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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31일 금요일

MB 5년간 재벌들 순환출자로 지배구조 강화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5-30일자 기사 'MB 5년간 재벌들 순환출자로 지배구조 강화'를 퍼왔습니다.
경제민주화 역행 논란... 롯데, 현대, 현대백화점, 동양 등

▲ 국내 대기업집단의 순환출자 현황 ⓒ 공정위

국내 재벌들이 지난해 계열사간 순환출자로 지배구조를 강화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순환출자는 총수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그룹을 지배하는데 써왔던 방법이다. 이 때문에 재벌이 경제민주화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오너일가가 지배하는 재벌들의 내부지분율은 지난 5년 동안 50%를 넘는 등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상위 10대 재벌의 경우 총수 오너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전체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30일 내놓은 62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 집단)의 주식소유현황 및 순환출자현황을 보면, 지난 5년 동안 재벌의 소유지배구조 개선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계열사끼리 지분율 1% 이상 순환출자가 형성된 대기업 집단은 14개였다. 이 가운데 롯데, 현대, 현대백화점, 동양, 현대산업개발 등 5개 재벌은 작년보다 순환출자가 더 강화됐다. 이들은 주로 자본을 늘리거나, 주식을 취득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아예 일부 재벌은 새로 순환출자를 만드는 사례도 있었다.

계열사간 순환출자는 오너일가가 적은 돈으로 수십 개에 달하는 계열사를 지배하기 위해 사용된다. 게다가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불투명해지면서 자칫 일부 기업의 부실이 전체 그룹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크다. 

MB 5년 동안 재벌 순환출자고리 크게 강화... 9개 집단 69개 기업에 달해

특히 재벌의 순환출자고리는 최근 5년간 크게 강화됐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새로 만들어진 순환출자고리는 9개 집단에 69개 기업에 달했다. 이는 전체 순환출자고리의 절반 이상(55.6%)을 차지하는 수치다. 

공정위 관계자는 "내용적으로 보더라도 순환출자를 총수 지배력 강화나 부실계열사 지원 등에 사용한 사례가 많았다"고 말했다. 

실제 한라그룹의 경우가 그렇다. 한라는 계열사인 한라건설이 부실에 빠지자, 순환출자를 이용해 만도가 부실화된 건설을 지원한 것이다. 만도가 자회사인 마이스터에 3786억 원을 출자하고 마이스터가 한라건설에 다시 3453억 원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이밖에 지난 5년 동안 순환출자고리를 크게 늘린 곳은 롯데와 동양 등이다. 롯데는 롯데쇼핑을 비롯해 롯데리아, 롯데제과 등 3개 회사를 중심으로 저인망식 순환출자구조를 만들었다. 이 기간 동안 롯데의 순환출자 증가수는 무려 32개였다. 동양은 14개였고, 현대와 현대백화점 그룹은 각각 2개였다. 삼성과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한진그룹 등은 변화가 없었다.

신영선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10대 그룹의 경우 총수가 여전히 낮은 지분율로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특히 최근 5년간 대기업의 순환출자고리가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대선 기간 재벌의 순환출자에 따른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비쳐왔다. 현재 정치권에서 경제민주화의 핵심 이슈로 재벌의 순환출자 금지를 위한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정부에선 기존 순환출자는 인정하되 새로운 순환출자는 금지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 등 야당에선 기존 순환출자도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신 국장은 "앞으로 대기업집단의 새로운 순환출자는 금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미 만들어진 순환출자에 대해선 공시 의무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해소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첨부파일  130530-2013년_주식소유현황.hwp


김종철(jcstar21)

2013년 5월 30일 목요일

뉴스타파, 조세도피처 3차 발표 이수형 삼성전자 전무 등 5명

이글은 레디앙 2013-05-30일자 기사 '뉴스타파, 조세도피처 3차 발표 이수형 삼성전자 전무 등 5명'을 퍼왔습니다.
박근혜, 학교 앞 불량식품은 4대악... 재벌과 유명인들의 조세도피는 무엇?

30일 독립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공동으로 진행한 ‘조세피난처 프로젝트’의 3차 한국인 명단을 발표했다.



3차 명단에는 이수형 삼성전자 준법경영실 전무, 조원표 엔비아이제트 대표, 전성용 경동대 총장, 연극인 윤석화씨와 남편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 등 5명과 10개의 페이퍼컴퍼니가 포함되었다.
김석기 전 사장은 1990년 버진아일랜드에 프리미어 포퍼레이션(Premier Corporation INC) 등 6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세웠다고 뉴스타파는 밝혔다. 또 부인 윤석화씨도 김 전 사장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중 3개사의 주주로 등재되었다고 밝혔다.
이수형 전 삼성전자 전무와 조원표 엔비아이제트 대표는 윤씨 부부와 함께 버진아일랜드에 있는 에너지링크 홀딩스 리미티드의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었다.
전성용 경동대 총장은 버진아일랜드에 2007년 6월 메럴리 월드와이드, 2007년 7월 싱가포르에 더블 콤포츠, 2008년 10월 버진아일랜드에 인적 자원관리 교육연구소, 2007년 7월 버진아일랜드에 ‘전성용’ 등을 설립했다.
진보신당은 뉴스타파의 발표 이후 대변인 논평을 통해 “학교 앞 불량식품을 대한민국 4대악 중의 하나라며 엄정한 질서를 강조하던 박대통령이 어마어마한 범죄자 명단에는 한마디도 하고 있지 않다니 놀랄 따름”이라고 비판하며 “조세도피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환수는 기본이다. 해외에 가짜기업도 설립한 사람들인만큼 도주의 우려가 있으니 구속 수사는 필수”라고 주장했다
진보정의당도 부대변인 논평을 통해 “소위 ‘양식있는 고위층’ 인사들이 불법탈세를 하려 했다니, 최소한의 윤리와 상식도 없는 이들에게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사치일 뿐”이라고 비판하며 “이제 공은 박근혜정부로 넘어갔다. 탈세를 저지른 자들을 법으로 엄중히 처벌하고, 조세도피처를 이용한 역외탈세 근절대책 마련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고 주장했다.


By 레디앙

2013년 5월 23일 목요일

조세도피에 무력한 국세청...“의지 갖고 추적하면 성과 있을 것”


이글은 참세상 2013-05-23일자 기사 '조세도피에 무력한 국세청...“의지 갖고 추적하면 성과 있을 것”'을 퍼왔습니다.
뉴스타파, "조세피난 탈세 재계 5명, 빙산의 일각"...27일 재벌 등 2차 공개

조세피난처를 통한 수십억 원의 탈세 의혹을 받고 있는 재계 5인의 명단이 드러나 파문이 확산하는 가운데 후속보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승호 뉴스타파 PD는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날 공개한 명단에 대해 “이건 초입에 들어온 것”이라며 가지고 있는 자료 또한 “빙산의 일각”이라고 밝혔다. 


 
[출처: http://www.newstapa.com/ 화면 캡처]

최승호 PD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2011년 입수한 조세피난처의 페이퍼 컴퍼니 설립 대행사 PTN과 CTL의 내부고객정보데이터 분석 결과 170개국 13만 명, 12만 개의 페이퍼 컴퍼니 중 한국인이 245명으로 드러났고, 정확한 실명 확인 작업까지 끝난 사람은 20명이라며 계속 더 분석의 여지가 있다고 알렸다. 

