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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31일 금요일

MB 5년간 재벌들 순환출자로 지배구조 강화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5-30일자 기사 'MB 5년간 재벌들 순환출자로 지배구조 강화'를 퍼왔습니다.
경제민주화 역행 논란... 롯데, 현대, 현대백화점, 동양 등

▲ 국내 대기업집단의 순환출자 현황 ⓒ 공정위

국내 재벌들이 지난해 계열사간 순환출자로 지배구조를 강화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순환출자는 총수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그룹을 지배하는데 써왔던 방법이다. 이 때문에 재벌이 경제민주화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오너일가가 지배하는 재벌들의 내부지분율은 지난 5년 동안 50%를 넘는 등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상위 10대 재벌의 경우 총수 오너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전체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30일 내놓은 62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 집단)의 주식소유현황 및 순환출자현황을 보면, 지난 5년 동안 재벌의 소유지배구조 개선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계열사끼리 지분율 1% 이상 순환출자가 형성된 대기업 집단은 14개였다. 이 가운데 롯데, 현대, 현대백화점, 동양, 현대산업개발 등 5개 재벌은 작년보다 순환출자가 더 강화됐다. 이들은 주로 자본을 늘리거나, 주식을 취득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아예 일부 재벌은 새로 순환출자를 만드는 사례도 있었다.

계열사간 순환출자는 오너일가가 적은 돈으로 수십 개에 달하는 계열사를 지배하기 위해 사용된다. 게다가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불투명해지면서 자칫 일부 기업의 부실이 전체 그룹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크다. 

MB 5년 동안 재벌 순환출자고리 크게 강화... 9개 집단 69개 기업에 달해

특히 재벌의 순환출자고리는 최근 5년간 크게 강화됐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새로 만들어진 순환출자고리는 9개 집단에 69개 기업에 달했다. 이는 전체 순환출자고리의 절반 이상(55.6%)을 차지하는 수치다. 

공정위 관계자는 "내용적으로 보더라도 순환출자를 총수 지배력 강화나 부실계열사 지원 등에 사용한 사례가 많았다"고 말했다. 

실제 한라그룹의 경우가 그렇다. 한라는 계열사인 한라건설이 부실에 빠지자, 순환출자를 이용해 만도가 부실화된 건설을 지원한 것이다. 만도가 자회사인 마이스터에 3786억 원을 출자하고 마이스터가 한라건설에 다시 3453억 원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이밖에 지난 5년 동안 순환출자고리를 크게 늘린 곳은 롯데와 동양 등이다. 롯데는 롯데쇼핑을 비롯해 롯데리아, 롯데제과 등 3개 회사를 중심으로 저인망식 순환출자구조를 만들었다. 이 기간 동안 롯데의 순환출자 증가수는 무려 32개였다. 동양은 14개였고, 현대와 현대백화점 그룹은 각각 2개였다. 삼성과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한진그룹 등은 변화가 없었다.

신영선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10대 그룹의 경우 총수가 여전히 낮은 지분율로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특히 최근 5년간 대기업의 순환출자고리가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대선 기간 재벌의 순환출자에 따른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비쳐왔다. 현재 정치권에서 경제민주화의 핵심 이슈로 재벌의 순환출자 금지를 위한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정부에선 기존 순환출자는 인정하되 새로운 순환출자는 금지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 등 야당에선 기존 순환출자도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신 국장은 "앞으로 대기업집단의 새로운 순환출자는 금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미 만들어진 순환출자에 대해선 공시 의무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해소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첨부파일  130530-2013년_주식소유현황.hwp


김종철(jcstar21)

2013년 4월 16일 화요일

한라그룹, ‘순환출자’ 꼼수...박근혜 ‘경제민주화’에도 역행


이글은 참세상 2013-04-15일자 기사 '한라그룹, ‘순환출자’ 꼼수...박근혜 ‘경제민주화’에도 역행'을 퍼왔습니다.

만도, 부실한 ‘한라건설’에 현금퍼주기...98년 사태 재현 우려도



한라그룹이 계열사의 순환출자 구조를 이용해, ‘한라건설’에 3천 4백여 억 원의 현금 퍼주기에 나섰다. 자회사인 마이스터에 3,786억 원을 신규 출자한 만도는 순환출자로 한라건설의 리스크를 고스란히 떠 앉게 됐다.

순환출자는 그간 대기업들이 계열사의 지배력 확장을 위해 악용해 온 구조로, 박근혜 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까지 순환출자 규제를 언급해 왔다. 때문에 한라그룹의 신규 순환출자는,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과도 역행한다는 비난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특히 지난 1998년 IMF 외환위기 시절, 한라중공업에 대한 무리한 투자와 계열사간 상호 출자가 한라그룹 부도와 만도 매각 등으로 귀결된 전례가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라그룹, 박근혜 ‘경제민주화’에 역행
만도-마이스터-한라건설 ‘순환출자’...한라건설에 ‘현금퍼주기’


만도는 지난 12일, 100% 자회사인 마이스터에 3,786억 원을 출자했다. 회사 측은 당시 ‘마이스터의 물류 인프라 강화와 신사업 전개’를 출자 이유로 밝혔지만, 실제 내막은 지속적인 경영악화를 걷고 있는 한라건설에 대한 ‘지원책’이었다. 

