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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3일 월요일

‘제압’도 모자라 ‘확 제압’이라니요


이글은 시사IN 2012-12-03일자 기사 '‘제압’도 모자라 ‘확 제압’이라니요'를 퍼왔습니다.

“촛불시위를 공권력으로 확 제압했어야 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사진)이 한 말이다. 두 가지 의미에서 기가 찬 말이다. 하나는 유신이나 5공 시절의 독재 본능을 드러낸 것이요, 하나는 처참하게 제압하고도 오리발을 내미는 것이어서다.

2010년 지방선거를 눈앞에 둔 시점에 사건이 하나 터졌다. 15만명이 가입한 대규모 인터넷 카페 운영진이 불법 모금을 하고 모금액을 술값으로 유용했다는 사건이었다. 

ⓒ뉴시스

문제의 카페는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일명 ‘안티MB’로 유명한 ‘촛불’ 카페였다. 조·중·동을 비롯한 대부분 신문과 KBS·YTN 등 방송이 일제히 이 사건을 보도했다. 상당수 언론이 확인된 사실이라고 보도했고, 일부는 ‘좌파의 파렴치’([문화일보]), ‘적나라한 부도덕’([헤럴드경제])이라 질타했다. 촛불도 끄고, 촛불에 대한 테러도 덮고, 선거 표심도 흔드는 사건이었다.

2년을 훌쩍 넘긴 지난 9월, 법원은 기소된 안티MB 운영진 전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조·중·동도, KBS도 무죄판결을 보도하지 않았다. YTN은 기자가 기사를 송고했지만 방송하지 않았다. (경향신문)과 (연합뉴스) 정도에만 기사가 실렸다.

다시 김무성. 오리발 내밀 수는 없게 되었다. 다만 그냥 제압은 성에 안 차서 ‘확 제압’이라고 한 것이리라. 선거를 앞두고 뒤지고 잡아가고 가두고 기소한 검·경, 그리고 무고한 이들을 파렴치범으로 만들고는 입 꾹 다물고 있는 언론. 게다가 이를 능가하는 ‘확 제압’까지, 그들이 꿈꾸는 정권에 소름이 돋는다. 

노종면 (YTN 해직기자, 트위터 @nodolbal)

2012년 5월 1일 화요일

[사설] 광우병 조사단 파견, ‘눈 가리고 아웅’의 전형이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4-30일자 사설 '[사설] 광우병 조사단 파견, ‘눈 가리고 아웅’의 전형이다'를 퍼왔습니다.

정부가 어제 미국에 광우병이 발생한 지 닷새 만에 민관합동조사단을 파견했다. 그동안 국민 건강 보호 차원에서 ‘선 검역(또는 수입) 중단-후 역학조사’를 요구하는 여야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요구가 빗발치자, 마지못해 취하는 조처란 인상이 짙다. 정부는 조사단 파견 전에, 미국 정부의 설명을 들어보니 국민 안전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므로 검역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이미 세워놓은 터다.지난 2008년 쇠고기 촛불시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국무총리, 농림수산식품부·통상교섭본부의 책임자들이 목소리를 높여 ‘광우병 발생 시 즉각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한 약속은 더 상기시키고 싶지도 않다. 자신들이 텔레비전 생중계와 국회 답변, 명확한 자료를 통해 한 약속도 손바닥 뒤집듯 부인하는 당국자들의 낯두꺼움을 보면서 염치와 신의를 저버린 못 믿을 정부임을 다시금 확인할 뿐이다.


그렇다고 이번 조사단이 제대로 조사를 할 것 같지도 않다. 먼저 정부와 학계, 소비자단체 9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의 면면을 보면, 친정부 인사 일색이다. 특히 소비자단체 대표를 제외한 8명이 모두 농식품부 산하기관인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출신이다. 학계 대표로 참가하는 서울대 유한상 교수는 무려 11년이나 검사본부에서 검역원으로 일한 전력이 있고, 유관단체 대표로 따라가는 김옥경 대한수의사회 회장도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과 같은 시기에 국장을 함께 한 사이라고 한다. 소비자단체 대표도 농식품부의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친 농식품부 장관 인사라고 하니 결과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이번 조사단 구성은 2010년 캐나다와 쇠고기 수입 재개를 앞두고 구성했던 조사단에 정부에 비판적인 학자와 전문가를 3명이나 포함했던 것과 대비된다.


조사단이 미국에 가서 하는 활동도 매우 제한적이다. 가장 핵심적인 장소인 광우병 발생 농장을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조사단이 원하는 작업장이나 도축장을 독자적으로 지정해 평가하거나 필요한 조처를 취할 수도 없다고 한다. 쇠고기 협상 때 실질적인 현지조사 권한을 명시한 일본과 달리, 미국 정부가 하는 말만 듣고 그들의 안내에 따라 돌아다니다 귀국하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드는 건 당연하다.


눈가림 검역 강화에 이은 눈 가리고 아웅 식 행정의 전형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는 건 이 때문이다. 안 될 것을 뻔히 알면서 하는 시늉이라도 해서 여론의 압력을 피해 보려는 것은 국민을 한없이 우습게 아는 이들이나 하는 짓이다.

2012년 4월 28일 토요일

[사설]정부, 여론에 귀막고 ‘광우병 촛불’ 부추길 셈인가


이글은 경향신문 2012-04-27일자 사설 '[사설]정부, 여론에 귀막고 ‘광우병 촛불’ 부추길 셈인가'를 퍼왔습니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입제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당에서까지 나오는 마당에 정부는 비판의 목소리를 괴담이나 유언비어 수준으로 폄하하는가 하면, 서규용 농림식품부 장관은 “미국 쇠고기의 안전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무책임한 주장만 되풀이하면서 정부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다. 4년 전처럼 민심을 무시하고 미국 눈치보기로 ‘광우병 촛불시위’를 부추길 셈인지 묻고 싶다.

농림식품부는 어제 광우병 대응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국내 쇠고기 수급문제, 미국과의 협상, 외국 동향 등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현시점에서 정작 해야 할 긴급 수입제한 조치는 제쳐둔 채 국민들에게 ‘뭔가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전형적인 전시행정의 모습이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그제 2008년 정부가 낸 광고에서 ‘광우병 발생 시 즉각 수입중단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라는 시민단체의 지적에 대해 “광고문구는 생략되고 압축적인 것”이며 “괴담식 유언비어는 자제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비판여론을 자극했다. 서 장관은 “가축전염병예방법에 ‘(광우병 발생 시) 수입중단해야 한다’ 대신 ‘수입중단할 수 있다’고 돼 있는 것은 수입중단에 대한 정부의 재량권을 인정한 것”이라며 법 취지를 외면한 주장을 폈다.

정부가 이처럼 국민 건강보다 미국의 이익을 먼저 챙기고, 국민을 상대로 했던 약속을 뒤집는 대응으로 민심이 악화할 조짐이 보이자 여권 인사들까지 나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제한을 주문하고 있다. 2008년 한·미 쇠고기 협상을 이끌었던 정운천 전 농림식품부 장관은 경향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광고에서도 청문회에서도 제가 미국에 광우병이 발생하면 즉각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면서 정부가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 농어촌공사 사장 출신의 홍문표 새누리당 국회의원 당선자도 “선 수입중단 조치 후 미국에 실사단을 파견해 수입재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도 뒤늦게 즉각적인 검역중단을 요구했다.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와 함께 수입제한을 요구하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데도 서 장관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어제 경기도 용인의 한 쇠고기 검역 현장을 방문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광우병 정보를 신속히 알리겠다”며 하나마나한 얘기를 했다. 2008년 촛불시위의 교훈을 까맣게 잊은 모습들이다.

2012년 4월 27일 금요일

MB, '미국과의 약속' 때문에 '국민과의 약속' 깼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04-27일자 기사 'MB, '미국과의 약속' 때문에 '국민과의 약속' 깼다'를 퍼왔습니다.
한국 정부 "수입 안 하겠다"고 하자, 미국 측 "수용하기 어렵다" 통보

미국산 쇠고기 파동 촛불 시위가 한창일 당시, 농림수산식품부와 보건복지부가 합동공고문을 발표하고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견되면 즉각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광고를 주요 일간지에 낸 것을 두고 웬디 커틀러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보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최석영 주미 한국대사관 공사는 2008년 5월 8일, 미국 워싱턴에서 커틀러 대표보를 만나 한 총리가 담화문을 발표하게 된 국내 상황을 설명한 뒤 미국 쪽의 양해를 구하고 총리 담화문에 대해 공개적 반박은 자제해주길 요청했다.

