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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15일 수요일

이것은 담합의 쓰나미


이글은 시사IN 2013-05-15일자 기사 '이것은 담합의 쓰나미'를 퍼왔습니다.
공정위가 1차 턴키공사 담합 외에도 2차 턴키공사 업체를 조사 중이다. 검찰과 감사원 등도 전방위 조사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담합 수익만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명박 정부 때 언론에 자주 오르내린 단어 가운데 하나가 ‘4대강’이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기사통합검색(카인즈)으로 2008년 2월25일부터 2013년 2월24일까지 이명박 대통령(MB) 재임 기간의 4대강 기사를 검색해보니 8만9224건이었다. 중앙지와 지방지를 비롯해 하루 평균 48건꼴로 4대강 기사가 난 셈이다. 그런데 MB 퇴임 뒤에도 당분간 4대강 관련 기사가 계속 나올 것 같다.

감사원은 지난 1월부터 국토교통부 등 6개 기관과 4대강 시공업체를 대상으로 담합 여부를 살피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5월2일 4대강 2차 턴키공사(2009년 10월 발주) 담합 의혹과 관련해 GS건설 본사를 조사해 관련 증거를 수집했다. 지난 3월27일에도 공정위는 2차 턴키공사에 입찰한 두산건설·한진중공업·삼환기업·한라건설·계룡건설 등 5개 건설사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였다. 공정위 안팎에서는 2차 턴키공사와 관련해 담합 정황과 증거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2월 2차 턴키공사 입찰 과정의 담합 혐의로 대형 건설사들을 검찰에 수사 의뢰한 상태다. 국토교통부와 환경부 등도 4대강 사업을 점검하기로 했다. 국무조정실도 4대강 보 등 수질과 안전을 중심으로 위원회를 꾸려 사업 내용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시사IN 조남진 충남 부여에서 진행된 4대강 공사.

정부 부처의 전방위 점검과 조사는 박근혜 대통령 의중이 반영되었다. 박 대통령은 첫 국무회의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해 “국민적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그렇다면 이제 관심은 공정위·검찰·감사원 등 전방위 조사로 그동안 제기된 각종 비리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지 여부다.

4대강 공사 비리 의혹은 주로 1차와 2차 턴키공사, 그리고 총인처리시설(오염물 저감시설의 하나) 공사에 집중된다. 모두 담합 의혹이 불거졌다. 1차 턴키공사는 공정위 조사로 이미 담합 사실이 밝혀진 상태다. 4대강 사업 1차 턴키분은 2009년 6월 발주되었다. 주로 보(洑)를 건설하는 공사로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맡았다. 발주 3년 만인 지난해 6월 공정위가 1차 턴키공사 담합을 적발해 과징금 1115억4100만원을 물렸다. 당시 공정위는 현대·대우·GS·포스코·SK건설·삼성물산·대림산업·현대산업개발 등 8개 대형 건설사가 담합을 주도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공정위 조사 결과 19개 건설사가 턴키공사가 발주되기 두 달 전인 2009년 4월 협의체를 구성했다. 협의체 위원장은 당시 현대건설 손문영 전무가 맡았다. 시공능력과 평가액 순위 등을 기준으로 건설사별로 나눠먹기에 합의했다. 1차 턴키공사 15개 가운데 14개 공구에서 현대, 대림, 대우, 삼성, GS, SK 등 빅6 건설사가 각각 2개 공구를, 포스코·현대산업개발 등이 각각 1개씩 맡았다. 나머지 11개 건설사는 하위 업체로 공사에 참여하기로 했다.


ⓒ뉴시스 2007년 6월 한반도 대운하 설명회에 이명박 당시 당내 경선 후보가 참석했다.

공정위는 왜 검찰 고발 안 했나

당시 사정을 잘 아는 빅6 건설사 가운데 한 관계자는 “4대강 사업은 동시 진행되는 공사라서 어차피 건설사들이 나눠서 공사를 진행할 사업이었다. 한 건설사가 2개 이상 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 규모에 따라 자연스럽게 교통정리가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업체를 들러리로 내세우고 공구별로 낙찰자를 내정해 입찰에 참여한 결과 낙찰가율이 높았다. 낙찰가율이 100%에 가까울수록 공사를 발주한 정부의 예산 금액에 가까운 공사 가격을 써냈다는 의미인데, 4대강 1차 턴키공사 낙찰가율은 92.94%에 달했다. 보통 낙찰가율이 80~90%대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었다. 공정위는 담합을 통해 건설사가 올린 매출이 3조6434억원에 이른 것으로 보았다. 담합이 없었다면 1조원 이상이 줄었을 것으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추산했다. 경실련은 정부를 상대로 4대강 사업 예산액 산출 근거를 공개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이겨, 현재 발주처별로 자료를 건네받고 있다. 경실련은 이 자료를 근거로 조만간 부풀려진 액수를 산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공정위가 1차 턴키공사 담합을 적발했지만 곧바로 봐주기 논란에 휩싸였다. 담합 의혹은 2009년 10월 국정감사 때 불거져 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2년8개월이나 지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기간에 4대강 입찰담합 조사관은 7명이나 교체되었다. 공정위가 사실상 담합 조사를 방치한 것 아니냐는 비난을 샀다. 또 당초 조사관 심사 보고서에는 담합을 주도한 빅6 업체에 대한 검찰 고발 조치를 담았지만 정작 최종 결정문에는 빠졌다. 담합 등 공정거래법 관련 사건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전속고발권’을 가지고 있어 고발을 해야 검찰의 공소 제기(기소)가 가능하다. 공정위가 고발하지 않으면 사법처리가 불가능하다. 공정위가 검찰에 고발하지 않고 과징금만 물리면서 담합으로 3조원대 매출액을 올린 대형 건설사들은 형사처분을 피해갔다. 


ⓒ뉴시스 지난해 5월5일 신동권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이 4대강 담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턴키공사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총인처리시설 사업도 봇물 터지듯 비리 의혹이 불거졌다. 총인은 물에 용해되어 있는 인의 총량을 말하는데, 인이 무단 배출될 경우 환경을 오염시킨다. 총인처리시설은 인을 응집제, 여과기 등을 이용해 물리·화학적 작용으로 처리하는 시설이다. 총인시설 공사의 담합 정황은 지난해 국정감사 때 민주당 한명숙 의원이 제기한 바 있다. 총인사업 가운데 턴키방식으로 발주한 36개 사업의 낙찰가율 평균이 무려 97.5%(30쪽 표 참조)에 달했다. 정부 발주 예정가에 거의 근접했다. 예를 들면 코오롱워터앤에너지가 낙찰받은 경기 가평·이천 총인처리시설 10개 사업의 낙찰가율은 98.9%였고, 태영건설이 맡은 대구 총인처리시설 사업은 낙찰가율이 99.9%였다.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 간의 입찰금액 차이도 담합 의혹을 불렀다. 파주시 총인의 경우 139억원 공사에 입찰 업체 간 가격 차이가 겨우 2000만원, 0.14% 차이였고, 남양주 화도총인의 경우 50억원 공사에 입찰가격 차이가 60만원, 0.01% 차이였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그 정도 차이라면 낙찰 예정 건설사와 들러리 건설사가 짬짜미해서 입찰에 응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총인시설 담합 의혹은 지난 2월 국회 의결을 통해 감사 청구되어 감사원이 살펴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 놓이자, 공정위에 자발적으로 담합 사실을 신고하는 건설사도 등장했다. 자진신고하면 과징금을 깎아주는 리니언시 제도를 이용한 것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총인시설을 수주한 2~3개 업체가 담합 사실을 자진 신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 서로 눈치만 보다가, 한 곳이 담합을 신고하자 다른 건설사들도 털어놓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심사위원 로비 등 비리도 다양