[출처: 금속노동자]


실제로 같은 날, 한라그룹은 정몽원 회장과 만도, 마이스터 등 계열사가 공동으로 3,435억 규모의 한라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상호출자제한으로 만도가 한라건설에 직접 지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마이스터’를 통한 우회적인 지원을 꾀한 것이었다. 즉, 만도가 현금 유동성이 없는 마이스터에게 현금 지원을 하고, 마이스터가 한라건설에 출자를 하는 ‘순환출자’ 방식을 택한 셈이다. 

현재 공정거래법상, 한라그룹과 같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의 ‘상호출자’는 금지 돼 있지만, 세 기업 이상이 참여하는 ‘순환출자’에 대한 규제는 없다. 삼성 등의 재벌 대기업들은 이러한 ‘입법 공백’을 이용해, 순환출자 구조로 계열사 지배력을 확산시켜 왔다. 

하지만 ‘경제민주화’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박근혜 정부를 비롯한 공정거래위원회는 ‘순환출자’ 규제에 힘을 싣고 나섰다. 지난 2월 말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올 상반기 입법계획에 대기업집단 계열회사 간 신규순환출자 금지 조항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라그룹이 신규순환 출자를 통해 한라건설 ‘현금퍼주기’에 나서면서, 그룹이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에 역행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법개정이 안 된 상황이어서 아직까지는 신규순환출자에 대한 규제는 없지만, 인수위가 신규 순환출자 금지 계획을 발표한 상황이며, 공정위의 입장 또한 인수위 발표와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만도 측은, 이번 조치가 ‘경영악화’에 따른 선택이기 때문에 단순한 순환출자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만도 관계자는 “순환출자는 대주주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데, 우리 같은 경우는 한라건설의 생존을 위한 것”이라며 “오히려 순환출자로 정몽원 회장의 지분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종래의 순환출자 목적이라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한라건설이 만도에 19.9%를 출자하고 있고, 마이스터는 만도의 100% 자회사이고, 마이스터는 한라건설에 5.4%를 출자하고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원래부터가 순환출자 고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순환출자의 목적과 의도 등 구체적인 규제 방안은 국회 논의과정에서 정해지겠지만, 현재 조치 자체는 순환출자가 맞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를 계기로, 한라건설과 만도, 마이스터의 순환출자 고리는 더욱 공고해진 상황이다. 2월 말 인수위 발표에 따르면, 정부는 순환출자 고리 강화를 위한 추가 출자 역시 신규순환 출자로 간주해 금지한다는 방침이다. 

98년 만도 매각 사태 재현 우려...“만도에 엄청난 손실 끼치는 결정”

한라건설에 대한 만도의 무리한 투자와 순환출자가 이어지면서, 98년 그룹 부도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우량 계열사인 만도가, 부실한 모회사에 자금을 투입하면서 소액주주들의 피해나 신뢰 훼손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한 소액주주는 “98년에는 흑자를 내던 만도가 부실한 한라중공업에 무리한 투자를 해 그룹이 부도나고 만도가 매각됐는데, 이제는 한라건설 때문에 알짜배기 만도가 98년 사태를 다시 겪을 우려가 있다”며 “부실한 한라건설에 만도가 왜 돈을 쏟아 붓는지 이해가 가지 않고, 이는 만도 법인에 엄청난 손실을 끼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사실 이번 순환출자 조치에 앞서 한라건설은 지난해 11월, 만도 지분 전량(364만주)을 담보로 우리은행으로부터 3,000억 원을 조달해 만도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만도가 경영악화에 시달리는 한라건설을 상대로 ‘일감몰아주기’에 나섰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라건설은 지난해 12월, 만도와 648억 3058만 원 규모의 한라그룹 연수원 신축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공사비는 지난해 한라건설 매출액 대비 3.85%에 달하는 규모다. 만도는 계약 금액으로 452억 8백 만 원을 공시했고, 이를 ‘현금’으로 거래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만도가 이후에도 한라건설에 대한 추가 지원을 이어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송호연 ESOP 대표이사는 “객관적으로 볼 때, 만도가 98년 사태를 재현할 정도까지 왔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하지만 만도의 지원이 끝난 것인지가 불투명하고, 이후 또 다시 추가 지원이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악화될 경우, 주주들을 중심으로 한 반발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2002년, 만도기계 소액주주 2명은 정몽원 회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소액 주주들은 정몽원 회장이 97년, 한라중공업에 만도기계의 은행대출금을 불법대출해 배임죄를 저질렀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송호연 이사는 “정몽원 회장이 실질적인 경영권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사회에서 강요나 사주를 했다는 사실이 나오면 사주나 배임죄가 성립될 가능성이 있다”며 “또한 한라건설이 증자를 받은 후에도 추가적인 결손이 드러날 경우, 고의적으로 회사 내용을 숨기고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힌 것이므로 사기죄까지도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만도 회사 측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 밝혀지겠지만, 한라건설은 1/4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바라보고 있으며 정상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만도의 경우, 올해 영업 이익 5천 억 예상과 3천 억 이상의 만도차이나 홀딩스 상장 계획, 9천억 가량의 현금 유동성 등을 확보해 재원 마련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한라건설에 추가로 지원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윤지연 기자