이러한 최 공사의 요청에 커틀러 대표보는 "미국 측으로서는 총리 담화문 문구는 수용 가능하다"며 "공개적인 대응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즉각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정부 공고문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이 한 총리의 담화문은 수용하면서 농림부와 복지부의 합동공고문은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는 '즉각 중단한다'와 '중단할 수 있다'의 표현의 차이였다.

2008년 5월, 한국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연일 촛불 집회가 도심에서 열리자 8일 한승수 당시 국무총리 담화를 통해 "광우병이 미국에서 발생해 국민 건강이 위험에 처한다고 판단되면 수입중단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농림부와 복지부도 이날 주요 일간지에 광우병 발견 즉시 수입 중단 조치를 취하겠다는 합동공고문을 광고로 냈다.

'수입 중단하겠다' 약속 뒤, '수입 중단 할 수 있다'로 교묘히 바꿔

두 나라가 쇠고기 추가협상을 하고 5월19일 서한을 교환할 때도 커틀러 대표보는 최 공사를 불러 '광우병 발생 시 한국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는 것을 수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한국에) 전달돼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도 한국 정부는 즉각적 조처를 하지 못하며 과학적 근거 등 전제가 충족될 때만 수입을 중단해야 한다는 미국 쪽 입장을 분명히 전달한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6월 보도자료를 내어 "광우병이 추가확인 될 경우 일단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중단조처 한다"고 명시했다. 그 뒤, 정부는 2008년 8월 가축전염병예방법을 개정하면서 당초 '수출국에서 광우병이 추가 발생하면 긴급한 조처가 필요한 경우 수입을 중단한다'에서 '수입 중단 등을 취할 수 있다'라고 정부 재량권을 넣는 방식으로 '미국과의 약속'을 교묘하게 집어넣었다. '미국과 한 약속'을 지키려고 '국민과 한 약속'을 저버리고는 거짓말까지 한 셈이다.



/허환주 기자

"'이번 광우병은 위험성 낮다'? 거짓말!"


이글은 프레시안 2012-04-27일자 기사 '"'이번 광우병은 위험성 낮다'? 거짓말!"을 퍼왔습니다.
광우병 전문가들 "당장 수입 중단 조치 취해야"

미국에서 네 번째 광우병 소가 발견됐음에도 한국정부가 검역 중단, 수입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자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청와대와 농림수산식품부, 보수언론 등은 '국민 건강에 영향 없다', '통상 마찰이 우려된다' 는 등의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전문가자문위원회,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등은 26일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정부와 보수 언론 등의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국민 대다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고 광우병이 발생하면 수입을 중단한다던 약속도 어기고 있는 한국 정부의 태도에 분노한다"면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검역 중단을 넘어 즉각 수입 중단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멕시코 등과 체결한 수입 조건은 모두 광우병 발생시 수입 중단 또는 검역 중단을 명문화해 놓고 있으나 2008년 미국과 체결한 수입위생조건에는 이러한 조건이 없다"면서 "한국정부가 검역 중단 조치도 못하는 것은 이 졸속적이고 굴욕적인 수입 위생 조건 자체에 있다. 재협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이날 전문가들의 기자회견을 정부 발표에 반박하는 방식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우리나라에 젖소 들여오지 않는다" vs "거짓말"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 : 이번 광우병은 젖소에서 발생했는데, 우리는 젖소를 들여오지 않고 특히 30개월 이상 연령이 지난 소는 우리나라에 수입되지 않고 있다. 지금 수입하는 쇠고기가 국민 건강에 위험을 준다고 판단할 징후는 없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 : 한국의 수입 위생조건 어디에도 '젖소는 수입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없다. 미국에서도 젖소 역시 식용으로 사용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30개월 미만의 불임, 거세 수소 등이 식용으로 수입되고 있다.

박상표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정책실장 : 젖소도 새끼를 낳지 않은 30개월령 이하 소는 고기소로 팔리고, 햄버거 패티 원료로 쓰이는 간 쇠고기로 유통된다.

미국에서 처음 발생한 광우병 발병 사례가 젖소였는데, 이때는 쇠고기 수입 중단 조치를 취했다. 캐나다의 광우병 발병 18건 가운데 10건도 젖소였고, 일본에서 발견된 광우병 소도 젖소다. 다른 나라 젖소에 광우병이 발견됐을 때는 문제를 삼아왔다. 젖소라서 문제 없다는 것은 광우병 위험을 모르는 비과학적 견해다.

"'비정형적 광우병' 전염 위험 낮아" vs "영장류 전염 나타나"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 이번에 광우병이 발생한 소는 30월령 이상이고 비정형적 광우병인 점을 고려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본다.

여인홍 농림수산부 식품산업정책실장 : 비정형적 광우병의 경우 감염 가능성이 낮다.

박상표 : 광우병은 정상적 프리온 단백질이 변형되면서 나타나는데, 분자량이 일반적인 경우와 다를 경우 비정형적 광우병이라고 한다. 전세계적으로 100건 정도 발견됐고, 미국, 캐나다,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 에서 여러차례 발병됐다. 비정형 광우병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과학적으로 연구가 진행 중이고 인간에의 전염 가능성은 규명해야 하지만, 동물 실험에서는 비정형 광우병도 전염성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장류 전염은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자에 따라서는 비정형 광우병이 계속 발견되는 것은 광우병은 사료만으로 통제할 수 없고, 박멸하는데에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리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우석균: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결론이 나지 않았으나 비정형적 광우병도 전염성이 있다는 데에는 별 논란이 없다. 비정형적 광우병도 식품체계에 들어가면 광우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농림부 관계자들은 비정형적 광우병이 위험하지 않다는 식의 괴담을 퍼뜨리지 말아야 한다.

"검역 확대하겠다" vs "광우병은 검역으로 나타나지 않아"

농림수산식품부: 검역을 강화해 전체 수입 물량 중 3%를 골라 실시하는 검역 대상을 10%로 확대하겠다.

우석균 : '검역 강화'가 마치 광우병을 검사해낼 수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광우병은 도축 시에 소의 뇌를 검사하는 것 외에는 밝혀낼 수 있는 실용적인 방법이 없다. 한국에 들어오는 뼈나 갈비, 살코기 등을 두고 광우병 감염 여부를 밝혀낼 방법이 없다. 한국에서 검역을 강화한다는 것은 광우병에 대한 안전 조치가 되지 못한다. 검역 중단, 수입 중단 조치가 유일한 방책이다. 그럼에도 검역 강화가 대안이 될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국민 기만이다.


▲ ⓒ뉴시스

"통상마찰 우려" vs "국제법, 국내법상 권한 충분"

농림수산식품부 : 미국에서 제공한 정보가 극히 제한적이다 보니 과학적인 근거 없이 검역중단 조치 등을 취하면 통상마찰 등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송기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 현재 국제법 상, 국내법 상 수입을 중단할 권한이 확보되어 있다. 한국 정부가 검역 주권 행사를 포기하고 있을 뿐이다. 세계무역기구 위생검역협정 5조 7항은 '관련 과학적 증거가 불충분한 경우', 즉 정부가 말하는 것처럼 왜 발생했는지, 어떤 농장에서 생긴건지, 젖소는 어떤 상태인지 등에 대한 과학적 증거가 확보되지 못한 경우 '입수 가능한 적절한 정보에 근거해서 일시적 수입 중단이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만약 모든 위험이 밝혀진 이후에 수입 중단을 가능케 한다면 뒤늦은 조치가 되기 때문이다.

이는 2008년 촛불시위 결과로 반영된 수입 위생 조건 부칙 6항에도 한국이 '수입 중단'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고, 당시 국회가 제정한 가축 전염병 예방법 32의 2는 '수출국에서 광우병이 추가로 발생한 경우 일시적 수입 중단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즉 한국이 가입한 국제 규범, 미국과의 협정, 농림부 고시, 가축 전염병 예방법 모두 수입 중단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정부의 권리일 뿐 아니라 의무다.

애초에 검역 주권을 다 퍼줬던 협상이었다. 그러나 2008년 당시 거리에 나왔던 시민들의 요구, 시위 이후 기소되어 벌금 물고 고통 겪은 그들의 땀과 눈물이 있어 그나마 우리가 주장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 시민들이 염려한 상황이 생겼다. 2008년 고통받았던, 정당한 요구조차 치부되고 사회의 존재해서는 안될 이들처럼 처벌 된 이들에 대한 사면이야 말로 이명박 정부가 정부로서의 정당성을 갖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정부에 정보 요청 중" vs "정보 공개하라"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 : 지금 미국 측에 관련 정보를 요청하고 있다.

