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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27일 수요일

<조선><중앙>도 朴대통령 '정치력 부재' 질타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2-27일자 기사 '(조선)(중앙)도 朴대통령 '정치력 부재' 질타'를 퍼왔습니다.
"정부조직법 글자 하나 못고치겠다니", "비서관 왜 발표 않나"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27일 한 목소리로 정부조직법 원안을 고수하면서 정권 공백 상태를 장기화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정치력 부재'를 꾸짖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이날자 사설을 통해 정부조직법 난항과 관련, "야당이 정부조직법 처리에 비타협적인 태도만 취해 왔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야당은 인수위가 지난 1월 30일 정부조직법을 처음 제출했을 때는 15가지 조정안을 내놨다가 요구 사항을 계속 줄여 왔고 현재는 방송통신위원회의 기능 중 일부를 미래창조과학부로 넘기는 것 하나만을 문제 삼고 있다. 또 설사 야당이 발목을 잡는다 하더라도 그런 야당을 상대하며 나랏일을 이끌고 가야 할 최종 책임은 대통령과 여당에 있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특히 박 대통령을 향해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 이후 국회를 존중하며 국정 운영을 하겠다는 다짐을 여러 차례 했다"며 "그랬던 박 대통령이 자신의 정부조직법은 글자 하나도 고치지 않고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며 야당을 압박한다면 국민이 이를 수긍할 수 있겠는가"라고 힐난했다.

사설은 "박 대통령은 얼마 전 취임 후 6개월 내에 공약 대부분을 이행해야 한다는 각오를 밝혔다"며 "이런 공약들을 실천에 옮기자면 국회가 입법을 통해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안 된다. 박 대통령이 국회에 제출한 첫 의안(議案)인 정부조직법 처리부터 야당과 정치적 타협을 이루지 못한다면 앞으로 국회의 협조가 필요한 다른 중대 현안들을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박 대통령에게 정치력 발휘를 주문했다.

(중앙일보)도 이날 사설을 통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둘러싼 교착 상태를 야당의 반대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며 "가장 큰 이견을 보이고 있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업무 관장의 경우 야당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 기존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 관련 업무 일부를 미래부에 넘기겠다는 개편안은 이미 전문가들에게 문제가 많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며 야당 손을 들어줬다.

사설은 새누리당에 대해 "이런 지적들을 반영해 새누리당도 야당과의 협상에서 유연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라며 "100% 원안 사수에 매달리는 건 협상이 아니다"라고 꾸짖었다. 사설은 특히 "새누리당의 어중간한 태도도 바로잡아야 한다"며 "지금은 새누리당 정권인데도 새누리당의 존재감은 실감할 수 없다. 너도나도 박 대통령 눈치를 살피기 때문"이라고 힐난했다.

사설은 박 대통령에 대해서도 "정부조직 개편이 더 늦어지면 박 대통령에게도 부담"이라며 "그는 과거 여러 차례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며 정치적 고비를 돌파한 경험이 있다. 그때마다 여론의 지지를 얻었고, 선거에 승리했다. 하지만 대통령이란 자리는 다르다. 싸움에서 이기는 것보다 국민을 위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선)과 (중앙)은 이와 별도의 사설을 통해 청와대가 비서관 30여명을 내정해놓고도 공식발표를 하지 않고 있는 '폐쇄주의'에 대해서도 신랄한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보수정권이 보수지들로부터도 융단폭격을 받고 있는, 전례없는 취임초 풍경이다.

김동현 기자 

2013년 2월 15일 금요일

중앙·동아 방송정책 이관 반대, 좌파언론인가?


이글은 미디어스 2013-02-14일자 기사 '중앙·동아 방송정책 이관 반대, 좌파언론인가?'를 퍼왔습니다.
[기자수첩]

조중동 보도가 전적으로 다 그른 것은 아니다.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건 아니다. 괜한 오해는 사절이다.
박근혜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출범 이후 조중동은 권력에게 매서웠다. 물론 하이에나 습성에 따른 4대강사업 보도도 있었지만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 낙마에 조중동은 상당한 기여를 했다. 그들이 국무총리로서, 헌재소장으로서 적합하지 않는 이유를 끈질기게 찾아 보도했다.
이를 박근혜 당선인은 신상털기라고 깎아내렸다.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 같은 이는 “이동흡에 대한 국민 눈높이는 좌파 언론에 의해 왜곡됐다”고 말했다. 바르게 말하면 박근혜 당선인과 새누리당에게 조중동도 좌파 언론인 셈이다. 유불리에 따라 집권층의 언론 규정이 달라진다는 점을 여실히 나타냈다.


14일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또다시 박근혜 당선인에게 좌파 언론적인 목소리를 쏟아냈다. 중앙·동아는 이날 정부조직개편에서 핵심 쟁점인 방송정책의 독임제 부처 이관을 반대했다.
중앙·동아일보는 각각 ‘방송정책은 방통위가 맡아야’, ‘방송 관장 부처 둘로 쪼개선 안 된다’ 사설을 통해 인수위와 새누리당의 정부조직 개편안을 비판했다.
우선 동아일보는 해당 사설에서 “정부조직이 개편될 경우 방송 정책의 혼선은 물론이고 행정의 통합성에 문제가 생길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회의에서 이인용 수석전문위원은 ‘방송의 자유와 독립, 방송의 공적 책임, 민주적 여론 형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우선 효율성과 함께 공공성을 강조해야 하는 방송 특성을 무시했다”며 “방송은 여론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공공재 성격이 강해 독임제 부처인 미래부보다는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가 맡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이유로 “장관 한 사람이 정책을 주무르거나, 정치적 압력에 굴복할 가능성이 커져 방송의 공공성·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인수위는 개편안을 철회하고 현재 방통위의 문제점만 보완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당부했다.
물론 중앙·동아에게 의도가 없는 건 아니다. 중앙·동아의 경우, 종합편성채널을 통해 유료방송에 한 발 담그고 있는 사정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사설에서 방송정책이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게 넘어가게 되면 유료방송시장은 독점화되고 공정경쟁의 틀이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로 나타나고 있다.
저마다의 이해는 있기 마련이다. 특히 방송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이 복잡하다. 하지만 조중동도 생존권적 차원에서 방송시장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풀어나가는 것은 독임제가 아니라 합의제가 낫다고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경쟁관계인 조중동 종편, 케이블, IPTV가 그리는 공정경쟁의 상은 다를 수 있다. 관건은 공정경쟁의 틀을 누가 정할까이다.
중앙·동아 이날 사설의 핵심은 공정경쟁의 틀을 장관의 독단이라는 아니라 합의를 통해 마련하자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꼭 겪어봐야 아는 것은 아니다. 조중동을 반대하더라도 전적으로 틀렸다며 내칠 수만은 없는 지적이다. 
이마저도 힘 있는 조중동이기에 가능한 문제제기다. 입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는 지상파, 입마저 없는 케이블은 가능하지 않는 지적이다. 정부조직개편의 최대 수혜주인 통신은 표정관리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앙·동아가 유료방송시장의 공정경쟁을 위해 총대를 멨다고 생각했으면 한다. 의도가 있건 없건 말이다. 또한 중앙·동아는 이해의 차원에서도 박근혜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그러면 좌파 언론인가? 이에 대한 답은 박근혜 당선인과 새누리당에게 있다.

안현우 기자  |  adsppw@mediaus.co.kr

2012년 12월 5일 수요일

<한겨레> ‘박근혜 참패’, <동아> 이정희에 '신경질', <중앙> 또 엉터리 여론조사


이글은 미디어스 2012-12-05일자 기사 '(한겨레) ‘박근혜 참패’, (동아) 이정희에 '신경질', (중앙) 또 엉터리 여론조사'를 퍼왔습니다.
[뉴스브리핑] 대선 후보자 TV토론, (한겨레) 전문가평가 '朴 잘했다' 13명중 1명뿐

수요일자 조간신문은 예상됐던 대로 전날 저녁에 있었던 여야 대통령후보들의 3자 TV토론 관련기사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서울지역 시청률만 29% 나올 정도로 많은 유권자들이 관심 있게 본 TV토론을 해석하는 신문들의 자세는 각기 성향만큼이나 격차가 있었다.
다만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의 경우 1면 머리기사는 대선 후보자 TV토론과 무관한 기사를 선택해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조간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들.
(문·안의 한계가 부른 야권의 위기)(경향)(이 대통령, 민간인 사찰 ‘비선 라인’ 알고도 비호)(한겨레)
(박근혜 “文 NLL 말 바꿔 진정성 의심” 문재인 “천안함 등 MB정부 안보 무능”)(한국)(朴 “통합 대통령” 文 “상생 대통령”)(서울)(박근혜 “문, 아들 부당 취업” 문재인 “박, 만사올통 말 돌아”)(국민)(박근혜 “전두환 정권서 받은 6억 환원할 것”)(중앙)(이정희 “朴 떨어뜨리려 출마”… 지지율 0.7% 후보에 휘둘린 TV토론)(동아)(정책대결보다 인신공격… '짜증' TV토론)(세계)
TV토론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어땠을까.
한겨레신문은 3면 2단 기사 (“박근혜, 네거티브 질문 패착/문재인, 존재감 드러내지 못해/이정희, 발군이지만 효과 글쎄”)를 통해 전문가들의 평점을 공개했다.

