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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18일 화요일

‘부실수사’ 경찰, 포털·언론사에 뒤늦게 자료요청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2-18일자 기사 '‘부실수사’ 경찰, 포털·언론사에 뒤늦게 자료요청'을 퍼왔습니다.
17일, 포털, 언론사 등에 통신자료 제공 요청…16일 로그기록도 확인 안 하고 ‘댓글 증거 없다’ 발표

국정원 직원의 ‘댓글’ 여론조작 의혹 사건에 대한 경찰의 부실수사가 도마에 올랐다. 16일 3차 TV토론 직후 경찰이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포털사이트 업체에 자료요청 하지 않았던 사실이 드러났던 것이다. 경찰은 뒤늦게 미디어오늘을 포함한 각 언론사와 포털사이트에 자료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수사의지에 물음표가 제기되는 것은 물론, ‘졸속’ 브리핑으로 인한 선거개입 논란을 비켜가기 어렵게 됐다.
서울수서경찰서는 17일 미디어오늘에 통신자료 제공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6개 포털 업체들과 32개 언론사에도 같은 내용의 공문이 전달됐다. 13일자로 결재된 이 공문에서 경찰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수사”를 위해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씨의 “웹사이트 가입정보 일체”를 달라고 요청했다. 자료요청 범위는 2012년 1월1일부터 12월13일까지이고, 경찰은 김씨를 “피의자”라고 표현했다. 

수서경찰서 사이버팀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사이트에 가입한 사실이 있는지, 가입 여부와 가입이 됐다면 아이디나 가입일자 (등의 정보)를 요청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포털들은 영장 없이는 가입자 정보를 줄 수 없다고 하고 있고, 언론사들 일부도 그렇게 회신을 하고 있다”며 “전기통신법상 (통신자료제공요청에 응하는 게) 의무가 아니라고 판결이 나서 저희는 요청을 드리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언론사나 포털에 자료요청 공문을) 보낸 날짜는 다 다르다”고 덧붙였다.

서울수서경찰서가 발송한 통신자료제공요청 공문.

경찰은 지난 16일 3차 TV토론 직후 발표한 ‘중간수사’ 브리핑에서 김씨의 컴퓨터를 분석한 결과 “댓글을 단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씨가 컴퓨터를 임의제출한 지 3일만이었다. 김씨가 댓글을 달았다면, 그 기록은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아니라 각 사이트의 로그 기록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도 경찰은 컴퓨터만 분석해놓고 ‘혐의 없음’ 결론을 내린 것이다. 

경향신문도 17일 “서울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김씨의 아이피(IP) 등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윗선(서울지방경찰청)이 오후 11시에 보도자료를 내라’는 지침을 받아 보도자료를 냈다‘고 말했다”며 “경찰이 인터넷 카페 등에 김씨가 악성 댓글을 달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확인했어야 할 포털사이트 로그 기록을 전혀 분석하지 않은 채 수사결과를 발표한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경찰은 김씨의 아이디와 닉네임 등의 자료를 확보하고도 자료요청을 하지 않고 있었다. 자료요청은 물론, 김씨가 이 아이디나 닉네임으로 댓글을 달았는지 여부에 대해 검색조차 하지 않았다. 더구나 경찰은 ‘뚜렷한 혐의가 없다’는 이유로 영장을 청구하지도 않고 있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1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시기상으로 밤 11시에 중간수사 발표를 한 적은 역사상 없었다고 알고 있다”며 “그 내용이 사실 하드 드라이브 내에서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인데 댓글은 하드에 남는 것이 아니라 트위터면 트위터 서버에 있고 포털이면 포털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표 교수는 “(수사를 통해) 아직까지 뭔가 나온 것은 아니라는 것인데 문제는 왜 그 시점에 그런 발표를 했느냐는 것”이라고 경찰의 ‘의도’에 물음표를 제기하기도 했다.

경찰은 17일 오후 진행된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공세가 이어지자 “댓글 작성이 있었을 가능성을 아주 배제할 수는 없”다고 한 발 물러서기도 했다. 김용판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보도자료 배포를) 내가 주로 판단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17일 논평에서 “결국 해당사건을 수사하는 현장 지휘서가 책임지고 판단한 것이 아니라 서울경찰청장의 정치적 판단이 개입돼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부실수사에도 불구하고 경찰청장의 정치적 판단이 개입된 어젯밤 중간 조사결과 발표는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정치적 판단이었음을 다시 한 번 확인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허완 기자 | nina@mediatoday.co.kr  

2012년 10월 25일 목요일

내곡동 특검이 제대로 수사할수록 검찰은 ‘머쓱’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0-24일자 기사 '내곡동 특검이 제대로 수사할수록 검찰은 ‘머쓱’'을 퍼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 다스 회장이 24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수행원들의 경호를 받으며 대기하고 있던 차량으로 걸어가고 있다. 인천공항/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검찰 부실수사 갈수록 요지경
 ‘무늬만 검찰’…서면조사로 귀막고현금 6억 출처 눈감고
이시형씨 소환조사 생략 ‘봐주기’
“신문 포기, 진실규명 기회 잃어”

