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미국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미국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3년 5월 30일 목요일

국세청, 'MB 사돈가' 효성그룹 전격 세무조사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5-29일자 기사 '국세청, 'MB 사돈가' 효성그룹 전격 세무조사'를 퍼왔습니다.
효성그룹 오너의 미국 부동산 대거 매입 의혹 추적인가

국세청이 29일 이명박 대통령 사돈가인 효성그룹에 대한 세무조사에 전격 착수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이날 효성그룹 본사에 조사 요원들을 보내 회계장부 등을 확보했다.

효성그룹 측은 정기 세무조사라고 주장하나, 효성그룹에 대한 정기 세무조사는 불과 3년전인 지난 2010년에 이뤄졌던 만큼 이번 조사는 특별조사로 추정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기 세무조사는 5년만에 행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뉴스타파)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막내동생인 조욱래 DSDL(옛 동성개발) 회장과 장남 조현강씨가 조세피난처 버진 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을 폭로한 직후여서, 역외탈세 혐의에 대한 수사가 아니냐는 의혹도 낳고 있다.

또한 최근 재미언론인 안치용씨의 (시크릿오브코리아)에 따르면, 조욱래 회장은 지난 2007년 10월 3일 다니엘 y 이씨로 부터 하와이 호놀룰루의 니우이키비치에 맞붙은 주택을 매입해 10월 12일 호놀룰루카운티 등기소에 등기를 마친 뒤, 기존 건물을 허물고 수영장을 갖춘 2층짜리 건물을 새로 지었다. 이 건물의 평가가격은 3백30만달러(우리돈 37억원)로, 실거래가는 이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

신축 당시 조회장은 지난 2010년 6월께 클라라호 등 부산에서 출발해 하와이로 향하는 화물선에 욕조와 욕조부품, 세면대, 부엌용품, 부엌캐비넷 등을 서너 차례에 걸쳐 하와이의 시공업체 하와이안 스트럭쳐로 보내는 등 일부 자재를 한국에서 직접 공수하는등 정성을 들인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또한 조석래 효성회장도 뉴욕에 부동산을, 아들인 조현준 사장은 7채의 미국부동산을, 막내아들은 조현상 부사장도 하와이에 고급 별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부동산 역시 해외부동산취득이 모두 금지된 때 매입했다고 는 전했다.

앞서 조현상 부사장은 MB정권 출범직후인 지난 2008년 8월 262만달러(우리돈 26억원) 상당의 하와이 별장을 구입하면서 외환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헌재는 지난해 5월31일 합헌 결정을 내려 조 부사장을 머쓱하게 만든 바 있다.

조현준 사장은 회사돈으로 미국의 고급 주택을 사들인 혐의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나, 이명박 전 대통령은 퇴임직전인 지난 1월29일 조 사장에 대해 특별사면을 단행해 여론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국세청은 이날 버진아일랜드 등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우고 세금을 탈루한 역외탈세 혐의자 23명에 대한 세무조사 착수 사실을 공개하며 주요 대기업도 포함됐다고 밝힌 바 있다.


박태견 기자 

2013년 5월 28일 화요일

'조세회피' 지역 줄고, 법인 숫자 늘고…"문제는 조세정보 누락"

이글은 미디어스 2013-05-27일자 기사 ''조세회피' 지역 줄고, 법인 숫자 늘고…"문제는 조세정보 누락"'을 퍼왔습니다.
"미국에서 자료 받아 과세 제도 만드는 국정조사 실시해야"


▲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참여연대, 내가만드는복지국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회원들이 페이퍼컴퍼니 설립대상자들의 해외탈세 3건에 대한 정식 세무조사를 요청하기 위해 국세청으로 향하고 있다.ⓒ뉴스1

조세회피처 지역이 줄어드는 대신 해당 지역에 설립되는 역외법인 숫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법인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재벌닷컴 정선섭 대표는 27일 오전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른바 ‘조세회피처’라고 하는 지역이 많이 줄어든 대신 법인 숫자는 늘어났다”며 “작년에만 해도 13군데가 늘어났을 정도”라고 밝혔다.
정선섭 대표는 “2011년에는 스위스나 리히텐슈타인 같은, 국제시장에서 조세회피 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는 곳에 (법인이) 있었는데 올해는 없었다”며 “중남미나 남태평양, 케이만이나 버진아일랜드 같은 곳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국제적으로 조세회피처에 대한 조사가 강화되면서 (기업들이) 비밀주의가 남아 있는 지역으로 많이 갔다는 분석이다.
재벌닷컴은 2011년부터 일 년에 한 번 조세회피처를 중심으로 설립된 기업들의 역외법인을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역외법인의 숫자를, 올해는 자산 내역을 조사했으며, 내년부터는 매출과 실적을 조사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3월 말 기준으로 자산 1조 원 이상 대기업 가운데 24개 그룹이 케이만 군도나 버진아일랜드, 파나마, 버뮤다, 마샬 군도 등 9개 국가에 총 125개 회사를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룹별 법인 숫자는 SK그룹이 63개로 가장 많았으며, 롯데(12개)와 현대, 동국제강(6개)이 그 뒤를 이었다.
이들 법인의 자산총액은 약 5조 7천억 원 가량으로, 이 중 40% 이상인 2조 5천억 원 자산이 케이만 군도에 집중되었다. 또한 한화가 1조 7천억, SK가 파나마 등지에 1조 3천억 자산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 대표는 “실제로 조사를 해 보면 조세회피처에 있는 법인들도 사업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조세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곳도 없지 않다”며 “문제는 조세회피처에 있는 기업의 조세정보 대부분이 노출되지 않고 누락되는 사례가 많아 세금을 피한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즉, ‘절세’ 목적의 법인 설립과 ‘탈세’를 가르는 기준은 ‘정당한 세금 납부’와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라는 지적이다.
국회경제민주화포럼에 소속된 민주당 이종걸 의원 또한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회사의 수입대금이나 수출대금이 한국으로 귀속돼서 어떻게 회사를 살 자본이 되는지 추적이 가능해야 한다”며 “그런 내용조차 조세회피 지역에서 물타기가 되어 없어지는데도 그것을 모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종걸 의원은 “뉴스타파에서 움직여서 알아낸 내용보다는 국세청이 공식적으로 미국에서 받을 수 있는 것들을 국민들한테 공개하고, 그 자료를 토대로 과세 제도를 만드는 목적의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다정 기자  |  songbird@mediaus.co.kr

2013년 5월 24일 금요일

MB 사돈들, 너도 나도 미국에 부동산 매입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5-24일자 기사 'MB 사돈들, 너도 나도 미국에 부동산 매입'을 퍼왔습니다.
MB 퇴임전에 '불법 사돈'에게 특별사면 단행하기도

