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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10일 금요일

‘유치장 브래지어 탈의강요’ 국가배상 확정


이글은 참세상 2013-05-09일자 기사 '‘유치장 브래지어 탈의강요’ 국가배상 확정'을 퍼왔습니다.

대법원 ‘기본권 침해’...인권단체 “국가폭력 깨끗하게 사라져야”


2008년 촛불집회에서 연행되어 유치장에서 브래지어 탈의를 강요받았던 피해자들이 국가배상을 받게 돼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2부는 9일 김 모 씨 등 4명이 유치장 입감 과정에서 브래지어 탈의를 강요받았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위자료 청구 소송에서 ‘원고에게 각 15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경찰의 ‘피의자 유치 및 호송규칙’은 행정조직 내부의 명령에 불과할 뿐 법규로 볼 수 없고, 그 규칙에 따른 처분이라고 해서 당연히 적법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교정시설 내 여성 수용자도 브래지어 소지가 허용되는데 경찰서 유치장에서 다른 처우를 할 이유가 없는 점, 다른 수단을 강구하지 않은 채 브래지어 탈의를 요구하는 것은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는 점 등을 들어 원고의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판시했다. 
▲ [참세상 자료사진]


피해자들은 2008년 8월 한미FTA 반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참석했다가 집시법 위반 및 일반교통방해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이 브래지어를 벗어야 한다고 강요해 이들은 브래지어를 벗은 채 유치장에서 생활했다. 

앞서 피해자들은 각각 600만 원씩 모두 2400만 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피해자 4명에게 국가가 각각 위자료 15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천주교인권위원회는 논평을 내고 “이번 판결은 경찰의 브래지어 탈의 조치가 법률에 근거하지 않고 경찰이 재량권을 남용해 자의적으로 기본권을 침해한 것임을 법원이 최종 인정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관행의 이름으로 유지되어 온 국가 폭력이 우리 사회에서 깨끗하게 사라지기를 기대한다”고 환영했다. 

이들은 이어 “소송 과정에서 국가는 브래지어가 자살도구로 사용될 위험이 있다면서 탈의 조치가 합법적이었다고 강변했다”며 “브래지어 탈의 강요는 경찰이 구금된 여성에게 위축감과 수치심을 주려는 성별화된 폭력일 뿐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천주교인권위원회는 2008년 당시 국가인권위원회에 이번 사건을 제소했지만 인권위가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고 주장하며 인권위를 비판했다. 

이들은 “인권위는 경찰청장에게 브래지어 탈의요구시 그 취지를 충분히 설명하고 탈의한 후 성적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보완조치를 강구하라고 권고함으로써 브래지어 탈의 자체는 문제가 없다며 면죄부를 줬다”며 “법원의 엄격한 법적 잣대를 통과하기 어려운 다양한 피해를 인권침해로 호명하고 구제하기 위해 설립된 인권위가 이번 판결로부터 배울 점을 찾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정재은 기자

2012년 8월 8일 수요일

현병철 인권위원장 연임?…“청와대 마지막까지 막장”


이글은 미디어스 2012-08-08일자 기사 '현병철 인권위원장 연임?…“청와대 마지막까지 막장”'을 퍼왔습니다.
인권단체들의 마지막 호소, “현병철 임명 절대 안된다”

청와대가 이번 주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의 연임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인권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이 모여 현 후보자의 임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청와대가 마지막까지 막장으로 가려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8일 오전 청와대 앞 기자회견에서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남신 소장은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미 유령화됐다, 반인권 반노동기구로 이미 유명무실화된 지 오래”라고 말문을 열었다.

▲ 8월 8일 오전 11시 청운동 사무소 앞에서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현병철 연임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미디어스

