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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29일 수요일

KBS와 MBC, 차려진 밥상 엎어버려

이글은 시사IN 2013-05-27일자 기사 'KBS와 MBC, 차려진 밥상 엎어버려'를 퍼왔습니다.

이명박 정부 때 해직된 언론인들이 중심이 되어 만든 대안 언론 ‘뉴스타파’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의 공동 취재를 통해 조세 피난처로 유명한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보이는 245명 한국인 명단 가운데 일부를 공개했다. 

이날 뉴스타파의 기자회견장에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TV조선, JTBC, 채널A의 출입을 금합니다”라는 공고문이 붙었다. 기자회견장이 언론노조 사무실이었던 터라, 언론노조가 보수 언론과 보수 종편의 사무실 출입을 금한 기존 방침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공중파 방송을 도와주는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공영방송들은 차려진 밥상을 엎어버렸다. SBS만이 해당 소식을 헤드라인에 편성하고 두 꼭지에 걸쳐 보도하면서 ‘버진아일랜드’의 풍경과 ‘페이퍼 컴퍼니’의 성격에 대한 해설 보도를 내보냈다. 반면 KBS와 MBC는 한 꼭지로 편성해 뉴스 중반부에 배치하는 축소 보도를 했다. 뉴스타파 보도와 관련 당사자 및 기업의 해명을 함께 배치해 ‘물타기’를 했고 KBS는 아예 뉴스타파의 이름조차 거론하지 않은 채 ‘한 인터넷 언론 매체’라고 표현했다. 뉴스타파 구성원의 상당수가 KBS와 MBC 출신이라는 걸 감안하면 씁쓸한 상황이다. 

한편 5월23일자 신문들은 보수지라도 대부분 관련 기사를 1면에 배치했다. (중앙일보)만 5면까지 해당 사안을 보도하지 않았다. 공영방송과 재벌 언론이 가장 보수성을 드러내는 이 기형적인 언론 환경은 이명박 정부의 유산이건만 박근혜 시대에도 쭈~욱 이어지고 있다. 


한윤형 ([미디어스] 기자)  |  webmaster@sisain.co.kr

2013년 5월 27일 월요일

철도 '민영화' 안한다던 대통령! 그런데 밀어붙이는 정부?

이글은 미디어스 2013-05-26일자 기사 '철도 '민영화' 안한다던 대통령! 그런데 밀어붙이는 정부?'를 퍼왔습니다.
거듭 '민영화 안한다' 해도 믿지 못하는 이유…"독일식 아닌 영국식"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시절 KTX 민영화 반대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한 같은 해 4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또 한 차례 KTX 민영화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이명박 정부가 수서발 KTX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여론의 반발에 부딪히자 박 대통령이 직접 진화에 나섰던 것이다.

그런데 KTX 민영화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수서발 KTX를 비롯한 신규노선에 경쟁체제를 도입한다고 밝혔고, 이것이 사실상 민영화 계획이라며 야권과 철도노조 등이 강하게 반대에 나섰기 때문이다.

여론이 악화되자 23일 국토교통부는 수서발 KTX를 민영화하는 것이 아니라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출자하는 여객 운송회사가 운영을 맡는 것이라 해명했다. 기존 공기업을 지주회사 형태로 전환하겠다는 것으로 민간지분이 없고 국민연금 등 공공 연기금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자회사가 코레일과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영화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6일 민간검토위원회를 구성해 이에 대해 논의해왔고 공기업과 민간사업자가 시장에 참여한 ‘영국형’의 철도산업 발전 구상이 아닌 공기업이 지주회사 형태로 전환해 서비스별로 자회사 운영을 하는 ‘독일형’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것이 왜 민영화 의심을 받고 있을까?


▲ KTX 열차

1. 반쪽짜리 민간검토위원회

건설교통부는 김인호 시장경제연구원 이사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민간 검토위원회를 발족하고 철도산업 발전 구상에 대해 논의해왔다. 그런데 지난 달 16일 갑자기 민간 위원으로 참여했던 이종열 인천대 교수, 최진욱 고려대 교수, 엄태호 연세대 교수, 주효진 꽃동네대 교수 등 4명이 사퇴했다.

이들은 “KTX 경쟁체제 도입 방안을 위한 공론화 절차가 전문가 의견 수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국토해양부의 입장이 미리 결정돼 추진되는 등 민간검토위가 들러리가 됐다”며 집단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민간검토위는 지난 3일과 14일 단 두 차례의 회의를 가졌고 23일 세 번째 회의에서 의견서를 만들어 국토부에 제출한 것이다.

국토부가 공개한 민간검토위원회의 의견을 보면 대부분 ‘경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민간검토위원회는 “경제의 지속적 성장과 사회발전을 위해 철도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하며, “간선 철도는 철도공사 중심으로 운영하되, 일부 노선에서는 경쟁방식을 통해 공공성과 효율성을 절충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민주당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지난 22일 이에 대해 “민간위원회는 국토부가 결정한 정책을 그대로 통과시키는 거수기에 불과하다”며 “소수의 관료와 민영화 찬성론자가 중심이 되어 밀실에서 졸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묻지마’식 철도민영화 정책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통합진보당 노동위원회 역시 24일 민간검토위원회에 대해 “참여하는 사람 대부분이 과거 국토부의 철도민영화 정책에 깊숙이 개입해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던 인사들이거나 민영화 지지의사를 밝힌 곳 또는 국토부의 유관기관”이라며 “그 결과야 너무나 뻔하다”고 지적했다. 애초 수서발 KTX 등 철도의 경우 노선이 하나 뿐이기 때문에 경쟁이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 연기금 운용? 지분 팔면 어떻게 되나?

국토교통부는 코레일이 지분의 30%까지 소유하고 나머지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을 운용하여 지분을 메운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야권과 전문가들은 ‘손쉽게 민영화 할 수 있는 방안’이라 지적한다.

진보정의당은 지난 23일 정책논평을 통해 “자회사 형식이긴 하지만 코레일의 지분참여를 30%로 제한하여 운영권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동시에 민간기업의 참여도 제한하여 민영화 논란도 피해간다는 계획이지만 지분 분할을 통한 운영방식은 차후 단계적으로 지분에 대한 민간참여 가능성을 열어둔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연기금을 통해 코레일 자회사를 운영하겠지만 만약 국민연금 지분이 매각되고 이것을 민간이 사들인다면 사실상 민간의 개입을 막아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민주당 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철도공사 지분을 30% 미만으로 제한하는 상황에서 정부보유 지분 20% 정도를 매각할 경우 운영권은 민간으로 넘어갈 수 있다”며 “지분매각을 통해 민영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려는 ‘눈 가리고 아웅’식 꼼수”라고 비판했다.

결국 정부가 현재 추진 중인 철도 관련 논의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철도공사 운영도 개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이 KTX 민영화를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관련 논의는 계속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토부의 철도민영화 추진은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을 뒤집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약속을 뒤집고 한국철도에 대한 중장기적 비전이나 진지한 고민도 없이 오로지 ‘경쟁체제도입’만 만병통치약으로 여기고 그 틀 내에서 모든 논의를 진행하고 결과를 도출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어 “국토부가 밀실논의를 통해 졸속으로 진행하고 있는 철도 정책이 박 대통령의 뜻을 거스르고 있는 것인지 박 대통령이 거짓말을 한 것인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정의당 정책위원회는 “국토교통부의 이번 계획은 지분의 분할을 통한 운영방식 구성되어 차후 단계적으로 지분에 대한 민간참여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점에서 결국 단계적인 민영화 방안일 뿐”이라며 “정부는 민영화 시도를 중단하고 철도공사 운영에 시민단체, 노동자대표, 정부/국회대표 등이 참여하는 ‘공공이사회’ 등의 시민참여형 운영 방안 도입을 통하여 공공성과 운영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정책위원회도 “국토부는 ‘독일식 모델’ 운운하지만 시설과 운영이 분리된 채 운영부문이 각 사업별, 노선별로 분할 민영화된다면 대표적 철도민영화 실패 사례인 ‘영국식 분할 민영화’일 뿐”이라며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국민적 합의나 동의 없는 민영화는 반대’라고 공약한 만큼 반드시 약속을 지키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   

2013년 4월 22일 월요일

공짜 평화는 없다


이글은 시사IN 2013-04-22일자 기사 '공짜 평화는 없다'를 퍼왔습니다.
전쟁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 때부터 싹튼 위기가 막대한 손실로 다가온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회사원 김동근씨(40)는 중학교 1학년(14)과 초등학교 4학년(11) 형제를 두었다. 요즘 밥상머리에 자주 오르는 대화 주제는 ‘북한’과 ‘전쟁’이다. 아이들이 먼저 “아빠 전쟁 날 것 같아요?”라며 자주 묻는다. 김씨는 “그럴 리는 없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라”며 며칠째 다독였다. 

