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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16일 화요일

“공공의료 무너지면 의료비 폭등 진주의료원은 박 대통령 시험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4-15일자 기사 '“공공의료 무너지면 의료비 폭등  진주의료원은 박 대통령 시험대”'를 퍼왔습니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계동 보건복지부 앞에서 진주의료원 정상화를 촉구하며 5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폐원 철회 촉구 단식농성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
진주 폐업 땐 전국 ‘도미노 폐업’
민간병원 수익추구도 고삐 풀려
국민 71% “진주의료원 폐업 반대”


“이명박 정부가 집권 초기에 민간 의료보험을 활성화하려 하고 정권 막바지에 영리병원이 들어설 수 있도록 관련 법의 시행규칙을 만들더니, 박근혜 정부는 들어서자마자 공공의료를 축소하려 합니다. 공공의료가 축소되면 환자들의 진료비 폭등 사태가 올 것입니다.”

14일로 닷새째 ‘진주의료원 폐원 철회 촉구 의료인 단식농성’에 참가한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진주의료원 폐업이 전체 의료시장에 끼칠 악영향을 우려했다. 우 실장은 “진주의료원에서 엠아르아이(MRI·자기공명영상촬영)를 한 번 촬영하면 30만원가량 낸다고 한다. 주변 다른 병원들은 더 받으려 해도 50만원가량만 받는다. 만약 진주의료원이 없다면 민간병원들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이 받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공공의료가 꼭 필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사회안전망 기능’을 강조했다.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가 크게 유행할 때 민간병원은 환자 진료를 기피했지만 진주의료원과 보건소는 적극적으로 환자를 진료했다. 이와 함께 병원 문턱을 넘기 힘든 저소득층에 대한 진료 역시 공공의료의 중요한 기능이다.

우 실장은 진주의료원 사태가 공공의료 강화를 내건 박근혜 대통령의 정책의지를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임을 강조했다. “‘4대 중증질환 100% 보장’과 ‘모든 노인에게 20만원 노령연금 지급’과 같은 공약처럼 ‘공공의료 확충’마저 거짓말 공약이 돼서는 안 됩니다. 경제위기가 심화하면 아파도 진료비 부담으로 병원을 찾지 못할 저소득층이 더 많아질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는 진주의료원에 업무개시 명령을 내리고, 지금이라도 공공의료 확충에 대한 청사진을 밝혀야 합니다.”

국민 열에 일곱 이상은 적자를 내더라도 진주의료원 폐업에 반대하거나 더 나아가 공공의료원을 더 확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참여연대와 원혜영·김용익 민주통합당 의원이 지난 11~12일 전국 20살 이상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를 보면, ‘진주의료원 폐업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38.5%, ‘진주의료원 폐업 반대는 물론 공공의료원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는 응답이 32.4%를 차지했다. 두 응답을 합하면 70.9%에 이른다. 반면 ‘적자 지방의료원은 폐쇄돼야 한다’는 응답은 20.3%에 그쳤다. 이번 조사의 최대 허용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이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2013년 4월 4일 목요일

진주의료원의 갈곳 없는 가난한 환자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4-03일자 기사 '진주의료원의 갈곳 없는 가난한 환자들'을 퍼왔습니다.
[미디어초대석]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

캐나다, 노르웨이, 스웨덴, 영국 등의 나라에서는 공립병원이 96~100%다. 다른 유럽 나라들도 병원은 기본적으로 공립병원이다. 간혹 미국(34%)과 같은 예외가 있지만 OECD 대부분의 나라는 70% 이상이 공립병원이다.

한국의 공립병원은 OECD 평균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9%다. 공립병원이 이렇게 적고 돈벌이를 하는 병원이 나머지 94%이다보니 병원이 돈벌이하는 사업체가 아니라는 것을 사람들은 종종 잊어버린다. 심지어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진주의료원의 적자를 문제 삼아 병원의 문을 닫아버리겠다는 일이 일어난다.

재정적자라고? 공립학교를 한번 생각해보라. 시장이나 도지사가 어느 날 갑자기 아이들이 멀쩡히 다니고 있는 공립초등학교나 중학교를 재정적자가 났다고 문을 닫아버린다는 것이 말이 될까? 당연히 말이 안 된다. 학교는 흑자를 내라고 존재하는 기업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병원은 흑자를 내라는 건가? 

재정적자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병원에서 돈을 버는 방법은 딱 두 가지다. 환자에게서 돈을 더 받던지 아니면 인력을 줄여야 한다. 그런데 한국의 공립병원은 94%의 사립병원들이 떠넘기는 ‘돈 안 되는’ 환자들을 넘겨받고 사립병원에서 안 하는 필수 의료 서비스를 한다. 돈을 못 버는 것은 당연하다. 병원인력을 줄인다? 이미 줄일 만큼 줄였다. 한국의 대부분의 공립병원이 적자인 이유다.

조선일보는 얼마 전 ‘스태포드 스캔들’로 알려진 영국 스태포드 병원 사건을 영국 국영의료체제(NHS)의 문제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한 바 있다. ‘무상의료’하고 ‘공립병원’으로 운영하다가는 환자들이 죽어나간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다운 보도다.

보건의료노조는 3일 경상남도청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진주의료원 휴업은 오로지 자신의 정치적 판단으로 밀어붙인 홍준표 지사의 오만과 독선으로 남은 환자들은 강제로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며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 독재 행정"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CBS노컷뉴스


그러나 실제로 일어난 일은 조선일보의 보도와는 거꾸로다. 영국의 스태포드 병원에서는 2005년 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제대로 된 의료, 간호, 환자 관리를 제공하지 못해 약 400~1200명의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병원에서는 “환자들이 더러운 침상에 배설물도 치워지지 않은 채 장시간 방치”되고 “물을 안 가져다주어 꽃병의 물을 먹는”일이 발생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이 황당한 일은 바로 무상의료 때문이 아니라 ‘재정적자를 줄이려는’ 병원경영진의 방침 때문에 일어났다. 영국 정부는 병원 재정적자를 없애야만 ‘파운데이션 트러스트’에 가입할 자격을 주었고 또 그 자격을 유지해야만 병원의 자율성을 보장해주는 정책을 폈다. 스태포드 병원은 이 때문에 급격한 재정절감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이는 급격한 인력감축으로 이어졌다. 간호사수를 대폭 줄였다. 사망률이 높게 나오기 시작했으나 재정적자를 없애는데 눈이 먼 병원경영진은 의료의 질에는 관심이 없었다. 결국 문제는 병원 재정적자를 없애려는 정책 그 자체였다는 것이다.

