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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31일 금요일

MB 5년간 재벌들 순환출자로 지배구조 강화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5-30일자 기사 'MB 5년간 재벌들 순환출자로 지배구조 강화'를 퍼왔습니다.
경제민주화 역행 논란... 롯데, 현대, 현대백화점, 동양 등

▲ 국내 대기업집단의 순환출자 현황 ⓒ 공정위

국내 재벌들이 지난해 계열사간 순환출자로 지배구조를 강화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순환출자는 총수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그룹을 지배하는데 써왔던 방법이다. 이 때문에 재벌이 경제민주화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오너일가가 지배하는 재벌들의 내부지분율은 지난 5년 동안 50%를 넘는 등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상위 10대 재벌의 경우 총수 오너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전체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30일 내놓은 62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 집단)의 주식소유현황 및 순환출자현황을 보면, 지난 5년 동안 재벌의 소유지배구조 개선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계열사끼리 지분율 1% 이상 순환출자가 형성된 대기업 집단은 14개였다. 이 가운데 롯데, 현대, 현대백화점, 동양, 현대산업개발 등 5개 재벌은 작년보다 순환출자가 더 강화됐다. 이들은 주로 자본을 늘리거나, 주식을 취득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아예 일부 재벌은 새로 순환출자를 만드는 사례도 있었다.

계열사간 순환출자는 오너일가가 적은 돈으로 수십 개에 달하는 계열사를 지배하기 위해 사용된다. 게다가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불투명해지면서 자칫 일부 기업의 부실이 전체 그룹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크다. 

MB 5년 동안 재벌 순환출자고리 크게 강화... 9개 집단 69개 기업에 달해

특히 재벌의 순환출자고리는 최근 5년간 크게 강화됐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새로 만들어진 순환출자고리는 9개 집단에 69개 기업에 달했다. 이는 전체 순환출자고리의 절반 이상(55.6%)을 차지하는 수치다. 

공정위 관계자는 "내용적으로 보더라도 순환출자를 총수 지배력 강화나 부실계열사 지원 등에 사용한 사례가 많았다"고 말했다. 

실제 한라그룹의 경우가 그렇다. 한라는 계열사인 한라건설이 부실에 빠지자, 순환출자를 이용해 만도가 부실화된 건설을 지원한 것이다. 만도가 자회사인 마이스터에 3786억 원을 출자하고 마이스터가 한라건설에 다시 3453억 원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이밖에 지난 5년 동안 순환출자고리를 크게 늘린 곳은 롯데와 동양 등이다. 롯데는 롯데쇼핑을 비롯해 롯데리아, 롯데제과 등 3개 회사를 중심으로 저인망식 순환출자구조를 만들었다. 이 기간 동안 롯데의 순환출자 증가수는 무려 32개였다. 동양은 14개였고, 현대와 현대백화점 그룹은 각각 2개였다. 삼성과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한진그룹 등은 변화가 없었다.

신영선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10대 그룹의 경우 총수가 여전히 낮은 지분율로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특히 최근 5년간 대기업의 순환출자고리가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대선 기간 재벌의 순환출자에 따른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비쳐왔다. 현재 정치권에서 경제민주화의 핵심 이슈로 재벌의 순환출자 금지를 위한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정부에선 기존 순환출자는 인정하되 새로운 순환출자는 금지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 등 야당에선 기존 순환출자도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신 국장은 "앞으로 대기업집단의 새로운 순환출자는 금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미 만들어진 순환출자에 대해선 공시 의무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해소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첨부파일  130530-2013년_주식소유현황.hwp


김종철(jcstar21)

2012년 10월 4일 목요일

롯데, 이번엔 대전에서 특혜 시비?


이글은 시사IN 2012-10-04일자 기사 '롯데, 이번엔 대전에서 특혜 시비?'를 퍼왔습니다.
대전 엑스포 공원에 들어설 롯데복합테마파크가 온갖 특혜 의혹을 받는다. 대전시는 규정에도 어긋나는 싼 값에 땅을 빌려주고 공원 안 놀이시설도 정리해줬다. 롯데는 대형 쇼핑몰도 운영할 예정이다.

‘1만8900명 고용효과, 관광객 연인원 1140만명, 생산유발 효과만 2조6000억원.’ 대전 엑스포 공원의 33만㎡ 부지에 들어설 롯데복합테마파크가 지역경제에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효과다. 이 시설의 면적은 서울 롯데월드의 6배에 달한다. 

지난 1월 대전시와 롯데쇼핑·롯데월드는  2015년까지 6000억원을 투입해 복합테마파크를 조성하기로 업무조약(MOU)을 체결했다. 7월에는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일 것이라는 롯데의 장밋빛 청사진이 공개되었다. 그러나 시민단체뿐 아니라 지역 언론 등에서는 특혜 의혹이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다. 

가장 큰 논란의 대상은 롯데복합테마파크가 들어설 땅에 대한 임대료(지대료)이다. 대전시 안팎에서는 매년 100억원가량 임대료를 받는 것으로 롯데와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시민단체는 이것이 지나치게 낮은 임대료라고 주장한다. 엑스포 공원은 현재 자연녹지로 분류된다. 수익시설이 들어서기 위해서는 자연녹지를 상업용지로 용도 변경해야 한다. 이렇게 용도 변경을 하면 지가가 상승하므로 임대료가 훨씬 높아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주변 상업용지와 비교해 임대료 산정을 해보면 매년 250억원은 받아야 하는데, 절반인 100억원 안팎을 받겠다는 건 명백한 특혜다”라고 지적했다. 

