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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2일 화요일

KBS ‘북한해커포착’ 보도논란…“IP 등 데이터 제시 없어”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4-01일자 기사 'KBS ‘북한해커포착’ 보도논란…“IP 등 데이터 제시 없어”'를 퍼왔습니다.
“中훈춘 수상한 北청년 숙박·컴퓨터 작업” 전언 의존…“해킹 근거로 무리” “뉴스에 부족함 없어”

KBS MBC YTN 등 방송 3사와 농협 등 금융기관 해킹 사건과 관련해 해킹 피해 당사자인 KBS가 사건에 북한 해커들이 연루됐을 것으로 보이는 단서를 확보했다고 단독보도했으나 IP주소나 소스코드 등 객관적 데이터는 제시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북한  해커가 해킹사건에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 설명은 뒷받침되지 않아 무리하게 북한과 연결지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미래창조과학부 담당자는 KBS 보도에 대해 정보를 입수해 검증하고 있으나 북한소행으로 추정할 만한 근거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KBS는 지난달 31일 밤 (뉴스9) ‘북해커 관련단서 포착’에서 “(방송금융 해킹사건을 일으킨) 해커들의 정체가 여전히 오리무중인 가운데 북한 해커들이 관련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몇 가지 단서들을 KBS 취재진이 중국에서 확보했다”며 중국 훈춘에 사는 동포의 증언을 방송했다.
KBS는 중국동포인 김씨(집주인)가 지난달 말 ‘시세보다 임대료를 5배를 더 주겠다’는 북한의 젊은이 3명에게 한 달 간 자신의 아파트를 빌려줬으며 이들이 복층 아파트 1층은 비워둔 채 2층 다락방에 틀어 박혀 모종의 컴퓨터 작업을 벌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KBS는 또한 이들 북한 청년들이 최소 다섯 대 이상의 컴퓨터와 추적을 차단하기 위한 고성능 안테나 등의 인터넷통신 장비를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KBS는 이들이 사라진 시기도 지난 20일, 방송사와 금융권 해킹 사건이 벌어진 그날이었다고 전했다.

31일 방송된 KBS <뉴스9>

31일 방송된 KBS <뉴스9>

이와 함께 비슷한 시기, 북한 해커들의 주요 거점 가운데 하나로 알려진 중국의 선양에서도 북한 해커들의 움직임이 감지됐다며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북한 IT전문가와의 인터뷰 내용도 방송했다. 장아무개씨는 KBS와 인터뷰에서 “(넘어온 사람은) 다섯 명. 그 사람들은 계속 나와 있는 게 아니다. 밤새 코딩만 하는 사람이 따로 있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KBS는 이 내용을 두고 “북한 해커들이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단서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고 연결지었다.
그러나 KBS는 이들이 이 기간 동안 벌인 활동이 해킹사건과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해커로 보이는 북한 젊은이들이 해킹사건과 비슷한 시기에 중국 훈춘의 한 아파트에 묵었다가 사라졌으나 그곳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를 직접 설명한 내용은 없었다.
이를 두고 민관 합동대응팀에서 활동중인 미래창조과학부 담당자는 북한소행임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승원 미래부 정보보호정책과장은 1일 “수많은 추측성 보도이자 확인 안된 보도(가운데 하나)”라며 “국정원이 주관하는 민관군 합동대응팀이 공격주체, 경로, 목적을 정밀히 추적하고 있으며, 지난주 국내 사설 아이피를 중국 아이피로 잘못 발표해 우리는 확실한 증거가 나오거나 명백해지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과장은 “KBS 보도에 대해 자료를 입수해 검증하고 있으나 (북한 공격이라는 것이) 확인된 것은 없다”며 “(북한 해커로 의심되는 사람들이 중국 훈춘에 묵었다는 것이) 증거라고 하기 어렵다. 추측성이다. 아직 공격주체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31일 방송된 KBS <뉴스9>

