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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27일 토요일

수사 초기에 변호인 구하라!


이글은 한겨레21 2013-04-29일자 제958호 기사 '수사 초기에 변호인 구하라!'를 퍼왔습니다.
[기획 연재] 무죄와 벌 ⑥ 법률 전문가가 경험한 ‘무죄와 벌’
당신이 억울한 용의자가 돼서 수사·재판 받는다면… 판사·검사·변호사·법학자·경찰 등에게 ‘수사 잘 받는 법’을 묻다
느닷없이 수사기관에서 소환 통보를 받은 적이 있다. ‘피의자’ 신분이었지만 죄가 없으니까 자신만만하게 출석했다. 9시간 만에 초죽음이 돼 돌아오며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절실히 깨달았다. 판사·검사·변호사·법학자·경찰 등 10명에게 물었다. ‘당신이 만약 억울하게 용의자로 지목돼 수사·재판을 받는다면 어떻게 대처하겠는가?’ 그들이 털어놓은 ‘수사 잘 받는 법’을 8가지로 정리한다.

» 아무런 준비 없이 홀로 수사기관에 출석하는 것은 짚더미를 짊어지고 불 속에 뛰어드는 격이다. 2007년 12월12일 강원도 총기 탈취 사건의 용의자 이아무개(당시 35살)씨를 수사관들이 서울 용산경찰서로 연행하는 모습. 한겨레 박종식 기자


1. 별거 아닌 게 아니다

수사관은 “별거 아니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 소환할 때는 잠깐 얘기만 하면 된다 하고, 신문할 때는 자백하면 집에 돌아간다고 한다. 일종의 신문 기법이다. 한 변호사의 말이다. “체포된 피의자를 접견하러 가면 대부분 조금 있으면 풀려난다고 생각한다. 객관적으로 보면 곧 구속될 상황인데도 말이다. 자신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그러려면 수사기관이 소환 통보를 할 때 자신이 정식으로 입건된 ‘피의자’ 신분인지, 아직 입건되지 않은 ‘참고인’ 신분인지 확인해야 한다. 피의자 신분이라면 혐의 사실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고 요구하자.

2. 수사 초기에 변호인을 구하라

아무런 준비 없이 홀로 수사기관에 출석하는 것은 짚더미를 짊어지고 불속에 뛰어드는 격이다. 헌법이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할 때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한 이유다. 반드시 법률적 조언을 받아야 한다. 변호인은 성실하고, 또 성실해야 한다. 돈이 없다면 지역의 지방변호사회나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돈이 있다면 절대 아끼지 마라. 수사 초기 단계의 잘못된 선택으로 대부분 구속되고, 전과자가 된다. 출석 날짜도 수사기관과 협의하거나 조정·변경할 수 있다. 충분한 시간 동안 방어 무기를 갖춘 뒤 출격하자.

3.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협업하라

아무리 성실한 변호인이라도 그는 남이다. 내 일처럼 발 벗고 나서지도, 모든 것을 알아서 해주지도 않는다. 피의자에게는 인생이 걸린 일이지만, 변호인에게는 수많은 사건 중 하나일 뿐이다. 따라서 무죄 증거를 수집하고 구속된 피의자와 변호인 사이를 오갈 또 다른 조력자가 필요하다. 죄가 없으니까 혼자 방어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고 자만이다. 수사나 재판은 자기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내가 결백하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 눈에도 그렇게 보이는 건 아니다. 특히 수사기관은 유죄라고 단정하고 몰아세운다. 유죄 증거는 확대하고 무죄 증거는 무시한다. 무죄라고 절규해도 그 상황을 혼자 벗어날 수 없다. 유죄 올가미가 씌워졌음을 인정하고 주변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자.

4. 진술 거부권을 활용하라

헌법은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진술거부권이다. 이는 단순히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묵비권’이 아니다. 아무런 진술을 하지 않을 수도 있고, 신문에는 일단 응하면서 불리한 질문에만 진술을 거부할 수도 있다. 변호사와 협의한 진술만 하고 다른 질문에는 묵묵부답해도 된다. 흔히 대답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을 것 같지만, 현실에선 진술이 오히려 유죄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 한 검사가 말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사건은 피의자가 거짓말하는 게 아니라 말하지 않는 것이다.”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는 이유를 수사기관에 설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유죄 증거를 발견하고 범죄 사실을 입증하는 것은 수사기관의 책임이다. 직접 증거를 먼저 대라.”

5. 조사 시작 시각과 종료 시각을 정하라

피의자를 제압하려고 수사기관은 피의자를 조사실에 넣어놓고는 몇 시간 동안 대기시킨다. 피의자가 불안감에 심리적으로 무너지도록 하는 수사 기법이다. 이럴 때 대응 방법은 출석할 때 조사 시작 시각과 종료 시각을 미리 정하고 변호인이 조사에 참여하는 것이다. 변호인은 부당한 신문 방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변호인이 옆에서 수사관의 질문을 주의 깊게 들어보면 수사 방향을 파악할 수 있다. 미리 정한 종료 시각이 지나면 조사가 끝나지 않아도 피의자는 일어날 수 있다. 실제로 장기간 조사는 피의자의 방어력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특히 심야 조사는 거부하는 게 낫다. 사실상의 가혹행위가 될 수 있다. 재출석하고 싶지 않아서 심야 조사에 응하기도 하는데 어차피 수사기관은 피의자를 계속 소환한다.

6. 자백은 빠져나올 수 없는 덫이다

많은 증거 중에서 수사기관이 가장 원하는 것은 피의자의 자백이다. 혐의 자체가 불분명할 때 일단 자백을 받아내면 수사가 압축되고 법원도 유죄를 선고한다. 형사소송법은 자백 이외에 다른 증거가 없을 때, 즉 자백이 피고인에게 불리한 유일한 증거일 때는 자백만 가지고 유죄를 선고하지 못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자백은 ‘증거의 왕’으로서, 모든 무죄 증거를 뒤덮는 힘을 발휘한다. 따라서 수사기관의 반복·유도 신문이나 “옆방에 있는 사람은 이미 자백했다”는 회유에 넘어가 거짓 자백해서는 안 된다. 혼자 계속 버티면 오히려 자기만 불리해질 것이라고 언뜻 생각하지만 전형적인 수사 방식에 불과하다.

7. 영상녹화를 활용하라

혐의를 부인할 때는 영상녹화가 유리할 수 있다. 피의자의 부인 진술이 영상녹화물로 남고 수사관이 반복적인 유도성 질문이나 회유 및 협박성 질문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영상녹화를 할 때는 조사의 시작부터 끝까지 전 과정이 객관적으로 녹화되도록 해야 한다. 자백하는 듯한 순간만 선별해 영상을 녹화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영상녹화가 끝나면 피의자나 변호인 앞에서 원본을 봉인하고 피의자가 기명 날인이나 서명을 해야 한다. 물론 요구하면 영상녹화물을 재생해 시청할 수 있고 내용에 이의를 제기하면 그 내용을 서면으로 첨부하게 된다. 하지만 영상녹화물은 독립적인 유죄의 증거가 되지 못한다. 수사기관이 피의자 신문 과정을 영상녹화했더라도 피의자 신문조서를 별도로 작성하는 까닭이다.

8. “의심스러울 때는 검사의 이익으로”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억울한 일이 있으면 판사가 모든 것을 꿰뚫어보고 재판 과정에서 반드시 진실을 밝혀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판사 역시 평범한 인간이며 재판 과정에선 양 당사자가 거짓말을 하거나 적어도 자신에게 유리하게 왜곡하는 경우가 많아서 진실이 100% 밝혀지기 어렵다. 게다가 판사는 같은 법률가인데다 공직자인 검사의 주장을 피고인보다 신뢰하는 경향을 보인다.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형사법의 대원칙은 곧잘 무너진다. 따라서 피고인은 재판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무죄를 입증해야 한다. 검사의 유죄 주장·증거에 대해 판사가 합리적 의심을 품도록 문제를 제기하는 것만으로는 무죄판결이 나오지 않는다. 피고인은 재판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무죄를 입증해야 한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2013년 1월 16일 수요일

이동흡, 룸싸롱 가서 동료 판사들에게 했던 말이…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1-16일자 기사 '이동흡, 룸싸롱 가서 동료 판사들에게 했던 말이…'를 퍼왔습니다.
[이슈 브리핑] 레임덕 MB, 택시법 거부권 행사할까… 또 불산가스 누출 사고

1. 어제 정부 조직개편안 발표가 있었죠?

= 16일쯤 발표할 거다, 그런 이야기만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어제 점심 때 오후에 조직개편안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있다고 해서 기자들도 당황했습니다. 경제부총리제가 부활했고요. 미래창조과학부가 신설됐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 격상됐고요. 선거 공약이었던 해양수산부도 부활합니다.

1-1. 미래창조과학부가 핵심인데요. 공룡부처가 될 거라는 이야기도 나오네요.