(뉴스타파)에 의해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는가 하면 하와이에 부동산을 매입한 사실이 드러난 조욱래 동성개발회장 외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돈가가 예외없이 하와이, 뉴욕 등 미국에 부동산을 대거 매입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24일 재미언론인 안치용씨의 (시크릿오브코리아)에 따르면, 조욱래 회장은 지난 2007년 10월 3일 다니엘 y 이씨로 부터 하와이 호놀룰루의 니우이키비치에 맞붙은 주택을 매입해 10월 12일 호놀룰루카운티 등기소에 등기를 마친 뒤, 기존 건물을 허물고 수영장을 갖춘 2층짜리 건물을 새로 지었다. 이 건물의 평가가격은 3백30만달러(우리돈 37억원)로, 실거래가는 이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

신축 당시 조회장은 지난 2010년 6월께 클라라호 등 부산에서 출발해 하와이로 향하는 화물선에 욕조와 욕조부품, 세면대, 부엌용품, 부엌캐비넷 등을 서너 차례에 걸쳐 하와이의 시공업체 하와이안 스트럭쳐로 보내는 등 일부 자재를 한국에서 직접 공수하는등 정성을 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조욱래 회장외 'MB 사돈가'들도 하와이와 뉴욕 등에 대거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욱래 회장 형인 MB의 직사돈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과 사위 조현범씨도 1990년대초부터 하와이 마우이카운티에 모두 4채의 부동산을 매매했으며 현재도 마우이의 한 골프장내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때는 물론 해외부동산취득이 금지된 시기였다.

또 큰형인 조석래 효성회장도 뉴욕에 부동산을, 아들인 조현준 사장은 7채의 미국부동산을, 막내아들은 조현상 부사장도 하와이에 고급 별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부동산 역시 해외부동산취득이 모두 금지된 때 매입했다고 (시크릿오브코리아)는 전했다.

앞서 조현상 부사장은 MB정권 출범직후인 지난 2008년 8월 262만달러(우리돈 26억원) 상당의 하와이 별장을 구입하면서 외환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헌재는 지난해 5월31일 합헌 결정을 내려 조 부사장을 머쓱하게 만든 바 있다.

조현준 사장은 회사돈으로 미국의 고급 주택을 사들인 혐의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나, 이명박 전 대통령은 퇴임직전인 지난 1월29일 조 사장에 대해 특별사면을 단행해 여론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김동현 기자

2013년 5월 14일 화요일

“윤창중, 유죄 인정되면 미국서 평생 자료 공개된다”


이글은 go발뉴스 2013-05-14일자 기사 '“윤창중, 유죄 인정되면 미국서 평생 자료 공개된다”'를 퍼왔습니다.
데이빗백 변호사 “도피‧기자회견 등, 스스로 위기 키워”

청와대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13일(미국시간) 최영진 주미한국대사는 “한국 정부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과 관련해 미국 경찰과 국무부 등에 신속한 수사진행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연방검찰 또한 이 사건을 수사 중에 있는 워싱턴D.C. 경찰국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전달받아 본격적 수사에 나선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중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이 벌어진 워싱턴의 W호텔. ⓒ 박상균 기자

이와 관련 워싱턴D.C. 경찰 공보국은 13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아직까지는 이 케이스가 경범죄 성추행으로 분류돼 조사가 진행 중에 있다는 사실 외에 추가로 확인해 줄 것이 없다”는 기존 발표내용을 재차 확인해줬다.

▲ 데이빗백 변호사 ⓒ 박상균 기자

하지만 최 대사는 “미국 측의 수사에 우리 정부가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면서 “동시에 절차가 빨리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치권 및 언론계에서는 미국 경찰 및 검찰이 수사에 한층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윤창중 전 대변인이 잇단 판단 착오로 스스로 위기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 눈길을 끈다. 캘리포니아 주검사 출신인 데이빗 백 변호사는 “만약 윤창중 전 대변인이 애초부터 미국에 남아 관계당국의 수사에 응했다면 이렇게 일이 커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며 “더군다나 미국에선 피해자의 신고와 진술만이 접수된 상태인데 윤 전 대변인이 한국에서 몇몇 행위에 대해 기자회견을 통해 스스로 자백한 꼴이 돼 이같은 발언이 검찰 측에 의해 증언으로 채택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또한 백 변호사는 “무엇보다 미국 검찰 측이 수사에 나서 경범죄이건 중범죄이건 간에 윤씨의 유죄가 인정될 경우 성범죄자 등록제도에 의해 윤 전 대변인의 신상이 평생 미국에 공개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바로 이것이 더 큰 국가적 망신이자 개인으로도 치명타가 될 수 있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박상균 LA 특파원  |  balnews21@gmail.com

2013년 5월 13일 월요일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석달만에 간판만 남았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3-05-13일자 기사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석달만에 간판만 남았다"'를 퍼와씁니다.
[정세현의 정세토크] 북한 비핵화 포기한 미국, 들러리 선 한국

"손해보는 장사였다." 정세현 원광대 총장(전 통일부 장관)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결과를 한마디로 이렇게 정리했다. 북핵문제 해결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한미정상회담은 미국의 국익과 연관되어 있는 것들에만 논의를 집중한 채,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유의미한 결과를 거의 남기지 못한 채 종료되었다. '북한의 완전 비핵화가 미국의 국익에 별 도움이 못될 것이며, 지금 당장 중요한 것은 시리아 사태 해결'이라는 미국의 계산이 미사여구 형태로 반영된 회담이었던 것이다.  정 총장은 특히 이번 회담을 계기로 미국의 한반도 정책이 비핵화가 아닌 비확산으로 전환한 점과 박근혜 정부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실행 의지가 없는 것이 확인되면서 앞으로 한반도에 평화도 전쟁도 아닌 불안한 상황이 지속될 것을 우려했다. 특히 북한은 추가 핵실험을 실시할 것이며, 핵무기의 소형화·경량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핵보유국의 지위를 확보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또한 미국의 대중 포위전략에 합세하고 한반도에 MD를 배치하는 것에 대한 내용을 공동선언문에 남겨둔 것은 한중관계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제발전을 지속해야 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외교의 다변화 차원에서 한중관계 심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함에도,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외교, 군사적으로 미국 쪽으로의 쏠림을 심화시키는 결과만 남겼다는 것이다.  다음은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평가와 향후 한반도 정세에 대한 정세현 총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편집자)

 
▲ 박근혜(왼쪽) 대통령과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프레시안 :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방미가 북핵 문제 해결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았지만 현상 타개를 위한 새로운 시도는 없었습니다. 이번 한미정산회담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정세현 :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대한 손익계산서를 쓰라고 하면 저는 손해 보는 장사였다고 평가합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중요한 얘기인 북핵문제,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기간 중에 공약으로 내세우고 인수위 때도 그 중요성을 확인했던 한반도신뢰프로세스에 대해서 그야말로 외교적인 언사 이상의 지지를 못 받아냈기 때문입니다. 회담 직후 발표한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공동선언'을 보면 미국의 관심사항이 주로 거론되어 있고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에 대한 언급은 별로 없습니다.

