유사하거나 동일한 내용의 이의가 제기된 바 없다”고 주장했다. 

국방부의 이러한 사업진행 방식은 정부 입찰․계약집행 기준에도 저촉될 가능성이 있다. 기획재정부계약예규 제2장에 따르면 ‘부당하게 특정상표 또는 특정규격 또는 모델을 지정하여 입찰에 부치는 경우’와 같이 경쟁참가자의 자격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부 정책이라는 이유로 특정 체계의 규격을 명시한 국방부의 제안요청서는 이러한 기준에 저촉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정부의 공개 소프트웨어 정책이 경쟁 제한까지 강제하고 있지 않다는 점, 클라우드 서버 규격서에 다양한 체계를 나열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방부는 제안요청서를 재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고도의 보안이 요구되는 국방전산체계에 공개 소프트웨어를 적용하는 문제도 고민해 봐야할 부분이다. 1월 10일 미 국토안보부는 오픈소스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인 자바(JAVA) 사용을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자바가 해커들이 침입하기 쉬운 취약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안보부의 비상대응팀(US-CERT)은 “이 문제를 해결할 현실적인 해결책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애플은 자사제품 맥에서 자바가 구동되지 못하도록 조처했다. 

물론 공개 소프트웨어와 상용 소프트웨어 중 어느 체계가 보안에 취약한지에 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하나 세계 최고의 전산보안을 유지하고 있는 미 국방부가 데이터센터에 공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 점, 1월 16일 6억 1,700만 달러 규모의 소프트웨어 사용권 계약을 맺을 때 입찰에 참여한 공개 소프트웨어 업체들 대신 상용 소프트웨어 업체를 선택한 점 등을 고려하면 한국 국방부가 사업 방향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가진 거라곤 ‘안보의 민주화’에 대한 열정밖에 없던 청년실업자 출신.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경상도의 모 대도시에서 20년을 보냈다. (디펜스21+)에서 젊음과 차(茶)를 담당하고 있다.
이메일 : ppankku@gmail.com       블로그 : http://plug.hani.co.kr/semper

2013년 1월 13일 일요일

朴당선인, 정부의 '공약 딴지걸기'에 분노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1-12일자 기사 '朴당선인, 정부의 '공약 딴지걸기'에 분노'를 퍼왔습니다.
복지부-국방부의 언론 플레이에 공개리에 강력 경고

박근혜 당선인은 12일 정부 부처가 업무보고나 언론을 통해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자신의 공약 이행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는 데 대해 공개리에 불쾌감을 나타내며 강력 경고했다. 

최근 일부 부처는 언론과 업무보고 등을 통해 박 당선인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선 예산 부족 등의 많은 문제점이 따른다며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보건복지부의 경우 박 당선인의 ▲기초연금(월 20만원) 도입 ▲4대 중증질환 치료비 100% 국가보장 ▲국공립 어린이집 확중 핵심공약을 이행하는 데에는 박 당선인측이 추산한 소요예산보다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기초연금 도입에 7조원,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등 여성ㆍ보육 정책에 5조원 등 연간 12조~13조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것.

국방부는 복무기간을 현행 21개월(육군 기준)에서 18개월로 단축하는 문제에 대해 이견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복무기간을 당장 18개월로 단축하면 올해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2만7천명의 병역자원이 부족하며, 특히 출산율 저하의 영향으로 2020년 이후에는 병역 자원 부족 현상이 더 심각해져 2021년부터 2029년까지 6만~6만9천명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했다. 또한 박 당선인 구상대로 복무기간을 단축하는 대신에 부사관을 3만명 증원하면 연간 인건비만 7천억원 수준이고 부사관에게 지급되는 간부숙소(BOQ) 등의 부대비용까지 감안하면 추가로 1조원이상의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

이처럼 일부 부처의 문제 제기가 잇따르자, 박 당선인이 격노했다는 전언이 잇따랐다.

인수위 핵심 관계자는 12일 (국민일보)에 정부부처와 인수위간 갈등에 대해 "야당과 공약 싸움하는 것 이상으로 심각하다"며 "부처에서 자꾸 이런 식의 기사를 언론에 흘리는 것에 당선인도 굉장히 화를 많이 내셨다"고 전했다. 