어제 1차 발표된 이수영 전 경총 회장 등 5명 외에 그는 “재벌과 관련 있는 분들, 또 여러 사람이 있다”며 “취재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최승호 PD는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그룹도 있을 수는 있지만 지금 취재과정, 확인과정에 있기 때문에 확답은 못 주시겠다는 말”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다며 “차명으로 했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여러 가지 연관성을 보면서 추적을 해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세도피에 무력한 국세청, “의지 갖고 추적하면 성과 있을 것”

한편, 조세도피에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국세청에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최 PD는 “(조세피난처가) 비밀리에 운영을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지만 “물론 그 동안 의지가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공개된 자료를 가지고 국세청에서 추적을 하면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ICIJ가 확보한 것과 비슷한 자료를 미국, 영국, 호주 정부가 확보하고 있고 한국도 타진하고 있어 국세청이 의지만 있다면 조사해서 명확하게 밝혀낼 수 있다고 전했다. 

뉴스타파는 22일 보도를 시작으로 27일 2번째 보도를 진행한다. 이날 재벌 일가에 속한 이들의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정은희 기자

재벌의 '사적 범죄'와 국가권력의 '공적 범죄' 중 뭐가 더 나쁜가?


이글은 미디어스 2013-05-22일자 기사 '재벌의 '사적 범죄'와 국가권력의 '공적 범죄' 중 뭐가 더 나쁜가?'를 퍼왔습니다.
[방송뉴스 비평]CJ총수 비자금과 김용판 전 서울청장 소환의 뉴스가치

언론이 사회의 민주적 과정에 개입하는 양상은 3가지 정도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의제 설정을 통한 개입이다. 어떤 이슈를 어떠한 관점에서 바라볼 것이냐의 문제다. 두 번째는 여론 주도층의 활동에 행사하는 영향력이다. 언론의 동향에 매우 예민한 관심을 갖는 정치인이나 국가기관을 조율하는 개입이다. 마지막으론 사회 체제 전체에 공론을 형성하는 기능이다. 언론 생태계가 다양화 된 이후 공론이 형성되는 메커니즘은 많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언론은 공론 형성의 가장 절대적인 수단이다.
방송 뉴스가 민주 사회의 동행자인지를 판단하는 근거 역시 위의 3가지 근거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어떤 의제를 설정하느냐의 문제다. 그리고 여론 주도층에 어떤 메시지를 던질 것이냐의 선택이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관심을 그래서 어디로 몰아갈 것이냐의 문제다.


▲ 검찰의 CJ그룹 압수수색을 KBS는 12번째 리포트로 MBC는 5번째 리포트로 전했다.

21일, 언론의 관심이 지대할 수밖에 없는 2건의 사건이 동시적으로 발생했다. 굴지의 대기업 총수가 불법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으며, 그 그룹의 본사가 압수수색 당했다. ‘경제 민주화’가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때에, CJ 이재현 회장의 불법 비자금 조성 의혹은 파급이 매우 큰 뉴스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소환됐다.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과 관련해 영향력을 행사해 수사를 축소, 은폐하도록 했느냐가 혐의의 핵심이다. 국가 권력의 부당한 정치 개입 의혹과 관련해 경찰 최고위급 관계자가 소환된 것은 역시 엄청난 파급력을 지닌 사안이다.
동시 발생한 이 2건의 사건을 방송 뉴스는 어떻게 보도했을까? KBS는 검찰의 CJ그룹 압수수색 건을 12번째 리포트로 보도했다. MBC는 5번째 리포트로 전했다. 가장 큰 비중을 둔 곳은 SBS였다. SBS는 관련 소식을 3번째, 4번째 리포트로 연달아 편성했다.
CJ 이재현 회장의 비자금 의혹은 사실 오래된 이슈였다. 대검 중수부가 꽤 오래도록 내사하던 건인데, 중수부가 해체되며 특수부로 수사가 넘어오며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해외 불법 비자금 혐의 외에 조세피난처에 해외 법인을 두고 있단 소식까지 전해지며 상황은 더욱 심란해지고 있다.


▲ 검찰의 CJ 압수수색에 대해 가장 비중있게 보도한 곳은 SBS였는데, 뉴스의 앞선에서 2꼭지가 배치됐다.

이러한 상황적 심각함에 비해 방송 뉴스의 보도는 상대적으로 너무 과소한 측면이 없지 않다. 뉴스는 사실을 최대한 건조하게 추려, 검찰 발 발표에 기반 한 스트레이트 보도로 갈음했다. 이러한 ‘관급기사’는 기본적으로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입체적인 취재보다는 일방적인 발표에 의존해 결국 사건을 조율하는 정부부처의 ‘입맛’에 맞는 프레임을 형성할 수밖에 없단 문제가 있다. 전격적인 CJ그룹 비자금 의혹 사건 수사를 두고, ‘삼성 배후설’, ‘정국 전환용’, ‘친이계 겨냥’ 등의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 그래서 방송 뉴스에는 이러한 ‘시각’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그러나 진짜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소환 소식이다. 지난 대선을 관통한 사건이고 이후 국정원이 정치적 이슈 전반에 개입해왔단 사실이 폭로되며 사안의 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 전 서울청장의 소환은 매우 중차대한 상황 변화이다. 검찰은 김 전 청장에 대한 사법처리 수위를 고심하고 있다고 하니, 혐의 입증에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같은 날 발생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소환 소식은 그러나 SBS에서만 단신과 리포트의 중간 길이로만 보도됐다.

하지만 김 전 청장의 소환 사실을 보도한 방송 뉴스는 SBS 한 곳뿐이다. KBS와 MBC는 해당 사실 자체를 아예 뉴스 프레임에서 배제했다. 그나마 SBS도 단신과 리포트의 중간 형태로 끝에서 4번째 보도로 간략하게 해당 사실을 전했을 뿐이다.
김 전 서울청장의 소환이 보도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보도국 관계자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파문으로 잠시 정국의 혼선이 있긴 했지만, 국정원 사건은 지난 대선 이후 꾸준히 정국을 끌어온 이슈였고 김 전 서울청장의 소환은 이 사건이 절정부에 돌입하고 있음을 열어젖히는 ‘뉴스 이벤트’임이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 뉴스는 외면했다. 이건 ‘고의적’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국정원 사건을 아예 프레임화하지 않겠다는 적극적 의지의 표명이라고밖에 달리 읽어낼 도리가 없다.
방송 뉴스는 국정원 사건을 의제로 삼는 걸 포기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경찰 최고 책임자가 소환되는 상황을 보도하지 않거나 단신에 준하게 처리해버린다는 것은 사실상 이 사건의 전개를 쫓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의도는 명백하다. 민주당이 열심히 국정원 사건을 폭로하고, 이러한 정치적 개입이 민주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범죄행위라는 주장을 설파하고 있지만 방송 뉴스는 이러한 관점의 확산에 동의하지도, 기여할 생각도 전혀 없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방송 뉴스가 국정원 사건이 공론화되는 과정을 최대한 막아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단 점을 드러낸다. SNS 등 비제도적 매체에선 가장 뜨거운 이슈인지 오래고, 인터넷 언론 등 비판적 매체들에서 역시 주요하게 보도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서 방송 뉴스가 보도 책임을 ‘방기’하며 자꾸 사안을 지우거나 축소하려 한단 점은 분명하게 방송 뉴스가 정당한 공론 형성의 방해자로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것이다.
미국의 칼럼니스트 모린 다우드는 미국 언론의 ‘후퇴’ 양상을 지적하며 “언젠가부터 미국 언론이 진실보다는 처한 상황에 유리하도록 움직인다”고 비판했던 바 있다. 모린 다우드의 지적은 미국 언론의 ‘포퓰리즘’ 양상을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 언론 특히, 방송 뉴스의 퇴행은 이보다 훨씬 심각하다. 대중 반응의 유불리가 아니라 권력의 유불리에 따라 진실을 기꺼이 감추고, 권력이 처한 상황에 유리하도록 움직이고 있다. 최근 세계 여러 나라들에서 ‘왜 저널리즘은 항상 제자리걸음인가?’는 비판적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질문을 한국에선 ‘왜 우리 저널리즘은 더 뒤로 가는가?’로 바뀌어야 할 것 같다. 확실히, 지금 방송 뉴스는 사회의 민주적 과정에 별다른 기여가 되질 않고 있다.