정상회담의 시기가 박근혜 정부에게 조금 불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올해가 정전협정 체결 60주년이 되는 해인 데다가 최근 미국은 시리아 문제 해결에 외교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미국 측에서 북핵문제, 한반도 문제를 책임지고 풀어나가야 할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현재 공석입니다. 따라서 우리 쪽 외교라인에서 우리 문제를 미국과 구체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채널이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4월 한중일을 다녀갔을 때까지만 해도 북핵문제를 풀기 위한 2자회담이나 4자회담을 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했는데, 그에 대한 우리 쪽의 후속조치가 미흡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반도 프로세스에 대해서 "박근혜 대통령의 접근 방식과 나의 접근 방식이 유사하다"고 했는데 그게 바로 외교적인 언사입니다. 케리 국무장관은 한중일 순방 후 열린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해 "현재 상태에서 실현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대화를 해가면서 북핵문제를 풀겠다는 것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인데, 미국 측은 대화를 통해 풀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을 확인한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교라인으로 미국을 움직이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상회담에서 우리가 강력하게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중요성을 주장하고 "미북대화에 나서 달라"는 식으로 요구했다면, 미국도 공동선언에 그에 대한 표현을 넣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한국 측에서 이러저러한 요구가 있었고, 미국은 이를 충분히 경청하였으며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하였다' 정도의 표현이라도 넣을 수 있었을 텐데, 그런 것이 전혀 없었습니다. 우리 측에서 얘기조차 꺼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런 걸 종합해보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입안했을 때의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남북관계관이 대통령 취임 이후 3개월을 지나면서 바뀌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사실상 간판으로는 걸어놓았지만 그걸 진지하게 추진할 의지가 사라진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의지가 정말 강했으면 공동선언 어딘가에 그에 대한 표현이 들어갔었겠죠.

이제 케리 국무장관이 4월 중순에 한중일을 다녀가면서 남긴 얘기 중, "9·19공동성명으로 돌아가야 하며 이를 위해선 6자회담은 물론 2자회담, 4자회담도 가능하다"고 했던 건 흘러간 얘기가 되어버렸고 중국역할론만 남은 상황입니다. 실제로 케리 장관은 중국에 대해 북핵 문제해결에 나서달라고 했어요. 그 말은 자기들은 시리아 문제 때문에 정신이 없으니 북핵문제는 중국이 관리해달라는 얘기인데, 저는 중국역할론이야말로 미국의 착각 중의 착각이라고 봅니다.

세 가지 정도로 볼 수 있는데, 하나는 중국이 북핵문제를 풀기 위해서 미국식으로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근본적으로 북핵문제는 미국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것입니다. 북한이 핵카드를 통해 받아내려고 하는 것들 중 중국이나 한국의 힘만으로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미북수교, 평화협정, 경제지원은 미국이 결심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마지막 하나는 지금 동북아 혹은 아시아 전체의 패권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경합국면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 심부름이나 하고 있겠냐는 것입니다. 중국역할론은 따지고 보면 미국이 중국에게 심부름을 시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중국역할론에 대해 우리 정부에서도 기대를 걸고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중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를 시작했다, 3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제재를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미국이 얘기한 대로 중국이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면 북핵문제가 해결될 수 있으니 그때까지 기다려보자'는 쪽으로 입장을 정한 것 같습니다. 정상회담 뒤 진행한 기자회견 일문일답 과정에서도 그런 뉘앙스가 짙게 풍겼습니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면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말하고, 한미가 모두 대화의 문호는 열려 있다는 식으로 얘기했는데 '대화의 문호가 열려 있다'는 표현만큼 소극적인 외교 자세는 없습니다.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했는데, 북한을 대화의 문으로 나오도록 하는 요인은 일체 없었습니다. 북핵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이 정부에 없지 않나, 그러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시작도 못하고 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듭니다. 박근혜 정부 시기의 남북관계가 이명박 정부 시기와 같은 길을 걷게 되는 것인데, 이명박 정부 때는 '비핵개방 3000'을 분명히 내세웠기 때문에 처음부터 기대를 안 했어요. 그건 순서가 뒤바뀐 얘기였거든요. 실망할 것도 없었다고 봐야죠.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이전 정부와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겠다고 공언했고, 인수위 때도 강조했었습니다. 3월 27일 열린 통일·외교부 업무보고에서도 남북대화를 해나가면서 북핵문제 해결의 길도 찾겠겠다고 밝힌 바 있었죠. 이번 정상회담에서 완전히 그 기대를 저버리게 만들었기에 실망이 더 큽니다.

프레시안 : 한국이 손해 본 장사라고 하셨는데, 국내 언론 대부분은 이번 미국 방문이 대단히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정세현 : 그건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외교의 목표를 단순히 한미관계의 유지·발전에 둔다면 손해를 본 건 아니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한미관계가 외교의 전부였던 시절의 관점으로 보면 이번 외교는 성공한 거예요. 하지만 6.25 이후 60년 동안 미국의 안보우산 밑에서 충분히 경제력을 키웠기 때문에 이제는 이 경제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외교의 다변화가 이루어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미동맹이 60년이 넘었는데, 언제까지나 똑같은 스타일로 한미관계를 끌어 갈 수는 없는 거죠. 두 세대가 지나갔는데, 이제 제2의 과정을 시작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한국 외교가 지난 60년 동안 미국 중심, 안보 중심으로 여기까지 왔다면 이제 부터는 좀 동북아에서도 외교의 다변화, 주변국들과의 균형외교 쪽으로 가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발표한 한미 공동선언문은 앞으로 한중관계를 풀어나가는 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선언문 내용을 보면 미국의 대중 포위전략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식으로 판이 짜여 있어요. 공동선언문을 보면 "21세기의 새로운 안보 도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동맹을 계속 강화시키고 조정해나갈 것이다"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21세기의 새로운 안보도전'이라는 건 북핵문제를 뜻하는 게 아닙니다. 북핵문제는 이미 20세기말부터 지금까지 현재진행형인 도전이죠. 여기서 말한 새로운 안보 도전은 미국 중심의 동북아 군사질서에 대한 도전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도전의 주체는 중국일 수밖에 없습니다. G2 반열에 올라온 중국을 얘기하는 것이죠. 박 대통령이 다음 달에 중국을 방문한다고 하는데 앞의 내용 때문에 중국의 의심을 살 수 있고 협조를 받아내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미국과 손잡고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겠다는 내용인데, 중국과의 관계에 대한 어떤 고민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지금 중국은 시진핑 시대에 진입한 이후 중화부흥(中華復興)을 공개적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중국몽(中國夢)이란 말도 많이 쓰죠. 과거 천하를 호령하던 중국의 위상을 다시 구축 내지 회복하는 게 중국의 꿈이라는 겁니다. 이게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는 굉장히 위험한 도전인 거죠.

