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김인규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김인규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3년 5월 22일 수요일

KBS의 ‘민주당 도청’ 의혹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3-05-22일자 기사 'KBS의 ‘민주당 도청’ 의혹'을 퍼왔습니다.
언론과 권력 (93)

“취임 후 KBS를 관제 특집프로그램으로 도배했다”는 비판을 회사 안팎에서 받던 김인규는 2011년 여름 ‘공영방송사의 야당 도청 의혹’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에 휘말려 들었다.
6월 24일 오후 민주당 원내대표인 김진표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1야당인 민주당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완전 비공개 최고위원회 회의가 도청당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민간인 사찰과 불법 대포폰도 모자라 제1야당 손학규 대표의 안방까지 엿듣는 도청공화국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23일 오전에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문방위 의원 연석회의는 KBS 수신료 인상에 관해 당의 대응전략을 논의하던 자리였다. 그런데 그 이튿날 국회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한나라당 의원 한선교가 23일에 있었던 민주당 연석회의 발언 내용을 공개했던 것이다.
한선교는 김진표가 제기한 ‘도청 의혹’에 대해 ‘민주당 내부자로부터 받은 메모’라고 주장했다. 손학규는 “민주당이 회의록에 대한 녹취록을 작성하기 전에 이미 여당 의원이 최고위원회 발언록을 정확히 인용했다”면서 “정식 문서가 아니라 도청일 수밖에 없는 문서를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공개적으로 낭독한다는 것은 의회주의의 기본을 잃은 처사”라고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국회 민주당 당 대표실 불법도청사건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천정배는 27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가진 인터뷰에서 도청 의혹의 근거로 자신이 민주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한 내용을 한선교가 그대로 읽은 사실을 들었다.
“천 의원은 ‘국회 영상녹화도 돼 있지만 한 의원은 문방위 회의에서 문건을 들고 발언을 했고, 그러면서 이것은 틀림없는 발언 녹취록이라고 밝혔다’며, 오늘(27일) (동아일보)도 이른바 녹취록을 입수해서 보도했던데, 이 녹취록의 존재, 이것이 (바로) 유력한 도청 근거 아니겠나‘라고 주장했다. (경향신문, 2011년 6월 27일 자)
민주당은 수신료 인상 문제에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쪽을 도청의 주체로 지목했다.
“수신료 인상은 KBS가 직접 당사자이고, 종합편성채널(종편) 광고시장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특히 KBS의 경우 수신료가 월 2,500원에서 1,000원(40%) 인상되면 연간 2,200억 원의 수입 증가가 기대돼, 1년 이상 이 문제에 사활을 걸어왔다.” (경향신문, 2011년 6월 28일 자)
민주당 ‘불법도청 진상조사특위’에 참여한 국회의원 이윤석은 6월 29일 “이번 불법도청은 기계로 녹음한 것을 (녹취록으로) 푼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고, 당의 핵심 당직자는 ‘관계 언론사’는 ‘여러 정황으로 볼 때 KBS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는 “KBS가 녹취와 그 내용을 전달한 것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확산되는 마당에 침묵은 의혹을 증폭시킬 뿐”이라며 “사측은 KBS 명예를 위해 도청 의혹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KBS는 6월 30일 ‘정치권 논란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민주당 관계자 등의 이름을 빌어 KBS에 대한 근거 없는 의혹 제기가 증폭되고 이로 인해 회사의 명예가 크게 훼손되는 묵과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라 필요한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 (···) 수신료 문제의 당사자로서 이와 관련된 국회 논의를 적극적으로 파악하고 수신료 문제를 국회에서 다루고 있는 한나라당·민주당 등 주요 정당의 국회의원 등과 긴밀하게 협의해 왔으나 민주당이 주장하는 식의 이른바 도청 행위를 한 적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 둔다.” (경향신문, 2011년 6월 28일 자)
그 무렵 한 ‘정치포털 사이트’에는 ‘민주당 대표실 도청 의혹’에 관한 언론의 보도를 바탕으로 사건의 진상을 추리하는 글이 올랐다.
(조선일보) 오늘(6월 30일)자 1면에 실린 기사 제목은 ‘KBS 기자 당 대표실 들어가는 것 봤다’이다. 비공개회의에 앞서 기자들에게 잠시 그림 잡게 해주는 것은 관례다. 기자들 스케치가 끝나면 회의는 속개된다. 마음만 먹으면 기자들이 무선 마이크를 심어놓을 수 있다. 회의가 끝난 다음에 KBS 기자가 녹음된 내용을 풀어 정리하는 것은 간단하다. 그 내용이 한선교 의원에게 전달된 것일까.
민주당이 도청 의혹을 제기했을 때, 한선교 의원은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도청을 하겠느냐며 발뺌했다. 한 의원은 녹취록을 누군가에게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시나리오는 네 가지뿐이다. 한나라당에서 도청했거나, 민주당 인사 중에 누군가 배신했거나, 한나라당의 사주를 받은 KBS 기자가 바보 같은 짓을 했거나, KBS가 강박증 때문에 사고를 쳤거나.
지금으로서는 KBS와 한나라당의 강박증이 이루어낸 사건일 확률이 높다. 미국 닉슨 대통령을 권좌에서 물러나게 했던 ‘워터게이트 사건’. 워터게이트 건물에 입주해 있던 민주당 전국위원회 사무실을 도청한 사건이다. 현장에서 경찰에게 잡힌 범인들은 도청 장비를 가지고 있었다. 도청 의혹이 제기되자 닉슨 보좌관들은 피식 웃었다고 한다. 왜 우리가 도청하겠느냐며 부인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의 기자는 워터게이트 사건의 진실을 밝혀냈다. (···) 그때 미국 정치전문가들은 워터게이트 사건은 닉슨의 강박증이 만들어낸 사건이었다고 진단했다. (밥이야기, ‘불법 도청, 누가 그런 바보 같은 짓을 했을까?’, 서프라이즈, 2011년 6월 30일 자)
도청 사건에 관해 KBS 기자 연루설을 뒷받침하는 의혹들이 잇달아 제기되자 김인규가 KBS 이사회 야당 쪽 이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벽치기는 취재기법으로 다 해왔던 것인데 문제가 될 게 있느냐”고 말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었다. ‘벽치기’는 기자들이 회의실 문 바깥벽에 귀를 대고 붙어 서서 안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엿듣는 취재 방법으로 도청과는 전혀 다르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김 사장의 언급이 사실이라면 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내용 외부 유출에 자사 기자가 연루됐음을 시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한국일보, 2011년 6월 30일 자)
민주당은 7월 1일 한선교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 법 제3조는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제16조는 “이를 공개하거나 누설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7월 초에 민주당 도청 사건의 혐의자로 KBS의 기자 장 아무개가 떠올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의 수사 관계자는 “장 기자가 14일 오후에 사전 통보 없이 경찰서에 와서 6월 23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당시 행적에 대해 진술하면서 도청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그 이후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태가 그에게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는 경찰의 1차 조사에서 “(한선교 의원이 녹취록을 입수해서 공개한 날인) 6월 24일 다른 취재 일정 때문에 국회에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이 그의 휴대전화 수·발신 내역과 통화위치를 추적하고 국회 폐쇄회로 카메라를 조회하고 차량 출입 일지를 확인해 보니 24일 국회에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민주당 최고위원회가 비공개로 열린 지난달 23일 장 기자의 휴대전화가 오랜 시간 사용(통화)되지 않은 점도 경찰의 의심을 사는 대목이다. 경찰은 장 기자가 휴대전화기의 녹음기 기능을 사용해 이 회의 내용을 몰래 녹음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또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사흘 동안 장 기자가 KBS 정치부 보고 라인과 여러 차례 통화한 사실도 파악했다. 경력이 짧은 기자가 평소에는 회사 간부들과 통화할 일이 적은데 이 시기에 그 빈도가 부쩍 늘었다는 뜻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장 기자가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지난달 27일 택시에 놓고 내렸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장 기자가 당시에 탔던 택시의 운전기사를 찾아내 조사했는데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두고 내린 일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2011년 7월 22일 자)
7월 21일 오후, 2000년 이후 KBS에 입사한 젊은 기자 256명 가운데 166명이 각자의 실명을 밝힌 성명서를 발표했다. 