신문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13명의 전문가 중 박근혜 우세라고 평가한 사람은 전원책 변호사 1명이었으며, 문재인 후보 우세로 본 전문가는 곽동수 숭실사이버대 교수 등 6명이었다. 두 후보 간에 팽팽한 접전을 벌인 것으로 본 전문가도 6명이나 되었다. 전문가 평가로는 박근혜 참패인 셈이다.
신문은 기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준비 부족을 드러내는 등 별로 성공하지 못했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품위는 있으되 존재감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대신 이정희 후보만이 발군의 실력을 보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박근혜 후보가 토론에 부적격한 것은 물론 대통령에도 부적격한 인물이란 점이 TV를 통해 유감없이 전달된 것은 어김없는 사실이지만, 문재인 후보가 존재감이 없다는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날선 자세로 시종일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맹공을 가하는 구도에서 문재인 후보가 존재감을 과시하려면 이정희 후보보다 더한 강도로 박근혜 후보를 몰아붙이는 길 외에 어떤 것도 없다. 시간이 극히 제한된 TV토론에서 네거티브 공세 이외에 후보자가 부각될 수 있는 수단은 전무하다시피하다.  그것이 과연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것인지도 의문이거니와 국민 시선에도 그리 곱게 비치지 않을 게 분명하다. 이정희 후보의 박근혜 후보에 대한 날선 공격이 보수세력들에게는 고깝게 비치겠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그런대로 용인(?) 받을 수 있는 것은 역설적으로 이정희 후보가 군소정당 대통령 후보 때문이기도 하다.   어제 토론은 이정희 후보의 날카로운 공격으로 박근혜 후보의 약점과 불안함이 여지없이 드러난 반면 문재인 후보는 두 여성후보의 이전투구에 묻히긴 했지만 결국은 대선의 키를 쥐고 있는 중간층들에게는 어필하는 토론 태도를 보였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중앙, ‘TV토론 누가 잘했나’ 코미디 같은 엉터리 여론조사 결과 발표

조간신문 기사 중 가장 ‘개그’ 같은 기사가 한편 있어 소개한다. 토론 평가 기사다. 중앙일보의 6면 2단 기사 (토론 누가 잘했나 … 여자는 박, 남자는 문 )이 바로 그것.  이 기사의 내용은 토론 후 여론조사를 했더니 세 후보 중 박근혜 후보가 가장 잘한 것으로 평가됐다는 내용이다. 낯 뜨거운 조사를 한 이 신문 스스로도 부끄러웠던지 제목을 “여자는 박근혜 후보, 남자는 문재인 후보가 토론을 잘한 것으로 평가했다”는 취지로 잡았다.  신뢰성이 담보되는 조사를 통해 TV토론에서 가장 잘 한 후보로 국민들이 박근혜 후보를 꼽았다면 이것은 1면 머리기사 감이다. 이 신문의 특성상 반드시 그렇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도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때문인지 6면에서도 구석에 이 기사는 처박혔다.  신문은 이 여론조사는 토론이 진행 중인 “4일 오후 8시30분부터 10시까지 집전화로 진행”됐고 표본 수는 554명. 토론 도중에 설문조사하는 것도 기상천외하지만 더욱 코미디는 “이번 조사의 표본은 편의표집 방식으로 선정했고, 집계 과정에서 가중치를 부여했다”는 부분이다. 즉 내 맘대로 표본을 정하고 이 표본 구성도 전국 인구비례나 직업별, 성별 비에 맞지 않을 경우 마음대로 부족한 부분을 더했다는 뜻이다. 여론조사도 아니고 어디 초등학교 반에서 손들어 의견 조사를 한 수준이다.
이 조사의 최대 허용 오차범위는 “무작위를 전제로 할 경우” 95% 신뢰수준에서 ±4.2%포인트, 응답률은 36.3%라고 신문은 스스로 밝혔다. 거의 하나마나 한 조사다. 여기서 "누가 토론을 제일 잘 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박근혜(36.0%), 문재인(29.2%), 이정희(19.2%) 순이었다고 한다. 집 전화로 진행된 이 조사의 불합리성을 따져볼 때 이정희 후보가 19.2% 나온 건 ‘기적’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TV토론에서 박근혜 후보가 가장 ‘버벅거린’ 대목이 바로 전두환으로부터 받은 6억 원. 이정희 후보는 요즘 시세로 ‘은마아파트 30채 값’ (3백억 원 이상)인 6억 원을 전두환에게 받은 사실을 강하게 추궁했고, 박근혜 후보는 눈에 띄게 당황한 자세로 중언부언 횡설수설하는 답변을 늘어놓았다. 중앙일보는 이와 관련한 박근혜 후보의 답변을 1면 머리기사 제목으로 뽑았다. 이 신문은 (박근혜 “전두환 정권서 받은 6억 환원할 것”)이란 제하의 기사에서 박근혜 후보가 이정희 의원의 질문에 “당시 아버지가 흉탄에 돌아가신 경황없는 상황에서 그것을 받았다. 그러나 저는 자식도 없고, 아무 가족도 없다. 나중에 그것은 다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단순전달에만 그친 셈이다.  한겨레신문은 반면 3면 머리기사 (박 ‘전두환이 준 6억’ 떳떳치 않은 돈 시인…대선 쟁점으로)에서 이 돈의 성격을 비교적 자세히 전하면서 대선의 쟁점으로 떠올랐다고 지적했다. 

동아, 이정희에 ‘짜증’내며 TV토론 무력화


미리 예상은 했지만 보수언론의 이정희 후보 공격도 벌써부터 시작된 느낌이다.
동아일보와 세계일보는 각각 (이정희 “朴 떨어뜨리려 출마”… 지지율 0.7% 후보에 휘둘린 TV토론) (정책대결보다 인신공격… '짜증' TV토론)이란 제하의 1면 머리기사에서 시동을 걸었다.  동아일보는 이 기사에서 “지지율 1% 이하의 한 후보로 인해 18대 대선 첫 TV토론회가 사실상 무력화됐다”고 한탄했다. 지지율 1% 이하의 한 후보에게 지지율 40%대의 여성 후보가 완전히 격침된 상황을 안타까워하는 내용의 기사다. 세계일보는 “정책대결보다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 등 네거티브 공방이 두드러졌다”면서 “전문가들은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후보의 공격이 부각되면서 유력 후보인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의 정책차별화가 묻혀 부동층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는 희망 반 기대 반 관측을 내놓았다.  