2012년 11월 11일 일요일

김종인, 朴 순환출자 발언에 "변했다".. 정면충돌


이글은 이데일리 2012-11-10일자 기사 '김종인, 朴 순환출자 발언에 "변했다".. 정면충돌'을 퍼왔습니다.
대기업 기존 순환출자 '자율화 vs 의결권제한' 두고 의견대립 심화

[이데일리 박수익, 부산=이도형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연일 “대기업의 기존 순환출자는기업 자율에 맡기겠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 경제민주화 공약을 둘러싼 당내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새누리당 경제민주화 공약을 총괄해온 김종인 행복추진위원장이 박 후보에 대해 “후보가 되고나서 변했다”고 언급하는 등 수위 높은 비판을 내놓으며 정면 충돌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박근혜 후보는 지난 9일 부산 부경대학교에서 열린 행사 참석 이후 ‘대기업의 기존 순환출자 해법 등을 둘러싸고 김종인 위원장과 의견충돌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동안 얘기해 온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 것”이라고 밝혔다.

박 후보의 이러한 입장은 앞서 8일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서 “기존 순환출자 부분에 대해서는 기업 자율에 맡기는 것이 적절하고, 앞으로는 순환출자를 하지 않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언급한 자신의 발언을 재확인하는 것이다.

박 후보는 또 “그래서 당 공약위원회가 있는 것인데 어떨 때는 저도 모르는 상태에서 발표되는 경우가 있다”며 “당이 혼란스럽게 되는데 그래서 공약위를 통해 의견들을 조율하고 국민에게 도움이 돼야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가 연이틀 비슷한 입장을 내놓으면서, 그동안 ‘기존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 등으로 의견이 모아졌던 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의 경제민주화 공약 초안이 대폭 수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무엇보다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수장으로 관련 공약을 주도해온 김종인 위원장이 이전보다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으면서, 정면 충돌이 빚어지는 양상이다.

김 위원장은 박 후보의 발언 이후인 9일 저녁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 “(재벌이 순환출자를 통해 모든 계열사를 장악하는 것을 막지 못하면) 지금과 상황이 똑같은데 그래 가지고서 무슨 경제민주화를 하느냐”며 “(재벌이 순환출자를 통해) 옆으로 퍼지다 보니까 중소기업의 설 자리도 없어지고, 골목상권까지 침해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박 후보가 여태까지 국민들에게 강하게 경제민주화를 피력했기 때문에 저는 솔직히 그 자체를 믿고 지금까지 온 것”이라며 “그런데 새누리당 주변에 경제민주화를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고, 거기에 (박 후보가) 많이 동화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박 후보는 물론 이한구 원내대표 등 측근들을 겨냥했다.

특히 “후보가 되기 전과 후보가 된 이후의 상황이 변하는 과정으로 치부할 수 밖에 없다”며 “사람은 변할 수밖에 없는 거고, 한때 필요하니까 도와달라고 했다가 이제 상황이 좀 변하고 할 것 같으면 또 마음이 달라지고 그러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경제민주화 공약의) 근본이 훼손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되면 진실성이 굉장히 의심 받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당내 경제통으로 불리는 이혜훈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부위원장도 “(김종인 위원장이)어떤 방안을 만들고 있는지 대충 아는데 그 방안들이 무리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언급, 경제민주화 공약을 둘러싼 의견대립이 대선 40여일을 앞두고 내홍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데일리 박수익, 부산=이도형 기자

2012년 11월 10일 토요일

[사설]박 후보, 어떤 경제민주화를 하겠다는 건가


이글은 경향신문 2012-11-09일자 사설 '[사설]박 후보, 어떤 경제민주화를 하겠다는 건가'를 퍼왔습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엊그제 “기존 순환출자 부분에 대해서는 기업 자율에 맡기고, 앞으로는 순환출자를 하지 않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 후보가 경제5단체장과 만나 “기존 순환출자 의결권을 제한하거나 고리를 끊기 위해 대규모 비용을 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 말이다. 그는 어제 기자들로부터 재확인 요청을 받고서도 “예전부터 그렇게 말해왔다”고 답했다. ‘기존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으로 의견이 모아진 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의 공약 초안과 배치된다.

김종인 행복추진위원장을 비롯한 당내 경제민주화 추진 세력들이 강력하게 반발했다. 김 위원장은 “기존 순환출자에 대한 의결권 제한은 비용과는 관계가 없다. 박 후보가 의결권 제한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일에도 “기존 순환출자에 대해 의결권을 제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제민주화추진단의 한 위원도 “박 후보의 발언은 재계 논리의 판박이”라고 주장했다. 당내 경제전문가 중 한 명으로 통하는 이혜훈 최고위원은 순환출자의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김 위원장이 만든 (경제민주화 공약) 방안들이 무리한 게 아니다”라고 김 위원장을 거들었다.

순환출자 자체에 대한 논쟁은 차치하더라도 공약을 총괄하는 김 위원장과 박 후보의 생각이 다르다는 점은 문제다.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 의지가 의심받고 있는 이유다. 한 쇄신파 의원은 “기존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은 대규모기업집단법의 핵심 중 하나인 만큼 후보가 받지 않으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2007년 경선 당시 ‘줄·푸·세’로 대표되는 감세·성장론을 내세우다가 ‘경제민주화’로 전향한 근거도 제대로 밝힌 적이 없다. 김 위원장과 이한구 원내대표가 이 문제로 충돌했을 때는 “두 사람의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밝혀 진정성마저 의심케 했다. 최근 들어서는 경제민주화를 거론하는 일도 잦아들고 있다.