민주당 대표실 도청 의혹 사건이 터져나온지 벌써 한 달이 돼 간다. 그동안 KBS에는 긴 침묵만이 흘렀다. 부끄럽고 참담하기 짝이 없다. 김인규 사장을 비롯한 KBS 수뇌부 어느 누구도 명쾌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도청 의혹 사건에 대해 지금까지 KBS가 내놓은 해명은 참으로 옹색함을 넘어 어처구니없을 정도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방식의 도청은 없었다.”, “제삼자의 도움이 있었음을 부득불 확인하지만, 취재원 보호를 위해 밝히지는 않겠다.” 또한, 애매모호한 해명의 주체 역시 경영진은 보도본부로, 보도본부는 정치외교부로 떠넘기고 있다. 취재원의 말 한마디, 한 마디의 의미를 읽어내는 훈련을 받은 우리가 봤을 때 이건 정말 말장난에 불과하다. 정녕 KBS 수뇌부는 세상 속 여론을 모른단 말인가? 이런 해명으론 의혹 해소는커녕 불신만 키울 뿐이다. 언제까지 ‘언론자유’나 ‘취재원 보호’ 운운하며 사무실 뒤에 숨어 있을 것인가?
지금 KBS에 대한 여론은 그야말로 그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하다. 한 달 가까운 침묵과 애매모호한 해명으로 일관하는 사이, 공영방송 KBS는 처절하게 무너졌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일선 취재기자들의 몫이다. 당장 취재 현장에서 “KBS 너희들이 그렇지 뭐, 영혼 없는 기자들아, 딴 데 가서 취재하라” 이런 식의 조롱과 비아냥이 들려오고 있다. 심지어 취재 현장에서 쫓겨나는 경우도 있다.(미디어오늘, 2011년 7월 22일 자)
KBS 입사 10년차 이하 피디 148명은 7월 25일 사내게시판에 ‘사장님 힘 내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피디들은 “제작현장 역시 도청의 멍에를 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더 이상 수사기관 뒤에 숨지 말고 직을 걸고 떳떳하게 답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의혹의 중심에 KBS가 있고 사상 초유라는 경찰의 압수수색까지 봐야 했다’며 ‘책임 있는 지위의 누구도 입을 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의 침묵에 대해서는 ‘지난 몇 개월간 사내에 광풍이 있었고, 취재진들이 사병처럼 동원된다는 이야기에도 귀를 닫았고, 누구들이 민주당사 앞에 무리 지어 몰려갈 때도 눈을 감았다’며 ‘오늘의 참담함이 더욱 뼈저린 이유’라고 자성의 목소리도 전했다.” (미디어오늘, 2011년 7월 22일 자)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는 7월 20일부터 25일까지 조합원 1,063명을 대상으로 ‘도청 의혹’에 관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응답자 567명 가운데 97%인 548명이 ‘도청 사건에 KBS가 연루됐다’고 보는 조사 결과가 나타났다. 회사 경영진이 설문조사 결과 공표를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25일 저녁에 냈으나 서울남부지법 제51민사부는 “설문 내용은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는 도청 의혹과 관련해 현재의 객관적인 상황을 바탕으로 KBS 직원들에게 이에 대한 의견을 묻는 내용으로 특별한 답변을 유도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사장 김인규를 비롯한 KBS 경영진은 7월 27일 오후 ‘최근 현안과 관련한 경영진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발표했다. 이 글에서 경영진은 “이른바 도청 의혹과 관련해 본부 노조가 악의적인 설문조사를 강행하면서 사측을 비난하고 구성원 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영진은 ‘어느 사이 정치권의 (수신료 인상) 합의 파기라는 본질은 사라지고, 이른바 도청 의혹만 남아 있는 형국으로 변질됐다’며 ‘이렇게 되기까지 그동안 근거 없는 의혹을 확대재생산 하면서 사원 간의 불신을 조장한 본부 노조의 책임도 없다 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피디저널, 2011년 7월 28일 자)
전 KBS 사장 정연주는 경영진이 낸 자료를 보고 이렇게 평가했다.
KBS의 ‘도청 의혹’과 ‘정치 공작’이 전개되는 양상을 보면, 최근의 물난리와 산사태가 연상된다. 가래로 막을 수 있는 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봇물이 터지고, 끝내 산사태를 일으켜 엄청난 재난을 불러오는 양상과 그다지 다르지 않아 보인다. KBS 경영진은 경찰이 도청과 관련된 구체적 증거, 예컨대 민주당 최고위원회 회의 내용을 몰래 담은 장비를 찾지 못할 경우, 사건이 유야무야 될 수 있다고 여길지 모르겠다.
오산이다. 경찰이 ‘수사권 독립’의 일부를 얻어내고도 참으로 무능하여 수사결과가 없는 무능을 스스로 드러냈다손 치자. 그러나 KBS가 이미 고백한 ‘제삼자’의 문제는 여전히 남게 되고, 그 ‘제삼자’를 통해 입수된 ‘녹취록’이 어떤 경위를 거쳐 한나라당으로 넘어갔는가 하는 이번 사건의 또 다른 핵심 쟁점인 ‘정치공작’의 문제는 여전히 남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진실은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터져 나오게 되어 있다. (‘KBS 동문서답, 딱 두 마디가 빠졌다’, 오마이뉴스, 2011년 8월 3일 자)
민주당 최고위원회 회의 ‘녹취록’을 입수한 장본인인 한나라당 의원 한선교는 민주당이 의혹을 제기한 지 두 달이 넘도록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주장하면서 경찰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도청 사건’ 이전에 KBS는 한나라당, 방송통신위원회와 손을 잡고 수신료 인상을 밀어붙였다. 2011년 3월 10일 수신료 인상안은 ‘여야 합의 처리’를 전제로 국회 문방위 전체회의에 상정되었다. 그 뒤 6월 20일 문방위 법안심사소위에서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의원들이 수신료 인상안을 기습적으로 처리했다.
KBS의 숙원은 곧 풀리는 듯했다. 그러나 문방위 전체회의를 앞두고 민주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표결을 저지할 움직임을 보이자 한나라당은 ‘강행 처리’를 보류했다. 그런 과정에서 ‘도청 의혹’이 불거져 KBS 수신료 인상 문제는 표류하게 되었던 것이다.
민주당 최고위원회 회의에 대한 도청 의혹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011년 11월 2일 KBS 장 아무개(32) 기자와 국회에서 녹취록을 공개한 한나라당 의원 한선교에 대해 ‘혐의 없음’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수사를 종결했다. 경찰은 120일이 넘는 수사 기간에 한선교를 단 한 번도 직접 조사하지 못했는가 하면 KBS 쪽 관련자들의 혐의를 입증할 물증 확보에도 실패했다.
민주당이 ‘국회 당 대표실 도청 의혹’을 제기하던 날인 6월 24일 KBS는 백선엽을 한국전쟁의 영웅으로 미화한 다큐멘터리 (전쟁과 군인)을 내보냈다. 이 특집기획은 24, 25일 이틀간 KBS 1TV에서 황금시간대인 밤 10시부터 한 시간 동안씩 방영되었다.
백선엽은 1943년 ‘일제의 괴뢰국’인 만주국 소위로 임관되어 간도특설대에서 근무했다. 간도특설대는 만주에서 활약하던 항일무장단체를 토벌하기 위해 조직된 특수부대였다. 당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일본을 상대로 선전포고를 하고 항일 무장투쟁을 벌이고 있었다.
(경향신문) 온라인 편집장 박래용은 (전쟁과 군인)에 관해서 이렇게 비판했다.
‘백선엽 다큐’는 공영방송이 만든 다큐멘터리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한 개인의 기억과 의견만을 추종했습니다. 미공개 영상이란 것도 미군 행렬 같은 게 태반이어서 특별한 사료적 가치는 없어 보였습니다. (···) 혼돈의 시절, 100만 명이 넘는 민간인 피해 사실이나 무고한 양민을 빨갱이로 몰아 죽이고 그 가족들을 고통 속에 살게 한 국가 폭력에 대해서는 1초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
백선엽은 회고록에서 조선인을 토벌한 사실을 당당히 밝혔습니다. 그가 해 방 이후 이제까지 간도특설대의 친일 전력에 대해 참회하거나 반성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백선엽은 같은 동포를 토벌하고 죽이면서 일말의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고 후회하지도, 사죄하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칼을 쥐고 있는 자의 사명’이라며 자신의 친일행각이 정당하다고 외쳤습니다. (·····)
해방 후 간도특설대 출신들은 토벌작전 경험을 무기 삼아 4·3사건과 지리산 빨치산 토벌에 주력으로 참여했습니다. 한국전쟁 발발 후 백선엽은 나이 32세에 육군참모총장이 되었습니다. 백선엽이 6·25전쟁에서 전과를 세웠다는 것은 사실일 것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국가 기간방송을 자처하는 KBS가 백선엽을 우리 민족이 본받아야 할 위대한 군인으로 미화한 것은 ‘미친 짓’이라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백선엽 만세! KBS 만세! [온라인편집장 칼럼], 경향신문, 2011년 6월 28일 자)
KBS가 백선엽을 ‘위대한 군인’으로 미화하는 (전쟁과 군인)을 방영하고 나서 광복절 특집으로 5부작 다큐멘터리 (초대 대통령 이승만과 제1공화국)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언론노조 KBS 본부는 ‘친일독재 찬양방송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구성하고 반대 운동에 나섰다.

“비대위는 7월 12일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친일파 백선엽 찬양 이후 쏟아진 비난에도 불구하고 KBS가 또다시 국민적 공분을 일으킬 일을 벌이고 있다”며 “우리 단체들의 거듭된 경고와 항의, 그리고 취소 요청에도 불구하고 KBS는 광복절을 기념해 독재자이자 민간인 학살의 최고 책임자인 이승만을 찬양하는 다큐멘터리를 예정대로 강행하겠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비대위는 “광복절을 전후해 초대 대통령의 일대기를 돌아보는 대규모 프로그램을 방송함으로써 ‘광복절’을 ‘건국절’로 바꾸고, ‘1945년 8월 15일 일제로부터 해방’보다는 ‘1945년 공산정권에 맞선 남한 단독정부 수립’에 더욱 큰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세력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KBS가 나서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노컷뉴스, 2011년 7월 13일 자)


김종철 (언론인)  |  cckim999@naver.com

2013년 5월 11일 토요일

“방송의 왕, 김인규 입니다”


이글은 PD저널 2013-05-10일자 기사 '“방송의 왕, 김인규 입니다”'를 퍼왔습니다.
김인규 출판기념회, 낯 뜨거운 이력 소개…행사 밖에선 노조 피켓 시위

“제가 KBS를 떠난 지 반년 만에 다시 왔습니다. 입구에서 일부 노조원이 여러 가지 좋은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KBS는 그 정도로 다이내믹한 조직입니다.”
지난해 11월 퇴임한 지 6개월 만에 KBS를 방문한 김인규 전 KBS 사장이 처음으로 밝힌 소감이다.
김 전 사장은 자신이 쓴 책 ‘드라마 스캔들’을 들고 KBS를 찾았지만 그를 반긴 것은 노조의 규탄 시위였다.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김현석, 이하 KBS본부)는 북콘서트가 열린 행사장 앞에서 피켓팅을 벌이며  김 전 사장의 출판기념회 장소를 문제삼았다.
이미 지난 7일 KBS본부는 성명을 통해 “KBS를 정권에 헌납하고 방송을 망치느라 노심초사했던 김인규 사장이 KBS 드라마를 발전시키는 데 도대체 무슨 기여를 했느냐”고 반문하며 “퇴직한 사장들은 임직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회사 초청 행사 외에 공사 출입을 자제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지적하며 KBS ‘밖’에서 행사를 열 것을 요구한 바 있다.


