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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15일 수요일

이것은 담합의 쓰나미


이글은 시사IN 2013-05-15일자 기사 '이것은 담합의 쓰나미'를 퍼왔습니다.
공정위가 1차 턴키공사 담합 외에도 2차 턴키공사 업체를 조사 중이다. 검찰과 감사원 등도 전방위 조사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담합 수익만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명박 정부 때 언론에 자주 오르내린 단어 가운데 하나가 ‘4대강’이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기사통합검색(카인즈)으로 2008년 2월25일부터 2013년 2월24일까지 이명박 대통령(MB) 재임 기간의 4대강 기사를 검색해보니 8만9224건이었다. 중앙지와 지방지를 비롯해 하루 평균 48건꼴로 4대강 기사가 난 셈이다. 그런데 MB 퇴임 뒤에도 당분간 4대강 관련 기사가 계속 나올 것 같다.

감사원은 지난 1월부터 국토교통부 등 6개 기관과 4대강 시공업체를 대상으로 담합 여부를 살피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5월2일 4대강 2차 턴키공사(2009년 10월 발주) 담합 의혹과 관련해 GS건설 본사를 조사해 관련 증거를 수집했다. 지난 3월27일에도 공정위는 2차 턴키공사에 입찰한 두산건설·한진중공업·삼환기업·한라건설·계룡건설 등 5개 건설사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였다. 공정위 안팎에서는 2차 턴키공사와 관련해 담합 정황과 증거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2월 2차 턴키공사 입찰 과정의 담합 혐의로 대형 건설사들을 검찰에 수사 의뢰한 상태다. 국토교통부와 환경부 등도 4대강 사업을 점검하기로 했다. 국무조정실도 4대강 보 등 수질과 안전을 중심으로 위원회를 꾸려 사업 내용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시사IN 조남진 충남 부여에서 진행된 4대강 공사.

정부 부처의 전방위 점검과 조사는 박근혜 대통령 의중이 반영되었다. 박 대통령은 첫 국무회의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해 “국민적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그렇다면 이제 관심은 공정위·검찰·감사원 등 전방위 조사로 그동안 제기된 각종 비리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지 여부다.

4대강 공사 비리 의혹은 주로 1차와 2차 턴키공사, 그리고 총인처리시설(오염물 저감시설의 하나) 공사에 집중된다. 모두 담합 의혹이 불거졌다. 1차 턴키공사는 공정위 조사로 이미 담합 사실이 밝혀진 상태다. 4대강 사업 1차 턴키분은 2009년 6월 발주되었다. 주로 보(洑)를 건설하는 공사로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맡았다. 발주 3년 만인 지난해 6월 공정위가 1차 턴키공사 담합을 적발해 과징금 1115억4100만원을 물렸다. 당시 공정위는 현대·대우·GS·포스코·SK건설·삼성물산·대림산업·현대산업개발 등 8개 대형 건설사가 담합을 주도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공정위 조사 결과 19개 건설사가 턴키공사가 발주되기 두 달 전인 2009년 4월 협의체를 구성했다. 협의체 위원장은 당시 현대건설 손문영 전무가 맡았다. 시공능력과 평가액 순위 등을 기준으로 건설사별로 나눠먹기에 합의했다. 1차 턴키공사 15개 가운데 14개 공구에서 현대, 대림, 대우, 삼성, GS, SK 등 빅6 건설사가 각각 2개 공구를, 포스코·현대산업개발 등이 각각 1개씩 맡았다. 나머지 11개 건설사는 하위 업체로 공사에 참여하기로 했다.


ⓒ뉴시스 2007년 6월 한반도 대운하 설명회에 이명박 당시 당내 경선 후보가 참석했다.

공정위는 왜 검찰 고발 안 했나

당시 사정을 잘 아는 빅6 건설사 가운데 한 관계자는 “4대강 사업은 동시 진행되는 공사라서 어차피 건설사들이 나눠서 공사를 진행할 사업이었다. 한 건설사가 2개 이상 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 규모에 따라 자연스럽게 교통정리가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업체를 들러리로 내세우고 공구별로 낙찰자를 내정해 입찰에 참여한 결과 낙찰가율이 높았다. 낙찰가율이 100%에 가까울수록 공사를 발주한 정부의 예산 금액에 가까운 공사 가격을 써냈다는 의미인데, 4대강 1차 턴키공사 낙찰가율은 92.94%에 달했다. 보통 낙찰가율이 80~90%대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었다. 공정위는 담합을 통해 건설사가 올린 매출이 3조6434억원에 이른 것으로 보았다. 담합이 없었다면 1조원 이상이 줄었을 것으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추산했다. 경실련은 정부를 상대로 4대강 사업 예산액 산출 근거를 공개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이겨, 현재 발주처별로 자료를 건네받고 있다. 경실련은 이 자료를 근거로 조만간 부풀려진 액수를 산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공정위가 1차 턴키공사 담합을 적발했지만 곧바로 봐주기 논란에 휩싸였다. 담합 의혹은 2009년 10월 국정감사 때 불거져 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2년8개월이나 지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기간에 4대강 입찰담합 조사관은 7명이나 교체되었다. 공정위가 사실상 담합 조사를 방치한 것 아니냐는 비난을 샀다. 또 당초 조사관 심사 보고서에는 담합을 주도한 빅6 업체에 대한 검찰 고발 조치를 담았지만 정작 최종 결정문에는 빠졌다. 담합 등 공정거래법 관련 사건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전속고발권’을 가지고 있어 고발을 해야 검찰의 공소 제기(기소)가 가능하다. 공정위가 고발하지 않으면 사법처리가 불가능하다. 공정위가 검찰에 고발하지 않고 과징금만 물리면서 담합으로 3조원대 매출액을 올린 대형 건설사들은 형사처분을 피해갔다. 


