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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23일 월요일

후쿠시마 원전노동자에 ‘피폭량 조작’ 강요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22일자 기사 '후쿠시마 원전노동자에 ‘피폭량 조작’ 강요'를 퍼왔습니다.

도쿄전력 자회사 하청업체 임원
“방사선 측정기 납판으로 덮어라”
거부한 노동자엔 작업제외 보복

일본 도쿄전력 자회사의 한 하청업체 임원이 방사능 유출사고를 일으킨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일하던 작업원들의 방사선 측정기에 납판으로 만든 덮개를 씌우도록 강요한 사실이 드러났다.선량계를 납으로 덮으면 방사선 수치가 10분의 1 정도로 떨어진다. 고선량을 무릅쓰고 작업을 강행하게 하려했던 이 조처는 ‘원전노예’로까지 불리는 원전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열악한 실태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일본 후생성은 노동안전위생법 위반 혐의로 뒤늦게 조사에 착수했다.22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의 보도를 보면, 도쿄전력 자회사 도쿄에네시스의 하청업체인 빌드의 한 임원은 지난해 12월1일 원전 노동자 12명에게 납판을 건네면서 소형 방사선 선량계를 덮으라고 지시했다.노동자들은 후쿠시마 제1원전 1∼4호기 부근에서 오염수 처리 시스템의 호스를 보온재로 덮는 작업을 맡았다. 12명의 노동자 가운데 3명은 납판 덮개를 씌우는 것을 거부했다. 회사 임원은 이들을 작업에서 제외했다. 다른 노동자들은 약 3시간 가량 자재 운반 작업을 했다.업체 임원은 이튿날 한 여관에서 지시를 거부한 근로자 3명을 강한 어조로 설득했고, 이 때 한 노동자가 대화내용을 휴대전화로 녹음해 두었다가 (아사히신문)에 제공함으로써 사건이 알려지게 됐다. 이 임원은 “현장에 처음 갔을 때 선량계의 경고음에 놀라 그렇게 했다”며 “납판 덮개를 씌우게 한 것은 한 번 뿐이었고, 사용한 뒤에는 쓰레기장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당시 납판 덮개를 사용한 한 노동자도 “현장의 방사선량이 그리 높지 않아 한번만 쓰고 버렸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후생노동성은 노동안전위생법 위반 혐의로 후쿠시마 제1원전 현장에 조사원을 파견해 노동자 신원과 피폭기록 등에 대한 조사에 나섰으며, 피폭량 조작이 상시적으로 이뤄졌는지 실태파악을 서두르고 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2012년 3월 16일 금요일

후쿠시마 대재앙과 닮은 꼴, 고리 원전 사고 은폐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3-15일자 기사 '후쿠시마 대재앙과 닮은 꼴, 고리 원전 사고 은폐'를 퍼왔습니다.
핵재앙의 씨앗이 원전마피아의 머리와 가슴속에 있어

고리 원전 블랙아웃(전기공급 완전 차단) 사건의 파장이 그 끝을 모르고 번지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대재앙에도 불구하고 원전 확대 정책을 고집해온 이명박 정권에 치명상으로 작용하고 있다. 단군 이래 최대의 촛불시위로까지 번진 2008년 광우병 파동이 실은 정직하지 못한 정부에 대한 불신이 낳은 사건이듯이 세계 최대의 원전재앙이 된 후쿠시마 사건도 도쿄전력의 실상 은폐와 판단 잘못 때문에 그 피해가 커졌다. 
이번 사건으로 원전과 원전마피아,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불신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총선에서, 특히 부산·경남지역 선거와 삼척 등 원전을 추가건설하려는 지역에까지 영향을 상당 부분 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올 12월 대선에서도 원전 문제가 여야 간 주요 선거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어찌 이리 꼭 닮았을까. 후쿠시마 원전 재앙 발발 한 돌에 맞춰 터져 나온 고리 원전 대정전 은폐 사건은 1년 전 일본에서 있었던 일을 그대로 떠올리게 만들었다. 당시 원전을 운영하던 민간기업인 도쿄전력은 사고 보고를 늑장으로 한 것도 모자라 관련 상황을 은폐하고 대수롭지 않은 사고로 치부하며 대처했다. 그 사이 원자로 노심은 돌이킬 수 없는 용융으로 치닫고 있었다. 도쿄전력은 일본 총리에게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말로 일관했다. 도움을 주려는 미국의 지원도 거절했다. 그 결과는 지금 우리가 보고 있듯이 참담하다. 


▲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1주기를 하루 앞둔 10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탈핵ㆍ탈원전 촉구'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핵 없는 세상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핵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원자력을 확대하고 후손에게 핵폐기물을 넘기는 일은 죄악'이라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후쿠시마 사고를 교훈 삼아 시대착오적인 원전 확대정책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전마피아에게 거짓말은 필수품인 모양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건에서 대한민국의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은 전혀 교훈을 얻지 못했다. 이들은 위험에 대처하는 제 1원칙마저 깡그리 무시했다.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는 투명성의 원칙을 말한다. 과거 전두환 독재정권이 박종철군 고문살해 사건을 은폐하려 하다 오히려 정권이 붕괴되는 부메랑을 맞았듯이 대한민국 원전 안전 신화에 매달려온 원전마피아들이 불신이라는 부메랑을 맞아 피를 철철 흘리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는 물론이고 강력한 처벌도 뒤따라야 한다. 이번에 놀란 사실은 고리 원전에서 근무하고 있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사고에 대해서 알고 있었음에도 한 달 가까이 양심적인 고백을 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점이다. 진짜 무서운 마피아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들이 깨달아야 할 것은 자신의 밥줄이나 자신의 직장에 대한 비판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국민의 소중한 알 권리를 빼앗았다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그럴 권리가 없다. ‘은폐의 잠수함’에 동승한 모든 이들이 이 사건의 공범들이다. 
이번 기회에 원자력안전위원회 구성에서부터 전반적인 원자력안전체계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하게 살펴야 한다. 사실 그동안 원전에서 크고 작은 사건들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실상이 제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필자가 과학기술부를 담당하던 기자로서 1990년대 중반에도 파묻힐 뻔 했던 원전사고를 당시 에 1면 머릿기사로 폭로한 적이 있다. 국정감사에서 대수롭지 않은 일상적인 일처럼 보고된 것이 엄청난 뉴스로 탄생한 것이다. 물론 그 보도로 필자는 특종상 1급을 받았다. 
당시 한국형원자로를 만들어 영광원전을 상업운전하기 위해 시험가동을 벌이던 중 사고가 생겼다. 부품이 떨어져 나와 원자로 핵연료봉을 계속 파괴해 출력이 높아져야 할 원전이 출력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시험가동이었고 중간에 이를 탐지해 발전을 중지했기 때문에 큰 사고를 면할 수 있었다. 만약 판단을 잘못해 계속 가동했더라면 연료봉 모두가 파괴됐을 수도 있다. 여기서 나온 대량의 방사능 물질이 만약 누출되는 사고로까지 이어졌더라면 정말 엄청난 문제가 생길 뻔했다. 결국 이 사고로 상업운전은 몇 개월 더 늦추어졌다. 
필자가 1년 남짓 과학기술부를 맡아 보도를 하던 때에 이런 일이 생겼으니 나머지 시기에도 여러 사고들이 터진 것은 당연지사다. 이 가운데 일부는 방사성 물질 누출과도 관련이 있는 사고였으며 방사성폐기물 운반 과정에서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는 사건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은 대부분 사건 당시 즉각 보고되고 국민들에게 보도자료로 알려지는 것이 아니라 뒤늦게 언론 또는 국정감사 때 알려지곤 했다. 원전마피아들에게 은폐와 보고 누락, 사건 축소는 다반사로 벌어지는 관행이었다. 2012년 지금의 시점에서도 이런 참 나쁜 전통이 계속되고 있었다는 것이 이번 고리 원전 대정전 사건으로 드러난 것이다. 
원자력마피아들은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노심이 녹거나 방사능 물질이 누출되는 중대사고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너무 호들갑을 떨 이유는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들의 이런 변명은 구차한 것이다. 위험, 그 가운데서도 일반 시민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위험인 원전과 관련해서는 정직함과 투명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누누이 강조돼왔다. 
그런데도 은폐와 거짓말로 일관했다는 것은 중대사고로 이어질 경우 일본처럼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대한민국에서도 핵 대재앙의 씨앗이 원자력마피아의 머리와 가슴속에 들어있다는 것이다.

2012년 3월 15일 목요일

일본정부가 원인 규명에 소극적인 까닭은


이글은 프레시안 2012-03-15일자 기사 '일본정부가 원인 규명에 소극적인 까닭은'을 퍼왔습니다.
[후쿠시마 이후, 일본의 원자력 정책은④] 천재지변 탓이라고?