김백준 ‘볼 필요도 없이’ 각하 처분
부하직원 ‘지시 받았다’ 진술머쓱

특검 발빠른 압수수색 등과 비교
검찰 내부서도 ‘수뇌부 입김’ 의심

이명박 대통령 일가의 서울 내곡동 사저 터 헐값 매입 사건을 수사중인 이광범 특별검사팀이 수사 착수 9일 만인 25일 이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34)씨를 불러 조사한다. 특검팀이 수사를 진행할수록 검찰 수사의 부실이 더욱 도드라지는 모양새다.검찰은 지난 6월 내곡동 땅 매매 명의자인 이시형씨를 서면조사만 하고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이 노골적인 봐주기·눈치보기 수사를 했다’는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것도 바로 이 대목이었다. 이씨에 대한 서면조사는 대통령 아들에게 단순히 ‘편의’를 제공하는 의미가 아니었다. 서면답변을 통해 이씨는 변호인의 도움을 받으며 형사적으로 ‘책잡히지 않을’ 정도의 모범답안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수사 경험이 많은 한 검찰 중견간부는 “수사의 기본은 신문이고, 이 과정에서 피의자에게서 실체적 진실을 끌어낼 수 있는 것”이라며 “그런 기회 자체를 검찰이 포기했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검찰은 이씨를 서면조사만으로 무혐의 처분하면서 “진술 내용이 아귀가 딱 맞아서” 소환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씨의 서면답변 내용만 봐도, 검찰이 자신있게 이씨의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 등을 무혐의로 털어버릴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검찰의 불기소 처분서를 보면, 이씨는 “아버지한테서 ‘사저 부지를 네 명의로 취득했다가 사저 건립 무렵 내 명의로 되파는 것이 좋겠다’는 말을 듣고 이를 승낙”했고, “김세욱(58) 행정관에게 부탁하여 진행”했으며, “부친으로부터 들은 내용에 따라 돈을 마련”했다고 나와 있다. 명의만 빌려줬다고 의심할 만한 부분이다.또 김세욱 전 행정관은 이 대통령의 오랜 ‘집사’인 김백준(72) 전 총무기획관의 직속부하였지만, 검찰은 김 전 기획관에 대해 “살펴볼 필요 없이 범죄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각하 처분을 했다. 최근 특검팀이 저축은행 비리로 구속수감중인 김 전 행정관을 조사해 “김백준 기획관에게서 ‘시형씨의 내곡동 땅 매입 실무를 도와주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진술을 받아낸 것도 검찰을 머쓱하게 만드는 대목이다.이시형씨가 아버지의 지시대로 서울 구의동의 큰아버지 이상은(79)씨 집으로 직접 차를 몰고 가 현금 6억원을 받아왔다는, 비정상적인 자금 수령 경위를 검찰이 알고서도 이 돈의 출처에 의심을 품지 않은 것도, 이상은씨가 운영하는 다스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특검팀의 행보와 극명히 대비된다. 한 검찰 중견간부는 “현금 다발로 돈을 주고받았다고 진술하는데도 출처를 조사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힘든 수사”라고 말했다.검찰 수사가 이처럼 납득하지 못할 상황이 많았기 때문에 검찰 내부에서도 검찰 수뇌부의 ‘입김’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많다. 한 검찰 간부는 “만약 검찰의 무혐의 처분이 수뇌부의 판단이었고 그 판단이 잘못됐다는 점이 특검 수사를 통해 확인된다면 수뇌부가 책임을 져야 하는데, 반성이나 제대로 할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2012년 7월 23일 월요일

검찰 태백비리 부실수사 뒤엔 ‘김병화의 절친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23일자 기사 '검찰 태백비리 부실수사 뒤엔 ‘김병화의 절친들’?'을 퍼왔습니다.

김병화(57·인천지검장) 대법관 후보자


수사무마 로비 어디까지
김 후보 동창들이 경찰로비한 ‘박종기 전 시장 비리’ 사건
검찰이 연달아 영장 반려…경찰쪽 “고위급에 청탁 소문
”오투리조트 건도 개인비리로 기소해 ‘꼬리 자르기’ 비판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의 고향인 강원도 태백을 배경으로 한 비리 사건들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한사코 청탁을 받은 일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수사를 막기 위한 로비에 김 후보자와 가까운 지인들이 개입한 것으로 잇따라 확인됨에 따라 의혹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김 후보자의 초등학교·중학교 동창인 김아무개(57) 태백부시장과 중학교 선배인 브로커 박아무개(61)씨가 함께 수사 무마를 시도한 사건은 박종기 전 태백시장의 뇌물수수 의혹과 오투리조트 비리의혹 사건이다. 강원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010년 2월 박 전 시장의 계좌에서 4억원에 이르는 수상한 자금을 발견해 내사에 착수했다. 김 부시장과 박씨는 곧바로 이철규 전 경기경찰청장을 찾아가 수사를 막아달라며 1천만원을 전달했다. 이와 관련해 이 전 청장은 최근 열린 재판에서 “김 부시장이 막무가내로 두고 간 1천만원을 다음날 우편환으로 돌려줬다”고 주장했다.얼마 동안 이들의 로비는 실패한 것처럼 보였다. 강원경찰청은 수사를 계속했다. 그해 8월 경찰은 박 전 시장의 집과 사무실, 승용차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당시 수사를 지휘한 춘천지검 영월지청 주아무개 검사는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이 충분치 않다”며 법원에 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 보강수사를 벌인 경찰은 2개월 뒤 다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또다시 반려됐다. 경찰 관계자는 “두번째 영장신청 때 검사도 더는 반대하기 어려웠는지 ‘구속영장이 발부되도록 상부에 보고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영장이 청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2년이 지난 뒤인 지난 9일에서야 박 전 시장은 인사 청탁과 관련해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철규 전 청장이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뒤였다.2011년 4월 경찰은 오투리조트 수사에 착수했다. 스키장, 골프장 등을 짓는 오투리조트 사업은 박 전 시장이 2004년부터 추진한 사업이다. 여러차례 설계 변경으로 사업비가 애초 계획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나 태백시 재정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 사업으로, 시공사와 태백시 공무원 사이에 유착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경찰은 오투리조트 건설본부장 정의찬씨의 뇌물수수 의혹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정씨는 박 전 시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이번에도 경찰은 정씨를 구속수사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검찰은 정씨를 불구속 송치할 것을 지시했다. 이 사건 역시 1년 이상 진척이 없었다. 검찰은 지난 5월에서야 회사에 17억원의 손해를 끼치고 4천여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정씨를 구속기소했다. 애초 경찰이 수사하던 것과 똑같은 혐의였다.익명을 요구한 경찰 관계자는 “김 부시장이 검찰 고위 관계자에게 청탁했다는 소문을 나중에 여러 곳에서 들었다”며 “그제서야 ‘그래서 우리 수사가 막혔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춘천지검은 지난 9일 오투리조트 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박 전 시장과 오투리조트 시공사 회장 등 6명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수사가 미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6명 모두 ‘개인비리’로 꼬리를 잘랐다는 비판이다. 구속된 이들이 횡령한 돈을 어디에 썼는지는 밝혀지지 않았고, 박 전 시장 등 정치권과 시공업체와의 커넥션, 관련 로비 여부 등도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태백시 시민단체들은 오투리조트에 대한 전면 재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2012년 6월 22일 금요일

