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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27일 화요일

[사설] 디도스 특검, 배후 규명이 ‘신의 영역’이 아님을 보여주길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3-26일자 사설 '[사설] 디도스 특검, 배후 규명이 ‘신의 영역’이 아님을 보여주길'을 퍼왔습니다.
중앙선관위 누리집(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박태석 특별검사팀이 어제부터 수사를 시작했다. 그동안 2007년의 삼성 특검이나 비비케이 특검처럼 실패한 특검이 계속되다 보니 이번 특검에도 큰 기대를 거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국민 세금으로 서울 강남 한복판에 별도 사무실까지 얻어 수사에 나선 이상 최소한의 진상규명은 해내야 하고 박 특검 자신도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특검법에 규정된 수사 대상은 ‘중앙선관위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홈페이지에 대한 사이버테러 관련 한나라당 국회의원, 비서 등 정치인이나 단체 등 제3자 개입 의혹’과 관련 자금 출처 및 사용에 대한 의혹, 청와대 관련자나 관련 기관의 의도적 은폐·조작 및 개입 의혹 등이다.
이 가운데 핵심은 역시 청와대 관련 여부다. 경찰과 검찰 수사 과정에서 김효재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의 의심스런 행적이 드러났는데도 조사도 하지 않은 채 수사를 끝내버렸기 때문이다. 김 전 수석은 최구식 당시 한나라당 의원의 비서 공현민씨가 경찰에 검거된 사실이 공개되기 전날 최 의원에게 이를 미리 알려준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검찰은 경위조사도 하지 않았다. 통화내역 조회 결과 공씨 체포 이후 수사가 진행되면서 김 전 수석과 최 의원의 통화 횟수가 부쩍 늘어나는 등 수사 정보 유출 의혹도 없지 않았다. 최 의원의 경우도 선거 전에 “비장의 카드가 있다”거나 “나 혼자 당하지 않겠다”고 했다는 등 여러 소문이 무성했으나 검찰과 경찰은 납득할 만한 수사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은 디도스 공격을 감행한 이들이 “선거에서 공적을 세워 행정부에 진출하거나 정식 보좌관으로 신분 상승을 모색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검찰의 설명이다. 이 역시 수사팀의 추정일 뿐이지만 설사 그들이 그런 말을 했다 해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자신들의 공적임을 내세우기 위해서라도 최소한 최 의원이나 당 간부들에게 사전 또는 사후에라도 알렸어야 하기 때문이다. 디도스 공격의 대가가 1000만원에 불과했다는 설명도 그렇고 선관위 내부에 연루자는 없는지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으로 남아 있다.
검찰은 올 1월 쥐꼬리 같은 수사 결과를 내놓으면서 “배후를 밝히는 건 신의 영역”이라는 변명으로 비아냥을 산 바 있다. 특검은 이 사건이 민주사회에선 있을 수 없는 조직적인 선거방해 행위라는 점을 명심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숨은 배후를 반드시 밝혀내기 바란다.

2012년 3월 6일 화요일

‘돈봉투 수사 검사’ 사표 파문…축소 수사 불만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3-06일자 기사 '‘돈봉투 수사 검사’ 사표 파문…축소 수사 불만'을 퍼왔습니다.
네티즌 “젊은 검사 사지로 몰았나? 권력개들 옷 벗어!”

새누리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사건 수사에 참여했던 현직 검사가 돌연 사표를 제출해 파문이 일고 있다. 박희태 국회의장,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핵심 피의자에 대한 검찰의 축소 수사가 사표 제출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검찰 수내부들에 대한 비난여론이 또다시 거세어질 전망이다. 

는 6일 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 소속 허태원(42ㆍ사법연수원 33기) 검사가 이날 사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허 검사는 돈 봉투 사건 수사결과가 발표된 지난달 21일 이후 여러 차례 사의 표명을 했지만 서울중앙지검 수뇌부가 만류하자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휴가를 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날 휴가를 마치고 출근한 허 검사는 최교일 지검장과 정점식 2차장검사, 이상호 공안1부장 등의 만류에도 결국 사표를 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복수의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허 검사가 조직을 떠난 이유는 돈 봉투 사건 수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수사팀은 고승덕 의원실에 300만원이 든 돈 봉투를 살포한 혐의만 적용해 박 의장과 김 전 수석, 조정만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 3명을 불구속 기소 하는데 그쳐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허 검사도 수사결과 발표 이후 박 의장에 대한 수사 축소와 핵심 피의자에 대한 불구속 수사에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은 전했다.

