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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11일 화요일

"현병철을 현병철에게 맡길 수 없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2-09-10일자 기사 '"현병철을 현병철에게 맡길 수 없다"'를 퍼왔습니다.
인권활동가, 현병철 인권침해 진정 철회…“유엔에 인권침해 조사 청구”

“도둑놈에게 도둑질에 대한 판단을 맡길 수 없다. 현병철이 있는 국가인권위원회는 현 위원장 당사자의 인권침해 사건을 더 이상 판단할 능력과 상황이 아니기에 진정을 철회한다”
현병철 장애인권침해시민진정인단이 10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위원장의 인권침해 진정을 철회했다. 현 위원장에 대한 인권침해 조사결과가 ‘문제없음’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신 이들은 UN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에게 현 위원장의 인권침해 조사를 청구한다는 계획이다.

▲ 10일 인권활동가들이 현병철 위원장을 상대로 접수된 인권침해 진정을 철회했다. 앞서 이들은 2010년 장애들이 농성중인 인권위에 난방과 전기, 엘리베이터 작동을 중단시킨 현병철 위원장을 인권침해로 진정을 접수시킨 바 있다. 그러나 현 위원장이 연임되는 등 ‘문제없음’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접수를 자진 철회, 유엔에 대신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지난 7월 장애인의 인권을 침해한 당자사로서 현병철 위원장에 대한 진정서를 접수했다”면서 “이 번만큼은 사건을 잘 조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하지만 (현병철 위원장이 연임된)이 시점에서 도둑놈이 대장으로 있는 곳에 도둑질에 대한 진정서를 요청하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이 우스운 상황을 만든 장본인은 이명박 대통령”이라면서 “현병철 위원장의 인권침해 진정을 철회한다. 대신 이 문제제기는 유엔에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원교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 역시 “장애인 인권침해 당사자가 국가인권위원회 수장이 된 지금 국가인권위에 대한 진정을 접고자 한다”고 씁쓸함을 나타냈다. 이 회장은 “1년이 걸리더라도, 5년 10년이 걸리더라도 인권위가 다시 객관성이 확보되면 당시 현병철 위원장의 인권침해에 대한 책임을 다시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명숙 활동가는 “2010년 장애인 농성 당시 전기와 난방, 엘리베이터 작동을 중단시켜 인권을 침해한 사건은 현병철 위원장과 손심길 사무총장을 조사하지 않고는 밝혀지지 않을 것”이라며 “그 둘을 제외한 침해조사는 말이 안된다”고 비판했다.
명숙 활동가는 “현병철 위원장이 지난달 13일 임명이 재가 되고 한 일이 뭐가 있느냐”면서 “장애인 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한 노숙농성이 한 달이 되어가고 폐지됐던 불신검문이 부활되고 물리적 거세 이야기가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말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누리당 대통령(박근혜)후보가 사형제 존치를 이야기했으면 인권위에서는 최소한 유감표명이라도 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면서 “정치권 눈치보기, 인권 후퇴는 현병철 위원장이 있는 한 3년간 더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현병철 위원장이 2010년 12월 장애인들의 인권 점거농성 당시 전기·난방·엘리베이터를 중단해 장애인이동권 등 인권을 침해했다는 진정을 지난 7월 접수한 바 있다. 당시 사건 이후, 우동민 장애활동가가 폐렴 증세로 입원한 뒤 목숨을 잃었다.
한편, 이날 연임 이후 현병철 위원장이 첫 번째로 주재하는 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는 “현 위원장 사퇴”를 위한 인권활동가들의 액션으로 인해 두 차례 정회되기도 했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2012년 7월 16일 월요일

[사설] 앰네스티도 개탄한 현병철 연임과 새누리 선택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15일자 사설 '[사설] 앰네스티도 개탄한 현병철 연임과 새누리 선택'을 퍼왔습니다.