한국은 어떤가? 영국이 간호인력을 줄였다지만 한국에 비하면 1병상 당 간호인력이 여전히 4배나 많다. 
바로 그렇다. 병원이 돈을 벌려면 한국처럼 사립병원이 94%나 되어야 하고 OECD 국가들 중 의료비 증가율이 1위가 되어야 한다. 병원인력을 대폭 줄여야 하고 간호사들은 4년제 대학 나와서 대학병원에 취직하면 2.7년 일하고 그만둘 만큼 노동강도가 높아야 한다. 이렇게 해야만 병원이 흑자가 난다. 이건 전혀 정상이 아니다. 다만 우리가 절실히 못 느끼고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 사립병원들이 이렇게 돈벌이를 하면 ‘돈 안되는’ 환자들은 어디로는 가나. 그곳이 바로 진주의료원 같은 지방의료원과 시립병원들이다. 우리나라 지방의료원들은 다른 사립병원의 70% 수준밖에 돈을 안 받는다. 돈이 안 되는 병원 응급실을 그 적자가 나는 지방의료원 중 85%가 운영하고 있다. 진주의료원도 돈 안 되는 호스피스를 운영했고 돈 없어 사립병원들은 안 받는 의료급여(이전의 의료보호)환자가 입원환자의 40%였다. 오죽하면 병원이 폐업한다고 하고 공무원들이 나가라고 하는데도 200여명 입원환자 중 아직도 50여명이 병원에 남아있겠는가? 갈 곳이 없는 환자들이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 건강과대안 부대표


이런 병원보고 어떻게 흑자를 내라고 하는가. 오히려 이런 지방의료원이 전국에 34개 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 아닌가? 거꾸로 되어도 너무 거꾸로다. 공립병원을 늘려도 한참을 늘리는 것이 정상이다. 그래야 사립병원 중심의 돈벌이진료가 아닌 정상진료가 한국에 자리 잡을 수 있다. 

병원보고 돈을 벌라고? 재정적자가 났으니 문을 닫으라고?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이제 “어떤 잡음이 있어도 기차는 간다”고 선언까지 하고 진주의료원 폐쇄를 밀어붙이겠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그 ‘잡음’은 더 이상 갈 곳 없는 가난한 환자들의 절규다. 한국의 의료가 구명줄처럼 잡고 있는 마지막 공공의료체계가 무너지는 소리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 | media@mediatoday.co.kr  

2012년 12월 14일 금요일

박근혜 '4대질환' 진료비 100% 보장, 알고보면 가짜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12-14일자 기사 '박근혜 '4대질환' 진료비 100% 보장, 알고보면 가짜다'를 퍼왔습니다.
[우석균 칼럼] 박근혜 의료 공약의 진실

정책질의에도 제대로 답변하지 않고 토론회에도 참여하지 않던 박근혜 후보가 선거를 9일 앞두고서야 자신의 정책공약집을 냈다. 공약집을 내기라도 한 것이 다행이라는 사람도 있지만 정작 정책공약집을 들여다보니 기가막힌 내용이 많다. 여기에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노예계약'이라고 주장하는 전국의사총연합(이하 전의총)에서는 박근혜 후보 공약을 사실과는 다르게 홍보하고 있어 국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박근혜 후보의 의료공약의 실체를 정리할 수밖에 없겠다 싶다.

영리병원은 찬성하면서 건강보험은 강화?

첫째 국민 모두는 알고 '이명박근혜'만 모르는 가장 중요한 문제부터 따져야겠다. 가장 중요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건 우선 공약집에는 나오지도 않기 때문이다. 박근혜 후보는 영리병원에 찬성하였다. 즉 이명박 정부의 영리병원 허용정책을 그대로 밀고 가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후보가 영리병원을 외국인에 한정하겠다고 했고 이정희 후보는 전면금지하겠다고 밝힌 내용이다.

영리병원은 의료비를 폭등시킨다. 현재 이명박 정부는 경제자유구역에 내국인 대상 영리병원을 허용하겠다는 법적 절차까지 통과시킨 상태다. 영리병원은 에 쓴 글에서도 여러 번 밝혔듯이 1인당 의료비를 20% 이상 상승시킨다. 또한 보건산업진흥원이 밝혔듯이 지역 중소병원을 50곳 이상 문을 닫게 만든다. 이렇게 의료비를 폭등시키고 지역의 병원들을 문을 닫게 하면서 건강보험강화를 이야기하거나 지역의료를 강화시키겠다고 하는 공약은 애초에 거짓이다.

암등 4대 중증질환 진료비 100% 보장? 병실료, 간병비, 특진료는 제외

"암을 비롯한 중증질환 진료비는 국가가 100% 부담해 줍니다." 이번 대선 후보 공보물에 나온 박근혜 후보의 공약이다. 암, 심장병, 뇌혈관 질환, 희귀난치성 질환에 대한 100% 보장. 나도 처음에는 박근혜 후보치고는 획기적 공약으로 생각했다. 간병비나 특진료, 상급병실료 등 비급여항목을 다 보장해준다고 공약한 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아니었다.

박근혜 후보가 밝힌 이른바 4대 질환 중 암, 심장병, 뇌혈관질환은 이미 건강보험 적용진료비의 95%를 국가가 부담한다. (중증화상환자도 국가가 95%를 부담하는데 이병은 왜 빼먹었는지도 모르겠다). 희귀난치성 질환도 이미 90%를 국가가 부담한다. 그런데도 이 환자들이 왜 의료비 부담이 큰가 하면 바로 아예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간병비, 병실료(6인이상 병실료 본인부담), 선택진료비(대학교수 진료비)등 비급여 항목의 의료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매년 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하는 '건강보험진료비실태조사'에서는 항상 선택진료비(특진료)와 병실차액료가 비급여항목 중 1,2위를 차지하고 비급여 의료비의 55%가 넘는다. 이 때문에 간병비용까지 포함하여 국민부담이 가장 큰 '3대 비급여'라고 부르는 이유다. 박근혜 후보 공약집에는 이 3대 비급여 항목에 대한 언급이 없다. 대충 표현을 얼버무리고 넘어 갔을 뿐이다. 그런데 전의총이라는 단체에서는 이 3대 비급여 항목을 점진적으로 포함시킨다는 내용을 박근혜 후보공약으로 페이스북 등에서 버젓이 설명하고 있다. 의사라는 사람들이 이걸 모를 리가 없는데 말이다.