허 검사는 당시 박 의장 공소사실에 300만원 이외에 구 의원들에게 2,000만원이 든 돈 봉투 살포를 지시한 혐의를 받은 안병용 서울 은평갑 당협위원장의 범죄사실까지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돈 봉투 살포를 총괄 지시한 것으로 의심되는 김 전 수석에 대해서도 구속영장 청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허 검사는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조 비서관에 대한 자금추적 결과 박 의장 및 박 의장 측으로부터 뭉칫돈이 들어온 정황을 발견하고도 이 부분을 살펴보지 않고 서둘러 수사를 끝낸 데 대해 허 검사는 크게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은 보도했다. 검찰은 당시 조 비서관의 가족 계좌에 방산업체의 돈 1억원이 들어온 사실을 확인했지만, 이 돈이 박 의장이 차명으로 받은 불법 정치자금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

실제로 당시 수사결과에 대해 허 검사 이외에도 적지않은 검사들이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 수사팀 관계자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불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허 검사의 사의 표명이 가져올 파장을 우려해 검찰에서 동료 검사와 지휘부를 동원해 사의를 철회할 것을 수차례 종용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검찰 내부 상황을 보도했다. 

반대로 일각에서는 허 검사가 업무 스트레스와 가족사가 원인이 돼 사의를 표명한 것이지 돈 봉투 사건 수사와는 무관하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은 허 검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점식 2차장검사는 “허 검사는 돈 봉투 사건 수사를 직접 담당하지 않은 기획검사”라며 “공안1부 검사들이 수사를 끝내고 번갈아 휴가를 갔는데 허 검사도 오늘부터 출근했고 우리에게 사의를 표명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해당 뉴스는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트위터에 급확산되는 등 네티즌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네티즌들은 “이제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니었던 것을 만천하에 알리는 꼴이구나. 석궁부터 공무집행방해까지 힘없는 약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했구나. 그리고 나경원이가 사법부를 흔든 장본인이다. 전두환은 퇴폐의 원년이고. 사법부에 계신분들 주어가 없다는 판단이 사실인가요. 세상에 주어가 없는 범죄가 있는지 판단 좀 해 주삼!”, “검찰 윗선의 압력...서서히 밝혀지겠군. 4/11일 총선전에 폭로 하시라”, “42세 검사! 그래도 양식이 있는 젊은 검사님이다. 노짱들하고 다른 신세대가 아닌가~역시 할 말은 하고 사는 젊은 세대의 검사들이 있기에 사법부가 바로 서지 않을까?”, 

“개검들의 작품이었구만! 열심히 일하는 젊은 검사를 사지로 몰아 넣고도 니들이 살아 남을 것 같아. 다들 옷 벗을 각오하고 있어라!”, “허태원 검사, 이제라도 나라 걱정을 충실히 해 주시게나. 고맙네”, “사표 안내고 붙어있는 놈이 대단한 거지. 양심이 간질간질해서 어떻게 버티나?”, “권력의 개들이 하는 짓들이 속속히 들어나는 구나! 재수사해!”, “근데 이번 돈봉투 수사 친박계라인 작품인데 적정한 수준에서 마무리하려는 검찰, 새누리, 청와대간에 암묵적 합의에 대한 반발인지 검사 자신의 사명감에 의한 사의인지는 모르겠네...사명감에 의한 사의면 대단한 것이고”, 

“검찰을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조직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헌법정신에 맞다. 검사 한사람 한사람이 독립된 헌법기관이다. 지금처럼 마치 조폭조직인양 상명하복의 구조로 인사가 이루어진다면 정치화될 수밖에 없다”, “이제 떡찰에는 정말 쓰레기들만 남는구나. 상식선에서 판단하는 검사들 까지도 견딜 수 없이 부패한 집단. 대한민국에서 가장 부패한 집단이 정의의 수호자요, 수사의 최종 책임자?? X까라” 등 검찰 조직 자체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

한편 은 의 보도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사표를 내지 않았고 오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당시 돈봉투 수사를 직접 담당했던 검사들 사이에서는 수사결과에 대해 불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2012년 2월 17일 금요일

조중동은 왜 '프로야구 승부조작'에 열 올리나?