ⓒ뉴시스 지난해 5월5일 신동권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이 4대강 담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턴키공사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총인처리시설 사업도 봇물 터지듯 비리 의혹이 불거졌다. 총인은 물에 용해되어 있는 인의 총량을 말하는데, 인이 무단 배출될 경우 환경을 오염시킨다. 총인처리시설은 인을 응집제, 여과기 등을 이용해 물리·화학적 작용으로 처리하는 시설이다. 총인시설 공사의 담합 정황은 지난해 국정감사 때 민주당 한명숙 의원이 제기한 바 있다. 총인사업 가운데 턴키방식으로 발주한 36개 사업의 낙찰가율 평균이 무려 97.5%(30쪽 표 참조)에 달했다. 정부 발주 예정가에 거의 근접했다. 예를 들면 코오롱워터앤에너지가 낙찰받은 경기 가평·이천 총인처리시설 10개 사업의 낙찰가율은 98.9%였고, 태영건설이 맡은 대구 총인처리시설 사업은 낙찰가율이 99.9%였다.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 간의 입찰금액 차이도 담합 의혹을 불렀다. 파주시 총인의 경우 139억원 공사에 입찰 업체 간 가격 차이가 겨우 2000만원, 0.14% 차이였고, 남양주 화도총인의 경우 50억원 공사에 입찰가격 차이가 60만원, 0.01% 차이였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그 정도 차이라면 낙찰 예정 건설사와 들러리 건설사가 짬짜미해서 입찰에 응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총인시설 담합 의혹은 지난 2월 국회 의결을 통해 감사 청구되어 감사원이 살펴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 놓이자, 공정위에 자발적으로 담합 사실을 신고하는 건설사도 등장했다. 자진신고하면 과징금을 깎아주는 리니언시 제도를 이용한 것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총인시설을 수주한 2~3개 업체가 담합 사실을 자진 신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 서로 눈치만 보다가, 한 곳이 담합을 신고하자 다른 건설사들도 털어놓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심사위원 로비 등 비리도 다양

담합을 통한 높은 낙찰가율은 검은돈을 양산했다. 최근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총인시설을 맡았던 코오롱워터앤에너지 내부 자료를 폭로했다. 우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사업 심의위원과 지자체 공무원들에게 휴가비와 명절 떡값, 준공 대가비 1000만~2000만원씩을 전달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건설업계에서 4대강 사업과 관련한 광범위한 로비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로비 노하우도 다양하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는 심사위원으로 나설 것 같은 교수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한다며 새 노트북을 들고 가서 그대로 두고 온다. 노트북을 쓰라고 주고 오는 것이다”라고 귀띔했다. 이런 로비 폐해는 엉뚱하게도 지방 토목공학과를 뒤흔들어놓기도 했다. 전남대 토목공학과는 교수가 5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2명이 총인시설 비리 혐의로 기소되어 직위 해제되었다. 이 학교 토목공학과 박 아무개 교수는 광주시가 발주한 총인저감시설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2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구속되었고, 김 아무개 교수는 낙동강 사업에 참여한 건설사로부터 역시 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전방위 조사가 시작되자, 건설사들은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담합과 관련해서는 논의 테이블을 만든 게 이명박 정부라고 항변한다. 건설사들은 2007년 12월28일 인수위 출범 이틀 만에 장석효 당시 인수위 대운하 태스크포스 팀장이 소집한 회의를 지목한다. 당시 이 회의에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 4개 대형 건설사와 설계회사 임원급 인사가 1명씩 참석했다. 4개 대형 건설사 가운데 한 관계자는 “인수위에서 잘나가던 장석효 팀장이 운하와 관련해 컨소시엄을 구성해달라 해서 건설사들은 그대로 따랐고 이것이 확대되어 나중에 건설사 간 협의회가 되었다”라며 “담합을 지시한 게 인수위가 되는 셈인데 인수위도 처벌해야 하지 않으냐”라고 발끈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마지막 퇴임 연설에서 “꽃피는 계절이 오면 4대강 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싶다”라는 소망을 밝혔다. 꽃피는 봄이 왔지만 이 전 대통령이 4대강 주변에서 자전거를 탔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고제규·김은지 기자  |  unjusa@sisain.co.kr

2013년 3월 20일 수요일

한솔 이엠이 "4대강사업 담합했다"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3-19일자 기사 '한솔 이엠이 "4대강사업 담합했다"'를 퍼왔습니다.
"대형건설사 3곳 뇌물 주기도", 야권 "MB실세 E씨에게 전달"

박근혜 대통령이 4대강사업 담합 조사를 지시해 공안당국과 관련부처들이 4대강사업 담합 비리 조사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4대강사업 공사에 참여한 건설사들 가운데 한솔그룹이 최초로 담합 사실을 시인해 일파만파의 후폭풍을 예고했다.

19일 발간된 월간 (신동아) 4월호에 따르면, 국회가 지난달 26일 제출한 '4대강 수질개선을 위한 총인처리시설 입찰 관련 감사요구안'에 거론된 코오롱워터앤에너지, 효성에바마엔지니어링, 태영건설, 한솔이엠이 가운데 한솔그룹 계열사인 한솔이엠이가 (신동아) 취재에 담합 의혹을 사실로 인정했다.

한솔이엠이의 모그룹인 한솔그룹의 임원은 (신동아)에 "4대강 총인시설과 관련해 한솔이엠이는 담합을 했다. 공정위에 가서도 그렇게 인정했다"며 "4대강 총인시설 시공사 대부분이 담합한 것으로 안다. 이 중 대그룹 계열 건설사 세곳은 뇌물을 준 것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담합했다. 담합했고...자진 신고하면 공정위가 과징금을 깎아주잖나. 그래서 저희는 담합했다고 자진신고했다. 저희 회사에 대한 조사는 다 끝났고 저희는 과징금 부과만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게 문제가 된 게, 일부 업체들이 담합도 하고 또 뇌물을 주지 않았느냐 이런 의혹도 있다"며 "그래서 검찰조사도 진행중인 것으로 안다. 저희 한솔이엠이도 검찰 조사를 받았다. 저희 회사는 공사금액도 작고 수사에 적극 협조해서 약식기소로 끝났다. 나머지 업체들은 좀..."며 검찰 수사도 진행중임을 밝혔다.