김완 기자  |  ssamwan@gmail.com

2013년 5월 13일 월요일

남양우유만 나쁘고 서울우유 등은 괜찮나요?


이글은 레디앙 2013-05-13일자 기사 '남양우유만 나쁘고 서울우유 등은 괜찮나요?'를 퍼왔습니다.
[현장편지]상한 우유 신고하자 대리점주 시켜 회유하는 서울우유 … 납품단가 후려치기 처벌, 재벌은 제외?

청와대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문제로 전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었던 남양유업 사태가 여론의 관심에서 조금 멀어지는 느낌입니다.
‘울트라 슈퍼 갑’ 현대제철에서 다섯 명의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가 휴대용 장비 하나 지급받지 못해 목숨을 잃은 사건도 금세 잊혀질 것 같아 걱정입니다.
그럼에도 남양유업 사태는 참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갑의 횡포와 을의 눈물을 뜨거운 화두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남양유업이라는 회사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재벌과 대기업의 탐욕에 대한 서민들의 분노가 남양유업이라는 한 우유회사로 집중되었기 때문입니다.

청와대 윤창중 성추행 때문에…

그렇다면 남양유업은 나쁘고 다른 우유회사들은 괜찮을까요? 남양유업을 보면서 예전의 일이 떠올랐습니다.
3년 전인 2010년 7월 21일 부천 역곡역 2층 매표소에 있는 스토리웨이에서 평소 즐겨 먹는 800원짜리 종이팩 커피우유를 샀습니다. 물론 날짜를 확인했습니다. 우유를 마시는 순간 약간 냄새가 이상하다고 느꼈는데, 괜찮겠지 하며 삼켰습니다.
그런데 입에서 뭐가 씹혔습니다. 점심에 먹은 라면 건더기라고 생각하며 다시 우유를 한 모금 더 마셨는데, 다시 역한 냄새가 풍겨왔고, 이물질이 입 안을 맴돌았습니다.
조금 남은 커피우유를 들고 구입했던 가게로 가서 주인에게 상했는지를 확인했습니다. 주인아저씨도 냄새가 심하게 난다고 했습니다. 곧바로 본사에 전화를 걸어 제품번호를 불러줬더니, 남은 우유를 가지고 돌아가면 본사에서 찾아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대기업 횡포에 대한 분노가 남양유업으로

상한 우유를 손에 들고 전철을 타고 서울 중구 정동에 있는 금속노조 사무실로 왔습니다. 동료들에게 이 사실을 얘기했더니 낄낄거리고 웃으면서, 곧 우유 한 박스를 가지고 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화가 걸려왔고 3시까지 오시라고 했더니 다음 날 오면 안 되냐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뜨거운 여름인데 우유를 상한 채로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 어떡해요, 빨리 가져가서 검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니에요?”라고 했더니, 그제야 3시까지 오겠다고 했습니다. 얼마 후 어느 나이 드신 분이 우유 한 박스를 들고 찾아왔습니다. 그는 서울우유 홍익회대리점 점장이라고 적힌 명함을 건넸습니다.
“이런 일이 가끔씩 있었습니다. 다 대리점 잘못이고, 유통과정에서 상한 겁니다.”
“우유가 상한 원인이 생산과정인지 유통과정인지 판매과정인지 정밀검사를 해야 하는데 대리점에서 나오시면 어떡합니까?”
“고객님이 잘 몰라서 그러시는 건데, 제가 10년 넘게 일했는데 이건 모두 대리점 잘못입니다. 몸에 이상이 생겨 병원에 가시면 저에게 연락주세요. 모든 치료비를 물어드리겠습니다.”
“점장님이 책임지실 일이 아닙니다. 이 우유 가지고 돌아가세요.”

대리점 사장 시켜 우유 한 박스 보낸 서울우유

본사에서 나오지 않고 대리점에게 책임을 맡긴 것에 ‘뚜껑’이 열렸습니다. 본사에 전화를 걸었더니 특수영업팀으로 연결됐습니다. 과정을 설명하고, 검사결과를 알려달라고 요구했고, 중간 진행 과정도 통보해 달라고 했습니다. 평소 웬만큼 상한 음식에도 위와 장이 멀쩡했고, 그날도 별다른 탈이 없었습니다.
품질보증팀 박 아무개 과장에게 중간 검사결과를 알리는 전화가 왔고, 7월 30일 김 아무개 과장이 전화를 걸어와 8월 2일 만나자고 했습니다. 여름휴가이기도 하고, 굳이 만날 필요가 없으며, 개인적으로 바라는 것도 없다고 했습니다.
상한 우유의 책임을 대리점에 돌리는 원하청 불공정거래를 하지 않겠다는 것과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회사의 공문을 보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휴가를 마치고 메일을 열어보았더니 ‘커피우유 변질 원인규명서’가 와 있었습니다. 서울우유는 “고객님께 본사 직원이 아닌 대리점 사장이 방문을 해서 불쾌하게 한 점도 정말 죄송”하다며 앞으로 본사 직원이 방문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본사 과장이 만나자고 연락

답장 메일을 썼습니다. 지금까지의 과정을 상세하게 적었습니다. 정부까지 나서 대기업의 원하청 불공정거래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마당에 서울우유를 애용하는 소비자로서 눈앞에서 명백한 불공정거래의 현장을 확인했고, 이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와 시정, 회사 차원의 재발방지 약속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편지를 보냈습니다.
“다시 한 번 제가 당한 이번 사건에 대해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해주셔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또한 이번 일로 하청업체인 홍익회 대리점이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동료들이 회사의 공식사과 문서가 안 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물었습니다. 서울우유 본사 앞에서 1인 시위 하고, 집회도 하고, 언론에 알리겠다고 했습니다. 그로부터 열흘 뒤인 8월 19일 ‘서울우유 공식사과 문서’가 왔습니다.
서울우유는 그동안 우유가 상하면 대리점에게 책임을 떠넘겼을 것입니다. 대리점 사장을 시켜 우유 한 박스로 입막음을 하고 끝내왔던 것입니다. 막강한 원청회사의 힘 앞에서 아무 잘못도 없는 대리점 사장은 고양이 앞의 쥐처럼 지내온 것입니다.
그 사건 이후 서울우유가 대리점주에게 이런 횡포를 부리지 않았는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 남양유업 사태는 갑의 위치에 있는 회사들이 하청업체나 대리점들에게 얼마나 심각하게 온갖 부당행위와 원하청 불공정거래를 저질러왔는지 잘 보여줍니다.