= 교육과학기술부를 그냥 교육부로 바꾸고 과학기술 업무를 미래창조과학부로, 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진흥과 규제를 나눠서 진흥 업무를 미래창조과학부로 옮긴다는 계획입니다.  ICT(정보통신기술)을 전담하는 부서를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있었죠. 정보통신부를 부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는데요. 미래창조과학부에 전담 차관을 둔다는 정도로 정리가 됐습니다. 어제 방통위 신년 인사회가 있었는데 화기애애한 분위기다가 조직 개편안 발표 소식을 전해 듣자 탄식이 흘러나왔다고 합니다. 출범하기도 전부터 너무 비대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어쨌거나 박근혜 정부의 핵심 전략부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2. 이름만 바뀌는 부처도 있네요.

= 행정안전부가 안전행정부로 바뀌는데. 그만큼 국민들 안전을 강조하겠다는 의미겠지만 줄이면 안행부가 되죠. 어감이 좀 이상한데 안 행복하다거나 아무것도 안한다는 의미로 들릴 수도 있어서. 안전부로 바꾸자는 이야기도 나오는 모양인데, 국가안전기획부를 연상하게 하죠. 결국 내용은 크게 달라진 건 없는데 명함 제작 업체만 신났겠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2-1. 미래창조과학부는 어떻게 줄여서 부르나요.

= 미창과부? 또는 미과부, 미창부, 창과부 등등. 모두 어색한데요. 아마 미래부로 부르지 않을까요. 지식경제부도 산업통상자원부로. 옛날 산자부가 되는 셈인데. 외교통상부를 외교부로 바꾸면서 통상업무를 옮겨온 거라서 산통부나 통자부로 불러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영문 이름도 논란인데. 미래창조과학부는 `Ministry of Creative Science for Future'로 길게 풀어써야 합니다. “과학부가 미래를 창조한다고 미래창조과학부라면 법무부는 정의실현법무부, 국세청은 조세정의국세청으로 불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3. 큰 정부로 간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 이명박 정부는 작은 정부를 표방했죠. 시장에 맡겨두는 게 가장 좋다는 철학이 있었는데. 박근혜 당선인이 다 뒤집고 있습니다.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를 미래창조과학부로 부활해서 강화하고 해양수산부도 부활하고요. 안전을 강화한 것도 큰 정부로 가겠다는 의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부 주도의 경제 성장을 계승하는 의미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3-1. 깜깜이 발표라는 말이 나오던데요.

= 새누리당에도 미리 전달이 안 됐다고 하고요. 박근혜 당선인도 보고 받은지 3일 밖에 안 됐다고 합니다. 유민봉 인수위 간사는 이미 공약을 통해서 수없이 반복된 예측가능한 내용이라고. 인수위 바깥에서 따로 개편 작업을 진행했다고 하는데요. 정부부처 업무 보고가 내일까지 있는데 그 전에 발표한 것도 예상 밖입니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이날도 빈축을 샀는데요. 유민봉 간사와 기자들의 질의응답에 끼어들어 “질서를 지켜 달라” “눈을 맞추고 말해 달라”는 등 불필요한 요구를 해서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3-2. 방통위는 쪼그라든 채로 그대로 남게 되네요.

= 규제와 진흥을 구분한다, 진흥은 미래창조과학부로 가져가고 규제만 남겨둔다는 건데요. 채찍과 당근을 따로 쓸 수 있느냐는 비판 또는 우려가 나옵니다. 미래창조과학부에서 과학과 ICT를 같이 다루겠다는 데 대해 마라톤 선수와 단거리 선수를 같이 뛰게 하는 거라 둘 다 쓰러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고요. 채찍만 쓰게 되면 쪼그라든 방통위가 없던 규제도 만들고 있던 규제는 더욱 강화하면서 역효과가 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4.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자격 논란도 계속되고 있네요.

= 과거 수원지법원장 재직 시절. 삼성에서 송년회 경품을 협찬 받으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이 있었죠. 오늘 경향신문 1면 머리기사인데요. 헌재 관계자가 “이 후보자의 삼성 협찬 지시는 (법조계에서) 이미 유명한 일화”라며 “밖으로도 소문이 다 났던 이야기”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분이 헌법의 취지를 제대로 구현할지 의문이라는 비판이 많습니다. 위장전입, 세금 문제, 재산증식 등 백화점식 의혹이 계속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동료 판사들과 룸살롱에 가서 “2차 가고 싶지 않으냐, 검사들은 일상적으로 그런다던데 솔직히 말해 봐라, 그러려고 출세하고 돈 모으는 거 아니냐”고 한 발언도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는데 10여년 전의 사적인 뒷이야기들이 흘러나오는 것 보면 주변 관리에도 좀 문제가 있는 듯 합니다. 

5. 불량식품에 10배의 벌금을 물린다고요?

= 음식 가지고 장난치면 안 된다는 말 많이 하죠. 거의 전 재산 잃을 각오를 해야겠습니다. 불량식품 근절은 박근혜 당선인이 TV토론 때 했던 말이기도 한데요. 매출액의 10배를 정부가 환수하는 방안이 추진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박근혜 당선인을 의식한 듯. 다른 위법 사안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6. 외발산동 버스차고 화재, 방화가능성이 있다고요?

= 어제 오전 3시. 강서구 외발산동 버스 차고지에서 불이 나 버스 85대 가운데 30대가 전소되고 8대는 일부 탔습니다. 운행을 마친 새벽 시간이라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는데. 경찰은 “멀리 떨어진 두 곳에서 동시에 화재가 발생한 점을 고려할 때 방화가 의심된다”고. 합니다. 이 동네 시내버스들 배차 간격이 평소의 두 배로 늘어나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오늘은 정상 운행될 거라고 하고요.  

7. 이명박 대통령이 택시법 거부권을 행사할 것 같다고 하네요?

= 모처럼 뉴스에 등장하셨는데요. 어제 세종청사에서 처음으로 열린 국무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의견도 공식적으로 받는 등 국가의 미래를 위한다는 관점에서 심각히 논의해 달라"며 "국무위원들의 결정을 존중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여운을 남겼습니다. 국무위원 대부분은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하는데요. 정치권이 선거를 의식해 내놓은 선심성 법안이라는 비판이 많았죠. 지방재정에 부담을 주고, 다른 교통수단에 대한 지원과 형평성도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고요. 레임덕 상태의 이명박 대통령이 결단을 내릴 것인지 주목됩니다.

8. MBC에서 또 해직 기자가 나왔네요.

= 이상호 기자. 삼성 비자금 사건을 터뜨렸던 기자인데. 어제 오후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유는 명예 실추와 품위유지 위반. MBC가 대선 직전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1위원장의 형, 김정남을 비밀리에 인터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는 게 이유인데요. MBC가 김정남을 인터뷰했던 건 사실인데. MBC는 이미 지난달 28일 해고 결정을 냈는데 발표를 어제 했습니다. 그저께 김재철 사장 경찰 고발 사건이 무혐의로 결론 나자 자신감을 얻어 오늘 사인한 것 같다는 관측인데요. 이상호 기자는 최근까지 자회사 손바닥 뉴스에서 일했죠. BBK 의혹을 취재하던 도중 손바닥 뉴스가 폐지하고 광고 영업으로 발령이 났습니다.  

9. 불산 가스 누출 사고가 또 있었네요.

= 어제 저녁 9시53분께 청주의 유리가공 업체에서 불산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조사 결과 작업하던 도중 넘어지면서 발로 밟은 PVC 파이프가 깨지면서 8% 농도의 불산 2500리터가 새어나왔다고 합니다. 누출 직후 공장 내에서 자동 폐수 처리됐다고 하는데 작업자는 병원으로 옮겨갔습니다. “희석된 불산은 물 수준이었다”는 설명이 있었지만 밟으면 깨질 정도의 파이프로 이런 유독성 물질을 옮긴다는 게 놀랍습니다.

10. 이정환 기자가 뽑은 오늘의 뉴스는요.

=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을 막아달라며 인근 상인들이 천막 농성을 계속하고 있죠. 어제 중소기업청이 입점은 하되, 일부 품목의 판매를 제한하고 인근 기업형슈퍼마켓(SSM)을 철수하도록 하는 내용의 중재안을 제시했습니다.

10-1. 재래시장에서 파는 품목을 빼라는 거죠?

=재래시장 상인들은 지금까지 홈플러스 합정점에서 채소와 과일, 생선, 정육 등 1차 식품 판매를 전면 제한하라고 요구해왔습니다. 홈플러스는 시장시설 개보수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했고요. 생존이 위협 받는 지경인데 리모델링이 문제냐 그런 이야기도 나옵니다.

10-2. 이렇게 반대가 심한데 왜 이곳을 고집하는 걸까요.

= 지난해 6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으로 재래 시장 반경 1km 이내에 대형 마트를 만들 수 없게 됐지만 홈플러스 합정점은 지난해 1월에 개설 등록을 마쳐서 해당 사항이 없습니다. 홈플러스 합정점이 들어설 합정역 사거리는 망원월드컵시장에서부터 1.3km 떨어져 있습니다. 1.3km나 1km나 큰 차이가 없기도 하고요. 걸어서 10분 안쪽이니까요. 주먹구구식 규제라는 말도 나옵니다. 가까운 거리에 홈플러스 월드컵경기장점도 있고요. 홈플러스의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도 근처에 3개나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프랑스에서는 전용면적 300㎡ 이상, 독일에서는 전용면적 800㎡ 이상의 소매시설을 개점할 때 반드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독일에서 일요일과 공휴일에 폐점해야 하고 평일과 토요일에는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만 개점할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도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폐점해야 하고요. 영국에서는 일요일에는 10~18시 중 6시간만 영업이 가능합니다.