국제앰네스티가 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의 연임에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인권위의 독립성과 신뢰성을 위협한다는 이유다. 그에 대한 부적격 평가는 처음이 아니다. 앰네스티는 2010년 11월에도, 현 위원장 체제의 인권위원회가 ‘독립성, 권위는 물론 신뢰를 잃어 위태로운 상황’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현 위원장의 연임은 이제 국제적인 걱정거리가 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당사자는 여당 청문위원들에게 변명 자료를 돌리는 등 연임에 집착을 보이고 있으니, 영달을 위해선 국가의 품격도 명예도 아랑곳없다.앰네스티가 꼽은 부적격 사유는 잘 알려진 것들이다. 인권위의 독립성을 스스로 부정하고, 용산참사 직권조사나 ‘피디수첩’ 기소에 대한 의견 표명 등을 거부하고, 유엔 특별보고관을 사찰한 당국에 대해 침묵하는 등 할 일은 안 하고 정부를 비호한 것들이 그것이다. 그런 앰네스티의 평가를 빌려 다시 한번 현 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재촉할 생각은 없다. 한겨레는 이명박 대통령이 그의 연임을 발표하고 그가 청문회에 서게 됐을 때, ‘청문회에 설 자격도 없다’는 내용의 사설을 게재했다(6월13일치). 오로지 현병철로 말미암아 끊임없이 추락하는 우리나라의 품격과 우리 국민의 명예를 우려할 뿐이다.인권위원장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다. 그가 오늘 청문회에 서지만, 청문 결과에 관계없이 대통령은 그를 임명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사실 그럴 작정이었다. 그렇지 않다면 인권위를 무력화시키고, 국제적으로 규탄받는 그를 연임시키겠다고 할 리가 없을 것이다.열쇠는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한테 있다. 아무리 멋대로 보은인사, 정실인사를 강행해온 이 대통령이지만, 임기 말 온갖 비리로 사면초가인데 새누리당까지 반대한다면 현병철 연임을 밀어붙일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아니라도 새누리당은,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이 정권의 사찰 목록에 이름이 올라 있었다는 사실을 잘 기억할 것이다. 민간인과 여당 의원들도 허다하게 사찰당했다. 그러나 현 위원장은 2010년 인권위의 직권조사를 부결시켰다. 그는 이명박 정권의 충견이었을 뿐이다. 자질과 도덕성은 더 할 말이 없다. 알박기형 땅투기 의혹은 물론이고, 사법연수생 앞에서 흑인을 깜둥이로 비하하고, 절반 가까운 논문이 표절 의혹을 받는다. 도대체 인권위원장으로 가당치 않다.‘현병철 인권위’는 인권 탄압의 알리바이로만 존재한다. 안으로는 국민의 불행이고 밖으로는 웃음거리만 된다. 새누리당의 현명한 선택을 촉구한다.

2012년 6월 18일 월요일

‘북 인권침해 조사’ 각하방침 결국 현병철의 ‘치적사업’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18일자 기사 '‘북 인권침해 조사’ 각하방침 결국 현병철의 ‘치적사업’'을 퍼왔습니다.

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가해자 조사 등 애초부터 불가능
80여건 접수받아 1년 동안 방치
“북 인권 공론화 공로는 코미디”