또 왜 4개 질환만 더 보장하는 것인가도 문제다. 2차 대선후보 토론때도 밝혀졌듯이 연 500만원 이상 고액진료비 부담 환자중 15%만이 암, 심장병, 뇌혈관 질환등 3개 질환의 환자다. 문재인 후보가 왜 심장은 되고 간은 빠지냐고 묻자 박근혜 후보는 토론말미에 '암 환자는 95%를 정부가 이미 부담해서 그 비중이 적어졌을 뿐이지 원래 환자 비중이 적다고 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여기서 드러나는 것은 박근혜 후보측도 자신의 공약이 3대 비급여 항목을 제외한 나머지 본인부담금의 일부만을 줄이겠다는 공약임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박근혜 후보의 공약을 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암등 중증질환 환자 진료비 100% 보장, 단 85% 환자 제외, 병실료, 선택진료비, 간병비 제외"라고 해야 정확할 것이다. 이를 "암 등 중증질환 진료비 국가가 100% 보장"이라고 공약하는 것은 민간의료보험사가 흔히 하는 사기성 홍보에 가깝다.

간병비는 돈이 많이 들어 안된다면서 임플란트까지 건강보험 보장?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뉴시스

박근혜 후보의 공약집에는 "어르신" 항목이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노인층을 의식한 공약으로 보인다. 자신의 지지층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약을 하는 것을 말릴 생각은 없다. 또 노인들에 대한 정책은 꼭 필요한 정책이기도 하다. 다만 2차 대선 후보토론에서 3대 비급여를 건강보험에서 보장하겠다는 문재인 후보에게 "그런 것이 건강보험료에 적용된다면 3대 비급여 진료비가 얼마나 되는지 아나"라고 물어보면서 엄청난 돈이 들어 어렵다는 취지로 질문을 한 바 있다. 1년에 "5점8조"가 들기 때문에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데 스스로는 임플란트를 건강보험에서 보장하겠다고 공약했다. 모든 상실치아를 임플란트로 치료하면 이 치료비중 50%만 건강보험에서 보장해도 대략 20조원이 든다. 박근혜 후보도 이 비용을 알았는지 '어금니'만 보장하겠다고 한다. 문제는 어금니만 해도 16개라는 것이다. 그리고 치아는 어금니부터 빠진다. 10조원 이상이 들 수밖에 없다.

임플란트도 건강보험 보장이 필요한 것은 맞다. 그러나 간호인력이 적어 간병인도 없이 방치되는 환자가 30%나 되는 나라에서 노인들에게 꼭 필요한 간병비는 돈이 많이 들어 어렵다면서, 돈이 몇 배나 더 들 임플란트를 먼저 이야기하는 것은 곤란하지 않을까?

물론 간병비용지원에 대해 박근혜 후보도 공약이 있다. 가족이 독거노인을 돌보거나간병서비스등의 사회봉사를 하면 이를 점수화해서 자기 가족 노인에 대한 간병비용을 지불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간병서비스를 자기 가족이 알아서 하라는 것. 수많은 맞벌이 부부와 입시에도 힘든 학생들이 할아버지 할머니의 간병을 위해서는 이제 의무적으로 사회봉사에라도 나서야 할 모양이다.

본인부담 상한제, 역시 비급여진료비는 빠져

문재인 후보나 이정희 후보의 대표 공약중 하나는 의료비 상한제 100만원이다. 이는시민사회단체에서 계속 주장해온 바 이기도 하다. 이를 의식했는지 박근혜 후보도 본인부담상한제를 공약집에 넣어놓았다. 현재 소득별로 100~300만원으로 되어있는 본인부담상한제를 50~500만원으로 바꾸겠단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도 비급여 항목을 건강보험 적용하겠다는 내용이 빠져있다는 것이다. 현재 본인부담상한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이유는 상한금액이 높아서가 아니다. 앞서 지적한대로 간병비용, 상급병실료, 특진료 등의 3대 비급여항목 때문이다. 이를 그대로 놓아둔채 상한금액만 바꾸는 것은 의미가 없다. "중증질환 진료비 100% 보장" 공약과 마찬가지로 속빈 강정에 지나지 않는다.

초중고생 심폐소생술 의무교육화가 응급의료체계 개선?

응급의료에 대한 박근혜 후보의 공약을 보던 중 나는 당연히 응급의료시설 강화가 들어간 줄 알고 넘어가려했다. 지금 응급의료시설이 없는 지방자치단체가 전국에 50곳이 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첫 번째로 요구되는 응급의료시설 확충이라는 당연히 들어가야 할 내용이 없다. 이정희 후보나 문재인 후보가 제시한 지역공공의료기관 확충이라는 상식적 내용이 없는 것이다. (전의총에서는 박근혜 후보 공약에 "응급의료원 확충 및 지방의료원 등 지역거점 공공병원 활성화"라는 공약집에 없는 내용을 넣어놓았다.)

대신 있는 것은 초중고등학교에 심폐소생술 의무화와 OECD 국가수준으로 응급의료전용헬기 확충이 들어있을 뿐이다. 초중고생들이 심폐소생술을 배우는 것은 좋다. 그러나 가까운 곳에 응급의료시설이 없으면 심폐소생술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헬기이야기는 하지도 말자.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1/5에 응급의료시설이 없는 나라에서 웬 헬기? 헬기확충사업이라면 모를까 응급의료체계 공약으로는 이 공약은 황당한 공약일 뿐이다.

간단히 살펴본 박근혜 후보의 공약 내용이다. 하나하나는 더 따져보아야 하겠지만 더 따져볼 항목도 별로 없을 만큼 부실공약의 표본이라 할만하다.

마지막 요약정리!박근혜 공약은 뭔가 많이 해 주는 것처럼 포장돼 있지만 실제 내용은 별게 없다. 중증질환 100% 진료비 보장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비급여진료비를 포함이 아니라 국민 부담에는 별 도움이 안된다. 둘째 다른 후보의 복지공약을 선심성 공약이라 비판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실현가능하지 않고 건강보장의 우선순위를 어긴 그야말로 '선심성' 공약을 내세운다. 임플란트 보장이 대표적이다. 셋째 이 모든 것의 결론은 국가가 해 주는 게 아니라 개인이 알아서 하라는 것이다. 의료비는 환자가 스스로 알아서내고, 간병은 필요한 가족이 평소 사회봉사활동을 통해 '기부은행'을 통해 하고, 응급환자는 초중고생이 배워서 하라는 것이다. 스스로 알아서 하는 자조정신, 새마을 정신에 충실할지는 모르겠지만 국가가 의료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현대 민주주의와 복지와는 거리가 먼 공약들이다.

여기에 영리병원 허용등 의료민영화 정책은 추진하겠다고 한다. 박근혜 후보의 의료정책은 한마디로 건강보험을 강화하고 국민들의 미래를 보장하려는 정책이 아니다. 겉으로는 서민들의 미래를 위한 공약처럼 꾸며놓았지만 사실은 재벌들의 미래를 위한 공약일 뿐이다. 나는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 싫다.


