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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18일 월요일

“디도스, 박희태 4급 보좌-나경원 보좌 2명 연루 정황”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6-18일자 기사 '“디도스, 박희태 4급 보좌-나경원 보좌 2명 연루 정황”'을 퍼왔습니다.
(나꼼수) 증언특집…“5일전 사전답사, 1천만원 돈거래”

10.26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 ‘나는 꼼수다’는 14회 방송에서 새누리당 나경원 전 의원의 보좌관 2명이 연루됐을 정황들을 검찰이 알고 있으나 전혀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며 관련자의 증언을 공개했다. 또 1차 술자리 모임에 참석했으나 수사에 포함되지 않았던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4급 보좌관에 대한 증언도 전했다. 

아울러 ‘나꼼수’는 특검의 본래 목적인 윗선 개입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내부 공모 등에 대한 수사가 아닌 도박사이트 관련 내용을 집중 추궁하면서 20대 몇 명에게 뒤집어씌우려는 정황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들을 변호해주려는 민변의 민병덕 변호사는 나경원 전 의원 관련 질문을 하려는 공판 현장에서 해임되는 황당한 일을 당하기도 했다. 

김어준 총수는 16일 업로드한 ‘나꼼수-봉주 14회’에서 이번 사건은 “20대들이 우발적으로 한 게 아니라 5일전에 미리 접속했다”며 “접속 1~2분 사이 돈이 오간 정황이 나왔다”고 말했다. 

20대 공격팀들이 지난해 10.26 재보선 5일 전인 10월 20일 오후 6시 9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접속한 기록이 검찰의 수사기록(8857페이지 분량)에 나온다는 것이다. 

공격팀의 접속 바로 1분 전인 오후 6시 8분에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전 비서 김태경씨가 최구식 전 의원의 전 비서 공현민씨에게 전화를 했다고 한다. 

이어 공격팀의 선관위 사전 답사 후 2분 뒤인 오후 6시 11분에 김태경씨가 공현민씨를 거쳐 20대 공격팀에게 1000만원을 건넨 기록이 있다고 나꼼수 팀은 설명했다. 

또 당시 함께 디도스 공격을 당했던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홈페이지 ‘원순닷컴’도 3일 전인 10월 23일 12번이나 접속한 기록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앞서 ‘봉주 3회’에서 밝혔던 디도스 1차 술자리에 참석했지만 검찰의 수사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4급 보좌관에 대해서도 폭로했다. 4급 보좌관의 개입이 드러날 경우 20대들의 우발적인 충동적인 사고라는 검찰의 수사결과에 신빙성이 떨어지고 윗선 개입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나꼼수팀의 주장이다. “사건을 움직인 주범으로 사건이 터지자 박희태 전 국회의장실에서 다른 곳으로 보직을 바꿨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이에 대한 근거로 김어준 총수는 “사건 초기 선관위에서 벌어진 일이 디도스만으로 가능하다고 MBC 등 언론 인터뷰를 한 민간 전문가가 있었다”며 “이 4급 보좌관이 언론 출연을 섭외하고 권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이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민간 전문가가 2012년 6월 2일 새벽 1시 12분에 자신의 트위터에 “시사매거진 2580에 출연한 것은 4급 보좌관이 지시해서 인터뷰한 것이고 선관위 디도스는 나꼼수 주장이 다 맞고 페이지 디도스는 없는 것입니다. 대국민 사과드립니다”라고 썼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한 보좌진이 2011년 12월 27일 보좌진들 모임에 합석한 검찰 직원이 이 4급 보좌관을 거명했다고 ‘나꼼수’에 직접 출연해 증언했다. 

이 보좌진은 “디도스 얘기가 나오다가 검찰이 이 4급 보좌관의 실명을 거론했다”며 “자료를 가지고 있었다. 술자리가 끝나고 직접 봤다”고 밝혔다. 그는 “핸드폰에 검찰에서 갖고 다니는 자료가 넘버 1~넘버 10까지 있었는데 넘버 3에 그 사람이 이름이 있었다”고 말했다. 

20대 공격팀을 변호했던 민변의 민병덕 변호사도 직접 출연해 “나경원 전 의원의 보좌관들에 대해 물을 차례였던 법정 현장에서 해임됐다”며 “20대 공격팀인 강해진, 황충호, 김강석씨가 큰 압박을 받고 있었다”고 밝혔다. 

민 변호사는 “특검이 윗선이나 선관위 내부 공모를 밝히는 것이 진정한 목적이었는데 강해진씨 누나나 친구들을 진주에서 불러올려 추가로 도박 사이트를 이용해 다른 범죄 행위를 했는지 여부를 계속 밝히는 일들을 했다”며 “주변 사람들을 계속 구속시키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민 변호사는 “‘내가 독박 쓰게 생겼다’는 언급 등 밖에서 윗선 개입 관련된 정보들을 주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검찰이 이들을 도박사이트 관련으로 묶어 세우려고 한 것 같다”고 의구심을 보였다. 

그는 “윗선개입을 증명할 USB 확보해 폭로했었던 대한예수교장로회 소속 김성호 목사를 지적하며 만나서 쓸데없는 얘기하면 도박사이트 관련해서 구속시키겠다는 얘기를 (검찰이) 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관련기사)

민 변호사는 “강해진이 ‘윗선 개입과 관련해서는 한번도 안물어보더라. 기존 도박 사이트에 대해서만 물어보더라고요’ 라고 말했다”면서 “황충호도 대체로 똑같은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강해진의 누나가 임신 8개월 상태였는데 불러 올려서 10시간 가까이 조사를 했다”며 “처음에 못 온다니까 강해진의 신변 관련 얘기, 즉 구속시킬 수 있다고 해서 올라왔다”고 말했다.

또 민 변호사는 “김강석은 사이버테러를 실행했던 사람인데, ‘이름 석자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사람이 누구냐’ 했더니 강해진이 ‘최구식은 아니겠지, 그 위에 아니겠나, 그러니 안심해’라고 하면서 직원을 안심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강해진이 공현민의 친구이자 자기 회사 직원인 차대현에게 들었다”며 “공현민이 차대현한테 나경원 전 의원의 보좌관 얘기를 해서 차대현이 그 구체적인 이름까지 듣고 인터넷까지 찾아봤다더라”고 말했다. 차대현씨의 컴퓨터에 나경원 전 의원 보좌관들의 개입 정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인터넷 검색 기록이 있다는 것이다. 

민 변호사는 “18일 금요일 변호사 선임을 유지하겠다는 구두 의사를 확인하고 월요일 공판에 갔는데 황충호가 갑자기 손을 들더니 ‘그만 두라고 했는데 변호를 한다’며 현장에서 해임했다”고 황당한 상황을 설명했다. 나경원 전 의원의 보좌관들에 대한 질의를 하려고 하자 현장에서 해임됐다는 것이다.

아울러 나꼼수팀은 “선관위가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경찰에 수사 의뢰를 했다”며 “당일날 사인을 한 책임자가 있다, 중앙선관위 정보화담당관 총책임자인 장용훈 부이사관이다”고 밝혔다. 이들은 “수사 의뢰서 맨 앞에 써 있는데 12월 28일 전보가 돼 국립 외교원으로 갔다”며 “그런데 수사 기록에 이분이 등장하지 않는다, 왜 이 분을 수사 하지 않는지 의문이다”고 또 다른 의혹을 제기했다. 

김어준 총수는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든 사건이긴 하지만 20대 몇 명에게 다 뒤집어 씌우고 공권력의 도움을 얻어서 빠져나가는 자들, 이것이 권력의 실체이다”며 “이런 자들을 상대로 이번 대선을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반복 되지 말라는 법이 결코 없다”고 끝까지 추적할 뜻을 보였다.