박상표 : 현재 미국 정부가 제공하고 있는 정부는 극히 제한적이다. 알려진 것은 미국캘리포니아 주의 랜더링 공장(가축의 시체를 수집해서 육골분 사료를 만드는 공장)의중간 저장소에서 발견됐다는 것과, 나이는 미국도 확실히 모르나 30개월을 넘으리라는 추정이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3400만 두를 도축했는데 이중 0.27%, 4만두 가량에 대해 광우병 검사를 하고 있다. 이 검사의 랜덤 샘플링에 이 소가 걸려서 양성이 나온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어느 농장인지, 어떻게 감염됐는지도 밝히지 않고 '안전하다'고만 주장하고 있다.

송기호 :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정부에 미 광우병 관련 정보공개 청구를 했다. △미국 정부가 이번 광우병소 발견과 관련해 한국에 사실 관계를 통보한 문서가 있는지, 어떤 내용인지 △광우병 발병 소의 연령이나 사육 농장의 이름 등 한국에 꼭 제공되어야 하는 정보가 제공됐는지 △한국 정부가 스스로 원인 규명을 위해 추가적인 정보 공개를 요구했다면 그 내용은 무엇인지 △사료 정책 등 미국의 광우병 통제 정책에 대한 한국 정부의 조사 결과 △미국의 도축장 실태에 대한 조사 결과 보고서 등에 대한 정보 공개 청구다.



/채은하 기자

[사설] 광우병 ‘사기 협상’, 국민을 두 번 속였단 말인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4-26일자 사설 '[사설] 광우병 ‘사기 협상’, 국민을 두 번 속였단 말인가'를 퍼왔습니다.

미국에 광우병이 발생했는데, 미국 정부는 한국에 감사하다고 말하고 한국 국민은 불안에 떠는 괴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그제 광우병 대책을 놓고 우왕좌왕하다가 결국 정보 요청과 검역 강화라는 어정쩡한 대책을 내놨다. 당장 미국의 농무부 장관은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 등의 나라를 거명하며 수입중단 조처를 취하지 않은 데 대해 감사를 표시했다. 반면 국민은 정부가 4년 전 촛불시위가 한창일 때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견되면 즉각 수입을 중단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대국민 약속 광고를 주요 일간지 1면에 대대적으로 내더니 그건 새빨간 거짓말이었느냐며 분노하고 있다.
정부는 수입중단이나 검역중단과 같은 조처를 취하지 않은 데 대해, 충분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서둘러 조처를 취하면 통상마찰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대체 미국 정부가 광우병 발생 사실을 발표한 것보다 더 확실한 정보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미국 정부가 지금 말하는 것을 보면, ‘충분한 정보’라는 게 광우병 발생 소가 한국이 수입하지 않고 있는 30살 이상이라는 점, 동물성 사료에 의한 발병이 아니라는 점, 육우가 아닌 젖소라는 점 등의 내용이 될 게 뻔하다. 정부의 정보 요청 및 검역 강화 방침은 미국의 일방적인 설명을 받아들이기 위한 시간벌기로 끝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엔 미국에 광우병이 발생하자 즉각 수입을 중단했다. 이명박 정부도 2008년 5월 수입위생조건 추가협상을 통해 광우병이 발생하면 수입중단을 하는 장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를 방송이 생중계하는 가운데 당당하게 발표한 사람이 바로 당시 통상교섭본부장이었던 김종훈(새누리당 소속 서울 강남을 국회의원 당선자)씨다. 이어 같은 해 9월엔 국회에서 가축전염병예방법을 개정해 광우병 발생 시 검역중단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당시 정부의 설명대로라면 검역이든 수입이든 당장 중단 조처를 취하는 게 맞다. ‘선 중단, 후 안전 확인’이 정상이다. 그런데도 정부가 우물쭈물하는 건 미국과 ‘대국민 사기’ 협상을 했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공개된 비밀 외교문서에 따르면, 미국의 웬디 커틀러 무역대표부 부대표는 2008년 5월 우리 정부의 대국민 광고에 대해 “광우병 발생 시 즉시 수입중단을 수용하지 못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이런데도 정부가 민심을 달래기 위해 ‘굴욕 협상-거짓 발표’를 했다면 국민을 두 번 속인 ‘나쁜 정부’다.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2012년 4월 26일 목요일

美쇠고기 수입업체 대표 “많은 국민 즐겨먹어 내성 생겨”


***우선 한마디 이런 무뇌충아 너나 수입해서 많이 죽을때까지 처 드셔~~ 그라고 벽에다 똥칠할때까지만 사셔...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4-26일자 기사 '美쇠고기 수입업체 대표 “많은 국민 즐겨먹어 내성 생겨”'를 퍼왔습니다.
에이미트 박창규 “치매 걸리듯 광우병 걸리는 것” 황당 궤변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이후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문제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체인 에이미트의 박창규 회장이 “미국산 쇠고기는 그동안 많은 국민들이 즐겨 먹던 것이기 때문에 내성이 많이 생긴 것 같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과의 토론을 임하면서 “2008년 촛불집회를 지내면서 광우병이 뭐 허위 보도됐다는 내용이 많이 나왔잖느냐.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이 많이 아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진행자가 “이번에 젖소 한 마리가 미국에서 광우병 판정을 받았는데 이 상황이 별 문제없다는 판단이냐”고 묻자 박 회장은 “우리나라에 미국산 쇠고기가 많은 양이 수입되는데 젖소 수놈은 수입되지만 암놈은 수입이 안된다”며 “미국에는 앵거스나 이런 종자들이 많다. 광우병 발생한 젖소는 저희가 수입을 안한다”고 답했다. 

진행자가 재차 “젖소를 수입하고 안 하고 문제를 떠나 (광우병에 걸린 소가) 한 마리 발견됐다는 것은 미국소에 전반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반론을 제기하자 박 회장은 “미국 국민이 한 3억 되고 우리 교포가 한 250만 정도가 (미국에) 살고 있는데 그 분들이 아침 저녁으로 쇠고기를 매일 먹고 있다”고 재반박했다.

박 회장은 “미국에서 전 세계적으로 (쇠고기를) 수출 하는데 약 114개국에 수출을 한다”며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미국산 쇠고기는 2008년 QSA라는 제도에 의해 30개월 미만만 수입한다. SRM이라고 광우병 위험물질이 있는데 머리, 등뼈 이런 부위가 있다. 그런 부위는 제거하고 수입하기 때문에 아무 문제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상표 정책국장은 “2008년 촛불시위 당시에도 관변전문가들은 광우병이 5년 이내에 사라질 질병이고 97년 이후에 태어난 소에는 광우병이 걸릴 가능성이 없다고 그랬는데 이번에 현실적으로 발견이 됐다”며 “실제로 미국에서는 1년에 한 3500만 두 정도의 소를 도축하는데, 그 중에 광우병 검사를 하는 것은 4만 두밖에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에서 발생한 첫 번째 광우병도 젖소에서 발생했고 캐나다에서 발생한 광우병 중 거의 60% 가까이가 젖소에서 발병했다”며 “랜더링 회사에서 사료 원료를 갈아서 닭 사료로 간다. 닭이 사료를 먹다 흘리는게 한 1/3정도 되는데 닭장 쓰레기, 사료부스러기와 똥 부스러기를 모아 소의 사료를 만들기 때문에 광우병 위험 물질이 순환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박 국장은 “이번에 (발견된) 광우병 소가 몇 살인지 어느 농장에서 발병했는지 원인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안전한지, 안전하지 않은지를 딱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은 위험하다는 전제하에 사전 예방 조치로 검역중단이나 수출중단조치를 취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그게 바로 위생검역의 원칙”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박 회장은 “유전적인 늙은 소 있지 않느냐. 사람도 나이가 많으면 치매에 걸리지 않느냐. 나이가 많으면 그런 식으로 (광우병에) 걸리는 경우도 있고 동물성 사료를 먹여서 전염에 의해 걸리는 경우도 있다”며 “미국에서 1998년부터 동물성 사료를 못 먹이게 법으로 제정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물론 젖소 암놈도 일부 가공품으로 먹을 수는 있는데 우리 정부가 최고 안전하고 좋은 도축장만 지정해서 거기서 도축한 쇠고기만 갖고 들어오기 때문에 현재까지 절대 젖소 암놈은 들어온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박 국장은 “치매하고 광우병은 전혀 다른 질병이다. 과학에 대해 전혀 모르시니 그런 말씀을 하시는데 광우병은 대부분 다 나이가 든 소에서 걸린다”며 “비전형 광우병이 감염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는 것, 치매와 비슷하다는 것 자체가 과학적 내용을 전혀 모르는 설명이다. 비전형 광우병도 실험을 통해 영장류에 감염된 사례도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박 국장은 “수입 위생조건에 65개 도축장만 미국에서 들어오게 돼 있는 게 아니고 미국이 안전하다고 지정한 도축장을 추가로 지정하면 우리나라로 계속 들어오게 돼 있다”며 “그 도축장을 우리나라가 제대로 가서 현지점검을 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박 국장은 “젖소가 우리나라에 수입 안된다는 수입 위생조건은 어디에도 없다”며 “30개월 미만만 수입한다고 했지만 미국은 이력추적제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30개월 이상인지 미만인지를 과학적,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는 기준을 갖고 있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난 도축장 여러번 갔다”…“美 상주 검역관 도축장에 못 들어가”

하지만 박 회장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그건 다 현지를 가보지 않고 하시는 말씀이다. 현지에 가면 우리 수입검역원에서 다 나가서 점검한다. 그런 부분에는 큰 문제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박 국장은 “촛불시위로 정부에서 미국에 검역관 몇 명을 상주시켰는데, 그 검역관들이 미국 도축장에도 들어가 보지도 못했다”며 “실제로 미국 도축장은 미국의 검역관이라고 하더라도 함부로 들어가거나 아니면 정해 준 구역에 들어가 보지도 못하는 굉장히 비밀에 휩싸인 그런 구역”이라고 반론을 폈다. 