ⓒ대전시 제공 7월10일 열린 롯데복합테마파크 조성 사업제안 설명회.

현재 엑스포 공원 운영기관인 대전마케팅공사 자체 규정을 보면, ‘(연 임대료는) 부동산을 대부하는 경우에는 부동산의 부지 면적에 대한 공시지가의 4% 이상으로 한다’라고 되어 있다. 시민단체에 따르면, 주변 상업용지의 경우 지가를 낮춰 잡아도 3.3㎡당 500만원선이다. 롯데가 사용할 부지 전체를 상업용지 지가로 환산하면 5000억원에 달한다. 대전마케팅공사 규정에서 가장 낮은 토지 사용료인 4%만 적용해도 임대료가 연간 200억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임대료 100억원은 확정된 게 아니다. 다음 달에 용도 변경을 한 뒤 롯데와 협상을 통해 결정할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임대료 논란뿐 아니라 엑스포 공원 안에 있는 꿈돌이랜드 매입 건을 두고도 ‘롯데 길 터주기’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1993년 대전 엑스포 개최와 함께 개장한 꿈돌이랜드는 놀이시설이다. 애초 운영권을 가진 ‘대덕크리스탈’이 파산하면서 2001년 드림엔터테인먼트가 41억원에 낙찰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드림엔터테인먼트는 적자를 이유로 임대료를 체납하는 등 공사와 법적 다툼을 벌여왔다. 이 꿈돌이랜드를 대전마케팅공사가 다시 사들였는데 그 과정이 ‘속도전’이었다. 


지역 상권의 블랙홀 되나

지난 5월24일 오전 11시, 대전마케팅공사는 이사회를 열었다. 50억원가량으로 꿈돌이랜드를 매입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이는 꿈돌이랜드의 자산평가액 118억원 중 임대료 체납액을 제외한 금액이다. 그러나 일부 이사들이 인수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으면서 회의는 유보되었다. 그런데도 마케팅공사는 다음 날 오전 7시30분 이사회를 다시 열고 표결을 강행했다. 11명 이사 중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7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승인 의결 정족수인 3분의 2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공사 측은 이날 오후 5시 다시 이사회를 열어 “자산매입은 이사 3분의 2 찬성이 아니라 과반 찬성 사항이다”라며 매입안을 통과시켰다. 

부자연스러운 승인 과정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자 대전시는 “과반 승인 규정을 미처 숙지하지 못한 직원의 행정 실수”라고 해명했다. 이광진 대전경실련 사무처장은 “부지 사용권자인 롯데를 대신해 공사가 미리 사주려고 서두르는 것 아니겠느냐. 시민의 세금을 쏟아부었는데도 공청회 한번 열지 않고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었다”라고 꼬집었다. 

공사는 인수 다음 날 곧바로 꿈돌이랜드 직원들에게 해직을 통보하고 문을 닫았다. 무리수를 둔 매입이라는 비판이 그치지 않자, 대전시는 꿈돌이랜드 진입로 중 일부가 롯데복합테마파크와 무관한 HD드라마타운 조성 부지와 겹쳐 있어 사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철거는 롯데와 상의하겠다는 엇박자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특혜 논란이 그치지 않자, 대전시는 지난 9월4일 전문가 공청회를 열었다. 하지만 이 자리가 오히려 논란을 증폭시켰다. 유통시설 때문이다. 지난 1월 MOU 체결 당시 테마파크·워터파크 외에 ‘문화수익시설’이 들어선다는 문구를 두고 시민단체와 지역 중소상인들은 긴장했다. 이른바 대형마트나 백화점이 들어서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었다. 당초 대전시는 “백화점, 할인마트, 아웃렛 형태의 시설은 절대 입점시키지 않겠다”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7월 대전시청에서 연 롯데 설명회 자리에서 ‘문화수익시설’이 베일을 벗었다. 부지 6만6000㎡에 연면적 10만7366㎡ 2층 규모로 들어서는 문화수익시설은 연면적으로만 따지면 테마파크나 워터파크 시설보다 더 컸다. 그 실체를 두고 질문이 이어졌다. 신원 롯데쇼핑 대표는 “판매와 문화예술이 이뤄지는 새로운 개념의 쇼핑시설”, “신개념 문화공간”이라며 두루뭉술하게 넘어갔다. 그러면서도 대전시는 “일종의 부대시설인데 롯데가 투자해서 들어오기 때문에 반대급부가 있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라는 현실론을 펴기도 했다. 시민단체는 대전시가 말을 바꾼 것이라고 비판한다. 대전시 관계자는 “테마파크에 들어설 롯데 쇼핑몰은 명품 쇼핑몰로 파는 물건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지역 상권에 끼칠 피해는 적을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설상가상, 신세계도 2015년까지 대전시 관저동에 대형 아웃렛 매장을 열 계획이다. 아웃렛 규모만 따지면 경기도 여주 아웃렛보다 3배 이상 크다. 이로 인해 두 공룡 매장이 지역 상권의 블랙홀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여러 논란을 잠재울 복안으로 대전시는 롯데에 별도 법인을 대전에 설립하거나 본사 중 한 곳을 옮겨오기를 희망했다. 그런데 이마저도 롯데가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별도 법인 설립이나 본사 이전을 협의하겠다.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제규 기자 | unjusa@sisain.co.kr