이진락 기자

2012년 4월 26일 목요일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의 ‘신들린 부패경쟁’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4-25일자 기사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의 ‘신들린 부패경쟁’'을 퍼왔습니다.
[뉴스분석] 이명박 정부 실세들의 몰락, 이상득 박희태 그리고 최시중…

대통령 친형이자 여권의 ‘넘버 원’ 실세로 불렸던 이상득, 여당 대표와 국회의장을 두루 거친 박희태, 대통령의 ‘멘토’이자 언론장악 논란의 핵심 당사자인 최시중 등 이명박 정권에서 권력의 정점에 서 있었던 그들이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은 각종 비리와 부패 의혹에 직면해 19대 총선에 나서지도 못했고,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으로 국회의장직에서 불명예 퇴진했다. 최근 뉴스 초점으로 떠오른 인물은 언론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동아일보 출신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다.
수십억 원의 비리의혹 사건인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그는 금품수수 사실을 시인하면서 돈을 받은 이유에 대해 “2007년 대선 당시 독자적으로 여론조사나 정세 분석 등으로 많은 일을 했고 그런 관련된 일에 썼다”고 말했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두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명박 대선캠프의 핵심 실세로 통하던 그가 ‘대선자금’ 얘기를 꺼내자 정치권과 언론은 발칵 뒤집혔다. 중앙일보는 4월 24일자 1면에 라는 기사를 내보냈고, 한국일보는 이날 머리기사를 통해 라는 기사를 실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자금’은 정권을 뿌리부터 흔들어 놓을 수 있는 메가톤급 사안이다. 언론은 최시중 전 위원장의 ‘대선 자금’ 발언에 대해 자신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고 청와대에 자신만 당할 수 없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대선자금’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자 최시중 전 위원장은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 동아일보는 4월 25일자 1면 라는 기사에서 "돈을 받은 시점 직후가 대선이 다가오는 시절이었기 대문에 얼떨결에 '내가 독자적으로 MB(이명박 대통령) 여론조사를 하고 했거든'이라고 말했지만 이 후보 캠프의 정식 여론조사 비용으로 썼다는 게 아니다"라면서 "돈이 무슨 꼬리표가 달린 것은 아니지 않으냐. 그 시점에 내 개인적 활동을 하면서 모두  썼다"라는 최시중 전 위원장 발언을 전했다.
문제는 대통령 ‘대선자금’ 발언으로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은 뒤 ‘얼떨결에’ 얘기한 것이라고 해명한다고 정리될 성질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나라당 상임고문을 지낸 박찬종 변호사는 25일 평화방송 라디오 와 인터뷰에서 “대가성이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은 본인의 말이고 그 자금이 수수된 시점으로 봐서는 대통령 선거 직전, 직후인 것 같은데 이것은 당연히 특가법 상의 알선수재죄에 해당된다”면서 “돈을 어디에 썼는가, 그것은 사후 행위이고 받을 때의 취지, 돈 받을 때 그 사람의 위치, 그것이 알선수재죄에 해당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직 대통령 대선자금 문제가 불거지자 검찰은 곤혹스러워하면서 ‘꼬리 자르기’ 수사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야당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상황은 심상치 않게 흐르고 있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검찰이 최시중 게이트를 단순 인허가 청탁비리 사건으로 축소시키고 꼬리자르기 수사로 일관하려고 한다. 검찰은 한상대 총장과 최재경 중수부장 등이 참여한 회의를 통해 ‘이번 수사는 대선자금 수사가 아니라 인허가 로비 수사’로 규정지었다고 한다. 결국 우려했던 대로 검찰이 제한적이고 속이 뻔한 겉치레 수사로 사건본질을 감추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개 휩싸인 청와대. ©CBS노컷뉴스

이명박 정부 검찰이 권력의 정점을 향해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여론의 뭇매 때문에 수사하는 시늉을 하다 정권을 둘러싼 또 다른 악재가 터질 경우 과거의 악재는 적당히 덮고 수사를 마무리하는 지금까지의 이명박 정부 악재탈출 공식을 재연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우위영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검찰은 여론 무마용 '소환'과 '압수수색'이 국민의 의구심과 비난을 덮을 수 있을 것이라 착각해서는 안된다. 짜맞추기 수사, 꼬리자르기식의 기만적인 수사로 계속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려 한다면, 우리 국민은 검찰을 결단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명박 정권이 위기에 빠졌을 때마다 고비를 넘길 수 있었던 배경에는 또 다른 악재가 터지면서 여론의 시선이 분산된 이유도 있지만, 언론이 적당히 물타기 해준 측면도 있다. 그러나 여권의 ‘권력지형도’ 변화와 맞물려 청와대에 대한 ‘변론 보도’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만만치 않다.
이명박 정권과 코드를 맞춰온 언론들이 청와대 변론보다는 ‘박근혜 보호’에 논조의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단호한 대처’를 주문하고 있다는 보도를 이어가는 이유는 정권 부패 문제가 대선가도에 악재로 비화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얘기다.
“이 정권 초 언론·지식인 그리고 많은 정치인이 대통령 형님은 물러나야 한다고 충고했다. 비리에 연루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통령 형제와 측근들만 소리를 듣지 않았고, 길을 보지 못했다. 그런 혜안을 지닐 만한 철학과 도덕이 없었던 것이다. 이 정권만큼은 새롭게 해보겠다는 개혁 의식이 없었다. 그저 편하게 구태의 옷을 걸치고 길을 나섰다. 실패와 감옥의 길로….”
한 전국단위 종합일간지의 4월 25일자 라는 사설의 일부이다. 해당 신문은 “정권을 소수 무(無)철학의 권력자들이 땅바닥에 굴렸다. 그러고도 서민을 위한 공정사회였단다. 이명박 정권은 역사적인 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앙일보 4월25일자 사설.

이 정권은 개혁의식이 없었으며 감옥의 길로 가고 있고, 역사적인 죄의식을 가져야 한다면서 ‘혹평’을 쏟아낸 이 언론은 어디일까. 진보성향의 언론일까. 그렇지가 않다. 이 사설의 주인공은 중앙일보였다. 중앙일보는 4월 24일자 4면에 라는 기사를 실었고, 4월 25일자 5면에 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보수언론은 이명박 정권 부패의 불똥이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에 튀지 않도록 ‘부패에 단호한 박근혜’라는 프레임 설정에 나섰지만, 여론의 동의를 구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언론에 알려진 이명박 정권 핵심 실세들의 부패 비리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9월 30일 제36차 확대비서관회의에서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인 만큼 조그마한 흑점도 남기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도덕적으로 완벽하다는 정권의 핵심 실세들은 끝이 어디인지 모를 정도로 ‘신들린 부패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박근혜 대선가도의 최대 걸림돌은 이명박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정치 전문가들의 예측이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류정민 기자 | dongack@mediatoday.co.kr  

2012년 3월 6일 화요일

‘돈봉투 수사 검사’ 사표 파문…축소 수사 불만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3-06일자 기사 '‘돈봉투 수사 검사’ 사표 파문…축소 수사 불만'을 퍼왔습니다.
네티즌 “젊은 검사 사지로 몰았나? 권력개들 옷 벗어!”

새누리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사건 수사에 참여했던 현직 검사가 돌연 사표를 제출해 파문이 일고 있다. 박희태 국회의장,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핵심 피의자에 대한 검찰의 축소 수사가 사표 제출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검찰 수내부들에 대한 비난여론이 또다시 거세어질 전망이다. 

는 6일 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 소속 허태원(42ㆍ사법연수원 33기) 검사가 이날 사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허 검사는 돈 봉투 사건 수사결과가 발표된 지난달 21일 이후 여러 차례 사의 표명을 했지만 서울중앙지검 수뇌부가 만류하자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휴가를 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날 휴가를 마치고 출근한 허 검사는 최교일 지검장과 정점식 2차장검사, 이상호 공안1부장 등의 만류에도 결국 사표를 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복수의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허 검사가 조직을 떠난 이유는 돈 봉투 사건 수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수사팀은 고승덕 의원실에 300만원이 든 돈 봉투를 살포한 혐의만 적용해 박 의장과 김 전 수석, 조정만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 3명을 불구속 기소 하는데 그쳐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허 검사도 수사결과 발표 이후 박 의장에 대한 수사 축소와 핵심 피의자에 대한 불구속 수사에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은 전했다.

허 검사는 당시 박 의장 공소사실에 300만원 이외에 구 의원들에게 2,000만원이 든 돈 봉투 살포를 지시한 혐의를 받은 안병용 서울 은평갑 당협위원장의 범죄사실까지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돈 봉투 살포를 총괄 지시한 것으로 의심되는 김 전 수석에 대해서도 구속영장 청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허 검사는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조 비서관에 대한 자금추적 결과 박 의장 및 박 의장 측으로부터 뭉칫돈이 들어온 정황을 발견하고도 이 부분을 살펴보지 않고 서둘러 수사를 끝낸 데 대해 허 검사는 크게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은 보도했다. 검찰은 당시 조 비서관의 가족 계좌에 방산업체의 돈 1억원이 들어온 사실을 확인했지만, 이 돈이 박 의장이 차명으로 받은 불법 정치자금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

실제로 당시 수사결과에 대해 허 검사 이외에도 적지않은 검사들이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 수사팀 관계자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불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허 검사의 사의 표명이 가져올 파장을 우려해 검찰에서 동료 검사와 지휘부를 동원해 사의를 철회할 것을 수차례 종용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검찰 내부 상황을 보도했다. 

