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강만수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강만수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3년 3월 29일 금요일

'모피아의 대부' 강만수가 걸어온 길


이글은 미디어스 2013-03-28일자 기사 ''모피아의 대부' 강만수가 걸어온 길'을 퍼왔습니다.
경제기획원·한국은행과 대립...고집쟁이의 뜻하지 않은 퇴장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1970년 제8회 행정고등고시에 합격한 이후 그는 한국경제의 중요한 기로마다 나름의 역할을 떠안으며 살아있는 화석으로 존재해왔다. 그야말로 영욕의 세월을 보냈다고 표현할 만하다. 1945년에 태어난 그는 올해 한국나이로 69세의 고령이다. 산은지주 회장직은 그가 현역으로서 지킨 마지막 자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는 역사적 평가의 대상으로써 유유히 사라질 길만 남은 것이다.

▲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 ⓒ뉴스1

강만수를 평가하기에 앞서 해야 할 일은 정확히 그가 무엇을 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그는 ‘강고집’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자기 소신을 내세워 많은 사람들과 갈등을 일으킨 바 있다. 그만큼 소신과 철학이 뚜렷한 관료였다는 것이다. 이의 실제 내용을 정확히 파악해야 그에 대한 제대로 된 비판도 가능하리라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얘기일 것이다.
강만수 회장은 재무부 출신 경제관료를 일컫는 말인 ‘모피아’의 대부로 잘 알려져 있다. 재무부 3대요직으로 불리는 이재국장, 국제금융국장, 세제실장을 모두 해본 유일한 관료인데다 현업에 종사하는 모피아 출신 중 최고참이기 때문이다. 재무부 출신 경제관료들과 경제기획원 출신 경제관료들이 경쟁해온 이야기는 이제 잘 알려져 있다. 개발연대 말기부터 민주정부에 이르기까지 재무부와 경제기획원은 끊임없이 대립해왔다.
재무부 대 경제기획원
어떤 측면에서 보면 예산수립과 부처 간 조정, 경제정책 기획 등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을 임무로 하는 경제기획원이 통화, 금융, 세제 등을 통한 관리를 주임무로 하는 재무부와 불화를 겪는 것은 당연한 측면이 있었다. 청사진을 그리는 사람과 메스를 잡고 수술을 하는 사람의 생각이 같을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갈등의 또 다른 측면도 있었다. 박정희 시대 말기, 여전히 재무부 관료들은 개발연대 특유의 고도성장논리에 충실했지만 경제기획원 관료들이 ‘안정화‧자율화’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국가 주도의 고도성장으로 인한 한계가 분명해지고 있는 시기가 닥치고 있기 때문에 교과서적 의미에서의 시장경제체제가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견해였다.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은행 등도 경제기획원의 새로운 구상에 찬동했지만 재무부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비판이 집중된 중화학공업 과잉투자와 관치금융 등 문제의 주무부처가 재무부였기 때문이다.
이들 양대 파벌의 갈등은 해를 거듭할수록 심해져 1980년 전두환 대통령의 경제수석으로 경제기획원 출신의 김재익 박사가 임명되자 재무부 출신들은 ‘현실을 모르는 시카고 보이’(김재익 수석이 미국에서 신고전파 경제학을 공부했다는 사실을 비꼰 말)가 경제수석이 됐다며 비아냥대기도 했다는 후문이 있을 정도였다.

▲ 박근혜 정부에서 중책을 맡게 된 경제기획원 출신 인사들. 왼쪽은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 오른쪽은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뉴스1

1982년에는 장영자 어음 사기사건이 터진 틈을 타 경제기획원 출신 관료들이 재무부 요직에 임명되는 소위 ‘경제기획원의 재무부 점령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경제기획원 출신 관료들은 금융자율화와 사채시장 양성화 등의 명분으로 그간 제한적으로 허가돼왔던 단자회사를 20개 가까이 허가하는 등의 시장화 정책을 펼쳤다. 강만수 회장은 자신의 저서에서 이 당시의 비참했던 소감을 기록으로 남긴 바 있는데, 경제기획원 출신들이 현실을 모르는 채 당시 단자회사를 무분별하게 대량으로 허가했고 이들이 종합금융회사가 됐으며 이것이 곧 외환위기의 도화선이 됐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하지만 경제기획원 출신 관료들의 생각은 또 다르다. 이 당시 금융자율화가 실제로 시행되지 못하고 중단돼 관치금융의 구조가 이어진 것이 외환위기의 원인이 됐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명박 정부 초기 경제수석을 지내기도 했던 박병원 은행연합회 회장은 2012년 10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제기획원 출신들은 일찍이 관치 금융 시대를 끝내고, 금융자율화를 도입하려고 했다”면서 “그러나 재무부의 반발이 예상됐기 때문에 1994년 경제기획원과 재무부를 통합한 재정경제원을 만든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MB노믹스
경제기획원 출신 관료들과 재무부 출신 관료들은 외환위기 이후부터 정권에 따라 서로 번갈아 가며 요직을 맡았다. 국민의 정부 시절에는 위기극복 등을 이유로 모피아 출신으로 분류되는 이헌재 전 부총리가 중용됐지만 참여정부 후반기에 들어서는 변양균 당시 정책실장을 비롯한 경제기획원 출신들이 요직을 장악했다. 그러다 이명박 정부 때는 강만수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을 필두로 한 모피아들이 권력의 심장부에 재입성했고 박근혜 정권에서는 또 다시 경제기획원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중이다.

▲ 우리에게 많은 추억을 안기고 역사의 뒤안길로 유유히 걸어가신 이명박 전 대통령. ⓒ뉴스1

강만수 회장은 소위 MB노믹스로 불리는 이명박 정권의 경제정책 패러다임을 입안했다. 여기에는 정통 재무부 관료다운 요소들이 많이 들어가 있다.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그 유명한 부자감세정책이다. 강만수 회장이 당시 추진했던 감세정책은 경기부양을 목적으로 한 것이었는데, 감세를 통해 대기업 등의 활동을 숨통을 틔우면 대기업이 거둔 이득이 중소기업과 가계에 까지 긍정적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낙수효과’가 논리적 근거였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낙수효과가 발생하지 않아 대기업과 부자들만 이득을 보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강만수 회장은 “세율을 올려봐야 세수가 늘어나지 않는다”면서 “지나치게 높은 세율은 조세회피 방법을 다양하게 할 뿐”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기업들이 탈세를 하다 지치면 외국으로 도망을 갈 것이란 얘기다.
감세정책의 시행을 경기부양 목적뿐만 아니라 강만수 회장의 개인적 철학이 관철된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강만수 회장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세금은 원칙적으로 버는 돈에 소득세, 쓰는 돈에 소비세, 남는 돈에 재산세만 매기면 된다는 소위 3세론을 설파한 바 있다. 종합부동산세, 법인세 등의 세금은 원칙에 맞지 않는 세금이라는 것이다. 실제 강만수 회장은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 직후 종합부동산세부터 박살을 내버리기도 했고 저서를 통해 법인세는 아예 0%에 수렴할수록 좋다는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금융과 관련해서는 소위 ‘메가뱅크론’이 강만수 회장의 트레이드 마크로 알려져 있다. 이는 외환위기를 전후해 완전히 무너지다시피 한 국내 금융산업의 허약한 체질에 대한 반성에서 도출된 결론인 것으로 보인다. 강만수 회장은 기획재정부 장관 시절 수차례 인터뷰를 통해 “세계 50위 안에 드는 국내 은행을 육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는 외환위기 이후 부실화된 은행을 인수할 국내 금융자본이 없었던 상황 등을 상기하게 하는 것이다. 그의 이러한 문제의식은 정책금융과 상업은행의 혼재된 기능을 갖고 있던 한국산업은행을 정책금융기능과 상업은행기능을 분리시켜 상업은행 부분을 민영화하는 ‘산업은행 민영화’ 정책으로 현실화됐다.
MB노믹스 체제에서 그가 보여준 또 하나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환율정책에 대한 남다른 집착이다. 대부분의 경제관료들이 환율은 시장조절기능에 맡겨두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비해 강만수 회장은 “환율은 주권”이라며 국가가 적극적으로 환율에 개입해야 한다고 말하곤 했다. 심지어 “경상수지와 인플레이션이 상충하는 상황이라면 인플레이션을 감수하고서라도 경상수지를 방어해야 한다”고 발언하기까지 했다. 물가가 다소 오르더라도 수출 증대를 위해 환율 방어를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게 그 유명한 ‘고환율 정책’이다.
한국은행과의 대결
그의 환율정책에 대한 철학은 필연적으로 한국은행과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통화신용정책은 한국은행이 수립하고 집행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측은 강만수 회장이 통화정책에 대한 민감한 발언을 할 때마다 반발하고 나섰다. 통화정책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몫이며 물가안정을 가장 핵심적인 목표로 한다는 논리다.
이들의 충돌은 강만수 회장이 재무부에 있을 때부터 이어져 왔다. 한국은행은 87년 이후 끊임없이 ‘중앙은행 독립’을 외치며 정부로부터 독립된 권한을 쟁취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강만수 회장과 일부 재무부 관료들은 이미 한국은행이 충분히 독립적인 지위를 갖고 있다거나 환율은 정부기관이 통제해야 한다는 식의 논리를 펴며 대립했다.

▲ 현행 중앙은행 체제(왼쪽),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체제(가운데), 강만수 회장이 주장한 중앙은행 체제(오른쪽)를 비교해보았다.

강만수 회장의 중앙은행에 대한 대표적 지론은 통화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가 한국은행 산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기관으로서 한국은행 위에 있어야 하며, 금융통화위원회가 바로 중앙은행 그 자체라는 것이다. 이는 현재 한국은행을 중앙은행으로 하고 그 산하에 금융통화위원회를 두는 현 체제의 상식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으로 한국은행 측의 엄청난 반발을 야기했다.
중앙은행이 정부기관의 일부여야 하는지, 정부로부터 독립된 주체여야 하는지를 둘러싸고 끝없이 이어진 이 논쟁은 결국 1950년대 한국은행 설립의 기초가 됐던 ‘블룸필드 보고서’의 실제 내용이 무엇인지를 따지는 지경에까지 이르기도 했다. 오늘 날 강만수 회장의 주장은 그저 ‘주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분위기지만 그 고집스러운 뚝심만큼은 알아주지 않을 방도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더러 있다. 오늘 날처럼 인터넷 사용이 자유로운 시대에 젊은 시절을 보냈다면 틀림없이 유명한 '키보드 워리어'가 되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김민하 기자  |  acidkiss@gmail.com

2013년 3월 16일 토요일

강만수 '자진사퇴 거부', 5년전엔 사퇴 종용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3-15일자 기사 '강만수 '자진사퇴 거부', 5년전엔 사퇴 종용'을 퍼왔습니다.
"중간에 그만둘 수 없다", "감사원, 내가 잘못한 것처럼 부풀려"

'MB 최측근'인 강만수 산은금융지주회장이 15일 자진사퇴를 거부하고 나서 후폭풍을 예고했다.

MB정권 출범직후인 지난 2008년 4월 기획재정부 장관 시절에 "적어도 인사권을 가진 사람이 재신임 정도의 절차는 받아야 하지 않을까"라며 관련 기관장들의 사퇴를 압박했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행태다.

