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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27일 토요일

수사 초기에 변호인 구하라!


이글은 한겨레21 2013-04-29일자 제958호 기사 '수사 초기에 변호인 구하라!'를 퍼왔습니다.
[기획 연재] 무죄와 벌 ⑥ 법률 전문가가 경험한 ‘무죄와 벌’
당신이 억울한 용의자가 돼서 수사·재판 받는다면… 판사·검사·변호사·법학자·경찰 등에게 ‘수사 잘 받는 법’을 묻다
느닷없이 수사기관에서 소환 통보를 받은 적이 있다. ‘피의자’ 신분이었지만 죄가 없으니까 자신만만하게 출석했다. 9시간 만에 초죽음이 돼 돌아오며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절실히 깨달았다. 판사·검사·변호사·법학자·경찰 등 10명에게 물었다. ‘당신이 만약 억울하게 용의자로 지목돼 수사·재판을 받는다면 어떻게 대처하겠는가?’ 그들이 털어놓은 ‘수사 잘 받는 법’을 8가지로 정리한다.

» 아무런 준비 없이 홀로 수사기관에 출석하는 것은 짚더미를 짊어지고 불 속에 뛰어드는 격이다. 2007년 12월12일 강원도 총기 탈취 사건의 용의자 이아무개(당시 35살)씨를 수사관들이 서울 용산경찰서로 연행하는 모습. 한겨레 박종식 기자


1. 별거 아닌 게 아니다

수사관은 “별거 아니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 소환할 때는 잠깐 얘기만 하면 된다 하고, 신문할 때는 자백하면 집에 돌아간다고 한다. 일종의 신문 기법이다. 한 변호사의 말이다. “체포된 피의자를 접견하러 가면 대부분 조금 있으면 풀려난다고 생각한다. 객관적으로 보면 곧 구속될 상황인데도 말이다. 자신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그러려면 수사기관이 소환 통보를 할 때 자신이 정식으로 입건된 ‘피의자’ 신분인지, 아직 입건되지 않은 ‘참고인’ 신분인지 확인해야 한다. 피의자 신분이라면 혐의 사실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고 요구하자.

2. 수사 초기에 변호인을 구하라

아무런 준비 없이 홀로 수사기관에 출석하는 것은 짚더미를 짊어지고 불속에 뛰어드는 격이다. 헌법이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할 때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한 이유다. 반드시 법률적 조언을 받아야 한다. 변호인은 성실하고, 또 성실해야 한다. 돈이 없다면 지역의 지방변호사회나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돈이 있다면 절대 아끼지 마라. 수사 초기 단계의 잘못된 선택으로 대부분 구속되고, 전과자가 된다. 출석 날짜도 수사기관과 협의하거나 조정·변경할 수 있다. 충분한 시간 동안 방어 무기를 갖춘 뒤 출격하자.

3.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협업하라

아무리 성실한 변호인이라도 그는 남이다. 내 일처럼 발 벗고 나서지도, 모든 것을 알아서 해주지도 않는다. 피의자에게는 인생이 걸린 일이지만, 변호인에게는 수많은 사건 중 하나일 뿐이다. 따라서 무죄 증거를 수집하고 구속된 피의자와 변호인 사이를 오갈 또 다른 조력자가 필요하다. 죄가 없으니까 혼자 방어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고 자만이다. 수사나 재판은 자기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내가 결백하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 눈에도 그렇게 보이는 건 아니다. 특히 수사기관은 유죄라고 단정하고 몰아세운다. 유죄 증거는 확대하고 무죄 증거는 무시한다. 무죄라고 절규해도 그 상황을 혼자 벗어날 수 없다. 유죄 올가미가 씌워졌음을 인정하고 주변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자.

4. 진술 거부권을 활용하라

헌법은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진술거부권이다. 이는 단순히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묵비권’이 아니다. 아무런 진술을 하지 않을 수도 있고, 신문에는 일단 응하면서 불리한 질문에만 진술을 거부할 수도 있다. 변호사와 협의한 진술만 하고 다른 질문에는 묵묵부답해도 된다. 흔히 대답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을 것 같지만, 현실에선 진술이 오히려 유죄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 한 검사가 말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사건은 피의자가 거짓말하는 게 아니라 말하지 않는 것이다.”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는 이유를 수사기관에 설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유죄 증거를 발견하고 범죄 사실을 입증하는 것은 수사기관의 책임이다. 직접 증거를 먼저 대라.”

5. 조사 시작 시각과 종료 시각을 정하라

피의자를 제압하려고 수사기관은 피의자를 조사실에 넣어놓고는 몇 시간 동안 대기시킨다. 피의자가 불안감에 심리적으로 무너지도록 하는 수사 기법이다. 이럴 때 대응 방법은 출석할 때 조사 시작 시각과 종료 시각을 미리 정하고 변호인이 조사에 참여하는 것이다. 변호인은 부당한 신문 방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변호인이 옆에서 수사관의 질문을 주의 깊게 들어보면 수사 방향을 파악할 수 있다. 미리 정한 종료 시각이 지나면 조사가 끝나지 않아도 피의자는 일어날 수 있다. 실제로 장기간 조사는 피의자의 방어력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특히 심야 조사는 거부하는 게 낫다. 사실상의 가혹행위가 될 수 있다. 재출석하고 싶지 않아서 심야 조사에 응하기도 하는데 어차피 수사기관은 피의자를 계속 소환한다.

6. 자백은 빠져나올 수 없는 덫이다

많은 증거 중에서 수사기관이 가장 원하는 것은 피의자의 자백이다. 혐의 자체가 불분명할 때 일단 자백을 받아내면 수사가 압축되고 법원도 유죄를 선고한다. 형사소송법은 자백 이외에 다른 증거가 없을 때, 즉 자백이 피고인에게 불리한 유일한 증거일 때는 자백만 가지고 유죄를 선고하지 못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자백은 ‘증거의 왕’으로서, 모든 무죄 증거를 뒤덮는 힘을 발휘한다. 따라서 수사기관의 반복·유도 신문이나 “옆방에 있는 사람은 이미 자백했다”는 회유에 넘어가 거짓 자백해서는 안 된다. 혼자 계속 버티면 오히려 자기만 불리해질 것이라고 언뜻 생각하지만 전형적인 수사 방식에 불과하다.

7. 영상녹화를 활용하라

혐의를 부인할 때는 영상녹화가 유리할 수 있다. 피의자의 부인 진술이 영상녹화물로 남고 수사관이 반복적인 유도성 질문이나 회유 및 협박성 질문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영상녹화를 할 때는 조사의 시작부터 끝까지 전 과정이 객관적으로 녹화되도록 해야 한다. 자백하는 듯한 순간만 선별해 영상을 녹화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영상녹화가 끝나면 피의자나 변호인 앞에서 원본을 봉인하고 피의자가 기명 날인이나 서명을 해야 한다. 물론 요구하면 영상녹화물을 재생해 시청할 수 있고 내용에 이의를 제기하면 그 내용을 서면으로 첨부하게 된다. 하지만 영상녹화물은 독립적인 유죄의 증거가 되지 못한다. 수사기관이 피의자 신문 과정을 영상녹화했더라도 피의자 신문조서를 별도로 작성하는 까닭이다.

8. “의심스러울 때는 검사의 이익으로”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억울한 일이 있으면 판사가 모든 것을 꿰뚫어보고 재판 과정에서 반드시 진실을 밝혀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판사 역시 평범한 인간이며 재판 과정에선 양 당사자가 거짓말을 하거나 적어도 자신에게 유리하게 왜곡하는 경우가 많아서 진실이 100% 밝혀지기 어렵다. 게다가 판사는 같은 법률가인데다 공직자인 검사의 주장을 피고인보다 신뢰하는 경향을 보인다.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형사법의 대원칙은 곧잘 무너진다. 따라서 피고인은 재판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무죄를 입증해야 한다. 검사의 유죄 주장·증거에 대해 판사가 합리적 의심을 품도록 문제를 제기하는 것만으로는 무죄판결이 나오지 않는다. 피고인은 재판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무죄를 입증해야 한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2013년 4월 6일 토요일

‘편집권은 사주의 권리’ 주장 변호사, KBS 특강 논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4-05일자 기사 '‘편집권은 사주의 권리’ 주장 변호사, KBS 특강 논란'을 퍼왔습니다.
“작금의 논란 이해하는데 도움 되리라 판단” … KBS 편성규약 물거품 시도?
‘천안함 보도’를 두고 보도국 간부들과 KBS기자협회(회장 함철)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KBS가 보수성향 변호사를 연사로 ‘KBS 편성규약의 문제점’에 대한 특강을 가져 논란이 일고 있다.
KBS는 5일 오전 신관 5층 국제회의실에서 박용상 변호사를 강사로 ‘방송 보도 및 편성에 관한 특강’을 진행했다. 이날 특강에는 보도본부 팀장들을 비롯해 7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홍보실 관계자는 “‘편성규약의 올바른 이해’라는 주제로 제작자율과 데스크의 업무지시권에 대한 특강”이라면서 “연사는 전 헌법재판소 사무처장과 방송위원, 공직자윤리위원장 등을 지낸 박용상 변호사”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강은 사내 전체에 알림마당에 공지한 내용이고, 보도본부만 대상으로 한 건 아니다. 주관만 보도본부에서 하는 것”이라면서 “방송의 보도 및 편성에 관한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한 특강”이라고 밝혔다.