반대로 일각에서는 허 검사가 업무 스트레스와 가족사가 원인이 돼 사의를 표명한 것이지 돈 봉투 사건 수사와는 무관하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은 허 검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점식 2차장검사는 “허 검사는 돈 봉투 사건 수사를 직접 담당하지 않은 기획검사”라며 “공안1부 검사들이 수사를 끝내고 번갈아 휴가를 갔는데 허 검사도 오늘부터 출근했고 우리에게 사의를 표명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해당 뉴스는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트위터에 급확산되는 등 네티즌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네티즌들은 “이제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니었던 것을 만천하에 알리는 꼴이구나. 석궁부터 공무집행방해까지 힘없는 약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했구나. 그리고 나경원이가 사법부를 흔든 장본인이다. 전두환은 퇴폐의 원년이고. 사법부에 계신분들 주어가 없다는 판단이 사실인가요. 세상에 주어가 없는 범죄가 있는지 판단 좀 해 주삼!”, “검찰 윗선의 압력...서서히 밝혀지겠군. 4/11일 총선전에 폭로 하시라”, “42세 검사! 그래도 양식이 있는 젊은 검사님이다. 노짱들하고 다른 신세대가 아닌가~역시 할 말은 하고 사는 젊은 세대의 검사들이 있기에 사법부가 바로 서지 않을까?”, 

“개검들의 작품이었구만! 열심히 일하는 젊은 검사를 사지로 몰아 넣고도 니들이 살아 남을 것 같아. 다들 옷 벗을 각오하고 있어라!”, “허태원 검사, 이제라도 나라 걱정을 충실히 해 주시게나. 고맙네”, “사표 안내고 붙어있는 놈이 대단한 거지. 양심이 간질간질해서 어떻게 버티나?”, “권력의 개들이 하는 짓들이 속속히 들어나는 구나! 재수사해!”, “근데 이번 돈봉투 수사 친박계라인 작품인데 적정한 수준에서 마무리하려는 검찰, 새누리, 청와대간에 암묵적 합의에 대한 반발인지 검사 자신의 사명감에 의한 사의인지는 모르겠네...사명감에 의한 사의면 대단한 것이고”, 

“검찰을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조직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헌법정신에 맞다. 검사 한사람 한사람이 독립된 헌법기관이다. 지금처럼 마치 조폭조직인양 상명하복의 구조로 인사가 이루어진다면 정치화될 수밖에 없다”, “이제 떡찰에는 정말 쓰레기들만 남는구나. 상식선에서 판단하는 검사들 까지도 견딜 수 없이 부패한 집단. 대한민국에서 가장 부패한 집단이 정의의 수호자요, 수사의 최종 책임자?? X까라” 등 검찰 조직 자체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

한편 은 의 보도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사표를 내지 않았고 오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당시 돈봉투 수사를 직접 담당했던 검사들 사이에서는 수사결과에 대해 불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2012년 2월 25일 토요일

사임하고 검찰 수사 받는 독일 대통령 vs '방문 조사' 받은 한국 국회의장


이글은 프레시안 2012-02-24일 기사 '사임하고 검찰 수사 받는 독일 대통령 vs '방문 조사' 받은 한국 국회의장'을 퍼왔습니다.
[장행훈의 광야의 외침] 돈 관련 스캔들, 대응은 '극과 극'

독일연방 대통령의 돈 관련 스캔들과 한국 국회의장의 '돈 봉투' 사건이 비슷한 때 불거졌는데 결과는 전혀 다르게 마무리됐다. 독일에서는 검찰이 지난 16일 오후 대통령의 비리 혐의를 철저히 조사해야겠다며 그의면책특권을 해제해 달라고 의회에 공식으로 요청했고 그러자 국민의 여론을 의식한 대통령이 24시간이 안 돼 다음날 전격 사임했다. 20일에는 모든 국민의 존경을 받는 새 대통령이 여야 정당의 합의로 선출됐다. 쾌도난마(快刀亂麻)였다. 대통령이 검찰의 피의자가 돼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직의 권위가 훼손되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크리스찬 불프의 사임 결단과 모든 국민은 법 앞에 서 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하며 이 민주주의 법제도에서 대통령도 예외일 수 없다는 검찰의 판단과 용기가 이끌어낸 순리의 결과였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국회의 권위를 존중한다며 돈 봉투의 최고 혐의가 분명해 보이는 국회의장을 감히 소환할 생각도 못한 검찰이 19일 의장 공관을 찾아가 '방문 조사'를 했다. 의장의 '체면'을 고려하여 '정중하게' 조사했다.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의장은 국회의장수석 보좌관이 직접 관여한 돈 봉투 살포를 모르는 일이라 잡아뗐고 검찰은 증거를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국회의장과 그의 보좌관을 불구속 기소하는 것으로 수사를 마감했다. 언론은 돈 받은 사람이 나타났는데도 돈 준 사람이 누구인지는 찾아내지 못한 수사라고 빈정댔다. 놀랄 일도 아니다. 힘깨나 있는 인사들이 관련된 검찰 수사에서 흔히 있는 일이었으니까.



▲ '돈봉투 살포' 의혹에 모른다고 부인한 박희태 국회의장과 돈 스캔들에 대통령직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 사임한 크리스찬 불프 전 독일 대통령. ⓒ뉴시스

독일의 대통령 수사와 한국의 국회의장 수사 결과가 이렇게 다르게 나타나게 된 이유가 무엇일가?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첫째는 국가의 최고위직인 대통령의 자리에 대한 독일사회의 인식이다. 대통령은 청렴하고 정직하며 용기 있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국가의 도덕적 상징이다. 모든 국민이 존경하는 역할 모델이다. 그러므로 대통령은 비리 의혹이 제기되면 불리한 사실을 감추려고 꼼수를 부리거나 뭉그적거리지 않고 솔직히 사실 여부를 밝히고 거취를 분명히 한다. 그러므로 국민의 신뢰가 사라졌다고 판단하면 자리를 그만두는 것이다. 불프의 선임자인 호르스트 쾰러 대통령은 2년 전 독일군의 아프가니스탄 파병 명분 발언이 말썽을 빚자 대통령 자리를 사임했다. 불프 대통령은 초기에는 이러한 역할 수행에 실패했다. 그래서 대통령으로서는 자질이 모자란 '소인'이라는 비판까지 받았다.

두 달 전 불프 대통령이 주지사 시절(2003-2010년) 집을 사기 위해 기업인 친구로부터 저리로 500만 유로를 빌리고 그 빚을 갚기 위해 다시 은행으로부터 일반 고객보다 낮은 이자로 융자를 받는 특혜를 누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불프 대통령은 사실을 부인하고, 꼼수를 부리다 증거가 제시되자 마지못해 시인하고 사과했다. 이러한 행동으로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이러한 여론을 감지한 불프 대통령은 국민의 신뢰가 없이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면서 사임하는 결단을 내렸다. 그래서 때늦기는 했지만 검찰의 수사 대상이 돼 대통령직이 권위가 훼손되는 최악의 사태는 모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도에 의하면 니더 작센 검찰이 가장 문제를 삼는 대통령의 비리는 금전거래가 아니라 불프가 주정부를 통해 친구인 영화제작자 다비드 그뢰네볼트에게 400만 유로의 신용보증을 서준 사건이다. 이 일이 있고 얼마 후 불프는 그뢰네볼트의 초청으로 부자들의 휴양지인 질트 섬에서 휴가를 함께 보냈으며 이 때 묵은 호화 호텔비를 친구가 부담했다는 혐의다. 사실로 확인되면 중대한 범죄가 될 수 있다. 교사가 유원지 티켓을무료로 받았다고 해서 고발당할 정도로 니더 작센은 공무원의 기강이 엄하다. 불프는 호텔비를 나중에 친구에게 현금으로 지불했다고 해명했으나 검찰은 납득하지 않는다. 검찰의 조사가 필요하게 됐다.