강만수 회장은 15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에 대해 가해지는 자진사퇴 압박에 대해 "끝까지 책임지는 게 공직자의 자세"라며 "2년 전에 내가 민간으로 왔을 때도 내 의지와 상관없었듯이 나갈 때도 마찬가지다. 인사권자가 나가라고 하면 나가는 게 공직자다. 산업은행이 개인회사도 아니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자기만 생각하고 중간에 그만둬 버리는 건 공직자의 자세가 아니다"라며 자진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에 (머니투데이)가 박근혜 대통령이 그만 두라고 하기 전에는 사임하지 않겠다는 의미냐고 묻자 그는 "내 자존심 살리자고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행시 8회로 기관장 가운데 최고참인 자신이 그만 두면 다른 기관장을 맡고 있는 행시 후보들도 줄줄이 그만 두라는 압박을 받을 테니, 그만 둘 수 없다는 발언인 셈이다. 실제로 현재 금융계에는 MB때 낙하산으로 투입된 '강만수 사단'이 광범위하게 존재하고 있으며, 이들은 강 회장 사퇴를 극구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정부가 바뀌면) 정치적 자리는 정치적으로 판단해 행동하면 되고, 기업의 CEO(최고경영자) 자리는 경영으로 평가받아 행동하면 된다"며 "나는 국책 금융기관장으로서 인사권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함부로 행동할 수 없다"며 거듭 자진사퇴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어떤 직원들은 나보고 10년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한다. 어린이집을 만드는 등 직원들이 직접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일을 많이 했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그는 전날 감사원이 부실 은폐를 통한 성과급 나눠먹기, 고금리예금상품 판매를 통한 은행 부실 심화 등의 감사결과를 발표한 데 대해서도 "감사원 논리대로라면 재형저축도 다 하지 말아야한다"며 "감사원에서도 우리 의견 상당부분 받아줬다. 그래서 조치 내용은 다 '주의' 정도의 수준이다. 그런데 괜히 무슨 큰 잘못한 것처럼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반발했다.

박태견 기자

2013년 3월 15일 금요일

감사원, '강만수의 산업은행' 융단폭격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3-14일자 기사 '감사원, '강만수의 산업은행' 융단폭격'을 퍼왔습니다.
'성과급 잔치', '손실 보는 공격적 마케팅' 중단 지시

감사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사업을 융단폭격한 데 이어, 이번에는 MB 최측근인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장관이 수장으로 있는 산업은행에 융단폭격을 가했다.

감사원은 14일 산업은행에 대해 지난해 9월부터 한달간 특정감사를 벌인 결과, 산업은행이 영업이익 부풀리기를 통해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외형 확장을 위한 고금리상품 판매에 은행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고 발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우선 산업은행은 2011년 영업이익을 최대 2천443억원을 부풀려 임직원 성과급을 최대 41억원 더 지급했다.

구체적으로 산업은행은 2011 회계연도를 결산하면서 1천억여원을 빌려준 기업 A가 파산한 사실을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아 50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과다계상했다. 또 기업 B의 유가증권 자산가치 감소분 556억원을 반영하지 않는 등 총 1천61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부풀렸다. 산업은행의 회계감사인이 과다계상된 당기 순이익을 그대로 인정, 최대 44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부풀리기도 했다.

이밖에 시중 건설사의 3천억원 상당 프로젝트파이낸싱(PF)채권의 건전성을 실제보다 한단계 이상 높게 평가해 대손충당금 1천76억원을 적게 적립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또 강만수 산은지주회장이 공격적으로 전개해온 '다이렉트 예금상품'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었다. 산은은 창구가 아닌 온라인으로 예금을 판매하는 대신 높은 금리를 주면서 2011년 9월 출시 후 올 3월까지 9조원을 빨아들였다

산은은 다이렉트 예금이 무점포 영업방식이라는 점에서 비용이 들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으나 실제로는 영업점을 통한 실명확인 비율이 지난해 9월 현재 70.7%에 달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9월까지 다이렉트 예금에서만 244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감사원은 산은이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올해 말에는 다이렉트 예금에서 1094억원, 고금리 예금 상품 전체에서 총 1천44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감사원은 따라서 산은이 올 연말까지 영업점을 135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에 대해 지난해 6월 기준 총 25개 영업점에서 59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한 만큼 영업점 확대 전략을 재검토하라고 제동을 걸었다.

이같은 감사결과는 지난해 하반기 행한 감사에 따른 것이나, 박근혜 대통령이 MB 낙하산 물갈이를 지시하면서 MB 정권때 금융계 실세로 군림해온 강만수 회장 퇴진 여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 임기를 1년 남겨둔 강 회장에게 강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여권 일각에서는 "최소한 강만수 회장 등 금융계의 4천왕은 알아서 거취를 결정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흘러 나오고 있다.

박태견 기자

2013년 1월 31일 목요일

MB '측근잔치', 강만수 등에 훈장도 나눠줘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129일자 기사 'MB '측근잔치', 강만수 등에 훈장도 나눠줘'를 퍼왔습니다.
임기말 흥청망청 포상잔치, 퇴임후 '호위세력' 구축 시도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비리측근들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한 데 이어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장관 등 측근 129명에게 무더기로 훈장을 수여해, 임기말 흥청망청 '측근 잔치'를 벌이는 양상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129명에 대한 훈장 수여를 결정했다.

이 대통령은 우선 대선때 '747 공약'을 만들었으며 집권후 초대 기획재정부장관을 맡았던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에게 고졸 채용을 활성했다는 공로로 국민훈장무궁화장을 수여했다. 국민훈장은 국민의 복지향상과 국가발전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자에게 수여되며, 무궁화장은 국민훈장중 최고등급이다. 

강 회장은 그러나 집권초기 '환율주권론'을 주장하다가 물가 폭등과 외국자금 이탈로 제2의 환란 위기를 자초하면서 낙마한 인사다. 고졸 채용도 강 회장 작품이 아니라, 기업은행 등 다른 은행들이 먼저 활성화한 것이어서, 강 회장에게 훈장을 주기 위한 억지 포상 이유라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지상파 텔레비전 방송의 디지털 전환을 차질 없이 완료해 방송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김인규 전 KBS 사장에게 은탑산업훈장을 수여했다. 김 전 사장은 그러나 KBS사장 재직 시절에 공영방송의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내부의 비판을 받았다. 그는 2007년 대선 기간에는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캠프에서 일했었다. 

이 대통령은 또한 친이계 중진인 안경률 외교통상부 녹색환경협력대사에게 녹색성장 정책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훈장무궁화장을 수여했다. 안 대사는 그러나 불과 한달 전인 지난달 녹색환경협력대사로 임명돼, 훈장을 주기 위한 명분쌓기로 해석된다. 그는 친이계 최대 모임인 '함께 내일로'의 대표였다. 

이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12월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개입을 추진하다가 국민적 지탄 속에 옷을 벗은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45)에게도 훈장을 수여, 비난을 자초했으나 개의치 않고 또다시 측근들에게 훈장을 무더기로 나눠준 셈이다. 김 전 기획관은 핵안보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공로로 황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이 대통령의 비리측근 사면과 측근 포상은 퇴임후 자신의 호위세력을 구축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되나, 과연 그같은 노력이 얼마나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영섭 기자 

2012년 10월 20일 토요일

"이명박·강만수, 리먼브라더스 인수 강력 지지했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10-19일자 기사 '"이명박·강만수, 리먼브라더스 인수 강력 지지했다"'를 퍼왔습니다.
재미언론인 안치용, MB 경제팀의 '비밀메모' 폭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발점이었던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직전 MB측근 금융인 그룹이 리먼브러더스인수를 위해 전방위로 뛰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2008년 7월부터 인수를 검토했으나 곧 포기했다"고 했던 정부의 해명보다 두 달여 이른 시점에 이미 리먼브러더스 인수를 위한 검토를 마친 것으로 보이는 문건이 드러나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지난 2008년 여름 산업은행은 리먼브라더스에 60억달러 투자를 추진했었다. 투자가 결렬된 직후 리먼브라더스는 그해 9월 15일 파산했다. 파산 당시 부채 규모는 우리나라 1년 예산의 2배인 700여 조원에 이르렀다. 미국역사상 최대의 파산 사건이었다. "글로벌 금융 위기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극복했다"고 홍보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가 자칫하면 글로벌 금융 위기의 첫 희생자가 됐을 뻔한 사건이었다.

"이명박·강만수·전광우, 리먼 인수 강력 지원 확약 받았다"

재미 언론인 안치용 씨는 18일 밤 자신의 블로그 (SECRET OF KOREA)에 리먼브라더스 파산관재위원회가 리먼브라더스에서 압수한 문건을 공개했다. 이 문건은 조건호 한국 리먼브라더스 부회장이 2008년 5월 29일 리먼브라더스 최고경영진에게 '한국컨소시엄'의 리먼브라더스 투자관련, 기회와 핵심쟁점 브리핑'이라는 제목으로 보낸 두 장짜리 문서다.

▲ ⓒ안치용

▲ ⓒ안치용

안 씨에 따르면 '비밀메모'라고 명시된 이 메모는 5월 29일 작성됐고, 이 메모를 받은 사람은 맥기 스킵 리먼브라더스 투자은행부분 글로벌 헤드, 래리 위젠넥 리먼브라더스 글로벌 파이낸스 헤드, 제시 바탈 리먼브라더스 아시아 CEO로 리먼브라더스의 최고 경영진이다.

문건의 내용은 충격적이다. 조건호 부회장은 이 문건을 통해 "3명의 중요한 행정부 인사로부터 지원을 확약받았다"고 밝히며 "그 3명은 이명박, 강만수, 전광우다. 이 중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5월 24일 자신과 민유성이 직접 만나서 리먼브라더스 투자에 관한 브리핑을 했으며 이미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산업은행 등의 리먼브라더스 인수를 강력히 지지했다는 말이다.

안 씨는 또 "기존에 알려진 사실과는 달리 산업은행이 아니라 MB의 절친이며 금융권 4대 천황의 한사람으로 꼽히는 김승유 하나은행장이 3개 국책은행을 이끌며 리먼브라더스 인수를 배후조종했으며 민유성 리먼브라더스 서울지점 대표를 산업은행 행장에 선임한 것도 리먼브라더스 인수를 염두에 둔 김승유 행장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 문건에서 조건호 부회장은 "5월 16일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으로 전화를 받았으며 김승유는 새 대통령인 이명박의 절친한 개인 자문역"이라고 설명했고, 이후 조건호 및 리먼브러더스 아시아 CEO는 김승유 회장 등이 만났다고 밝혔다. 이 때 하나은행과 3개 국책은행으로 구성된 코리아컨소시엄은 리먼브라더스에 50억 달러를 투자하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돼 있다.

특히 조 부회장은 "산업은행 행장에 전 리먼브라더스 한국대표인 민유성이 선임되게 될 것이므로 거래(투자)가 더욱 원할히 진행될 것"이라고 적고 있는데, 조 부회장의 이같은 말은 4일 후 있을 민 행장의 선임을 정확히 예상한 것이었다. 리먼브라더스 인수를 강력히 지지한 '행정부 3인' 중 하나로 지목된 전광우 당시 금융위원장은 산업은행장 임명 제청권자다.

이 문건에는 김승유 회장이 'mb와 강만수는 내가 책임진다'는 취지로 말한 기록이 담겨 있는데 안 씨는 관련해 "금융계 4대 천왕으로 불리는 김승유, 강만수 두 사람이 mb의 후광을 업고 민유성을 산업은행 총재에 임명한 것은 물론 리먼브라더스 인수를 밀어붙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씨는 "민유성은 산업은행 총재 임명직전까지 리먼브라더스의 서울대표로 리먼브라더스에서 50억원상당의 스톡옵션을 받은 상태였다. 따라서 민유성은 리먼브라더스의 주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큰 돈을 벌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을 임명 2개월이 지난 8월초까지 밝히지 않았었다"고 지적했다.