2012년 9월 12일 수요일

롯데ㆍ신라가 장악한 5조원 '면세점 시장' 실상은…


이글은 프레시안 2012-09-11일자 기사 '롯데ㆍ신라가 장악한 5조원 '면세점 시장' 실상은…'을 퍼왔습니다.
[기고] 면세점에서 국산품이 왕따당하는 이유

국가특혜사업인 면세사업을 어떻게 재벌들이 독과점하게 되었는가?

면세사업은 국가가 세금을 걷는 행위를 자발적으로 포기하고, 이러한 면세특권을 사업자에게 부여했다는 점에서 명백하게 국가 특혜사업이다. 군사정권 시절이었던 1962년 '면세사업 수익은 공익적 재원으로 활용되어야 한다'는 정부방침에 의거 '외화획득을 통한 관광진흥 재원확보'를 위하여 관광공사가 1962년부터 면세점 운영수익사업을 50년 동안 해오고 있다. 이러한 방침은 또 하나의 군사정권 시절이었던 1980년에도 이어져서 그 해 9월 국보위 위원장 결재로 '관광공사의 공항면세점 단독운영'이 결정되기도 했다. 공항면세사업 운영수익의 공익목적 활용 취지로 결정했던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아이러니하게도 오히려 군사정권에서 특혜사업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 인천공항면세점 ⓒ연합

면세사업 허가는 필연적으로 국가 조세수입의 감소를 가져오고, 줄어든 조세수입을 메꾸기 위해 다른 곳에서 세원을 찾아 결국 국민의 세 부담이 늘어난다는 사실에 대해 당시 군사정권들은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면세사업은 특혜사업이고 공기업이 이런 특혜사업을 운영하면서 나오는 수익을 공공부문에 재투입하게 했던 강제지침들을 내렸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정부방침에 의거 1962년부터 1998년까지 약 36년간 공항면세점은 공공기관인 관광공사에서 전담으로 운영해 왔으며, 특혜사업 운영수익으로 외래관광객 유치활동을 위한 해외마케팅활동, 국내관광 기반조성, 관광단지개발 사업 등 국가관광발전에 재투자 하는 선순환 역할을 해오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특혜사업 영역과 공공부문에 대한 둑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군사정권이 종식된 이후부터이다. IMF라는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와중에 당시 정권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이며, 공공부문과 특혜사업에 대한 빗장을 활짝 열어주기 시작했다. 1998년 IMF 사태 이후 신자유주의 경제논리에 의한 경제운용 정책이 강하게 대두되면서 공항 면세점 사업에 민간 업체의 참여가 허용되었다. 면세사업을 단순히 유통사업의 하나로 보는 시각에 따라 특혜사업이었던 공항면세점에 민간 기업의 참여가 허용된 것이다. 이후 공항면세점의 운영은 공기업과 민간기업이 서로 경쟁하는 체제를 갖추게 되었다.


결국 2011년 면세점 매출기준으로 연간 5조 3700억 원에 달하는 면세점 특혜사업의 약 79.13%인 4조 2 500억 원이 민간대기업인 롯데와 신라 두 곳에서 장악한 결과를 낳게 되었다. 그 결과로 사적기업의 이익만 극대화하고 면세점 수익의 공적부분에의 투입은 극도로 축소되었다. 현재는 면세사업의 모든 혜택이 공기업선진화 그늘 밑에 숨어서 민간대기업 두 곳으로 이전되고 있으며, 인천공항에서 2013년 2월에 그 마침표를 찍을 태세다.


면세점에서 국산품들이 왜 왕따 당하게 되었는가?

민간기업 면세점의 경우 수익성의 원칙에 따라서 외산 수입품 판매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외산 수입품들의 경우 세금 폭탄이라고 할 수 있는 수입관세가 면세되고 이 외에도 개별소비세(특소세), 부가세 등이 면세되기 때문에 시내 백화점들과 비교했을 때 가격경쟁력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국산품들은 부가세 정도만 면세되는 정도라 시내 백화점들과 비교했을 때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고 이윤도 거의 남지 않는다. 따라서 민간기업 면세점들은 이윤을 많이 남기기 위해서 필연적으로 수입 외산품 판매에 치중할 수밖에 없으며, 면세점에서 국산품들이 왕따 당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것을 민간기업의 잘못이라고만 매도할 성질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는다면 면세시장에서 국산품 왕따 현상을 방치하고 있는 정부가 이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관세청의 면세점 국산품 판매증진 발표, 착시현상 불러올 수 있어

지난달 24일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이 발표한 '2012년 1~7월 서울 시내면세점 국산품 판매현황 및 외국인 국산품 구매 성향 설문조사'에 따르면 토종 브랜드의 국산품 판매금액이 작년보다 62% 증가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시내면세점 전체에 대한 자료인지 아니면 설문조사에만 의한 것이지 명확하지 않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관문인 인천공항,김포공항, 김해공항 등 출국장 면세점의 국산품에 대한 통계를 누락시키고 있어 면세점의 국산품 매출 증가에 대한 통계로서는 검증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공항 면세점에서의 국산품 홀대 현상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고육지책으로 발표했을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정부에서 발표하는 통계자료로는 상당히 허술하다.