박 당선인 관계자도 같은 날 (연합뉴스)에 "박 당선인이 부처발(發)로 정보가 새어나와 기사화되는 것에 대해 격노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며 "자기 이해관계에 걸려 있는 부처들의 이기주의에 격노했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그는 "박 당선인이 꼭 예산 문제만을 짚은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마치 `이것은 새 정부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상을 줘서 (공약 이행을) 하지 못하게 만들려는 기사들이 있지 않느냐"라고 덧붙였다.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도 이날 오후 삼청동 인수위에서 브리핑을 통해 "격노했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기사는 조금 과한 표현"이라면서도 "그러나 적극적 의지로 국민 입장에서 문제를 풀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소극적으로 관의 입장에서 과거 관행에 기대어 문제를 그대로 유지해가려는 부분에 대해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히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부처에서 (공약이행에 대해) 현실적 문제를 들어서 난색을 표명했다, 이런저런 문제가 있다, 그래서 시행이 어렵다는 것이 보도를 통해 먼저 나오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당선인은 모든 문제를 국민의 입장에서 그리고 내 자식의 경우, 내 부모님의 경우라면 내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 모든 문제를 살펴주시고 해법을 찾아주시라 하는 부탁을 하고 있다"고 부처에 경고했다.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확정되지 않는 것이 부처발(發)로 기사가 나가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것은 들었다"고 박 당선인의 분노를 전했다.

김동현 기자 

2012년 12월 14일 금요일

‘연평도 포격징후’ 내부보고 묵살…또 드러난 안보실패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2-14일자 기사 '‘연평도 포격징후’ 내부보고 묵살…또 드러난 안보실패'를 퍼왔습니다.


포격 3시간전 “북 화력도발 움직임 포착” 보고
수신처엔 청와대·국방부 등…아무런 조처 없어
국방부, 다음날 국회서 징후 포착한 사실 감춰 

2010년 11월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당시, 군 정보기관이 사전에 포사격 징후를 포착해 청와대와 국방부 장관 등 20여개 기관에 알렸음에도 현 정부와 군 지휘부가 이를 묵살한 정황이 드러났다. 국방부는 포격 다음날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사전에 포격 징후 정보가 있었다는 사실을 감춘 것으로 나타났다.13일 (한겨레)가 군의 전직 고위 인사로부터 입수한 정보참모부의 ‘수시첩보보고’를 보면, 연평도 포격(오후 2시34분) 3시간 전인 오전 11시30분에 “접적해역 일대에 화력도발 가능성”을 경고한 것으로 나와 있다. 이 보고서 수신처엔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 등 군 지휘부는 물론, 청와대와 국가정보원도 포함돼 있다. 정보참모부는 화력도발이 임박한 징후로 ‘북의 탄약차량 움직임을 포착했고 레이더와 필수 통신망이 활동하고 있으며 지휘관이 현장에서 지휘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근거까지 제시했으나, 군 지휘부는 이를 북의 통상적 위협 정도로 인식하고 아무런 대응조처를 하지 않았다.정보참모부는 그날 오전 11시30분 “통신내용과 전개세력 활동 고려시 현재까지는 아(我) 사격훈련에 대응 감시/근무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즉각적인 화력도발 임박 징후는 미식별됨”이라고 하면서도 “그러나 해안포 전개/신예기 전방전개 식별, ‘즉시적인 물리적 조치’ 경고를 고려시 접적해역 일대에 화력도발 가능성이 있어 장비 추가전개/화력도발 임박 징후 감시를 강화하겠음”이라고 보고했다. 이에 앞서 11시15분에도 “접적해역 일대에 화력도발 및 엔엘엘 근접 무력시위 비행 가능성이 있어 화력/공중도발 징후를 집중 감시”하고 있다고 보고했다.당시 우리 군은, 해병대의 호국훈련(11월22~30일)에 맞서 북이 특별경계근무 2호로 전환한 상태였고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이 황해남도 용연이리대 경계시설을 방문하는 등 평소와는 다른 급박한 움직임을 감지하고 있었다. 또 포격 당일 오전 9시40분께 미그23기 5대와 헬기 1대가 작전에 투입된 것까지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었다.이런 내용의 첩보를 사전에 입수하고도 우리 군은 북한이 포격을 시작할 때까지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 우리 군은 북이 포격을 시작한 지 13분 뒤에야 대응사격을 했고, 호국훈련 중이었음에도 북의 사격원점을 찾아내야 할 탐지레이더가 먹통이었다. 또 K-9 자주포 6문 가운데 3문은 사용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2012년 12월 9일 일요일

국방부, 국제사회 인권 권고 전면 거부


이글은 한겨레신문 디펜스21 2012-11-30일자 기사 '국방부, 국제사회 인권 권고 전면 거부'를 퍼왔습니다.