안 씨는 "리먼브라더스의 흥망성쇠에 이권이 걸린 민유성에게 리먼브라더스와의 투자협상을 맡긴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것과 같다. 이처럼 명백히 이해관계가 충돌되는 사람을 산업은행 총재에 임명한 것으로 강만수, 김승유, 전광우등 mb정권에서 금융계를 좌지우지하는 사람들이 과연 정상적인 사고를하는 사람들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고 비판했다.

▲ 강만수 산업은행장과 이명박 대통령 ⓒ연합뉴스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2008년 9월 17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7월 경에 리먼브러더스 인수 관련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으나 조 부회장의 메모에 따르면 그는 이미 5월 중순 이후부터 이를 '강력히' 지지했다. 민유성 당시 산업은행장도 "7월 18일 리먼으로부터 경영권 지분인수 제안이 있었기 때문이며 행장 선임 이전에는 리먼과 인수관련 사전교감이 없었다"는 취지로 답했지만 그가 리먼브라더스 서울 대표를 지냈고, 문건에도 이름이 등장하는 것으로 미뤄볼 때, 위증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될 수 있다.

"왜 외신들이 MB경제팀을 '리먼 직원'으로 표현했는지 알게 돼"

안 씨는 "이 문서들을 살펴보면 리먼브라더스 인수추진과정에서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코미디'와 같은 일들이 많았음을 알 수 있다. 왜 외신들이 리먼브라더스 인수를 추진하는 'MB 경제팀'을 '리먼브라더스직원' 이라고 표현했는 지 알게 된다"고 꼬집었다.

안 씨는 "(인수를 위한) 실사와 관련해 (MB 경제팀이) '도저히 봐도 모르겠오'하고 실토하는 대목에서는 절망하게 된다. 국책은행은 국민의 혈세로 만들어진 은행이므로 국민들은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 앞으로 mb측근 금융인맥이 잉태한 비극들을 관련문서와 함께 하나 하나 공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안 씨는 "한편 조건호 리먼브라더스 부회장은 한진그룹 창업자인 조중훈 회장의 형인 조중렬회장의 아들로, 조중훈 회장의 동생 조중건 회장의 사위인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과 사촌 처남매부지간이 된다"고 덧붙였다. 안 씨는 "조건호 부회장은 지난 2008년 산업은행의 리먼브라더스 인수가 결렬되고 그해 10-11월 국정조사에서 이에 대한 조사가 이어지자 같은해 12월 17일 자신의 뉴욕소재 콘도를 1000만 달러에 매도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2010년 6월부터 홍콩과 미국에 사무실을 둔 헷지펀드 '밀레니엄매니지먼트'의 회장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박세열 기자

2012년 10월 19일 금요일

"MB세력, 2008년 한국경제 파산시킬 뻔"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2-10-18일자 기사 '"MB세력, 2008년 한국경제 파산시킬 뻔"'을 퍼왔습니다.
비밀문건 "김승유-MB-강만수, 리먼브러더스 인수 강행"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때 한국경제를 파산시킬 뻔한 산업은행의 리만 브라더스 인수 추진이 이명박 대통령과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의 전폭적 지원 아래 이 대통령의 고대 동기인 김승유 당시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의해 진행됐음을 보여주는 문건이 공개돼, 파장을 예고했다. 지금까지는 민유성 산업은행 총재가 혼자서 추진했던 일로 알려져왔기 때문이다.

재미언론인 안치용씨는 17일(현지시간)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미국 연방법원이 조사관을 선정해 리만 브라더스 파산원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리만 브라더스와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압수하거나 제출받은 내부문건 가운데 이런 새로운 사실을 보여주는 문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리만 브라더스 파산관재위원회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문건에 따르면, 조건호 리만 브라더스 부회장은 2008년 5월 29일 리만 브라더스 최고경영진에게 이라는 제목의 2쪽짜리 '비밀메모'를 보냈다. 조건호 부회장은 MB 최측근으로 대북정책을 총괄했던 김태효 당시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의 사촌동서다.

비밀메모는 한국의 선도금융기관들의 컨소시엄이 리만 브라더스에 50억달러를 투자하려 한다며 투자배경, 금융기관별 투자금액, 투자일정, 투자뒤 지분구조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안치용씨는 "이 메모에서 주목을 끄는 것은 기존에 알려진 사실과 달리 산업은행이 아니라 MB의 절친이며 금융권 4대 천왕의 한사람으로 꼽히는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3개 국책은행을 이끌며 리만 브라더스 인수를 배후조종했다는 것"이라며 "또한 민유성 리만 브라더스 서울지점 대표를 산업은행 행장에 선임한 것도 리만 브라더스 인수를 염두에 둔 김승유 행장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라며 관련 내용을 전했다.

비밀메모에는 김승유 하나회장이 조건호 부회장에게 "이명박 대통령과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의 지지를 확약했다"고 기록돼 있다. 조 부회장은 메모에서 그해 5월 16일 김승유 회장에게서 이같은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며 "김승유는 새 대통령인 이명박의 절친한 개인자문역"이라고 적시했다.

▲ ⓒ안치용

메모에 따르면, 그뒤 5월 26일 조 부회장과 제시 바탈 리만 브라더스 아시아회장은 김승유 회장과 이찬근 하나금융그룹 투자부분 사장을 만나, 하나은행과 3개 국책은행으로 구성된 코리아컨소시엄이 리만 브라더스에 50억달러를 투자하는 문제를 논의했다. 조 부회장은 "한국컨소시엄은 1개의 민영은행과 3개의 국책은행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산업은행 20억달러, 하나금융그룹, 한국투자공사, 국민연금공단이 각각 10억달러씩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했다.

▲ ⓒ안치용

조 부회장은 특히 "리먼 브라더스 서울지점대표인 민유성이 6월 2일에 산업은행 행장에 임명될 것"이라고 보고했다. 이 메모가 작성된 5월 29일 당시에는 민유성이 산업은행 행장 물망에 올랐을 뿐 누가 행장이 될지 오리무중이었지만 조 부회장은 6월 2일 임명될 것이라며 날짜까지 밝혔고 실제 민유성은 6월 2일 행장에 내정됐다.

조 부회장은 "결정적 역할을 할 3명의 중요한 행정부인사로부터 지원을 확약받았다"며 이명박 대통령,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 전광우 금융위원장을 적시했다. 그는 특히 자신과 민유성이 5월24일 전광우 금융위원장을 직접 만나 리만 브라더스 투자에 관한 브리핑을 했으며 이미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조 부회장이 작성한 협상일정은 그야말로 전광석화처럼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리만 브라더스의 2분기 실적 발표일 이전에 한국컨소시엄의 투자를 마무리하기 위해 공격적인 협상이 필요하다며 협상개시로부터 열흘만에 투자계약을 마무리짓는 일정을 제시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6월2일 협상을 시작해 그 다음날 투자의향서에 서명하고 6월4일 뉴욕에서 실사를 시작해서 불과 엿새 뒤에 실사보고서를 완성하고 사흘뒤인 6월12일 투자계약에 서명한다는 일정을 잡았다. 

안씨는 이와 관련, "이 일정에서 협상시작일자를 6월 2일로 못박은 것은 바로 이날 민유성 리만 브라더스 서울대표가 산업은행장에 임명될 것이라는 사전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며 "또 김승유가 'MB와 강만수는 내가 책임진다'고 말했다는 기록으로 미뤄 금융계 4대 천왕으로 불리는 김승유, 강만수 두 사람이 MB의 후광을 업고 민유성을 산업은행 총재에 임명한 것은 물론 리만 브라더스 인수를 밀어붙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한국컨소시엄이 투자뒤 가지게 될 지분의 비율이다. 한국컨소시엄이 51%를 가지게 한다는 것이 타켓이라고 언급돼 있다. 주주로서의 모든 책임과 권한을 한국컨소시엄에 떠넘길 계획임을 알 수 있다"며 "그러면서도 이사직만 줄뿐이지 경영에는 참여시키지 않는다는 리만 브라더스의 계획은 60억달러를 털도 안 뽑고 날로 먹겠다는 말에 다름아니다. 이같은 계획에 MB의 측근, 금융계의 천왕들이 '짝짝꿍'을 친 것"이라고 개탄했다. 문건에 나오는 리만 브라더스 투자액은 50억달러지만 최종협상과정에서 투자액은 60억달러로 늘어났다.

그는 "일부 국회의원들은 이 사건을 '단군이래의 사상최대 경제사기 미수사건'이라고 부르기도 했다"며 "과연 리만의 빚이 얼마인지조차 파악하지도 못했고 파악할 능력도 없이 60억달러 투자를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탄식했다. 

그는 또한 "이 문서들을 살펴보면 리만 브라더스 인수추진과정에서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코미디'와 같은 일들이 많았음을 알 수 있다. 왜 외신들이 리만 브라더스 인수를 추진하는 'MB 경제팀'을 '리만 브라더스직원'이라고 표현했는지 알게 된다"며 "실사와 관련해 '도저히 봐도 모르겠오'하고 실토하는 대목에서는 절망하게 된다. 앞으로 한국경제를 파산시킬뻔한, MB측근 금융인맥이 잉태한 비극들을 관련문서와 함께 하나 하나 공개할 것"이라고 추가폭로를 예고했다. 그는 "관련자들은 스스로 진실을 밝히고 국민에게 사죄하기를 바라며, 국회는 진상을 조사해 이들을 위증혐의로 고발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더 나아가 인수위 시절 강행돼 막대한 국민혈세를 날린 메릴린치 투자 의혹에 대한 조사도 촉구했다. 

그는 "MB정부는 이에 앞서 대통령 당선 다음날인 지난 2007년 12월 19일 한국투자공사를 통해 메릴린치에 투자의향서를 전달하고 1월 7일 메릴린치로부터 공식투자제의를 받은 뒤 단 2~3일의 실사를 거친뒤 일주일만에 투자결의를 하고 다음날인 15일 투자약정서에 서명했다"며 "그로부터 보름뒤 20억달러를 메릴린치에 입금했지만 그뒤 메릴린치는 경영악화로 뱅크오브어메리카에 인수됐고 투자한지 불과 몇개월만에 투자원금의 절반이상인 12억달러이상의 손실을 입고 말았다. 이 거래에는 MB의 친형 이상득의 아들 이지형이 깊숙이 관여했으며 킥백이 투자액수의 2%라는 의혹도 일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안치용씨가 발굴해 공개한 문건의 의미는 크다. 

김승유 회장 등 MB금융인맥이 추진한 리만 브라더스 투자는 결렬됐다. 당시 정부와 등 일부 보수언론은 글로벌 금융기관이 될 수 있는 기회라며 리만 브라더스 인수를 강력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미국 금융위기는 공황적 상황으로 급확산됐고, 본지 등은 리만 브라더스 파산이 '제2의 IMF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력 반대했다. 또한 이성태 당시 한국은행 총재 역시 "1달러도 내줄 수 없다"며 단호히 반대, 결국 투자는 무산됐다.

결국 리만 브라더스는 그해 9월 15일 파산했다. 파산당시 부채규모가 6천130억달러로 미국역사상 최대의 규모의 파산이었다. MB세력 계획대로 리먼을 인수했다가는 투자액 60억달러를 고스란히 날리는 것은 물론, 최대주주로서 부채까지 떠안으면서 한국경제는 제2의 IMF를 겪을 수밖에 없었을 게 명약관화했다.

한편 김승유 전 회장은 하나금융 측을 통해 본지에 "2008년 3월에 리만 브러더스 회장으로부터 투자 제안을 받아쓰나 그해 4월 투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이후 구체적인 논의를 전혀 한 적이 없고 산업은행의 리만 브러더스 인수 협상에 관여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박태견 기자 

2012년 6월 8일 금요일

"대통령님 주가 5000시대 과연 오나요?"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6-07일자 기사 '"대통령님 주가 5000시대 과연 오나요?"'를 퍼왔습니다.
"정권교체 3000, 임기안 5000"… 김석동 강만수 "대공황 온다"

▲ 선거방송연설에서 주가지수 5000공약을 이야기 하고 있다.