해커 출신이자 보안업체 전문가인 홍민표 에스이웍스 대표는 이날 “뉴스를 보면, (북한 젊은이들이 중국 훈춘에서) 임대를 했다는데, 이들이 사용했다는 고성능안테나의 아이피 주소라든지 소스코드 등 객관적 데이터가 없어 보안전문가들이 볼 때는 (북한소행이라고 하기엔) 뭔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KBS 내부에서도 현장취재한 것을 존중하더라도 북한 젊은이들의 훈춘에서의 활동과 해킹의 연관성을 연결지은 것은 무리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문호 KBS 새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간사는 1일 오후 “현장취재는 잘했으나 시기적으로 비슷했다는 것 만으로 훈춘에서 북한 젊은이들이 활동한 것과 방송 금융권 사이버 테러와 무리하게 연관성을 부여한 면이 있다. 그들이 개별적으로 활동한 것일 수 있기 때문”이라며 “(북한 소행으로 몰아가려 한다는) 오해를 해소하려면 계속적인 후속취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직접 취재보도한 박상민 KBS  기자는 이날 저녁 “고성능 안테나는 주변 IP를 해킹할때 쓰는 장비로 고유의 IP가 없으며, 집주인 IP는 취재원 보호 차원에서 일반에 공개할 수 없다”며 “여러가지 자료들이 있지만 취재원 노출의 위험이 있어 화면으로는 공개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박 기자는 ‘무리하게 북한 해커와 관련성을 부여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북한 소행으로 단정하지 않았다”며 “그럴 가능성에 대해 당시의 상황을 상세하게 취재해 시청자의 판단에 맡겨보자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2012년 10월 19일 금요일

농협, 말단직원 최저임금도 안주고 '성과급 잔치'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10-18일자 기사 '농협, 말단직원 최저임금도 안주고 '성과급 잔치''를 퍼왔습니다.
[국감-농식품위] 김우남 의원 "'신·경분리' 이후 이익 크게 줄었지만 반성 없다"

▲ 김우남 의원이 농식품위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 김우남 의원실

농협중앙회가 지난 3월 신용사업 부문을 졸속으로 분리한 이후 경영 사정이 급격히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농협 지도부는 이에 책임을 지기는커녕 임원을 대상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김우남 민주통합당 의원은 17일, 농협을 피감기관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농협 지도부가 자신들이 받는 성과급 규모를 늘리는 사이 말단 직원들은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 개편에 5조 원 세금 투입... 이익은 되레 감소


농협은 지난 3월 2일 신용사업(금융)과 경제사업(유통·판매)을 각각 다른 지주회사에서 맡도록 분리했다. 명분은 '농민을 위한 경제사업 활성화'. 농협 측은 신·경 분리만 되고 나면 금융지주회사의 장점 때문에 신용사업은 물론 경제사업도 활성화될 것이라는 주장을 펴 왔다. 정부도 같은 생각으로 농협을 지원하는데 5조 원의 세금을 투입됐다. 


기대만큼이나 목표도 높게 잡았다. 농협이 정한 올해의 종합손익 목표는 9100억 원. 그러나 김우남 의원이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8월 현재 농협의 종합손익은 816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 분리 전인 지난해 8월보다 이익이 4057억 원 감소한 것이다. 


김 의원은 "올해 말까지 4개월 동안 8283억 원의 수익을 얻어야 목표달성이 가능하다"면서 "올해 농협의 종합손익은 2000억 원을 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농협의 종합손익은 7030억 원. 이익이 1/3로 줄어든 셈이다. 


농협이 올해 장사를 '죽 쑨' 이유로는 신용사업의 수익 감소가 가장 컸다. 김 의원은 "올해 8월 기준으로 농협의 금융부문 수익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3766억 원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사업구조를 개편해 금융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포부가 '헛꿈' 이었다는 것이다. 

▲ 김우남 의원이 17일 농협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2012년 8월 기준 농협 종합손익' 자료. 금융 분야 손실이 큼을 알 수 있다. ⓒ 김우남 의원실

이러한 농협의 신용사업 수익 감소는 사업개편 전부터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었다. 은행들은 갑작스러운 위험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이라는 명목으로 적립금을 보유하게 되어 있는데 농협은 단기 실적에 급급한 나머지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이 비율이 턱없이 낮았다. 그러다가 사업개편을 하면서 금융감독원이 다른 은행과 비슷한 수준으로 대손충당금 적립율을 맞추라고 요구하자 갑자기 많은 비용 부담을 지게 된 것이다. 