경기도 안산시에 사는 준호 엄마는 북한 미사일 발사가 예견된 지난 4월10일, 아예 세 살짜리 준호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았다. 주위에서 ‘오버한다’는 말을 들었지만, 뉴스를 볼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5월12일 괌으로 신혼여행을 떠나기로 한 최 아무개씨(30)는 항공권을 구매했지만, 호텔 예약은 미루었다. 북한이 미국령 괌 기지를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뉴스 때문이다. 호텔을 예약했다가 취소하면 40여 만원을 제하고 돌려받기에,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양가 부모들은 신혼여행지로 괌은 피하라고 성화다.

북한 리스크 때문에 코스피가 크게 출렁이지는 않았지만, 증권가 애널리스트의 안테나도 북한으로 향해 있다. 우리투자증권이 2000년 이후 북한 도발과 코스피 지수 움직임을 분석한 보고서가 개미 투자자들 사이에 화제가 되었다. 북한 미사일 발사 때 최대 하락폭은 7.1%, 핵실험 때는 6.6%, 연평도 포격 등 국지전 때는 8.5%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처럼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을 하고 국지전까지 모두 일어나면 보고서는 10% 이상의 하락을 예측했다. 현재 1900대 코스피 지수에서 10% 정도 더 떨어지게 되면 1750선으로 하락하는 셈이다. 2011년 12월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을 때도 1750선까지 폭락한 적이 있다.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지기 전인 오전 11시50분까지 1400억원대에 머물던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속보가 전해진 지 10분여 만에 1900억원대까지 치솟으면서 북한 리스크를 실감케 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이번만은 북한 뉴스를 저점 매수 기회로 활용하면 안 된다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전쟁 불안감은 국내보다 해외가 더 심하다. 4월13일 서울에서 열린 종합격투기대회 ‘로드 FC 11’ 출전 선수 가운데 일부가 북한 리스크 때문에 막판까지 입국하지 않아 주최 측의 애를 태웠다. 대회 하루 전날에야 주최 측의 설득으로 입국해 합류했다. 일본의 한 기업은 한국 출장을 4월30일까지 자체적으로 금지시켰다. 반면 분쟁 전문 기자들은 속속 한국으로 입국하고 있다. 통일부에 등록된 한국 파견 특파원 수는 4월12일 현재 280여 명에 이른다. 평소 특파원 수가 50여 명 수준인 점에 비추면 6배 가까이 된다. 한 외신기자는 “(본사) 데스크가 북한 뉴스에 대해 ‘세게’ 쓰라고 요구한다”라고 귀띔했다. 현지에서 CNN이나 BBC, NHK를 보고 국내로 전화를 거는 동포도 급증했다. 일본 유학생 이다 리사 씨(31)는 “일본에 있는 부모와 친구들이 (한국) 위험하지 않으냐고 매일 전화를 한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혹시 몰라 일본 내무성에서 보내는 정부 메일링 리스트에 가입했지만 아직 특별한 내용은 받지 못했다.

ⓒ시사IN 조남진 4월10일 시민들이 서울역 대합실에서 북한 미사일 관련 속보를 보고 있다.


20년 만에 북한 리스크에 따른 전쟁 불안감, 특히 전면전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었다. 1994년 1차 북핵 위기에 버금간다. 1차 서해교전(1999년), 2차 서해교전(2002년), 천안함 사건(2010년), 연평도 포격(2010년) 때도 물론 위기 상황이었다. 하지만 전면전 불안감으로 곧장 이어지지는 않았다. 남북 모두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걸 꺼렸고, 핫라인 등 직간접 채널을 통한 관리가 가능했다. 현재는 북한이 매일 뉴스를 갈아치우는 ‘헤드라인 전술’을 통해 위기를 극대화하며, 사실상 대화가 단절된 1994년과 유사한 상황이다.  
 
1994년 1차 북핵 위기 때보다는 차분 
 
전무후무한 사재기 열풍이 일었던 1994년을 복기해보면, 그해 3월19일 서울 불바다 발언이 (9시 뉴스)를 통해 안방에 중계되었다. 박영수 북측 회담 대표가 “우리는 전쟁을 바라지 않지만 그쪽이 전쟁을 강요하는 데 대해서는 결코 피할 생각이 없다. 여기서 서울이 멀지 않다. 전쟁이 일어나면 불바다가 되고 만다”라고 말했다. 2013년 남북한이 주고받는 말에 비하면 강도가 높지 않지만, 그때만 해도 불바다 발언은 수위가 가장 높은 발언이었다. 북한은 험한 말에 이어 곧장 행동으로 옮겼다. 4월 군사정전위원회에서 철수한 데 이어 5월4일 영변 원자로에서 연료봉을 추출하기 시작했다. 1차 북핵 위기의 서막이었다. 6월13일에는 국제원자력기구 탈퇴를 실행하면서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달았다. 클린턴 정부도 가만있지 않았다. 알려진 대로 클린턴 정부는 정밀폭격을 계획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나중에 자서전에서 “1994년 3월 하순 북한의 심각한 핵 위기가 시작됐다. 윌리엄 페리 국방장관이 3월30일 언론에 말한 대로 나는 전쟁을 불사하고라도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결심했다”라고 털어놓았다. 크루즈 미사일과 F117 스텔스 전투기를 통한 ‘외과수술식 정밀공격(surgical attack)’을 구체적으로 계획했다. 이때 미국 대사관은 미국 시민들을 대피시키는 NEO(Noncombatant Evacuation Operation:비전투원 후송 작전) 프로그램을 실행하기 직전까지 갔다.   
 
이런 미국의 움직임은 나중에 알려진 터라 당시에 국민 동요는 크지 않았다. 김영삼 정부가 안보 불감증을 질타할 정도였다. 하지만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실행한 6월13일을 기점으로 국면이 바뀌었다. 다음 날부터 서울 강남 일대와 이태원 등 일부 지역에서 라면·참치캔·부탄가스·분유·생수 등 사재기 5종 품목이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강남 일대 백화점과 슈퍼마켓 등 식품 코너에는 하루에 평소보다 서너 배 많은 고객이 몰려 비상용 식품과 연료·약품 등을 경쟁적으로 구입하느라 북새통을 이뤘다. 이 같은 사재기 현상이 보도되자 그다음 날부터 전국적으로 5개 세트 외에 방독면까지 팔려나갔다. 당시 유일하게 민간용 방독면을 생산하던 삼공물산의 재고 1000개가 하루 만에 바닥이 날 정도였다. 그해 6월14~16일 사흘 동안 전국적으로 팔린 라면은 모두 5000만 개를 훌쩍 넘었다.  
 
이때에 비하면, 4월12일 현재 북한 리스크에 따른 사재기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마트 홍보팀은 지난 4월4∼9일, 그 전주에 대비해 라면 -8.9%, 생수 -3.4%, 즉석밥 -1.6%로 매출이 오히려 하락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의 경우, 4월3~9일 매출이 2주 전에 비해 라면 11.9%, 생수 26.2%, 즉석밥 15.9%, 통조림 -1.6%, 부탄가스 103.8%, 휴대용 버너 101.5%로 일부를 제외하고 대폭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사재기는 기존 수량에 대비해 200~300% 구입하는 현상을 일컫는데 최원석 롯데마트 홍보팀 과장은 “사회 불안에 따른 사재기라기보다 캠핑이나 봄나들이 품목과 겹친다. 나들이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1994년 6월13일까지 평온하다가 사재기 열풍이 하루 만에 몰아친 점에 비쳐보면 불안감은 잠재되어 있다. 물론 질적으로 다른 상황도 있다.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남북 협상과 한·미 동맹을 동시에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여론이 크게 출렁이지는 않으리라는 분석도 있다(보수 57.9% “남북대화 우선” 기사 참조). 또 20년 전 전쟁 위기 공포를 겪었던 2030 세대가 지금 4050대인 점도 차분한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지난 1월 청와대는 ‘이명박 정부 국정 성과’를 정리하며 ‘원칙에 입각한 대북정책’을 성과 중 하나로 꼽았다. 청와대 자료에 따르면, ‘참여정부는 현금 15억7000만 달러를 포함해 모두 44억7000만 달러 상당의 대북 지원을 제공했지만, 북한은 1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하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40차례나 침범해 무조건적인 대북 지원이 북한의 도발을 막는 데 무용함을 입증했다’는 것이다.  
 