UN권고에도 꿈쩍않는 국방부의 퇴행적 인권정책
성소수자 차별법 유지, 대체복무제 도입은 무관심 

지난 10월 2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유엔 인권이사회 제2차 국가별 인권상황정기검토(UPR, Universal Periodic Review)가 열렸다. 이곳에서 국방부는 유엔으로부터 두 가지 권고 사항을 받았으나 수용을 거부했다. 유엔이 권고한 내용은 성적지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무고한 사람을 범죄자로 만들 수도 있는 차별법을 철폐할 것, 대체복무제를 마련할 것 등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안보 상황, 사회구성원 공감대 형성, 건전한 병영문화 등의 이유를 대며 권고를 거부해 국내 인권단체의 비난을 샀다. 문제는 권고를 이행할 의지도 없으면서 변명으로 일관하는 태도였다. 

▲ 지난 10월 25일 2차 UPR 14세션에서 미국의 성소수자 차별법 폐지 권고를 수용할 수 없는 이유를 밝히는 국방부 관계자

인권의 사각지대. 지난해 기본적인 의료권조차 보장되지 않던 환경의 육군 훈련소에서 훈련병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회에 있었다면 목숨을 건졌을 이들 훈련병 중 한 명은 질병으로 인한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지만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채 꾀병으로 몰려 모멸감까지 느끼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다른 한 명은 무능한 군의관의 오진으로, 또 다른 한 명은 살릴 기회가 수차례 있었음에도 진료를 거부당하는 등 치료시기를 놓쳐 사망했다. 아픈 몸을 제대로 치료받을 권리도 없는 군의 의료체계는 심각한 인권 유린으로 지적받아 왔지만 개선된 점은 없다. 

저만치 앞서가는 사회에 비해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군의 후진적 인권 실태는 뒤떨어진 의료체계뿐만이 아니다. 이번 유엔 인권이사회 제2차 국가별 인권상황정기검토(UPR)에서 지적받은 한국군의 인권 권고 사항은 두 가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위한 대체복무제 도입과 성적지향을 근거로 형사처벌하는 차별적 형법을 철폐하라는 권고다. 대체복무제의 경우 한 해 600여 명 수준으로 발생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위한 제도로 국방부는 현 정부 들어 단 한 번도 이를 공식적으로 논의한 바 없다. 성적지향을 근거로 당사자를 전과자로 만드는 군형법 92조의 5도 마찬가지다. 동성 간의 성행위를 '계간‘이라는 차별적 단어로 규정한 것도 모자라 형벌로 다스리는 군형법 개정에 대한 군의 입장은 언제나 ‘절대 불가’였다. 

이번 UPR에서도 국방부는 기존의 입장대로 불안한 안보상황과 사회적 합의를 들며 대체복무제 도입을 거부했다. 그러나 인권단체들은 이것이 핑계일 뿐 진짜 이유는 아예 받아들일 의지조차 없는 국방부의 인권 의식이라고 비판했다.

대체복무제 사회적 합의, 이끌어낼 의지는? 

유엔의 대체복무제 도입 권고에 대한 국방부 답변이다. 

“대한민국의 특수한 안보현실에서 필요한 병력의 확보를 위한 제도와 정책의 수립은 국가의 존립과 직결되는 주권적 행위라 할 것입니다. 입영 및 집총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자 편입은 남북한관계를 포함한 국내외 안보상황의 긍정적 변화와 대체복무를 수행할 수 있는 사회구성원의 공감대 형성이 전제돼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의 안보상황은 변화가 없으며 대체복무제도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형성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대체복무제 도입이 제한됨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헌법재판소도 징병제 하의 병역자원 확보, 병역의무의 공평한 부담, 국가안보라는 중요한 공익을 고려하여 합헌 결정을 했습니다. 또한 국회에서 대체복무제도 도입 관련 병역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헌재의 결정, 대법원의 판결, 우리나라의 특수한 안보상황, 사회통합 등의 문제로 인해 폐지됐음을 고려해주시기 바랍니다.”