"정권이 교체되면 내년에 증시가 3000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다. 제대로 되면 임기중 5000까지 가는 게 정상이다"(2007년 12월14일 선거방송)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선 후보시절인  2007년 12월14일 한 증권사 객장에서 이같이 발언했다. 대세 상승 장세 발언은 언론사에 대대적으로 보도됐으며, 경제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을 타고 17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하지만 임기가 9개월 가량 남은 7일 현재 코스피는 1840선에서 움직이고 있어 이 대통령의 발언은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도 자신의 발언이 실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했는지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럽발 재정위기가 엄습하며 세계경제 위기가 거듭되고 있다"며 "재정위기가 금융위기, 실물위기를 가지고 오고 있어서 위기를 벗어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측근이고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강만수 산은금융그룹 회장도 5일 KDB산업은행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위기는 1929년 대공황보다 오래 갈 수 있다. 대공황은 단순한 유동성 위기였지만 지금은 구조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덩달아 지난 4일에는 금융당국 수장인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유럽 사태가 대공황에 버금가는 충격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를 보였다. 경제 주체들이 하루를 거르지 않고 부정적인 발언만 한 것.

▲ 한 누리꾼이 이명박 대통령의 주가지수 5000 공약을 꼬집는 내용의 이미지를 만들기도 했다.(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 여파로 종합 주가 지수가 950대까지 떨어졌다.)
주가지수 3000, 5000을 약속했던 경제 주체들이 지금은 연달아 불안 섞인 발언만 하고 있다. 그들의 말만 들어본다면 밥 굶지 않고 사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시대가 오는 듯하다.
시장을 안심시키는 역할을 담당하는 경제 주체들이 불안을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것은 어떤 식으로 해석해야 할까?
유럽의 재정위기가 금융위기와 실물위기로 이어지는 구조적인 문제가 기다린다고 해도 위기의 근원지인 유럽도 아닌 한국에서 '대공황'을 이야기하며 겁을 주는 건 과장된 불안이 아닌지도 봐야 한다. 여기서 '겁'이란 위기감만 조장하고 대비책은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니면 그들만이 알고 있는 진짜 위기가 있는 것일까?
경제는 심리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데 정부인사들의 발언을 듣고 벌써 겁을 먹은 투자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이 대통령 임기내에 주가 3000시대가 올것이라고 믿는 이들도 많다. 그들을 위해서 지금이라도 신중한 용어 선택을 해주길 바란다. 자신이 집권하면 증시 5000까지 가는게 정상이라는 발언은 어떤 근거를 가지고 한 말이였으며 지금의 위기설은 또 어떤 근거가 있는지 사람들은 궁금해한다.
'유럽 재정위기'때문에 라는 말들은 이전에도 많이 들었다. 카다피 때문에 '국제 유가'가, '서브프라임 사태' 때문에 국내 경제가, '키코(KIKO)' 때문에 환율이, 광우병 촛불 집회 때문에 안보가 라는 방식으로 항상 '남탓'만 해왔기 때문이다.
조만간 '종북세력' 때문에 주가 3000시대를 못 열고 있다고 발언할지도 모른다.
아직까지도 과거 이명박 대통령 발언을 기억하고 있는 트위터리안들의 심기는 불편하다.
"주가지수 2000이라도...3000,5000은 문제없다고 하셨고,7000까지도... 지금은 7000에 가야할 시기인데...안해본게 없으시고 유일하게 한번도 못해 본건 "거짓말"이라면서요.. 오늘도 당신의 신도들은 이걸 묻는 국민을 빨갱이라고 하는데"(뿅**@rkfksms****)
"누가 그랬다 자기가 대통령하면 주가 3000간다,미국가서 한국 주식사라고 설레발 쳤드랬다,2천가던 주가 1700선대 무너져 내리고 흑자경재는 불활형흑자로바뀌고 미분양 주택은넘쳐나고..최대인건 가계부채,국가부채,측근비리"(dogb****‏@siva****)
"당선되면 일년안에 주가가 3000을 찍고, 임기말에 는 5000을 찍는다고 호언장담을 했던 가카. 가카가 숨겨둔 쥐20경제효과 400조가 지금 '두둥~!'하고 등장한다면 분명히 주가5000갑니다!! 한방 기대하겠습니다"(심*@Simps****)
"어느새 주가가 1800을 막느냐 마느냐하고 있구나.평생주식을 해본적 없는 이로 관심은 없지만 주식 이야기만 나오면 왜 가카의 주가5000드립이 자꾸 생각나지...아니 3000이였나...여하튼..가카님아.주가때문에 사람들 다 뛰어내리겠어요"(KunimiHiro&H*****@hiroclu****)

▲ 2003년2월 부터 2008년2월까지 참여정부시절의 지수와 2008년2월 부터 현재까지 이명박정부의 지수 과거 참여정부는 지수 600대에서 시작해 1700대에서 마감했다. 1700대에서 바톤을 이어 받은 이명박 정부는 7일 현재 1847.95지수로 증시가 마감된 상태이다.

윤경진 기자  |  ykj23@pressbyple.com

2012년 6월 2일 토요일

조선일보의 씁쓸한 흘러간 기사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6-01일자 기사 '조선일보의 씁쓸한 흘러간 기사'를 퍼왔습니다.
조선일보의 '한심한' 보도태도 비아냥…SNS"역시 강비어천가"

▲ 트위터에서 퍼지고 있는 조선일보의 2008년10월30일 기사(출처=@ganiiiiii)

1일 트위터에서 느닷없이 4년전 (조선일보) 기사가 화제가 되고 있다. 트위터리안들은 조선일보의 '한심한' 보도태도를 비아냥대며, 지나간 기사를 끄집어냈다. 
당시 기사는 "MB-강만수, 100% 알고 보니 '찰떡궁합'…'한글이름 궁합점' 정치권서도 화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명박 대통령이 찰떡궁합으로 잘 맞는다는 내용.  
'한글 이름 궁합점'이란 두 사람의 이름을 한 글자씩 교차해서 쓴 뒤 각 글자의 획수를 10단위는 제외하고 끝수만 연차적으로 더해서 마지막 두 숫자를 더한 값이 궁합률로 나오는 점으로, 그 당시 젊은층에서 인기를 끌었다. 너도나도 좋아하는 사람끼리 이름점을 보는 게 유행이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이명박 정권의 굵직한 대형비리들을 조중동 등 보수신문들이 보도를 외면하자,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트위터들이 (조선일보)의 거대신문답지 않은 '얄팍한' 보도 사례로 꼬집고 있는 듯하다.    
"이거 진짜임. 기억나서 또 웃게되는 ㅋㅋㅋ"(캬**@zidk***)
"아 돈 주거나 무가지로 돌리는 이유가 있었군. 정말"(Min***@ytsej***)
"기사도 아닌 기사를 보니까 자꾸 웃음이 나오네요.. 저런 게 무슨 화젯거리라도 되는 것처럼 저 따위의 기사를 쓰는 조선일보 기자들! 점쟁이집을 출입처로 삼아야 할 듯"(양**@sojung7***)
"컥!! 것두.. 정치면에? 푸앜~~"(Uncl****‏@jooh***)
"합성 아니고 진짜 이런 기사가 떴었다고요?"(je***@_jerr***)
"초딩 학급신문에 넣기도 민망한,기사 부끄러"(안지랑 19금 스타.&고급스***@rhyme1***)
"대한민국 정론이라는 조선일보 정치 면에서 웃음을 선사하는 그들의 센스!"(와이즐렉의시***@wisel***)
"역시.. 민족정론;"(다함***@HaEuiS***)

윤경진 기자  |  ykj23@pressbyple.com

2012년 5월 10일 목요일

임석 솔로몬 회장은 소망교회 '소금회' 멤버


이글은 뷰스엔뉴스(VIEWS&NEWS) 2012-05-09일자 기사 '임석 솔로몬 회장은 소망교회 '소금회' 멤버'를 퍼왔습니다.
'소금회' 중심축은 MB정권 실세 강만수

영업정지된 솔로몬저축은행의 임석(50)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과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이 다니는 소망교회의 금융인 모임인 '소금회' 멤버로 알려졌다.

9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임 회장은 MB형제가 다니는 소망교회 금융인 모임인 '소금회' 멤버로 MB정부 출범 후 금융가에서 임 회장의 MB 인맥에 대한 풍문이 떠돌았다. 

(조선일보)는 "작년 부산저축은행 사태가 터졌을 때 금융권에선 '다음은 솔로몬일 것'이라는 말이 많았다"며 "하지만 지난 6일 영업정지되기 전까지 문제없이 버텼다. 이를 둘러싸고 현 정부의 핵심 관료가 그의 뒤를 봐주며 퇴출을 막고 있다는 소문과, 이상득 의원에게 로비자금을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그를 따라다녔다"고 보도했다. 

이 의원측은 이와 관련,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임 회장의 퇴출저지 로비설을 일축했다. 

소금회는 홍인기 전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이 지난 96년 창립한 뒤, MB 최측근으로 MB정권 내내 경제정책을 쥐락펴락해온 강만수 KDB금융회장을 중심축으로 장병구 전 수협은행장, 이우철 전 생명보험협회회장, 이종구 새누리당 의원, 정덕구 전 산업자원부장관 등 쟁쟁한 멤버들로 구성돼 있어 MB정권내 금융계의 최대 '숨은 파워'로 군림해왔다. 

한편 저축은행비리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은 임 회장이 외국 선적(船籍)의 선박을 실제보다 비싼 가격으로 매입하는 것처럼 꾸미는 방법 등으로 100억원가량의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를 포착, 이 돈을 해외 부동산 투자 등 재산 도피나 정관계 로비자금으로 사용했는지 여부를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현 기자 

2012년 4월 30일 월요일

우리금융 매각공고, 또 외국자본에?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4-30일자 기사 '우리금융 매각공고, 또 외국자본에?'를 퍼왔습니다.
정부가 29일 우리금융지주 매각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민영화 시동을 걸었다. 특히 정부는 민간에 경영권을 넘기기 위해 보유중인 우리금융지주 지분의 의결권을 제한키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우리금융지주 매각공고를 내고 7월 27일가지 예비입찰을 받겠다고 밝혔다. 

특히 매각 결정을 내린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매각이나 인수.합병 등의 방식으로 지분이 매각된 뒤에도 예금보험공사가 최대주주로 남을 경우, 필요하면 공자위 의결을 거쳐 예보 주식의 의결권을 제한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지난주 외신에 외국자본의 인수 참여를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 비추어 정부의 예보 지분 의결권 제한 입장은 외국자본이나 인수 의향이 있는 국내자본이 매각 이후에도 정부의 경영권 행사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예금보험공사는 보유 지분 56.97%로 우리금융지주의 최대주주다. 

지분 매각 방식은 지난해처럼 우리금융지주 산하 지방은행을 포함한 지주사 전체를 일괄매각하는 방식이며, 최소 입찰 규모도 작년과 같은 30%로 설정했다.

또한 조기 매각을 위해 인수의향서 제출 절차가 생략됐으며, 개정 상법 시행에 따라 합병 방식의 인수 시 현금 등 주식 외 다양한 대가로 지급하는 것이 허용됐다. 