반면 이명박 정부는 ‘현금 9억7000만 달러를 포함해 5년간 참여정부의 38%에 불과한 16억8000만 달러를 지원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때 발생한 천안함 사건이나 연평도 폭격, 북한 장거리 로켓 은하3호 발사 등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지금 북한 리스크 역시 ‘북한 관리’에 손을 놓았던 이명박 정부 때 싹튼 측면이 크다. 북한에 적게 썼지만, 위기에 따른 잠재적인 손실액은 눈덩이 수준이다. 당장 개성공단이 폐쇄되면 투자비용 1조원을 비롯해 손실액만 약 6조원에 달한다. 북한 리스크에 따른 국민의 불안감은 계산 불가이다. 

송지혜 기자  |  song@sisain.co.kr

2013년 3월 27일 수요일

이자 못갚는 벼랑끝 한계기업, 5년새 20만곳 급증 경제 압박


이글은 파이낸셜뉴스 2013-03-26일자 기사 '이자 못갚는 벼랑끝 한계기업, 5년새 20만곳 급증 경제 압박'을 퍼왔습니다.

(이 기사는 2013년 03월 27일자 신문 1면에 게재되었습니다.)

작년 6만곳 2008년의 두배.. 옥석가려 회생절차 밟아야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도 갚지 못하고 벼랑 끝에 선 금융채무불이행기업, 일명 '한계기업'이 총 20만개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매년 새로 한계상황에 도달한 기업 숫자는 폭발적으로 늘어 2012년 한 해 증가폭은 2008년에 비해 두 배를 훌쩍 넘어서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들 한계기업이 현 박근혜 정부에서 자칫 또 다른 '경제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26일 금융권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한계기업은 2008년 한 해 동안 2만4800개가 늘었다. 하지만 2009년 3만1700개→2010년 3만5500개→2011년 4만7300개→2012년 5만8200개로 매년 새로 진입하는 숫자가 크게 증가했다.
MB 정부 집권기간 총 19만7500개의 한계기업이 새로 생긴 셈이다.
한계기업, 즉 금융채무불이행기업이란 일반적으로 최근 3년 연속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으로도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들 한계기업이 더 악화될 경우 자본이 잠식되고 결과적으로는 문을 닫아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는 셈이다.
중소기업계 한 관계자는 "2008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등으로 개별 기업들의 전반적인 경영상황이 악화되긴 했지만 금리 인하 등 각종 양적완화 등 경제 살리기와 대·중소기업 상생 정책 등을 폈음에도 한계기업들이 이처럼 더 늘어났다는 것은 정부의 정책이 전혀 윗목까지 전달되지 못했다는 증거"라고 꼬집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가운데 한계기업 비중은 지난 2010년 말 14%에서 2011년 말 15%, 2012년 6월 말 18%로 각각 상승했다. 이 중 상장 중소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은 2010년 말 17%에서 지난해 상반기에는 21%까지 늘었다. 특히 상장이 안된 한계기업 숫자는 더욱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여서 이들 기업에 대한 처리 문제가 이번 정부의 또 다른 현안으로 부각될 것이란 관측이다.
게다가 현 정부가 은행빚을 갚지 못하는 개인들을 대상으로 '국민행복기금'을 만들어 구제까지 나선 상황에서 산업을 떠받치고 고용 창출의 주역을 할 기업들에 대한 종합적인 건전성 강화 방안을 내놓지 못할 경우 문제가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김홍달 소장은 "수익 모델 부재 등 자생력이 없는 기업은 시장에서 과감히 퇴출시켜야 나머지 기업이 살 수 있다"면서 "금융기관(시장)이 글로벌 수요를 감안한 경쟁력과 회생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한계기업의 생사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침 중소기업청은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손잡고 중소기업들의 회생절차를 본격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계기업들을 대상으로 전문가 진단과 컨설팅 등을 통해 회생 또는 청산 여부를 결정하고 회생이 가능한 기업들에 대해선 법원이 보다 빠르게 회생절차를 진행해 정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sdpark@fnnews.com 박승덕 김승호 기자

2013년 2월 19일 화요일

‘박근혜 정부’, 들어야 할 전 정권 인사들의 고백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2-18일자 기사 '‘박근혜 정부’, 들어야 할 전 정권 인사들의 고백'을 퍼왔습니다.
[리뷰] SBS ‘이명박 정부 5년의 비망록’이 시사하는 것

지난 17일 SBS에서 방송된 특별 다큐 (이명박 정부 5년의 비망록)이 주목받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 시사프로에서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MB정부 5년에 대한 총체적 평가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 실세들이 대거 등장한 점 그리고 일부 인사들의 경우 지난 5년에 대한 자기반성을 언급하기도 한 점 등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혹자는 (이명박 정부 5년의 비망록)은 ‘뒷북’이라고 지적한다. MB정부 임기가 거의 끝나가는 시점에 5년을 평가하는 다큐멘터리가 갖는 의미와 한계가 명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 5년의 비망록)은 몇 가지 측면에서 주목할 부분이 있다.


이번 특별 다큐에는 한미FTA 문제를 비롯해 미 쇠고기 재협상, 4대강 사업, 민간인 사찰, 언론탄압, 미네르바 사건, 용산참사 등과 같은 MB정부 5년 동안 발생했던 굵직한 사건들이 다뤄졌다. (이명박 정부 5년의 비망록)이 조금 특이했던 건, 사건 자체보다는 MB정부에 참여했던 인사들의 회고와 평가를 주목했다는 점이다.


박근혜 정부 인사들이 반드시 봐야 할 ‘MB정부 비망록’


5년이 지난 뒤 집권여당 인사들과 참모들의 MB정부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나 라디오연설에서 MB정부 5년을 자화자찬으로 일관해 비난을 샀지만 (이명박 정부 5년의 비망록) 인터뷰에 참여했던 MB정권 인사들의 평가는 달랐다. 

SBS <이명박 정부 5년의 비망록> 화면캡처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적이다. 김 의원은 SBS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정치에 대해서는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시거나 정치를 조금 멀리하려고 했던 분”이라면서 “그러다보니까 이상득 국회 부의장을 필두로 한 원로그룹들의 정치적 조언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상당히 높이 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결국 비선라인 강화와 측근비리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김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과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정권을 쟁취하고 운영하는 것을 기업 비즈니스처럼 생각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대통령과 측근들의 정부운영에 대한 생각이 잘못됐다는 걸 직설적으로 비판한 것.
곽승준 당시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비서관의 발언도 눈길을 끈다. 곽 당시 비서관은 “그래도 어쨌든 우리가 촛불시위나 쇠고기 문제에서 국민의 호응을 못받은 것은 전쟁에서 진 것”이라면서 “결과적으로 보면 전쟁에서 지면 패잔병을 다 끌어 모아가지고 우리가 유리한 지형에서 또 붙어야 하는데 우리가 유리한 지형에서 붙지 않고 우향우를 해버렸다”고 지적했다.
촛불시위 사태 이후 MB정권이 자기반성과 전략 없이 급격히 우경화 됐음을 반성적으로 언급한 것. 
당시 인수위 대변인을 지냈던 이동관 언론문화협력특임대사의 인터뷰도 비슷한 맥락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는 이른바 ‘고소영 인사’와 관련, “고소영이라고 하는 프레임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거기에 해당하는 분이 없지는 않았다”면서도 “문제는 (고소영 인사가 아닌) 상징적인 다른 대칭인사가 있어야 했는데 그런 부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고소영 인사’ 비판을 불식시킬 수 있는 상징적인 인사가 부족했음을 우회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물론 (이명박 정부 5년의 비망록)이 가진 한계도 있다. 이를 테면 명확한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지 않아 논란을 빚고 있는 천안함 사건을 북한의 소행으로 단정한 부분이나 MB정권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근본적인 원인분석이 다소 미흡했다는 지적 등이 그것이다.
공과에 대한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한 점은 인정하지만 50분이라는 시간에 지나치게 많은 내용을 담으려 해 ‘수박 겉핥기 식’ 접근에 그친 것 아니냐는 반론도 나온다. MB정권 5년 동안 이런 다큐멘터리가 나오지 않다가 정권 말기에 나온 것을 곱지 않게 보는 시각도 있다. 

