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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26일 목요일

농협까지 가담해 농약값 8년간 짬짜미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25일자 기사 '농협까지 가담해 농약값 8년간 짬짜미'를 퍼왔습니다.

공정위, 업체 9곳에 과징금 216억
자회사 포함 농협 제재 안해 논란

동부하이텍 등 9개 농약 제조업체가 8년간 가격을 짬짜미(담합)해 온 것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드러났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에 모두 216억원 상당의 과징금을 물렸다. 하지만 업체 간 짬짜미에 깊숙이 간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농협중앙회는 공정위의 조처 대상에서 빠져 논란이 일고 있다.공정위는 25일 ㈜동부하이텍, ㈜경농, 바이엘크롭사이언스㈜, 신젠타코리아㈜, ㈜영일케미컬, 한국삼공㈜, ㈜동방아그로, ㈜동부한농, ㈜성보화학 등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15억91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들은 2002년부터 2009년까지 매년 농협중앙회와 구매계약을 할 때 납품가격을 높이려고 사전에 합의한 가격 인상·인하율을 제시했다.농약 시장은 크게 농협중앙회가 일괄 구매해 단위 농협이 일정한 이윤을 붙여 농민들에게 재판매하는 ‘계통농약 시장’과 제조업체들이 농협을 경유하지 않고 농민이나 도소매상에 직접 판매하는 ‘시판 시장’으로 나뉜다. 업체들 간 짬짜미가 주로 일어난 계통농약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전체 농약시장(1조2578억원)의 절반 수준인 5346억원에 이른다.조홍선 공정위 카르텔조사과장은 “농약업체들이 사전에 입을 맞춰 농협중앙회의 기준가격을 높이도록 유도했다”며 “이런 행위가 없었더라면 평균 가격 인상·인하율은 (농민들에게 유리하게) 더 낮게 책정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농협은 업체 간 짬짜미에 상당히 깊숙하게 관여한 것으로 보이지만 정작 공정위 조처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농협은 업체 관계자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예정 평균 가격 인상·인하율(기준가격)을 제시했고, 그 직후에 업체들 간의 짬짜미가 이뤄졌다. 특히 농협은 농약을 일괄 구매한 뒤 농민들에 이윤을 붙여 재판매하는 입장인 탓에 구매자인 동시에 판매자로서 평균 가격 인상·인하율의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이다. 무엇보다 이번에 적발된 업체 중 영일케미컬은 농협의 자회사다.공정위 관계자는 “농협에 대해선 충분한 조사를 진행하지 못했다”며 “현장 조사를 모두 종료한 이후 농협이 제도를 손질했다”고 말해, 이번 제도 개선이 짬짜미 의혹을 덜기 위한 면피용 조처임을 시사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지난 10년 동안 2008년 한해를 제외하고는 해마다 농약구매 기준가격을 인하했다”며 짬짜미 의혹을 부인했다. 이번 조사는 2010년 하반기부터 2년 가까이 진행됐다.전국농민회총연맹의 곽길자 정책국장은 “농민들은 농협의 농자재 계통구매 전반에 대해 엄격하게 조사할 것을 끈질기게 요구해왔다”며 “비료에 이어 농약에서도 우리 농민들에게 피해를 끼친 담합 사실이 확인된 만큼 농협 계통구매제도의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경락 기자, 김현대 선임기자 sp96@hani.co.kr

2012년 6월 6일 수요일

현대·삼성 등 건설사 담합 4대강 혈세 1조 넘게 샜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05일자 기사 '현대·삼성 등 건설사 담합4대강 혈세 1조 넘게 샜다'를 퍼왔습니다.

공정위, 8개사에 1115억원 과징금

공정위, 검찰 고발방침 후퇴 ‘솜방망이 제재’

