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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31일 금요일

MB 5년간 재벌들 순환출자로 지배구조 강화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5-30일자 기사 'MB 5년간 재벌들 순환출자로 지배구조 강화'를 퍼왔습니다.
경제민주화 역행 논란... 롯데, 현대, 현대백화점, 동양 등

▲ 국내 대기업집단의 순환출자 현황 ⓒ 공정위

국내 재벌들이 지난해 계열사간 순환출자로 지배구조를 강화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순환출자는 총수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그룹을 지배하는데 써왔던 방법이다. 이 때문에 재벌이 경제민주화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오너일가가 지배하는 재벌들의 내부지분율은 지난 5년 동안 50%를 넘는 등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상위 10대 재벌의 경우 총수 오너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전체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30일 내놓은 62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 집단)의 주식소유현황 및 순환출자현황을 보면, 지난 5년 동안 재벌의 소유지배구조 개선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계열사끼리 지분율 1% 이상 순환출자가 형성된 대기업 집단은 14개였다. 이 가운데 롯데, 현대, 현대백화점, 동양, 현대산업개발 등 5개 재벌은 작년보다 순환출자가 더 강화됐다. 이들은 주로 자본을 늘리거나, 주식을 취득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아예 일부 재벌은 새로 순환출자를 만드는 사례도 있었다.

계열사간 순환출자는 오너일가가 적은 돈으로 수십 개에 달하는 계열사를 지배하기 위해 사용된다. 게다가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불투명해지면서 자칫 일부 기업의 부실이 전체 그룹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크다. 

MB 5년 동안 재벌 순환출자고리 크게 강화... 9개 집단 69개 기업에 달해

특히 재벌의 순환출자고리는 최근 5년간 크게 강화됐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새로 만들어진 순환출자고리는 9개 집단에 69개 기업에 달했다. 이는 전체 순환출자고리의 절반 이상(55.6%)을 차지하는 수치다. 

공정위 관계자는 "내용적으로 보더라도 순환출자를 총수 지배력 강화나 부실계열사 지원 등에 사용한 사례가 많았다"고 말했다. 

실제 한라그룹의 경우가 그렇다. 한라는 계열사인 한라건설이 부실에 빠지자, 순환출자를 이용해 만도가 부실화된 건설을 지원한 것이다. 만도가 자회사인 마이스터에 3786억 원을 출자하고 마이스터가 한라건설에 다시 3453억 원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이밖에 지난 5년 동안 순환출자고리를 크게 늘린 곳은 롯데와 동양 등이다. 롯데는 롯데쇼핑을 비롯해 롯데리아, 롯데제과 등 3개 회사를 중심으로 저인망식 순환출자구조를 만들었다. 이 기간 동안 롯데의 순환출자 증가수는 무려 32개였다. 동양은 14개였고, 현대와 현대백화점 그룹은 각각 2개였다. 삼성과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한진그룹 등은 변화가 없었다.

신영선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10대 그룹의 경우 총수가 여전히 낮은 지분율로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특히 최근 5년간 대기업의 순환출자고리가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대선 기간 재벌의 순환출자에 따른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비쳐왔다. 현재 정치권에서 경제민주화의 핵심 이슈로 재벌의 순환출자 금지를 위한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정부에선 기존 순환출자는 인정하되 새로운 순환출자는 금지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 등 야당에선 기존 순환출자도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신 국장은 "앞으로 대기업집단의 새로운 순환출자는 금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미 만들어진 순환출자에 대해선 공시 의무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해소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첨부파일  130530-2013년_주식소유현황.hwp


김종철(jcstar21)

2013년 4월 27일 토요일

현대, 기아차 비정규직 1,400명 본사 앞 집회


이글은 참세상 2013-04-26일자 기사 '현대, 기아차 비정규직 1,400명 본사 앞 집회'를 퍼왔습니다.

‘비정규직 정규직화’ 요구하며 양재동 본사 앞 집결, 천막 설치


현대, 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 대규모 집회를 벌였다. 

금속노조와 현대차 울산, 전주, 아산 비정규직3지회, 기아차 광주, 소하리, 화성 사내하청3분회 등 조합원 1400여 명은 26일 오후 4시,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간접고용 철폐! 비정규직 정규직화 쟁취!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 날 현대차 사내하청3지회는 1조 6시간, 2조 전면파업을 벌인 뒤 서울 상경투쟁을 벌였다. 3지회는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오늘부터 5월 15일까지 서울 상경투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기아차 사내하청3분회도 일괄적으로 연월차를 활용해 상경투쟁에 결합했다. 

집회 대오는 결의대회 시작 전, 본사 앞 천막농성장 설치를 완료했다. 현재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해고자 50여 명은 지난 22일부터 5일째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노숙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경찰과 용역, 서초구청이 본사 앞 천막설치를 지속적으로 저지하면서, 어제는 2명의 해고자가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최훈 기아차 광주공장 사내하청분회장은 “지난 16일, 기아차 광주분회 김 모 조직국장이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며 분신했다”며 “더 이상 노동자들의 죽음과 분신을 방치할 수 없기에, 비정규직분회는 최선봉에 서서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위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경수 기아차 화성공장 사내하청분회장 역시 “현대차 사내하청지회는 파업으로, 기아차 사내하청분회는 잔업거부 투쟁으로 가열차게 투쟁하고 있다”며 “지긋지긋하게 끌어온 이 싸움을 올해 반드시 끝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박현제 현대차 울산공장 사내하청지회장은 “22일부터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이 이 자리에서 비를 맞으며 싸우고 있다”며 “3지회는 이후 현장 조직을 통해 더 큰 양재동 투쟁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집회 참가자들은 양재동 결의대회 이후, 대한문으로 집결해 저녁 7시 30분부터 ‘쌍용차 순환집중집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오는 5월 4일에는, 현대차 비정규직 철탑 고공농성 200일을 맞아 투쟁 지원집회가 개최된다. 

한편 현대차 비정규직지회가 상경 투쟁한 틈을 이용해, 현대차 사측이 울산 철탑농성장 철거를 시도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관계자는 “오후에 현대차의 철탑농성장 침탈이 우려됐지만, 아직까지 조짐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윤지연 기자

2013년 3월 3일 일요일

언론사, 대기업, 병원, 지하철, 대학 다 되는데... 오직 '전교조만 안된다'는 노동부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3-02일자 기사 '언론사, 대기업, 병원, 지하철, 대학 다 되는데... 오직 '전교조만 안된다'는 노동부'를 퍼왔습니다.
[이슈 분석&주장] 해직 교사의 조합활동이 문제? 이게 불법이면 다 불법이다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지닌달 26일 해고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지 않도록 한 교원노조법의 관련 조항이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출했다. 26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국가인권위 앞에서 진정서 제출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6만여 명의 조합원 중 20여 명이 해직교사라는 이유로 노동부와 교과부는 지금 전교조의 합법 노조 지위를 박탈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전교조 활동 중 해직 당한 교사들을 조합원으로 보호한다는 전교조의 규약을 문제 삼아 이를 개정하지 않을 시 노동조합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전교조와 마찬가지로 해고자의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는 규약을 가진 노동조합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현행법상 노동조합은 설립 신고 때 규약을 제출해야 하므로 노동부는 모든 노조의 규약을 가지고 있다. 다른 노조의 해고자 인정 규약에는 눈 감으면서 전교조만 탄압한다는 이중잣대 비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이다.

KBS, MBC, YTN... 해직 기자들 모두 노조원 활동

지난 MB 정부에서 여러 해직 언론인이 발생했다. MBC 이용마와 최승호, YTN 노종면, 국민일보 조상운 등이 바로 이들이다. 그런데 이들 방송사와 언론사 노조들이 가입하고 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 규약은 해직자들을 조합원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실제로 이들 해직기자들은 지금도 대부분 노조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규약 제7조(조직대상) 전국의 언론 산업 및 관련사업 노동자, 그리고 조합 활동과 관련하여 해고된 자는 조합에 가입할 수 있다.

그런데 MB 정부와 노동부는 언론노조나 그 산하 방송사, 언론사 노조들의 이런 규약을 문제 삼거나 이들이 노조원으로 있는 것에 대해서 문제 삼은 적이 없다. 이런 규약은 방송사 노조뿐 아니라 다른 노조들에서도 쉽게 발견된다.