담합을 통한 높은 낙찰가율은 검은돈을 양산했다. 최근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총인시설을 맡았던 코오롱워터앤에너지 내부 자료를 폭로했다. 우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사업 심의위원과 지자체 공무원들에게 휴가비와 명절 떡값, 준공 대가비 1000만~2000만원씩을 전달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건설업계에서 4대강 사업과 관련한 광범위한 로비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로비 노하우도 다양하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는 심사위원으로 나설 것 같은 교수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한다며 새 노트북을 들고 가서 그대로 두고 온다. 노트북을 쓰라고 주고 오는 것이다”라고 귀띔했다. 이런 로비 폐해는 엉뚱하게도 지방 토목공학과를 뒤흔들어놓기도 했다. 전남대 토목공학과는 교수가 5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2명이 총인시설 비리 혐의로 기소되어 직위 해제되었다. 이 학교 토목공학과 박 아무개 교수는 광주시가 발주한 총인저감시설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2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구속되었고, 김 아무개 교수는 낙동강 사업에 참여한 건설사로부터 역시 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전방위 조사가 시작되자, 건설사들은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담합과 관련해서는 논의 테이블을 만든 게 이명박 정부라고 항변한다. 건설사들은 2007년 12월28일 인수위 출범 이틀 만에 장석효 당시 인수위 대운하 태스크포스 팀장이 소집한 회의를 지목한다. 당시 이 회의에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 4개 대형 건설사와 설계회사 임원급 인사가 1명씩 참석했다. 4개 대형 건설사 가운데 한 관계자는 “인수위에서 잘나가던 장석효 팀장이 운하와 관련해 컨소시엄을 구성해달라 해서 건설사들은 그대로 따랐고 이것이 확대되어 나중에 건설사 간 협의회가 되었다”라며 “담합을 지시한 게 인수위가 되는 셈인데 인수위도 처벌해야 하지 않으냐”라고 발끈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마지막 퇴임 연설에서 “꽃피는 계절이 오면 4대강 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싶다”라는 소망을 밝혔다. 꽃피는 봄이 왔지만 이 전 대통령이 4대강 주변에서 자전거를 탔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고제규·김은지 기자  |  unjusa@sisain.co.kr

2013년 5월 7일 화요일

"감사원, 김재철 비리 확인하고도 쉬쉬"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5-07일자 기사 '"감사원, 김재철 비리 확인하고도 쉬쉬"'를 퍼왔습니다.

최초 감사보고서 "김재철 인사조치 필요", 최종보고서에서 삭제


감사원이 지난 1월 김재철 당시 MBC사장의 부적절한 법인카드 사용 등을 적발, 인사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가 최종 보고서에서 관련 내용을 전면 삭제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7일 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MBC 관리실태 등 방송문화진흥회 감사결과보고서 채택을 위한 감사원 감사위원회 회의록을 열람한 결과, 감사원은 최초 감사결과보고서 25쪽에서 "MBC 대표이사 김재철에 대해서 그에 상응하는 인사상 적절한 조치방안", "MBC 자체감사결과 보고서를 토대로 볼 때 법인카드를 부적정하게 사용"이라는 문구가 적시된 사실을 확인했다.

또 최초감사결과보고서 28쪽 역시 "MBC 자체감사결과 대표이사의 부적정한 법인카드 사용에 관한 사항"이란 문구아래 그동안 MBC노조가 제기한 ‘상품권 사용액수, 귀금속, 의류, 가방 구입 내역’ 및 ‘호텔사용 내역’을 도표로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감사보고서에 대해 한 감사위원은 "김재철 사장에 대한 인사상 적절한 조치방안은 해임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수용할 수 없고, 법인카드 부적정 사용내역은 자체 조사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기재해서는 안 된다"고 반대입장을 밝혔다.

실랑이가 벌어지자 일주일 뒤인 1월 31일 감사위원회가 다시 열렸고 ‘수정된 감사결과보고서 채택의 건’이 상정됐다. 문제의 최초보고서에는 앞서 보고서 23쪽의 "MBC대표이사로서의 직무를 성실하게 이행하지 않음", "법인카드 사용과 관련해 물의를 빚음"이라는 문구가 통째로 삭제됐다.

이에 최초감사보고서를 작성했던 해당 감사국장은 "'부적절하다' 이런 얘기는 안 쓰더라도 '그렇게 집행기록도 남기지 않고 썼기 때문에 사용처에 대한 정당성이 계속 의문이 제기되고 그런 것이 (MBC) 파업의 원인이 되는 등 물의를 빚었다'고 하면 되겠습니다"라며 문구 삭제를 요구한 감사위원과 논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 의원은 "감사원이 MBC파업의 원인을 김재철 사장의 부적정한 법인카드사용으로 확인하고 인사상 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식했으나, 회의록을 살펴본 결과 MB가 임명한 감사위원들이 감사결과를 축소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대선을 의식해 석달이 지나 늦장 발표한 것은 물론 감사결과마저 삭제·축소한 것은 정치적인 외압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질타했다.

감사원은 지난 해 9월 6일 국회의 MBC 대주주 방문진에 대한 감사요구에 따라 같은 해 9월 24일부터 10월 5일까지 예비조사를 실시하고 10월 10일부터 11월 7일까지 실지감사를 마쳤으나, 3개월이 지난 2013년 2월 1일 감사결과를 발표해 대선을 의식한 늑장 발표가 아니냐는 민주당의 반발을 산 바 있다.

김동현 기자 

2013년 5월 6일 월요일

감사원, 김동수 前 공정위원장 '4대강 담합' 처리과정 조사


이글은 뉴시스 2013-05-06일자 기사 '감사원, 김동수 前 공정위원장 '4대강 담합' 처리과정 조사'를 퍼왔습니다.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감사원이 4대강 사업 1차 턴키공사 입찰 담합과 관련해 김동수 전 공정거래위원장을 최근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23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동수 전 공정거래위원장. suncho21@newsis.com 2012-10-23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감사원이 MB 정부의 대표적 국책사업인 4대강 정비사업 1차 턴키공사 입찰 담합과 관련한 김동수 전 공정거래위원장의 처리 과정을 최근 조사한 것으로 6일 전해졌다.

감사원 관계자는 "공정위의 4대강 1차 턴키공사 담합 처리과정의 경위에 대해 김 전 위원장으로부터 확인을 했다"며 "어차피 감사를 하게 되면 당시 정황이나 경위 등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실무차원에서 김 전 위원장의 처리 과정에 대한 확인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김 전 위원장을 감사원으로 불러 조사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어떤 방법을 통해 조사를 진행했는지에 대해서는 "감사가 진행중이기 때무에 감사기법까지 확인을 해 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공정위는 김 전 위원장 재임 시절인 지난해 6월 4대강 정비사업 1차 턴키공사 입찰 당시 담합을 한 19개 중 8개사에게 과징금 총 1115억4100만원을 부과하고 나머지 8개사에는 시정명령, 3개사에는 경고 조치를 내렸다.

공정위는 당초 12개 건설사에 156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임원들을 검찰 고발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건설사들의 소명을 받아들여 고발은 하지 않기로 했다.

