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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15일 수요일

이것은 담합의 쓰나미


이글은 시사IN 2013-05-15일자 기사 '이것은 담합의 쓰나미'를 퍼왔습니다.
공정위가 1차 턴키공사 담합 외에도 2차 턴키공사 업체를 조사 중이다. 검찰과 감사원 등도 전방위 조사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담합 수익만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명박 정부 때 언론에 자주 오르내린 단어 가운데 하나가 ‘4대강’이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기사통합검색(카인즈)으로 2008년 2월25일부터 2013년 2월24일까지 이명박 대통령(MB) 재임 기간의 4대강 기사를 검색해보니 8만9224건이었다. 중앙지와 지방지를 비롯해 하루 평균 48건꼴로 4대강 기사가 난 셈이다. 그런데 MB 퇴임 뒤에도 당분간 4대강 관련 기사가 계속 나올 것 같다.

감사원은 지난 1월부터 국토교통부 등 6개 기관과 4대강 시공업체를 대상으로 담합 여부를 살피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5월2일 4대강 2차 턴키공사(2009년 10월 발주) 담합 의혹과 관련해 GS건설 본사를 조사해 관련 증거를 수집했다. 지난 3월27일에도 공정위는 2차 턴키공사에 입찰한 두산건설·한진중공업·삼환기업·한라건설·계룡건설 등 5개 건설사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였다. 공정위 안팎에서는 2차 턴키공사와 관련해 담합 정황과 증거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2월 2차 턴키공사 입찰 과정의 담합 혐의로 대형 건설사들을 검찰에 수사 의뢰한 상태다. 국토교통부와 환경부 등도 4대강 사업을 점검하기로 했다. 국무조정실도 4대강 보 등 수질과 안전을 중심으로 위원회를 꾸려 사업 내용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시사IN 조남진 충남 부여에서 진행된 4대강 공사.

정부 부처의 전방위 점검과 조사는 박근혜 대통령 의중이 반영되었다. 박 대통령은 첫 국무회의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해 “국민적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그렇다면 이제 관심은 공정위·검찰·감사원 등 전방위 조사로 그동안 제기된 각종 비리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지 여부다.

4대강 공사 비리 의혹은 주로 1차와 2차 턴키공사, 그리고 총인처리시설(오염물 저감시설의 하나) 공사에 집중된다. 모두 담합 의혹이 불거졌다. 1차 턴키공사는 공정위 조사로 이미 담합 사실이 밝혀진 상태다. 4대강 사업 1차 턴키분은 2009년 6월 발주되었다. 주로 보(洑)를 건설하는 공사로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맡았다. 발주 3년 만인 지난해 6월 공정위가 1차 턴키공사 담합을 적발해 과징금 1115억4100만원을 물렸다. 당시 공정위는 현대·대우·GS·포스코·SK건설·삼성물산·대림산업·현대산업개발 등 8개 대형 건설사가 담합을 주도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공정위 조사 결과 19개 건설사가 턴키공사가 발주되기 두 달 전인 2009년 4월 협의체를 구성했다. 협의체 위원장은 당시 현대건설 손문영 전무가 맡았다. 시공능력과 평가액 순위 등을 기준으로 건설사별로 나눠먹기에 합의했다. 1차 턴키공사 15개 가운데 14개 공구에서 현대, 대림, 대우, 삼성, GS, SK 등 빅6 건설사가 각각 2개 공구를, 포스코·현대산업개발 등이 각각 1개씩 맡았다. 나머지 11개 건설사는 하위 업체로 공사에 참여하기로 했다.


ⓒ뉴시스 2007년 6월 한반도 대운하 설명회에 이명박 당시 당내 경선 후보가 참석했다.

공정위는 왜 검찰 고발 안 했나

당시 사정을 잘 아는 빅6 건설사 가운데 한 관계자는 “4대강 사업은 동시 진행되는 공사라서 어차피 건설사들이 나눠서 공사를 진행할 사업이었다. 한 건설사가 2개 이상 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 규모에 따라 자연스럽게 교통정리가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업체를 들러리로 내세우고 공구별로 낙찰자를 내정해 입찰에 참여한 결과 낙찰가율이 높았다. 낙찰가율이 100%에 가까울수록 공사를 발주한 정부의 예산 금액에 가까운 공사 가격을 써냈다는 의미인데, 4대강 1차 턴키공사 낙찰가율은 92.94%에 달했다. 보통 낙찰가율이 80~90%대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었다. 공정위는 담합을 통해 건설사가 올린 매출이 3조6434억원에 이른 것으로 보았다. 담합이 없었다면 1조원 이상이 줄었을 것으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추산했다. 경실련은 정부를 상대로 4대강 사업 예산액 산출 근거를 공개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이겨, 현재 발주처별로 자료를 건네받고 있다. 경실련은 이 자료를 근거로 조만간 부풀려진 액수를 산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공정위가 1차 턴키공사 담합을 적발했지만 곧바로 봐주기 논란에 휩싸였다. 담합 의혹은 2009년 10월 국정감사 때 불거져 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2년8개월이나 지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기간에 4대강 입찰담합 조사관은 7명이나 교체되었다. 공정위가 사실상 담합 조사를 방치한 것 아니냐는 비난을 샀다. 또 당초 조사관 심사 보고서에는 담합을 주도한 빅6 업체에 대한 검찰 고발 조치를 담았지만 정작 최종 결정문에는 빠졌다. 담합 등 공정거래법 관련 사건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전속고발권’을 가지고 있어 고발을 해야 검찰의 공소 제기(기소)가 가능하다. 공정위가 고발하지 않으면 사법처리가 불가능하다. 공정위가 검찰에 고발하지 않고 과징금만 물리면서 담합으로 3조원대 매출액을 올린 대형 건설사들은 형사처분을 피해갔다. 


ⓒ뉴시스 지난해 5월5일 신동권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이 4대강 담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턴키공사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총인처리시설 사업도 봇물 터지듯 비리 의혹이 불거졌다. 총인은 물에 용해되어 있는 인의 총량을 말하는데, 인이 무단 배출될 경우 환경을 오염시킨다. 총인처리시설은 인을 응집제, 여과기 등을 이용해 물리·화학적 작용으로 처리하는 시설이다. 총인시설 공사의 담합 정황은 지난해 국정감사 때 민주당 한명숙 의원이 제기한 바 있다. 총인사업 가운데 턴키방식으로 발주한 36개 사업의 낙찰가율 평균이 무려 97.5%(30쪽 표 참조)에 달했다. 정부 발주 예정가에 거의 근접했다. 예를 들면 코오롱워터앤에너지가 낙찰받은 경기 가평·이천 총인처리시설 10개 사업의 낙찰가율은 98.9%였고, 태영건설이 맡은 대구 총인처리시설 사업은 낙찰가율이 99.9%였다.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 간의 입찰금액 차이도 담합 의혹을 불렀다. 파주시 총인의 경우 139억원 공사에 입찰 업체 간 가격 차이가 겨우 2000만원, 0.14% 차이였고, 남양주 화도총인의 경우 50억원 공사에 입찰가격 차이가 60만원, 0.01% 차이였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그 정도 차이라면 낙찰 예정 건설사와 들러리 건설사가 짬짜미해서 입찰에 응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총인시설 담합 의혹은 지난 2월 국회 의결을 통해 감사 청구되어 감사원이 살펴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 놓이자, 공정위에 자발적으로 담합 사실을 신고하는 건설사도 등장했다. 자진신고하면 과징금을 깎아주는 리니언시 제도를 이용한 것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총인시설을 수주한 2~3개 업체가 담합 사실을 자진 신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 서로 눈치만 보다가, 한 곳이 담합을 신고하자 다른 건설사들도 털어놓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심사위원 로비 등 비리도 다양

담합을 통한 높은 낙찰가율은 검은돈을 양산했다. 최근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총인시설을 맡았던 코오롱워터앤에너지 내부 자료를 폭로했다. 우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사업 심의위원과 지자체 공무원들에게 휴가비와 명절 떡값, 준공 대가비 1000만~2000만원씩을 전달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건설업계에서 4대강 사업과 관련한 광범위한 로비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로비 노하우도 다양하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는 심사위원으로 나설 것 같은 교수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한다며 새 노트북을 들고 가서 그대로 두고 온다. 노트북을 쓰라고 주고 오는 것이다”라고 귀띔했다. 이런 로비 폐해는 엉뚱하게도 지방 토목공학과를 뒤흔들어놓기도 했다. 전남대 토목공학과는 교수가 5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2명이 총인시설 비리 혐의로 기소되어 직위 해제되었다. 이 학교 토목공학과 박 아무개 교수는 광주시가 발주한 총인저감시설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2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구속되었고, 김 아무개 교수는 낙동강 사업에 참여한 건설사로부터 역시 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전방위 조사가 시작되자, 건설사들은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담합과 관련해서는 논의 테이블을 만든 게 이명박 정부라고 항변한다. 건설사들은 2007년 12월28일 인수위 출범 이틀 만에 장석효 당시 인수위 대운하 태스크포스 팀장이 소집한 회의를 지목한다. 당시 이 회의에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 4개 대형 건설사와 설계회사 임원급 인사가 1명씩 참석했다. 4개 대형 건설사 가운데 한 관계자는 “인수위에서 잘나가던 장석효 팀장이 운하와 관련해 컨소시엄을 구성해달라 해서 건설사들은 그대로 따랐고 이것이 확대되어 나중에 건설사 간 협의회가 되었다”라며 “담합을 지시한 게 인수위가 되는 셈인데 인수위도 처벌해야 하지 않으냐”라고 발끈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마지막 퇴임 연설에서 “꽃피는 계절이 오면 4대강 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싶다”라는 소망을 밝혔다. 꽃피는 봄이 왔지만 이 전 대통령이 4대강 주변에서 자전거를 탔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고제규·김은지 기자  |  unjusa@sisain.co.kr

2013년 2월 24일 일요일

‘이후’가 될 수 없는 일본


이글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13-02-08일자 기사 '‘이후’가 될 수 없는 일본'을 퍼왔습니다.
- 3·11 사태 발생 2년

<골페 핵발전소 #3, #1029>, 2006-드니 올리비에

'3·11'(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과 뒤이은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통칭)은 약 2만 명의 목숨을 빼앗아가고 후쿠시마현을 중심으로 한 광범위한 지역을 방사능으로 오염시켜 십수만 명을 피난민으로 내몬 대재난이었다. 지진과 쓰나미(해일)는 천재(天災)이지만 원전사고는 명백한 인재(人災)였다.
그때부터 '포스트 3·11'(3·11 이후)이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그런 대사건을 경험한 뒤에는 사회 구성원 다수의 문명관이나 가치관이 근본적으로 재검토될 수밖에 없다. 사회 시스템상의 문제점이 철저히 까발리고 근본적인 변혁에 대한 요구가 거세질 것이다. 이제부터는 그런 발상과 행동양식이 무비판적으로 지속될 수 없다. '그래서는 안 된다'고 인식하게 된 것이다. 재생이 아니라 갱생,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는 의식이 널리 공유된 순간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야말로 '순간'에 지나지 않았다.
3·11은 '문명론'적 충격이었다. 지진과 쓰나미라는 대자연의 경이 앞에 더욱 겸허해지고, 이윤 추구나 대량 소비를 무조건 긍정하는 문명의 존재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일본 사회의 가치관과 개인 삶의 방식이 자연과의 투쟁보다는 공존, 소비보다는 분수에 맞은 질박한 생활양식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했다.
또한 '원자력 마피아'로 대표되는 정(政)·관(官)·재(財)·학(學), 그리고 미디어(언론)까지 포함한 일본 사회 도처에 편재하는 유착과 상호 의존, 무책임 구조로 이른바 '일본형 시스템'과 결연하게 결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과제를 던졌다. 그러나 사고 뒤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원전사고의 책임을 지지 않는 상태가 보여주듯 일본형 시스템과의 결별이라는 과제는 전혀 실현되지 못했다.