이정환 기자 | black@mediatoday.co.kr  

2013년 1월 8일 화요일

판사 “장자연사건 방상훈 법정에 나와야 한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1-08일자 기사 '판사 “장자연사건 방상훈 법정에 나와야 한다”'를 퍼왔습니다.

고 장자연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법원이 내린 증인출석 명령에 불응한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에 대해 재판부가 “일반인과 달리볼 필요가 없다”며 “방상훈 사장이 법정에 나와서 진술을 들어봐야 한다”고 재차 출석을 요구했다.
피고인 이종걸 민주통합당 의원의 변호인단은 오는 2월 중순 예정된 법원 인사 전에 현 재판부의 판결을 위해 구인장을 발부해달라고 정식으로 요청했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 장자연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 등을 제기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이종걸 의원 재판과 관련해 방상훈 사장 소환장에 대해 방 사장은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7부(재판장 이인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기일에서 재판부의 증인출석 요구를 거부했다.
방 사장은 지난 4일자로 제출된 증인불출석 신고서를 통해 △2차 피해가 우려되며 △장자연 사건이 자신과 전혀 무관하며, 자신이 사건을 알지 못한다는 설명을 했다고 재판부는 이날 법정에서 설명했다.
김병철 주심판사는 이날 재판에서 “재판부 입장은 피고인이 사회적 지위가 있다 해도 일반인과 달리 볼 필요가 없다”며 “(사건과 무관한) 피해자가 적시돼 고소한 것인데, (출석시 다시 노출돼) 문제가 된다(해도) 고소인 진술을 들어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방상훈 사장이 법정에 나와 어떤 말을 하느냐는 예상되는 부분이지만 변호인 입장에서 어떻게 심문할지도 지켜보는 것이 맞다”며 “(방 사장이) 법정에 나와봐야 한다는 것에 우리 재판부의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다만 현 재판부는 오는 2월 중순 예정된 법원 인사이동 관계로 시일이 촉박해 방 사장이 계속 출석 불응시 어떻게 할지를 두고 변호인단의 의견을 구하기도 했다.

고 장자연씨. ©연합뉴스

정연순 유남영 안상운 등 이종걸 의원측 변호인단은 방상훈 사장을 소환해 이 재판부에서 판결을 받기 원한다면서도 일반인과 달리 소환한다해도 방 사장이 응한다는 보장이 없으나 일정은 촉박하기 때문에 (강제)구인장을 발부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인규 재판장은 “증인이 처음 출석하지 않았다고 바로 구인장을 발부하지는 않는다”며 “우리 (인사) 일정 때문에 막바로 (선고)할 수도 없고 적절하지도 않다. (증인 출석후 진술하지 않은채) 그대로 종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다음 기일은 오는 28일로 정하고 재차 방 사장을 출석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방 사장은 지난해 6월 말 법정에서 증인으로 채택된 이후 7월 12일 법정에 제출한 ‘증인채택 결정에 대한 피해자 탄원서’를 통해 ‘2차 피해 우려와 자신이 사건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단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방 사장은 고소인이면서도 구체적인 피해사례에 대해 원칙적으로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하지만 사건 직후인 2009년 분당경찰서 수사 때도 조사받지 않았다”며 “경찰이 방상훈 사장에 대해 부실하게 수사했기 때문에 법정에서라도 증인이자 고소인 진술을 들어봐야 하는 이유는 명백하다”고 밝혔다.
정연순 변호사는 “언론재벌의 총수와 관련된 사건에서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이런 식으로 출석하지 않게 될 경우 방상훈 사장 측 논리대로 하면 앞으로 출석할 증인은 아무도 없게 된다”고 비판했다.
이종걸 의원도 이날 재판이 끝난 뒤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방 사장이 검찰에서도 진술하지 않았는데 법정의 증인출석도 하지 않은 것은 사건 피해자로 법정에 재판을 청구하는 고소인으로서 권리와 의무 가운데 권리만 누리고 의무는 부담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특권이 깔려있는 것 같아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09년 국회 대정부 질문 등에서 방 사장의 사건 연루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이종걸 의원은 “고인의 명백한 죽음을 밝힐 수 있는 고인 작성 문건 때문이었다”며 “방 사장도 하고 싶은 얘기를 법정에 나와서 하고, 사건 관계의 실체를 법원이 밝혀낼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2012년 11월 1일 목요일

안철수 “검·경·판사에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이글은 경향신문 2012-10-31잏다 기사 '안철수 “검·경·판사에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퍼왔습니다.

ㆍ사법개혁 10대 과제 발표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50)는 31일 고위공직자부패수사처 설치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검·경·판사의 공권력 남용에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사법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기득권 세력 타파 차원에서 검찰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고 견제장치를 강화하는 방안이 들어 있어 향후 검찰의 반발 등 파장이 예상된다.

안 후보는 서울 공평동 캠프 사무실에서 “정의를 세우고 공정한 사회를 이루기 위한 국민 중심의 사법개혁을 추진하겠다”면서 사법개혁 10대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안 후보는 “재벌 총수, 고위공직자, 사회적·경제적 특권층들은 불법을 저질러도 제대로 처벌되지 않고 있다. 그 결과 공정과 정의가 실종됐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 측근의 권력형 비리와 고위공직자 비리의 상시적인 수사기관으로 고위공직자부패수사처를 대통령 소속의 독립기구로 신설하겠다”고 했다. 이어 “대검 중수부를 폐지해 검찰 중립성을 회복하고,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을 대폭 축소하되 수사 지휘권은 강화해 인권옹호기관으로서 검찰의 본래 위상을 재정립하겠다”고 밝혔다. 비대해진 검찰 권한을 축소하고 검찰 권력에 대한 민주적 통제와 사정기관 간 균형 및 견제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정치적 파장이 큰 사건의 기소 여부를 시민들로 구성된 배심원단에서 결정해 검찰의 기소권 오·남용을 방지하는 기소배심제도 도입하고 국민참여재판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사법경찰관, 검사, 공수처 특별검사, 판사의 공권력 남용에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할 방침이다.

김진우 기자 jwkim@kyunghyang.com

2012년 7월 25일 수요일

판사들도 분노 "김병화가 대법관? 안돼"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2-07-24일자 기사 '판사들도 분노 "김병화가 대법관? 안돼"'를 퍼왔습니다.
송승용 판사 "사법부 신뢰와 법관 자긍심에 엄청난 손상"

판사 출신인 박범계 민주통합당 의원은 24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법원의 판사 한분이 내부게시판에 ‘김병화 후보자가 도저히 대법관 자격을 갖고 있지 않으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글을 올렸다"며 법원 내부에서도 김병화 대법관 후보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왔음을 전했다.

박 의원은 이어 "김병화 후보자의 대법관 임명은 궁극적으로 대법원 판결 더 나아가 사법부 전체 판결에 불신을 야기할 것이라는 지적을 함께 하며, 법관들의 자긍심을 엄청나게 손상시키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의혹만 가지고도 그렇게 지적하며 세 가지를 요구했다"며 "첫째, 대법원장이 김병화 후보자에 대한 임명제청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둘째,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심사절차를 강화해서 다시는 이러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요구했다. 셋째, 대법관의 인적구성을 다양화하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일선 판사가 대법원 후보에 대한 임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사상 최초로, 법원 내부에서도 각종 의혹이 제기된 김병화 대법관 후보를 수용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한 상태임을 보여주면서 유사한 입장 표명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파란을 예고했다. 

박 의원이 '김병화 불가' 입장을 밝혔다고 전한 판사는 수원지방법원 송승용(사법연수원 29기·38) 판사로 확인됐다.

법원 내부게시판 ‘코트넷’에 따르면, 송 판사는 '코트넷'에 올린 ‘대법관 임명 제청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후임 대법관의 임명을 위한 청문회를 거친 국회에서 김병화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며 “저는 사법부 구성원의 한사람으로서 현재까지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결격사유만으로도 김병화 후보자가 대법관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 후보자의 대법관 임명은 대법원 판결에 대한 불신, 사법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법관 및 법원구성원의 자긍심에 엄청난 손상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더 나아가 “돌이켜 보건대 올해 초 우리 법원은 모 판사의 재임용 탈락을 두고 커다란 홍역을 겪었다”며 “일선 판사 한명의 재임용에 대해 유독 엄격한 잣대와 기준을 들이대던 대법원이 현재 상황에서 어찌하여 그 자체로 정의라고 불리는 대법관의 임명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가카 빅엿' 발언을 한 서기호 전 판사가 재임용에서 탈락한 전례를 상기시키며 대법원을 힐난했다. 