당시 야권과 시민단체 등에서는 담합에 따른 부당 이득 규모에 비해 과징금이 너무 적고 검찰 고발까지 취소한 것을 두고 '건설사 봐주기' 논란이 일었으며 정치권에서는 '청와대 사전조율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ephites@newsis.com

2013년 4월 25일 목요일

시험지 유출, 남편이 아내 면접...사학 채용 비리 또 터졌다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4-25일자 기사 '시험지 유출, 남편이 아내 면접...사학 채용 비리 또 터졌다'를 퍼왔습니다.
곽노현-김상곤 손 들어준 감사원, 사학법 개정과 위탁채용 활성화 제안
또 사학 채용비리가 밝혀졌다. 감사원은 지난 18일 지방교육행정 운영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사립학교들이 교원 채용 시 금품을 수수하거나 시험문제를 사전 유출하는 등의 불법을 저질러 친인척 또는 미리 내정된 지인 등을 부당 채용한 사실을 밝혀냈다.

금품수수, 시험지 유출, 친인척 채용... 언제 근절될까?
▲ 감사원이 밝힌 경기도 한 사립학교의 채용 비리. 이 사립학교의 채용비리는 한 편의 코메디 첩보 영화를 보는 듯하다. ⓒ 감사원 자료


사립학교의 고질적인 사학비리, 특히 교원채용 비리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닌데 이번에 드러난 경기도 한 사립학교의 채용비리는 한 편의 첩보 영화를 보는 듯하다.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특수학교인 경기도의 한 사립에서는 2009년 정규 2명, 기간제 6명 등 교사 8명을 신규 채용하였다. 그런데 특수교사 자격증도 없는 이들이 정교사로 합격된 사실이 드러났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역시 비결은 '아버지'였다.

2009년 이 이사장은 학교장과 미리 짜고 8명을 사전에 합격시키기로 내정했다. 그 8명 중 2명은 자신의 딸과 예비사위였고, 경기도 교육청 특수교육담당 장학관이 부탁한 그의 아들, 이사장의 매제가 부탁한 매제친구의 아들도 있었으며, 당시 근무하고 있던 그 학교 기간제교사 4명이었다.

이사장은 채용 시험 관리책임자이자 지필고사 출제위원인 교장과 공모하여 교감을 통해 문제지와 빈 답안지를 미리 건네받은 후 합격내정자 8명에게 주고 답안을 작성해 오게 하였다. 그리고 지필고사와 면접이 끝난 후 미리 작성된 답안지와 시험장에서 작성한 답안지를 바꿔치기하여 이들을 합격시키고 교사로 임용한 것이다. 이 과정의 문제점을 발견한 경기도 교육청 담당자가 처음에는 문제를 제기하였으나 이후 채용을 부탁한 장학관의 부탁으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이를 묵인한 것이 드러났다.

2010년에도 똑같은 수법으로 정교사 1명, 기간제 9명 등 10명의 교사를 신규 채용했는데, 이 과정에서는 4000만 원의 금품 거래도 있었다. 각각 2000만 원씩 총 4000만 원의 빚이 있던 이사장은 채무 상황을 요구하지 않는 조건으로 채권자 2명을 자기 학교에 기간제교사로 채용하고는 돈을 갚지 않는 방법으로 금품을 수수한 것이다.

이때에도 이사장은 교장에게 지필문제지와 빈 답안지를 미리 빼내서 작성해 오도록 하고 시험 당일 작성한 답안지와 바꿔치기했다. 더 웃기는 것은 교장이었다. 이 교장은 이사장의 지시에 의하여 2명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한 것 자신이 아는 기간제교사와 또 다른 응시자에게 시험문제를 사전에 유출하여 합격한 것이 드러난 것이다. 

이 교장은 교사 채용 비리가 드러날 위기에 처하자 시험문제 관련 파일을 삭제하고 컴퓨터를 포맷해 버리고 거짓말을 지시하기까지 했다.

이 학교 교사 채용 비리의 백미는 2012년에 벌어졌다. 2012년에는 정교사 15명, 기간제 5명 등 총 20명의 교사를 신규 채용했다. 이사장은 2009년과 2010년에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12명의 기간제 교사들이 교육청 민원이나 형사 고발을 하여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하여 이들을 정교사로 채용하기로 교장과 공모한다.

이사장과 교장은 이들 12명 외에 법인 사무국장의 아들과 교장의 대학후배를 추가로 합격 대상자로 정하는 등 총 14명을 정교사로 채용하기로 최종 내정하고 방법을 모색했다. 그들이 생각해 낸 방법은 기상천외한 것이었다.

미리 내정한 14명을 합격시킬 목적으로 이사장과 교장이 직접 면접위원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이것으로 모자라 지필고사에서 내정된 교사들이 탈락하지 않도록 지필평가에 "나의 교직관을 논술하시오"라는 문제를 내고는 모든 응시자에게 똑같이 50점을 부여하여 동점 처리했다. 그러니까 필기시험에 아무런 변별력이 없도록 만들어서 자신들이 하는 면접을 결정적인 당락 변수로 만든 것이다.

그리고는 내정된 14명은 면접도 하지 않은 채 교장이 단독으로 이사장과 자신의 면접점수표에 점수를 마음대로 기재하는 방법으로 부정하게 면접 점수를 부여하여 이들을 최종합격자로 만든 것이다. 이들 14명을 제외한 나머지 응시자들은 완전히 들러리로 전락한 것이다.

부산, 울산, 충남 등 지역을 가리지 않는 사학 채용 비리

이번 사학비리는 경기도 이 학교의 문제만이 아니었다. 부산의 한 사학에서는 미술교사를 채용하면서 응시자의 남편이 면접위원으로 참가하여 부인을 합격시키는 황당한 사건도 있었다.

이 학교는 이 학교 설립자의 장녀이자 법인이사를 미리 합격자로 내정하고 면접위원으로 응시자의 남편(고등학교 교장)을 위촉하여 면접에 참여하게 했다. 그러니까 미술교사 채용을 하는데 아내를 남편이 면접한 것이다.

더 황당한 것은 이 응시자가 이 학교설립자의 딸이었는데 동시에 이 학교 이사였다는 점이다. 이 응시자는 2012년 6월 교원채용 계획을 심의 의결하는 이사회에 직접 이사로 참석하여 출제위원, 채점위원 선정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알고 있었다. 이렇게 하여 합격자는 사전에 내정되었고, 남편은 면접위원이 되고, 응시자가 자신이 직접 채용절차에 관여한 것이다.

또 다른 부산의 사학은 2009년 12월 설립자 아들(행정실장)을 윤리교사로 임용하는 사건도 있었다. 현행 사립학교법 제53조2 제9항은 사립학교 교사의 신규 채용에 있어서 반드시 공개전형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행정실장을 교사로 전직 또는 특별채용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충남의 또 다른 사학에서는 2012년 8월 법인 이사장의 딸을 채용하기 위하여 사립학교법에서 최소 30일 이상을 홈페이지나 일간지에 공고하도록 한 규정을 어기고 불과 7일만 공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짧은 공고 결과 예비교사들이 채용 공고 여부를 알지 못하여 지원자가 달랑 2명이었으며, 결국 이사장의 딸만 합격할 수 있었다.

울산의 한 사학에서는 2012년 2월 전형에서 1, 2위 교사를 뽑기로 한 규정을 무시하고, 교장과 법인사무국장이 마음대로 순위 명부를 바꾸어 신규 채용하기도 했다. 신규 채용에 권한이 없는 자에 의하여 최종 합격자가 뒤바뀐 것이다. 당사자는 얼마나 억울할까? 그러나 순위가 뒤바뀌어 합격하지 못한 예비교사에게는 아무런 구제 방법이 없다.