‘KBS 편성규약’ 무력화시키기 위한 사전 시동?

하지만 최근 보도국 간부들이 ‘천안함 보도’를 두고 KBS기자협회와 갈등을 빚은 점을 고려하면 부적절한 특강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최근 봄 개편을 두고 벌어진 논란, 기자협회장 편집회의 참여 등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작업에 보도국 간부들이 시동을 건 게 아니냐는 해석까지 내놓고 있다.
한 기자는 “보도본부 차원에서 특강을 주관할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하지만 사내게시판에 이번 특강을 ‘알림’으로 공지하면서 ‘작금의 논란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작금의 논란’이 무엇이겠느냐, 최근 벌어진 천안함 보도를 둘러싸고 벌어진 편성규약 논쟁을 말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KBS 편성규약과 관련, 기자협회를 비롯해 일선 기자들과 논쟁을 벌이는 등 논란이 확산되자 보도국 간부들이 보수 성향 변호사를 초청해 ‘편성규약 무력화 여론 조성’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박용상 변호사는 5일 KBS 특강에서 ‘현행 KBS편성규약 문제점과 개정 필요성’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변호사는 특강에 앞서 배포한 자료집에서 “현행 KBS편성규약은 먼저 그 제정 주체에 문제가 있다”면서 “그것은 공사와 KBS노조 대표가 합의하여 제정한 것이어서 방송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방송법은 공사가 취재 및 제작종사자의 의견을 들어 이를 제정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법에 맞는 제정 절차를 밟아 새 방송편성규약이 제정되어야 한다”면서 “그 과정에서 의견을 들어야 할 상대는 노조가 아니라 기자 및 피디 등 제작 직종 근로자 그룹에 한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방송 실무자의 법적 지위는 입사계약에 의해 설정되는 것일 뿐, 그 계약에 의해 설정된 것 이외에 어떠한 법적 권리가 생길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용상 변호사 “현행 공정방송위원회는 위법적, 폐지해야”

특히 박 변호사는 “현행 KBS편성규약 상 위법적인 편성위원회와 단협상 공정방송위원회를 폐지하는 대신, 실무진의 이익을 대변하여 편성규약의 제개정, 편성작업 등에 관한 의견을 제시하고, 분쟁 발생시 관여할 수 있는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제작실무자단체를 조직하고 그 대표자를 선임하는 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행 편성위원회와 단협상 규정돼 있는 공정방송위원회 폐지를 노골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와 KBS노동조합이 '관제개편'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이외에도 박용상 변호사는 과거 한 토론회에서 ‘노조의 방송편성 관여는 위법적’이라는 주장을 펼친 바 있어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박 변호사는 지난 2010년 중앙대에서 열린 한국언론법학회 세미나 ‘방송편집권의 현안과 법적 쟁점’에서 “우리 헌법상 방송의 기본 원리에 의하면 편성을 포함한 방송의 자유는 방송사업자에게 부여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방송 편성책임자에게 넘겨주는 것은 위헌”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당시 박 변호사는 △편성규약제도는 방송사의 편성 정책이나 편성 작업에 대한 노조나 기자직 사원들의 사전적 영향력 행사를 보호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고 △법률에 의해 권한을 갖는 방송기관이 내린 편성 방침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과정에서 야기되는 의견 차이를 조정하고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지난 2006년 신문법과 언론중재법의 위헌여부와 관련해서도 “편집권은 기자들의 권리가 아니라, 사주의 권리”라는 주장을 펼쳐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박 변호사는 2006년 4월25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참고인 공개변론에서 “법적으로 보면 신문사 사주와 기자는 근로계약 관계밖에 안 된다”면서 “사주가 편집권을 보호해 줘야 하지만 이것은 기자들의 권리가 아니다. 법이 인정하는 권리가 아닌 것이다. 기자들이 편집권이 ‘내 권리다’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보수성향 박용상 변호사, ‘편집권은 사주의 권리’ 주장하기도

박용상 변호사의 이 같은 성향 때문에 이번 KBS특강은 정치적 의도마저 의심받고 있다. ‘노조의 방송편성 관여는 위법적’ ‘편집권은 기자들의 권리가 아니라, 사주의 권리’라는 주장을 노골적으로 제기한 보수성향 변호사를 지금 시점에서 강사로 초청해 특강을 한 배경이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한 관계자는 “보도본부 팀장은 의무적으로 참석할 것을 주문했고, 일부 인사들은 현행 편성규약 무력화를 주장하는 등 최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면서 “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자협회 비판을 봉쇄하고, 개편과 관련한 노조의 문제제기 자체를 무력화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비판했다.
KBS본부는 노보와 성명서 등을 통해 사측의 ‘편성규약 무력화 시도’에 강경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미디어오늘은 이번 특강과 관련한 입장을 듣기 위해 김시곤 보도국장에게 연락했으나 김 국장은 “홍보실을 통하라”며 전화를 끊었다.
한편, 방송법에 따라 현재 KBS 편성규약은 다음과 같이 규정돼 있다.
제5조(취재 및 제작 책임자의 권한과 의무)
③ 취재 및 제작 책임자는 방송의 적합성 판단 및 수정과 관련하여 실무자와 성실하게 협의하고 설명해야 한다.
제6조(취재 및 제작 실무자의 자율성 보장)
② 취재 및 제작 실무자는 편성‧보도‧제작상의 의사결정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그 결정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권리를 갖는다.
제7조(편성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
① KBS는 내외의 부당한 압력이나 간섭으로부터 자율성을 보호하고 취재 및 제작 실무자의 권한을 보장하기 위하여 ‘편성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를 운영한다.
② 편성위원회는 ‘본부별 편성위원회’와 ‘전체 편성위원회’로 구성한다.
③ 본부별 편성위원회는 취재 및 제작 업무의 특수성과 매체별 특성을 고려하여 보도본부, 제작본부, 라디오제작센터에 각 하나씩 총 3개의 위원회로 운영한다. (위원회의 명칭은 각각 ‘보도위원회’, ‘TV위원회’, ‘라디오위원회’로 한다.)
제9조(편성위원회의 기능)
방송의 공적 사명을 다하고 방송의 독립성과 취재 및 제작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의 경우 본부별 편성위원회를 개최하여 관련된 사항을 논의하고 이견을 조정한다.
1. 방송의 공정성 및 공익성의 훼손
2. 편성․보도․제작 과정에서의 제작 자율성의 침해
3. 정기 개편 시 의견과 방향 제시
4. 취재 및 제작 과정에서의 이견이나 분쟁 발생
5. 기타 방송업무와 관련한 각종 현안

민동기·허완 기자 | mediagom@mediatoday.co.kr  

2012년 7월 30일 월요일

4대강 사업 때문에 정말 쫓겨나야 하는 것일까?


이글은 프레시안 2012-07-30일자 기사 '4대강 사업 때문에 정말 쫓겨나야 하는 것일까?'를 퍼왔습니다.
[두물머리, 꼭 그래야 합니까 ·①] 행정대집행을 앞두고

마지막 4대강 사업 지역인 팔당 두물머리에 행정대집행 영장이 발부됐다. 오는 8월 6일 집행 예정이다. 정부는 유기농지로 사용돼 온 두물머리에 자전거도로와 공원을 만든다며 이곳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들에게 나가줄 것을 요구했다. 이미 다섯 차례 계고장을 보냈다. 몇 차례 충돌도 빚어졌다.

하지만 이미 30년 넘게 이곳에서 농사를 지어온 농민 입장에선 정부의 일방적인 요구가 답답하기만 하다. 생활 터전을 이루고 살던 곳에서 하루아침에 나가라고만 하는 정부의 방침을 받아들이긴 어렵다.

몇 차례 정부와 대화도 요구했고, 절충안도 제시했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되레 무단으로 토지를 점유했다며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견디다 못한 11가구 농가 중 7가구가 대체부지와 저리 융자를 받고 떠났다. 나머지 4가구만이 이곳에서 농사를 짓게 해달라며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물론 이들만 싸우고 있는 건 아니다. 이들 싸움에 오랫동안 지지와 연대를 보내온 천주교 신부들과 생협 조합원들, 시민이 함께 이곳을 지키고 있다. 일반 시민은 이곳에 직접 자신들의 텃밭을 가꾸고 있다. 불복종 운동이다.