한겨레 1면 톱은 ‘MB, 민간인사찰 알고도 비호했다’


선거 기사를 제외하면 한겨레신문의 1면 머리기사 (이 대통령, 민간인 사찰 ‘비선 라인’ 알고도 비호)가 눈길을 끈다.
신문은 이 기사에서 “민간인을 불법사찰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지원관실)을 ‘비선’으로 지휘했던 이영호(48·구속기소) 당시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수시로 ‘독대’ 보고를 했으며, 이 대통령은 ‘비선 라인’의 존재를 알고도 이를 비호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사실 이러한 내용은 이미 알려지기도 한 것인데, 이번 기사의 요점은 “수만쪽의 민간인 사찰 재수사 기록 가운데 진경락(45·구속기소) 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의 외장 하드디스크에서 나온 ‘공직윤리지원관실 거취 관련 VIP(브이아이피) 보고 결과’ 문건”을 직접 입수했다는 점이다. 이 기사대로 보면 결국 민간인 불법사찰은 명백하게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기획하고 실행해 보고까지 받은 이명박 표 작품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겨레신문의 1면3단 기사 (정권 위해 ‘칼춤’ 춘 검사들, 여전히 요직에)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기사다. 신문은 기사에서 이명박 정권 속 정치검사 전성시대의 자세한 정황을 전하면서 일일이 명단과 ‘죄목’을 열거해 눈길을 끌었다.
[콘텐츠 제휴 : 노무현재단]

서영석/정치평론가  |  webmaster@mediaus.co.kr

2012년 7월 8일 일요일

이 정도는 돼야 진짜 '시민 저널리즘'이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7-07일자 기사 '이 정도는 돼야 진짜 '시민 저널리즘'이지!'를 퍼왔습니다.
[대안언론 시리즈 ④] 도봉N, “떡집 사장님, 보육 선생님 글 담을 공간 만든다”

도봉N은 ‘마을신문’이다. 홈페이지는 블로그 형태고, 사무실 주소는 도봉구에 위치한 한 아파트로 되어 있다. 신문 값은 무료이고 상근기자는 한 명도 없다. 월간으로 배포되는 신문은 타블로이드 8면 크기다. 하지만 결코 도봉N을 무시할 수는 없다. 일단 발행부수가 12000부에 달한다. 도봉N 측 말에 따르면 도봉N이 나오는 날 만큼은, 도봉구에 조선·중앙·동아일보 보다 도봉N이 더 많이 돌아다닌다.
지난 2009년 창간한 도봉N은 올해로 3년을 맞았다. 지역 각 단체 활동가들과 마을신문에 관심 있는 시민들이 모였고 초기 논의 2년 만에 창간한 매체가 도봉N이다. 그들이 마을신문을 원했던 이유는 필요에 의해서였다. 주민들에게 필요하지만 중앙언론에서 다뤄주지 않는 마을의 소식들을 담을 그릇이 필요했다. 지역 내 건강한 시민사회단체들의 소통 통로를 마련하고 지방 행정, 의회 권력을 감시·견제하고 새로운 담론을 제안할 공간도 필요했다. 모두 중앙일간지로는 어려운 일이다.
그렇게 태어난 이후 도봉N은 순수하게 자원봉사로 만들어졌고, 지금도 순수하게 자원봉사로 제작되고 있다. 기사작성, 신문제작, 유통과정 모두 도봉N에 참여한 도봉구 주민들이 하고 있다. ‘동네 사람들이 만드는 마을신문’이란 슬로건도 거기서 나왔다.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구독하는 만큼 도봉구의 큰 이슈는 물론 동네사람들 이야기도 주요하게 다룬다.
이창림 도봉N 편집위원은 “큰 이슈와 동네사람 얘기를 주로 다루지만 지면이 부족할 경우 동네사람들 얘기를 중심으로 편집한다”며 “동네소식을 싣는다는 것이 중앙신문과는 다른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초등학교 아이들이 만평을 그려도 올려주려 한다”며 “편집위원 몇 명이 쓰는 기사가 아니라 떡집 사장님 칼럼, 보육교사의 글, 엄마들의 글, 학생들이 쓴 글을 올린다”고 말했다.
다만 상근기자가 없는 만큼 전문적인 취재역량이 발휘되기는 힘들다. 도봉N 시민기자들이 취재만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 생업에 종사하다 필요할 경우 기사를 작성하기 때문에 일반 매체보다 정보력이 취약한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상근기자 1명이 한 가지 루트로 듣는 소식보다 시민기자 30명이 다양한 루트로 듣는 정보가 더 포괄적이고 객관적일 수 있다.
이창림 편집위원은 “아무래도 정보력이 취약하고 모든 소식을 다 아우르진 못하지만 큰일은 챙겨서 하고 있다”며 “예전에 의정비 관련해 몇 차례 연재해 했고, 학교급식 조례 등에 대해서도 취재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근기자는 없어도 여러 사람이 다방면으로 정보를 취합한다”며 “물론 집요한 면이 부족하고 시기적으로도 월간이라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자원봉사자들로 운영되고 월간이라 재정이 많이 드는 것은 아니지만 신문을 무료로 배포하다보니 재정도 취약하다. 한 달 제작비가 120여만원 소요되지만 CMS나 일부 후원만으로 제작비를 충당하는 것이 쉽지 않다. 무료로 배포하다보니 굳이 돈을 주고 구독하는 유료독자가 부족하다는 것도 고민이다.
이 편집위원은 “CMS 일부와 후원 개념의 광고비가 있고, 지난해 후원주점을 열기도 했지만 별다른 수익구조는 없다”며 “애초에 쓰는 돈 자체가 별로 안 되지만 시민기자들께 고생한 대가를 드리지 못해 늘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월간이라 잊을 만하면 나오는 신문이기도 하고 최근 일간지도 안보는 추세라 고민”이라며 “3년을 무료로 배포 했으니 유료로 전환하자는 의견도 있고, 무료로 하되 원하는 사람들은 구독료를 내고, 직접배송을 하자는 고민도 있다”고 말했다.
배포 형태도 고민이다. 현재 자원봉사자들 중심으로 자발적 배송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무래도 도봉구 전체 가구가 볼 수 있을 만큼의 양이 안 되니, 배송이 선택적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받아 보는 사람은 계속 받아보고, 아직 한 번도 도봉N을 보지 못한 도봉구 주민들도 많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마을신문 도봉N은 창간 3년을 넘어 더 넓은 매체를 꿈꾸고 있다. 문턱을 낮춰 더 많은 구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냄으로서 ‘동네 사람들이 만드는 마을신문’이란 슬로건에 충실해지고자 한다. 직접 도봉마을 미디어문화교실을 열어 마을 사람들에게 일종의 기자교육을 시키는 것도 그 이유다. 이 강좌에는 초등학교 4학년 학생부터 66세 어르신까지 참여한다고 도봉N은 밝혔다.

이 편집위원은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만드는 신문을 지향한다”며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공론의 장을 만들고 단 한 줄이라도 동네 얘기를 같이 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마을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도봉N이 ‘내가 만드는 신문’으로 느끼고,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소통의 창구가 되고자 하는 것이 목표다.
주민들도 지역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들에 대해 도봉N에 제보하고 있다. 도봉N은 대걸레로 학생을 체벌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사건도 특종한 경험이 있다. 일반 매체들이 ‘밸류’를 따지며 쉽게 배치할 수 없어 놓치는 수많은, 소중한 ‘기사거리’가 도봉 주민들의 손을 타고 도봉N을 통해 도봉구 전체로 퍼지고 있다.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  

2012년 6월 27일 수요일

종편 장밋빛 전망 외치던 언론학자들 다 어디갔나


이글은 미디어오늘 2102-06-27일자 기사 '종편 장밋빛 전망 외치던 언론학자들 다 어디갔나'를 퍼왔습니다.
[경제뉴스톺아읽기] 한겨레 “방송 망친 이데올로그들 규명해야”… 동아는 ‘사이비 인터넷 언론’ 기획 돌입

한겨레가 조선, 동아, 중앙, MBN의 종합편성채널에 대한 주목되는 ‘검증’을 제안했다. 종편이 방송 및 광고 시장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눈길을 끄는 제언이다. 이봉수 한겨레 시민편집인(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장)은 “방송을 망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하고도 아무런 피해를 보지 않는 집단이 있다. 바로 언론학자들”이라며 “이제 한국 언론 수난사에 그들 이름을 등재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이 편집인은 29면 기사에서 “외환위기 때와 마찬가지로 기득권세력의 탐욕을 ‘이론’으로 포장해준 학자들의 곡학아세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누구에게 전가되나?”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종편이 망했을 때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으로 해당 종사자들, 마지못해 종편에 참여한 기업과 광고 게재 압력에 시달리는 대기업, 종편에 진출한 언론사를 꼽고 “진짜 억울한 피해자는 시청자와 국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편집인은 아무런 피해를 보지 않는 집단으로 ‘언론학자’를 꼽았다. 그는 “꽤 많은 연구비를 지원받고도 한국 언론의 현실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은 채 언론정책을 농단한 사례가 많았다”며 “그런데도 한국언론학회 등을 중심으로 함께 활동하면서 서로 과오를 비판하지 않는 침묵의 카르텔을 형성한다”고 밝혔다. 그는 “윤석민 교수는 미디어법이 통과됐을 때도 신문 기고문에서 ‘입에 거품을 물고’ ‘자칭 진보’가 악을 쓴다고 비난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왔으니 정말 말이 필요없게 됐다”고 말했다.