문제는 대통령을 어떻게 조사하느냐 는 것이다. 면책특권 때문이다. 철저히 수사를 못해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면 검찰은 대통령직의 권위를 훼손했다는 비난을 받고 검찰 수사가 오히려 대통령의 혐의를 풀어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제대로 수사를 하려면 대통령의 면책특권을 해제해야 한다. 하지만 의회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쉬운 일이 아니다. 검찰의 결단이 필요했다. 16일 오후 니더 작센 검찰은 마침내 연방하원에 대통령 면책특권 해제를 요청하기로 결정한다. 독일연방공화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검찰이 대통령을 상대로 진검승부를 건 것이다. 전 독일을 긴장으로 몰아넣는 도전이었다.

불프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그는 메르켈 총리와 기민련 자민당 연립정권이 선출한 대통령이다. 그러므로 여당이 단결하면 검찰의 요구를 거부할 수도 있다. 그러면 검찰의 대통령 조사는 우리 국회의장 돈 봉투 조사처럼 맥이 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언론의 일관된 보도로 여론은 대통령에게 비판적이다. 사민당과 녹색당은 처음부터 불프의 사임을 요구해 오던 터다. 불프에 대한 여당 내의 공기도 여론의 흐름을 보는 눈치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검찰의 공식 도전이 발표된 지 24시간도 안 돼 17일 오전 불프 대통령이 전격적인 사임 발표를 하게 된 것이다.

불프 대통령의 사임에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가 대통령직에 남아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될 때 파생될 정치적 폐해를 피할 수 있게 된데 대한 안도감이다. 메르켈 총리는 물론 언론은 그의 사임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민주주의 법정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며 간접적으로 검찰의 용기를 칭찬했다. 독일의 언론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 은 이번 사건은 권력을 부단히 감시하고 고발해서 권력에 대한 비판여론을 조성하고 검찰에게 결단을 내리는 용기를 북돋아 준 언론의 역할도 컸다고 자평했다. 불프 대통령 사건은 우리 국회의장 사건을 재조명하게 타산지석으로 우리에게도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불프가 사임한 직후 메르켈 총리는 각 정당과 협의해서 후임 대통령으로 동독 출신의 요하힘 가우크(72) 목사를 선출했다. 이번에는 여당 출신 정치인을 선출하지 않고 모든 정당의 의견을 수렴한 '통합' 대통령을 선출했다. 지난 2년 간 여당 출신의 두 명의 대통령이 중도 퇴장하는 불상사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무소속인 가우크는 1990년 통일 때 동독 비밀경찰의 슈타지 문서 조사책임자로 임명돼 10년간 동독비밀경찰의 비인도적인 행동을 분석하고 고발해서 '슈타지 사냥꾼'이라는 별명을 얻은 철저한 민주주의 전도사로 독일인들의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 2년 전에도 사민당-녹색당의 후보로 기민-자민 연립정당의 불프와 맞붙어 3차 투표까지 갈 정도로 독일 국민이 대통령 감으로 인정해온 인물이다.

가우크가 대통령에 선출됨으로써 독일은 대통령과 총리 자리를 모두 동독 출신이 차지하게 됐다. 통일 20년에 독일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가우크 목사는 솔직한 성격으로 불프가 훼손한 대통령직의 권위를 회복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정파를 초월한 지도자다. 그가 독일인들의 존경을 받는 것도 바로 정파에 초연한 그의 자세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앞으로 정당에도 쓴 소리를 할 것이고 그 때문에 가끔 논란이 일수도 있다는 언론의 전망이다.

가우크가 대통령이 선출된 후 그에게는 즐거운 걱정이 하나 있다. 그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너무 높은 것이다. 그래서 가우크는 독일 국민을 향해서 너무 기대하지 말라는 뜻으로 "난 초인이 아니다. 흠이 전혀 없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라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대통령을 가진 독일 국민, 이런 대통령을 선출하는 독일의 민주주의가 부럽다. 스캔들로 대통령을 중도에 그만 둬야 했던 불프의 사임이 독일 민주주의를 위해서 전화위복이 된 것 느낌이다.



/장행훈 언론인·동아일보 전 편집국장

2012년 2월 22일 수요일

"박희태 불구속...수고했다 떡찰"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2-21일 기사 '"박희태 불구속...수고했다 떡찰"'을 퍼왔습니다.
SNS 분노 폭발…"역시 정치검찰, 기대도 안 했다"

검찰이 21일 박희태 전 국회의장과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정당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박 전 의장과 김 전 수석은 2008년 새누리당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 살포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돼 수사를 받아왔다.
검찰은 또 캠프에서 재정·조직 업무를 담당했던 조정만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그럴 줄 알았다”는 냉소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검찰이 이번에도 역시 ‘정치 검찰’다운 면모를 보였다는 것이다.
“뭘 새삼스럽게. 만약 구속이면 우리나라 검사가 아니지. 수고했다 떡찰아” “기대도 안 했다. 권력의 개들” “죄 없는 정봉주는 석방하고, 더러운 박희태는 구속하라” “이런건 내 예상이 좀 빗나가길 바랐건만” “짝짝짝. 박수 소리가 아니라 너네 뺨 때리는 소리다”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총선과 대선서 심판받을 겁니다” 등 비난 여론이 거세다.
트위터리안들도 “대놓고 권력 빨아주는 떡검들” “이런 강아지 같은 인간들” “해바라기 검찰이 또한번 국민에게 막장 개그를 보여주는 군요. 웃기는 집단!” 등 부정적 의견을 내놓고 있다.
파워트위터리안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은 “검찰, ‘돈 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박희태·김효재를 불구속 기소하기로. 살포지시를 받았다는 구체적 증언에도 이 정도면 청와대 눈치를 의식한 봐주기 수사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2012년 2월 21일 화요일

언론의 존재 이유를 묻고 있는 '지곤조기 파문'


이글은 미디어스 2012-02-20일자 기사 '언론의 존재 이유를 묻고 있는 '지곤조기 파문''를 퍼왔습니다.
임기말 도저히 간과할 수 없는 문제

임기말이다. 여러 일들이 ‘혼재’되어 흘러가고 있다. 굉장히 중요한 일들이 임기말이란 이유로 간과되기도 하고, 별다른 의미가 없는 일들은 같은 이유로 굉장히 부각되기도 한다. 어제, 오늘 있었던 일들을 보자. 박희태 국회의장이 동 봉투 파문과 관련해 방문조사를 받았다. 현직 국회의장에 대한 예우 차원이라고 한다. 전직 대통령을 조사할 때는 발견되지 않던 예우다. 불분명한 혐의를 두고, 김해에 있는 대통령을 검찰청으로 소환하느라 부산을 떨었던 검찰은 국회의장에 대해선 날짜도 일요일을 택해서 조용히 방문 조사했다. 예우는 비단, 조사 방법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박 의장은 대부분의 혐의에 모르쇠로 일관했고, 검찰은 방문 조사 하루 만에 ‘불구속 기소’로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이런 걸 요샛말로 ‘코스프레’라고 한다. 코스프레는 ‘만화, 영화, 게임 등에 나오는 주인공과 똑같이 분장하여 따라하는 분장놀이’를 말한다. 일종의 역할 게임이다. 명색이 수사권을 독점하고 있는 집단인데, 그냥 지나칠 순 없고 검찰은 휴일에 국회의장을 조사하는 시늉을 낸  셈이다. 이 정권 실세에 대한 조사에서 검찰은 대체로 조사 코스프레를 해왔다.
참여정부 때 같은 일이 벌어졌다면, 가만있지 않았을 언론들은 이번엔 대체로 조용하다. 조선과 중앙은 박 의장 방문 조사를 1면에조차 싣지 않았다. 보수 언론만 그런 건 아니다. 한겨레도 박 의장 방문 조사를 1면 박스기사로 다뤘을 뿐이다. 너무나 결정적인 문제이지만, 너무나 많은 악재가 도처에 널려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무감해지고 있다. 더군다나 지금은 임기말이 아닌가. 언론들은 내심 ‘이 정권은 으레 그러려니’, ‘이제와 이 정부의 검찰이 국회의장을 뭐 어찌 하겠는가’라는 체념을 깔고 있다.
임기말, 체념의 시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력은 계속된다. 얼마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정무수석을 새로 임명한 대통령은 20일 유인촌 전 문화부장관을 예술의전당 이사장에 임명했다. 역시 이 같은 일이 참여정부 때 일어났다면 언론의 짜증은 극에 달했을 것이다. ‘임기말까지 오기를 부리는 것이냐’, ‘해도 해도 너무한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과 악담이 지면에 차고 넘쳤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상황은 조용하다.
박물관에서 튀어 나온 것 같은 이력을 갖고 있는 72세의 이계철 방통위원장 내정자에 대해 가타부타 말을 보태고 있는 언론은 거의 없다. 이달곤 내정자의 경우 아예 관심의 대상조차 되지 못했다. 두 후보자의 이력과 인연은 어떤 것들이고, 업무를 수행하기에 적절한지에 대해 언론은 사실상 검증을 포기한 분위기다. 참여정부 시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청와대의 인사를 ‘코드 인사’, ‘회전문 인사’라고 쏘아댔던 조중동 역시 이 정부의 인사에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 20일자 경향신문 2면.