시장에서는 이명박 정부 핵심실세인 강만수 회장이 이끄는 산은금융과 KB금융이 인수자로 유력하다고 보고 있으나 해외금융기관과 PEF의 참여도 허용돼 외국자본이 단독, 혹은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조태근 기자 taegun@vop.co.kr

2012년 2월 20일 월요일

'이상한 나라'의 고속철도, 그 운명은…


이글은 프레시안 2012-02-20일자 기사 ''이상한 나라'의 고속철도, 그 운명은…'을 퍼왔습니다.
[데스크 칼럼] KTX 민영화, 퇴임 후 측근 재취업 비책?

가상의 섬 '소도어 섬'을 달리는 은 영국의 동화작가가 쓴 그림 동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다. '뽀통령'이라고까지 불리는 와 마찬가지로 어린이들 사이에선 매우 인기가 많다. 이 애니메이션엔 '사장님'이 등장한다.(원작에는 역장(fat controller)으로 나온다) 토마스와 그의 친구들은 이 '사장님' 마음에 들지 못할까봐 늘 전전긍긍한다. 맡은 일을 잘한 꼬마기관차는 '사장님'께 칭찬을 받고, 일을 제대로 못한 꼬마기관차는 꾸중을 듣는다. '사장님'이란 용어로 번역된 것은 지극히 한국적 정서가 반영된 결과이겠지만, 공교롭게도 이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진 영국은 철도의 종주국이면서 철도 민영화의 나쁜 선례를 보여주는 나라다. 미국이 의료 민영화의 나쁜 선례를 보여주는 나라이듯 말이다.

영국의 철도 민영화 그 결과는…

영국의 철도 민영화 사례는 최근 이명박 정부가 KTX 부분 민영화를 추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영국 정부는 1995년부터 2년에 걸쳐 철도산업을 100여 개로 쪼개 분할 매각하는 방식으로 민영화했다. 1979년 대처가 집권한 이래로 '과격한 민영화'를 추구해온 영국도 철도를 민영화 하는 데는 적잖은 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논란이 많았다. 영국 정부가 내세운 민영화 논리는 현재 이명박 정부가 얘기하는 것과 똑같다. "경쟁체제 도입"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것. 이를 통해 "적자(정부 지원금)를 최소화"하고 "요금을 인하하고 서비스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약속도 나왔다. 이명박 정부도 KTX에 경쟁체제를 도입하면 철도공사의 적자를 줄이고 해당 노선의 요금을 15-20%가량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잘 알려지다시피 영국 정부의 주장은 현실이 되지 않았다. 요금은 철도 민영화 2년 만에 14%나 올랐다. 2000년 들어선 요금이 평균 2배가 올랐다. 서비스의 질도 결코 좋아지지 않았다. 열차 연착률은 1996년 8.9%에서 2004년 19.4%로 두 배나 늘었다. 정부 보조금은? 공사 시절보다 3배 늘어났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대형사고'였다. 민영화가 완료된 첫해인 97년 열차 충돌 사고로 7명이 목숨을 잃었고, 2년 뒤 또다시 31명이 사망했다. 2000년 10월 햇필드에서 대형 탈선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5명이 사망했고, 철로 시스템 자체가 마비돼 6개월간 사실상 열차 운행이 멈추는 '철도대란'이 일어났다. 2년 뒤인 2002년에도 탈선 사고가 발생해 7명이 사망했다. 이처럼 사고가 발생한 이유는 민영화된 시설공단인 레일트랙(Railtrack)이 비용을 아끼느라 선로유지보수 업무를 2,3차 하청화 시키고, 선로 틈이 발견돼도 방치했기 때문이다. '레일트랙'이 비용을 아끼느라 대형 사고가 이어져 수십명이 목숨을 잃는 동안 민영화된 회사의 주주들은 대박이 났다. 영국 정부가 민영화를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 레일트랙의 주식은 저가로 상장됐고, 철도산업의 특성상 사실상 독점산업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높은 수익을 담보할 수 있었다.

민영화의 결과가 철도 사고로 이어지고,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자 영국 정부는 2002년 시설 부문인 레일트랙을 재국유화했다. 정부 스스로가 민영화 실패를 인정한 결과다. (영국 철도 민영화 부분은 오건호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연구실장이 2009년에 쓴 '영국 철도 민영화 10년'을 참조했다.)



ⓒ뉴시스

'수상한' MB정부의 '괴상한' KTX 민영화 이유

민영화의 본질은 공공이 운영하기 때문에 경영 효율성이 떨어져 적자가 나는 부분을 민간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겠다는 KTX 부분 민영화는 좀 이상하다.

정부는 2015년에서 2018년에 걸쳐 서울 수서에서 출발해 부산까지 가는 노선과 수서에서 출발해 전남 목포까지 가는 노선을 만들어 이를 민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만 해도 KTX는 연간 3000억 원 가량의 운영 이익금을 내고 있다. 수서에서 출발하는 노선이 만들어지면 이익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연간 2000억 원에 달하는 철도공사의 적자는 새마을호, 무궁화호 등 일반 철도에서 나는 적자 때문이다. KTX의 수익으로 그나마 적자를 메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익이 나는 KTX 노선을 민간에 주겠다는 것은 민간기업엔 특혜를 주고 철도공사의 적자는 국민의 혈세로 메우겠다는 것이냐는 비판이 가능하다.

특히 말만 '경쟁체제 도입'이다. 민영화하겠다는 KTX 노선은 기존 노선과 80%가량 중복된다. 기존 경부선과 호남선에서 출발역만 더 목이 좋은 수서역으로 바뀌는 것 외에는 별반 차이가 없다. 철로를 따라 달리는 철도의 특수성 때문에 이 경우 경쟁은 불가능하다. 그저 겹치지 않게 시간을 나눠 차량을 운행하는 수밖에 없다. 철도가 민영화된 일본에서도 지리적 분할로 경쟁체제가 유지될 뿐, 간선노선이나 동일노선에서 경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철도 길이가 3000여 km에 불과하다. 운영권을 나누기엔 너무 짧다. 시장 자체가 협소해 나눠 먹을 게 별로 없다는 얘기다. 또 정해진 궤도를 달리는 철도의 특수성 때문에 철도산업 자체가 독점화될 수 밖에 없고, 따라서 민영화 도입이 적절치 않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KTX 민영화를 밀어붙이고 있다. 그것도 '빛의 속도'로. 정부는 지난해 연말 대통령 업무보고로 시작된 KTX 민영화를 6개월 내에 사업자 선정을 완료하겠다며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이 최근 단독 입수해 보도한 대우건설의 사업제안서 2건을 겹쳐보면 현 정부가 KTX 민영화를 급작스럽게 밀어붙이는 이유에 더욱 의구심이 생긴다. 대우건설은 동부그룹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민영화하려는 KTX 운영권을 따내려고 했다. 정부의 KTX 민영화 계획이 발표되기 두달 전 작성된 대우건설의 사업제안서를 보면 마치 '예언서'를 읽는 것 같다. 정부와 사전 교감이 있었다거나, 아니면 정부가 대우건설의 제안을 대폭 수용했다고 하지 않으면 설명되기 힘들만큼 대우건설 제안과 정부 계획은 비슷하다. 그래서 현재 정부가 엄청난 속도로 KTX 민영화를 밀어붙이는 게 사실상 사업자를 선정해 놓았기 때문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특히 KTX 민영화를 추진하는 핵심인사들 중 다수가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들이다. 소위 '고대 라인'이다. 대우건설에는 TK-고려대 인맥인 서종욱 씨가 사장으로 있다. 또 대우건설의 모기업으로 금융지원 허가를 할 수 있는 산업은행장은 MB 최측근인 강만수 행장이다. 일각에선 현 정부가 KTX 민영화를 고집하는 게 측근 챙기기 등 다른 의도 때문이 아니냐는 비아냥도 나온다. 영국의 레일트랙처럼 민영화된 KTX 노선을 운영하기 위한 회사가 생기면 여기에 측근들이 '낙하산'으로 내려갈 수 있을 뿐 아니라, 영국의 사례에서 봤던 것처럼 이 회사는 사실상 '독점기업'으로 엄청난 이익을 챙길 수 있다. 음모론을 더 확장시켜 보자면 비난 여론 때문에 포기했지만 이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 부지로 매입한 곳도 내곡동이었다. 이 인근에 이 대통령의 큰형인 이상득 의원도 적잖은 땅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수서에 KTX역이 생기면 이 인근은 역세권으로 엄청난 개발 이익이 예상된다. 이는 건설자본이 KTX 운영권에 눈독 들이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의 보도로 정부와 담합설 등 의혹이 증폭되자 대우건설은 19일 KTX 민영화입찰을 포기하겠다고 급작스럽게 밝혔다. 불과 한달 전만 해도 서종욱 사장은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동부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KTX 운영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었다. 정부가 무리하게 국가기간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의 민영화를 밀어붙이고,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사업 주체로 이 대통령 측근들이 포진한 회사를 둘러싼 정황이 나오고, 이 회사가 비난 여론에 떠밀려 사업 포기를 선언하는 과정은 현 정부가 정권 초부터 야심차게 밀어붙였던 '인천국제공항 민영화' 논란과 똑같다. 수익률과 서비스, 경영 면에서 모두 세계 수위를 차지하는 인천공항을 뜬금없이 민영화하겠다는 정부 계획 뒤에는 이상득 의원의 아들이 근무했던 맥쿼리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고, 논란이 일자 맥쿼리는 인천공항 민영화 사업에 참여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이 사업 참여 포기 의사를 밝히고, 정부도 사업자 선정을 4월 총선 이후로 미루겠다고 하면서 KTX 민영화 사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무리한 시간표로 졸속 추진이 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정부가 민영화 계획 자체를 포기한다면 다행이다. 다만 한가지 떨쳐버릴 수 없는 의문은 왜 유독 이명박 정부에서 민영화를 둘러싼 이런 소모적인 논쟁이 반복되는가다. 참고로 외환위기의 여파로 김대중 정부에서포항제철 등 일부 공기업에 대한 민영화가 완료된 후 노무현 정부에서는 단 한건의 공기업 민영화도 이뤄지지 않았다. 국민의 혈세로 유지되던 국가의 자산을 민간으로 이양하는 의미인 민영화는 사회적 합의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홍기혜 편집부국장 

2012년 2월 4일 토요일

"탐욕의 재벌, 언제까지 보고만 있을 건가"


이글은 프레시안 2012-02-03일자 기사 '"탐욕의 재벌, 언제까지 보고만 있을 건가"'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홍종학 교수 "재벌세 원조는 강만수"

2012년은 '재벌개혁'의 원년이 될 수 있을까. 야권이 총·대선 공약으로 '재벌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 현상을 해결하고, 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민주통합당은 지난달 29일 "재벌개혁과 보편적 복지,부자증세를 4.11 총선의 3대 핵심 공약으로 제시"하며 재벌의 지나친 계열사 확장을 막기 위해 세금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의 '재벌세'를 전면에 내세웠다. 통합진보당은 "민주통합당이 재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민주당이 제시한 '재벌세'가 "삼성 등 4대 재벌에게는 효과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2일 통합진보당은 '맞춤형 재벌개혁 로드맵'을 발표, 이를 민주통합당에 야권연대 핵심의제로 제안했다.

사실 정치권의 이 같은 움직임은 재벌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적용된 결과다. 이 실시한 2월 정례 여론조사에서 '재벌세'에 동의한다는 의견은 70.3%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주)디오피니언 안부근연구소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 지난달 31일 유선전화(RDD)를 통한 면접방식으로 진행,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5%p다.)

은 '재벌세'와 관련해 지난달 31일 민주통합당 헌법제119조경제민주화특별위원회 홍종학 경원대 교수를 만났다. 진행은 임경구 편집국장이 했다.



▲ 민주통합당 경제민주화 특위 홍종학 교수 ⓒ프레시안(김윤나영)

'재벌세', 재벌을 교정하기 위한 목적세

프레시안 : 부당 내부거래에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게 재벌세의 핵심인데.