▲ 27일자 한겨레 29면.

이 편집인은 “‘방송 파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발벗고 나서라’고 주문했다”며 “그러나 여당이 다수인 국회에 큰 기대를 걸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그는 “그에 앞서 종편을 포함한 방송정책이 민주주의를 어떻게 유린해왔는지 규명해 방송개혁의 여론을 조성하고 책임자들을 특정하는 일이 진보언론의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이 칼럼 부제목으로 “‘종편의 저주’ 부른 언론학자들 철저히 규명해야”라고 꼽았다.
한겨레가 ‘종편 검증’을 주장했다면, 동아일보는 ‘사이비 인터넷 언론’ 비판에 나섰다. ‘사이비 인터넷 언론’에 대한 문제제기는 지난 15일 조선일보가 이들 언론이 광고주들에 대한 협박을 하고 있다며 첫 보도를 한 이후 동아에서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동아는 20일, 21일, 22일, 25일 그리고 27일에도 관련 보도를 했다.
주목되는 점은 27일에는 동아가 ‘사이비 인터넷 언론’ 관련 시리즈물에 보도에 나선 점이다.  ‘인터넷 여론 왜곡하는 뉴미디어 스나이퍼’라는 제목으로, 첫 번째 시리즈는 중견·중소기업에 대한 사이비 인터넷 언론의 협박을 다뤘다. 동아는 두 번째 시리즈로 블로거의 문제를, 세 번째 시리즈로 SNS의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 27일자 동아일보 3면.

27일자 기사는 사이비 인터넷 언론 관련 전경련 통계 등이 보강되고 ‘뉴미디어 스나이퍼’라고 새로운 명칭을 썼을뿐 전체적인 내용은 지난 주 보도처럼 익명의 광고주들의 전언으로 채워졌다. 하지만 이 기사는 3명의 기자가 공동으로 취재했다. 지난 15일 이후 중앙일보는 1건의 보도만 하는 등 다른 언론에서 ‘사이비 인터넷 언론’ 관련한 보도가 적은 상황이다. 사이비 인터넷 언론에 대한 사태가 심각한데 동아만이 집중 보도를 하는 것일까.
지난 주 보도와 대조되는 점은 동아가 포털의 문제에 대해서는 조용해진 것이다. 동아는 16일자 사설를 실은 바 있다. 그런데 27일부터는 보도의 초점이 포털이 아니라 ‘인터넷 언론’, ‘블로거’, ‘SNS’ 관련 사이비 인터넷 언론이다. 포털의 문제가 1주일 만에 해소된 것인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게임 업계와 이용자들의 분노를 사게 했던 ‘셧다운제’를 도입했던 정부가 자율 규제 방식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게임 시간 선택제’라는 이름의 온라인 게임 제한 제도가 다음달부터 시행된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강제적 셧다운제’를 도입한 바 있다. 8개월 만에 ‘강제적 셧다운제’에서 사실상 ‘선택적 셧다운제’로 무게가 옮겨가는 분위기다.
중앙일보는 1면 기사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게심시간 선택제’를 내달 1일부터 시행된다. 이 내용은 부모가 18세 미만 자녀의 온라인 게임 시간을 제한할 수 있게 했다. 도 자녀가 이용하는 게임의 특징, 등급, 이용시간, 결제정보 등을 게임회사로부터 매달 의무적으로 통지받을 수도 있다. 청소년이 게임 회원으로 새로 가입하려면 부모(혹은 법정 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만 한다.
중앙은 “새 제도는 부모가 통제권을 갖는다”며 “외형상 ‘국가 통제’에서 각 가정의 ‘자율 통제’로 진화한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 27일자 한겨레 14면.

서울시가 대형마트 및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영업제한을 계속 유지할 방침을 밝혔다. 한겨레 14면 기사에 따르면, 법원이 최근 서울 송파구·강동구의 대형마트 및 SSM 영업 제한 조례가 절차상 위법하다고 판결했지만, 이런 조례를 만든 서울시 24개 자치구 가운데 송파-강동구를 뺀 나머지 22개 자치구에선 영업제한 조례가 유효하다고 서울시가 밝혔다.
서울시는 법원이 지적한 조례 개정 절차의 문제점을 보완해 조례를 재개정하겠다고 밝혔다. 권혁소 서울시 경제진흥실장은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법원의 판결이 조례 개정 과정의 절차 문제를 지적한 것일 뿐이고 중소 상인 보호를 위한 조례 자체는 정당하다고 판시한 만큼, 조례를 조속히 보완해 중소상인의 생업 안정을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일부 언론은 법원 판결을 보도하면서, SSM의 영업제한 조치가 위법한 것처럼 부각하는 보도를 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서울시는 법원 판결이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한 것이기 때문에 기존 방침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이어서, 향후에도 SSM 등에 대한 규제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방침을 확인한 셈이다.

▲ 27일자 디지털타임스 9면.

카카오가 수익 모델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디지털타임스 9면 기사에 따르면, 카카오는 사이버 화폐 ‘초코’를 내놓는다. 이 서비스는 결제방식에 제한이 없는 안드로이드폰에 우선 적용할 예정이다. 초코는 싸이월드의 도토리와 같은 사이버 화폐로 1개당 100원에 판매된다. 일종의 모바일 도토리다.
디지털타임스는 “자체 결재 시스템 구축은 카카오톡이 본격적인 수익 창출에 나섰음을 의미한다”며 “과거 싸이월드의 ‘도토리’처럼 카카오톡의 매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 27일자 한국경제 1면.

한국경제는 1면 기사에 따르면, 한국경제신문이 30대 그룹 주요계열사 33곳의 전략과 기획담당 임원 27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한 결과 “하반기 경기 전망을 묻는 질문에 주요 기업의 83.9%가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만큼은 아니지만 심각한 수준’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LG전자가 최성호 전 NHN  부사장을 전격 영입해 가전업계와 포털업계 등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데일리 에 따르면, 최성호 LG전자 전무는 인터뷰에서 "지금의 전자업계는 예전의 전자업계가 아니다. 애플을 보라. 매력적인 디바이스를 만들고 그 디바이스와 콘텐츠가 순환하는 사업구조다. LG전자 같은 IT 제조업체도 이제 애플 같은 모델로 이미 들어섰고, 앞으로도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나 같은 IT 전문가도 LG전자에 필요한 인물"이라고 밝혔다.


최훈길 기자 | chamnamu@mediatoday.co.kr  

2012년 6월 11일 월요일

"조선·중앙·동아를 폐간하라"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6-11일자 기사 '"조선·중앙·동아를 폐간하라"'를 퍼왔습니다.
'언론소비자' 6·10 올레


1987년 초여름의 그날처럼 무더운 6월 10일, 전국 여러 곳에서는 6월항쟁 25주년을 기념하는 모임들이 열렸다.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흥겨운 기념잔치가 벌어지고 있던 오후 4시, 3백여명의 사람들이 광화문 네거리의 동아일보사 앞으로 행진하기 시작했다. 시민단체인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언소주)’이 주관하는 ‘제1회 언론소비자 올레’가 막을 올린 것이었다.
일행이 동아일보사 정문에 이르자 사회자가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의 성유보 위원에게 동아일보사의 행적을 소개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친일로 얼룩진 동아일보의 과거와 1974년 10월 24일에 시작된 ‘자유언론실천운동’을 이야기하면서, 동아일보사 경영진이 박정희 정권과 야합해서 ‘민중의 격려광고’를 배신하고 언론인 113명을 강제해직한 경위를 설명했다. 올레 참가자들은 격앙된 목소리로 ‘동아일보 폐간하라’를 외쳤다.
동아, 민중의 격려광고 배신…언론인 113명 강제해직
20대 젊은이들부터 일흔이 넘은 노인까지, 그리고 직장인과 주부들이 다양하게 참가한 올레 대열은 광화문 지하도를 지나 조선일보사 앞에 이르렀다. 신문사를 가리고 있는 코리아나호텔 정문에서 ‘수구보수세력의 대변지’ 조선일보의 역사와 현재 행태를 간략히 들은 올레꾼들은 ‘조선일보 폐간하라’를 열 번이 넘게 외쳤다.
‘자유언론실천-1974, 10, 24’라는 글씨가 찍힌 주황색 수건을 목에 두른 올레 참가자들은 중구 정동의 경향신문사 앞으로 가서, 곤경을 무릅쓰고 한겨레와 함께 진보언론의 축을 이루고 있는 경향을 격려한 뒤 서소문의 중앙일보사로 옮겨갔다. 동아투위 문영희 위원이 삼성그룹 이병철 회장의 주도로 창간된 중앙일보의 역사를 간략히 설명했다. 1960년대 중반의 ‘삼성 밀수사건’을 옹호한 일부터 1997년 대통령선거에서 한나라당을 노골적으로 지지한 이래 지금까지 ‘찌라시’ 소리를 듣게 된 내력을 들은 올레꾼들은 주먹을 흔들며 ‘중앙일보 폐간하라’고 합창했다.