이글은 미디어스 2012-02-16일자 기사 '조중동은 왜 '프로야구 승부조작'에 열 올리나?'를 퍼왔습니다.
김효재 소환과 맞물린 검찰발 '승부조작' 파문

프로야구 승부조작 파문이 뜨겁다. 지난 해 축구에서 시작된 승부조작 파문이 배구를 거쳐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야구로까지 번지며 거대한 ‘이슈의 소용돌이’를 만들고 있다. 언론의 경쟁은 뜨겁다 못해 가히 폭발적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른바 ‘스포츠 찌라시’들이 폭발의 발화점이 아니라는 점이다. 일간지-방송-스포츠지의 완결적 체계를 갖고 있는 조중동이 맨 앞에 서있다.
흡사, ‘바이러스 퍼뜨리기’ 전략처럼 보이기도 한다. 지금 조중동의 보도 체계를 보면 일간지는 가장 핵심적 사실(실명)을 스트레이트로 전하며 사실에 권위를 세우고, 이를 방송이 ‘단독’, ‘특종’의 성격으로 받아 전한다. 그리고 이 중간 과정에선 스포츠지를 통해 대중의 말초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확인되지 않은 주변 정황을 퍼뜨리고 있다. 아침 신문, 낮 인터넷, 저녁 방송뉴스를 통해 하루 만에 사건의 ‘볼륨’을 완결 짓고 있는 셈이다.