퇴행하는 일본, 일본인

3·11 이후의 갱생을 실현하려면 지금까지의 정치 구조를 바꿔야만 했다. 여론조사에서는 원전 반대가 절반을 넘었고, 총리 관저 앞 시위에 무당파 시민 수만 명이 집결하는 등 지금까지 일본에서는 볼 수 없었던 움직임도 나타났으나,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정치세력은 없었다. 그런 소리는 '제3세력'을 자칭하는 포퓰리스트 세력에 흡수되고 이용당했다. 그 결과 원전 유지와 재가동을 공언하는 우파 세력의 대두라는 최악의 형태로 귀착됐다.
저간에 유포된 언설 대부분은 도저히 3·11이라는 질문의 무게에 걸맞은 것이라 할 수 없다. 이 사건을 더 넓은 시야로 좀더 긴 역사적 맥락에서 상상하는 힘이 전반적으로 위축돼 있다. 3·11 때문에 위축된 게 아니라 오히려 대다수가 현실을 외면하고 예전 그대로의 위축된 상태에 안주한다는 것이다.
3·11 발생 뒤 약 2년. 일본 사회는 이 경험에서 배워 갱생으로 가고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3·11 이전으로, 나아가 '그 이전'(1945년 이전)으로 회귀하는 쪽으로 급속히 전락하고 있다. 대재난을 거쳐 역사가 새로운 페이지로 넘어간 것이 아니라 넘길 수 없는 페이지가 또다시 펼쳐지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16일 총선에서 여당인 민주당이 역사적인 대패를 하고 3년 전 퇴장한 자민·공명 연립정권이 부활했다. 민주당은 소비세 증세라는 마이너스 유산만 남기고 '정권 교체'에 기대를 건 국민을 배반한 채 무참하게 자멸했다. 제3세력을 자칭하는 우파 정당이 약진하고, 리버럴 세력과 진보 세력은 크게 퇴조했다. 이른바 제3세력은 사실상 신자유주의적 경향을 지닌 우파 세력이며, 구보수 세력과 기득권 배분을 다투고 있는 데 지나지 않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구세력과 야합할 것이다. 탈원전을 부르짖던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이 그 간판을 간단하게 내리고, 낡은 행태의 전형인 우파 정치가 이시하라 신타로와 손잡고 '일본유신회'를 결성한 것이 그걸 말해준다. 하지만 일본 국민 상당수가 현실적 선택지가 없는 가운데 이런 움직임에 어떤 새로운 걸 기대하면서 현혹당하고 있다.
지난 1월 28일 (아사히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은 '방위비 11년 만의 증액'이었다. 아베 신조 정권의 2013년 예산안에서는 방위비를 전년보다 400억 엔 증액할 것이라고 한다. 반면 생활보호비는 2013년부터 3년에 걸쳐 670억 엔 줄인다고 한다. 게다가 소비재 증세는 이미 정해진 대로 추진된다. 약자를 버리는 한편 군사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여기에 이번 정권 교체의 의미가 단적으로 드러나 있다.
탄생 직후 아베 정권은 '경제 재생'을 위한 2% 인플레 목표를 설정하고 적자 국채를 발행해 경기 호황감을 연출하려 한다. 그 때문에 주가 상승과 엔화 약세가 진행돼 '아베 버블'로 들뜬 분위기가 사회를 뒤덮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소비세를 올릴 수 있는 환경 만들기를 위한, 또 올여름의 참의원 선거 승리를 위한 위험한 도박이며, 조만간 그 청구서가 국민 부담으로 날아올 것이다. 물가와 세금은 오르지만 임금은 오르지 않고, 사회보장비는 삭감된다. 그런 길을 국민이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아베 정권이 참의원 선거 승리를 겨냥하면서 '안전 운전'을 계속하는 진짜 이유는 '헌법 개정'이 가능한 3분의 2 의석 이상을 중·참 양원에서 획득하기 위해서다. 아사히신문사와 도쿄대 대학원 다니구치연구실이 공동으로 실시한 당선자와 유권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당선 의원의 89%가 헌법 개정에 '찬성' 또는 '굳이 택한다면 찬성'한다고 대답했다([아사히신문] 2013년 1월 28일). 즉 현재 일본에서 '개헌파'는 이미 소수파가 아니라 당파를 초월한 다수파라는 것이다. 패배한 민주당 내부에서도 개헌파가 다수를 점하고 있다.
헌법 개정이라지만 핵심은 물론 제9조 평화조항(교전권 포기)을 삭제 또는 수정하는 것이다. 다만 그것이 실현되려면 중·참 양원 의원의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발의해서 국민투표 과반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헌법 개정에 찬성하는 유권자가 딱 50%였다. 국회의원에 비하면 일반 유권자 쪽이 더 헌법 개정에 신중하다는 말인데, 그래도 국민투표가 실시되면 빠듯하게 헌법 개정이 실현될 수 있는 수준이다. 1945년의 패전 결과 일본에 도입된 민주주의와 평화주의는 지금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벼랑에 선 민주주의 그리고 평화

앞서 얘기한 공동 조사를 보면, 당선자의 50% 가까이가 원전 재가동에 찬성했다(유권자의 찬성률은 30% 정도). 이 문제에서도 의원들의 의식이 일반 유권자들 이상으로 원전 유지 쪽으로 기울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아베 정권은 원전 문제에서도 민주당 정권이 내걸은 '원전 제로' 지향 방침을 백지화하고 원전 재가동과 유지를 공공연히 꾀하고 있다. 그것이 일본의 경제 재생에 필요불가결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들의 본심(혼네)은 그보다 오히려 군사적 동기에 있다는 건 명백하다.
원전은 모습을 바꾼 핵무기다. 그것이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는 게 최근 중인환시리(衆人環視裡)에 속속들이 드러났다. 안전성이 전혀 없고 비용도 더 많이 드는데 원전을 유지하려는 욕망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그것이 일본을 '일등국'으로 존속시키는 데 필요한 잠재적 군사력이기 때문이다. 사용 후 핵연료는 단순한 산업 폐기물이 아니라 핵무기 원재료이기 때문에 버릴 수 없다. 그것은 여·야 정치가들이나 일본유신회 공동대표인 이시하라 신타로 같은 극우 정치가들도 공공연하게 인정하고 있다.
거기서 다시 의문을 갖게 되는 것은 전후(戰後·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의 평화주의가 진정한 평화주의인가, 평화주의와 전전(戰前) 사이에 있는 것은 단절인가 계속인가 하는 문제다. 잠재적 군사력으로서 핵을 유지하려는 욕망이 원전 유지의 이유라면, 이것은 잠재적 전쟁이라는 말이다. 일본은 '평화주의'를 표방하면서 잠재적 전쟁을 해온 국가이며, 이젠 그 표면적 간판마저 벗어던지고 전쟁 상태를 현재화하려는 단계를 맞는 것이다.
탈원전이라는 과제를 왜 동아시아 차원으로 문제화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 이유는 일본, 한(조선)반도, 중국이 포진한 극동아시아라는 조밀한 지역이 세계 유수의 원전 밀집 지역이기 때문이라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만약 이 지역 어딘가에서 다시 3·11 같은 사고가 일어난다면 전 지역이 심대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로 전 지구와 인근 지역이 입은 피해에 대한 책임감이 결여돼 있고, 사죄의 뜻도 거의 표명하지 않았다. 정부만 그런 게 아니라 일반 국민이나 지식인에게도 가해의 책임 의식이 없다. 국가 논리를 당연시하고, 일본의 복구와 부흥을 말하는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전쟁 책임이나 식민지 지배 책임에 관한 의식 구조와 정확하게 부합한다.
동아시아란 어디를 두고 하는 말인가. 어떤 사람들은 단지 지리적 개념으로 유라시아 대륙 동쪽 끝이라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한자나 유교 등의 문화적 동일성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런 말은 완전히 핵심을 비켜간 것이다. 동아시아란 근대에 일본이 침략한 지역이다. 일본의 식민지 지배나 침략 전쟁이라는 가까운 과거의 각인이 깊게 박힌 지역인 것이다. 일본이 동아시아 멤버로 들어오려면 가해의 역사를 인정하고 주변 민족과 화해해야 한다.