정치에 대한 잘못된 인식·친인척 측근관리 못한 정권은 반드시 실패한다

하지만 인사의 공정성과 친인척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하지 못한 정권,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정권은 반드시 실패한다는 메시지를 참모와 측근들의 입을 통해 전달한 것은 의미 있는 성과로 보인다.

SBS <이명박 정부 5년의 비망록> 화면캡처

이와 관련 (이명박 정부 5년의 비망록)을 담당한 박흥로 SBS 보도제작국 기자는 “MB정권 5년의 공과에 대한 평가가 기록차원에서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그런 차원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면서 “인터뷰 하지 않으려는 MB정부 핵심인사들을 상대로 꾸준히 설득을 하면서 프로그램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박 기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취재를 진행했으며, MB정부의 공과를 최대한 공정하게 담으려 노력했다”면서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내외부 압력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취재 과정에서 이 대통령이 CEO출신이라 그런지 MB정권에서 ‘로열티’가 인사의 주요한 기준으로 작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소감을 덧붙였다. 
흥미로운 건 (이명박 정부 5년의 비망록)이 출범을 일주일 앞둔 박근혜 정부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5년 전 MB정부 출범 초기 나타났던 혼선이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두고 고스란히 반복되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당선이 됐어도 그게 민주주의의 끝이 아니라 자기를 당선시킨 국민의 목소리를 계속 들어야 한다. 그게 민주주의의 완성이다. 하지만 그게 부족했다 … 한국 자본주의 많이 발전을 했고 성장가도를 계속 달리고 있는데 거기서 나타나는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 여기에 대해서는  수용을 하지 않고, 배려는 못할 만정 탄압을 하면서 국민들과 커다란 전쟁을 5년 동안 치렀던 정부다” (박경신 고려대 교수)
“대다수의 서민들이 국가의 보호영역 바깥으로 밀려나는 그런 일들이 벌어졌던 5년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업과 다른 정부의 영역, 국가의 영역, 정치의 영역에서는 이익만을 가지고 따질 수 없는 즉 어떤 경우는 이익을 희생하더라도 가치를 지켜내야 하는 그런 부분들이 있다. (장덕진 서울대 교수)
“무너진 건 중산층이라는 객관적 지표가 무너진 게 아니고 중산층 귀속의식이 무너진 거죠. 이거는 미완의 과제입니다. 이명박 정부도 해결하지 못하는 거죠. 구조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적극적 방어정책을, 중산층 귀속의식이 무너지는데 대한 적극적인 방어정책을 효과적으로 썼다고 보긴 어렵죠.” (박형준 청와대 사회특별보좌관)
그런 점에서 (이명박 정부 5년의 비망록)은 어쩌면 MB정부 인사들보다 ‘박근혜 정부’에 참여한 그리고 참여할 인사들이 반드시 참고해야 할 프로그램인지도 모른다. MB정권 5년 간 누적된 문제점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것도 ‘박근혜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이기 때문이다.

민동기 기자 | mediagom@mediatoday.co.kr 

2013년 2월 14일 목요일

마지막까지 노무현대통령 탓하기


이글은 프레스바이플2013-02-13일자 기사 '마지막까지 노무현대통령 탓하기'를 퍼왔습니다.

이명박정부는 참 인상적인 정부였던 것 같다. 자신들에게 가해지는 공격에 대한 거의 모든 방어 논리에 노무현대통령을 끌어다 방패로 사용했다. 백미는 마지막 떠나는 마당에 자신 부부에게 무궁화 대훈장을 수여하는데 비판적 여론이 높자 꺼내든 논리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무궁화 대훈장은 대통령으로서 일을 잘한 공적에 대해 주는 것이 아니고 말 그대로 ‘대통령직’에 대해 주는 것”이라면서 “‘셀프훈장’ 이런 것은 아니며 노 전 대통령때부터 일이 꼬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 MB 부부 '셀프 훈장' 먼저 했던 전직 대통령은 (서울신문기사 링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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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부부 ‘셀프 훈장’ 먼저 했던 전직 대통령은

명박 대통령이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대한민국 최고훈장인 무궁화대훈장을 ‘셀프(self) 수여’하게 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12일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 내외에게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하는 영예수여안을 심의·의결했다. 무궁화대훈장은 역대 대통령 부부에게 모두 수여했지만,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심의하고 자신이 직접 훈장 수여를 결정하게 됐다. 본인이 본인에게 훈장 수여를 결정해서 주는 ‘셀프훈장’ 이라는 ‘낯뜨거운’ 형식을 띈 셈이다. 무궁화대훈장에 사용되는 금만 190돈으로, 12일 기준 25만 4000원인 금 1돈 가격으로 따지면 약 4800여만원의 국민세금이 들어간다.
무궁화 대훈장은 상훈법(10조)에 따라 현직 대통령과 그 배우자, 전·현직 우방국 원수 및 배우자에게 수여한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는 모든 역대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이 훈장을 받았다. 훈장 수여는 직전 대통령이 통상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결정했다.
하지만,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관례를 깼다. 노 전 대통령은 “취임식보다는 5년간의 노고에 대해 치하받는 의미에서 퇴임할때 받는 것이 타당하다.”며 퇴임 직전인 2008년 1월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이 훈장을 받았다.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은 논평을 통해 “노 대통령 부부가 자신의 정부에서 주재하는 국무회의에서 함께 무궁화대훈장을 받기로 결정한 것은 집안 잔치를 벌이는 것 같아 국민의 존경과 관심을 받기 어려울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도 취임하면서 이 훈장을 받을 수 있었지만, 노 전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통해 그런 결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노 전 대통령과 똑같이 임기말에 자기 손으로 훈장을 받는 일을 반복하게 됐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의 경우,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측근들에 대한 특별사면을 하는 동시에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안경률 전 새누리당 의원, 김인규 전 KBS 사장 등 또 다른 측근들에게 무더기로 훈장을 수여하면서 비난 여론이 거셌다. 때문에 청와대는 퇴임을 앞둔 이 대통령에게 무궁화훈장을 수여하는 시기와 방법을 놓고 고민해 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무궁화 대훈장은 대통령으로서 일을 잘한 공적에 대해 주는 것이 아니고 말 그대로 ‘대통령직’에 대해 주는 것”이라면서 “‘셀프훈장’ 이런 것은 아니며 노 전 대통령때부터 일이 꼬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경우도, 무궁화대훈장을 받으려면 이 대통령이 마지막 국무회의인 오는 19일 결정해야 하는데, 안건으로 올라있지 않다. 박 당선인도 현재로서는 이 대통령처럼 결국 퇴임을 앞두고 무궁화훈장을 받게될 가능성이 높다.