씨엔엠과 협력업체의 불공정 하도급 문제를 제기하는 기자회견 모습(사진=희망연대노조)

불공정 하도급 바로잡기는 재벌의 슈퍼갑에서부터

회사는 하청업체에 일방적 단가인하 등 불공정거래를 하지 않으며, 하청업체와의 납품단가 결정 시 원가 및 물가연동제와 집단조정제, 집단소송제를 도입한다. 회사는 평균을 초과하는 이윤의 일정액을 하청업체에 공유하는 이익공유제를 도입 시행한다.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올해 노사 간의 단체교섭에서 사측에 보낸 원하청 불공정거래 근절에 대한 요구입니다. 현대, 기아자동차 등 ‘울트라 슈퍼 갑’이 자동차 부품회사에게 저질러온 온갖 불법, 부당행위는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정부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5월 12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부당하게 납품단가를 인하한 자동차 부품회사 서한산업에게 하도급대금 지급 명령과 과징금 5억44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와 기아자동차의 1차 부품회사인 서한산업은 신규 차종에 대한 부품 수주에 실패하자 2009년 8월 협력업체의 납품단가를 인하하고 이를 소급해 적용했습니다.

완성차는 놔두고 부품사만 족치는 정부

공정위는 시정명령과 함께 부당하게 감액한 하도급대금 및 지연이자 2억9200만원을 지급하도록 하고, 과징금 5억4400만원을 부과하며 “앞으로 대기업과 1차 협력사는 물론 2차, 3차 협력사 간의 부당 단가인하 및 감액 행위에 대해서도 직권조사 확대 등 감시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노동자들은 서한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 수법은 바로 현대와 기아차가 수년 간 저지른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범죄의 원흉인 현대기아차는 손도 대지 않고 있습니다. 깡패 두목은 놔두고 똘마니만 잡아 족치고 있는 것입니다.
노동자들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남양유업이 저지른 범죄행위가 다른 회사들에도 있었는지 확인하고, 서한산업에 대한 조사와 똑같이 현대와 기아차를 조사해서 처벌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게 무리한 요구입니까?

By 박점규

헌법을 무시한 박근혜, 이제는 내 월급마저


이글은프레스바이플 2013-05-13일자 기사 '헌법을 무시한 박근혜, 이제는 내 월급마저'를 퍼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 성과가 윤창중 전 대변인 사건으로 빛이 바랬다고 언론들은 떠듭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성과(?) 중에는 굉장히 중요한 사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이 사건은 박근혜 정권의 본질적인 문제를 담고 있는 엄청난 사건이기에 반드시 기억하고 재조명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통상임금'을 놓고 벌인 박근혜 대통령의 굴욕외교와 헌법 훼손 사건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5월 8일 (현지시각) 미 상공회의소 주최 'CEO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했습니다. 이날 라운드 테이블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사람은 대니얼 애커슨 제너럴모터스(GM) 회장이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GM 공장이 북한 문제 때문에 한국에서 철수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애커슨 회장께서 이 자리에 오신 것을 보니 철수가 아니라 오히려 투자를 더 확대하려 한다고 생각해도 되겠죠?"라는 말을 했고, 이에 애커슨 GM 회장은 '엔화 약세 현상'과 '통상임금'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은 "통상임금 문제는 한국GM만이 아니라 한국 경제 전체가 안고 있는 문제인만큼 꼭 풀어나가겠다"고 밝혔으며 이에 애커슨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답변에 안도하며 한국에 대한 80억 달러 투자 계획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와 같은 대화와 뉴스 기사를 듣고 두 가지 분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 박근혜 대통령이 80억 달러짜리 투자를 유치했구나, 역시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성과야"" 왜 대통령이 미국 기업 회장에게 '통상임금'을 해결하겠다고 발언을 하지,뭔가 잘못됐다"

GM 회장의 80억 달러 투자와 통상임금 문제 해결 약속을 방미 성과로 생각하는 사람은 재벌이거나 월급을 받지 않는 사람이거나 돈이 많은 사람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아니면 이도 저도 아니고 재벌을 옹호하는 대통령의 뜻에 따라 자기 월급을 내놓겠다는 사람입니다.


▲ GM 대니얼 애커슨 회장. 출처: 연합뉴스

현재 한국GM은 통상임금 관련 소송이 진행 중입니다. 통상임금 소송이란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았던 상여금에 따른 수당을 최근 3년치(소멸시효) 소급분까지 지급하느냐 여부에 대한 소송입니다. 한국GM이 통상임금 소송에 패소할 경우, 8천억원에서 1조원가량의 미지급 수당을 지급해야 합니다.
통상임금의 핵심은 초과근무 수당입니다. 대한민국 근로기준법에는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야간수당,휴일수당 등을 지급하는데 만약 상여금 등이 기본급에 포함되면 통상임금이 오르고, 초과근무 수당 등도 오르게 됩니다.
연장 및 야간,휴일 수당으로 1150만원을 받던 연봉 4140만원 근로자가 통상임금에 상여금이 포함되면 수당이 2170만원으로 약 1천만원 정도 오르게 됩니다. 근로자에게 통상임금에 상여금이 포함되느냐 안 되느냐는 이처럼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한국GM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통상임금'에 상여금이 포함되지 않도록 협조(라고 썼지만,협박이라고 읽어야함)해주면 8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꼭 풀어나가겠다'고 덜컥 약속한 것입니다.

'재벌을 위한 재벌에 의한 통상임금 논리'

통상임금에 상여금이 포함되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시대의 흐름과 변화를 읽지 못하고 오로지 재벌 편에서 그들을 옹호하는 수작에 불과합니다.


▲ 경총이 주장하는 통상임금 소송 관련 기업 비용과 인건비 증가에 따른 기업의 입장,출처: 한국경영자총연합회,한국일보

한국경총은 통상임금에 상여금이 포함되면 수십조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이것은 기업의 경영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또한, 상여금이 포함되지 않는 통상임금으로 정리된다면 기업들이 인건비 대신 설비와 투자를 더 늘릴 수 있어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기업은 근로자에게 정당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돈을 고스란히 그들만의 이익으로 챙기고 살았습니다.

▲ 대한민국 대기업의 경영 현황, 출처: 새사연

공정거래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에서 재벌이라고 부르는 38개 기업은 매년 엄청난 당기순이익을 올렸습니다. 매출액 증가율은 차이가 있지만, 재벌총수가 있는 대기업의 당기순이익은 증가했으며, 이는 경제가 나쁘다고 해도 현금이나 자산을 늘렸던 배경 중의 하나입니다.
 

인건비가 늘어나도 이들은 충분히 설비와 연구에 대한 투자를 할 수 있는 여력이 있습니다. 그런데 마치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포함하면 기업이 망할 것처럼 얘기합니다.
여기에 오히려 중소기업이 더 힘들어질 것이라 주장하지만, 사실 대기업은 이익이 올라도 중소기업이 적자인 이유는 인건비의 문제가 아니라 요새 이슈가 되는 갑과 을의 문제입니다.
문제의 본질은 '통상임금'이 아니지만, 대기업과 그들을 옹호하는 세력들은 재벌 논리에 빠져 통상임금에 상여금이 포함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16년이나 변하지 않았던 통상임금 기준'

통상임금을 정하는 법률은 근로기준법이 아니라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입니다.근로기준법 시행령 6조에는 '통상임금'에 관한 규정을 정해놓았고, 고용노동부와 기업은 이에 따라 통상임금을 ‘근로자에게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하는 시급, 일급, 주급, 월급 또는 도급 금액’이라 명시하고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통상임금의 범위를 계속 밀고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통상임금을 규정한 근로기준법 시행령이 언제 만들어졌는지 아십니까?바로 1997년입니다. 1997년에 만들어놓은 통상임금 규정을 2013년까지 그대로 똑같이 적용하고 있습니다.