우리나라 최대 산별노조라는 전국금속노조 역시 조합활동과 관련하여 해고된 자는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는 자격을 규약으로 명시하고 있다. 금속노조가 산별노조이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인정된다는 주장은 전교조에도 똑같이 해당된다. 전교조 역시 학교별 노조가 아니라 전국적 산별노조의 일종이기 때문이다.

○ 금속노조 규약 제2조(조직대상) 금속산업과 금속관련산업 노동자와 다음 각호의 자는 조합에 가입할 수 있다.1. 조합활동과 관련하여 해고된 자

현대, 삼성, 기아... 심지어 법원의 확정 판결이 있어도

언론노조나 금속노조만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대기업인 현대, 삼성, 기아, 엘지 등의 기업노조에서도 해고자에게 조합원 가입 자격을 인정하는 규약을 쉽게 찾을 수 있다.

○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규약 제8조(조합원 자격취득 및 탈퇴) 1. 다음 각호의 자는 조합원의 자격을 상실한다.1) 퇴직 또는 해고되었을 때. 단, 해고 처분에 불복하여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자는 그 결정이 확정되었다 할지라도 정당한 조합 활동에 의한 해고로 판단되면 대의원회 의결로 조합원 자격을 인정한다.

○ 현대미포조선 노동조합 제8조(조합원의 자격취득 및 상실)(주)현대미포조선 종업원은 다음의 자를 제외하고는 입사와 동시에 조합원이 된다.1. 회사에서 퇴직 또는 해고된 자 (단, 본조 제1항의 해고에 불복하여 노동위원회나 행정관청에 구제 신청한 경우 그 결정이 있을 때까지 조합원 자격 유지하고, 해고 처분에 불복하여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자는 그 결정이 확정되었다 할지라도 정당한 조합 활동에 의한 해고로 판단되면 대의원대회 의결로 조합원 자격을 인정한다.)

○ 삼성일반노동조합 규약 제6조(구성) 조합은 삼성그룹 전계열사, 그 산하 사내하청업체, 협력업체에 종사하는 노동자 및 종사하다가 해고된 노동자들로써 전문의 정신과 본 규약에 동의하는 자로 구성한다.

○ 기아자동차 노동조합 규약 제10조 [자격의 상실]다음 각 항의 자는 조합원의 자격을 상실한다.① 해고, 퇴직 또는 사망했을 때. 단, 해고의 경우 대의원대회에서 정당한 조합 활동으로 의결된 자는 예외로 한다.

○ 엘지화학 노동조합 규약 제11조(자격의 상실)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조합원은 그 자격을 상실한다.4. 조합원의 노조 활동상으로 해고되어 법적으로 (민사까지 포함) 해고 무효투쟁을 하는 자와 이후 계속적으로 노조활동을 하는 자는 조합원으로 인정한다.

현대중공업 노조와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노동위원회 결정이나 심지어 법원의 확정 판결이 있더라도 대의원대회에서 정당한 조합활동에 의한 해고로 판단하여 조합원 자격을 인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무노조 신화로 잘 알려져 있던 삼성에는 '삼성일반노조'가 아예 삼성의 해고자들만을 대상으로 노동조합을 만들었으며, 기아자동차 노조는 대의원대회에서 정당한 노동조합으로 의결된 해고자는 노조원으로 인정하며, 엘지화학노조 역시 해고 이후 계속 노조활동을 하는 자는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규약을 가지고 있다.

공공기관, 공기업 노조도 마찬가지

사기업 노조뿐 아니라 많은 공기업·공공기관 노조도 해고자의 조합원 자격을 인정한다.

○ 서울대병원 노동조합 규약 제11조(신분 보장) 1. 조합원이 조합 공식기구의 결정사항을 수행하다 신분 또는 재산상의 불이익을 당할 경우는 총회(대의원대회)의 결의로써 신분을 보장하고 이로 인한 피해보상을 할 수 있다.

○ 부산지하철 노동조합 규약 제10조(자격의 상실) ① 조합원은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경우 그 자격을 상실한다. 1. 퇴직하였을 때, 다만 조합활동과 관련하여 해고된 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

○ 한국발전산업 노동조합 규약 제7조(조직대상) 조합의 조직대상은 다음과 같다.3. 조합활동과 관련하여 해고된 자

○ 전국대학강사 노동조합 규약 제5조(조합원의 자격)조합원의 자격은 대학에서 시간강의를 담당하고 있는 자를 원칙으로 한다. 단 일시적으로 강의를 하지 않을 경우 소정의 심사를 거쳐 그 자격을 부여한다.

○ 대한항공조종사 노동조합 규약 제7조 [자격]1. 조합은 대한항공에 근무하는 운항승무원(기장, 부기장) 으로 구성하며 조합활동과 관련하여 파면 또는 해고된 자는 본인이 탈퇴하거나 제명되지 않는 한 조합원의 자격을 유지한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조합의 결정사항을 수행하다 해고된 경우 총회(대의원대회) 결의로 신분을 보장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부산지하철 노조 규약도 조합활동과 관련해서 해고되면 조합원 자격을 상실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국발전산업노조도 조합활동 관련 해고자를 조직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전국대학강사 노조도 일시적으로 강의를 하지 않더라도 조합원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대한항공조종사 노조는 더 나아가 조합활동 관련하여 해직된 자는 본인이 탈퇴하지 않는 한 조합원 자격을 유지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위해 불가피... 이 많은 노조를 모두 불법화 할건가

현행 노조법상 해고자는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노동조합에 가입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 노동부 주장의 핵심 논거다. 그래서 해고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노조의 규약은 모두 불법이고, 이를 근거로 노동조합의 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법외노조 통보)는 것이 노동부가 내세우는 논리다.

그런데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전교조 외에 이들보다 훨씬 먼저 생긴 노동조합들에서 해고자의 노조 가입 자격을 인정하는 규약을 가지고 있다. 사실 노동자의 노동조건 개선과 복지 향상 등을 통한 사회 경제적 지위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노동조합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해직당한 노동자를 보호하는 것은 노동조합의 자주성이라는 운영 원리상 불가피한 면이 있다.

이런 사실을 정말 노동부는 모르는 것일까? 모든 노동조합 규약을 갖고 있으며 이를 심사하여 노동조합 설립증을 발급하는 노동부가 이를 모를 리 없다. 전교조에 이 기준을 들이대고 있는 것이 우스운 이유다.

법은 모든 이에게 똑같이 적용되거나, 그렇지 않을 거면 없어져야 한다. 노동부가 ILO 협약과 선진국 사례 등 국제사회 기준, 그리고 국가인권위원회 권고, 대한민국 노동계의 일반적인 현실을 무시한 채 전교조의 법외노조화만 주장하는 것은 정당성이 없다.

수많은 노동조합을 모두 불법이라며 설립증을 반려할 건가? 말로는 노동존중을 이야기하는 박근혜 정부가 노동 현안 관련하여 첫 번째 답해야 할 질문이다.

김행수(hs1578)

2013년 1월 28일 월요일

"원자력연구원, 하청 노동자에게 노조 탈퇴 종용"


이글은 프레시안 2013-01-28일자 기사 '"원자력연구원, 하청 노동자에게 노조 탈퇴 종용"'을 퍼왔습니다.
"삼성이나 현대 같았으면 아작을 냈을 것"

공공기관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의 관리자가 사내 하청 노동자들에게 불법적으로 노조 탈퇴와 '불법 파견' 소송 취하를 종용했음을 드러내는 자료가 공개됐다.신세계 이마트 등 민간 기업에서 촉발된 노조 탄압문제가 이제는 공공기관에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과 공공운수노조·연맹 한국원자력연구원 비정규직지회는 28일 원자력연구원 관리자의 부당노동행위가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고, 대전지방고용청에 원자력연구원을 상대로 부당노동행위 고소장을 제출했다.

심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을 보면, 지난 1월 16일 원자력연구원의 한 관리자는 하청 노동자들을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 "내가 자네들 노조 탈퇴하라고 그랬어"라며 "(노조에)가입하는 순간, 여기 발을 들여놓은 순간 인생의 많은 부분이 차이가 날 거야, 이미 차이가 나지"라고 말해 노조 탈퇴를 종용했다.

하청 노동자들은 지난해 8월 말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원청인 원자력연구원이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사내 하청 노동자를 사용해온 만큼, 연구원이 하청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지난해 10월 원자력연구원을 상대로 '불법 파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불법 파견 소송에 대해 이 관리자는 "이 소송(불법 파견 소송)이 어떻게 판결될지 모르겠지만 노조가 졌을 경우 어떤 사태가 일어날지 알고 있어"라면서 "여기는 공공기관이고 삼성이나 현대 같았으면 아작을 냈어"라고 말하며 소송 취하를 강요했다.