1. 원전 사고의 원인은 쓰나미 탓인가?
작년 3월 11일에 일어난 규모(Magnitude) 9.0의 지진과 쓰나미는 일본 동북지역에 파멸적인 피해를 초래하였다. 행방불명과 사망자 등 인명 피해만도 약 1만 9900명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세계에 보다 큰 충격을 준 것은 후쿠시마 제1원전의 폭발사고로, 체르노빌 원전사고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였다. 원전사고 발생 후 벌써 1년이 지났지만, 수습의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작년 12월 중순 도쿄전력이 최소 40년의 사고수습 계획을 세웠지만, 수많은 난관이 기다리는 미지의 영역으로 누구도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수소 폭발의 재발 및 고준위 방사성오염수의 대량유출 위험성도 늘 곁에 두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미증유의 원전사고를 일으킨 '원인'에 대한 철저한 검증은 미루어 둔 채, 전력부족(?)과 경제논리만을 내세워 정지 중인 원전의 조속한 재가동을 획책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원자력에 대한 비판자들은 원전 재가동의 전제조건으로서, 먼저 사고원인의 규명과 개선점을 반영한 새로운 안전기준의 제시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특히, 도쿄전력이 주장하는 예상 밖의 거대한 쓰나미에 의해 원전이 침수되었다는 '자연재해설'에 대해, 비판자들은 이미 거대한 쓰나미가 올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비용절약을 위해 고의적으로 무시했다는 '인재설'로 반박하고 있다.
원전사고의 원인에 대한 도쿄전력의 입장은 예상치 5.7m을 넘는 13.1m(도쿄전력 추정)의 거대한 쓰나미라는, 즉 예상할 수 없는 자연재해에 의한 불가항력적인 사고였다는 것이다. 반면 인재설을 주장하는 측은 1) 쓰나미가 오기 전, '지진의 진동'으로 인해 원전의 파괴 특히 주요 배관이 파손되어 냉각재(물)의 상실됐고 핵연료의 용융으로 이어졌다는 점 2) 도쿄전력이 추가적인 안전대책의 비용을 절약하고자, 쓰나미의 새로운 예상 높이를 고의적으로 무시하고 있었다는 점 3) 원전이 자연재해 특히 쓰나미에 약한 구조적인 취약점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 등 3가지를 들고 있다. 즉, 도쿄전력뿐만 아니라, 일본정부의 원자력안전・보안원같은 규제기관 등도 경제성만을 앞세워 원전확대에만 치중하는 반면, 원전의 안전대책에 관한 새로운 지견(知見)의 반영같은 안전성의 제고에는 소극적인 자세를 보인 탓이라는 것이다.
사고원인에 대해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로는, 도쿄전력이 사고 관련의 정확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점, 현장 검증이 몇십 년 후에나 가능하기 때문에 실제 사고상황을 추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사정 등을 들 수 있다. 지금까지 도쿄전력은 사고 직후의 자료는 몇 달 후에야 겨우 조금씩 공개하고있다. 게다가 자료들의 수정도 상습적으로 반복하는 등, 국민들의 신뢰를 도저히 얻을 수 없는 행위를 일삼아 왔다. 심지어, 작년 12월 초에 도쿄 전력 내부의 사고조사위원회가 정리한 중간보고서에서는 "현행 법과 정부의 규제에 근거하여 안전대책을 충실히 강구해 왔지만, 예상 밖의 거대한 쓰나미로 원전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적혀있다. 당사자의 가해책임 및 반성의 자세는 전혀 찾아 볼 수 없으며, 모든 원인을 정부와 자연재해의 탓으로만 돌리는 후안무치한 내용이었다.
2. 원전의 구조와 쓰나미
원전은 화력발전소와 마찬가지로, 연료의 열로 만들어진 증기를 이용하여 터빈을 돌려 발전한다. 하지만,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화력발전소와는 달리 원전은 우라늄의 핵분열을 이용하고 보일러보다 훨씬 두꺼운 강철판의 원자로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핵분열이 일어나는 원자로의 제어불능에서 오는 사고에 대비하여 격납용기 및 각종 안전장치를 구비하여야 하므로, 같은 출력의 발전소라도 건설비는 원전이 화력발전소의 10배 가까이 든다. 그리고 사고 피해의 범위가 인근 지역에 한정되는 화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원전 사고는 전 지구 범위의 방사능 오염을 초래한다.
원전이 우라늄의 핵분열로 생긴 열을 이용하여 증기를 발생시키는 구조인 이상, 냉각재인 물의 공급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 원자로를 포함한 모든 기계는 작동하면 마찰로 열이 발생하므로 이런 기계들의 냉각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 기계의 냉각에는 물을 이용하는 수냉식과 공기를 이용하는 공냉식이 이용된다. 국내 원전의 대부분인 가압수형 경수로(PWR)의 시스템은 원자로 내의 냉각재, 즉 물이 약 175기압의 높은 압력 때문에 비등하지 않은 상태의 섭씨 약 325도의 열수(熱水)로, 증기발생기에서 엷고 가는 배관(전열관)을 매개로 하여 다른 계통의 물에 열을 전달한다. 이 2차 계통의 물이 증기로 변하여 터빈을 돌린다.



▲ 가압수형 경수로(PWR)의 구조.

▲비등수형 경수로(BWR)의 구조.

원자로에서 나온 열수는 증기발생기 속에서 약 섭씨 30도 정도로 온도가 낮아져, 원자로의 냉각재로 순환하게 된다. 한편, 증기발생기에서 발생한 증기는 복수기에서 초당 70톤의 바닷물로 냉각된 후, 다시 증기발생기로 순환한다. 이처럼 원전을 계속 가동하기 위해서는 원자로의 냉각재 뿐만아니라, 펌프 및 발전기 등의 열을 제거(냉각)하지 않으면 안된다. 따라서 원자로 및 발전기 등의 기기도 중요하지만, 냉각용의 바닷물을 취수(取水)하는 펌프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동시에 이러한 냉각재(물)를 순환시키는 장치(펌프)를 움직이는 동력(전원)이 필요하다. 가령 후쿠시마 원전 사고시 물이 있고, 또 전원이 정상적으로 확보되어 있었다 하더라도, 바닷가의 취수펌프가 이미 쓰나미의 침수로 누전된 상태였기 때문에 계속적인 냉각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의 6기는 비등수형 경수로(BWR)로, 국내에 없는 원자로형이나 증기를 이용하여 발전하는 방식은 국내 원전의 PWR과 거의 같다. 다만, BWR은 원자로내에서 물을 끓여 발생한 증기가 직접 터빈을 돌리는 형식으로, 국내의 PWR는 원자로가 아니라 증기발생기에서 발생된 증기로 터빈을 돌리는 점에서 약간 다를 뿐이다. 그리고 중성자를 흡수하여 핵분열을 정지시키는 역할을 하는 제어봉이 BWR은 밑에서, PWR는 위에서 삽입하는 점도 다르다. BWR은 원자로 윗부분에는 여러 기기 등이 있어 제어봉을 밑에서 삽입해야 하는데 고장 또는 사고로 낙하하는 경우가 있다. 단 원자로의 윗부분에는 증기로 차 있기 때문에 중성자의 감속작용이 떨어져 핵분열이 억제되므로(보이드 효과), 제어봉의 삽입 방향은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 도쿄전력 참조.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전원 상실과 냉각 불능으로 원자로 속의 핵연료가 녹고, 핵연료의 질리코이 합금의 피복관 금속과 증기의 산화작용으로 수소가 대량발생하여 폭발에 이르렀던 것이다. 예상 밖(?)의 거대 쓰나미로 인해, 1)냉각용의 바닷물을 퍼 올리는 취수펌프 2)전원을 공급할 터빈 건물 지하에 있던 비상용 디젤 발전기와 배전판 등이 바닷물에 잠겨 누전되어 작동 불능이 되었다. 이런 사실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으나, 위의 그림 같이 5.7m 높이의 방조제를 넘는 13.1m의 쓰나미가, 취수 펌프(해면 4m)를 넘어 해면 10m 위의 원전부지까지 덮쳤다. 결국, 터빈 건물 지하의 발전기 및 배전판 등이 침수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방수성이 철저한 원자로 건물의 경우, 지진 피해로 지하수의 침입은 계속되고 있으나, 쓰나미에 의한 직접적인 침수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 원전 부지의 침수 지역(푸른 부분) ⓒ도쿄전력

원전의 기기는 중요도에 따라 A, B, C 의 3가지의 구분이 있는데, 원자로와 비상노심냉각장치(ECCS)는 A급으로 원자로 건물 속에 두고 있다. 원자로 건물은 방수성에 강하며 내진성도 높다. 한편, B급인 비상용 디젤발전기는 방수성이 약한 건물인 터빈건물의 지하에 놓여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은, 바닷물의 취수와 배수 그리고 항만건설 등을 고려하여, 당초 해면 30m 높이의 지면을 깎아 10m높이의 위치에 원전을 건설하였다. 그리고, 바닷가에 터빈 건물을, 내륙 쪽에 원자로건물을 배치하는 구조이다. 게다가 비상용디젤발전기와 배전판을 방수성이 약한 터빈건물의 지하에 두고 있다. C급의 연료탱크는 바닷가에 배치되어 후쿠시마원전에서는, 쓰나미로 연료탱크가 실려 나가는 피해도 일어났다.
이러한 원전의 건물 배치방식은, 미국의 사정만을 고려한 GE(BWR의 개발)사의 방식이다. 도쿄 전력이 초기에 원전을 수입할 때, 일본 특유의 지형적 특성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미국 방식을 답습한 결과이다. 미국 원전의 대부분은, 지진이 거의 없는 지역 또는 내륙에 위치하고 있어, 쓰나미의 침수를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지역에 입지하고 있다. 또 지하에 비상용 디젤발전기를 두는 것도, 미국은 허리케인 또는 거대 돌풍(Tornade)를 피하기 위한 대책이었는데, 일본처럼 쓰나미에 의한 침수가능성이 있는 곳에는 부적합한 배치 방식이다. 다만, 일본에는 지진이 많아, 무거운 발전기의 중심을 낮추기 위해 지하에 두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참고로, 후쿠시마원전의 건물 지하에 비상용 디젤발전기들은 바닷물로 냉각하는 수냉식이나, 공냉식의 발전기는 크기가 수냉식의 6~7배이므로 터빈 건물 밖에 두고 있다.
3. 전원 및 냉각기능의 상실
후쿠시마 제1원전의 원전 6기는, 비상시의 전원확보를 위해 1) 13대의 비상용 디젤발전기(교류) 2) 전원차(電源車, 직류) 3)배터리(용량 8시간, 직류) 4) 다른 지역의 발전소로 전원을 공급받는 외부전원(교류)가 준비되어 있었다. 2011년 3월11일 오후 2시46분의 지진 발생으로 원전 지역에 진도 6의 강진이 닥쳐, 즉각 자동적으로 제어봉이 삽입되어 핵분열은 정지되었다. 일본의 원전은 진도 4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자동적으로 제어봉이 삽입되는데, 참고로 진도의 구분은 일본 8단계, 국내 12단계로 같은 숫치의 진도라도 진동의 정도는 다르다. 지진 직후, 당시 후쿠시마원전의 작업원의 증언에 따르면, 어딘가에 의지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할 정도의 격렬한 진동이었다고 한다.
우라늄 연료가 핵분열하면, 높은 열과 함께 세슘(Cs), 스트론튬(Sr) 등의 100여가지의 핵분열 생성물도 발생한다. 따라서, 제어봉의 삽입으로 핵분열이 정지되어도, 정지 전에 이미 형성된 핵분열생성물이 안정된 원소로 되기 위해 스스로 붕괴를 하게 되는데, 이 때 나오는 열을 붕괴열이라 한다. 붕괴열은 핵분열의 정지 직전에 비해 10분 후 약 2%, 1시간 후 1.3%, 1개월후 0.1%, 1년후 0.05%로 점차 낮아진다. 다만, 1개월 후에는 짧은 반감기의 단수명 핵분열생성물은 붕괴되어 거의 없어지지만, Cs137(30년)와 Sr90(약 29년)처럼 붕괴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과, Pu239(약 24,000년) 같은 장수명의 핵분열생성물의 영향이 남아 있으므로, 붕괴열의 감소는 아주 조금씩으로 거의 변화를 보이지 않게 된다. 전기출력 46만kW의 1호기의 경우, 열출력은 전기출력의 3배인 138만kW인데 그중의 0.05%가 현재의 붕괴열이 되는 셈이다. 3월 8일 현재, 도쿄전력은 고준위 방사성오염수의 증대를 막기 위해 최소한의 물만 넣고 있는데, 1호기의 붕괴열은 아직도 시간당 약 6.6톤의 물을 증발시킬 정도다.
제어봉의 삽입으로 핵분열이 멈추면, 자동적으로 비상용 디젤발전기가 가동되어 원자로의 냉각을 위한 전원을 공급한다. 따라서, 쓰나미가 오기 전까지는 비상용 디젤발전기가 자동 기동하여 원자로의 냉각도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고 한다(도쿄전력의 설명). 그런데, 지진 발생 49분 후에 밀어 닥친 두번째의 쓰나미가 13.1m에 달하는 예상 밖(?)의 높이로 원전부지가 침수되어, 1)취수펌프의 고장으로 냉각수(바닷물)의 공급이 끊어졌고, 2) 비상용 노심냉각장치(ECCS) 등을 작동시킬 발전기의 전원도 상실하였던 것이다. 한편 외부전원도 이미 지진의 영향으로 송전탑과 변전소가 파손되어 사용불능인 상태로, 쓰나미 이후는 이렇다 할 전원 공급장치를 모두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이런 와중에도, 조금 높은 위치에 있었던 6호기의 공냉식 비상용 디젤 발전기 1대만이 정상으로 가동하여 5,6호기는 간신히 전원상실을 모면할 수 있었다. 후쿠시마원전 1~4호기의 전원은 배터리만 남게 되었지만, 배터리는 냉각재을 공급할 정도의 용량이 없다. 단지 냉각용배관의 밸브의 개폐(開閉) 와 중앙제어실의 조명 및 관력기기의 표시등(燈)에 사용되는 전원으로 약 8시간 작동한다. 따라서, 뒤에서 설명하는 비상용냉각계통을 이용하더라도, 배터리가 소모되면 1~4호기는 원자로의 냉각에 필요한 최저한의 전원조차도 없어져 핵연료는 용융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도쿄전력은 인근의 비상용 전원차를 끌어 모았지만, 헬리콥터 운반은 중량 초과로 불가능했고 또 지진에 의한 도로 파손과 피난 차량 등으로 도로가 혼잡하여 11일 밤 늦게서야 후쿠시마원전에 도착하였다. 최종적으로는 69대의 전원차가 모였지만, 전원접속장치의 규격이 맞지 않아 전선을 벗겨 직접 연결시켜 보았지만, 결국은 터빈지하의 전원판이 침수로 누전되어 전원차는 사용할 수가 없었다. 또 다른 전원판까지에는 준비된 전선의 길이가 모자라는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발생하였다. 이처럼, 원자로의 냉각을 위한 주요 전원을 상실한 한 상태에서, 1호기는 비상용복수기(復水器, IC), 2~3호기는 고압주수계(注水系,HPCI)가 작동하여 일시적으로는 냉각기능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한다(도쿄전력).
비상용복수기는 BWR의 Mark‐1형의 원자로에만 있는 긴급시의 냉각장치로, 사고 원전 중에서는 1호기에만 설치되어 있다. 비상용 복수기는1호기에 2개가 준비되어 있는데, 격납용기속에 있는 약 100톤의 물을 담은 장치로 원자로의 6~8m위에 있다. 원자로에서 발생한 증기가 비상용 복수기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물로 응축되어, 다시 원자로로 돌아 가 냉각하는 구조이다. 단, 배관의 개폐를 유지하는 배터리(8시간)와 복수기속의 물이 증발하여 고갈하면, 비상용 복수기도 사용불능이 된다. (아래 그림의 왼쪽위)한편, 2~3호기는 1호기와 같은 Mark‐1형이지만 비상용 복수기대신에 고압주수계가 설치되어 있다. 참고로, 후쿠시마원전의 4~5호기도 2~3호기와 같은Mark‐1형이다. 6호기는Mark‐2형으로 압력제어풀이 있으나, 종(鐘)모양의 원자로의 밑부분에 두고 있으며, 국내에서 가끔 소개되고 있는 사고원자로의 모형도, 도넛츠형의 압력제어풀이 없는 모형도는 사고가 나지 않은 6호기의 것이다. 고압주수계는 국내의 PWR에 있는 자연순환방식과 유사한 것으로, 원자로내의 남아 있는 증기로 작동하는 펌프가, 복수(復數)저장탱크속 또는 압력제어풀의 물을 원자로의 냉각용으로 공급한다. (아래그림의 왼쪽밑). 말할 것도 없이, 고압주수계의 가동시간도 배터리(8시간)의 용량에 제한된다.