현대·삼성 등 대형 건설사들이 4대강 1차공사 입찰과정에서 담합을 한 혐의가 드러나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00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명박 정부의 최대 국책사업인 4대강 사업은 그동안 공사과정에서 드러난 각종 수뢰사건, 부실공사, 인명사고, 환경파괴에 이어 건설사 담합으로 1조원이 넘는 국민 혈세의 손실까지 확인되면서 불법·비리·부실의 종합판이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공정위는 5일 전원회의를 열어 4대강 1차 턴키공사 입찰담합을 주도한 혐의로 현대·에스케이(SK)·지에스(GS)·대림·삼성물산·대우·현대산업·포스코 등 8개 건설사에 111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 쌍용·금호산업·한화 등 8개사에 시정명령을, 롯데·두산·동부 등 3개사에 경고조처했다. 삼성중공업은 무혐의 처분됐다. 과징금은 대림이 225억원으로 가장 많고, 현대건설 220억원, 지에스 198억원, 에스케이 178억원의 순이다.
턴키공사는 1개 건설업체에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든 공사를 일임하는 일괄 수주방식으로, 입찰가격 하락을 막기 위한 담합이 관행적으로 이뤄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공정위 조사결과 건설사들은 2009년 4월 서울 프레지던트호텔과 프라자호텔에서 만나 협의체를 구성하고 1차 공사 15개 공구 가운데 13개 등 총 14개 공구별로 낙찰업체를 사전 결정했다. 4대강 1차 사업의 평균 낙찰가는 예정가의 93%에 달한다. 통상 일반 경쟁입찰의 낙찰가가 예정가의 65% 수준임을 고려하면, 담합으로 인해 1조2000억원의 국민혈세가 낭비된 셈이다.
이번 공정위의 제재는 2009년 10월 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처음 담합 의혹을 제기한 지 2년8개월 만에 이뤄졌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건설사들의 담합으로 거액의 부당이득을 챙겼음에도 과징금 규모가 전체 입찰액의 2% 선에 그쳐 담합이 근절되지 않는 근본원인이 되고 있다”며 공정위의 ‘솜방망이 제재’도 함께 비판했다. 공정위는 담합을 주도한 현대·에스케이 등 6개 업체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던 애초 방침도 철회했다.
건설업체들은 정부가 4대강 사업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담합 혐의를 부정했다. 한 건설업체는 “4대강 사업의 뿌리인 대운하사업이 건설업체간 협의체 방식으로 추진됐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설계와 공사비 정보를 공유한 것”이라며 “정부가 2년 남짓한 빠듯한 공사기간을 주면서 낮은 공사비를 책정하고 대형 건설사들의 참여를 독려한 상황에서 적자시공 위험을 피하기 위해 사전 의견교환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은 과징금이 지나치다면서도 행정소송 여부에 대해서는 “추후 결정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4대강 사업은 이번에 적발된 공사 담합 외에도 갖가지 뇌물수수, 공사부실, 인명사고, 환경파괴 등으로 얼룩져 총체적 부실 토목공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4대강 공사가 2009년 8월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이명박 정부 임기 내에 공사를 끝내기 위한 무리한 ‘속도전’ 때문에 모두 19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최근 검찰 수사로 적발된 공무원 뇌물비리는 발주처와 건설업계의 ‘돈잔치’로 전락한 4대강 공사의 단면을 보여준다. 대구지방검찰청은 지난달 27일 경북 칠곡보 공사 시공업체인 ㄷ건설의 현장책임자와 하청업체 대표 등 업체 관계자 8명과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소속 공무원 3명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 건설사와 하청업체는 공사비 중 40여억원을 비자금으로 조성해 감독기관 직원들에게 많게는 1인당 수천만원씩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부실공사도 심각해 지난해 구미보, 강정고령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등에서 물이 새는 누수현상이 확인됐다. 또 합천창녕보 등은 콘크리트 옹벽의 이음새가 벌어지는 등 부실시공이 드러났다. 여기에다 4대강 주변의 환경파괴는 돌이킬 수 없는 환경 재앙의 우려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말 환경단체인 ‘습지와 새들의 친구’의 4대강 겨울 철새 조사 결과, 낙동강 하구로 해마다 돌아오는 철새 개체수가 공사 이전인 2008~2009년 평균치보다 45%나 줄었다. 특히 천둥오리 등 오리류는 80%나 감소했다. 이는 4대강 사업으로 철새먹이터, 둔치수변부 등이 파괴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4대강 사업으로 사라진 경북 구미 해평습지에서는 겨울철이면 날아들었던 흑두루미는 올해부터 아예 못 보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곽정수 선임기자, 최종훈 기자 jskwak@hani.co.kr

[사설] ‘4대강 혈세’ 줄줄 샐 때 정부는 뭐했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05일자 기사 '[사설] ‘4대강 혈세’ 줄줄 샐 때 정부는 뭐했나'를 퍼왔습니다.
현대·대우·삼성 등 20개 대형 건설사들이 4대강 1차 사업(낙찰가 4조1000억원)에서 짬짜미를 한 사실이 드러나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당했다. 통상적인 일반 경쟁입찰의 낙찰률이 65%인 데 반해 4대강 1차 사업의 평균 낙찰률은 93%였으니, 1조원이 넘는 혈세가 건설사 호주머니로 더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굴지의 재벌기업들이 국민의 등골을 빼 제 배를 불린 꼴이다.
건설사들의 행위는 분통이 터질 일이다. 이들은 발주 공고가 나기 전 여러 차례 모임을 하고 1차 사업의 15개 공구별로 들러리 업체와 낙찰 가격 등을 정했다고 한다. 그 결과 14개 공구에서 입찰 참여 업체가 두세 곳에 그쳤고, 평균 낙찰률은 터무니없이 높은 93.3%를 기록했다. 대우건설의 경우엔 한 공구를 정부 추정 사업비의 99.32%인 3821억원에 따내기도 했다.
문제는 4대강 사업 초기에 이미 건설사들의 짬짜미 의혹이 불거졌는데도 정부가 미적거리며 조사·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점이다. 지난 2009년 10월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15개 공구 가운데 입찰가와 정부 예정가의 차이가 1% 미만인 곳이 5곳”이라며 나눠먹기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3년 가까이 지나 4대강 공사가 마무리된 뒤에야 공정위는 제재를 내렸다. 특히 2009년 11월 정호열 당시 공정거래위원장은 국회에서 짬짜미 정황을 포착했다고 발언했다가 청와대가 “와전된 것”이라고 설명하자 즉각 자신의 말을 뒤집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대 치적으로 추어올리며 속도전을 강조한 탓에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청와대 눈치보기에 급급했다고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짬짜미로 얻어진 폭리는 관련 공무원이나 정치인 등에게 뇌물로 건네지기까지 했다. 칠곡보 공사를 한 ㄷ건설로부터 많게는 1인당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직원 3명이 지난달 말 검찰에 구속된 것은 단적인 사례다. 이런 뇌물은 감독소홀로 이어져 공사부실 등의 원인이 됐을 개연성이 다분하다. 정부가 22조원이 넘는 세금을 쏟아부은 4대강 사업을 철저히 감시·감독하기는커녕 불법·부실을 방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여태껏 드러난 4대강 사업의 불법·비리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검찰은 공정위가 고발한 건설사들을 철저히 수사하고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 아울러 건설사 짬짜미와 뇌물 비리, 부실공사, 환경파괴 등 4대강 사업의 부패상을 총체적으로 따질 국회 국정조사도 조속히 추진돼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