최근 들어 중국의 군사비는 지속적으로 증강하고 있습니다. 세계은행과 골드만삭스는 2025년경 중국이 미국의 GDP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고, 국제통화기금(IMF)은 PPP(실질구매력)를 기준으로 한 중국의 GDP총액이 2016년에 미국을 앞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21세기로 넘어오면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경계심이 부쩍 늘었고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도 그러한 맥락에서 (ON CHINA)라는 책을 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그런 전체적인 흐름에 영향을 받았을 것입니다. 2009년 11월에 중국을 첫 방문한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앞으로 4년 동안 10만 명의 학생을 중국에 유학 보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실제로 현재 많은 미국 학생들이 단기 연수나 유학으로 중국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중국어를 배우는 미국 고교생들도 늘고 있고, 중국 전문가가 되기 위해 전공을 선택하는 대학생들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프레시안(최형락)

이처럼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경계심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은 시진핑 시대로 넘어오면서 미국과 협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국의 중국 포위전략을 견제하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어요. 아프리카 외교 강화라든가 러시아와의 관계 복원 등도 그 예입니다. 작년에는 한미일 서해 연합함대훈련에 대응하기 위해 서해에서 러시아와 합동 해상군사훈련을 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이 북핵문제를 구실로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미사일방어망(MD) 구축을 얘기하는 것이 중국 입장에서는 대중 포위 압박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죠. 얼마 전 케리 국무장관이 "중국이 나서서 북핵문제를 해결해 비핵화가 이뤄지면 MD를 축소할 수도 있다"는 식으로 본심을 드러낸 적이 있습니다. 이는 동북아 MD 배치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점을 자백한 거나 다름없습니다. 케리가 순진했죠.

프레시안 :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 해결은 사실상 포기한 반면, 미국의 대중국 포위전략에 끌려들어 가는 등 미국의 장단에 놀아난 셈이다, 이런 식으로 우리가 미국편에 서면 한중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거란 말씀이군요.

정세현 : 겉으로는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격상한다고 모양새를 만들어 놓고 실질적 내용에 있어서는 미국 중심의 외교, 미국의 국익을 증대시키는데 협조하는 결과가 되어버린 겁니다. 우리 문제는 하나도 얘기를 못한 채 말이죠. 공동선언문 중 "북한의 도발로부터 양국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동의 대응 노력과 함께, 정보·감시·정찰 체계 연동을 포함한 포괄적이고 상호 운용 가능한 연합방위력을 지속 강화해나갈 것이다"라는 부분은 사실상 MD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 내용을 볼 때 미국은 이미 북핵을 원천적으로 없애버리는 비핵화 수준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생각은 접은 것으로 보입니다. 핵의 외부 유출만 막는 비확산을 미국의 정책 목표로 정했기 때문에 MD 얘기를 숨겨놓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한테는 죽고 사는 문제인 북핵문제 해결에 대해 미국은 막상 늑장을 부리고 중국에게 해결을 맡기면서 자신들은 시리아 문제에 올인 하고 있는 것도 그런 흐름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거나 미국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했다는 것인데, 아마 후자일 거라고 봅니다.

프레시안 : 그렇다면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북핵 문제 해결에 적극적 의지가 없고, 한국 역시 주도적 역할을 할 생각이 없다는 게 확인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까?

정세현 : 그렇죠. 하지만 한국은 그러지 말았어야 했어요. 죽으나 사나 비핵화를 밀어붙여서 미국이 그쪽으로 나오도록 해야 했습니다. 미국의 본심은 비확산일지라도 공식입장은 비핵화였기 때문에 그에 대한 약속을 지키라고 몰아붙였어야죠. 지난번 정세토크에서 "5년 뒤에 '박근혜 핵폭탄'이란 누명을 쓰기 싫으면 평화협정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었는데, 그런 것들에 대한 문제의식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 같아요. 박근혜 정부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만 얘기해놓고 그 입구인 남북대화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고만 얘기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진행하려면 우리 쪽 대화의 문을 얼어 두여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쪽 문 앞으로 가서 북이 나오도록 불러내야 합니다.

프레시안 : 북핵 문제와 관련해 미국은 비핵화보다는 비확산으로 입장을 정했고, 한국도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란 게 확실하다면, 앞으로 한반도 상황은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정세현 : 비핵화가 아닌 비확산으로 방침이 굳어져 미국과 그런 방향으로 같이 가게 된다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그 어떤 것도 실행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아마 보수 성향의 박 대통령 지지자들도 이런 식의 상황진전을 반기지는 않을 겁니다. 반대할 가능성이 커요. 북한이 핵을 가지는 조건에서 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야 할 거 아니냐 하는 문제죠. 이 조건에서 무슨 남북대화고 교류협력이냐 하는 반발이 나오게 될 겁니다. 결국 지금과 같은 상태로 가게 되는 것입니다. 북핵문제는 방치되고 남북관계는 막히고...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입구가 남북대화이고 출구는 북핵문제 해결인데, 박근혜 정부가 스스로 나서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작동할 수 없도록 미국의 외교방침에 협조해버렸습니다.

북한은 앞으로 핵무기의 소형화·경량화를 추진해나갈 겁니다. '결국 핵카드를 통해 받아낼 수 있는 건 없어졌다. 이런 식이라면 수교도 틀렸고 경제지원도 평화협정도 기대할 수 없다. 결국 오바마 정부나 박근혜 정부에게 기대할 게 없다'고 생각하고, 금년 초 발표했던 대로 '핵무장과 경공업 발전 병진'이라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어요. 그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그런 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는 식으로 얘기한 적이 있는데, 그런 것에 대해 시비 거는 것도 당국 간 대화 여지를 스스로 차단하는 것입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내정간섭으로 느껴질 수 있죠. 상대방을 인정하려면 그런 노선에 대해서는 시비를 걸지 말아야죠. 속으로는 마음에 안 들겠지만 겉으로 그런 것까지 간섭하려 들면 안 되죠. 북쪽 입장에서는 우리 길을 간다, 마이웨이 하겠다 할 수밖에 없죠. 첫 단추를 잘못 끼웠기 때문에, 앞으로 상황이 바뀐다고 해도 새로 판을 짜기가 어렵지 않겠나 싶습니다.

프레시안 : 오바마 1기가 출범할 때만 해도 미국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기대가 많았는데...

정세현 : 우리가 오바마에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었던 게 오바마가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연설을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노벨평화상 수상도 사실 그러한 구상 때문이죠. 그러나 실제로 '핵무기 없는 세상'에 기여한 바는 습니다. 노벨상을 가불해준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그래놓고는 핵무기 없는 세상과는 관련 없이 미국의 군사적해외 개입을 늘려나가는 쪽으로 가면서 북핵문제를 우선순위에서 밀어내더니 나중에는 '전략적 인내'란 말로 정당화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2009년 1년 동안 북핵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명박 정부의 반대와 오바마 정부 내 비확산론자들의 벽에 부딪혔다고 볼 수 있습니다. 힐러리 국무장관은 비핵화로 가려 했다고 봅니다. 힐러리 장관의 구상대로 미국이 해준다면 북한이 비핵화를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결국 벽에 부딪혀 비핵화를 포기하고 미국도 전략적 인내로 정당화하면서 상황관리 쪽으로 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나마 힐러리는 대선후보였기 때문에 오바마 1기 정부에서 발언권이 있었어요. 자기의 판단을 정책으로 발표할 수 있는 힘이 있었는데 케리는 그보다 약한 듯합니다.