▲ '프로야구 승부조작' 파문과 관련해 조중동은 15~16일 연일 파급력 있는 보도로 상황을 주도해가고 있다. 15일자 중앙일보는 넥센 문성현의 이름을 깠고, 동아일보는 'LG투수 2명'을 밝혔다. 16일자 조선일보는 LG 투수가 박현준이라고 밝혔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승부조작 파문 끌고 가는 조중동
조중동이 프로야구 승부조작 파문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끌고 가고 있는 형국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 15일 중앙일보는 넥센의 투수 문성현이 승부조작 제안을 받았지만 이를 거절했다고 처음 보도했다. 최초로 실명을 공개한 보도였다. 같은 날 동아일보는 넥센이 아닌 LG를 지목했다. LG 주전급 투수 2명의 이름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를 받아 16일자 조선일보는 LG의 주전 투수는 박현준이라고 못을 박았다. 중앙 보도는 ‘수도권 구단의 누군가’를 ‘넥센  문성현’으로 좁힌 것이며 동아의 보도는 ‘주전급 투수 2명’을 ‘LG 선발투수 2명’으로 구체화해 대중의 호기심에 불을 질렀다. 에이스 투수의 실명을 드러낸 조선의 보도는 사건의 장기 흥행을 보증하는 형국이다.
단, 이틀 만에 아직 혐의가 확정되지 않은 유망한 젊은 투수 서너 명이 가장 영향력이 있다는 유력 일간지에 의해 우리시대 ‘거악’으로 지목됐다. 조중동이 이렇게 ‘안전판’을 깔아주자, 받아쓰기로 조회수 장사를 하는 매체들이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었다. 결코 놓칠 수 없는 아이템이란 전의가 기사 곳곳에서 번뜩인다. 15일부터 지금까지 ‘프로야구 승부조작’과 관련해 쏟아진 기사의 건수는 밤하늘의 별을 헤아리는 것이 빠를 정도로 무수한 양이다.
프로야구 승부조작 파문 관련 보도는 한국 언론의 부박함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경연장이 돼가고 있다. 언론의 기본을 묻는 정색함이 무색할 정도다. 일단, 확인되지 않은 ‘팩트’가 그야말로 난무하고 있다. 15일 SBS 8시뉴스와 인터뷰 한 구단 관계자는 “40번 정도 똑같은 통화를 하면서 아예 글을 써놓고 읽어 줬는데 기사는 다 다르게 나갔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 증언은 지금까지의 보도가 최소한 확인된 사실 여부와는 상관없음을 말해준다.
언론 부박함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경연장
언론이 최대한 대중이 원하는 방식으로 사실과는 동떨어지더라도 흥미 위주로 사건을 재구성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모든 언론의 관심이 ‘관련되었다는 그 선수가 누구이냐’ 외엔 없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비극이기도 한데, 지금 언론에게 승부조작과 관련한 ‘팩트’ 따위는 중요하지 않고 오로지 선수의 이름을 밝혀도 될 수준인가, 아닌가의 여부만 관건이다. 구단 관계자와의 통화는 이 여부의 간을 보기 위한 요식 행위일 뿐 구단이 뭐라고 말하는지는 전혀 개의치도 중요하지도 않은 상황이다.
두 번째 문제는 검색에 의한 기사와 베껴 쓰기의 문제다. 지금 포털을 장식하고 있는 기사의 상당수는 유명 야구 사이트들에서 누군가 작성한 글을 토대로 그럴듯하게 상황을 추리하고 있는 유형의 것들이다. 앞선 기사를 무작정 베껴 쓴 것으로 보이는 기사도 상당수다. 이러한 기사쓰기 방식은 정보의 정당함과는 상관없이 이미 ‘그럴 것이다’고 추론되고 있는 풍문과 소문들을 언론이 뒤따라 ‘사실’로 추인해주는 방식이다. 소문이 기사화되고 이미 기사화된 소문이 다른 매체의 숙주가 되면서 스스로 진화해가는 전형적인 황색 저널리즘의 구현이다. 프로야구 승부조작 파문이 갓 알려진 시점부터 확산될 때까지의 기사들을 검색해보면, 결국, ‘그랬다더라’는 소문이 무한 반복 재생됐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상황이 이러니 현장 확인도 전혀 되지 않고 있다. 이 정도 파급의 이슈라면 응당 관계자와 현장에 대한 구체적 확인과 검증은 필수적이다. 사실을 잘 못 확정지을 경우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되고 연루자는 이름이 거론되는 것만으로 치명적 피해가 불가피하다. 그래서 정론이라면 거론되고 있는 해당 선수는 물론이고 구단 및 협회 관계자 및 수사 기관 그리고 범죄 사실에 등장하는 현장에 대한 취재가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지금까지 언론에 등장한 건 ‘구단 관계자’와 ‘협회 관계자’의 인터뷰 정도뿐이다.
그나마 이들은 모두 익명이었으며 강하게 혐의를 부인했다. 현재까지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근거라고 할 만한데, 언론은 이를 무시하고 있다. 대신에 언론은 대구지검이 수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어느 언론에 따르면 더 수사할 계획이 없다고도 한다. 뭐가 뭔지 모를 상황이다. 해당 선수는 사실을 부인하고 또 다른 선수는 연락조차 되질 않는 상황에서 선수의 심경까지 전하는 언론도 있다.
사실관계 없이 선수 이름 장사에만 열 올리는 언론
상황이 이렇다보니 당연히 어느 사이트에서 어떤 방식으로 ‘승부 조작’이 이뤄졌다는 것인지 확인조차 되지 않았다. 첫 볼넷, 첫 실책, 첫 안타 등의 항목들에 베팅이 이뤄졌다고 하더라는 것뿐이다. 이는 그 자체로는 이번 승부조작 혐의와는 뚜렷한 상관관계가 없다. 하지만 언론은 이를 ‘불법 도박 사이트’와 ‘승부조작’이라는 부정적 이름으로 호명하며 그 자체를 이번 사건의 개연성 문제로 바꿔치고 있다.   
지금 사건을 취재하고 있는 기자들 가운데 해당 선수가 있는 일본으로 출국한 이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 아니면 최소한 불법도박 사이트에서 프로야구와 관련한 베팅이 얼마나 있었고, 그 양상이 지금 얘기되고 있는 것들과 얼마나 부합하는지 파고 있는 이가 있는지 묻고 싶다. 16일 언론이 박현준 선수의 실명을 공개한 것은 LG의 백순길 단장이 일본으로 출국했다는 사실에서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바로 그런 것이다. 정황만 갖고 확정짓는, 직접적 취재가 아니라 간접적 추론으로 판단을 해버리는 몹쓸 관행이다.
물론, 프로야구 승부 조작이 있었을 수 있다. 제안을 받았다는 선수까지 나온 마당에 언론이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복무하는 것은 당연하다. 프로야구의 경우 워낙 대중적 관심이 높은 종목으로, 이 과정에서 일부 과잉된 열기와 추측된 사실이 등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그 정도가 아니다. 모호한 실체를 두고 언론이 연일 부피를 최대로 키워가며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 어느 사이트를 통해서 어떤 방식으로, 누가, 언제, 어떻게 승부조작을 한 것인지, 기사의 요건이 되는 사실 관계들이 거의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선수 이름 장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많은 전문가와 현장 관계자들이 야구에 있어 승부조작은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물론, 이 역시 승부조작이 ‘있다, 없다’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아니다. 하지만 야구의 경우 타 종목과 달리 지켜보는 눈이 워낙 많고, 선수의 플레이가 거의 매 순간 느린 화면으로 반복 중계된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또한 수십 년 야구를 해 온 전문가들 수십 명이 양측 덕 아웃에서 쌍심지를 켜고 선수의 플레이를 지켜본다.
투수 1명을 매수해서 원하는 조작의 결과를 내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는 첫 타자 볼넷의 경우 선발 투수를 매수하면 가능할 것 같지만 이는 야구에 대한 초보적 이해일 뿐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투수의 투구 역시 전혀 칠 수 없는 볼을 스트레이트로 던진 것이 아니다. 스트라이크를 잡으며 기술적으로 볼넷을 내주는 것인데, 타자가 볼을 쳐버리면 모든 것이 허사로 돌아간다. 이는 어느 선수에게 볼이 갈 지를 예측할 수 없는 첫 실책에 대한 베팅도 마찬가지다. 결국, 이미 예정된 결론에 상황을 꿰맞추면 다 그럴듯한 개연성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베팅이 확률 게임이란 점에서 매우 낮은 확률에 대해 섣부른 추측을 해선 곤란하다. 야구의 경우 누굴 매수하고 매수하지 않고를 판단하기가 매우 어렵단 얘기이다.
그래서 구체적 증거가 나오기 전에 정황만으로 상황을 단정 짓는 것은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언론은 이런 기본적인 언론의 자세와 역할 그리고 책임에는 관심이 없다. 대중을 더 세게 자극할 무엇, 오로지 선수의 실명만 궁금할 따름이다.  