최근 시내면세점의 국산품 매출이 많이 늘어났다고 발표되고 있기는 하지만 2011년 대한민국 전체 면세시장의 외산수입품 매출 4조 4000억 원(81.9%)에 비하면 국산품 매출은 9700억 원(18.1%)으로 외산수입품에 비해 여전히 상대적으로 작은 매출규모 속에서의 성장이라 할 수 있다. 전체 면세시장에서 국산품 매출의 성장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국산품 매출 고속 성장 중'이라는 착시현상을 유도할 뿐이다. 면세시장에서 국산품 매출이 증대되는 것에 비례해서 면세점에서 판매할 외산수입품들의 매출도 증대하고 있다. 따라서 면세점에서 판매할 외산품 수입에 따른 국부유출 금액 또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내수산업 확대로 수출과 내수가 국가경제를 함께 받치는 구조 필요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국산품은 국내경제 활성화와 고용창출의 기초인 국산원재료, 제조, 국내유통을 거처 면세점에서 판매되기 때문에 진정한 수출품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내수시장을 당장 활성화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 것이다. 최근 5년간 국내 면세시장 총 매출은 19조 5000억 원으로 이중 외산수입품의 판매는 16조 4000억 원(84%)이며, 국산품 판매는 3조 1000억 원(16%)으로 면세시장에서 국산품 판매 활성화가 시급한 상황임을 통계가 보여주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의 경우 2011년도 연 매출은 1조 6000억 원으로 공기업인 한국관광공사가 10% 정도를 나머지 두 민간대기업(신라와 롯데)이 90%의 매출을 차지하고 있다. 관광공사 인천공항면세점의 매출 중 국산품 판매비중은 약 45%인 반면, 두 민간대기업 면세점은 수익성을 앞세워 외산수입품 판매에 열중하고 있어 국산품 매출은 약 20% 내외에 그치고 있다. 수익성을 제일목적으로 하는 민간기업의 속성 때문이다.

대통령의 내수 진작 끝장토론에 대한 인천공항공사의 동문서답

이명박 대통령은 7월 21일 세계 재정 위기의 영향으로 침체된 실물 경제를 활성화할 방안을 놓고 정부 및 민간전문가들과 '끝장토론'을 벌인 바 있다. 소비 활성화와 관련해서는 여름휴가 기간을 맞아 관광을 독려하고, 골목 상권·전통시장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소비 심리를 개선하는 방안 등에 대해 여러 해법이 제시된 바 있다. 그리고 드디어 9월 3일 기재부 등이 참가하는 '경제활력 대책회의'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편의를 높이고 지방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외국인 전용 시내면세점 설치를 조속히 허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심화되는 내수부진을 정부가 외국인 손님을 통해서 타개하겠다는 방안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아직도 가까운 길을 두고 정부가 먼 길을 돌아가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대통령까지 참석한 내수활성화 토론이 토론으로만 끝나고, 정책은 겉도는 현상이 다시 발생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30일 자 공문을 통해 '향후 촉박한 입찰일정 등을 고려할 때 관광공사 인천공항면세점에 대해 신규 사업자 선정 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통보해 왔다. 이는 관광공사가 지난 6월 25일 자로 인천공항면세점의 연장계약을 요청한 데 대한 답변 공문이었다. 관광공사는 연장계약 요청 공문을 통해 현재 운영 중인 인천공항면세점을 존치시켜 우수 국산품 판매를 계속하여 중소기업 동반성장과 국산품 육성을 위한 공익적 역할을 계속 수행하게 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인천공항면세점의 점유율은 롯데 50%, 신라 40%, 관광공사 10%이며, 관광공사 인천공항면세점은 매출액의 약 45% 규모를 국산품 판매로 유지하여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돕고 내수활성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가 지난달 30일자로 보낸 공문은 정부의 내수활성화 대책에도 찬물을 끼얹는 내용으로 보인다. 인천공항공사는 입찰을 통해 인천공항 면세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는 민간 대기업들에게 나머지 파이 10%까지도 넘겨주어 자신들의 임대료 극대화에만 몰두하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인천공항 면세시장 90%를 장악하고 있는 민간대기업 면세점들에게 국산품 판매를 맡기겠다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겠다는 말이다. 이는 대통령까지 밤을 지새우며 내수활성화를 논의한데 대한 동문서답이며, 인천공항에서 국산품 판매의 활로를 통한 내수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관광공사의 공익적 임무수행 의사도 묵살하는 처사로 보인다.

연간 5조 매출 국가특혜사업 면세사업, 최소한의 공공성은 유지되어야

면세사업은 국가에서 징세권 포기를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공공재의 성격을 지녀야 특혜시비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런 취지에서 지난 50년간 공기업인 한국관광공사가 면세점 수익을 관광진흥 부분에 재투자하는 한편 면세시장에서의 국산품 보호육성이라는 역할로 면세사업의 공공성을 일정부분 유지해 왔던 것이다. 한국관광공사가 면세사업에서 철수하면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사업비와 마케팅비용 등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아야 하는데, 이 비용은 물론 국가세금으로 충당될 것이다. 국가세금을절감하는 방법이 있는데, 굳이 국가세금을 더 지출할 필요가 있겠는가?