충남에서도 교원채용 비리는 빠지지 않았다. 충남의 이 사립학교에서는 국어교사를 채용하면서 응시자의 큰아버지(고등학교 교장)을 채점위원 및 면접위원으로 위촉하여 큰아버지가 조카의 시험지를 채점하고, 면접하여 합격시킨 것이 들통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큰아버지 교장이 부여한 점수 63점은 68점으로, 다른 채점위원이 부여한 점수 64점은 69점으로 바뀌어 10점이나 과다하게 점수를 받았다. 이렇게 하여 1차에서 6위로 탈락해야 할 조카는 4위로 통과하였고, 큰아버지의 면접 등을 거쳐 최종 합격자로 선정되었다.

감사원, 채용비리 근절 위해 사학법 개정과 위탁채용 활성화 제안

금품수수, 시험지유출, 순위조작, 친인척 채용 등 끊이지 않는 사학의 채용 비리에 대해서 교육부에 사학법 개정과 교육청 위탁 채용 활성화라는 제도적 개선책을 제안했다.

우선, 현행 사립학교법에는 사립학교 교원채용시험 부정행위자 또는 부정합격자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국가공무원법에는 임용 시험 비리에 대해서 합격을 무효화시킬 수 있는 조항이 있는데 사립학교법에는 자체 조항도 없고, 국가공무원법 준용 규정도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임용 시험 과정에서 사후에 부정이 발각되어도 당연퇴직에 해당하는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한 합격 자체를 취소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기도의 한 사학에서 2009년~2010년 12명이 이사장, 교장으로부터 시험문제와 빈 답안지 미리 제공 받아 부정하게 합격하였는데도 법원에서 벌금형 선고받아 합격이 취소되지 않고 현재도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강원도의 한 사학에서도 2010년 법인사무국장이 자신의 아들에게 채용시험 문제 미리 유출하여 합격시켰는데도 현재까지 교사 신분을 유지하고 있으며, 서울의 한 사립학교에서도 2012년 9월 법인상임이사에게 교사채용 대가로 금품을 제공하고 순위조작 등의 방법으로 채용된 교사 5명 현재까지 계속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는 점을 감사원은 명시하고 있다.

이런 법적 미비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감사원은 교육부 장관에게 임용 시험 부정에 대해서 합격 자체를 취소할 수 있는 조항을 신설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을 제안하고 있다.

또 하나의 방안으로 감사원이 제시한 것이 현행법으로도 가능한 교육청 위탁 채용의 활성화이다. 감사원은 채용시험 위탁제도가 사학법인들의 반발 또는 교육 당국의 무관심으로 유명무실한 상태인데도 교육부가 이를 유인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감사원 자료에 의하면, 2008~2012년 시도교육청 사립교원 채용시험 위탁 실태를 점검 결과 전체 사립학교 교원의 4.2%만 교육청 위탁 방식에 의해서 채용되었다. 그나마 충남 등 8개 교육청은 위탁 채용 실적이 한 건도 없었다. 그나마 서울, 경기, 광주, 전남 등 진보성향 교육감들이 의욕적으로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었다.
▲ 감사원의 사립학교 교원 위탁채용 실적 자료. 전체 사립학교 교사의 4% 정도만 위탁채용으로 뽑히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사학법 개정으로 위탁채용이 도입되었으나 사학법인들의 비협조로 거의 유명무실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 김행수


서울의 곽노현 전 교육감과 광주의 장휘국 교육감 등이 이를 의욕적으로 추진하였으나 사학들이 사학의 고유 권한인 임용권 침해라며 집단으로 반발해 왔다. 최근 경기도 김상곤 교육감은 아예 사학지원조례를 통하여 감사원의 제안과 거의 똑같이 위탁채용을 하는 사학법인에 대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우선하겠다는 조항을 만들었다. 그러나 경기도뿐 아니라 전국의 사학법인들이 사학운영조례 자체를 수용할 수 없다며 집단으로 반발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개정된 현행 사립학교법 제53조의2와 사학법 시행령 제23조에 의하면 사립학교 교원 공개채용이 의무화되어 있으며, 교육감에게 전형을 위탁할 수 있지만 이를 자율에 맡기다 보니 대부분 사학들이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육부는 교육청으로 하여금 사학법인의 교원채용시험 위탁 여부를 학교평가지표에 반영하여 교육청이 학교 재정지원에 차등을 두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는 등 사립학교 교원 채용 시험 위탁제도를 활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감사원은 밝히고 있다.

감사원의 권고는 너무나 타당해 보인다. 감사원이 밝힌 바에 의하면 사학법인 전입금이 학교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채 1%이다. 사실상 국민 혈세와 학생의 등록금으로 운영되는 사학들이 고유권한 어쩌고 하면서 교원채용 투명화를 거부하는 것은 국민적 명분이 없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성향과 전력, 국회 다수당인 새누리당의 정책, 사학들의 기존 행태 등을 종합해 보면 사학법 개정이나 위탁 전형 활성화가 얼마나 가능할지 의문이다. 그럼에도 감사원의 이번 감사 결과가 사학의 교원채용 비리 척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행수(hs1578)

2013년 3월 29일 금요일

최문기 후보자, 방만 경영으로 감사원 ‘주의’ 받아


이글은 미디어스 2013-03-28일자 기사 '최문기 후보자, 방만 경영으로 감사원 ‘주의’ 받아'를 퍼왔습니다.
신경민 의원, “예산 공정하게 집행할 능력 있는지 의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최문기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또 제기됐다. 이번에는 ETRI 원장 시절 방만한 경영이 도마 위에 올랐다. 

▲ 민주통합당 신경민 의원ⓒ뉴스1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신경민 의원은 28일 보도자료를 내어 최 후보자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하 ETRI) 원장 재임 중 도덕적 해이를 조장·가담해 방만한 경영을 했다는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감사를 통해 ETRI에 ‘주의’ 조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경민 의원은 2010년 감사원의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실태) 보고서 검토 결과를 밝혔다. 이에 따르면, ETRI는 2008년 원장과 감사에게 기관운영 판공비 명목으로 4300만원의 예산을 편성 집행하고 팀장급 이상의 보직자에게 직책수당을 지급했다. 또한 매월 초 원장 200만원, 감사 140만원, 팀장급 30만 원 등 팀장급 이상 보직자에게 별도의 직책판공비를 현금으로 지급했다.
문제는 판공비에 대한 증빙서류를 제출받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에 감사원은 ETRI가 사실상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총 32억2300만원을 직원들 급여로 지급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최문기 후보자는 2006년 12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ETRI 원장을 역임했다.
신경민 의원은 “2010년 감사원 감사 결과, 최문기 후보자도 ETRI원장 재임기간 3년 동안 증빙이 필요 없는 총 7200만원의 직책판공비를 수령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ETRI는 또한 우수한 연구 성과를 낸 연구자 등에 지급하도록 한 연구개발능률성과급을 원장의 방침만으로 연구개발 실적이 전무한 노조전임자와 파견자들을 포함해 전체 지원 인력에까지 2007년부터 2009년 사이 총 61억7100만원을 부당하게 일괄 지급했다는 점도 드러났다.
이 밖에 감사원 감사에서 ETRI는 2007년부터 2009년 기간 동안 인건비에 복지포인트와 중식보조비를 추가 지급하는 방식을 통해 총 인건비 인상률이 정부 가이드라인보다 매년 최저 0.46%p에서 최대3.7%p 초과했던 사실도 확인됐다.
신경민 의원은 “최문기 후보자의 ETRI 방만 경영 실태로 보아 그가 과연 16조 원에 달하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예산을 공정하게 집행할 능력이 있는지 의심된다”며 “최 후보자는 ETRI 원장 시절 현금으로 부당하게 수령한 직책판공비의 용처를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2013년 3월 17일 일요일

군 검찰 ‘문제없다’는 혐의, 감사원은 끝까지 처벌 요구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1-29일자 기사 '군 검찰 ‘문제없다’는 혐의, 감사원은 끝까지 처벌 요구'를 퍼왔습니다.