▲ 1997년 개정된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는 2007년 한차례 개정됐지만, 정하여진이 정한이라는 식의 문구들만 바뀌었다.

고용노동부와 기업은 오로지 1997년에 제정된 근로기준법 시행령에서 통상임금에 상여금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해석으로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포함하지 않고 있습니다.
법과 규칙은 시대에 따라 변하고 새롭게 제정되는 것이 옳습니다. 고용노동부는 다른 근로기준법 시행령은 잘도 바꾸면서도 오로지 통상임금이 명시된 근로기준법 시행령 6조는 아예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근로기준법 시행령이 15년이 넘도록 개정되지 않고 있지만, 대한민국 대법원은 1990년부터 통상임금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정리하면서 통상임금에 대한 다양한 판례를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대법원은 2012년 3월에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대법원 판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15년 전에 제정된 근로기준법 시행령 6조만 가지고 존재 이유를 망각한 채 재벌의 편에서 근로자의 당연한 권리를 짓밟고 있는 것입니다. '헌법에 명시된 3권분립을 손대겠다는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에 가서 GM 회장에게 통상임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지금 GM은 '통상임금' 소송에 걸려 있습니다. 제기된 소송 가액은 별로 되지 않지만, 소송에서 지면 GM은 전체 근로자에게 1조가량 미지급 수당을 지급해야 합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이 소송과 관련된 발언을 한 것입니다.

근로기준법 시행령이 15년이 넘도록 개정되지 않고 있지만, 대한민국 대법원은 1990년부터 통상임금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정리하면서 통상임금에 대한 다양한 판례를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대법원은 2012년 3월에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대법원 판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15년 전에 제정된 근로기준법 시행령 6조만 가지고 존재 이유를 망각한 채 재벌의 편에서 근로자의 당연한 권리를 짓밟고 있는 것입니다.

'헌법에 명시된 3권분립을 손대겠다는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에 가서 GM 회장에게 통상임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지금 GM은 '통상임금' 소송에 걸려 있습니다. 제기된 소송 가액은 별로 되지 않지만, 소송에서 지면 GM은 전체 근로자에게 1조가량 미지급 수당을 지급해야 합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이 소송과 관련된 발언을 한 것입니다.

▲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된 3권분립 내용,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대법원이 판결했던 법리를 뒤집겠다는 의도이자,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된 3권분립, 즉 입법,사법,행정을 분립하여 견제와 균형을 이루게 하는 권력분립제도를 위반하는 행위가 됩니다.
3권분립의 핵심은 국가권력으로부터 국민의 자유를 지키겠다는 정신에 있습니다.대통령이 대한민국의 통수권자이지만 권력을 남용하거나 독재자처럼 군림하지 않도록 대한민국 헌법은 국가권력을 입법,행정,사법으로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이를 무시하고 행정수반이 사법부의 판결을 미국기업의 80억 투자 약속을 위해 헌신짝처럼 뒤집겠다는 것은 대단히 심각한 일입니다.


▲ 윤창중 대변인 사건으로 남양유업 이슈가 사라진 것을 비꼬는 패러디물.

윤창중 전 대변인 사건으로 국정원 대선 개입이나 남양유업, 주진우 기자 구속영장 청구와 같은 정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일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윤창중 전 대변인 사건은 그저 몇 사람의 사퇴와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사과로 흐지부지 끝날 것입니다. 그러나 '통상임금'과 관련된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과 행동은 헌법을 짓밟는 행위이자, 수천만 근로자의 생계가 달린 문제입니다.



'통상임금'에 상여금이 포함되어 수당을 더 받는 일은 불법이 아니라 대한민국 대법원이 인정한 합법적인 일입니다. 이것을 마치 기업을 무너뜨리는 근로자들의 욕심이라고 정부와 언론은 왜곡하고 있습니다. 

근로자가 일한 대가를 받는 것이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이건만 왜 대한민국에서는 그것이 사회를 무너뜨리는 문젯거리가 되고 대통령이 헌법을 짓밟는 행위가 오히려 업적이 되는 것입니까?

여러분이 윤창중 사건에 매달리며 정신 팔린 사이 대한민국의 헌법은 1970년대처럼 대통령의 발아래 놓이게 되며, 여러분의 급여 명세서에 나오는 수당은 16년 전의 기준으로 계산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원문보기 :  impeter.tistory.com/2180

아이엠피터  |  impeter701@gmail.com

2013년 5월 5일 일요일

소버린 사태 10년, 재벌과 외국인 투자자의 은밀한 공생


이글은 한겨레21 2013-05-06일자 제959호 기사 '소버린 사태 10년, 재벌과 외국인 투자자의 은밀한 공생'을 퍼왔습니다.
[표지이야기] 2003년 진보·보수 할 것 없이 외국자본의 손에 국내 우량 기업 넘길 수 있다는 경계론 나와… 이후 국내 기업 적대적 M&A는 더 이상 없어

» 2005년 3월11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SK(주) 주주총회에서 경영진에게 공세를 펴는 소버린 쪽 인사들. 한겨레 자료


악재를 기회로 본 역발상 투자

당시 최태원 회장 등 SK그룹 경영진은 검찰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었다.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에서 1조5587억원에 이르는 분식회계를 한 사실이 적발됐고, JP모건과 옵션 이면계약을 체결해 회사에 1112억원의 손해를 끼치는 배임 행위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악재 탓에 1만~2만원대를 오가던 SK(주)의 주가는 5천원대까지 추락했다. 너도나도 SK(주) 주식을 팔아치우기 바쁠 때 소버린은 반대로 주식을 대량 매입해버렸다. 악재를 기회로 본 역발상 투자였다.
2003년 6월 최태원 회장은 1심 재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하지만 이듬해 1월 손길승 SK그룹 회장이 1조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구속됐다. 이때부터 소버린은 최태원 회장과의 본격적인 전쟁에 돌입한다.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SK그룹과 독립적인 위치에서 SK(주)의 경영에 참여할 사외이사 5명을 추천하고 정관개정안을 제안한다. 제임스 피터 소버린 대표는 “주주들에게 사기를 친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은 이사들이 여전히 이사회에 남는 것은 문제가 있다. 아버지가 회사의 창립자인 최태원 회장의 경우라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소버린 안은 사내·사외 이사의 자격 조건을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지 않은 자’로 통일하는 것으로, 사외이사에만 자격 조건을 두는 SK 안과 차이가 있었다. 주주총회에서 분식회계 혐의로 징역형을 받은 최태원 회장의 운명이 엇갈릴 수밖에 없었다. 결과는 소버린의 완패였다. 이후 소버린은 임시주주총회를 신청했지만 법원이 기각해 무산됐고 이듬해 다시 경쟁을 펼쳤으나 패배했다. 소버린 지지 세력이 50%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2005년 6월 SK(주)의 보유 목적을 ‘경영 참여’에서 ‘단순 투자’로 바꾼 소버린은 그해 7월18일 주식 전량을 처분했다. 이익은 주식 매매 차익과 배당금, 환차익을 합산해 9437억원에 이른다. 2년4개월 만에 투자금의 4배가 넘는 수익을 거둔 것이다.
‘먹튀’ 논란이 거셌다. 외국자본이 한국 주식시장을 휘저어놓더니 결국 SK(주)의 주식을 모두 팔아치웠고, 이 과정에서 1조원에 가까운 돈을 벌었으니까 말이다. 또 적대적 인수·합병(M&A)이 판치는 주주자본주의가 뿌리내려 외국자본의 손에 국내 우량 기업을 넘겨줄 위험이 있다며 ‘외국자본 경계론’도 나왔다. 보수·진보 가릴 것 없었다.