홍종학 : 재벌이라고 하는 것이 경제 구조를 굉장히 왜곡시킨다. 지금 재벌들이 중소기업 영역을 침범하고, 골목 상권까지 진출하다 보니 지식인들이 저 상태로 내버려뒀다가는 큰일 난다고 생각했다. 온 국민도 뼈저리게 깨닫고 있다. 그게 핵심이다. 그 중 가장 중요한 문제는 '계열사 간 부당내부거래'라고 하는 것이다.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통해 모든 거래가 이뤄져야 하는데 계열사 간 봐주기, 일감 몰아주기, 이런 우대를 하는 방식이 가장 문제다. 그리고 더 나쁜 것은 재벌 2,3세들이 소유한 기업에 이익을 몰아주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보면 재벌 총수 일가, 일반 소액 주주들, 소비자들, 골목 상권이나 중소기업들 의 이해상충이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의 이해상충은 시장에서 풀어줘야 하는데 지금 재벌은 그걸 풀어주지 못하고 있다. 핵심이 그거다. '계열사 간 부당내부거래'

재벌은 복잡한 소유지배구조로 아주 작은 지분을 가지고 부당하게 이익을 편취해 가는 게 핵심이다. 보통 이것을 해결하는 방식이 규제인데, '규제'라고 하는 것이 효과를 내기가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대표적으로 참여정부 때 문제가 됐던 '출자총액제한제도'를 보면, 이를 복원시키고 나면 유예기간을 줘야 한다. 그리고 실제로 복원하려고 하면, 또 이것저것 정치적 압력이 있어서 다시 예외조항을 만들고. 사실상 유명무실한 제도가 된다. 재벌개혁을 피부로 느껴서 '이제 재벌개혁 해야 하는 구나'라는 공감대가 있는데, 실제로 수단은 마땅치 않다. 그런 의미에서 재벌에 대해서 우리가 막고자 하는 행위, 거기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굉장히 유효한 정책이라고 하는 것은 이미 재벌개혁을 하는 역사적 선례에서 드러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재벌세' 논의가 나왔다는 것이 학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바람직하다고 본다.

프레시안 : '재벌세', 말만 놓고 보면 징벌적 뉘앙스가 강하다. 특정집단에 대한 표적화 된 개념 아닌가.

홍종학 : 이것은 잘못된 행위를 교정하기 위한 세금이다. 예를 들어, 선거를 할 때 부당하게 돈이나 음식을 받으면 50배의 벌금을 부과한다. 반면면, 공무원에게 선물을 주는데 3만 원 이하는 처벌 안 한다. 접대로 인정을 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3만 원이상이면 문제 삼는다.

그래서 계열사 간 부당한 내부 거래에 대해 처벌을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전체 기업에 대해서 다 할 수는 없으니까 기준을 정해서 그 이상에 대해서는 이런 행위를, 특히 이런 기업들이 경제력을 이용해, 즉 우월적 지위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니까 '재벌세'는 그것을 교정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래서 이것이 특정 집단에 대한 징벌적 행위라기보다는 '특정 행위에 대한 징벌적 행위'로 봐야 한다.

거대 기업집단이라고 할지라도 부당내부거래가 없는 미국 기업이라고 한다면 재벌세를 부과한다고 해도 아무런 해당이 안 된다. 소유지배구조의 문제가 없는 기업은 여기에 해당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100% 자회사가 배당을 한다고 규제를 하지 않는다. 재벌세는 특정 집단이 아니라, 특정 행위를 교정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본다.

'법인세 18조 3항'에 근거한 '재벌세', 이중과세 하자는 것

프레시안 : 요새 일감몰아주기가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다. 재벌들의 부당내부거래를 통한 피해는 어느 정도인가.

홍종학 : 가장 중요한 게 재벌들이 자기네 계열사와만 거래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재벌의 계열사들은 상대적으로 경쟁에서 우월하게 된다. '삼성 동물원', 'LG동물원' 얘기가 바로 거기서 나오는 것이다. 그 재벌의 계열사에 들어가 있지 않은 다른 기업들은 어떤산업에서든 재벌 계열사하고 경쟁하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이것은 지금 우리 국가 경제 전체를 왜곡시키는 것이다. 한국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 중의 하나는 중소기업이 중견 기업으로 크고,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크는 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져 버렸다는 데 있다.

예를 들면,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대기업들이 나온 지 불과 20, 30년밖에 안 됐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이런 기업들이 안 나온다.

프레시안 : 창발적인 아이디어나 이런 중소기업이 클 수 있는 구조가 재벌 때문에 가로막혀 있다?

홍종학 : 그렇다. '애플' 같은 경우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니까 쓰러져 가던 회사가 갑자기 세계적인 기업이 됐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하다. 중소기업이 설사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고 할지라도 이미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는 재벌이 안 받아준다. 심지어 최근에는 이것이 도를 넘어서서 골목의 빵집이라던가, 피자집, 치킨집이렇게까지 들어오니까. 이 상황에서는 일반 서민들이 버티기가 굉장히 어렵다.


ⓒ프레시안(김윤나영)

프레시안 :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은 어떻게 되는 건가. 법인세를 좀 더 강화한다든지 하는 방식?

홍종학 : '재벌세'가 여러 가지 방식이 있을 텐데, 그런 행위를 규제하기 위해서 현재 이미 발표된 것은 '법인세법 18조 3항'에 해당되는 것이다. 계열사의 배당에 대한 수입금을 '익금불산입조항'이라고 하는데, 이중과세를 막기 위해 계열사 배당금을 수익금에 포함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재벌에게는 이 혜택을 제외하자는 것이다. 재벌 계열사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재벌의 다른 기업에게 배당을 주게 되면 거기에 대해서는 일부러 이중과세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재계에서는 이중과세를 한다고 반대를 하는데, '재벌세'는 바로 이중과세를 하자는 것이다.

그게 싫으면 두 개의 회사를 합치던지, 아니면 지분 구조를 명확하게 하던지 그렇게 하면 된다. 이중과세라는 것을 명확히 짚고 들어가기 때문에 '이중과세다'라고 비판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이다.

'법인세법 18조 3항'은 새로 신설된 조항이 아니라, 1997년 이전에는 이미 실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1997년 외환위기 이전에는 당시에는 재벌들이 거의 배당을 하지 않았다. 대신에 그때 당시에 재벌을 유지하는 것은 '기업 간 채무보증'이었다. 그래서 한 계열사가 다른 계열사에 채무보증을 해주고, 채무보증을 이용해서 부실한 계열사들이 은행에서 차입을 하고, 그것으로 재벌이 커가던 상황이었다.

그래서 이 조항이 있었어도 거의 의미가 없었는데, 외환위기가 벌어지고 나서 해외자본이 들어왔다. 그러면서 해외자본들이 배당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배당을 하게 되니까 재벌들은 이중과세를 하고 있는 셈이다. 당시 재벌들은 '왜 우리만 피해를 보느냐'라고 해서 사실상 점차 완화했던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재벌을 개혁해야 한다던 시기에, 재벌에 대한 규제를 오히려 완화해버린 것이다. 그리고 '출자총액제한제도' 그때 무력화시켰고. 나중에 '출자총액제한제'를 다시 복원했지만, 거의 효력이 없는 상태가 됐다. 지금 이 조항은 완전히 사라져버린 것이다. 실제로는 해외자본이 요구한 배당금에 대해서는 입금에서 제외하게 했기 때문에 이중과세를 하지 못하게 해 버린 것이다.

'기차재벌' 말하던 강만수, 왜 침묵하나


▲ 강만수 전 장관의 책 <현장에서 본 한국경제 30년> ⓒ삼성경제연구소
그런데 이 '법인세 18조 3항'이 재벌개혁에 있어서 핵심 조항이라고 하는 것은 이미 MB정부의 핵심 측근이라고 하는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현 산업은행장)이 주장한 것이다. 강 전 장관이 '기차재벌'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기차재벌'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바로 계열사 배당에 대해서 과세를 세게 하면 된다고 했다. '계열사 배당에 대한 과세', 이것이 바로 우리가 말하는 재벌세다. 강 전 장관의 2005년도 책 을 보면 재벌세가 굉장히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주장한 것인데, 지금 대통령 측근으로 실권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는 거의 얘기를 하지 않고 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따라서 현재 거론되고 있는 '재벌세'라는 것이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예전에 있던 것을 다시 복원하는 형태가 되는 것이고, 이것이 중요한 것은 규제를 통한 재벌개혁이라는 점이다. 재벌개혁이 단기간에 효과를 내기 어렵기 때문에 원래 세금을 징수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사례를 보면, 미국에서 루즈벨트 대통령이 기업집단을 해체할 때 백악관에서 컨퍼런스를 했다. 학자들에게 '기업집단을 해체할 수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이냐'라고 물었다. 그때 많은 개혁 입법들을 하면서 동시에 가장 중요하다고 얘기한 게 바로 이 '재벌세'다.

세금을 단계별로 계속 부과하는 방식인데, 아주 적은 세율을 부과하지만 층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누적되기 때문에 층을 많이 만든 기업집단일수록 손해를 보게 된다. 그래서 그 이후에는 미국의 기업집단들이 층이 자꾸 줄어들게 되어 있고, 그래서 지금은 미국의 기업집단들은 지주회사들이 자회사나 손자회사 정도까지만 유지되고 있다.

우리나라 '지주회사법'에도 손자 회사까지만 허용하게 해 놨다. 흥미로운 것은 전 세계에 이 제도가 있는 것은 한국과 미국뿐이다.

이런 이유로 재벌세를 얘기할 때 계속 반론이 나오는데, 하나는 유럽은 기업집단을 해소하는 방식이 미국과 달랐다. 유럽은 기업집단 해소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바꿨다. 소유구조는 기업이 그대로 갖고 있지만, 노동자가 경영에 참여를 하는 방식이다.

그러다보니, 노동자를 탄압한다든가, 재벌 총수 일가의 이익을 위해서 월권을 한다든가 하는 일들은 원천적으로 봉쇄된다. 유럽에서는 세율이 워낙 높기 때문에 재벌 총수가 이익을 많이 얻는다고 하더라도 세금으로 다 뺏긴다. 무리수를 둬서 사회적 지탄과 처벌을 받으면서까지 이익을 남겨봐야 인센티브가 없는 셈이다. 이것이 유럽식 재벌개혁이다. 그리고 재벌세는 미국식 재벌개혁 형태다.

재벌개혁이나 재벌세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은 첫 번째, 그렇다면 골목 상권이나 중소기업을 어떻게 보호할 것이냐, 둘째, 커지는 경제적 집중에 대해서 어떻게 제어할 것이냐를 명확하게 보여줘야 하는데, 역사적으로 지금 효과가 밝혀진 것은 재벌세나 노동자의 경영참여 방식이다.

미국 '사외이사제도'가 그대로 우리나라에 들어왔는데, 사실상 지금 한국의 '사외이사제도'는 집중투표제가 안 돼 절름발이 장치가 되어 버렸다. 한편으로는 '사외이사제도'를 강화해서 집중투표제를 실속 있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이 역시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래서 미국은 상대적으로 효과가 빠른 '재벌세' 방식을 취한 것이다.

'재벌'을 지주회사 형태로 바꾸면 더 투명하다. 그렇지만 여러 층의 지주회사를 만들면 역시 소유지배구조의 괴리가 생긴다. 지주회사를 만들어 놓고 재벌 2세들이 자회사나 손자회사에 투자하도록 허용하면 역시 문제가 발생한다. 지주회사 제도를 좀 더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재벌 중에서도 지배구조와 소유구조를 명확하게 하는 기업은 재벌세에 해당되지 않는다. 대신 지금 우리나라는 '기차재벌' 보다 복잡한 '거미줄재벌'이다. 이게 문제다. 현재 거론되는 '재벌세'는 '기차재벌'에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거미줄재벌'에는 효과적이지못하다.