지난해 5월 “북한독재 정권하 인권침해 사례를 신고받아 조사하겠다”며 국내 거주 탈북자들에게 진정을 접수했던 국가인권위원회가 1년이 넘도록 조사를 전혀 벌이지 못하고 결국 사건 전체를 각하할 방침인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 정권의 인권침해 조사는 애초부터 불가능한데도 현병철 인권위원장이 ‘보여주기식’으로 무리하게 공언을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 11일 청와대는 현 위원장 연임의 근거로 “북한 인권 문제를 공론화한 공로”를 내세운 바 있다.
17일 인권위 고위 관계자 및 실무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최근 인권위 조사국은 탈북자들이 북한 정부의 인권침해를 고발한 진정사건 80여건을 각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인권위 고위 관계자는 “지난 3월 장기 미해결 사건을 신속히 해결하라는 사무총장 지시가 있었고, 이에 따라 탈북자 진정 사건도 조만간 각하할 것”이라며 “북한에서 벌어진 인권침해 사안은 조사가 불가능하고, 우리가 북한 정권에 권고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 위원장은 지난해 5월, 한국 거주 탈북자 1만5000여명에게 친필 편지를 보내 “북한독재 정권하에서 고통받은 인권침해 사례를 신고받아 조사하여 북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는 역할을 하겠다”며 신고를 독려했고, 모두 80건의 진정이 지난해 인권위 ‘북한인권침해신고센터’에 접수됐다.
인권위의 한 직원은 “진정을 접수받은 북한인권침해신고센터에서 1년 내내 아무것도 못한 채 붙들고 있다가 조사 권한이 있는 조사국으로 이첩한 게 지난 5월이었다”며 “처음부터 (조사 없이) 각하하려고 했던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 내부에서도 “북한 인권을 도구 삼아 전시용 치적 쌓기에 급급해 힘없는 탈북자들을 기만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인권위 관계자는 “성심성의껏 조사하겠다고 현 위원장이 편지까지 써서 진정을 받아놓고 1년 만에 조사 대상이 아니니 각하하겠다고 하는 건 코미디 같은 일”이라며 “이를 최대의 치적으로 인정받아 연임까지 한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80여건의 진정 사건에서 탈북자들이 지목한 가해자는 정치범수용소·교화소·국가안전보위부·노동단련대 등에서 일하는 북한의 간부와 직원들이다. 가해자가 북한에 있어 애초부터 조사가 불가능했던 것이다. 안경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위원장이던 2006년, 인권위는 ‘북한 인권에 대한 인권위의 입장’을 내어 “북한 영토 안에서 벌어지는 북한 주민에 대한 인권침해 사안은 조사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탈북자 진정 80건을 토대로 인권위가 내놓은 성과는 크게 두가지다. 지난해 10월 국무총리실에 북한 주민 인권 관련 정책권고를 했고, 지난 5월 ‘북한인권침해사례집’에 진정 사건의 요지를 기록했다. 그러나 정책권고는 △북한인권법 제정 △분배의 투명성을 전제로 한 인도적 지원 등 기존 정부·여당의 입장을 되풀이하는 수준에 그쳤다. 사례집에 대해서도 인권위의 한 직원은 “통일부나 국정원 등에서 내는 북한 관련 백서에 나오는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아 기록으로서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인권위 정책교육국 북한인권팀 관계자는 “진정인들은 사건이 정말 조사되기를 바란다기보다 국가기관이 관심을 갖고 얘기를 들어주는 것에 만족하는 경우가 많고, 탈북자 진정사건은 통일 이후 관련자를 형사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든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해명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2012년 6월 14일 목요일

청와대 앞에서 울려퍼진 "각하친위대 현병철 연임 반대"


이글은 미디어스 2012-06-14일자 기사 '청와대 앞에서 울려퍼진 "각하친위대 현병철 연임 반대"'를 퍼왔습니다.
인권단체 기자회견 "대통령은 국민과 인권위를 모욕말라!"

청와대가 “독재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깜둥이” 등의 발언으로 ‘무자격자’ 비난을 사고 있는 현 현병철 위원장의 연임을 결정하자 인권단체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 5월 14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이 청와대의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의 연임에 반발해 철회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미디어스

14일 인권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인권단체연석회의 및 국가인권위 제자리찾기 공동행동은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와대의 현병철 위원장 연임 철회를 촉구했다. 청와대는 현 위원장의 연임을 결정하면서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그동안 소홀했던 북한 인권문제를 공론화하는데 기여했다”고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인권단체들은 현병철 위원장의 연임에 대해 “국가인권위는 청와대의 사유물이 아니다”라면서 즉각 반발했다.
기자회견에서 새사회연대 신수경 공동대표는 “2010년 문경란, 유남영, 조국 인권위원과 70여명의 전문위원들이 사퇴하고 660개 시민단체들이 현병철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 야당에서도 해임제청안을 발의했던 인물”이라면서 “청와대가 현 위원장의 연임을 결정한 것은 국민에 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신수경 공동대표는 “현병철 위원장 체제에서 국가인권위는 권력감시견이 아닌 ‘애완견위원회’, ‘식물위원회’, ‘각하친위대’ 등으로 불리었다”면서 “또, 최근 논란이 된 국무총리실의 민간인사찰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발표하지 못했다”고 질책했다.
인권운동사랑방 명숙 활동가는 “국가인권위 위원장이 용산참사에 대해 의견을 낼지 결정하는 회의에서 ‘독재라 해도 할 수 없다’며 일방적으로 폐회시키고 흑인을 ‘깜둥이’로 표현했다고 하면 기자들은 믿지 않는다”며 “하지만 모두 사실이다. ‘깜둥이’ 발언이 인종차별인지도 몰랐던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현병철 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며 국가인권위 점거를 했는데 위원장이 고소·고발했고 얼마 전 대법원이 저와 동료 4명이 징역1년에 집행유예 2년 실형을 선고했다”고 입을 뗐다. 현병철 위원장은 당시 엘리베이터 작동을 중단시켜 장애인이동권을 박탈했다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박경석 공동대표는 “이명박 정부가 현병철 위원장을 왜 연임시켰는지 이제는 알 것 같다”면서 “북한인권법을 대선국면에서 활용하기 위한 정치적 꼼수가 아닌가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답해야할 차례”라고 꼬집었다.
한편, 민주통합당은 12일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에 대해 “인사청문회에서 낙마시키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 2월 법개정으로 인해 차기 국가인권위원장부터는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2012년 6월 13일 수요일

인권위 피해자들의 아우성…“현병철 인권외면위였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13일자 기사 '인권위 피해자들의 아우성…“현병철 인권외면위였다”'를 퍼왔습니다.