이런 이들이 30일부터 두물머리에 유기농 텐트촌을 시작한다. 두물머리 행정대집행 하루 전인 8월 5일에는 전야제를 열고 행정대집행이 진행되는 6일 새벽 6시에는 두물머리에서 유기농지 행정대집행 저지를 위한 행동에 돌입한다. 이후 오후 2시에는 두물머리 신양수대교 11번 교각 밑에서 '4대강 회복과 두물머리 보존을 위한 전국 집중 생명평화미사'를 진행한다. (바로가기 ☞ : 두물머리 유기농지 보존작전(두유작전))

이 과정 속에서 종교인, 학자, 일반 시민, 활동가 등이 (프레시안)에 글을 보내왔다. 왜 두물머리에 유기농지가 필요한지, 일방적인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릴레이 기고글이다. (프레시안)은 30일부터 연속해서 이들의 글을 순차적으로 싣는다. (편집자)

"우리 그대로 농사지으며 살게 해 달라"

이 소박한 바램을 짓밟는 포크레인 소리가 전국 여기저기서 들려오려 한다. 지난 1월 70대 농민의 분신에도 불구하고 초고압 송전탑 건설을 강행하고 있는 경남 밀양에서. 그리고 골프장 건설로 농성이 계속되고 있는 강원도에서. 그리고 우리나라 유기농업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경기도 팔당 두물머리에서….

지금 팔당 두물머리의 상황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3년이 넘는 세월 동안 두물머리의 농지와 유기농업을 지키려 했던 노력이 권력의 횡포 앞에 위협받고 있다.

지난 30여 년 동안 두물머리의 친환경유기농업은 이어져왔다.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수도권 소비자들에게 공급해 왔다. 그러던 농민들에게 4대강 사업은 난데없이 다가왔다. 멀쩡한 농지를 폭7미터의 자전거 도로ㆍ산책로와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자전거동호회 사람들조차 굳이 만들 필요가 없다는 곳에 자전거도로를 만들겠다는 이 어처구니없는 계획은 막무가내로 밀어붙여졌다.

단식농성, 삼보일배, 그리고 매일 이어지는 생명평화미사… 농민들과 종교계, 시민사회는 온갖 노력들을 다 했다. 무조건 반대하는 것도 아니고 상생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도 소용이 없었다. 정부는 얘기를 들을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농민들은 포기하지 않고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버텨왔다. 그 사이에 많은 가구들이 떠났다. 이제 4가구가 남았다.

남은 농민들은 올 봄에 씨를 뿌릴 것인지? 고민했다. 언제 공사가 강행될지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부는 농사짓는 것 자체를 불법이라고 몰아붙이고 있었다. 벌금을 부과하고 협박을 했다. 그 속에서도 농민들은 올해 농사를 짓기로 했다. 그리고 농민들이 외롭지 않도록 많은 사람들이 불법을 같이하기로 했다. '두물머리 밭전(田)위원회'가 출범했고, 많은 사람들이 농사에 참여하고 있다.

▲ 두물머리. ⓒ프레시안(허환주)

농지를 없애는 것이 유일한 목적인 사업

그러나 정부는 농민들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 정부(서울지방국토관리청)는 두물머리 농민들에게 행정대집행을 예고하고 나섰다. 오는 8월 6일 새벽 6시에 행정대집행을 하겠다는 것이다. 아직 대법원에 가 있는 재판도 끝나지 않았지만, 정부는 법원 판결도 나기 전에 집행을 서두르고 있다. 마치 정권이 끝나기 전에 농지를 밀어버리는 것이 유일한 목적인 것처럼….

이것을 정의롭다고 할 수 있을까? 이미 파탄 난 것으로 드러난 4대강 사업 때문에 유기농업을 지어 온 농민들이 쫓겨나야 하는 것일까? 자전거 도로는 왜 반드시 유기농지를 지나가야 하는 것일까? 평소 지어오던 농사를 계속 짓는 게 불법이 되고 강제 철거를 당해야 하는 기막힌 현실을 농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두물머리에 가 본 사람은 안다. 두물머리는 아름답고 비옥한 땅이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류하는 그 곳에 가 본 사람은 그 평화로움을 잊을 수 없다. 유유히 흐르는 물은 이곳이 콘크리트로 덮일 수 없는 생명의 땅임을 보여주고 있다.

두물머리는 비옥한 농토이기도 하다. 이건 주관적인 주장이 아니다. 7월 22일자 조선일보에는 두물머리에서 농사를 짓다 다른 곳으로 이주해서 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민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이 농민은 두물머리 농지에 대해 이렇게 표현한다.

"두물머리는 대한민국에서 신이 내려준 농토예요. 정말 비옥했죠"

신이 내려준 비옥한 농토를 콘크리트로 덮겠다는 것은 만행이다. 그것을 정당화할 수 있는 어떤 근거도 정부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설명도 못하고 있다. 남은 것은 '정부가 강행하는 사업이니 복종하라'는 횡포뿐이다.

차라리 공범자가 되겠다

그래서 복종하지 못한다. 아니 불복종한다. 나는 8월 5일 밤 두물머리 농민들과 함께 밤을 보내려고 한다. 8월 6일 아침 행정대집행이 들어온다면, 농민들과 함께 할 것이다. 공무집행방해죄가 된다고 하면 달게 받을 것이다. 비록 4가구이지만, 겸손함과 땅에 대한 애정으로 살아온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범죄라면, 나는 공범자가 될 것이다. 내년에도 두물머리에서 농사짓는 농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만 있다면, 그건 전혀 고단한 일이 아니다.

내가 속해 있는 녹색당도 두물머리 농지를 지키는 활동에 참여해 왔다. 당원들이 두물머리 밭전위원회에도 참여해 왔다. 8월 6일로 행정대집행이 예고된 이후에는 지역별로 현수막을 걸고, 8월 첫째 주에 있을 두물머리 텐트촌에도 참여하며, 8월 5일 전야제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10월로 예정된 재창당 작업 때문에 정신이 없는 상황이지만, 녹색당 사무실을 8월 6일부터 일정기간 동안 두물머리로 옮기는 것도 추진하고 있다. 비록 작은 힘이지만 두물머리에 보탤 것이다.

마지막으로 유영훈 팔당 공대위 위원장의 글 한 구절을 읽으며 두 손을 가슴에 모은다.

"중장비에 찍혀 버려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생명을 살리기 위한 농민들의 땀방울은 마르지 않을 것입니다. 부디 내년 봄에도 어린이들이 두물머리 딸기를 맛볼 수 있기를 오늘도 간절히 기도합니다"

 /하승수 변호사, 녹색당 사무처장

2012년 7월 19일 목요일

박근혜 올케 서향희씨, 법률시장서 특별한 경력없이 약진…“박근혜 후광” 수군수군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18일자 기사 '박근혜 올케 서향희씨, 법률시장서 특별한 경력없이 약진…“박근혜 후광” 수군수군'을 퍼왔습니다.