박 회장은 “저도 도축장에 여러번 들어갔다. 제가 들어갈 정도인데 우리 정부 측 대표가 못들어간다면 그건 말이 안된다”고 맞섰다. 박 국장은 “정해진 시간에 보여주고 싶은 일부만 보여준 것과 불시에 도축장에 들어가 제대로 감시할 수 있는 것은 굉장히 다르다”고 재반박했다. 

이에 박 회장은 “한 번이 아니고 저는 6개월씩 그 도축장에 있었다, 89년도에 거기 가서 있었다”며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자꾸 국민들에게 호도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박 국장은 “미국에서 여러번 불법적인 도축행위 를 한 게 여러 번 불법동영상으로 폭로돼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며 “미국의 도축장이 안전하다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마지막으로 “제가 미국에 아주 많이 가 있었다. 지금도 도축장에 수시로 간다. 정부를 믿고 국민 여러분들은 따라줬으면 좋겠다”며 “그 고기를 먹고 큰 게 우리 아들인데 31살이다”라고 호소했다. 이에 진행자가 “아드님은 건강한가”라고 묻자 박 회장은 “건강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박 국장은 “정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국민들과의 신뢰”이라며 “정부는 국민과의 약속을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일단 전면 중단하고 미국에서의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면 그 때 수입을 계속 할 것인지, 중단할 것인지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진락 기자

‘뼈저린 반성’ 약속은 뻥?…청와대 “괴담 퍼뜨리지 마라”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4-26일자 기사 '‘뼈저린 반성’ 약속은 뻥?…청와대 “괴담 퍼뜨리지 마라”'를 퍼왔습니다.
[뉴스분석] 광우병 ‘검역주권’ 뭉개는 이명박 정부… “국민건강 심각한 징후 없다”

“지난 6월10일, 광화문 일대가 촛불로 밝혀졌던 그 밤에, 저는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끝없이 이어진 촛불을 바라보았습니다. 시위대의 함성과 함께, 제가 오래전부터 즐겨 부르던 노래 소리도 들었습니다. 캄캄한 산중턱에 홀로 앉아 시가지를 가득 메운 촛불의 행렬을 보면서, 국민들을 편안하게 모시지 못한 제 자신을 자책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6월 19일 특별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 광우병 위험 쇠고기 문제와 관련한 국민 걱정에 대한 반성의 뜻을 밝혔다. 그는 “저와 정부는 뼈저린 반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특별 기자회견에서 사과의 뜻을 밝히며 고개를 숙이던 모습은 주요 언론을 통해 대서특필됐다. 중앙일보는 다음날인 6월 20일자 1면에 라는 머리기사를 실었다.
동아일보는 이날 라는 사설에서 “국민과의 참된 소통을 통해 지금의 난국을 극복하고 경제 살리기와 국가 선진화를 이뤄낸다면 오늘의 반성문은 훗날 옥동자를 낳기 위한 산고로 평가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 2008년 6월20일자 1면.

2008년 ‘촛불정국’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대국민 기자회견까지 하면서 ‘뼈저린 반성’을 언급했고, “국민들을 편안하게 모시지 못한 제 자신을 자책했다”고 말했다. 관전포인트는 이명박 정부의 대국민 약속 실천 여부이다.
농림수산식품부 보건복지가족부는 2008년 5월 8일자 주요 신문에 "국민의 건강보다 더 귀한 것은 없습니다. 정부가 책임지고 확실히 지키겠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5단 광고를 실었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견되면 '즉각 수입을 중단하겠습니다' '이미 수입된 쇠고기를 전수조사하겠습니다' '검역단을 파견하여 현지실사에 참여하겠습니다' '학교 및 군대 급식을 중지하겠습니다' 등의 내용을 약속했다.
미국 농무부가 2011년 4월 2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중부지방 목장에서 광우병이 발병한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견되면 즉각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4월 25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겠다. 미국 측에 광우병 소에 대한 상세한 정보제공을 요청했다”면서 “통상마찰 등을 우려해 검역 중단 등 수입제한 조치는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미국 쇠고기에 대한 통관절차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는 뉴스가 외국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이를 인용 보도했던 국내 언론들은 정부의 “검역중단은 없다”는 소식에 기사 내용을 수정해야 했다.
결국 2008년 촛불 정국 과정에서 ‘뼈저린 반성’까지 언급하며 약속했던 이명박 대통령의 다짐은 지켜지지 않은 셈이다. 미국 광우병 발병시 즉각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통합진보당 강기갑 의원과 박원석 윤금순 등 19대 국회의원 당선자는 26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2008년 한미 쇠고기 협상 당시 정부는 ‘앞으로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즉각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한 바 있다”면서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 중단’은 아예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명박 정부의 약속 위반은 국민의 걱정과 분노,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행동이라는 점에서 언론의 우려를 낳고 있다. 주요 언론은 4월 26일자 1면에 이명박 정부의 2008년 5월 8일자 광고 내용을 내보내면서 약속 위반 사실을 전했다. 보수언론도 정부 대처에 의문을 제기했다.
중앙일보는 4월 26일자 사설에서 “우리 측 고시에 따라 시급히 검역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본다. 어떤 경우에도 자국민의 안전을 최우선하는 모습을 보여야 신뢰를 얻는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8년 5월 10일 미국 쇠고기 전면개방 반대 촛불문화제.

미국 농무부 장관은 수입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은 한국정부 등에 감사의 뜻을 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미국 정부의 칭찬을 받았지만 한국 국민의 걱정과 우려가 증폭된다는 점이 주목할 대목이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2008년 5월 8일 대국민 광고를 통해 했던 광우병 발생시 수입 즉각 중단이라고 하는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버리면서 미국의 이익을 지키는 데 주저함이 없는 이명박 정부의 모습을 보면서 국민은 어처구니없다. 이명박 정부의 이런 태도에 미국이 감사를 표시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감사를 받는 대신 국민들로부터 감시받아야 하는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2008년 이명박 정부의 광우병 대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점은 여권을 곤혹스럽게 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정부 이름을 걸고 대국민 거짓말을 한 셈이기 때문이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박주선 의원(광주 동구)은 “2008년 국회 쇠고기 국정조사특위 자료에 의하면 미국산 쇠고기 파문이 확산된 5월 초부터 추가협상 직후인 6월 27일까지 집행된 관련 정부 및 산하기관 광고·홍보비는 영상물과 인쇄물 등의 제작비는 제외하고도 45억7831만1000원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박주선 의원은 “광우병 쇠고기 검역중단 보류는 최소 45억 원짜리 거짓말이다. 정부는 2008년 45억 원의 미국산 쇠고기 홍보예산을 사용해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수입 중단하겠다고 했음에도 이제 와서는 검역중단조차 보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청와대는 약속 불이행에 대한 겸허한 반성은커녕 오히려 언론에 “보도를 조심하라”면서 으름장을 놓았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정부가 광우병 발병시 ‘즉각 수입중단’을 약속한 신문 광고에 대해 “광고 문구는 생략되고 축약되는 부분이 있지만 총리 담화에 정확한 내용이 있으니 그 부분을 갖고 약속을 어겼다고 하는 것은 지나치다”면서 “국민 건강이 달려 있는 문제이니 보도도 조심해야 하고 인터넷에서 괴담식으로 퍼뜨리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정하 대변인은 “정부가 약속을 안 지킨다고 하는데 사실 관계는 정확히 얘기해야지 국민 건강을 놓고 (사실을) 호도할 일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우려하는 것처럼 국민 건강에 심각하게 영향을 주고 있다고 판단될 징후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 dongack@mediatoday.co.kr  