(※클릭하면 이미지가 확대됩니다.)

‘현병철 인권위’ 3년 돌아보니

2009년 7월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취임 뒤, 인권침해에 직면한 시민들에게 인권위원회는 무능력한 존재였다. 평범한 시민부터 인권·시민운동가, 인권전문가에 이르기까지 인권위로 인해 오히려 인권침해를 당한 ‘인권위 피해자’도 양산됐다. 지난 11일 이명박 대통령이 현 위원장을 연임시키자, 이들은 “말도 안 되는 처사”라고 입을 모았다.

■ 인권위가 외면한 사람들 현 위원장이 취임한 2009년, 국가기관에 의한 인권침해 사안이 봇물을 이뤘다. ‘피디수첩 사태’가 대표적이다.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의 불을 지핀 ‘피디수첩’ 제작진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수사 의뢰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인권위 사무처는 2009년 12월 “공적 영역에서 언론 자유와 개인의 인격권이 충돌할 때 언론의 자유를 옹호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하자는 안건을 전원위원회에 올렸다. 그러나 현 위원장이 반대표를 던지면서 부결됐다. 조능희 피디는 “정상적인 인권위라면 헌법적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지켜줬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9월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신청한 ‘한진중공업 고공농성자 등의 인권보호 관련 의견표명’ 안건도 ‘현병철 인권위’는 부결시켰다. 김 지도위원은 “공권력 투입으로 인해 식수·음식·옷가지조차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인권침해에 대한 마지막 구조요청을 인권위가 뿌리쳤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을 연임시켜 각계의 반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12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실에 직원이 지나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인권무시위원회
’PD수첩 수사·한진중 농성…
의견표명 번번이 부결시켜
인권위원들 반발 ‘줄사퇴’

■ 배제된 인권위원, 인권위 직원들 현 위원장 체제에서 인권위 의결 구조도 왜곡됐다. 위원장이 참여하는 전원위원회 위상이 강화되는 대신 3명의 상임위원들로 구성된 상임위 권한은 축소됐다. 2010년 10월에는 인권위 상임위원 3명이 특정 안건에 합의하더라도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전원위에 상정해 재논의할 수 있고, 상임위 의결로 가능했던 긴급 인권현안에 대한 의견 표명도 전원위를 거쳐야 하는 등 상임위의 권한을 축소하는 운영규칙 개정안을 전원위에 상정해 상임위원들의 반발을 샀다.
결국 2010년 11월1일 상임위원 3명 가운데 2명이 사퇴했다. 유남영 위원은 임기를 1개월 앞두고 사퇴했다. 한나라당이 추천한 문경란 위원마저 “인권위가 파행과 왜곡의 길을 거쳐 고사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며 사퇴했다. 비상임 인권위원으로 일했던 조국 서울대 법학과 교수를 비롯한 60여명의 전문·자문·상담위원들도 줄줄이 사퇴했다.
뒤이어 현 위원장은 직원들을 쳐내기 시작했다. 인권위는 2011년 2월 인권위 직원노조 핵심 간부였던 강아무개 조사관의 고용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했다. 인권전문가를 별정직·계약직으로 채용해 2~3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했던 관례에 비춰 파행적인 처사였다. 이에 대해 현 위원장에 비판적인 인권전문가를 솎아내려는 것이 아니냐고 항의하며 1인시위에 나선 인권위 직원 11명이 정직과 감봉 등 징계를 받았다.
강 전 조사관은 “1인시위로 인해 불이익을 받은 사안에 대해 인권위가 양심의 자유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한 바 있는데, 같은 일로 인권위 직원들이 징계를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강 전 조사관이 끝내 해고되자, 인권정책과 노동인권 부문에서 비정규직 차별 문제를 담당했던 김아무개 조사관도 지난해 1월 사표를 썼다.