▲ 후쿠시마 원전의 구조 (1~5호기)

여하튼 비상시에도 8시간내에 냉각에 필요한 전원을 복구할 수 있다는, 전력회사를 포함하는 원자력추진파의 예상과는 달리, 후쿠시마원전에서는 최소 9일이나 걸렸다. 그리고 일본정부가 설치한 사고조사・검증위원회의 중간보고에 따르면(작년 12월말), 1호기의 비상용 복수기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즉, 내부 전원을 상실하면 배관의 밸브가 자동적으로 잠기는 구조로, 도쿄전력은 오랫동안 구조의 문제점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또, 2,3호기의 고압주수계도 작업원이 지휘계통을 밟지 않은 채, 개인의 판단만으로만 배터리의 용량을 고려하여, 다른 냉각장치로의 전환을 위해 고압주수계를 정지시켰다. 정지이후는 재가동이 불가능해 져, 결국 예상보다 빨리 냉각시간이 단축된 만큼, 핵연료의 용융도 빨리 진행되었던 것이다. 4호기의 경우, 정기점검 중으로 원자로 속에는 핵연료가 없었지만, 1~3원자로와 1~4호기의 사용후 핵연료의 수조가 냉각기능을 완전 상실한 사태에 직면한 것이다.
수소폭발로 건물지붕이 파괴된 사용후 핵연료의 수조에는 소방차의 호스, 콘크리트 주입차, 헬리콥터를 이용하여, 냉각용의 물을 투입할 수있었지만, 원자로는 지진에 파손되지 않은 배관을 찾아 바닷물까지 붓는 상황까지 벌어졌던 것이다. 당시의 간 나오토 수상이 내린 바닷물 주입 중지 명령을 둘러 싸고 여야당이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지만, 바닷물의 주입이 담수가 없는 상태에서 나온 기발한(?) 아이디어로 소개되곤 하였다. 그러나, 도쿄전력은 처음부터 바닷물의 주입을 고려하고 있었고, 수상의 중지명령이라는 상사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바닷물의 주입을 계속하고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왜냐하면, 1979년에 발생한 스리마일섬(TMI)원전사고이후, 일본의 원전에는 비상냉각장치로서 바닷물을 주입하는 노심해수냉각계를 도입하고 있었으며, 원전의 운전원교육을 위한 책자에도 그같은 내용이 적혀있기 때문이다.
4. 사고원인은 인재다
(1) 지진에 의한 배관파손이 먼저 일어났다
원전에는 약 3000km에 달하는 굵고 가는 배관이 있다. 원자로에도 수많은 배관이 붙어 있다. 예를 들면, 아래의 그림에서 하나만 보이는 주(主)증기관도 실제로는 4개나 있다. 배관의 파손은 냉각재의 상실로 노심용융(Melt down)같은 과혹사고(Severe Accident)를 가져 오므로, 비상대책으로서 ECCS가 준비되어 있는 셈이다. 그러나, 후쿠시마원전에서는 모든 전원의 상실로 ECCS조차 작동하지 않았다. 그런데, 만약 전원이 있었다 하더라도 ECCS를 비롯한 주요 배관이 파손되었다면, 냉각재의 상실로 노심용용 나아가 수소폭발까지 이르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배관파손의 리스크는 사고 원전 뿐만아니라 국내 원전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원전의 구조적인 약점이다. 특히, 원자로에 붙여 있는 대형배관들은 물이 들어 있는 상태이므로, 지진의 진동 특히 긴 시간(분단위)의 진동에는 약하여 끊어지기 쉽다.