그는 “이번 사태의 해결을 더 이상 국회에서의 정략적 타협이나 후보자 개인의 자진사퇴에 맡겨둘 수는 없다”며 ▲김병화 후보자에 대한 임명제청 철회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심사절차 강화 ▲대법관의 인적구성 다양화를 대법원에 공식 건의했다.

엄수아 기자

2012년 6월 19일 화요일

"'학림사건' 판사 황우여, 공개사과해야"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6-17일자 기사 '"'학림사건' 판사 황우여, 공개사과해야"'를 퍼왔습니다.
공안사건 31년만에 무죄판결…SNS "독재정부 부역들 정계 떠나야"

▲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및 부의장 후보자 선출을 위한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강창희(대전 중구) 의원이 황우여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12.6.1/뉴스1

전두환 정권의 대표적 공안사건인 이른바 '학림사건'이 지난 15일 31년만에 무죄확정 판결났다. 이에 민주통합당(민주당)에서 당시 판사였던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를 겨냥해 칼을 뽑아들었다.
민주당은 17일 논평을 통해 "이른바 '쪽지재판'이 30여년이 지난 뒤, 비로소 바로잡혔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의와 법치주의가 살아있다는 것으로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 "하지만 당시 학림사건의 담당판사였던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이번 판결에 대해 아직까지 아무런 반응이 없다"면서 공개사과를 촉구했다.
그는 "군사정권의 시녀노릇을 했던 것에 진심으로 용서를 빌고,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은 분들께 사과해야만 우리 사회가 용서와 화해의 큰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새누리당 대표는 전두환 군사독재시절 판사였고, 강창희 국회의장은 하나회 출신이며, 유력한 대선후보는 박정희 군사정권시절 퍼스트레이디였던 분"이라면서 현 새누리당 전체가 문제 집단이라고 강조했다.
'학림사건'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신군부세력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학생을 반국가단체 조직범으로 몰아 처벌한 사건으로 당시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 민주당 민병두 의원, 최경환 김대중평화센터 공보실장, 최규엽 새세상 연구소장, 엄주웅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상임위원 등 26명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고, 법원은 25명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당시 이들은 1981년 민주운동과 노동3권 보장, 최저임금제 도입 등을 외치며 전국민주학생연맹(전민학련)과 전국민주노동자연맹(전민노련)을 결성해 활동하다가 치안본부 대공분실로 끌려가  한 달가량 불법감금 후 고문을 당했고, 거짓자백을 강요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지난 15일 반국가단체를 조직한 혐의 등으로 7년4개월간 복역한 이 전 장관 등 24명에 대해 재심사건 상고심에서 무죄 및 면소 판결을 내렸다.
이를 본 트위터 여론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우여 우여! 31년만에 무죄판결된 '학림'사건에 대해 말해보라. 전두환의 더러운 시대를 대표적인 공안과 정치판사로 전두환의 비위를 맞추던 그 철판 깔린 양심으로 이제는 박근혜를 보위하는가? 우여 우여! 말해보라. 살인정권에 부역했던 추악한 과거를(레인메이커, @mettayoon)
이태복 전 장관(학림사건피해자): 최후 진술 당시 최저임금제와 8시간 노동을 주장했더니 판사가 '당신은 공산주의자다, 말을 하지 말라'고 하더라. 그래서 고무신 집어던졌다. 그런데 당시 부장판사가 나중에 대법원장까지 되는 걸 보고 참 안타까웠다(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sisajk)
전두환 독재의 악랄한 고문 조작사건인 '학림' 사건의 세 주역은 고문 이근안, 검사 안강민, 판사 황우여. 고문 조작사건을 유죄판결해서 전두환 독재에 부역한 새누리당 대표 황우여는 국민 앞에 사죄하고 정계를 떠나라!(홍**, @ecor***)
일부 트위터리안들은 전 전 대통령이 실형을 받았는데도 2천억원의 추징금을 내지 않는 것과 함께 군부독재시절 실세였던 인물들이 잘 사는 것을 두고 '거꾸로 가는 세상'이라고 표현했으며, 일각에선 사법부를 두고  '정치검찰'이라 부르면서 사법개혁의 필요성을 다시금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최근 명부 유출과 경선룰 갈등에 이어 지도부의 과거전력이 드러남에 따라 대선을 앞두고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고 분석하는 여론도 있다.

김경환 기자  |  1986kkh@pressbyple.com

'학림사건' 31년만의 무죄, 공포의 기억들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6-18일자 기사 ''학림사건' 31년만의 무죄, 공포의 기억들'을 퍼왔습니다.
황우여 등 당시 판사들 사죄 한마디라도

※ 이 글을 보내온 최경환씨는 김대중 대통령을 보좌한 마지막 비서관이었으며, 지금은 김대중평화센터 공보실장으로 있다. 1981년 성균관대학 3학년 재학 당시 ‘학림사건’에 연루돼 43일 동안 대공분실에 불법구금돼 조사를 받았으며, 이 사건으로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했다. 이 사건이 있은 지 31년이 지난, 2012년 6월14일 대법원은 ‘학림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 1980년 광주학살을 통해 집권한 전두환 정권은 국민의 저항이 언제 일어날지 두려워했다.

29년만의 ‘최후진술’
2009년 6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원회)는 전두환 시절의 대표적인 공안사건 중 하나인 1981년 ‘학림사건’을 ‘인권침해 사건’으로 규정하고 재심, 즉 다시 재판할 것을 사법부에 권고했다. 불법구금과 고문, 가혹행위 등에 대해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화해를 이루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고등법원은 재심 재판을 시작했다.
2010년 12월 우리 사건 관계자 25명은 모두 재판정에 다시 출두했다. 우리는 다시 ‘피고인’ 신분이 되었다. 29년전 법정에서 함께 앉아 재판을 받는 풍경이 다시 연출되었다. 재판장은 우리에게 모두 한마디씩 하게 했다. 29년만의 ‘최후진술’이었다. 우리들은 전민학련, 전민노련 활동은 전두환 군사정권에 항거한 민주화 운동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당시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있었던 불법감금과 고문, 구타 등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다시한번 상기시켰다. 내 기회가 왔다. 나는 재판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때 재판부가 우리 사건을 양심에 따라 바르게 재판을 했다면 5년후인 1986년 김근태 민청련 의장에 대한 살인적인 고문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6년후인 1987년 서울대 학생 박종철군이 고문으로 그곳에서 죽지 않았을 것이다. 재판부의 용기있는 판결을 기대한다.”
나는 남영동 대공분실의 고문과 불법감금행위를 재판부가 묵인함으로써 그 뒤 많은 사람들이 같은 장소에서 고문의 피해를 보았다는 점을 상기시킨 것이다.
재심 무죄판결, 재판부의 사과, 그러나 검찰의 상고
며칠후 우리는 다시 법정에 모였다. 재판부는 우리의 범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일부 집회시위법에 대해서는 해당 법률 조항이 폐지되었다는 이유로 면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른바 ‘전민학련, 전민노련’, 즉 ‘학림’ 사건의 본질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이 사건은 12.12군사반란과 계엄령 및 5.18광주민주화운동의 무력진압을 통하여 집권한 내란주동자 전두환 등 이른바 신군부세력이 자신들의 권력기반의 안정을 기하고 국민들의 저항의지를 꺾으려고 하던 중, 국가보안법을 악용하여 민주화운동세력인 피고인들의 의한 정당한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을 불법강제연행, 장기간의 불법구금, 고문, 협박 등의 불법적인 수단을 사용함으로써 반국가단체로 조작하고, 피고인들을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으로서 반국가단체 구성원과 회합하거나 북한에 찬양, 고문, 동조하는 좌익용공세력으로 둔갑시킨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문 끝을 다음과 같이 맺었다.

“우리 재판부는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 국가가 범한 과오에 대하여, 그리고 피고인들의 작은 신음에도 귀 기울여야 할 책무를 다하지 못한 과거 재판부의 과오에 대하여 용서를 구한다.”
참으로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재판부가 과거 재판부의 잘못을 사과하고 용서를 구한 것이었다. 언론은 재판부의 반성에 대해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재판장은 안영진 판사였고, 오상용 판사와 신종오 판사가 배석했다. 우리는 진실을 밝혀내고 자신의 과오를 사과한 재판부에 감사를 드렸다.
검찰의 변명, “우리는 고문하지 않았다”
그러나 검찰은 선배 검사들의 잘못을 쉽게 인정하려고 하지 않았다. 검찰은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했다. 검찰은 당시 고문, 폭력행위는 경찰, 즉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한 것이지, 검찰 조서 작성과정에서는 고문이 없었기 때문에 피고인들의 진술은 유효하다고 상고이유를 주장했다. 여기에 맞서 우리도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했다.
고등법원 판결이 있은 후 1년 6개월이 지난 2012년 6월 14일 오후 우리 동료들은 서초동 대법원 1호 법정에 다시 모였다. 대법원의 최종판결을 받기 위해서였다. 판사는 판결문을 읽어내려갔다.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우리가 이긴 것이다. 대법원이 검찰의 상고를 기각함으로써 이른바 ‘학림사건’에 대한 무죄가 최종 확정된 순간이었다. 대법원은 검찰의 상고를 기각한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단했다.
“...피고인이 검사 이전의 수사기관에서 고문 등 가혹행위로 인하여 임의성 없는 자백을 하고 그후 검사의 조사단계에서도 임의성 없는 심리상태가 계속되어 동일한 내용의 자백을 하였다면 검사의 조사단계에서 고문 등 자백의 강요행위가 없었다고 하여도 검사 앞에서의 자백도 임의성 없는 자백이라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은 올바른 판단을 했다. 검찰이 꾸민 조서는 이미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과 폭력 속에서 작성된 것과 다를 게 하나도 없었다. 검찰 조서 작성과정은 대공분실에서 작성한 조서를 확인하는 과정에 불과했다. 당시 검찰이 남영동에서 있었던 고문과 폭력을 모를 리도 없었을 것이다. 후배 검사들은 어떻게든지 선배 검사들이 고문이나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것을 기록에 남겨두려고 했다.
남영동 대공분실