경제민주화라는 화두는 4·11 총선 승리를 비롯해 ‘대선 후보 박근혜’의 이미지 변신에 기여한 일등공신이다. 박 후보에게서 떼려야 뗄 수 없을 만큼 각인된 이슈다. 박 후보가 선전 효과만 얻은 뒤 폐기하려 든다면 그 폐해는 상상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 더구나 박 후보가 일련의 과거사 논쟁을 계기로 ‘집토끼’를 지키기 위한 우향우 행보를 하면서 경제민주화를 버린 게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일고 있는 마당이다. 박 후보는 어떤 경제민주화를 하겠다는 것인지 보다 분명한 구상을 밝혀야 한다.

2012년 8월 18일 토요일

중앙일보의 궤변, “순환출자 없어도 재벌개혁 된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8-17일자 기사 '중앙일보의 궤변, “순환출자 없어도 재벌개혁 된다?”'를 퍼왔습니다.
[비평] 정치권 경제민주화 논의에 불편한 심기… “그러니 중앙일보가 삼성일보”

김승현 한화그룹 회장이 16일 회사에 수천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되자, 17일 언론들은 일제히 이번 판결에 긍정적 평가를 내리며 재벌 범죄도 엄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런데 이날 중앙일보의 사설과 보도는 타 언론과 분위기가 크게 달랐다.

중앙일보는 이날 1면 (대기업 총수도 관용 없다 달라진 시대 상징적 판결)제하 기사에서 첫 문장부터 “대선을 앞두고 있고, 경제는 어려워지는 미묘한 시기에 상징적인 판결이 나왔다”고 운을 띄웠다. 중앙일보는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대기업과 부자에 대해 곱지 않은 시각이 늘고 있다”며 “재판부에서 예전처럼 구속을 면해주는 판결을 내놓기 어려운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깔려 있다”고 말했다.

여기까지는 타 언론과 큰 차이는 없지만, 이후 중앙일보는 “여야 막론하고 대기업을 몰아세우면 대선 득표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현 세태를 진단한 뒤, “대선 후보들은 개념이 모호한 ‘경제민주화’를 내걸고 선명경쟁을 하고 있다”며 “이런 때 김 회장의 재판이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의 죄목과는 별개로, ‘모호한’ 경제민주화 구호가 지배하는 현 세태에서 마치 김 회장이 ‘독박’을 썼다고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중앙일보는 “김 회장과 한화그룹으로선 운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고, 억울할 법도 하다”며 “당장 김 회장이 지휘해 온 태양광사업과 80억 달러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이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앙일보는 기사 말미에 조동근 명지대 교수의 말을 빌려 “잘못은 벌하되 보여주기 식 처벌이나 몰아세우기는 곤란하다”고 전하며 “이런 때일수록 이념이나 정치적 잣대가 아닌 사법의 잣대로 판단해야 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 중앙일보 8월 17일자. 1면.

중앙일보의 보도를 종합하면 ‘경제민주화’라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정치권이 모호한 경제민주화를 들고 나오고 있고, 이 시류에 휩쓸려 김 회장이 “보여주기식, 몰아세우기” 처벌을 받았다는 뉘앙스로 읽힌다. 이는 유력 여권주자인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까지 경제민주화를 언급하는 시대가 불편한 중앙일보의 내심을 드러낸다.

이러한 분위기는 사설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중앙일보는 30면 (총수 횡령·배임 엄벌이 재벌 개혁이다)제하 사설에서 “김 회장에 대한 실형선고는 이러한 암묵적 관행(집행유예)이 사실상 그 수명을 다했음을 보여 준다”며 “앞으로는 횡령·배임 같은 경제범죄도 그 지위가 무엇인지를 떠나 양형 기준에 따른 처벌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실형선고는 여야 대선후보들이 앞 다퉈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경제민주화 논의에도 시사점을 준다”며 “경영권 오남용은 횡령·배임과 공정거래법 등 규정만 엄정히 집행해도 순환출자금지 등의 논란 없이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마련된 법적 장치들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함으로서 재벌의 폐해와 부작용을 키웠다”며 “재벌 개혁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고 덧붙였다.

재벌이 순환출자를 통해 그룹장악력을 과도하게 장악하고, 그렇게 탄생한 ‘오너’가 각종 범죄로 기업의 돈을 사유화하고 부를 증식시켜 양극화를 키워내는 세태에서 다른 규제 장치 없이 현행법 집행만 엄정해도 재벌개혁을 이룰 수 있다는 의미다.

▲ 중앙일보 8월 17일자. 30면.