언소주는 왜 6월 항쟁 25주년 기념일에 38년 전 동아일보사의 젊은 기자들이 발표한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을 주제로 조·중·동 폐간을 주장하는 집회와 시위를 진행했을까? 언소주의 양재일 대표는 그 동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조·중·동을 중심으로 한 보수언론은 6월 항쟁 이래 25년 동안 민주화에 제동을 걸면서 1%의 특권층 편에 서서 기득권을 지키고 확대하는 데 앞장서왔습니다.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그들은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6월 항쟁의 빛나는 성과를 땅에 묻고 독재자의 딸이 국민 위에 군림하도록 하면서 언론권력을 유지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런 신문들은 역사의 발전과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위해서 반드시 폐간되어야 합니다.”
KBS, 육사 발전기금 낸 전두환 기사 외면
6월 항쟁 25주년 기념식이 끝난 바로 이튿날인 11일 아침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일부 신문에는 전두환이 육군사관학교에서 사열을 받았다는 기사가 크게 실렸다. 그가 지난 8일 ‘육사 발전기금 200억 원 달성 기념행사’에 아내와 어린 손녀를 데리고 참석해서 생도들의 사열을 받으며 거수경례를 하는 사진을 본 이들은 자기 눈을 의심했을 것이다. 그는 2006년 4월 28일에도 ‘육사 발전기금 재단 창립 10주년 및 100억원 달성 축하’ 행사에 참여해서 사열을 받고 생도들과 간담회를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전두환과 ‘화음’을 맞추려는 것인가? 노태우가 ‘사돈인 전 신동방생명그룹 회장 신명수에게 비자금 420억 원을 맡겼다’면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진정서를 낸 사실이 10일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의 발표로 드러났다.
전두환과 노태우가 누구인가? 1979년 12월 12일 군사반란을 일으킨 뒤 1980년 5월 광주 항쟁을 총칼로 ‘진압’하면서 무고한 시민들을 살육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1심에서 각각 사형과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던 ‘신군부’의 우두머리들 아닌가? 전두환은 2심과 상고심에서 무기형으로 감형되었으나 ‘5공 비리’와 관련된 추징금 2,205억 원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그는 그 가운데 532억 원만 내고 ‘전 재산이 29만 원뿐’이라면서 지갑을 꺼내 보여 사람들의 실소를 산 바 있다. 그런 전두환이 ‘육사 발전’을 위해 1000만 원을 선뜻 냈다고 한다. 노태우는 ‘내란 음모 및 군사반란’ 재판에서 확정된 추징금 2,629억 원 가운데 2,286억 원을 내고 343억 원이 ‘외상’으로 남아 있었는데 그보다 큰 액수를 사돈에게 맡겨두었다는 것이다.
‘새노조’가 어렵사리 파업을 접고 회사로 복귀한 것이 며칠 전인데, KBS는 공영방송과는 정반대 길로 치닫고 있다. ‘전두환의 육사 사열’을 메인뉴스가 외면한 것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살인마가 사열을 받느냐’ ‘육사 생도들에게 쿠데타 교육을 시킨 것’이라는 등의 비난이 들끓고 있다.
나는 KBS의 행태를 보면서 언소주의 올레꾼들이 외치던 구호를 다시 떠올린다. “조선·중앙·동아일보는 자진 폐간하라.” 시청자들에게 중요한 사실을 전달하지 않은 KBS 역시 그 함성을 강 건너 불로 여겨서는 안 될 것이다.

김종철 (언론인)  |  cckim999@naver.com

2012년 5월 24일 목요일

노무현은 마지막까지 이런 대우 받았다.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5-23일자 기사 '국가원수 분향소 계단밑 구석에…"관람객 위해 중앙은 안돼"'를 퍼왔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OiQi9CCGUcM

노무현,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고 노무현은 2009년 5월 23일 세상을 떠나 29일에 수원 연화장에서 한줌의 재가 되었다. 그의 유골은 지금 그가 태어나고 자란 봉하마을, 널따란 바위 아래에 안치되어 있지만, 당시에는 다른 의견도 많았었다. 국가 원수로서 당연히 국립묘지에 가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음은 당연하다. 광주에서는 그가 광주가 낳은 대통령임을 잊지 못하겠는지 분장을 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비록 그의 육신은 재가 되어버렸지만, 그의 유골을 국립묘지와 봉하마을, 그리고 광주에 분장하자는 것은 아마도 그가 생전에 그렇게도 외쳤던 ‘지역주의 타파’의 정신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었을 것이고, 또한 국립묘지에 안장해야 한다는 주장은 그가 대한민국 대통령이었음을 역사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보편적 상식을 중히 여기는 주장이었을 것이다. 혹자는 작은 비석이 아닌 것에 또 한숨을 쉬기도 한다.
나에게는 그를 생전에 촬영했던 사진 중 잊지 못할 몇 장 있다. 그중 2008년 여름 봉하마을에서 그를 동행 취재하면서 촬영했던 사진 속의 노무현은 사람들 앞에 서면 예의 유쾌한 표정이지만, 잠시 생각에 잠길 때나 뒤돌아서는 순간 그의 얼굴엔 그늘이 졌었다. 혹자는 새로운 권력이 들어선 당시에 이런 식으로 봉하마을에 사람이 모여들고, 전직 대통령이 나서 사람들을 반기고 연설하는 일을 반대했었다.

▲ 생가를 설명하고 있는 고 노무현 대통령

▲ 시민들과 대화를 마치고 사저로 들어가기 전의 모습

아마도, 그와 가까운 사람 중에 그 혹자들이 있었더라면 오늘날 역사는 또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르지만… 그는 계속 몰려드는 사람들을 만났고, 이에 비례해 이명박 정부의 압력은 상상을 넘어설 정도로 치졸하게 그의 주변을 털고 있었다. 왜 아닐까? 어느 날 청천벼락처럼 그는 갔고, 그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나는 또 한번의 충격을 받았다.

2009년 5월 26일, 장례를 앞둔 시점에 서울에 올라와 국가 공인 분향소인 서울역사박물관을 방문하던 날, 나는 까무러칠 정도로 놀랐고 분노에 몸을 떨었다. 박물관 입장객을 배려한다고 전직 국가원수의 공식 분향소를 건물 한 귀퉁이 계단 밑에 만들었다는 걸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눈으로 보면서도 믿을 수 없는 사실이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모든 외교사절 등이 분향하는 국가 공식 분향소의 모습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 국가 공식분향소였던 서울역사박물관 입구
▲ 역사박물관 입구 오른쪽 귀퉁이에 분향소가 마련되어 있다.
▲ 관람객을 위해 중앙계단을 막을 수 없어 국가원수의 공식분향소를 귀퉁이에 설치, 그것도 계단 아래에 놓는 대우는 그를 대통령으로 선택한 국민에 대한 모욕이다.

노무현은 마지막까지 이런 대우를 받았다.

가족장을 한다는 걸 적극적으로 반대해 국민장을 치르고 봉하마을에서 치르겠다는 장례식을 서울로, 그리고 노제까지 지내는 과정을 되짚어보면 나는 참으로 미운 인간들이 많았다. 그들에게 노무현은 무엇이었을지 모르지만, 내게는 그가 엄연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었다는 점에서 그가 가고 이후에 벌어졌던 수많은 일에 대해 언젠가는 말할 수 있을 것이지만….

오늘은 그 초라한 국가 공식 분향소에 어느 시민이 남긴 방명록 하나로 대신하고자 한다.

▲ 역사는 승자가 쓰는 것!

그나마 그가 재가 되어버렸던 수원 연화장에 추모비 하나를 세우겠다는 소박한 시민의 정성에도 반대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대한민국 국민이고 보수라는 단어로 자신의 정체성을 말할 수 있을까? 5천 년 역사에 없었던 일련의 과정을 훗날 역사가 어떻게 쓸지는 승자가 누가 되느냐에 달렸다는 것을 깊이 인식해야 할 시점인 것 같다.