부정확한 감사로 더럽혀진 군인의 명예

평생 명예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살아온 한 군인이 있었다. 청렴한 장교의 길을 걸어온 지 30여년. 그는 법과 양심 앞에 한 점 부끄러움 없는 떳떳한 인생을 살아왔기에 국가유공자 등록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청천벽력처럼 날아든 감사원의 감사 결과로 인해 그의 국가유공자 등록은 거부당했고 30년 군생활로 쌓아온 명예는 한 순간에 더럽혀졌다. 법원과 군 검찰이 무혐의를 밝혀냈지만 한 번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억울함을 하소연할 새도 없이 군을 나온 그는 몇 번이나 죽음의 문턱을 서성였다. 지금도 억울한 마음을 품고 있지만 지나간 일이라고 애써 외면하며 분을 삭인다.

정해진 절차와 규정에 따라 획득 계약 업무를 추진했지만 난데없는 감사를 받고 죄인이 된 A 예비역 대령. A 대령은 군인은 명예를 먹고 산다는 신념하에 평생을 청렴한 장교로 살아왔지만 감사원은 그의 명예를 무참히 짓밟았다. 감사원은 A 대령을 업체와 짜고 국가에 수백억 원대에 이르는 손해를 끼쳤다는 죄를 뒤집어 씌워 중징계를 요구했다. A 대령은 군검찰의 무혐의 사실과 감사결과의 부당성을 들어 억울함을 소명하기 위해 재심의 청구를 했으나 감사원은 명확한 이유도 없이 이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징계처분은 그대로 진행됐고 후일 법원에서 계약에 문제가 없음이 최종 증명됐음에도 불구하고 구제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물론 감사원도 감사를 벌인 나름의 이유는 있었다. 전임자의 위증은 감사원이 A 예비역 대령을 비리군인으로 확신하도록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 또한 국방 획득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무지는 잘못된 감사 결과를 내놓는 데 결정적 원인이 됐다. 문제는 군 검찰에서 A 대령의 무혐의가 증명됐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처벌을 요구한 감사원의 태도였다. 법원의 판결을 통해서도 잘못된 감사 결과를 이끌어낸 정황들이 모두 허구임이 드러났지만 감사원은 감사 결과를 바꿀 수 없다고 버텼다. 뒤 봐주는 사람도 없는 힘없는 군인에 불과한 A 대령과 부하 B 중령은 징계를 받고 홀로 속병을 앓을 수밖에 없었다. 

A 예비역 대령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더럽혀진 내 명예와 부정당한 30년 군생활을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는다”며 감사원의 행태를 비판했다. 그는 “다시는 나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인터뷰에 응했다”며 당시의 기억을 하나하나 풀기 시작했다. 인터뷰는 A 대령의 요구에 따라 익명으로 처리했다.    

규정따라 업무 처리했다가 죄인된 사연

먼저 소개를 간단히 부탁드린다.
나는 예비역 대령으로 30년이 넘는 군생활을 마친 후 지금은 민간 기업에 근무하고 있다. 획득 업무를 10여 년 이상 수행한 경험이 있어 높은 전문성을 갖춘 획득 전문가라고 자부한다. 방위사업청에 근무할 당시 감사원의 부당한 감사로 심각한 피해를 본 경험이 있으며 나와 같은 피해자가 또 다시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인터뷰에 응한다.

감사로 인해 어떤 불이익을 받았나. 구체적인 정황을 듣고 싶다. 
간단히 말하자면 감사원은 내가 계약업무를 맡아서 추진할 때 업체에 불필요하게 거액의 부당이득을 챙겨줬다고 지적하며 방위사업청에 나와 담당 부하 장교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했다. 방위사업청은 감사 결과를 토대로 업체와 소송까지 벌이며 부당이득을 반환받으려 했지만 법원은 업체의 손을 들어줬다. 계약에 문제가 없는 게 드러났으니 나도 무혐의 처리됐다고 본다. 무혐의가 뭔가? 무죄와 달리 혐의 자체가 부인돼 법정까지 갈 필요조차 없다는 말 아닌가. 결국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문제가 있다는 판결인데 감사원은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군 검찰 내사결과도 무혐의 처분이었다. 군 검찰 처분결과와 관련자의 위증 사실을 모아 재심의 청구를 제출했으나 감사원은 이를 거부했다. 자신들이 한 번 내린 감사처분은 절대로 변경하지 않는다는 태도로 일관하며 나와 부하 장교에게 내려진 징계 처분이 그대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막을 들어야 어느 쪽이 잘못한 건지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내가 계약업무를 맡았던 사업은 해상초계기 2차 성능개량 사업이다. 지체상금 문제로 시끄러웠던 P-3C 성능개량사업이다. 현재는 사업이 종료돼 전량 해군에 인도됐다. 2004년 12월 10일에 진행된 사업 입찰에는 록히드 마틴과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참여했다. 록히드 마틴은 직구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기술도입생산이었는데 양측의 도입방법만 보더라도 경쟁을 시켜서는 안 될 사업이었다. 그러나 국방부는 당시 국방획득관리규정에 있는 ‘조건충족 최저비용기법’이란 방식을 적용해 해외 직구매와 기술도입생산을 가격으로 경쟁시켰다. 이렇게 출발점부터 문제가 있는 애매한 사업이었다. 

해상초계기를 직구매로 도입할 때 1,000억 원이 든다면 기술도입생산은 대략 1,200억 원으로 약 20%가 더 필요했다. 이는 당시 국방획득관리규정에서도 인정하는 기준이었다. 기술도입생산은 록히드 마틴에서 기술을 도입한 뒤 국내에 생산설비를 구축해야 하는 등 필연적으로 직구매보다 돈이 많이 들 수밖에 없었다. 이런 조건에서 조건충족 최저비용기법으로 두 업체를 경쟁시킨 것이다. 나는 사업자가 한국항공으로 결정된 이후인 12월 13일에 계약과장으로 보임됐으며, 보임 이전의 자세한 상황은 감사가 진행되면서 알게 됐다.

조건충족 최저비용기법은 작전요구성능(ROC) 등 군의 요구사항만 충족하면 무조건 저렴한 쪽이 사업자로 선정되는 기법 아닌가?
그렇다. 그런데 해외업체든 국내업체든 이런 조건에서는 경쟁입찰을 해선 안 되는 상황이었다. 도입 방식의 차이로 인해 한국항공은 무조건 1,200억 원이 들고 록히드 마틴은 1,000억 원이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입찰할 때는 국내업체면 원화로 가격을 써내고 해외업체면 달러로 써내는 게 옳다. 업체들이 가격을 제출한 뒤 기준환율을 적용해 어느 업체가 가격이 낮은지 판단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방부는 두 업체에게 달러로 된 가격만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입찰일 당시 국방부는 기준환율도 정하지 않은 상태였다. 