이에 대해 선대인 선대인 경제연구소장은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엄정한 법집행은 기본인데, 이것이 되면 순환출자 문제를 건드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웃기는 얘기”라며 “(재벌의)잘못된 지배구조를 풀기 위해 (순환출자는)반드시 해야 하는데, 이 핵심적 문제가 마치 아무 문제가 아니라는 식으로 물 타기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특히 중앙일보는 삼성일보로 불리는데, 한국 기업 중 순환출자구조가 문제되는 것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정도”라며 “이번 김승현 회장의 판결이 규모나 죄질에 비해 매우 미약함에도 이것조차 과도하다고 하며 경제민주화 흐름에 따른 것이라 생각하면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선 소장은 “불편부당한 듯 가면을 쓰고 있지만, 이런 사례를 보면 왜 언론을 개혁해야 하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타 언론은 이번 판결에 대해 일제히 환영하고 나섰다. 한겨레는 (김승연 회장 법정구속, 재벌 쇄신의 계기 되길)제하 사설에서 “재판부의 판결이 돋보인다”며 “이번 판결의 배경은 경제민주화, 재벌개혁의 요구가 높아지는 현실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경향신문도 같은 날 (김승연 회장 법정구속이 재계에 주는 메시지)제하 사설에서 “이번 판결이 재계에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며 “재벌 회장 관용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평했다.

조선일보도 (김승연 회장 중형 선고와 재계의 변화) 사설에서 “재계는 법원이 경제 범죄에 대한 처벌수위를 높여가고 정치권이 경제민주화를 앞세워 변신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서 새로운 경영방식과 진로를 찾아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노회찬 통합진보당 의원은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재벌들의 경제범죄에 관해 우리나라 법원이 너무나 관대한 처벌을 해 왔다”며 “(현 분위기도)영향을 미쳤다고 보나 그런 목소리가 잠잠해지면 또 관용이니 뭐니, 유연한 판결들이 많이 나오게 또 된다. 그래서 사실은 이번 재판도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  

중앙일보의 궤변, “순환출자 없어도 재벌개혁 된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8-17일자 기사 '중앙일보의 궤변, “순환출자 없어도 재벌개혁 된다?”'를 퍼왔습니다.
[비평] 정치권 경제민주화 논의에 불편한 심기… “그러니 중앙일보가 삼성일보”

김승현 한화그룹 회장이 16일 회사에 수천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되자, 17일 언론들은 일제히 이번 판결에 긍정적 평가를 내리며 재벌 범죄도 엄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런데 이날 중앙일보의 사설과 보도는 타 언론과 분위기가 크게 달랐다.

중앙일보는 이날 1면 (대기업 총수도 관용 없다 달라진 시대 상징적 판결)제하 기사에서 첫 문장부터 “대선을 앞두고 있고, 경제는 어려워지는 미묘한 시기에 상징적인 판결이 나왔다”고 운을 띄웠다. 중앙일보는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대기업과 부자에 대해 곱지 않은 시각이 늘고 있다”며 “재판부에서 예전처럼 구속을 면해주는 판결을 내놓기 어려운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깔려 있다”고 말했다.

여기까지는 타 언론과 큰 차이는 없지만, 이후 중앙일보는 “여야 막론하고 대기업을 몰아세우면 대선 득표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현 세태를 진단한 뒤, “대선 후보들은 개념이 모호한 ‘경제민주화’를 내걸고 선명경쟁을 하고 있다”며 “이런 때 김 회장의 재판이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의 죄목과는 별개로, ‘모호한’ 경제민주화 구호가 지배하는 현 세태에서 마치 김 회장이 ‘독박’을 썼다고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중앙일보는 “김 회장과 한화그룹으로선 운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고, 억울할 법도 하다”며 “당장 김 회장이 지휘해 온 태양광사업과 80억 달러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이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앙일보는 기사 말미에 조동근 명지대 교수의 말을 빌려 “잘못은 벌하되 보여주기 식 처벌이나 몰아세우기는 곤란하다”고 전하며 “이런 때일수록 이념이나 정치적 잣대가 아닌 사법의 잣대로 판단해야 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 중앙일보 8월 17일자. 1면.

중앙일보의 보도를 종합하면 ‘경제민주화’라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정치권이 모호한 경제민주화를 들고 나오고 있고, 이 시류에 휩쓸려 김 회장이 “보여주기식, 몰아세우기” 처벌을 받았다는 뉘앙스로 읽힌다. 이는 유력 여권주자인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까지 경제민주화를 언급하는 시대가 불편한 중앙일보의 내심을 드러낸다.

이러한 분위기는 사설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중앙일보는 30면 (총수 횡령·배임 엄벌이 재벌 개혁이다)제하 사설에서 “김 회장에 대한 실형선고는 이러한 암묵적 관행(집행유예)이 사실상 그 수명을 다했음을 보여 준다”며 “앞으로는 횡령·배임 같은 경제범죄도 그 지위가 무엇인지를 떠나 양형 기준에 따른 처벌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실형선고는 여야 대선후보들이 앞 다퉈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경제민주화 논의에도 시사점을 준다”며 “경영권 오남용은 횡령·배임과 공정거래법 등 규정만 엄정히 집행해도 순환출자금지 등의 논란 없이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마련된 법적 장치들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함으로서 재벌의 폐해와 부작용을 키웠다”며 “재벌 개혁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고 덧붙였다.

재벌이 순환출자를 통해 그룹장악력을 과도하게 장악하고, 그렇게 탄생한 ‘오너’가 각종 범죄로 기업의 돈을 사유화하고 부를 증식시켜 양극화를 키워내는 세태에서 다른 규제 장치 없이 현행법 집행만 엄정해도 재벌개혁을 이룰 수 있다는 의미다.