이남신 소장은 “2011년 희망버스를 기억할 것”이라며 “김진숙 지도위원이 한진중공업 사태를 해결하라며 농성을 벌였지만 국가인권위원회는 최소한의 식량과 약품도 반입하지 못하도록 방조했다”고 비판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한진중공업 김진숙 씨 긴급구제’ 건에 대해 부결시킨 바 있다. 이 소장은 “인권위가 자본의 편에 서서 인권을 위협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남신 소장은 “2006년 참여정부 시절 국가인권위원회는 ‘기간제근로자의 사용을 필요한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제한적으로 허용’하도록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며 “당시 정부에서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인권위의 의견 제출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로해준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현병철 위원장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해 뭘했냐”면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농성 중인 재능교육에도 한번 찾아오지 않은 인물이 바로 현병철”이라고 비판했다.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 오리 활동가는 “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는 기독교 안의 동성애 관련 진정에 대해 ‘기독교의 판단에 맡긴다’며 각하시켰다”면서 “충격적이었다. 종교를 가진 수많은 성소수자들이 자기존재를 부정하고 자기혐오에 빠지게 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기독교 신자 이모씨(26)는 지난 6월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인터넷 커뮤니티에 (하나님을 섬기는 동성애자 모임) 카페를 만들었으나 아무런 통보없이 폐쇄됐다. 인권위법 제2조 3항은 ‘성적지향 등을 이유로 재화의 공급이나 이용에 특정인을 배제하는 행위는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씨는 이 조항을 근거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했다.
HIV/AIDS 인권연대 나누리+ 윤 가브리엘 대표도 “현재의 국가인권위원회는 에이즈 감염인들이 기댈 수 없는 곳이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박정희와 전두환 등과 같이 최악”이라며 “그 가운데에서도 현병철 위원장의 연임은 최악의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현병철 후보자는 2010년 장애인들이 농성하는 국가인권위원회 엘리베이터를 멈추게 한 인물”이라며 “장애인들에게 엘리베이터는 다리와도 같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장애인이동권과 관련한 인권침해만으로도 현 후보의 연임은 절대 있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현병철 위원장은 임기동안 병영문화가 개선됐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더 후퇴한 게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들은 “청와대는 현병철 씨가 결정적 하자가 없다면서 연임시키려 한다”며 “국가인권위원장은 결정적 하자가 없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그런 자리가 아니다. 누구보다도 민감한 인권감수성과 인권의 가치를 옹호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더구나 논문표절, 장애인인권침해, 비민주적 인권위 운영 등 수많은 하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난 인물을 인권위원장으로 임명하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2012년 7월 20일 금요일

청와대, 현병철 임명 강행 태세…새누리당 이혜훈, “임명 강행 이해 못해”


이글은 미디어스 2012-07-19일자 기사 '청와대, 현병철 임명 강행 태세…새누리당 이혜훈, “임명 강행 이해 못해”'를 퍼왔습니다.
인권단체, 청와대 찾아가 현병철 연임 반대 의견 전달

청와대가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됨에 따라 인권 및 시민사회단체들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이들은 청와대 앞에서 “연임을 즉각 철회하라”는 기자회견을 갖는 한편, 국내 및 국제사회 성명들을 들고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찾았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현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경과보고서 채택을 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이제 모든 공은 청와대로 넘어갔다. 하지만 청와대는 “직무수행에 결정적 하자가 없다”며 연임을 강행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현병철 연임반대와 국가인권위 바로세우기 전국 긴급행동’은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와대 인선기준은 ‘논문표절’, ‘부동산투기’, ‘정권충성’이냐”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인권 무능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연임을 즉각 철회하라”고 비판했다.

▲ 7월 19일 청와대 부근 청운동 사무소 앞에서 '현병철 연임반대와 국가인권위 바로세우기 전국 긴급행동'이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의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미디어스

현병철 인권위원장의 연임을 반대해 인권위원을 사퇴한 장주영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약칭 민변)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 후보는 인사청문회에서 ‘표절’, ‘부동산투기’, ‘아들 병역기피’ 등이 자질과 도덕성 면에서 연임이 적절하지 않다는 게 드러났다”고 말문을 열었다. 
장주영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현병철 위원장의 연임을 강행한다면 레임덕을 재촉하는 길이 될 것”이라며 “청와대가 국민에 맞서서 자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현 후보에 대해서도 그는 “이미 지도력을 상실한 마당에 더 이상 험한 꼴 보이지 말고 스스로 자진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용산참사 유족 김영덕 씨는 “인사청문회에서 현병철 위원장은 뻔뻔한 거짓말만 했다”며 “용산참사 사건과 관련해 최선을 다했다고 했는데 ‘독재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며 일방적으로 회의를 폐회시킨 장본인이 누구냐”며 성토를 이어갔다. 그는 “인권위원장은 사회적 약자 편에 서서 그들을 보호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권력에 아부하는 인권위원장은 필요없다”며 “그런 인권위원장은 국민 누구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청와대의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조백기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대외협력부위원장은 “현병철 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북한인권을 열심히 했다”며 “하지만 그 일례로 설치된 북한인권침해센터는 법적 근거도 없다”고 지적했다.
조백기 대외협력부위원장은 “북한인권침해에 대한 사례조사는 이미 통일부 산하 연구소에서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실행되고 있고 미 국무부에서도 이를 참조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가 법적 근거에도 없는 북한 인권침해에 대한 조사는 정치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 교수는 “현병철 위원장은 청문회에서 자신을 반대하는 목소리에 대해 ‘일부의견’이라고 이야기했다”며 “제가 알기로 한 국가의 기관장에 대해 국내 및 국제사회가 취임 때부터 끊임없이 반대했던 것은 현 위원장이 유일하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현 후보는 더 이상 국제망신을 자초하지 말고 물러나야 한다”고 못 박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찾아 현병철 위원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국내 및 국제 인권단체들의 성명을 전달하기도 했다.
친박 이혜훈, “청와대가 현병철 지명 철회 않기로 한 결정은 이해하기 어려워”
한편,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현병철 위원장의 과거 3년간의 행적이 인권위원장으로서 적절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청와대가 지명을 철회하지 않기로 한 결정과 관련해서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2012년 6월 14일 목요일