검찰 “군사기밀 아니다”…경찰 ‘무리한 종북몰이’ 드러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22일자 기사 '검찰 “군사기밀 아니다”…경찰 ‘무리한 종북몰이’ 드러나'를 퍼왔습니다.

 “GPS 교란기술을 북 정찰총국에 넘긴 비전향 장기수 간첩을 잡았다”고 경찰이 발표한 사건에 대해 21일 검찰은 이아무개(74)씨 등 2명을 구속기소했지만, 북 공작원의 정체 등은 여전히 밝혀내지 못했다. 공안정국 조성을 위해 당국이 사건 실체를 부풀렸다는 의혹도 그대로 남았다. 지난 6월 초, 보수신문들은 경찰 발표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여 대서특필했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누구나 볼수 있는 팸플릿 수준
”형량 낮은 예비·음모 혐의 기소

문제된 장비 6억원대 고가에다
미 정부 승인 있어야 살 수 있어
검 “실제로 구입할 가능성 낮아”

지난달 30일 경찰이 발표한 이른바 ‘위치정보시스템(GPS) 간첩사건’은 이른바 ‘종북몰이’에 편승하려는 무리한 수사였음이 드러났다. 경찰이 군사기밀이라고 주장했던 자료는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팸플릿 수준에 불과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이런 사실을 확인했으나, 피의자들에게 지령을 내렸다는 북한 공작원의 실체는 여전히 밝혀내지 못했다. 그런데도 검찰은 이를 간첩사건으로 기소해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 간첩 혐의 대폭 후퇴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는 21일 북한 쪽의 지령을 받고 첨단 군사장비를 구입해 북한에 넘기려고 시도한 혐의(국가보안법의 간첩 예비·음모)로 이아무개(74)씨와 김아무개(56)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2011년 7월께 중국 단둥에서 북한 공작원이 이씨에게 군사용 안테나 계측장비인 엔에스아이(NSI) 4.0 등 군사기밀과 관련된 장비 입수를 주문했고, 이씨의 요청을 받은 김씨는 과거 항공사 기술연구소 근무경력이 있는 지인 정아무개(62)씨를 통해 장비 구입을 시도하다 실패했다는 게 검찰의 기소 내용이다.


검찰이 이들에게 적용한 ‘간첩 예비·음모’(2년 이상 징역) 혐의는 앞서 경찰이 지난달 30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밝힌 ‘간첩 목적수행’(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 징역) 혐의에 비하면 크게 후퇴한 것이다. 검찰이 이처럼 대폭 후퇴한 혐의를 적용한 이유는 이씨 등이 수집한 자료를 군사기밀이나 국가기밀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자료가 인터넷 등에서 누구나 구할 수 있는 팸플릿 수준이기 때문에 이씨 등이 실물 장비를 구하기 위한 ‘준비 행위’를 한 것에 불과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은 팸플릿을 입수한 것을 국가기밀 수집의 범죄행위가 완료됐다고 봤는데, 그렇게 보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어서 실물 구입을 시도한 간첩 예비 혐의로 기소했다”고 말했다.

■ 수집한 자료가 뭐길래 (한겨레)는 경찰이 확보했다는 ‘물증’인 전자우편을 입수했다. 이씨와 김씨, 그리고 정씨가 주고받은 이 전자우편을 보면, 정씨는 김씨에게 4차례에 걸쳐 엔에스아이 4.0 등에 대한 자료를 첨부파일로 전달했다. 이 가운데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첨부파일은 엔에스아이 4.0에 대한 자료뿐이었다. 이 자료는 그동안 경찰이 가장 중요한 증거로 꼽아온 것이다. 이 자료는 1쪽짜리 한글파일(hwp)인데, 실제 장비의 모습을 찍은 사진과 재원 정보를 담은 표, 제조사의 중국사무소 주소와 연락처가 담겨 있다. 이 자료들은 모두 장비 제조사인 니어필드시스템사의 인터넷 누리집(홈페이지)에 공개된 것들로 확인됐다.이밖에도 정씨는 김씨에게 ‘스텔스’, ‘에스에이치(SH)-2’, ‘조종사 헬멧’ 등 군사장비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제목을 단 파일을 전달했다. 이 파일들은 다운로드 기간이 지나 내용을 확인할 수 없지만, 파일 용량이 작아 엔에스아이 4.0에 대한 자료와 비슷한 수준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앞서 경찰이 이런 자료들의 군사기밀성 검토를 의뢰한 군 전문가 2명 모두 에 ‘군사기밀 여부를 따질 만한 수준의 자료가 아니었다’고 밝혔지만, 경찰은 군사기밀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이씨 등이 수집한 자료가 인터넷에서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자료인 것으로 드러나 망신을 사게 됐다.