▲ 김인규 전 사장(왼쪽에서 4번째)의 '드라마 스캔들' 북콘서트 중 책 출간을 기념하며 건배를 들고 있다. 맨 왼쪽은 류현순 신임 부사장. ⓒPD저널

KBS 내부 구성원들의 반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신관 TV공개홀 로비에서 진행된 북콘서트 자리에는 김 전 사장을 축하하기 위해 각계각층의 인사가 참석했다. KBS이사회 이길영 이사장을 비롯해 KBS시청자위원회 이형균 위원장 등 KBS 관계자는 물론, 안상수 전 인천시장, 탤런트 최수종, 정준호, 윤시윤 등이 자리했다.
김 전 사장은 책을 펴낸 이유에 대해 “와 을 제작하면서 사장이 개입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고, 이에 드라마 같은 드라마 뒷이야기를 메모하기 시작했다”며 “시청자가 보는 드라마라는 콘텐츠 뒷면에 드라마 같은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김 전 사장은 기자 생활 30년 동안 드라마는 ‘한가한 사람이나 보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자신이 드라마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것은 높은 광고수입 의존도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KBS가 수신료보다 광고수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광고수입에 직결되는 게 드라마인 만큼 드라마의 중요성 깨달았다”며 “한류의 세계화를 위해서라도 공영방송이 좋은 드라마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내 소신”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김 전 사장의 ‘드라마 스캔들’ 출간에 대해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김현석)가 10일 오후 열린 김인규 전 사장의 북콘서트를 규탄하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날 현장에는 지난해 파업 당시 사용했던 '김인규 OUT' 피켓도 등장했다. ⓒ언론노조 KBS본부

이길영 이사장은 “오죽하면 ‘드라마 스캔들’을 만들었겠나”라며 “책을 만든 열정으로 KBS가 지금보다 더 훌륭하고 확실한 공영방송이 될 수 있도록, 그리고 국민과 더불어 스캔들을 일으키는 KBS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연기자 최수종 씨는 “현장을 직접 방문해 연기자와 스태프를 격려하는 김인규 전 사장의 열정이라면 무슨 일이든 다 성공할 것”이라며 “지금 있는 드라마 다 성공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김 전 사장을 드라마로 이끈 작품인 의 주연배우 윤시윤 씨는 “행복한 책이 나온 것 같다”며 “행복한 이야기를 잘 써줘서 고맙다”고 밝혔다.
이번 북콘서트에서는 다소 낯 뜨거운 김 전 사장의 이력 소개가 있었다.  이날 행사 사회를 맡은 성세정 아나운서는 KBS 드라마 제목을 패러디해 김 전 사장을 소개했다.
성 아나운서는 “‘드라마 스캔들’의 저자 김인규 전 사장은 아주 대단한 ‘브레인’ 이십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넝쿨째 굴러온 당신’입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입니다. ‘방송의 신’ 이십니다. ‘대왕의 꿈’도 꾸시면 혹시 5년 후에…. ‘성균관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아주 절묘합니다. ‘방송왕 김인규’입니다”라고 말했다.

최영주 기자 yj719@pdjournal.com

2012년 11월 14일 수요일

내곡동의 '원숭이 검사', 암덩어리다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11-14일자 기사 '내곡동의 '원숭이 검사', 암덩어리다'를 퍼왔습니다.
[정연주의 증언 89] 검·언 복합체의 민낯들

4년 4개월 전이다. 나는 온갖 험한 꼴을 당하면서 KBS 사장에서 해임됐다. 해임의 칼을 빼든 주체는 이명박 대통령이고, 그 일에 동원된 집단은 청와대·검찰·감사원·국세청·교과부·방송통신위원회·KBS 이사회 등 참 다양했다. 

그 사건은 이명박 정권이 저지른 수많은 '어이없는 사건들' 가운데 하나였다. 민주주의가 뒤집히고, 인간의 권리가 짓밟히고, 표현의 자유·언론의 자유가 재갈 물리는 등 온갖 해괴한 일들이 일어났다. 그런 일들을 적극적으로, 주도적으로 이끌어 간 집단은 다름 아닌 정치 검찰과 수구언론이다. 이들은 정권 친위대 역할을 충실하게 해왔다.

검·언 복합체의 그 혹독한 가해행위

▲ 미국의 군·산(軍-産)복합체가 미국 사회를 지배해온 것처럼, 우리나라에서 검·언 복합체는 수구보수의 기둥 노릇을 해왔다. ⓒ 김지현

나는 바로 이 두 집단에 직접 당해봤다. 그 혹독한 가해 행위는 직접 당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특히 정치 검찰과 언론이 한 덩어리가 돼 한 인간의 인격을 파괴하는 가혹한 행위는 당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한명숙 총리 사건·미네르바 사건·피디 수첩 사건 등을 보면 정치 검찰의 가혹한 수사에 의해 한 번 죽임을 당하고, 언론의 왜곡과 날조·과장에 의해 다시 한 번 죽임을 당한다. 나의 배임 사건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이 두 집단을 '검·언(檢·言) 복합체'라 불러왔다. 마치 미국의 군·산(軍産)복합체가 미국 사회를 지배해온 것처럼 우리나라에서 검·언 복합체는 수구보수의 기둥 노릇을 해왔다. 2009년 12월 29일치 에 나는 '검·언 복합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 

"검사님, 저 죽을지도 모릅니다. 저 좀 살려 주십시오." 도대체 곽영욱 전 남동발전 사장이 검찰에서 무슨 혹독한 일을 당했기에 그렇게도 절박하고 처절하게 외치게 되었는지, 한국 언론은 (심지어 진보언론이라 칭하는 곳에서조차도) 거의 외면했다. 그리고 그 비정상적 상황에 놓인 인사의 주장에 의존하여 전 총리를 체포했고, 그 소란 중에 안원구 국세청 국장의 폭탄발언과 도곡동 땅 문제, 효성 사건 등은 증발해 버렸다.

이 과정에서 검찰과 언론은 노무현 전 대통령 사건 때처럼 검·언 복합체의 한 덩어리로 작용했다. 미국의 산·군 복합체(군수산업과 군부)가 동서 대결과 냉전 확대의 논리를 확대재생산하는 일에 하나이던 것처럼, 한국의 검찰과 언론은 그렇게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한 덩어리가 되어 마녀사냥에 나섰다.

지난해 사장 해임 과정에서 나 자신도 검·언 복합체의 전면공세와 그 무자비한 행태를 직접 경험했다. 그 과정에서 한 개인의 인격이 어떻게 무참하게 파괴되고 황폐화되는지 겪어 봐서 안다. 그러나 내가 겪은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 한명숙 전 총리가 당한 것(그리고 지금 당하고 있는 것)에 비해 아무것도 아니다. 그 무게도 다르고, 파헤치는 범위도 다르고, 이로 인해 날벼락 맞듯 고초를 당하고 겁박을 당하는 친지, 주변 인사들이 겪는 고통의 크기도 비교가 안 된다. 오죽했으면 노 전 대통령이 유서 첫머리에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의 고통이 너무 크다"고 했을까.

검찰 권력·언론 권력을 어떻게 해체하는가, 검·언 복합체를 어떻게 극복하는가 하는 숙제를 풀지 않고서는 우리 사회가 참 사람답게 사는 세상으로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올해의 처절한 사건들을 통해서 다시 깨닫게 되는 절박한 과제다.

3년 전의 그 절박함은 그 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오히려 정치검찰과 언론 쪽 모순의 암 덩어리는 더욱 커졌다. 정치 검찰의 문제점은 내곡동 사건에서, 언론의 문제점은 MBC와 KBS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서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내곡동 사건의 맹탕 수사... '원숭이 검사들'

▲ 이명박 대통령 아들 이시형씨가 지난 10월 25일 오전 이 대통령 내곡동 사저 부지를 자신의 이름으로 매입한 경위를 조사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이광범 특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 권우성

내곡동 사건에서 검찰 수사는 처음부터 맹탕이었다. 드러나 있는 증거와 자료만도 적지 않았는데, 굳이 이를 외면하고 무시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 등 핵심 관련인들을 직접 조사도 하지 않고 서면으로 대충 끝낸 것은 '봐주기 수사'의 전형이었다. 

바로 그 서면 조사에서 이시형씨는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심부름만 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땅을 사는 것도, 현금 6억 원을 큰 아버지인 이상은씨로부터 전달받아온 것도,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것도, 모두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한 것으로 돼 있다. 그리고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도 지난해 12월 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현장까지 가서 오케이 해서 (내곡동 땅을) 매입했다"고 말했다. 

이런 진술과 인터뷰 내용은 내곡동 사건이 처음 터졌을 때 청와대가 국민에게 설명한 내용, 즉 '이 대통령은 내곡동 사저터 매입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이런 여러 의혹에도 내곡동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이를 무혐의 처리했다. 이 사건의 무혐의 처리 배경과 관련해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은 '이 사건이 배임의 여지가 있었지만 이익을 본 대상이 대통령 일가 등이 되기 때문에 부담이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스스로 내곡동 수사가 '정치적'이었음을 고백한 셈이다. 

그런데 내곡동 특검 수사에서 많은 새 사실들이 드러났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이시형씨를 직접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시형씨가 말을 뒤집었다는 점이다.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했다는 진술을 뒤엎고 이번에는 '자신이 매입 당사자'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 6월 중순, 내곡동 사건을 무혐의 처리하자 '원숭이에게 검사복을 입혀 수사를 했어도, 동네 심부름센터에 맡겼어도, 이보다는 나았을 것'이라는 비아냥이 있었다. 그래서 '원숭이 검사'라는 말은 유행어가 돼 한동안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게 됐다. 