인권위 안에서도 인권침해
 인권위 점거농성하자 단전
장애인 1명 폐렴으로 숨져
직원 자르고 무더기 징계도

■ 노동권에 눈감고 소수자를 내몰고 노동인권 문제를 전담했던 김 전 조사관이 사직한 뒤 1년6개월 동안 인권위가 내놓은 노동권 분야 정책 권고는 하나도 없었다. 회사 쪽의 탄압에 밀려 갈 곳 없는 노동자들이 마지막으로 기댔던 곳이 인권위였는데, 현 위원장 체제에선 그 역할마저 사라진 것이다.
지난해 한진중공업으로부터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400명의 생산직 노동자, 기약 없는 복직을 기다리다 22명의 동료가 죽어나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는 2600여명의 쌍용차 노동자에 대해 인권위는 어떤 권고나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현 위원장에 대한 사퇴 요구가 들끓던 지난해 1월에는 인권위를 점거농성하던 뇌병변 1급 중증장애인 활동가 우동민(43)씨가 급성폐렴으로 사망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는 “당시 인권위가 농성장으로 이어지는 엘리베이터를 멈춘다든가 전기를 끊어버리며 농성을 방해했는데, 그 같은 열악한 상황을 견디지 못해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인권위는 농성 참가자들의 처벌도 적극 도왔다. 박 대표는 “과거엔 인권위를 상대로 시위를 하더라도 법적 책임을 묻지는 않았는데, 현 위원장의 인권위는 인권위 직원을 검찰 쪽 증인으로 세워 당국의 처벌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농성 참가자들은 지난 5일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결국 힘없는 소수자 피해정치적 민감한 현안에 침묵사실상 국가·경제권력 편들어“인권 최후의 보루 권위 추락”

■ 피해의 종착지는 평범한 시민들 무능한 인권위의 최대 피해자는 평범한 시민이다. 지난해 9월 반값 등록금을 요구하는 학생들을 향해 경찰이 물대포를 쐈다. 많은 학생들이 공포에 떨었다. 11월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향해 영하의 날씨에 물대포를 동원했다. 당시 인권위 홍보대사이기도 했던 방송인 김미화씨는 이에 대한 인권위의 공식적 의견 표명을 요구했으나, 현 위원장은 이를 안건으로 상정조차 하지 않았다.
마을 주민들이 참여하고 있는 제주 강정마을 시위도 외면당했다. 경찰의 강경진압에 대해 주민 및 활동가들이 인권위의 현장조사와 해결방안 마련을 거듭 요청했지만 외면당했다.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 대책위원장은 “마을 어르신까지 경찰의 폭력에 속수무책인 상태인데도 인권위는 아무 구실도 하지 않았다”며 “인권위의 존재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2010년 9월 인권정책과 과장으로 일하다 그만둔 김형완 인권정책연구소장은 “현 위원장이 취임 직후부터 ‘정치적으로 민감하고 사회적으로 혼란한 사안에 대해서는 입장 표명을 하지 말라’고 (직원들에게) 직접 지시했다”며 “시민들의 인권침해 사안에 대해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없어 무력감이 컸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인권위의 한 직원은 “현 위원장의 취임 이후 인권위의 권위가 추락했고, ‘신문고’ 역할을 했던 인권위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도 바닥에 떨어졌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은 12일 현 위원장을 인사청문회를 통해 낙마시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임기 동안 현 위원장이 자격이 없다는 것은 이미 검증이 끝났다”고 말했다. 새누리당도 “인사청문회에서 검증해서 국민 정서에 맞게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진명선 엄지원 김보협 기자 torani@hani.co.kr

2012년 3월 13일 화요일

검찰 출신 인재(?)까지 영입한 민주당, 검찰개혁 가능할까?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3-12일자 기사 '검찰 출신 인재(?)까지 영입한 민주당, 검찰개혁 가능할까?'를 퍼왔습니다.
쌩뚱맞은 신설과제...수사대상은 MB 친인척으로만 한정


ⓒ김철수 기자 민주통합당 대표 경선 후보인 한명숙 전 총리가 지난 1월12일 오전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전 검사들, 지지자들과 함께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지난 7일 민주통합당에서는 검찰개혁 10대 과제를 발표했다. 주요하게는 정치검찰 개혁을 위한 대검 중수부 수사기능 폐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수사권 분리를 위한 국가수사국 설치, 기소통제를 위한 기소배심제인 이른바 검찰시민위원회 법제화 등이 있다. 그 외에도 법무부의 탈검찰화 및 검찰의 대통령실 파견금지 실질화, 검사작성조서의 증거능력 배제, 공적 변호인 제도 도입으로 변호인 조력권 강화 등이다.