그는 뇌물을 준 건설사가 어디어디냐는 질문에 대해선 "좀 세게 한 데가 규모가 큰 회사들인데 (대그룹 계열사인) A가, B사, C사 이런 데가 크게 걸린 걸로 알고 있다"며 "여기(저희 회사) 자료에는 이렇게 돼 있다. 이 회사들이 크게 걸린 것으로"라며 회사들의 실명을 말했다. 이 가운데는 국회 감사요구안에 실명으로 거론되지 않은 건설사도 있었다.

그는 4대강사업에 참여한 다른 건설사들의 담합 여부에 대해서도 "보통 4대강 주변 지역별로 총인시설 들어갈 때 컨소시엄으로 몇개씩 들어가잖나. 어쨌든 간에 다 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신동아)가 입수한 한솔그룹 내부문건에는 "공정위 조사경위 설명. 4대강 총인처리시설 수주 관련 업체간 담합 의혹에 대한 조사(8개 회사). (자사는) 조사에 성실히 임하였으며 리니언시(자진신고). 현재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부과 절차만 남았음. 이와 별도로 관련업체 모두 뇌물 공여 혐의로 검찰 조사 진행. (자사는) 불법행위 미미하여 약식기소 처리"라고 적시돼 있었다.

(신동아)는 4대강 22개 총인시설사업에서 한솔이엠이와 함께 응찰한 건설사들, 뇌물 의혹이 제기된 건설사들에 담합이나 뇌물공여 사실이 있는지 입장을 물었으나 한 건설사는 내부적으로 사정을 알아보고 답을 주겠다고 한 뒤 연락이 없었고 이외 건설사들은 "담합이나 뇌물 공여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4대강 시공사에서 이명박 정권 실세에게 돈이 흘러들어갔다는 주장도 나왔다.

임내현 민주통합당 의원실의 도정호 보좌관은 "4대강 시공사인 D사의 전직 고위층과 지난해 8,9,10,11월 여러 차례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그는 '회사에서 조성한 비자금 중 일부가 이명박 정권의 실세 E씨에게 전달됐다'고 제보했다"고 말했다.

복마전 의혹을 사고 있는 4대강 사업이란 판도라 상자의 뚜껑이 마침내 열리기 시작한 양상이다.

박태견 기자 

2012년 10월 8일 월요일

재벌들 담합 또 담합…끊으려면 총수 처벌해야


이글은 프레시안 2012-10-08일자 기사 '재벌들 담합 또 담합…끊으려면 총수 처벌해야'를 퍼왔습니다.
[이권경제에서 혁신경제로 ④] 이권경제의 극복방안 (2)

국제금융과 에너지 관련 사업을 하는 박창기 (주)엔오푸스 대표가 기고한 글입니다. 박 대표는 서울대학교 식물학과를 졸업하고 제일제당에 15년간 재직했습니다. 이 15년 중 8년은 런던과 뉴욕지점에서 근무했습니다. 1999년 증권정보 제공 인터넷 기업인 (주)팍스넷을 창업해 4년간 경영했고, 그 후 다양한 분야의 투자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브이소사이어티 창립 주주이며, 희망제작소 이사를 역임했습니다. 박 대표는 이권이 지배하는 경제를 극복하고 혁신경제로 나아가야 경제가 발전하고 국민이 행복해진다는 주제의 책을 쓰고 있습니다. 이 글은 조만간 발간될 책에 수록될 예정입니다. (편집자 주)

재벌들의 담합 퍼레이드

'10대 대기업 및 계열사의 2000년 이후 공정거래법 위반현황'에 따르면 2000년 이후 2011년 5월까지 삼성그룹은 80건의 공정거래법을 위반하여 118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기업별로는 삼성카드가 10건 위반하여 가장 많았고, 삼성물산 9건, 삼성생명 7건이었다. 현대차그룹은 52건 위반에 과징금이 1430억 원이었고, SK그룹은 76건에 2441억 원이었다. 액화석유가스(LPG) 담합으로 994억 원을 물었던 SK의 과징금이 가장 큰 금액이었다. LG그룹은 53건에 758억 원, 롯데그룹은 69건에 349억 원이었다.

하지만 대기업들은 자진신고를 통해 과징금의 절반 이상을 감면받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146건의 대기업 담합사건으로 부과된 당초 과징금은 7176억 원이었지만 이 가운데 3891억 원은 자진신고로 감면되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11번 자진신고를 통해 과징금을 400억 원가량 감면받았으며, SK그룹은 11번 담합이 적발되었으나 5번을 자진신고해 2659억 원을 감면받았다. 이를 보면 삼성카드, 삼성생명, SK가스 등 이권경제에서 주로 담합범죄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소경제나 혁신경제에는 담합이 거의 없다.