그는 "NTD(핵 변환 도핑) 사업 안 하면 된다, 너희들 빼고 정규직 투입하면 된다"며 "우리 원장님, 경영진 다 포함해서 악이 이만큼 올라와 있어"라고 고용 불안을 조장하는 말을 했다.

원자력연구원(원장 정연호)은 원자로 핵연료 주기를 연구하고 원자력 에너지 기술을 개발하는 정부 출연 연구기관으로, 핵심 사업 중 한 가지로 원자로인 '하나로'를 운영하고 있다. 하청 노동자 50여 명은 길게는 15년간 '하나로'에서 일하고 있다. 현행법상 핵심 업무,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사내 하청을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다.

비정규직지회는 "노동자들이 정당한 불법 파견 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 원청인 원자력연구원이 노조 탈퇴, 불법 파견 소송 취하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 자체가 불법 파견임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밖에 심 의원은 이날 "불법 파견 소송이 제기되자 원자력연구원이 비정규직 대응팀을 구성해 소송추진팀, 제도보완팀, 대외대응팀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연구원 행정부장이 '도급 현안 TFT'를 직접 총괄했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이마트를 비롯한 민간기업도 모자라 이제 공공기관, 국책연구기관에까지 부당노동행위가 만연한 것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부당노동행위 의혹에 관해 한국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사실을 확인하는 중이라서 정확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2012년 8월 12일 일요일

대기업 싹쓸이에 ‘5원’도 서로 갖겠다고…


이글은 한겨레21 2012-08-13일자 제923호 기사 '대기업 싹쓸이에 ‘5원’도 서로 갖겠다고…'를 퍼왔습니다.
[경제] 현대·포스코 철 스크랩 100% 회수하고 자체 수급하는 시스템 만들자 ‘고물 대란’… 남의 밥그릇 넘보지 않던 ‘상도의’ 깨져버려

» 경기도 평택에서 고물상을 하는 정진영씨가 고물이 섞인 쓰레기 더미를 착잡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고철을 구하지 못해 쓰레기 모으기에 나섰지만 그나마도 넉 달 동안 팔지 못해 계속 쌓여가고 있다. 서보미 기자

경기도 평택의 한 장례식장. 누군가 삶의 끝인 이곳에서 ‘고물상’ 정진영(52)씨의 하루는 시작된다. 간밤에 장례식장에서 나온 쓰레기들을 1t 트럭에 서둘러 담는다. 매일 쓰레기 봉지를 치워주는 대신 그 속에 섞인 폐지며 알루미늄캔 따위 고물을 얻는다. 아침부터 폭염의 기세가 사납지만, 청소 아줌마의 쉴 새 없는 잔소리와 조문객들의 따가운 시선에 더 열이 난다. 땀이 뚝뚝 떨어져도 푹 눌러쓴 모자는 한 번도 고쳐 쓰지 않았다. 1시간 만에 일을 마친 그가 돌아보며 말했다. “인생이 참 서글프다”고.

20일도 안 걸렸을 걸 두 달 만에

그는 기층 고물상(소상)이다. 고물 생태계에서도 밑바닥이다. 동네 어르신들이 모아온 물건들을 받아주고, 작은 공장이나 건설 현장으로 직접 고물을 떼러 다닌다. 그도 쓰레기에서 돈이 안 된다는 걸 안다. 넉 달 동안 팔아본 적도 없다. 묵직한 고철을 맘껏 주으러 다니고 싶다. 그러나 3~4개월 전부턴 고철 씨가 말랐다. 지난 두 달간 고철 5t을 모아 30만원을 남겼다. 예전 같았으면 20일도 안 걸렸을 물량이다. 곧바로 수입이 줄었다. 직원도 없이 아내 김상미(52)씨와 둘이 그렇게 하루 종일 일하지만, 지난봄부터는 한 달에 300만원을 못 맞출 때도 있다. 지난해 450만원 벌이에서 반으로 떨어졌다. 가게 임대료와 유지비를 빼면 150만원 남는다. 지난 6월엔 하루벌이를 위해 건설 현장에 나갔다 무릎에 금속이 박혀 수술도 했다. 그래도 그는 2년 전 남 울리는 채권추심업계를 떠나 정직하게 돈 버는 고물업계에 들어선 일을 후회하지 않는다.
경제의 밑바닥 고물업계가 또다시 위태롭다. 타들어가는 한여름에도 고물업계는 찬바람이 분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고 온 ‘고물 대란’ 이후 3년 만이다. 아직은 버틸 만하지만, 속도가 빠르다. 고철·폐지·알루미늄·구리 할 것 없이 시장에 물건이 안 돌고, 가격은 내리고 있다.
그때처럼 경기둔화가 고물업계 한파의 직접적 원인이다. 경기가 위축되자 살아 있는 경기 지표인 고물 유통시장도 쪼그라들고 있다. 그중에서 건설·산업 자재를 만드는 고철(철 스크랩)은 경기에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 고물 중간 판매업자인 중상이 정씨 같은 소상에게 쳐주는 고철값(경량A)은 8월 초 kg당 390원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말 100원대보다는 높지만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된 지난해 2월 480원보다는 100원 가까이 떨어졌다. 그땐 상품이면 500원 중반도 받았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고물상들에게 더 중요한 건 물량이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유통단계별로 고철 마진이 kg당 10~20원이다. 소상이 공장에서, 중상이 소상에게서, 대상(소비자에게 납품)이 중상에게서, 고철의 목적지인 제강·제철업체가 대상에게서 물건을 받을 때 마진이 모두 그 정도다. 오고 가는 고물이 많으면 가격이 낮아도 크게 손해는 보지 않는다.
이번에도 급격히 줄어드는 고철 유통 물량이 속을 썩이고 있다. 올해 들어 건설 현장이나 공장에서 나오는 고철이 줄어들자 제강업체들이 고철 수입을 늘려 물량을 확보했다. 그러나 철근 등 제품 수요가 줄어 재고가 쌓였고, 제강업체들은 국내 고철 구매량을 줄이기 시작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56만t이던 고철 수입량은 지난 6월 말 84만t까지 늘어난 반면, 국내 고철 구매량은 지난해 10월 166만t에서 141만t으로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고물상들은 물량을 확보하려고 제살깎기식 출혈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경기도 파주에서 고물상을 운영하는 권아무개씨는 “예전에는 물건을 받아오면 10~20원의 마진을 남겼다. 그런데 요즘엔 5원만 돼도 받는다. 부가세 같은 세금을 빼고 나면 오히려 적자다. 그래도 돈이 안 된다고 거래처에 너무 짜게 값을 쳐주면 나중에는 물건을 아예 못 받는다. 이 정도라도 받아가려는 고물상들이 널렸다”고 말했다.

개별 업체→중상·대상→제강업체 구조 깨져

고물 대란 후유증도 크다. 대형 제강업체들이 철 스크랩 수급 불안을 겪은 뒤 달라졌다. 최종 소비자에 머물렀던 제강업체들은 자체 수급 시스템을 만들었다. 국내 최대 고철 소비자인 현대제철이 대표적이다. 현대제철은 2~3년 전부터 현대·기아자동차그룹 계열사는 물론 협력업체에서 나온 철 스크랩을 직접 공급받고 있다. 예전엔 개별 업체들이 각자 알아서 고철을 중상·대상에 팔면, 고철은 여러 제강업체로 흘러들었다. 변화의 계기는 2010년 일관제철소 준공이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이때 ‘자원순환형 제철소’를 선언했다. 예컨대 현대·기아차에서 나온 고철을 전기로에서 녹인 뒤 철근으로 만들어 그룹 내 건설자재 등으로 재활용하는 구조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과 관련해 나온 고철은 유통시장에서 거의 머물지 않고 곧바로 회수되는 것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고급 철 스크랩의 사용량이 늘어 (고철) 납품업체들이 자동차 부품업체의 철 스크랩 구매를 늘려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에도 변화가 있었다. 포스코그룹에서 나오는 철 스크랩은 100% 회수하는 원칙을 정했다. 철 스크랩이 나오는 협력업체 숫자는 많지 않지만, 포스코는 이들 협력업체에도 철 스크랩 납품을 독려하고 있다. 다만 건설 분야는 건설 현장마다 고철 판매 시스템이 있어온 터라 예외로 했다. 포스코는 철 스크랩 수집·가공 과정을 전문적으로 통제하려고 이 업무를 계열사인 포스코P&S(옛 포스틸)에 맡겼다. 포스코P&S 관계자는 “연간 철 스크랩 200만t을 쓴다. 이 중 25~30% 수입하고 있지만 최대한 국산율을 높여가기로 했다. 포스코 계열사와 협력사에선 철 스크랩이 많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일단 나오는 물량은 전부 회수하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 대형 제강업체들이 2008년 ‘고철 대란’을 겪은 뒤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하려고 계열사·협력사에서 나온 고철을 끌어모으고 있다. 한 제강업체 직원들이 고로에서 쇳물을 만드는 모습. 윤운식 기자