▲ 1호기의 구조 ⓒ<科学> Vol81. No.9, 2011년 9월

후쿠시마원전 격납용기의 설계에 관계했던 타나까・미쓰히코(田中三彦)씨는, 가동 41년째의 노후 원전 1호기의 경우, 쓰나미가 오기 전에 이미 원자로계의 배관이 파손되어 냉각재의 대량상실이 발생하였다고 줄곧 주장하고 있다. 도쿄전력이 지진에 의한 큰 파손은 확인되지 않는다며, 쓰나미론을 주장한 데 대한 강력한 반박인 셈이다. 왜냐하면, 만약 지진의 진동에 의한 배관 파손으로 확인된다면, 일본의 노후 원전을 비롯한 모든 원전의 재가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지진다발국인 일본에서는 원전을 가동해서는 안되는, 또는 내진설계의 강화로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게 되어 원전의 경제성이 더욱 떨어지고, 결국은 원전의 건설이 곤란하게 되기 때문이다.
타나까 씨는 사고 직후, 원자로의 밑부분에 붙여 있는 50톤 무게의 재순환배관이 파손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것은 출력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주요 배관이나, 아무런 지지대도 없이 그저 원자로에 붙어 있는 형태로 특히 지진의 진동에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 일본 국내에서 파손된 적이 있다. 타나까씨는 원자로 내의 수위가 급속히 낮아진 이유를, 쓰나미가 오기 전 이미 재순환배관이 파손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도쿄전력은 수위 저하를 지진의 진동으로 인한 측정기의 파손 또는 고장의 결과로 설명하고 있다. 또, 타나까씨는 격납용기의 압력이 급상승한 이유도, 배관의 파손으로 증기가 대량유출한 결과라고 주장한다. 이 점에 대해서, 도쿄전력은 아직도 그 이유를 명쾌히 설명하고 있지 않다. 참로고, 최근 일본정부의 원자력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보안원도 쓰나미가 오기 전에 배관이 파손되었다는 사실을 완전히 부정하고 있지는 않다.
한편, 최근 타나까씨도 재순환배관의 파손이라고는 굳이 특정하지 않고, 원자로에 있는 불특정의 배관이 파손되고, 그 파손부위가 점차 확대되어 냉각재의 대량유출에 이르렀다고 약간 수정된 주장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2호기의 압력제어풀 부분이 파괴된 이유에 대해, Mark‐1형의 구조적인 취약점을 들고 있다. 어떤 이유(?)로, 원자로 내의 온도상승으로 증기발생이 증가하여 압력이 올라가면, 증기가 자동적으로 압력제어풀로 배출된다. 즉, 증기가 주(主)증기배출 안전밸브를 통해 격납용기의 밑부분에 연결되어 있느 8개의 벤트(Vent)관을 통해, 물 1750톤의 압력제어풀로 들어가 응축되어 원자로의 압력이 저하되게 되는 구조이다. 현재 도쿄전력은 2호기에서는 아무런 폭발이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다른 원전의 폭발영향으로 2호기의 원전건물의 외벽이 부서져 그 구멍으로 수소가 새 나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반면 타나까씨는 압력제어풀 부분의 폭발이 있었다고 반론한다. 그 이유로서, 원자로내에 나오는 증기가 초속 약 1000m의 속도로 압력제어풀의 물속으로 급히 들어오면서, 물이 치솟거나 흔들려 압력제어풀의 벽을 파손시켰을 가능성을 들고 있다. 또, 원자로에 붙어 있는 배관의 파손으로 배출된 대량의 증기도 압력제어풀로 들어 가므로 비슷한 상황이 벌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원자로내에서 발생한 수소가 주증기배출 안전밸브를 통해 압력제어풀로 들어가, 이 주변에서 폭발을 일으 킬 수도 있다고 한다. 여하튼, 압력제어풀의 체적이 적은 탓으로 물의 진동으로 벽이 파손될 수 있다는 약점은, BWR의 설계회사인 GE의 기술자가 미국의 원자력규제기관(NRC)에 고발한 사건도 있는 만큼, BWR의 구조적인 취약점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도쿄전력과 상반되는 타나까씨의 주장은 현재로서는 증명이 매우 곤란하다. 왜냐하면, 정보를 도쿄전력이 독점하여 자신들에 불편한 자료를 공개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장검사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방사능이 높은 원자로 및 격납용기이므로 오랜동안 사람이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설사 수십년후에 현장 검증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수소폭발로 인한 영향으로 배관이 파손되었다고 적당히 감출 수도 있다. 오는 6월중에 일본 국회가 설치한 조사위원회의 사고조사보고가 나올 에정인데, 타나까씨도 조사위원인 만큼, 새로운 사실이 나올 가능성도 높다. 참고로, 조사위원회는 정부, 국회, 민간이 각각 설치하고 있으나, 국회의 조사위원회만이 법적 구속력을 가지고 자료제출요구 및 증인심문을 할 수 있다.
(2) 높은 쓰나미는 이미 예상됐었다
도쿄전력은 사고원인에 대해, 예상(5.7m)보다 넘은 높은 쓰나미라는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가 원인인 '천재'라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도쿄전력이 이미 몇 년 전에 높은 쓰나미가 올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대책비용의 절약을 위해 고의적으로 무시한 결과였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즉 '인재'였다는 얘기다. 다만 도쿄전력이 예측 결과를 무시한 고의(故意)뿐만 아니라, 일본정부, 특히 실질적인 원자력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보안원(한국의 원자력안전기술원에 해당) 및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태만 또는 과실도 큰 원인의 하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참고로 지진의 경우, 원자력안전위원회가 2006년에 강화된 내진지침을 도입하였으나 원전 사고 당시까지도 후쿠시마 원전은 설비 강화에 대한 심사를 받지 않은 상태로 가동하고 있었다.
도쿄전력은 건설 당시 3.1m로 예상하였던 쓰나미의 높이를, 예측기술의 진보에 따라 2002년에 현행의 5.7m로 상향조정하였다. 일본정부의 안전규제기관은 더 높은 안전대책시설의 도입에 대해서는 전력회사의 자주적인 판단에 맡겨두고 있었다. 그러나, 자주적인 안전대책의 실시는, 전력회사에게는 비용의 증대를 가져오고, 지역주민에게 불안감을 조성하는 행위처럼 비추어지는 것으로 우려해, 가능한 한 추가적인 강화책을 회피하려는 인센티브가 움직인다. 이것은, 전력회사가 자주적으로 원전의 내진설계를 강화하는 행위를 최대한 억제하는 점과 동일한 것이다. 심지어, 어느 전력회사가 추가적인 안전대책을 도입할 경우, 미리 다른 전력회사들의 양해를 구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작년 8월, 도쿄전력이 이미 2008년에 예상높이 5.7m를 훨씬 넘는 거대 쓰나미가 후쿠시마 원전지역에 올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계산 과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도쿄전력은 2008년 6월 무렵, 1896년에 발생한 산리꾸(三陸)지진과 같은 M8.3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의 쓰나미 높이를 예상하는 계산을 하였다. 산리꾸지진의 진원지는 작년의 동일본대지진의 진원지와도 가까운 곳인데, 평가 결과는 후쿠시마 원전지역에 최대15.7m높이의 쓰나미가 올 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 2008년 12월, 진원지가 비슷한 869년의 죠깐(貞觀)지진의 M8.4규모를 모델로 하는 계산에서도, 최대 9.2m의 쓰나미가 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 도쿄전력은 계산결과를 일본정부의 원자력안전・보안원에 보고하였지만, 낮은 수치의 평가 결과는 2009년 9월에 보고한 반면, 높은 수치의 결과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발생 불과 4일전인 2011년 3월7일에 보고했다. 불편한 입장의 높은 수치는 한참 뒤에야 보고한 셈인데. 이러한 보고 방식은 지금도 상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당시, 계산결과는 도쿄전력의 원자력부문의 최고책임자인 부사장과 원자력설비 관리부장에게도 보고되었지만, 비현실적인 가정에 의한 계산의 결과로 취급되어 무시되고 말았다. 그러나, 수백억엔의 추가비용과 4여년의 기간이 소요되는 것을 회피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음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만약, 2008년의 계산결과를 존중하여 즉시 추가적인 대책을 실시되었다면, 원전사고의 피 해확대를 막을 수도 있었던 것이다. 작년 10월에야 공개된 도쿄전력의 계산결과의 자료에는, 2012년 10월까지 대책을 검토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었을 뿐이다. 또, 일본정부의 사고조사・검증위원회가 작년 12월 말에발표한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15.7m의 계산결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중앙방재회의 및토목학회는 발생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이유로 대책을 세우려고도 하지 않았다. 운명의 장난인지, 2008년 당시의 원자력설비 관리부장은, 작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발생때 소장직에 있다가 질병으로 도중 교체된 요시다(吉田)씨였다.
한편 도쿄전력은 2006년에도 노심용융(Melt down)같은 과혹사고를 일으킬 10m 높이의 쓰나미가 후쿠시마 원전지역에 올 확률을 50년동안 1%로 계산한 적이 있다. 당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기본안전규칙으로 요구한 과혹사고의 발생확률인 10만년분의 1회 즉 0.001%보다도 훨씬 높은 숫치였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이 확률 계산 결과를 2006년 7월에 미국에서 열린 원자력국제학회에서 발표까지 하였다. 일본정부의 사고조사・검증위원회의 중간보고에 따르면, 2006년의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분과(分科)위원회에서 10만년의 1회의 엄격한 수치를 도입하고자 하였으나, 전력회사소속의 위원이 반대하여 1만년의 1회로 결정된 경위가 소개되어 있다. 즉, 경제성을 우선한 원자력마피아의 총체적인 담합이 가져 온 원전사고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참고로, 도쿄전력이 주장하는 최근의 사고개요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2호기에서는 폭발이 없었고, 비슷한 시간에 폭발한 4호기의 폭음을 착각한 것이다. 2)4호기의 폭발은 사용후 핵연료의 수조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배기통을 함께 사용하는 3호기의 벤트(Vent)로 3호기의 수소가 4호기로 역류하여 일어난 폭발이다. 3)4호기의 사용후 핵연료의 수조에 물이 있는 이유는, 원자로의 내부수리를 위해 노심의 기기를 끄집어내, 아래 그림의 왼쪽에 있는 물로 채운 저장수조에 넣어 두는데, 그 과정에서 원자로위에도칸막이로 된 부분에 물을 채워둔다. 그런데, 칸막이가 우연히(아마도 폭발영향?) 뒤틀려, 칸막이 사이의 물이 사용후 핵연료의 수조속으로 들어 온 덕분이라는 것이다.



* 후쿠시마 1주년 탈핵강연회 장소가 바뀌었습니다. 3월 20일 장정욱 일본 마쓰야마대학 교수의 마지막 강연회는 중구 장충동 프레시안 강의실(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2번 출구)에서 열립니다.



* 이날 강연회에 참석하시는 분께는 이전 두 강의(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과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의 강연 내용 요약과 장정욱 교수의 발제문이 수록된 자료집을 드립니다. 

/장정욱 일본 마쓰야마대 경제학부 교수

2012년 3월 13일 화요일

"일본 국토의 3%가 방사능 오염 제거 대상지역"


이글은 프레시안 2012-03-13일자 기사 '"일본 국토의 3%가 방사능 오염 제거 대상지역"'을 퍼왔습니다.
[후쿠시마 이후, 일본의 원자력 정책은 ②] 원전 밖의 오염상황과 배상

Ⅲ.원전 밖의 오염상황과 배상

1. 오염지역의 범위와 제염작업의 개시

일본 정부는 지난 해 9월말, 임시적인 시설이지만 순환냉각주입시스템의 가동과 위기대책의 단계적인 정비로 방사성물질의 대량방출 리스크가 줄었다고 하여, 원전으로부터 반경20~30km내의 일부 구역(긴급시 피난준비구역)의 해제를 발표하였다. 그리고, 연간 피폭선량 20밀리시버트(이하, Sv)를 구역지정의 기준으로 하였던 구역(계획적 피난구역)과 20km내의 경계구역에 대해서도, 오는 4월에 시작될 본격적인 제염작업을 앞두고, 피폭선량을 기준으로 두 구역을 재편할 방침이다.
제염작업은, '방사성물질 오염대책조치법'에 근거하여, 올 1월에 본격적으로 시작될 계획이었으나, 주민의 동의 획득과 중간처분장의 확보 때문에 작업이 지체되고 있다. 제염작업의 실시기준도, 당초는 년간 피폭선량 5mSv 이상이 해당지역이었으나, 지역주민과 지자체의 반발로 1mSv 이상으로 기준이 강화되어 대상면적도 대폭 확대되었다. 이 기준은 자연방사능을 제외한 것으로, 원전사고의 영향인 0.19마이크로(이하,μ)Sv/h분을 포함한 0.23μSv/h이상의 장소가 대상지역이 된다. 단, 매일 실외 8시간, 실내 16시간을 보내는 것을 가정한 숫치이다.



▲ 출처 아사히신문.

일본 문부과학성이 방사성측정장치를 갖춘 항공기와 자동차로 방사성세슘(134과137)을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제염 대상지역은 11,600 평방 킬로미터로 일본 국토의 약 3%에 달한다. 이는 경기도(10,131 평방 킬로미터)와 서울시(605 평방 킬로미터)를 합친 것보다 넓은 면적이다. 여기에 포함된 도호꾸(東北)지역의 8개현의 104개 시군읍은, 정부의 재정지원 하에 지자체가 제염작업을 실시하는 지역 '오염상황 중점조사지역'으로, 그리고 정부가 직접 제염작업을 실시하는 경계구역과 계획적피난구역내의 11개 시군읍이 '제염(除鹽)특별지역'으로, 총 115 시군읍이 제염대상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하지만, 지역산업(농업 및 관광업 등)에의 악영향(소문 피해)을 회피할 목적으로 지역지정을 거부한 지자체들도 있다. 그밖에도, 피난구역은 아니지만, 피난구역에 못지않는 피폭선량의 장소 즉 Hot-spot가 여러 곳에서 발견되어, 주민의 자주피난을 촉구하는 '특정 피난권장지점'으로서 약 280세대(世帶)가 지정되어 있다. 이런 지점은 원전사고 직후의 바람 방향과 비에 의해 방사성생성물의 낙하가 많았던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마을내에서 주위보다 피폭선량이 높은 지점의 대부분은 주로 하수구인데, 낙엽 및 토양이 비에 실려 모였다가 물의 증발후에 방사성물질이 농축된 탓이다. 매스컴에서는 이런 지역도 Hot-spot라고 보도하고는 있으나, 특정 피난권장 지점과는 면적의 넓이가 다르다.