박지만은 2004년 16살 연하인 서향희와 결혼했다. 지난 5월 ‘서 변호사가 6월에 2개월 예정으로 홍콩 연수를 떠난다’는 기사가 언론마다 주요하게 다뤄졌다. 박근혜가 대선 출마를 앞두고 주변 정리를 시작한 것이라는 해석이 덧붙여지기도 했다. 서향희는 지난 12일 홍콩으로 떠났다. 아들의 서머스쿨 동행 명목이다. 그러나 한 핵심 측근은 “서 변호사가 서머스쿨이 끝나는 한달 뒤 귀국할지 여부는 모르겠다. 두고 봐야 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3월에는 서 변호사가 2년째 맡아온 동부티에스블랙펄 사외이사를 사임했다. 왜일까?전북 익산 출신으로 부산 중앙여고,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99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서향희는 상당히 활동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4년 에 법률상담을 기고하고, 2007년엔 뉴욕과 바하마를 다녀온 여행기를 책으로 펴내기도 했으며, 2009년엔 하루에 81홀을 도는 철인골프대회에 출전해 언론에 이름을 내기도 했다. 서향희 주변에선 그가 정치적 야심을 품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서향희는 박지만과의 결혼 뒤 보폭을 크게 넓혔다. 현재까지 드러난 것만 보더라도 새빛법률사무소 대표 겸 새빛회계법인 고문으로 있던 2006년 3월 신우 사외이사, 2007년 씨엔에이치(CNH) 감사, 2008년 케이엠에이씨(KMAC) 사외이사, 인선이엔티(ENT) 법률고문을 맡았다. 2009년 4월엔 대전고검장을 지낸 이건개 변호사와 함께 법무법인 주원을 설립해 공동대표를 맡았고, 같은달 삼화저축은행과 법률자문 계약을 맺었다. 같은해 7월엔 캐피탈익스프레스 운영위원, 12월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공제조합 운영위원, 다음해인 2010년 2월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공제조합 서울지부 고문, 4월 코오롱 법률고문, 5월 동부티에스블랙펄 사외이사, 같은달 한국건설자원협회 법률고문과 대한노인회서울특별시연합회 법률고문 등을 맡았다. 2011년 4월에는 이건개 변호사와 결별해 다시 법무법인 새빛을 만들었으며, 같은달 미주제강과 법률고문 계약을 맺었다. 2008년 4월엔 남편과 동생들을 이사 및 감사, 자신을 대표이사로 한 경영컨설팅 회사 피에스앤피를 설립하기도 했다. 현재 법무법인 새빛에는 국내 변호사 26명, 외국 변호사 2명이 소속돼 있다.그와 같이 일했던 한 변호사는 “주원 시절 주로 포스코 등 박정희 대통령 시절 인물들과 관련이 있는 회사나 코오롱, 삼화저축은행 등 남편과 친분이 있는 이들이 운영하는 회사들을 중심으로 법률고문 계약관계가 수십건 있었으며, 주로 기업 인수·합병을 자문하면서 규모를 키웠다”고 전했다. 당시 서향희가 1000억원 규모의 아시아나IDT 매각자문계약을 따온 덕에 중소 로펌인 주원이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2009년 3분기 기업 인수·합병 법률자문 부문에서 로펌 가운데 5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사법연수원 졸업 뒤 특별한 경력이 없는 서향희의 이런 ‘약진’은 박 대표의 ’후광 효과’가 아니면 잘 설명되지 않는다. 제약업체인 ㅈ기업은 지난해 5월 “법률자문을 새빛으로 결정했다”는 보도자료를 내면서 “유력한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동생인 박지만씨의 처인 서향희 변호사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회사 주식은 8%포인트 이상 올랐다. 그러나 새빛 쪽이 보도자료를 낸 것에 반발해 법률자문 계약을 해지하자 이 회사 주가가 사흘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가죽 가공업체 신우는 지난해 2월25일 서 변호사가 사외이사를 사임했다고 공시했다. 그런데 그 직전인 같은해 1월12일~14일, 2월17일~21일 두 차례에 걸쳐 이 회사 윤영석 회장은 자신의 주식 569만주를 장내매도해 77억여원을 현금화했다. 2010년 말께 서 변호사가 사외이사로 재직중이란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이틀째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등 폭등한 직후다. 신우는 2010년도에 58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회사다.또 한 대기업 관계자는 “큰 거래건이 하나 있었는데 서 변호사가 찾아와 ’우리가 잘할 수 있다’며 맡겨줄 것을 요청한 적이 있다”며 “솔직히 박근혜 대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고심 끝에 정중히 거절했다”고 말했다. 서향희가 지난해 주원을 나와 새빛을 만든 것과 관련해 한 변호사는 “주원은 이건개 변호사 쪽과 서 변호사 쪽이 사무실만 같이 쓰는 독립채산제 법인이었는데, 이 변호사 쪽에서 몇 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표 이름을 팔고 다녀 결국 독립해 나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서향희가 더욱 힘을 받는 것은 박근혜와의 관계가 아주 돈독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는 박지만 부부의 결혼식을 앞두고 자신의 미니홈피에 “동생이 막상 결혼을 한다고 하니 지나온 날들에 대한 생각 때문에 눈물이 나오려고 합니다”, “(서향희씨는) 동생과 아주 잘 어울리는 좋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라고 썼다. 또 2005년 9월 서향희가 아들 세현군을 낳자 “우리 가문의 귀한 아이가 태어나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가문에 귀한 선물을 안겨준 올케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하고…”라고 했다. 당시 당 대표였던 박근혜는 박지만으로부터 득남 소식을 듣고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던 도중 병원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박근혜가 최고위원회의 도중 나간 것은 이 때가 유일무이했다.

김인현 기자

2012년 7월 10일 화요일

300여 시민사회 ‘현병철 연임반대’ 온오프 긴급행동 나서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7-09일자 기사 '300여 시민사회 ‘현병철 연임반대’ 온오프 긴급행동 나서'를 퍼왔습니다.
300여 시민사회 ‘현병철 연임반대’ 온오프 긴급행동 나서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인권단체 등 시민사회진영을 중심으로 현 위원장 연임 반대를 위한 운동이 온,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전개되고 있다. 안그래도 청문회에서 야당의 ‘송곳질의’가 예상되는 터라 연임으로 향하는 현 위원장의 길은 더욱 ‘가시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인권단체들과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현병철 연임 반대와 국가인권위 바로세우기 전국 긴급행동 결성 회의’(이하 긴급행동)은 9일 공식트위터(@hbcnonono)를 개설했다. 

긴급행동 트위터는 “현병철 인권위원장에 대한 반대목소리를 온라인에서 내어보아요”라며 “내일(10일) 오후 5시 모두들 ‘현병철 인권위원장 연임 반대! - 트위터리안 동시다발선언’ 이라고 적어서 트위터에 올려주세요 타임라인을 현병철반대로 물들여보아요”라고 제안했다. 

해당 글은 많은 트위터리안들에 의해 리트윗되며 널리 퍼졌다. ‘무한도전’으로 유명한 김태호 MBC PD(@teoinmbc)도 긴급행동의 제안을 리트윗하며 “무한 RT 내일 오후 다섯시!”라는 글을 남겼다. 

또한, 긴급행동은 “트위터리안 여러분의 1인시위 사진도 받는다”며 “오프라인 현실세계에서 직접 1인시위를 하기 버거우신 분들은 현병철반대에 대한 피켓을 만들어서 들고 있는 인증샷을 보내달라”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긴급행동은 “7월 11일 수요일 2시에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다”며 “현재 인권위 상황이 시급한 치료가 필요한 응급상태라고 판단, 인권위 앞에 응급실을 세우는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고 알리기도 했다. 

이에 앞서 긴급행동은 지난 6일 여야 각 대선주자들에게 현 위원장과 관련한 공개질의에 나섰다. 긴급행동은 “이번 7월 새로 임기가 시작되는 국가인권위원장은 차기 정부와 같이하게 될 인사”라며 “결국 현재 국가인권위원회 인선과정에 대한 입장은 차기 정권의 인권수준과 인권기준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라고 밝혔다. 

이어 “이에 긴급행동은 대선후보자들에 △이명박 대통령의 현병철 연임결정에 대한 입장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에 대한 입장 △국가인권위원회의 독립성 보장을 위한 약속을 확인해 국민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질의서에는 ‘현병철 국가위원장 연임 내정에 대해 적절하다고 보시는지요?’, ‘시민사회와 인권피해자 등이 총체적으로 연임에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국가인권위원회 독립성 보장을 위한 후보자님의 약속과 대책은 무엇인지요?’ 등 3개 문항의 질문이 담겨있다. 

홍성수 교수 “왜 우리나라만 이런 분을 인권위원장으로 모셔야 하는 걸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은 9일 공식 트위터(@minbyun)를 통해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연임반대를 위한 변호사들, 법학자들 기자회견 개최, 내일 오전 10시, 인권위 앞”이라고 공지했다. 민변은 “현병철 위원장은 자진사퇴하라”며 “인사청문회조차도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sungsooh)도 기자회견 소식을 전하며 “400명에 가까운 변호사, 법학자들이 서명에 동참했다”고 전했다. 소설가 공지영 씨(@congjee)는 홍 교수의 글을 리트윗하며 “응원합니다!”라는 멘션을 남겼다.

홍 교수는 “평생 누구랑 전생에 무슨 악연이 있었나 라고 생각해 본 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현병철 인권위원장하고는 난생 처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지금 가족여행 중단하고 국회에 현병철 연임반대 로비하러 가는 중. 무엇보다 저의 인권침해가 심각합니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또한, “아무리 찾아도 전세계 어느 인권위원장도 현병철 위원장처럼 인권관련 경험이 전무한 분은 없었다”며 “왜 우리나라만 이런 분을 인권위원장으로 모셔야 하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용산참사를 다룬 영화 ‘두개의 문’을 연출한 김일란 감독(@rhany_ypinks)은 “국가인권위 앞에서 용산참사 유가족과 구속자 가족분들이 현병철 위원장에게 사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며 현장을 담은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게재했다. 김 감독은 “자격없는 현병철의 재임을 반대한다”며 “현병철이 지금 해야할 일은 반성하고 사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권단체인 새사회연대(@nsociety)는 “새사회연대 신수경 대표 등 인권단체, 오늘 민주당 원내대표단 간담했습니다. 단체들은 청와대 불통밀실 인선과 무자격자 현병철 사퇴를 위한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고 민주당은 현병철 낙마를 약속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현 위원장에 대해 “어떤 능력이나 자질도, 의지도 갖추지 못한 무자격자”라며 “모든 파행을 불러일으킨 이 사람을 다시 연임시키겠다고 발표하고 인사청문 요청서를 국회로 보낸 것이 바로 이명박 정권의 인권 현주소다. 민주당은 어떠한 경우에도 연임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인권에 문외한인 현병철 씨는 ‘두개의 문’ 영화를 보러 갔다가 쫓겨났다. 이제 그 분은 ‘한개의 문’으로 집으로 돌아가면 된다”며 “우리의 목표는 하나다. 국가인권위원회를 제자리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현병철은 하나의 문으로 나가라’는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인권위 노조도 현 위원장 퇴진운동에 힘을 보탰다. 보도에 따르면 전국공무원노조 인권위 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현병철 위원장 임기 3년간 인권위 직원들은 우울하고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야 했다”며 “인권위를 진심으로 걱정한다면 현 위원장은 스스로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권위 지부는 “현 위원장은 임기 내내 정치권, 시민사회 그리고 인권위 내부에서 조차 끊임없이 비판을 받아왔다. 현 위원장이 가야할 길은 단 하나 스스로 몸에 맞지 않는 옷을 벗고 사퇴하는 것”이라며 “그것만이 현 위원장이 마지막으로 인권위를 사랑하는 방법이며 지금껏 제 역할을 하지 못하여 인권을 모독해온 것에 대한 자기반성”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 위원장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오는 16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다.