층으로 보면 두세 단계밖에 안 되는데 서로 얽혀 있는 것이다. 그래서 '거미줄재벌'에 대해 더욱 강력한 재벌세가 필요하지만, 그것은 논의가 안 되고 있다. 추가로 국민들이 재벌의 폐해에 대해서 좀 더 인식하게 되면, 앞으로 도입해야 하지 않을까. 현재 거론되는 '재벌세'는 대단히 소극적인 정책으로 봐야 한다.

박재완이 말하는 '글로벌스탠다드'

프레시안 : 재벌세에 대해 기획재정부 박재완 장관은 글로벌스탠다드에 맞지 않는다는 말을 했다.

▲ 기획재정부 박재완 장관 ⓒ연합
홍종학 : 최소한 기재부 장관이라면 재벌의 이야기를 그렇게 앵무새처럼 반복하면 안 된다. 글로벌스탠다드에 맞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러면 '재벌'이라고 하는 형태가 과연 글로벌스탠다드에 맞는가. 지금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서 '재벌세' 얘기를 하는 것이다.

마피아와 비교를 많이 하는데 마피아가 있는 나라는 이를 해소하기 위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것도 글로벌스텐다드에 안 맞는다. 그런 법이 별로 없으니까. 암적인 존재들이 있어 그것을 해소하기 위한 강력한 법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글로벌스탠다드에 맞지는 않지 않나.

프레시안 : 한시적인 것인가?

홍종학 : 재벌의 행태가 바뀌면 법은 있어봐야 아무 효과가 없다. 미국의 대기업 집단들은 여기에 해당 안 된다. 그런데도 '재벌세'는 있다.

프레시안 : '재벌세'가 있음에도 유명무실해진 거고.

홍종학 : 그렇다. 재벌세 때문에 다 바뀐 것이다. 법은 있지만 적용사례가 거의 없는 상황이 된 거다. 그래서 재벌세가 중요한 것이다.

2004년에 미국 부시 대통령이 이와 관련된 법(세입법, Revenue Act)을 없애려고 했다. 그러자 한 경제학자가 나서 '이 법은 단순한 이중과세가 아니다. 소유지배구조의 문제가 있는 기업집단을 해소하기 위해서 특별히 만들어진 맞춤형 제도다. 1930년대부터 이어져 온 역사적인, 역사성이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부시는 이 법을 못 없앴다.

그 경제학자의 논문에 보면, 이 법을 안 없앴기 때문에 미국에는 한국과 같은 기업집단이 없고, 한국과 같은 재벌이 안 만들어졌고, 소유지배구조에 문제가 없다. 그런데 캐나다는 이 법이 없어서(캐나다와 미국은 거의 모든 법이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캐나다에는 지금 한국재벌과 같은 재벌의 형태가 보인다.

프레시안 : 법 하나 때문에 재벌이 있고, 없고가 달라진 경우군요.

홍종학 : 그렇다. 이 법이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부시 덕분에 논문이 나왔고, 논문 때문에 한국에도 알려졌다. 그래서 논문을 보고 나서 '아, 이런 게 있구나' 했는데 이미 국내에도 알려져서 강만수 전 장관이 얘기하고 우리 법에는 이미 들어와 있었다.

IMF 이후 하나씩 완화된 재벌개혁 관련법들...

프레시안 : 그런데 1990년대 후반에 왜 없어지게 됐나?

홍종학 : IMF 사태가 나면서 제도개혁을 막 바꿀 때 재벌들의 요구에 재벌개혁 관련법들(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 금융지주회사법 등)이 중요성을 모른 채 수정됐다. 당시 관련법의 중요성에 대해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그냥 계속 완화가 됐다.

재벌은 1년에 하나씩 완화 시켰다. 처음에는 30대 기업집단을 안 넣었다. 30대 기업 집단이 이 법에 해당된 것은 1999년과 2000년대 와서다. 처음 1998년에는 지배구조와 소유구조가 굉장히 좋은 지주회사만 포함했다. 1998년도와 99년도에 오면, 일반 기업에도 그것을 적용하는데, 30대 기업집단은 제외시켰다. 그리고 이제 아무도 신경을 한 쓰는 것은 보고 30대 기업집단도 포함시켰다.

여기에서 느끼는 것은 재벌의 지배체제가 굉장히 강고하구나. 내용을 잘 아는 감시견이 없다면, 재벌이 원하는 대로 법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사례가 된 것이다. 정관경언 유착이란 말이 있듯, 언론에서도 아무도 거론하지 않았고, 정치인들도 다 통과시켜줬고, 관료들도 앞장서서 해줬고. 그리고 시민사회에서는 실력이 부족해서 관련법의 중요성을 몰랐던 상황이다. 그게 지금까지 왔다.

조금 다른 시각에서는 이런 측면도 있다. 김대중 정부가 신자유주의에 빠져 규제완화를 한 것은 아니다. 당시 상황이 급박했다. 삼성조차 흔들거렸다. 지금은 100만 원이 넘는 삼성전자 주가가 10만 원이 안되던 시기에, 해외자본에게 넘어갈까 봐 불안했다. 삼성이 그 정도니 나머지 재벌은 더 살아남기 힘들었다. 당시 IMF도 재벌개혁을 강력히 요구했다. 당시 재벌들이 사정사정해서 김대중 정부가 살려준 것이다. 재벌들이 외국자본에 대해 경영권을 방어하라고 순환출자를 통한 가공 자본의 형성까지 허용했다. '재벌세'가 없으니 비용이 들지 않았다. 국민들이 살려준 것이라고 봐야 한다. 그런 재벌들이 저렇게 탐욕스럽게 나오니 분통이 터지지 않겠나.

'재벌세'에 비판적인 이정희, 오판?

프레시안 :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는 재벌세가 사실 상위 4개 기업에 대해서는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비판적이다.

홍종학 : 이정희 대표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확인 해 보시는 게 좋을 텐데. '법인세법18조'를 갖고 얘기하는 것인데, 이정희 대표는 아마 핵심 주력 사업 외에 거기에 투자한 것에 대해서만 부과하는 것으로 생각을 잘못한 것 아닌가 싶다.

법인세법 27조와 28조를 거론하던데 다른 것이다. 그래서 삼성, 현대에 효과가 없다고 하는 것인데 그렇지 않다. 그렇게 복잡한 다층구조를 갖고 있는 곳에서는 어디나 해당이 되는 것이다. 효과가 없다는 말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정희 대표는 지난달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통합당에서 언급한 '재벌세'는 '사업연관성 없는 계열사 출자금 과세'와 비슷한 형식과 내용을 담아 재벌순위 제5위 롯데그룹, 제8위 한진그룹, 제9위 한화그룹의 과도한 출자를 통한 '문어발식 확장'을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지만 실제 적용해보면 재벌들의 최대 효과가 각각 다르다"며 "'재벌세'는 삼성그룹 등 4대 재벌 기업집단에는 거의 효과가 없다"고 주장했다. 편집자 주)

재벌세는 행동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기 때문에 설사 지금 실효성이 없고 세금을 거의 걷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있는 것과 없는 것은 굉장히 차이가 난다. 이 법이 없으면 앞으로 미래에도 그런 일이 또 반복되는 것이고, 이 법이 있게 되면 기업들이 알아서 빠져나간다. 그런 식으로 안 간다는 것이다. 다층적 지배구조를 안 만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좀 잘못 아신 것 같다.

ⓒ프레시안(김윤나영)

'출자총액제한제'는 사실상 지금 새롭게 다시 복원을 한다고 할지라도 효력을 발휘하기가 굉장히 어렵게 되어 있다. 왜냐하면, 일단 지난 4년간 '출총제'가 없었기 때문에 그 사이에 기업들이 엄청나게 출자를 늘려 놨다.

그럼 이 법을 다시 복원시킬 수 있는 방법이 뭐냐. 이것은 굉장히 과감한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강제적으로 재벌들에게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정도의 압력이 가해져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그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국의 재벌문제는 독재 권력이 있을 때는 재벌을 통제할 수가 있었다. 민주화 이후 정부가 재벌을 강력하게 통제하기가 어렵게 됐다. 그래서 '계열분리명령제도' 도입을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이를 도입한다고 해도 요건이 맞아야 하기 때문에 '출총제'나 '계열분리명령제도' 같은 것들은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린다.

재벌들이 지금 코웃음을 치고 있을 것이다. 이런 것을 다시 복원해봐야 실제 효력을 발휘하기까지는 한 3, 4년 걸리고, 그러면 또 다음 정권이 들어오고, 그 사이에 경제사정이 안좋아지거나 하면 분위기도 바뀔 것이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많은 재벌개혁 관련이 사실 재벌들에게는 실질적인 압박 수단이 거의 되지 못한다. 그렇다면, MB정부가 한 것처럼 재벌들에게 다 퍼주고도 사정해야 하는 상황이 또 벌어지는데, 그것을 억제할 수 있는 수단이 재벌세다. 통합진보당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4대 기업에 해당이 없다고 하는 것은 조금 오해를 하신 것 같다.

재벌개혁 간단, '법인세법 18조 3항'만 고치면 돼

프레시안 : 구체적인 추진 계획은 나왔나?

홍종학 : 자동적으로 되게 되어 있다. 세율이 중요한 게 아니고, 익금불산입이 되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그 기업에 법인세를 그대로 부과하게 되어 있다.

프레시안 : 법인세법이 개정 요건이 되는 것인가?

홍종학 : '법인세법의 18조 3항'만 고치면 된다. 굉장히 간단한 것이다.

프레시안 : 재벌개혁이나 경제 민주화가 사회적으로 도입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고 한나라당에서도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추진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경제민주화 논의에 대해서 평가를 한다면?

홍종학 : 한나라당이 시장경제를 자유방임으로 해 왔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만든 것이다. 기본적인 철학이 다르다. 보수주의 철학하고 일종의 진보주의 철학하고 시장을 바라보는 게 다르다.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하기 위해서 우리는 이러이러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고 그들은 적자생존 논리다. '줄푸세'를 얘기하면서 지금 상황을 만들어 왔는데, 심각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 반성 없이 이쪽에서 얘기하는 경제민주화를 쫓아오는 것은 일단 진정성 면에서 납득하기 좀 어렵다.

참여정부나 국민의 정부도 마찬가지 아니었느냐. 그때 당시 뜻은 있었는데 수단이 없었다.

"삼성전자를 왜 건드리나. 그 좋은 기업을"

프레시안 : 수단이라고 하면?

홍종학 : '출총제'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효성이 없었다. 사실 이런 연구를 한 게 최근 5년 정도다. 참여정부에서 왜 그게 안 됐느냐 반성하고 이런 상황에서 이런 것들을 알게 된 것이다. 한성대 김상조 교수가 주장하는 '기업집단법'이라던가 하는 것들이다. 어떤 면에서는 기업이 시장경제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지금처럼 경제력을 남용하는 주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 경제개혁이 국민 경제 전체에 도움이 되고 시장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쪽으로 정부 역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국민의 정부나 참여정부 때 알고 있었지만, 적절한 수단을 찾지 못했다.

프레시안 : 당시 상황도 이런 것들을 도입하기에는 굉장히 까다로운 조건이었고.

홍종학 : 일단 분위기도 그랬던 데다가 학자들도 잘 몰랐다고 생각한다. 그때 당시 '재벌세'에 대해 얘기했지만 '법인세 18조 3항'에 대해서 몰랐다. 알게 된 게 2004년 논문을 통해서 알게 됐다. 그러고 보니 한국에도 있더라. 그러고 나서 뒤집어 보니 우리는 이미 98년과 99년도에 재벌이 마음대로 이 법을 요리해 먹었더라.