지난 1월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취임 당선소감으로 검찰총장 및 지검장의 직선제를 검토한다고 밝혔고, 공천과정에서 검찰 출신의 인재(?)들을 영입해 검찰개혁의 적임자임을 내세운 것에 비해서는 매우 미흡한 개혁방안들로 평가된다.

민주통합당은 검찰개혁을 대검 중수부의 ‘수사기능 폐지’로 가닥 잡았다. 검찰조직에 관한 사항이므로 검찰청법으로 개정할 수 없다는 검찰의 논리를 일정정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대검 중수부는 정치검찰 논란의 핵심에 있다. 검찰이 국회를 압박하기 위한 꼼수에 밀려 법적 논리에 휘말리고 있다.

대검 중수부 폐지와 고비처 설치는 그간 시민사회에서도 계속적으로 주장해왔던 것으로 정치검찰 개혁과 수사권, 기소권을 모두 가진 검찰권의 분산을 위해서도 시급히 도입되어야 할 핵심과제로 평가된다. 그렇지만 이 과제에 따르면 고비처의 수사대상을 대통령과 친인척, 고위공직자 등으로만 한정하고 있다. 이 ‘등’에 수사대상에 대한 여지를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이미 18대 국회 사개특위에서조차 판검사와 국회의원까지 수사대상을 확대키로 합의한 바 있다. 수사대상을 확대하고 더 명확히 밝혀야 한다.

경찰과 검찰이 참여하는 이른바 미국의 FBI를 모델로 했다는 국가수사국의 신설과제는 매우 생뚱맞아 보인다. 이 기관은 제2의 권부가 될 우려마저 높다. 제안된 과제대로라면 고비처의 수사대상 범죄 외에는 모두 이 국가수사국에서 수사를 맡게 된다는 것인데, 권한이나 규모 면에서 대등한 기관이 없어 견제되거나 국민적 통제를 받기 어렵게 된다. 더욱이 이 모델에 따르면 경찰을 업무에 따라 분리한다는 것인데, 현재 자치경찰제로의 전환 문제와 어떻게 연관되는 것인지 알기 힘들다.

검찰시민위원회의 법제화는 일종의 기소배심제의 도입으로 기본적으로는 찬성한다. 하지만, 선결 조건이 있다. 즉 검찰의 기소권 분리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고비처 설치와 동시에 도입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검찰 수뇌부들은 상징적인 의미로 대검 중수부 폐지를 반대하지만, 검찰조직 전체는 수사권 분리의 문제만큼 고비처 설치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소권 분리없는 기소배심의 도입은 현재 검찰이 바라는 바대로 고비처 설치를 반대하는 명분으로 활용될 우려가 높다. 그리고 현재 운영되고 있는 검찰시민위원회는 지역 명망가 중심의 위원 선정으로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국민참여배심제와 같이 일반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소배심제 모델로 도입되어야 하고 주요 경제사범이나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사건 등도 기소배심을 통하도록 해야 한다.


ⓒ새사회연대 ▲신수경 새사회연대 공동대표
국가인권위원회 산하에 법률구조단을 설치하고 공적변호인을 고용해 수사단계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도록 한다는 것이다. 국가인권위는 인권전담기구로 법률서비스 제공을 담당하는 기관으로는 부적절하다. 국가인권위를 독립기구로 보고 피의자의 공정한 변호인조력권을 염두한 것처럼 보이지만, 해당 변호인을 수사기관 등이 직접 고용 혹은 관리하지 않는다면 이해상충이 일어날 이유는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법적 전문성을 갖춘 별도 기구의 신설 등을 검토해야 한다.