청와대 앞에서 울려퍼진 "각하친위대 현병철 연임 반대"


이글은 미디어스 2012-06-14일자 기사 '청와대 앞에서 울려퍼진 "각하친위대 현병철 연임 반대"'를 퍼왔습니다.
인권단체 기자회견 "대통령은 국민과 인권위를 모욕말라!"

청와대가 “독재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깜둥이” 등의 발언으로 ‘무자격자’ 비난을 사고 있는 현 현병철 위원장의 연임을 결정하자 인권단체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 5월 14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이 청와대의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의 연임에 반발해 철회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미디어스

14일 인권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인권단체연석회의 및 국가인권위 제자리찾기 공동행동은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와대의 현병철 위원장 연임 철회를 촉구했다. 청와대는 현 위원장의 연임을 결정하면서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그동안 소홀했던 북한 인권문제를 공론화하는데 기여했다”고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인권단체들은 현병철 위원장의 연임에 대해 “국가인권위는 청와대의 사유물이 아니다”라면서 즉각 반발했다.
기자회견에서 새사회연대 신수경 공동대표는 “2010년 문경란, 유남영, 조국 인권위원과 70여명의 전문위원들이 사퇴하고 660개 시민단체들이 현병철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 야당에서도 해임제청안을 발의했던 인물”이라면서 “청와대가 현 위원장의 연임을 결정한 것은 국민에 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신수경 공동대표는 “현병철 위원장 체제에서 국가인권위는 권력감시견이 아닌 ‘애완견위원회’, ‘식물위원회’, ‘각하친위대’ 등으로 불리었다”면서 “또, 최근 논란이 된 국무총리실의 민간인사찰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발표하지 못했다”고 질책했다.
인권운동사랑방 명숙 활동가는 “국가인권위 위원장이 용산참사에 대해 의견을 낼지 결정하는 회의에서 ‘독재라 해도 할 수 없다’며 일방적으로 폐회시키고 흑인을 ‘깜둥이’로 표현했다고 하면 기자들은 믿지 않는다”며 “하지만 모두 사실이다. ‘깜둥이’ 발언이 인종차별인지도 몰랐던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현병철 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며 국가인권위 점거를 했는데 위원장이 고소·고발했고 얼마 전 대법원이 저와 동료 4명이 징역1년에 집행유예 2년 실형을 선고했다”고 입을 뗐다. 현병철 위원장은 당시 엘리베이터 작동을 중단시켜 장애인이동권을 박탈했다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박경석 공동대표는 “이명박 정부가 현병철 위원장을 왜 연임시켰는지 이제는 알 것 같다”면서 “북한인권법을 대선국면에서 활용하기 위한 정치적 꼼수가 아닌가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답해야할 차례”라고 꼬집었다.
한편, 민주통합당은 12일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에 대해 “인사청문회에서 낙마시키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 2월 법개정으로 인해 차기 국가인권위원장부터는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2011년 12월 10일 토요일

[사설]인권의 날에 ‘인권몰락상’ 받은 인권위


이글은 경향신문 2011-12-09일자 사설 '[사설]인권의 날에 ‘인권몰락상’ 받은 인권위'를 퍼왔습니다.
한 국가의 위상은 국방력과 경제력 등 가시적인 힘의 크기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공동체 구성원 개개인이 헌법과 법률에 보장된 인권을 제대로 누리고 있는가, 정부를 비롯한 모든 국가기관들이 주권자인 국민들의 인권 보호와 신장을 위해 얼마만큼 노력하고 있는가 등이 그 국가의 진정한 역량과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대한민국은 10년 전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출범한 이래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인권과 민주주의의 신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대내외에 보여주었다. 조만간 서유럽의 내로라하는 인권선진국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기대감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이 모든 것들을 군사독재정권 시절을 연상케 하는 수준으로 되돌려버렸다. 