투자자들이 달라졌다. 주주총회에서 경영진이 제시한 안건에 무조건 찬성하는 거수기 역할을 하지 않고 반대 의견을 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소액주주운동까지 ‘월가의 논리’ 비판

“헤지펀드가 시장을 교란한 후 차익을 챙기고 떠나면 국부 유출은 말할 것도 없고 국내 투자자들이 나중에 크게 당하게 되는데 그 역시 소홀히 할 수 없다. 진짜로 경영권을 탈취당한다면 이는 더욱 큰 문제다. 차등의결권, 의무공개매수제도, 포이즌 필, 황금주 등의 장치는 미국·일본·영국 등 상당수 국가가 채택한 제도다.”(2006년 3월8일 사설) ‘규제’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도 동일한 주장을 펼쳤다. “유럽연합(EU)은 공공질서 유지, 국민의 건강, 국제평화나 안보 등과 관련해 규제가 가능하도록 돼 있다. 특히 필요시 황금주 활용이나 정부의 직접 개입 사례도 있다.”(이승철 당시 전경련 전무)
심상정 당시 민주노동당 의원은 2004년 8월 투기자본 국민대토론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외국자본의 힘을 빌려 무엇인가를 이루려던 재벌은 오히려 자승자박의 형세가 됐다. 외국자본은 이제 금융기관을 비롯한 경제의 핵심 부분을 장악해가고 있고 불평등, 일자리 파괴, 성장률 하락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이런 흐름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진다. 정승일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운영위원은 한발 더 나아가 참여연대가 이끈 소액주주운동까지 ‘월가의 논리’라고 비판했다. “소액주주운동이 주장하는 경제민주화란 수십만 명의 국내 주식투자자들과 1만~2만명의 영미계 투자펀드들을 위한 부의 재분배에 불과하다. 결국 기업 지배구조 개혁은 단지 주식투자자들에게만 좋을 뿐 사회와 국민경제(민족경제)에는 좋지 않다.”
하지만 소버린 사태가 한국 경제에 해만 끼친 건 아니다. 첫째, 직접적으로는 SK그룹이 이사회제도 등 지배구조를 개선했다. 사외이사 비율을 75%로 확대하고 투명경영위원회 등 하부 위원회를 설치했다. SK 사태 때 소액주주들이 소버린이 아니라 SK 경영진을 지지하도록 이런 조처를 단행한 것이다. 둘째, 투자자들이 달라졌다. 주주총회에서 경영진이 제시한 안건에 무조건 찬성하는 거수기 역할을 하지 않고 반대 의견을 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이지수 변호사는 “투자를 하면 목소리를 내는 게 당연하다. 국내자본이든 외국자본이든 마찬가지다. 조용한 투자란 없다. 그게 상식이고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재벌기업은 외국인 투자자를 정치권의 재벌기업 규제에 대한 방어 수단으로 활용하고 주가 상승은 외국인 투자자의 이해에 부합해 공생관계가 가능하다.” -디스커버리 인베스트먼트 김승식 부사장


연평균 20조원 수익 외국자본에

소버린 사태가 처음 불거진 지 10년, 국내 증시의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40% 안팎이며, 특히 이익 규모가 큰 재벌 대기업과 일부 시중은행 등 20~30개 우량 기업의 외국인 지분율은 많게는 80%에 이른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가가 국내 기업에 대한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일은 더 이상 없었다. 왜 그럴까? 투자자문회사 디스커버리인베스트먼트 김승식 부사장은 (성공한 국가 불행한 국민)에서 ‘재벌과 외국인 투자 간의 공생관계’를 지적했다. “재벌기업은 주주자본주의를 내세운 외국인 투자자의 힘을 빌려 노동세력을 압박하고(인건비를 축소하기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를 늘리고 노조활동 압박) 하도급 관계의 중소 하청업체를 수탈하며 정치권의 재벌기업 규제에 대한 방어 수단으로 활용한다. 이 과정에서 재벌기업의 수익 확대에 따른 주가 상승은 주로 매매 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이해에 부합해 이런 공생관계가 가능하다.” 실제로 1992년부터 2007년 9월까지 외국인 투자자에게 지급된 누적 배당 총액은 16조6천억원이며, 국내 주가 상승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평가차익은 306조6천억원에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 연평균 20조원 규모의 막대한 수익이 외국자본에 넘어간 셈이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참고 문헌: 김승식 (성공한 국가 불행한 국민)(2013), 지주형 (한국 신자유주의의 기원과 형성)(2011), 김위생·윤혜경·하준삼 (소버린의 진실)(2006), 이은정 ‘소버린의 SK 주식 매입이 한국 사회에 미친 영향’(2005), 이찬근 외 (한국 경제가 사라진다)(2004) 

지주회사 뒤에서 재벌은 씨익 웃는다


이글은 한겨레21 2013-05-06일자 제959호 기사 '지주회사 뒤에서 재벌은 씨익 웃는다'를 퍼왔습니다.
[표지이야기] 지주회사=투명한 지배구조’라는 인식 아래 ‘경제민주화’ 국정철학에 호응한다며 호들갑… 마법의 공식 따라 지분 확보하고 나면 총수 지배력 확대되고 승계에 유리, 한국 재벌의 본질 더 선명해져

자발적으로 지주회사 체제를 선택하는 재벌들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월22일 10대 재벌에 꼽히는 한진그룹은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10여 일 뒤인 4월8일에는 재계 순위 50위권인 한솔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의 탈바꿈을 선언했다. 이 그룹들은 “지배구조를 더 투명하게 하고 경영 효율성도 높이기 위해서”라고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 이유를 밝혔다. 반응은 뜨거웠다. 일부 언론사들은 재벌들이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국정 철학에 부응하기 위한 결단을 내렸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주식시장에서는 한동안 핵심 계열사들의 주가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언론과 시장이 이처럼 호응하고 나선데는 ‘지주회사=투명한 지배구조’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지주회사 체제에선 순환출자 구조를 가진 재벌들이 보여왔던 탐욕이 관리되고 편법·불법 행위가 통제될 거라는 기대가 있는 것이다. 실제 지금까지 지주회사 체제가 재벌들의 지배구조를 얼마나 투명하게 바꿔냈는지 ‘지주회사 체제 신화’를 들춰봤다. _편집자


지주회사제도는 원래 경제민주화와 대척점에 있었다. 1987년 전두환 정권이 뒤늦게 재벌의 독주를 막겠다며 꺼내든 ‘경제력집중 억제정책’에 출자총액제한제도 실시와 함께 지주회사의 설립·전환 금지가 포함됐을 정도다. ‘재벌 인큐베이터’ 역할을 자처한 군부정권의 눈에도 총수가 적은 자본으로 다단계 계열사를 구축·장악할 수 있게 해주는 지주회사제도는 부작용이 크다고 인식됐던 탓이다. 그 뒤 21개 지주회사가 차례로 정리되면서 1995년 완전히 자취를 감추게 된다. 그랬던 지주회사제도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다시 허용되기에 이른다. 자본시장이 개방된 상태에서 외국자본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고 부실한 계열사를 정리하려면 지주회사제도가 필요하다는 재계의 요구를 김대중 정부가 제한적으로 받아들인 결과다. 경제위기를 틈타 재벌이 지주회사제도를 부활시킨 셈이다.