한국관광공사는 인천공항면세점에서 중소기업 전용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다른 민간 대기업 면세점들에 비해 국산품 판매비중이 월등히 높아 면세점을 통한 국산품 수출에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공기업선진화 정책에 의거 2013년 2월에는 인천공항면세점 영업을 접어야 하기 때문에 국산 면세품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이와 맞물려 국산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의경영난도 가중될 것이다. 한편으로는 인천공항면세점 민영화에 따라 한국관광공사 인천공항면세점 자리에 국제입찰에 따라 외국계 면세점이라도 입점하는 경우에는 국산품판매 의무화나 국산품전용매장 의무화는 반발의 소지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면세시장에서 국산품 판매 활성화 대안으로 현재 인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 중인 관광공사 매장에 대하여 국산품 전용매장으로 존치시키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면세시장의 공공성 유지를 위해서 필요한 네 가지

현재 재벌독과점, 특혜시비 그리고 국산품 왕따 등으로 왜곡되어 있는 면세시장의 문제를 풀기 위한 해결책으로 네 가지 정도의 대안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현재 인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 중인 관광공사 매장을 국산품 전용매장으로 계속 존치시켜서 우수 국산품 판매 및 육성 등 공적인 역할을 계속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이런 경우 면세시장에 대한 재벌들의 독과점을 어느 정도 방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둘째, 면세사업에 대한 특혜시비를 방지하기 위해서 민간대기업 면세점들도 면세점 매출액이나 수익금 중 일정액을 공적기금에 출연시키는 법령이 제정되어야 한다. 국민 부담 없이 정부의 추가적인 세수확보가 가능하다.

셋째, 공항면세점 매장의 일정 공간을 국산품 판매 공간으로 의무화시키는 법령제정이 필요하다. 주권이 미치는 마지막 땅인 공항에서 국산품들이 왕따 당하는 모습을 출국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 적나라하게 보여줄 수는 없지 않겠는가?

넷째, 인천공항에서 판매되는 국산품들에 부과하는 영업료나 임대료를 외산수입품들에 비해 인하시켜주는 조치가 필요하다. 이럴 경우 국산품들의 가격경쟁력이 회복되어 외산수입품 판매에 열중하고 있는 롯데나 신라 등 민간대기업 면세점들도 국산품을 팔지 말라고 해도 스스로 나서서 국산품을 판매할 것이다.

이러한 조치들은 국가의 추가적인 세수확보는 물론 면세시장에서 국산품 판매비율을 중장기적으로 40%로 끌어 올릴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 면세시장에서 국산품 판매비율을 현재 18% 수준에서 2년 내 40%로 끌어올릴 경우 이를 면세점시장 매출로 환산할 경우 면세시장의 국산품 수출을 연간 9700억 원에서 2조 1000억 원 이상으로 200%가 넘는 급성장과 아울러 내수시장 활성화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오현재 한국관광공사노동조합 위원장

2012년 7월 26일 목요일

조세피난처에 가장 회사 많은 재벌은? 롯데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2-07-25일자 기사 '조세피난처에 가장 회사 많은 재벌은? 롯데'를 퍼왔습니다.
롯데 무려 13개사나 설립. 15개 재벌 모두 47개사 설립

해외에 빼돌린 자산이 888조원에 달한다는 충격적 외국기관 분석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제 핫머니들이 조세 회피 목적으로 이용하는 '조세피난처'에 국내 15개 그룹이 47개사의 해외법인을 설립하고 있으며, 특히 롯데그룹은 무려 13개사에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공기업과 민영화 공기업을 제외한 30대그룹의 해외법인을 조사한 결과 롯데, 현대차 등 15개 그룹이 OECD가 조세피난처로 지목한 44개 국가 또는 지역에 47개의 해외법인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롯데가 178개 해외법인중 무려 13개사를 조세피난처에 설립해 랭킹 1위를 차지했다. 롯데는 국제 핫머니가 몰려있는 버진아일랜드에 9개사, 케이만군도에 3개사, 모리셔스에 1개사의 해외법인을 갖고 있었다. 이들 해외법인은 모두 비금융 지주회사로 조사됐다.

2위는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으로 각각 5개사씩을 갖고 있었다. 현대차는 케이만군도에 투자전문회사 4개사와 버진아일랜드에 부동산개발회사 1개사를 보유하고 있고, 현대중공업은 마샬군도, 버뮤다, 모리셔스, 파나마, 케이만군도에 1개사씩을 두고 있었다.

3위는 LG와 현대로 각각 4개사를 소유하고 있었다. LG는 파나마에 컨설팅회사 등 3개사와 마샬군도에 자원개발회사 1개를 설립했다. 현대는 파나마와 버진아일랜드에 해운업 관련 법인 3개사와 1개사를 각각 두고 있었다.

삼성은 케이만군도에 음원 유통업체 1개사, 버뮤다에 보험회사 1개사, 파나마에 해운업체 1개사 등 3개사를 두고 있었고, 한화도 케이만군도에 태양광 관련 지주회사 2개사와 버진아일랜드에 태양광 투자회사 1개사 등 3개사가 있었다.