[사설] 정부, ‘광우병 촛불시위’ 교훈 벌써 잊었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4-25일자 사설 '[사설] 정부, ‘광우병 촛불시위’ 교훈 벌써 잊었나'를 퍼왔습니다.
미국에서 6년 만에 광우병에 걸린 소가 발견됐다. 2003년 12월 미국에서 처음 광우병이 발생하자, 우리 정부는 즉각 수입중단 조처를 내렸다. 2번째, 3번째는 2008년 수입 재개를 하기 전에 발생했고 이번이 4번째다. 이번 발생은 수입 재개 이후 첫 사례라는 점에서 우리로선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대책을 내놓지도 않았는데 일부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자발적으로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중단한 것만 봐도 사안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미국 정부는 이번에 확인된 광우병은 세계동물보건기구(OIE)가 지정한 광우병 지위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며 “결과적으로 미국의 쇠고기 무역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 발생과 관계없이 쇠고기 수출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남의 나라 국민의 우려야 어떻든 자신의 이익만 챙기면 된다는 자세가 역겹다.
더 큰 문제는 우리 정부의 미온적 태도다. 즉각적인 검역중단 조처는커녕 기껏 취한 조처가 미국 정부에 정보 제공을 요청하고 검역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의 관심도에 비해 너무 한가해 보인다. 신중함도 좋지만, 국민의 건강이 우선인지 미국의 이해가 우선인지 의심이 들 정도이다. 4년 전 광우병 촛불시위가 국민의 건강을 뒷전에 두는 듯한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에서 촉발됐다는 것을 벌써 잊은 모양이다.
정부는 2008년 촛불시위 이후 추가협상을 통해 마련한 수입위생조건 부칙에 따라, 당장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고 추가적인 조처에 착수해야 한다. 정부가 당시 내놓은 자료를 보면, 수입중단 조처를 한 뒤 미국 쪽과 협의해 우리 쪽 검역 전문가와 미국 쪽이 공동으로 발생 원인 등에 대한 역학조사를 할 수 있고, 조사에서 미국의 광우병 지위에 부정적 변동이 있을 경우 지속적으로 수입을 중단하도록 돼 있다. 이 자료가 거짓이 아니라면 머뭇거릴 이유가 하나도 없다.
이 와중에 촛불시위 이후 진행된 수입위생조건 추가협상도 부실투성이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1998년 수입위생조건에선 광우병 때 즉시 수입중단을 취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08년 땐 추가협상까지 하면서 부칙에 ‘수입중단 등 필요한 조처’를 할 수 있는 권리만 명시했을 뿐 실효성 있는 조처는 취할 수 없게 돼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검역중단도 수입중단도 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실이라면 매우 심각한 일이다. 철저한 책임추궁과 함께 이참에 수입위생조건을 1998년 수준으로 되돌려야 할 것이다.

2012년 4월 11일 수요일

“제3노총 출범, 이영호 전 비서관 관여 ‘촛불시위’ 잡고자 지원관실 만들어”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4-11일자 기사 '“제3노총 출범, 이영호 전 비서관 관여‘촛불시위’ 잡고자 지원관실 만들어”'를 퍼왔습니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밝혀
임태희(사진) 전 대통령실장이, 지난해 이른바 ‘제3노총’(국민노총) 출범에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과 이동걸 고용노동부 장관 정책보좌관이 배후에서 모종의 ‘역할’을 했음을 보여주는 발언을 한 사실이 10일 확인됐다. 그는 또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지원관실)은 2008년 ‘촛불시위’에 참여한 공기업 임원과 노조 등을 손보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제3노총의 배후에 정부가 있고 ‘촛불 잡도리’를 위해 지원관실이 출범했다는 추측은 무성했으나, 이명박 정부의 핵심 인사가 이를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임 전 실장은 지난 4일 인터넷 정치웹진 논객들과의 간담회에서, 자신이 고용노동부 장관 시절 정책보좌관을 지낸 이동걸씨를 ‘이영호의 사람’으로 분류하며 “이동걸은 이영호를 통해 (이명박) 캠프에 합류했고, 노동부에 정책보좌관으로 갔으며, 정책보좌관으로 가서는 제3노총을 만들 때도 이영호의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제3노총 출범에 이 보좌관이 중요한 역할을 했고, 이 전 비서관이 이를 지원했다는 얘기로 읽힌다.
임 전 실장은 또 지원관실 설치 배경과 관련해 “(촛불시위에 나섰던) 당시 공기업 사장들은 모두 지난 정부 때 임명된 사람들이었는데, 이영호가 이를 잡고자 공기업 사장들에 대한 감찰을 생각한 것 같다”며 “총리실 비서실에 노동부에서 파견된 인원에게 이영호가 상황 파악을 하라고 지시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영호는 행정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 이를 분쇄하겠다며 강하게 밀어붙인 것 같다”며 “그러나 총리실에서는 조직이 없어서 못한다고 하고, 이 과정에서 초기에 규정이 없는 업무가 있었던 것 같다”며 불법 또는 편법 활동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임 전 실장은 그 뒤 “총리실 담당자가 정식으로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건의하여 대통령 훈령으로 감찰팀(공직윤리지원관실)을 만들었고, 감찰팀이 생기자 자연스럽게 이영호 팀이 주도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민간인 사찰 사건을 재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은 10일, 장진수 전 주무관 등에게 건넨 변호사비용인 ‘4000만원’ 모금에도 참여한 이우헌 코레일유통 상무(공인노무사)를 불러 이영호 전 비서관의 지시 여부 등을 추궁했다. 검찰은 이 상무가 이 전 비서관의 지시를 받고 장 전 주무관 ‘입막음’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규 박태우 기자 dokbul@hani.co.kr

2012년 4월 5일 목요일

‘사직동팀’도 울고갈 그들의 사찰 보고서


이글은 시사인 2012-04-05일자 기사 '‘사직동팀’도 울고갈 그들의 사찰 보고서'를 퍼왔습니다.
민간인 사찰. 그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KBS 새노조는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1팀의 문건 2600여 건을 입수한 후 3월30일 새벽 4시 ‘리셋 KBS 뉴스 9’에서 이를 보도했다. 도 사찰 보고서 전문을 입수했다. 이 문건은 공직윤리지원관실 한 조사관의 컴퓨터와 USB에 담겨 있던 것이다. 이번에 입수한 문건({비상연락망(무전 포함)})에 따르면, 공직윤리지원관실은 초창기 ‘총괄, 6개 팀, 1개 기동반’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런 조직 규모로 볼 때 이번에 공개된 문건은 ‘빙산의 일각’으로 보인다.

‘총괄, 6개 팀, 1개 기동반’으로 구성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신설된 것은 2008년 7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 직후였다(15쪽 상자 기사 참조). 당시만 해도 그저 공직자의 감찰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으로만 알려졌다. ‘김종익씨 사건’ 전만 해도 그랬다. 시간은 2008년 8월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진합성 시사IN 양한모

이날 국민은행 협력업체인 KB한마음의 김종익 사장은 MB 정부 정책을 비판한 ‘쥐코’ 동영상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다. 그런데 그 이후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은 영장 없이 KB한마음을 ‘압수수색’했다. 대표이사를 사임하고, 회사 지분을 넘기라는 등 압박을 해왔다. 동작경찰서는 김씨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과 회사의 자금집행 내역을 조사했고, 검찰은 그의 이메일 기록을 모두 뒤졌다. 동향인 이광재 전 의원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했는지 집요하게 물었다. 

돈 문제를 뒤지고 난 후 겉으로 드러난 기소 내용은 ‘대통령 명예훼손’이었다. 무언가 앞뒤가 들어맞지 않는 수사였다. 더욱이 김종익씨는 ‘공직자’도 아니었다. 최근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은 기자회견에서 김종익씨에 대한 사찰을 두고 ‘공기업 임원으로 착각해서 발생한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은 “2010년 검찰 수사가 시작되기 전 김 아무개 팀장이 ‘공기업인 줄 착각했다고 해야 형량이 낮아질 수 있다’고 1팀 직원들과 회의했다”라고 폭로했다.

이번에 이 입수한 문건은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어떤 임무를 맡고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2008년 10월7일 1팀의 김○○씨가 작성한 문건으로 제목이 ‘오늘 할 일’이다. ‘□제목 ○(주)KB한마음 김종익 내사 □업무내용-회사 자금 및 업무추진비 유용여부 등 확인 □업무방법론-경리부장 및 KB직원 상대 탐문 / □제목 남○○ 내사 관련 □업무내용-보석밀수 입증자료 확보 등 □업무방법론-밀수 유통경로 및 판매처 추적-구매자 추적 등.’ 여기에서 남○○라고 표기되어 있는 사람은 옛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으로 추정된다. 당시 남 의원은 권력 핵심부에 밉보여 사찰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16~17쪽 딸린 기사 참조).