▲ 중앙일보 8월 17일자. 30면.

이에 대해 선대인 선대인 경제연구소장은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엄정한 법집행은 기본인데, 이것이 되면 순환출자 문제를 건드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웃기는 얘기”라며 “(재벌의)잘못된 지배구조를 풀기 위해 (순환출자는)반드시 해야 하는데, 이 핵심적 문제가 마치 아무 문제가 아니라는 식으로 물 타기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특히 중앙일보는 삼성일보로 불리는데, 한국 기업 중 순환출자구조가 문제되는 것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정도”라며 “이번 김승현 회장의 판결이 규모나 죄질에 비해 매우 미약함에도 이것조차 과도하다고 하며 경제민주화 흐름에 따른 것이라 생각하면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선 소장은 “불편부당한 듯 가면을 쓰고 있지만, 이런 사례를 보면 왜 언론을 개혁해야 하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타 언론은 이번 판결에 대해 일제히 환영하고 나섰다. 한겨레는 (김승연 회장 법정구속, 재벌 쇄신의 계기 되길)제하 사설에서 “재판부의 판결이 돋보인다”며 “이번 판결의 배경은 경제민주화, 재벌개혁의 요구가 높아지는 현실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경향신문도 같은 날 (김승연 회장 법정구속이 재계에 주는 메시지)제하 사설에서 “이번 판결이 재계에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며 “재벌 회장 관용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평했다.

조선일보도 (김승연 회장 중형 선고와 재계의 변화) 사설에서 “재계는 법원이 경제 범죄에 대한 처벌수위를 높여가고 정치권이 경제민주화를 앞세워 변신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서 새로운 경영방식과 진로를 찾아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노회찬 통합진보당 의원은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재벌들의 경제범죄에 관해 우리나라 법원이 너무나 관대한 처벌을 해 왔다”며 “(현 분위기도)영향을 미쳤다고 보나 그런 목소리가 잠잠해지면 또 관용이니 뭐니, 유연한 판결들이 많이 나오게 또 된다. 그래서 사실은 이번 재판도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  

2012년 7월 24일 화요일

박근혜-안철수-민주당 정책 비교해보니 안철수, 복지는 ‘중간’ 증세는 ‘가장 왼쪽’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23일자 기사 '박근혜-안철수-민주당 정책 비교해보니안철수, 복지는 ‘중간’ 증세는 ‘가장 왼쪽’'을 퍼왔습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출연한 <에스비에스>(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23일 방송됐다. ‘힐링캠프’에 출연한 안철수 원장(왼쪽부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경선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경선 후보. 사진 <에스비에스> 제공

박근헤 ‘선별 복지'민주당 ‘보편 복지’
안철수는 ‘선별·보편 복지 조합’ 주장
박근혜, 증세·감세 사이 혼란스런 모습
민주당 “증세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
”안철수는 “복지 위해서는 증세 불가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 19일 펴낸 을 통해 쟁점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히면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민주당 주자들과의 정책적 유사성과 차별성이 드러나고 있다. 가장 분명하게 색깔이 나뉘는 복지·증세·재벌개혁·대북관계 및 북한인권 등 4가지 분야로 비교해 보면, 안 원장은 기본적으로 민주당의 정책과 궤를 같이하면서도 사안별로 왼쪽, 또는 오른쪽에 서있다.셋의 견해가 가장 뚜렷이 구별되는 지점은 복지와 세금(증세) 정책이다. 박 후보는 ‘평생맞춤형복지’를 내세우고 있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어려운 이들에게 더 많은 복지를 제공해야 한다는 ‘선별적 복지’에 가깝다. 민주당은 ‘보편적 복지’를 강령으로 정하고 있다. 똑같이 세금을 냈다면 똑같이 그 혜택을 입는 것이 맞다고 본다. 안 원장은 궁극적으로는 보편적인 복지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재정부담 등의 이유로 둘의 절충안인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의 전략적 조합’을 제시했다. 박 후보와 민주당 중간에 있다. 우선적으로 장애인과 극빈층 등 취약계층의 복지를 우선 강화하고, 그 토대 위에서 중산층도 혜택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다.증세 분야에서는 안 원장의 입장이 가장 왼쪽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 후보는 지난 10일 출마선언에서 ‘ 복지 수준과 조세 부담에 대한 국민 대타협’이란 표현으로, 고소득층에 대한 증세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16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토론회에서는 “법인세는 가능하며 낮춰야 한다”고 밝혀 증세-감세 사이에서 혼란스런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의 경우 참여정부의 정책인 법인세 21%로 돌아가는 것을 당론으로 정하고 있다. 증세 이야기는 금기시되는 분위기다. 이용섭 정책위의장은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새로운 세금을 만드는 증세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이명박 정부에서 19.2%로 떨어뜨려 놓은 법인세를 원래대로 적정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복지를 위해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복지 지출을 늘리기 위해 점진적으로 세금을 늘리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법인세율도) 단계적으로 접근해서 실효세율을 높이는 노력을 우선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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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출자, 출자총액제한제(출총제) 등 재벌개혁 방안에 대해서는 안 원장과 민주당이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민주당은 순환출자 폐지, 출총제 부활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있다. 안 원장은 “순환출자는 유예기간을 주되 단호하게 철폐해야 한다. 출총제는 일관성을 가질 수 있는 방안을 좀더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박 후보는 순환출자에 대해서는 신규 출자만 제한하도록 하고, 출총제 부활은 반대한다.대북관계와 북한인권 분야에서 안 원장은 “이명박 정부는 채찍만 써서 남북갈등이 심화됐다”고 비판하면서도 “우리 정부가 남북협력을 진전시키면서도 북한 주민들의 인권과 관련해 필요한 발언은 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북한인권 문제는 남북경협과 식량지원 등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삶의 수준이 높아지는, 실질적인 인권개선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용섭 정책위의장은 “남북관계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북한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증진시킬 수 있는 효율적인 법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의 대북정책은 ‘퍼주기 근절’과 ‘유연한 상호주의’로 요약된다. 북한인권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의 북한인권법과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2012년 7월 21일 토요일