당시 실시간으로 UPR 중계를 보던 국내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국방부의 답변을 듣는 순간 황당함과 함께 부끄러움까지 느꼈다고 한다. 프랑스, 미국, 독일 등 8개국이 지적한 대체복무제 도입에 대한 어떤 의지도 보이지 않던 국방부가 국민적 합의를 내세운 부분이 가장 황당한 부분이라고 한다. 군인권센터 조규석 간사는 국방부 답변에 대해 “대체복무제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로 안보상황이나 국민적 합의를 들었는데 현 정부들어 국민적 합의를 위해 국방부가 어떤 노력을 기울인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대체복무제는 참여정부 당시 도입 직전까지 갔다가 현 정부들어 무산됐다. 국회에서는 임종인 전 열린우리당 의원이 강한 의지로 병역법 개정을 밀어붙였고 이를 거부하던 국방부도 2007년 9월 18일 대체복무 허용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임 전 의원의 병역법 개정은 무산됐고 대체복무 허용 계획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직후인 2008년 12월경 전면 백지화됐다. 현재 당시 국방부가 내놓은 사회복무제 형태의 대체복무제는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 외려 과거로 후퇴한 것이다. 참여정부 당시 대체복무제 도입에 관한 병역법 개정안을 발의한 임종인 전 의원의 말이다.

“이미 2007년 9월 국방부 스스로 대체복무제 도입 방안을 수립하고 대외적으로 발표까지 해놓고는 이제 와서 저런 답변을 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무려 8개 국가에서 권고를 내렸다는 것 자체도 창피한 일이지만 저런 식으로 한입으로 두말하다가는 국민들의 신뢰마저 잃을 수 있다. 답변에서 자신들이 계획을 수립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뺀 이유는 뭘까. 한 마디로 ‘참여정부 때는 시키니까 억지로 했는데 이번 정부에서는 아무 말 없으니 안 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백가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간사는 “대체복무제는 국제사회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권고하는 분야”라며 “2008년 열린 1차 UPR 때 슬로베니아가 대체복무제에 대해 질문하자 국방부는 제도를 연구 중이라고 답변했는데 4년이 지난 지금도 연구결과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백 간사는 “하다못해 국민적 합의를 이루기 위한 캠페인이라도 벌였다면 저런 답변을 할 자격이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미군은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DADT, Don't Ask Don't Tell)' 정책 폐지를 통해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철폐했지만 한국군은 여전히 동성애를 불건전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대체복무는 국가안보를 위협할까

대체복무제 도입으로 인해 위협받을 안보 상황에 대한 우려도 입증되지 않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잇따른다. 2004년 8월 헌법재판소는 병역거부자들을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병역법 88조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당시 헌재는 결정문에서 "병역법 88조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은 국가 존립과 모든 자유의 전제조건인 ‘국가안보’라는 대단히 중요한 공익"이며 "이러한 중대 법익이 문제되는 경우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으로 보장하기 위해 국가안보를 저해할 수 있는 무리한 입법적 실험(대체복무제)을 요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30일에도 같은 결정이 있었다. 헌재는 2004년에 이어 또 다시 “양심의 자유가 중요한 기본권이지만 국가안보라는 대단히 중요한 공익을 저해할 수 있는 무리한 입법적 실험을 요구할 수는 없다”며 대체복무제 도입을 막았다. 과연 대체복무제 도입은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까.        

대체복무제를 반대하는 측은 젊은이들이 병역 대신 대체복무를 무더기로 선택할 것을 우려한다. 그러나 대체복무제를 찬성하는 측에서는 이러한 우려에 대한 해답을 이미 내놓은 상태다. 국제사면위원회에서는 대체복무기간을 현역복무기간의 1.5배를 넘지 못하도록 기준을 정하고 있지만 참여정부 당시 나온 안에서는 4년에 가까운 복무기간을 정했다. 그러나 병역거부자들은 이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2년도 되지 않는 현역 복무를 제치고 4년에 가까운 대체복무를 위해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줄 정도로 많은 인원이 지원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봐도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병역거부자들은 연간 대체복무 인원의 한도를 정하는 쿼터제도 환영한다. 이러한 안전장치들을 통해 국가 안보에 위협을 주는 요소들이 제거됐기 때문에 국방부의 답변이 변명에 불과하다는 인권단체의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지난 2001년부터 2011년까지 병역 거부를 이유로 수감된 사람은 총 6,405명이다. 연간 600여명 정도가 집총 대신 감옥을 선택하는 것이다. 10월 28일 발표된 참여연대 논평에 따르면 현재 현역으로 복무하지 않고 공익근무 등 대체복무를 수행하는 청년들은 1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수치만 비교해 봐도 연간 징집자 수를 30만 명 정도로 잡았을 때 병역거부자는 0.2%에 불과하지만 대체복무를 수행 중인 인원은 33%에 이른다. 이 때문에 연간 600여 명을 위한 대체복무를 신설한다고 해서 군사력 운영에 크게 영향을 끼칠 여지도 없다. 공익근무 요원과 병역거부자의 차이는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 수행 여부밖에 없기 때문이다.  