2008년 7월부터 사찰 본격화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공직자가 아닌 민간인(김종익씨)을 사찰했다는 사실은 재판 과정에서 알려졌다. 2010년 6월 김종익씨는 헌법소원을 통해 당시 수사기록을 받았고 이를 ‘민간인 사찰’의 증거로 세상에 알렸다. 총리실에서 동작경찰서에 보낸 공문이 이때 나왔고, 수사기록에는 총리실에서 회사 직원을 어떻게 협박하고 조사했는지가 나와 있었다. 그 후 2010년 8월 이인규 지원관은 불법 사찰 혐의로, 2010년 9월 진경락 전 기획총괄과장과 장진수 전 주무관은 증거 인멸 혐의로 기소되었다. 당시 검찰의 수사 결과에는 의문이 따랐다. 검찰은 뒤늦게 압수수색에 나서 지원관실의 증거 인멸을 방치했다는 의혹을 샀고, 지원관실 장 전 주무관이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로부터 대포폰을 건네받아 사용했음에도 “단지 빌려주었을 뿐 범행 지시나 공모한 정황이 없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봐주기 수사’라는 말이 나왔다.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힐 즈음 장 전 주무관이 잇달아 새로운 폭로를 하면서 이 사건은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장 전 주무관은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이 터지기 전인 2010년 7월까지 특수활동비 중 280만원을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에게 전달했다고 했다. 그리고 입막음용 등으로 돈이 오갔다고 폭로했다.

이번에 공개된 문건 2600여 건은 2003년 4월부터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세워진 2008년 7월까지 작성된 문건 2200여 건과,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만들어진 이후 작성된 문건 400여 건으로 나뉜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만들어지기 전의 자료들은 대개 경찰관에 대한 신상 자료와 인사 자료들이다. 참여정부 때 작성된 내용도 다수 포함돼 있다. 

2008년 7월 이후 만들어진 자료들에는 그전에는 볼 수 없었던 문건들이 등장한다. 박찬숙 전 국회의원에 대한 동향 보고, 2008년 하명사건 처리부(처리 대장), 쌍용차 작전 조사결과 보고, 행정심판위원 세평, 전공노 부위원장 조치계획, KBS 최근 동향 보고, 전직 고위 경찰관 민주당 입당 관련 보고, (PD수첩) 관련 자료 등 ‘공직자’와는 거리가 먼 자료들이 발견되는 것이다. 정계, 언론계, 노동계, 관계 등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사찰이 이루어졌음을 추정케 하는 문건들이다.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 작성한 2009년 하명 사건 처리부. 왼쪽 하명관서 난에 ‘BH(청와대)’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재경 포항동지회’ 명단도 들어 있어

포항·영일과 관련한 자료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도 2008년 9월 이후부터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은 이인규 지원관을 비롯해 상당수 인원이 영일·포항 지역의 연고나 학연으로 연결돼 있었다. 김종익씨 사찰을 맡았던 김 아무개 1팀장이 포항 출신이었고, 한국노총 배정근 공공연맹 위원장을 미행했던 한 아무개씨도 포항고 출신이었다. 직제상 전혀 관련이 없음에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로부터 보고를 받았던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도 포항 출신이었다. 

이번에 입수된 문건 중에는 ‘포항동지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서울지방청 소속 경찰관으로 근무하는 자’가 가입할 수 있는 ‘재경 동지회’ 명단이 포함돼 있다. 그리고 금감원 4급 자리에 지원하는 ‘포항동지고 출신’ 은행원과, 영일 출신 한 경찰관의 이력서도 포함돼 있었다.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장동엽 간사는 이를 두고 ‘특정 지역의 사람들이 중심이 돼 권력을 사유화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애초 공직사회의 기강을 바로잡겠다는 목적으로 조직을 만들어놓고, 민간인을 사찰하고 권력에 반기를 든 이를 탄압하는 공적 조직처럼 활용했다는 것이다. 

과거에도 이런 ‘사병(私兵)화’가 문제가 된 일이 있다. 경찰청 소속으로 청와대의 지휘를 받던 사직동팀이 대표적이다. 이 팀은 대통령의 친인척과 고위 공직자의 비리를 수집하고 내사하는 경찰청 특수조사과였는데, 사무실이 서울 종로구 사직동에 있어서 ‘사직동팀’으로 불렸다. 사직동팀은 국민의 정부 시절 ‘옷로비 사건’ 등 청와대가 거론된 사건에서 불법 감금 등의 잘못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 2000년 10월에 폐지된 바 있다. 그러나 김종익씨 사건 변론을 맞았던 최강욱 변호사는 “공직윤리지원관실은 사직동팀보다 더한 조직이다”라고 말했다. 사직동팀의 경우, 경찰 조직으로 정보 수집 기능이 있었다. 반면 공직윤리지원관실은 총리실 직제상 공무원 비위 감찰은 할 수 있되 민간인에 대한 조사는 아예 할 수 없는데도 직권을 남용해 민간인 사찰을 행했다는 것이다. 

진실·화해위원회 상임위원을 했던 김동춘 교수(성공회대·사회학)는 “총리실의 사찰 활동을 보면 과거 군사독재하의 수사정보기관이 자행했던 행태와 다르지 않다. 국정원이 과거 중앙정보부나 안기부가 했던 사찰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지원관실을 편법으로 설치해 운영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통상 비밀 사찰은 권력자가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 수행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 민간인 사찰과 관련해 등장한 인사들이 ‘영포 라인(대통령과 동향인 영일·포항 출신)’이라는 점도 유사하다는 것이다.

2600여 건 문서의 존재를 최초로 알린 KBS 새노조의 ‘리셋 KBS 뉴스 9’는 이번 사건을 1974년 미국의 워터게이트 도청사건에 비견했다. 김동춘 교수는 민간인 사찰을 주제로 한 기고 글에서 이렇게 썼다. “1974년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도청사건으로 사퇴까지 한 것은 닉슨 지휘하의 백악관이 주거침입, 도둑질, 사찰, 도청 등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만이 아니다. 오히려 대통령 자신이 계속되는 거짓말과 은폐 공작에 가담하는 등 어떤 이유로든 그러한 범죄를 정당화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민간인 사찰사건의 진실이 규명되어 총리실이 이 사건을 어떻게 기획했고, 그것을 은폐하기 위해 누구의 지시하에 어떤 불법을 저질렀는지가 제대로 드러나기라도 한다면, 이명박 정부는 힘으로는 버틸 수 있더라도 도덕적으로는 하루도 지탱하지 못할 수 있다.” 그리고 이제 그 ‘판도라의 상자’가 개봉되었다.

2012년 4월 4일 수요일

'프레스 프렌들리'가 만든 '언론지옥'과 '좀비TV'


이글은 미디어스 2012-04-04일자 기사 ''프레스 프렌들리'가 만든 '언론지옥'과 '좀비TV''를 퍼왔습니다.
[이명박 정부 4년, 무엇이 남았나] 언론분야

이명박 정부는 지난 4년 동안 정권안보를 위한 언론환경 조성에 골몰했다. 취임 초 이른바 '프레스 프렌들리'를 선언하며 언론과 우호적 관계를 맺겠다고 다짐했으나 말뿐임이 곧바로 드러났다.
자신에 반대하는 언론은 좌파매체로 규정하여 탄압하고 우호적인 매체에는 방송사를 안겨주는 등 온갖 혜택을 베풀었다. 공영방송은 자신에 봉사하는 '사영방송'으로 전락시켰다. 인터넷에 대한 심의 및 검열을 강화해 비판여론을 봉쇄했다. 이에 따라 미디어 공공성은 붕괴되고 전방위 언론통제에 따른 표현의 자유위축으로 나타났다. 이명박 정부는 언론을 탄압하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 정권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언론환경은 과거 군사독재정권 시절로 되돌아갔다. 수많은 기자와 PD들이 해직되거나 현업에서 쫓겨나고 중징계에 처해졌다. 몇몇 언론인은 정치검찰의 기소로 재판정을 드나들어야 했다. ‘미네르바’ 등 인터넷 논객과 촛불시위 때 보수언론 광고불매운동에 앞장섰던 누리꾼의 처지도 비슷했다. 언론계에 대한 무차별적이고 전방위적인 사찰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기도 했다.