박정원 편집위원  |  pjw@pressbyple.com

2012년 5월 8일 화요일

[사설]부실 저축은행들이 불확실한 종편에 투자한 사연


이글은 경향신문 2012-05-07일자 사설 '[사설]부실 저축은행들이 불확실한 종편에 투자한 사연'을 퍼왔습니다.
회장이 영업정지를 앞두고, 고객 돈을 챙겨 밀항하려다 붙잡힌 미래저축은행이 무려 60억원 이상을 종합편성채널에 투자한 것으로 밝혀졌다. 265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상황에서도 이 은행은 채널A에 46억원, MBN에 15억원을 투자했다. 업계 1위 솔로몬저축은행도 지난해 MBN에 10억원, 보도전문채널인 뉴스Y에 3억원을 투자했다. 솔로몬 역시 부동산 PF 부실로 수천억원 규모의 채권을 자산관리공사에 매각한 상태였다. 이 밖에 지난해 영업정지를 당한 제일저축은행은 채널A에 30억원, MBN에 10억원을 넣었고, 토마토저축은행도 지난해 jTBC와 MBN에 각각 20억원을 투자했다. 

요약하면 퇴출 직전의 경영상태인 저축은행들이 투자자가 모이지 않아 어려운 상황에 처하기도 했던 채널A와 MBN 등 종편에 이해할 수 없는 투자를 한 것이다. 금융 관계자들은 저축은행들이 사업성이 불확실한 종편 지분에 참여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자연 어떤 외부적 압력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의혹이 고개를 든다.

압력은 두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첫째는 해당 언론사의 압력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우리라고 투자를 하고 싶겠느냐”며 대형 언론사의 압력으로 울조선,동아,중앙,수구족벌 신문사,며 겨자 먹기로 투자를 할 수밖에 없었던 속내를 드러냈다고 한다. 또 하나는 부정적 여론을 무릅쓰고 종편을 추진한 정치권의 압력이다. 이 부분도 충분히 개연성이 있다. 얼마 전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현직에 있을 때 “종편이란 아이를 낳았는데 걸을 만할 때까지는 각별히 보살펴야 한다”는 말을 하고 다니며 종편 출범과 시장 안착을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던 사람이다. 이런 인사들의 입김을 빼놓고서는 부실 저축은행들이 그렇게 열심히 종편에 투자한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본다.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수구족벌 신문사들이 운영하는 종편은 애당초 탄생 논의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불법·탈법·특혜의 종합판이었다. 사실 종편사들이 영업정지가 임박한 부실 저축은행에서까지 출자를 받아갔다는 사실은 이런 거대한 비리구조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종편들이 시청률이 바닥이면서도 지금도 모회사를 앞세워 과도한 광고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기업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거대 미디어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이 정권의 터무니없는 논리로부터 기형적으로 태어난 종편이 미디어 시장을 혼탁하게 하는 모습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 것인지 답답하다.

2012년 4월 26일 목요일

광우병 위험 10만마리 중 1마리만 샘플 검사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4-26일자 기사 '광우병 위험 10만마리 중 1마리만 샘플 검사'를 퍼왔습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위험 확실해질 때까지 기다려라? 러시안 룰렛 게임하나

24일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됐다고 밝혔음에도 우리 정부와 농림수산식품부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중단 조치는커녕 그보다 이전 단계인 검역 중단 조치조차 당장 하지 않겠다고 밝혀 논란을 빚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2008년 "미국에서 BSE가 발생했을 때는 수입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했던 말을 뒤집었다는 비난이 거세다. 

자국민의 안전과 주권국가로서 검역주권을 놓고 미국과 다투어야 할 농식품부가, "한국이 수입한 미국산 쇠고기는 이번에 발생한 BSE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며 미국 축산대기업과 미국 정부의 대변인을 자처하고 있어 이해할 수 없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다음은 전국단위종합일간지 4월25일자 1면 머리기사 제목들이다.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미국 농무부는 24일(현지시각) 성명에서 “캘리포니아주 중부지방 목장에서 사육된 젖소 중 소 해면상뇌증(BSE), 즉 ‘광우병’에 걸린 개체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에 우리 정부는 24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에서 제공한 정보가 극히 제한적이라고 판단해 통상 마찰을 예방하기 위해 미국 측에 상세한 자료를 요청했으며,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미국산 쇠고기 반입이 중단되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산 쇠고기의 검역이나 수입 중단을 위해선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즉각 ‘검역 또는 수입 중단 조치’를 내리지 않은 것에 대해 일부 시민단체와 야당은 강하게 반발하며 당장 수입 중단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의 쇠고기 검사비율은 0.1% 미만인데 이런 검사 비율에서 광우병 발생이 확인됐다면 얼마나 많은 소가 광우병에 걸렸는지 알 수 없다”는 우려다. 

광우병 광풍 재발? 

정부에 대한 국민의 감시와 비판 기능을 두고 ‘혼돈’과 ‘특정 세력의 선동’으로 치환하는 프레임이 또다시 작동됐다. 조선일보는 광우병 쇠고기 수입과 협상에 대한 국민의 주권 주장에 대해 ‘광우병 광풍(狂風)’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최종결론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정부는 국내에 유통되는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고 주장하”는데도 “국민들은 2008년 ‘광우병 광풍(狂風)’의 기억을 떠올리며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앙은 2008년 광우병 사태를 언급하며 “막연한 불안은 공포와 혼돈을 불렀다”며 “이번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부터 혼돈의 씨앗이 자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정부가 미국과 맺은 협정은 허술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에 대한 국민의 합리적인 의심과 주권·건강권 주장에 대해 “일부 세력의 왜곡과 과장”이라며 “‘미국산’이기에 반미 감정을 자극했다”고 주장했다. 


▲ 조선일보 26일자 2면

조선과 중앙 등은 이번에 미국에서 확인된 광우병은 위험이 낮다며 그 이유를 강조하고 나섰다. 우선 이번에 미국에서 확인된 광우병은 “감염성 낮은 ‘비정형성’일 가능성이 크다”는 미 농무부의 말을 인용하며, 비정형적 광우병의 경우 유전적 요인 등 개별적 요인으로 발생하며 감염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또 광우병에 걸린 소는 젖소인데 우리나라에서 젖소를 식용으로 수입하지 않고 있고, 미국산 육우(젖소의 수컷)는 한국에 수입되지만 육우는 젖소와 완전히 분리돼 사육되므로 광우병에 감염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농식품부의 설명을 전했다. 

이와 함께 “우유나 치즈를 통한 광우병 감염 가능성은 없다”는 전문가 의견과, 감염된 소의 나이가 30개월이 넘었으나 우리나라에는 30개월 초과 소의 수입이 금지돼 있다는 점을 위험이 낮은 근거로 들었다.


▲ 동아일보 26일자 3면

하지만 보수언론은 정부가 2008년 “추가 발병되면 수입을 중단한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견되면 ①즉각 수입을 중단하겠다.②이미 수입된 쇠고기를 전수조사하겠다.③검역단을 파견해 현지실사에 참여하겠다. ④학교 및 군대 급식을 중지하겠다.”

2008년 5월 8일 정부가 일간지 광고에서 약속한 내용이다. 당시 한승수 국무총리 담화에도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25일 정부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추가 발생했음에도 즉각적인 검역·수입 중단 조치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보가 부족하고 통상 마찰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정부가 ‘혼란의 재연’을 걱정한다며 댄 이유는, 수입 중단을 했다가 재개할 경우 미국화 협상도 다시 해야 하고 국회 심의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 중앙일보 26일자 1면

중앙은 이 같은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면서도 지엽적으로는 “검역 중단으로 일단 문을 틀어막고, 국민에게 설명할 시간을 벌 수도 있다”든지, “인력이 달리고 통관이 지체되지만 당분간은 전수 검사라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것도 필요하다”고 정부에 충고하고 나섰다. 그만큼 관련 우려와 여론이 비합리적이고 터무니없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 논쟁과 관련해서는 식품 안전의 문제뿐 아니라 정부에 대한 신뢰의 문제와 사회적 소통의 문제도 주요하게 얽혀 있다. 수십만 명의 국민이 연일 거리로 쏟아져 나와 항의할 만큼 그토록 불안해하는데도 정부는 당시 국민을 ‘정부 반동 세력’, ‘배후 세력의 선동’이라는 시각으로 진압하고 ‘불통(不通)’의 태도를 내내 취했기 때문이다. 