2003년 3월, 참여정부 출범 직후 있었던 노무현 대통령과 평검사 사이의 토론회가 끝난 뒤에는 '검사스럽다'는 신조어가 유행했다. 인터넷에는 '검사스럽다'는 말이 조롱조로 떠돌아다녔다. 

'안하무인이며 논리도 없이 자기주장을 되풀이하는 행태''고생만 한다고 푸념하면서 정작 뒤로는 룸살롱을 찾는 사람을 일컫는 속어''할 말 또 하고, 또 하고, 짜증날 때까지 말하는 사람을 통틀어 일컫는 말'. '제 것은 안 주면서 남의 것을 빼앗기 좋아하는 '양아치'의 새로운 준말' 

'김비서'(KBS) 'MB씨'(MBC)라는 야유와 조롱

▲ KBS의 김인규 사장(왼쪽)과 MBC의 김재철 사장 ⓒ 권우성·유성호

정치 검찰이 '원숭이 검사' '검사스럽다'는 말로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는가 하면 언론, 특히 방송 쪽은 '김비서'(KBS) 'MB씨(MBC)'라는 호칭으로 비아냥의 대상이 돼버렸다. 2008년 5월 촛불집회 때 국민의 사랑을 받으면서 KBS는 '고봉순', MBC는 '마봉춘'이란 애칭으로 불렸다. 

그런 방송이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언론 특보 출신인 김인규씨가 사장이 되면서 KBS는 '김비서'가 되고, MBC는 김재철 사장 체제 이후 MB 대통령 것처럼 돼버렸다고 해 'MB씨'로 불리게 됐다. 

바로 이런 야유의 호칭은 지금 시대 KBS·MBC의 정체성과 그들의 정치적 편향성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한 호칭의 문제만이 아니라, 그 호칭의 근거를 보여주는 구체적 사건들로 이어지고 있다. 김재철 MBC 사장의 해임 부결 처리 과정에서 폭로된 청와대 하금렬 비서실장과 박근혜 캠프의 좌장인 김무성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의 개입 논란이 바로 그것이다. 

하금렬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무성 총괄본부장이 MBC 방문진의 여권 이사에게 전화를 걸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점은 바로 '이명박-박근혜'의 연속성과 일체성을 보여주는 것이고, 또한 지금의 김재철 체제가 이명박 정권뿐 아니라 박근혜 후보의 대선 전략을 위해서도 필요한 존재라는 점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다. 김재철 체제가 그만큼 '이명박-박근혜' 체제와 친화적이라는 뜻이다.

KBS 후임 사장 선임 과정도 그다지 다르지 않다. 지난 9월 초에 새로 구성된 KBS 이사회를 들여다보면 '이명박-박근혜' 체제와 친화적 인물이 KBS의 새 사장으로 오게 돼 있었다. 지난 9일 길환영씨가 새 사장으로 뽑히기 오래 전부터 그의 '내정설'은 KBS 안팎에 파다하게 퍼져있었다. 그런 과정의 한가운데에는 이길영 KBS 이사장이 있다. 그는 지난 9월 5일 오전 1시, 여당 추천 이사들만의 강행 처리로 KBS 이사장이 된 인물이다.

MBC·KBS에 드리워진 '이명박-박근혜 체제'의 그림자

▲ 이길영씨의 행적에 관한 정리본. ⓒ 최민희 의원실

이길영 이사장은 박정희 정권 당시 구 문공부 산하 서울방송국 직원으로 채용된 뒤, 나중 KBS 기자가 된 인물이다. 그는 보도지침 등 전두환 대통령의 언론통제가 극에 달했던 1986년 KBS 보도국장이 돼 1987년 대선보도를 지휘했다. '땡전 뉴스' 책임자 중 한 사람이라는 비판이 늘 그를 따라다녔다.

그는 1991년 KBS 보도본부장 자리까지 올랐으며, 1998년에는 민방인 대구방송(TBC) 사장이 돼 8년간 재임했다. 대구방송 사장 임기를 마친 그는 2006년 경북도지사 선거 때 김관용 한나라당 후보의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고, 김 후보가 당선되자 경북도지사 인수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명박 정권 때인 2009년 11월 KBS 감사가 됐고, 3년 뒤인 올해 9월 초에는 감사 임기 2개월을 앞두고 KBS의 이사장이 됐다.

이런 경력의 인물이 올 대선을 앞둔 시점에 KBS 이사장이 되자, 이를 박근혜 후보와 연결 짓는 시각도 있었다. 1987년 대선 때 이길영씨가 KBS 보도국장이었고, 그 아래 정치부장은 박근혜 후보 캠프의 공보단장을 지낸 김병호 전 의원이었으며, 김인규 사장은 당시 정치부 기자를 지냈던 터였다. 

MBC와 KBS는 이렇게 '이명박-박근혜' 체제와 친화적 인물들이 지배세력으로 버티고 있다. 이명박 정권이 거의 끝나가고 있는 지금, 그 정권과 그 정권의 연장인 박근혜 체제, 그들의 권력 바탕인 수구보수 세력의 기둥이 돼 온 정치 검찰과 언론이 이처럼 모순의 암 덩어리를 키워가고 있다. 수술을 해 암 덩어리를 도려내야 한다는 혁파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정연주(jung46)

2012년 10월 19일 금요일

“김인규 홍성규 길환영 등 6인 KBS 사장 불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0-18일자 기사 '“김인규 홍성규 길환영 등 6인 KBS 사장 불가”'를 퍼왔습니다.
강동순 권혁부도 포함… KBS 양대노조 “사장 절대 될 수 없는 자들”

KBS 차기 사장 공모가 시작되자 유독 전현직 KBS 임원 또는 지난 5년간 KBS를 ‘정권의 방송’이라는 오명에 시달리는데 기여한 이들이 사장후보 하마평에 오르내려 격렬한 내부 반발을 낳고 있다.
KBS 양대 노조는 거론된 사장 후보군 가운데 6명을 들어 절대 차기 사장으로 KBS를 밟아서는 안되는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나섰다.
KBS 기존노조(위원장 최재훈·기업별노조)와 KBS 새노조(위원장 김현석·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18일 오후 공동 성명을 내어 차기 사장 하마평에 오른 김인규 현 KBS 사장, 홍성규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길환영 현 KBS 부사장, 고대영 전 KBS 보도본부장, 권혁부 방송통신심의위원, 강동순 전 KBS 감사 등을 지목해 “황당하고 공분을 부르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KBS 양대노조는 김인규 KBS 사장에 대해 “아직까지 그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며 “대선 특보 출신 낙하산 사장으로 KBS에 들어온 이후 KBS가 얼마나 처절하게 망가졌는가”라고 개탄했다. 김 사장이 연임을 노린다면 또 한 번 망신을 당할 각오를 해야 할 것이라고 양대노조는 강조했다.
홍성규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상임위원)에 대해서도 양대 노조는 “지난 해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추천으로 방통위 부위원장이 된 사람이 KBS 사장이 된다는 것은 군사정권 시절 문공부 차관이 KBS 사장이 되는 것과 같다”며 “방통위 부위원장으로 있으면서 2TV 무료 재전송, 700MHz의 불법적 매각 등 반 공영 방송정책을 강행하고 있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공영방송의 사장이 된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길환영 KBS 부사장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KBS 양대 노조는 “헛웃음마저 나온다”며 “MB정부 들어 카멜레온처럼 변신, KBS를 ‘MB방송’으로 만드는데 앞장섰다”며 “김인규 사장의 오른팔 역할을 하며 관제·편파방송을 닥치는 대로 밀어붙이다 지난해 초 본부장 신임투표에서 사상초유의 높은 불신임을 당했다”고 지적했다.
고대영 전 보도본부장에 대해 KBS 양대 노조는 “되지도 않겠지만 절대 돼서도 안 될 인물”이라며 “길환영과 함께 KBS의 보도를 관제·편파화한 KBS의 공적”이라며 “올해 양 노동조합이 공동으로 실시한 본부장 신임투표에서 84.4%의 사상최고의 불신임을 얻어 KBS에서 ㅤㅉㅗㅈ겨난 사람”이라고 혹평했다. KBS 양대노조는 “이런 사람이 다시 KBS 사장이 된다는 것은 염치가 없어도 너무 없는 일”이라며 “지난해 7월 현대차로부터 수백만원대의 골프와 술접대를 받은 사실이 탄로났는데 이런 사람이 KBS 사장이 된다면 사장, 이사장, 감사 모두가 비리전력 인사로 채워지는 사상초유의 일이 벌어지게 된다”고 비판했다.
강동순 전 KBS 감사에 대해 이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번에도 KBS를 기웃거리는지 알 수 없다”며 “2007년 한나라당 정치인 등과 술자리에 모여 대선전략을 논의한 사실이 폭로돼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강동순 녹취록’사건의 주인공”이라고 지적했다. 양대 노조는 “방송위원회 상임위원으로서 정치적 중립을 정면으로 위반해 사실 그때 해임이 됐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강 전 감사는 민간인사찰보고서에도 “KBS에 ‘강동순 前감사의 지지세력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나와 있다.
권혁부 방송통신심의위 부위원장에 대해 양대 노조는 “2007, 2008년 KBS 이사로 있으면서 한나라당의 입장을 대변하며 방송내용에까지 일일이 관여하는 추태를 부리다, 급기야 2008년 8월 8일 경찰병력이 KBS에 난입했을 때 경찰병력 투입을 요청한 장본인”이라며 “1987년 문공부-언론인 개별접촉 문건에서도 그는 문공부 홍보관들에게 접대를 받으며 정권홍보 전략을 논의한 주인공으로 기재돼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5공 시절부터 권력에 빌붙어 살아온 전형적인 구악세력인 그가 KBS 사장이라니, 실로 어처구니가 없을 뿐”이라고 개탄했다.
양대 노조가 KBS 사장 선임시 △당원 및 당적 이탈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자 △대선 등에서 자문이나 고문 활동을 한 자 △정당 추천으로 공직에 임명된 지 3년이 지나지 않은 자 △KBS 종사자로부터 불신임을 받은 자 등 9개 항목의 사장자격 부적격 조건과 관련해 “거론된 인물들은 모두 이 기준에 미달하는 자들”이라며 “공영방송 KBS를 유린했던 이병순, 김인규 시대에 적극적으로 부역했던 간부들 역시 절대로 KBS사장이 돼서는 안된다”고 역설했다.
양대 노조는 “각종 부적격 인사들이 100명이 됐건 1000명이 됐건 이들의 진입을 단 한치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들이 KBS에 발을 들여놓고자 한다면 우리부터 밟고 들어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김인규 홍성규 길환영 등 6인 KBS 사장 불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0-18일자 기사 '“김인규 홍성규 길환영 등 6인 KBS 사장 불가”'를 퍼왔습니다.
강동순 권혁부도 포함… KBS 양대노조 “사장 절대 될 수 없는 자들”