▲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김황식 국무총리,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장관, 최시중 방통위원장 등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경없는 기자회, 프리덤 하우스 등 국제 언론단체들이 언론자유도 순위를 떨어뜨리거나 '부분적 언론자유국'으로 규정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유엔은 인권을 침해하는 각종 법령을 개정하라고권고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눈 하나 꿈쩍 않았다. 이명박 정부는 어버이연합이나 뉴라이트 등 우호세력의 목소리는 귀담아 들으려 했으나 일반 국민의 목소리는 철저히 외면했다.
이명박 정부는 '꼼수정권'답게 '꼼수'로 실행됐다. 과거 군사정권처럼 정부가 직접 나서 물리적 통제를 가하는 대신 대리인을 내세운 우회적 방법을 동원한 '저강도 통제'를 활용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멘토인 최시중씨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 선임했다. '슈퍼 파워'였던 최 위원장은 취임 이후 방송장악의 선봉에 섰지만, 최근 측근의 비리혐의로 중도 퇴진했다. 이어 KBS와 MBC,YTN, EBS, 스카이라이프 등 공영(적) 방송사와 방송광고공사, 언론재단 등 언론유관기관의 수장에는 대선캠프 출신 등 측근을 앉혔다. 이들 대리인은 양심적이고 비판적인 기자와 PD들에 대한 해고와 징계를 일삼았다.
언론인에 대한 해고 및 징계는 1980년 '언론인 대학살'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200여명에 이른다. 언론법 저지 투쟁과 방송사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 과정에서 2010년까지만 모두 180명의 언론인이 징계를 받았다. 이중 8명이 해고를 당했고, 각각 30명과 32명이 정직과 감봉 처분을 받았다. 경고·근신과 출근정지는 각각 109명과 1명이었다. 재판중인 언론인만도 61명을 넘어섰다. 최근 파업과정에서 MBC는 6명의 조합원을 해고했다. 
이들은 방송사의 관료제를 강화시키고 탐사저널리즘의 억제와 비판 프로그램의 축출, 뉴스 프로그램의 연성화 등을 꾀했다. 한미FTA, 4대강 사업 등 국민적 반발을 불러온 정책에 대한 비판은 실종됐다. 그 자리에는 정권 홍보성 프로그램이 똬리를 틀었다. 정부나 청와대의 지시성 아이템이 주종을 이뤘다. 뉴스는 ‘MB어찬가’를 방불케 하거나 날씨정보나 휴일스케치로 대체됐다. 당연히 공영방송은 국민의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었다.


▲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해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MBC PD수첩 조능희 책임PD 등 제작진들이 2010년 1월 2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5명 전원 무죄 선고를 받은 뒤 심경을 밝히고 있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감염우려를 담은 MBC의 'PD수첩'은 검찰의 고발로 대법원까지 가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PD수첩은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일부 사안의 부정확한 보도 때문에 방송사가 사과방송과 사과광고를 내고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을 징계하는 적반하장의 엉뚱한 파란을 불러 오기도 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는 프로그램에 대한 실질적 검열을 자행했다.
이명박 정부는 언론통제를 위해 국가 권력기관을 동원하는 는 검찰과 국세청, 감사원 등 국가 권력기관을 동원해 방송사 사장을 강압적으로 퇴진시켰다. 대법원은 최근 정연주 전 KBS사장에 대한 해임조처가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위법한 것이니 이를 취소하라"는 1심과 2심의 판결을 최종확정했다. 해임된 지 3년반만의 일이다. 그러나 해임을 취소하지 않아 KBS의 '불법 체제'는 지속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언론사와 언론인들에 대한 무차별적 불법사찰도 저질렀다. 사찰을 통해 대리인들이방송사를 제대로 장악하도록 감시하거나 조언하고 비판언론에 대한 감시의 눈초리도 번뜩였다. 최근 KBS 새 노조가 공개한 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문건에는 청와대가 KBS YTN MBC 등 방송사 사장 및 임원 인사에 개입했다는 구체적인 정황도 드러났다. 방송사 장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건의'했다.
'YTN 최근 동향 및 경영진 인사 관련 보고'에는 배석규 사장 직무대행을 극찬하고 "노종면등 불법파업 주동자의 1심판결은 검찰에 항소 건의"라고 적혀 있다. 또한 'KBS 최근 동향 보고'에는 김인규 사장이 "소신을 너무 쉽게 발설"했다며 "경솔하게 비춰질 가능성이 많은 만큼 대외적으로 신중한 자세 유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시사주간지 '한겨레 21'과 MBC 'PD 수첩'등 비판언론에 대한 사찰기록도 눈에 띄었다.
이런 한편으로 이명박 정부는 우호적 보수언론과는 동맹관계를 구성했다. 독재정권 시절 '권언유착'의 단계를 넘어 '권언동맹'으로 발전한 것이다. '권언동맹'은 '언론권력'과 '정치권력'이 야합하여 공동의 이익을 위해 힘을 행사하고 이를 통해 권력을 분점하는 것이다. 보수신문들에게는 종합편성채널을 허용하여 온갖 특혜를 부여했고, 비판신문들에게는 경영압박을 가했다. 과거와 같은 광고탄압은 아니지만, 광고주에 대한 간접적인 압력을 통해 비판적인 언론사에 대한 광고 중단을 요구했다는 의혹도 있다.
한나라당은 언론단체와 시민사회단체, 언론학계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09년 7월 신문과 대기업이 지상파와 종편채널, 보도전문채널의 지분소유를 허용하는 미디어법 개정안을 날치기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인한 재투표와 대리투표 사실이 드러났다. 헌법재판소는 "의원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면서도 의결 효력은 인정해 탈법 논란이 계속됐다.


▲ 종편4사 로고. 중앙일보(JTBC), 조선일보(TV조선), 동아일보(채널A), 매일경제(MBN)ⓒ오마이뉴스

종편사업자의 무더기 선정은 시장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정치논리가 개입됐다. 2010년 12월 방송통신위원회는 종편사업자로 조선 중앙 동아 매경을 선정했다. 광고시장의 포화상태는 전혀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특정 신문사만 선정하면 다른 신문사들을 적으로 만들어 공격을 당할 우려가 크다는 정치적 이유가 작용했던 셈이다. 그래서 종편사업자로 선정된 신문사들로부터도 "무책임하다"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이명박 정부는 종편채널 도입근거로 일자리 창출, 글로벌 미디어그룹 육성, 여론다양성 확대 등을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장밋빛 전망은 '괴담'에 지나지 않았다. 2만1000명 수준에 달할 것으로예상됐던 일자리창출 규모는 현재 10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이고 그마저 대부분 비정규직인것으로 알려졌다. 새로 탄생한 종편들은 글로벌 미디어그룹은 커녕 비좁은 국내 시장에서도 안착하지 못할 만큼 영세한 규모이다. '걸음마주차 뗄 수 없는 신생아' 취급을 받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종편 편애는 끝을 몰랐다. 방통위는 종편 채널들을 위해 케이블방송 의무전송, 광고시간 대폭 확대, 편성규제 완화, 중간광고 허용, 직접광고 영업, 15~20번 황금채널 부여 등 특혜를 챙겨주면서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중에서도 가장 우려스러운 특혜가 직접광고 허용이다. 한나라당은 종편들이 ‘막가파식’ 광고수주에 나서도록 허용하는 미디어렙법을 주도하여 처리했다. 종편들의 직접 광고영업은 결국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종편은 시민의 요구나 시장상황과는 무관하게 탄생한 데다 국민의 '반 종편여론'으로 '좀비TV'로 전락했다. '애국가 시청률'에 불과한 시청률이 이를 잘 말해준다. 보수여론을 강화하고 보수세력의 장기집권과 이명박 대통령의 퇴임후 안전보장을 담보하기 위해 무리하게 밀어붙인 결과였다.
그러나 죽어버린 시체이면서도 살아서 해악을 끼칠 지도 모른다. '좀비 TV'의 등장은 방송을 이명박 대통령에 반대하는 세력은 모두 '좌파'로 몰아붙이는 보수세력의 전유물이 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반면 신문산업은 갈수록 어려움에 처했다. 신문 구독률은 물론, 열독률, 신뢰도, 광고매출액 등 주요지표가 끝없이 하락하고 있다. 여기에 종편채널이 등장하면서 신문광고는 더 타격을 받을 것이뻔하다. 이명박 정부는 방송시장 개편 및 방송장악에만 골몰한 채 신문지원 및 육성 정책에는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다. 미디어 균형발전은 무너지고 미디어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했다. 이에 따라 여론다양성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은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었다.
이명박 정부는 이를 통해 미디어 양극화를 꾀했다. 민주주의의 기본원리인 여론다양성은 애초부터 관심 밖이었다. 주류 미디어는 이명박정부처럼 자본과 권력의 이익을 옹호하고 국민의 삶은 안중에 없었다. '1%의 탐욕'을 위해 '99%의 분노'를 억누르는 약탈적 권력의 대변자가 되었다. 이러한 태도는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는 언론의 '소금역할'을 철저히 무시함으로써 이명박 정부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독재정권 시절 악명 높았던 보도지침의 망령도 되살아났다. 전두환 정권 시절에는 정부가 직접 보도지침을 시달해 여론을 조작했지만, 이명박 정부는 경찰 등을 동원해 보도지침을 하달하다가 발각되면 "실무자들의 단순실수"라며 발뺌했다. 공권력에 의한 살인으로 비난받은 '용산 철거민 참사'에 대한 비난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같은 시기에 발생한 연쇄살인범 사건을 확대 보도하도록 한 청와대의 홍보지침이 대표적 사례이다. 이명박 정부는 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무시하고 프로그램 편성에도 관여했다.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도 정규프로그램으로 편성됐다.
이명박 정부는 '불통정부'를 넘어선 '먹통정부'였다. 미디어의 급속한 발전을 외면한 채 전통미디어, 즉 신문과 방송 등 주류미디어만을 언론으로 인정하려는 의도가 강했다. 따라서  새로운 소통도구로 등장한 인터넷은 외면했다. 한편으론 인터넷의 비판여론을 차단하기 위해 인터넷에 대한 실질적 검열과 '미네르바' 박대성씨를 비롯한 누리꾼 구속과 재판 회부, 이를 통한 '겁주기효과'(chilling effect)의 활용 등을 통해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다.  이명박 정부는 동맹관계인 보수언론을 활용해 비판적 인터넷 여론을 '인터넷 괴담'으로 몰아 탄압을 일삼았다. IT산업의 발전으로 스마트폰과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Social Network Service)의 확산으로 미디어 환경은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으나 이를 규제대상으로만 바라볼 뿐, 이를 활용한 대국민 소통은 철저히 외면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구축해 놓은 ‘대국민 직접 커뮤니케이션’은 무용지물이 됐다. 이에 따라 세계 최고를 자랑하던 IT산업은 추락할 수밖에 없었다.