2009년 국내 LPG 업체 6곳이 담합하여 가격을 올리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되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SK가스, E1 등 수입 2개사는 달마다 전화와 면담으로 72차례에 걸쳐 판매가격 담합을 결정했고, 이를 거래관계가 있는 SK가스 등 4개 정유사에 팩스 등으로 통보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담합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이 부과된 LPG 업계 담합조사에서 SK에너지와 SK가스 등 상위권 업체들이 리니언시를 통해 과징금을 면제 및 감면 받았다. 그래서 자진신고 업체에 대한 감면금액을 제외한 실질 부과액은 4093억 원이며 공정거래위원회가 각 업체에 심사보고서를 통해 통보한 과징금 1조 3000억 원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금융업계의 담합


금융분야에서도 수많은 담합이 일어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2년 7월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의 금리를 조직적으로 담합한 혐의를 잡고 조사에 들어갔다. 2008년 8월에는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회사들이 입찰담합을 하다가 적발되어 265억 원의 과징금을 물게 되었다. 24개의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회사들이 단체보험과퇴직보험 보험료율을 담합하고, 들러리 입찰 방식으로 담합했다. 이에 삼성생명 115억 원, 교보생명 67억 원, 대한생명 30억 원, 삼성화재 22억 원, LIG손해보험 17억 원, 현대해상 9억 원, 농협 5억 원 정도씩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2011년에는 생명보험회사들이 이자율을 담합하여 소비자들의 피해가 17조 원에 이른다는 대규모 담합사건이 적발되었다. 공정위의 발표에 따르면 이들 생보사들은 2000년 보험가격 자유화 이후부터 2006년까지 이자율을 담합했다. 보험사들은 이율을 최종 확정하기 전에 각 회사의 이율 결정 내역을 상호 전달 및 교환하여 가입자들에게 정상보다 낮은 이자를 지급했다. 과징금은 삼성생명(1578억 원), 교보생명(1342억 원), 대한생명(486억 원), 알리안츠생명(66억 원), 흥국생명(43억 원) 등 12개 회사 도합 3653억 원이었다.

이 생명보험회사들의 담합사건 역시 리니언시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이를 공정위에 신고한 업체는 보험업계 상위 3개사인 삼성과 교보 그리고 대한생명이었다. 이로 인해 교보생명은 과징금 100% 면제, 삼성과 대한은 각각 70%와 60% 정도 감면혜택을 받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또 다른 업체들에 대해서도 30% 정도 감면혜택을 줘 3653억 원의 과징금이 1000억 원 정도로 축소되었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생보사들이 이자율을 담합하여 기준이율보다 0.3%포인트정도 낮게 적용했으며, 이로 인해 2001년부터 2006년까지 확정형 예정이율 상품에 가입한 소비자들이 도합 17조 원, 매년 2조 8000억 원씩을 추가로 부담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에 대해서 국가가 했던 일은 불과 1000억 원의 과징금을 징수한 것뿐이다. 대한민국 사법기관이 과연 국민을 위해서 일하는지 아니면 재벌을 위해 일하는지 회의하지 않을 수 없다.

생명보험회사들이 17조 원을 부당하게 취득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것이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분석해보자. 피해자의 숫자가 500만 명이라면 평균 340만 원씩 피해를 본 셈이다. 과징금을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삼성생명이 약 43%으로 7.3조 원, 교보생명이 37%로 6.2조 원, 그리고 대한생명이 13%로 2.3조 원이다. 이를 합하면 93%에 이른다. 부당이득의 대부분은 보험회사 주주의 이익으로 변했다. 특히 삼성생명의 대주주 이건희 일가에게 돌아간 돈은 어마어마하다. 만약 이런 담합범죄가 없었다면 17조 원의 자금은 가정에서 저축하여 투자로 연결되고, 소비하여 경제성장에 기여했을 것이다. 이 나라의 참담한 부조리한 구조이다.

▲ 8월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금융소비자원에서 관계자가 수북이 쌓인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대출 집단소송 관련 서류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휘발유-경유 시장의 담합구조

이러한 담합은 다양한 상품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특히 4개 업체의 과점시장 하에서 원유를 수입하고 정제해서 휘발유와 경유를 판매하는 정유시장에서도 경쟁을 억제하고 가격을 통제하려는 일이 지속되고 있다. 또한 3개 회사가 과점하고 있는 통신시장에서도 경쟁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끈질기게 유지된다. 주목해야 할 사실은 이에 대한 정책을 결정하는 관료들이 부당한 일을 억제하는 역할보다는 불법적인 담합과 경쟁제한을 제도적으로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2008년에 원유가격이 140달러까지 올라갔을 때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000원 정도였다. 그런데 2012년 초 현재 원유 가격이 100달러 수준인데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넘겨 거래된다. 휘발유, 경유 시장은 4개 사업자가 98%를 차지하고 있는, 시장점유율 변화가 거의 없는 과점체제다. 이들은 1997년 이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경고조치 이상의 제재를 22차례나 받았다.

1990년대 후반, 정부는 휘발유 가격의 담합을 억제하기 위해 수입판매업을 허가했다. 그 후 타이거오일 등 10여 개 회사가 석유류를 수입 판매하여 가격안정에 기여했다. 수입업자가 공급하는 경질유의 비중은 2002년 9.2%까지 높아졌다. 그러자 정유회사와 관료들이 결탁하여 석유 수입에 불리한 규제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 제도들은 다음과 같다.

1) 완제품의 수입관세를 올려서 수입업체에 불리하게 했다.2) 국내시판 제품의 품질규격을 높여서 외국 제품을 수입하기 어렵게 했다. 현재 우리나라 휘발유 품질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품질이 지나치게 높아 이런 제품은 다른 나라에서는 거의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수입하기 어렵다.3) 저장탱크를 더 크게 해야 한다는 규제를 만들어 영세한 석유 수입업체들에 재정적으로 타격을 주었다.

결국 2006년에는 수입물량이 0.5%까지 추락했다. 그리고 휘발유-경유 시장은 다시 과점체제로 돌아갔다. 10개 가까이 있던 석유수입사업자가 지금은 거의 다 파산했다. 그 후 휘발유, 경유의 가격이 비상식적으로 올라갔다. 2011년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물가안정을 목표로 리터당 100원씩 강제로 내리게도 하고, 일본의 석유를 수입하겠다는 둥 정부가 주유소를 만들겠다는 둥 노력했다는데 뚜렷한 효과는 없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입관세를 낮추어 시장을 개방하는 것이다. 경쟁을 촉진하면 담합은 자동적으로 사라진다. 실제로 CJ제일제당과 SK에너지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이것이다. 그래서 수입자유화를 막기 위해 엄청난 로비활동을 벌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담합

2012년 초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제품 가격을 담합했다는 신문기사가 나왔다. 세계적인 소비재기업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담합을 한 것이다. 게다가 자진신고한 삼성전자는 100% 벌금을 면제받고 LG전자는 벌금의 50%를 면제받았다. 이렇게 담합한 모든 업체가 감면을 받는다면 리니언시 제도는 정당성이 없어진다.