김 의원은 "농협의 올해 1월 대손충당금은 2조 7155억 원이었지만 개편 시점인 3월에는 3조 2264억 원으로 무려 5149억 원이 늘었다"고 지적했다. 사업구조 개편에 제대로 대비하지도 못했고 그로 인해 금융사업 효율성도 높이지 못한 '경영 실패'라는 얘기다. 


경영 실패 이후에도 임원 성과급 20%p 늘려


그러나 농협지도부는 이러한 경영 실패의 책임을 지기는커녕 사업구조 개편의 노고를 치하하는 명목으로 특별 성과급을 지급했다. 김 의원은 "농협중앙회는 회장에게 2200만 원 등 임원들에게 월 기본급의 2배에 해당하는 특별 상여금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졸속 구조개편에 대한 반성은 커녕 자화자찬에 급급했다는 것이다. 


'성과급 잔치'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 농협과 농식품부는 사업구조 개편 후속조치로 지난 9월 '농협사업구조개편 세부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기본급의 -20~60% 범위에서 지급하던 임원 성과급 차등폭을 -30~80%로 변경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의원은 "성과급 마이너스 범위가 10% 늘었지만 최근 5년간 경영평가표를 분석해보면 거의 모든 임원이 최고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는 성과급 비율만 20%p 늘어난 셈이라는 얘기다. 김 의원은 "성과급 규정 개정 전에는 임원 당 평균 7700만 원의 성과급을 받았지만 규정을 개정한 후에는 1억 300만 원의 성과급을 받게 됐다"면서 "사실상 연봉이 2600만 원 인상된 셈"이라고 꼬집었다. 

▲ 김우남 의원실이 17일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농협 임원들의 성과급 인상 현황. ⓒ 김우남 의원실

김 의원은 "일선 조합에서는 농협 경제사업 손실보전을 대비한 기금을 출연하면서 자구노력을 벌이고 있는데 중앙회 임원들은 성과급 잔치만 벌이고 있다"고 질타하며 "턱없이 올라간 임원들의 임금을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김 의원은 임원들이 성과급잔치를 벌이는 동안 회원조합에서 일하는 계약직·업무직 직원들 다수가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일해온 사실도 밝혔다. 김 의원은 "농협중앙회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167개 회원조합 중 238개 조합의 노동자들이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최저임금은 시간당 4580원으로 토요일이 유급휴가인 경우 월 103만5080원이다. 

김동환(heaneye)

2012년 7월 26일 목요일

농협까지 가담해 농약값 8년간 짬짜미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25일자 기사 '농협까지 가담해 농약값 8년간 짬짜미'를 퍼왔습니다.

공정위, 업체 9곳에 과징금 216억
자회사 포함 농협 제재 안해 논란

동부하이텍 등 9개 농약 제조업체가 8년간 가격을 짬짜미(담합)해 온 것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드러났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에 모두 216억원 상당의 과징금을 물렸다. 하지만 업체 간 짬짜미에 깊숙이 간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농협중앙회는 공정위의 조처 대상에서 빠져 논란이 일고 있다.공정위는 25일 ㈜동부하이텍, ㈜경농, 바이엘크롭사이언스㈜, 신젠타코리아㈜, ㈜영일케미컬, 한국삼공㈜, ㈜동방아그로, ㈜동부한농, ㈜성보화학 등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15억91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들은 2002년부터 2009년까지 매년 농협중앙회와 구매계약을 할 때 납품가격을 높이려고 사전에 합의한 가격 인상·인하율을 제시했다.농약 시장은 크게 농협중앙회가 일괄 구매해 단위 농협이 일정한 이윤을 붙여 농민들에게 재판매하는 ‘계통농약 시장’과 제조업체들이 농협을 경유하지 않고 농민이나 도소매상에 직접 판매하는 ‘시판 시장’으로 나뉜다. 업체들 간 짬짜미가 주로 일어난 계통농약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전체 농약시장(1조2578억원)의 절반 수준인 5346억원에 이른다.조홍선 공정위 카르텔조사과장은 “농약업체들이 사전에 입을 맞춰 농협중앙회의 기준가격을 높이도록 유도했다”며 “이런 행위가 없었더라면 평균 가격 인상·인하율은 (농민들에게 유리하게) 더 낮게 책정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농협은 업체 간 짬짜미에 상당히 깊숙하게 관여한 것으로 보이지만 정작 공정위 조처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농협은 업체 관계자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예정 평균 가격 인상·인하율(기준가격)을 제시했고, 그 직후에 업체들 간의 짬짜미가 이뤄졌다. 특히 농협은 농약을 일괄 구매한 뒤 농민들에 이윤을 붙여 재판매하는 입장인 탓에 구매자인 동시에 판매자로서 평균 가격 인상·인하율의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이다. 무엇보다 이번에 적발된 업체 중 영일케미컬은 농협의 자회사다.공정위 관계자는 “농협에 대해선 충분한 조사를 진행하지 못했다”며 “현장 조사를 모두 종료한 이후 농협이 제도를 손질했다”고 말해, 이번 제도 개선이 짬짜미 의혹을 덜기 위한 면피용 조처임을 시사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지난 10년 동안 2008년 한해를 제외하고는 해마다 농약구매 기준가격을 인하했다”며 짬짜미 의혹을 부인했다. 이번 조사는 2010년 하반기부터 2년 가까이 진행됐다.전국농민회총연맹의 곽길자 정책국장은 “농민들은 농협의 농자재 계통구매 전반에 대해 엄격하게 조사할 것을 끈질기게 요구해왔다”며 “비료에 이어 농약에서도 우리 농민들에게 피해를 끼친 담합 사실이 확인된 만큼 농협 계통구매제도의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경락 기자, 김현대 선임기자 sp96@hani.co.kr