'동아시아' 개념의 본질

현상이 잠재적 전쟁 상태인 이상 탈원전운동은 본질적으로 반전평화운동의 일환으로 실행돼야 한다. 원전에 반대하는 일본인이 중국이나 조선에 대한 일본의 국가주의를 비판할 수 있는지의 여부는 응용 문제로 보일지 모르겠으나, 동아시아 차원에서 이 문제를 생각하면 답은 명확하다. 일본의 국가주의를 고무하면서 동아시아에서 탈원전을 실현할 수는 없다. 탈원전은 국가주의와 결코 공존할 수 없다.
하지만 3·11 이후 2년간 일본 사회에서는 오히려 국가주의적·배외주의적 주장이 급속히 대두하고 있다. 독도 문제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 북조선 로켓 발사 문제 등이 일본국민의 위기감과 국가주의를 부추기기 위해 과도하게 강조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의 전통적 보수파의 흐름을 조장하는 정치가이지만 앞선 선배들과 현저한 차이는 '네트우익'(인터넷상에서 노골적으로 차별적·배외주의적 주장을 되풀이하는 우익 세력의 약칭)과 적극적으로 손잡으려는 유치함과 경박성에 있다. 그만큼 종래 정치가들보다 위험도가 높다. 지난해 말 총선 때 아베는 네트우익의 성지인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마지막 유세를 벌였다. 그의 선거 유세 차량을 많은 젊은이들이 에워싸고 히노마루(일장기) 깃발을 휘두르며 "일본 만세!" "조센징은 나가라!" 등을 연호했다. 차마 바로 쳐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조잡한 모습은 공공방송에 보도되지 않았고, 유튜브(무료 동영상 공유 사이트)로만 떴다. 일본은 지금 이런 극우정치가들이 총리 자리를 차지하는 나라가 됐다. 이에 눈살을 찌푸리는 일본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다고 이런 흐름을 저지하기 위해 뭔가 구체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1945년 패전은 일본이 갱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투하라는 극적인 사건으로 패전을 맞이하면서, 일본 근대 구도에 전쟁 이전과 전쟁 이후라는 구분이 성립하는 듯했다. 많은 일본인들은 "이제부터는 전후다. 민주주의 시대다"라며 페이지를 넘길 작정이었다. 그러나 그 페이지를 실제로는 넘길 수 없었다. 그때까지 어떤 페이지였는지, 그 페이지가 어떻게 넘겨졌는지, 아니 넘길 수 없었는지 깊은 질문과 대면하지 못했다. 최대의 문제가 천황제였다. 히로시마 원폭이 떨어진 뒤 불타버린 폐허를 쇼와 '천황'이 행차했을 때 피해자들은 이 전쟁 최고책임자에게 등을 돌린 게 아니라 오히려 만세를 부르며 환호했다.
자신의 손으로 민주적 새 헌법을 기초할 수 없었던 일본 정부에 점령군이 초안을 제시했다. 물론 그 초안은 전후 미국의 패권을 위한 것이었으나, 동시에 주권재민, 전쟁포기, 남녀평등, 삼권분립 등 민주주의적 기본 이념이 명기됐다. 다만 조선 사람 등 구식민지 출신자들의 인권은 주도면밀하게 배제됐다. 헌법 제9조(전쟁포기 조항)는 침략 전쟁을 벌인 가해국 일본이 세계에 제시한 국제 공약이다. 헌법 제9조의 변경은 국제 공약을 파기하는 행위이며, 필연적으로 중국·한국·북조선 등 아시아 피해 국가 간의 심각한 대립으로 가는 길이다.
자민당 등 일본 보수파는 전후 일관되게 이 헌법이 전승국에 의해 '강요당한 헌법'이라며 자주헌법 제정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그런 움직임은 현재까지 구체화되지 않았다. 구체화를 억제해온 요인 가운데 하나는 일본 국민 다수의 염전(厭戰) 기분과 평화 지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점, 일본 재무장(특히 핵무장)을 경계하는 미국의 통제, 그리고 중국을 비롯한 피해 국가들의 반발을 들 수 있다. 지금까지의 보수 정당은 정치적 리얼리스트(현실주의자)여서 속내는 어떠했든 그들의 주장을 구체화하는 데 신중했다. 그러나 3·11 이후는 이 구도가 바뀌어 억제 장치가 허물어지고 있다.
3년6개월 전의 정권 교체로 야당이 된 자민당은 야당의 홀가분함(즉, 무책임성) 덕에 여당 시절 이상으로 솔직하게 본심을 드러내게 됐다. 3·11이 일어난 지 약 1년 뒤인 지난해 4월, 그때는 아직 야당이던 자민당은 헌법 개정 초안을 책정했다.

올여름 참의원 선거가 분수령

헌법 제9조 2항을 삭제하고 '국방군'을 보유한다. 현재까지의 일본 정부가 헌법 해석상 금지해온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한다(즉, 미국에 대한 공격을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반격한다). 전전의 헌법같이 천황을 '원수'로 삼는다. '기본적 인권' 대신에 국민은 '공익 및 공공질서에 반해서는 안 된다'는 국민 책무를 명기한다. 그 외 모든 내용을 열거할 수 없으나, 현 헌법과 가치관을 완전히 달리하는 내용으로 종래 자민당의 주장조차 훨씬 능가하는 국가주의적이고 복고적이었다.
이 초안대로 구체화될 날이 오리라 자민당 의원 중 몇 명이 상상했을까? 초안 기초자들조차 미처 예상하지 못하지 않았을까? 재야의 입장인 네트우익적 무책임성에 기인한 극단적 주장을 늘어놓았을 뿐일지도 모른다. 일본 국민 다수는 지금도 이런 주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듯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주장을 내세운 정당이 압도적 의석수를 지닌 여당이 된 것이다. 일본유신회 등 극우 세력은 '오른쪽'에서 압박을 가해 개헌을 밀어붙이려 한다. 올여름의 참의원 선거를 거쳐 그들이 중·참 양원에서 3분의 2 이상 의석을 차지하는 사태가 벌어지면, 그들은 일본의 전후 민주주의, 평화주의를 내팽개칠 것이고, 동아시아 평화는 심각한 위기를 맞을 것이다. 일본은 패전 뒤 일관되게 미-일 안보 체제 아래 잠재적 전쟁을 벌여왔다. 지금 그것이 현재화할 위기를 맞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뒤 일본과 독일의 과거사 극복에서의 커다란 차이점을 어느 일본인 교수에게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어쨌든, 일본은 한 번밖에 지지 않았으니까요."
두 번의 세계대전에서 패배하는 거대한 희생(타자에게 가한 피해는 그 몇 배나 된다)을 치르고서야 비로소, 독일은 충분하지 않지만 지금 정도로 과거를 극복하려는 자세를 보이게 됐다. 하지만 한 번밖에 패전하지 않은 일본은 아직 절박하지 않다는 취지였다.
이런 견해가 옳은지는 지금 판단할 수 없다. 그것은 향후 노력에 달렸기 때문이다. 적어도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견해가 옳을 경우 당사자 일본인들은 물론 주변 민족들, 더욱이 재일조선인 같은 일본의 '내부 타자'는 상상을 절하는 고난을 겪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지 않기 바란다.
이 위기를 피할 수 있는 힘을 어디서 찾아낼 수 있을까. 물론 일본 국민의 각성에 기대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점에서 낙관적이지 못하다. 일본 국민 다수는 1945년 패전의 경험조차 '기적의 부흥'이라는 자기애(自己愛) 이야기로 만들어버리고 타자에게 가한 피해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야 할 기회를 몇 번이나 놓쳐버렸다. 겨우 2년밖에 지나지 않은 3·11의 경험조차 지금은 경시하고 망각하려 한다. 아베 새 총리는 얼마 전 취임 뒤 첫 소신 표명 연설에서 '원전'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으나, 그 때문에 큰 비판을 받은 적도 없다. 그런 사람들에게서 이번에야말로 스스로 각성할 것이라 기대할 근거를 찾을 수 없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정도는 '심각한 사고'(Severe Accident)로 분류된다. 이 사고는 글자 그대로 우리에게 '심각'한 질문을 던진다. 어떤 것도 '이후'(포스트)가 될 수 없었던 일본의 근대, 바로 그 때문에라도 이번에는 어떻게든 이후가 돼야겠지만,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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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식 재일 작가·저술가. 일본 도쿄경제대 교수. 1951년 교토에서 태어나 와세다대를 졸업했다. (한겨레)에서 '서경식의 일본통신'을 연재 중이다. (역사의 증인 재일 조선인) (디아스포라의 눈) (나의 서양음악 순례)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평화·인권운동가 서승, 서준식의 동생이다.

2012년 10월 12일 금요일

북핵보다, 쓰나미보다 무서운 '이것'을 아시나요?


이글은 프레시안 2012-10-12일자 기사 '북핵보다, 쓰나미보다 무서운 '이것'을 아시나요?'를 퍼왔습니다.
[이권경제에서 혁신경제로 ⑧] 혁신경제의 원리와 혁신질서 패러다임 (3)

국제금융과 에너지 관련 사업을 하는 박창기 (주)엔오푸스 대표가 기고한 글입니다. 박 대표는 서울대학교 식물학과를 졸업하고 제일제당에 15년간 재직했습니다. 이 15년 중 8년은 런던과 뉴욕지점에서 근무했습니다. 1999년 증권정보 제공 인터넷 기업인 (주)팍스넷을 창업해 4년간 경영했고, 그 후 다양한 분야의 투자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브이소사이어티 창립 주주이며, 희망제작소 이사를 역임했습니다. 박 대표는 이권이 지배하는 경제를 극복하고 혁신경제로 나아가야 경제가 발전하고 국민이 행복해진다는 주제의 책을 쓰고 있습니다. 이 글은 조만간 발간될 책에 수록될 예정입니다. (편집자 주)

대규모 전기 사용자들에 대해 누진세율을 적용하자


우리나라는 산업용 전기소비가 유독 많다. 전기를 많이 쓰는 기업들의 현황을 아래 표에서 보면, 상위 10개 기업이 전체 전기의 10% 이상을 소비한다. 이 회사들의 전기비용의 원가 부담을 보면 삼성전자, 포스코, LG디스플레이 등은 매출액에서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1.3% 이하여서, 전기 가격에 50%의 세금을 부과하여도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전기를 이용하여 금속을 제련하는 회사들의 제조원가에서 전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아서 현대제철은 6.3%, 고려아연은 5.6%, 동부제철은 3.7%이므로 큰 영향을 받는다.

ⓒ박창기

이 회사들은 다른 나라의 경쟁회사들에 비해 싸게 전기를 씀으로써 큰 이익을 보아왔다. 한국의 두 배가 넘는 전기요금을 내고 있는 일본의 재계에서는 한국 정부가 산업용 전기요금에 지나친 특혜를 주는 것은 불공정행위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사실상 국민들이 이들에게 보조금을 준 셈이다. 과연 앞으로도 이런 기업에 계속 특혜를 주어야 하는지 국민들의 의견을 물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다른 OECD국가들에 비해 가정용 전기는 적게 쓰는 편이므로 전기 소비를 줄이려면 산업용 전기 사용을 줄여야 한다.