이권경제를 줄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담합은 물가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이며, 사회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다. 불신풍조를 만연시키는 행위이며 시장경제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이기도 하다. 담합을 무마하기 위한 뇌물과 향응, 부정부패의 냄새가 대한민국에 진동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담합을 자본주의 시장경제라는 국가 존립의 질서를 문란케 하는 중범죄로 처벌해야 한다. 우선 담합에 대해서 미국처럼 피해액의 3배를 국가에 벌금으로 물도록 하는 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추가로 피해자들이 집단소송을 통해 피해의 2배 이상을 변상받도록 하는 법안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리니언시 제도의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무능력했다. 재벌들은 범죄행위를 계속해왔고, 관료, 언론, 학자, 사법당국 등 국가의 핵심 엘리트들이 이들을 비호하며 대다수 국민들을 착취해왔다. 국민들이 잘사는 선진국에서는 카르텔과 담합을 엄격히 징벌한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가난한 후진국의 공통점은 이런 이권집단이 통제되지 않고 왕성하게 활동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경제기획원과 재무부, 상공부의 핵심관료들이 장기간에 걸쳐서 협조했고, 국회와 사법부는 담합범죄에 매우 너그러운 태도를 취해왔다. 누군가가 헌법소원을 하여 국민에게 준 피해 보상을 요구한다면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다.

리니언시 제도를 고치자

우리나라에서는 리니언시 제도가 1997년에 도입된 후 자진신고가 저조했으나, 2005년 면제조치를 확대한 이후부터 자진신고 건수가 늘어났다. 2002년까지는 한 해에 한두 건이던 것이 2005년 이후 한 해에 7~15건의 자진신고가 있었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이 제도가 매우 효과적이라고 자랑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제도로 당사자들 중 다수를 면책해주면서 오랜 기간의 범죄행위를 일사부재리의 원칙까지 이용하여 면책받는 수단으로 변질되었다는 비판의 소리가 높다. 그래서 나는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안한다.

자진신고를 하면 최근 2년간의 피해액은 면제해주되 과거의 모든 범죄는 징벌적 처벌을 하는 방안이다. 그리하면 가급적 빨리 자진신고를 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예컨대 설탕의 담합을 과거 수십 년간 지속한 것 중 최근 2년을 제외한 기간 동안은 부당이익의 3배를 벌금으로 매기는 방식이다. 그리했다면 CJ제일제당의 벌금은 1조 원 단위가 될 것이고 이를 본 업체들은 담합을 할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미국의 셔먼법 1조는 주(州) 간 또는 외국과 거래 또는 통상을 제한하는 모든 계약과트러스트 그리고 기타 형태에 의한 결합 또는 공모는 위법으로 규정한다. 카르텔은 주로 형사사건으로 다루어지므로 법무부 독점금지국이 담당한다. 2004년부터는 처벌의 상한선을 크게 늘렸다. 개인에게 징역 상한을 3년에서 10년으로 늘렸다. 개인에 대한 벌금을 35만 달러에서 100만 달러로 올렸다. 법인에 대한 벌금도 1000만 달러에서 1억 달러로 올렸다. 2006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반도체 담합으로 4억 85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고 임원들 7명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미국은 담합이익의 두 배까지 벌금을 부과한다. 최근 몇 년간은 담합사건에 대한 징역처분이 70~80%에 이른다고 한다.

집단소송제를 도입해야 한다

미국에서 담합을 저지른 자들은 벌금과 별도로 피해자 보상을 해야 한다. 집단소송제를 통해서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피해자에게도 보상해야 하며 피해금액의 3배까지 청구할 수 있어 징벌적인 처벌을 받게 된다. 우리나라는 집단소송제가 없어서 소송진행이 어렵다. 2001년 교복가격 담합사건에 대해 7년이 걸린 소송 끝에 소비자의 승소로마감했다. 우리나라도 선진국 수준의 처벌을 해야 만연한 담합이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담합에 가담한 개인을 처벌할 때 대표이사나 최대주주도 함께 처벌해야만 담합이 근절될 수 있다. 지금처럼 하수인들만 처벌하면 담합 근절이 어렵다.

 /박창기 (주)엔오푸스 대표

2012년 9월 4일 화요일

"공정위, 4대강 담합 알고도 축소은폐"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2-09-04일자 기사 '"공정위, 4대강 담합 알고도 축소은폐"'를 퍼왔습니다.
김기식 "턴키공사 담합도 확인하고 1년 4개월 침묵"

공정거래위원회가 4대강 공사 구간의 영주 다목점댐 및 4대강사업을 둘러싼 대형건설사들의 담합 사실을 적발하고도 축소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기식 민주통합당 의원이 4일 공개한 '4대강사업 입찰담합 관련 진행상황'이라는 제목의 내부 문서에 따르면, 공정위는 "(영주 다목적댐 공사 관련) 다른 공사 건 관련 조사(2009.12.16)에서 영주 다목적댐 입찰담합 관련 자료(합의서)를 확보"라며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기본설계의 내용에 대하여 사전 합의"라고 적시하며, 현장 직권조사를 마치고 심사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공정위는 담합에 대한 모든 조사를 끝내고도 3년여 동안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또한 "공정위는 4대강 사업 1차 턴키공사와 관련한 담합 사실을 2010년에 조사하고 김동수 공정위원장의 취임 직후인 2011년 2월 14일 보고했는데 사건 처리를 지연시켰고, 건설사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과징금을 깎아줬다"며 "어떤 정치적인 배경에서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혹에 대해 공정위가 답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지난 6월 5일 삼성, 현대, 대우, 대림, GS, SK, 현대산업개발, 포스코 등 4대강 사업 입찰을 담합한 8개 업체에 과징금 1천6천억원을 부과, 공정위가 김 위원장에게 보고한 시점에서 1년 4개월이 지나서야 실질적인 조처가 이뤄진 셈이다. 