KBS 차기 사장 공모가 시작되자 유독 전현직 KBS 임원 또는 지난 5년간 KBS를 ‘정권의 방송’이라는 오명에 시달리는데 기여한 이들이 사장후보 하마평에 오르내려 격렬한 내부 반발을 낳고 있다.
KBS 양대 노조는 거론된 사장 후보군 가운데 6명을 들어 절대 차기 사장으로 KBS를 밟아서는 안되는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나섰다.
KBS 기존노조(위원장 최재훈·기업별노조)와 KBS 새노조(위원장 김현석·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18일 오후 공동 성명을 내어 차기 사장 하마평에 오른 김인규 현 KBS 사장, 홍성규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길환영 현 KBS 부사장, 고대영 전 KBS 보도본부장, 권혁부 방송통신심의위원, 강동순 전 KBS 감사 등을 지목해 “황당하고 공분을 부르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KBS 양대노조는 김인규 KBS 사장에 대해 “아직까지 그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며 “대선 특보 출신 낙하산 사장으로 KBS에 들어온 이후 KBS가 얼마나 처절하게 망가졌는가”라고 개탄했다. 김 사장이 연임을 노린다면 또 한 번 망신을 당할 각오를 해야 할 것이라고 양대노조는 강조했다.
홍성규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상임위원)에 대해서도 양대 노조는 “지난 해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추천으로 방통위 부위원장이 된 사람이 KBS 사장이 된다는 것은 군사정권 시절 문공부 차관이 KBS 사장이 되는 것과 같다”며 “방통위 부위원장으로 있으면서 2TV 무료 재전송, 700MHz의 불법적 매각 등 반 공영 방송정책을 강행하고 있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공영방송의 사장이 된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길환영 KBS 부사장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KBS 양대 노조는 “헛웃음마저 나온다”며 “MB정부 들어 카멜레온처럼 변신, KBS를 ‘MB방송’으로 만드는데 앞장섰다”며 “김인규 사장의 오른팔 역할을 하며 관제·편파방송을 닥치는 대로 밀어붙이다 지난해 초 본부장 신임투표에서 사상초유의 높은 불신임을 당했다”고 지적했다.
고대영 전 보도본부장에 대해 KBS 양대 노조는 “되지도 않겠지만 절대 돼서도 안 될 인물”이라며 “길환영과 함께 KBS의 보도를 관제·편파화한 KBS의 공적”이라며 “올해 양 노동조합이 공동으로 실시한 본부장 신임투표에서 84.4%의 사상최고의 불신임을 얻어 KBS에서 ㅤㅉㅗㅈ겨난 사람”이라고 혹평했다. KBS 양대노조는 “이런 사람이 다시 KBS 사장이 된다는 것은 염치가 없어도 너무 없는 일”이라며 “지난해 7월 현대차로부터 수백만원대의 골프와 술접대를 받은 사실이 탄로났는데 이런 사람이 KBS 사장이 된다면 사장, 이사장, 감사 모두가 비리전력 인사로 채워지는 사상초유의 일이 벌어지게 된다”고 비판했다.
강동순 전 KBS 감사에 대해 이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번에도 KBS를 기웃거리는지 알 수 없다”며 “2007년 한나라당 정치인 등과 술자리에 모여 대선전략을 논의한 사실이 폭로돼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강동순 녹취록’사건의 주인공”이라고 지적했다. 양대 노조는 “방송위원회 상임위원으로서 정치적 중립을 정면으로 위반해 사실 그때 해임이 됐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강 전 감사는 민간인사찰보고서에도 “KBS에 ‘강동순 前감사의 지지세력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나와 있다.
권혁부 방송통신심의위 부위원장에 대해 양대 노조는 “2007, 2008년 KBS 이사로 있으면서 한나라당의 입장을 대변하며 방송내용에까지 일일이 관여하는 추태를 부리다, 급기야 2008년 8월 8일 경찰병력이 KBS에 난입했을 때 경찰병력 투입을 요청한 장본인”이라며 “1987년 문공부-언론인 개별접촉 문건에서도 그는 문공부 홍보관들에게 접대를 받으며 정권홍보 전략을 논의한 주인공으로 기재돼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5공 시절부터 권력에 빌붙어 살아온 전형적인 구악세력인 그가 KBS 사장이라니, 실로 어처구니가 없을 뿐”이라고 개탄했다.
양대 노조가 KBS 사장 선임시 △당원 및 당적 이탈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자 △대선 등에서 자문이나 고문 활동을 한 자 △정당 추천으로 공직에 임명된 지 3년이 지나지 않은 자 △KBS 종사자로부터 불신임을 받은 자 등 9개 항목의 사장자격 부적격 조건과 관련해 “거론된 인물들은 모두 이 기준에 미달하는 자들”이라며 “공영방송 KBS를 유린했던 이병순, 김인규 시대에 적극적으로 부역했던 간부들 역시 절대로 KBS사장이 돼서는 안된다”고 역설했다.
양대 노조는 “각종 부적격 인사들이 100명이 됐건 1000명이 됐건 이들의 진입을 단 한치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들이 KBS에 발을 들여놓고자 한다면 우리부터 밟고 들어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2012년 9월 11일 화요일

언론노조, “박근혜 세습 분쇄, 언론사 총파업 재개할 수도”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9-10일자 기사 '언론노조, “박근혜 세습 분쇄, 언론사 총파업 재개할 수도”'를 퍼왔습니다.
“이명박 정부 언론장악, 왜 침묵하나… 이길영 임명은 김인규 이후 새 낙하산 전초전”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이강택)이 상반기 잠정 중단했던 언론사 연대 총파업을 다시 재개하는 방안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언론장악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국언론노조는 10일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하반기 투쟁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MB의 언론장악체제를 끝장내고 박근혜 후보의 언론장악 세습기도를 분쇄하기 위해 총력 투쟁"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전국언론노조가 언론사 연대 총파업 카드를 다시 꺼내들려고 하는 이유는 불과 대선이 석달도 안 남았지만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언론 장악 문제에 대해 아무런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고 공정언론이 실현되지 않는 상황에서 대선을 치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언론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현재 언론 장악 상황과 관련 "언론노조 대투쟁 이후 언론장악체제가 재결집하고 있는 배후에는 권력 재창출을 노리며 MB의 언론장악을 세습한 박근혜 후보가 있음을 우리가 직시하고 있다"면서 "겉으로는 국민대통합을 내세우며 광폭행보를 벌이고 있지만 언론의 입을 묶고 국민의 눈을 속이고 민주주의를 외면하면서 '내 결정은 모두 옳으니 무조건 따르라'는 독선과 '그건 부하 잘못'이라며 꼬리 자르기로 일관하는 MB식 통치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업무 복귀 이후 MBC와 KBS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습에 대해 "방송파업을 외면하고 김재철 사장을 비호했던 김재우 방문진 이사장이 연임되고 땡전뉴스의 우두머리 이길영 전 KBS 감사가 KBS가 이사장에 선임됐다"며 "국민의 위세에 밀려 움츠려있던 새누리당 역시 언론장악에 대한 향수를 버리지 못하고 대국민 약속마저 서슴없이 내팽개칠 기세"라고 비난했다.

▲ 전국언론노조가 10일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하반기 투쟁 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언론노조 제공

이강택 위원장은 "박근혜 후보는 대통합을 운운하고 있지만 참혹한 언론 현실에 대해 말한 적이 없다"며 "사실상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이 계속되도록 방조하고 묵인하고 편승해 자신의 아버지가 했던 대로 암흑의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용건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방송이 공정하면 재집권하기 어렵다고 솔직히 애기를 왜 못하냐"면서 "대한민국 국민들은 민주화 요구의 부름에 침묵하지 않았다. 역사를 두고 진실과 거짓, 위선 중 어느 것이 이기는지 두고 보자"고 말했다.
투쟁 주요 사업장에서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면서 언론장악 사태 해결에 변화가 없을 시 행동에 돌입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은 "(상반기) 역사상 유례없는 연대파업 물결을 이뤄지만 더 심각한 상황에 빠졌다. MB 정권이 뿌려놓은 언론장악을 박 후보가 세습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면서 "MBC 노조가 파업을 하느냐, 마느냐, 언제 하느냐는 당신들 손에 달려있다는 것을 알아둬라"고 경고했다.
김현석 KBS 새노조 위원장도 "KBS 방송 중 87년과 92년 대선방송은 가장 불공정한 방송으로 꼽히는데 당시 보도국장과 본부장으로 이끌었던 자가 이길영이다. 대선편파방송 기술자가 20년만에 이사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면서 "오는 11월 김인규 사장 퇴진 이후 새로운 낙하산 사장을 내려보겠다는 전초전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전국언론노조는 ▲김재철 MBC 사장, 김인규 KBS 사장, 배석규 YTN 사장, 박정찬 연합뉴스 사장 퇴진 ▲불법사찰·언론장악 국정조사 ▲청문회 실시 등을 요구 사항으로 내걸고 새누리당에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전국언론노조는 상황 변화가 없을 경우 다음주 중으로 국민 청문회를 추진하는 방안도 계획 중이다.
이강택 위원장은 기자와 만나 국민 청문회와 관련해 “시민사회와 함께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김재철 사장의 비리 의혹을 추가로 밝혀내는 문제도 포함돼 있다. 정당도 함께 한다면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노조 관계자는 "추석 전 언론노조의 요구를 실현시키지 못하면 잠정 중단에 놓여있는 언론노조 총파업 지침을 재가동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2012년 7월 6일 금요일

MBC에 김재철 다시 못 오게 하려면?…‘낙하산’ 근절 법안 발의됐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2-07-06일자 기사 'MBC에 김재철 다시 못 오게 하려면?…‘낙하산’ 근절 법안 발의됐다'를 퍼왔습니다.
민주통합당 배재정 의원 “공영방송 이사, 여야 동수 추천해야”

MBC와 KBS, EBS 등 공영방송의 ‘낙하산’ 사장 근절을 위해 방송사의 이사를 여야 동수 추천으로 구성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김재철·김인규 사장의 퇴진과 함께 제도개선을 통해 ‘낙하산’ 사장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취지의 법안이다.