프레시안 : 지난번 정세토크에서 매년 봄이면 북한위협론이 제기되는 이유를 미국의 예산심의 일정을 연관시켜 말씀하신 적이 있었는데요.

정세현 : 1983년인가 84년인가, 4월쯤에 한 일간지에 칼럼을 하나 쓴 적이 있어요. "해마다 봄이 되면 북한군 전진배치설이 나온다"로 시작하는 글이었죠. 1980년대는 1961년부터 시작된 남한의 군사정권이 북한의 대남위협 때문에 안보강화를 해야 한다는 논리를 통해 군사정권의 존재 이유를 국민에게 설득하고 인식시키던 시대입니다. 툭하면 북한 핑계를 댔죠. 도발가능성, 북한군 전진배치 등. 그런데 이런 것들은 국내정치적인 필요도 있었지만, 미국의 국방 예산을 심의하기 전에 항상 미국발로 나오던 정보였습니다. 1970년대부터 거의 매년 봄만 되면 전진배치설이 나오는데, "그런 식으로 전진배치 한 걸 모두 합산하면 지금쯤 북한군은 제주도 남쪽에 가 있어야 한다"는 식으로 제가 썼던 일이 있습니다.

이번 박근혜 정부 들어 초기부터 북한의 도발과 위협이라는 것을 언론에서 부각시키지 않았습니까? 어떻게 보면 보수언론에서 박근혜 정부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시작할 수 없도록 상황을 만든 측면도 있었다고 봅니다. 그렇게 된 상황의 원인을 설명하지 않고, 북한의 행동만 보도하면 '저들과 무슨 대화며 신뢰냐' 하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죠. 그런 주장이 대세가 되면 신뢰프로세스는 못 하게 되는 거죠. 올해 독수리 훈련(3월 1일~4월 30일)이 예년에 비해 유난히 강도가 셌어요. B-52 전략폭격기, B2 스텔스 폭격기, 핵잠수함, 구축함 등이 동원되어 고강도 훈련을 했습니다. 우리 쪽에서는 통상적이고 방어적인 훈련이라고 하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해마다 되풀이되는 위협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남쪽의 새 정부와 미국의 2기 오바마 정부가 새로 출범하면서 세게 나오는 이유가 둘이 손잡고 우리를 정말로 없애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판단을 했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극력 저항을 한 것이죠. 우리 쪽에서 보면 도발 위협이지만 북 입장에서는 저항이자 반발이죠. 그렇게 북한이 극력 저항, 반발할 수 있는 밑자리가 독수리 훈련이 아니었나 싶어요.

그렇다면 미국은 왜 그랬는가? 미국의 예산제도를 보면 매년 5월 15일부터 하원에서 세출예산 심의가 시작됩니다. 그전에 2월 첫째 월요일까지는 대통령이 연방정부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해야 해요. 상하원 각 위원회는 6주 내에 각원 예산위원회에 예산평가보고서를 제출합니다. 정부안을 받아서 실무자들이 1차적인 코멘트를 달아 위원회 위원들에게 제출하는 거죠. 4월 15일까지 상하원에서 예산심의할 것을 결정하는 조치를 취하게 되고, 5월 15일부터 하원에서 예산심의서를 세부적으로 검토하게 됩니다. 6월 30일까지 하원에서 13개 세출예산안을 통과시킵니다. 그리고 7월에는 하원에서 통과시킨 세출예산안을 상원에서 심의하게 됩니다. 7월 15일 대통령이 수정예산안을 제출하고, 9월 30일 대통령이 최종 서명하면서 예산안은 확정됩니다. 그리고 10월 1일부터 새 회계연도가 시작됩니다.

중요한 것은 3월 중순부터 5월 15일까지 두 달은 예산심의 관련한 각종 평가보고서가 나가는 시점이라는 점입니다. 미 국방부 쪽에서는 기존 예산을 삭감당하지 않기 위해서 필요에 따라서는 미군이 나가 있는 지역에서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것이죠. 올해 유난히 훈련강도를 높인 것은 이번 2기 오바마 정부가 재정절벽 상태에서 출범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북한으로 하여금 극력 저항, 반발하게 만들어서 북한위협론을 명분으로 주한미군과 주일미군 예산을 깎지 않게 하려는 계산이 작용했었지 않나 싶습니다.

프레시안 : 하지만 독수리훈련의 강도가 세진 것은 올해 2월 북한이 감행한 3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이었다고 볼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정세현 : 북한이 그 일정을 의식했다고는 보기가 힘듭니다. 그것과는 별개로 움직인 것이죠. 독수리훈련은 북한의 핵실험 이전인 작년 가을부터 계획되어 있던 것이고, 3차 핵실험에 대한 미국의 대응은 유엔 결의안을 통해 결론이 난 것이죠. 3월부터 더해진 것은 재정절벽 상황에서의 예산편성 문제 때문에 국방예산을 삭감당하지 않기 위한 근거자료라고 볼 수 있죠. 미국 정부부처 간 이해관계나 의회 내 삭감파와 유지파 사이의 경쟁 속에서 우리는 곡조도 모르고 대북강경파 논리나 쏟아냈던 거죠.

개성공단 건도 북한으로서는 미국의 동북아 긴장조성에 우리가 협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질러봤던 카드라고 봅니다. 그런데 우리가 거기에 대해 더 세게 나가버리니까 북한의 퇴로가 없어진 것이죠. 이명박 정권 때도 그런 식으로 통행제한을 한 적이 있지만 나중에 풀렸거든요. 하지만 이명박 정권 때는 독수리 훈련이 이렇게 세지 않았었죠. 이명박 정부때 개성공단 문제가 터진 시점이 군사훈련 시기도 아니었고요. 올해 북한이 고강도 독수리 훈련에 대해 반응을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것을 개성공단과 연관시켜 강하게 나갈 수밖에 없었겠죠. 박근혜 정부로서는 운이 안 좋은 측면도 있어요.


▲ 미국 스텔스 전략 폭격기 B-2 ⓒ뉴시스

프레시안 : 그렇다면 앞에서 말씀하신 북한, 그리고 남북관계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이 바뀌게 된 계기가 됐던 게 개성공단 문제일까요?