계열사 간 평균 출자 단계는 줄어들어

그 뒤 하나둘 설립·전환된 지주회사는 2012년 9월 기준으로 115개(금융지주회사 12개 포함)에 이른다.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은 자회사의 지배를 목적으로 하되, 자회사의 주식을 자산의 50% 이상 보유하고 있으면 지주회사로 규정한다. 63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하 대기업집단) 가운데 22개 대기업집단이 1개 이상의 지주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SK·LG·GS·두산·LS·CJ 등 6개 대기업집단은 아예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상태다. 순환출자 구조 어딘가에 지주회사를 두고 있는 데 그치지 않고 주력회사를 지주회사 체제 안에 끌어들인 경우를 뜻한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대기업집단은 2006년 4곳, 2007년 6곳, 2008년 7곳, 2009년 10곳, 2010년 13곳, 2011년 14곳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지주회사로 변신한 대기업집단에 나타난 긍정적 변화도 있었다. 계열사 간 출자 관계가 물고 물리며 얽히고설킨 순환출자 구조와 달리, 지배구조가 ‘지주회사-자회사-손자회사’ 같은 수직적인 구조로 단순화된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내놓은 ‘2012년 대기업집단 주식소유 현황 및 소유지분도에 대한 정보공개’ 보고서를 보면 농협을 제외한 14개 대기업집단의 경우 계열사 간 평균 출자 단계는 3.23단계로, 일반 대기업집단(5.0단계)보다 적었다. 지주회사(자회사)는 자회사(손자회사) 외 국내 계열사에 출자할 수 없다는 공정거래법상 규제에 따른 것이다. 신석훈 한국경제연구소원 부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지주회사의 지배구조 순환출자 구조보다 계열사 간 출자 관계가 정확히 눈에 보인다. 그래서 정부가 (불공정행위 등을) 감시하기도 편하고, 각 계열사의 책임도 강화된다. 출자 단계 감소로 오너가 그룹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도 투명성을 높인다.”

효과는 여기까지다. 애초 우려한 것처럼 지주회사 체제를 선택한 대기업집단에선 재벌 총수의 영향력이 오히려 강화됐다. 총수가 있는 14개 지주회사 체제 대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전체 계열사의 자본금 가운데 총수·친족·임원·계열사 등이 보유한 주식 지분이 차지하는 비율)은 66.3%(2012년 4월 기준)로, 총수가 있는 43개 대기업집단 평균(56.11%)을 크게 웃돌았다. 지주회사 체제에선 총수의 우호 지분이 더 많은 만큼 그룹에 미치는 총수의 입김이 더 세다는 의미다. 2009년 60.81%(11개 대기업집단)에서 3년 만에 5%포인트 이상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총수의 지배권이 빠른 속도로 확대돼온 셈이다.
총수의 지배권과 함께 소유권도 강화됐다. 지주회사 체제의 재벌 총수들이 일반 재벌에 비해 그룹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지주회사 체제의 재벌 총수 일가의 평균 지분율은 9.73%(2012년 4월 기준)로, 다른 재벌 총수 일가 평균(4.17%)보다 2배 이상 높았다. 2009년(8.40%·11개 대기업집단)과 비교해서도 지분이 다소 늘어났다. 그럼에도 여전히 총수 일가의 지분은 그들이 누리는 지배권을 따라잡지는 못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 일가가 보유한 지분이 0.6%에 불과하지만 내부지분율은 50.18%에 달했다. 1%도 안 되는 지분으로 그룹 절반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LG(총수 일가 지분율 3.91%, 내부지분율 42.91%), 두산(3.69%, 59.39%), CJ(5.95%, 73.67%) 등도 총수 일가 지분과 영향력 사이에 큰 격차가 존재했다.


» 재벌들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뒤 총수의 소유권·지배권·경영권은 더욱 강화됐다.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주)의 서울 종로구 서린동 사옥. 한겨레 강창광


지주회사 체제로 들어온 재벌의 경우 경제력 집중 문제가 더 악화됐다는 실증적인 분석 결과도 있다. 경제개혁연구소가 2010년 내놓은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은 과연 기업집단의 소유·지배 구조 개선을 가져오는가’ 보고서가 대표적이다. 보고서에는 당시 온전한 지주회사 체제이던 6개 재벌(SK·LG·CJ·LS·두산·한진중공업)을 분석한 결과, 모두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뒤 총수 일가의 소유권(총현금흐름권 비중)과 지배권(총지배권 비중)이 소폭 상승했다고 쓰여 있다. 총수 일가가 그룹의 지분을 더 많이 소유하게 됐고 지배력도 더 강화됐다는 의미다. 특히 두산·LS·한진중공업은 보유한 지분에 비해 더 많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소유와 지배 간 괴리도’가 더 높아진 것으로 평가됐다. 당시 보고서를 작성한 김우찬 고려대 교수(경제개혁연구소 소장)는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이 곧바로 소유·지배 구조의 개선을 가져온다는 가설에는 중대한 오류가 있다. 소유구조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도입한 지주회사제도가 오히려 지배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하고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며 총수 일가의 소유권과 지배권이 동시에 강화된 데는 재벌들만의 비결이 있다.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여러 방식 중에서도 자신은 돈을 거의 들이지 않으면서 지배권을 확장할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해온 것이다. ‘자사주 취득-인적 분할-주식 교환’이 마법의 공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SK그룹이다. SK(주)는 2007년 7월 사업 부문인 SK에너지를 떼어내고 순수지주회사로 변신하기 전에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17.3% 취득했다. 그 뒤 예정대로 SK(주)가 SK(주)와 SK에너지로 인적 분할되자, SK(주)는 이 지분만큼 의결권이 있는 SK에너지 주식을 배정받게 된다. 이때 최태원 회장의 직접적인 지배로 지주회사 노릇을 하던 SK C&C에도 보유하고 있던 SK(주) 주식(11.2%)만큼 SK에너지 주식이 배정된다. 그러나 최태원 회장에게는 지주회사가 될 SK(주) 주식만 필요하고 사업자회사인 SK에너지 주식은 쓸모가 없자, SK에너지 주식과 SK(주)가 새로 발행하는 주식을 맞교환한다. 그 결과 SK C&C를 통해 최태원 회장 일가가 행사할 수 있는 SK(주)의 주식은 25.4%로 증가한다. SK(주) 자사주까지 고려하면 최태원 일가가 SK C&C를 통해 주무를 수 있는 SK(주)의 의결권 있는 지분율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직전 14.7%에서 넉 달 만에 32.1%로 불어나게 된 것이다. 김진방 인하대 교수는 이렇게 지적했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것만으로도 최태원 회장 일가의 지주회사 지분율이 2배 넘게 증가했다. 여기에 총수 일가가 들인 돈은 전혀 없다. 이것이 지주회사 전환의 목적이자 결과이다.”