여기에서 한 가지 따져볼 일이 있다. 핵발전소의 용량은 대체로 1기가와트이고 1년에 약 8000기가와트 정도의 전기를 생산한다(1기가와트×24시간×365일×91%). 앞의 표에서 보듯이 삼성전자, 현대제철, 포스코는 각각 1만1000, 8000, 7000기가와트의 전기를 소비한다. 이 회사들 각자가 핵발전소를 하나씩 쓰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 회사들은 핵발전소 운영에 따른 위험비용과 폐기물 사후처리 비용, 그리고 해체비용 등을 부담하지 않고 있다.

이들 대규모 전기사용자들은 자체 발전소를 지어서 전기를 충당하는 것이 시장경제논리에 합당하다. 공공적인 성격의 발전소는 다수의 전기소비자들을 모아 규모의 경제를 살려 큰 발전소를 세운 것이다. 한 개의 기업을 위해서 핵발전소 하나를 세운다는 것은 불합리하다. 이미 포스코는 대형 발전설비를 가동하고 있다. 세계적인 추세도 분산형 전력망을 지향하고 있다. 먼 곳의 전기를 끌어다 쓰면 전력손실도 많고 고압선 설치에 따른 환경 파괴도 심각하다. 큰 기업들이 자체 발전소를 세우면 이런 문제도 줄어든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산업용 전기에도 누진세율을 적용하여 자체 발전소 건설과 전기절약을 유도하는 것이 좋겠다. 1년에 1000기가와트 이상을 사용하는 20개 이내의 기업에만 적용해도 상당한 효과를 볼 것이다.

취약한 에너지 안보


우리나라의 에너지 자원 수입금액은 2001년 337억 달러에서 2010년 1217억 달러로 3.6배로 늘어났다. 물량은 1억9300만 석유환산톤(TOE, ton oil equivalent)에서 2억8000만 석유환산톤으로 1.45배로 늘었고 가격은 석유환산 톤당 175달러에서 435달러로 2.5배로 상승했다. 한국은 세계 10대 에너지 소비국이며 미국, 중국, 일본, 독일 다음으로 에너지 수입이 많은 세계 5위의 석유 수입국이다. 석탄과 천연가스의 수입은 세계에서 두세 번째로 많다. 2010년 총수출액이 4664억 달러인데 에너지 수입금액이 1217억 달러였다. 수입한 석유를 가공하여 다시 수출하는 금액은 317억 달러이다. 이를 총수입액에서 뺀 900억 달러 규모를 에너지 순수입액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총수출액의 19%이며 GDP의 9%나 된다.

삼성전자와 포스코의 영업이익률이 10%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는 수출하여 만든 이익의 대부분을 석유, 석탄, 가스를 수입하는 데 지출하는 경제구조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이 우리 국민들이 열심히 일하는데도 잘살지 못하는 결정적인 원인 중 하나이다. 생산활동을 하여 이익이 나면 풍요롭게 사는 데 쓰기도 하고, 미래를 위하여 저축도 하고, 새로운 산업에 투자도 하고, 어려운 사람들의 복지에도 써야 하는데, 이익의 태반을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왕족들과 국제석유자본들에 바치는 꼴이다.

2008년에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은 결정적인 원인 중 하나는, 원유가격이 배럴당 145달러까지 올라간 것이었다. 에너지 수입대금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00년대 초반 20% 수준을 유지하다가 국제유가가 올라가자 2008년에는 무려 33%까지 올라갔다. 이에 따라 외환보유고가 급격히 줄어들자 외국계 은행들이 한국의 외환사정을 불안하게 보았던 것이다. 앞으로도 국제 원유가격 등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오르면 우리 경제는 타격을 받을 것이다. 과다하게 에너지 소비가 많은 산업구조를 개혁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의 미래는 불안하다.


에너지 문제는 국가의 안전보장과 직결되어 있다. 2차대전을 촉발한 것은 미국과 영국의 독일과 일본에 대한 석유 금수조치였다. 1940년대에 일본이 위험을 무릅쓰고 싱가포르까지 전선을 확대한 것은 석유 수송로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히틀러의 독일이 아프리카와 중동으로 원정길에 나선 것도 석유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독일은 석유가 워낙 부족하자 석탄액화기술(CTL, coal to liquid)을 개발해서 버텼다. 이 기술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솔(Sasol)이라는 회사가 발전시켜, 인종차별주의로 인해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상황을 견뎌냈다.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참혹하게 진행되었던 이라크 전쟁도, 석유자본의 본산인 텍사스 출신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석유전쟁이었다.

전력 업계와 4G+i


이처럼 여러 가지 이유로 전기사용량을 줄여야 함에도 우리나라의 전기 사용량은 과거 10년간 81%나 증가했다. 연평균 6.7% 증가한 것이다. 10년간의 평균 GDP성장률 4.2%보다 훨씬 높다. 도대체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모르는 국가라고 비난받아도 할 말이 없는 지경이다. 그렇다면 다른 선진국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전기사용을 늘리는 정책을 고집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도 '이권집단의 사익추구'가 작동한다. 국민 전체의 이익보다는 재벌들의 이익과 전력산업 관계자들의 이익이 관철된 것이다. 이를 4G+i 모델로 설명해보자.

G1 이권장악집단은 둘로 나뉘어 있다. 하나는 싼 전기를 쓰는 재벌기업들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전력과 건설회사들이다. 삼성전자,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이익이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외국의 경쟁자들에 비해 싼 전기를 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 현대건설 등은 발전소 건설사업에서 큰 이익을 만들어온 회사들이다. 2001년 한국전력에서 분리된 5개의 화력발전-–남동, 중부, 서부, 남부, 동서 발전– 회사들과 한국수력원자력의 사장과 임원들의 자리는 정치권과 얽혀 있는 거대한 이권이다. 1년에 40조 원이 넘는 매출과 5조 원에 달하는 발전소 건설 자금에서 파생되는 이권도 어마어마하다. 이들에게는 발전소를 계속 더 짓는 것이 유리하다. 국민 전체에게는 손해이고 그들에게만 유리한 부조리한 이권평형이다.

이들 두 종류의 이권집단들은 낮은 전기 가격을 유지하며 전력소비를 계속 늘리는 데는 이해관계가 일치하지만, 전력 가격인상에 대해서는 이해관계가 상반된다. 2012년 현재 재벌 등 사용자집단과 한국전력 사이에 전기요금을 두고 갈등이 치열하다. 2011년 8월 4.9%와 12월 4.5%로 두 번이나 전기요금을 인상했음에도 한전은 2012년 4월에 13.1% 인상안을 올렸다가 지식경제부에 의해 거부되었다. 그러자 한전은 7월에 다시 16.8% 인상안을 내밀었다. 그러면서 치열한 언론전쟁이 벌어졌다. 전력생산 관계집단에서는 연일 전기요금 인상의 당위성을 언론을 통해서 홍보했고, 전경련과 재벌들은 지식경제부를 앞세워 인상을 저지했다. 이 갈등은 두 개의 이권장악집단 중 어느 쪽이 이권을 더 가져갈 것인가의 싸움이다. 서민가계와 국민경제 전체를 위한 논의가 아니다.

G2 이권비호집단은 지식경제부의 관료들과 수많은 관변학자들 그리고 뇌물과 부조리로 엮여 있는 납품업체들이다. 이들은 이권장악집단에서 흘러나오는 떡고물을 챙기며 이권장악집단을 비호한다. 여기에서 핵심적인 매개체가 '전력산업기반기금'이다. 전력산업기반기금은 전기요금에 3.7%를 부과하여 국민 1인당 3만 원씩 약 1조 5000억 원을 징수하지만 세금은 아니다. 전력기금은 지식경제부의 관료 몇 명이 재량껏 주무르는 2조 2000억 원의 기금이다. 이 기금의 핵심 목적은 신재생에너지 보급과 전력수요관리다. 매출과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인 한전이, 공익적인 성격의 사업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별도로 분리한 것이다.

그런데 지식경제부가 이 자금을 엉뚱한 곳에 지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서 발간한 (2011년도 기금현황)에 나타난 자금 집행 항목들을 보면, 원자력에 대한 대국민 홍보 목적으로 원자력문화재단이라는 단체에 95억 원을 지출했다. 원자력 기술 개발에 622억 원, 핵융합에너지 기술 개발에 894억 원을 지급했고 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에도 1938억 원을 지급했다. 게다가 전기설비 안전점검에 879억 원, 전기안전관리 홍보에도 25억 원을 지출했고 전문인력 양성이라는 명목으로 231억 원을 지출했다. 어째서 기술 개발과 홍보비용 그리고 설비안전에 관한 비용을 국민들로부터 특수목적으로 걷은 기금으로 쓰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전 국민에게 모은 돈을 눈먼 돈처럼 나누어준다는 느낌이 든다.

북핵·쓰나미보다 더 무서운 핵발전소 부패 카르텔

또 하나의 이권비호집단은 한전의 고임금 종업원들과 협력업체의 임직원을 비롯한 이권의 수혜자들이다. 발전소를 건설하는 곳마다 임시 룸살롱이 몇 개씩 생긴다고 하니 관련업계의 이권이 얼마나 큰지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핵발전과 관련된 업계에 정비하청, 폐기물처리 자재 납품 등 이권이 짭짤하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한국수력원자력의 임직원 자리다툼이 치열하다. 이권과 연계된 뇌물 상납과 향응의 잔치가 벌어진다. 일본도 이권집단의 원리는 똑같아 이들을 '원자력 마피아'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들 '원자력 마피아'들이 정치자금을 불법적으로 상납해왔다는 것이 밝혀졌다. '원자력 마피아' 같은 구조적인 문제가 없었더라면 후쿠시마 핵사고는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본다. 이들 '원자력 마피아'의 대부분은 몇 개 되지 않는 원자력공학과 교수들과 선후배들이 장악하고 있다.

2012년 2월 고리 핵발전소의 전기가 완전히 두절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게다가 이 사고를 은폐하기까지 했다. 사고 원인이 납품업체로부터 뇌물을 받고 불량부품을 눈감아주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졌고 직원 4명이 구속되었다.

이 사고를 보면서 북한의 핵무기나 쓰나미보다 무서운 것이 핵발전소의 뇌물로 얽힌 부패의 카르텔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시스템적으로 여러 겹의 안전장치를 만들었다고 해도 임직원이 뇌물을 받고 불량부품을 쓰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게다가 사고를 은폐하기까지 했다니 끔찍한 범죄이다. 만약 고리 핵발전소에서 큰 사고가 나면 반경 30킬로미터 안에 있는 울산과 부산은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될 것이다. 반경 80킬로미터 안에 있는 창원, 포항, 경주, 대구도 위험하다. 환경운동연합이 전문가들과 함께 한 분석에 따르면 고리원전에서 체르노빌 사고와 같은 양의 방사능 누출사고가 생기면 급성사망자가 약 5만 명에 장기적으로 암에 의한 사망자를 85만 명으로 예측했다([연합뉴스] 2012년 5월 21일).