김동수 위원장은 앞서 지난달 23일 열린 임시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시민단체들의 직무유기로 공정위를 고발한 것과 관련, "자진신고가 없었는데도 최선을 다해 조사했다"며 "검찰 수사 결과에서 직무를 유기했다는 사실이 발견되면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바 있다.

최병성 기자 

2012년 7월 26일 목요일

농협까지 가담해 농약값 8년간 짬짜미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25일자 기사 '농협까지 가담해 농약값 8년간 짬짜미'를 퍼왔습니다.

공정위, 업체 9곳에 과징금 216억
자회사 포함 농협 제재 안해 논란

동부하이텍 등 9개 농약 제조업체가 8년간 가격을 짬짜미(담합)해 온 것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드러났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에 모두 216억원 상당의 과징금을 물렸다. 하지만 업체 간 짬짜미에 깊숙이 간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농협중앙회는 공정위의 조처 대상에서 빠져 논란이 일고 있다.공정위는 25일 ㈜동부하이텍, ㈜경농, 바이엘크롭사이언스㈜, 신젠타코리아㈜, ㈜영일케미컬, 한국삼공㈜, ㈜동방아그로, ㈜동부한농, ㈜성보화학 등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15억91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들은 2002년부터 2009년까지 매년 농협중앙회와 구매계약을 할 때 납품가격을 높이려고 사전에 합의한 가격 인상·인하율을 제시했다.농약 시장은 크게 농협중앙회가 일괄 구매해 단위 농협이 일정한 이윤을 붙여 농민들에게 재판매하는 ‘계통농약 시장’과 제조업체들이 농협을 경유하지 않고 농민이나 도소매상에 직접 판매하는 ‘시판 시장’으로 나뉜다. 업체들 간 짬짜미가 주로 일어난 계통농약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전체 농약시장(1조2578억원)의 절반 수준인 5346억원에 이른다.조홍선 공정위 카르텔조사과장은 “농약업체들이 사전에 입을 맞춰 농협중앙회의 기준가격을 높이도록 유도했다”며 “이런 행위가 없었더라면 평균 가격 인상·인하율은 (농민들에게 유리하게) 더 낮게 책정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농협은 업체 간 짬짜미에 상당히 깊숙하게 관여한 것으로 보이지만 정작 공정위 조처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농협은 업체 관계자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예정 평균 가격 인상·인하율(기준가격)을 제시했고, 그 직후에 업체들 간의 짬짜미가 이뤄졌다. 특히 농협은 농약을 일괄 구매한 뒤 농민들에 이윤을 붙여 재판매하는 입장인 탓에 구매자인 동시에 판매자로서 평균 가격 인상·인하율의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이다. 무엇보다 이번에 적발된 업체 중 영일케미컬은 농협의 자회사다.공정위 관계자는 “농협에 대해선 충분한 조사를 진행하지 못했다”며 “현장 조사를 모두 종료한 이후 농협이 제도를 손질했다”고 말해, 이번 제도 개선이 짬짜미 의혹을 덜기 위한 면피용 조처임을 시사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지난 10년 동안 2008년 한해를 제외하고는 해마다 농약구매 기준가격을 인하했다”며 짬짜미 의혹을 부인했다. 이번 조사는 2010년 하반기부터 2년 가까이 진행됐다.전국농민회총연맹의 곽길자 정책국장은 “농민들은 농협의 농자재 계통구매 전반에 대해 엄격하게 조사할 것을 끈질기게 요구해왔다”며 “비료에 이어 농약에서도 우리 농민들에게 피해를 끼친 담합 사실이 확인된 만큼 농협 계통구매제도의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경락 기자, 김현대 선임기자 sp96@hani.co.kr

2012년 7월 19일 목요일

[사설] 대출이자 더 챙기려 시디금리 담합했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18일자 사설 '[사설] 대출이자 더 챙기려 시디금리 담합했나'를 퍼왔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은행과 증권사를 대상으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의 짬짜미(담합) 의혹에 대해 조사를 벌인다고 한다. 3개월 만기의 무기명 증권인 시디는 은행의 단기 자금조달 수단으로, 대출금리의 기준지표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들의 수익성은 물론 가계나 기업의 대출이자 부담에도 바로 영향을 미친다. 은행이나 증권사들이 금리 짬짜미를 했다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며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그동안 금융권에선 시디금리 짬짜미 의혹이 심심치 않게 제기되었다. 다른 은행 금리에 견줘 시디금리만 안정적으로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4월9일부터 7월11일까지 3년 만기 국채금리는 연 3.50%에서 3.19%로 내린 반면 시디금리는 연 3.54%로 변동이 없었다. 짬짜미 의혹이 제기된 배경이다. 시디금리가 조작돼 높아질 경우 가계의 대출이자 부담은 높아지고 반대로 은행이 거둬들이는 이자는 많아진다. 현재 가계대출 잔액의 약 30%인 300조원가량이 시디 연동형 상품이라고 한다.시디는 은행에서 발행하고 증권사가 인수해 유통시킨다. 해당 증권사들은 중개수수료만 받는 증권사가 시디금리를 일부러 올릴 이유가 없다고 항변한다. 은행들 또한 시디를 발행하기만 할 뿐 최종 금리 결정은 증권사 몫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발행 주체이면서 이해당사자인 은행들이 시디금리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증권사들은 은행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다고 한다. 금리 결정 과정의 투명성과 객관성이 떨어지는 구조다. 최근 들어 시디 거래가 급감하면서 가격결정 원리가 작동하지 않은 탓에 금리 변동이 없었다고 하는데, 궁색한 설명으로 수긍하기 어렵다. 오히려 시디 발행 물량이 많이 줄어든 게 짬짜미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은행이 시디를 금리를 높여 발행할 수는 없더라도 적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는 것은 막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할 이유는 분명히 있다. 은행의 수익과 직결되는 까닭이다. 국제금융시장에서 큰 파문을 일으킨 바클레이스은행의 리보금리 조작사건도 비슷한 이유에서 발생했다. 따라서 철저한 조사로 짬짜미 여부를 밝혀내는 것과 함께 시디금리를 대체할 새로운 단기 지표금리를 만들 필요가 있다.금리가 하향 흐름을 보여도 가계대출 금리는 요지부동인 상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금리 하락기에 예금금리는 더 빨리 더 많이 떨어뜨리고 대출금리는 천천히 조금 떨어뜨리려는 은행들의 관행도 이번 기회에 바로잡아야 한다.