광우병의 원인에 대한 확정적인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사전 예방 조치로 검역을 중단해 유통 자체를 중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상당하다. 전문가들은 보다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미국의 발표가 자세하지 않다면 우리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안전조치를 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 정부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여전히 큰 상태를 무시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 건강보다 미국과의 통상마찰이 더 염려하는 정부의 태도는 그야말로 주객이 전도된 모습으로 비춰진다. 정부는 미국과의 통상마찰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 얼마나 심각한지, 광우병의 위험성과 국민의 불안과 불신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보다 큰 것인지 국민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 한겨레 26일자 1면

광우병 위험 정말 무시해도 될 수준일까…대중 상대로 러시안 룰렛 게임하는 미국 정부그렇다면 일부 언론의 보도처럼 비정형성 광우병에 걸린 소를 먹으면 사람도 광우병에 걸리지 않을까? 이는 아직 확실하게 규명되지 않은 사항이다. 인간에게 옮겨지는 종류의 광우병인지는 검증되지 않았다는 견해와, 비정형성 광우병도 인체 감염력이 있다는 의견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서 안전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상식에 가까울 것이다. 또한 일본에서 비정형 광우병이 30개월 미만 소에서도 나타났던 두 건의 사례가 존재하기도 한다. 

광우병에 걸린 소를 먹으면 사람도 인간 광우병에 감염될 수 있다. 인간 광우병이 심각한 질병인 이유는 현재까지 이를 치료할 방법이 없으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평균 6개월 만에 사망하기 때문이다. 인간 광우병이 처음 보고된 것은 1996년 영국에서다. 그만큼 인간 광우병은 오래된 질병이 아니며 이와 관련해 의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부분도 많은 질병이라는 얘기다. 첫 발견 이후 세계적으로 인간광우병으로 사망한 사례는 현재까지 약 200명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변형 프리온이 원인물질로 꼽히고 있으며, 이 물질은 열에 강해 끓여도 파괴되지 않는다. 게다가 매우 적은 양으로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변형 프리온의 경우 0.001g만 소에게 주입해도 광우병에 걸린다는 사실이 실험을 통해 확인되기도 했다. 

더욱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 광우병에 걸린 소를 먹었을 때 감염될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변형 프리온이 많이 발견되는 소의 내장이나 골수 등 광우병 특정 위험물질(SRM)을 먹는 식습관이 있기 때문이다. 

또 논란이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계 사람들은 인간광우병에 더취약하다는 유전자형(M/M형)을 가진 사람들의 비율이 유럽 등보다 더 많다는 견해도 있다. 한겨레가 이를 보도했다. 


▲ 한겨레 26일자 2면

만약 이번에 광우병 발병이 확인된 암소가 샘플로 채택되지 않았다면 동물 사료로 유통됐을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현재 고위험군 소에 대해 매년 4만마리씩 광우병 샘플 검사를 하고 있는데 10만 마리 중 1마리를 검사하는 비율에 지나지 않는다. 

뉴욕의 소비자단체인 ‘뉴요커스’의 과학자 마이클 핸슨도 “(미국)농무부가 대중의 건강을 대상으로 러시안룰렛 게임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정부가 이번 광우병 소 발견으로 가장 우려하는 것은 수출이다. 은 “일본, 한국과 같은 대규모 미국산 쇠고기 수입 국가가 일시적 중단을 선언하는 것이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위협요소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2003년 첫 광우병 발생 이후 쇠고기 수출액이 30억 달러나 줄어들었으며 이를 회복하는 데 8년이 걸렸다. 

일부 대형 유통업체 즉각 미국산 쇠고기 유통 중단


▲ 경향신문 26일자 3면

정부보다도 국민의 마음을 먼저 제대로 읽고 발빠르게 대처한 것은 유통업체였다. 이날 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는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롯데마트 홍보팀 관계자는 “새벽 6시에 기사를 보고 마트 문을 열기 전 미국산 쇠고기를 모두 수거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에서는 “지금까지 수입된 제품은 정상적인 검역을 받았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면서도 “소비자들이 불안해하기 때문에 당분간 판매를 보류한다”고 밝혔다. 한편 홈플러스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미국산 쇠고기를 전 매장에서 철수 조처했으나 저녁 7시부터 판매를 재개했다. 이마트는 “정부의 지침 등을 지켜보며 판매 지속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본디 미국산 쇠고기를 취급하지 않고 있다.

수입쇠고기 추적하겠다던 정부, 거짓말이었나


▲ 경향 2면

정부가 “광우병 등 이상이 있는 쇠고기는 계산대에서 걸러내겠다”면서 2010년 도입한 ‘수입 쇠고기 유통이력관리시스템’이 무용지물인 것으로 지적됐다. 수입 쇠고기의 유통경로를 관리·추적하는 국내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2011년 11~12월 ‘수입 농식물 유통관리실태’ 감사 결과 쇠고기 유통이력관리시스템의 매출·매입 내역이 불일치하거나 아예 기록이 누락돼 부실 운영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25일 밝혔다.

박새미 기자 | psm@mediatoday.co.kr 

2012년 4월 7일 토요일

해직 기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4-04일자 기사 ' 해직 기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퍼왔습니다.
[미디어현장] 박성호 MBC 기자회장

해고된 이후 그렉 다이크(Greg Dyke) 전 BBC 사장의 회고록을 집어 들었다. 그 역시 ‘잘린’ 사람이어서 손이 갔다. 2003년 5월 BBC는 영국 정부가 참전 명분을 위해 이라크 정보 문건을 조작했다고 보도했다. 이 뉴스로 그는 블레어 정부와의 갈등 끝에 이듬해 1월 해임됐다.
그러자 영국 각지의 BBC 직원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항의 시위를 벌였고, 일간지에 그를 지지하는 광고를 냈다. 사랑하던 일자리를 잃은 충격과 직원들이 보여준 뜨거운 반응에 그는  해임된 날을 ‘나쁜 날이자 좋은 날’이었다고 적었다.
나에게는 2월 29일이 꼭 그랬다. 다이크 사장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나의 해고 소식이 알려지자 기자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피켓 시위에 집단 농성, SNS를 통한 응원. 차장급 이하 기자들 166명이 집단 사직을 결의했다. ‘박성호 기자가 돌아오지 못하면 우리도 떠나겠다’며. 다 초유의 일이었다. 내가 하룻밤에 백 통 넘는 문자를 받은 것이나, 선후배들로부터 생전 들을 일 없던 ‘사랑한다’는 말을 들은 것까지 포함해서. KBS, SBS, YTN, 조선, 중앙, 동아, 한국, 한겨레 등 언론계 동료들, 취재원들, 동창들. 광주, 부산, 중국, 영국에서도 위로와 응원이 이어졌다. ‘나쁜 날이자 좋은 날’이었다.
해고 이후 사람들은 ‘훈장을 달았다’, ‘계급장을 달았다’는 말을 건네 왔다. 대부분은 격려였지만, 개중에는 ‘언젠가 써먹을’(?) 경력 하나 생긴 것 아니냐는 비아냥도 있었다. 남들이야 뭐라 말하건, 내가 보기엔 족쇄다. 해.직.기.자. 이 네 글자는 복직해서 퇴사할 때까지 죽 따라다닐 터이니. 용기 있는 언론인의 수식어로 붙을 수도 있다. MBC 저널리즘과 저항의 상징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의 언행이 그 타이틀에 값하는가 아닌가를 두고 평가대상이 되기 쉽다. 해직기자 출신이라 다르네?, 해직기자 출신이라더니 왜 저래? 하는. 그래서 해직기자라는 나의 ‘과거’는 ‘미래’를 보증 또는 억압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곧잘 하게 된다.
달리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사람은 변한다고 하지 않는가? MBC 노조의 1992년 파업 동영상을 유튜브로 봤다. 몇몇 선배들이 구호를 외치고 전단을 나눠주는, 짧게 스친 장면이 긴 여운을 남겼다. 지금은 파업에 불참중이고 노조의 ‘공적(公敵)’으로 지목된 분들이다. 과거에는 노조 간부였다가 세월이 흘러 누구보다 노조 탄압에 열을 올리는 경영진도 한둘이 아니다. 이 분들이 변한 건지 아닌지는 물어보지 않아 모른다. 혹시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라며 선을 긋고 있지는 않을까? 그렇게 산다면, 해직기자라는 나의 ‘과거’가 ‘미래’를 보증 또는 억압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
복직을 전제로 앞날을 떠올려 본다. 1. ‘해직기자’라는 이름에 값하는 삶을 살 가능성 2. ‘해직기자’라는 이름만을 들먹이며 살 가능성 3. ‘해직기자’는 이력서상 항목일 뿐 세월에 맞춰 변모할 가능성. 그렇다. 훗날 ‘그 때 당신은 어디에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해직기자라는 ‘과거’는 당당한 대답을 나오게 할 신분증일 수 있다. 하지만 거기서 그치면 위의 2, 3번에 해당될 소지가 있다. 1번이 되려면? 지금도 날마다 지고 있는 ‘말빚’을 떼먹지 않고 갚는 게 아닐까 싶다. 공정 방송하겠다, 불편부당한 보도하겠다,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하겠다, 아, 빚 갚는 게 어디 쉬운 일이랴! 또 하나. “과거에 어떤 길을 걸었느냐보다, 지금 행동해야 할 때 어떤 길을 걷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한 후배의 이 말을 나의 ‘미래’를 향해 그물로 쳐놓는다.
해고된 지 한 달이 되던 날, 다이크 회고록을 다 읽었다. 머릿속에 ‘저항’ 두 글자가 남았다. BBC의 뉴스 편집진, 임원들에게 저항은 공영방송의 일상적인 가치였다. 그들은 정부도 일반 국민처럼 BBC에 압력을 가할 권리는 있지만, BBC가 저항하지 않고 굴복할 때가 문제라는 입장을 분명히 갖고 있다. 텔레비전 방송이야말로 정치적 압력에 끊임없이 저항하며 영원히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할 곳이라고도 정의했다. MBC의 보도 책임자들이 떠오르면서 과연 같은 행성에 사는 사람들일까 싶었다.