■ 실물 구입할 능력 있었나 검찰은 이씨 등이 실물을 구입하기 위해 이런 자료들을 수집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엔에스아이 4.0의 경우만 보더라도 실제로 이들이 실물을 구입할 개연성은 매우 낮다.엔에스아이 4.0은 미국 니어필드시스템사가 제작하는 안테나 성능 점검 장비다. 시가 6억원 상당의 고가인 이 제품은 군 전용으로 지정된 물품은 아니지만, 미국 상무부의 승인 없이는 살 수 없다. 니어필드시스템사 제품의 한국 배급을 맡고 있는 업체 관계자는 “본사에서 수출할 때 미 상무부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지 매번 확인한다”며 “어느 나라에 가는 것인지, 고객이 누구인지 알아야 판매가 가능한 제품이라 개인이 구매하긴 힘들다”고 밝혔다. 구입을 하더라도 본사에서 직원들이 현지로 와 직접 설치해주는 장비다.김씨와 정씨가 주고받은 전자우편에는 이 물건을 왜 구입하려 하는지, 실제로 북한에 넘기려 했는지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다. 이들이 엔에스아이 4.0이 어떤 장비인지 제대로 알았는지도 의문이다. 자료수집을 담당한 정씨는 이 장비의 이름조차 제대로 알지 못해 전자우편에 ‘엔시아이(NCI) 4.0’이라고 표기하기도 했다.구속된 김씨와 이씨는 주로 북한과 농산물 등을 거래하는 사업을 해온 사람들로 무기거래나 군수업 등과는 거리가 멀다. 직접 자료를 수집한 정씨는 항공사 기술연구소에서 일하다 벤처기업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2004년 자신의 회사가 인수합병당한 뒤 8년째 사실상 실업 상태다. 검찰 관계자도 “실물 구입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간첩 예비·음모로 기소했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실행될 가능성이 낮은 행위를 예비·음모한 것만으로 처벌을 받아야 하느냐는 논란도 예상된다.

■ 공안몰이 재미만 본 부실수사 경찰이 처음 이 사건을 발표할 때 대다수 언론은 이씨가 ‘비전향 장기수’ 출신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정치권에서 종북 논란이 한창일 때였다. 여러 보수언론은 비전향 장기수 출신에게 대북무역을 허용한 과거 정부를 비판했고, 비전향 장기수 출신들을 싸잡아 ‘언제든 간첩으로 돌아설 수 있는 인물’로 비난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이씨는 1988년에 ‘사상전향서’를 쓴 것으로 드러났다.이씨 등이 수집했다는 군사기밀을 두고도 온갖 억측과 과장이 난무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들이 수집한 위치정보시스템 관련 기술이 북한에 넘어가 지난 4월 수도권 위치정보시스템 교란 공격에 쓰였을 것처럼 보도했다. 엔에스아이 4.0 기술이 넘어갔다면 북한의 로켓실험이 성공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경찰의 부실수사와 보수언론의 허위·과장보도가 만나 공안몰이만 벌인 셈이다.

정환봉 유신재 기자 bonge@hani.co.kr

2012년 6월 18일 월요일

검찰 '부실수사 3탄'설에 신명 강력 반발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2-06-18일자 기사 '검찰 '부실수사 3탄'설에 신명 강력 반발'을 퍼왔습니다.
검찰 "김경준 기획입국, 가짜편지 아니고 배후도 없다"

'김경준 기획입국' 가짜편지를 수사해온 검찰이 ‘문제의 편지는 가짜 편지가 아니며 배후도 없다’고 잠정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자, 가짜편지를 대필했던 신명씨가 검찰이 진실을 은폐하려 하고 있다고 강력 반발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신명씨는 17일 언론사들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은진수 전 위원이 만든 편지가 윗선 누군가에게 전달됐고, 이 대통령 손위 동서 신기옥씨, 김병진 전 이 대통령 후보 상임특보, 양아버지라고 생각했던 양승덕씨를 거쳐 나에게 왔다"며 "2007년 11월9일 양씨가 타자로 친 원본 편지를 건네면서 내게 자필로 쓰고 형인 신경화씨의 서명을 넣으라고 지시했다"며 검찰의 잠정결론을 전면 부인했다.

신씨는 또 자신이 미국 구치소에 있는 형 신경화씨와 상의 끝에 가짜편지를 작성했다는 검찰 잠정결론에 대해서도 "은 전 위원이 만든 지시서를 베끼라 해서 베꼈을 뿐 형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었다"며 "구치소에 갇혀 있는 사람과 현실적으로 그런 내용을 상의한다는 것이 가능한가"라고 반문했다.

신씨는 또 "형이 한국에 송환되기 전인 2007년 10월초 양씨가 '미국에 형과 전화 통화가 되면 김경준에게 입국하지 말라고 전달 할 수 있느냐'고 부탁한 적이 있다"며 "양씨는 대선이 끝나고 '줄 잘섰다'고 표현한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신씨는 "양씨는 대선 후 최시중 전 위원장과 이상득 전 의원이 모든 것을 컨트롤하고 있다고 내게 귀띔했다"며 "양씨는 형인 경화씨가 문제의 편지를 쓴 것처럼 진술하면 모든 것을 원상복귀 시켜주겠다고 설득했다"며 거듭 최 전 위원장과 이 전 의원이 배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가짜편지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이중희)는 ‘문제의 편지는 가짜 편지가 아니며 배후도 없다’고 잠정결론을 내리고, 이르면 이달 내로 이 같은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어서 내곡동 사저, 민간인 불법사찰 재수사에 이어 또다시 '부실수사 3탄' 의혹에 휘말릴 전망이다.

검찰은 이번 수사에서 문제의 편지가 ‘신명 씨(51)→양승덕 경희대 관광대학원 행정실장(59)→김병진 두원공대 총장(66·당시 이명박 후보 상임특보)→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51)→홍준표 전 새누리당 의원(58)’에게 전달된 과정을 밝혀냈다.

그러나 검찰은 또 문제의 편지가 신명 씨가 형 신경화 씨의 말을 듣고 쓴 ‘대필 편지’일 수는 있어도 ‘조작해 만들어 낸 가짜’는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승덕씨가 가져온 편지를 대필했다는 신명씨 주장은 일방적 주장일뿐이라는 것.