▲ 남영동 대공분실(현 경찰청 인권보호센터). ⓒ News1
1981년 6월 21일 새벽 서울 종로구 행촌동에 있는 내 자취방에 건장한 체격의 형사들이 들이닥쳤다. 나는 당시 성균관대학 사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학생으로 서대문구치소 맞은편 언덕 산동네에 조그만 방을 얻어 자취생활을 하고 있었다. 3-4명의 형사들은 잠을 자고 있는 방 안까지 들어와 나를 깨웠다.
형사들은 소리없이 내 방까지 들어왔다. 나는 깜짝 놀랐다. 형사들은 내 손을 뒤로 꺾고 머리를 눌렀다. 양팔을 붙잡힌 채 자취방에서 끌려나왔다. 손에는 수갑이 채워졌다. 형사들은 자취방에 있는 책과 노트를 모조리 챙겼다. 새벽잠에서 깨어난 주인 집 식구들은 놀라 눈이 휘둥그레 형사들에게 끌려가는 나를 쳐다봤다. 형사들은 나에게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집에서 끌려나온 나는 독립문 사거리에 있는 파출소로 끌려 들어갔다. 형사들은 어딘가에 전화를 걸어 나의 연행 사실을 보고했다. 그리고 바로 준비한 검정색 승용차에 나를 태웠다. 얼굴을 옷가지로 덮었다. 
‘왜 그러느냐?. 어디로 가느냐?’
나는 소용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항의를 했다.
‘가만히 있어!’
형사들은 나의 머리를 눌렀다. 공포가 밀려왔다.
차가 어딘가에 멈췄다. 차에서 내려 계속 얼굴을 가린 채 어딘가로 끌려갔다. 형사들은 나의 양팔을 붙들고 있었다. 얼굴에 덮어 씌운 것을 치우자 2평 남짓한 방안이었다. 방음벽으로 된 방이었다. 어떤 기관의 조사실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방 한 켠 입구쪽으로 조사용 철제 책상과 의자가 놓여 있고, 벽쪽으로 침대가 있고, 안쪽에는 욕탕과 변기가 있었다.
나는 이곳이 말로만 듣던 ‘남산’이 아닌가 생각했다.(‘남산’은 박정희 시절의 중앙정보부, 전두환 시절의 국가안전기획부가 위치한 곳으로 서울 남산에 있다고 해서 그렇게 불렀다. 그곳은 민주인사들을 잡아가 고문하는 곳으로 악명이 높은 곳이었다.) 안쪽 벽에는 세로로 된 조그만 긴 창문이 나 있었지만 밖을 내다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날 아침을 전후로 하여 ‘전민학련’ 사건(‘학림사건’)으로 알려진 조직의 관계자들이 대부분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로 연행됐다.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은 훗날, 그러니까 1986년 ‘고문기술자’ 이근안에 의해 김근태 민청련 의장이 물고문, 전기고문 등 살인적 고문을 당했고, 1987년 서울대 학생 박종철군이 물고문을 당해 죽은 곳이었다. 내가 연행된 이후 5, 6년후의 일이다.
“휴전선에서 총으로 쏴 죽이고 월북하는 놈 사살했다 하면 그만”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빨갱이 새끼!’ ‘이 놈’ ‘개새끼’ 등 갖은 욕설을 들으며 몽둥이 찜질과 발길질 세례를 당했다. 몽둥이도 그냥 몽둥이가 아니었다. 어른 팔뚝만한 두께의 몽둥이로 몸을 사정없이 때렸다. 그들은 모두 군화를 신고 있었는데 3-4명이 둘러서서 무릎을 꿇고 있는 나를 사정없이 밟고 찼다.

▲ 1981년 새 학기부터 서울지역 여러 대학에서 학생들의 시위가 격화되자 전두환 정권은 국면을 전환시킬 구실을 찾고 있었다.
아무런 설명도 없었다. 죽일 기세였다. 순간 나는 ‘이렇게 죽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나는 ‘살려달라’고 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욕설을 해대며 때리기만 했다. 그러다가 취조가 시작됐다. 주로 이선근 등 ‘전민학련’의 선배들 이름을 말하며 아느냐고 물었다. 나는 처음에는 ‘모른다’고 했다. 그러자 또 몽둥이 찜질이 시작됐다.
평생에 그렇게 맞아본 적이 없었다. 그러면서 옆방에 다 와 있다고 했다. 나는 그때서야 이미 선배들이 모두 연행됐다는 것을 알았다. 몽둥이찜질과 구타는 조사받는 동안 계속됐다. 나는 함께 연행된 이태복, 이선근 등 선배들이 ‘고문기술자’ 이근안에 의해 물고문, 전기고문 등 갖은 고문을 당했다는 사실을 훗날 재판과정에서야 알았다.
나는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30여일, 옥인동 대공분실에서 10여일간 연행되어 있었다. 물론 불법상태였다. 연행될 때는 물론 대공분실에 조사할 때도 나에게 구속영장을 제시하지도 않았고, 임의연행과 장기 불법구금에 대해 한마디 양해의 말도 하지 않았다. 6월 21일에 연행되고 8월 3일 정식으로 구속영장이 발부되어 종로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될 때까지 43일간은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는 불법구금이었다.
당국은 연행 사실을 가족에게도 알려주지 않았다. 그때 가족들은 방학을 앞두고 내가 갑자기 실종되자 어딘가에 끌려가 죽은 줄로만 알았다고 한다. 내가 연행된 때는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1년이 지난 때였다. 광주에 살며 광주사태를 직접 경험한 부모님은 더욱 그렇게 생각했다. 캠퍼스에서도 어떤 기관에 끌려간 것 같다는 소문만 돌았다고 한다. 종로경찰서에서도, 서대문 서울구치소에 이감된 후에도 몇달간 가족면회마저 금지되었다. 모두가 불법이었다. 검찰 조사가 끝나고 재판이 시작되면서 처음으로 서대문 서울구치소로 면회온 어머니는 죽은 자식을 보는 것 같아 두려운 마음에 얼마간 면회실을 들어오지 못했다.
남영동과 옥인동 대공분실에서 43일 동안 오른손 가운데손가락에 굳은살이 생길 정도로 지겹도록 조서를 꾸몄다. 조서는 나는 사회주의자고, 전민학련이라는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이 되어 북한을 찬양 고무하는 활동을 했고, 81년 봄 성균관대학에서 일어난 모든 시위를 배후에서 조종한 것으로 꾸며졌다. 그 과정에서 조사관은 “너 사회민주주의 좋아하잖아. 사회민주주의자라고 써!”라고 하더니 며칠후에 와서는 “‘민주’는 빼고 사회주의자라 하자”고 하며 조서를 다시 쓰게 했다. 그리고 “너희 놈들은 휴전선에 풀어놓고 총으로 쏴죽이고 월북하던 놈 사살했다 하면 그만이다”라며 공갈과 협박을 일삼았다.
공포 속에서 조서 꾸미기
조서 쓰기는 밤낮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다른 방에서 조사받고 있는 선배나 동료들과 조서 내용이 틀리다며 또 몽둥이 찜질을 당해야 했다.  담당 조사관은 2명이었다. 교대로 근무하며 함께 생활을 같이했다. 조사관은 밤에도 침대 시트를 내려놓고 옆에서 같이 잠을 잤다. 24시간 철저히 감시 속에서 살았다. 식사는 끼니가 되면 식판에 담겨 들어왔다.
조서는 철저히 꾸며졌다. 내가 대학에 입학해 활동한 성균관대학교 도산연구회에서의 세미나, 엠티 등 서클 활동은 모두 반국가단체 활동을 위한 의식화 교양과 조직화 사업이 되었다. 내가 읽은 각종 책들은 모두 의식화 교양 서적이 됐다. 그 목록에는 (한완상), (E.H. 카), (조용범), (최종식), (송건호), (에릭 프롬) 등의 책도 포함되어 있었다.
나는 대학 2학년 겨울 무렵 선배들의 소개로 알게 된 동국대학교의 이종구, 성신여대의 이연미와 ‘민주학우회’라는 이름의 학생모임을 만들었다. 세 사람의 모임은 경기도 대성리 민박집이나 서울 시내의 음식점에서 이루어졌다. 이렇게 겨우 세 사람이 모이는 ‘민주학우회’ 모임은 ‘현저히 사회를 불안하게 할 목적’을 가진 신고하지 않은 불법집회가 되었다.
그리고 1981년 1학기에 성균관대에서 있었던 2~3 차례의 ‘전두환 타도’ ‘광주학살 진상규명’을 주장한 학생시위를 ‘민주학우회’가 사전에 음모하고 내가 배후에서 조종한 것으로 꾸며졌다. 당시 학생 시위는 1년전 광주에서 있었던 ‘광주민주화운동’을 무고한 시민들을 학살하고 집권한 전두환 정권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의식 있는 학생들의 결단에 의한 것이었다.