▲ 16일자 중앙일보와 조선일보는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이 검찰에 소환된 사실을 거의 '누락'했다고 해도 좋을 정도의 비중으로 뒤로 미뤘다. 중앙일보는 16면에 박스 기사로 배치했고, 조선일보는 10면 사이드에서 다뤘다.
검찰발 승부조작 파문, 이면의 문제는 없는 것인가?
그래서 혹시 뭔가 너머의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프로야구 승부조작 파문이 언론에 알려진 것은 공교롭게도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사퇴한 시점, 검찰 소환이 이뤄진 시점과 맞닿아 있다. 지난 몇 년간 이 정부는 자신들에게 불리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검찰 발 언론 플레이를 활용해왔다. 프로야구 승부조작 파문 역시 태초의 출발은 검찰발 뉴스다. 하지만 검찰은 이상하게도 사건을 찔끔 흘려 놓곤 의혹이 꼬리를 물어 상황이 이 지경이 되도록 오히려 관망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슈의 소용돌이를 불러 언론을 쑥대밭을 만들어 놓곤 태연하기 그지없다. 신속한 수사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밝힐 의지도 없어 보이고 사실 관계 입증에 자신도 없어 뵌다.
이런 검찰의 애매모호함을 조중동이 덥석 물어 상황을 요리조리 굴려가고 있다. 한편에선 조회 수 장사를 하고 다른 한 편에선 김효재 수석 건을 밀어내고 있다. 대중성과 정파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일거양득, 꿩 먹고 알먹는 보도인 셈이다.
16일자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김효재 수석 관련 보도를 거의 단신 처리했다. 대부분의 매체들이 모두 김 전 수석의 검찰 소환을 1면 보도한데 비해 조선과 중앙은 10면과 16면에서 박스 기사로 처리했을 뿐이다. 김 전 수석이 빠진 조선과 중앙의 1면에는 프로야구 승부조작 관련 기사가 들어갔다. 이 역시 너무 결과론적 해석, 지나치게 정치적인 지면 보기라고 해야 할 것인가? 조중동의 승부조작 파문 보도에 비하면 그렇게 과한 것 같지는 않은 지적 같은데 말이다.

2012년 2월 10일 금요일

'박희태 돈봉투', '윗선'은 면죄부 수순밟기


이글은 프레시안 2012-02-10일자 기사 ''박희태 돈봉투', '윗선'은 면죄부 수순밟기'를 퍼왔습니다.
돈 준 사람은 문병욱, 받은 사람은 조정만으로 정리?

박희태 국회의장의 사퇴로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몇 가지 상반된 흐름이 엿보인다.

먼저 "나는 사퇴한다고 말한 적 없다"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효재 정무수석과 관련해선, "전대 직전 돈봉투를 돌린 사람이 박희태 의장의 전 비서관 고명진 씨 뿐 아니다. 김효재 수석의 보좌관도 돈을 배달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고승덕 의원 측이 돈을 받았던 것과 거의 동일한 형태의 봉투 전달이 이뤄졌다는 것.

또다른 새누리당 의원 보좌관은 "우리 방에도 1만원 권 100장 뭉치 세 개와 박희태 의장의 명함이 든 노란 서류봉투가 왔었는데 그 봉투 돌린 사람의 명함에 김효재 보좌관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전당대회 직전 박희태 의장이 자기 명의로 된 1억 5000만원 한도의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 캠프에 내놓았다는 전언도 흘러나온다. 이런 까닭에 박 의장에 이은 김효재 수석의 사퇴와 두 사람의 검찰 출두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지난 2008년 한나라당 당대표에 선출된 박희태 의장ⓒ뉴시스

조정만이 돈 만들어 김효재는 배달만 했다? 실세는?