강우종 기자

2012년 4월 23일 월요일

[사설]성추행 검사, 법복만 벗으면 그만인가


이글은 경향신문 2012-04-22일자 사설 '[사설]성추행 검사, 법복만 벗으면 그만인가'를 퍼왔습니다.
법무부가 출입기자들과의 회식 자리에서 여성 기자들을 성추행한 최재호 부장검사에게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이달 초 대검찰청이 최 부장검사에 대한 ‘중징계’를 청구한 데 따른 조치라고 한다. ‘정직’은 검사징계법상 중징계에 해당하는 해임·면직·정직 중 가장 낮은 단계의 조치이다. 같은 날 법무부는 유흥주점에서 변호사에게 수십만원대 향응을 받은 검사 2명에게 한 단계 높은 면직을 의결했다. 법무부는 공적 장소에서 여기자 2명을 성추행하고 이들이 수차례 항의하는데도 멈추지 않은 최 부장검사의 행동을 변호사에게 술접대 받은 것보다 경미한 사안으로 판단한 셈이다.

우리는 최 부장검사에 대해 검사 징계 중 가장 무거운 해임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비리 검사가 사표 제출만 감수한다면 해임 외의 어떤 징계를 받는다 해도 실질적 불이익이 없기 때문이다. 해임의 경우 검사 자격이 박탈되는 것은 물론 변호사 개업이 3년간 제한되고 퇴직금도 일부만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면직 이하 징계는 변호사 개업이나 퇴직금 수령에 불이익이 없다. 정직을 받은 최 부장검사도 이미 낸 사표가 수리되면 대한변호사협회에서 등록을 거부하지 않는 한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의 보도자료를 보면 최 부장검사 항목에 ‘징계 혐의자가 사표 제출한 상태로서 징계 후속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수리할 예정’이라고 나와 있다. 어차피 당사자가 법복을 벗겠다고 한 만큼 해임이나 면직 대신 정직하는 선에서 ‘중징계’ 시늉만 낸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

검찰은 조직 내에서 성추행·성희롱 사건이 있을 때마다 이번처럼 ‘제 식구 감싸기’로 일관해왔다. 다른 공직자들의 윤리적 모범이 돼야 할 검사들에게서 성추문이 끊이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더욱이 법치 구현의 중추 역할을 해야 할 법무부가 성추행 검사에게 면피성 솜방망이 징계를 한 것은 그들이 비판받는 차원에서 끝날 문제가 아니다. 향후 다른 정부기관에서 공직자의 성범죄가 발생해도 ‘사표 받으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비켜갈 여지를 만들어준 것이다.

여성인 장하나 민주통합당 국회의원 당선자는 ‘제수 성추행’ 파문의 김형태 당선자(새누리당 탈당)에게 사퇴를 요구하며 이렇게 말했다. “자기 가족마저 짓밟는 사람이 국회 안을 걸어다니는 게 무섭고 부끄럽다.” 마찬가지로 기자들을 성추행한 검사가 변호사가 되어 법원 안을 걸어다닐 것이 무섭고 부끄럽다.

2012년 4월 5일 목요일

관봉 사진 공개, 10억 넘는 변호사.입막음 돈은 어디서?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4-04일자 기사 '관봉 사진 공개, 10억 넘는 변호사.입막음 돈은 어디서?'를 퍼왔습니다.

ⓒ민중의소리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최종석 전 행정관

장진수 전 주무관이 민간인 불법사찰 증거인멸 '입막음' 용으로 류충렬 전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으로 부터 받은 관봉 형태의 5천만원 사진이 공개되면서 민간인 불법사찰 관련자들이 변호사비용, 입막음 용으로 제공한 10억 여원의 출처가 의혹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는 4일 장진수 전 주무관의 휴대전화에 찍힌 사진을 복원해 5만 원권 100장씩 10개 묶음다발은 '관봉' 형태로 포장돼 있는 5천만원의 모습을 공개했다. 관봉은 한국은행이 조폐공사로 부터 신권을 공급받아 시중은행에 내려보낼 때 주로 쓰이는데 시중에 직접 유통되는 경우가 드물다. 시중은행에서도 관봉을 해체해 직접 액수를 확인한 뒤 100만원 단위로 은행 띠지를 묶어 시중에 푼다. 

이 5천만원은 장진수 전 주무관이 2011년 4월 12일 2심 선고공판이 끝나고 2, 3일 후 창성동 정부종합청사 별관 인근 음식점에서 류충렬 전 관리관을 만나 받은 것이다. 장진수 전 주무관은 이 돈이 장석명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이 류충렬 전 관리관에게 전한 것을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입막음'용 돈이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관봉 형태로 청와대에서 내려온 돈이라는 것인데, 문제는 5천만원에 그치지 않는다. 

그동안 민간인 사찰 관련자들의 변호사비용과 입막음용 자금 출처는 의혹의 대상이었다. 입막음용 돈에 대해 관련자들은 모두 "선의로 십시일반 모았다"는 수준의 해명을 내놓아 왔으나 관봉 사진이 복원됨에 따라 이런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 


ⓒ오마이뉴스 제공 민간인불법사찰 사건을 폭로한 장진수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지난해 4월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이 입막음용으로 전달한 5,000만원 돈뭉치를 촬영한 사진. 5,000만원은 시중에 거의 유통되지 않는 '관봉'으로 묶인 5만원 신권이 100장씩 묶인 돈다발 10뭉치로 구성되었다.

장진수 전 주무관은 2010년 8월 최종석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에게서 1500만원의 변호사 비용을 받을 때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의 측근인 이동걸 노동부장관 정책보좌관으로부터 4천만원을 받아 최 전 행정관에게 전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동걸 보좌관은 이에 대해 이 돈이 "노동부 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것"이라며 노동부 출신인 이인규 전 지원관과 진경락 전 기획총괄과장의 변호사 비용으로 전달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는 별도로 이영호 전 비서관은 지난해 8월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이모 노무사를 통해 2천만원을 전달한 바 있다. 이영호 전 비서관은 지난달 '호통 기자회견'에서 "선의의 목적으로 건넸다"고 말한 바 있다. 

변호사 비용 출처와 관련된 증언은 앞서 민간인 사찰 관련자들의 변호인인 법무법인 '바른'의 강훈 변호사, 최종석 전 행정관의 입에서도 나온 바 있다. 

최종석 전 행정관은 장진수 전 주무관의 2심 판결을 앞둔 지난해 2월 통화 녹취록에서 "(변호사)비용 문제는 직접 '당신'(강훈 변호사)이 정리하시겠대. 자네는 소송 준비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하시네"라고 말했다. 최 전 행정관은 2010년 9월 29일에는 "강훈 쪽에선 이00 변호사(장진수 전 주무관 변호인)한테도 별도로 수임료를 줄 건데...강훈 변호사 안에도 진수 씨 수임료가 들어가 있다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강훈 변호사는 2010년 12월 20일 법무법인 '바른' 사무실에서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실제로 그래서 우리 지금 세종이나 태평양 선임한 변호사들도 돈은 내가 알아서 해가지고 재판 끝날 때 주겠다 했는데.."라고 말한 바 있다. 

특히 MBN은 3일 민간인 사찰 관련자 7명의 변호사 비용이 10억원 가량 들었으며, 모두 자신들이 내지 않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결국 어딘가에서 내려온 10억원 이상의 돈이 변호사 비용과 입막음에 쓰였으며, 이번에 관봉 사진으로 드러난 5천만원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이다. 
정웅재 기자

2012년 3월 27일 화요일

"법무법인 '바른'의 정체, 충격적"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3-27일자 기사 '"법무법인 '바른'의 정체, 충격적"'를  퍼왔습니다.
[SNS 여론]청와대 출신 법무사, '불법사찰' 개입…"'안바른'으로 바꿔야 할 듯"


청와대가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증거인멸과정을 주도했다는 폭로 행진이 멈추지 않아 여론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리실 주무관(사진)은 26일 와의 인터뷰에서 "변호사 비용도 청와대가 대납했다"라고 밝혔다. 또 변론 비용 일부는 현 정부 초대 청와대 법무 비서관을 지낸 강훈 변호사가 부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강 변호사는 현 법무법인 '바른'의 대표로, '바른'은 현 정부와 관련된 사건을 대거 맡으며 급성장했다. 불법사찰과 관련해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된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과 진경락 전 공직윤리 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을 1심부터 변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주무관은 "2심 재판을 준비할 때 잠깐을 빼고, 검찰조사와 재판의 모든 과정에서 변호사 비용을 낸 적 없다"라면서 "변호사 비용은 최종석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을 통해 해결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초역에서 이동걸 고용노동부 장관 정책 보좌관으로부터 받은 4,000만 원을 '바른' 사무실에서 최 전 행정관에게 줬으며, 1,500만 원을 그 자리에서 변호사 성공보수로 냈다"라면서 "최 전 행정관이 갖고 간 2,500만 원은 다른 사람 비용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를 두고 트위터 여론은 "한국사회를 모두 통제하겠다는 것인가?", "법무법인 바른의 정체, 충격적이다", "도가니조폭공화국", "짬짜미 공화국", "법무법인 '안바른'으로 개명해야 할 듯", "영화보다 더 영화 갔네", "임태희, 강훈, 진짜 MB 턱밑까지 갔구나?" 등의 비판이 잇따랐다.
일각에선 "야당은 '불법사찰'로 신 나게 총선에 활용 중인데, 왜 새누리는 가만히 있나? 이 정도면 진짜 찔려서?"라는 반응과 "MB정권, 말년에 끝도 없이 터져 나오는 비리에 할 말을 잃었다. 한 번의 선거 실패가 청와대뿐만 아니라 국가를 좌우한다" 등의 비판이 잇따랐다.