엉터리 경제민주화


이글은 대자보 2012-07-20일자 기사 ' 엉터리 경제민주화'를 퍼왔습니다.
[김영호 칼럼] 경제민주화 본질은 민생복리, 재벌규제 여기서 해답 찾아야

경제민주화가 12월 대통령 선거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으로 떠올랐다. 새누리당이나 민주통합당이나 이 화두를 선점하려고 서두르는 모습이 경제민주화를 최대의 대선공약으로 삼을 공산이 크다. 문제는 양당의 방안이 재벌에 국한되어 전체적 의미를 파악하지 못한 데 있다. 새누리당은 단순히 재벌의 신규사업에 대해 순환출자를 규제하겠다는 정도이고 민주통합당은 경제민주화의 부분개념인 재벌개혁을 전체개념처럼 말한다. 논의의 방향이 틀렸다는 소리다. 

먼저 경제민주화가 무슨 뜻인지 성찰할 필요가 있다. 그것을 위해서는 헌법 제119조 2항의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는 규정을 음미해야 한다. 이 조항은 1항의 자유경쟁원칙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부차적 조항으로서 ‘할 수 있다’는 재량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1987년 이후 역대정권이 이 헌법정신을 망각하고 경쟁적으로 각종 규제를 완화대상으로 삼았다. 경제적-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규제, 경제질서에 관한 규제, 경제력 남용 방지를 하기 위한 규제, 공공복리를 위한 규제, 환경보존을 위한 규제 등등은 마구 철폐해 버렸다. 모든 규제를 경제적 해악으로 보고 위원회까지 설치해 완화를 넘어 철폐니 혁파니 하는 따위의 단어를 쓰면서 무리하게 철폐했다. 이에 따른 부작용-후유증에 대한 검토는 없었고 존속할 가치가 있는 규제까지 없애버린 것이다. 

노동시장 규제완화에 따른 고용불안-임금격차, 부동산 규제완화로 인한 가격앙등-소득이전, 공적영역 민영화로 인한 가격상승, 산업-시장논리에 의한 교육비 증가 등등이 그것이다. 그 결과 한국사회는 극단적인 양극화 사회로 치닫고 있다. 계층-학력-지역간의 소득-발전격차로 반목과 갈등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산업간에도 대기업-중소기업, 수출기업-내수기업간의 발전격차가 균형 있는 발전을 저해한다. 재벌기업이 우월자적 지위를 남용하여 자영업자의 영역까지 수탈하는 상황이다. 맹목적적 규제완화가 자본-지식-기술-정보에서 열위에 있는 경제적 약자의 생존기반마저 와해시켜 버린 것이다. 

세계화 바람을 타고 대비책 없이 금융-자본시장의 급속하게 개방하는 바람에 외환위기를 촉발하는 단초를 제공했다. 그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신자유주의를 맹신한 결과 계층-부문간의 극단적인 양극화가 형성되었다. 그 간극을 좁히지 않고는 국가가 발전역량을 발휘하지 못할 단계에 이르렀다. 친재벌 정권임을 천명한 이명박 정권조차도 뒤늦게나마 양극화의 심각성을 깨달았는지 ‘공정사회’니 ‘동반성장’이니 하는 말을 꺼냈다. 실천의지가 없는 정치적 허사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따라서 경제민주화는 ‘양극화 완화를 통한 사회통합’을 지향해야 한다. 

경제력이 일부 재벌에 집중하다 보니 한국경제는 소유집중, 경영집중, 시장독점, 계열확장, 금융편중과 같은 구조적 난제를 안고 있다. 소수의 창업자 혈족이 시장을 균점하여 균형 있는 경제발전을 저해한다. 경제력의 집중에서 파생되는 폐해는 제한된 정책수단으로는 단시일 내에 교정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 방안으로 경영과 소유 분리, 내부거래의 차단, 상호지급보증 제한, 순환출자 금지, 출자총액 제한,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외부이사제 개선, 은행대출 출자전환 등이 거론되어 왔다.

정치적 변혁기마다 재벌규제론, 재벌해체론이 제기되어 과거정권들도 여러 차례 이런 방안을 정책에 반영하거나 시도했지만 재벌의 반발에 밀려 실패하고 말았다. 정치권력의 실천의자가 박약한데다 자본권력의 거대한 힘에 눌려 엄두를 못 내거나 손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번 경제민주화는 어떤 정치적 의도에 의해 제기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제적 약자를 약탈하는 행위가 용인의 단계를 넘어섰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는 뜻이다. 

