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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28일 토요일

파이시티 前 대표 "최시중, 권재진에게 청탁전화 해".. 명불허전 MB 멘토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수십억원 규모의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 사건과 관련,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당시 최 전 위원장이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재직 중이던 권재진(59) 법무부 장관에게 청탁전화를 걸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파이시티 이정배(55) 전 대표는 26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2005년 최 전 위원장에게 1만원권 현금이 담긴 쇼핑백을 전해줬다"고 밝히며 "2010년 횡령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게 됐을 때 구명 요청을 하자 최 전 위원장이 권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하는 것을 직접 들었다"고 전했다.

또한 이 전 대표는 최 전 위원장이 금감원과 국민권익위원회에도 청탁 전화를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4년 말 건설업체 사장인 브로커 이동율(60·구속)씨를 통해 최 전 위원장을 알게 된 이 전 대표는 "최 전 위원장이 갤럽 회장에 있던 시절부터 이씨를 통해 수시로 5000만~1억원씩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브로커 이씨는 최 전 위원장의 고향인 경북 포항 구룡포 출신으로 재경구룡포향우회 임원을 맡고 있으며 정·재계에 막강 인맥을 자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이런 이씨를 통해 최 전 위원장과 박영준(52)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을 소개받았으며 수년 동안 수십억원의 로비자금을 건네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최 전 위원장은 검찰 조사에서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와 관련해) 권 장관에게 청탁 전화를 한 적이 없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이 전 대표가 건넨 뇌물의 댓가성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파이시티 로비 의혹이 무혐의 처분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편 검찰은 현직 법무부 수장인 권 장관에 대한 구속 수사에는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이며 조사 방법과 시기 등을 밝히지 않고 있다.

강현석 (angeli@wikipress.co.kr) 기자 

2012년 3월 3일 토요일

[사설] ‘양심선언’ 검사는 옷 벗고, ‘청탁전화’ 판사는 숨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3-02일자 사설 '[사설] ‘양심선언’ 검사는 옷 벗고, ‘청탁전화’ 판사는 숨나'를 퍼왔습니다.
나경원 전 한나라당 의원의 남편인 김재호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한테서 기소청탁을 받은 당사자로 알려진 박은정 인천지검 부천지청 검사가 어제 사의를 표명했다. 법무부는 일단 사표를 반려했으나 돌아가는 상황이 참으로 기묘하다. 진실을 추구한 검사는 옷을 벗어야 하는 지경에 이르고, 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판사는 보호벽 속에 숨어 있으니 본말이 뒤집혀도 한참 뒤집혔다. 더구나 박 검사가 청탁전화 사실을 진술한 내용이 녹취돼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으니 검찰과 법원 모두 더이상 침묵만 지키고 있어선 안 된다.
엊그제 나 전 의원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당시 남편이 기소에서 재판 때까지 미국 유학 중이었고, 네티즌 주장이 허위임이 분명해 굳이 검사에게 기소를 청탁할 필요가 없었다는 등 5가지 이유를 들어 청탁 주장을 부인했다. 그러나 남편이 박 검사에게 전화한 것은 사실이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한 채 “청탁한 적은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검찰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얘기와 나 전 의원 쪽이 비공식적으로 설명하는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김 부장판사가 박 검사에게 전화를 건 것은 사실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는 고소장이 접수돼 수사가 진행되던 2005년부터 이듬해 2월까지 한국에 있었다. 또 “봉화 피워 소통하냐? 지금이 조선시대냐?”라는 트위터 사용자의 지적처럼 미국 유학 갔다고 전화를 못 하는 건 아니다. 박 검사가 공식 확인은 않고 있으나 검찰 주변에서도 통화는 기정사실로 간주하는 분위기다.
판사가 부인 사건으로 검사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타인의 분쟁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한 법관윤리강령 위반에 해당한다. 그러나 서기호 전 판사의 말처럼 판사가 연수원 기수가 낮은 검사에게 전화를 했다면, 그런 행위 자체가 압력이 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같은 관할에 속한 판사와 검사 사이일 경우 단순한 윤리강령 위반 수준을 넘을 수도 있다. 검찰 주변에서는 이미 박 검사가 ‘압력’에 가까운 것으로 진술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검찰과 법원은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검찰은 사안의 본질인 청탁이나 압력 여부보다 에 박 검사 얘기가 흘러나간 경위를 캐는 데 더 골몰하는 모양새다. 법원 역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묵묵부답이다. 그러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는 법이고, 이미 그런 시점도 지났다. 특히 그렇게 판사의 품위를 강조하던 대법원의 침묵은 이해하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