G3 이권추종집단은 이권장악집단과 이권비호집단들이 언론을 이용하여 퍼뜨린 이데올로기에 현혹된 상당수의 국민들이다. 그들의 이데올로기의 핵심 논리는 산업의 경쟁력과 물가안정을 위해 전기 가격을 낮게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핵발전소를 늘려야 싼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핵발전소 건설이 주요한 수출산업이라는 것이다. 이들의 논리는 자기들의 이권을 연장하기 위한 혹세무민일 뿐이다. 물가와 산업경쟁력을 걱정한다면 휘발유와 경유의 세금도 줄여야 한다. 핵발전소의 원가가 싸다는 것도 허구다. 긴 건설기간을 고려하고 폐기물처리와 해체 비용까지 생각하면 결코 원가가 싸지 않다. 비용을 미래세대에 전가할 뿐이다. 수출 전망도 밝지 않다. 핵발전소 산업은 이미 사양산업이다.

G4 침묵대중집단은 한 달에 100킬로와트를 쓰고 약 1만 원 남짓의 전기요금을 내는 대다수 서민들이다. 2011년 기준 주택용 전기요금은 평균 킬로와트당 104원으로 산업용(76.6원)보다 35%나 비싼 요금을 냈다. 한 집에서 500킬로와트를 초과하면 킬로와트당 670원이나 내는 누진제가 무서워 더운 여름밤에도 에어컨을 켜기도 겁을 낸다. 우리 가정은 미국에 비해 27%밖에 쓰지 않고 있고 일본 가정에 비해서도 53%밖에 쓰지 않고 있으면서도, 전기가 부족하니 아껴 쓰라는 정부의 주문 때문에 불편함을 감수한다. 정작 이들이 피해를 보는 것은 비싼 휘발유 때문이다. 엄청난 세금이 붙은 비싼 휘발유를 쓰느라고 비용이 엄청난데, 이것이 산업용 전기 가격을 싸게 하기 위해 전가된 것이라는 복잡한 사연은 잘 모른다.

▲ 고리원전으로부터 30km 영향권 내에는 울산, 부산, 경남 양산·김해 주민 322만 명이 살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전기 생산원가 절감 방법

한전은 전기 가격이 원가에 미치지 못해서 손해가 나므로 전기 가격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방만한 경영이 적자의 핵심 원인이다. 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7000만 원 수준으로 우리나라에서 연봉이 높은 순위 10위 안에 든다. 평균 근로자들의 임금의 2배가 넘는다. 1개이던 회사를 7개로 쪼개어 사장, 임원, 감사 등이 7배로 늘어났다. 사장실과 비서와 운전사와 활동비와 회의비용 등도 엄청나게 늘어났다. 6개의 발전 자회사를 왜 분리해야 하는지 정당성이 부족하다. 우선 6개를 3개로라도 줄여야 한다.

전기 원가를 크게 낮추는 방법으로 수요 관리가 중요하다. 전기가 부족해지면 비싼 연료인 가스나 석유를 써서 전기를 생산하는 바람에 원가가 많이 올라간다. 그리고 공급 부족에 대비하여 발전소를 새로 건설하다보니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다. 스마트그리드를 조속히 도입하여, 수요가 많고 공급이 부족할 때는 가격을 탄력적으로 올려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전기를 적게 쓰는 스마트 전기절감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스마트그리드는 지능형 전력망으로 전력공급자와 소비자가 실시간으로 전기 사용 관련 정보를 주고받음으로써 전기 사용을 최적화할 수 있는 차세대 전력망이다. 일시적으로 전기가 부족해지면 한전이 가격을 크게 올리고, 그러면 가정에서 냉장고를 일시정지하기도 하고, 전기차에 저장되어 있던 전기를 되팔 수도 있는 기술이다.

그리고 에너지저장설비(ESS)를 확장하여 낭비되는 전기를 모았다가 써야 한다. 전기자동차는 전기가격이 싼 밤에 주로 충전하므로 훌륭한 ESS 역할을 한다. 이것이 전기차를 많이 보급해야 하는 주요 이유 중의 하나이다. 그래야 신규 발전소 설립도 줄고 전기의 원가도 떨어진다. 우리나라에 스마트그리드의 도입과 시장반응형 전기 가격 변동제가 도입되지 않는 이유가 발전소를 더 많이 건설하고 싶어 하는 이권의 카르텔 때문이 아닌지 의심된다.

 /박창기 (주)엔오푸스 대표

2012년 3월 15일 목요일

일본정부가 원인 규명에 소극적인 까닭은


이글은 프레시안 2012-03-15일자 기사 '일본정부가 원인 규명에 소극적인 까닭은'을 퍼왔습니다.
[후쿠시마 이후, 일본의 원자력 정책은④] 천재지변 탓이라고?

1. 원전 사고의 원인은 쓰나미 탓인가?
작년 3월 11일에 일어난 규모(Magnitude) 9.0의 지진과 쓰나미는 일본 동북지역에 파멸적인 피해를 초래하였다. 행방불명과 사망자 등 인명 피해만도 약 1만 9900명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세계에 보다 큰 충격을 준 것은 후쿠시마 제1원전의 폭발사고로, 체르노빌 원전사고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였다. 원전사고 발생 후 벌써 1년이 지났지만, 수습의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작년 12월 중순 도쿄전력이 최소 40년의 사고수습 계획을 세웠지만, 수많은 난관이 기다리는 미지의 영역으로 누구도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수소 폭발의 재발 및 고준위 방사성오염수의 대량유출 위험성도 늘 곁에 두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미증유의 원전사고를 일으킨 '원인'에 대한 철저한 검증은 미루어 둔 채, 전력부족(?)과 경제논리만을 내세워 정지 중인 원전의 조속한 재가동을 획책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원자력에 대한 비판자들은 원전 재가동의 전제조건으로서, 먼저 사고원인의 규명과 개선점을 반영한 새로운 안전기준의 제시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특히, 도쿄전력이 주장하는 예상 밖의 거대한 쓰나미에 의해 원전이 침수되었다는 '자연재해설'에 대해, 비판자들은 이미 거대한 쓰나미가 올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비용절약을 위해 고의적으로 무시했다는 '인재설'로 반박하고 있다.
원전사고의 원인에 대한 도쿄전력의 입장은 예상치 5.7m을 넘는 13.1m(도쿄전력 추정)의 거대한 쓰나미라는, 즉 예상할 수 없는 자연재해에 의한 불가항력적인 사고였다는 것이다. 반면 인재설을 주장하는 측은 1) 쓰나미가 오기 전, '지진의 진동'으로 인해 원전의 파괴 특히 주요 배관이 파손되어 냉각재(물)의 상실됐고 핵연료의 용융으로 이어졌다는 점 2) 도쿄전력이 추가적인 안전대책의 비용을 절약하고자, 쓰나미의 새로운 예상 높이를 고의적으로 무시하고 있었다는 점 3) 원전이 자연재해 특히 쓰나미에 약한 구조적인 취약점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 등 3가지를 들고 있다. 즉, 도쿄전력뿐만 아니라, 일본정부의 원자력안전・보안원같은 규제기관 등도 경제성만을 앞세워 원전확대에만 치중하는 반면, 원전의 안전대책에 관한 새로운 지견(知見)의 반영같은 안전성의 제고에는 소극적인 자세를 보인 탓이라는 것이다.
사고원인에 대해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로는, 도쿄전력이 사고 관련의 정확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점, 현장 검증이 몇십 년 후에나 가능하기 때문에 실제 사고상황을 추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사정 등을 들 수 있다. 지금까지 도쿄전력은 사고 직후의 자료는 몇 달 후에야 겨우 조금씩 공개하고있다. 게다가 자료들의 수정도 상습적으로 반복하는 등, 국민들의 신뢰를 도저히 얻을 수 없는 행위를 일삼아 왔다. 심지어, 작년 12월 초에 도쿄 전력 내부의 사고조사위원회가 정리한 중간보고서에서는 "현행 법과 정부의 규제에 근거하여 안전대책을 충실히 강구해 왔지만, 예상 밖의 거대한 쓰나미로 원전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적혀있다. 당사자의 가해책임 및 반성의 자세는 전혀 찾아 볼 수 없으며, 모든 원인을 정부와 자연재해의 탓으로만 돌리는 후안무치한 내용이었다.
2. 원전의 구조와 쓰나미
원전은 화력발전소와 마찬가지로, 연료의 열로 만들어진 증기를 이용하여 터빈을 돌려 발전한다. 하지만,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화력발전소와는 달리 원전은 우라늄의 핵분열을 이용하고 보일러보다 훨씬 두꺼운 강철판의 원자로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핵분열이 일어나는 원자로의 제어불능에서 오는 사고에 대비하여 격납용기 및 각종 안전장치를 구비하여야 하므로, 같은 출력의 발전소라도 건설비는 원전이 화력발전소의 10배 가까이 든다. 그리고 사고 피해의 범위가 인근 지역에 한정되는 화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원전 사고는 전 지구 범위의 방사능 오염을 초래한다.
원전이 우라늄의 핵분열로 생긴 열을 이용하여 증기를 발생시키는 구조인 이상, 냉각재인 물의 공급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 원자로를 포함한 모든 기계는 작동하면 마찰로 열이 발생하므로 이런 기계들의 냉각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 기계의 냉각에는 물을 이용하는 수냉식과 공기를 이용하는 공냉식이 이용된다. 국내 원전의 대부분인 가압수형 경수로(PWR)의 시스템은 원자로 내의 냉각재, 즉 물이 약 175기압의 높은 압력 때문에 비등하지 않은 상태의 섭씨 약 325도의 열수(熱水)로, 증기발생기에서 엷고 가는 배관(전열관)을 매개로 하여 다른 계통의 물에 열을 전달한다. 이 2차 계통의 물이 증기로 변하여 터빈을 돌린다.



▲ 가압수형 경수로(PWR)의 구조.

▲비등수형 경수로(BWR)의 구조.

