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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19일 화요일

‘박근혜 정부’, 들어야 할 전 정권 인사들의 고백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2-18일자 기사 '‘박근혜 정부’, 들어야 할 전 정권 인사들의 고백'을 퍼왔습니다.
[리뷰] SBS ‘이명박 정부 5년의 비망록’이 시사하는 것

지난 17일 SBS에서 방송된 특별 다큐 (이명박 정부 5년의 비망록)이 주목받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 시사프로에서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MB정부 5년에 대한 총체적 평가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 실세들이 대거 등장한 점 그리고 일부 인사들의 경우 지난 5년에 대한 자기반성을 언급하기도 한 점 등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혹자는 (이명박 정부 5년의 비망록)은 ‘뒷북’이라고 지적한다. MB정부 임기가 거의 끝나가는 시점에 5년을 평가하는 다큐멘터리가 갖는 의미와 한계가 명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 5년의 비망록)은 몇 가지 측면에서 주목할 부분이 있다.


이번 특별 다큐에는 한미FTA 문제를 비롯해 미 쇠고기 재협상, 4대강 사업, 민간인 사찰, 언론탄압, 미네르바 사건, 용산참사 등과 같은 MB정부 5년 동안 발생했던 굵직한 사건들이 다뤄졌다. (이명박 정부 5년의 비망록)이 조금 특이했던 건, 사건 자체보다는 MB정부에 참여했던 인사들의 회고와 평가를 주목했다는 점이다.


박근혜 정부 인사들이 반드시 봐야 할 ‘MB정부 비망록’


5년이 지난 뒤 집권여당 인사들과 참모들의 MB정부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나 라디오연설에서 MB정부 5년을 자화자찬으로 일관해 비난을 샀지만 (이명박 정부 5년의 비망록) 인터뷰에 참여했던 MB정권 인사들의 평가는 달랐다. 

SBS <이명박 정부 5년의 비망록> 화면캡처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적이다. 김 의원은 SBS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정치에 대해서는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시거나 정치를 조금 멀리하려고 했던 분”이라면서 “그러다보니까 이상득 국회 부의장을 필두로 한 원로그룹들의 정치적 조언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상당히 높이 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결국 비선라인 강화와 측근비리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김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과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정권을 쟁취하고 운영하는 것을 기업 비즈니스처럼 생각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대통령과 측근들의 정부운영에 대한 생각이 잘못됐다는 걸 직설적으로 비판한 것.
곽승준 당시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비서관의 발언도 눈길을 끈다. 곽 당시 비서관은 “그래도 어쨌든 우리가 촛불시위나 쇠고기 문제에서 국민의 호응을 못받은 것은 전쟁에서 진 것”이라면서 “결과적으로 보면 전쟁에서 지면 패잔병을 다 끌어 모아가지고 우리가 유리한 지형에서 또 붙어야 하는데 우리가 유리한 지형에서 붙지 않고 우향우를 해버렸다”고 지적했다.
촛불시위 사태 이후 MB정권이 자기반성과 전략 없이 급격히 우경화 됐음을 반성적으로 언급한 것. 
당시 인수위 대변인을 지냈던 이동관 언론문화협력특임대사의 인터뷰도 비슷한 맥락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는 이른바 ‘고소영 인사’와 관련, “고소영이라고 하는 프레임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거기에 해당하는 분이 없지는 않았다”면서도 “문제는 (고소영 인사가 아닌) 상징적인 다른 대칭인사가 있어야 했는데 그런 부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고소영 인사’ 비판을 불식시킬 수 있는 상징적인 인사가 부족했음을 우회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물론 (이명박 정부 5년의 비망록)이 가진 한계도 있다. 이를 테면 명확한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지 않아 논란을 빚고 있는 천안함 사건을 북한의 소행으로 단정한 부분이나 MB정권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근본적인 원인분석이 다소 미흡했다는 지적 등이 그것이다.
공과에 대한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한 점은 인정하지만 50분이라는 시간에 지나치게 많은 내용을 담으려 해 ‘수박 겉핥기 식’ 접근에 그친 것 아니냐는 반론도 나온다. MB정권 5년 동안 이런 다큐멘터리가 나오지 않다가 정권 말기에 나온 것을 곱지 않게 보는 시각도 있다. 

정치에 대한 잘못된 인식·친인척 측근관리 못한 정권은 반드시 실패한다

하지만 인사의 공정성과 친인척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하지 못한 정권,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정권은 반드시 실패한다는 메시지를 참모와 측근들의 입을 통해 전달한 것은 의미 있는 성과로 보인다.