                                                                                          2013-02-12 김성수 기자 ss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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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의 모든 것을 부정하고 새롭게 판을 짜려고 했던 정부였는데 마지막 순간까지 이 모든 것이 노무현 때문이란다.
그런데 후임인 박근혜정부는 정작 이명박정부의 흔적지우기 노력과 노무현정부의 많은 부분 부활을 추진하고 있으니 노빠 입장에서 감회가 새롭다. (박근혜정부 노무현정부와 닮은 꼴 - 한겨레; 박근혜표 정부개편 'MB 흔적' 다 지웠네 - 오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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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표' 정부개편, 'MB 흔적' 다 지웠네?미래창조과학부·해양수산부·경제부총리 살리고, 특임장관실 폐지

'박근혜 인수위'의 정부조직개편안은 '개편 최소화'를 내세웠지만, 결국 MB정부의 흔적이 거의 남지 않게 됐다. "칸막이를 없앤다",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며 MB정부에서 없애거나 합쳤던 경제부총리와 부처들이 되살아났다.
5년 전 '이명박 인수위'는 정부 규모의 비대화와 비효율성을 비판하면서 부처 통·폐합안을 내놨다. 당초 인수위안은 노무현 정부의 '18부 4처'를 '13부 2처'로 대폭 축소·통합한다는 것이었지만, 여론과 정치권의 반발로 결국 '15부 2처'로 확정됐다.
'이명박 인수위'는 대부처주의가 선진시스템이라고 주장하면서 "칸막이 없이 유연하며 창의적으로 일하는 실용적인 정부"를 주장했다. 그러나 같은 새누리당이 배출한 박근혜 당선인이 제시한 정부조직도는 이와 사뭇 다르다.
부처 간 시너지 효과를 목적으로 통합했던 국토해양부는 해양수산부와 국토교통부로 다시 나뉘었다. 수산분야가 다시 해양수산부로 돌아가게 된 농림수산식품부는 농림축산부가 됐다. 사라졌던 정보통신부와 교육부로 통합됐던 과학기술부는 미래창조과학부로 부활하게 됐다.

정통부 + 과기부 + 알파 = 미래창조과학부

이번 개편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다. 교육과학기술부의 과학기술 기능과 지식경제부의 산업인력 양성기능, 연구개발(R&D) 예산의 배분과 조정권까지 한 부서로 모아놨다. 여기에 정보통신기술(ICT) 기술을 총괄하는 전임 차관제도 도입된다.
각 부처에 분산되어 있는 과학기술 관련 부서를 한데 모아서 융·복합 효과를 내겠다는 인수위의 복안으로 만들어진 '거대 부처'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담당하고 있는 방송통신 진흥 부분도 ICT 차관이 가져갈 예정이다.
거대부처가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MB정부의 '칸막이 없애기'와 비슷한 면도 있지만, 내용상으론 지식경제부와 방송통신위원회로 쪼개졌던 옛 정보통신부가 사실상 이전보다 강력해진 모습으로 부활하는 셈이다. 정통부의 폐지는 MB정부가 가장 잘못한 과학기술 정책으로 꼽힌다.
이번 정부 개편안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유민봉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는 "미래창조과학부는 앞으로 한국의 성장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역할을 주도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미래를 창조하는 과학의 가장 큰 특징은 융·복합"이라고 덧붙였다.

"'경제 콘트롤 타워' 필요"...경제부총리제 부활

'박근혜 인수위'는 MB 정부가 '작은 정부'를 표방하면서 2008년 폐지했던 경제부총리제도 되살리겠다는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장관을 부총리급으로 격상시켜 경제 전반에서 정부의 역할을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MB 정부에서도 '실세'로 구분되던 기획재정부 장관이 부총리급으로 격상됨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기획재정부 부총리는 보다 강력한 경제 수장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부총리제의 부활 배경에는 글로벌 경제위기와 내수시장 침체 등 어려워진 국내외 경제 사정이 큰 이유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 간사는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 전반을 총괄할 '콘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것이 박근혜 당선인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인수위는 경제부총리의 구체적인 업무관할 범위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유 간사는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간에 실·국, 산하기관의 업무기능 배분에 변동이 있기 때문에 (지금 설명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특임장관제 폐지... 해양수산부는 살려

MB정부에서 소통 강화 등을 위해 설치했던 특임장관실도 폐지됐다. 직능이 분명치 않은 특임장관실은 청와대 정무수석실과 하는 일이 적지 않게 겹쳐 효율성 논란을 빚어왔다.
유민봉 간사는 "현재 특임장관의 정무 기능은 대통령실과 국무총리실에 분산돼 있다"며 "앞으로는 이런 기능이 각 부처의 장관이 정무 기능에 적극 참여하고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폐지 배경을 설명했다.
MB정부 탄생과 함께 해양 수산 분야를 흡수하면서 거대해졌던 국토해양부와 농수산식품부도 다시 '홀쭉'해졌다. 이 두 부서는 해양수산부 부활과 함께 업무를 이관하고 국토교통부와 농림축산부로 명칭이 변경된다.
그러나 '부활 해수부'가 5년 전 수준으로 단순 복원될지 박 당선인이 유세기간 중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강한 해수부'로 부활할지는 미지수다. 인수위는 이날 "급변하는 해양질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전 해양수산부의 기능을 복원하겠다"고 밝혔지만, "부처에 추가되는 기능에 대해서는 추후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즉답을 피했다.
사라진 정부부처들을 되살리고 경제부총리를 부활시킨 '박근혜 인수위'의 정부조직개편안에는 앞으로는 정부가 현재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기조가 엿보인다. '이명박 인수위'가 '정부의 효율성을 높이고 민간이 더 잘하는 일은 민간에 맡긴다'는 기조를 세운 것과는 반대된다.

                                                                                                             2013.01.15 21 고정미 (yean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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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Crete  |  webmaster@crete.pe.kr

2013년 2월 11일 월요일

사교육비를 더 늘리거나 아예 포기하거나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3-02-09일자 기사 '사교육비를 더 늘리거나 아예 포기하거나'를 퍼왔습니다.
이명박 정부 5년 사교육비 변화 추이에서 읽을 수 있는 것

"서울 수도권의 젊은 엄마들을 중심으로 초등학교 사교육비를 줄여나간 것이 전체 사교육비 감소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생 숫자도 줄고, 사교육 참여도 줄었지만

지난 2월 6일 통계청이 2012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2007년부터 해왔으므로 이명박 정부 5년 동안의 사교육비 추이를 모두 볼 수 있게 된 셈이다. 과연 이명박 정부에서의 사교육비 추이는 어땠을까? 각종 언론이 보도하는 것처럼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내리 사교육비 총 규모가 줄었고 지난해는 조사 이후 처음으로 절대규모가 20조 원 밑으로 떨어졌다. -5.4% 감소다. 이것만 놓고 보면 아주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데 사교육비 총규모가 줄어든 하나의 요인은 절대 학생 숫자가 줄어들었던 탓도 있다. 학생 숫자가 줄어들었던 것을 감안하여 계산한 전체 학생 1인당 월 사교육비를 보면 실제 감소율은 불과 -1.7%로 떨어진다.(표 1 참조)


그런데 여기에 하나를 더 생각해볼 수 있다. 사교육을 아예 받지 않는 학생들이 꽤나 늘었다. 사교육 참여율이 처음으로 70% 밑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하여 “실제 사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의 사교육비”를 계산해보면 오히려 + 1.6%가 증가했다. 결국 사교육을 계속해서 받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사교육비가 줄지 않고 올랐다는 것이고, 그 만큼 부모들의 부담도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2010년 이후 증가추세가 꺾이기는 했지만 사교육을 계속 받는 학생들의 사교육비는 조사이후 지금껏 한 번도 줄어든 적이 없다.(그림 1 참조)


어느 가정의 초등학교 사교육비가 줄었을까.
이명박 정부에서 사교육비 변화의 특징은 입시위주의 중 고등학교 사교육비는 떨어지지 않고 꾸준히 올랐는데 유독 초등학교 사교육비만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는 일단 입시위주 교육정책이 전혀 완화되지 않았음을 반증해주는 것이다. 동시에 초등학교 사교육이 왜 감소했는지를 별도로 알아볼 필요가 있다.
우선 초등학교 사교육비가 떨어진 이유는 학생당 사교육비가 줄어든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사교육을 안 받는 초등학생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부모의 소득이 낮은 경우에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부모의 소득이 100~200만원 구간의 초등학교 학생들은 사교육 참여율이 무려 15.7%나 하락했고, 부모 소득구간이 200~300만원인 경우의 초등학생들도 참여율 하락이 12.4%나 되었다.(그림 2 참조) 우리나라 가구 평균 소득(도시 2인 이상 실질 소득 380만원) 이하의 초등학생들의 경우 사교육을 중단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음을 알 수 있다.


한 가지 유념할 것은 부모 소득이 100~300만원의 저소득 가구의 중학생이나 고등학생 사교육비는 여전히 줄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은 저소득 가구들도 입시를 위한 사교육을 포기하지 못하면서 입시 반경에서 다소 멀리 있는 초등학생 자녀들의 사교육을 포기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수도권 젊은 엄마들이 사교육 지출을 줄였다?