대형 제강업체들의 경영 혁신은 고물 생태계엔 독이 됐다. 계열사나 협력업체로부터 고철을 받아오던 중상·대상들은 거래처를 잃었다. 고철은 대형 제강업체에 납품할 특권을 가진 30여 개 대상과 이들에게 물건을 대는 소수 중상들의 손만 거치게 됐다. 안 그래도 막강했던 대형 제강업체들의 고철 가격 결정력은 더 커졌다. 지난 3월부터 제강업체들이 지속적으로 구매 가격을 낮추고 있지만, 납품업체는 손해를 보고서라도 물량을 맞춰주고 있다.
너도나도 살기 팍팍해지니 수십 년간 쌓아온 유통망은 쉽게 깨졌다. 가진 것 없어도 남의 밥그릇은 넘보지 않는다는 고물업계였지만, 이젠 옛날 얘기다. 대상이 중상 일에, 중상이 소상 일에 손을 대기도 한다. 30여 년 전 고물업에 발을 들여 대상이 된 박혁규(가명)씨는 최근엔 작은 고물상에서도 종종 물건을 받는다. 내 일, 네 일 가릴 여유가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을 때도 종종 손을 스쳐가던 대기업 계열사와 협력사의 물건을 이젠 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다. 제강업체가 요구하는 납품 중량을 맞추려면 닥치는 대로 물건을 모아야 한다. “1997년 외환위기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2008년 위기 때도 금방 회복돼서 괜찮았다. 그런데 지금은 너무 힘들다. 우리는 양으로 먹고사는데 물건이 너무 없다. 게다가 지금 납품하는 제강업체들이 경기가 어렵다고 가격을 너무 후려친다. 마진이 5~8원이다. 매출이 1년 전보다 60% 넘게 줄었다.”

늘어나는 폐가전 제재로 범죄자 되겠네

정부 정책도 고물상이 설 자리를 좁게 만든다. 정부는 그간 방치해온 고물상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작업을 2~3년간 진행하고 있다. 초점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고물상에 대한 통제와 규제다. 경제위기가 반복되며 2007년 9800개이던 고물상이 2010년 1만2천 개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변두리에 있어 조사가 안 된 곳이 많아 실제 고물상 수는 2~3배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정부에 각종 민원을 유발하는 골칫덩어리다. 도시 미관 저해, 악취 유발, 환경오염 발생, 집값 하락 등 이유는 수도 없이 많다.
고물상 규제는 다양한 수위로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폐기물관리법이 개정돼 폐지와 고물에 ‘폐기물’이라는 지위가 새로 생겼다. 이에 내년부턴 폐기물을 다루는 재활용업체가 되려면 일정 규모 이상의 터를 확보해야 하고, 매달 폐기물 처리 실적도 보고해야 한다. 영세한 고물상들은 이런 의무에서 제외되지만, 공공 입찰 참여가 제한되는 등 불이익이 따른다.
폐기물이 아닌 가전제품을 취급하는 고물상에 대한 제재는 나날이 엄격해지고 있다. 고물상에서 냉장고나 TV 같은 폐가전을 팔다 적발되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이전에도 이런 규정은 있었지만, 대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도시광산’(폐가전 제품에 축적된 금속자원을 추출하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나선 1~2년 전부터 단속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게 고물상들 불만이다. 충북 음성의 화성산업 나기정 사장은 이렇게 해석한다. “폐가전이 쓸모없다고 봤을 때는 소비자가 구청에 가서 돈을 내고 딱지를 사야 수거해갔다. 그럴 때 몰래 버린 가전을 우리가 수집해 처리할 때는 아무도 별말이 없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폐가전에서 희토류 같은 게 돈이 된다는 걸 아니까 환경오염을 핑계로 지자체나 기업이 돈을 주면서까지 수거해간다. 그리고 이젠 우리를 범죄자로 만든다.”
일부 지자체들은 고물상 입지에 까다로운 조건을 달았다. 경기도 화성시가 지난 5월 가장 먼저 관련 조례 시행에 들어갔다. 화성시에 새로 고물상을 내려면 공동주택, 학교, 병원, 연수시설 등에서 500m 떨어져야 한다. 또 경계 담장을 3m 이상으로 설치하고, 담장 밖에는 2m 이상의 녹지도 조성해야 한다.

‘바닥 친 사람도 새 삶을 얻고 나가’는 재활용업

급기야 고물상들이 연대에 나섰다. 지난 5월엔 소상이 주축이 된 자원재활용연대가 출범했다. 화성시의 입지 제한에 대해 헌법소원을 준비하는 등 흩어져 있던 고물상들의 목소리를 모아낼 계획이란다. 김종선 자원재활용연대 정책분과위원은 이렇게 따져물었다. “삶의 기반이 흔들린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찾는 게 고물 일이다. 고물상에선 못 쓰게 된 고철만 재활용되는 게 아니다. 바닥을 친 사람들도 재활용돼서 새 삶을 얻고 나간다. 사회안전망도 제대로 못 만들어주면서 고물상마저 내몬다면 이들보고 그냥 죽으란 소리냐.” 경제 밑바닥이 무너져내리고 있다. 누구에게도 그 바닥을 밟을 권리는 없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대기업 싹쓸이에 ‘5원’도 서로 갖겠다고…


이글은 한겨레21 2012-08-13일자 제923호 기사 '대기업 싹쓸이에 ‘5원’도 서로 갖겠다고…'를 퍼왔습니다.
[경제] 현대·포스코 철 스크랩 100% 회수하고 자체 수급하는 시스템 만들자 ‘고물 대란’… 남의 밥그릇 넘보지 않던 ‘상도의’ 깨져버려

» 경기도 평택에서 고물상을 하는 정진영씨가 고물이 섞인 쓰레기 더미를 착잡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고철을 구하지 못해 쓰레기 모으기에 나섰지만 그나마도 넉 달 동안 팔지 못해 계속 쌓여가고 있다. 서보미 기자

경기도 평택의 한 장례식장. 누군가 삶의 끝인 이곳에서 ‘고물상’ 정진영(52)씨의 하루는 시작된다. 간밤에 장례식장에서 나온 쓰레기들을 1t 트럭에 서둘러 담는다. 매일 쓰레기 봉지를 치워주는 대신 그 속에 섞인 폐지며 알루미늄캔 따위 고물을 얻는다. 아침부터 폭염의 기세가 사납지만, 청소 아줌마의 쉴 새 없는 잔소리와 조문객들의 따가운 시선에 더 열이 난다. 땀이 뚝뚝 떨어져도 푹 눌러쓴 모자는 한 번도 고쳐 쓰지 않았다. 1시간 만에 일을 마친 그가 돌아보며 말했다. “인생이 참 서글프다”고.