▲ 7월 6일, 공영방송 이사를 여야가 동수로 추천해 낙하산 사장을 근절토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민주통합당 배재정 의원이 해당 법안을 대표발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미디어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배재정 민주통합당 의원은 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방송법’과 ‘한국교육방송공사법’, ‘방송문화진흥회법’, ‘방송통신위원회의설치와운영에관한법’의 일부법률개정안을 대표 발의한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지난 1년간 ‘미디어커뮤니케이션네트워크’를 통해 학계와 시민사회, 정치권이 함께 논의한 결과물이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KBS와 MBC(방송문화진흥회)·EBS 이사를 여야 동수 추천 12명으로 구성한다. 또, 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각각 15명으로 구성해, 이사 후보와 사장 후보를 3배수 추천하기로 했다. 
공영방송 사장 결격사유에는 “대통령선거에서 후보자의 당선을 위해 방송·통신·법률·경영 등에 대해 자문이나 고문 등의 활동을 한 자”가 포함됐다. KBS 김인규 사장과 같이 특정 정치인의 캠프에 몸담았던 인물의 임명을 막기 한 방책이다. 사장과 이사, 감사를 모두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임명하도록 해 논란이 됐던 EBS도 같은 기준이 적용되도록 했다.
SBS와 지역민방 등 민영방송사의 독립성을 위해 1인 소유지분 한도를 20%로 제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현행은 40%로 규정돼 있어 SBS에 대한 윤세영 일가의 사유화 논란이 컸다. 또, 지주회사의 지상파방송과 종편, 보도전문채널의 지분 소유는 금지시켰다.
이 밖에도 ‘낙하산 사장’으로 몸살을 앓아왔던 지역MBC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MBC가 지역MBC의 주식 또는 지분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했다.(방송법 8조 8항 삭제)
기자회견에서 배재정 의원은 “정권이 입맛에 맞게 방송을 장악하고 길들이는 구조를 바꾸기 위한 법률안들”이라며 “정권의 장악으로부터 비롯된 낙하산 사장 문제를 법·제도 개선을 통해 고쳐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언론·시민사회, “이한구 원내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도 낙하산 사장 근절위해 나서라”
전규찬 언론연대 대표는 “해당 법률안을 반드시 통과시켜 낙하산 사장을 퇴출시켜야 한다”며 “MB 정권에서 벌어진 공영방송과 지역방송, 시청자의 커뮤니케이션 주권 퇴행이 19대 국회에서 반복되지 않도록 성사시켜 달라”고 당부했다.
류성우 언론노조 EBS지부장은 “그동안 EBS는 9명의 이사와 사장, 감사까지 모든 임명권을 방송통신위원회가 가지고 있었다”면서 “마치 건물을 지을 때 설계와 시공, 감리까지 한 업체가 수행토록 해 견제기능이 없는 기형적인 구조”라고 지적했다. 류 지부장은 EBS에 KBS, MBC와 동일한 원칙과 기준이 적용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대환 지역방송협의회 공동의장은 “지역MBC가 낙하산 사장에 반대해 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낙하산 사장으로 인한 폐해는 KBS와 MBC, 서울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디어렙법 제정 이후 SBS와 지역민방 간의 편성침해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며 서울MBC, SBS와 자본으로부터 독립성이 강화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이들은 ‘낙하산 사장 근절과 방송의 독립성 실현을 위한 호소문’을 발표해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와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즉각 낙하산 사장 근절을 위한 토론과 합의에 나서라”, “방송통신위원회는 6월 28일 공지한 새 이사 추천 일정을 유보하라”고 촉구했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2012년 6월 19일 화요일

김인규, 스포츠팬들 역린 건드려? <옐카> 폐지에 ‘경악’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6-19일자 기사 '김인규, 스포츠팬들 역린 건드려? 폐지에 ‘경악’'을 퍼왔습니다.
“이광용 아나 파업참여 때문?…KBS 레드카드!” 반대쇄도

약 4년간 축구, 야구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KBS의 스포츠 전문 프로그램 ‘이광용의 옐로우카드’(이하 옐카)가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사측은 ‘옐카’의 전문성이 너무 강하다는 점을 폐지이유로 설명했지만 진행자인 이광용 아나운서가 새노조 소속으로 파업에 동참했다는 점에서 ‘보복성 폐지’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 KBS 홈페이지 캡쳐

‘옐카’는 지난 2008년 5월 26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지난 3월 7일 업데이트 된 200회까지 무려 4년간 지속돼왔다. 야구와 축구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이광용 아나운서의 맛깔나는 진행과 야구, 축구 전문가들의 날카로운 분석 등이 어우러져 보는 이로 하여금 전문성과 재미를 함께 느끼게 해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야구계와 축구계의 겉모습 뿐만 아니라 이면에 감춰진 문제점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지적하면서 스포츠 팬들로부터 ‘속시원하다’는 반응을 얻기도 했다. 비시즌 중에는 야구와 축구스타들을 초대해 관심을 모았다. 기성용, 구자철, 이동국, 이영표, 이청용, 김현수 등의 스타들이 ‘옐카’와 함께했다. 

비록, 인터넷과 케이블 TV를 통해 30~40여분 안팎의 짧은 분량으로 시청자들을 만날 수 밖에 없었지만 ‘옐카’는 4년간 롱런하며 대표적인 스포츠 전문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 해왔다. 이 아나운서가 멀쩡하게 뉴스를 진행하다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옐로우카드’를 내미는 특유의 오프닝은 이제 스포츠 팬들에게 익숙한 장면이 됐다.

“‘옐카’ 왜 폐지하나” 시청자 항의 쇄도…사측 “파업과 상관없다”

그러나 이 아나운서는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광용의 옐로우카드’가 결국 폐지될 모양입니다. 4년 동안 응원해 주신 많은 분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많이 아프네요. 저 혼자의 힘 만으로는 지키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여러분께서 도와주시겠습니까”라는 글을 올렸다. 

이와 관련, 배재성 KBS 홍보실장은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옐카’에 대해 “보도국 인터넷뉴스팀에서 관리하는데 스포츠국에서 하는 프로그램 성격이 매우 강했다”며 “서로 충돌하는 부분이 있어서, 이미 2월에 인터넷뉴스팀에서 자체개편을 논의하면서 ‘옐로우카드’ 대신에 좀 더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는게 어떻겠느냐고 이야기가 됐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배 실장은 “3월 7일 200회를 한 이후 (이 아나운서의 파업 참여로) 90일 이상 방송이 나가지 못했기 때문에 차제에 2월에 논의했던 것을 이어받아 폐지하고 다른 프로그램을 신설하기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배 실장은 (스포츠서울)과의 통화에서는 “(옐로우카드는) 너무 전문적인 성향이 강해 ‘운동화’처럼 좀 더 대중적인 콘셉트를 다루는게 좋다고 얘기가 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 아나운서는 트위터를 통해 “‘이광용의 옐로우카드’가 전문성이 너무 강해서 폐지한다굽쇼? 핑계 치곤 참...”이라고 이를 꼬집었다. 

‘옐카’의 폐지소식이 들리자 KBS 홈페이지 뉴스 게시판에는 이를 반대하는 네티즌들의 글들이 계속 이어졌다. 아울러 KBS 새노조의 파업종료로 ‘옐카’의 방송재개를 기다리던 네티즌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옐카’가 그간 적잖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시청자 천 모씨는 “프로그램의 컨텐츠가 경쟁력이 있고 좋으면 유지되어야 하는거 아닙니까? 단순히 파업에 참여했다고 징계를 주고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것은 정말 초등학생 마인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KBS 홈페이지 뉴스게시판 캡쳐

황 모씨는 “만약 폐지의 주된 이유가 새노조의 파업에서 나왔다면 KBS는 저를 포함한 해외동포를 포함한 모든 대한민국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을거라 생각됩니다”라고 지적했다. 여 모씨는 “정당한 이유없이 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프로그램을 폐지한다는 것은 민주주의에 어긋나는 것이며 시청자를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배재성 실장은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이광용 아나운서의 파업 참여와는 전혀 상관 없는 문제“라며 ”인기가 좋긴 했지만 (스포츠국에서 만드는 프로그램과) 성격이 충돌한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던 부분“이라고 ‘보복성 폐지’ 의혹을 일축했다.

사측 “너무 전문성 강해...”…트위플 “전문적이니 가요프로도 폐지해라”

트위터리안들 사이에서는 ‘전문성’을 폐지의 이유로 내세운 사측의 입장을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들이 올라왔다. 

트위터 상에는 “요즘 전문성과 정체성을 못찾는 프로그램이 얼마나 많은데”(spson****), “전문성이 강해야하는게 당연한거 아니었나요??”(YangsaeW****), “전문성 강한 거 원하는 축구팬들을 위한 프로그램 아니었나”(ok***), “너무 전문적이니 가요프로도 폐지하죠”(ddong***) 등의 글들이 이어졌다. 