한편, 일본 정부는 이달 중에, 현행의 경계구역과 계획적피난구역을 1)피난지시 해제준비구역(20mSv 이하, 102 평방km), 2) 거주제한구역(21~50mSv, 72 평방km), 3)귀환곤란구역(50mSv초, 93 평방km) 등 3구역으로 재편할 예정이다.
사고 직후, 일부의 지자체가 주민의 요청으로 유치원 및 초중학교의 부분적인 긴급제염작업을 실시한 적은 있으나, 본격적인 제염작업은 4월부터이다. 년간 피폭선량 50mSv이하의 1)피난지시 해제구역과 2)거주제한구역의 관청, 도로, 학교, 상수도 등 공공시설의 제염작업을 우선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3) 귀환곤란구역의 제염은 당분간 실시하지 않을 예정이다. 왜냐하면, 현재의 제염기술의 한계와 막대한 비용 때문에, 주거허용의 단기적인 기준인 20 mSv 이하로 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제염작업도, 방사성물질의 반감기가 오기 전까지는, 방사성에 오염된 물질을 주민의 생활환경에서 잠시 격리・보관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 출처) 일본문부과학성、왼쪽은 공간선량, 오른쪽은 세슘133,137의 토양침착량

일본 정부가 작년 11월부터 피난구역내에서 시험적으로 실시한 제염작업의 결과를 보면, 토양 및 낙엽 등의 제거에서는 일정 정도 감소효과가 나타났으나, 아스팔트도로 및 일반주택의 지붕에서 실시한 고압수 세척의 제염작업의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볏집지붕은 말할 것도 없지만, 특히 기와 및 콘크리트의 표면의 미세한 틈에 들어 있는 방사성물질을 완전히 제거하기가 불가능한 것이 확인되었다.
게다가, 50mSv초의 지역으로 피폭선량이 높은 귀환곤란구역에서는 제염작업원들의 피폭문제도 우려되고 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여, 우선 50mSv 이하의 두 구역을 2년간에 걸쳐 선량의 50% 정도로 감소시키는 목표를 정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제염작업의 효과는 10%정도로 나머지 40%는 자연적인 분산에 기대할 뿐이다.

한편, 산림지역은 제염을 포기한 상태로, 앞으록 계속 비바람에 의해 방사성 물질이 생활환경으로 유입될 것이나, 주민의 안전한 삶이 보장되기까지는 방사성물질의 반감기로 자연적으로 방사능이 감소되기까지 긴세월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방사성 오염은 육지뿐만 아니라, 해양에서도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계속 드러나고 있다. 증가하고 있는 원전 내부의 방사성오염수의 유출 위험도 있지만, 육지의 방사성물질이 비바람으로 개울 및 강을 통해 호수와 바다로 계속 유입되고 있다. 앞으로, 오염된 수산물의 먹이사슬을 통한 내부피폭 가능성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나, 해저토양의 방사능의 경우에는 법적인 규제치조차 없는 상황이다. 해양의 조사는 해저토양과 해수가 이동하므로, 육지보다도 시간 및 비용도 훨씬 많이 필요하다.

일본 정부 및 지자체가 실시할 제염작업의 시행업체들도 정해지고 있는데, 가장 시급한 문제는 제거한 폐기물을 보관할 장소의 확보이다. 특히 폐기물의 방사능이 높은 후쿠시마현의 경우, 제염작업에서 나오는 폐기물양이 1,500만~2,800만톤으로 최대의 경우에는 일본의 실내야구장인 도쿄돔의 약 23개 분량이 나올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를 보관하기 위해서는 3~5 평방km 면적의 중간저장시설이 불가결하다. 일본정부는 귀환곤란구역으로 지정될, 후쿠시마원전의 입지지역인 후타바군(雙葉郡)의 8시군읍에 중간저장시설의 유치를 요청하였으나, 강력한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이 구역내의 토지를 정부가 차입 또는 매입하여 중간저장시설을 건설하려는 것이다. 후쿠시마 현내의 각 지자체가 가설처분장을 설치하여 3년간 운영한 후, 2015년 1월부터 인수사업을 시작할 중간저장시설로 가설처분장의 폐기물을 옮겨 약 30년간 보관할 계획이다.

최종처분장의 건설계획은 아직 없으나, 일본정부는 중간저장시설이 영구적인 최종처분장으로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건설예정 지역 주민들의 반대를 완화시키기 위해, 최종처분장은 반드시 후쿠시마현 이외의 장소로 하는 내용의 법규정을 마련할 방침이다.
한편, 사고원전 부지내에서 보관하고 있는 폭발잔해물 등의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의 경우, 현행의 '원자로등(等)규제법'에 의해 별도의 최종처분장에서 보관하게 되나, 이 역시 아직 입지장소는 확보되어 있지 않다.

본격적인 제염작업의 실시를 앞두고, 1월 31일에 카와우찌무라(川內村) 가 귀촌(歸村)선언을 발표했다. 이 지자체는 일부 경계구역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작년 9월말에 해제된 긴급시 피난준비구역만이 대상으로 귀촌의 결정도 주민의 판단에 맡기고 있다. 구역의 지정해제 후에 돌아 온 주민은 원래의 약 1할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인근의 히로노죠(廣野町)는, 3월1일에 군청사무실만 원래의 건물로 복귀하여 업무를 재개했다. 지정이 해제구역의 지자체가 점차 귀환선언을 발표하겠지만, 병원, 학교, 요양시설, 상점 같은 생활환경이 완전히 복구되지 않는 한, 공동체의 지속적인 유지는 곤란할 것으로 예상된다.

2. 식품의 방사성 규제치와 피폭

사고 직후, 일본정부는 먹이사슬을 통한 내부피폭을 방지하기 위해, 작년 3월17일에 식품에 대한 잠정(暫定)적인 방사능규제치를 설정하였다. 원자력의 안전신화가 모든 사고발생 가능성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는 탓에,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국제기준을 참고로 후생노동성에의 자문형식으로 긴급히 규제치를 설정하였다. 예를 들면, 방사성 세슘(이하, Cs)에 오염된 음식을 섭취하더라도 년간 5mSv 이하로 억제하는 식이다.
사고 이후, 후쿠시마현의 농산물뿐만 아니라 원전에서 약 400km떨어진 시즈오카(靜岡)현의 차잎에서도 잠정규제치 이상의 방사능이 발견되어 판매금지 되었다. 생선의 경우, 쓰나미에 의한 어업시설 및 배들의 피해에 따른 영향도 있으나, 사고 직후부터 2012년 3월초 현재도, 후쿠시마현의 어업조합들은 어로작업의 자주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야생동물의 고기, 작은 생선의 일부, 버섯・배추・죽순 등의 야채류에 대해선는 지역별의 출하정지조치가 계속되고 있다.

작년 10월 중순, 수상부(府)의 식품안전위원회는, 식품의 방사성물질의 규제에 대해 [내부피폭]만으로 생애 100mSv를 목표치로 발표했다. 이 기준은 수명 80년의 사람이라면 년간 1.25mSv에 해당하는 것으로, 작년 방사성 Cs의 년간 5mSv의 목표보다 대폭 강화되었다. 위원회는 3000건의 문헌을 조사했지만, 내부피폭에 관한 데이터는 매우 적으며 식품평가로서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사고 이후 규제치의 가장 큰 변화는, 2012년 2월말에 후생노동성(省)의 약사(藥事)・식품위생심의회가 식품에 포함되는 방사성Cs의 년간 피폭한도를 현행보다 5배 강화된 1mSv로 하고, 또 어린이에 배려한 유아용식품의 신설을 정한 점이다.



이 강화된 기준치의 도입은, 지금은 사고직 후처럼 대량의 방사성물질이 배출되는 긴급상황이 아니라는 판단과, 어린이피폭에 대한 보호자들의 우려에 배려한 것이다. 특히 음료수는 대체품도 없다는 점에서 세계보건기구(WHO)의 엄격한(?) 기준이 적용됐다. 하지만, 체르노빌원전사고의 피해국인 우크라이나의 경우에는 음료수의 기준은 1리터당 2베크렐(Bq)로 일본보다 엄격하며, 심지어 식기 또는 장난감에도 규제치를 설정하고 있다.

한편, 새로운 규제치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후생노동성으로부터 자문요청을 받은 문부과학성의 심의회는, 유아용식품의 별도 설정 및 우유의 기준치를 강화한 점과, 새 규제치가 국내농산물의 5할이 전부 오염되었다는 가정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면서 후생노동성의 새로운 규제치를 인정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문부과학성 심의회는 농수산업자가 출하정지 및 소문피해를 입는 사태와 검사체제의 정비를 우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일본법에서는 3개월간의 피폭선량이 1.3mSv(년간 5.2 mSv) 이상의 장소를 방사선관리구역로 정해 18세이하의 청소년의 노동을 금지하고 있다. 이 문부과학성 심의회는 후쿠시마원전사고 직후에 학교의 년간 피폭선량 기준을 20mSv로 정한 곳이기도 하다. 또, 문부과학성의 심의회가 공개의견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심의회의 전(前) 회장이 관계자들에게 반대하는 의견을 보내도록 메일로 촉구한 사실도 밝혀졌다.


▲ 게르마늄반도체검출기
새로운 기준치는 올 4월부터 적용되나, 쌀・쇠고기・대두(大豆)의 3가지는 제품의 성장기간에 따른 공급문제를 고려하여 유예기간을 두고 있다. 쌀과 쇠고기는 오는 10월부터, 대두(大豆)는 2013년 1월부터 적용된다. 기준치가 강화되어도, 여전히 일본국민이 우려하는 것이 있다. 즉, 식품의 검사체제가 완벽히 정비되어 있는가 하는 점이다. 강화된 기준치를 검사할 정밀검사기기인 게르마늄(Ge)반도체검출기는 고가인 데다 수량이 한정돼 있기(작년 12월 현재, 일본 전국에 216대 )때문에, 과연 어느 정도 식품의 검사가 철저히 이루어질 지가 앞으로의 과제이다. 방사성 오염식품의 유통에 관한 일본정부의 대응체제에 대해 국민들은 불신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작년 7월초에 잠정규제치를 넘는 쇠고기가 전국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지만, 검사체제를 정비해 안전선언(출하정지의 해제)을 하기까지 약 2달이나 걸렸던 적이 있다. 특히, 결정적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었던 것은, 주식인 쌀의 검사체제가 허술하였던 점이다. 피난구역의 벼농사 제한조치, 그리고 철저한(?) 사전검사를 통해 규제치 이하의 안전한 쌀만 출하한다고 후쿠시마현의 지사가 안전선언까지 했지만, 며칠후 농가의 자주검사로 규제치를 넘는 쌀이 발견된는 등, 공공기관의 검사체제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던 것이다.
지난 1월 중순에도 계획적 피난구역내의 채석장에서 나온 돌이 유통되어, 학교의 내진공사 및 통학로, 그리고 신축 아파트 등의 콘크리트 재료로 사용된 것이 밝혀졌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년간 피폭선량이 약 10mSv로 주거자의 과반수가 피난주민으로 피폭을 피해 멀리 피난 왔지만, 방안에서 피폭을 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사전적인 방사능 측정을 통해 돌의 유통금지조치를 취하지 않은 탓이지만, 정부부처간의 권한(權限)의 확보경쟁에 큰 원인이 있다. 관할부처를 보면, 채석장은 경제산업성, 건설업은 국토교통성, 제염은 환경성과 같이 나누어져 있어, 비상시임에도 불구하고 통일적이고 효율적인 규제를 할 수 없는 체제였다. 참고로, 이 돌 문제의 발견은, 아파트에 사는 학생의 선량계의 숫치가 유달리 높은 점이 계기가 되었다. 후쿠시마현의 초중고학생들에게 배급된 휴대용 선량계의 누적피폭량을 정기적으로 체크하는 과정에서 학생의 수치가 높게 나타 나, 학생의 생활환경을 조사한 결과였던 것이었다.
일본 정부는, 사고 직후의 피해확산을 예측하는 '긴급시 신속방사능예측 네트워크 시스템, (SPEEDI)'의 결과를 국민들에게는 신속하게 공개하지 않았다. 단 1장의 예측 결과를 사고 약 10일후에야 비로소 공개했을 뿐이다. 반면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는 사고 직후부터 SPEEDI의 예측결과를 지속적으로 알려줬다. 일본정부의 늑장 대응 때문에, 피난주민들은 정보부족으로 되려 방사능이 높은 지역으로 피난하는 일까지 생겼다. SPEEDI의 존재가 밝혀진 후에도, 일본정부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프로그램에 넣을 배출물질의 양과 종류의 정보부족으로 부정확한 예측에 지나지 않아, 국민들의 불필요한(?) 혼란을 가져 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 발표를 하지 않았는 것이다. 그러나 바람방향과 속도를 파악하고 있는 이상, 적당한 배출량을 넣어도 오염확산을 예측할 수 있으며, 사고 당일부터 계산한 정부내부의 예측결과도 실제의 오염지역과 거의 일치하고 있다. 시스템의 명칭에도 '예측'이 붙어 있는 것처럼, 한정된 자료를 이용하더라도 예측을 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였을 것이다. 그리고, 정확한 데이터의 입수가 과연 불가결한 조건이었던가에 대해서도 조사 및 검증이 요구된다.