2011년 11월 21일 월요일

론스타 '먹튀', 금융 민주화 내팽개친 '모피아 왕국'


이글은 프레시안 2011-11-21일자 기사 '론스타 '먹튀', 금융 민주화 내팽개친 '모피아 왕국''을 퍼왔습니다.
[우석훈 칼럼] 외환은행, 아직도 국민주 방식은 가능하다

금융위원회는 론스타 문제와 관련하여 산업자본의 성격규명에 대한 자기 업무를 방기하고, 이미 이미 유죄로 확정판결된 사안에 관해서 '6개월 내 매각'이라는 단순 매각 명령을 내렸다.

금융당국은 2004년 KCC에 대해서, 2008년 DM 파트너스에 대해서 '징벌적 매각 명령'을 이미 내린 적이 있다. 전례에 비추어 처리하거나, 아니면 애초에 외환은행을 소유할 수 없는 산업자본인지 여부를 가리기만 하면 되는 상황인데, 금융위원회는 오로지 하나금융의 김승유 회장만을 고려해서 모든제도를 해석하였다.

어떻게 사태를 놓고 해석해도, 대통령의 친구에게 혜택을 주겠다, 이 한 문장 외에는 달리 해석이 되지가 않는다. 정치를 뛰어넘는 경제가 있기가 어렵고, 금융은 거기에 또 하나의 하부 장치이기는 하지만, 대통령 친구를 위해서 모든 국가 금융장치를 남용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치욕적인 사건이다. 게다가 금융관료들이 전문성의 틀 내에서 '모피아의 왕국'을 만들고 있어서, 아무리 사회가 민주화되어도 '금융 민주화'의 길은 여전히 멀다는 항간의 얘기들을 다시 확인시켜주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제도적인 측면에서는 민주당 등 야당의 국정조사가 진행되면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내린 판단에 대해서 총체적으로 들여다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해석이 애매한 금융위원회의 판단에 대해서는 외환은행 노조의 원인무효와 관련된 소송이 진행될 것이니, 이 사건은 다시 법원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다만 이제는 지금까지는 론스타가 피고였으나, 이제부터는 여차직하면 금융위원회의 위원들과 관련된 공무원들이 여차하면 피고석에 앉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자, 이런 국정조사와 법원의 논란은 그거라 치고, 과연 외환은행은 어떻게 푸는 것이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 이런 문제들을 이 기회에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좋을 듯 싶다.

이와 관련해서는 두 가지 쟁점이 있다.