2012년 3월 22일 목요일

[사설]경선 조작 의혹과 진보정치의 미래


이글은 경향신문 2012-03-21일자 사설 '[사설]경선 조작 의혹과 진보정치의 미래'를 퍼왔습니다.
4·11 총선 서울 관악을의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된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 측이 경선 여론조사에서 ‘연령대를 바꿔 응답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당원들에게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공동대표는 “이유와 경위를 불문하고 사과한다”면서 경선에서 패한 민주통합당 김희철 의원 측에 재경선을 제의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이를 거부하고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이 공동대표는 어제 트위터를 통해 “책임진다는 것, 고심했다. 사퇴가 가장 편한 길이지만 상처 입더라도 일어서려 한다”며 후보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여기에 김 의원 측에서도 유사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다른 지역구까지 여론조사 조작 의혹이 확산되면서,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는 기로에 섰다.

이 공동대표는 재경선을 주장하고 있지만 그 수준에서 봉합될 사안이 아닌 듯하다. 이 공동대표 측이 보낸 문자메시지는 “ARS(자동응답) 60대는 끝났습니다. 전화 오면 50대로…” “지금 ARS 60대로 응답하면 전부 버려짐. 다른 나이대로 답변해야 함”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특정 연령대에 대한 ARS 조사가 종료된 것을 어떻게 파악했는지 의구심이 들게 한다. 물론 이 공동대표도 억울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구체적 사실관계는 조사를 통해 규명되겠지만, 문제의 문자메시지가 경선 결과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아직 분명치 않다. 승자로서 재경선을 제의했으니, 사태 해결을 위해 나름대로 성의있는 대안을 내놓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더욱이 김 의원 측에서도 문자메시지와 관련된 의혹에 휘말린 상황 아닌가.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며 재경선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단견이다. 이 공동대표가 누구인가. 탁월한 의정활동을 인정받아 정당 사상 최초의 40대 여성 대표를 지낸 ‘진보정치의 아이콘’ 아닌가. 최근에는 총선 사상 처음으로 전국적·포괄적 야권연대를 성사시키면서 리더십과 협상력도 인정받은 터다. 시민들은 그를 통해 기존의 낡은 정치와 결별한, 새롭고 유연한 진보정치 구현을 꿈꿔왔다. 이번 사건에 실망감이 큰 것은 그를 향한 기대감이 그만큼 컸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이 공동대표의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그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총선에서의 야권연대 문제, 장기적으로는 진보정치의 미래가 결정된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회의원 이정희’나 ‘변호사 이정희’가 아닌 ‘정치지도자 이정희’의 관점에서 더 넓게, 멀리 보고 결단할 필요가 있다. 김희철 의원도 문자메시지 발송과 관련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똑같이 책임을 져야 한다. 통합진보당 후보와의 경선에서 진 다른 민주당 후보들도 무분별한 의혹 제기를 자제해야 한다. 어떻게 이뤄낸 야권연대인가.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은 정권 심판을 바라는 시민들의 열망과 염원을 잊어서는 안된다.

2012년 3월 16일 금요일

장진수 “사찰 증거인멸, 법무법인 바른 관련돼”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3-16일자 기사 '장진수 “사찰 증거인멸, 법무법인 바른 관련돼”'를 퍼왔습니다.
MB전담 법인 또 등장…“靑 조직 드러내지 말라” 자문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증거인멸을 양심고백한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은 16일 “법무법인 바른에 두 번 정도 가서 자문도 받고 같이 모여서 얘기도 했다”고 말했다.

장 전 주무관은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법무법인 바른의 변호사 한 사람이 장 전 주무관한테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이 증거인멸을 지시했다는 것을 밝히지 말라는 말을 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장 전 주무관은 “그 당시에 제가 법무법인에서 한번 모인 적이 있다”며 “그때 그런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장 전 주무관은 “그 변호사가 저한테 ‘예를 들자면 길거리에서 분명히 다툼, 싸움을 했는데 이 두 사람 뒤에 각자 조직이 있다면 이것은 더 큰 사건이 된다, 죄가 엄중하다, 그냥 길가다가 다툼이 붙어서 시비가 붙은 건 가벼운 죄일 수 있으나 뒤에 큰 조직의 대표로 나와서 싸운 거라면 엄중한 죄가 되지 않느냐, 그렇기 때문에 너도 너의 뒤에 있는 그런 조직을 드러낼 필요는 없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그 변호사의 직책에 대해 장 전 주무관은 “대표님이신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장 전 주무관은 아직 검찰로부터 연락은 받은 일은 없다며 “재수사가 진행되면 진실이 최대한 밝혀질 수 있도록 최대한 진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팟캐스트 방송 ‘이슈털어주는 남자’ 49회가 공개한 장진수 전 주무관과 최종석 전 행정관의 대화 내용 녹음파일에는 법무법인 바른의 한 변호사와 통화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 녹음파일은 2010년 10월 18일 오후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정문쪽 등나무 벤치에서 두 사람이 만나 대화한 것으로 장 전 주무관이 녹음한 것이다.

두 사람의 대화 막바지에 장 전 주무관의 전임인 제3의 인물이 침묵을 깨고 등장한다. 그는 장 전 주무관에게 “진경락 과장님이 다 뒤집어쓰고 가면 안돼요? 본인이 했던 걸로”라고 방안을 제시했고 장 전 주무관은 관련 내용을 법무법인 바른의 변호사와 상의했다고 답했다. 

장 전 주무관은 “(법무법인) 바른에서 장진수씨한테 달라지는 거 한 개도 없다 뭐 도움이 되겠느냐 그랬다”며 “저도 아무런 도움도 안되겠네요 하고 말았다”고 밝혔다. 

최 전 행정관도 “(법무법인 바른) 000 변호사도 판단이 뭐냐면 그 때 우리 들었잖아. 같이..”라며 “왜냐하면 누가 시켰느냐 안 시켰느냐 그게 공범이 되느냐 안되느냐 이런 문젠데 분명한 건 어떤 형태로든 행위를 한 사람은 행위자의 책임이 따른다는 것이다”고 안되는 이유를 주장했다. 

최 전 행정관은 법무법인 바른의 000 변호사와의 전화통화에서 “변호사님 저 최종석입니다. 장진수 씨하고 같이 있는데요”라며 “본인으로서는 제가 시키고, 청와대에서 시켰다라는 것을 제출하면 본인으로선 정상참작 여지가 있어서 과실로 빠져나갈 수 있지 않을까. 이게 본인으로서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마지막 최후의 방법인데 이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런 고민을 하고 있어요....이게 어떻습니까?”라고 물었다. 최 전 행정관은 “변호사님 보시기에, 법률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인지 아니면 지금에서라도 검찰에서 장진수 씨 구형, 형량을 낮춰준다던지 이런 다른 방법은 전혀 없습니까?”라고 자문을 이어갔다.

법무법인 ‘바른(김동건‧강훈 대표변호사)’은 ‘MB정부의 법률전담 법인’으로 일컬어질 정도로 MB정부 출범 이후 여권과 관련된 소송을 줄줄이 맡아왔다. 1998년 변호사 5명으로 시작했지만 지난해말 국내외 변호사, 변리사 등 120여명을 보유한 국내 굴지 로펌으로 성장했다. 

불명예 낙마한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가 2007년 대검 차장으로 퇴직한 직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가기 전까지 7개월 동안 7억원의 고액 급여를 받았던 곳이 ‘바른’이다. 또 2007년 대선 당시 불거진 도곡동 땅 사건의 실소유주 논란과 관련 이명박 대통령의 처남인 고 김재정씨의 변호를 담당하기도 했다. 