원자로에서 나온 열수는 증기발생기 속에서 약 섭씨 30도 정도로 온도가 낮아져, 원자로의 냉각재로 순환하게 된다. 한편, 증기발생기에서 발생한 증기는 복수기에서 초당 70톤의 바닷물로 냉각된 후, 다시 증기발생기로 순환한다. 이처럼 원전을 계속 가동하기 위해서는 원자로의 냉각재 뿐만아니라, 펌프 및 발전기 등의 열을 제거(냉각)하지 않으면 안된다. 따라서 원자로 및 발전기 등의 기기도 중요하지만, 냉각용의 바닷물을 취수(取水)하는 펌프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동시에 이러한 냉각재(물)를 순환시키는 장치(펌프)를 움직이는 동력(전원)이 필요하다. 가령 후쿠시마 원전 사고시 물이 있고, 또 전원이 정상적으로 확보되어 있었다 하더라도, 바닷가의 취수펌프가 이미 쓰나미의 침수로 누전된 상태였기 때문에 계속적인 냉각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의 6기는 비등수형 경수로(BWR)로, 국내에 없는 원자로형이나 증기를 이용하여 발전하는 방식은 국내 원전의 PWR과 거의 같다. 다만, BWR은 원자로내에서 물을 끓여 발생한 증기가 직접 터빈을 돌리는 형식으로, 국내의 PWR는 원자로가 아니라 증기발생기에서 발생된 증기로 터빈을 돌리는 점에서 약간 다를 뿐이다. 그리고 중성자를 흡수하여 핵분열을 정지시키는 역할을 하는 제어봉이 BWR은 밑에서, PWR는 위에서 삽입하는 점도 다르다. BWR은 원자로 윗부분에는 여러 기기 등이 있어 제어봉을 밑에서 삽입해야 하는데 고장 또는 사고로 낙하하는 경우가 있다. 단 원자로의 윗부분에는 증기로 차 있기 때문에 중성자의 감속작용이 떨어져 핵분열이 억제되므로(보이드 효과), 제어봉의 삽입 방향은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 도쿄전력 참조.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전원 상실과 냉각 불능으로 원자로 속의 핵연료가 녹고, 핵연료의 질리코이 합금의 피복관 금속과 증기의 산화작용으로 수소가 대량발생하여 폭발에 이르렀던 것이다. 예상 밖(?)의 거대 쓰나미로 인해, 1)냉각용의 바닷물을 퍼 올리는 취수펌프 2)전원을 공급할 터빈 건물 지하에 있던 비상용 디젤 발전기와 배전판 등이 바닷물에 잠겨 누전되어 작동 불능이 되었다. 이런 사실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으나, 위의 그림 같이 5.7m 높이의 방조제를 넘는 13.1m의 쓰나미가, 취수 펌프(해면 4m)를 넘어 해면 10m 위의 원전부지까지 덮쳤다. 결국, 터빈 건물 지하의 발전기 및 배전판 등이 침수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방수성이 철저한 원자로 건물의 경우, 지진 피해로 지하수의 침입은 계속되고 있으나, 쓰나미에 의한 직접적인 침수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 원전 부지의 침수 지역(푸른 부분) ⓒ도쿄전력

원전의 기기는 중요도에 따라 A, B, C 의 3가지의 구분이 있는데, 원자로와 비상노심냉각장치(ECCS)는 A급으로 원자로 건물 속에 두고 있다. 원자로 건물은 방수성에 강하며 내진성도 높다. 한편, B급인 비상용 디젤발전기는 방수성이 약한 건물인 터빈건물의 지하에 놓여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은, 바닷물의 취수와 배수 그리고 항만건설 등을 고려하여, 당초 해면 30m 높이의 지면을 깎아 10m높이의 위치에 원전을 건설하였다. 그리고, 바닷가에 터빈 건물을, 내륙 쪽에 원자로건물을 배치하는 구조이다. 게다가 비상용디젤발전기와 배전판을 방수성이 약한 터빈건물의 지하에 두고 있다. C급의 연료탱크는 바닷가에 배치되어 후쿠시마원전에서는, 쓰나미로 연료탱크가 실려 나가는 피해도 일어났다.
이러한 원전의 건물 배치방식은, 미국의 사정만을 고려한 GE(BWR의 개발)사의 방식이다. 도쿄 전력이 초기에 원전을 수입할 때, 일본 특유의 지형적 특성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미국 방식을 답습한 결과이다. 미국 원전의 대부분은, 지진이 거의 없는 지역 또는 내륙에 위치하고 있어, 쓰나미의 침수를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지역에 입지하고 있다. 또 지하에 비상용 디젤발전기를 두는 것도, 미국은 허리케인 또는 거대 돌풍(Tornade)를 피하기 위한 대책이었는데, 일본처럼 쓰나미에 의한 침수가능성이 있는 곳에는 부적합한 배치 방식이다. 다만, 일본에는 지진이 많아, 무거운 발전기의 중심을 낮추기 위해 지하에 두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참고로, 후쿠시마원전의 건물 지하에 비상용 디젤발전기들은 바닷물로 냉각하는 수냉식이나, 공냉식의 발전기는 크기가 수냉식의 6~7배이므로 터빈 건물 밖에 두고 있다.
3. 전원 및 냉각기능의 상실
후쿠시마 제1원전의 원전 6기는, 비상시의 전원확보를 위해 1) 13대의 비상용 디젤발전기(교류) 2) 전원차(電源車, 직류) 3)배터리(용량 8시간, 직류) 4) 다른 지역의 발전소로 전원을 공급받는 외부전원(교류)가 준비되어 있었다. 2011년 3월11일 오후 2시46분의 지진 발생으로 원전 지역에 진도 6의 강진이 닥쳐, 즉각 자동적으로 제어봉이 삽입되어 핵분열은 정지되었다. 일본의 원전은 진도 4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자동적으로 제어봉이 삽입되는데, 참고로 진도의 구분은 일본 8단계, 국내 12단계로 같은 숫치의 진도라도 진동의 정도는 다르다. 지진 직후, 당시 후쿠시마원전의 작업원의 증언에 따르면, 어딘가에 의지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할 정도의 격렬한 진동이었다고 한다.
우라늄 연료가 핵분열하면, 높은 열과 함께 세슘(Cs), 스트론튬(Sr) 등의 100여가지의 핵분열 생성물도 발생한다. 따라서, 제어봉의 삽입으로 핵분열이 정지되어도, 정지 전에 이미 형성된 핵분열생성물이 안정된 원소로 되기 위해 스스로 붕괴를 하게 되는데, 이 때 나오는 열을 붕괴열이라 한다. 붕괴열은 핵분열의 정지 직전에 비해 10분 후 약 2%, 1시간 후 1.3%, 1개월후 0.1%, 1년후 0.05%로 점차 낮아진다. 다만, 1개월 후에는 짧은 반감기의 단수명 핵분열생성물은 붕괴되어 거의 없어지지만, Cs137(30년)와 Sr90(약 29년)처럼 붕괴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과, Pu239(약 24,000년) 같은 장수명의 핵분열생성물의 영향이 남아 있으므로, 붕괴열의 감소는 아주 조금씩으로 거의 변화를 보이지 않게 된다. 전기출력 46만kW의 1호기의 경우, 열출력은 전기출력의 3배인 138만kW인데 그중의 0.05%가 현재의 붕괴열이 되는 셈이다. 3월 8일 현재, 도쿄전력은 고준위 방사성오염수의 증대를 막기 위해 최소한의 물만 넣고 있는데, 1호기의 붕괴열은 아직도 시간당 약 6.6톤의 물을 증발시킬 정도다.
제어봉의 삽입으로 핵분열이 멈추면, 자동적으로 비상용 디젤발전기가 가동되어 원자로의 냉각을 위한 전원을 공급한다. 따라서, 쓰나미가 오기 전까지는 비상용 디젤발전기가 자동 기동하여 원자로의 냉각도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고 한다(도쿄전력의 설명). 그런데, 지진 발생 49분 후에 밀어 닥친 두번째의 쓰나미가 13.1m에 달하는 예상 밖(?)의 높이로 원전부지가 침수되어, 1)취수펌프의 고장으로 냉각수(바닷물)의 공급이 끊어졌고, 2) 비상용 노심냉각장치(ECCS) 등을 작동시킬 발전기의 전원도 상실하였던 것이다. 한편 외부전원도 이미 지진의 영향으로 송전탑과 변전소가 파손되어 사용불능인 상태로, 쓰나미 이후는 이렇다 할 전원 공급장치를 모두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이런 와중에도, 조금 높은 위치에 있었던 6호기의 공냉식 비상용 디젤 발전기 1대만이 정상으로 가동하여 5,6호기는 간신히 전원상실을 모면할 수 있었다. 후쿠시마원전 1~4호기의 전원은 배터리만 남게 되었지만, 배터리는 냉각재을 공급할 정도의 용량이 없다. 단지 냉각용배관의 밸브의 개폐(開閉) 와 중앙제어실의 조명 및 관력기기의 표시등(燈)에 사용되는 전원으로 약 8시간 작동한다. 따라서, 뒤에서 설명하는 비상용냉각계통을 이용하더라도, 배터리가 소모되면 1~4호기는 원자로의 냉각에 필요한 최저한의 전원조차도 없어져 핵연료는 용융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도쿄전력은 인근의 비상용 전원차를 끌어 모았지만, 헬리콥터 운반은 중량 초과로 불가능했고 또 지진에 의한 도로 파손과 피난 차량 등으로 도로가 혼잡하여 11일 밤 늦게서야 후쿠시마원전에 도착하였다. 최종적으로는 69대의 전원차가 모였지만, 전원접속장치의 규격이 맞지 않아 전선을 벗겨 직접 연결시켜 보았지만, 결국은 터빈지하의 전원판이 침수로 누전되어 전원차는 사용할 수가 없었다. 또 다른 전원판까지에는 준비된 전선의 길이가 모자라는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발생하였다. 이처럼, 원자로의 냉각을 위한 주요 전원을 상실한 한 상태에서, 1호기는 비상용복수기(復水器, IC), 2~3호기는 고압주수계(注水系,HPCI)가 작동하여 일시적으로는 냉각기능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한다(도쿄전력).
비상용복수기는 BWR의 Mark‐1형의 원자로에만 있는 긴급시의 냉각장치로, 사고 원전 중에서는 1호기에만 설치되어 있다. 비상용 복수기는1호기에 2개가 준비되어 있는데, 격납용기속에 있는 약 100톤의 물을 담은 장치로 원자로의 6~8m위에 있다. 원자로에서 발생한 증기가 비상용 복수기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물로 응축되어, 다시 원자로로 돌아 가 냉각하는 구조이다. 단, 배관의 개폐를 유지하는 배터리(8시간)와 복수기속의 물이 증발하여 고갈하면, 비상용 복수기도 사용불능이 된다. (아래 그림의 왼쪽위)한편, 2~3호기는 1호기와 같은 Mark‐1형이지만 비상용 복수기대신에 고압주수계가 설치되어 있다. 참고로, 후쿠시마원전의 4~5호기도 2~3호기와 같은Mark‐1형이다. 6호기는Mark‐2형으로 압력제어풀이 있으나, 종(鐘)모양의 원자로의 밑부분에 두고 있으며, 국내에서 가끔 소개되고 있는 사고원자로의 모형도, 도넛츠형의 압력제어풀이 없는 모형도는 사고가 나지 않은 6호기의 것이다. 고압주수계는 국내의 PWR에 있는 자연순환방식과 유사한 것으로, 원자로내의 남아 있는 증기로 작동하는 펌프가, 복수(復數)저장탱크속 또는 압력제어풀의 물을 원자로의 냉각용으로 공급한다. (아래그림의 왼쪽밑). 말할 것도 없이, 고압주수계의 가동시간도 배터리(8시간)의 용량에 제한된다.