‘옐카’의 멤버이자 야구전문기자인 이용균 (경향신문) 기자(@yagumentary)는 “‘이광용의 옐로우 카드’는 한국 프로스포츠의 블라인드 사이드를 드러내는 역할을 해 왔습니다. ‘옐로우카드’ 폐지를 반대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 기자와 함께 ‘옐카’에 출연해온 이재국 (스포츠동아)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keystonelee)에 이 아나운서의 글을 리트윗했다. 유영주 SBS ESPN 농구해설위원(@basketfamily)은 “‘이광용의 옐로우카드’ 폐지 절대안돼..KBS 당신들은 레드카드야”라고 일침을 가했다. 

‘옐카’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구자철 선수(@Koopard)는 “이광용의 옐로우카드 폐지라....최다 댓글 출연자로서 또 축구를 사랑하는 저로서는 받아들이기가 힘드네요”라며 “제발 폐지하지 말아주세요”라고 호소했다. 

구 선수가 출연한 지난해 2월 16일 방송분은 KBS 홈페이지가 개설된 이래로 최대의 댓글 기록을 세운 바 있다. 기성용 선수(@thekey16)도 “이광용 엘로우카드 폐지 아니아니 아니되오.....최다출연자로서 부탁드립니다”라고 요청했다.

문용필 기자

2012년 6월 11일 월요일

"죽어도, 보조출연자는 '인간'이 아니라 '소품'일 뿐인가요"


이글은 미디어스 2012-06-11일자 기사 '"죽어도, 보조출연자는 '인간'이 아니라 '소품'일 뿐인가요"'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문계순 보조출연자노조위원장

▲ 문계순 전국 보조출연자 노조위원장. ⓒ곽상아
KBS (각시탈) 보조출연자였던 박희석씨가 버스 전복사고로 4월 18일 사망한 지 벌써 3개월 가까이 흘렀다. 사고 직후 "사력을 다해 보상 처리를 하겠다"던 KBS, 팬엔터테인먼트, 태양기획, 동백관광 등 4개 회사는 장례비용으로 2천만원을 지급한 뒤 아무런 말이 없다. 용역이 또다시 용역을 주는 복잡한 드라마 제작 환경 속에서 숨진 박씨가 자신들과 직접 계약을 맺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말 안타깝지만 우리랑은 상관없는 문제"라는 것.
유족들의 시위가 계속되자 (각시탈) 제작사 측은 8일 공식 입장을 내어 '버스공제조합이 사망보험금으로 1억5천만원을 지급할 것이다' '버스운전사의 형사 합의금으로 3천만원도 지급받을 수 있다' '이미 4개 회사는 장례비를 전달했다' 등의 입장을 쏟아냈다. 그동안 박희석씨 사망사건과 관련해, 비공식적으로 유족들에게 "보험금도 나오는데 왜 자꾸 그러느냐?" "우리들은 이미 할 만큼 했다"며 자신들의 책임을 외면해온 것을 언론을 통해 '공식화'한 셈이다. 방영주체인 KBS의 고영탁 드라마국장은 "미망인이 돈 때문에 딸아이를 학교에 보내지도 않고 자꾸 데리고 와서 시위한다.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다"라는 '막말'을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보조출연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2006년 직접 '전국 보조출연자 노동조합'을 만든 문계순 위원장은 7일 (미디어스)와의 인터뷰에서 "버스회사인 동백관광이 보험을 들어놨기 때문에 보험회사로부터 보험금이 지급되는 것은 당연하다. 소품 취급 하듯이 '버스회사에서 나오는 보험금이 있는데, 뭘 더 원하는 것이냐'는 식은 정말 아니지 않느냐"라며 "우리들이 원하는 것은 '인간취급'"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각시탈을 촬영하러 가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고이니까, 원청회사인 KBS가 유족에 대해 도의적 책임과 양심있는 사과를 보여달라는 게 우리의 요구입니다. 그런데, 돈 때문에 딸 데리고 시위한다구요? 보험금이 지급되는데, 뭘 더 원하냐구요? 단란한 가정에서 남편이 (각시탈)에 출연한다고 나갔다가 시신으로 돌아왔는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보조출연자는 '인간'이 아니라 '소품'에 불과한 건가요? 적어도, 김인규 KBS 사장이 사과 한 마디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러나 김인규 사장은 5월 23일 (각시탈) 제작발표회에 이례적으로 참석해 '유족에 대한 사과' 대신 '((각시탈)이 대박나면) 종방연에서 만세를 부르자'고 외쳤다.)

▲ 문계순 위원장은 보조출연자 조합원들이 드라마 촬영 도중 찍은 사진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곽상아

보조 출연자의 역사는 한국의 방송역사 60여년과 궤를 같이하지만, 사망 사고가 벌어져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 것이 참혹한 현 주소다. 2008년 서울행정법원은 보조출연자에 대해 '개인사업자'가 아닌 '근로자'라고 판결했으나, 현장에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말 그대로 '착취의 역사'라 할 만한다. 문계순 전국 보조출연자 노조 위원장은 각시탈 사망사고에 대해 "구조적으로 참담한 처지에 놓인 보조출연자들의 현 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노동조합이 없다보니 방송사들은 보조출연자들을 주먹구구식으로, 주고 싶은 대로 돈을 주며 착취해왔습니다. 그나마 2006년에 노조가 탄생하면서 이런저런 문제제기를 하고 있지만, 방송사가 워낙 거대한 권력 아닙니까? 2008년 서울 행정법원이 '보조출연자는 개인사업자가 아니라 근로자'로 판결했다고, 저희가 아무리 법에 근거해서 권리를 주장해도, 힘의 불균형 때문에 전혀 먹히지 않아요. 기가 막히죠."
(서울 1945) (연개소문) (황진이) 등의 드라마에 보조출연자로 참여했던 문계순 위원장은 현장에서의 열악한 대우를 참을 수 없어 2006년 노조를 직접 만든, 말 그대로 '목 마른 이가 우물을 판' 경우에 해당한다. 문계순 위원장은 보조출연자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던 2006년 6월 당시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2006년 6월 29일이었어요. 낮에 보조출연업체에 등록했는데, 저녁에 곧바로 KBS드라마 (서울 1945)에 투입됐죠. 처음에는 정말 굉장히 설레었어요. 내가 TV에 나온다니? 내가 탤런트와 같이 생활한다니? 너무 환상적인 경험이 될 거라 생각하고 기쁜 마음으로 갔었는데, 웬걸? 보조출연의 세계는 말 그대로 '이상한 나라'였어요. 현장에 투입된 이후 잠 한 숨 못자고 72시간 동안 촬영했는데, 보조출연자들을 지휘하는 현장반장이 나이든 보조출연자들을 '이새끼' '저새끼'라는 호칭으로 불러대더군요. 마치 포로수용소에서 '죄인'을 다루는 것 같았죠. 뭐 이런 곳이 있지? 왜 이럴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보조출연자의 세계엔 '노조'가 없더군요."
문 위원장이 '일'을 친 시점은 보조출연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지 2개월 가량 지난 2006년 9월 초다. 경남 합천에서 드라마 촬영 도중 현장 반장과 보조출연자들 사이에서 다툼이 벌어졌고, 50여명의 보조출연자들이 단체로 서울로 올라와 버렸는데 그 과정에서 "우리끼리 불만만 토로하면 뭐하냐?" "어떻게 하면 보조출연자들의 처우를 개선할 수 있을까" 하는 이야기가 오가다가 결국 '노조 설립'에 대해 합의를 이룬 것.

▲ 낮은 임금으로 조합비가 몇 십만원밖에 안 되는 탓에, 문 위원장의 '빚'은 이번달로 2천5백만원 가까이 불어났다. ⓒ곽상아

하지만 노조 설립부터 쉽지 않았다. 서울시에 '보조출연자 노조' 설립 신고를 하려고 하니, 담당자가 '보조출연자의 경우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노조 설립이 안 된다'고 했던 것. 당시 문 위원장은 "일 하고 돈 받아가는 사람들인데 우리가 왜 사업자냐?"며 2시간 동안 실랑이를 반복한 끝에 '노조설립 신고서'를 접수했고, 3일 뒤에 '보조출연자노조 신고 필증'을 받게 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했다.
노조 설립 이후에도 '가시밭길'인 것은 마찬가지였다. 조합원이 1600명에 이르지만 그 중 실제로 보조출연자 일을 나가는 조합원은 100명 남짓인데다 워낙 임금도 낮아 한 달에 들어오는 조합비가 달랑 몇 십만원밖에 안 된다. 때문에, 문 위원장을 비롯해 노조 간부 수십명은 무급으로 일해야 했으며 200만원의 사무실 임대 비용 중 조합비를 제외한 150만원 가량은 매달 고스란히 문 위원장의 '빚'으로 차곡차곡 쌓였다. '빚'은 이번달로 벌써 2천500백만원 가까이 불어난 상태다. 그러나 2008년 서울행정법원으로부터 '보조출연자는 근로자'라는 판결을 얻어내고, 3년간의 법정 다툼 끝에 2009년 보조출연업체와 임금협약을 체결한 것은 분명한 희망이다.
"제가 돈이 많은 것도 아닌데, 자녀들이 벌어온 돈을 '착취'하고 있는 셈이죠. 오늘까지 잔고를 보니까 마이너스 2천500만원이 가까워지고 있네요. 다 빚이죠, 뭐. 허허. 그래도 노조가 생긴 이후 현장에서의 언어 폭행 부분은 많이 줄어들었어요. 예전에는 조합원들이 시키는 대로 일하고 돈도 주는 대로 받았다면, 이제는 목소리도 낼 줄 알고 고민도 하고 불만도 터뜨리죠. 그런데 2009년 맺은 임금협약의 효과를 아직도 못보고 있어 고민이에요…."