임종인 전 의원도 “수백 명의 대체복무자로 국가안보가 무너진다는 건 근거가 없다”며 “외려 사회봉사의 손길이 필요한 곳곳에 건강한 청년들이 배치돼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고 주장했다. 군사대국 중국을 마주한 대만은 2000년 현역복무에 비해 1.5배 긴 대체복무제를 도입했지만 안보 상황의 변화는 발생하지 않았다. 외려 복무 부적응 우려가 있는 청년들이 대체복무를 지원해 각종 사고 발생을 방지하는 등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한편 군형법 92조 5의 폐지 권고에 대한 답변도 대체복무제와 마찬가지로 변명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답변을 통해 국방부는 스스로 모순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군내 성소수자 인권보호를 촉구했다.

동성애는 불건전하다?
성소수자 차별법 폐지 권고에 대한 국방부의 답변이다.

“군형법 제 92조의 5는 계간 및 추행 행위를 처벌하고 있습니다. 이는 동성애를 차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군이라는 공동 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확립이라는 공익을 위한 규정으로 현 시점에서 군 형법상 추행죄의 폐지 내지 개정은 곤란합니다. 헌법재판소 역시 2002년 6월과 2011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동규정은 군의 기강과 전투력 유지를 위한 것이며 군인 상호간의 행위와 병영 내에서의 행위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것임을 고려해 합헌 결정을 하였습니다. 한편 국방부는 부대관리 훈령을 개정하여 동성애자 병사의 차별금지 신상비밀 보장, 아웃팅 제한, 동성애 사유에 의한 강제전역금지, 동성애 식별 활동 금지 규정을 두고 동성애 병사의 인권보호를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대체복무제 도입 권고에 대한 답변에 이은 성소수자 차별 금지 권고 답변 또한 인권단체 관계자들을 경악케 했다. 먼저 국방부는 답변에서 스스로 모순을 범하고 있다. 답변 앞부분 에서는 동성애를 불건전한 것으로 규정하더니 뒤에서는 동성애자 병사의 인권보호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조규석 군인권센터 간사는 국방부 답변에 대해 “일단 동성애를 건전하지 않은 것으로 전제한 답변인데 이를 국제인권회의에서 자랑스레 발표하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다”고 논평했다. 조 간사는 또 “국방부의 인권의식이 인권 친화적이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는 답변”이라고 덧붙였다. 동성애를 건전•불건전으로 판단하는 태도는 동성애자 퍼레이드에서 모병활동을 벌이는 동맹 미군에 대한 모독일 수도 있다. 

국방부가 주장한 ‘동성애 병사의 인권보호’도 자신 있는 답변과 달리 문제가 많다는 지적을 받는다. 국방부가 2006년 4월 1일 발표한 ‘병영 내 동성애자 관리지침’에서는 ‘동성애자 병영 내 유입, 확산 차단 대책 미비’, ‘인성검사를 통해 동성애 성향 잠재자로 밝혀질 경우 집중관리’, ‘이성애자로 전환 희망 시 적극 지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는 국방부가 동성애자 인권보호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특히 변하지 않는 개인의 성정체성이 ‘전환’될 수 있다고 보는 인식과 성정체성에 불과한 동성애가 ‘유입’되고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는 성소수자에 대한 몰이해를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이렇게 뒤처진 국방부의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성소수자 인권단체인 동성애자인권연대는 2008년 군 지휘관을 대상으로 만든 지침서를 군에 배포하려 했으나 국방부는 수용을 거부했다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방부령 제 556호 ‘징병신체검사 등 검사규칙’에 명시된 ‘질병 심신장애의 정도 및 평가기준’의 질병•심신장애 평가기준에는 인격장애 및 행태장애의 하나로 성주체성장애와 성적선호장애를 명시하고 있는데 전자는 트랜스젠더를, 후자는 동성애자를 뜻한다. 또한 군인사법 시행규칙 56조의 현역부적합자 기준에도 ‘변태적 성벽자’를 두고 있는데, 지금까지 많은 성소수자 군인들이 성정체성이 드러나 이 기준에 따라 전역심사대상이 되곤 했다. 이러한 규정들을 그대로 남겨둔 것은 제쳐둔 채 동성애 병사를 보호하고 있다고 답변한 국방부는 국내 인권단체의 극심한 비판을 받아야만 했다.