▲ 후쿠시마 원전의 구조 (1~5호기)

여하튼 비상시에도 8시간내에 냉각에 필요한 전원을 복구할 수 있다는, 전력회사를 포함하는 원자력추진파의 예상과는 달리, 후쿠시마원전에서는 최소 9일이나 걸렸다. 그리고 일본정부가 설치한 사고조사・검증위원회의 중간보고에 따르면(작년 12월말), 1호기의 비상용 복수기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즉, 내부 전원을 상실하면 배관의 밸브가 자동적으로 잠기는 구조로, 도쿄전력은 오랫동안 구조의 문제점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또, 2,3호기의 고압주수계도 작업원이 지휘계통을 밟지 않은 채, 개인의 판단만으로만 배터리의 용량을 고려하여, 다른 냉각장치로의 전환을 위해 고압주수계를 정지시켰다. 정지이후는 재가동이 불가능해 져, 결국 예상보다 빨리 냉각시간이 단축된 만큼, 핵연료의 용융도 빨리 진행되었던 것이다. 4호기의 경우, 정기점검 중으로 원자로 속에는 핵연료가 없었지만, 1~3원자로와 1~4호기의 사용후 핵연료의 수조가 냉각기능을 완전 상실한 사태에 직면한 것이다.
수소폭발로 건물지붕이 파괴된 사용후 핵연료의 수조에는 소방차의 호스, 콘크리트 주입차, 헬리콥터를 이용하여, 냉각용의 물을 투입할 수있었지만, 원자로는 지진에 파손되지 않은 배관을 찾아 바닷물까지 붓는 상황까지 벌어졌던 것이다. 당시의 간 나오토 수상이 내린 바닷물 주입 중지 명령을 둘러 싸고 여야당이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지만, 바닷물의 주입이 담수가 없는 상태에서 나온 기발한(?) 아이디어로 소개되곤 하였다. 그러나, 도쿄전력은 처음부터 바닷물의 주입을 고려하고 있었고, 수상의 중지명령이라는 상사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바닷물의 주입을 계속하고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왜냐하면, 1979년에 발생한 스리마일섬(TMI)원전사고이후, 일본의 원전에는 비상냉각장치로서 바닷물을 주입하는 노심해수냉각계를 도입하고 있었으며, 원전의 운전원교육을 위한 책자에도 그같은 내용이 적혀있기 때문이다.
4. 사고원인은 인재다
(1) 지진에 의한 배관파손이 먼저 일어났다
원전에는 약 3000km에 달하는 굵고 가는 배관이 있다. 원자로에도 수많은 배관이 붙어 있다. 예를 들면, 아래의 그림에서 하나만 보이는 주(主)증기관도 실제로는 4개나 있다. 배관의 파손은 냉각재의 상실로 노심용융(Melt down)같은 과혹사고(Severe Accident)를 가져 오므로, 비상대책으로서 ECCS가 준비되어 있는 셈이다. 그러나, 후쿠시마원전에서는 모든 전원의 상실로 ECCS조차 작동하지 않았다. 그런데, 만약 전원이 있었다 하더라도 ECCS를 비롯한 주요 배관이 파손되었다면, 냉각재의 상실로 노심용용 나아가 수소폭발까지 이르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배관파손의 리스크는 사고 원전 뿐만아니라 국내 원전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원전의 구조적인 약점이다. 특히, 원자로에 붙여 있는 대형배관들은 물이 들어 있는 상태이므로, 지진의 진동 특히 긴 시간(분단위)의 진동에는 약하여 끊어지기 쉽다.


▲ 1호기의 구조 ⓒ<科学> Vol81. No.9, 2011년 9월

후쿠시마원전 격납용기의 설계에 관계했던 타나까・미쓰히코(田中三彦)씨는, 가동 41년째의 노후 원전 1호기의 경우, 쓰나미가 오기 전에 이미 원자로계의 배관이 파손되어 냉각재의 대량상실이 발생하였다고 줄곧 주장하고 있다. 도쿄전력이 지진에 의한 큰 파손은 확인되지 않는다며, 쓰나미론을 주장한 데 대한 강력한 반박인 셈이다. 왜냐하면, 만약 지진의 진동에 의한 배관 파손으로 확인된다면, 일본의 노후 원전을 비롯한 모든 원전의 재가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지진다발국인 일본에서는 원전을 가동해서는 안되는, 또는 내진설계의 강화로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게 되어 원전의 경제성이 더욱 떨어지고, 결국은 원전의 건설이 곤란하게 되기 때문이다.
타나까 씨는 사고 직후, 원자로의 밑부분에 붙여 있는 50톤 무게의 재순환배관이 파손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것은 출력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주요 배관이나, 아무런 지지대도 없이 그저 원자로에 붙어 있는 형태로 특히 지진의 진동에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 일본 국내에서 파손된 적이 있다. 타나까씨는 원자로 내의 수위가 급속히 낮아진 이유를, 쓰나미가 오기 전 이미 재순환배관이 파손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도쿄전력은 수위 저하를 지진의 진동으로 인한 측정기의 파손 또는 고장의 결과로 설명하고 있다. 또, 타나까씨는 격납용기의 압력이 급상승한 이유도, 배관의 파손으로 증기가 대량유출한 결과라고 주장한다. 이 점에 대해서, 도쿄전력은 아직도 그 이유를 명쾌히 설명하고 있지 않다. 참로고, 최근 일본정부의 원자력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보안원도 쓰나미가 오기 전에 배관이 파손되었다는 사실을 완전히 부정하고 있지는 않다.
한편, 최근 타나까씨도 재순환배관의 파손이라고는 굳이 특정하지 않고, 원자로에 있는 불특정의 배관이 파손되고, 그 파손부위가 점차 확대되어 냉각재의 대량유출에 이르렀다고 약간 수정된 주장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2호기의 압력제어풀 부분이 파괴된 이유에 대해, Mark‐1형의 구조적인 취약점을 들고 있다. 어떤 이유(?)로, 원자로 내의 온도상승으로 증기발생이 증가하여 압력이 올라가면, 증기가 자동적으로 압력제어풀로 배출된다. 즉, 증기가 주(主)증기배출 안전밸브를 통해 격납용기의 밑부분에 연결되어 있느 8개의 벤트(Vent)관을 통해, 물 1750톤의 압력제어풀로 들어가 응축되어 원자로의 압력이 저하되게 되는 구조이다. 현재 도쿄전력은 2호기에서는 아무런 폭발이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다른 원전의 폭발영향으로 2호기의 원전건물의 외벽이 부서져 그 구멍으로 수소가 새 나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반면 타나까씨는 압력제어풀 부분의 폭발이 있었다고 반론한다. 그 이유로서, 원자로내에 나오는 증기가 초속 약 1000m의 속도로 압력제어풀의 물속으로 급히 들어오면서, 물이 치솟거나 흔들려 압력제어풀의 벽을 파손시켰을 가능성을 들고 있다. 또, 원자로에 붙어 있는 배관의 파손으로 배출된 대량의 증기도 압력제어풀로 들어 가므로 비슷한 상황이 벌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원자로내에서 발생한 수소가 주증기배출 안전밸브를 통해 압력제어풀로 들어가, 이 주변에서 폭발을 일으 킬 수도 있다고 한다. 여하튼, 압력제어풀의 체적이 적은 탓으로 물의 진동으로 벽이 파손될 수 있다는 약점은, BWR의 설계회사인 GE의 기술자가 미국의 원자력규제기관(NRC)에 고발한 사건도 있는 만큼, BWR의 구조적인 취약점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도쿄전력과 상반되는 타나까씨의 주장은 현재로서는 증명이 매우 곤란하다. 왜냐하면, 정보를 도쿄전력이 독점하여 자신들에 불편한 자료를 공개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장검사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방사능이 높은 원자로 및 격납용기이므로 오랜동안 사람이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설사 수십년후에 현장 검증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수소폭발로 인한 영향으로 배관이 파손되었다고 적당히 감출 수도 있다. 오는 6월중에 일본 국회가 설치한 조사위원회의 사고조사보고가 나올 에정인데, 타나까씨도 조사위원인 만큼, 새로운 사실이 나올 가능성도 높다. 참고로, 조사위원회는 정부, 국회, 민간이 각각 설치하고 있으나, 국회의 조사위원회만이 법적 구속력을 가지고 자료제출요구 및 증인심문을 할 수 있다.
(2) 높은 쓰나미는 이미 예상됐었다
도쿄전력은 사고원인에 대해, 예상(5.7m)보다 넘은 높은 쓰나미라는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가 원인인 '천재'라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도쿄전력이 이미 몇 년 전에 높은 쓰나미가 올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대책비용의 절약을 위해 고의적으로 무시한 결과였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즉 '인재'였다는 얘기다. 다만 도쿄전력이 예측 결과를 무시한 고의(故意)뿐만 아니라, 일본정부, 특히 실질적인 원자력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보안원(한국의 원자력안전기술원에 해당) 및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태만 또는 과실도 큰 원인의 하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참고로 지진의 경우, 원자력안전위원회가 2006년에 강화된 내진지침을 도입하였으나 원전 사고 당시까지도 후쿠시마 원전은 설비 강화에 대한 심사를 받지 않은 상태로 가동하고 있었다.
도쿄전력은 건설 당시 3.1m로 예상하였던 쓰나미의 높이를, 예측기술의 진보에 따라 2002년에 현행의 5.7m로 상향조정하였다. 일본정부의 안전규제기관은 더 높은 안전대책시설의 도입에 대해서는 전력회사의 자주적인 판단에 맡겨두고 있었다. 그러나, 자주적인 안전대책의 실시는, 전력회사에게는 비용의 증대를 가져오고, 지역주민에게 불안감을 조성하는 행위처럼 비추어지는 것으로 우려해, 가능한 한 추가적인 강화책을 회피하려는 인센티브가 움직인다. 이것은, 전력회사가 자주적으로 원전의 내진설계를 강화하는 행위를 최대한 억제하는 점과 동일한 것이다. 심지어, 어느 전력회사가 추가적인 안전대책을 도입할 경우, 미리 다른 전력회사들의 양해를 구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작년 8월, 도쿄전력이 이미 2008년에 예상높이 5.7m를 훨씬 넘는 거대 쓰나미가 후쿠시마 원전지역에 올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계산 과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도쿄전력은 2008년 6월 무렵, 1896년에 발생한 산리꾸(三陸)지진과 같은 M8.3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의 쓰나미 높이를 예상하는 계산을 하였다. 산리꾸지진의 진원지는 작년의 동일본대지진의 진원지와도 가까운 곳인데, 평가 결과는 후쿠시마 원전지역에 최대15.7m높이의 쓰나미가 올 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 2008년 12월, 진원지가 비슷한 869년의 죠깐(貞觀)지진의 M8.4규모를 모델로 하는 계산에서도, 최대 9.2m의 쓰나미가 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 도쿄전력은 계산결과를 일본정부의 원자력안전・보안원에 보고하였지만, 낮은 수치의 평가 결과는 2009년 9월에 보고한 반면, 높은 수치의 결과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발생 불과 4일전인 2011년 3월7일에 보고했다. 불편한 입장의 높은 수치는 한참 뒤에야 보고한 셈인데. 이러한 보고 방식은 지금도 상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당시, 계산결과는 도쿄전력의 원자력부문의 최고책임자인 부사장과 원자력설비 관리부장에게도 보고되었지만, 비현실적인 가정에 의한 계산의 결과로 취급되어 무시되고 말았다. 그러나, 수백억엔의 추가비용과 4여년의 기간이 소요되는 것을 회피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음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만약, 2008년의 계산결과를 존중하여 즉시 추가적인 대책을 실시되었다면, 원전사고의 피 해확대를 막을 수도 있었던 것이다. 작년 10월에야 공개된 도쿄전력의 계산결과의 자료에는, 2012년 10월까지 대책을 검토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었을 뿐이다. 또, 일본정부의 사고조사・검증위원회가 작년 12월 말에발표한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15.7m의 계산결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중앙방재회의 및토목학회는 발생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이유로 대책을 세우려고도 하지 않았다. 운명의 장난인지, 2008년 당시의 원자력설비 관리부장은, 작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발생때 소장직에 있다가 질병으로 도중 교체된 요시다(吉田)씨였다.
한편 도쿄전력은 2006년에도 노심용융(Melt down)같은 과혹사고를 일으킬 10m 높이의 쓰나미가 후쿠시마 원전지역에 올 확률을 50년동안 1%로 계산한 적이 있다. 당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기본안전규칙으로 요구한 과혹사고의 발생확률인 10만년분의 1회 즉 0.001%보다도 훨씬 높은 숫치였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이 확률 계산 결과를 2006년 7월에 미국에서 열린 원자력국제학회에서 발표까지 하였다. 일본정부의 사고조사・검증위원회의 중간보고에 따르면, 2006년의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분과(分科)위원회에서 10만년의 1회의 엄격한 수치를 도입하고자 하였으나, 전력회사소속의 위원이 반대하여 1만년의 1회로 결정된 경위가 소개되어 있다. 즉, 경제성을 우선한 원자력마피아의 총체적인 담합이 가져 온 원전사고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참고로, 도쿄전력이 주장하는 최근의 사고개요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2호기에서는 폭발이 없었고, 비슷한 시간에 폭발한 4호기의 폭음을 착각한 것이다. 2)4호기의 폭발은 사용후 핵연료의 수조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배기통을 함께 사용하는 3호기의 벤트(Vent)로 3호기의 수소가 4호기로 역류하여 일어난 폭발이다. 3)4호기의 사용후 핵연료의 수조에 물이 있는 이유는, 원자로의 내부수리를 위해 노심의 기기를 끄집어내, 아래 그림의 왼쪽에 있는 물로 채운 저장수조에 넣어 두는데, 그 과정에서 원자로위에도칸막이로 된 부분에 물을 채워둔다. 그런데, 칸막이가 우연히(아마도 폭발영향?) 뒤틀려, 칸막이 사이의 물이 사용후 핵연료의 수조속으로 들어 온 덕분이라는 것이다.