하지만 검찰 수사의 방향과 폭에 대한 의문도 적지 않다. 검찰이 돈봉투 건에 대해선 집중적으로 수사해 어느 정도 개가를 올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당시 전당대회에서 다른 방식으로 돈이 오갔는지에 대해선 전혀 살펴보지 않고 있다. 예컨대 간담회를 빙자한식사 자리에서의 금품 살포 등이 그렇다.

또한 돈의 출처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거물'이라고는 보기 힘든 라미드그룹 문병욱 회장 쪽의 이야기만 나올 뿐이다. 게다가 라미드그룹 쪽 돈은, 검찰 주장대로라도 1억 원이 안 된다. 300만 원 짜리 봉투 서른 개를 만들 수 있는 돈이지만, 전체 경선 자금에 대면 턱없이 모자란다. 경선 자금 조성자를 조정만 의장 정책수석으로 몰고가는 듯한 분위기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이날 는 "일단 조정만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이 자금을 마련해오면 이를 김 수석이 집행하는 방식의 실무 책임을 분담했다는 쪽으로 수사 구도가 잡혀가고 있다"는 검찰 관계자의 말을 보도했다.

이대로라면 조정만 비서관과 라미드그룹 정도가 돈줄의 핵심이란 이야기가 되고, 김효재 수석은 '배분 책임자' 밖에 안 된다. 새누리당 내에선 "전당대회에서 대표가 되려면 수십억이 들어간다"는 게 정설이다. 게다가 박 의장을 대표 후보로 지목해 '박희태 대표만들기'에 적극 나선 쪽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 어이 없는 그림이 된다. 당시 박 의장을 강력하게 민 쪽은 이상득 의원 측이었다.

장롱에 7억 넣어 둔 이상득도 곧 검찰에 나간다

"축의금 남은 것 등 장롱에 7억 원 넣어뒀다가 의원실 계좌로 옮겨서 비용으로 썼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이상득 의원도 곧 검찰에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금융실명제법 위반은 잘못한 일인데, 정치자금법이나 특가법과는 상관없는 돈이다"고 주장하는 이 의원을 공박할 증거를 잡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하지만 '털고 가기' 수순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이런 이야기가 나온지 한참 됐다. "대통령 주변에서 여러 건들이 줄줄이 터지고 있는데 당사자들 입장에선 이 대통령 임기 내에 검찰에 갔다 오는게 훨씬 낫다. 정권이 바뀌고 검찰 수뇌부도 바뀌면 거의 초상나는 수준으로 매를 맞아야 하는데, 일단 현 정권 내에서 기소를 받아서 재판 일정에 들어가버리면 매를 작게 맞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현재 여권 주변에선 "이제 여러 사안들을 이 정도 선에서 마무리할 때가 됐다.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고 털고 총선으로 가면 된다"는 주장과 "어중간하게 덮고, 뭉개고 가면 결국 다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안그래도 민심이 무서운데, 총선에 더 악재가 된다"는 논리가 맞서고 있다.



/윤태곤 기자

2012년 2월 1일 수요일

[사설]‘돈 냄새 진동’ 한나라, 언제까지 오불관언할 텐가


이글은 경향신문 2012-01-31일자 사설 '[사설]‘돈 냄새 진동’ 한나라, 언제까지 오불관언할 텐가'를 퍼왔습니다.
얼마 전 물러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008년 추석 때 이른바 ‘친이계’ 인사들에게 수천만원을 살포했다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증언이 나왔다는 보도다. 최 전 위원장의 최측근인 방통위의 한 정책보좌역이 2009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의원들에게 돈봉투를 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으나 최 전 위원장 자신이 직접 거론된 것은 처음이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말이란 참으로 무섭다. 소문을 진실보다 더 그럴듯하게 착각하게 만든다”는 그의 퇴진의 변은 또 하나의 가증스러운 정치 어록으로 기록될 판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환골탈태를 천명한 집권 여당 한나라당의 대응이다. 자고 나면 새 의혹이 불거진다 할 정도로 ‘돈 냄새’가 여권을 휘감고 있으나 한나라당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로 불려온 최 전 위원장이 측근 비리 및 자신의 연루 의혹으로 물러났지만 책임 있는 여당이라면 당연히 내놓을 법한 진상규명 촉구 논평도 없었다. ‘식물 의장’으로 전락한 박희태 국회의장의 ‘돈봉투 전대’를 둘러싼 침묵은 더 가관이다. 검찰 수사의 칼날이 마침내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을 정조준하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친정인 한나라당은 여전히 강 건너 불구경하는 식이다. 이 사건 발생 초기 검찰에 수사만 의뢰해놓고는 사실상 무대응이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책임 있는 행동을 해달라’고 한 것이 전부다. 현 부정부패의 고리는 이 대통령의 탓일 뿐 자신들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싶은 것인가.