 /우석균 보건의료 단체연합 정책실장

2012년 10월 31일 수요일

MB, 퇴임 4개월 남겨두고 기어이 일 냈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10-30일자 기사 'MB, 퇴임 4개월 남겨두고 기어이 일 냈다'를 퍼왔습니다.
[우석균 칼럼] 삼성재벌을 위한 MB 정부의 '마지막 먹튀' 영리병원

이명박 정권이 며칠이나 남았는지 오래간만에 이명박 퇴임시계를 찾아보았다. 117일 남았단다. 4달도 안 남은 정권이, 또 대통령 선거를 두 달 앞두고 기어이 일을 벌이고야 말았다. 어제 보건복지부가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의료기관의 개설허가절차 등에 관한 규칙'을 고시하여 영리병원을 끝내 허용한 것이다. 의 표현대로 "영리병원 도입 장장 10년만"의 일이다. "임기 끝까지 일하겠다"는 대통령의 말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관련 기사 : MB "임기, 아주 끝까지 일을 하려고 한다")

이명박 정권은 이 '외국의료기관'은 외국인을 위한 편의시설이고 또 경제자유구역에만 있으므로 국내의료제도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 말한다. 과연 그럴까?

우선 이 외국의료기관은 말로는 외국의료기관이지만 사실상 국내영리병원이다. 이 병원은 국내기업 50%가 투자가 가능하다. 당장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투자자가 바로 삼성증권, 삼성물산, KT&G이고, 이들 국내기업이 50%, 그리고 일본 다이와증권이 50%를 투자한 것으로 사실상 삼성재벌 소유의 기업이다. 국내기업이 직접 운영도 가능하다.

내국인 진료도 100% 가능하다. 외국인 진료를 위한 것이라지만 전체 의료진의 10%만 외국면허를 가진 의사를 두면 된다. 이름은 외국병원 이름을 빌려오겠지만 사실상 국내기업이 운영하고 한국인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진료를 하는 국내영리병원이라는 의미이다.

문제는 경제자유구역에만 한정돼 있으므로 문제가 없을까라는 점이다. 그러나 경제자유구역도 이미 6곳으로 전국에 분포되어 있다. 인천송도에만 있는 것이 아
니라 대구, 부산 등 광역자치시만 3곳이고 강원도를 제외한 전국에 있다.

게다가 경제자유구역만으로 끝난다는 보장도 없다. 당장 병원협회는 "해외자본에게만 영리병원을 허용하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주장하며, 한국에 전면적인 영리병원의 허용을 주장하고 있다. 결국 이번 경제자유구역의 영리병원 허용은 한국의 병원자본과 재벌들이 애타게 기다려온 영리병원 전면허용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삼성특혜병원 허용

이명박 정권은 임기 말까지 국민의 의사와 반대로 한 나라의 의료제도를 바꿀 수 있는 중차대한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 임기 말까지 이렇게 영리병원을 밀어붙이는 이유가 무엇일까?

내게는 이 정권 말기 영리병원 허용조치가 삼성재벌을 위한 이명박 정권의 막판 먹튀로 볼 때에만 겨우 이해가 간다. 애초 이명박 정권의 영리병원 허용정책도 삼성이 낸 정책이다. 기재부와 복지부가 삼성경제연구소에 단독으로 용역을 준 영리병원 도입보고서가 그것이다(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 필요성 연구. 2009.12.15).

이후 이명박 정권은 국회에서 법개정을 통해 경제자유구역과 제주도에 영리병원 설립을 하려고 여러차례 시도를 했다. 특히 2011년 3월, 삼성이 인천송도의 영리병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18대 국회 막판까지 법개정이 집요하게 시도되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압도적 다수를 점했던 18대 국회에서도 워낙 반대여론이 커서 법 개정은 실패했다.

국민들의 반대로 영리병원 허용이 실패하자, 이 때 두 발 벗고 나선 것이 사실상 삼성계열인 다. 법개정이 안되면 시행령을 바꾸어서라도 영리병원을 허용해야 한다고 가 1주일 동안 1면부터 사설까지 기사 도배를 했다. 가 정부에 지령을 내리자 이명박 대통령의 특별지시 하에 지식경제부가 시행령을 바꾸었다. 이것이 올해 4월 20일이다. 이때 지경부는 아예 솔직히 말했다. "인천 경제자유구역청이 우선협상대상자를 다시 선정한 상황에서" "하위법령 개정을 추진"한 것이라고. 여기서 우선투자협상대상자는 이미 밝혔듯이 물론 삼성이다. 그리고 국민건강을 담당하는 부서인 보건복지부가 어제 기어이 일을 냈다. 이명박 정권이 끝나기 전에 일을 해치워 버리겠다는 것이다.

ⓒ보건의료단체연합

국책연구원조차 "영리병원 허용 시 진료비 급증"

영리병원의 폐해에 대해서는 길게 설명하지 않겠다. (☞ 바로 가기)을 낸 적도 있고 지면을 통해서도 여러 번 설명했다. 다만 이명박 정권에서 나온 보건사회연구원(국책연구원이다)의 보고서를 몇 줄만 인용하자. 이 보고서는 개인병원의 20%만 영리병원으로 전환해도 "연 1.5조 원(2.5% 인상) 의료비 인상"이 예상되고 "영리병원의 비급여 진료비가 1% 상승 시 1070억 원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비급여 즉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진료비가 20%만 늘어난다고 가정해도 연간 3조 2000억 원의 의료비가 오른다는 이야기다.

이것만이 아니다. 보건사회연구원은 영리병원이 허용되면 전국의 지방병원 100개가 문을 닫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금도 52개 지자체가 응급의료기관이 없고 48개 지자체는 분만실이 없다. 여기서 또 100개의 지방병원이 문을 닫는다는 것이다. 지방에서는 살지 말라는 이야기다.

정부나 어떤 논자들은 OECD 국가들은 모두 영리병원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다른 나라들? 그 나라들은 공립병원이 90%가 넘는 나라들이다. 미국조차 공립병원이 35%이고 OECD 평균 공립병원 비중은 75%다. 한국의 공립병원은 7%다. 93%의 사립병원이 이미 대도시에만 모여 지극히 상업적 진료를 하고 있는데 여기에 영리병원까지 허용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재앙일 뿐이다.

민영화 = 의료비 폭등, 가스요금, 철도요금 폭등

문제는 이명박 정권이 의료민영화만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지금 이명박 정권은 가스민영화도 추진하고 있다. 가스 직도입권을 재벌에게 넘겨주겠다는 것이다. 그 재벌은 바로 우리가 매일 주유소나 도시가스 요금고지서에서 보고 있는 SK, 현대오일뱅크, GS, 에쓰오일(한진) 등의 재벌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잘 알려진 대로 철도민영화도 추진하고 있고 심지어 KS마크까지도 민영화를 하려한다. 그 결과는 의료비 폭등, 가스요금 철도요금 폭등으로 이어질 것이다. 요즘 복지국가를 이름붙인 조직도 많고, 주장도 많다. 그런데 '복지국가라고?' '공공요금'자체가 재벌에 내는 요금이 되어 천정부지로 올라가는데 무슨 복지국가가 가능하겠는가.