정세현 : 그럴 거라고 봅니다. 사실은 그 개성공단 문제를 계기로 남북대화를 시작했어야 했어요. 당시 당국 간 접촉이 필요한 상황은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북한이 개성공단에서 종업원 철수 등의 강경조치를 취하게 된 건 김관진 국방장관의 인질구출 얘기라든가, '북한은 돈 때문에 개성공단을 폐쇄하지 못할 것'이라는 보수언론의 달러박스론 등 때문이었는데, 그에 대해 강하게 반응하면 남쪽에서 회담을 하자고 나오지 않겠는가, 그러면 거기서부터 박근혜 정부와 남북관계의 새 판을 짜나갈 수 있지 않겠나 하고 기대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나가면 개성공단 투자도 늘리고 금강산 관광도 재개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며 크게 질렀는데, 이쪽에서 잘라버린 것이죠. 그런 식으로 강하게 나가게 된 것은 독수리 훈련과 관련된 한반도 군사상황, 그에 대한 북한의 격렬한 저항과 반발에 대해 단호한 반응을 보여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으로 한 것 같습니다. 그때 이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사실상 포기한 상태였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프레시안 : 그런 식이라면 미국이 한반도에서 추구하는 전략적 목표는...

정세현 : 핵비확산과 MD라고 할 수 있죠. 그냥 이런 식으로 가게 될 겁니다. 우리는 전쟁도 평화도 아닌 상태에서 분단 극복은 엄두도 못 낼 것이고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도 기대할 수 없을 겁니다.

프레시안 : 북핵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남북이 계속 대치 상태에 있다면, 바로 이런 상황이 미중관계를 더욱 갈등 쪽으로 몰고 가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드는데요?

정세현 : 북핵문제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명분이 되어버렸습니다. 미일동맹 강화 내지는 일본의 방위력 증강, 한미동맹 강화를 통한 안보협력, (공동선언에 있듯이) MD 배치 등을 추진하면서 중국을 견제하면 중국도 대응하기 위해 국방예산을 더욱 증가시킬 것입니다. 우리 입장에서, 안보는 60년 이상 미국에 의존해 와서 쉽게 벗어날 수 없지만, 경제발전을 지속하려면 한중관계를 원만하게 풀어가야 하는데, 이렇게 완전히 미국 쪽으로 쏠린 상황에서 경제 쪽만 중국과 손잡고 잘해보자고 할 수 있을까요? 박근혜 정부는 집권 5년 동안 한중관계를 심화·발전시켜서 경제 면에서 G10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현재 그 입구인 한중관계를 막는 상황이 되지 않았나 하는 우려가 듭니다. 미국의 대중국 압박에 동참하면서 무슨 재주로 한중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겠습니까? 중국이 그것도 못 읽어낼까요? 다음 달 예정되어 있는 중국 방문 계획이 외형상으로 보면 한미관계와 한중관계의 균형을 잡겠다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내용적으로는 이번 한미정상회담 때문에 균형을 잡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미국이 한국을 자기 편으로 확 끌어당겨 버린 것이죠. 앞으로 미중관계에서도 미국의 전략은 북핵문제를 활용해서 군사적으로 중국에 압박을 가하고 포위하는 쪽으로 나가겠죠.


/임경훈 서해문집 편집인(정리)

2013년 5월 12일 일요일

[사설] 윤창중씨, 미국으로 보내 수사받게 하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5-10일자 사설 '[사설] 윤창중씨, 미국으로 보내 수사받게 하라'를 퍼왔습니다.

청와대 대변인은 단순히 ‘대통령의 입’이 아니다. 그는 대통령과 정권의 수준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얼굴이고 분신이다. 이런 내용의 칼럼을 썼던 인물은 다름 아닌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이다. 그런데 그 자신이 대한민국 정부와 대통령 얼굴에 지울 수 없는 먹칠을 하고 말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대사관 인턴 여성을 성추행했다가 한국으로 도망치는 엽기적인 사건을 저질렀다.이번 사건으로 한국은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며 하루아침에 세계의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박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 성과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지난 정부에서도 국격을 떨어뜨리는 일이 수없이 많았지만 그런 것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부끄럽고 참담하기 그지없다.이제는 ‘피의자’ 신분이 된 윤창중씨는 언론계에 있을 때부터 막말과 망언으로 악명을 떨쳤다. 그런데 그는 입만 더러운 것이 아니라 행동도 추잡하기 짝이 없었다. 박 대통령이 세간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를 기용한 뒤 더욱 기고만장해졌고, 권력자의 사랑에 도취해 날이 갈수록 안하무인이 됐다. 이번 사건의 원죄는 결국 박 대통령 자신에게 있는 셈이다.이미 물은 엎질러졌지만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많다. 우선 정확한 진상규명이다. 여기에는 성추행 사건의 전말뿐 아니라 그의 도피 과정에 대한 명백한 진상규명도 포함돼야 한다. 그가 서둘러 짐을 싸서 국내로 돌아온 것은 청와대의 종용 내지 방조가 있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대통령의 공식 일정이 끝나지 않았는데 대변인이 아무런 상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귀국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외교적 말썽을 차단하기 위해 청와대 쪽이 서둘러 빼돌렸다고 보는 편이 오히려 합리적인 추론이다. 누가, 어떤 과정을 거쳐 그를 도피 귀국시켰는지에 대한 정확한 진상규명과 책임을 묻는 절차가 뒤따라야 한다.윤씨를 이른 시일 안에 미국으로 다시 돌려보내 미국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게 하는 것도 불가피하다. 그것이 가장 진상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윤씨를 상대로 일차 조사를 벌였다고 하지만 벌써 피해 여성의 주장과 확연히 엇갈린다. 피해자와의 대질신문 등이 필요한 상황에서 한국 수사기관의 조사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한국 검찰이나 경찰이 수사 결과를 내놓아도 국민이 믿기 어렵다. 설사 미국이 한국 정부의 체면을 고려해 피의자의 신병 인도 요청을 하지 않는다 해도 우리 쪽에서 먼저 윤씨를 보내 미국에서 수사를 받게 하는 것이 옳다.이번 사건은 박 대통령의 불통 인사가 빚어낸 필연적인 결과다. 여론에 귀 막고 독단과 고집을 부려놓고 아무 대가도 치르지 않고 넘어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 것부터가 오만한 판단이었다. 문제는 윤씨 사건이 인사 실패 후폭풍의 끝이 아니라 서막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인사 문제 등에 대한 박 대통령 인식의 일대 전환이 없는 한 제2, 제3의 윤창중 사건은 언제든지 터질 수 있다.

2013년 5월 10일 금요일

'윤창중 도피 의혹' 확산, 외교문제로 비화?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5-10일자 기사 ''윤창중 도피 의혹' 확산, 외교문제로 비화?'를 퍼왔습니다.

"성추행범 윤창중, 미국으로 보내 사법처리 받게 해야"


20대 재미교포 인턴여성으로부터 성추행으로 미국경찰에 고소당한 윤창중 전 대변인이 대통령 방미 일정중 급거 귀국한 것과 관련, 윤 전 대변인이 미국에서 체포 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내로 도피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10일 트위터를 통해 "기사내용 사실이라면 정부는 윤창중 미국 보내 조사받고 사법처리 받게 해야"라며 "안 그러면 성범죄자 은닉 국가. 4대악 척결, 말도 꺼내면 안됨. 윤창중 성범죄 신고 미국 경찰에 공식 접수"라며 도피 의혹을 제기했다.