사실은 이런 얘기들이 지난 10년간 진보진영의 학자들이 갈고 닦은 정책들이다. 재벌개혁이 총선 이슈니까 그냥 섣부르게 뛰쳐나온 게 아니라, 10년 간의 연구 결과가 집대성 된 것이다. '가장 효율적이면서도 합리적인 재벌개혁의 수단들이 무엇이냐' 이런 것에 공감대가 좀 형성됐다. 국민들의 성원이 있고 정치적인 결단이 있다면, 이제는 한번 해볼 만하다.

삼성전자 안 건드린다. 삼성전자를 왜 건드리나. 그 좋은 기업을. 삼성전자가 이익을 해외자본에 유리하게 빼돌리거나 총수 일가에게 빼돌리거나 하는 것을 막는다는 것이다.

저희가 하라는 대로 재벌개혁이 되면 아마 삼성전자 주가는 더 올라갈 것이다. 이제 떼어 먹는 게 없으니까. 삼성이고 LG고 아무 문제 없다. 안 건드리는데, 아무 문제 없다. 밖에서 얘기하는 대로 '재벌세'를 얘기하게 되면 기업의 투자와 고용이 안 될 것이라고 하는데 이런 것은 터무니없는 얘기다. 이런 터무니 없는 얘기를 기재부 장관이 반복한다는 것이 더 어처구니없다.

'자기네 가족 잘 살기'만 고집하는 재벌


ⓒ프레시안(김윤나영)
프레시안 : 재벌세 자체는 좀 약하다고 했는데, 보다 강한 내용의 재벌개혁 수단은?

홍종학 : 궁극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재벌의 사회적 책임이다. 재벌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것을 우리 기업들이 인식 못하고 있는데, 글로벌스탠다드에서 벗어나 있어서 그렇다.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자본주의는 어떤 것이냐'를 찾고 있는데, 이 사람들은 계속적으로 '자기네 가족 잘 살기 운동'만 하고 앉아 있다. 재벌이 그렇게 끝끝내 '자기네 가족 잘 살기'만 고집을 한다면, 그러면 이제 더 이상 재벌이 국민기업은 아니지 않느냐.

이제 재벌에 대한 특혜는 없어져야 한다. 그것을 명확하게 하자는 것이다. 재벌에 대한 특혜, 재벌의 경제적 집중에 대한 남용, 이런 것들에 대해서 특혜는 줄이고 남용은 강력하게 규제하고.

그리고 이제는 재벌에게 당당하게 요구할 것은 요구해야 한다. 그동안은 사실 재벌의 이념에 우리가 포위됐다고 할까, 그냥 넘어갔다고 할까. 재벌이 투자를 많이 하면, 고용이 늘어나고 국민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1970년대는 그랬다.

세상을 바뀌었는데도 계속 재벌을 지원해 주고 있다. 대표적인 게 '투자세액공제'다. 아직도 매년 2~3조 원씩 퍼주고 있다. 재벌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고용을 늘리는 것이다. 지금의 운영방식은 재벌에게 퍼줄 것을 다 퍼주고, 그다음에 고용해달라고 사정하는 방식이다. 퍼줄 것은 다 퍼주고 나서, '제발 동네 제과점에서는 좀 나와 달라' 이런 방식이다. 재벌에게 사회적 책임 의식이 있고, 재벌이 서민과 중소기업의 눈물과 고통을 이해했다면 알아서 해결했을 수도 있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요구하기 전에 스스로 나서서 했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이제 온 국민이 재벌의 탐욕스러움을 알게 된 것 아닌가. 저들의 윤리의식에만 맡길 수 없음을 알게 된 것 아닌가.

그러니 '니네가 혜택을 받으려면 고용을 늘려라. 니네가 고용을 받으려면 동네 골목 상권에서 빠져 나와라. 니네가 혜택을 받으려면 중소기업에 대한 착취행위 그만둬라. 니네가 혜택을 받으려면 노동고용법 위반 그만둬라.' 이것이다. 이것은 그동안의 패러다임과 완전히 다른 것이다.

"웃기는 시장경제"의 정상화를 위해 '재벌세' 필요

프레시안 : 시장경제론의 입장에선 정부 간섭이 상당히 많아지는 것이라 반발이 심할텐데.

홍종학 : 아니다, 여태까지는 웃기는 시장경제였다. 시장경제라고 하면, 재벌에게 특혜를 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 강만수 전 장관은 재벌을 위해서 저금리, 고환율 정책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게 무슨 시장경제냐. 이것은 소비자를 착취해서 재벌에게 준다는 것인데, 국가가 엄청난 간섭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자원 배분에 있어서 국가가 자원배분을 왜곡시킨 것이다. 그렇게 한 이유는 재벌이 국민경제에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4년간 우리는 그 반대를 목격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한국의 시장경제는 왜곡된 시장경제다. 보통 이것을 한국에서는 '시장'이라고 얘기하는데 사실은 '재벌 편향적인 시장'이라는 것이다.

프레시안 : 시장경제 측면에서 봐도 정상화되는 것이다?

홍종학 : 시장에서의 경제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재벌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중소기업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 이것이 김상조 교수가 말하는, 우리나라에 독특한 "신자유주의 과잉과 자유주의의 결핍" 현상이다. 1930년대 미국에서 달성된 재벌개혁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2000년대의 신자유주의만을 받아들여 미국보다 더 나빠진 상황이다. 미국도 경제위기가 왔으니 한국도 걱정이다.

미국에서 왜곡된 경제력에 의한 경제력 남용을 억제할 수 있는 제도가 1930년대 만들어졌고, 지금 우리 재벌과 같은 기업집단이 당시 해체 됐다. 이것이 중요하다. 우리 재벌들이 거짓말을 한 게, 미국은 저절로 해소 됐다는 것인데 과거 이런 자유주의적 개혁에 의해서 경제력 균형과 시장에서의 균형이 맞춰진 것이다. 그리고 난 다음, 미국의 황금시대가 온 것이다.

따라서 '재벌세'는 시장의 복원이다. 시장의 합리적 복원, 거기에 정부가 공공성을 담보해 주는 것이다.

축구 경기가 심판이 공정하게 심판을 보면서 하는 것이라면, 여태까지는 대학생들과 초등학생들과 경기를 시켜놓고 그걸 공정하다고 한 것이다. 초등학생 중에서도 뛰어난 축구 천재가 있는데, 시작부터 축구 천재가 나타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갖춰진 분위기, 문제는 정치권의 의지

프레시안 : 결국은 도입이 실제로 될 것이냐, 도입 의지를 민주통합당이 가지고 있느냐의 문제일 것 같다. 18대는 어렵지 않겠는가. 19대 국회가 만들어진 다음, 추진을 하고 연내에 도입을 하거나, 이런 정도의 그림을 가지고 있나.

홍종학 : 정치권에서 논의가 됐다는 면에서 바람직하다.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절실하게 요구해야 한다.

프레시안 : 분위기는 충분하지 않을까.

홍종학 : 재벌들에게 가서 사정할 것이 아니라 주인이 당신들이니 당당하게 요구하라는 것이다.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 '재벌세' 도입을 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미국에서 공정한 경쟁을 가져왔다. 노동계라면 노동자의 경영 참여를 요구해라. 결국은 그렇게 해야 해결이 된다.

스웨덴의 발렌베리(Wallenberg)가 저러고 싶어서 저렇게 된 게 아니다(세계 최대 통신업체 '에릭슨'을 소유하고 있는 발렌베리 그룹은 스웨덴에서 5대째 존경받는 기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소련에서 볼셰비키 혁명이 나니까 뺏기는 것 보다는 오히려 자기네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자는 그런 대타협을 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다시 국민기업, 쉽게 얘기하면 재벌의 이해관계와 국민경제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킨 것이다. 이런 것들(국민기업으로의 명성)이 그냥 나오지는 않는다.

국민들도 인식을 해야 한다. 재벌의 행태는 글로벌스탠다드가 아니다. 이런 재벌의 형태가 유지돼서는 우리가 선진국으로 들어갈 수 없다. 대표적인 나라가 지금 이탈리아다. 서구 유럽 대개의 경우, 거대 기업집단들이 소유지배구조가 좋아지면서 개선됐는데 유일하게 안 된 나라가 이탈리아다. 개혁이 안 되니까 이상한 일들이 자꾸 벌어지는 것이다. 이상한 사람이 수상이 되고, 수상이 자꾸 이상한 일을 하고.

ⓒ프레시안(김윤나영)

"10년 내 한국 재벌들 다 무너질 수도"

프레시안 : 재벌세라는 명명 자체가 논란이 되는 이유는 재벌에 대한 이중적 인식이 아닐까 싶다. 하나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기업이 하는 꼴은 정말 보기 싫지만, 우리를 먹여 살리는 게 저들 아닌가, 한국 경제는 저 사람들이 책임을 지고 있는 게 아닌가'. 이런 두 가지 인식이 혼재되어 있기 때문에 재벌세가 논란이 되는게 아닐까 싶다.

홍종학 : 맞다. 여태까지 그렇게 우리는 교육 받아 왔고, 다들 그렇게 믿고 있다. 그런데 이제는 그 상황이 한계에 도달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과의 경쟁인데, 현재 상황에서는 경쟁할 수 없다. 이것을 너무나 간과하고 있다. 이렇게 가다가는 10년 내 한국 재벌들이 다 무너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중국이 지금 싼 노동력으로 군사작전 하듯 밀어붙이고 있는데, 과학기술 능력 역시 대단히 뛰어나다는 것이다. 지금 조선(造船)은 거의 쫓아왔다고 보이고, 반도체도 그렇다. 지금 '애플'도 다 중국에서 만들고 있는데, 우리와 마찬가지로 첨단 기기를 만드는 데 오래 걸리겠나. 거의 다 쫓아왔다고 봐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 재벌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무모한 투자였다. 전 세계적으로 합리적으로 출자를 할 때 우리는 그냥 국가의 지원을 받아서 굉장히 위험한 투자를 했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성공하면 기업이 가져가고 실패하면 국가가 가져가는 방식으로 유지돼 왔다. 그런데 중국은 시장이 훨씬 더 크기 때문에 무모한 투자를 앞으로 더 할 것이다. 그런 방식의 성장, 현재의 재벌 시스템에 의한 성장은 오래 전부터 한계에 도달했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

미국에서 '애플', '페이스북'이 나오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중국과의 경쟁을 위한 나름대로의 해결책이다. 미국이 이것을 하기 위해 30, 40년 간 굉장히 노력을 해왔다. 사람들에게 창의력을 요구하고, 창의력을 가진 사람들을 키워주고, 그들을 우대하고, 뻗어나갈 수 있게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냥 하루아침에 된 게 아니다. 우리도 지금 바로 그것을 해야 할 때다.

서울대 안철수 교수가 얘기하듯 이제 '삼성 동물원'과 'LG 동물원'의 울타리를 뜯어낼 때다. 뜯어내지 못하면 우리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절박하다. 경제라고 하는 것이 문제가 있어도 해결하지 못하고, 그냥 가다가 위기도 맞는다. 일본이 지금 그렇다. 일본이 전형적으로 한국과 같이 하다가 지금과 같이 됐다. 굉장히 튼튼한 중소기업을 갖고 있었는데도 저렇게 됐다. 우리는 훨씬 더 취약하다.

일부에서 느끼는 불안감을 잘 알고 있지만, 그것이 불안하다고 해서 이 상태로 있으면 미래가 없다.



/이명선 기자(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