▲ 지난해 공공기관 선진화 워크숍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 ⓒ연합뉴스

그리고 이를 모두 이 정권이 끝나기 전에 끝내려 한다. 국민들의 공공재산인 의료와 가스, 철도를 빼앗아 재벌에게 넘겨주고 정권을 내놓겠다는 것이 이명박 정권의 다짐인 모양이다. 그리고 이것이 임기 마지막까지 일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다짐의 실체다. 마지막까지 재벌들을 위해 서민들을 등쳐먹겠다는 것.

민영화 반대 없는 복지공약은 거짓

▲ ⓒ보건의료단체연합

나는 대선 후보들에게도 묻는다. 우선 박근혜 후보는 지금 여당인 새누리당의 보스로 이명박 대통령과 정권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근혜 후보는 지금의 이명박 정권의 막판 의료민영화를 포함한 가스, 철도 민영화 밀어붙이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금까지 수많은 복지공약을 내놓은 박근혜 후보고, 의료부문에서도 4대 중병 100% 의료보장 등의 공약을 내놓았지만 영리병원 반대나 다른 부분의 민영화 반대를 그에게서 들어본 적이 없다. 박근혜 후보가 이명박 정권의 막판 공공서비스 통째 민영화 밀어붙이기에 동조한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문재인과 안철수 후보도 마찬가지다. 이들 또한 지금 당장 벌어지고 있는 수많은 민영화조치에 대해 한마디 말이 없다. 영리병원이나 자유무역협정(FTA)을 시작한 민주당의 후보라서? 아니면 기업가 출신 후보라서? 복지는 줄 수 있지만 복지를 가로막는 민영화에는 동의한다는 것인가?

수많은 복지공약 이전에 박근혜, 그리고 문재인과 안철수가 해야 할 일은 지금 당장 이명박 정권이 막판까지 몰아붙이고 있는 민영화를 중단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없다면 그들의 모든 복지공약은 거짓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마디. 임기가 4달도 남지 않은 정권이 제정신이 아닐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정권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참아야만 하는가. 10월 31일 사회보험과 가스노동자 등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이 정권 막판 '막장 민영화'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는 모양이다. 오늘도 복지부 앞에서 무상의료운동본부 제 시민사회단체는 영리병원 강행 규탄 기자회견과 항의행동을 벌였다.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 15만 볼트 철탑 위에는 올라가지 못하더라도. 대통령 선거만 바라보고 기다리다간 그전에 나라가 결딴날 지경이다.

▲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 부대표 

2012년 6월 8일 금요일

"MB 정부, 4대강 사업처럼 영리병원 추진"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6-07일자 기사 '"MB 정부, 4대강 사업처럼 영리병원 추진"'을 퍼왔습니다.
우석균 정책실장 "국민 건강권 재벌 손에 들어간다"

▲ 영리병원 결사반대!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노조는 7일 보건복지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정부가 추진하는 영리병원은 국민의 생명을 볼모 돈벌이하는 재벌에 넘겨주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 강민수

"하버드 의과대학의 힘멜 슈타인 교수는 영리병원은 뱀파이어 효과를 부른다고 했습니다. 뱀파이어에게 물린 사람이 다시 뱀파이어가 되는 것처럼 영리병원이 한 군데 생기면 그 지역 비영리 병원의 의료비도 올라간다는 이론입니다. 돈 없는 사람은 병원에 못가게 되는 거죠. 영리병원은 뱀파이어처럼 한국의 의료비를 올리고 국민 건강을 파탄으로 몰고 갈 것입니다."

우석균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영리병원의 도입은 병원 진료비를 연쇄적으로 높여 의료 공공성을 침해하고 국민 건강권이 의료 재벌의 수중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 실장은 "한국 의료 시설은 지나치게 상업화된 측면이 커서 돈에 돈을 부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여기에 영리병원을 도입하면 한국 의료, 국민의 건강을 재벌에 팔아 넘기는 꼴"이라고 강조했다.

7일 서울 성동구 성수의원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우 실장은 "영리병원은 국내 기업이 외국인 파트너를 만나 법인을 세우면 자동차를 만들고, 휴대폰을 만드는 것처럼 의료 제품을 생산하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의료는 공공성이 가장 강한 분야이기에 시장에 맡길 수 없는 국민의 기본권"이라고 말했다.

"영리병원 4대강처럼 소 귀에 경읽기"

19대 총선 후인 지난 4월 17일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을 통과시켰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8일까지 입법 예고 기간을 거쳐 곧 시행령 공고를 낼 것으로 보인다. 공고 이후에는 전국 6개 경제자유구역에 외국인 의료기관 설립이 가능하게 된다.

▲ 우석균 정책실장 우석균 보건의료연합 정책실장은 "의료는 공공성이 가장 강한 분야이기에 시장에 맡길 수 없는 국민의 기본권"이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영리병원의 도입을 비판했다. ⓒ 강민수
우 실장은 MB 정부의 집요한 영리병원 도입을 '꼼수'라 비판했다. 18대 국회에서도 새누리당은 수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법 개정을 밀어붙이지 못했다. 국민들의 영리병원 반대 여론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MB정부는 정부 입법, 즉 시행령과 시행규칙의 개정을 통해 영리 병원 도입의 수순을 밟았다. 우 실장은 "끝까지 밀어붙인 4대강 사업처럼 MB정부는 여론을 소 귀에 경읽기로 일관한다"고 말했다.