▲ 리셋 KBS 뉴스9 캡처.

전방위적 언론탄압은 필연적으로 저항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언론탄압의 희생자들도 참을 만큼 참았기 때문이다. 정권말기에 들어서야 투쟁에 나섰느냐는 비판을 듣기는 했지만, 언론인들의 파업투쟁은 벌써 두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운 MBC, KBS, YTN, 연합뉴스, 국민일보, 부산일보 노조의 연쇄파업 목표는 낙하산 사장의 퇴진과 편집권 독립이다. 이를 통해 공정보도를 이룩하고 국민의 신뢰를 되찾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언론인들의 투쟁은 이명박 정부에 치명타를 가하고 있다. 이들은 과거와 달리 '제대로 뉴스데스크' '리셋 KBS뉴스 9' '파워업 PD수첩' 등 대안매체를 활용해 독자적 뉴스 및 시사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모두 이명박 정부가 그토록 꺼려왔던 인터넷을 활용한다. 이들 매체는 벌써 수차례 기존매체가 흉내내기 어려운 특종으로 성가를 높였다. 특히 '리셋 KBS뉴스 9'이 특종 보도한 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문건은 총선국면에 핵폭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 치명타를 가한 것은 물론이다. 방송을 탄압하고 인터넷을 적대시한 이명박 정부가 역공을 당한 셈이다. 

‘빅 브러더’의 불법사찰 ‘판도라’


이글은 대자보 2012-04-04일자 기사 '‘빅 브러더’의 불법사찰 ‘판도라’'를 퍼왔습니다.
[김영호 칼럼] 개인정보 보호받지 못하는 국민, 국가권력에 그대로 노출

1972년 6월 미국 대통령을 탄핵하는 중대한 사건이 일어났다. 대통령 리차드 닉슨의 재선을 획책하려고 비밀공작반이 워싱턴 DC에 소재한 워터게이트 빌딩의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에 침입해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발각되었다.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닉슨정권의 선거방해공작이 드러났다. 닉슨이 백악관은 도청사건과 연관이 없다고 부인했으나 언론의 집요한 탐사보도에 의해 진상이 밝혀졌다. 대통령보좌관 등이 연루되고 닉슨이 은폐하려던 사실이 폭로되었다. 1974년 8월 하원 사법위원회에서 대통령탄핵결의가 가결되었고 닉슨은 대통령직을 사임했다. 대통령의 중도사임은 미국 역사의 큰 오점이자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정․관․재계와 언론․노동계 인사들을 전방위로 불법사찰한 사실이 밝혀졌다. 파업 중인 KBS 새 노조가 공직윤리지원관실 점검1팀이 지난 2008~2010년 3년간 불법사찰한 문건의 일부를 공개했다. 워터게이트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방대한 규모가 충격적이다. 7개팀을 운영했다니 전체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듯하다. 청와대 지시임을 암시하는 'BH하명'이라는 표기가 있고 종결사유, 처리결과 등 구체적인 사찰내역을 수록하고 있다. 사찰대상자에 대한 인사개입과 실질적 영향도 확인됐다. 이것은 공직자-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정권에 비판적인 개인-단체에 대해 무차별적-조직적-불법적 사찰을 자행했음을 의미한다. 

방송장악을 노린 방송사의 경영진-노조의 성향분석-인물평가와 함께 구체적인 인사개입이 드러났다. 노무현 정권이 임명한 공직자들도 사찰대상이었다. 대부분 임기를 못 채우고 중도에 퇴진했다. 집권당의 국회의원, 장·차관급, 중간간부에 대한 사찰도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경찰 내부망에 글을 린 하위직 경찰에 대한 동향도 파악했다. 정권에 비판적인 일반인-시민단체도 포함되어 있다.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 서울대 병원노조, 화물연대, 현대차 노조, PD수첩 작가도 사찰대상이었다. 불륜행각이 자세하게 묘사되어 사찰대상자의 사생활까지도 염탐, 도청, 미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사찰주체인 공직윤리지원관실은 광우병 촛불시위 이후 탈법적으로 신설된 조직이다. 검찰수사를 보면 사찰내용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에게 보고했다. 청와대가 사령탑이란 추론이 가능한 대목이다. 검찰-경찰의 수사기능을 제쳐두고 초법적 별동대를 운영한 것이다. 정권안보를 위한 비밀사찰조직인 친위대나 다름없다. 대포폰을 사용했다는 사실이 그것을 입증했다. 대포폰은 범죄자, 부랑자, 노숙자의 명의를 도용해 만든 휴대전화이다. 불법적인 통화사실을 은폐하려는 목적일 것이다. 사찰관련자에게 돈뭉치를 주고 취직을 알선하려고 했다는 점도 비밀조직의 성격을 말해준다. 검찰이 정권의 보위대 노릇을 하며 축소-은폐수사를 통해 서둘러 종결하려는 모습도 무소불위의 조직임을 암시한다. 

불법사찰의 ‘판도라’가 조지 오웰의 ‘1984년’을 떠올린다. 정보를 독점한 절대권력자가 상시적 개인감시-사상통제를 통해 정권을 유지하는 ‘빅 브러더’가 말이다. 통신기술의 급속한 발달에 따라 ‘빅 브러더’의 가상세계가 현실화하고 있다. 인별고유번호인 주민등록번호만 알면 국가는 모든 개인정보를 알 수 있다. 소득내역, 부동산 보유실태를 완전히 파악하고 있다. 모든 병적자료, 전과사실, 의료보험 이용실태, 차적을 한 눈에 본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는 초-중-고교 재학생-졸업생의 생활기록부를 수록하고 있다. 금융전산망은 금융자산의 입출금을 보고 있다. 해외여행도 모두 기록되어 있다. 옥외활동은 CCTV, GSP, 출입증, 통행증이 기록하고 휴대전화는 위치를 추적한다. 컴퓨터를 뒤지면 누구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다 말해준다. 신용카드는 어디서 무엇을 사고 먹었는지 언제 어디서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내렸는지 알려준다. 은행, 병원, 신용카드, 백화점 등의 상업적 자료도 마음만 먹으면 들여다 볼 수 있다. 

불법사찰을 자행하는 이명박 정권치하에서는 제레미 벤담의 ‘원형감옥’(panopticon)이 따로 없다. 그리스어로 ‘pan’는 ‘모두’, ‘opticon'은 ’본다‘는 뜻을 가졌다. 전부 본다는 의미다. 간수는 죄수의 모든 행동을 한 눈에 볼 수 있되 죄수는 간수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감옥이나 진배없는 꼴이다. 개인정보를 보호받지 못하는 국민들이 국가권력 앞에 나상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은 그것도 모자라는지 친위대가 확대경을 들고 국민의 일거수일투족을 손바닥 보듯이 본다. 그런데 방송장악의 부메랑이 권부의 심장부에 비수를 꽂고 말았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  언론광장 공동대표시사평론가  의 저자  본지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