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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10일 금요일

‘유치장 브래지어 탈의강요’ 국가배상 확정


이글은 참세상 2013-05-09일자 기사 '‘유치장 브래지어 탈의강요’ 국가배상 확정'을 퍼왔습니다.

대법원 ‘기본권 침해’...인권단체 “국가폭력 깨끗하게 사라져야”


2008년 촛불집회에서 연행되어 유치장에서 브래지어 탈의를 강요받았던 피해자들이 국가배상을 받게 돼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2부는 9일 김 모 씨 등 4명이 유치장 입감 과정에서 브래지어 탈의를 강요받았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위자료 청구 소송에서 ‘원고에게 각 15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경찰의 ‘피의자 유치 및 호송규칙’은 행정조직 내부의 명령에 불과할 뿐 법규로 볼 수 없고, 그 규칙에 따른 처분이라고 해서 당연히 적법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교정시설 내 여성 수용자도 브래지어 소지가 허용되는데 경찰서 유치장에서 다른 처우를 할 이유가 없는 점, 다른 수단을 강구하지 않은 채 브래지어 탈의를 요구하는 것은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는 점 등을 들어 원고의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판시했다. 
▲ [참세상 자료사진]


피해자들은 2008년 8월 한미FTA 반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참석했다가 집시법 위반 및 일반교통방해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이 브래지어를 벗어야 한다고 강요해 이들은 브래지어를 벗은 채 유치장에서 생활했다. 

앞서 피해자들은 각각 600만 원씩 모두 2400만 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피해자 4명에게 국가가 각각 위자료 15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천주교인권위원회는 논평을 내고 “이번 판결은 경찰의 브래지어 탈의 조치가 법률에 근거하지 않고 경찰이 재량권을 남용해 자의적으로 기본권을 침해한 것임을 법원이 최종 인정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관행의 이름으로 유지되어 온 국가 폭력이 우리 사회에서 깨끗하게 사라지기를 기대한다”고 환영했다. 

이들은 이어 “소송 과정에서 국가는 브래지어가 자살도구로 사용될 위험이 있다면서 탈의 조치가 합법적이었다고 강변했다”며 “브래지어 탈의 강요는 경찰이 구금된 여성에게 위축감과 수치심을 주려는 성별화된 폭력일 뿐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천주교인권위원회는 2008년 당시 국가인권위원회에 이번 사건을 제소했지만 인권위가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고 주장하며 인권위를 비판했다. 

이들은 “인권위는 경찰청장에게 브래지어 탈의요구시 그 취지를 충분히 설명하고 탈의한 후 성적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보완조치를 강구하라고 권고함으로써 브래지어 탈의 자체는 문제가 없다며 면죄부를 줬다”며 “법원의 엄격한 법적 잣대를 통과하기 어려운 다양한 피해를 인권침해로 호명하고 구제하기 위해 설립된 인권위가 이번 판결로부터 배울 점을 찾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정재은 기자

2012년 3월 19일 월요일

피해자에 사과조차 않는 ‘괴물’정부 이젠 청산해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3-18일자 기사 '피해자에 사과조차 않는 ‘괴물’정부 이젠 청산해야'를 퍼왔습니다.

민간인 사찰 의혹 확산 사찰 피해자 김종익씨
부실수사 지휘했던 검찰이 되레 수사 받아야 할 상황”

민간인 사찰 피해자 김종익씨

김종익(사진·전 케이비(KB) 한마음 대표)씨가 용기를 내지 않았다면,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실은 그냥 묻혀버렸을지도 모른다. 이 사건을 검찰이 재수사한다는 결정이 알려진 뒤인 18일 김씨는 와의 통화에서 “우울하게 지내면 사찰을 기획한 세력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 같아 예전처럼 잘 지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먼저 자신을 불법사찰한 정권과, 이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검찰을 비판했다. 그는 “국무총리실 같은 국정 최고기관이 민간인을 협박하고 생계수단을 빼앗는 불법행위를 한 것이 세상에 알려졌을 때 사회적 파장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검찰이 재수사를 하기로 한 만큼 이번에는 “불법사찰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무엇인지를 철저하게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1차 수사 결과에 크게 낙담하고 실망한 탓인지, 김씨는 검찰의 재수사를 신뢰하지 않는 듯했다. 그는 “앞서 부실수사를 지휘했던 사람들이 검찰 수뇌부에 자리잡고 있는데 재수사가 제대로 될 것인지, 국민들이 그 결과를 받아들일지 의문”이라며 “장진수 전 주무관이 폭로한 수준에서 수사가 봉합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장씨의 말을 들어보면 수사 과정에서 검찰도 증거인멸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검찰이 수사를 할 것이 아니라 수사를 받아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재수사와 별개로, 불법사찰의 피해자인 자신에게 사과조차 하지 않는 정부에 대해서도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민간인 사찰을 주도한 이인규씨에게는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위로금을 주고 원충연씨는 형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복직해 업무를 보고 있다”며 “부도덕한 이들에게 관대하고, 나 같은 피해자에게는 사과조차 하지 않는 이명박 정부는 몰상식한 정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이 입은 불법사찰의 피해에 대해 국가의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낸 김씨는, 소송에서 이길 경우 사찰을 진행한 당사자들에게 국가가 구상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그는 “(구상권 행사 여부는)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국가가 민간인을 사찰하는 끔찍한 일이 반복될 것인지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피해자로서 나의 분노와 복수심 때문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위한 청산 작업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를 두고 김씨는 “정부가 공정한 조정자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권의 이익을 위해 움직여 왔다”며 “이 정부가 1987년 이전 체제를 지향한 나머지 역사가 퇴행을 거듭해 왔는데, 앞으로 이런 ‘괴물 정권’이 한국 사회에 또다시 출현하지 않도록 사회 구성원들이 다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