현재 경제자유구역은 6곳(부산·진해, 인천 송도, 대구·경북, 새만금·군산, 광양만권, 황해)이다. 우 실장은 이 중 부산, 대구, 인천 세 광역시는 결코 적지 않는 숫자라고 말한다. 우 실장은 "경제자유구역은 외국인 투자 유치가 아니라 귀족 학교, 영리 병원을 만들기 위해 자본의 논리로 만들어졌다"며 "영리병원이 세 광역시에서 시작하면 독버섯처럼 전국에 퍼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영리 병원은 복지 측면에서도 뜨거운 감자다. 무상보육, 무상의료를 내세운 보편적 복지는 의료를 민영화하려는 영리병원과 대척점에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중증 질환자에게 의료비를 보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앞으로 대선 경선 과정에서 쟁점이 될 수 있다. 우 실장은 "의료비 올리는 영리병원은 복지와 어울리지 않는다"면서도 "보편적 복지는 나중의 문제고 현재 있는 의료보험, 비영리 병원부터 지켜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미FTA의 투자자-국가 소송 조항, 역진방지 조항도 영리병원 반대에 걸림돌이다. 우 실장은 "시행규칙에 맞게 영리병원 도입을 신청하면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복지부 장관이 거부를 할 수 없다"며 "만약 자의적 이유로 거부하면 투자 업체는 한미FTA의 ISD(투자자-국가 소송제도) 조항으로 제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 간에 규제를 완화한 규정은 다시 되돌릴 수 없다는 래칫 조항에 대해 우 실장은 "영리병원이 도입될 당시의 기준을 벗어나 규제하는 조치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우 실장은 국회 입법의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우 실장은 "국회가 영리병원 도입을 반대하는 여론을 받아들여 경제자유구역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면 된다"면서도 "먼저 민주당이 입장을 명확히 해주고 새누리당이 답하는 방식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리병원 도입, 국민 생명을 볼모로 돈벌이"

한편, 무상의료 국민연대,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등 보건의료 관련 시민단체들은 이날 보건복지부 앞에서 영리병원 도입 규탄대회를 열었다. 시민단체들은 지난달 30일부터 9일째 보건복지부 앞에서 1인시위, 선전전, 집회를 벌여왔다. 이날에는 심상정 통합진보당 의원, 정용건 민주노총 부위원장과 함께 전국의 보건의료노조본부장들이 참석했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노조는 투쟁 선언문을 통해 "영리병원은 국민 건강을 파탄내는 의료 대재앙이자,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돈벌이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와 보건복지부는 영리병원 도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노조원 200여 명은 'NO! 영리병원 도입, YES 무상의료실현'의 문구가 적히 피켓을 든 채 "의료 공공성 강화하자!, 영리병원 결사반대" 구호를 외쳤다.

▲ 유지현 보건의료노조위원장 유지현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위원장은 7일 오후 삭발 결의는 "국민 건강권을 지키고 돈보다 생명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선포"라며 "보건의료노조가 국민들의 건강권을 지켜내는 데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 강민수
이날 보건의료노조 투쟁대회에서는 유지현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의 삭발 결의식이 진행됐다. 유 위원장은 결의 발언에서 "이번 결의는 국민 건강권을 지키고 돈보다 생명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선포"라며 "보건의료노조가 국민들의 건강권을 지켜내는 데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심상정 의원은 "당이 복잡한 상황이라 영리병원 문제를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해서 죄송하다"며 "유지현 위원장이 삭발로 단호한 결의를 보여줘서 마음도 무겁고 여러분들 볼 면목도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심 의원은 유 위원장의 머리를 보며 "머리를 만져보니 이쁘더라. 조금은 안심 된다"고 웃으며 "빨리 당이 회복해서 영리병원 반대에 가능한 모든 방법을 다하겠다"고 응원했다.

윤영규 보건의료노조 부산지역본부장은 "영리병원 도입은 국민 전체에 대한 집단 살인"이라며 "병원이 국민들을 대상으로 돈을 벌기 시작하면은 돈이 없는 사람들은 아파도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된다. 영리병원을 막는 일은 국민살인을 막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무상의료 국민연대와 보건의료단체연합 등은 국민들이 서명한 입법 예고에 대한 의견서 1만2000여 장을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 앞으로 전달했다. 

 강민수 (cominsoo)

2012년 5월 3일 목요일

"장관이 광우병 소 먹어도 된다는 괴담 유포하니…"


이글은 프레시안 2012-05-03일자 기사 '"장관이 광우병 소 먹어도 된다는 괴담 유포하니…"'를 퍼왔습니다.
[토론회] "비상식적 광우병 '괴담', 한국에선 진실로 둔갑"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광우병이 재발했다. 10년 7개월령 젖소로 알려진 감염 소는 다리를 절고 일어나지 못하는 '다우너' 증상을 보였고, 비정형 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이명박 정부와 보수 언론은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 요구를 거부했다. 비정형 광우병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는 괴담 내지 무지의 소산으로 칭했다. 현재도 한국은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 수입하므로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며, 검역 강화를 통해 국민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 논리는 2008년 촛불 집회 당시와 다를 바 없다. 이 해 4월 18일 정부는 뼈 있는 쇠고기를 포함해, 미국의 동물사료 금지조치 강화안이 통과되는 대로 월령제한까지 푸는전면 개방안에 합의했다. 이를 반대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일어나자 정부와 보수언론은 모든 우려를 괴담으로 치부하며 집회 강경진압과 비난성 사설로 맞대응했다. 당시 상당수 시민이 검거되거나 경찰의 강경진압에 상해를 입었고, 여전히 수배자 명단에 오른 이도 있다.

시민사회의 이와 같은 희생에 쇠고기 재협상이 겨우 이뤄졌고, 이 결과 3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입하는 월령제한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정부는 이를 근거로 시민들에게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시민 사회 스스로가 정부의 강경대응에 맞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만들어냈고, 이제 정부는 이를 근거로 '입을 다물'어 주길 요구하고 있다. 당장 촛불집회가 예고된 2일, 경찰은 집회 시작도 전에 이날 사회를 보기로 했던 김동규 등록금넷 팀장을 연행했다.

이명박 정부의 임기 첫 해와 마지막 해는 따라서 공교롭게 광우병으로 시작해 광우병으로 저문다 해도 과언이 아닌 모양새가 됐다. 다시 맞이하게 된 비상시국에 경향신문사와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한겨레신문사는 광우병감시 전문가 자문위원회와 공동으로 2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에서 긴급토론회를 열어, 현재 떠오르는문제들을 되짚어봤다.

이날 토론회에서 거론된 주제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현재 한국이 최소한의 방어태세라도 갖출 수 있었던 건 온전히 시민사회의 힘이었다는 것이며, 정부는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현재도 정부는 '농장주의 반대'를 이유로 광우병 발생 농장을 확인조차 하지 못한다.

둘째는 2008년과 마찬가지로 지금도 언론, 특히 주류 보수언론이 '정부발 받아쓰기'에집중하고, 이를 통해 시민사회단체의 우려를 모조리 괴담으로 격하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현재 정부와 정부측 전문가들의 주장이야말로 학계에서는 그야말로 '괴담'으로 치부될 법한 논리라는 점이다.

이와 같은 주장은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박상표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정책국장, 조능희 MBC PD, 송기호 변호사,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이강택 PD(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을 통해 제기됐다. 토론회의 사회는 정태인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이 맡았다.