이와 같은 사례는 적지않다. 중요한 사례로서는, 작년 3월말에 피난지역의 어린이들의 일부를 대상으로 한 갑상선조사 결과, 높은 수치가 나온 어린이에 대해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정밀검사의 추가실시를 요청하였으나, 일본정부는 검사기기(무게 1t)의 이동곤란, 해당 어린이들에 대한 이지메의 발생방지, 지역사회의 불안조성 등을 이유로 묵살하었다. 또, 행정부처간의 연락부족으로 작년 3월12일~24일까지의 공중 방사선량의 측정조차 실시하지 않았다.
초기 방사능 데이터의 미확보는, 앞으로 장기간의 주민의 건강상태의 추적과 배상문제를 고려하면, 정부의 태만으로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른 셈이다. 왜냐하면, 후쿠시마현이 주민 약 200만명을 대상으로 피폭량을 추정하고 있는데, 먼전 설문조사로 주민의 피난경로 및 체재기간 등을 파악한 후, 조사한 지역별의 선량으로 개인의 피폭선량을 계산하는 방식이기때문이다. 도쿄전력도 원전내의 사고수습에 종사한 작업원의 피폭량을 정확히 파악하지 않았다. 사고 직후에는 선량계가 부족한 상태에서 작업에 종사한 사람들도 많았지만, 아직도 하청업자의 수습작업원 10명의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 상태이다.

3. 피해자 배상은 가능한가?

일본 정부는 원자력관련시설의 사고발생시에 적용되는 원자력손해배상법에 근거하여, 작년 8월부터 원자력손해 배상지원기구(이하, 지원기구)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지원기구는, 도쿄전력이 사고처리와 배상문제에 대한 충분한 재원을 가지고 있지 못한 상태이므로, 피해자에의 배상이 지연되지 않도록 도쿄전력에의 자금원조를 실시한다. 그리고, 원자력업무를 담당하던 구(舊) 과학기술청의 일부를 흡수한 문부과학성이 설치한 원자력손해배상 분쟁심사회(이하, 분쟁심사회)가 후쿠시마원전사고의 배상지침(배상의 대상 및 기준)을 정하면, 이에 근거하여 도쿄전력이 피해자에게 일정의 배상금을 지불한다. 단, 당사자간에 배상문제의 대립이 있을 경우에는 심사회의 하부기관으로, 변호사150여명으로 구성된 원자력손해 배상분쟁센터(이하, 분쟁센터)가 주민과 도쿄전력의 화해를 조정한다.

도쿄전력의 배상재원이 부족할 경우에는 지원기구에 자금요청을 하는 구조로 되어 있는데, 3월 현재 지원기구가 도쿄전력에 최대 5조엔까지 지원할 수 있다. 이 5조엔은, 적자국채의 일종인 교부(交付)국채가 재원인데, 지원기구는 이 금액내에서 필요할 때마다 국채를 판매하여 현금화한 후, 도쿄전력에 필요액을 지원한다. 2012년 3월초 현재, 지원기구가 도쿄전력에 지원한 금액은 2회에 걸쳐 총 1조5800억엔(약 20조 8000억원)에 달한다. 지원기구의 설립과 함께, 원자력시설(원전, 재처리공장)을 가진 11사도 일정액을 납부하여 배상금에 충당하는 방식이 도입되었다.

도쿄전력이 실시하고 있는 배상의 주요한 내용을 보면, 4월말에 정부의 지시에 따라 피난한 반경 20km~30km의 지역주민에 한하여, 세대당 100만엔의 임시의 배상금을 일률적으로 지급하였다. 이 이후부터는, 분쟁심사회가 정하는 수차례의 지침에 따라 배상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추가로 지자체의 피난지시로 대피한 지역주민들도 배상대상으로 추가하였다. 8월초에는 본격적인 배상을 위한 심사회의 중간지침이 확정되어 신청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3월초까지도 화해가 성립한 것은 수 건에 불과한 실정이며, 분쟁센터는 도쿄전력의 소극적인 대응이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작년 10월초, 정부의 제3자위원회인 '도쿄전력의 경영・재무조사위원회'가 보고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3년 3월까지의 2년간의 피해보상액을 4조5402억엔(약 60조원)으로 추산했다. 이 배상항목에는 직・간접적인 경제적 피해, 정신적 위자료 등이 포함되어 있으나, 공공단체가 입은 피해 및 생명・건강상의 피해는 제외되어 있다. 그리고, 12월초에 분쟁심의회가 배상지침을 확대하여, 피난구역 이외의 후쿠시마내 23시군읍의 자주피난주민에도 배상을 적용함에 따라, 대상자가 종래의 15만여명에서 후쿠시마현민의 4분의 3에 해당하는 150만여명으로 대폭 늘었다. 이중에는 방사능 영향에 민감한 18세 이하의 어린이와 임산부 30여만명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따라, 도쿄전력도 담당직원을 늘리고 있으나, 배상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제염작업을 고려해도 앞으로도 장기간의 피난기간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히 년간 피폭선량이 50mSv초의 귀환불가지역은 최소한 20년 이상 또는 영구히 귀환이 불가능할 것이다. 이 밖의 지역이라도, 농업이 중심인 지역의 경우, 농지는 2, 3년의 방치로 원상회복에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게 된다. 총 피해배상금은 장기적인 건강피해의 발생 및 조사비용, 경제적 피해 등을 고려하면, 천문학적인 금액에 달할 것이다. 한편, 배상책임자인 도쿄전력은, 사고수습비와 원전의 가동중지에 따른 화석연료비의 증가만으로도 실질적으로는 파산상태이다. 작년 10월에 도쿄전력은, 원전사업자가 정부와 체결하는 원자력손해 배상계약금 1,200억엔을 지불받았으나, 지원기구로부터 별도의 지원을 받지 않는 한 배상조차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원전사고에 따른 배상에 대비하여, 원자력사업자는 일반적으로 원자력책임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원전사고의 원인이 되는 지진 또는 쓰나미도, 다른 나라에서는 민간기업의 공동보험인 원자력보험풀이 취급하고 있으나, 일본은 지진다발국인 탓으로 해외의 원자력보험풀이 재보험을 거부하여, 일본 국내의 보험풀도 지진 또는 쓰나미 같은 원자력보험을 인수하고 있지 않다. 할 수 없이, 일본정부가 일종의 보험형식인 원자력손해배상 보상계약의 체결로 이것들의 보험을 인수하고 있으나, 원전사고시의 최대배상금으로서 겨우 1,200억엔을 확보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거대한 원전사고의 배상은 한 기업의 힘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것으로, 결국은 소비자의 전기요금 혹은 국민의 세금으로 메울 수 밖에 없는 점이, 후쿠시마원전사고로 명백해 졌다.

3월초 현재, 도쿄전력에 배상금의 지원만을 하고 있었던 지원기구는, 도쿄전력의 일반경영비(사고수습 비용을 포함)을 지원하기 위해 곧 1조엔의 자본을 투입할 계획이다. 기구는 지원의 전제조건으로서 도쿄전력의 경영권을 확보하고자 하여, 양자간에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기구는 도쿄전력의 총 주식 3분의 2의 확보로 경영권을 쥐고 나서, 10여년동안 회사체제를 근본적으로 개혁할 계획이다. 장기적인 계획으로서는, 발ㆍ송전(發ㆍ送電)분리를 통해 전력회사의 지역독점제도의 발본적인 해체를 꾀하려고 하는데, 정치계 및 경제계까지 관여하여 도쿄전력의 경영권의 행방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참고로, 원전사고의 수습비용 즉 배상비용, 제염비, 폐로비용 등의 정확한 예측은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태로서, 특히 제염비용은 작업내용과 범위에 따라 크게 바뀔 수 있다. 또, 언제 원전사고가 수습이 될지 모르는 상태인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총 비용이 100조엔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일본정부의 1년 예산(당초 예산)에 버금간다.
* 후쿠시마 참사 1주년을 맞아 녹색평론ㆍ평화네트워크ㆍ프레시안이 공동 주최하는 탈핵 강연회가 오는 13, 20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 2층 강당에서 열립니다. 13일에는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가 '핵무기를 통해 본 전쟁과 평화'를, 20일에는 장정욱 일본 마쓰야마대 교수가 '후쿠시마 이후 일본의 핵정책 방향'에 대해 강연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 ☞ 알림기사 바로가기 : '후쿠시마 1년, 핵 없는 세상을 꿈꾼다')



/장정욱 일본 마쓰야마대 경제학부 교수

2012년 3월 9일 금요일

후쿠시마, 겨우 최악의 사태를 막았을 뿐


이글은 프레시안 2012-03-09일자 기사 '후쿠시마, 겨우 최악의 사태를 막았을 뿐'을 퍼왔습니다.
[후쿠시마 이후, 일본의 원자력 정책은·① ] 폐로는 가능한가

Ⅰ. 지난 연말 일본정부의 사고 수습 선언은 시기상조

2011년 3월 11일에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벌써 1년을 맞는다. 지구 대부분을 방사성물질로 오염시킨 이 사고는 아직 수습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 국내에서는 육지뿐만 아니라 해양의 광범위한 방사능오염 실태까지 점점 명백해지고 있다. 특히 아직도 15만 여명의 피해지역 주민들이 일본 각지에 뿔뿔이 흩어져 '원전 난민'의 피난생활을 보내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어린 자녀의 피난문제로 인한 의견대립으로 이혼으로 발전하는 사례, 심리적으로 불안증세를 보이는 청소년의 증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자포자기한 주민들이 도박 및 음주에 빠지는 등 원전사고에 따른 사회적 문제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작년 12월 16일 노다 수상은 원전사고가 수습됐다는 선언을 국내외적으로 발표하였다. 즉, 사고 원전 3기 원자로의 밑부분 온도가 섭씨 100도 이하로 내려갔고, 방사성물질 배출량이 감소했다는 2가지 사항을 판단근거로 하여 사고 원전이 '냉온정지'상태'에 도달하였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 수습선언은, 수상이 2011년 9월 유엔본부 회의에서 2011년말까지의 냉온정지를 국제적으로 표명하였던 만큼, 외교상의 입장 및 방사능오염에 따른 수출과 외국인 관광객의 감소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국내적으로는 2012년 1월부터 시작되는 오염지역의 제거(이하 제염)작업과 함께, 피난주민들에게 귀향에 대한 가능성 및 안심(安心)감을 전하려는 정치적인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수습선언은, 마치 중환자에 대한 수술을 하기도 전에 간단한 응급처치로 완치되었다는 식으로, 사고 원전의 실태를 의도적으로 축소시킨 표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외로부터 '졸속한 판단'이라는 비판뿐만 아니라, 일본 국민 특히 후쿠시마현 주민들의 정부 사고대책에 대한 불신감을 증폭시키는 등, 도리어 역효과를 가져 왔다. 심지어, 후쿠시마현의 도지사가 수상에게 수습선언의 취소를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사태로도 발전하여, 수상이 '원전부지 내의 수습작업이 안정되었다'는 의미였다고 구차한 변명을 하기에 이르렀다. 수습 선언 1주일 후 도쿄전력이 발표한 후쿠시마원전사고의 수습에 관한 중장기대책에 따르면, 아무리 낙관적으로 봐도 완전수습(폐로)까지는 최소 4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어 있다.