2012년 3월 28일 수요일

[사설]‘거짓 공문’으로 자영업자 속인 삼성카드


이글은 경향신문 2012-03-27일자 사설 '[사설]‘거짓 공문’으로 자영업자 속인 삼성카드'를 퍼왔습니다.
삼성카드가 미국계 대형 유통업체인 코스트코에 낮은 가맹점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는 것에 반발해온 자영업자 단체 등에 거짓 내용의 공문을 보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카드는 파문이 일자 문제의 내용을 삭제한 공문을 다시 보냈지만 없는 사실까지 동원해 자영업자 단체 등을 겁박하려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와 유권자시민행동은 최근 삼성카드가 코스트코에 0.7%의 수수료를 적용하는 것은 특혜라며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지 않을 경우 4월1일부터 삼성카드 결제 거부 운동을 벌이겠다고 압박해왔다. 코스트코가 단독 가맹점이라는 이유로 삼성카드가 적용하는 0.7%의 수수료율이 일반적인 유통업체 수수료율 1.5~2%에 비해 턱없이 낮아 부당한 특혜 사례로 지목된 때문이다. 삼성카드는 이에 지난 23일 두 단체에 e메일 공문을 보내 “최근 코스트코를 방문해 수수료 인상을 요청했으나 ‘계약기간 중 일방적인 계약조건 변경은 국내법상 불공정행위에 해당하며 최근 발효된 자유무역협정(FTA) 규정상 국제분쟁 사례로 지적될 수도 있는 중대한 문제’라면서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문 가운데 FTA 관련 부분은 새빨간 거짓으로 드러났다. 취재 결과 코스트코는 수수료 문제와 관련해 한·미 FTA를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수수료 계약 변경이 FTA에 따른 국제분쟁으로 비화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통상 전문가들의 얘기다.

삼성카드는 어제 회사 블로그에 내건 사과문에서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밝혔지만 삼성카드가 FTA를 무기삼아 두 단체를 은근히 겁박하려 했던 것 아니냐며 의도성에 무게를 두는 시각도 있다. 거짓 공문까지 보낸 것에 대해서는 ‘삼성의 도덕성이 이 정도밖에 안되느냐’는 비난이 쏟아진다. 최근 삼성이 담합,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방해 등으로 잇따라 여론의 질타를 받은 사실을 상기하면 삼성에 일대 쇄신이 필요해 보인다.

2012년 1월 14일 토요일

[사설]담합하면 회사 문 닫을 정도로 처벌 강화해야


이글은 경향신문 2012-01-13일자 사설 '[사설]담합하면 회사 문 닫을 정도로 처벌 강화해야'를 퍼왔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그제 세탁기, 평판TV, 노트북PC 등의 가격을 담합한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총 446억원의 과징금을 물렸다. 두 회사는 2년 전에도 광주시교육청 등에 에어컨과 TV를 납품하면서 담합한 사실이 적발돼 2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적이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LG디스플레이 등과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과 물량 공급을 담합한 것을 포함하면 이번이 세 번째다.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들로서 그동안 입만 벌리면 ‘윤리경영’ ‘정도경영’을 외쳐왔다는 점에서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내 가전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두 회사가 담합을 서슴지 않는 것은 공정위의 제재가 솜방망이에 그치기 때문이다. 담합으로 벌어들이는 이득이 과징금보다 월등히 많은 상황이라 늘 담합 유혹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장을 지배하는 독과점 기업들의 담합은 시장 질서를 근본적으로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중대 범죄다. 공정위가 담합을 단속하고 있지만 담합 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것은 제도적으로 허점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과징금 부과액이 관련 매출액의 1~2%에 그친다는 데 있다. 담합 행위를 자진 신고하면 과징금을 감면해주는 ‘리니언시’ 제도도 문제다. 공정위가 이번에 삼성전자에는 258억원, LG전자에는 188억원의 과징금을 물렸다지만, 담합 행위를 자진 신고한 LG전자는 한푼도 내지 않는가 하면 삼성전자는 절반을 감액받는다. 과징금 부과가 하나마나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담합을 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부도덕성은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당장의 이익에 눈이 팔려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것은 대기업으로서의 자세가 아니다. 담합이 회사 차원이 아니라 담당 부서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해명은 구차한 변명에 불과하다. 담합으로 가격을 높게 조작해 소비자를 우롱하고 사상 최대 이익을 냈다고 자랑하는 두 회사의 행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그러나 현행 제도 아래서는 시장 독과점 기업들이 담합으로 장난을 쳐도 막을 수 없으니 국민으로서는 기가 찰 노릇이다.