박상표 국장과 우석균 실장은 2008년부터 광우병 사태, 의료보건 문제 등의 이슈에서 정부의 논리를 다양한 전문 자료를 근거로 정면에서 반박해 온 대표적 의료전문가다. 우희종 교수는 광우병에 관한 한 국내 최고 권위의 학자며, 송기호 변호사는 식품, 농업, 통상부문에 대한 해박한 법 지식을 바탕으로 한미 FTA 협상 국면에서 통상교섭본부와 정면 대결을 벌인 전문가다.

조능희 PD는 이 광우병 문제를 네 차례에 걸쳐 다루던 당시 책임 PD였으며 이강택 위원장은 지난 2006년 미국 현지 농장과 렌더링 회사 등을 돌아다니며 최초로 광우병 문제의 위험성을 제기하는 을 제작했다. 이들이 거론한 이야기들을 주제별로 정리했다.

미국에서 네 번째 광우병 발생, 언론 4사 공동주최 긴급토론회 

① "쇠고기 전면개방했던 정부, 이제와 촛불시민 주장 홍보?"



 ▲2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2008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열렸다. ⓒ프레시안(최형락)

"정부 주장, 학계에서는 정신병자 취급"

광우병의 실태를 파헤치는 대표적 전문가인 우희종 서울대 교수와 박상표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은 정부의 각종 주장과 대립각을 세우는 인물이다. 노골적으로 말해 주요 언론에서 정부측 전문가 주장이 실린다면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이른바 진보언론에서는 이들의 말이 반박기사로 소개된다.

우 교수와 박 국장은 정부가 조사단을 파견하던 지난달 30일에도 정부 측 전문가들의 주장에 허구가 담겨 있고 주요 통계치가 틀렸다고 반박했다. 이들에 따르면 괴담을 퍼뜨리는 이들은 시민사회가 아니라 바로 정부다.

"논란 자체 우스워"

우 교수는 "정형 광우병과 비정형 광우병을 비교해달라"는 사회자 요청에 웃음으로 답했다.왜 국민들이 '학자들이 논박해야 할 전문적 주제'를 알아야 하느냐는 얘기다. "국민들이 이런 정보까지 알아야 하는 이 상황이 우리 사회의 비극"이라고 그는 말했다.

우 교수는 정부가 괴담을 퍼뜨리는 진원지라고 단언했다. 특히 정부 주장은 학계에서는 '미친 소리'로 취급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우 교수는 '정형 광우병은 99% 감소하고 있어 안전하다'는 정부측 전문가 주장을 예로 들며 "(인식이) 경이로운 수준"이라고 비꼬았다. 과학과 국제기준에 따르는 검역 문제를 정부가 정치논리, 진보ㆍ보수논리로 풀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 교수는 당장 광우병 발생지역인 유럽연합(EU)이 소의 전수검사를 권장한 사실이 모든 것을 설명한다고 했다. 그만큼 위험한 병인데도 미국은 형식적 검역에 그치고 있고, 한국은 그런 미국을 전적으로 신뢰하면서 말이 안 되는 논리가 난무하고 있다는 얘기다.

우 교수는 "광우병은 이미 학계에서 밝힌 것처럼 잠복기가 길다. 겉으로는 멀쩡한 소라도 전수검사를 통해 감염소가 나올 수 있다"며 "지금의 미국처럼 고위험군만 검사한다면 여전히 우리는 위험에 노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 교수는 "미국이 광우병 관리에서 가장 낙후된 국가라고 볼 수 있는데도, 정부가 무슨 근거로 미국 입장을 대변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특히 어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SRM만 제거하면 광우병 감염 소의 살코기도 먹을 수 있다'고 했다. 이런 괴담이 마치 과학적 사실처럼 유포되는 게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오는 7일 국제광우병 프리온 학회에 발표자로 참석할 예정인 우 교수는 "이 자리에서 '광우병이 사라지고 있다'는 정부 측 주장을 얘기했다간 정신병자 취급을 받을 것"이라며 "전문가들 사이에서 전혀 통용되지 않는 비상식적인 얘기가 국내에서는 마치 상식적인 얘기처럼 취급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험 여전히 남아 있다"


▲2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광우병 토론회에서 박상표 국장이 정부 주장을 비판했다. ⓒ프레시안(최형락)
우 교수와 박 국장은 정부 측 주장과 달리 여전히 광우병 위험이 잔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교차감염 문제가 여전하다고 경고했다. 오바마 정부가 2008년 동물사료 금지조치 강화안을 통과시켰음에도 '소가 소를 먹는' 동종식육이 통제되지 않고 미국에서 행해진다는 얘기다. 동종식육은 광우병 발병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우 교수는 관련 연구(프리온)로 1997년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스탠리 프리즈너 박사와 미국 언론의 인터뷰를 소개하며 "미국에서는 여전히 송아지에게 초유 대신 소의 혈액으로 만든 대용품을 먹인다. 무증상 광우병 인자가 혈액에 들어갔을 경우 감염 위험이 높다"며 "그런데도 정부가 학계의 경고마저 극단주의처럼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차감염 가능성 역시 여전히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강화된 규제조치에도 불구, 소의 사체로 만든 동물성 사료를 닭,돼지 등은 여전히 섭취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사료 생산에는 30개월 이상의 소가 SRM 분리 없이 모두 사용된다.

박 국장은 "닭은 특성상 모이를 먹을 때 3분의 1 이상을 바닥에 흘린다. 남은 소 육골분은 렌더링 과정에서 모두 휩쓸려 먹이체계에서 순환되고, 결국 소가 광우병 오염물질을 먹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소가 소의 육골분을 먹는 건 금지하지만, 닭과 돼지 등을 갈아 만든 동물성 사료를 섭취하는 건 허용하고 있다.

정부가 비정형 광우병은 안전하다고 강조하지만 이 역시 과학적 판단과는 크게 다르다고 이들은 비판했다.

현재까지 발견된 광우병은 크게 정형 광우병과 H형 광우병, L형 광우병이다. 이 중 H형과 L형이 비정형 광우병으로 불리며, H형은 병원성 프리온 단백질의 분자량이 높은 형태, L형은 낮은 형태를 뜻한다.

박 국장은 지난 2008년 미국 감베티 박사팀의 연구 실적을 소개하며 "프리온 단백질을 접종한 형질 전환 쥐의 60%가 20~22개월가량의 잠복기를 거친 후 광우병에 감염됐다"며 특히 "비정형 광우병의 전염률은 보고된 고전적 광우병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고 경고했다.

정형 광우병보다 전염률이 높게 나타난 비정형 광우병은 L타입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번에 발견된 미국의 광우병 전염 소 역시 L타입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이미 제기된 마당이다.