이 와중에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초 일본 총리를 만나 자리에서 독도의 일본 땅 표기 문제에 대해 “지금은 곤란하니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는 요미우리신문의 보도가 사실이라는 외교문서가 발견됐다. 경향신문이 19일 입수한 위키리크스의 미국 외교전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당시 후쿠다 일본 총리에게 “기다려 달라”고 부탁했고, 이후 일본 정부가 기다리지 않고 교과서를 발표해 한국 정부 관료들이 ‘배신감을 느꼈다’고 한다. 이로써 ‘지곤조기 파문’이 사실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 사실에 대해 오늘 밤 뉴스는, 내일 자 일간지들은 따져 물을 수 있을까? 여야가 벌이고 있는 공천 경쟁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며, ‘미래권력’들이 어떻게 구성될지에 관해선 지역별로 촉수를 드리우고 있는 언론은 그러나 당대의 모순과 부정에 대해선 거의 함구하고 있는 중이다.
‘지곤조기 파문’이 사실이라면, 이는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지금이라도 대통령이 사과를 하고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하는 사안이다. 특히, 보수언론 입장에선 이 정부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를 고쳐 물어야 할 문제다. 대통령이 자국의 영토를 수호할 의지가 없다면 그는 왜 존재하는 것일까? 더욱이 상황의 유불리에 따라서 어떤 문제라도 어떻게든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수준의 통치라면 그것은 어떤 체제라고 불러야 하는 것일까? 아시다시피 ‘지곤조기 파문’의 무마를 위해 대법원을 포함한 사회의 핵심 영역들이 동원된 바 있다. 이명박 정부 4년을 경유하며 어쩜 우리 사회는 시스템 전체의 건전함을 다시 고민해야 할 정도로 썩어버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추악한 거짓말이었다면 말이다.
이 거짓말의 진위를 가려야 하는 것이 이제 언론의 책임이 됐다. 임기말은 이유가 될 수 없고, 다른 일들과 섞어서 ‘그러려니’ 판단할 성질의 문제도 아니다. 언론의 존재 이유, 그 자체를 묻는 사건이다. 

2012년 2월 19일 일요일

검찰, 거짓말한 박희태에 방문조사라니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2-18일자 기사 '검찰, 거짓말한 박희태에 방문조사라니'를 퍼왔습니다.
[칼럼] 관련자 입에만 의존, 검찰 수사태도 '눈가리고 아웅'

검찰의 전 한나라당 전당대회 관련 돈 봉투 사건에 대한 수사 태도는 지나치게 소극적이어서 마치 면죄부를 주려는 듯한 의구심을 자초한다. 검찰은 적극적으로 사건의 진상을 파헤쳐 정치권의 잘못된 관행을 뿌리 뽑는데 기여하는 수사를 할 태세가 전혀 아니다. 검찰은 철저하게 관련자의 입에만 의존해 수사하다가 서둘러 수사를 끝내려는 태도를 감추지 않는다. 

이 사건의 최대 관심사는 전 한나라당 의원 가운데 누가 돈 봉투를 받았고 사건이 폭로된 뒤에도 침묵하는 뻔뻔스런 모습을 보였느냐 하는 것이다. 돈 봉투를 누가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지는 삼척동자의 눈에도 뻔했다. 그러나 검찰은 돈 받은 쪽에 대해서는 얼굴조차 돌리지 않는 수사 방침으로 일관하고 있다. 

검찰이 국민의 혈세를 받고 유지되는데 대한 최대의 서비스는 정당의 비리의혹을 규명해 정치를 정의롭게 하는 것도 포함된다. 그러나 검찰은 정치검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집권당에게 최대한 불똥이 튀지 않게 하는 수사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전 국민을 상대로 검찰 개혁이 왜 필요한지를 스스로 드러내고 있는 꼴이다. 

돈 봉투 사건 관련자들의 양심고백이나 증언을 통해 사건의 윤곽은 벌써 들어나 있어 국민들은 다 꿰뚫어 보고 있는데 검찰만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다. 이 사건은, 고승덕 의원의 폭로 이후 관련자들이 하나같이 ‘나는 아니다, 모른다’는 식으로 국민을 향해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이런 거짓말행진은 검찰이 철저히 수사를 안 할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에 나온 것일 수도 있다. 

검찰 수사가 시작된 뒤 한 달이 지나도록 진전된 사항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박희태 국회의장의 전비서 양심선언이 나왔다. 이 바람에 박 의장이 사의를 표한데 이어 김효재 정무수석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 양심선언은 ‘사건 윗선’의 무책임한 태도를 나무라고 있다. 그러나 실제 검찰이 수사를 대충 덮으려는 하는 태도를 정면에서 강타한 고발장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도 검찰은 종전의 소극적인 수사 태도를 조금도 바꾸지 않고 있다. 

김효재 전 수석이 검찰에 소환되어 계소 범행을 부인하고 다른 관련자와의 면담을 거절하는데도 검찰이 적극적으로 무엇을 시도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문제의 '뿔테男'이 러시아에서 극비리에 귀국해 수사를 받았다는데 검찰에서는 단순 전달자로 결론 낸 듯하다는 보도가 나온다. 검찰은 사건의 구경꾼이거나 들러리와 같은 모습이다. 

검찰은 박희태 국회의장을 돈 봉투 사건과 관련해 조사하지만 현직 의장 예우 차원에서 검찰 소환조사가 아닌 방문 조사할 예정이다. 법 앞에 모두가 평등하다면 조사 장소는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이 아닌 검찰청사가 되어야 한다.

박 의장은 지난 13일 사퇴 기자회견에서 돈봉투 살포 사실을 사실상 시인한 바 있다. 그는 자신의 입으로 "일종의 집안 잔치고 그런 분위기 때문에 약간 법의 범위를 벗어난 여러 가지 관행들이 있어왔던 게 또한 사실입니다"라고 말했다. 박 의장 스스로 돈봉투 사건의 핵심 관계자라는 것을 인정했지만 그 동안 공개적으로 거짓말을 한 것에 사과하지 않았다. 법을 만드는 기관의 수장으로 국민의 법의식, 법 감정을 손톱만큼이라도 헤아렸다면 하지 못했을 태도다. 이런 국회의장을 검찰은 예우와 전례를 고려해 공관 조사를 한다는 것이다. 

검찰은 공관에서 조사하기로 한 것에 대해 박 의장이 지난 9일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사퇴서가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아 무한정 기다릴 수 없어 신속한 조사를 위해 방문조사를 택했다고 밝혔다. 현직 국회의장이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이지만 검찰은 국회의장을 검찰청사로 소환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는 전례를 이어가고자 한 듯하다. 이는 선진화된 국민의 법 감정에 정면 배치되는 행위다. 검찰은 박 의장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다음 주쯤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 처리를 한꺼번에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무슨 말인가? 돈을 준 사건을 관련자들의 입에만 의존하고 돈 받은 쪽은 백지로 남겨 둔 채 종결한다는 것이다. 결론은 대충 뻔한 것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자초하는 행위다. 집권당 관련자들에게 면죄부를 주겠다는 것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는 검찰의 태도다.