▲ '학림사건'을 다룬 신문기사. 대학 내 비밀조직이 침투해 배후 조종한다는 내용.
학림사건은 전두환 정권의 조작
밥을 먹은 후 식판을 내놓으며 조사실 밖 복도를 내다볼 때가 있었다. 중앙 복도 양쪽으로 조사실이 연이어 있었다. 내 방 앞방에는 여자 선배 한 분이 조사를 받고 있었다. 어느날  담당 조사관과 또 다른 조사관이 키득키득 웃고 좋아했다. 조사관들은 여자 선배에게 목욕하라고 방을 비워주었다. 그리고 밖에서 훔쳐본 것이다. 모든 조사실 방에는 밖에서 안을 볼 수 있는 렌즈가 달려 있었다. 아파트 안에서 밖 복도를 볼 수 있도록 한 자그마한 렌즈를 밖에서 안을 감시하도록 거꾸로 달아놓은 것이다. 파렴치한들이었다. 인권유린이었다. 나는 그것을 보면서도 공포에 질리고 무기력에 쌓여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 선배를 생각하면 항상 미안하고 죄스럽다.
남영동 조사를 받은 지 30여일이 지난 7월 하순경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소식이 들렸다. 옮겨진 곳은 종로구 옥인동에 있는 또 다른 대공분실이었다. 조사실은 남영동과 마찬가지로 방음벽 처리가 돼 있었고 4-5평 정도로 컸다. 그곳에서 그 방대한 조서를 다시 썼다.
1980년 광주학살을 통해 집권한 전두환 정권은 국민의 저항이 언제 일어날지 두려워했다. 1981년 새 학기부터 서울지역 여러 대학에서 학생들의 시위가 격화되자 전두환 정권은 국면을 전환시킬 구실을 찾고 있었다. 여기에 전민학련과 전민노련을 이용한 것이다. 당시 전두환 정권과 수사당국은 전민학련을 반국가단체로 크게 선전해 학생들의 반정부 시위를 국민들로부터 떼어놓을 계산을 하고 있었다. ‘학림사건’은 전두환 정권의 조작이었다. 학생들과 노동자들의 민주화운동을 반국가단체 활동으로 조작한 것이다.
그러나 학생, 노동자 등 관계자들의 숫자가 많아지자 정권은 부담을 느꼈다. 수사당국은 기소와 사건 발표에 앞서, 급히 재학중인 대학생들의 조서를 전부 국가보안법 위반에서 집회시위법 위반으로 다시 작성하게 했다. 그래서 우리는 옥인동 대공분실로 옮겨 조서를 다시 꾸며야 했다. 그렇게 해서 그때 잡혀간 선배 그룹들은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구성원이 되고, 나를 포함한 후배 그룹들은 계엄법 위반과 집회시위법 위반이 적용됐다. 이렇게 조서는 자신들 입맛대로 꾸며졌다.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30여일 넘게 장기간 불법 구금 상태에서 조사를 받고 구속은 되지 않고 석방된 동료, 선배후들도 많았다. 또 연행대상이었지만 끝까지 피신을 하거나 피신중 시위를 주도해 감옥에 들어간 선후배, 동료들도 많았다. 앞에 말한 ‘민주학우회’의 동국대 이종구는 함께 구속되었지만, 성신여대 이연미는 대공분실 조사를 마치고 석방돼 학교에서 유기정학 처분을 받아야 했다. ‘전민노련’ 쪽에서도 많은 노동자들이 조사를 받거나 수배를 받았다.
황우여 등 당시 판사들, 사죄의 한마디라도 있었으면…
1981년 8월 3일 정식 구속돼 종로경찰서에 수감되었다. 이어 서대문 서울구치소로 이감돼 재판을 받았다. 1심에서는 징역 3년 구형에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심리후 1982년 5월 22일 징역 1년 6개월이 확정되었다. 판결문에는 ‘전두환 타도’ ‘광주항쟁 만세’ 등의 시위를 주관하고 전국민족민주학생연맹과 관련한 조직활동에 참여하는 등 민주화 시위를 음모, 주도하고 참여하였다고 적고 있다. 그해 8월 25일에는 성균관대학에서 '징계 제적'되었다.
당시 검사는 안강민, 임휘윤, 김경한, 박순용이었고, 1심 재판장은 허정훈 판사였고, 이영애 판사, 장용국 판사가 배석했다. 2심 재판장은 최종영 판사였고, 이강국 판사와 황우여 판사가 배석했다. 최종영 판사는 대법원장을 지냈고, 이강국 판사는 지금 헌법재판소장이다. 황우여 판사는 지금 새누리당 대표를 맡고 있다. 후배들인 재심 판사들은 “책무를 다하지 못한 과거 재판부의 과오에 대하여 용서를 구한다”고 사죄했다. 그러나 당시 판사를 지낸 분들은 아무 말이 없다.
당시 재판을 우리는 ‘쪽지재판’이라 불렀다. 어디선가 재판부에 전달되는 쪽지를 보고 형량을 정하고 판결을 내린 것이었다.'청부재판'이었다. 재판부는 우리 피고인들의 주장을 철저히 무시했다. 인권변호사 이돈명 변호사, 황인철 변호사 등 변호인들은 우리들의 순수한 민주화 열정, 수사과정의 고문과 불법행위를 용기 있게 지적했지만 재판부는 전혀 귀 기울이지 않았다. 선고 재판 때 판사들은 법정의 피고인들과 눈도 맞추지 못했다. 방청석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고개를 숙이며 검찰이 작성한 공소장과 아무런 차이도 없는 판결문을 황급히 읽어내려가기에 바빴다. 지금도 그때 판사들의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런 판사들이 지금 과거의 잘못에 대해서 한마디 말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 씁쓸하다. 그들은 “군사정권 아래서 어쩔 수 없었다. 우리도 피해자다”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들은 군사정권의 편에 서 있었고, 가해자를 도운 것만은 분명하다. 진정한 화해를 위해서는 진실의 규명뿐 아니라 그들의 반성과 사죄가 있어야 한다.

최경환 (김대중평화센터 공보실장)  |  beyondi@hanmail.net

2012년 3월 3일 토요일

[사설] ‘양심선언’ 검사는 옷 벗고, ‘청탁전화’ 판사는 숨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3-02일자 사설 '[사설] ‘양심선언’ 검사는 옷 벗고, ‘청탁전화’ 판사는 숨나'를 퍼왔습니다.
나경원 전 한나라당 의원의 남편인 김재호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한테서 기소청탁을 받은 당사자로 알려진 박은정 인천지검 부천지청 검사가 어제 사의를 표명했다. 법무부는 일단 사표를 반려했으나 돌아가는 상황이 참으로 기묘하다. 진실을 추구한 검사는 옷을 벗어야 하는 지경에 이르고, 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판사는 보호벽 속에 숨어 있으니 본말이 뒤집혀도 한참 뒤집혔다. 더구나 박 검사가 청탁전화 사실을 진술한 내용이 녹취돼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으니 검찰과 법원 모두 더이상 침묵만 지키고 있어선 안 된다.
엊그제 나 전 의원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당시 남편이 기소에서 재판 때까지 미국 유학 중이었고, 네티즌 주장이 허위임이 분명해 굳이 검사에게 기소를 청탁할 필요가 없었다는 등 5가지 이유를 들어 청탁 주장을 부인했다. 그러나 남편이 박 검사에게 전화한 것은 사실이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한 채 “청탁한 적은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검찰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얘기와 나 전 의원 쪽이 비공식적으로 설명하는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김 부장판사가 박 검사에게 전화를 건 것은 사실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는 고소장이 접수돼 수사가 진행되던 2005년부터 이듬해 2월까지 한국에 있었다. 또 “봉화 피워 소통하냐? 지금이 조선시대냐?”라는 트위터 사용자의 지적처럼 미국 유학 갔다고 전화를 못 하는 건 아니다. 박 검사가 공식 확인은 않고 있으나 검찰 주변에서도 통화는 기정사실로 간주하는 분위기다.
판사가 부인 사건으로 검사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타인의 분쟁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한 법관윤리강령 위반에 해당한다. 그러나 서기호 전 판사의 말처럼 판사가 연수원 기수가 낮은 검사에게 전화를 했다면, 그런 행위 자체가 압력이 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같은 관할에 속한 판사와 검사 사이일 경우 단순한 윤리강령 위반 수준을 넘을 수도 있다. 검찰 주변에서는 이미 박 검사가 ‘압력’에 가까운 것으로 진술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검찰과 법원은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검찰은 사안의 본질인 청탁이나 압력 여부보다 에 박 검사 얘기가 흘러나간 경위를 캐는 데 더 골몰하는 모양새다. 법원 역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묵묵부답이다. 그러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는 법이고, 이미 그런 시점도 지났다. 특히 그렇게 판사의 품위를 강조하던 대법원의 침묵은 이해하기 힘들다.