세계인권선언일을 하루 앞둔 어제 인권위가 인권단체들로부터 ‘인권몰락상’을 받은 것은 지금의 인권위가 차지하고 있는 위상과 역할은 물론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인권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인권 현안을 앞장서 해결하기는커녕 의도적으로 침묵하거나 권력기관의 인권침해에 면죄부를 주었던 인권위의 반인권적 행태를 규탄하기 위해 인권단체연석회의 등이 이 같은 불명예스러운 상을 인권위에 안긴 것이다. 이들은 또 인권위가 주최한 인권상 시상식에서 “인권위는 인권상을 줄 자격이 없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한다. 

인권위는 그동안 PD수첩 사건, 총리실 민간인사찰 사건 등 국민의 인권을 심대하게 침해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사안에 대해 입도 벙긋하지 못한 채 정치권력의 눈치만을 살핌으로써 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기본책무를 방기해왔다. 서울대 조국 교수 등 상임위원들과 전문·자문위원들이 이러한 행태에 항의하며 집단사퇴하자 인권위는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인권옹호 의지와 자격도 없는 친정부 관변인사들로 빈자리를 채웠다. 따라서 인권위는 이번에 ‘반드시 받아야 할 상’을 받은 셈이다. 

우리는 인권위의 반인권적 행태가 인권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인권문제를 바라보는 이명박 정권의 근본적인 인식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인권위를 향해 제발 본연의 직분에 충실하라고 목이 터져라 외쳐도 들은 척 만 척하거나, 오히려 어깃장을 놓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일 터이다. 이제 ‘이명박 인권위’에는 더 이상 기대할 것도, 주문할 것도 없다고 본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 백지상태에서 새롭게 틀을 짜는 것이 훨씬 현실적일 것이다.

2011년 11월 27일 일요일

"현병철 위원장, 인권위 말아드신 소감이?"


이글은 프레시안 2011-11-25일자 기사 '"현병철 위원장, 인권위 말아드신 소감이?"'를 퍼왔습니다.
인권위 10주년 행사서 인권단체들 항의ㆍ비판

국가인권위원회가 출범한지 25일로 만 10년이 됐다. 그간 인권위는 국가권력의 인권침해를 감시, 견제하고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을 옹호하는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성역 없이 인권침해 현장을조사하고 인권정책을 생산하고 의견을 내는 기구로 자임해왔다. 하지만 지금의 현병철 위원장 체제 아래 인권위 모습은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 걸까.

국가인권위원회는 25일 서울 중구 한국언론회관에서 10주년 기념식을 진행했다. 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내년부터 '인권증진 3개년 계획'에 따라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인권이 존중되는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현 위원장은 "이를 위해 자유권과 사회권 등 기본적 인권의 제도적 보장과 강화를 위해 힘쓰고, 이주민, 노인, 아동과 청소년, 시설 생활인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보호와 함께 북한인권, 기업인권, 정보인권 증진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현 위원장은 "또한 인권침해와 차별행위에 대한 조사 및 구제의 실효성을 강화하고, 인권교육과 홍보활동을 체계적으로 전개, 인권존중문화가 확산되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도 했다.

▲ 24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1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 설립 10주년 기념식에서 인권단체연석회의 및 국가인권위원회 제자리찾기 공동행동 등 회원들이 행사장 입구에서 인권위 독립성 훼손과 장애인권 후퇴 등에 시위하며 진입하려 하고 있다. ⓒ뉴시스

인권단체 회원들, 식장 들어와 "정권 하수인 현병철 물러나라"

하지만 이 기념사를 읽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기념식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인권단체 회원 10여 명이 식장에 들어와 '현병철 인권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등 한 때 소동이 벌어진 것.

이들은 "이명박의 친위대 현병철은 사퇴하라", "인권위를 말아 드신 소감이 어떤가", "국가인권만 옹호하는 인권위를 해체하라", "정권의 하수인, 권력의 개는 물러나라", "현병철은 인권을 알기는 하나" 등을 외치며 약 10여 분 간 소란을 피우다 주최 측에 의해 강제로 퇴거됐다.