▲ 2011년 맺은 임금협약에 따르면, 보조출연자들은 추가 수당까지 포함해 일당 15만원을 받아야 하지만 실제로는 수당을 제외한 4만2천원만 받고 있다. ⓒ곽상아

다시 화살은 거대 권력인 '방송사'로 향했다. 보조출연자 노조는 2009년 이후 보조출연업체들과 맺은 임금협약에 따라, 하루 일당 외에도 연장ㆍ야간ㆍ철야 수당을 받기로 했으나 아직까지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 지난해에는 기획사(보조출연업체)를 상대로 '체불임금 청구소송'을 진행해 '체불임금을 내놓으라'고 요구했으나 돌아온 답은 '(원청인) 방송사가 돈을 안 준다는 것'이었다.
"방송사들이 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일당'에 대해서는 지불합니다. 그런데 연장, 야간, 철야 수당을 주지 않아요. 그동안에는 중간의 보조출연업체들이 돈을 가로챈 줄 알고 3년 동안 싸웠어요. 계속 자료 확인을 못하다가 지난 4월에 관련 자료를 입수했는데, 방송사가 돈을 안준 게 맞더군요. 왜 돈을 안주느냐고 따져물었더니 KBS는 '근로기준법상 수당을 줘야 하긴 하는데, 좀 더 시간을 달라'고 하고 MBC도 '당연히 주긴 줘야 하는데 추가 수당까지 지급하면 연간 100억원의 추가 지출이 발생한다. 먼저 KBS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겠다'는 식이에요. KBS가 일단 움직이면, MBC와 SBS도 따라갈 것 같은데 KBS가 꿈쩍하지 않아요.
그런데, 작년 내내 이런 구실만 내세우면서 수당 지급을 미루더니 올해에는 담당자들이 전부 인사발령을 받아서 사람이 다 바뀌었고 새로온 담당자들은 '잘 모른다'고 오리발을 내밀죠. 아니, 계약서 그대로 이행하라는 건데 저희가 요구하는 게 과도한 건가요? 방송사들이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탓에 보조출연자들은 하루 일당으로 4만2천원을 받을 뿐입니다. 수당까지 다 포함하면 일당 15만원인데, 도대체 나머지 11만원은 어디로 간 것일까요?
저희가 올해 입수한 자료를 근거로, 어떻게 하면 거대 방송사를 상대로 효율적인 싸움을 할 수 있을지 고민 중입니다. 보조출연자들이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는 세상이 올 수 있도록, 지켜봐 주세요."

곽상아 기자  |  nell@mediaus.co.kr

2012년 6월 8일 금요일

뜨거웠던 6월, 낙하산 사장들의 부끄러운 과거를 공개합니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6-08일자 기사 '뜨거웠던 6월, 낙하산 사장들의 부끄러운 과거를 공개합니다'를 퍼왔습니다.
[기획] 시류 편승, 정권 찬양성 보도 일색… 낙하산 사장으로 와서도 구태 되풀이

절차적 민주주의를 완성했다고 평가를 받는 1987년 6월 항쟁이 25주년을 맞이했다. 하지만 당시 정권의 나팔수로 비난을 받았던 언론들은 2012년 낙하산 사장을 통해 정권으로부터 공정방송이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정권의 낙하산 사장이라고 일컬어지는 김인규 KBS 사장, 김재철 MBC 사장, 배석규 YTN 사장은 87년에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MBC 김재철 사장,  남극과학기지 현지 보도
1979년 MBC 공채 14기 보도국 기자로 입사한 MBC 김재철 사장은 1980년 MBC 보도국 편집부를 거쳐 1996년 국제부 해외특파원 차장을 맡았고 지역사 사장으로 내려오기 전 수도권 부장, 보도국 사회2부 부장, 해설위원실 부장을 맡았다.
MBC 홈페이지에서 과거 뉴스 리포팅을 볼 수 있는 '20년 뉴스'를 살펴보면 87년 당시 사회부 기자였던 김 사장은 6월 항쟁 이후 7~9월 노동자 대투쟁이 한창일 당시 시·군 운수업체 파업이 확산되고 있다며 노동자들의 과격성을 부각시키는 리포팅을 했다.

김 사장은 87년 8월 19일 "노사분규-대전 춘천 등 10개 시,군 운수업체 파업 확산"이란 제목의 리포팅에서 "교통부에 따르면 오늘 오후 현재 운행을 중단하고 있는 운수업체는 151개 업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며 전국의 운행 중단 상황과 시위 정보를 리포팅했다. 

김 사장은 특히 "어제 오후 대전에서는 300여 명의 운전사들이 택시를 뒤엎고 노동부 지방사무소 건물의 유리를 부수는 등 과격시위를 벌인 데 이어 오늘도 70~80명씩 무리를 지어 도심 곳곳에서 산발적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며 "부산에서도 500여 명의 택시 운전사들이 어젯밤부터 100여 대의 택시를 앞세우고 과격한 시위를 벌여 출근길의 시민들이 많은 불편을 겪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김 사장은 이들이 왜 운행을 중단하고 파업 사태에 이르렀는지 대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87년 직선제 쟁취와 노동자 대투쟁 등 전두환 정권에 저항하는 전 국민적 함성이 들끓고 있을 때 김 사장이 당시 자신의 경력으로 자랑하고 있는 뉴스는 87년 12월 남극 취재팀과 함께 방문한 남극탐험기지 보도다.

▲ 87년 당시 남극 특별취재팀이었던 김재철 MBC 사장

김 사장은 87년 12월 리포팅에서 "기자가 서 있는 바로 이곳이 제1차 탐험대가 임시 기지를 설치했던 지점으로 현재 건설 중인 과학기지에서 약 20km정도 떨어져 있다"며 "저희 취재팀과 한국해양연구소는 1차 탐험대의 성과와 이번 과학기지 건설을 기념하기 위해서 옛 동판 옆에 또 하나의 기념 동판을 설치해 국력신장의 상징이 되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이밖에 김 사장은 남극과학기지 건설이 갖는 의미부터 남극대륙의 가혹한 자연환경, 현대 남극호 항해 일지 등을 현지에서 보도했다.
위키백과에서 김 사장은 "뉴스가 있는 현장이라면 전국 어디서나 마이크를 들었던 김재철은 1987년 12월에는 국내 처음으로 건설한 남극과학기지 현장에서도 볼 수 있었다"며 "척박한 남극의 상황을 생생하게 보도했을 뿐만 아니라, 당시 국내에서는 전혀 알 수 없었던 남극대륙의 가혹한 자연환경을 국내 시청자들에게 상세하게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고 소개돼 있기도 하다.
87년 6월 항쟁과 관련해 김 사장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뉴스는 지난 1989년 4월 22일 한겨레 신문에서 볼 수 있다. 당시 한겨레는 김재철 사장을 87년 박종철 고문사건 뒤 발생한 의문사 사건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 제작팀 기자로 소개했다.
한겨레는 "MBC는 오는 26일 저녁 8시 5분 MBC 리포트 시간을 통해 '의문사, 자살인가 타살인가' 편을 방송한다"며 "이 프로그램은 87년 박종철씨 고문사건 뒤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의문사 사건을 유가족들의 증언과 현장 답사 등을 통해 추적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담당 기자라고 소개한 김 사장은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피해자 이외의 관련자들이 인터뷰에 응해주지 않아 고충을 겪었다"며 "담당형사, 검사 등의 인터뷰도 최대한 반영하는 등 객관성 유지에 노력했다"고 밝혔다.

KBS 김인규, YTN 배석규 정권 찬양성 보도
KBS 김인규 사장은 당시 정치부 기자로 당시 집권당인 민정당 관련 리포트를 내보내면서 정권에 충실한 내용을 보도한 경우다.
김 사장은 4·13 호헌 조치에 대해 "호헌조치가 오늘의 난국을 타개하고 (중략) 현실적으로 실현가능한 유일한 길을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제시한 것"이라며 "통치적 차원의 결단"이라고 치켜세웠다. 당시에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으로 대학생들이 시위를 하다 공안사범으로 연행되고, 사회 전반적으로 정권 퇴진 구호가 퍼졌던 시기였다.

▲ 87년 당시 김인규 KBS 사장

전두환 전 대통령이 참석해 노태우 당시 대표위원이 차기 대선 후보로 지명된 자리인 민정당 전당대회에 대해서는 "평화적 정부 이양의 전통을 세우는 것이 우리나라 민주정치 발전의 결정적 전기가 될 것“이라는 전두환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며 전당대회를 "우리나라 정치 발전의 한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당시 야당과 시민들의 항쟁을 “단순한 구호나 선동”이라고 비난했다.

시류 편승 행태, 낙하산 사장으로 와서 되풀이
김 사장의 리포트는 KBS새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공개하면서 재조명됐고, 이에 부역언론인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최경영 KBS 기자는 미디어오늘에 기고한 글에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에 대한 김인규 기자의 리포트에 대해 “정부여당인 민주정의당이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맹비난하는 민정당의 보도자료를 사실상 낭독했다”고 비판했다.
87년 6월 항쟁 당시 KBS 기자였던 YTN 배석규 사장도 KBS 9시 뉴스 보도를 통해 정권에 찬양성 보도를 한 당사자다.
배 사장은 "많은 사람들을 위한다는 보람에 의사가 되려던 소년 시절의 꿈을 정치에서 펼치고 있는 노태우 민정당 대통령 후보. (중략) 그의 외유내강에서 비롯되는 결단과 추진력 또한 대단할 것으로 주위에서는 보고 있다"고 리포팅했다.
이용마 MBC 노조 홍보국장은 "87년 당시 낙하산 사장들의 행적이나 활동들을 돌이켜보면 철저히 시류에 편승했던 흔적이 역력하다"며 "지금 현재도 마찬가지로 낙하산 사장으로 내려와 정권의 입맛에 맞는 똑같은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언론인으로서 기본적인 소양이나 소신들은 전혀 없는 무자격자"라고 비난했다.

이재진·정상근·박장준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