금융사 가운데는 미래에셋이 유일하게 중남미 바베이도스에 특수목적회사(SPC) 1개사와 케이만군도에 투자전문회사 1개사 등 2개사를 갖고 있었다.

동양도 파나마에 원유 및 천연가스채굴회사 1개사와 케이만군도에 제조업체 1개사를 갖고 있다.

이밖에 GS가 파나마에 임대업체 1개사, 한진이 키프로스에 판매대리업체 1개사, CJ가 버진아일랜드에 비금융 지주회사 1개사, 효성이 케이만군도에 변압기 제조업체 1개사, 동국제강이 파나마에 운송서비스업체 1개사, 한진중공업은 키프로스에 투자업체 1개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벌닷컴)은 "조사대상이 조세피난처 지역에 보유하고 있는 47개 법인 가운데 비금융 지주업이나 자원개발업, 부동산개발 등 투자관련 회사가 60%를 넘은 30개를 차지했으며, 제조업 관련 회사는 3개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의혹어린 시선을 던졌다.

박태견 기자

2012년 7월 17일 화요일

매출 100조 롯데, 왜 골목상권에 목메나?


이글은 노컷뉴스 2012-07-17일자 기사 '매출 100조 롯데, 왜 골목상권에 목메나?'를 퍼왔습니다.
골목상권 침해행태에 불매운동 돌입

 

올 초 국내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가 유통업계의 핫이슈로 부상한 상황에서도 롯데가 갖은 꼼수를 동원해 골목상권을 옥죄다 결국 제품불매운동이란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됐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기업의 사회적책임이란 측면은 도외시한 채 상권확장만을 추구하다 그룹전체의 이미지 실추를 자초했고 더 나아가 업계전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비판여론이 들끓고 있다.

◈ 불매운동, 기업의 사회적 책임 방기가 부른 禍

골목상권살리기 소비자연맹 등 전국 80여개 소상공인, 소비자단체는 16일부터 롯데그룹의 모든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에 들어갔다.

단체들이 내세운 불매운동의 이유는 대형마트와 SSM의 의무휴업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카드수수료 체계 개편에도 전향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불만이 작용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홈플러스와 이마트 등 다른 대형 유통기업들도 비슷한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유독 롯데그룹이 불매운동의 타깃으로 떠오른 데는 롯데가 1위 유통기업으로서 사회적책임을 등한히 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롯데슈퍼가 보여준 골목상권 침해행태가 결정적이었다. 롯데슈퍼는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대도시 지역 SSM점포 수를 전방위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롯데슈퍼가 동원한 방법은 '가맹점 늘리기'와 '농수산물 매출 비중을 인위적으로 51%까지 끌어올리기' 등이다.

롯데는 대중소기업 상생법 때문에 더 이상 점포수를 늘릴 수 없게 되자 아예 프랜차이즈 점포를 늘리는 방법으로 전환해 2009년 이후 61개의 가맹점을 추가 확보했다. 이런 행태는 홈플러스 등 다른 업체와 과당 경쟁을 촉발시켜 중소상인 몰락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롯데는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 골목상권 침해 선봉은 '롯데슈퍼'

농수산물 매출 비중 늘리기는 중소상인은 물론 여론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대형마트와 SSM에 대해 월 2회 의무휴업하도록 했지만 농수산물 매출비중이 51%를 넘으면 예외를 적용받을 수 있다. 

롯데슈퍼는 인위적으로 매출비중을 조정하는 방법으로 서울 여의점 등 30여개 점포의 휴일영업을 추진중이다. 3개 점포는 이미 영업을 재개했다. 롯데관계자는 16일 "농협하나로마트는 가능한데 우리는 왜 안되는 지 모르겠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이와 관련해,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가 자사 이익을 쫓아 뻔히 보이는 꼼수를 쓰는 바람에 유통업계 전체가 도매금으로 비판받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며 롯데를 성토했다.

SSM 점포 수에서 압도적인 1위를(431개) 달리고 있는 롯데가 오히려 홈플러스나(319개)이마트보다(100개) 더한 행태를 보이다 보니 자연 롯데가 비판의 타깃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 성과지상주의 기업문화에 '경고음'

여기에는 롯데그룹의 독특한 기업문화도 한 몫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는 다른경쟁기업은 물론이고 그룹 내 유통사업부문 간에도 한치 양보없는 경쟁을 통해 경영성과로 평가받는 성과주의 원칙이 확고하다. 

정부와 입법부가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여러가지 보완장치를 마련하면서 매출감소가 발등의 불이 되자 갖은 수단을 동원해 만회에 나서고 있고 한편으로 그룹 수뇌부는 이를 통제할 능력을 상실한 채 표류하고 있는 형국이다.

매출 100조를 달성하는 기업이 슈퍼마켓 몇 개 늘리고 꼼수로 휴일영업을 회피하려고 매달리는 모습에서 그룹 수뇌부의 역량과 경영철학이 어떤 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유통기업은 국민과 소비자을 직접 대하는 특성상 더더욱 여론을 살피고 약자를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지만 최근 롯데가 보여준 행태는 이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는 지적이다. 

◈ 롯데, "특정기업 불매운동 유감"

롯데그룹은 시민 상인단체의 롯데제품 불매운동과 관련해 유감을 표시했다.