▲ ‘징병신체검사 등 검사규칙’의 인격장애 및 행태장애 판단기준에서는 성소수자를 장애가 있는 사람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성애자와 동등한 기준 적용 필요

국방부가 유엔에서 군내 성소수자 차별금지에 관한 권고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작년 9월 20일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DADT, Don't Ask Don't Tell)' 정책을 폐기해 성소수자의 군 입대를 전면 허용한 미국이 내놓았다. 국내 인권단체들은 두 차례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등 오랜 시간 국방부와 다퉈왔다. 미국이 군형법 92조의 5에 문제를 제기한 이유는 법 자체에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군형법 92조의 5에는 “계간(鷄姦)이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인권단체들은 남성 간의 성행위를 닭에 비유한 ‘계간’이라는 단어와 이를 형법으로 처벌하는 데 문제를 제기한다. 동성 간의 성행위를 닭들이 하는 짓으로 비하한 것도 모자라 이를 비정상적인 행위로 규정해 형벌로 다스리는 건 성소수자들에 대한 차별이라는 것이다. 또한 군형법에 이성애자의 성행위에 대한 처벌을 규정한 조항은 없으면서 동성애자만 처벌하는 조항을 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예로 2010년 레바논에 파병된 동명부대의 남녀 장교 한 쌍이 과도한 신체접촉으로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 이들은 몇 달간의 감봉과 정직처분을 받았지만 형법으로 다루지는 않았다. 만약 이들이 동성관계였다면 형법에 따라 징역형을 받았을 것이다. 한 동성애자 예비역은 “군형법 92조 같은 차별법 때문에 동성애를 무조건 성행위와 연관짓는 잘못된 인식이 만연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권고에 대한 답변에서 계간 표현에 관련된 논쟁은 제외한 채 추행죄에 대해서만 언급했다. 그러나 인권단체에서 추행죄를 형법으로 다루는 데 이견을 내는 사람은 없다. 동성간 성행위도 강제로 이뤄진다면 당연히 형벌로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다. 인권단체들은 합의에 의한 행위까지 형법으로 다스리는 게 과하다고 지적할 뿐 병영 내 동성 간 성행위를 전면 인정해달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다. 이성애자와 동등한 기준을 적용해 달라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동성애를 건전과 불건전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국방부가 빠른 시일 안에 개선안을 내 놓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제자리걸음 멈추고 전진해야

이번 UPR에는 국내 53개 시민단체가 관여해 정부의 답변을 모니터했다. 백가윤 참여연대 간사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아동 입양에 관한 규정인 아동권리협약 제21조에 대한 유보를 철회하고 인신매매의정서를 순차적으로 비준하겠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권고 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시민단체들은 2013년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으로 입후보한 한국 정부가 과연 그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국방부 답변처럼 불리한 논점은 빼고 유리한 사실만을 발표해 국제사회를 기만하는 태도는 UPR의 본래 취지에도 반한다. 특히 국방부는 이번 2차 UPR을 통해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는 인권의식의 현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4년 전과 달라진 게 없었다. 국방부는 전세계를 상대로 성소수자 차별법을 유지할 의지를 내비쳤고 근거가 부족한 이유로 양심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 4년 뒤 열릴 3차 UPR에서도 제자리걸음을 반복할까. 멈춰버린 인권정책에 국격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가진 거라곤 ‘안보의 민주화’에 대한 열정밖에 없던 청년실업자 출신.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경상도의 모 대도시에서 20년을 보냈다. (디펜스21+)에서 젊음과 차(茶)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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