SBS <이명박 정부 5년의 비망록> 화면캡처

이와 관련 (이명박 정부 5년의 비망록)을 담당한 박흥로 SBS 보도제작국 기자는 “MB정권 5년의 공과에 대한 평가가 기록차원에서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그런 차원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면서 “인터뷰 하지 않으려는 MB정부 핵심인사들을 상대로 꾸준히 설득을 하면서 프로그램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박 기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취재를 진행했으며, MB정부의 공과를 최대한 공정하게 담으려 노력했다”면서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내외부 압력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취재 과정에서 이 대통령이 CEO출신이라 그런지 MB정권에서 ‘로열티’가 인사의 주요한 기준으로 작용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소감을 덧붙였다. 
흥미로운 건 (이명박 정부 5년의 비망록)이 출범을 일주일 앞둔 박근혜 정부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5년 전 MB정부 출범 초기 나타났던 혼선이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두고 고스란히 반복되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당선이 됐어도 그게 민주주의의 끝이 아니라 자기를 당선시킨 국민의 목소리를 계속 들어야 한다. 그게 민주주의의 완성이다. 하지만 그게 부족했다 … 한국 자본주의 많이 발전을 했고 성장가도를 계속 달리고 있는데 거기서 나타나는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 여기에 대해서는  수용을 하지 않고, 배려는 못할 만정 탄압을 하면서 국민들과 커다란 전쟁을 5년 동안 치렀던 정부다” (박경신 고려대 교수)
“대다수의 서민들이 국가의 보호영역 바깥으로 밀려나는 그런 일들이 벌어졌던 5년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업과 다른 정부의 영역, 국가의 영역, 정치의 영역에서는 이익만을 가지고 따질 수 없는 즉 어떤 경우는 이익을 희생하더라도 가치를 지켜내야 하는 그런 부분들이 있다. (장덕진 서울대 교수)
“무너진 건 중산층이라는 객관적 지표가 무너진 게 아니고 중산층 귀속의식이 무너진 거죠. 이거는 미완의 과제입니다. 이명박 정부도 해결하지 못하는 거죠. 구조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적극적 방어정책을, 중산층 귀속의식이 무너지는데 대한 적극적인 방어정책을 효과적으로 썼다고 보긴 어렵죠.” (박형준 청와대 사회특별보좌관)
그런 점에서 (이명박 정부 5년의 비망록)은 어쩌면 MB정부 인사들보다 ‘박근혜 정부’에 참여한 그리고 참여할 인사들이 반드시 참고해야 할 프로그램인지도 모른다. MB정권 5년 간 누적된 문제점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것도 ‘박근혜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이기 때문이다.

민동기 기자 | mediagom@mediatoday.co.kr 

2011년 11월 28일 월요일

[사설] 이번엔 벤츠검사, 도덕성 마비된 ‘불감 검찰’인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1-27일자 사설 '[사설] 이번엔 벤츠검사, 도덕성 마비된 ‘불감 검찰’인가'를 퍼왔습니다.
검사가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한테서 벤츠 승용차와 법인카드를 받아 사용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스폰서 검사와 그랜저 검사 사건으로 그렇게 국민적 비난을 받더니 이번에는 벤츠 검사인가.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다.
이번 사건이 검사와 스폰서 관계의 일반적 유형과는 다른 점이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으나 어쨌든 현직 검사로서 그런 대접을 받은 사실은 틀림없어 보인다. 검찰은 그동안 검사들의 비리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이런저런 대책을 내놓는 것으로 위기를 모면했지만 조금 지나면 다시 비슷한 사건이 재발하곤 했다.
지난해 스폰서 검사 사건이 터졌을 때 검찰은 “검사가 스폰서를 두는 건 옛날 얘기이고 요즘엔 다 없어졌다”고 해명했다. ‘피디수첩’을 통해 사건을 처음 폭로한 제보자가 나중에 책까지 펴내성매매 검사들의 실명까지 공개했을 때도 검찰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말로 간단히 넘겨버렸다. 그러나 검사들이 책 내용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삼았다는 얘기는 아직 듣지 못했다. 불과 2년 전 검찰총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스폰서 의혹으로 낙마한 것을 보면 과연 그런 관행이 지금은 없어졌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지난달에도 건설사에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은 지방의 검사장이 사표를 냈는가 하면, 고소인한테서 현금 2800만원과 술접대를 받은 전직 검사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일도 있었다. 검찰의 도덕성이 경찰보다 낫다고 주장할 아무런 근거가 없어 보인다.
한상대 검찰총장이 취임 일성으로 검찰 내부의 적과의 전쟁 등 3대 전쟁을 선언했으나 과거와 달라졌다고 느낄 만한 변화는 드러나는 게 없다. 이국철 에스엘에스그룹 회장이 비망록에서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통해 검찰 고위 간부들에게 로비를 벌였다고 폭로했으나 수사에서 명쾌하게 밝혀진 건 아직 없다. 한 총장 취임 이전 일이긴 하나 과거 그랜저 검사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노골적인 부실수사를 했던 검찰 간부들 역시 아무런 불이익도 받지 않았다.
검찰은 여당마저 불편해할 정도로 편파수사를 펴온 탓에 정치검찰로 지탄받고 있다. 여기에 내부 비리마저 근절하지 못하면 도덕성이 마비된 ‘불감 검찰’이란 별명까지 얻게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