마지막으로 두 가지만 더 확인을 해보자. 우선 어머니 연령대 별로 사교육비 지출추이를 추적해보면, 비교적 경제력 규모가 되고 재학 중인 자녀가 많을 40대 어머니의 경우 사교육비가 줄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경제력 규모가 취약할 가능성이 있고 초등학생이 많을 개연성이 있는 20~30대 어머니의 사교육비는 빠르게 줄어들었다는 점이다.(그림 3 참조) 두 번째로, 사교육비가 줄어들었던 초등학교 사교육비 증감 추이를 지역별로 살펴보자. 경기와 인천, 서울 등 수도권의 사교육비 감소율이 단연 눈에 띈다.
요약하면 어떤 잠정적 결론이 나올까. “서울 수도권의 젊은 엄마들을 중심으로 초등학교 사교육비를 줄여나간 것이 전체 사교육비 감소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서울 수도권의 젊은 엄마들은 무슨 이유로 초등학생 자녀들의 사교육비를 줄였을까? 통계청의 자료만으로 이를 근거 있게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몇 가지 가설은 던질 수 있겠다. 우선 계속되는 경제위기와 저성장으로 인해 소득 상승이 부진한 결과, 소득이 적은 젊은 부모들이 입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초등학생들의 사교육비를 줄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2010년 교육감 선거의 영향이 얼마간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무상급식의 열풍아래 처음 치러진 전국적인 교육감 선거와 초등학교 중심으로 유행한 혁신학교 등이, 서울 수도권의 젊은 학부모들에게 과도한 사교육을 일정하게 억제하는 효과가 얼마나 있었을까 하는 점이다. 물론 아직 단순한 가정에 불과하다. 다만 2010년은 경제성장률로만 보면 6.3%라는 높은 성장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사교육비가 줄어드는 반환점이 되었다. 때문에 그 이유를 오직 경제적으로만 해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2010년은 교육종사자 숫자가 186만 명으로 정점을 찍고 역사상 처음으로 감소하기 시작한 해이기도 하며 대학진학률이 80% 밑으로 추락한 해이기도 하므로 좀 더 구체적인 분석이 요청된다. 어쨌든 확실한 것은 2010년을 분기점으로 서로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종합적 측면으로 볼 때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사교육을 포기하거나 더 많은 비용을 내고 계속하거나” 양 극단의 선택에 학부모들이 계속 몰렸던 것으로 판단된다.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  edu@saesayon.org


김병권 / 새사연 부원장
2005년까지 IT업계에서 엔지니어로 살아왔다.새사연 창립을 함께 하면서 지금은 새사연 부원장으로 있다.

2013년 2월 5일 화요일

“방송정책, 미래부에 못 넘긴다” 정부 출범 진통 예상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2-04일자 기사 '“방송정책, 미래부에 못 넘긴다” 정부 출범 진통 예상'을 퍼왔습니다.
민주당 반발 “방통위 해체 반대”, 언론 3단체도 “이명박 정부보다 크게 후퇴”

민주통합당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새누리당에 제안한 정부 조직 개편안에 정면으로 반대되는 개정안을 내놓아 가뜩이나 총리 인선부터 난항을 겪고 있는 새 정부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최대 전략 부서로 밀고 있는 미래창조과학부가 현행 방송통신위원회 조직을 대부분 흡수하는 데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4일 오전 신경민 의원의 발의로 ‘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입법 청원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순수 진흥업무만 독임제 기구인 미래부로 이관하고 방송정책과 방통융합분야 규제부문 등은 방통위에 존치시키되 통신 진흥 업무는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는 데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이 낸 개정안에서는 방통위에 통신규제 정책과 함께 지상파 뿐 아니라 유료방송, 뉴미디어, 융합서비스 등을 모두 포함시키고 방통위는 중앙행정기관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유지하며 법령 제·개정권을 갖게 된다. 또한 방송발전기금과 한국방송광고공사를 방통위 관할로 두고 방통위 위원의 숫자 및 구성은 여야 추천 5명으로 현행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


민주언론시민연합과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 3단체도 이날 성명을 내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보여준 언론관은, 이명박 정부보다도 더 악화된 것이었다”면서 “이명박 정권이 최시중이라는 ‘인물’을 내세워 방송을 장악했다면, 박근혜 정부는 실상 공보처나 다름없는 ‘조직’을 부활시키고 ‘자본’에 의한 무한경쟁을 부추김으로써 더욱 치밀하게 언론을 접수하려는 저의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언론 3단체가 입법청원한 개정안에서는 방통위를 중앙행정기관으로 존치하고 방송과 융합형방송, 전파연구와 관리, 미디어다양성, 방송광고, 이용자보호 등의 업무를 포괄하기로 했다. 또한 공영방송 이사와 임원 선임, 방송통신사업자와 방송광고판매대행사업자의 허가·재허가·승인·취소 등 중요사항에 대한 특별다수제를 도입하는 내용이 담겼다.


방송통신위원의 공정하고 투명한 임명과 합의제 정신을 반영하여 여야가 동수로 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 각 2인씩 추천하고 위원장은 대통령이 지명하되 인사청문을 거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행정 집행의 효율성을 위해 사무처를 신설하고, 합의제 취지에 따른 견제와 균형을 위해 야당 추천의 부위원장이 사무처장을 겸직하기로 했다.

2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과학기술대연합,한국기술혁신학회 주최로 열린 '미래창조과학부 성공의 조건' 토론회에서 주요 인사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언론 3단체는 “방송통신 융합업무의 특성상 방송정책, 통신정책, 융합정책의 진흥과 규제 기능의 분리가 어려운 점을 악용해 방송통신 관련 대다수 정책을 ‘산업진흥’이란 미명으로 독임제 부처 하에 둠으로써 방송과 정보소통서비스(인터넷 포탈, SNS 등)를 더욱 강력하게 통제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언론 3단체는 “방통위는 법률안 제출권과 시행령 발의권도 없으며 사업자의 허가‧재허가‧취소권조차 없는, 무기력한 ‘변방 조직’으로 전락됐다”면서 “인수위와 새누리당은 지난 5년 동안 끊임없이 사회적 갈등을 야기해온 방송장악을 어떻게 청산할 것인지, 또 국민이 요구해온 방송의 공공성과 표현의 자유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철저히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용자 단체인 망중립성 포럼도 이날 성명을 내고 “방송통신정책을 독임제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에서 담당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망중립성 포럼은 “이명박 정부에서 ICT 정책이 실패한 것이 사실이나, 이것이 ICT 전담부처가 없었기 때문인지는 의문”이라며 “그것보다는 정부의 정책의지 부족과 방통위 위원장의 부패와 무능력, 그리고 잘못된 정책에 기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포럼은 또 “방통위에 대한 올바른 평가 없이 새 정부의 독단으로 방송통신 규제기구의 권한과 기능을 재편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박근혜 새 정부가 ICT(정보통신기술) 산업진흥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방송통신 규제와 분리될 수 없는 방통위의 정책권한은 존속시키고 미래부는 순수한 산업진흥의 역할을 맡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망중립성 포럼 활동가 오병일씨는 또 “국민의 개인정보를 가장 많이 수집, 이용하는 부처인 행정안전부에서 개인정보보호의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개인정보보호 기능을 분리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통합하여 독립성과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환 기자 | black@mediatoday.co.kr  

2013년 1월 30일 수요일

국민 돈으로 ‘퍼주기 대출’… 부실 땐 책임 안 져 ‘도덕적 해이’


이글은 경향신문 2013-01-29일자 기사 '국민 돈으로 ‘퍼주기 대출’… 부실 땐 책임 안 져 ‘도덕적 해이’'를 퍼왔습니다.