또한 검찰은 또 신명 씨가 주장한 배후설에 대해서도 ‘배후는 없다’는 쪽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은 이같은 결론을 내리는 과정에 이상득 전 의원이나 최시중 전 위원장, 이명박 대통령의 손윗동서 신기옥씨는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검찰의 BBK 잠정수사 결과에 대해 민주통합당은 "그럴 줄 알았다"며 국정조사를 단단히 벼르고 있고, 새누리당도 더이상 국정조사를 기피할 명분이 없다는 쪽으로 당내 기류가 흐르고 있어 정권말 검찰이 스스로 검찰개혁을 자초하는 양상이다.

이영섭 기자

2012년 6월 14일 목요일

청와대, 언론사에 전화 걸어 “참여정부 불법사찰도 다뤄달라”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6-14일자 기사 '청와대, 언론사에 전화 걸어 “참여정부 불법사찰도 다뤄달라”'를 퍼왔습니다.
[아침신문솎아보기] 윗선은 없다? 부실 수사 논란에, 청와대 사전 유출 의혹도

‘설마’했더니 ‘역시나’였다. 검찰의 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재수사를 두고 하는 말이다. 검찰은 대규모 수사 인력을 투입해 3개월 동안 수사를 했음에도 숱하게 제기됐던 ‘윗선’ 개입 의혹을 밝혀내지 못했다. 검찰의 ‘실력’이 드러남에 따라 정치권과 사찰 피해자들은 국정조사와 특검 도입을 주장하고 나서 파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가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직전 일부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참여정부도 민간인을 사찰한 게 나올 테니 균형 있게 다뤄달라”며 ‘물타기’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왔다. 검찰의 수사 결과를 미리 보고받고 언론사의 논조에 개입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신문의 논조나 방향은 크게 엇갈렸다. 겉으로 보기에는 모든 신문이 검찰의 부실수사를 비판했지만, ‘속내’는 달랐다는 이야기다.
다음은 6월14일자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들이다.
경향신문 (“노 정부 사례 나올 것 비중 있게 다뤄달라”)
국민일보 (대법원정 국정원장 재벌 총수도 사찰)
동아일보 (문제는 경제야! 더 큰 문제는 정치야!!)
서울신문 (3개월 재수사…“몸통은 총리실 차장”)
세계일보 (중 ‘엿가락 장성’ 공식 문건 확인)
조선일보 (미 ‘한미연합사 해체 백지화’ 제안)
중앙일보 (스페인을 봐라, 우리만 당했다)
한겨레 (윗선 없다니…검찰은 없다)
한국일보 (3개월 재수사…밝혀낸 게 없다)

“윗선은 없었다”?…검찰은 없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 부장검사)은 13일 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 재수사결과 발표에서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과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차장이 불법사찰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이 정식 보고라인이 아닌 ‘비선’을 통해 별도로 보고를 받는 등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을 지휘·감독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검찰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불법사찰과 증거인멸 과정에 개입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 한겨레 14일자 1면

부실수사 논란은 500건의 사찰 중 불과 3건만 기소한 데서 단적으로 제기된다. 검찰은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전방위적으로 사찰을 벌였다고 밝혔다. 사찰 대상에는 이용훈 대법원장을 비롯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박원순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송영길 인천시장, 민주통합당 이석현 양승조 의원, 백원우 전 의원, 윤석만 전 포스코 회장 등이 포함됐다.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과 홍문표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현 새누리당 의원), 엄기영 전 MBC 사장 등도 사찰 대상에 올랐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검찰은 정정길 전 대통령실장과 임태희 대통령실장에게서 간단한 서면 답변서를 받고 수사를 끝냈고,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관봉 5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의 당사자인 장석명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의 집이나 사무실을 압수수색 조차 하지 않았다. 또 핵심 피의자인 진경락 전 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참고인 신분이라 본인이 출석을 거부하면 소환이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 하며 사실상 수사 의지가 없음을 드러냈다.
특히 “VIP(대통령)께 일심으로 충성하는 별도의 ‘비선’을 통해 총괄 지휘해야 한다”며 “VIP보고는 지원관실→BH(청와대) 비선→VIP(또는 대통령실장)로 한다”는 내용이 명시된 ‘지원관실 업무추진 지휘체계’ 문건에 대해서 검찰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또 장진수 전 주무관이나 진경락 전 과장 등에 의해 ‘VIP’가 언급된 것으로 알려진 것만 여러 차례다. 게다가 이미 장 전 주무관이 지난해 열린 징계위원회에서 이 같은 증언을 한 사실에 기초하면,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건 ‘억지’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 조선일보 14일자 3면

검찰 관계자는 “500건을 전수 조사했지만 대다수가 적법한 감찰이었거나, 단순 동향파악 수준에 불과해 사법처리하기 어려웠다”며 “불법사찰 자체를 형사적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민간인 사찰 방지법’ 제정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공을 정치권에 떠넘긴 셈이다.


검찰은 또 “과거 정부의 국무총리실 조사심의관실도 현 정부의 공직윤리지원관실과 유사하게 정치인과 순수 민간인 등에 대한 동향 및 비위를 파악, 청와대에 보고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혀 ‘참여정부도 했다’는 청와대와 여당의 주장을 ‘뒷받침’ 하기도 했다. 공무원 비위 감찰과 민간인 불법사찰을 섞어 ‘물타기’한 대목이다.


민주당은 즉각 검찰을 강하게 성토했다. 민주당 MB-새누리당 부정부패청산국민위원회(위원장 박영선)는 “청와대가 불법사찰 문제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음을 보여 주는 증거들은 원숭이한테 검사복을 입혀 놔도 충분히 알 수 있을 만큼 쏟아졌다”며 원색적으로 검찰을 비판했다. 박영선 위원장은 “심부름센터에 의뢰해도 검찰 수사보다 낫다”며 “법무장관은 청와대 개인 변호사로, 검찰은 정권의 시녀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정조사 요구서를 곧 국회에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국정조사는 정치공세로 변할 우려가 있다’며 특검을 통한 재수사를 주장했다. 김영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검찰의 수사 결과를 수용하지만 국민적 의혹 해소에 미흡한 점이 있다면 특검을 검토해볼 수 있다”며 “국정조사까지는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 대통령 선거만 넘겨보자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곧 ‘민간인 사찰 방지법’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미 민간인 사찰은 불법인데 ‘불법 방지법’을 내겠다는 이야기다.