한진그룹이 전환을 서두른 이유

LG·CJ·한진중공업·코오롱 등 대부분의 재벌이 이 공식에 따라 지주회사 체제로 편입됐다. 총수의 지분율이 낮아 늘 경영권 방어에 신경 써야 하는 한국 재벌들에겐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이 무자본으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묘수’가 돼왔던 셈이다. 최근 지주회사 체제로의 변신을 발표한 한진그룹과 한솔그룹 역시 인적 분할 방식의 지주회사 설립을 예고한 만큼, 이 공식을 차근차근 밟아나가며 총수의 지배권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성 현대증권 연구원은 “한진그룹의 경우 조양호 회장은 현재 (순환출자 구조에서 지주회사 격인) 한진의 지분을 6.9%만 들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새로운 지주회사가 될) 한진칼홀딩스의 지분을 시장에서 경영권 방어에 안정적인 기준으로 평가받는 30%까지 늘릴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지주회사 체제에선 재벌이 자녀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는 작업도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여러 계열사의 지분을 쪼개서 물려주는 대신 지주회사 지분만 주더라도 그룹 전반에 대한 경영권을 넘겨줄 수 있는 까닭이다. 게다가 대개 지주회사는 사업을 하는 자회사보다 기업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지분을 넘겨주면서 증여세도 아낄 수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주회사 전환을 서두르는 데는 조현아 대한한공 부사장 등 삼남매에게 경영권을 효율적으로 승계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들 남매는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 지분을 아직 각각 0.1% 정도밖에 취득하지 못한 상태다.
더 효과적인 방식도 있다. 총수가 적은 비용으로 자녀에게 종자기업을 차려준 뒤 계열사의 일감 밀어주기를 통해 덩치를 키운다. 그 뒤 지주회사를 만들어 종자기업 밑에 두면 끝이다. 증여세를 거의 내지 않고도 그룹을 통째로 물려받는 방식이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의 설명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생명을 합법적으로 승계했다고 하면 엄청난 증여세를 내야 했다. 그러나 삼성그룹은 삼성에버랜드라는 종자기업을 활용해 이재용 부회장이 증여세도 거의 안 내면서 삼성생명을 승계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지주회사 체제에서도 이게 얼마든지 가능하다. 현행법상으로는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총수의 직접 지배를 받는 종자기업을 지주회사 위에 얹어 자녀가 그룹 전체를 지배하게 하는 편법적 승계를 막을 방법이 없다.”
지주회사제도를 다시 허용한 데는 지주회사의 소유는 총수가 하되 계열사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자율적으로 하게 두자는 목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것 역시 현실화되지는 못했다. 대부분의 재벌 총수들은 민주적 지배구조를 정착시키기는커녕 확대된 소유권·지배권을 바탕으로 ‘1인 지배’를 공고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곳이 재벌 중 최초로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한 LG그룹이다. 구본무 회장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전 LG화학과 LG전자의 대표이사 회장에서 2003년 지주회사 탄생 이후 (주)LG의 최대주주 겸 대표이사 회장에 올라선 뒤 LG전자 등 주력 계열사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운 동의대 교수는 ”LG를 보면 지배구조가 외형적으로는 단순·투명해졌지만 구본무 회장의 1인 체제가 강화됐다는 점에서 지배구조의 실질적인 지각변동은 일어나지 않았다. 무늬만 달라졌을 뿐 ‘개인화된 지배구조’라는 한국 재벌의 본질은 더 선명해졌다”고 꼬집었다.

7월 시행 ‘일감 몰아주기’ 과세 회피 수단

최근엔 재벌들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고려할 유인이 하나 더 늘었다.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과세를 회피할 수 있는 수단으로 지주회사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대기업의 편법적인 부의 증대를 막기 위해 친족관계 등 특수관계에 있는 법인으로부터 전체 거래의 30% 이상 일감을 받은 수혜 법인의 지배주주와 친족 등을 대상으로 증여세를 부과하기로 한 상태지만, 과세 특례조항에 따라 지주회사는 혜택을 볼 가능성이 크다. 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특례조항으로 자회사·손자회사·증손회사는 최대주주와의 특수관계에서 제외되는 만큼 일감 몰아주기 과세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따라서 지주회사 설립이 더욱 빈번해질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지주회사 체제가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을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총수의 위상만 높여준 데는 ‘경제력 집중’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완충해줄 만한 안전장치가 지속적으로 해제된 영향이 컸다. 쉽게 그룹 지배력을 높이길 원했던 재벌들이 규제 완화의 단골 메뉴로 ‘지주회사 규제 완화’를 요구하면, 정부는 국민적 지탄을 받는 순환출자 구조보다 지주회사 체제가 낫다는 판단에 따라 규제를 풀어주며 지주회사 체제로의 편입을 독려해온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회사의 지분율 요건은 50%(상장사 30%) 이상에서 현재는 40%(상장사는 20%)까지 낮아지고 애초 금지됐던 손자회사와 증손회사의 설립이 부분 허용되면서 지주회사 체제에서도 순환출자 구조처럼 다단계 계열사 확장이 가능해졌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는 “지주회사가 (자회사가 상장사인 경우) 20%로도 자회사를 보유할 수 있게 해준 건 재벌들에 피라미드식 다단계 출자 구조를 만든 뒤 가공 의결권을 행사하라고 합법적인 수단을 쥐어준 것이나 마찬가지다. 거미줄 같은 계열사 출자, 적은 자본으로 많은 자산을 통제할 수 있게 하는 지금의 지주회사제도는 순환출자 구조와 별다를 게 없다”고 비판했다.
경제민주화를 내세우는 박근혜 정부도 재벌에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독려하기는 마찬가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4월24일 업무보고에서 경제민주화 구현 방안의 하나라며 ‘일반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보유 허용-특정 기준 이상이면 중간금융지주 설치 의무화’를 내걸었다. 재벌에 특혜를 주는 예외조항이 경제민주화 정책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여기에 최소한의 규제는 더욱 후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4월4일 30대 그룹 사장단과 만난 자리에서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손자회사가 증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하도록 하는 규정을 완화해달라”는 재계의 요구에 ‘긍정적 검토’를 약속했다.

»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4월15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국회가 추진 중인 경제민주화 법안에 제동을 걸었다. 박근혜 정부는 지금도 경제력 집중 우려가 큰 지주회사제도의 관련 규제를 더 완화해 재벌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도록 독려하기로 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신화를 깨라

최정표 건국대 교수(경제학)의 지적이다. “지주회사제도의 원조인 미국에선 대부분 지주회사가 자회사를 하나의 부서처럼 100% 소유한다. 지주회사의 장점은 취하되, 다른 주주들로부터 간섭받지 않고 효율적으로 경영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한국 재벌은 적은 지분으로 더 강하게 그룹을 장악하기 위해 지주회사로 옮겨가고 있다. 적절한 규제가 없는 지주회사제도는 재벌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 문제를 극대화하는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지주회사 체제에 대한 신화를 깨지 않고선 재벌 개혁도 경제민주화도 신화에 그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