예상과 달리 한국항공은 록히드 마틴보다 낮은 가격인 약 4억 2,700만 달러를 써내서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가격경쟁이 종료된 후 국방부는 환율 1,150원을 기준으로 한국항공에 지급할 사업비를 산정했다. 당시 환율은 1,100원 대였는데 달러당 50원 정도 비싸게 산정한 것이다. 책정된 예산은 원화로 4,914억 원이었다. 그런데 계약 시점에 가서는 환율이 1,050원 대로 떨어졌다. 그래서 업체는 의도치 않게 환차익으로 수억 원이 넘는 이득을 보게 됐지만 환율이 변했다고 해서 지급할 예산을 마음대로 줄일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애초에 내가 계약업무를 맡기 전부터 제안요청서를 통해 업체와 사업 적용 기준환율을 정해 놓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또한 국방부는 당시 예산을 책정하면서 2004년 예산편성 환율인 달러당 1,150원으로 계산된 금액으로 본 사업 집행을 승인했다. 이미 약속된 계약조건이 있으니 우리는 국방부에서 1,150원 환율에 맞게 예산을 준 대로만 사업을 추진해야만 했다. 그런데 감사원은 나와 부하 장교가 환율을 일부러 업체에 유리하게 산정해 한국항공에 부당한 이득을 안겨줬다고 보았다. 마치 업체에서 뇌물이라도 받은 것처럼 의심하기 시작한 것이다. 덧붙여 입찰 당시에는 기준환율을 정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업에서 법적인 효력을 갖는 기준환율은 제안요청서 상의 환율이다.

무소불위 감사원, 법 따로 행정 따로?

계약조건을 비롯한 사업추진 사항에 대해서는 증빙 자료가 다 남아있는 것 아닌가. 감사원도 그걸 못 봤을 리는 없는데 왜 당신과 부하의 징계를 요구했나. 
내 전임자가 감사원에 “한국항공과 사전에 다 합의된 사항인데 현재 사업 담당자가 일부러 한국항공에 유리하게 계약을 맺어준 것”이라고 허위 진술했기 때문이다. 이 증언을 토대로 감사원은 내 목을 죄어 왔다. 뿐만 아니라 국방부 담당과장도 “담당자가 당초 합의를 무시하고 한국항공에 유리하게 해줬을 것이다”는 식으로 답변하는 바람에 ‘정직’이라는 중징계 처분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애초에 업체와 합의된 내용대로 원가부서와 법무실의 의견까지 물어 정당하게 계약을 맺었을 뿐인데 말이다. 

감사를 받는 도중 국방부 검찰단도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또는 업무상배임죄 등을 염두에 두고 나와 부하장교를 내사했다. 그러나 군검찰은 내 전임자가 위증을 한 것일 뿐 나는 정당한 절차대로 계약을 체결했기에 혐의가 없다고 결론 내렸고, 나는 즉시 군검찰 수사 자료를 토대로 감사원에 재심의를 청구했다. 무혐의가 나왔으니 감사 결과도 뒤집혀야 정상 아닌가? 입찰 당시의 계약 조건 합의 자료, 입찰장에 있었던 담당자들의 증언 등을 모아 반증 자료를 제출했지만 감사원은 이를 기각했다. 법적으로 아무 잘못도 없다는 게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공군에서 진행된 징계절차도 그대로 진행됐다. 이후 방위사업청은 감사원의 압박에 계약담당공무원이 감사처분으로 징계를 받았으니 한국항공을 상대로 담당공무원의 잘못된 계약으로 인한 부당이득금을 반환하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과 항소심 모두 한국항공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군검찰, 민간 법원 모두 감사원의 감사 실패를 확인시켜준 것이다.  

억울하게 징계를 받았음에도 명예회복의 기회가 전혀 주어지지 않았나.
감사원 감사통보에 대해 국방부장관이 신청한 재심의는 약 1년여의 시간이 지나 기각을 당했고, 감사원 최종통보에 의거 징계처분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감사원에 대해 직접 다툴 수 있는 제도는 없었다. 

왜냐하면 감사원은 소속 중앙관서장에 감사결과에 대해 처분을 권고하고 통보할 뿐이지 실제 담당자들에 대한 징계처분 등의 인사상 불이익은 해당 중앙관서장이 대신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징계처분으로 피해를 봤다 하더라도 엉터리 감사결과로 인한 ‘징계처분취소청구소송’은 행정소송 대상자가 감사원이 아니라 해당 관서장이 된다. 즉 변상판정 등을 제외한 행정처분 자체를 하지 못하게 되므로 감사원을 상대로 하는 행정소송은 성립이 되지 않는다. 법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행정소송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피해 당사자들이 감사원을 상대로 법적 다툼을 할 수 없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래도 재심의 거부를 하려면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할 텐데 당신의 경우 무슨 이유로 재심의를 거부당했나.
은모 씨를 기억하는가. 저축은행에서 1억 원에 이르는 돈을 받았다가 구속된 전 감사위원이다. 은 씨가 재심의 건을 다루는 감사소위에서 이렇게 말했다. “군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내린 건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징계처분은 행정처분인거 아시죠? 이제 됐습니다. 가시죠.” 그런데 행정처분도 업무상 과실이 있을 때나 내리는 것 아닌가. 업체와 합의된 조건대로 계약을 맺었고, 국고 손실도 없고, 실수도 없었는데 왜 행정처분은 그대로 가야 하는가?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자격도 안 되는 막돼먹은 사람이 감사위원을 하는 소위의 결정사항을 그대로 따라야만 하는 것인가? 지금 와서 생각하면 너무 억울하고 답답하기만 하다.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미 법적으로 무혐의가 증명됐으면 행정처분도 취소돼야 하는 게 정당하지 않은가?
은 씨의 말은 행정 따로 법 따로 있다는 말이다. 결국 나는 재심의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방위사업청에서 공군으로 복귀조치 됐고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어 결국 견책처분까지 받게 됐다. 이로 인해 군생활 33년 이상 한 장교라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보국훈장도 받지 못한 채 국가유공자 등록도 할 수 없었다. 명예로운 군인으로 살아온 지난 세월이 너무나 억울하고 가슴에 한이 맺히기도 했지만 시간이 약이라 생각하고 잊은 채 살고 있다.  

▲ P-3CK

자살도 생각했다

원래 감사원은 자신들의 감사 내용을 부정하는 일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같은 시기 방위사업청에는 특정업체를 봐줬다는 이유로 감사원 감사를 받은 뒤 징계처분을 받은 사람이 몇 명 더 있었다. 그 중 한 사람이 청와대로 자리를 옮기기 전에 재심의 청구를 하고 갔는데 이후 이 건은 관련자 모두 무혐의 처분됐다. 감사원도 청와대 눈치를 보지 않을 수는 없으니 재심의를 통해 원처분을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나도 반증자료들을 잘 제출하면 원처분을 취소한다는 결과를 얻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법률대리인을 비롯해 알고 지냈던 지인들을 총동원했으나 결국 원처분이 유지됐다. 재심청구 전 나와 부하장교는 무혐의로 드러난 군 검찰 수사결과를 재심의 서류에 포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기각 처분을 받았다. 모든 계좌와 통신내역을 추적해 업체와 어떤 합의를 보거나 향응이나 뇌물을 수수한 정황이 없다는 게 명백히 드러났음에도 말이다. 나는 청와대로 간 사람과 달리 뒤 봐주는 사람도 없는 힘없는 군인에 불과해 두 눈을 뜨고도 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억울함을 하소연할 곳도 없었을 것 같다. 함께 징계를 받은 부하 장교는 어떻게 됐나?
우리 아파트 층수가 21층이다. 억울하고 분해서 몇 번씩 뛰어내릴 생각도 했다. 그럴 때마다 아내와 자식들이 생각났고, “당신만 떳떳하면 된다”는 아내의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되곤 했었다. 내 부하장교도 똑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사관학교 출신인 부하가 감사처분을 받은 때는 자식도 사관학교에 입학한 시기였다. 아버지와 자식이 모두 명예를 먹고사는 사관생도인데 억울하게 징계를 받고 진급길도 막혀버렸으니 심정이 오죽 답답했을까. 또 그런 아버지를 바라보는 자식의 심정은 어땠을까? 물론 우리도 나름 변호사를 통해 감사원에 대응하기도 했지만 계란으로 바위치기였다. 한편으로 부하장교에게 미안한 감정도 있다. 내가 적극적으로 재심청구를 하지 않고 방위사업청 자체감사 결과에 따라 경고나 받고 말았다면 지금쯤 아무런 문제없이 지낼 수도 있었을 텐데…. 내가 유난을 떨어서 일이 더 복잡하게 된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렇게 조용하게 넘어갈 수도 있었던 사안이기도 했다.