앞의 검찰개혁 과제들은 대체적으로 비대한 검찰권의 분산을 통한 견제방안들이다. 그러나 검찰개혁도 국민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주권자인 국민이 사법의 주인임을 확인하고 이를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대법원장 및 법원장의 선출제 요구와도 연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지만 결국 검찰개혁은 민주적 사법개혁의 핵심일 수 있는 직선제 도입 등으로 가야한다. 이제는 민주 사법을 말해야 할 때다.
신수경 새사회연대 공동대표

2012년 2월 27일 월요일

무관심이 공갈뉴스 낳는다


이글은 시사인 2012-02-27일자 기사 '무관심이 공갈뉴스 낳는다'를 퍼왔습니다.
“경찰은 넘어진 노조원들을 방패로 이곳 저곳 찍고 발로 차는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한 노조원은 정신을 잃은 것처럼바닥에 쓰러져 있었는데도 경찰 여러 명이 계속 때렸다. 경찰에 대항하는 노조원들을 상대로 때린 게 아니다. 무장 해제당한 사람들을 상대로 한 폭행이었다.” 

2009년 8월5일 MBC 가 보도한 내용이다. MBC는 이 리포트에서 경찰이 ‘무차별 폭력’을 휘둘렀다고 보도했다. 당시 KBS와 SBS는 ‘경찰 강경 진압’이라는 단어조차 사용하지 않았다. MB 정부 이후 보수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던국가인권위원회도 당시 경찰의 강경 진압을 우려했을 정도. 하지만 대다수 언론은 이 정도 문제의식도 담아내지 못했다. 공갈뉴스였다는 얘기다.



2646명의 쌍용차 노동자들이 해고된 지 2년9개월이 지났다. 1000일(2월15일 기준)이 지났지만 쌍용차 사태는 현재진행형이다. 그동안 12명이 자살하고 9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쌍용차 사태’는 여전히 언론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1000일 전에는 왜곡 보도로 공갈을 치더니, 1000일이 지날 즈음엔 무관심으로 일관한다. 그런 점에서 공갈뉴스와 무관심은 동급이다.  

달라진 게 없는 언론이지만 변화 조짐은 보인다. 당시 공갈뉴스를 내보냈던 SBS는 지상파 방송 3사 중 유일하게 ‘쌍용차 1000일’을 다뤘다. 2009년 8월5일 제대로 된 리포트를 내보냈던 MBC 기자·PD들은 지금 ‘뉴스·프로그램 정상화’를 위해 파업 중이다. KBS에서도 기자·PD들이 총파업에 돌입할 태세다.

2011년 11월 27일 일요일

"현병철 위원장, 인권위 말아드신 소감이?"


이글은 프레시안 2011-11-25일자 기사 '"현병철 위원장, 인권위 말아드신 소감이?"'를 퍼왔습니다.
인권위 10주년 행사서 인권단체들 항의ㆍ비판

국가인권위원회가 출범한지 25일로 만 10년이 됐다. 그간 인권위는 국가권력의 인권침해를 감시, 견제하고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을 옹호하는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성역 없이 인권침해 현장을조사하고 인권정책을 생산하고 의견을 내는 기구로 자임해왔다. 하지만 지금의 현병철 위원장 체제 아래 인권위 모습은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 걸까.

국가인권위원회는 25일 서울 중구 한국언론회관에서 10주년 기념식을 진행했다. 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내년부터 '인권증진 3개년 계획'에 따라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인권이 존중되는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현 위원장은 "이를 위해 자유권과 사회권 등 기본적 인권의 제도적 보장과 강화를 위해 힘쓰고, 이주민, 노인, 아동과 청소년, 시설 생활인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보호와 함께 북한인권, 기업인권, 정보인권 증진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현 위원장은 "또한 인권침해와 차별행위에 대한 조사 및 구제의 실효성을 강화하고, 인권교육과 홍보활동을 체계적으로 전개, 인권존중문화가 확산되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도 했다.

▲ 24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1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 설립 10주년 기념식에서 인권단체연석회의 및 국가인권위원회 제자리찾기 공동행동 등 회원들이 행사장 입구에서 인권위 독립성 훼손과 장애인권 후퇴 등에 시위하며 진입하려 하고 있다. ⓒ뉴시스

인권단체 회원들, 식장 들어와 "정권 하수인 현병철 물러나라"

하지만 이 기념사를 읽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기념식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인권단체 회원 10여 명이 식장에 들어와 '현병철 인권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등 한 때 소동이 벌어진 것.

이들은 "이명박의 친위대 현병철은 사퇴하라", "인권위를 말아 드신 소감이 어떤가", "국가인권만 옹호하는 인권위를 해체하라", "정권의 하수인, 권력의 개는 물러나라", "현병철은 인권을 알기는 하나" 등을 외치며 약 10여 분 간 소란을 피우다 주최 측에 의해 강제로 퇴거됐다.