ㆍ이명박 정부 ‘4대 서민금융’ 연체율 두자릿수 육박

이명박 정부의 ‘4대 서민금융’ 연체율이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등 ‘퍼주기’에 따른 부실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자기부담이 적은 기관일수록 상품 연체율이 급등해 ‘기관의 도덕적 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말 정부는 서민금융 공급을 많이 했다며 연체율이 높은 자산관리공사(캠코), 미소금융중앙재단, 새마을금고중앙회 등에 대해 포상했다. 감사원은 부실 가능성이 높아지자 최근 서민금융을 운영하는 주요 기관에 대한 감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 자체 자본 한푼도 없는 캠코바꿔드림론 자격 요건 완화대출 늘자 대통령 표창 받기도

29일 금융위원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기준 캠코가 운영하는 바꿔드림론 연체율은 9.1%로 6개월 만에 2.0%포인트 뛰었다. 바꿔드림론의 재원은 부실채권정리기금 잉여금 중 당초 은행이 받아갔어야 할 7000억원이다. 이 재원으로 신용회복기금을 설치하고 캠코가 운영하고 있다. 캠코 자체 자금은 한 푼도 없다. 

캠코는 바꿔드림론의 자격요건을 완화하고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대출을 늘렸다. 바꿔드림론은 2009년 1431억원 나갔지만 지난해 대출액은 5배인 6727억원이었다. 캠코는 이 공로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지난해 말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자격요건 완화는 연체율 급등으로 이어져 1년 만에 5.9%에서 9.1%로 치솟았다. 캠코 관계자는 “대출이 늘면 연체율도 당연히 느는 것”이라며 “서민 지원을 위해 만든 상품인 만큼 어느 정도 손해는 감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캠코가 연체율 급등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이유는 ‘내 돈’이 아니기 때문이다. 신용회복기금이 고갈돼도 캠코 출자액이 없어 경영성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은행 돈을 가져다 대출하고 그 성과로 상을 받고도 부실에 따른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정작 불똥이 튄 쪽은 국민행복기금이다. 당초 국민행복기금은 신용회복기금 8700억원과 캠코 출자금 7000억원 등으로 종잣돈을 마련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바꿔드림론 부실과 채무조정 운용과정에서 신용회복기금이 550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박근혜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측에서는 3000억원을 더 출자해 1조원을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햇살론도 지난해 12월 말 연체율이 9.9%에 달해 두 자릿수를 목전에 뒀다. 햇살론 연체율은 1년 전 4.8%였지만 1년 새 2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햇살론 대출액은 26% 늘었다. 햇살론은 지역신용보증재단이 95% 보증을 선다.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농·수협 등 대출 금융회사는 5%만 책임을 진다. 사실상 금융사 부담이 거의 없는 셈이다. 햇살론의 정부 보증은 당초 80%였으나 상호금융권이 대출을 줄이자 정부가 담보비중을 높여줬다. 

새마을금고는 취급 금융기관 중 햇살론을 가장 많이 대출한 공로로 지난해 말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8월 말 연체율이 13.4%로 취급 기관 중 연체율이 가장 높다.

휴면예금과 시중은행 및 대기업 제조업체의 기부금으로 운영하는 미소금융도 연체율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연체율은 5.7%로 1년 전보다 2.6%포인트 높아졌다. 연체율이 높아지자 지난해 대출량을 전년(3107억원)보다 줄인 2746억원으로 제한했다. 현장에서 대출심사를 깐깐하게 한 셈이다. 미소금융은 재원이 고갈되면 재단 자체가 해체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연체율에 민감하다.

이들 서민금융과 달리 은행권 자체 재원으로 운영되는 새희망홀씨대출은 연체율을 2%대로 유지하고 있다. 신한·국민·우리·하나 등 시중은행 자금 100%가 투입된 새희망홀씨대출은 3조5211억원을 대출해 서민금융 중 가장 많은 대출을 해줬다. 그러면서도 연체율은 2.4%에 그치고 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새희망홀씨는 정부 보증이 없다 보니 아무래도 은행들이 신용조사와 대출심사를 더 성실하게 하는 측면이 있어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기 돈을 쓰는 금융회사는 자신들 책임이니까 직접 사업장에 가서 상환가능성을 살펴보는 등 꼼꼼하게 챙기는 것 아니겠느냐”며 “추가적인 재정투입이 힘든 시점에서 상품의 연체율이 급등하면 정책의 지속가능성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우려”라고 말했다.

박병률·김지환·이호준 기자 mypark@kyunghyang.com

2013년 1월 24일 목요일

민망하구나, ‘벌거벗은 MB’


1월4일 청와대는 ‘이명박 정부 국정성과’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MB 정부의 주요 성과를 7개 분야로 정리한 이 보고서는 ‘과(過)’에 대한 냉정한 평가는 없고 온통 ‘공(功)’ 일색이다. 특히 외교안보 분야에서의 자화자찬은 어떤 잣대로 봐도 도를 넘어섰다. 

먼저 대북정책이다. 청와대는 원칙에 입각한 정책 추진으로 남북관계가 상호주의에 기초한 올바른 패러다임으로 전환됐고, 평화의 기반이 강화되었으며, 북한 내 위기상황 발생에 대비하고 통일문제를 공론화함으로써 한반도의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한 국내외적 여건이 마련됐다고 자평한다. 압권은 “북한의 선의에 의존하는 굴욕적 평화에서 한반도 평화결정권과 남북관계 주도권을 회복했다”라는 대목이다. 

공개주의 원칙 강조하면서 물밑으로 북한과 비밀 접촉

이러한 과장된 평가는 거꾸로 MB 정부의 가장 큰 과오가 무엇인지를 한눈에 보여준다. 바로 ‘원칙’을 신성시하는 태도다. 외교안보 정책의 최우선 목표는 국익의 증대에 있고, 원칙 또한 이러한 척도에서 평가해야 마땅하다. 그런 대원칙을 어기고 경직된 대북정책을 펴면서 나라의 안보를 위태롭게 했던 것이 MB 정부 아닌가. 더구나 상호주의 원칙에 투철했다던 MB 정부가 북에 16억8000만 달러 상당의 현금 및 현물을 지원하면서 되받은 것은 무엇인가.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두 차례의 로켓 발사, 그리고 2차 핵 실험이었다. 또 있다. 공개주의 원칙을 그토록 강조하면서도 물밑으로는 북한 측과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비밀 접촉을 했고, 상황이 여의치 않자 회담 내용을 폭로하는 진흙탕 싸움을 벌여가며 국제적 수모를 자초했다. 

다음으로 ‘한반도 평화결정권과 남북관계 주도권의 회복’을 보자. 6·25 이후 최초로 우리 작전해역에서 군함이 피격돼 46명의 젊은이가 희생됐고, 우리 영토인 연평도가 포격당했다. 이것이 평화결정권인가. 이명박 정부 기간 내내 북한 경비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 횟수는 노무현 정부(40회)보다 일곱 차례가 더 많았지만 경고 사격은 단 2회에 그쳤다. 청와대가 ‘굴욕적 평화’라고 평가 절하하는 참여정부는 북한 측 함정의 NLL 침범에 대해 다섯 차례의 경고 사격을 가한 바 있다. 더 가관은 통일 항아리 사업이다. 청와대 보고서는 “통일 항아리 등 민간 통일모금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통일을 위한 재정적 준비가 필요하다는 공감대 확산에 기여했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실은 처참할 정도다. 지난해 국정감사 결과 통일부는 통일 홍보비용으로 7억여원을 사용했지만 통일 항아리 모금액은 3억8400만원에 불과했고, 총 기부자 633명 가운데 통일부 소속 공무원이 318명으로 절반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애물단지나 다름없게 된 사업을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라 포장하는 것은 보기 안쓰러울 지경이다.  

청와대 보고서가 가장 자신 있게 기술했을 미사일 지침 개정 부분도 따져볼 대목이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포기를 강제할 군사적 대안도 마련했다”라고 자랑한 부분이 그렇다. 미사일 지침 개정으로 우리가 보유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의 사거리가 300㎞에서 800㎞까지 연장돼 북한 전역을 사정권에 둘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된 것은 분명 평가할 만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무력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쉽게 동의할 수 없을 것이다. 탄두 중량이 500㎏ 이하로 제한돼 있어 사거리 연장의 의미가 크게 퇴색돼서다. 더욱이 우리에게 가장 큰 위협이라 할 북한 장사정포의 전진배치 문제는 미사일 지침 개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끝으로 주변국 외교를 살펴보자. 이명박 정부는 2008년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에 합의하면서 한껏 기대감을 높였지만, 현실 세계에서의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당시 중국은 북한 감싸기로 일관했고 이 때문에 대북 제재는 사실상 무산되고 말았다. 게다가 탈북자 문제나 김영환씨 사건 등을 놓고 두 나라가 벌인 외교 갈등의 수위는 상상 이상으로 심각했다. 대일 관계도 마찬가지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에 대한 과거사 사과요구 발언 이후 양국 관계는 65년 수교 이래 최악으로 돌아섰다. 