롯데그룹은 16일 "확인 결과 이들 단체의 요구 사안들은 그 동안 체인스토어협회, 카드업계 등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오던 내용이다"며 "개별 기업 차원에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그룹 차원에서 단체들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려움을 시사했다.

특히 "이런 문제를 두고 특정기업을 대상으로 불매운동을 벌인다는 점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의 입장으로 미뤄볼 때 롯데가 독자적으로 단체들의 요구사항이나 불만해결을 위해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소비자, 상인단체가 공언한 것 처럼 불매운동이 힘있게 전개될 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롯데가 대기업 골목상권 침해논란의 첨두에 서게됨으로써 기업이미지 훼손과 영업손실은 불가피해 보인다.

CBS 이재기 기자

2012년 7월 4일 수요일

세금 걷기 포기한 국가, 재벌가 딸들은 웃는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07-04일자 기사 '세금 걷기 포기한 국가, 재벌가 딸들은 웃는다'를 퍼왔습니다.
[기고] 공공기관 면세점 지분 나눠 재벌에 넘겨주려는 정부

최근 인천국제공항 매각과 관련하여 다시금 공기업 민영화 논쟁에 불이 붙었다. 그런데 인천공항 매각과 별도로 인천공항 속에서 조용하고도 은밀하게 진행되는 작은 민영화들이 있다. 인천공항 내 급유시설 민영화와 인천공항 내 면세점 민영화가 그것이다. 공기업 민영화 관련 외부 회의에 참석하여 인천공항 내 면세점민영화에 대해 설명할 때마다 어김없이 듣는 두 가지 질문이 있다. 첫 번째 질문은 '관광공사가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었나요?'이고 두 번째 질문은 '면세점은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게 적절한 게 아닌가요?'이다.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면세점이 왜 국가경제에 이롭지 않고, 공기업이 운영하는 면세점이 국민경제상 왜 착한 면세점일 수밖에 없는지 설명하고자 한다.

국가가 세금 걷기 포기하고…롯데와 신라만 웃는다

면세사업도 공기업 민영화 정책이 휩쓸고 간 대표적인 업종이다. 공기업 선진화라는 그럴 듯한 이름으로 밀어붙인 공기업 민영화에 따라 공항의 면세점들이 모두 민간으로 넘어가고 있다. 그 결과가 어떠한가? 면세점 업계 1, 2위인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호텔신라 면세점)이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이 2007년에는 57%였으나, 현 정부가 들어선 후 불과 4년 뒤인 2011년엔 약 80%로 급등했다. 반면 2007년 시장점유율 2위였던 관광공사의 점유율은 고작 4%로 급락했다. 군소 면세점들 사정도 마찬가지다. 공기업 민영화 정책을 기점으로 면세사업의 빈익빈부익부 독과점 현상은 깊어졌다.

▲ 노조 집행부가 관광공사 면세점 민영화에 반대해 피켓시위하는 모습. ⓒ한국관광공사노조

면세사업에서도 역시 자본주의 논리대로 철저히 효율에 의거해 무한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또 대기업의 점유율 변화도 적극적인 마케팅에 따른 결과라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이는 면세사업의 본질을 모르거나 혹은 알면서도 애써 외면하는 주장이다. 면세사업이 무엇인가? 국가재정의 근간인 징세권을 국가가 자발적으로 포기한 예외적인 시장이다. 지금은 세금을 면제해 주는 특혜사업의 수익이 고스란히 1, 2위 재벌들로만 돌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공익을 목적으로 부여된 특혜가 경제적 강자에게만 집중되는 것이다.

국가가 허가하고 통제하는 특혜사업들을 보자. 복권사업의 경우 이익금 전액을 국민복지 증진에 사용하고 있다. 경마사업도 매출액의 16%를 레저세로 내고 있다. 카지노사업의 경우 매출액의 10%를 관광진흥기금으로 사용한다. 그런데 유독 면세사업의 경우 매출액이나 수익금 중 일부를 공적기금으로 출연하도록 하는 법령이 없다. 이제는 재벌면세점들도 특혜사업을 운영하는 대가로 일정부분 공익을 담당해야 할 때이다.

재벌면세점과는 다르게 관광공사의 면세사업 수익은 관광진흥부문에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를 갖고 있다. 관광공사는 면세점 수익으로 그간 제주 중문관광단지, 경주 보문관광단지를 개발하였고, 외래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해외마케팅에 면세점 수익을 사용하여 왔다. 면세점이라는 특혜사업을 운영하는 대가로 면세사업 수익을 전액 공적인 부문에 투자해 온 것이다. 관광공사의 면세점 운영은 면세사업의 수익이 재벌들과 대주주에게만 돌아가는 민간과는 엄연히 다르다.

루이뷔통 유치 경쟁 나서던 재벌면세점, 외국인 대상 국산품 판매율은?

관광공사 면세점은 또한 단순히 물건만 판매하지 않는다. 우수한 국산품을 판매함으로써 한국을 홍보하는 역할도 덤으로 수행한다. 일례로 지난해 인천공항 관광공사 면세점은 전체 판매량의 45%를 국산품 판매로 채웠다. 타 민간업체와 견주어 월등히 높은 수치다.