[사설]사표 낼 사람은 박은정 검사가 아니라 김재호 판사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203-02일자 사설 '[사설]사표 낼 사람은 박은정 검사가 아니라 김재호 판사다'를 퍼왔습니다.
나경원 전 새누리당 의원 남편인 김재호 판사에게서 ‘기소 청탁’을 받았다고 밝힌 박은정 검사가 어제 사직서를 제출했다. 대검찰청은 이를 반려키로 했다는데 당연한 일이다. 박 검사는 지난해 제정된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른 공직자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했다. 이 법 제7조는 ‘공직자는 그 직무를 하면서 공익침해행위를 알게 된 때에는 이를 조사기관, 수사기관 또는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 검사가 판사의 청탁을 받고도 검찰에서 진술하지 않았다면 그것이야말로 위법이다.

옳은 일을 한 사람은 사표를 쓰는데, 정작 사표 내야 할 이는 침묵하고 있다. 김재호 판사는 2006년 1월 박 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나 전 의원 비판 글을 블로그에 올린 김모씨에 대한 고발사건 기록을 조속히 검토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법연수원 8년 선배인 판사가 본인의 아내와 관련된 사건 처리를 재촉한다면 청탁을 넘어 압력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김 판사의 행동은 ‘법관은 타인의 법적 분쟁에 관여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한 법관윤리강령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기도 하다. 법학자이자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인 이상돈 중앙대 교수는 “기소 청탁이 사실이라면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개입의혹보다 더 심각한 사태”라고 말했다. 김 판사는 법조인으로서 최소한의 양식이 있다면 진실을 고백하고 법원을 떠나야 한다. 의혹을 받는 사람은 본인인데 비겁하게 아내 뒤에 숨어 자리를 보전할 속셈인가. 만약 아내의 정치적 재기가 물건너갈까 걱정돼 입을 닫고 있는 것이라면 더 우습다. 부부 사이에선 감동적 순애보일지 모르겠으나, 지켜보는 국민들에겐 민망한 풍경일 뿐이다.

대법원도 이해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판사들이 대통령 비판 패러디물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을 때는 야단법석이더니 훨씬 더 심각한 이번 사건에는 왜 오불관언인가. 새누리당 공천과 총선이 끝날 때까지 진상 규명을 미룰 생각인가. 아니면 신영철 대법관 파동 때처럼 시간이 흐르면 결국 유야무야될 테니 버티고 보자는 것인가. 양승태 대법원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국민은 법관이야말로 우리 사회에서 가장 지혜롭고 공정한 사람으로서 충분한 품위와 자질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이런 국민의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하거나 기대를 저버린다면 법원과 재판에 대한 신뢰가 싹틀 수 없다”고 말했다. 양 대법원장은 김재호 판사가 이러한 법관의 자격에 부합하는 인물인지 대답해야 한다.

2012년 3월 2일 금요일

'기소청탁' 양심선언 박은정 검사가 위험하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3-01일자 기사 ''기소청탁' 양심선언 박은정 검사가 위험하다'를 퍼왔습니다.
검찰, 박 검사 징계수순 밟을 듯..백혜련 "정의감 있고 똑 부러지게 수사하는 분"



ⓒSBS캡쳐/민중의소리 박은정 인천지검 부천지청 수석검사, 지난해 검찰을 떠나 민주당에 입당한 백혜련 전 대구지검 수석검사(민주통합당 안산 예비후보)

어떤 언론도 인천지검 부천지청 박은정 검사와 접촉할 수 없었다. 박은정 검사는 29일 정상적으로 출근했으나 모든 언론과의 접촉을 피했다. 부천지청은 박 검사를 취재하려는 기자들의 출입도 막았다. 박은정 검사는 지난 2005년 서울 서부지검 근무 당시 나경원 전 의원의 남편인 김재호 서울 동부지방법원 부장판사가 지난 기소를 청탁했다고 양심선언을 했다. 28일 '나는 꼼수다'가 공개한 내용이었다. 

이는 앞서 지난해 10월 '나는 꼼수다'의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폭로한 내용의 연장선상이었다. 지난 2004년 네티즌 김모 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나경원 전 의원이 그해 6월 신라호텔에서 열린 일본 자위대 창설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려 했다는 언론 보도 내용와 인터넷 게시물을 올리자 나경원 전 의원의 보좌관이 김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고, '감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검찰이 기소하지 않자 나 전 의원의 남편이 검사에게 김 씨의 기소를 청탁했다는 것이었다. 

서부지방법원 판사였던 김재호 판사가 기소청탁을 한 인물이 바로 박은정 당시 서부지검 검사였다는 게 이번에 공개된 '나는 꼼수다'의 주장이다. 

부천지청은 물론 대검찰청도 박 검사의 양심선언 내용을 함구하고 있는 가운데 검찰 관계자는 1일자 경향신문에 "박은정 검사가 최근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에 출석해 ‘서울서부지검에 근무하던 2005년 김재호 판사 측으로부터 기소청탁을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확인했다. 

양심선언을 한 박은정 검사는 현재 검찰 내에서 심한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29일 박 검사에 대한 조사 보도가 나가자 이를 극구 부인했다. 경찰은 나경원 전 의원 측이 기소청탁 의혹을 폭로한 주진우 시사인 기자를 고발한 사건을 수사중이다. 

검찰 쪽에서는 박은정 검사에 대해 직무상 취득한 사실을 발설한 혐의로 감찰에 착수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박 검사와 사법연수원(29기) 동기이자 초임 검사 시절 수원지검에서 함께 근무한 사이인 백혜련 전 대구지검 수석검사는 "정의감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어준 총수는 "우리가 살려고 (박은정 검사가 양심고백해) 그 검사를 죽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사실은 그 검사에게 증언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주진우 기자에 대해 경찰과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는 얘기는 오래 전부터 나온 바 있다. 이를 감지한 박은정 검사가 직접 나서 '사실'을 알렸다는 것이다. 


ⓒ뉴시스 나경원 전 의원과 남편 김재호 판사

지난해 검찰을 나와 민주통합당에 입당한 뒤 4.11총선에서 안산갑 후보로 공천된 백혜련 전 검사는 '나는 꼼수다' 방송이 공개된 직후 '박은정 검사'가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를 차지하면서 화제가 되자 자신의 트위터에 "용기있는 고백에 박수를 보냅니다. 저희 (민주당 MB정권 비리 진상규명) 특위 차원에서라도 최선을 다해 박은정 검사를 지키겠습니다. 은정아 힘내"라는 글을 남긴 바 있다. 

백혜련 전 검사는 29일 '민중의소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응원 메세지를 남기게 된 배경에 대해 박은정 검사를 지켜주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백혜련 전 검사는 연수원.수원지검 근무 이후에도 박은정 검사와 친분을 유지해 왔다고 한다. 

지난해 12월에 마지막으로 전화통화를 했다는 백혜련 전 검사는 기소청탁 양심선언이 알려진 이후 박은정 검사와 통화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백혜련 전 검사는 "박은정 검사는 정의감이 있고 수사도 똑부러지게 하시는 분"이라고 말했다. 박 검사가 기소청탁 사실을 털어놓은 뒤 마음고생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친구에 대한 걱정섞인 목소리도 섞여 있었다. 백 전 검사는 1일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도 다른 분을 통해서 전해들었다며 "사건이 확대 재생산되는 것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원치 않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알려진 대로 임관 이후 지난 12년간 아동.여성.청소년 범죄 분야에서 박 검사의 수사는 검찰 스스로 인정할 정도로 명성이 높다. 보건복지부, 국가청소년위원회 파견 검사로 활동한 것도 이때문이었다. 

일각에서는 박은정 검사가 이번 양심선언으로 다른 검사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하거나, 김어준 총수의 말처럼 "조직의 배신자로 낙인 찍혀 사실상 검사생활 끝났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뉴시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이에 대해 백혜련 전 검사는 "그것은 꼭 그런 것은 아니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마음을 놓지 못하는 목소리였다. "당장 어떤 조직으로부터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은 그렇게 크지 않다"며 "검사 생활을 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이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재호 판사의 경우처럼 판사가 검사에게 기소를 청탁 내지는 부탁하는 일이 가능하느냐는 물음에는 "흔치는 않지만 있기는 있다"며 "압력성이라기 보다는 지인을 통해서 '잘 검토해 달라' 정도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은정 검사의 양심선언이 알려지자 트위터에서는 '박은정 검사를 지키자'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공지영 작가는 29일 자신의 트위터에 "박은정 검사에게 배신의 '배'자라도 쓴다면 검찰조직을 자타가 조폭이라고 인정하는 것"이라며 "그들은 우리가 낸 세금으로 월급 받는 이들이니 국민의 이익에 철저하게 복무해야하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진짜 배신자가 누군지 명확해진다"고 말했다. 