2012년 2월 12일 일요일

낡은 정치 그대로 남겨두고, 사퇴가 끝인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2-10일자 기사 '낡은 정치 그대로 남겨두고, 사퇴가 끝인가'를 퍼왔습니다.
[기자칼럼] 친일·5공 청산 막던 박희태, 돈봉투 실체 밝혀야 진짜 '폐막'

“9일 박희태 국회의장(74․ 6선)의 퇴장은 전당대회에서 돈봉투를 뿌리던 구시대 정치의 ‘폐막’을 알리고 있다. ‘관행’으로까지 받아들여지던 일들이 이제는 삼권분립의 한 축인 ‘국회의 수장’마저 자리에서 내려오게 할 정도로 ‘세상’이 바뀌었다.”
일명 ‘돈봉투사건’으로 사퇴한 박희태 국회의장을 두고 중앙일보는 ‘구시대 정치의 퇴장’이라고 바라봤다.
박희태 의장은 마지막 남은 민주정의당(민정당) 출신 정치인이다. 지난 1988년 13대 총선에서 민주정의당 총재이던 노태우 대통령에게 발탁돼 정치인으로서 첫 발을 내디뎠다.
같은 해 민정당 후보로 정계에 진출했던 ‘상왕’ 이상득 한나라당(새누리당) 의원도 불법 정치자금 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 돼 사실상 정치적 생명는 거의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 점에서 중앙일보의 지적대로 이제 낡은 시대 정치인들이 사라져가고 있는 듯하다.
민정당이 어떤 정당인가. 민정당은 그 이름과는 달리 의롭지 못했을 뿐 아니라 잔학하기까진 한 전두환 군사정권의 집권여당이었다.  5·18 광주 민주화항쟁을 학살로 막았던 '살인정권'이었다.
이후 민정당은 ‘3당야합’을 통해 민주자유당으로 변신, 김영삼 대통령을 배출한다. 비상식적인 야합에도 나름 자신을 민주화세력의 적자로 인식한 김 전 대통령은 군부 내 사조직인 하나회를 해체하고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법정에 세우는 유일한(?) 공적을 세웠다.
검찰은 1995년 당시 전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는데,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말로 전·노 전 대통령을 불기소 처분한 것이다. 이후 여론에 밀려 다시 기소했지만 검찰의 행태는 상식에 기초해볼 때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에 야당은 대검찰청에 대한 법사위 감사에 김기수 당시 검찰총장를 불려내 크게 항의했다.
이때 김 총장을 감싸고 돈 이가 있었으니 바로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던 박희태 의장이었다. 당시 동아일보는 이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다.


▲ 박희태 국회의장 ©CBS노컷뉴스

동아일보는 “10일 밤 대검찰청에 대한 법사위 감사에서는 박희태 법사위원장이 김기수 검찰총장의 답변이 막힐 때마다 ‘답변’을 대신하거나 ‘한 수’ 지도하는 묘한 광경이 벌어졌다”며 “박 위원장의 ‘훈수’는 5·18문제를 국제법적 시각에서 접근한 조순형 의원의 질문에 대한 김 총장의 답변과정에서 절정을 이뤘다”고 전했다.
김 총장이 ‘전쟁범죄 및 반인도죄에 대한 소멸시효배제에 관한 국제협약’의 법적 효력의 묻는 질문에 우물거리면 박 위원장이 나서서 '정답'을 알려주는 식이었다.
이렇게 ‘구원투수’ 역할을 했던 박 의장은 앞서 1989년 민정당의 대변인 신분으로 광주 망월동 5·18묘역을 참배하고 돌아가는 길에 5·18 단체들의 계란세례를 받기도 했다.
법사위원장으로서의 박 의장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시 여야 의원 170명이 친일재산몰수를 명시한 ‘민족정통성회복특별법’을 발의했으나 박 위원장은 법사위에 법안을 상정하는 것조차 거부해버렸다.
민족문제연구소는 10일 트위터에 “93년, 14대 국회는 ‘민족정통성회복특별법’을 제출해 친일파재산몰수를 시도했었습니다”며 “하지만 당시 국회 법사위 상임위원장이었던 당시 민자당 박희태 의원께서 상정을 거부해 논의조차 못하고 폐기됐지요… 돈봉투사건을 보며 잠시 옛 기억을 더듬어 봤네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시대의 낡은 유물을 청산하려는 움직임마다 온 몸으로 거부했던 박 의장이 돈봉투 사건으로 끝내 불명예 퇴진을 했다. 하지만 이번 일이 중앙일보의 지적대로 구시대 정치의 폐막을 알리는 서막일까.
구시대 정치가 진정으로 끝나려면 박 의장의 사퇴가 아니라 관행이라 일컬어졌던 돈봉투 사건의 진실이 낱낱이 밝혀져야 할 것이다.
검찰은 지난 2008년 전당대회 당시 돈봉투 사건을 주도한 박 의장과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해 제대로수사해야 한다. 친이계 의원들의 갹출설 혹은 대선잔금설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만큼 자금 출처도 명백히 밝혀내야 한다. “소핑백 크기의 가방에는 노란색 봉투가 잔뜩 들어있었다”고 했던 고승덕 의원의 폭로도 있었듯이 관련자들까지 모두 법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
박 전 의장의 전 비서였던 고명진 씨의 ‘양심고백’으로 수사에 활력이 붙는 듯한 분위기가 잠시나마 연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이 수상하다. 그 수상한 낌새는 벌써부터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검찰이 벌써부터 이번 사건을 대충 마무리하려는 액션을 취하고 있다. 한겨레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주말에 고씨의 진술을 받아놓고도 박 의장 등에 대한 형사처벌 수위를 결정하지 못한 채 미적거리다 이제는 선처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다고 한다.
수사팀 관계자가 “박 의장은 총선에서 공천을 못 받아서 고개 푹 숙이고 있다가 당 대표 시켜준다니까 나선 것인데 (돈 봉투 사건에) 실제로 자기가 관여했다고 하더라도 이거 가지고 기스(흠집) 나기는 억울할 것”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에 한겨레는 “이런 분위기 탓에 고씨의 자백과 언론보도, 그에 따른 박 의장의 전격 사퇴가 검찰과의 사전 교감 또는 조율에 따라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점차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제까지 검찰이 보였던 정치적 행보를 가늠해볼 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보수 신문들은 박 의장의 사퇴를 두고 '물러날 때를 놓쳤다'고 호통을 치고 있다. 조선일보는 10일 “박 의장은 옛 간판까지 내리면서 재출발을 하겠다는 친정집에 결정적 일격을 가하고 국회 역사에 현직 국회의장의 첫 불명예 사퇴라는 오명을 기록했다”고 비판했다.
박 의장이 고승덕 의원의 폭로 이후 즉시 사퇴했어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사퇴 시기는 이번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 정치권에서 공공연하게 불법 자금을 건네는 관행의 실체가 밝혀져야 한다. 그런 다음에야 구시대의 정치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012년 2월 10일 금요일

'박희태 돈봉투', '윗선'은 면죄부 수순밟기


이글은 프레시안 2012-02-10일자 기사 ''박희태 돈봉투', '윗선'은 면죄부 수순밟기'를 퍼왔습니다.
돈 준 사람은 문병욱, 받은 사람은 조정만으로 정리?

박희태 국회의장의 사퇴로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몇 가지 상반된 흐름이 엿보인다.

먼저 "나는 사퇴한다고 말한 적 없다"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효재 정무수석과 관련해선, "전대 직전 돈봉투를 돌린 사람이 박희태 의장의 전 비서관 고명진 씨 뿐 아니다. 김효재 수석의 보좌관도 돈을 배달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고승덕 의원 측이 돈을 받았던 것과 거의 동일한 형태의 봉투 전달이 이뤄졌다는 것.

또다른 새누리당 의원 보좌관은 "우리 방에도 1만원 권 100장 뭉치 세 개와 박희태 의장의 명함이 든 노란 서류봉투가 왔었는데 그 봉투 돌린 사람의 명함에 김효재 보좌관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전당대회 직전 박희태 의장이 자기 명의로 된 1억 5000만원 한도의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 캠프에 내놓았다는 전언도 흘러나온다. 이런 까닭에 박 의장에 이은 김효재 수석의 사퇴와 두 사람의 검찰 출두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지난 2008년 한나라당 당대표에 선출된 박희태 의장ⓒ뉴시스

조정만이 돈 만들어 김효재는 배달만 했다? 실세는?

하지만 검찰 수사의 방향과 폭에 대한 의문도 적지 않다. 검찰이 돈봉투 건에 대해선 집중적으로 수사해 어느 정도 개가를 올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당시 전당대회에서 다른 방식으로 돈이 오갔는지에 대해선 전혀 살펴보지 않고 있다. 예컨대 간담회를 빙자한식사 자리에서의 금품 살포 등이 그렇다.