20일도 안 걸렸을 걸 두 달 만에

그는 기층 고물상(소상)이다. 고물 생태계에서도 밑바닥이다. 동네 어르신들이 모아온 물건들을 받아주고, 작은 공장이나 건설 현장으로 직접 고물을 떼러 다닌다. 그도 쓰레기에서 돈이 안 된다는 걸 안다. 넉 달 동안 팔아본 적도 없다. 묵직한 고철을 맘껏 주으러 다니고 싶다. 그러나 3~4개월 전부턴 고철 씨가 말랐다. 지난 두 달간 고철 5t을 모아 30만원을 남겼다. 예전 같았으면 20일도 안 걸렸을 물량이다. 곧바로 수입이 줄었다. 직원도 없이 아내 김상미(52)씨와 둘이 그렇게 하루 종일 일하지만, 지난봄부터는 한 달에 300만원을 못 맞출 때도 있다. 지난해 450만원 벌이에서 반으로 떨어졌다. 가게 임대료와 유지비를 빼면 150만원 남는다. 지난 6월엔 하루벌이를 위해 건설 현장에 나갔다 무릎에 금속이 박혀 수술도 했다. 그래도 그는 2년 전 남 울리는 채권추심업계를 떠나 정직하게 돈 버는 고물업계에 들어선 일을 후회하지 않는다.
경제의 밑바닥 고물업계가 또다시 위태롭다. 타들어가는 한여름에도 고물업계는 찬바람이 분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고 온 ‘고물 대란’ 이후 3년 만이다. 아직은 버틸 만하지만, 속도가 빠르다. 고철·폐지·알루미늄·구리 할 것 없이 시장에 물건이 안 돌고, 가격은 내리고 있다.
그때처럼 경기둔화가 고물업계 한파의 직접적 원인이다. 경기가 위축되자 살아 있는 경기 지표인 고물 유통시장도 쪼그라들고 있다. 그중에서 건설·산업 자재를 만드는 고철(철 스크랩)은 경기에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 고물 중간 판매업자인 중상이 정씨 같은 소상에게 쳐주는 고철값(경량A)은 8월 초 kg당 390원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말 100원대보다는 높지만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된 지난해 2월 480원보다는 100원 가까이 떨어졌다. 그땐 상품이면 500원 중반도 받았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고물상들에게 더 중요한 건 물량이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유통단계별로 고철 마진이 kg당 10~20원이다. 소상이 공장에서, 중상이 소상에게서, 대상(소비자에게 납품)이 중상에게서, 고철의 목적지인 제강·제철업체가 대상에게서 물건을 받을 때 마진이 모두 그 정도다. 오고 가는 고물이 많으면 가격이 낮아도 크게 손해는 보지 않는다.
이번에도 급격히 줄어드는 고철 유통 물량이 속을 썩이고 있다. 올해 들어 건설 현장이나 공장에서 나오는 고철이 줄어들자 제강업체들이 고철 수입을 늘려 물량을 확보했다. 그러나 철근 등 제품 수요가 줄어 재고가 쌓였고, 제강업체들은 국내 고철 구매량을 줄이기 시작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56만t이던 고철 수입량은 지난 6월 말 84만t까지 늘어난 반면, 국내 고철 구매량은 지난해 10월 166만t에서 141만t으로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고물상들은 물량을 확보하려고 제살깎기식 출혈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경기도 파주에서 고물상을 운영하는 권아무개씨는 “예전에는 물건을 받아오면 10~20원의 마진을 남겼다. 그런데 요즘엔 5원만 돼도 받는다. 부가세 같은 세금을 빼고 나면 오히려 적자다. 그래도 돈이 안 된다고 거래처에 너무 짜게 값을 쳐주면 나중에는 물건을 아예 못 받는다. 이 정도라도 받아가려는 고물상들이 널렸다”고 말했다.

개별 업체→중상·대상→제강업체 구조 깨져

고물 대란 후유증도 크다. 대형 제강업체들이 철 스크랩 수급 불안을 겪은 뒤 달라졌다. 최종 소비자에 머물렀던 제강업체들은 자체 수급 시스템을 만들었다. 국내 최대 고철 소비자인 현대제철이 대표적이다. 현대제철은 2~3년 전부터 현대·기아자동차그룹 계열사는 물론 협력업체에서 나온 철 스크랩을 직접 공급받고 있다. 예전엔 개별 업체들이 각자 알아서 고철을 중상·대상에 팔면, 고철은 여러 제강업체로 흘러들었다. 변화의 계기는 2010년 일관제철소 준공이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이때 ‘자원순환형 제철소’를 선언했다. 예컨대 현대·기아차에서 나온 고철을 전기로에서 녹인 뒤 철근으로 만들어 그룹 내 건설자재 등으로 재활용하는 구조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과 관련해 나온 고철은 유통시장에서 거의 머물지 않고 곧바로 회수되는 것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고급 철 스크랩의 사용량이 늘어 (고철) 납품업체들이 자동차 부품업체의 철 스크랩 구매를 늘려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에도 변화가 있었다. 포스코그룹에서 나오는 철 스크랩은 100% 회수하는 원칙을 정했다. 철 스크랩이 나오는 협력업체 숫자는 많지 않지만, 포스코는 이들 협력업체에도 철 스크랩 납품을 독려하고 있다. 다만 건설 분야는 건설 현장마다 고철 판매 시스템이 있어온 터라 예외로 했다. 포스코는 철 스크랩 수집·가공 과정을 전문적으로 통제하려고 이 업무를 계열사인 포스코P&S(옛 포스틸)에 맡겼다. 포스코P&S 관계자는 “연간 철 스크랩 200만t을 쓴다. 이 중 25~30% 수입하고 있지만 최대한 국산율을 높여가기로 했다. 포스코 계열사와 협력사에선 철 스크랩이 많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일단 나오는 물량은 전부 회수하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 대형 제강업체들이 2008년 ‘고철 대란’을 겪은 뒤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하려고 계열사·협력사에서 나온 고철을 끌어모으고 있다. 한 제강업체 직원들이 고로에서 쇳물을 만드는 모습. 윤운식 기자

대형 제강업체들의 경영 혁신은 고물 생태계엔 독이 됐다. 계열사나 협력업체로부터 고철을 받아오던 중상·대상들은 거래처를 잃었다. 고철은 대형 제강업체에 납품할 특권을 가진 30여 개 대상과 이들에게 물건을 대는 소수 중상들의 손만 거치게 됐다. 안 그래도 막강했던 대형 제강업체들의 고철 가격 결정력은 더 커졌다. 지난 3월부터 제강업체들이 지속적으로 구매 가격을 낮추고 있지만, 납품업체는 손해를 보고서라도 물량을 맞춰주고 있다.
너도나도 살기 팍팍해지니 수십 년간 쌓아온 유통망은 쉽게 깨졌다. 가진 것 없어도 남의 밥그릇은 넘보지 않는다는 고물업계였지만, 이젠 옛날 얘기다. 대상이 중상 일에, 중상이 소상 일에 손을 대기도 한다. 30여 년 전 고물업에 발을 들여 대상이 된 박혁규(가명)씨는 최근엔 작은 고물상에서도 종종 물건을 받는다. 내 일, 네 일 가릴 여유가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을 때도 종종 손을 스쳐가던 대기업 계열사와 협력사의 물건을 이젠 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다. 제강업체가 요구하는 납품 중량을 맞추려면 닥치는 대로 물건을 모아야 한다. “1997년 외환위기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2008년 위기 때도 금방 회복돼서 괜찮았다. 그런데 지금은 너무 힘들다. 우리는 양으로 먹고사는데 물건이 너무 없다. 게다가 지금 납품하는 제강업체들이 경기가 어렵다고 가격을 너무 후려친다. 마진이 5~8원이다. 매출이 1년 전보다 60% 넘게 줄었다.”

늘어나는 폐가전 제재로 범죄자 되겠네

정부 정책도 고물상이 설 자리를 좁게 만든다. 정부는 그간 방치해온 고물상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작업을 2~3년간 진행하고 있다. 초점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고물상에 대한 통제와 규제다. 경제위기가 반복되며 2007년 9800개이던 고물상이 2010년 1만2천 개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변두리에 있어 조사가 안 된 곳이 많아 실제 고물상 수는 2~3배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정부에 각종 민원을 유발하는 골칫덩어리다. 도시 미관 저해, 악취 유발, 환경오염 발생, 집값 하락 등 이유는 수도 없이 많다.
고물상 규제는 다양한 수위로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폐기물관리법이 개정돼 폐지와 고물에 ‘폐기물’이라는 지위가 새로 생겼다. 이에 내년부턴 폐기물을 다루는 재활용업체가 되려면 일정 규모 이상의 터를 확보해야 하고, 매달 폐기물 처리 실적도 보고해야 한다. 영세한 고물상들은 이런 의무에서 제외되지만, 공공 입찰 참여가 제한되는 등 불이익이 따른다.
폐기물이 아닌 가전제품을 취급하는 고물상에 대한 제재는 나날이 엄격해지고 있다. 고물상에서 냉장고나 TV 같은 폐가전을 팔다 적발되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이전에도 이런 규정은 있었지만, 대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도시광산’(폐가전 제품에 축적된 금속자원을 추출하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나선 1~2년 전부터 단속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게 고물상들 불만이다. 충북 음성의 화성산업 나기정 사장은 이렇게 해석한다. “폐가전이 쓸모없다고 봤을 때는 소비자가 구청에 가서 돈을 내고 딱지를 사야 수거해갔다. 그럴 때 몰래 버린 가전을 우리가 수집해 처리할 때는 아무도 별말이 없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폐가전에서 희토류 같은 게 돈이 된다는 걸 아니까 환경오염을 핑계로 지자체나 기업이 돈을 주면서까지 수거해간다. 그리고 이젠 우리를 범죄자로 만든다.”
일부 지자체들은 고물상 입지에 까다로운 조건을 달았다. 경기도 화성시가 지난 5월 가장 먼저 관련 조례 시행에 들어갔다. 화성시에 새로 고물상을 내려면 공동주택, 학교, 병원, 연수시설 등에서 500m 떨어져야 한다. 또 경계 담장을 3m 이상으로 설치하고, 담장 밖에는 2m 이상의 녹지도 조성해야 한다.