YTN 해직기자인 노종면 언론인도 트위터를 통해 "외교 관례상 원래 그런가? 천만에!"라며 "IMF 칸 총재도 성폭행 기도 후 출국하려다 미 경찰에 체포,구금됐다"며 칸 IMF총재의 전격 체포 사례를 상기시켰다. 그는 "그러니 언론이여, 전격 경질 따위 말로 본질 흐리지 말고 성범죄 혐의자를 전격적으로 도피시켰다고 (쓰라)"고 촉구했다.

미국에서 오래 생활했던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문제는 미국 현행범을 청와대에서는 급거 귀국시킨 것입니다"라며 "미국 정부가 도와 주었을까? 제가 아는 미국은 그런 나라가 아닙니다. 경찰에 신고치 않고 언론보도 전에 현행범을 빼돌렸다면 또 다른 청와대 망신"이라며 청와대의 조직적 도피 의혹을 제기했다.

이송희일 영화감독은 "'미국으로 도망친 주한미군 범죄자와 한국으로 도망온 윤창중을 교환해서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자.' 오늘 아침 타임라인에서 본 가장 찰진 드립이다"라며 도피 의혹을 기정사실화했다.

실제로 윤 전 대변인은 피해여성이 워싱턴 D.C경찰에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직후 박근혜 대통령을 수행하지 않고 서둘러 국내로 귀국한 것으로 알려져 도피 의혹을 사고 있다. 이 과정에 윤 전 대변인이 청와대에 고소당한 사실을 밝혔다면 외교적 파문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국민일보)는 이와 관련, "피해여성으로부터 '성희롱’ 신고를 받은 현지 경찰로부터 출두 요구를 받은 윤 대변인은 곧바로 공항으로 이동해 비행기에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현행 한·미 양국의 관련 법률이나 1999년 양국 간에 체결된 범죄인 인도 조약 등에 따라 피의자의 신병이 한국에 있다면 미국 수사 당국은 증거 수집, 진술 확보 등을 위해 상대국에 수사 공조 요청을 할 수도 있어, 윤 전 대변인이 미국으로 소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동현 기자 

2013년 5월 3일 금요일

미국 '탄도미사일 실험' 예고…다시 고조되는 긴장


이글은 프레시안 2013-05-02일자 기사 '미국 '탄도미사일 실험' 예고…다시 고조되는 긴장'을 퍼왔습니다.

[기고] 미국, 살얼음판에 돌 던지지 말라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한반도 정세에 또 하나의 악재가 터질 전망이다. 미국이 지난달 연기했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 실험을 이달 중 실시할 예정이라고 일본의 (교도통신)이 보도한 것이다. (교도통신)은 미 국방부 관계자가 "이번 실험은 미사일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며 "어떤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은 아닌 만큼 북한이 오해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3월에 B-52와 B-2 전폭기, 그리고 핵잠수함을 한반도에 보내 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ICBM 시험 발사까지 강행하면, 핵잠수함-전폭기-ICBM으로 구성된 전략 '핵 삼중점(nuclear triad)'을 모두 과시하게 된다. 그런데 이는 2~4월 위기 국면을 딛고 냉각기를 거치려고 하는 한반도 정세에 악재가 될 공산이 크다. 미국의 언행 하나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맞대응을 선택해온 북한이 미국의 희망처럼 "오해하지 않고" 그냥 넘어갈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하듯, 북한은 4월 16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싸일발사는 잠시 연기하였다고 하나 그것도 5월에는 발사할 계획"이라고 밝혀 일단 두고 보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미국이 ICBM를 발사하면 북한도 유보했던 '무수단' 미사일 발사로 맞불을 놓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2010년 10월 10일, 당시 북한 조선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중거리탄도 미사일(IRBMs). '무수단'으로 추정되는 신형 미사일이다. ⓒ연합뉴스


불안한 시나리오는 이렇다. 미국의 ICBM 발사→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적인 대북 대응→북한의 4차 핵실험→한반도 위기 다시 고조.

미국은 성능 확인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미 미국은 수없이 많은 시험 발사를 통해 '미니트맨-3' 450기를 실전 배치한 상황이다. 또한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핵우산을 제공하고 있어 북한도 ICBM을 이용한 타격 대상 가운데 하나라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미국은 당초 4월로 예정되었던 시험 발사를 연기하면서 이런 입장을 밝혔다. "우리는 이번 ICBM 실험이 혹자들에 의해 우리가 북한과의 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는 데에 악용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그러한 오해와 조작을 피하기를 원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북한이 오해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ICBM 발사를 강행하려 한다. 북한이 그 사이에 미국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되었을 리는 만무하다. 또한 북한이 미국의 ICBM 발사를 또 다른 도발적 언행의 근거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미국은 너무나도 잘 안다.

음모론적 해석일 수 있지만, 미국이 ICBM 발사를 강행하려고 하는 데에는 '숨은 의도'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최근 한-미-일 3자 미사일방어체제(MD) 구축과 이를 위한 한일 군사정보호협정 체결을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 이를 위한 더없이 좋은환경 조성은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 특히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이다. 이에 따라 미국으로서는 자신이 ICBM 발사에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로 맞대응해도 나쁠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을 개연성이 크다.

그러나 미국이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미국이 ICBM 발사를 강행해 또다시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되면 그 책임을 미국에 묻는 목소리도 커질 것이다. 또한 한-미-일 3자 MD와 한일 군사협정 체결에 대한 한국인들의 거부감도 대단히 높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만약 미국의 압력에 의해 박근혜 정부가 이를 추진했다가는 한국 여론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이명박 정부가 2012년 여름에 치렀던 홍역이 되풀이될 공산이 크다. 당연히 미국에 대한 비판적 여론도 높아질 것이다.

미국은 이미 충분히 공개적인 방식으로 근육질을 과시했다. 또다시 ICBM까지 동원해 근육질을 선보인다면, 이는 과유불급의 우를 범하는 것이다. 하여 미국이 태평양 상공으로 보내야 하는 것은 ICBM이 아니다. 북한에 분명하면서도 조건 없는 대화 시그널을 보내야 한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미국 특사를 태운 비행기를 평양에 보내는 것이다. 이것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미국의 동맹국 국민들에 대한 도리이자 이를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는 주변국들에 대한 배려이다. 물론 미국의 이익에도 가장 부합하는 방법이다.


/정욱식 평화
네트워크 대표, 프레시안 편집위원

2013년 4월 19일 금요일

美, 중국 내세워 북한 비핵화 압박 vs 北, 미국의 ‘핵우산’부터 철수해야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4-18일자 기사 '美, 중국 내세워 북한 비핵화 압박 vs 北, 미국의 ‘핵우산’부터 철수해야'를 퍼왔습니다.