이후 KBS 정연주 전 사장이 낸 ‘해임무효 청구 소송’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변호했고 민주당 등 야당이 헌법재판소에 제기한 ‘미디어법 부작위 소송’에서 김형오 국회의장을 변호하기도 했다. 바른은 또 김윤옥 여사의 사촌언니 김옥희 씨의 공천 로비 사건에서 김옥희씨와 구속된 브로커 김태환씨의 변호를 잠시 맡기도 했다. 

지난해 초 BBK 사건이 또다시 관심을 불러 모았을 때 갑작스럽게 ‘서태지-이지아’ 사건이 터지면서 급속히 사그라졌는데 여기에 관여된 곳도 법무법인 ‘바른’이었다. 

BBK 사건은 에리카 김과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지난해 2월 연이어 갑작스럽게 입국해 검찰 수사에 응하고 BBK 수사팀이 4월 김경준씨의 변호인과 정봉주 전 의원, 시사주간지 ‘시사IN’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모두 패소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당시 갑작스럽게 가수 서태지씨와 배우 이지아씨의 비밀결혼과 이혼, 소송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BBK사건은 묻혀버렸다. 지난해 3월부터 시작한 이지아씨의 소송 사건이 4월 말 뒤늦게 터졌고 언론은 두 사람의 과거 행각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던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지아씨의 소송을 진행하던 곳은 법무법인 ‘바른’으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를 지휘했던 이인규 변호사가 둥지를 틀고 있는 곳이었다.

지난해 8월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으로부터 2억원을 받았다는 혐의로 긴급체포됐던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의 초반 변호를 맡았던 곳도 법무법인 ‘바른’이었다.

2012년 3월 2일 금요일

노 前 대통령 사위 "인간의 용렬함·잔인함 봐"


이글은 프레시안 2012-03-02일자 기사 '노 前 대통령 사위 "인간의 용렬함·잔인함 봐"'를 퍼왔습니다.
페이스북 통해 심경 밝혀…"아내, 이미 충분한 형벌 받아"

노무현 전 대통령 딸 노정연 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재개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연 씨의 남편 곽상언변호사가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대검 중수부는 현재 노정연 씨에게 미국 뉴저지주 허드슨클럽 아파트를 처분한 미국 변호사 경 모 씨의 외국환 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곽 씨는 1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최근 제 아내가 불쑥 언론에 등장했다. 셋째 아이의 출산을 불과 20여일 앞둔 아내의 모습이 처량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보도된 이야기들이 어디까지 사실인지 알 수 없지만 저는 제 아내가 이 정도로 비난받을 일을 하지 않았다고 믿고 있다"며 "이 이야기들이 사실이라 한들 제 아내는 아비를 잃은 불쌍한 여인이다. 그것도 하늘에서 떨어진 모습을 목도했고 지금껏 마음을 삭힐 기회조차 없었던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2009년 검찰의 수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로까지 이어진 것에 대해 지적했다. 이어 "(아내는) 이미 자신의 행위책임을 넘는 충분한 형벌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프레시안

그는 "남편인 저는 그 곁을 묵묵히 지킬 수밖에 없다"며 "저는 이 사건에서 인간의 용렬함, 그리고 잔인함을 본다"고 4월 총선을 앞두고 이 사건을 최대한 정치 쟁점화하려는 새누리당과 보수언론 등의 행태에 대해 불편함을 숨기지 않았다. 말하며 안타까움과 불편함이 공존된 심경을 드러냈다.

노정연 씨 관련 검찰 수사는 강경보수단체인 국민행동본부가 보도 등을 토대로 수사를 의뢰하면서 최근 재개됐다. 새누리당 이종혁 의원이 지난달 28일 "19대 총선을 앞두고 부패 친노세력의 정치부활 시도를 규탄한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재개를 촉구하는 등 4월 총선을 앞두고 보수세력은 이 사건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전홍기혜 기자 

2012년 2월 7일 화요일

"강남 출마가 지옥행? 매혹적인 도전이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02-07ㅇ딜자 기사 '"강남 출마가 지옥행? 매혹적인 도전이다"'를 퍼왔습니다.
[고성국의 총선견문록]'철옹성' 강남에 도전장 낸 전현희 의원

야당 의원으로선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중진급 의원들도 당선 가능성을 재며 비교적 쉬운 지역구를 택하는 마당에, 여성 비례대표 초선 의원이 '사지(死地)'나 다름없는 강남에 출사표를 던졌다. 19대 총선에서 강남을에 도전장을 낸 민주통합당 전현희 의원이다.

그러나 전 의원은 시종일관 자신감에 넘쳤다. 단 한 번도 민주당 의원이 당선된 적 없는 강남에 출마를 선언하면서도 이를 "행복한 도전"이라 말했고, 당 거물인 정동영 의원이 강남을 출마를 고려하는데 대해서도 "멋진 경선을 하자"고 받아쳤다. 다른 지역구에선 중진급 의원들의 출마선언에 오래 전부터 출마를 준비해온 정치신인들이 반대 성명까지 쏟아내는 마당에, 전 의원은 "정동영 의원과의 경쟁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 의원은 "민주당의 이름으로 강남에서 당선되는 게 한국정치를 바꾸는 출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의 강남 출마가 "지역주의와 계급주의를 없애는 밀알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그것이 그가 선택한 '매혹적인 도전'이라는 것이다.

치과의사에서 변호사로, 변호사에서 국회의원으로, 이제 새누리당(옛 한나라당)의 '철옹성' 강남 도전까지. 또 한 번의 '매혹적인 도전'을 준비 중인 전현희 의원을 지난 31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났다. 인터뷰는 고성국 기획위원(정치학 박사)이 진행했다.



▲ 최근 강남을에 출사표를 던진 민주통합당 전현희 의원. ⓒ프레시안(최형락)

"쉬운 곳엔 일부러라도 안 간다. 강남에서 기적 만들 것"

고성국 : 강남을 출마, 언제부터 생각했나?

전현희 : 비례대표 당선 후 지역구 출마를 고려하다가 1순위로 현재 제가 거주하고 있는 강남을을 고민하게 됐다. 물론 많은 분들이 당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말씀들을 하셔서, 당선 가능한 지역을 생각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그래도 강남을에 나서기로 1년 전 쯤 마음을 굳혔다.

고성국 : 주변에선 뭐라고 하나?

전현희 : 100% 반대였다. 당선 가능성이 없으니 절대로 안 된다고, 절대로 가지 말라고.(웃음) 정말 존경하고 친분이 있는 분들도 다 그렇게 말리시니까 결심하기 힘들기도 했다.

고성국 : 민주당 후보로선 '사지(死地)'나 마찬가지인 곳에 대한 도전이다.

전현희 : 쉬운 곳엔 일부러라도 가고 싶지 않았다. 남들은 사지라고 하지만, 저에겐 굉장히 행복하고 매혹적인 도전이다. 그렇지만 강남 출마가 저 개인의 도전이 아니라, 여기서 최선을 다해 민주당의 이름으로 강남에서 당선되는 기적을 꼭 만들고 싶다. 전현희라는 의원이 강남에서 당선된 것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이 도전에서 성공해 한국정치를 바꾸는 밀알이 되고 싶다.

고성국 : 최종적으로 결정한 것은 언제인가?

전현희 : 지난해 연말이다. 연말에 책을 쓰면서 제 생각을 정리했다. 지난날을 돌이켜보니 치과의사를 하다 변호사가 되기 위해 사법시험에 도전했을 때와 똑같은 상황인 것 같다. 당시에도 현직 의사가 사법시험에 합격한 일이 없었고, 그때나 지금이나 저를 아끼는 분들 대부분이 100이면 100 절대 이건 아니다, 불가능이다, 그런 말씀들을 하셨다.

고성국 : 사법시험이 강남 출마 같은 것이었나 보다.

전현희 : 그 당시엔 의사가 합격한 일이 없었고, 제가 처음이었다. 그 때도 한 분도 찬성을 안 해주셨다. 10년 넘게 공부해도 안 되는 사람이 수두룩한데, 제가 되겠냐고…. 그렇지만 그 때도 남들이 못한 일, 꼭 하고 싶은 일이었기에 도전을 했고,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지금도 그렇다.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이지만,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면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지 않을까. 책 제목도 그래서 이다. 그런 도전 자체에 매혹된다.

"정동영 강남 출마가 부담스럽냐고? 환영한다"

고성국 : 정동영 상임고문 역시 강남 출마설이 돌고 있다.

전현희 : 그 정신을 정말 존경하고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강남지역이 우리 당으로선 사지나 마찬가지인데,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사지에 뛰어드는 정신을 높이 사야 한다. 사실 가장 상징적인 지역이 강남갑이고, 강남3구 중 강남을을 제외하곤 도전자가 없기 때문에 어디를 선택하실지는 아직 모르겠다.

고성국 : 강남을 출마 가능성도 있는데, 어떻게 보나?