청와대는 단 두 줄짜리 서면브리핑을 내보내는 것으로 반응했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직권 남용 등에 청와대에 근무했던 사람들이 관련됐다는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한 심정이다. 청와대는 이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더욱 각별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한겨레 14일자 2면 만평.

청와대 언론사에 전화…“참여정부 불법사찰도 다뤄달라”
이런 가운데 청와대가 이날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직전 일부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현 정부뿐 아니라) 참여정부도 민간인을 사찰한 게 나올 테니 (현 정권의 불법사찰 내용과) 균형 있게 다뤄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신문 1면 머리기사 보도다. 이에 따르면 복수의 언론사 관계자는 “이날 오전 수사결과 발표 내용을 미리 파악한 청와대 언론 담당자들이 ‘과거 정부의 직권남용 사례가 발표될 것’이라며 ‘이를 (현 정부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례와) 비슷한 비중으로 다뤄줄 수 있느냐’고 요청해왔다”고 말했다. ‘물타기’일 뿐만 아니라 언론에 대한 ‘간섭’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한 기자는 “정치부장이나 국장, 사장급에서 연락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고, 다른 언론사의 한 기자는 “회사에서 ‘청와대 부탁이 있으니 참여정부의 불법사찰 사례도 잘 챙겨봐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고 경향신문은 전했다.

▲ 경향신문 6월14일자 1면

관심을 끄는 건 청와대가 검찰의 수사결과를 미리 보고받았는지 여부다. 검찰은 이날 오후 1시에 각 언론사에 수사결과 자료를 배포했다. 검찰청 출입기자들은 수사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수사결과가 사전에 청와대에 유출된 것 아니냐”, “검찰이 미리 법무부에 자료를 주었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 기자는 “청와대 언론 담당자들이 오전에 과거 정부의 직권남용 사례와 관련한 자료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 대검찰청이 (청와대에) 미리 보낸 것이냐”고 따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법무부에는 자료를 보내지 않았고, 대검에만 미리 보고했다”며 “대검에 보고한 자료가 법무부를 거쳐 청와대에 전달됐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실제 검찰의 이날 수사결과 발표에는 ‘과거 정부 시절 직권남용 사례’라는 항목으로 노무현 정부의 국무총리실 조사심의관실이 민간인 동향을 파악해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전에 보고를 받았다는 이야기는 전혀 들은 바 없다”고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청와대

경향은 이어 “검찰은 참여정부의 민간인 사찰은 특별수사팀의 수사 본류와는 거리가 있는 사건인데도 불구하고 이날 함께 자료를 배포했다”고 지적했다. 4면에서 이어진 기사에서 이 신문은 “참여정부 시절 직권남용 사례 중 상당수는 공직자를 감찰하는 통상적인 활동 범위 안에 들어가는 부분”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불법 사찰과는 행위 자체가 다르다. 이날 발표의 순수성을 의심받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부실수사’ 비판 한 목소리…‘속내’는 다르다?
신문들은 검찰의 부실수사를 일제히 비판했지만, ‘속내’는 조금씩 달랐다. 눈에 띄는 건 동아일보였다. 동아일보는 1면 관련기사 제목을 (이용훈 이건희도 동향파악)으로 뽑고,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를 충실히 전했다. 초점이 검찰의 ‘부실 수사’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 신문은 2면 관련 기사에서 부실수사 비난이 거세다는 내용을 보도하면서 ‘노무현 정부 때도 불법사찰’이라는 단락을 맨 마지막에 집어넣기도 했다.

▲ 동아일보 14일자 1면

서울신문은 사설에서 “검찰은 국민적 비난과 비판을 받아 마땅할 것”이라고 비판했고, 세계일보는 “모든 사찰이나 정보는 ‘사용자’에게 보고된다”며 “일개 차관급이 위험천만한 불법 사찰정보의 사용자일 수는 없다. 소가 웃는다”고 성토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며 “특검이든 국정조사든 검찰의 은폐·축소 책임도 철저히 따져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종구 논설위원은 칼럼에서 “진실을 밝혀내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나 면구스러움은커녕 보스를 무사히 보호했다는 안도감, 의리를 지켰다는 으쓱거림만 물씬 전해 온다”며 “개를 나무라 봤자 헛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검찰은 도대체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여기기에 이런 수사결과를 내놓는가”라며 “이런 수사결과를 보면 검찰이 재수사를 시작할 때부터 넘어서는 안될 선을 스스로 그어놨던 게 아닌가 여겨진다”고 꼬집었다. 
경향신문은 권재진 법무부장관과 한상대 검찰총장을 국회 증언대에 세워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신문은 사설에서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 수사요, 총체적인 부실 수사”라며 “권재진 장관과 한상대 검찰총장은 이러한 수사결과를 믿으라는 것인가”라고 힐난했다. 이어 “국회는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열어 뻔뻔하고 무능한 두 사람을 증언대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 서울신문 14일자 3면