당신이 담당했던 해상초계기 2차 성능개량 사업은 여러모로 말이 많은 사업인 것 같다. 작년에는 과도한 지체상금을 부과 받은 한국항공이 민사소송을 제기해 전체 890억 원 중 약  350억 원을 감면받기도 했다.
현행 지체상금 제도에 문제가 많은 건 사실이다. 국제계약의 경우 이행보증금 범위로 더 이상의 지체상금을 부과할 수가 없지만 국내업체는 한도가 없다보니 지체상금이 계약금에 육박한다거나 상회하는 이상한 형태로 진행되기도 한다. 그대로 방치하다가는 예산낭비는 물론 업체입장에서는 과도한 소송비용이 경영에 부담이 되기도 한다. 형평성 차원에서 이제는 국회가 나서서 해결해 줘야 한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무기개발은 사업 특성상 지체가 잦고 지체의 원인이 온전히 업체에만 있는 게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과도한 지체상금을 부과 받은 업체가 소송을 걸면 방위사업청이 지는 경우가 많다. 지체의 원인을 면밀히 검토해 업체의 과실이 아닌 게 확실하면 지체상금을 면제해도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방위사업청에 근무하는 한 인사에 따르면 감사원 감사가 무서워서 원칙대로 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결국 앞으로도 패배가 예상되는 소송을 혈세를 들여가며 되풀이해야 한다는 말 아닌가. 
맞는 말이다. 담당자가 소신있게 일을 처리하면 불필요한 소송을 되풀이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감사원이 정당한 업무처리도 잘못된 것이라 지적하며 고강도 감사를 벌이면 버틸 사람이 누가 있겠나. 나처럼 무고한 희생자가 한둘이 아니다. 이런 폐해를 곁에서 본 사람이라면 몸을 사릴 수밖에 없고 업무에 소극적으로 임할 수밖에 없다. 결국 혈세낭비로 이어지는 것이다. 

감사 결과 책임지고 피해자 구제하라

조사 대상자는 일단 범죄자로 취급하는 관행이 문제가 되고 있다.
어제오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감사원에서 조사를 받던 중 옆에서 조사받던 한 지자체 공무원에게 감사관이 책상을 내리치면서 막말까지 하는 걸 목격했다. 내게도 업체로부터 뇌물이나 향응을 받은 적이 있냐고 묻기에 명예를 먹고 살아온 군인에게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이야기 한 적도 있다. 행정직무감사가 아니라 범죄자를 신문하는 느낌이 들어 “그렇게 의심이 가면 형사고발해서 구속수사라도 해라”고 큰 소리로 따졌더니 옆에 있던 다른 감사관이 “어디서 온 사람이기에 그렇게 목소리가 크냐!”면서 면박을 줬다. 일을 크게 만들기 싫어 그냥 넘어갔지만 당시 상황은 나를 마치 범죄자인양 대하는 분위기였다. 경찰도 참고인과 피의자 신분을 두고 인권을 최대한 보호하면서 조사를 하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혐의가 드러나기 전까지는 감사관이라는 이유로 피감부서 인원들에게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

감사원의 변화가 필요한 것 같다. 특히 방위사업청은 1년 내내 감사를 받는다. 이렇게 집중적으로 조사받는 기관이라면 획득업무에 특화된 감사관이라도 필요한 것 아닌가.
인적쇄신이 가장 먼저 필요하다고 본다. 우선 감사관들의 전문성을 높여야하는데 적어도 국방획득사업을 감사하려면 획득업무를 경험해본 감사관이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획득업무는 일반 조달업무와 달리 복잡하고 어려운 점이 많다. 군의 특수성과 무기체계 특성을 이해하고 계약업무 등 해당 분야에 어느 정도는 전문성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정확한 감사가 어렵다. 당시 상황과 여건들은 전혀 고려치 않고 예산범위에서 계약을 성실하게 수행했을 뿐인 우리 두 사람을 무리하게 징계한 처사는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감사원이 반성하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이러한 문제는 또다시 발생할 것이며 선의의 피해자는 계속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감사원은 국방감사단이라는 조직을 신설해 전문성을 갖추겠다고 했다. 그러나 감사관들의 잦은 보직조정과 그로 인한 전문성 결여 등은 결국 부실감사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결과를 불러온다. 감사업무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도록 조직을 개선하고 인적쇄신도 있어야 한다. 아울러 감사원도 감사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잘못된 감사 처분을 내린 게 밝혀져도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법정에서 감사 결과가 잘못됐다고 판명나면 해당 감사관에게 징계를 내리든 피해보상을 하든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는 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감사원 감사를 받고 정신적 충격에 폐인이 되거나 자살하는 사람도 있다. 나도 문턱까지 갔다 왔기 때문에 그들의 심정을 어느 정도 이해한다. 부디 다음 정권에서는 나 같은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전향적인 제도 개선을 기대한다. 감사관들이 왜곡해 작성한 보고서 몇 장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억울하게 고통을 받고 있는지 항상 염두에 두고 감사에 임해주기를 바란다. 

김동규 디펜스21+ 기자

가진 거라곤 ‘안보의 민주화’에 대한 열정밖에 없던 청년실업자 출신.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경상도의 모 대도시에서 20년을 보냈다. (디펜스21+)에서 젊음과 차(茶)를 담당하고 있다.
이메일 : ppankku@gmail.com       블로그 : http://plug.hani.co.kr/semper

2013년 3월 16일 토요일

강만수 '자진사퇴 거부', 5년전엔 사퇴 종용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3-15일자 기사 '강만수 '자진사퇴 거부', 5년전엔 사퇴 종용'을 퍼왔습니다.
"중간에 그만둘 수 없다", "감사원, 내가 잘못한 것처럼 부풀려"

'MB 최측근'인 강만수 산은금융지주회장이 15일 자진사퇴를 거부하고 나서 후폭풍을 예고했다.

MB정권 출범직후인 지난 2008년 4월 기획재정부 장관 시절에 "적어도 인사권을 가진 사람이 재신임 정도의 절차는 받아야 하지 않을까"라며 관련 기관장들의 사퇴를 압박했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행태다.

강만수 회장은 15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에 대해 가해지는 자진사퇴 압박에 대해 "끝까지 책임지는 게 공직자의 자세"라며 "2년 전에 내가 민간으로 왔을 때도 내 의지와 상관없었듯이 나갈 때도 마찬가지다. 인사권자가 나가라고 하면 나가는 게 공직자다. 산업은행이 개인회사도 아니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자기만 생각하고 중간에 그만둬 버리는 건 공직자의 자세가 아니다"라며 자진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에 (머니투데이)가 박근혜 대통령이 그만 두라고 하기 전에는 사임하지 않겠다는 의미냐고 묻자 그는 "내 자존심 살리자고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행시 8회로 기관장 가운데 최고참인 자신이 그만 두면 다른 기관장을 맡고 있는 행시 후보들도 줄줄이 그만 두라는 압박을 받을 테니, 그만 둘 수 없다는 발언인 셈이다. 실제로 현재 금융계에는 MB때 낙하산으로 투입된 '강만수 사단'이 광범위하게 존재하고 있으며, 이들은 강 회장 사퇴를 극구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정부가 바뀌면) 정치적 자리는 정치적으로 판단해 행동하면 되고, 기업의 CEO(최고경영자) 자리는 경영으로 평가받아 행동하면 된다"며 "나는 국책 금융기관장으로서 인사권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함부로 행동할 수 없다"며 거듭 자진사퇴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어떤 직원들은 나보고 10년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한다. 어린이집을 만드는 등 직원들이 직접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일을 많이 했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그는 전날 감사원이 부실 은폐를 통한 성과급 나눠먹기, 고금리예금상품 판매를 통한 은행 부실 심화 등의 감사결과를 발표한 데 대해서도 "감사원 논리대로라면 재형저축도 다 하지 말아야한다"며 "감사원에서도 우리 의견 상당부분 받아줬다. 그래서 조치 내용은 다 '주의' 정도의 수준이다. 그런데 괜히 무슨 큰 잘못한 것처럼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반발했다.