* 후쿠시마 1주년 탈핵강연회 장소가 바뀌었습니다. 3월 20일 장정욱 일본 마쓰야마대학 교수의 마지막 강연회는 중구 장충동 프레시안 강의실(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2번 출구)에서 열립니다.



* 이날 강연회에 참석하시는 분께는 이전 두 강의(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과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의 강연 내용 요약과 장정욱 교수의 발제문이 수록된 자료집을 드립니다. 

/장정욱 일본 마쓰야마대 경제학부 교수

2012년 1월 15일 일요일

일본산 생선서 세슘·요오드…정부는 그래도 "안전"


이글은 한겨레신문  조홍섭기자 블로그 물바람숲 2012-01-11일자 기사 '일본산 생선서 세슘·요오드…정부는 그래도 "안전"'을 퍼왔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10달 지났지난 여전히 검출, 정부는 기준치 아래면 적합 주장만
전문가, 내부 피폭에는 허용치 없다, "검출된 것 자체가 문제"


▲후쿠시마 원전 사고 한 달 뒤인 지난해 4월10일 서울 중구 봉래동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품질관리사가 동해와 남해산 수산물에 대해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를 이용해 점검하고 있다. 류우종기자 wjryu@hani.co.kr


지난해 3월11일 일본 동북부 해안의 쓰나미(지진해일)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연기가 치솟은 지 10달이 지났다.
한국 정부는 사고 직후 해류의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한국 연안의 수산물에 대한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주변 바다의 수산물 채취를 금지했기 때문에 일본산 수산물도 안전할 거라고 밝혔다.


이후 매달 일본산 수산물 200~3000여 건에 대한 방사능 정밀검사를 해왔다. 검사 결과는 모두 ‘적합’이었다. 그렇다면 안전한 걸까?
10일 시민단체인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정보공개청구한 결과를 종합하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일본산 수산물에서 지속적으로 방사성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4월18일 활백합에서 방사성물질인 요오드가 1킬로그램(㎏)당 14베크렐(㏃), 세슘이 6㏃ 나온 데 이어 12월까지 대구와 명태, 고등어, 참다랑어 등에서 모두 17차례 요오드나 세슘이 나왔다. 특히 지난해 7월13일 냉장 대구에서는 국내 식품 기준치(370㏃/㎏)의 4분의 1이 넘는 97.9㏃의 세슘이 검출됐다.


이런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정부가 기준치 이하이면 ‘적합’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다만 후쿠시마 연안에서 태평양쪽으로 흐르는 해류의 영향으로 국내산 수산물에선 방사성물질이 한 번도 검출되지 않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의 태도를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당장 직접적인 인체 영향을 일으키는 농도는 아니지만, 공중보건상 기준치 이하라도 노출을 줄이는 게 최선이기 때문이다. 식품 방사능은 엑스레이와 달리 비의도적으로 불특정 다수가 방사선에 노출되는 경우다. 김익중 동국대 교수(의학)는 “기준치 이하라도 방사성물질이 검출된 것 자체가 문제”라며 “정부는 방사성물질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자폭탄이나 원전 사고로 인해 한꺼번에 많은 방사선에 노출됐을 경우, 일정 선량 이상일 때 암이 걸린다. 하지만 식품 방사능으로 인한 저선량 노출의 경우 장기적으로 노출량이 클수록 암 발생률도 높아지는 사실이 통계적으로 확인됐다.

녹색당창당준비위원회의 하승수 변호사는 “세슘이 든 식품을 먹을 경우엔 장기 내부에서 지속적인 피폭이 이뤄질 수 있으며, 유럽방사선방호위원회는 내부 피폭에는 허용치가 없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방사능 비'가 내린 직후인 지난해 4월8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구 농림수산식품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시험연구소에서 연구원이 노지에서 재배되는 채소를 대상으로 특별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현행 식품검사 항목에 요오드와 세슘만 있고 다른 핵종이 없는 것도 논란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립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는 두 물질만 따져 적합, 부적합 판정을 내린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연합은 플루토늄, 스트론튬에 대해서도 기준치가 있고, 유럽연합은 반감기 10일 이상인 다른 방사성물질에 대한 기준치도 정해놓고 있다. 
(표 참조)

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요오드와 세슘 외의 다른 핵종은 식품공전에 따라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기준을 준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제도적 허점은 없다는 입장이다. 홍헌우 식약청 수입식품과장은 “요오드와 세슘은 가벼운 핵종이기 때문에 이것이 발견되면 비교적 무거운 플루토늄과 스트론튬도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이 경우엔 수입업체에 다른 핵종에 대한 검사증명서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산물의 특성상 장기간 보관이 어렵기 때문에 일본산 수산물 수입업체들은 증명서를 가져오지 않았고 국내 반입도 포기했다는 것이다.  

방사능 측정기기의 미비가 부실 검사를 불러온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에는 국립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산하의 영남검역검사소 5대, 중부검역검사소 1대 등 6대가 일본산 수산물을 검사하고 있다. 이 가운데 2대는 후쿠시마 사고 뒤 겨울철 수입산 생태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추가로 주문했다. 윤상린 국립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수산물검사과장은 “지난해 수산물에서 세슘이 검출된 것은 후쿠시마 사고 영향이지만, 현재 장비가 물량을 소화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최근 2500만원짜리 방사능 정밀측정기기를 주문했다. 김종남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정부가 제대로 하지 않는 상황에서 시민들의 요구가 커서 비싼 돈이지만 구입했다”며 “앞으로 식품 방사능 전반에 대한 오염 감시 체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방사능 대책이 헌법이 규정한 정부의 의무를 저버리고 있다며 헌법소원도 진행 중이다. 녹색당창당준비위원회는 탈핵 법률가모임 ‘해바라기’와 함께 ‘정부의 방사능 무대책에 관한 부작위(의무 방기) 위헌 확인’ 과 ‘식품안전의약청장 고시의 위헌 확인’ 소송을 위해 10일까지 약 1000명의 원고인단을 모았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