‘바닥 친 사람도 새 삶을 얻고 나가’는 재활용업

급기야 고물상들이 연대에 나섰다. 지난 5월엔 소상이 주축이 된 자원재활용연대가 출범했다. 화성시의 입지 제한에 대해 헌법소원을 준비하는 등 흩어져 있던 고물상들의 목소리를 모아낼 계획이란다. 김종선 자원재활용연대 정책분과위원은 이렇게 따져물었다. “삶의 기반이 흔들린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찾는 게 고물 일이다. 고물상에선 못 쓰게 된 고철만 재활용되는 게 아니다. 바닥을 친 사람들도 재활용돼서 새 삶을 얻고 나간다. 사회안전망도 제대로 못 만들어주면서 고물상마저 내몬다면 이들보고 그냥 죽으란 소리냐.” 경제 밑바닥이 무너져내리고 있다. 누구에게도 그 바닥을 밟을 권리는 없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2012년 8월 8일 수요일

"그들은 철저히 '사냥'했다"


이글은 위키프레스 2012-08-07일자 기사 '"그들은 철저히 '사냥'했다" '를 퍼왔습니다.
-삼성과의 '10년 싸움', 얼라이언스 시스템 조성구 대표의 이야기


찌는 듯한 폭염이 몰려온 여름, 기자는 전라남도 광주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얼마 전 '오마이뉴스-이슈 털어주는 남자'와 '손바닥 TV'에 출연했던 조성구 전 얼라이언스 시스템 대표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알려진대로 조 사장은 국내를 대표하는 재벌그룹 삼성과 10년째 싸우고 있는 상태다. 그 자신조차도 "이렇게까지 올 줄 몰랐다"고 말한다. 조 사장은 "처음 삼성SDS를 사기 건으로 고소하고, 검찰 수사가 들어가게 됐을 때 까지만 해도 쉽게 끝날 줄 알았다"며 “증거를 빠짐없이 준비했는데도 여지껏 기소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얼라이언스'의 대표이사였다. 단지 외국제품에 뒤지지 않는 좋은 국산 제품을 만들어보자는 일념으로 제품개발에 매진했고,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과 프로그래밍 능력이 좋은 인도의 개발자들, 여기에 한국의 엔지니어들까지 끌어모아 사무 자동화 처리 소프트웨어인 ‘엑스톰(Xtorm)’을 2000년도에 완성한다. 

얼라이언스 '엑스톰'과 외산 소프트웨어의 성능비교 표. '엑스톰'은 외국산보다 확실한 우위에 있었다.

완성된 ‘엑스톰'의 성능은 당시 승승장구하던 미국 업체 ‘파일넷'이 개발한 소프트웨어 성능을 가볍게 웃돌았다. 최신 기술을 접목해 처리 속도는 2.5배 가량 빨랐고, 사용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호환성 또한 훌륭했다. 조 사장은 “당시 성능평가에서 파일넷의 제품에 단 한번도 뒤진 적이 없다"며 “제품개발에 70억 정도를 투자했는데,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에 굉장히 좋은 제품을 개발했던 것"이라 자부했다.

품질에 자신이 생긴 조 사장은 적극적으로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나섰다. 보통 중소기업 등에 먼저 납품하면서 명성을 얻은 뒤 점점 확장해 나가는 방식이 아닌, 은행권 납품을 추진한다. “당시 은행권은 IT업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었다"는 조 사장은, “품질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은행권 납품을 추진했다. 은행에 우리 제품이 들어가 성공사례를 만들게 되면, 정부부처나 보험사, 카드사 등에 납품하기는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이 때의 조 회장은 얼라이언스의 ‘장밋빛 미래'를 꿈꾸고 있었다.

사업확장의 길을 모색하던 조 사장은 얼라이언스의 기술력을 눈여겨 본 삼성 SDS와 손을 잡게 된다. 2002년 삼성SDS와 독점공급계약을 체결한 얼라이언스는 이를 통해 더욱 큰 시장으로의 진출을 모색했고, 그 첫 작품이 당시 한빛은행(현 우리은행)의 입찰에 참여하게 됐다. 

삼성SDS는 2002년 4월 얼라이언스의 '엑스톰'을 앞세워 경쟁사였던 IBM, LG, 현대 등을 제치고 우리은행의 입찰을 성사시키게 된다. 당시 삼성은 30억에 달하는 제품을 11억 5천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입찰을 따 냈다. 이에 대해 조 사장은 “삼성이 멋대로 11억 5천에 성사시키고, 이후 우리가 '그 가격은 곤란하다'고 하자 5달 뒤인 9월에 차액 18억 5천 만큼 계열사에 판매해주겠다며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즉 삼성은 저렴한 가격을 제안해 경쟁사들을 제치고, 이에 불만을 제공한 얼라이언스에는 '계열사 판매'라는 조건을 내세워 무마시켰던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삼성은 계열사에 ‘엑스톰'을 판매하지 않았고, 미국업체인 ‘파일넷'의 제품을 판매했다. 조 사장은 “이후 이에 대해 항의하자, 삼성SDS는 “엑스톰이 좋긴 하지만 계열사가 미국 나스닥 상장 제품을 원한다"는 변명만 늘어놨다"고 주장했다.

당시 한빛은행(현 우리은행)의 입찰 제안서(좌)와 삼성SDS와 얼라이언스 간 계약서(우). 은행의 입찰조건은 Un-limited 조건이고, 얼라이언스와의 계약조건은 '300명' 사용자 조건임을 알 수 있다.

조금씩 삼성 측의 횡포에 불만을 품던 중, 2004년 조 사장은 삼성이 우리은행과 계약한 내용이 '허위'였음을 알게 된다. 그동안 얼라이언스 측은 우리은행과의 계약 당시 '300명 사용자 제한 조건'으로 알고 있었다. 삼성SDS 쪽으로부터 그렇게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연히 알게 된 2002년 당시의 입찰조건은 ‘언리미티드(Un-limited, 무제한 사용)조건'이었다. 300명 사용자 조건과 무제한 조건은 금액부터 4배 가량 차이가 나게 된다. 조 회장은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이후 삼성측에 거세게 항의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그래서 너희가 어쩔건데, 계속 거래하고 싶으면 고소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라'는 적반하장의 답변뿐이었다"고 회고했다. 물론 조 사장은 삼성의 ‘각서 작성 요구'를 거절했다.

이후 2004년 8월, 얼라이언스는 삼성을 검찰에 고소했다. “당시 증거가 많아서 이길 것이라 확신했다"는 조 사장은 우리은행 입찰 당시 사용자 조건이 담긴 문서와 같이 입찰에 참여했던 타 회사 담당자들의 답변까지 모두 확보해 놓은 상태였다.

그러나 갑자기 수사관이 교체되면서, 삼성SDS와 관련된 수사는 기소조차 되지 않고 마무리된다. 검찰 측은 불기소 이유를 공지하면서 이해할 수 없는 두 가지의 해명을 내놓는다. 가 조 사장으로부터 입수한 당시 ‘불기소 이유 공지'에 따르면, 우리은행 측은 “입찰사들이 합의 하에 300명으로 했다"고 밝힌 반면에 삼성SDS 측은 “조성구 사장의 얼라이언스 측이 우리은행과 직접 협상해 ‘300명 사용자제한'으로 결정했다"는 것. 당사자들의 해명이 상이함에도 검찰은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리게 된다.