한나라당은 어제만 해도 4·11 총선의 공천권을 외부 인사들에게 일임한다는 취지의 공천심사위를 구성하는 등 입만 열면 ‘정치 개혁’을 외치고 있다. 그제는 이대로 가다간 한나라당의 뼈대라도 남을 수 있을지 의심이 들 만큼 경제, 교육, 대북 정책 등 전 분야에 걸친 대변신을 약속했다. 그런 한나라당이 정작 자신들을 둘러싼 부정·비리 의혹에 대해 딴청을 부리는 모습을 보면 그들의 다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쉽사리 판단이 서지 않는다. 이런 여당이 대변신을 천명했다고 해서 수구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거나, 스스로 반성하고 개혁하라고 주문하는 것은 실로 공허해 보이기까지 한다.

이 정권의 도덕 불감증은 특권층만 감싸는 바람에 누적된 ‘1% 정당’이라는 이미지와 더불어 간판을 내릴 수밖에 없을 정도로 한나라당을 망가트린 주요 원인이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두고두고 실소를 자아내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진정 국민 앞에서 뼈를 깎고 거듭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면 지금 눈앞에서 드러나고 있는 권력형 비리에 대해 백배 사죄하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게 우선이라고 본다. 한나라당은 언제까지 당 주변에서 진동하는 돈 냄새를 두고 오불관언(吾不關焉)할 셈인가.

2011년 12월 20일 화요일

‘김정일 사망’을 계기로 방송에서 사라진 이슈들


이글은 미디어스 2011-12-20일자 기사 '‘김정일 사망’을 계기로 방송에서 사라진 이슈들'을 퍼왔습니다.
디도스·이상득 여비서·BBK 관련 보도는 사라져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 대부분 언론은 ‘김정일 사망’ 소식을 전하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언론이 현 시점에서 꼭 보도해야 할 사안들이 방송에서, 지면에서 사라졌다. 특히, 방송 뉴스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약 2시간 동안 쟁쟁하게 펼쳐진 특집 메인뉴스 그 어느 곳에서도 디도스 사건 청와대 외압 의혹, 이상득 여비서 계좌 거액 발견, BBK 등 정권의 ‘핵심’과 연결돼 있는 중요 사안들은 찾을 수 없었다.

▲ MBC, KBS, SBS 사옥 ⓒ미디어스

◇ 디도스 사건 청와대 외압 의혹 = 지난 주말, 시사주간지인 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에 대한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청와대가 외압을 행사해 사건의 중요 사실을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사정 당국의 고위 관계자 발언을 통해 “청와대는 특히 청와대 행정관 박아무개(38)씨가 선거 전날 저녁 디도스 공격 관련자들과 술자리를 함께 한 사실, 그리고 한나라당 관계자들과 해커들 사이에 대가성 돈거래가 있었던 사실을 공개하지 않도록 압력을 행사한 정황이 드러났다”고도 전했다.
이 밖에도,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 디도스 공격 사건 수사 발표 이전에 조현오 경찰청장에게 두 차례나 전화를 건 데 이어 정진영 민정수석과도 사건 내용에 대해 상의를 한 정황이 나왔다. 또, 지난 2일 디도스 공격과 관련한 경찰 수사 발표에 대해 청와대 쪽에서 늦추려 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경찰 수사에 개입해 사건을 축소·은폐했다”는 주장을 뒷받침 하는 이 같은 정황은 방송 뉴스가 꼭 취재하고, 보도해야 할 사안이었지만 지난 18일 하루 KBS·MBC·SBS 메인 뉴스에 등장한 이후 김정일 사망 소식에 가려졌다. 유일하게 19일 방송3사 가운데 SBS만이 리포트를 통해 “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사태에 대한 청와대 개입설을 놓고 정치권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며 정치권의 ‘입’을 통해 전했을 뿐이다.
◇ 이상득 의원실 여비서 계좌에서 출처 불분명한 10억원 발견 =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심재돈)는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실의 박배수(46) 보좌관 주변 인물의 계좌 흐름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임 아무개씨 등 이상득 의원실 여비서 2명의 계좌에서 출처가 불분명한 10억원 안팎의 현금이 입금된 사실을 19일 확인했다.
검찰은 또, 박배수 보좌관에게 건너간 돈들이 이상득 의원실 비서관과 비서의 계좌를 거쳐 다시 박 보좌관의 계좌로 들어온 사실도 확인했다. 즉, 이는 박배수씨가 청탁 명목으로 받은 수억원이 이 의원 보좌진 4명의 계좌를 통해 ‘세탁’된 정황이 드러난 셈이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박 보좌관이 받은 수억원의 돈들이 보좌진들의 계좌를 거치면서 5백만원에서 1천만원씩 소액으로 나눠진 사실을 확인했으며, 돈세탁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실 보좌진 계좌에서 출처가 불분명한 10억원의 현금이 발견되고, 보좌관과 비서관 사이에 소액의 돈들이 수시로 입금된 사실이 드러났다. 언론이라면 충분히 의심할 법한 사안이지만, 그다지 관심을 끌지 못한 채 묻혔다. 19일 SBS만이 단신으로 “서울지검 특수3부는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실 여직원 2명의 계좌에서 10억 원의 뭉칫돈을 발견해 이 가운데 출처가 불투명한 8억 원의 출처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을 뿐이다.