게다가, 중장기대책의 내용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단순히 나열한 것으로, 수습계획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노력목표에 가까운 것이다. 또, 이 수습기간 동안의 피해주민에 대한 배상 및 제염작업, 녹은(melt down) 핵연료의 추출과 원자로의 폐로 등에 백조엔(약 1500조 원) 규모의 천문학적인 비용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제염작업의 경우, 후쿠시마현 면적의 약 7할을 차지하는 산림지역의 제염은 사실상 포기한 상태로, 산림지역의 낙엽이나 풀더미 등에 쌓여 있는 방사성물질은 비바람과 함께 주민의 생활환경으로 유입되면서, 또 먹이사슬을 통해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성장 및 생명을 지속적으로 위협하게 될 것이다.

현재 일본에 있는 상업용 원전 54기 중 52기가 가동 정지된 상태이며, 나머지 2기도 각각 3월 26일과 4월말(늦어도 5월초)에 정지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원자력추진파들은 마치 원전사고가 없었던 것처럼, 올 여름의 전력부족이 기업의 해외이전을 촉진시켜 실업률의 증가 및 경기후퇴를 가져 온다고 위협(?)하면서, 그 해결책으로서 원전의 조속한 재가동을 촉구하고 있는 상태이다. 최근, 일본 국내의 매스컴들도 원전사고의 실태보다는, 도쿄전력의 경영권을 둘러싼 문제 즉 국유화논쟁에 보도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매스컴의 보도자세가, 도쿄전력 및 일본정부의 의도적인 정보의 은폐 및 왜소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이하에서는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1년을 돌아보면서 사고 원전의 주요한 변화 및 피해의 현황을 살펴본 후, 금후 예상되는 일본의 원자력정책을 전망해 본다.

Ⅱ. 사고 수습과 방사성오염수의 증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직접 피해에 의한 사망자는 그리 많지 않다. 쓰나미가 오기 전, 점검 차 지하에 들어갔다가 사망한 원전 종업원 2명과 사고 후 수습작업 중 과로사로 인정받은 종업원 1명 등 3명이 전부이다. 이밖에 사고 당시 피난 과정에서 중환자 14명이 사망했고, 유기농 농민과 (무덤으로 피난 간다며 자살한 93세의) 노인 등 4명이 자살했다.

그러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의 상황을 감안하면, 앞으로 후쿠시마 사고 피해에 의한 사망자는 고령자를 중심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앞으로 4,5년 후부터 어린이의 갑상선암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게다가 후쿠시마 원전 주변의 주민 15만명이 아직까지도 난민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문제인 것은 거대한 방사능 오염원으로 변해버린 사고 원자로를 어떻게 안전하게 처리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사고를 당한 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6기의 원자로가 있는데 이 가운데 정기 검사 중이었던 5,6호기 제외한 1,2,3,4호기가 피해를 입었다. 4호기의 경우 정기점검 중의 노심 수리로 가동이 정지된 상태였고 1,2,3호기가 사고 당시 가동 중이었다. 1,2,3호기의 경우 수소 폭발, 멜트다운(노심 용융)을 거쳐 멜트스루(melt-through: 용융된, 즉 녹은 핵연료가 원자로 강철용기를 뚫고 나와 격납용기에 떨어져 있는 상태)이다. 도쿄전력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1호기는 핵연료 90% 이상이 멜트스루이고, 2,3호기는 40-56%정도라고 한다. 물론 정확한 상태를 알려면 내시카메라로 원자로 내부를 들여다보아야 하나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며 앞으로 수 년이 지나야 한다.

이들 피해 원자로에서는 사고 직후만큼 엄청난 양은 아니지만, 지금도 여전히 방사능물질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따라서 사고 수습을 위해서는 사고 원자로를 냉각수로 냉각시켜 상황을 안정시키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사고 원자로 내의 사용중 핵연료 및 사용후 핵연료를 끄집어내 안전하게 처리하고 사고 원자로를(1,2,3,4호기) 봉인, 폐로해야 한다. 도쿄원전 측의 자체 계획에 따르면 이 모든 조치를 마치는 시기는 앞으로 40년 후인 2051년 쯤에나 가능하다. 이와 함께 사고 당시 뿜어져 나온 방사능에 의해 심각하게 오염된 후쿠시마 주변지역에 대한 오염제거 작업도 진행돼야 한다.

1.최악의 사태를 겨우 막았을 뿐

현 시점에서 후쿠시마 사고원전들의 수습작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원자로에 대한 냉각수의 안정된 주입과, 고준위 방사성오염수의 안전한 처리・처분이다. 작년 10월 이후, 새로운 오염수 정화장치의 도입으로 원자로에의 냉각수 주입은 비교적 안정되어, 현재 원자로 밑부분의 온도는 섭씨100도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원자로에서 나오는 방사성물질의 배출량도 가장 많았던 작년 3월 15일에 비해 8000만분의 1 수준으로 줄어 든 상태이다. 방사성물질의 배출이 크게 줄어든 것은 후쿠시마 원전 1호기의 파괴된 건물외벽을 완전히 덮는 차폐시설을 설치한 것과 2호기의 필터가 있는 환기장치의 설치가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원전의 현황을 간단히 개괄하면, 핵분열이 다시 발생하는 재임계(再臨界) 및 붕괴열의 급상승 등의 리스크는 현저하게 줄어 들었으나, 수소폭발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는 불안전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작년 3월 22일에 일본정부가 원자력위원회에 작성시킨 '최악의 사고 시나리오' 에 따르면, 원전1호기의 폭파로 작업원이 철수한 상태에서 4호기 사용후 핵연료의 수조의 파괴가 발생하고, 이후 주위의 다른 원전들도 연속적으로 폭발하는, 인류역사상 최악의 원전사고가 예상되어 있다. 이 경우, 강제피난지역이 원전으로부터 반경 170km, 그리고 자주피난지역도 250km까지로 확대되어, 도쿄를 포함한 수도권 인구 약 3,000만명이 피난하는 사태까지 고려해야 하는 사태가 된다. 4호기의 사용후 핵연료의 수조에는, 1호기의 수조보다 3.78배나 많은 핵연료가 저장되어 있었고, 특히 정기검사기간을 이용하여 원자로의 노심(爐心)을 수리하기 위해, 사용중이던 원자로내의 핵연료도 함께 보관되어 있어 원전수조 중에서 발열량도 가장 높았다.

(사고 원자로 1호기에는 사용중 핵연료가 400개, 2호기와 3호기에는 각 548개가 있다. 또 1호기 수조에는 사용후 핵연료가 392개, 2호기 615개, 3호기 566개가 있다. 사고 당시 수리 중이던 4호기에는 수조에 사용중 핵연료 987개와 사용중 핵연료 548개 등 1535개가 보관돼 있다. 여기서 말하는 핵연료는 핵연료봉 수십개를 한 다발로 묶은 집합체로 핵연료 1개의 무게는 172 Kg에 이른다. 사용중 핵연료는 물론이고 사용후 핵연료도 핵분열 및 핵붕괴에 의해 방사능 물질을 발생시키므로 모두 안전하게 처리하여야 한다.)

정상가동의 경우, 4호기의 핵연료는 강철판(두께 20cm)으로 된 원자로 안에서 핵분열을 하며, 원자로의 바깥에도 강철판(두께 3cm)과 철근콘크리트(두께 2m)로 된 격납용기도 있다. 그러나, 사고 당시 4호기의 사용중 핵연료는, 수조 속에서 원자로와 격납용기라는방호벽도 없이, 핵분열(임계)을 하여 대기중으로 방사성물질 방출할 수도 있었던 것이다. 당시, 4호기의 수조는 수소폭발의 영향으로 외벽이 파괴되고, 기둥 및 밑부분의 바닥 등도 강도가 많이 약해져 있었다. 만약 재폭발로 수조의 핵연료 1,535개(우라늄 약 265톤)가 임계상태 또는 파손되어 핵분열생성물 (죽음의 재)가 대량으로 나왔다면, 인간의 능력으로서는 도저히 수습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을 것이다.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은 것이, 지난 1년간의 사고수습작업에서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2012년 3월초 현재, 원전부지내의 지상에 흩어져 있었던 폭발잔해물은 대부분 정리된 상태이다. 단, 사고 직후 사용할 소방차・주수(注水)차 및 중장비의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높은 방사능에 오염된 폭발잔해물을 불도저로 지하에 꽤 묻어 놓았는데, 언젠가 다시 안전화를 위한 처분작업이 불가피하다. 그리고, 4호기의 파괴된 수조시설의 부분적인 보강을 마쳤으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수조 내의 핵연료의 이송을 위한 준비작업이 진행중이다. 현재, 수조 속의 핵연료를 끄집어 낼 크레인을 설치하기 위해, 4호기 건물 위의 폭발잔해물를 철거하고 있는 중이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원전의 공동수조에서 보관중인 사용후 핵연료 6,375개를 먼저 옮긴 후, 이 곳에 4호기의 사용후 핵연료를 옮길 계획이다. 습식방법의 공동수조에서 꺼낸 사용후 핵연료는 특수용기에 넣어 당분간 원전부지 내에 건식방법(공기냉각)으로 보관할 계획이다.

사고 직후 약 5개월동안 일본정부・도쿄전력의 사고종합대책본부의 자문역할을 했던 한 원자력 전문가는, 최근 자신의 저서에서 최악의 사태를 회피할 수 있었던 데는 '행운이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즉, 사고 직후에 발생한 몇 차례의 지진이 수습작업에 큰 지장을 줄 정도의 규모가 아니었고, 또 쓰나미 및 추가적인 수소폭발도 없어 최악의 사태를 가까스로 피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행운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 되었다면, 일본 국토의 약 3할의 포기 및 일본 국민의 4분의 1이 피난을 하는 사태가 되었을 것이다. 약 3할이라 하지만, 사실상은 일본을 둘로 양단하는 상황이 되었을 것이다. 참고로, 일본의 면적은 한국보다 약 3.8배 정도 되는데, 만약 최악의 시나리오가 한국 국내에서 일어났다면, 과연 국민들이 안전하게 피난할 장소를 발견할 수 있을는지 의문이다.