또한 돈의 출처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거물'이라고는 보기 힘든 라미드그룹 문병욱 회장 쪽의 이야기만 나올 뿐이다. 게다가 라미드그룹 쪽 돈은, 검찰 주장대로라도 1억 원이 안 된다. 300만 원 짜리 봉투 서른 개를 만들 수 있는 돈이지만, 전체 경선 자금에 대면 턱없이 모자란다. 경선 자금 조성자를 조정만 의장 정책수석으로 몰고가는 듯한 분위기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이날 는 "일단 조정만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이 자금을 마련해오면 이를 김 수석이 집행하는 방식의 실무 책임을 분담했다는 쪽으로 수사 구도가 잡혀가고 있다"는 검찰 관계자의 말을 보도했다.

이대로라면 조정만 비서관과 라미드그룹 정도가 돈줄의 핵심이란 이야기가 되고, 김효재 수석은 '배분 책임자' 밖에 안 된다. 새누리당 내에선 "전당대회에서 대표가 되려면 수십억이 들어간다"는 게 정설이다. 게다가 박 의장을 대표 후보로 지목해 '박희태 대표만들기'에 적극 나선 쪽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 어이 없는 그림이 된다. 당시 박 의장을 강력하게 민 쪽은 이상득 의원 측이었다.

장롱에 7억 넣어 둔 이상득도 곧 검찰에 나간다

"축의금 남은 것 등 장롱에 7억 원 넣어뒀다가 의원실 계좌로 옮겨서 비용으로 썼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이상득 의원도 곧 검찰에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금융실명제법 위반은 잘못한 일인데, 정치자금법이나 특가법과는 상관없는 돈이다"고 주장하는 이 의원을 공박할 증거를 잡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하지만 '털고 가기' 수순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이런 이야기가 나온지 한참 됐다. "대통령 주변에서 여러 건들이 줄줄이 터지고 있는데 당사자들 입장에선 이 대통령 임기 내에 검찰에 갔다 오는게 훨씬 낫다. 정권이 바뀌고 검찰 수뇌부도 바뀌면 거의 초상나는 수준으로 매를 맞아야 하는데, 일단 현 정권 내에서 기소를 받아서 재판 일정에 들어가버리면 매를 작게 맞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현재 여권 주변에선 "이제 여러 사안들을 이 정도 선에서 마무리할 때가 됐다.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고 털고 총선으로 가면 된다"는 주장과 "어중간하게 덮고, 뭉개고 가면 결국 다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안그래도 민심이 무서운데, 총선에 더 악재가 된다"는 논리가 맞서고 있다.



/윤태곤 기자

2012년 1월 28일 토요일

MB 남은 임기가 불안하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28일자 기사 'MB 남은 임기가 불안하다'를 퍼왔습니다.
'6인회의' 몰락과 2선 측근 비리 연루의 교훈 깊이 새겨야

이명박 대통령은 27일 "우리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뛰어 다음 정권에 바통을 넘겨줘야 국가발전이 쉬지 않고 계속 갈 수 있다"고 말했다. 현 정권 최고 실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측근 비리로 불명예 퇴진하는 날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공공기관 워크숍에서 임기 말을 `400m 계주'에 비교했다. 그는 "바통을 넘기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뛰어 바통을 넘겨줘야 다음 선수가 그 속도로 달릴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27일 전격 사퇴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이 대통령의 '정치적멘토'이자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실세 중 실세로 통했다. 최 위원장이 측근 비리 등으로 중도 하차함으로써 MB정권 최고 실세그룹인 '6인회의'는 사실상 몰락했다. 지난 대선 때 이명박, 이상득, 최시중, 이재오, 박희태, 김덕룡 등이 발족한 6인회의는 이 후보 캠프의 최고사령탑이자 일등 개국공신 클럽이었다. 이 대통령 당선 뒤 5명의 실세들은 국정과 인사 등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그러나 대통령 임기 1년을 앞두고 이들 몇몇은 비리 연루 혐의 등으로 사법적 심판을 피할 수 없는 입장으로 전락했다. 이 대통령 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은 측근 비리로 곤욕을 치르면서 19대 총선 불출마를 밝혀야 했고, 박희태 국회의장은 돈봉투 사건으로 정치 인생 최악의 상황에 처하면서 의장 자진사퇴 압력에 짓눌려 있다. '왕의 남자' 이재오 의원은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부상과 함께 그 빛이 스러지면서 존재감이 사라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2007년 12월 19일 밤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화답하고 있다.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6인회의만이 아니다. 이대통령 체제에서 실세 2중대로 군림했던 인사들이 대형 비리 의혹 사건에 휘말리거나 쇠고랑을 찼다. 씨앤케이(CNK)인터내셔널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은 '왕차관' 박영준 (52)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 대해 출국금지 조처를 한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MB 측근이면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윤진식 한나라당 의원이 금품수수 추문에 휘말려 있다. 신재민 전 문광부 차관은 구속상태에서재판을 받고 있다. 

MB 맨들의 악취풍기는 퇴장과 존재감 상실 속에서 이대통령의 레임덕은 대단히 심각한 상태로 진행되고 있다. 한나라당이 박근혜 위원장 체제로 급속히 변화하면서 이 대통령 탈당 까지 언급될 정도로 당이 청와대를 보는 눈은 싸늘하기 그지없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자신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청와대와 거리를 둬야 한다는 결론은 너무 확고하다. 총선과 대선전략의 첫 항목은 청와대와 선 긋기라는 것으로 비춰진다. 

엊그제까지 청와대의 눈짓, 기침소리에 좌지우지되던 한나라당이 언제 그랬느냐 싶게 표변한 것이다. 앞으로 각종 비리 사건의 수사가 진행되고 새로운 권력형 범죄 사건이 터질 경우 청와대는 더욱 고립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 측근들이 연루되거나 이 대통령 본인 연루된 사건들이 줄줄이 검찰 수사 항목에 대기 중이라는 점에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는 가시밭길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가 선출한 대통령이 임기 후반에 식물 대통령이 되는 것은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이런 불행한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한 해법은, 이 대통령을 포함한 역대 대통령이 충분할 정도로 제시한 상태다. 이 대통령의 경우 그의 정치 철학과 인사 정책 등이 오늘날과 같은 불행을 자초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필요하면 여당을 바지저고리로 삼아 국회에서 날치기 처리를 주문하면서 불통의 정치, 완력에 의한 정치를 일삼았다. 정부 고위층 인사에서는 불법, 탈법, 윤리적 일탈 등에 대한 국민적 반감과 혐오감을 무시하는 인선 원칙을 고집했다. 말과 행동이 다른 것도 큰 흠이었다. 정책은 오른쪽으로 급선회하는 쪽으로 밀어붙이면서 말로는 다른방향을 제시했다.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줄줄이 낙마하거나 초라한 모습으로 전락한 것은 그들이 이 대통령과 너무나 닮은 말과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공직사회가 온통 부정부패의 도가니로 전락한 꼴로 보이는 것도 공직사회의 원칙과 윤리를 대통령이 앞장서 무너뜨린 당연한 결과다. 이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뛰어 다음 정권에 바통을 넘겨줘야 국가발전이 계속된다"고 말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남은 임기 동안 ‘정치는 정의롭게 도덕적으로 해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원칙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2012년 1월 20일 금요일

"임종석은 최구식ㆍ박희태와 무엇이 다른가?"


이글은 프레시안 2012-01-19일자 기사 '"임종석은 최구식ㆍ박희태와 무엇이 다른가?"'를 퍼왔습니다.
임종석 사무총장 임명, 한명숙의 오류

민주통합당 한명숙호(號)의 당직인선이 연이어 파격적이다. 한명숙 대표는 19일 신경민 전 문화방송 앵커를 대변인에 임명했다. 야권이 오랫동안 영입에 공을 들여왔지만 쉽게 응하지 않았던 신 전 앵커를 한 대표가 데리고 오는 데 성공한 것이다.

신경민 전 앵커의 신임 대변인 발탁도 화제지만 더 큰 파격은 임종석 사무총장 임명이었다. 40대의 젊은 정치인에게 당의 핵심 권력을 맞긴 것도 파격이지만 임 사무총장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재판 중이기 때문이다.

한 대표 측은 이를 놓고 "정치검찰 개혁의 의지를 우회적으로 피력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한 대표 역시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아 기소됐으나 연달아 무죄 판결을 받고 있는 만큼 임종석 사무총장의 무죄를 믿는다는 얘기다.

그러나 임 사무총장은 이미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물론 유죄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며, 임 사무총장 본인 역시 "이번 사건은 대표적인 권력형 비리 사건으로 나만 희생양이 됐다. 작은 거리낌이라도 있었다면 총장직을 수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무죄를 주장했다.