▲ MBC <뉴스데스크> 12월16일치 보도 화면 캡처

◇ BBK, 다시 법정 공방 시작 = 김경준 전 BBK 투자자문 대표로 인해 피해를 본 옵셔널캐피털(옛 옵셔널벤처스)이 ㈜다스와 김경준씨 일가 및 미국과 스위스에서 그들이 고용했던 변호사 등 20명을 피고로 하는 대규모 민사소송을 미국 현지에서 제기했다. 다스는 지난 대선 직후부터 이명박 대통령의 실소유주 여부를 놓고 의혹이 제기됐던 곳이다. 
보도에 따르면, 옵셔널캐피털은 지난 1일(현지시각) 로스앤젤레스 고등법원에 이들을 횡령과 사기성 이체(fraudulent transfer) 등 혐의로 고소했다. 앞서 지난달 미국 연방법원이 다스와 김경준씨 사이의 소송 취하 결정을 받아들임에 따라 미국에서의 법적 공방을 사실상 마무리 할 것이라는 관측과는 달리, 다스는 이번 소송으로 또다시 미국에서 법적 공방을 이어가게 됐다. 
이 뿐 아니다. 김경준씨의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됐던 편지 작성 과정에 “이명박 대통령의 손윗 동서가 개입됐다”는 주장도 나온 상황이지만 그다지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 BBK 의혹을 폭로한 김경준 전 BBK 투자자문 대표가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된 가짜 편지 작성자 신명씨와 그의 형 신경화씨를 16일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신씨가 가짜 편지를 공개하고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과 관련된 발언을 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냈다.
앞서 한나라당은 지난 2007년 12월,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BBK 의혹을 폭로한 김경준씨의 ‘기획입국’ 배경을 밝혀달라”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주가조작 및 횡령 혐의로 국내에 들어오라는 법무부 요청을 거부한 김경준씨가 갑자기 송환 요청에 응한 게 수상하다는 이유였다. 즉, 한나라당은 당시 청와대(노무현 정부)가 이명박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김경준씨를 ‘기획 입국’ 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 근거로, 김경준씨와 함께 수감 생활을 했던 신경화씨가 김씨에게 보낸 편지를 제시했다. 해당 편지에는 “자네(김경준)가 ‘큰집’하고 어떤 약속을 했건 우리만 이용당하는 것”이란 내용이 담겨있었다.
하지만 이후, 실제 편지를 작성한 신명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편지 작성을 지시한) 지인 양 아무개씨로부터 대통령 가족 A씨가 지시했고, 이명박 캠프에서 특보로 있던 B씨가 중간에 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신명씨는 이후, 이 사건의 배후에 여권의 핵심 인사들, 특히 대통령의 손윗 동서인 신기옥씨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정권의 핵심과 관련이 있는 중대 사안이지만 이와 관련한 방송 보도는 거의 없다. 유일하게 MBC만이 최근 김경준씨의 가짜 편지 작성자 고소 관련 뉴스를 보도했을 뿐이다.
MBC는 지난 16일 단독으로 “BBK 사건의 핵심인물 김경준씨가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됐던 가짜 편지의 작성자들을 검찰에 고소했다”며 “이 가짜 편지 사건에 여권 핵심인사들과 대통령의 손윗동서까지 개입됐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어서 검찰이 재수사에 들어가면 적잖은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19일에는 단신으로 “서울중앙지검은 관련 사건을 특수 1부에 배당했다”고 짤막하게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