무엇보다 담합에 대한 과징금 부과액을 대폭 올려야 한다. 담합 사실을 자진 신고하면 과징금을 깎아주는 리니언시 제도도 손질해야 한다. 담합 행위와 관련된 임직원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할 필요도 있다. 선진국처럼 담합하다 한번 걸리면 회사가 문을 닫을 수 있을 정도로 처벌이 강화돼야 한다. 그래야 담합 유혹에서 확실히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 전이라도 담합을 일삼는 독과점 대기업들이 진정으로 자성해야 한다. 대기업 총수가 나서서 담합 절대 금지를 선언하길 바란다. 담합은 소비자를 속이는 비겁하고 더러운 행위다.

삼성·LG 수천억원 규모 가격 담합, 기사를 찾아볼 수 없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13일자 기사 '삼성·LG 수천억원 규모 가격 담합, 기사를 찾아볼 수 없다'를 퍼왔습니다.
저가 모델 단종·신제품 가격 인상 짬짜미 등 단신 처리

삼성전자와 LG 전자가 소비자를 우롱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들의 짬짜미를 통한 가격 담합을 적발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2일 "삼성전자, LG 전자가 공정거래법상 가격의 공동결정, 유지, 변경 규정을 어겨 법위반행위 금지, 정보교환행위 금지 명령을 내리고 삼성전자에 258억1140만원, LG전자에 188억 3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은 전화통화와 모임을 가지면서 출고가 인상, 판매장려금 축소 등의 방법을 통해 소비자 판매가격을 최대 20만원까지 인상했다.
일례로 이들은 지난 2008년 10월 전자동세탁기 저가모델을 단종시키고 드럼세탁기 소비자가격을 60만원 이상으로 인상·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드럼세탁기 4개 모델의 출하가를 2만∼6만원 인상하고 장려금을 2만원 낮췄고, LCD·PDP TV 10개 모델의 장려금 2만∼8만원 축소, 할인율 5∼10% 포인트 축소, 출고가 3만원 인상을 '짬짜미' 했다.
이번 공정위의 적발은 LG전자의 자진신고로 밝혀졌는데, 담합자진신고자감면제로 인해 LG 전자는 과징금 전액을 면제받을 것으로 보여 오히려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예상된다.
의제 설정 기능 포기한 경제지들
문제는 언론이 소비자를 우롱한 두 회사의 행태에 대한 비판에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두 회사의 관계에 따라 불거진 일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이들의 짬짜미 행태에 대해서는 애써 비판의 '각'을 세우지 않은 보도도 보인다. 
특히 경제지들은 공정위 발표를 전하는 수준에 머무르면서 기사 비중 역시 2~3단에 그쳤다.
매일경제는 14면에서 '낯뜨거운 리니언시 경쟁'이란 3단짜리 기사로 관련 소식을 전했다. 매일경제는 "LG그룹과 삼성그룹은 공정위 조사가 시작될 때마다 경쟁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전자제품 담합 사실을 실토하는 리니언시 경쟁을 벌여왔다"고 보도했다.

▲ 매일경제 17면

매일경제는 대신 17면 미국 소비자가전쇼 특별 지면을 통해 삼성과 LG을 낯뜨겁게 홍보했다. 매일경제는 해당 지면에서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을 인터뷰해 "삼성 올해 TV 5000만대 팔겠다"는 포부를 전했고, 나란히 신문범 LG전자 생활가전 사업본부장을 말을 빌려 "LG 가전 2년내 넘버원 된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두 회사의 짬짜미에 대한 비판에서는 소극적이었던 매일경제는 특별 지면까지 할애해 두 회사를 홍보하고 있다는 비난이 나올 만 하다.
파이낸셜뉴스와 서울경제도 2~3단 짜리 기사에서 공정위 발표를 전하는 수준에 머물렀고, 머니투데이에서는 관련 기사를 찾아볼 수 없다.
반면 한국경제는 8면 '담합업체 모두 혜택주는 이상한 리니언시"라는 4단 기사에서 공정거래법 전문가의 말을 빌려 "두 회사가 시장을 양분한 상황에서 먼저 신고한 업체에 100%, 두번째로 신고한 업체에는 50%의 과징금 감면 혜택을 주는 것은 담합 규제의 실효성을 크게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두 문장으로 처리된 짬짜미 보도
두 회사가 담합해 가격을 올린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질이 나쁜 행위이면서도 시장의 기본질서를 방해하는 행위다. 경제지들은 이들의 행태를 비판하고 감시하는 역할이 다른 매체보다 더욱 막중하다고 볼 수 있다. 언론의 의제 설정 기능으로 보자면 공정위 보도와 관련해 경제지들에게 낮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렇다고 다른 종합 일간지 신문들의 보도도 크게 다르지 않다. 보수 성향의 신문들은 관련 소식를 다뤘더라도 1~2단 분량을 넘지 않았다. 동아일보의 경우 다섯 문장으로 정리해 공정위 발표를 전했고, 서울신문의 경우는 단 두 문장으로 관련 소식을 처리했다.


▲ 서울신문 16면

조선일보는 이번 두 회사의 '짬짜미' 행위보다는 LG 전자의 '배신'에 초점을 맞췄다.
조선일보는 "삼성전자가 LG전자로부터 세번째 뒤통수를 맞았다"면서 삼성전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준법 경영을 추구하는데 이런 문제가 터져 유감스럽다"고 전했다.
언론이 중요한 뉴스가 아니라고 판단해서 관련 보도에 비중을 두지 않았다고 얘기할 수는 있다. 하지만 담합을 막을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관련 소식을 충실히 전하기를 기대하는 것이 독자의 바람이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사실상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기업들이 벌인 담합으로 인해 그 가격부담은 직접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되었음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며 "경제력이 집중되어 사회적으로 많은 혜택을 보고 있는 대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 하기는커녕, 노골적으로 소비자들의 등골을 빼내어 부당하게 이득을 챙긴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