▲ 한국일보 14일자 3면

이른바 ‘보수신문’들도 사설을 통해 검찰의 수사를 비판했지만, 방향과 ‘톤’은 달랐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이번 사건은 총리실 부속 기관이 사법부 대표인 대법원장까지 뒷조사를 했던 국기 문란 사건”이라며 “그런데도 검찰의 1차 수사는 국민에게 낙제점을 받았다. 90일간의 2차 수사도 국민 불신만 키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이 신문은 “이런 검찰이 지키는 나라가 안전할 수 있을까”라는 말로 사설을 마무리 지었다. 책임 추궁도 없었고, 그래서 어떻게 ‘국민 불신’을 해결해야 한다고 보는지 언급도 없었다.
앞서 1면에서 (이용훈 이건희도 동향파악)이라는 제목으로 관련 소식을 전했던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검찰의 수사 의지가 의심스럽다”거나 “제대로 된 수사라고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현행법으로 도청과 불법 계좌추적은 처벌할 수 있지만 사찰은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 한 처벌하기 어렵다”며 “‘불법 사찰 방지법’ 제정이 필요한 이유”라고 언급한 부분이다. 이 같은 ‘대책’은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이 제안한 이후 새누리당의 ‘당론’으로 굳어진 상황이다. 이 신문은 검찰의 부실수사를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그에 대한 책임을 묻거나 진실 규명을 위한 방안을 언급하지 않았다. ‘물 비판’에 가깝다는 이야기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수사 결과는 물론 그 과정에서도 국민 기대에 부응하려는 결연함을 찾기 힘들다”며 “비상한 수단을 통해서라도 의혹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가려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특검 수사는 실체적 진실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밝힐 수 있는 길”이라며 “특검에서도 진상이 밝혀지지 않을 때 국정조사 등 다른 방법을 찾는 게 순리”라고 주장했다. 특검을 통한 재수사라는 새누리당 입장에 힘을 실어준 대목이다.

허완 기자 | nina@mediatoday.co.kr  

2012년 3월 19일 월요일

피해자에 사과조차 않는 ‘괴물’정부 이젠 청산해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3-18일자 기사 '피해자에 사과조차 않는 ‘괴물’정부 이젠 청산해야'를 퍼왔습니다.

민간인 사찰 의혹 확산 사찰 피해자 김종익씨
부실수사 지휘했던 검찰이 되레 수사 받아야 할 상황”

민간인 사찰 피해자 김종익씨

김종익(사진·전 케이비(KB) 한마음 대표)씨가 용기를 내지 않았다면,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실은 그냥 묻혀버렸을지도 모른다. 이 사건을 검찰이 재수사한다는 결정이 알려진 뒤인 18일 김씨는 와의 통화에서 “우울하게 지내면 사찰을 기획한 세력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 같아 예전처럼 잘 지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먼저 자신을 불법사찰한 정권과, 이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검찰을 비판했다. 그는 “국무총리실 같은 국정 최고기관이 민간인을 협박하고 생계수단을 빼앗는 불법행위를 한 것이 세상에 알려졌을 때 사회적 파장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검찰이 재수사를 하기로 한 만큼 이번에는 “불법사찰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무엇인지를 철저하게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1차 수사 결과에 크게 낙담하고 실망한 탓인지, 김씨는 검찰의 재수사를 신뢰하지 않는 듯했다. 그는 “앞서 부실수사를 지휘했던 사람들이 검찰 수뇌부에 자리잡고 있는데 재수사가 제대로 될 것인지, 국민들이 그 결과를 받아들일지 의문”이라며 “장진수 전 주무관이 폭로한 수준에서 수사가 봉합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장씨의 말을 들어보면 수사 과정에서 검찰도 증거인멸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검찰이 수사를 할 것이 아니라 수사를 받아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재수사와 별개로, 불법사찰의 피해자인 자신에게 사과조차 하지 않는 정부에 대해서도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민간인 사찰을 주도한 이인규씨에게는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위로금을 주고 원충연씨는 형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복직해 업무를 보고 있다”며 “부도덕한 이들에게 관대하고, 나 같은 피해자에게는 사과조차 하지 않는 이명박 정부는 몰상식한 정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이 입은 불법사찰의 피해에 대해 국가의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낸 김씨는, 소송에서 이길 경우 사찰을 진행한 당사자들에게 국가가 구상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그는 “(구상권 행사 여부는)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국가가 민간인을 사찰하는 끔찍한 일이 반복될 것인지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피해자로서 나의 분노와 복수심 때문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위한 청산 작업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를 두고 김씨는 “정부가 공정한 조정자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권의 이익을 위해 움직여 왔다”며 “이 정부가 1987년 이전 체제를 지향한 나머지 역사가 퇴행을 거듭해 왔는데, 앞으로 이런 ‘괴물 정권’이 한국 사회에 또다시 출현하지 않도록 사회 구성원들이 다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2011년 12월 9일 금요일

청와대까지 번진 ‘선관위 테러’ 의혹, 몸통 떨고 있나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1-12-09일자 기사 '청와대까지 번진 ‘선관위 테러’ 의혹, 몸통 떨고 있나'를 퍼왔습니다.
[뉴스분석] ‘조현오 경찰’, 꼬리 자르기 부실수사…윗선개입 의혹, 서둘러 진화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를 돕는 것이 최구식 의원을 돕는 길이라고 생각했다.…젊은층 투표율이 선거에 영향을 많이 줄 것으로 보고 투표소를 못 찾게 하면 투표율이 떨어지지 않겠나 생각했다.”
서울시장 ‘선거 방해’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한나라당 홍보기획본부장 수행비서 출신 공아무개씨가 경찰에 진술한 내용이다. 10월 26일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자행됐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박원순 선거캠프 ‘홈페이지 테러’ 사건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의 목적은 ‘젊은층 투표율을 떨어뜨리기’,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돕기’ 등이라는 얘기다. 핵심은 누가 뭐래도 이번 사건의 배후, 진짜 ‘몸통’을 찾는 일이다. 경찰은 예상대로 꼬리 자르기 부실수사 결과를 내놓았다. 12월 9일 오후 공씨의 '단독범행'이라는 내용의 수사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이 처음 불거졌을 때 정치권 안팎의 많은 인사가 경찰 수사를 예견했다.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수행비서가 주도한 단독범행인 것처럼 결론을 내리고 윗선은 없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러한 예측은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언론은 12월 8일 오후 ‘속보’라는 타이틀까지 달면서 공씨가 단독범행을 자백했다는 경찰 주장을 전했다.