2. 핵연료의 추출 및 폐로작업은 미지의 영역이다

도쿄전력의 사고 수습의 중장기대책에 따르면, 1) 2013년까지 1~4원전의 수조 내의 사용후 핵연료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2) 로보트 및 기기개발을 통해 원전건물 내의 제염작업 및 파손부분의 수리, 오염수의 처리, 그리고 격납용기 전체를 물로 채워 냉각한다. 이후 3) 녹은 핵연료의 추출작업에 착수하여, 2036년 후까지 완수한다. 마지막으로, 4) 2051년까지 원전을 해체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핵연료의 추출방법과 관련기기 등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나, 당분간 최소 3~4년은 냉각수의 안정적인 공급에 전념하는 것 이외에 뾰족한 묘책이 없는 실정이다. 용암같이 녹은 핵연료의 표면은 물로 냉각이 되고 있겠지만, 내부는 여전히 섭씨 약1000~2000도의 높은 붕괴열을 내고 있을 것이므로 계속적인 냉각수의 공급이 불가결하다. 핵연료의 붕괴열은 3~4년후에는 공기의 방(放)열로 냉각이 가능할 정도로 낮아지겠지만, 그 이후에도 방사선 차폐와 녹은 핵연료의 추출를 위해서는 물을 채워 두어야 한다.

작년 11월말에 도쿄전력이 발표한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원전1, 2, 3호기의 녹은 핵연료의 대부분은 원자로의 강철판(두께, 16~20cm)을 뚫고, 약 12m 아래의 격납용기 콘크리트 바닥에 떨어져 있다. 심지어, 1호기의 경우는 핵연료의 약 90%가 제어봉의 삽입구 등을 통해 낙하하여, 격납용기 밑부분의 콘크리트(두께, 2.6m)를 녹인 상태로, 가장 심한 곳은 격납용기밑의 철판까지의 콘크리트가 약 37cm 밖에 남아 있지 않다는 결과였다. 1호기의 경우, 무게 69톤에 달하는 핵연료가 녹을 때, 높은 열로 주위의 제어봉 및 구조재, 콘크리이트 등도 함께 녹여, 현재는 무게가 약 2배 이상으로 늘어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핵연료 덩어리의 무게당 발열량도 상대적으로 낮아진 만큼, 핵연료 덩어리가 격납용기를 뚫고 나가는 '차이나 신드롬'은 발생하지 않은 상태일 것이다. 그러나, 핵연료 덩어리가 격납용기의 강철판(두께 3cm)을 뚫고 나가, 그 밑의 콘크리트(두께 7.6m)의 어딘가 멈춰 있을 것으로 추측하는 연구자들도 있다.




지난 1월 20일, 도쿄전력은 핵연료의 위치 및 냉각수의 높이를 확인하기 위해, 작업원들이 주위의 높은 방사능을 휴대한 납판으로 막으면서 2호기의 격납용기 속에 공업용 내시(內視) 카메라를 넣어 보았으나, 강한 방사선과 수증기에 의한 시야불량으로 약 70분간의 확인작업은 결국 실패로 끝났다. 미국의 스리마일스섬(TMI) 원전사고는, 핵연료의 45% 정도가 녹았으나 원자로 속에 머물고 있는 상태였고, 또 원자로 벽면에 금이 간 것 이외에는 순환냉각시스템도 유지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사능이 낮아지는 것을 기다려, 원자로의 두껑을 여는 데 6년, 연료추출에 5년 등 합계 11년이 걸렸다. 또, 5년간에 걸쳐 TMI 2호기의 정화작업을 실시하였으나, 지금도 원자로는 감시상태이며, 폐로작업은 2034년 무렵 TMI 1호기의 운전종료 후에 함께 시작될 예정이다.

도쿄전력은 본격적인 내부조사의 개시시기로서 격납용기는 2017년, 원자로는 2019년 무렵을 예정하고 있다. 그러나, 후쿠시마 사고 원전의 경우는 녹은 핵연료의 무게, 형태 및 위치도 알 수 없는 상태이며, 게다가 원자로 및 격납용기도 크게 파손되어 있다. 수소폭발로 인해 연료추출용의 크레인같은 시설들도 파괴된 만큼, 건물의 보강을 통해 이런 부대시설의 설치도 불가결하다. 그리고, 로보트 및 기기 등을 개발하여 원전건물 내의 제염작업과 격납용기의 파손부분의 보수가 어느 정도 끝나면, 작년 6월에 시도하다 실패한 수관(水棺)방식 즉 격납용기 전체에 물을 채워 핵연료를 냉각시킬 계획이다.

약 35m 위의 격납용기의 윗부분에서 크레인으로, 원자로를 통해 격납용기 속에 떨어져 있는 최소 100톤 이상의 녹은 핵연료를 끄집어 낼 계획이다. 그러나, 중장기대책의 실행 중에 대형 재해가 발생한다든가, 또는 경제적 및 기술적으로 추출작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체르노빌원전처럼 시멘트로 원전건물 전체를 덮는 석관(石棺)방식의 등장도 부인할 수 없는 실정이다. 높은 방사능 때문에 격납용기의 부소작업에도 적잖은 곤란이 예상되는데, 여러가지의 물질 심지어 바닷물의 염분까지 섞인 핵연료의 추출작업은 여태껏 어느 나라도 경험한 적이 없는 미지의 영역으로, 그 성공여부는 그 누구도 모른다. 참고로 덧붙이면, 수관방식으로 격납용기에 물이 차 있을 경우, 지진의 진동과 물의 공명(空鳴)작용이 발생하여 파괴되는 가능성도 높아진다. 또 원자로의 기반이 약화되어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을 수도 있다.

3. 지하수의 유입과 방사성오염수의 지속적인 증가

앞으로 수년에 걸쳐 가장 중요한 문제는, 고준위 방사성오염수의 처리일 것이다. 현재, 도쿄전력은 원전건물 하에 고여 있는 고준위 방사성오염수를 정화하여 약 4km의 배관을 통해서, 원자로에의 냉각수를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오염수의 정화장치는 작년 6월말부터 도입되었는데, 특수약품과 필터 등을 이용하여 고준위 방사성오염수의 기름(油), 방사성 세슘(Cs), 염분을 차례로 제거・처리하여, 정화과정이 끝난 저준위 방사성오염수의 일부분을 원자로의 냉각수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별도의 저장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도쿄전력이 발표한 작년 4월의 계획으로는, 작년말까지 원전건물 하에 있는 것을 포함한 약 25만톤의 고준위 방사성오염수의 대부분을 처리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낙관적인 계획과는 달리, 고준위 방사능오염수가 오히려 늘고 있는 실정으로, 중장기대책에서는 처리종결의 시기를 2020년으로 변경하였다. 올 3월 6일까지 처리한 오염수의 양은 약 20만톤이나, 여전히 원전 건물 지하의 약 8만톤을 포함하여 여전히 약 20만톤이 남아 있다.

오염수의 증가는 원전건물로 스며드는 비의 영향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건물지하로 매일 200~400톤 정도 유입되고 있는 지하수 때문이다. 지하수는, 격납용기로부터 새나오는 원자로의 냉각수와 섞여 고준위 방사성오염수로 바뀌고 있어, 유입되는 지하수량만큼 처리해야 할 고준위 방사능오염수도 늘고 있는 셈이다. 도쿄전력은 오염수의 증가를 막기 위해 냉각수의 주입량을 최소로 하고 있으며, 또 지하수의 유입을 줄이기 위해 건물지하의 방사성오염수 수위와 지하수 수위와의 미묘한 균형까지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즉, 원자로의 온도를 충분히 낮추기 위해 주입 냉각수를 늘리면 새나오는 고준위 방사성오염수가 증대하고, 또 건물지하의 방사성오염수를 많이 처리하면 수위변화로 지하수의 유입이 늘어나는 진퇴양난의 상태이다.

한편, 정화 과정을 거친 후에 늘어나는 저준위 방사성오염수의 저장문제도 있다. 작년 12월 도쿄전력은 이 물을 올 3월경에 바다로 배출하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의 정화장치로 제거하지 못했던 스토론튬(Sr)까지 처리한 후에 배출할 계획이었지만, 주변지역 어업조합들의 반발로 계획을 철회한 적이 있다. 이 때문에 도쿄전력은 원전부지 내의 숲을 벌채한 곳과 바닷가에 약 16.5만톤의 저장탱크를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6일 현재 저장용량의 72%에 달하는 약 12만톤이 차 있으며 원전 건물 지하의 오염수가 계속 늘고 있는 만큼, 저장탱크의 계속적인 증설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저준위 방사성오염수를 대량 보관할 방법으로, 대형유조선의 이용도 고려할 수 있지만 비용문제와 현행법(원자로 등 규제법)때문에 실시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원전부지내에 저장탱크의 증설부지가 한계에 달할 경우, 이 물은 바다로 배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행법에서는 규제치 이하의 방사능오염수는, 전력회사가 임의로 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사히신문>(왼쪽)과 <요미우리신문>이 찍은 부지 내의 저장 탱크. 2월25일부터 원전의 공중 접근 금지구역이 20km에서 3km로 완화되었다.

게다가, 오염수의 정화장치에 사용된 특수약품, 필터, 폐기물 등과 2차 폐기물의 보관장소도 계속 확보해야만 한다. 미세한 구멍이 많은 광석인 제오라이트(Zeolite)를 이용한 필터 및 슬러지 등은 핵분열생성물이 농축된 상태로 방사능이 매우 높고, 잦은 교환으로 그 폐기물 양도 많다. 또한 염분에 의한 저장탱크의 부식문제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격납용기의 파손부분을 수리하여 한정된 수량에 의한 순환냉각시스템을 이용하지 않는 한, 방사성 오염수의 증가를 근본적으로 타개할 방법은 없다. 그리고, 현재 원전부지내의 정화장치들도 어디까지나 임시적인 것으로, 잦은 고장에 의한 가동 정지, 배관 및 비닐호스의 파손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말할 것도 없이, 이러한 시설은 지진 및 쓰나미가 덮칠 경우에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는 시설도 아니며, 시설에서 새나온 방사성 오염수가 바닷로 유출된 적도 있다.

결국, 작년에 발표된 일본 수상의 냉온정지[상태]의 선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불편한 진실'을 감추는 한편, 자의(恣意)적이며 근거없는 낙관적 해석에만 근거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원자력 전문용어로서 '냉온정지'가 있으나, 이는 정상상태의 원전, 즉 장치의 파손이 전혀 없는 정상상태에서 원자로의 내부온도가 섭씨100도 이하로 낮아 진 상태를 가리킨다. 전력회사는 섭씨 60도 정도 이하으로 낮아지면, 사용후 핵연료의 교환 또는 원자로 점검 등을 한다. 그런데, 일본정부는 원자로 및 격납용기에서 냉각수가 줄줄 새고 있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냉온정지[상태]라는 낱말을 억지로 지어낸 꼴이다. 한편, 도쿄전력은, 고준위 방사성오염수가 지하수맥을 통해 바다로 유입되는 것을 막는 차수(遮水)벽의 건설에 착수하였는데, 작년 10월말부터 약 2년 계획으로 원전부지에서 바다쪽 4m 지점에 길이 약 800 m에 약 30m의 강판 700여개를 박고 있다. 완성 후, 육지와 차수벽사이를 매립할 계획이다.



/장정욱 일본 마쓰야마대 경제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