한명숙 대표와 마찬가지로 '정치검찰의 희생양'일 뿐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당의 인사, 자금, 조직 등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자리에 비리 연루 의혹이 있는 사람을 임명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다.

'결백' 주장하는 '윗선'에게 "책임지는 자세" 요구하던 민주통합당이…

임종석 사무총장 임명에 대한 가장 큰 비판은 "대체 임종석과 최구식, 박희태는 무엇이 다르냐"는 것이다.

이 세 사람이 연관된 사건에는 모두 아랫 사람이 있다. 임종석 사무총장은 삼화저축은행으로부터 3년 동안 1억400여 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 돈이 임 사무총장의 보좌관 곽 모 씨를 통해 들어갔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최구식 의원(무소속)은 의원실 소속이었던 공모 비서가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 선거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공격을 한 혐의를 받아 구속기소됐다.

지난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때 고승덕 의원 등에게 돈봉투를 뿌린 혐의를 받고 있는 박희태 국회의장의 사건에도 비서관 등 측근 3명이 연루돼 있다. 박 의장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지만 검찰은 이날 박 의장의 비서관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디도스 사건의 경우 검찰 수사에서는 '윗선'이 드러나지 않았다. 박희태 의장의 금품 살포 역시 현재까지 박 의장의 개입에 대해 뚜렷한 물증이 나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민주통합당 등 야당은 "박희태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는 등 이들에게 책임지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아랫 사람이 선관위 홈페이지를 공격하고, 다른 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돈봉투를 뿌리는 데 윗 사람이 몰랐을리가 없다는 논리다.

이 논리는 임 사무총장에게도 적용이 가능하다. 실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이원범)는 지난해 12월 유죄를 선고하며 이 논리를 근거로 사용했다.

당시 재판부는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전 명예회장에게 자금을 제공받고 2~3개월 뒤 임 전 의원이 신 전 회장에게 곽 보좌관을 언급하며 감사인사를 한 점이 인정된다"며 "임 전 의원과 곽 보좌관이 당시 밀접한 신뢰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던 점에 비춰 곽 보좌관이 독단적으로 이런 일을 추진했을 것이라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 지난 13일 한명숙 민주통합당 당시 대표 후보에 대한 2심 판결 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 무죄 판결을 받은 한 후보의 곁에 임종석 전 의원이 서 있다. ⓒ연합뉴스

"'1심서 유죄' 받은 사람 통해 검찰개혁 의지 피력? 그럼 공천은?"

당 일각에서는 "한 대표가 검찰 수사를 겪으면서 '정치 검찰'에 대한 일종의 강박증이 생겨 임종석 사무총장 임명에 대해 이성적 판단을 못 한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한 대표 본인의 사건은 뇌물수수 자체를 부인했지만, 임 사무총장의 경우 곽 보좌관이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고 있는데 어떻게 무조건 '희생양'이라 볼 수 있냐는 비판이다.

특히 공천혁명 등 '쇄신 작업'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쏟아지고 있다. 당의 사무총장은 오는 4월 총선까지 공천을 책임지게 된다. 그런데 본인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 후보자들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수 있겠냐는 얘기다.

지난 2008년 총선에서 민주당은 금고형 이상 확정 등 비리 연루 인사는 심사 자체에서 배제했다. 개인비리인지 아닌지 여부는 고려되지 않았다. 때문에 "사건의 내용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기계적 적용"이라는 거센 반발도 있었다.

'금고형 이상 배제' 원칙으로 공천을 받지 못했던 대표적인 인사가 박지원 현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안희정 현 충남도지사 등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한명숙 후보 선대본부장을 맡은 신계륜 전 의원도 이 기준에 걸려 공천에서 탈락했었다.

논란은 있었지만 당시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은 "희생자, 억울한 사람이 나온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큰 일에는 억울한 사람의 희생을 밟고 가는 것이 우리 역사"라고 강조했었다.

이 기준을 놓고 보면 임 사무총장은 '반발'의 여지조차 없는 '개인비리 연루 혐의자'다. 공천 신청자 가운데 비슷한 혐의를 받고 있거나 유죄가 확정된 사람을 당이 탈락시킬 명분이 약해지는 것이다.

"제식구 챙기기가 다시 시작됐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 대표가 임 사무총장을 임명한 것을 '검찰 개혁'에 대한 막강한 의지 피력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호의다. 한편에서는 "제식구 챙기기가 시작됐다"는 싸늘한 반응이 나온다.

임 사무총장과 한 대표의 긴밀한 관계 때문이다. 임 사무총장은 한 대표가 지난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 나섰을 때도 캠프 대변인으로 발탁됐다. 지난 전당대회에서도 임 사무총장은 한 대표를 지지했다. 대표적인 '한명숙 사람' 가운데 하나인 것이다.

임 사무총장 발탁이 '당의 혁신과 인적쇄신'의 증명이 아니라 '측근 챙기기'의 일환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까닭이다.



/여정민 기자 

2012년 1월 18일 수요일

"박희태, 죄 없는데 용서해달라? 해괴망측한 일"


이글은 프레시안 2012-01-18일자 기사 '"박희태, 죄 없는데 용서해달라? 해괴망측한 일"'을 퍼왔습니다.
박희태 '친정' 한나라도 등돌려…"경륜에 맞는 조속한 결단 해야"

돈봉투 사건의 '몸통'으로 의심받는 박희태 국회의장의 '버티기'에 정치권이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특히 박 의장의 친정인 한나라당에서조차 박 의장에게 "조속한 결단"을 요구했다.

한나라당 권영세 사무총장은 18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박희태 국회의장의 '전당대회 돈봉투' 입장 발표기자회견에 대해 "기자회견 내용이 미흡하다"며 "박 의장께서 경륜에 걸맞은 결단을 조속히 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실상 사퇴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근혜 위원장은 박희태 의장의 거취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지만 앞서 비대위는 박 의장의 정치적 결단을 촉구했었다.

이날 오전 박 의장은 해외 순방에서 돌아온 직후 인천공항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현재 얘기하라고 한다면 '모르는 얘기'라는 그런 말씀 밖에 드릴 수 없다"며 "사죄하는 마음으로 우선 오는 4월에 있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 그리고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소정의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밝혔었다.

박 의장은 이미 간접적으로 4월 총선 불출마 의사를 내비친 적이 있다. 새로운 입장 발표는 없었고, 사퇴 요구만 일축한 것이다.

또 박 의장은 "기억이 안 난다"면서도 돈봉투 사건에 대해서는 사과했지만, 자신의 전직비서가 디도스 공격 주범으로 구속된 데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전현직 보좌진 4명이 검찰 조사를 받고 있거나 구속되는 등 국회의장실이 쑥대밭이 됐는데도,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 박희태 의장은 지난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됐었다. 이 과정에서 돈봉투를 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뉴시스

"죄 안지었다면서 용서는 빌어? 해괴망측한 일"

민주통합당은 소속 의원 88명 명의로 박 의장 사퇴촉구 결의안을 이날 발의했다. 민주통합당은 결의안을 통해 "헌정사상 초유로 현직 입법부 수장이 부정한 정치자금 살포 사건에 연루된데 이어, 대한민국 민주주의 자체를 뿌리 채 뒤흔든 중대 범죄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디도스 테러 사건에 박희태 국회의장 비서가 공모한 것이 검찰 수사에 의해 밝혀지는 등 국회의장직을 더 이상 수행할 수 없을 만큼 중대한 흠결이 있음을 확인하고, 이에 국회의장직 사퇴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통합당은 "가장 심각한 것은 국회의장에 대한 국민적 불신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점으로 창피한 일"이라며 "만약 박희태 의장이 사퇴하지 않는다면 현직 국회의장이 검찰 수사를 받는 정치사상 초유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공정한 수사를 위해 국회의장직 사퇴는 필수불가결하다. 박희태 의장은 하루빨리 국회의장직을 사퇴하고, 검찰수사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노회찬 대변인은 "죄를 짓지 않았다고, 잘못했는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용서해달라고 대한민국 국회의장이 빌고 있다. 해괴망측한 일"이라며 "통합진보당은 가능한 최대한의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노 대변인은 "상식적으로 돈봉투 사건에 대해 박희태 의장은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사람 중 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소정의 책임을 지겠다는 말은 무엇인가"라며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밝혀진 데 한에서만 책임을 지겠다는 것으로 이는 (돈봉투 살포 의혹을) 최대한 감추겠다는 것이다. 즉각 사퇴하고 지금이라도 진실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박세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