정치권력이나 자본권력이나 지나치게 비대해지면 사회적 저항을 부르기 마련이다. 그것은 역사가 말한다. 정치권이 일과성 과제로 알고 안이하게 접근해서는 정치적 곤경에 처할 상황이다. 여기서 경계해야 할 대목이 있다. 이른바 보수세력이 경제민주화를 이념논쟁으로 몰고 간다는 점이다. 이념논쟁을 유발하여 본질은 증발되고 사상논쟁만 남을 공산이 크다. 성장론과 복지론 또한 비생산적인 이념논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짙다. 경제민주화의 본질은 민생복리이다. 재벌규제도 여기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  
언론광장 공동대표
시사평론가  
(건달정치 개혁실패)의 저자  본지 고문  

2012년 7월 2일 월요일

총수 일가, 주식 1주 없는 계열사 72% 순환출자로 장악


이글은 경향신문 2012-07-01일자 기사 '총수 일가, 주식 1주 없는 계열사 72% 순환출자로 장악'을 퍼왔습니다.

ㆍ10대 재벌, 지분율 0.9%로 그룹 전체 지배ㆍ금융·보험사 확장 계열사 출자도 32% 늘어

공정위가 1일 발표한 ‘2012년 대기업집단 주식 소유현황 및 소유지분도 분석 결과’ 보고서를 보면 1993년 3.5%였던 총수의 지분율은 올해 처음으로 1% 미만(0.94%)으로 줄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계열회사 지분은 34.9%에서 52.77%로 증가해 내부지분율은 더욱 높아졌다. 

기업 규모 확대로 총수 일가 지분이 자연스럽게 감소한 면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재벌 총수들이 적은 지분으로 계열회사 간 출자를 통해 대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현상이 심화된 것이다.

한국의 10대 재벌총수들은 0.94%의 지분으로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43개 대기업 집단 중 총수지분 ‘0’의 계열회사도 1139개나 된다. 순환출자를 통한 높은 내부지분율이 이를 가능케 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30대 대기업 총수들과 오찬 간담회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간담회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최태원 SK그룹, 구본무 LG그룹, 신동빈 롯데그룹, 허창수 GS그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 삼성·SK 총수 지분 1% 미만

대표적인 예가 삼성그룹이다. 그룹 전체에서 이건희 회장 일가의 지분은 0.95%에 불과하다. 전년도에 비해 0.04%포인트 줄었지만 삼성의 내부지분율은 지난해 41.97%에서 올해 58.75%로 높아졌다. 최근 삼성전자는 100% 출자해 삼성디스플레이를 설립했고 자회사인 에스엘시디의 지분을 100% 매입했다. 이 회장은 이들 회사 보유지분이 0%이지만 삼성전자를 통해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 일가의 지분은 이보다 더 낮은 0.60%이다. 최 회장 단독지분은 0.04%밖에 안된다. 그러나 SK의 내부지분율은 48.8%에 이르고 실질적인 기업의 지배권은 최 회장에게 있다. 

이처럼 총수가 적은 지분으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소속 계열사들의 출자흐름이 동그랗게 연결되는 ‘환상형 순환출자구조’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경제학)는 “내부지분율이 높아지면 지배주주인 총수 일가는 작은 지분으로 경영능력이 없는 2세, 3세에게 그룹을 세습하고, 부실한 계열사에 부당지원하거나 공정한 경쟁 없이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등 불합리한 경영적 결정을 안심하고 마음대로 내릴 수 있다”면서 “결국 지배주주에게 부당한 특권을 제공하는 왜곡된 자본주의가 더 심화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상호출자를 법으로 금지한 것처럼 순환출자 역시 직접 금지 또는 제한하는 법을 입법해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도 “내부지분율이 높아지면 총수 일가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다른 주주의 등을 칠 수 있는 가능성이 점점 더 많아지게 된다”면서 “앞선 총선에서 야권이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정책을 공약으로 낸 만큼 새누리당에서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밝혀야 할 때”라고 말했다.


■ 금융·보험사 무차별 확장

총수가 있는 43개 대기업집단 중 29개 집단에서 139개의 금융·보험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18개 집단 60개 금융·보험사는 149개 계열회사(금융 96개·비금융 53개)에 출자했다. 금융·보험사의 계열회사 출자금(액면가 기준)은 4조8206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2.7%(1조1883억원) 증가했다.

현 정부가 금융·산업분리 완화를 명분으로 금융지주회사가 제조업체를 자회사로 두고, 대기업이 은행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을 통과시킨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09년 4월30일 은행법, 같은 해 7월22일 금융지주회사법이 각각 새누리당에 의해 날치기 처리됐다.

삼성그룹은 지난 4월 현재 삼성에버랜드가 삼성카드 지분 8.64%를 보유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삼성생명(6.49%)과 삼성화재(1.09%) 지분을 갖고 있으며, 삼성물산은 삼성생명 지분 4.65%를 갖고 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의원들은 금산분리를 다시 강화하기로 하고 관련법 개정에 나선 상태다. 김기식 민주당 의원은 산업자본의 은행지주사 주식 보유한도를 9%에서 4%로 축소하는 내용의 은행법과 금융지주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오창민·이호준 기자 risk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