박성호 MBC 기자회장.
압권은 이라크전쟁 보도에 관한 블레어 총리의 항의 서한에 다이크 사장이 보낸 답신이다. “총리님은 자신의 독특한 세계관을 인정받기 위해 힘겨운 전투를 벌여왔습니다. 그 전투 상황이 보도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사회에서 다른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총리님의 견해에 찬동하지 않는 특정 기사에 대한 우려 때문에 BBC 전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옳지 못한 처사입니다.”
뒤이어 감독기구인 BBC 경영위원회(현 BBC 트러스트)도 성명을 내고 총리실에 맞섰다. 김재철 사장과 방문진이라면 가능한 일이겠는가? 보도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한 저항은 일선 기자들만의 몫도 아니고, 간부와 사장, 감독기구까지 예외일 수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해직 기자도 ‘별’ 달았다고 뒤로 물러서 있을 수 없는 노릇이다. 저항!

2012년 2월 21일 화요일

언론의 존재 이유를 묻고 있는 '지곤조기 파문'


이글은 미디어스 2012-02-20일자 기사 '언론의 존재 이유를 묻고 있는 '지곤조기 파문''를 퍼왔습니다.
임기말 도저히 간과할 수 없는 문제

임기말이다. 여러 일들이 ‘혼재’되어 흘러가고 있다. 굉장히 중요한 일들이 임기말이란 이유로 간과되기도 하고, 별다른 의미가 없는 일들은 같은 이유로 굉장히 부각되기도 한다. 어제, 오늘 있었던 일들을 보자. 박희태 국회의장이 동 봉투 파문과 관련해 방문조사를 받았다. 현직 국회의장에 대한 예우 차원이라고 한다. 전직 대통령을 조사할 때는 발견되지 않던 예우다. 불분명한 혐의를 두고, 김해에 있는 대통령을 검찰청으로 소환하느라 부산을 떨었던 검찰은 국회의장에 대해선 날짜도 일요일을 택해서 조용히 방문 조사했다. 예우는 비단, 조사 방법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박 의장은 대부분의 혐의에 모르쇠로 일관했고, 검찰은 방문 조사 하루 만에 ‘불구속 기소’로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이런 걸 요샛말로 ‘코스프레’라고 한다. 코스프레는 ‘만화, 영화, 게임 등에 나오는 주인공과 똑같이 분장하여 따라하는 분장놀이’를 말한다. 일종의 역할 게임이다. 명색이 수사권을 독점하고 있는 집단인데, 그냥 지나칠 순 없고 검찰은 휴일에 국회의장을 조사하는 시늉을 낸  셈이다. 이 정권 실세에 대한 조사에서 검찰은 대체로 조사 코스프레를 해왔다.
참여정부 때 같은 일이 벌어졌다면, 가만있지 않았을 언론들은 이번엔 대체로 조용하다. 조선과 중앙은 박 의장 방문 조사를 1면에조차 싣지 않았다. 보수 언론만 그런 건 아니다. 한겨레도 박 의장 방문 조사를 1면 박스기사로 다뤘을 뿐이다. 너무나 결정적인 문제이지만, 너무나 많은 악재가 도처에 널려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무감해지고 있다. 더군다나 지금은 임기말이 아닌가. 언론들은 내심 ‘이 정권은 으레 그러려니’, ‘이제와 이 정부의 검찰이 국회의장을 뭐 어찌 하겠는가’라는 체념을 깔고 있다.
임기말, 체념의 시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력은 계속된다. 얼마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정무수석을 새로 임명한 대통령은 20일 유인촌 전 문화부장관을 예술의전당 이사장에 임명했다. 역시 이 같은 일이 참여정부 때 일어났다면 언론의 짜증은 극에 달했을 것이다. ‘임기말까지 오기를 부리는 것이냐’, ‘해도 해도 너무한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과 악담이 지면에 차고 넘쳤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상황은 조용하다.
박물관에서 튀어 나온 것 같은 이력을 갖고 있는 72세의 이계철 방통위원장 내정자에 대해 가타부타 말을 보태고 있는 언론은 거의 없다. 이달곤 내정자의 경우 아예 관심의 대상조차 되지 못했다. 두 후보자의 이력과 인연은 어떤 것들이고, 업무를 수행하기에 적절한지에 대해 언론은 사실상 검증을 포기한 분위기다. 참여정부 시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청와대의 인사를 ‘코드 인사’, ‘회전문 인사’라고 쏘아댔던 조중동 역시 이 정부의 인사에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 20일자 경향신문 2면.

이 와중에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초 일본 총리를 만나 자리에서 독도의 일본 땅 표기 문제에 대해 “지금은 곤란하니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는 요미우리신문의 보도가 사실이라는 외교문서가 발견됐다. 경향신문이 19일 입수한 위키리크스의 미국 외교전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당시 후쿠다 일본 총리에게 “기다려 달라”고 부탁했고, 이후 일본 정부가 기다리지 않고 교과서를 발표해 한국 정부 관료들이 ‘배신감을 느꼈다’고 한다. 이로써 ‘지곤조기 파문’이 사실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 사실에 대해 오늘 밤 뉴스는, 내일 자 일간지들은 따져 물을 수 있을까? 여야가 벌이고 있는 공천 경쟁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며, ‘미래권력’들이 어떻게 구성될지에 관해선 지역별로 촉수를 드리우고 있는 언론은 그러나 당대의 모순과 부정에 대해선 거의 함구하고 있는 중이다.
‘지곤조기 파문’이 사실이라면, 이는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지금이라도 대통령이 사과를 하고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하는 사안이다. 특히, 보수언론 입장에선 이 정부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를 고쳐 물어야 할 문제다. 대통령이 자국의 영토를 수호할 의지가 없다면 그는 왜 존재하는 것일까? 더욱이 상황의 유불리에 따라서 어떤 문제라도 어떻게든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수준의 통치라면 그것은 어떤 체제라고 불러야 하는 것일까? 아시다시피 ‘지곤조기 파문’의 무마를 위해 대법원을 포함한 사회의 핵심 영역들이 동원된 바 있다. 이명박 정부 4년을 경유하며 어쩜 우리 사회는 시스템 전체의 건전함을 다시 고민해야 할 정도로 썩어버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추악한 거짓말이었다면 말이다.
이 거짓말의 진위를 가려야 하는 것이 이제 언론의 책임이 됐다. 임기말은 이유가 될 수 없고, 다른 일들과 섞어서 ‘그러려니’ 판단할 성질의 문제도 아니다. 언론의 존재 이유, 그 자체를 묻는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