ⓒ프레시안(최형락)
전현희 : 만에 하나 강남을로 선택을 하신다면 저로서는 환영하는 입장이다. 다른 지역위원장들은 이른바 '거물급' 의원들이 그 지역에 출마한다고 하면 왜 오냐고 성명도 내고 하는데, 전 정반대로 정 고문이 오실 때 굉장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어차피 어려운 지역인데 같이 정정당당하게 경선을 한다면, 정 고문이 이긴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고성국 : 거꾸로 정동영을 꺾으면 전현희는 그야말로 스타가 될 것 같다. 누가 이기더라도 멋진 경선이 이뤄지면, 본선 경쟁력이 더 강화된다는 의미인가?

전현희 : 그렇다. 당으로선 이 지역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는 축제나 이벤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고성국 : 그렇지만 유력한 출마자 두 명이 유독 강남을에서 맞붙는다면, 당 전체로 볼 때는 전력의 약화가 아닌가?

전현희 : 제 입장에선 경선에 패배하더라도 당을 위해 강남지역에서 의미있는 도전을 했고, 결과적으로 누가 후보가 되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는데 밀알이 될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바라는 것은 민주당이 당헌·당규상 완전경선이 원칙이니, 그런 경선을 해서 민주당이 내세울 수 있는 가장 적합한 후보를 내세웠으면 좋겠다.

"강남 출마, 계급주의·지역주의 깨는 밀알 될 것"

고성국 : 그런데, 왜 하필 '강남'인가?

전현희 : 물론 제가 이 지역에서 10년 가까이 거주한 것도 판단에 영향을 줬지만, 거주 지역보다는 제 정치철학 자체가 그렇다. 비례대표를 하면서 비례대표 출신이 기득권을 이용해 당선이 쉬운 지역에 가선 안 된다는 확고한 원칙이 있었고, 민주당으로서 가장 어려운 지역에 도전을 해 살아 돌아오는 것이 당의 은혜를 입은 비례대표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했다. 그런 면에서 쉬운 지역은 전부 배제했다.

사실 부산도 고민을 많이 했다. 통영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제가 16대나 17대 총선에서도 다른 당에서 영입 제안을 많이 받았는데, 그 때도 다른 당을 선택하지 않은 것은 한국정치의 고질병인 지역주의를 깨야겠다는 생각이 컸다. 또 하나는 저 자신이 국가로부터 혜택을 많이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걸 사회와 국가를 위해 돌려주는 정치가 의미가 있지, 기득권을 노리는 정치는 안 된다고 봤다. 이런 맥락에서 강남과 부산, 대한민국의 계급주의와 지역주의를 깰 수 있는 곳에 기여하고 싶었다.

고성국 : 최종 결정은 왜 부산이 아닌 강남에 했나?

전현희 : 부산엔 다행스럽게도 우리당의 '문성길 트리오(부산 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문성근, 김정길 후보를 통칭하는 말-편집자)'가 있지 않나. 그 분들로 인해 현 정부의 실정에 대한 지역민들의 거부 의지라든지, 고질적인 지역주의가 완화되는 기미가 보인다. 실제 조사에서도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상당히 의미있는 수치까지 올라오고 있다. 그런 움직임이 있는데 거기에 숟가락 하나 더 얹는 것 보다는 마지막 남은 '최후의 철옹성'인 강남에 도전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계급주의의 상징인 강남이 아직 성역으로 남아있고, 민주당으로선 아무도 도전하지 않는 곳이다. 그래서 더 저라도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고성국 : 그런 만큼 낙선 가능성도 높은 것 아닌가?

전현희 : 심사숙고해서 결정했고, 일단 결정하고 나면 좌고우면하지 않고 승리만 생각하면서 갈 것이다. 낙선이라니, 무조건 이긴다고 생각한다.(웃음)

"박근혜, 빈틈없는 모습이 긍정적…한명숙, 최고의 여성정치인상"

고성국 : 여성으로서 의정활동을 할 때 느끼는 부당함이나 불편함은 없나?


ⓒ프레시안(최형락)
전현희 : 특별히 그런 점을 느끼진 못했는데, 초선 의원 입장에선 당의 고도의 정치적 행위나 판단에서 여성 의원들이 조금은 소외된 측면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 당 지도부에 여성의원들이 대거 진출하면서 이제 그럴 수 없지 않겠나.

고성국 : 그래서 '여인천하'란 말도 나온다. 새누리당 박근혜 위원장과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를 각각 평가해 달라.

전현희 : 박근혜 비대위원장과는 복건복지위원회에서 2년을 같이 있었다. 일단 복지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은 것 같고, 무엇보다 훌륭하다고 본 것은 어떤 경우에도 빈틈없이 흐트러지지 않는 꼿꼿한 모습이었다. 그런 면에서 약간 인간미가 없어 보이는 부분도 있지만, 막상 가까이서 보면 소탈한 면도 있는 것 같다.

한명숙 대표는 역경을 많이 겪으셨고 보통 사람이면 주저앉고 포기할 상황인데도 그걸극복하고 이겨내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존경하는 분이다. 개인적으로 뵐 때도 굉장히 인상이 온화하고 좋으시다. 여성정치인으로서는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상이 아닐까 싶다.

고성국 : 전현희 의원은 적지나 다름없는 강남에 출마선언을 했고, 비슷하게 새누리당에선 조윤선 의원이 종로에 출마선언을 했다. 조 의원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나?

전현희 : 새누리당 의원들 중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분이다. '비례대표 음지 차출론'이란 당의 정책에 맞게 종로에 출마선언을 한 것은 굉장히 용기있는 일이라고 본다.

고성국 : 여성후보 가산점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전현희 : 사실 바람직한 제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정치현실에서 어쩔 수 없이 나온 고육지책 아닌가. 여성과 남성이 당당하게 겨루는 게 옳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정치, 특히 선거에선 여성이 경쟁력을 갖기 힘든 상황이다. 그런 부분에서 어쩔 수 없이 필요한 제도가 아닌가. 동등한 수준의 경쟁이 가능하게 되면 가산점제는 당연히 없애야겠지만, 그 수준이 되기 전엔 나무에 거름을 주듯이 차선책이 필요하지 않겠나.

4년 연속 국정감사 우수의원, 4년 연속 우수 입법의원으로 선정

고성국 : 지난 4년간의 의정활동 중 자부심을 느끼는 부분을 소개해 달라.

전현희 : 4년 연속 국정감사 우수위원, 4년 연속 입법처가 선정한 우수 입법위원으로 선정됐다. 또 제가 국민건강복지포럼이란 연구단체의 대표를 맡고 있는데, 이 단체가 국회의장이 수여하는 최우수연구단체상에서 3년 연속 1등상을 받았다. 올해 시상식이 3월에 있기 때문에 4년 연속을 수상을 기대하고 있다.(웃음) 상임위나 본회의 출석률도 최상위권이라고 자부한다.

내용적으론 보건복지위에서 보육이나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필수예방접종을 국가에서 지원하는 문제라든지, 양육수당 지원 등에 대한 법안 발의를 많이 했다. 고령화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 사회가 현재 추세대로라면 앞으로 100세 정도가 평균수명이 될 것 같은데, 정년은 55~60세라 은퇴 후 50년을 사실상 수입없이 살아야 하는 형국이다. 이 부분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고, 단순한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아니라 사회생활이나 경제생활을 제대로 꾸려갈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 마련 등 실버세대에 대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고성국 : 요즘 지역구 분위기는 어떤가?

전현희 : 강남 대치2동에 오래 살아서, 이 동네에 지인이 많다. 그 분들이 나서서 선거운동을 도와주고 계시는데, 여전히 새누리당 지지율이 높은 상황이지만 그와 별개로 저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편인 것 같다. 또 지역 자체가 교육열이 높다 보니 저 같은 경력을 가진 사람에 대해 많은 학부모님들이 자녀들의 롤 모델로 생각하시는 것 같다. 당의 지지도에 비해 저 자신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고성국 : 지역 주민들을 만나면 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누나?

전현희 : 강남 지역이 우리 사회에서 자신의 기득권을 챙기는, 다소 이기적인 지역이란 인식이 있었고, 실제 그런 측면도 있다. 그런데 또 많은 분들을 만나보면 후원이나 봉사활동에 뛰어들며 자신이 가진 것을 사회를 위해 나누는 분들도 굉장히 많다. 그런 분들과 함께 우리 강남도 내 것만 챙기는 기득권에 집착하는 강남이 아니라, 같이 나누고 같이 아파할 수 있는 지역이 됐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강남인들이 이기적이고 부정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존경받는 부자라는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저도 노력하고자 한다.

고성국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전현희 : 제가 강남을에서 민주당의 이름으로 당선된다면 한국정치의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 더 이상 우리나라 정치가 영남이나 강남은 새누리당, 호남이나 강북은 민주당, 이런 틀로 짜여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제가 바라는 정치는 지역주의나 계급주의에 함몰된 정치가 아니라 정책으로 정당이 선택받고, 정치인의 철학이 선택받는 그런 정치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통합당 의원이 강남지역에 당선된다면 그간의 지역주의, 계급주의의 틀이 깨지면서 대한민국 정치가 한 단계 성숙해지고 업그레이드되지 않을까. 강남 출마의 의미를 그런 정치를 만들겠다는데 두고 있다.



/선명수 기자(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