반면에 재벌들이 독과점하다시피 한 전체 면세시장에서 국산품 판매비율은 지난 1~2년간 약 9%(국산담배 포함 시 약 18%)에 불과했고, 나머지 91%를 외제품이 채웠다. 부끄럽게도 국산품 매출의 과반수를 국산담배가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을 상징할 수 있는 토산 기념품 등은 거의 고사 직전이다.

지난해 9월 호텔신라와 롯데라는 두 재벌가의 딸들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루이뷔통을 입점하기 위해 전쟁을 벌였다. 이러한 경향 속에서 지난해에만 2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면세점에서 판매할 상품을 구입하기 위해 해외에 지급되었다. 물론 자본주의 속성에 따라 수익성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민간기업의 입장을 고려할 때 롯데와 신라 등 민간면세업자 입장에서는 이런 비판이 다소 억울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 합리적인 비판에 귀를 닫은 채 '공기업 선진화'라는 주술에만 걸려 '자정 능력'을 포기하고 국산품 왕따를 방치하고 있는 현 정부에 그 비판의 화살이 돌아가야 한다.

정부는 국산품 판매를 확대하고자 오는 12월 31일자로 고시를 개정하여 국산품 매장면적을 전체 매장 면적의 40% 이상 또는 825㎡ 이상으로 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그럴듯해 보인다. 하지만 개정예정인 고시조차 시내면세점과 신규로 허가 예정인 외국인전용 시내면세점에 국한된 것이다. 인천국제공항면세점(롯데, 신라), 김포국제공항면세점(롯데, 신라), 김해국제공항면세점(롯데), 제주국제공항면세점(롯데) 등 대부분의 시장을 점유한 공항출국장면세점은 국산품에 대한 의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정부는 실효성 없는 고시를 개정하기보다는, 관광공사 면세점 민영화를 막음으로써 국산품 판매에 활로를 뚫어줘야 한다. 외국인들이 출국하는 공항면세점에서 국내브랜드 홍보를 위한 창구로 한국관광공사 인천공항면세점을 활용해 볼 수 있다. 이미 관광공사는 지난 6월 27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중소기업제품 전용매장을 오픈하였고, 국산품들 중 우수브랜드를 발굴해 출국하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홍보하는 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 관광공사의 인천공항면세점을 국산품 전문매장으로 존치시켜 국산품을 홍보하고 육성하는 역할을 부여해 줄 것을 제안한다.

▲ 관광공사 인천공항 면세점 한류관 전경. ⓒ한국관광공사노조

공공기관 4% 지분 나눠 80% 점유한 재벌에 얹어주려고 하나?

정부가 추진하던 면세업종에서의 '자유시장 경쟁체제'는 이미 달성되었다. 오히려 지나친 부작용으로 독과점 폐해와 재벌기업에 대한 '면세 특혜'만 나타나는 상황이다. 관광공사 면세사업의 철수는 결국 관광공사의 시장점유율인 4% 파이를 나누어 시잠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는 재벌면세점들인 롯데와 신라에 더 얹어주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재벌면세점들의 탐욕은 끝이 없다.

하지만 기존의 롯데나 신라를 면세시장에서 퇴출시키자는 과격한 주장을 할 생각은 없다. 오히려 민간이 운영하는 면세점들과 공기업이 운영하는 면세점이 공존하는 방안을 찾는 게 현명할 것이다. 대한민국 전체 면세시장에서 관광공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불과 4%에 불과하다. 관광공사가 계속해서 운영하더라도 면세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고 정부의 선진화 정책과 배치되는 것도 아니다.

MB 정부의 일자리창출과 동반성장의 실체

그럼에도 관광공사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지역 면세점을 폐쇄시키며 구조조정을 해왔다. 2008년 12월 목포해항 면세점 폐점을 시작으로 2009년 1월 속초해항, 같은 해 6월 무안공항, 2010년 6월 청주공항이 폐점했다. 인원을 감축하며 피눈물도 흘려봤다. 지난 2010년에는 121명을 희망퇴직 형태로 감원했다. 이중 면세사업단 직원은 96명으로 사업단 전체의 52%였다. 정부가 공공부문 일자리를 창출하기는커녕 일자리를 빼앗는 꼴이 됐다.

관광공사 인천공항면세점을 인수할 것으로 보이는 재벌면세점은 국산품 자리를 외산품으로 채워나갈 것이고, 국산품을 팔던 직원들의 빈 자리는 비정규직으로 채워 나갈 것이다. 바로 이게 MB 정부식 일자리 창출이고, MB 정부의 동반성장의 실체이며, 공기업 민영화의 실체이다. 차기 대선주자들의 선거캠프도 선거공학에만 신경 쓰지 말고 이런 경제 정의 문제에 신경을 써야 한다.

곧 개원할 19대 국회에 두 가지를 요청한다. 첫째, 재벌면세점들이 면세점이라는 특혜사업을 운영하는 대가로 면세점 매출액이나 수익의 일정부분을 공적기금에 출연하는 강제 법령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 민간기업들이 운영하는 공항 면세점 내 매장의 상당부분에서 국산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강제법령화하여 국산품들이 더 이상 대한민국 땅의 민간이 운영하는 공항면세점에서 왕따당하지 않아야 한다.

 /오현재 한국관광공사 노동조합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