첫째는, 강만수 전 장관이 오랫동안 신념으로 가지고 있고, 많은 모피아와 삼성 계열 경제인들이 금과옥조처럼 외쳤던 '메가 뱅크'가 과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여전히 유효한 전략인가에 대한 검토의 문제이다. 투자은행(IB : Investment Bank)이 과연한국 금융의 장기적 전략으로 의미가 있는 것인가, 그런 질문이 있을 수 있다. 산업은행에서 농협에 이르는, 지금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일련의 민영화와 대형화 전략이 바로메가뱅크라는 그림 하에서 진행되는 일이다. 이게 과연 현 시점에서 옳은가, 여기에 대한 국민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금융 공공성'에 대한 논의 특히 외환과 관련된 업무를 공공의 영역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옳으냐, 아니면 제한적이라도 공공의 영역에 둘 것인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지난 10년간, 민영화가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면서 정부 지분을 넘기고, 민간 부분에 맡기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렇지만 전력, 가스, 물, 이런 기본적인 부문에 대해서 가격 안정과 공급 안정이라는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는 새로운 시각이 점점 커지는 중이다. 외환 관리도 이런 시각에서 볼 필요가 있지 않은가?

한국 경제가 지금까지 오면서 군인들이 밀실에서 결정하던 순간도 있었고, 문민정부가 들어왔지만 결국은 관료들과 대통령 측근들이 다 알아서 몰래 결정하던 순간도 있었다. 제도상으로 마지막에 결정하는 기관들이 있지만, 그 기본은 국민적 논의와 합의를 찾아나가는 과정이 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우리는 경제 민주화라는 점에서, 아직 충분히 사회적 논의를 하기에 성숙되지는 않았고, 그 중에서도 금융은 아직도 지나치게 금융관료들의 손에 너무 많이 장악되어 있다. 금융에 대한 논의에 기술적인 어려움이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부 금융관료들이 이 모든 것에 대한 절대적 권한을 행사하는 것인 시대 착오적이다.

론스타를 두둔할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범죄집단으로 이해하고 싶지도 않다. 만약 금융위원회에서 상식적으로 제도를 집행해서 '징벌적 매각 명령'을 내렸다면 일은 훨씬 더 순리적으로 풀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늦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주 방식이라는, 정부와 기업 사이의 중간적 소유형태라는 것이 있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지금 인천공항 민영화를 위해서 동원하는 방식이 바로 이것 아닌가? 국민들도 참여하고, 다른 금융기관들이 조금씩 참여해서 분산시켜서 필요한 지분을 인수하면, 지금 성급하게 하나금융에 외환은행을 넘겨주는 것보다는 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민영화는 언제라도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지금 세계적 금융위기가 여전히 유로존의 위기와 함께 일촉즉발인 지금, 론스타의 주식을 하나금융에 독점적으로 넘겨서 불투명한 메가뱅크를 새롭게 만들 이유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지금 당장이라도 인천공항에는 국민주 방식이 가능한데, 외환은행에는 불가능하다, 그렇게 우길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제일 나쁜 경우는, 양쪽 은행이 모두 부실해지는 경우이다. 뭐라고 포장을 해도, 하나금융으로 외환은행을 넘기는 것은 대통령 친구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서 만들어낸 정치적 결정 아닌가? 중소기업이나 소매업 등 다른 분야에서는 조금씩 경제 정의에 대한 얘기가 한국에서도 진행되기 시작하는데, 유독 금융 분야에서는 여전히 밀실행정과 관료 독재가 강하다. 그리고 그 재정적 부실 등 예상가능한 손실은 결국 국민들의 몫으로 떨어지는 것 아닌가?

현재의 상황에서도 여전히 나는 외환은행을 국민주 방식으로 전환해서 독자회생의 길을 모색하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논의를 전혀 해볼 수 없을 정도로 우리가 시간이 없지는 않다. 금융위원회의 결정 사항 그대로라도 6개월 동안, 도대체 어떤 방안이 한국 경제에 최적의 대안이 될지, 모색해볼 시간을 여전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 아닌가?

외환은행 문제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는 것은 맞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가 살아야 할 미래가 또 있다. 그걸 사회적 논의 테이블에 올려놓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지금 처리해야 할 이유는 없다. 지금이라도 순리대로 문제를 풀 수 있다. 한국의 헌법 구조상, 금융당국이 국민의 위에 군림하는 상급기관은 아니다


▲ ⓒ연합뉴스

/우석훈 2.1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