이들이 식장에 난입한 이유는 현병철 위원장 이후 인권위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인권위에서는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항변한다. 실제 인권위에 제기된 사건진정 건수는 매년 늘어나 양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2002년 2790건이었던 진정 건수는 지난해 9168건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는 10월 말 기준 616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0% 수준이다.

반면, 인권위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정부의 인권위 권고안 수용률은 현병철 위원장취임이후 현저히 떨어졌다. 지난 10년간 자료를 종합하여 정리해 보면 인권위가 발표한 정책권고를 관계 기관이 그대로 수용한 수용률은 27%, 일부수용까지를 합한 수용률은 57%이다.

하지만 이 수치는 역대 대통령 재임 기간에 따라 차이가 나타난다.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 시기라고 할 수 있는 2001년부터 2007년까지는 연 평균 74% 정도의 수용률(일부수용 포함)인데 반해 그 이후부터 최근까지(2011년 9월 말)는 연 평균 30%로 급격히 떨어진다.

정책 권고에서 70% 이상 수용률을 보인다는 것은 매우 높은 것으로, 이는 관련기관이 인권위 권고의 권위를 인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수용률이 30%대로 떨어졌다는 것은 인권위의 권고가 다른 국가기관으로부터 제대로 존중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현병철 체제 이후, 제 역할 못하는 인권위

뿐만 아니다. 현병철 위원장 취임 이후 최고 의결기구인 전원위원회(전원위)가 정부와 여당이 추천한 보수인사로 채워지면서 우편향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9년 MBC 검찰 수사에 대한 인권위 의견 제출안이 부결됐고, 지난해는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 진정이 기각됐다. 용산 참사 관련, 의견 표명도 하지 못했다. 올해 인권위는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 인권보호 관련 의견 표명을 부결해 인권위 내·외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 때문에 더 이상 인권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며 지난해 8월부터 '쓰나미식'으로 주요 인사들이 인권위를 떠났다. 유남주 인권위 상임위원 등 다수의 인권위원과 인권위 설립 초기부터 관여해온 김형완 인권정책과장 등 직원 10여 명이 연이어 떠났다. 인권위에서 인권조사 등을 진행할 때, 전문자문 역할을 담당해온 상담위원 60여 명도 독립성에문제가 있다며 집단사퇴했다.

결국, 이러한 여러 이유로 2011년 들어 인권위는 관계 기관의 법령 조회에 의한 의견표명 이외에는 의미 있는 인권정책 권고를 하지 못하고 있다. 2010년 말까지 정책권고를 이끈 상임위원들이 현병철 위원장이 이끄는 인권위에 항의하며 떠나고 보수적 인사들이 그 뒤를 채우면서 나타나는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뉴시스


ⓒ프레시안(허환주)

"권력기관에 면죄부는 주는 권력옹호기구 됐다"

하지만 현병철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밝힌 대로 계속해서 '마이웨이'일 뿐이다. 인권단체연석회의 등 인권단체는 25일 10주년 기념식이 열리는 한국언론재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년간 인권위는 우리사회에 인권이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지는 데 분명 기여했다"며 "하지만 현재의 인권위 모습은 후퇴하는 한국 인권에 힘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인권위 문제의 핵심은 독립성 훼손"이라며 "인권위의 독립성을 인정하지 않는 이명박 정부의 인권위 흔들기와 무자격자 인권위원 인선으로 인권위는 권력기관을 감시하는 인권옹호기구가 아니라 권력기관에 면죄부를 주는 권력옹호기구가 되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시민사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인권위는 보수정권 등장으로 2년 반 만에 7년 반의 성과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현병철 위원장을 비롯한 무자격 인권위원들은 사퇴해야 한다. 더 이상 인권위의 이름으로 인권의 이름을 더럽히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광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차장은 "인권위는 인권 침해 현장엔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서 간섭해도 아무 소용도 없는 북한 인권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사무차장은 "결국 권력의 입맛에 맞는 소림만 하고 있다"며 "이게 10돌을 맞은 인권위의 자화상이다"고 꼬집었다.

명숙 인권단체연석회의 활동가는 "오늘 기념식에는 이전에 인권위 위원장을 역임하신 분이 아무도 오지 않았다"며 "국가에 의해 인권이 침해당해도 아무 말 하지 않는 인권위의 지금 상황을 정확히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질타했다.

명숙 활동가는 "인권위가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인사 쇄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아무 것도 모르고 오로지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무자격자는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허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