박 국장은 이 외에도 이탈리아와 독일 연구진이 올해 2월에 발표한 연구결과, 2007년 미국의 연구결과를 들며 "비정형 광우병은 종간장벽을 쉽게 뛰어넘을 수 있어, 사람의 식품체계로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게 필수적"이라는 연구진의 주장을 전했다.

박 국장은 "현재 한국은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멕시코 등과 체결한 쇠고기 수입조건에 모두 광우병 발생시 수입중단 또는 검역중단을 명문화 해놓고 있다"며 "일단 정확한 역학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전면적으로 중단한 후, 미국과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을 재협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대희 기자

2012년 5월 2일 수요일

"안전하다고? 비정형 광우병 전염률이 더 높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05-01일자 기사 '"안전하다고? 비정형 광우병 전염률이 더 높다"'를 퍼왔습니다.
전문가들, 정부 주장과 정반대 실험결과 제시

미국에서 발생한 광우병(BSE)의 안전성을 시험하기 위해 출국한 민관 합동 조사단과 정부가 브리핑에 초청한 전문가들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 광우병이 전염성이 강한 '정형'이 아니라 '비정형'이라는 점을 정부가 밝힌 가운데, 비정형 광우병의 전염성 여부, 비정형 광우병이 처음 발견된 시기, 현재까지 보고된 세계 광우병 발병건수 등을 두고 주장과 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30일 박용호 검역검사본부장, 이영순 서울대 전임교수(민간 자문위원) 등은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 참석해 "비정형 광우병에 대한 근거 없는 공포를 유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박상표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정책국장, 우희종 서울대 교수,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 등은 "정부 주장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 측 전문가 주장과 정부 반대 측 전문가 주장을 비교했다.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주이석 광우병조사단장이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비정형 광우병은 얼마나 위험한가

-정부 측 전문가

아직은 연구단계이지만, 비정형의 병원성은 정형의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나이가 많아 걸리는 치매에 가깝다. 미국에서 여태껏 네 번의 광우병이 발생했는데, 첫 번째 사례는 캐나다에서 사료를 먹은 소가 걸린 것이라 그걸 제외하면 3건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 중 두 건도 모두 비정형이다.

비정형 광우병의 위험성은 일본 교수가 지난 2010년 연구에서 강조한 바 있다. 뇌에 직접 광우병 단백질을 접종하는 방식이었다. 그나마도 그 위험성에 대해 '경구 투여가 아닌 방법으로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아직까지 비정형에 대한 정설은 없다. 전염성이 없고 위험성도 거의 없다는 게 일반적 견해다.

근본적으로 광우병은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정형 광우병은 없어졌다. 비정형 광우병은 자연발생적일 뿐이다.

-비정부 측 전문가

광우병 실험은 비정형이든 정형이든 모두 뇌에 직접 단백질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비정형이라서 괜찮다는 말을 할 단계가 아니다. 2005년 10월 미국 농무부에 제출된 '2005년 하버드 광우병 위험평가' 자료를 보면 비정형 광우병의 인간 전염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히 규명되지 않았다(unknown). 비정형 광우병이 안전하다고 할 단계가 아니다. 여전히 위험성에 대한 논란이 있다.

농림부 주장대로 지난 4월 유럽에서 보고된 문헌에는 사람 프리온에 민감하게 유전자를 변이한 쥐에 비정형 광우병 인자를 감염시켜도 감염되지 않은 결과가 있었던 건 맞다. 그러나 미국의 감베티 박사팀은 비정형 광우병의 일종인 소 아밀로이드성 해면상 뇌증(BASE)의 인간 전염을 조사하기 위해 형질전환 쥐에게 인공 감염을 실시한 결과, 감염 쥐의 60%가 20개월~22개월의 잠복기를 거친 후 광우병에 감염됐다. 오히려 비정형 광우병의 전염률이 보고된 고전적 광우병보다 높았다.

또한 아무런 광우병 임상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던 무증상의 노령 소에서 영장류로 비정형 광우병이 전염된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광우병이 사라지고 있다는 주장도 허구다. 광우병 검역 체계가 워낙 허술해 나타난 결과일 뿐이다. 올해 스위스 연구팀은 농림부가 소개한 L형, H형이 아닌 새로운 유형의 비정형 광우병 유형이 발견됐다고 보고했다.

비정형 광우병은 언제 처음 발견됐나

-정부 측 전문가

전문가마다 의견이 다르다. 박용호 본부장은 2005년 프랑스에서 처음 비정형 광우병이 발견됐다고 밝힌 반면, 이영순 교수는 2003년 이후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보고된 비정형 광우병은 모두 65건이다. 이 중 어린 소는 일본에서 발견된 23개월령 단 한 마리다. 이 소까지 포함해 평균연령이 144개월이다.

왜 광우병 발생 국가에서만 비정형 광우병이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다. 비정형 광우병은 최근에야 연구가 시작된 분야다. 단순 추측으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

-비정부 측 전문가

정부 통계가 틀렸다. 비정형 광우병은 2004년 이탈리아에서 처음 발견됐다. 현재까지 보고된 비정형 광우병 발생건수도 66건이다. 2010년 11월까지 전세계에서 60건의 비정형 광우병이 보고됐고, 지난해와 올해 각각 3건이 보고됐다.

"합동조사단 신뢰할 수 있겠나"

지난달 30일 민관 합동 조사단이 미국으로 출국했다. 정부는 열흘 간의 현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방역협의회를 열어 이번 광우병에 대한 추가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합동 조사단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조사단원 대부분이 농림수산식품부 전현직 공무원인데다, 조사단 구성 과정에서 정부 주장에 비판적이었던 전문가 의견은 전혀 수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총 9명으로 구성된 이번 조사단원 중 전현직 농식품부 공무원이 8명이고 식품안전과 관련한 경험이 없는 시민단체 인사가 1명이다.

특히 학계 대표인 유한상 서울대 교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강조해 왔다.

박상표 정책국장은 1일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조사단 파견 전 가축방역협의회 한 번 개최하지 않았고, 현지조사단 구성 과정에서도 비판적인 전문가나 시민단체의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않았다"며 사실상 결정해놓은 결과에 끼워맞추기 식 방미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특히 조사단이 광우병 발병농장은 방문조차 하지 못하는 만큼, 조사의 실효성과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만만찮다. 이 점은 정부도 일정 부분 인정하고 있다. 여인홍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지난달 30일 MBC라디오 에 출연해 "광우병 발생농장주가 (조사단 방문을) 동의하지 않아 확정이 안 된 상태로 출발한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광우병 발생농장을 방문조차 하지 못하는 현지조사에 실효성이 있겠느냐"며 "미국 쇠고기 수입국인 한국 정부가 마치 미국 정부처럼 광우병 검사체계의 안전성을 거짓 홍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대희 기자