권좌에서 내려오는 대통령의 업적을 어떻게든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은 참모들의 노력을 이해 못할 바도 아니요, 혹자는 그게 참모된 도리라고 생각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미화가 상식의 선을 넘어서면 조소의 대상이 될 따름이다. 주군을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만드는 불경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문정인 (연세대 교수·정치외교학)

2012년 12월 12일 수요일

박근혜, 줄푸세와 경제민주화 같다?...“이번 대선 최대의 거짓말”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12-12일자 기사 '박근혜, 줄푸세와 경제민주화 같다?...“이번 대선 최대의 거짓말”'을 퍼왔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줄푸세 폐혜에 대한 반대급부로 경제민주화 나온 것

ⓒ양지웅 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후보의 TV토론회가 열린 10일 저녁 서울 중구 봉래동 서울역 대기실에서 시민들이 TV로 토론회를 보고 있다.

"과연 박근혜 전 대표는 이런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줄푸세 포기 선언을 할까? 만일 그게 아니라면 박근혜씨의 경제민주화는 이번 대선 최대의 거짓말이 될 것이다."-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2012.7.17 (주간경향) 984호 칼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지난 10일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열린 2차 대선 TV토론에서 "줄푸세와 경제민주화는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의 원조인 박 후보의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다. 정 원장의 말이 현실이 되는 분위기다. 

정 원장은 이 칼럼에서 "경제민주화란 단순히 소득과 재산의 불평등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그동안 누누이 강조했듯이 ‘밖으로부터, 위로부터’의 성장(수출과 낙수효과)은 더 이상 지속불가능하다. 이제 ‘안으로부터, 아래로부터’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해야 하는데, 재벌이 주역인 ‘줄푸세=시장만능론’이야말로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또 "경제민주화의 핵심 과제가 '재벌 개혁'이니 줄푸세와 경제민주화는 물과 불처럼 어울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의 정책공약을 총괄한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 역시 "줄푸세와 경제민주화는 같을 수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지난 10월 16일 MBC 라디오에서도 "박 후보가 과거에 한번 줄푸세를 얘기했기 때문에 단절하지 못하고 어떻게 연결고리를 찾을까 해서 (줄푸세와 경제민주화가 다르지 않다는) 그런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지금은 "줄푸세와 경제민주화가 뭐가 다르냐는 질문을 하는데, 이런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고 박 후보를 옹호하고 있다.

박근혜 "법인세 안히는 특정 계층 위한 거 아냐"..성장 중심 "MB노믹스' 옹호

박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과 맞붙었던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줄푸세'를 대표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그는 경선에서 이 대통령에게 패했지만, 줄푸세는 살아남았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747'(연 7% 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강국) 공약과 결합시켜 '줄푸세 타고 747로'라는 슬로건을 만들었던 것이다. 

그러한 이명박 정부가 당선 직후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가장 강하게 추진했던 것이 줄푸세의 '줄'에 해당하는 '법인세 인하'였다. 이는 감세와 규제 철폐를 핵심으로 하는 성장 중심 'MB노믹스'의 대표적인 정책으로 경제민주화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오히려 경제민주화는 이에 대한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존재한다. 

정태인 원장은 위 칼럼에서 줄푸세에 대해 "전형적인 '시장만능주의'인데 귤이 화수를 건너면 탱자가 되듯 한국에선 곧 '재벌만능주의'를 의미했다"며 "박근혜씨 대신 대통령이 된 이명박씨가 집권 첫 해 쏟아낸 정책들이 바로 '줄푸세'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법인세는 2008년 과세표준 1억 초과 25%, 1억 이하 13%에서 2억 초과 25%, 2억 이하 11%로 바뀌었다. 이어 2009년에는 과세표준 2억 초과가 22%로, 2억 이하는 2010년 11%로 각각 떨어졌다. 이명박 정부는 추가로 최고세율을 20%로 인하하려고 했지만, 지난 해 '부자감세' 비판을 의식한 새누리당이 이를 막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박 후보는 지난 9월 10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도 줄푸세와 경제민주화에 대해 "맥을 같이 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한편, "'줄'은 법인세 인하 등 주로 대기업에 혜택이 가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는 지적에는 "법인세는 투자에 직접적인 관계가 있기 때문에 특정 계층을 위해서 하고(낮추고) 그러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제민주화를 주장하면서 MB노믹스의 대표적인 '법인세 인하' 정책을 옹호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차 토론에서도 박 후보는 "감세정책의 혜택이 상당 부분 중산층과 서민에게 돌아갔다"고 거듭 주장했다. 다시 말해 '법인세 인하' 등 이명박 정부의 감세 정책은 '부자 감세'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장은 11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이명박 정부에서 세금부담 증가율은) 하위 20%는 43.5%나 증가했고, 하위 20~40% 계층의 세금은 무려 65.7%나 증가했다. 중위 20%도 41.9%로 급격히 높아졌다. 대신 상위 20~40%의 증가율은 31.8%, 상위 20%의 경우 13.2%로 대폭 낮아졌다"며 "이명박 정부에서 중산층 서민의 세금을 대폭 올려 소수 고소득층의 세금을 깎아준 것은 분명하다"고 반박했다. 

박근혜의 경제민주화..기존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 등 '재벌규제'는 빠져

이명박 정부는 감세 정책과 더불어 '푸'에 해당하는 규제 완화도 강력하게 추진했다. 2009년에 폐지된 출자총액제한제(출총제)가 대표적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공정거래위원회 보도자료와 대규모 기업집단 정보공개 시스템을 이용해 조사해 지난 10월 24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공기업을 제외한 10대 그룹은 계열사를 75.3% 늘리는 등 경제집중도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계열사들의 해당 분야에 대해 중소기업들이 중소기업적합업종·품목 지정을 대부분 신청했다며 10대 그룹이 중소기업 사업분야와 골목상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 측은 "이명박 정부 이후 출총제 폐지와 순환출자 허용 등 친기업 정책으로 10대 그룹의 무분별한 계열사 확장이 가속화됐다"며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저지하기 위해 출총제를 재도입하고, 순환출자를 전면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에서 경제민주화 드라이브를 강력해 걸어왔던 김종인 위원장은 당초 이러한 재벌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기존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 대규모기업집단법, 재벌총수 등의 중요경제범죄에 대한 국민참여재판 등을 공약안으로 만들었다. 다만 출총제는 김 위원장이 "실효성 없다"며 부정적 입장이었기 때문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 같은 '김종인 안'은 박 후보가 지난 달 16일 발표한 경제민주화 정책에는 빠져 있었다. 박 후보는 기존 순환출자 금지에 대해선 "경영권 방어에 들어갈 막대한 비용을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쓰도록 하는 것이 더 크게 도움이 된다"며 반대 입장을 명시했다. 앞서 전경련 등 경제5단체장과의 간담회에선 경제민주화에 대해 "재벌 때리기가 아니다"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한 인터뷰에서 박 후보에 대해 "경제민주화 개념을 제대로 모른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줄푸세의 마지막 '세'로 대표되는 것은 지난 2009년 용산참사와 쌍용자동차 강제진압이다. 현재까지 용산참사에 대한 박 후보의 입장은 참사 당시 애통함을 표현했다고 언론을 통해 전해졌을 뿐 공식 입장은 나온 바 없다. 쌍용자동차 문제 관련해서는 최근에서야 "대선 직후 국정조사" 입장이 당 차원에서 나왔을 뿐이다. 

박 후보는 지난 9월 MBC 라디오에서 '세'가 노조활동이나 파업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질문엔 "경제민주화도 공정한 시장 경제를 만들자는 거니까 다 해당이 되고 ('세'가) 기본이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앞선 7월 신문방송편집인 토론회에서도 "공정거래나 시장 경제력 남용을 확실하게 바로잡자는 부분이기에 경제민주화와 배치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최명규 기자 press@v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