©CBS노컷뉴스

그러나 한나라당 홍보기획본부장 수행비서 한 명이 윗선의 지시 없이 수억 원의 비용이 소요될 수 있고, 최고 10년형에 이를 정도의 사법적 처벌을 피하기 어려운 ‘중범죄’를 술자리 말장난처럼 추진하고 실행에 옮겼다는 ‘소설 같은 얘기’를 믿을 사람들은 거의 없다.
검찰이 대규모 수사팀을 구성해 경찰 수사를 사실상 재수사하겠다는 전하는 것도 여론의 흐름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현오 경찰’은 검경수사권 조정이라는 조직의 중차대한 문제의 방향타가 될 수도 있었던 이번 수사를 예상대로(?) 꼬리 자르기 부실수사로 결론을 내리면서 스스로 궁지에 몰렸다.
경찰이 윗선 개입 의혹을 서둘러 진화한다고 논란이 가라앉는 것은 아니다. 경찰 발표는 한나라당도 수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실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공씨의 입에 의존한 결과 발표는 근본적인 한계를 담고 있다.
게다가 ‘선관위 테러’ 사건을 풀어줄 중요한 열쇠인 10월 25일 저녁 술자리에 박희태 국회의장 김아무개 비서는 물론 청와대 박아무개 행정관도 있었던 게 드러났다. 경찰은 청와대 박아무개 행정관을 소환해 조사했다. 박 행정관은 박희태 국회의장실 김아무개 비서 등과 저녁 자리에 동석했으며 김 비서는 자리를 마친 이후 강남 룸살롱으로 공 비서를 불러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행정관은 강남 룸살롱에는 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저녁 술자리에서 선관위 테러 문제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지 여부 등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 홍보기획본부장 수행비서가  강남 룸살롱 자리에서 박희태 국회의장 비서에게 ‘선관위 테러’ 문제를 상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문은 증폭되고 있다.


한겨레 12월 9일자 6면.

10월 25일부터 10월 26일 새벽까지 이어진 저녁 자리와 강남 룸살롱 자리 등에 청와대 행정관(룸살롱은 가지 않았다고 주장), 박희태 국회의장 비서, 한나라당 홍보기획본부장 수행비서 등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난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박희태 국회의장 비서와 한나라당 홍보기획본부장 수행비서가 사건이 불거진 이후 사표를 제출했다고는 하지만 사건 당시 그들의 직책은 엄연히 국회의장 비서와 한나라당 홍보기획본부장 수행비서였다.
경찰은 적당한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지만, 검찰 수사도 예고돼 있고, 국회 국정조사나 특별검사제 도입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조선일보는 12월 9일자 사설에서 “해결책은 하나뿐이다. 야권이 요구하는 방식에 따라 이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는 것이다. 여당은 야당이 요구하는 국정조사와 특검을 받겠다고 신속하게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의 ‘진짜 몸통’을 찾는 작업은 이제 시작인 셈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조승수 의원은 “경찰은 사건의 몸통인 '윗선 개입'에 대한 단서를 찾지 못하고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해 또 한 번 무능함을 증명했다. 이 건은 결국 경찰이 여전히 '정권의 시녀'이자 '검찰의 도우미'라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2011년 11월 28일 월요일

[사설] 이번엔 벤츠검사, 도덕성 마비된 ‘불감 검찰’인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1-27일자 사설 '[사설] 이번엔 벤츠검사, 도덕성 마비된 ‘불감 검찰’인가'를 퍼왔습니다.
검사가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한테서 벤츠 승용차와 법인카드를 받아 사용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스폰서 검사와 그랜저 검사 사건으로 그렇게 국민적 비난을 받더니 이번에는 벤츠 검사인가.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다.
이번 사건이 검사와 스폰서 관계의 일반적 유형과는 다른 점이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으나 어쨌든 현직 검사로서 그런 대접을 받은 사실은 틀림없어 보인다. 검찰은 그동안 검사들의 비리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이런저런 대책을 내놓는 것으로 위기를 모면했지만 조금 지나면 다시 비슷한 사건이 재발하곤 했다.
지난해 스폰서 검사 사건이 터졌을 때 검찰은 “검사가 스폰서를 두는 건 옛날 얘기이고 요즘엔 다 없어졌다”고 해명했다. ‘피디수첩’을 통해 사건을 처음 폭로한 제보자가 나중에 책까지 펴내성매매 검사들의 실명까지 공개했을 때도 검찰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말로 간단히 넘겨버렸다. 그러나 검사들이 책 내용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삼았다는 얘기는 아직 듣지 못했다. 불과 2년 전 검찰총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스폰서 의혹으로 낙마한 것을 보면 과연 그런 관행이 지금은 없어졌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지난달에도 건설사에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은 지방의 검사장이 사표를 냈는가 하면, 고소인한테서 현금 2800만원과 술접대를 받은 전직 검사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일도 있었다. 검찰의 도덕성이 경찰보다 낫다고 주장할 아무런 근거가 없어 보인다.
한상대 검찰총장이 취임 일성으로 검찰 내부의 적과의 전쟁 등 3대 전쟁을 선언했으나 과거와 달라졌다고 느낄 만한 변화는 드러나는 게 없다. 이국철 에스엘에스그룹 회장이 비망록에서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통해 검찰 고위 간부들에게 로비를 벌였다고 폭로했으나 수사에서 명쾌하게 밝혀진 건 아직 없다. 한 총장 취임 이전 일이긴 하나 과거 그랜저 검사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노골적인 부실수사를 했던 검찰 간부들 역시 아무런 불이익도 받지 않았다.
검찰은 여당마저 불편해할 정도로 편파수사를 펴온 탓에 정치검찰로 지탄받고 있다. 여기에 내부 비리마저 근절하지 못하면 도덕성이 마비된 ‘불감 검찰’이란 별명까지 얻게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