대검 감찰본부는 금명간 소속 검사를 보내 박은정 검사에게 '나는 꼼수다' 측에 수사정보를 유출했는지를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검사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사법처리될 가능성은 낮지만 검사윤리강령에 따라 징계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정의감이 있고 수사도 똑부러지게" 했던 박은정 검사가 위험하다.

2012년 3월 1일 목요일

백혜련 “박은정은 정의로운 검사, 양심발언 했을 것”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2-03-01일자 기사 ' 백혜련 “박은정은 정의로운 검사, 양심발언 했을 것”'을 퍼왔습니다.
“가족 얽힌 사건에 판사들이 청탁해 검사들 압력 느껴”…나경원·김재호는 ‘침묵’

‘정치 검찰’의 행태를 비판하고 최근 검찰을 떠난 백혜련 변호사는 동기인 박은정 검사에 대해 “박 검사의 평소 성향으로 봤을 때는 굉장히 양심적이고 정의로운 검사”라며 “사건이 만약 그렇게 진행이 됐다면 자기가 충분히 그런 양심적인 발언을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백혜련 변호사는 1일 CBS 에 출연해 김재호 판사가 부인인 나경원 전 새누리당 의원 관련 사건에 ‘기소 청탁’을 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진 박 검사의 발언을 사실로 추정하는 입장을 밝혔다.백혜련 변호사는 “개인적으로는 얘기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그것이 무슨 나꼼수 측과의 어떤 논의 하에 된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있다)”며 박 검사가 누군가에게 김 판사의 ‘기소 청탁’ 사실을 얘기한 것이 쪽에 전해진 것으로 추정했다.
백 변호사는 그동안 판사들이 자신의 가족이나 친인척이 얽혀 있는 사건에 청탁하는 일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청탁의 개념으로 일단 ‘기소 청탁’과 ‘청탁’을 조금 구별하고 싶다”면서 “일반적으로 판사들 같은 경우, 가족이나 친인척이 얽혀 있는 사건일 경우에 가끔 청탁이 들어오는 경우는 있다”고 말했다.

▲ 백혜련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검찰 수사의 불공정성을 지적하는 글을 남기고 검찰을 떠났다. 민주통합당은 지난달 28일 안산단원갑에 백혜련 전 대구지검 수석검사를 후보로 공천하기로 결정했다. ⓒ노컷뉴스

백 변호사는 “보통 담당검사한테 판사가 직접 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자기가 아는 검사의 연수원 동기를 통하거나 공판검사를 통해서 들어오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직접적으로 기소를 해 달라’ 이런 구체적인 내용을 가지고 청탁을 하는 경우는 아주 드문 경우”라고 덧붙였다.
백 변호사는 ‘판사가 검사에게 직접 기소를 부탁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검사 입장에서는 심리적으로 얼마나 부담인지’ 묻는 질문에 “개인적으로는 좀 차이가 있다”면서도 “판사가 자기보다도 연수원 기수가 위에 있고, 직급이 부장판사급, 법원장급이든 높은 분을 통해서 (기소 청탁이)들어왔을 경우는 개인적으로 많은 신경이 쓰이고 압력으로 좀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백 변호사는 “나경원 전 의원의 남편인 김재호 부장판사가 박은정 검사보다는 연수 기수가 (위에 있어) 한마디로 윗분이기 때문에, 나경원 전 의원의 신분도 있는 부분”이 있다며 “(박 검사가)어느 정도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이렇게 생각은 된다”고 말했다.
백 변호사는 ‘기소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박 검사가 외부와 일체 접촉을 끊은 것에 대해 “(박 검사가)굉장히 지금 당황하고 있고 좀 개인적으로는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이것이 확대 재생산되는 것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원치 않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박 검사의 입장을 직접 들은 지인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백 변호사는 “사건이 이렇게 큰 파장을 가져오리라고는 박 검사 측에서는 생각 못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조만간에 (심경에 대해)개인적으로 정리할 부분은 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나경원 새누리당 전 의원. 이치열 기자 truth710@

한편, 이번 의혹은 지난 29일 방송된 를 통해 확산됐다. 나꼼수의 진행자인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부천지검 박은정 검사(당시 서울서부시법 재직)가 최근 이 사건과 관련, 주진우 기자의 허위 사실 유포 혐의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방 검찰청 공안부에 김 판사에게 기소 청탁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어준 총수는 또 “박 검사가 검찰이 주 기자의 구속 영장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 같은 사실을 검찰에 공개한 것”이라면서 “불이익을 감수하고 검찰과 법원 조직에 반기를 든 이분의 검사 생활은 이제 끝났다고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재호 판사의 기소 청탁 의혹은 지난해 10·26 서울시장 선거 직전,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나꼼수에서 “나경원 후보의 남편 김재호 판사가 나 후보를 비방한 네티즌을 기소해달라며 관할 지검 관계자에 청탁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확산됐다.
주 기자는 “관할 법원 판사가 수사 중인 검사에게 직접 전화 걸어 기소를 운운한 것으로 이는 판사의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면서 “이 사건은 일사천리로 진행돼 대법원에서 벌금 700만원이 확정됐는데 1심과 2심은 김재호의 동료인 서부지법 판사들이 맡았다”고 주장했다.
1일 현재까지 나경원 전 의원과 김재호 판사는 언론 어느 곳에도 사실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나꼼수가 폭로한 진짜 부당거래 "박은정 검사를 지켜라!"


이글은 미디어스 2012-02-29일 기사 '나꼼수가 폭로한 진짜 부당거래 "박은정 검사를 지켜라!"'를 퍼왔습니다.
진퇴양난에 빠진 검찰, '판사 사적 복수 위해 검찰에 청탁'



“박은정 검사를 지켜주자!” “다시, 사법 개혁이다!”
‘나는 꼼수다-봉주 7회’의 폭로가 거센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29일 새벽 올라온 ‘나꼼수-봉주 7회’에서 김어준 총수는 “검찰에 나꼼수 몰살 프로젝트가 있다”며 “1단계가 정봉주 감옥 보내기, 2단계가 주진우 저격이었다”고 주장했다.
김 총수는 지난해 10.26 재보궐 선거에서 나경원 후보의 남편인 김재호 판사가 한 시민을 기소청탁했다는 사실을 환기하며 “여론이 엄청나게 자신의 아내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니까 판사인 남편이 자신의 관할에 사는 한 네티즌을 기소해달라고 검찰에게 청탁했었다. 엄청난 사건으로 부부가 공모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김 총수는 “소송 관계인인 검사에게 업무상 필요한 경우가 아닌데도 본인의 배우자 관련 사건을 청탁한 것은 법관 징계법 제2조 제1호 직무상 의무 위반”이라며 “최근 서기호 판사가 옷을 벗고 이정렬 판사가 징계를 받았는데 김재호 판사의 상황은 차원이 다른 사법 근간을 흔드는 중차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총수는 최근 공안 2부가 주진우 기자를 구속하려했다는 사실을 전하며 “(주 기자의 구속)시점을 저울질하는 단계까지 왔었고 우리끼리 어디 가서 말도 못하고 긴장하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김 총수는 “상황을 막는 방법은 딱 하나, 당시 청탁을 받은 검사가 스스로 밝혀야 했는데 그러면 공직 생활이 끝남을 알기에 우리가 살려고 다른 사람을 죽일 수는 없어 검사에게 증언하지 말라고 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주 주진우 체포 구속영영장이 떨어진다는 얘기를 들은 그 검사가 수사팀에 자신이 청탁을 받았다고 말을 해버렸다”며 검사의 실명을 부천지검 박은정 검사라고 공개했다. “검사는 우리가 미안해할까, 알려주지도 않았다”며 ‘나꼼수-봉주 7회’를 “박은정 검사에게 헌정한다. 박은정 땡큐”라고 방송을 마무리했다.
나꼼수 방송 이후 29일 내내 박은정 검사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고 있으며 ‘나경원 남편’, ‘김재호 판사’, ‘기소청탁’ 등 사건을 구성하는 관련 검색어도 상위에 올랐다. 트위터에서는 “나경원, 김재호 판사 즉각 사법처리 하라!”, “박은정 검사를 지켜주자”는 멘션이 폭발적으로 RT되고 있다. 나꼼수의 폭로는 다른 이슈와 쟁점에 치여 추진력을 잃어가던 ‘사법 개혁’ 이슈를 다시 총선 쟁점으로 부상시키고 있다.
나꼼수의 폭로로 검찰은 진퇴양난의 국면에 빠진 모습이다. 나꼼수의 폭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면 김재호 판사를 비롯해 검찰 내부를 수사해야하는 상황인데 여의치 않고, 그렇다고해서 전혀 대응하지 않을 경우 나꼼수의 폭로가 그대로 인정하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검찰의 대응 방식 여부와는 상관 없이 법의 마지막 보루가 되어야 할 판사가 사적 복수를 위해 기소청탁을 하고 검찰은 이를 폭로한 기자에 대한 구속을 시도했다는 나꼼수의 폭로만으로도 현 사법 체계 자체에 대한 사회적 신뢰는 그야말로 바닥에 떨어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