예상치 못했던 불기소 처분에 충격을 받은 조 사장에게는 또 하나의 ‘충격'이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삼성SDS에 장비를 납품하는 회사였던 콤텍시스템과의 문제다. 조 사장이 과거 콤텍 측으로부터 14억여원을 빌린 일이 있었는데, 삼성 문제를 대검찰청에 항고하자 곧바로 콤텍시스템이 얼라이언스 측에 빌려간 돈을 갚으라며 지급명령 등으로 압박하기 시작했다. 당시 삼성과의 싸움으로 자금줄이 막힌 조 사장은 연대보증을 통해 총 43억여원의 빚을 지고 있었다. 

삼성과 다투기 시작하자 국내 시장에서 매출이 점점 줄어들고, 콤텍시스템의 상환요구에 해결책을 모색하던 얼라이언스는 결국 2005년 4월 울며 겨자먹기로 콤텍시스템과 ‘업무협약'을 맺게 된다. 계약 내용은 ‘엑스톰'의 국내 독점 판매권을 콤텍에 내줌과 동시에 채무에 대해 ‘출자전환 계약'을 함으로써 채무관계를 정리하는 조건. 이와 함께 콤텍 측은 얼라이언스 미국 지사 연구원들의 신상 정보를 원했고, 얼라이언스는 이 역시 넘겨주게 된다. 

업무협약을 맺은지 두 달여의 시간이 지난 2005년 6월 30일, 조 사장은 콤텍으로부터 '뒤통수'를 맞게 된다. 콤텍이 얼라이언스 미국 연구원들로부터 '엑스톰'의 소스코드를 받아내 '알레로'라는 제품을 출시한 것. 조 사장은 “누가 봐도 이것은 ‘엑스톰'을 카피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이 공개한 ‘알레로'의 제품 소개 자료에 의하면, ‘엑스톰'의 그것과 매우 흡사한 것을 알 수 있다. 특정 페이지는 날짜 변경을 제대로 하지 않아 ‘엑스톰' 발표 시절의 날짜가 찍혀 있기도 했다.

엑스톰'과 '알레로'의 제품 소개 자료. 한 눈에 봐도 유사함을 알 수 있다.

‘알레로'를 발표한 콤텍 측은 본격적으로 제품 영업에 나선다. 출시 다음 달인 7월부터 홍보를 한 콤텍 측은 당시 얼라이언스의 등기이사들까지 동원해 ‘알레로'를 홍보하기에 이른다. 조 사장은 “호텔에서 개최한 런칭쇼에 얼라이언스 등기이사인 미국 연구소의 핵심 직원들까지 동원해 기자회견을 하며 ‘알레로' 홍보에 나섰다"며 “이는 명백한 배임"이라고 밝혔다. 이후 9월, 콤텍시스템은 수협에 ‘알레로'를 사달라며 제안서까지 제출했다.

'알레로'를 출시한 콤텍은 기존의 협력사 입장에서 갑자기 태도를 바꾼다. 2005년 10월 18일, 콤텍은 일방적으로 팩스로 양 사 간의 업무협약에 대한 일방적 해제통보를 한 뒤, 과거 출자전환 계약으로 소멸된 조 사장의 채권을 부활시켜 총 14억원에 이자까지 “11월 21일까지 갚으라"며 상환요구를 하기에 이른다.

콤텍측의 업무협약 해지 통지서(좌)와 대표이사 해임안을 위한 이사회 소집 통지서(우). 이사회 소집 장소는 법무법인 '태평양'의 사무실이다.

콤텍시스템의 일방적인 행동은 또 이어진다. “11월 21일까지 빚을 갚으라"고 했으면서 기한까지 4일 남은 시점인 11월 17일 이사회를 소집해 조 사장을 해임한 것. “기한이 도래한 것도 아니었는데 해임까지 한다는 것은 손발을 다 묶어버리겠다는 뜻"이라는 조 사장은, “꼼짝없이 당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조 사장 해임안에 대한 이사회가 열렸던 장소는 당시 얼라이언스와 소송이 진행 중이었던 삼성SDS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태평양'의 사무실이었다.

조 사장이 해임되면서 선장을 잃은 얼라이언스는 철저히 망가진다. 콤텍의 자회사인 인젠트의 사장이었던 이모 씨가 얼라이언스의 사장으로 온 뒤, 얼라이언스는 그대로 방치돼 국세청에 의해 ‘폐업처분'이 내려지게 된다. 이후 얼라이언스 매각을 위해 감정평가에 들어갔고, 그 결과 1억 2천 8백만원이라는 터무니없이 싼 가격이 책정된다. 결국 얼라이언스는 헐값에 매각된 후, 이후 최종적으로 콤텍시스템에 넘어가게 된다. 경쟁사였던 미국 ‘파일넷’이 IBM에 한화 1조 5000억원이 넘는 액수에 매각된 사례에 비교해보면, 얼라이언스가 얼마나 헐값에 넘어갔는지 알 수 있다. 

얼라이언스 시스템에 대한 감정평가서. 평가액은 1억 2800만원이다.

결국 조 사장은 채무 43억을 짊어진 채, 채권자들의 강제집행으로 얼라이언스 지분 60%(액면가 10억원 상당)와 자신의 아파트(약 12억 원 상당)를 경매 처분당해 거리로 내몰렸으며, 신용불량자로 등록돼 사회생활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진 조 사장은 “끝까지 싸울 것”이라 다짐하며 2006년 봄, ‘대중소기업 상생협회'를 만들고 국회 토론, 언론 인터뷰, 국정감사 증인 출석 및 1인시위까지 하며 삼성의 만행을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러나 해결의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조 사장은 “2008년 서울고검에서 ‘전면 재수사'지시를 내려 우리은행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졌으나, 삼성에 대해서는 손도 못 대고 수사가 흐지부지 종결됐다"며 “참여정부 시절에도 국정감사에서 계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됐으나, 삼성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결국 이 사건은 콤텍을 앞세운 삼성에게 철저히 ‘기업사냥'을 당했다고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이 자신들에게 납품하는 회사를 이용해 전도 유망한 중소기업을 철저히 망가뜨렸다는 것이다. 현재 이 사건은 2010년 조 사장이 콤텍시스템 사장과 당시 얼라이언스 등기이사들을 상대로 형사고소했으나 이마저도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린 상태이며, 법원에 제출한 재항고 요청조차 지난 3월 기각된 상태다. 이후 조 사장은 콤텍시스템 사장 및 당시 배임한 이사들을 상대로 민사 손해배상 소송을 걸어 9월 7일 서울 남부지방법원에서 세번째 공판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유지만 (redpill@wikipress.co.kr) 기자 

2012년 6월 6일 수요일

현대·삼성 등 건설사 담합 4대강 혈세 1조 넘게 샜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05일자 기사 '현대·삼성 등 건설사 담합4대강 혈세 1조 넘게 샜다'를 퍼왔습니다.

공정위, 8개사에 1115억원 과징금

공정위, 검찰 고발방침 후퇴 ‘솜방망이 제재’