박태견 기자

2013년 3월 15일 금요일

감사원, '강만수의 산업은행' 융단폭격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3-14일자 기사 '감사원, '강만수의 산업은행' 융단폭격'을 퍼왔습니다.
'성과급 잔치', '손실 보는 공격적 마케팅' 중단 지시

감사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사업을 융단폭격한 데 이어, 이번에는 MB 최측근인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장관이 수장으로 있는 산업은행에 융단폭격을 가했다.

감사원은 14일 산업은행에 대해 지난해 9월부터 한달간 특정감사를 벌인 결과, 산업은행이 영업이익 부풀리기를 통해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외형 확장을 위한 고금리상품 판매에 은행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고 발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우선 산업은행은 2011년 영업이익을 최대 2천443억원을 부풀려 임직원 성과급을 최대 41억원 더 지급했다.

구체적으로 산업은행은 2011 회계연도를 결산하면서 1천억여원을 빌려준 기업 A가 파산한 사실을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아 50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과다계상했다. 또 기업 B의 유가증권 자산가치 감소분 556억원을 반영하지 않는 등 총 1천61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부풀렸다. 산업은행의 회계감사인이 과다계상된 당기 순이익을 그대로 인정, 최대 44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부풀리기도 했다.

이밖에 시중 건설사의 3천억원 상당 프로젝트파이낸싱(PF)채권의 건전성을 실제보다 한단계 이상 높게 평가해 대손충당금 1천76억원을 적게 적립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또 강만수 산은지주회장이 공격적으로 전개해온 '다이렉트 예금상품'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었다. 산은은 창구가 아닌 온라인으로 예금을 판매하는 대신 높은 금리를 주면서 2011년 9월 출시 후 올 3월까지 9조원을 빨아들였다

산은은 다이렉트 예금이 무점포 영업방식이라는 점에서 비용이 들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으나 실제로는 영업점을 통한 실명확인 비율이 지난해 9월 현재 70.7%에 달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9월까지 다이렉트 예금에서만 244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감사원은 산은이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올해 말에는 다이렉트 예금에서 1094억원, 고금리 예금 상품 전체에서 총 1천44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감사원은 따라서 산은이 올 연말까지 영업점을 135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에 대해 지난해 6월 기준 총 25개 영업점에서 59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한 만큼 영업점 확대 전략을 재검토하라고 제동을 걸었다.

이같은 감사결과는 지난해 하반기 행한 감사에 따른 것이나, 박근혜 대통령이 MB 낙하산 물갈이를 지시하면서 MB 정권때 금융계 실세로 군림해온 강만수 회장 퇴진 여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 임기를 1년 남겨둔 강 회장에게 강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여권 일각에서는 "최소한 강만수 회장 등 금융계의 4천왕은 알아서 거취를 결정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흘러 나오고 있다.

박태견 기자

2013년 3월 8일 금요일

감사원, 5년만에 KBS 감사 돌입하기로

이글은 미디어스 2013093-08일자 기사 '감사원, 5년만에 KBS 감사 돌입하기로'를 퍼왔습니다.
상반기 KBS 감사 예정…감사원 측 "관례일 뿐"

감사원이 올 상반기에 KBS에 대한 감사에 착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조선일보는 정부 고위관계자의 발언을 빌려, 감사원이 2008년 이후 5년만인 올 상반기에 KBS 감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KBS의 사업실적과 예산사용 등 조직 전반에 대한 감사가 진행될 것"이라며 "7월까지는 KBS에 대한 결산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상반기 안에 감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첫 해인 2008년 당시 감사원은 국민행동본부와 뉴라이트전국연합 등 보수단체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KBS 특별감사에 나섰으며, 정연주 당시 사장에게 부실경영의 책임을 물어 같은해 8월 5일 KBS이사회에 해임 제청을 요구한 바 있다. KBS이사회는 즉각 이사회를 열어 정연주 사장 해임제청안을 의결했으며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곧바로 정연주 사장을 KBS 사장직에서 해임했다.

당시 '감사원 등 국가기관을 총동원한 KBS 사장 축출'이라는 비판이 거셌으며, 해임의 주요 논리였던 배임죄는 지난해 1월 최종 무죄가 확정됐으며 2월에는 해임처분 취소판결이 확정되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정권 초에 주로 이뤄졌던 KBS 감사는 그동안 '표적감사' '방송 길들이기' 같은 정치적 논란으로 확산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2008년처럼 감사원이 일부 임원에 대한 징계를 요구할 경우 적지 않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2008년 당시 김황식 감사원장은 KBS 감사 결과 발표 직후 국회에 출석해 '적어도 3년에 한 번씩은 KBS에 감사인원을 투입하겠다'고 했었다"며 "KBS 감사를 정례화해 이 같은 정치적 논란을 없애겠다는 취지였지만 실제 이뤄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감사원 측은 "KBS감사는 5년마다 한 번씩 해온 것이 관례였기 때문에 이에 따른 감사일 뿐"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곽상아 기자 | nell@mediaus.co.kr

2013년 2월 28일 목요일

윤성규 환경 "감사원, 4대강사업 문제 잘 지적"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2-17일자 기사 '윤성규 환경 "감사원, 4대강사업 문제 잘 지적"'을 퍼왔습니다.
"녹조 발생 위험성 높다", "4대강 자연성 상실했다"

윤성규 환경부장관 후보자가 27일 "하천이 직강화된 것은 사실이고, 자연성을 상실한 것도 맞다”고 4대강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윤성규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4대강 사업 평가해 달라는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의 요구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그는 “낙동강 같은 곳은 인 농도가 너무 높기 때문에 앞으로도 조건이 되면 녹조가 발생할 소지가 높다”면서 “감사원이 잘 지적한 것이라고 본다”며, 4대강 사업을 총체적 부실로 규정한 4대강사업에 반발한 MB정부에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그는 특히 환경영향평가를 도외시한 4대강 사업의 불법성에 대해 "동의한다"며 “(내가 인수위에 있을 때 만든) 공약을 보면 환경오염시설에 대한 규제 선진화가 들어있다”고 환경영향평가 강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세계적 업적이라고 주장하는 녹색성장에 대해서도 “세계적으로 이니셔티브(주도권)를 잡으려고 노력했는데 원전 비중 등 녹색성장과 관련이 적은 지표가 상당수여서 아쉽다”며 원전 증설과 수출을 주장한 이 전 대통령의 이중성을 힐난했다.

유 후보자의 소신 발언에 대해 일부 친이직계 의원들은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으나 야당 의원들은 물론,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도 고개를 끄덕이는 등 다수 의원들은 긍정적 평가를 했다.

청문회를 지켜본 민주당의 한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최소한 MB의 4대강 사업만은 확실하게 파헤칠 생각인 것 같다"며 "윤 후보자는 그런 면에서 제대로 고른 것 같다"고 호평했다.

최병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