北美, 대화의 형식과 의제 놓고 ‘말 대 말’ 공방...5월 중순에야 대화 시작될 듯


북한과 미국이 3월 내내 지속된 군사력 시위를 접고 ‘말’로 정치공방을 벌이고 있다. 북.미 모두 ‘대화’를 하자는 쪽으로 총론은 모아지는 모양새이지만 ‘어떤 형식과 의제’로 대화를 할 것이냐에 있어선 차이가 있다. 

◆北美, 무력시위 대신 ‘말 대 말’ 공방=이번 달 들어 일련의 ‘무력시위’를 뒤로 물리고 한동안 서로의 반응을 지켜보던 북한과 미국은 최근 며칠 부쩍 ‘말 대 말’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은 주요 정부기관의 담화나 성명을 통해, 미국은 고위 관리들의 발언을 통해서다.

가장 큰 특징은 북한과 미국이 모두 이전까지와 다르게 큰 틀에서 ‘대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는 점이다. 즉 현재 양측의 ‘말’의 목표는 상대를 압박해 그 동안의 ‘무력시위’를 정당화하는 쪽보다는 앞으로 어떤 대화를 할 것이냐에 가있는 것이다.

미국은 북한이 대화에 나서기 전 비핵화와 관련, “이미 했던 약속들을 존중한다는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존 케리 미 국무장관, 15일 일본 발언)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대화를 하려면 미국이 먼저 “모든 도발행위들을 즉시 중지하고 전면 사죄해야” 한다며 유엔 안보리 제재조치 철회, 핵전쟁 연습 중단 선언, 핵전쟁 수단 철수 및 재투입 시도 단념 등을 요구했다.(18일 국방위원회 정책국 성명)

이를 두고 양측이 대화에 나서기 전 상대에게 ‘전제조건’을 요구하며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오히려 이는 ‘어떤 대화냐’에서 명분을 쌓기 위한 정치 공세로 보는 게 더 자연스럽다. 대화에 앞서 상대가 받아들일 수 없는 ‘전제조건’을 거는 것은 대화할 의지가 없을 때 명분을 쌓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美, 중국 내세워 북한 비핵화 압박=그렇다면 북한과 미국은 ‘어떤 대화’를 하려고 할까?

우선 미국이 4월 들어 내놓은 ‘위기 타개책’은 북한의 비핵화를 의제로 한 6자회담이다. 2005년 9.19공동성명 합의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케리 장관은 12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회담 후 내놓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한다면 9.19공동성명에 따른 ‘공약’을 이행할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9.19공동성명은 북한의 비핵화 이행과 북한이 바라는 대북적대시 정책 철회 및 평화체제 보장을 동시에 논의하자는 틀이다. 

그러나 케리 장관은 동시에 “북한이 비핵화의 방향으로 나간다면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 그렇지만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해 ‘비핵화 의지 표명’이 대화의 출발임을 분명히 했다. 

여기에는 ‘중국 역할론’이 깔려있다. 케리 미 국무장관은 17일에도 “북한은 중국의 지원이 없으면 붕괴할 것”이라며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케리 장관은 나아가 “15∼20년에 걸친 북미협상에서 미국은 (북한을) 군사적으로 위협하는 것 외에 북한에 직접적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며 이례적으로 미국의 한계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중국이 의장국이 되는 6자회담을 재개해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시 행정부 말기에 약간의 진전을 보다가 오바마 행정부 1기 들어 이른바 ‘전략적 인내’ 정책을 거치며 장기간 멈춰서 있었던 9.19합의로 돌아가자는 요구에 북한이 응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북한의 핵전력이 당시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北 ‘한반도 비핵화’ 요구할 듯=실제 북한은 1월 외무성 성명 이래로 ‘비핵화를 논의하는 대화는 없다’, ‘6자 회담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북한은 18일 발표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성명에서 자신들은 “단 한 번도 미국의 위성발사를 미사일 발사라고 문제시하고 그것을 명분으로 유엔제재결의 같은 것을 이끌어내려고 시도한 적이 없으며”, “우리(북한)의 최정예무력을 미국의 앞바다에 전개해놓고 미국을 위협하거나 공갈한 적은 더더욱 없다”면서 자신에게 ‘비핵화 의지’를 요구하는 것은 ‘도적이 먼저 매를 드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의 요구를 비난하면서도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예나 지금이나 우리 군대와 인민의 드팀없는 의지”라고 밝혔다. 북한은 나아가 “미국이 끌어들인 핵전쟁수단들이 철수하는 것으로부터 조선반도의 비핵화가 시작될 수 있고 그것으로 세계의 비핵화가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즉 북한은 ‘북한만의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를 주장하며 미국의 한국에 펼쳐놓은 ‘핵우산’과 북한의 ‘핵 억제력’을 나란히 놓고 논의하자는 주장을 내놓고 있는 셈이다. 이는 그 동안 북한이 주장했던 ‘핵 군축론’과 궤를 같이 한다. 

자연스레 협상의 형식에서도 북한은 북미 양자 대화를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는 북미관계의 틀 내에서’=북한은 18일 국방위 정책국 성명과 더불어 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대남 메시지도 던졌다. 

북한은 담화에서 개성공단 가동 중단 사태에 대해 우리 정부가 대화 제의를 한 것을 두고, “남조선당국은 개성공업지구 문제만을 떼어놓고 ‘오그랑수(속임수)’를 쓰려고 하지만 공업지구 사태로 말하면 현 북남관계 정세의 집중적 반영”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유의할 것은 최근의 위기에 대한 북한의 인식이다. 북한은 담화에서 “이번에 우리는 미국과 사실상 한차례의 핵전쟁을 치른 것이나 같다”고 밝혔다. 지금과 같은 북미 대결 구도에서는 “대화가 열릴 수 없고, 설사 열리더라도 지속될 수도 없고, 해결될 것도 없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북한이 북미관계의 틀 내에서 남북관계에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남북관계 개선은 북미관계의 진전 정도에 따라갈 공산이 크다. 개성공단만을 다루는 남북대화부터 차근차근 쌓아올리자는 박근혜 정부의 구상이 당장 성과를 내기는 힘든 이유다. 

◆대화국면 전환 시기는 언제?=북한과 미국이 대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의제와 형식을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대화국면을 모색할 시기가 언제가 될 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북은 조평통 대변인 담화에서 “도대체 미국과 함께 최신핵전쟁장비들을 총동원하여 독수리합동군사연습을 계속 강행하면서 대화니 뭐니 하고 말할 체면이나 있는가 하는 것인가”라고 밝히는 등 최근 일관되게 한미합동군사연습을 문제삼고 있다. 

따라서 독수리 훈련이 끝나는 4월 말을 지나야 본격적인 대화국면 모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이 5월초 방미해 7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진행, 대북 공조 방안을 조율하는 시점까지 북이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커 보여 5월 중순께나 가야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예측된다.
정지영 기자 jjy@v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