이들이 식장에 난입한 이유는 현병철 위원장 이후 인권위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인권위에서는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항변한다. 실제 인권위에 제기된 사건진정 건수는 매년 늘어나 양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2002년 2790건이었던 진정 건수는 지난해 9168건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는 10월 말 기준 616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0% 수준이다.

반면, 인권위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정부의 인권위 권고안 수용률은 현병철 위원장취임이후 현저히 떨어졌다. 지난 10년간 자료를 종합하여 정리해 보면 인권위가 발표한 정책권고를 관계 기관이 그대로 수용한 수용률은 27%, 일부수용까지를 합한 수용률은 57%이다.

하지만 이 수치는 역대 대통령 재임 기간에 따라 차이가 나타난다.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 시기라고 할 수 있는 2001년부터 2007년까지는 연 평균 74% 정도의 수용률(일부수용 포함)인데 반해 그 이후부터 최근까지(2011년 9월 말)는 연 평균 30%로 급격히 떨어진다.

정책 권고에서 70% 이상 수용률을 보인다는 것은 매우 높은 것으로, 이는 관련기관이 인권위 권고의 권위를 인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수용률이 30%대로 떨어졌다는 것은 인권위의 권고가 다른 국가기관으로부터 제대로 존중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현병철 체제 이후, 제 역할 못하는 인권위

뿐만 아니다. 현병철 위원장 취임 이후 최고 의결기구인 전원위원회(전원위)가 정부와 여당이 추천한 보수인사로 채워지면서 우편향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9년 MBC 검찰 수사에 대한 인권위 의견 제출안이 부결됐고, 지난해는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 진정이 기각됐다. 용산 참사 관련, 의견 표명도 하지 못했다. 올해 인권위는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 인권보호 관련 의견 표명을 부결해 인권위 내·외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 때문에 더 이상 인권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며 지난해 8월부터 '쓰나미식'으로 주요 인사들이 인권위를 떠났다. 유남주 인권위 상임위원 등 다수의 인권위원과 인권위 설립 초기부터 관여해온 김형완 인권정책과장 등 직원 10여 명이 연이어 떠났다. 인권위에서 인권조사 등을 진행할 때, 전문자문 역할을 담당해온 상담위원 60여 명도 독립성에문제가 있다며 집단사퇴했다.

결국, 이러한 여러 이유로 2011년 들어 인권위는 관계 기관의 법령 조회에 의한 의견표명 이외에는 의미 있는 인권정책 권고를 하지 못하고 있다. 2010년 말까지 정책권고를 이끈 상임위원들이 현병철 위원장이 이끄는 인권위에 항의하며 떠나고 보수적 인사들이 그 뒤를 채우면서 나타나는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뉴시스


ⓒ프레시안(허환주)

"권력기관에 면죄부는 주는 권력옹호기구 됐다"

하지만 현병철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밝힌 대로 계속해서 '마이웨이'일 뿐이다. 인권단체연석회의 등 인권단체는 25일 10주년 기념식이 열리는 한국언론재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년간 인권위는 우리사회에 인권이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지는 데 분명 기여했다"며 "하지만 현재의 인권위 모습은 후퇴하는 한국 인권에 힘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인권위 문제의 핵심은 독립성 훼손"이라며 "인권위의 독립성을 인정하지 않는 이명박 정부의 인권위 흔들기와 무자격자 인권위원 인선으로 인권위는 권력기관을 감시하는 인권옹호기구가 아니라 권력기관에 면죄부를 주는 권력옹호기구가 되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시민사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인권위는 보수정권 등장으로 2년 반 만에 7년 반의 성과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현병철 위원장을 비롯한 무자격 인권위원들은 사퇴해야 한다. 더 이상 인권위의 이름으로 인권의 이름을 더럽히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광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차장은 "인권위는 인권 침해 현장엔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서 간섭해도 아무 소용도 없는 북한 인권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사무차장은 "결국 권력의 입맛에 맞는 소림만 하고 있다"며 "이게 10돌을 맞은 인권위의 자화상이다"고 꼬집었다.

명숙 인권단체연석회의 활동가는 "오늘 기념식에는 이전에 인권위 위원장을 역임하신 분이 아무도 오지 않았다"며 "국가에 의해 인권이 침해당해도 아무 말 하지 않는 인권위의 지금 상황을 정확히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질타했다.

명숙 활동가는 "인권위가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인사 쇄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아무 것도 모르고 오로지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무자격자는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허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