현대·삼성 등 대형 건설사들이 4대강 1차공사 입찰과정에서 담합을 한 혐의가 드러나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00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명박 정부의 최대 국책사업인 4대강 사업은 그동안 공사과정에서 드러난 각종 수뢰사건, 부실공사, 인명사고, 환경파괴에 이어 건설사 담합으로 1조원이 넘는 국민 혈세의 손실까지 확인되면서 불법·비리·부실의 종합판이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공정위는 5일 전원회의를 열어 4대강 1차 턴키공사 입찰담합을 주도한 혐의로 현대·에스케이(SK)·지에스(GS)·대림·삼성물산·대우·현대산업·포스코 등 8개 건설사에 111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 쌍용·금호산업·한화 등 8개사에 시정명령을, 롯데·두산·동부 등 3개사에 경고조처했다. 삼성중공업은 무혐의 처분됐다. 과징금은 대림이 225억원으로 가장 많고, 현대건설 220억원, 지에스 198억원, 에스케이 178억원의 순이다.
턴키공사는 1개 건설업체에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든 공사를 일임하는 일괄 수주방식으로, 입찰가격 하락을 막기 위한 담합이 관행적으로 이뤄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공정위 조사결과 건설사들은 2009년 4월 서울 프레지던트호텔과 프라자호텔에서 만나 협의체를 구성하고 1차 공사 15개 공구 가운데 13개 등 총 14개 공구별로 낙찰업체를 사전 결정했다. 4대강 1차 사업의 평균 낙찰가는 예정가의 93%에 달한다. 통상 일반 경쟁입찰의 낙찰가가 예정가의 65% 수준임을 고려하면, 담합으로 인해 1조2000억원의 국민혈세가 낭비된 셈이다.
이번 공정위의 제재는 2009년 10월 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처음 담합 의혹을 제기한 지 2년8개월 만에 이뤄졌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건설사들의 담합으로 거액의 부당이득을 챙겼음에도 과징금 규모가 전체 입찰액의 2% 선에 그쳐 담합이 근절되지 않는 근본원인이 되고 있다”며 공정위의 ‘솜방망이 제재’도 함께 비판했다. 공정위는 담합을 주도한 현대·에스케이 등 6개 업체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던 애초 방침도 철회했다.
건설업체들은 정부가 4대강 사업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담합 혐의를 부정했다. 한 건설업체는 “4대강 사업의 뿌리인 대운하사업이 건설업체간 협의체 방식으로 추진됐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설계와 공사비 정보를 공유한 것”이라며 “정부가 2년 남짓한 빠듯한 공사기간을 주면서 낮은 공사비를 책정하고 대형 건설사들의 참여를 독려한 상황에서 적자시공 위험을 피하기 위해 사전 의견교환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은 과징금이 지나치다면서도 행정소송 여부에 대해서는 “추후 결정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4대강 사업은 이번에 적발된 공사 담합 외에도 갖가지 뇌물수수, 공사부실, 인명사고, 환경파괴 등으로 얼룩져 총체적 부실 토목공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4대강 공사가 2009년 8월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이명박 정부 임기 내에 공사를 끝내기 위한 무리한 ‘속도전’ 때문에 모두 19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최근 검찰 수사로 적발된 공무원 뇌물비리는 발주처와 건설업계의 ‘돈잔치’로 전락한 4대강 공사의 단면을 보여준다. 대구지방검찰청은 지난달 27일 경북 칠곡보 공사 시공업체인 ㄷ건설의 현장책임자와 하청업체 대표 등 업체 관계자 8명과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소속 공무원 3명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 건설사와 하청업체는 공사비 중 40여억원을 비자금으로 조성해 감독기관 직원들에게 많게는 1인당 수천만원씩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부실공사도 심각해 지난해 구미보, 강정고령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등에서 물이 새는 누수현상이 확인됐다. 또 합천창녕보 등은 콘크리트 옹벽의 이음새가 벌어지는 등 부실시공이 드러났다. 여기에다 4대강 주변의 환경파괴는 돌이킬 수 없는 환경 재앙의 우려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말 환경단체인 ‘습지와 새들의 친구’의 4대강 겨울 철새 조사 결과, 낙동강 하구로 해마다 돌아오는 철새 개체수가 공사 이전인 2008~2009년 평균치보다 45%나 줄었다. 특히 천둥오리 등 오리류는 80%나 감소했다. 이는 4대강 사업으로 철새먹이터, 둔치수변부 등이 파괴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4대강 사업으로 사라진 경북 구미 해평습지에서는 겨울철이면 날아들었던 흑두루미는 올해부터 아예 못 보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곽정수 선임기자, 최종훈 기자 jskwak@hani.co.kr

[사설] ‘4대강 혈세’ 줄줄 샐 때 정부는 뭐했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05일자 기사 '[사설] ‘4대강 혈세’ 줄줄 샐 때 정부는 뭐했나'를 퍼왔습니다.
현대·대우·삼성 등 20개 대형 건설사들이 4대강 1차 사업(낙찰가 4조1000억원)에서 짬짜미를 한 사실이 드러나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당했다. 통상적인 일반 경쟁입찰의 낙찰률이 65%인 데 반해 4대강 1차 사업의 평균 낙찰률은 93%였으니, 1조원이 넘는 혈세가 건설사 호주머니로 더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굴지의 재벌기업들이 국민의 등골을 빼 제 배를 불린 꼴이다.
건설사들의 행위는 분통이 터질 일이다. 이들은 발주 공고가 나기 전 여러 차례 모임을 하고 1차 사업의 15개 공구별로 들러리 업체와 낙찰 가격 등을 정했다고 한다. 그 결과 14개 공구에서 입찰 참여 업체가 두세 곳에 그쳤고, 평균 낙찰률은 터무니없이 높은 93.3%를 기록했다. 대우건설의 경우엔 한 공구를 정부 추정 사업비의 99.32%인 3821억원에 따내기도 했다.
문제는 4대강 사업 초기에 이미 건설사들의 짬짜미 의혹이 불거졌는데도 정부가 미적거리며 조사·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점이다. 지난 2009년 10월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15개 공구 가운데 입찰가와 정부 예정가의 차이가 1% 미만인 곳이 5곳”이라며 나눠먹기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3년 가까이 지나 4대강 공사가 마무리된 뒤에야 공정위는 제재를 내렸다. 특히 2009년 11월 정호열 당시 공정거래위원장은 국회에서 짬짜미 정황을 포착했다고 발언했다가 청와대가 “와전된 것”이라고 설명하자 즉각 자신의 말을 뒤집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대 치적으로 추어올리며 속도전을 강조한 탓에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청와대 눈치보기에 급급했다고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짬짜미로 얻어진 폭리는 관련 공무원이나 정치인 등에게 뇌물로 건네지기까지 했다. 칠곡보 공사를 한 ㄷ건설로부터 많게는 1인당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직원 3명이 지난달 말 검찰에 구속된 것은 단적인 사례다. 이런 뇌물은 감독소홀로 이어져 공사부실 등의 원인이 됐을 개연성이 다분하다. 정부가 22조원이 넘는 세금을 쏟아부은 4대강 사업을 철저히 감시·감독하기는커녕 불법·부실을 방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여태껏 드러난 4대강 사업의 불법·비리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검찰은 공정위가 고발한 건설사들을 철저히 수사하고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 아울러 건설사 짬짜미와 뇌물 비리, 부실공사, 환경파괴 등 4대강 사업의 부패상을 총체적으로 따질 국회 국정조사도 조속히 추진돼야 마땅하다.

2012년 4월 27일 금요일

이인영 "이해찬-박지원 담합, 현대-삼성 손잡은 격"


이글은 뷰스엔뉴스(VIEWS&NEWS) 2012-04-27일자 기사 '이인영 "이해찬-박지원 담합, 현대-삼성 손잡은 격"'을 퍼왔습니다.
"똑같은 인물과 구도로는 대선 승리 보장 안돼"

이인영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 27일 '이해찬 당대표-박지원 원내대표' 담합과 관련, "(과거와) 똑같은 인물, 똑같은 구도를 재구성한다고 해서 대선 승리의 길이 보장되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가치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통합과 역동적 과정을 통해 새로운 질서를 창조하는 과정이 보장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당이 최근 중도화 논란에 이어 담합 논란에 휩싸인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담합이라면 그 자체로 민주당이 가야 할 가치, 방향과 맞지 않고, 연대라 할지라도 지금 이 시점에 주의하지 않으면 담합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초국적기업에 맞서기 위해서 삼성과 현대가 손을 잡았다, 이것이 어떻게 비춰질까 상상해 본다"며 "연대를 한다고 하지만 사람들의 눈에는 그것이 불공정거래, 독과점의 담합구조가 시장에 등장한 것이라고 보여질 것"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의 정권재창출은 97년에 있었던 호남+충청의 지역연합도 넘어서야 하고, 2002년에 있었던 영남후보론 이런 것들의 평면적 연장선에서 재구성한다고 이뤄지지도 않을 것 같다"며 거듭 이해찬-박지원 연합에 날선 비판을 가했다.

이 최고의원 비판은 전날 이 최고의원을 비롯해 우상호, 우원식 의원 등이 참석해 진행된 당내 486그룹 모임인 '진보개혁모임' 긴급회의 논의 결과를 대변한 것이어서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진보개혁모임은 이날 모임에서 이해찬 고문과 박지원 최고위원의 '담합'을 강도높게 비판하며 유인태 후보 지지로 뜻을 모든 것으로 알려졌다.

남윤인순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민주당 일각에서 벌어지는 부분은 굉장히 개탄스럽다"며 "이런 방식은 역동적인 변화를 만들지 못하고 당내민주주의를 훼손시키는 행위"라고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또한 "저는 일각의 원로들이 권유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고, 그 진의는 호남과 친노를 구분하지 말고 단합된 모습을 보이라는 것이 원로들의 말씀이었다"며 "단합하라는 것이었지 담합하라는 것은 아니었다고 본다"며 박 최고위원 등이 재야원로들을 악용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최병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